공유하기

우여곡절 끝에 24일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장을 맡게 됐지만 당내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과연 혁신위가 당을 수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전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는 당 내홍의 심각한 단면이 드러났다. 일부 추모객은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에게 물세례를 퍼부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추모식에 불쑥 참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원조 친노’ 인사들이 노 씨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며 정치를 재개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비노(비노무현) 진영 지지자들은 “친노의 미달 정치”라며 비판했다. 당 내홍과 여야 정치 불신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김상곤 혁신위’ 순항할지 미지수 “주변에서 ‘혁신위원장 자리는 독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김 전 교육감이 내놓은 수락의 변이다. ‘김상곤 혁신위’는 인사, 당무, 공천 등 당 전반에 걸친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 김 전 교육감은 “문 대표께서 ‘혁신을 위해 본인이 갖고 있는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도 “혁신위원회의 혁신 소관사항에 대해 사실상의 제약은 거의 없는 셈이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김 전 교육감이 ‘독배’라고 표현한 것처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위험 수위까지 다다른 친노-비노 진영 간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딛고 공천 개혁도 진행해야 한다. 당장 서울대 조국 교수의 참여 여부를 포함한 혁신위 위원을 인선하는 작업부터가 난관이다. 조 교수를 위원장으로 강하게 추천했던 친노 진영은 조 교수가 혁신위에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해야 한다는 태도다. 실제로 조 교수는 문 대표가 김 전 교육감에게 위원장직을 제안했던 21일 심야 회동에도 함께했다. 그러나 비노 진영은 “친노 색채가 강하다”며 조 교수의 혁신위 참여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 문재인, 박원순 만나 “희망 스크럼”… 안철수 “그건 뭔가” ▼박영선 의원은 혁신위원장을 두고 “어느 분이 오든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고 했다. 혁신위의 성패가 공천 과정의 ‘인적 쇄신’에 달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위에 얼마나 많은 권한이 주어질지는 의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 최고위원은 “혁신위는 혁신안을 만들고, 그것을 집행해 진짜 피를 묻혀야 하는 것은 당 지도부”라고 말했다. 혁신기구가 계파를 떠나 공평하게 쇄신할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교육감이 당 경험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인터넷 팟캐스트에서 “김 전 교육감의 그동안의 행보를 볼 때 혁신위원장으로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오히려 (계파 간) 싸움만 더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문재인 ‘희망 스크럼’ 카드 성공할까 문 대표는 이날 저녁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2·8 전당대회 때 ‘희망 스크럼’이라는 표현을 썼고 (이번에 박 시장과)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대 경선 당시 박 시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차기 대선주자들의 협의체인 ‘희망 스크럼’ 구성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과 이와 같은 밀접한 관계)”이라는 표현을 쓰며 문 대표를 돕겠다고 했다. 문 대표 측은 “혁신위원장 권유를 위한 19일 회동에서 (문-안-박) 세 사람이 만나기로 약속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주자라고 누가 자격을 주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의 모임은 뭐고, 최고위원회는 무엇인지 명확한 역할 규정이 있어야 한다”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공유가 되지 않으면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혁신위원장직을 거절한 안 전 대표가 재차 문 대표와 거리를 둔 것. 이 때문에 문 대표가 박 시장과의 회동으로 안 전 대표를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조 친노’들의 SNS 비난 공세 한편 ‘원조 친노’ 인사들은 SNS에서 비노 진영과 여당에 대한 비난 공세를 높였다.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임시 대표는 트위터에서 “‘여당 대표’가 추도식에 처음 참석한다면 ‘의전 준비’를 위해 협의가 필요한데 ‘통보’조차 없이 언론에만 알리고 경찰 병력까지 증파했다. 예의에 어긋나는 짓을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배우 명계남 씨도 비노 인사들을 향해 “새누리에 질질 끌려 다니고 자기 살겠다고 동료들까지 죽이려 혈안인 야당 정치인들 오늘 노건호 씨에게서 한 수 배웠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물세례를 받았던 김한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새정치연합의 이름 아래 모인 사람들은 ‘친노’든 ‘비노’든 모두가 동지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조차 상대를 비난하고 증오하는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한상준 alwaysj@donga.com / 김해=배혜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혁을 추진할 혁신기구의 수장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사진)을 만나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공식 제안했지만 김 전 교육감은 “주변 인사들과 상의하고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내에선 안철수 의원과 조국 서울대 교수에 이은 세 번째 카드마저 무산될 경우 내홍이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22일 “문 대표가 전날 밤과 오늘 낮에 두 차례 단독 회동을 갖고 위원장직을 제안했다”며 “김 전 교육감이 문 대표에게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지 계속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에서 김 전 교육감과 조 교수가 혁신기구 공동위원장을 맡는 ‘투톱’ 체제 가능성도 나왔지만 결국 ‘김상곤 원톱’ 체제로 정리가 됐다고 한다. 김 전 교육감은 이날 문 대표에게 “24일 오전까지 확답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교육감 측 관계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국회 경험이 없는 김 전 교육감이 당내 혁신을 위한 ‘칼잡이’ 역할을 잘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도 나온다. 