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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우량기업을 무자본으로 인수합병(M&A)한 뒤 회사 자금을 통째로 빼돌리고, 상장 폐지시킨 이른바 ‘개미(소액주주) 도살자’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소액주주들은 ‘개미 도살자’로부터 입은 피해액을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최근 이모 씨(62)를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태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으로 코스닥 상장회사인 지와이커머스 실소유주 이 씨의 서울 광진구 사무실 등을 19일 압수수색했다. 이 씨는 전자상거래 전문 기업인 지와이커머스를 인수한 뒤 회사의 자금을 이용해 또 다른 기업 M&A에 나섰다가 실패해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씨는 미리 설립해 둔 투자조합을 동원해 지난해 1월 지와이커머스의 주식 207억여 원어치를 매수해 실소유주가 됐다. 이 씨는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기 돈을 들이지 않았다. 지인이나 친인척 등을 대표로 내세워 투자조합을 구성한 뒤 사채를 빌려 자본을 확보했다. 회사를 인수한 뒤 이 씨는 자신의 친인척을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등에 앉힌 뒤 회삿돈을 유용했다. 특히 지와이커머스의 자금 60억 원을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또 다른 회사에 대여하면서 상장폐지 직전인 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또 사채업자를 상대로 35억 원 상당의 개인 채무를 지는 과정에서 회사가 연대 보증하게 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검찰은 이 씨의 행위가 주주들에게 피해를 전가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씨는 회사 인수 당시 끌어다 쓴 사채 빚을 갚기 위해 회사 주식을 다 처분한 뒤에도 친인척을 앞세워 실소유주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 등은 조직적인 기업범죄를 벌이며 자본시장을 교란시켜 왔다. 이 씨는 2011년 특가법상 횡령 및 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당시 이 씨가 2009년 4월경부터 투자조합을 통해 회사를 인수했고, 인수한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 씨는 출소 뒤에도 이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 2016년 6월경 IT 부품업체인 레이젠, 2017년 4월경 초정밀 부품 제조업체인 KJ프리텍을 인수하는 과정에도 같은 수법을 사용했다. 당시 이 씨가 설립한 투자조합이 개입해 회사 주식을 담보로 한 사채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자본을 기업 인수에 활용했다. 이 씨는 기업을 M&A할 때마다 자신의 친인척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업 자본금을 빼돌렸다. 자신의 조카에게 KJ프리텍, 지와이커머스의 사내이사를 맡기고, 부인을 지와이커머스의 사내이사에 임명했다. 또 레이젠의 대표이사 정모 씨에게 KJ프리텍 사내이사를 겸임하도록 해 이사회를 장악했다. 검찰은 지와이커머스 외에 레이젠과 KJ프리텍 등 관련 기업들의 M&A 과정을 전반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이 씨가 손을 댄 기업마다 자금 악화에 직면하고,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면서 증권가와 사채업자들을 중심으로 이 씨를 ‘개미 도살자’로 부르고 있다. 지와이커머스의 경우 회삿돈 총 600억여 원이 사라지는 등 주주들에게 피해가 전가됐다고 보고 있다. 레이젠은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해 10월 상장폐지됐고 KJ프리텍과 지와이커머스는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있다.김동혁 hack@donga.com·전주영 기자}

검찰이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63·사진)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출국 금지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김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된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 등을 내보내기 위한 환경부의 표적 감사에 관여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문건과 환경부 전·현직 관계자 등의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환경부 감사관실 컴퓨터를 압수수색해 ‘장관 보고용 폴더’ 등을 확보했다. 또 삭제된 파일을 복구해 ‘산하기관 임원 조치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 등을 발견했다. 일부 문건에는 한국환경공단 임원 등의 개인 비위,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말 김 전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그를 소환 조사했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블랙리스트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을 다시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청와대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민원제안비서관 등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자문위원을 거쳐 2017년 7월 환경부 장관이 됐다.정성택 neone@donga.com·전주영 기자}