김 전 교육감을 추천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원이고 비교적 원내 과정도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며 힘을 실었다. 김 전 교육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교육감 대신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섰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올해 3월에는 문 대표로부터 4·29 재·보궐선거 경기 성남 중원 경선에 참여할 것을 요청받기도 했지만 고사했다. 지역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경선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당 지도부는 이날 봉하마을을 찾아 추도식에 참석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2월에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봉하재단 이사장)와는 만나지 못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 여사와 아들 건호 씨 등 유족, 노무현재단 이해찬 이사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배우 문성근 씨, 정의당 천호선 대표,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함께한다. 정부 측에서는 김재원 대통령정무특보가 참석한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간에 짙은 전운(戰雲)이 드리우고 있다. 22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방미 전(6월 중순)에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최대한 구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도 “임명동의안을 다음 주 화요일(26일)에 제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민통합을 포기한 두 국민정치, 명백한 선전포고”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전날 “실망했다”는 반응보다 훨씬 강한 톤이다. ○ 여 “대통령 방미 전 마무리” 여야 지도부의 본격적인 기 싸움도 시작됐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이번에 새누리당 순서”라고 강조한 뒤 청와대의 인사청문요청안이 접수되는 대로 위원장을 포함해 7명의 (위원) 인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여당 몫인 청문특위 위원장으로는 이주영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우원식 의원을 인사청문 태스크포스 간사로 내정하고, 인적 구성 및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26일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인사청문특위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15일(6월 9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치고, 전체 국회 심사 절차는 20일(6월 14일) 이내에 마쳐야 한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도 박상옥 대법관 인준 과정이 지연됐던 것을 상기시키려는 듯 “청문회를 마치고도 당연히 해야 할 보고서 채택 문제로 여야 간 실랑이가 벌어지거나, 본회의 의결 절차가 지연돼 총리 업무에 공백이 발생해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야 “부적격 장관, 총리 어불성설” 하지만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장관으로도 부적격인데 총리라니 어불성설”이라며 벌써부터 ‘부적격’을 주장했다. 야당은 황 후보자에 대해 두 차례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낸 적이 있다. 2013년 11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 때와 2014년 2월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부당한 감찰 지시가 이유였지만 해임건의안은 본회의 표결 당시 여당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자동 폐기되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청문회에서 황 후보자의 문제점을 확실히 부각시켜 침체된 당의 결집을 이끌 계획이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에 매진 한편 황 후보자는 이날 예정됐던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정부과천청사에서 청문 절차 준비와 법무부 업무에 매진했다. 황 후보자는 당분간 외부 일정을 김주현 법무부 차관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장관 퇴임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 임명 하루 전까지 감사원장으로 재직했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전례를 따를 가능성도 높다.길진균 leon@donga.com·한상준·조건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혁을 추진할 혁신기구의 수장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만나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공식 제안했지만 김 전 교육감은 “주변 인사들과 상의하고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내에선 안철수 의원과 조국 서울대 교수에 이은 세 번째 카드마저 무산될 경우 내홍이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22일 “문 대표가 전날 밤과 오늘 낮에 두 차례 단독 회동을 갖고 위원장직을 제안했다”며 “김 전 교육감이 문 대표에게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지 계속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에서 김 전 교육감과 조국 교수가 혁신기구 공동위원장을 맡는 ‘투톱’ 체제 가능성도 나왔지만 결국 ‘김상곤 원톱’ 체제로 정리가 됐다고 한다. 김 전 교육감은 이날 문 대표에게 “24일 오전까지 확답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교육감 측 관계자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는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국회 경험이 없는 김 전 교육감이 당내 혁신을 위한 ‘칼잡이’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도 나온다. 김 전 교육감을 추천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원이고 비교적 원내과정도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며 힘을 실었다. 김 전 교육감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교육감 대신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섰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올해 3월에는 문 대표로부터 4·29 재·보궐선거 경기 성남 중원 경선에 참여할 것을 요청받기도 했지만 고사했다. 지역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경선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당 지도부는 이날 봉하마을을 찾아 추모식에 참석한다. 당 관계자는 “문 대표가 4·29 재보궐선거 참패 등 당 내 갈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봉하마을 행사에서 다시 한 번 당의 쇄신과 단합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2월에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봉하재단 이사장)와는 만나지 못했다. 당시 김 대표는 방명록에 “서민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 참 멋진 인생이셨다”는 글을 남겼다. 이날 행사에는 권 여사와 아들 건호 씨 등 유족, 노무현재단 이해찬 이사장,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배우 문성근 씨, 정의당 천호선 대표,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함께 한다. 정부 측에서는 김재원 대통령 정무특보가 참석한다. 노무현재단은 6주기 추도식을 앞 둔 22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노 전 대통령은 평생 분열과 갈등에 온몸으로 맞선 정치인으로 통합을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았다”며 “이를 우리 정치와 민주주의의 소중한 자산으로 지금의 정치권이 되새기고 존중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을 수습할 혁신기구의 위원장으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김상곤 카드’를 제시했다. 안철수 의원이 위원장직을 고사한 뒤 대안으로 떠올랐던 조국 서울대 교수에 대해 “친노(친노무현) 색깔이 강하다”란 비판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친노와 비노가 각각 “혁신기구의 수장 자리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 ‘김상곤 카드’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김 전 교육감도 아직 수락을 할지 확답하지 않아 영입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이번 주 내에 혁신기구 출범이 쉽지 않아 보인다.○ 조국 반대 여론에 김상곤 급부상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 다수가 이 원내대표가 제안한 ‘김상곤 카드’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는 “(혁신기구 위원장은) 당의 사정을 두루 아는 내부 인사가 좋겠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 전 교육감은 안 의원이 지난해 초 독자 세력화를 추진할 당시 경기도교육감 후보로 영입을 꾀했던 인물. 당 지도부는 김 전 교육감이 안 의원과 우호적 관계이고 광주 출신이라는 점에서 비노와 호남 인사들을 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위원들은 이날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에게 김 전 교육감 영입을 비롯한 혁신기구 구성의 최종 결정을 위임했다. 문 대표는 김 전 교육감과 조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거나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우선 김 전 교육감을 접촉해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교육감은 “생각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당 지도부는 추가 접촉을 통해 김 전 교육감을 설득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 전 교육감이 끝까지 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경우 이번 주에 출범시키려 한 혁신기구 구성에 난항을 겪으며 당 내홍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안철수, ‘문재인 대신 박원순’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공정 성장을 위한 남북 경제협력’을 주제로 한 좌담회를 열었다. 안 의원은 전날 문 대표의 혁신기구 위원장직 제안을 고사한 뒤 하루 만에 또 다른 대선 후보인 박 시장과 연대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박 시장은 “내가 항상 안 의원에게 빚을 많이 지고 있어 안 의원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온다”며 돈독함을 과시했다. 이어 “안 의원이 주장하면 서울시가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도 “제일 존경하고 좋아하는 박 시장과의 자리가 만들어져 설렜다”고 화답했다. 김한길 전 대표도 축사에서 “아마도 오늘 두 분이 함께 나라를 걱정하는 모습만으로도 많은 국민께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문 대표를 향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 후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분들을 (문 대표가) 과거 정치 세력, 종북몰이식 정치 공세, 공천 지분 요구라고 주장하는 건 분열의 프레임”이라고 꼬집었다. 배혜림 beh@donga.com·한상준·황형준 기자}
“두 번 깨질 순 없다.” 20일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명기를 놓고 절충안을 도출한 여야는 21일 삼엄한 보안 속에 당내 추인 절차를 진행했다. 한 차례 협상이 깨진 경험이 있는 만큼 매우 신중한 분위기다. 여야가 잠정 합의한 초안에 큰 반대 없이 추인이 진행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28일 본회의 처리에 ‘파란불’이 켜졌다.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가장 관심이 쏠렸던 ‘소득대체율 50%’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의 국회 규칙 초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확정치’나 ‘목표치’ 개념이 아닌 ‘완화된 표현’으로 쓰여 있다고 한다. 특위 관계자는 “50%가 들어간다고도 할 수 없고 안 들어간다고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50%는 공적연금 강화를 설명하는 수준으로 ‘존중한다’는 의미의 문구로 여야 모두 해석의 여지를 두도록 한 것이다. 22일 새누리당 조원진-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회동에서 최종 문구를 확정하면 여야 내부 강경파 설득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들에게 여야 합의 초안을 보여준 뒤 의견을 구했고 청와대에도 초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최고위원에게 (여야 간사가 합의한 절충안을) 보고드렸고, 뚜렷한 반대는 없었다”며 “(절충안을) 다듬는 과정은 내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도 별다른 반대 의사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최고위원회의를 한 번 더 열어 의견을 모은 뒤 다음 주초 의원총회에서 추인 과정을 밟는다. 새정치연합도 잠정 합의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공무원연금, 공적연금의 합의가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강기정 의원은 잠정 합의문을 문재인 대표와 이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에 보고했고 특별한 반대나 지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협상 타결을 위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이현수 soof@donga.com·한상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0일 문재인 대표의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혁신기구’ 위원장직 제안을 고사했다. 문 대표는 재차 안 대표에게 요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안 의원은 거절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서울대 조국 교수가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비노(비노무현) 진영에서 조 교수의 ‘친노(친노무현) 성향’을 문제 삼고 있어 혁신기구 위원장을 놓고 당이 또다시 갈등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 安 “혁신위원장 고사” vs 文 “한 번 더 기회를” 안 의원은 20일 오전 11시 30분경 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전날 문 대표와의 긴급회동에서 ‘위원장직을 고사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잠시 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어제 위원장직을 제안 받고 ‘내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며 “위원장은 당 밖의 인사가 맡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거절한 이유는 혁신기구를 만들더라도 인적 쇄신이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2012년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생긴 문 대표와 친노 진영에 대한 불신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궁지에 몰린) 문 대표를 왜 살려주느냐”는 주변 인사들의 비판도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안 의원에게 재차 ‘SOS(도움 요청)’를 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내가 맡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 혁신위원장 후보에 조국 교수 거론… 비노 반발 문 대표는 안 대표가 끝까지 고사할 경우 ‘조국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원장으로 거론됐다. 당시 최고위원들은 “당내 인사가 낫고, 조 교수는 친노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이 있어 안 의원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안 의원의 고사로 다시 조 교수가 떠오른 것이다. 실제로 문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9일 조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조 교수는 “‘도와드릴 수 있지만 (위원장은) 안 의원이 하시는 게 맞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정치연합을 혁신시키고 싶은 마음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요한 건 위원장을 누구로 선임하느냐가 아니라 당 내부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조 교수가 언급됐다. “안 의원이 끝까지 고사하면 대안이 있느냐”는 문 대표의 질문에 누구도 선뜻 답하지 못했던 것. 최고위원들은 안 의원을 다시 한 번 설득하기로 결정했다. 한 참석자는 “친노 진영이 조 교수를 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최고위원들이 적잖이 주저했다”고 귀띔했다. 이를 두고 비노 진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비노 의원은 “친노 패권주의를 내려놓으라고 했더니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친위대를 들이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문 대표는 19일 회동에서 안 의원이 거절하자 ‘그래도 맡아 달라’며 재차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한다”며 “그 대신 문 대표는 ‘그럼 누구로 할까요’라고 물었고 안 의원은 ‘언론에 거론되는 분들 가운데 조 교수 등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문 대표가 일찌감치 조 교수를 염두에 두고 형식적으로 안 의원을 만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비노 진영의 김한길 의원은 14일 유출된 문 대표의 미공개 성명과 관련해 ‘당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에서 문 대표의 책임론을 공식 제기했다. 김 의원은 “문 대표가 ‘나만 옳다, 우리만 옳다’는 계파주의의 전형적인 독선과 자만심, 적개심과 공격성, 편 가르기와 갈라치기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문 대표가) 패권정치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같이 얘기하자’고 하면 얼마든 얘기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난번 글(미공개 성명서)에서 ‘패권정치는 없다’고 적은 것을 보니 얘기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자꾸 (비노를)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으로 규정했는데 당 대표 만큼, 친노 같은 기득권이 어디 있느냐”며 “계파적 문제로 모든 걸 풀려고 하지 말고 계파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안철수 박원순 등) 대권 주자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배혜림 beh@donga.com·한상준·황형준 기자}

첨예하게 대치하던 여야의 ‘연금정국’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20일 공무원연금개혁특위(연금특위) 여야 간사가 만나 최대 쟁점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에 대한 절충안을 마련하고 잠정 합의를 이뤘다. 여야 지도부 보고와 각 당 의원총회의 추인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28일 본회의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2일 합의문은 지켜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공무원연금개혁안의 28일 본회의 통과를 추진키로 했다. 또 사회적 기구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안을 마련하기 위해 학계 전문가의 의견 수렴도 거치기로 했다. 가장 논란이 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와 관련해선 잠정 합의된 문구를 도출했지만 이날 합의문에는 담지 않았다. ‘50% 명기’ 여부를 놓고 여야 협상이 무산된 적이 있는 만큼 당내 추인 과정을 마칠 때까지 신중하게 협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만남에선 ‘50%’ 수치는 들어가지만 최종 결론이 아닌 새누리당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표현으로 절충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여야 지도부가 서명한 합의 및 실무기구의 공적연금 강화 합의문을 존중하되 사회적 기구에서 논의해 결론을 내린다는 취지를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과 강 정책위의장은 여야 지도부에 이 내용을 보고한 뒤 22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여야 지도부는 연금특위 여야 간사의 협상 내용을 보고받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고민해 만든 절충안이니 웬만하면 존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당내 추인에)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아직 완성된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50% 명기’ 여부를 두고 “여야 내부 추인을 받기 전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잘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이날 새누리당 김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한 행사장에서 만나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에 공감대를 이뤘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양당 대표가 5월 2일 합의가 이행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며 “‘서로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나눴다”고 전했다.이현수 soof@donga.com·한상준 기자}

“당내 계파를 불문하고 4선 이상 의원은 용퇴하거나 적지(敵地)에 출마해야 한다.” 진보 성향의 서울대 조국 교수(사진)가 19일 내홍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에 주문한 강력한 혁신 내용이다. 조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 ‘새정치 혁신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에서 4선 이상 의원의 용퇴와 함께 △도덕적·법적 하자가 있는 사람의 공천 배제 △현역 의원 교체율 40% 이상 실행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조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기구 등) 위원회 하나 만든다고 국민이 감동할 상황이 아니다”며 “제도 개선 이전에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새정치연합은 공멸의 위기”라며 “문재인 대표는 당 안팎의 경쟁자들을 만나 몸을 낮춰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고 친노(친노무현) 진영도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현역 의원 퇴진 요구 등은 당내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주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조 교수는 “(새정치연합에서) 내가 필요한 일이 있다고 하면 할 수도 있다”면서도 “국회의원 등 선출직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당내 계파를 불문하고 4선 이상 의원은 용퇴하거나 적지(敵地)에 출마해야 한다.” 진보 성향의 서울대 조국 교수가 19일 내홍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에 주문한 강력한 혁신 내용이다. 조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 ‘새정치 혁신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에서 4선 이상 의원의 용퇴와 함께 △도덕적·법적 하자가 있는 사람의 공천 배제 △현역의원 교체율 40% 이상 실행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최근 새정치연합의 혁신기구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조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기구 등) 위원회 하나 만든다고 국민이 감동할 상황이 아니다”며 “제도 개선 이전에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새정치연합은 공멸의 위기”라며 “문 대표는 당 안팎의 경쟁자들을 만나 몸을 낮춰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고 친노(친노무현) 진영도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현역 의원 퇴진 요구 등은 당내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주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에선 조 교수가 평소 친분이 있는 문 대표, 안철수 의원 등과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조 교수는 “(새정치연합에서) 내가 필요한 일이 있다고 하면 할 수도 있다”면서도 “국회의원 등 선출직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한상준 기자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표는 당이 처한 상황에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이 18일 광주에서 회동을 갖고 수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당 내분을 두고 ‘문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대표는 1박 2일의 광주 일정 동안 주승용 의원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연이어 만나 갈등을 수습하려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날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강기정 권은희 김동철 김성곤 박주선 박지원 박혜자 이개호 이윤석 임내현 장병완 주승용 황주홍 의원 등은 오찬 회동을 갖고 내분 수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문 대표의 책임 통감 △당의 혁명적 변화 △광주·전남 의원들이 당의 선두에서 혁신에 나설 것 등 3가지 결의사항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문 대표는 초대받지 못했다. 박혜자 의원은 “(문 대표의) 사퇴, 재신임 등 다양한 방법이 나왔지만 하나 된 의견을 모으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문 대표가 제안한 당 혁신기구 역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한 참석자는 “‘(문 대표) 본인이 결단해야 할 게 있는데 자꾸 위원회를 만들기만 하면 뭐 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결의사항에 대한 문 대표 측의 대응을 지켜본 뒤 다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이날 오후 문 대표는 주 의원과 만났다. 주 의원이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8일 이후 열흘 만이다. 문 대표는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지적에 대해 “절대 패권주의가 아니다.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 의원은 “억울하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친노 패권주의가) 아니라고 하면 일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맞받았다. 문 대표는 앞선 17일 밤 천 의원과 연락해 만났다. 3월 천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뒤 처음이었지만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고 한다. 주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에게 ‘친노 수장이 아닌 비노(비노무현) 수장이 되겠다는 각오로 혁신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친노 쪽에서 “너무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혁신해야 당 내분이 정리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그러나 주 의원은 “(문 대표와)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상준 alwaysj@donga.com / 광주=황형준 기자}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다시 만났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를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50%를 ‘목표치’라고 주장하는 새누리당 측과 ‘확정치’라고 주장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측 사이의 견해차가 컸던 것. 다만 ‘대타협의 성과를 무산시킬 수 없다’는 공감대 속에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연금특위)의 여야 간사 라인을 재가동하고 실무기구의 의견도 수렴해 절충점을 찾기로 뜻을 모았다. ○ “연금특위 간사 라인 재가동”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실무기구 합의문에 50% 수치가 나오니 다시 돌려보내 명확히 해오면 되는 게 아니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도 동의했고 여야 원내대표의 추인을 받았다. 연금특위 여야 간사는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이다. 조 수석부대표는 “조원진-강기정 라인 중심으로 논의하되 실무기구 당사자들의 의견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부대표도 “(50% 의미는 실무기구에서 합의한) 당사자들이 제일 잘 아는 것 아니냐”고 취지를 설명했다. 단, 연금특위 여야 간사들이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여야 지도부가 직접 정치적 타협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연금특위 간사는 20일 만난다.○ 엇갈린 전망… 여야 ‘동상이몽’ 연금특위 라인을 재가동해 50% 합의의 의미를 다시 따져본다는 건 ‘50% 명기’에 대한 원점 재검토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야당이 ‘소득대체율 50% 명기’에서 물러설 수도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 차가 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재논의 결과에 따라 50%가 목표치가 될 수도 있고 아예 수치를 못 박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에 새정치연합 측은 재논의가 이뤄지더라도 ‘확정치’로 못 박은 50%의 의미는 달라질 일이 없다고 보고 있다. 야당 관계자는 “다시 논의해도 50%는 절대 ‘목표치’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활동이 종료된 연금특위와 공무원연금 당사자들이 참여한 실무기구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에 대한 의견을 다시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기초연금 연계’ 이종걸 안 ‘흐지부지’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방안을 두고 의견을 정리하지 못해 혼선을 빚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50% 명기를 연계하지 않는 대신에 기초연금을 확대하자”고 주장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실상 흐지부지됐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의 주장에 문재인 대표는 이날 “당내에서 충분히 논의가 된 게 아니다”라며 “많은 생각, 논의를 함께 모아 당의 입장을 정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공무원연금 협상에 참여했던 강기정 김성주 의원도 “이 원내대표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반대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원내대표 측도 “기초연금을 확대하자는 건 다양한 협상안 가운데 하나”라며 한발 물러섰다. 새누리당도 기초연금 강화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점은 공적연금 강화에 대한 결론을 미리 내릴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 soof@donga.com·한상준 기자}
‘목표치.’ 이 세 글자 때문에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발목이 잡혔다.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선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함께 처리하기로 한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평균 급여 대비 연금액 비율)을 50%로 한다’는 합의안 문구를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당청 및 여야 갈등의 전선은 실무기구 합의안에 명시된 ‘50%로 한다’는 대목이다. 당초 청와대는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에 50%라는 숫자를 넣는 것에는 반대하면서도 ‘50%를 목표치로 한다’는 수준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일 새벽까지 이어진 여야 막판 합의 과정에서 야당의 강력한 요구로 ‘목표’라는 표현은 빠진 채 ‘50%로 한다’로 최종 정리된 것이다. 6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무산된 것도 ‘명목소득대체율 50%’를 국회 규칙의 부칙에 별첨할지를 두고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데 있다. 여당 내에서는 “‘50%를 목표치로 한다’는 정도였다면 당내 반대가 없었을 것이고 공무원연금 개혁안도 예정대로 처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50%로 한다’는 문구를 고수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간사였던 강기정 의원은 “실무기구에서 합의한 문구를 바꿀 수 없다”며 “그대로 여당이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 두고 야당이 공무원 단체들을 의식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다는 분석도 있다. 12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강 의원은 “이것(‘50%로 한다’)을 안 받는 순간 우리와 함께 (합의안에) 사인했던 노동단체들이 우리에게 약속 파기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정치연합 일부에서는 ‘50%’를 절대적인 수치보다 목표치로 보는 기류도 있다. 김성주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다’와 ‘목표로 한다’는 차이가 없다. 핵심은 공적연금 강화를 목표로 사회적 기구와 특위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50% 수치를 목표로 사회적 기구에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향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한상준 alwaysj@donga.com·장택동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을 둘러싼 당내 후폭풍이 거세다. 급기야 정 최고위원을 향해 “당에서 내보내라”는 출당(黜黨) 요구까지 터져 나왔다.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은 12일 의원총회에서 “정 최고위원의 막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의 체질과 문화 의식을 뼛속까지 바꾼다는 의미에서 정 최고위원의 출당 조치를 문재인 대표에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표를 향해 “국민께 당이 변화하고 혁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그렇게 (출당 조치를) 해 달라”며 “(조치가) 없다면 저와 뜻있는 의원들이 함께 결단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날 평당원 70여 명도 당 윤리심판원에 징계요구서를 제출했다. 윤리심판원장을 맡고 있는 강창일 의원은 “본인 소명 기회 등 절차를 밟아 15일 열리는 윤리심판원 회의에서 심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정세균 박병석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9명은 이날 긴급 조찬 회동을 하고 정 최고위원 막말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박 의원은 “품격 있는 최고위원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만 말했다. 직설적 표현은 피했지만 지도부 차원에서 정 최고위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출당 요구에 대한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문 대표 측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이)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트위터를 계속 하고 있으니…”라며 난감해했다. 한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공개된 팟캐스트 ‘노유진(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의 정치카페’에서 “정 최고위원은 자기 맘에 안 들면 그 사람이 어느 정파에 속했든 공격하는 정치인”이라며 “수틀리면 누구라도 공격한다. 정 최고위원과 싸우면 손해”라고 평가했다. 주 최고위원에 대해선 “호남이라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사람”이라며 “여기에 함부로 침범하는 걸 침략적 패권주의로 보고 단호히 맞서는 분”이라고 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의 ‘막말’ 논란이 ‘출당’ 요구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12일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김동철 의원은 “정 의원의 막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의 체질과 문화 의식을 뼛속까지 바꾼다는 의미에서 정 의원의 출당 조치를 문재인 대표에게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 평당원들도 이날 정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당원 9명은 “정 의원의 (8일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문제’라는) 발언은 최고위원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라며 당 윤리심판원에 징계요구서를 제출했다. 윤리심판원장을 맡고 있는 강창일 의원은 “본인의 소명 기회 등 절차를 밟아 15일 윤리심판원 회의에서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4선 이상의 중진 의원 오찬 회동에서도 “품격 있는 최고위원회가 돼야 한다”며 정 의원의 언행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정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가 높아지면서 문 대표 측도 후속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정 의원이 주 의원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수습될 상황이 아니다”며 “그동안 계속됐던 정 의원의 거친 말들이 쌓인 결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 파문에 이어 그동안 은인자중하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11일 문재인 대표에게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동교동계가 사실상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당내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문 대표의 최측근인 노영민 의원이 총대를 멨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과 당원에 의해 선출된 최고위원이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고 의무”라며 “의무 이행을 갖고 논란을 벌이는 건 자해행위”라고 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주승용 최고위원을 정조준한 것. 문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을 먼저 생각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비노계 정성호 의원은 “책임정치 실현을 위해 물러난 전임 지도부들은 의무를 다한 게 아니고 사심 때문에 그랬다는 것이냐”며 “이중 잣대, 견강부회”라고 비판했다. 비노 진영의 한 축인 김 전 공동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표가)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갈지, 아니면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지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만 해도 우리가 2012년에 얼마나 당했느냐. (당시 김용민 씨 막말 파문으로) 20, 30석이 날아갔다고 했다”며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이 지도부에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지도부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원께 큰 실망과 허탈감을 드렸다”며 “문재인은 ‘친노수장’이라는 말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최고위원은 전남 여수를 찾아 주 최고위원을 만나려 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전화로 사과했다. 하지만 주 최고위원은 “사과 표명과 사퇴 철회는 별개 문제”라며 “사퇴를 철회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칩거 중인 전남 강진 토담집은 요즘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 화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문 대표가 흔들리면서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정부가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 “거꾸로 (야당이) 너무 ‘은폐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11일 보건복지부 긴급 현안 보고가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로 인상’을 놓고 온종일 공방이 벌어졌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정면충돌한 것. 새누리당은 이날 ‘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문구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명기하지 않기로 당론을 정하면서 야당과의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 야 “공포 마케팅” vs 장관 “은폐 마케팅” 이날 회의에선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세금폭탄론’과 ‘소득대체율 50%로 인상 시 보험료율’이 쟁점이 됐다. 문 장관은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기 위해 보험료를 1.01%포인트만 올리면 된다”는 야당의 주장에 “정부가 마술사도 아니고, 보험급여를 어느 정도 올린다고 하면 그에 상응하는 재원 조달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야당 주장대로) 1%포인트만 올리면 된다는 건 2060년 기금이 고갈되는 것을 전제로 한 계산이며 이를 재정 목표로 삼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은 “청와대가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면 1702조 원의 세금폭탄이 떨어진다’며 국민연금의 결정적인 불신 폭탄을 터뜨렸다”고 성토했다. 이에 문 장관은 “소득대체율을 10%포인트 올리려면 1702조 원의 추가 재원 조달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보험료를 올리든 세금으로 묶든,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남인순 의원이 “(여야의) 합의 내용을 반대한다면 (그전에) 주무 부처로서 강하게 이야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하자 문 장관은 “좀 더 강하게 반대하지 못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두고 “국민 참여 없는 연금 개혁안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청와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 평론가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강 건너 불구경 하는 자세로 일관하며 지침을 (내리는 식으로) 얘기해 (연금)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 사실상 원점으로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2일 합의한 내용대로 조속히 처리하되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는 국회 규칙 등에 명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6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소득대체율 50%’를 국회 규칙의 부칙에 별첨하는 야당의 안을 받아들일지를 놓고 내부에서 빚어졌던 혼선을 정리한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국회 규칙에 소득대체율 50%를 넣는 것은 뺀 채 협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소득대체율 50% 명기’ 여부를 둘러싼 당청 및 새누리당 계파 간 갈등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야당과의 협상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당연히 (야당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협상이) 앞으로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의 지침에 따라 새누리당이 ‘청와대 2중대’임을 자인한 꼴”이라며 “야당의 새 원내대표와의 협상을 거부한 셈이고,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실상 ‘불신임 결의안’”이라고 성토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정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사진)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내몰렸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후폭풍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무산을 계기로 대여(對與) 강공에 나서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했지만 불씨를 잡지 못한 것이다. 당장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할 예정이다. 주 최고위원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고위원직에) 복귀하는 일은 없다”며 “문 대표나 정 최고위원의 사과 여부와 상관없이 내가 복귀하는 순간 (사퇴가) ‘공갈’이 되는 것 아니냐”고 잘라 말했다. 또 “문 대표가 물러나거나, 물러나지 않는다면 ‘친노(친노무현) 계파 패권주의 청산’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에 와 보니 열이면 열 명 모두 사퇴를 잘했다고 한다”며 “나는 호남 민심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유일한 호남 지역(전남 여수을) 의원이다. 또 정 최고위원을 겨냥해 “2012년 총선에서도 김용민 씨의 발언 논란 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지적이 많지 않냐”며 “지도부에 몸담고 있는 정 의원의 발언이 총선 정국에서 나왔으면 어떻게 됐겠느냐”고도 했다. 당내에선 문 대표가 직접 여수를 찾아 주 최고위원을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문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대표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 최고위원이 휴대전화를 꺼 놓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8일 이후) 3일 동안 문 대표로부터 전화 한 번, 문자메시지 한 통 온 게 전부”라고 했다. ‘공갈’ 발언의 장본인인 정 최고위원은 10일에도 동료 의원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을 겨냥해 “지난 총선 경선 과정에서 본인 지역구에서 사람까지 죽었고, 대선 때는 박근혜 지지하려고 했던 분 아니십니까?”라며 “요즘 분열과 분란의 언어를 자주 사용하시던데요. 좀 자제해 주십시오”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이날 밤에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는 불참했다. 정 최고위원의 사과를 이끌어내려던 문 대표의 계획도 틀어졌다. 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이 걸핏하면 내지르고, 그 후에 (최고위에) 불참하는 식은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최고위에서 문 대표는 “나부터 이 문제의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갈등 수습을 위해 당 원로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 개최를 검토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당장 동교동계는 문 대표의 거취에 대한 압박을 계속했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은 9일 정대철 상임고문과 만나 ‘문 대표 책임론’을 논의했다. 정 고문은 “선거 결과에 대해 문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상임고문단이 조만간 모여 문 대표에 대한 의견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 의원은 “비노 성향의 이종걸 원내대표와 함께 당의 통합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문 대표가 오히려 위기로 만들어 가고 있다”며 “갈등을 잘 수습하지 못한다면 문 대표의 정치력과 지도력에도 회의론이 확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