마약 수사를 다룬 1000만 관객의 영화 ‘극한직업’에는 폭력조직이 마약의 일상화를 꿈꾸는 장면이 나온다. 치킨 배달을 하면서 소금 봉지에 마약을 넣어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리다가 꼬리가 잡힌다. 영화 못지않게 현실에서도 마약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엔 대만의 가장 큰 폭력조직 ‘죽련방(竹聯幇)’이 한국 마약시장을 뒤흔들었다. 죽련방은 1955년 결성될 때 대나무 밭에서 자주 싸움을 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해부터 죽련방은 마약 수출지로 한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죽련방의 공격적인 침투로 한국에 밀수된 필로폰은 역대 최고량을 경신했다. 검찰과 경찰이 지난해 압수한 죽련방의 필로폰은 총 152.3kg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508만4815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다. 2015∼2017년 3년간 전체 필로폰 압수량(114kg)을 훌쩍 넘긴 것이다. 1980년대 한국 ‘마약왕’이 사라진 이후 초유의 사태였다. ○ 대만 마약 공장의 필로폰이 한국으로 지난해 4월 대만 현지 언론은 대만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마약생산 공장이 적발됐다는 내용을 앞다퉈 보도했다. 이 공장은 죽련방이 관리하고 있던 곳으로, 필로폰 3t을 만들 수 있는 양의 원료와 완성품 107kg이 현장에서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수많은 양의 필로폰이 이미 해외로 유통됐을 거라고 추정했다. 죽련방의 공장에서 생산된 필로폰은 어디로 갔을까. 한국 수사당국도 이 뉴스가 심상치 않다고 여겼다. 두 달 전인 그해 2월 12일, 대만인 1명이 필로폰 2kg을 몸에 숨기고 말레이시아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압수된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채팅 기록을 바탕으로 다음 날 김해공항을 통해 도주하려던 공범 2명도 붙잡았다. 나흘 뒤 또 다른 대만인 1명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적발됐다. 일주일이 되지 않는 기간에 대만인 4명이 연이어 체포된 것이다. 이들은 서로 친구였다. 인천지검 강력부는 이 사건들이 일회적 범행이 아니라 대만인들이 관여된 조직적 필로폰 밀수범행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공장에서 생산된 필로폰을 해외로 날랐던 죽련방의 마약 운반책들이었다. 필로폰 밀수가 수차례 실패하자 죽련방도 작전을 바꿨다. 지난해 4월부터는 말레이시아∼인천국제공항 대신에 대만 쑹산국제공항∼김포국제공항으로 밀수 루트를 변경했다. 죽련방의 운반책들은 필로폰 2kg을 나누어 복부, 허벅지, 가슴 등에 붙이는 수법을 이용했다. 필로폰을 담은 비닐봉지를 몸에 붙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동이 불편한 게 단점이다. 따라서 비행기에서 내려 세관 검색대를 거쳐 출구까지 나가는 거리가 비교적 짧은 김포국제공항이 제격이라 판단한 것이다. 죽련방은 간부들의 신원을 숨기는 방식도 철저했다. 조직 간부들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운반책에게 휴대전화를 반납하게 하고 별도의 아이폰을 제공했다. 아이폰에 미리 저장된 앱 아이디를 통해서만 조직 상층부와 연락하게 했다. ○ 소금으로 수사당국 시험…인해전술 죽련방의 필로폰 밀수 방식은 인해전술에 가까웠다. 지난해 2∼7월 필로폰 밀수에 가담한 대만인은 총 19명, 적발된 밀수량은 33.8kg이었다. 이들은 필로폰을 2∼3.8kg씩 몸에 숨기고 들어왔다. 20대 청년이 대다수였고, 16세 청소년까지 범행에 가담했다. 죽련방은 감시책을 운반책과 함께 한국으로 보내 지근거리에서 운반책들이 무사히 세관을 통과하는지 체크하고 호텔에서 필로폰을 회수하는 역할을 맡겼다. 죽련방은 한국 수사당국의 필로폰 적발 실력을 시험하기 위해 소금을 보낸 적도 있다. 지난해 5월 한 운반책은 소금 2.5kg을 몸에 숨기고 대만에서 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소금은 크리스털 가루 형태인 필로폰과 외형상 비슷하다. 은닉한 물건이 필로폰은 아니지만 검찰은 마약류 범행을 범할 목적으로 입국한 사실을 확인해 ‘소금 운반책’을 마약류불법거래방지특례법에 따라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운반책들은 검찰에서 “죽련방의 필로폰은 이미 전국으로 퍼져 있다”고 진술했다. 인천지검은 체포된 운반책들로부터 “부산역 앞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한국인 여성 A 씨(51)를 만나 필로폰이 든 백팩을 전달해줬다”는 진술에서 힌트를 얻었다. 지난해 7월 검찰은 부산역 주변 폐쇄회로(CC)TV를 전수 조사해 중간 알선책인 A 씨를 검거했다. 또 A 씨의 협조를 받아 위장 거래를 통해 필로폰 10kg을 소지하고 있던 대만인 B 씨(28)를 긴급체포하고 필로폰은 현장에서 압수했다. 다만 거주지에 숨겨뒀다 사라진 B 씨의 필로폰 28.5kg을 압수하는 데는 실패했다.○ “통거래만 한다” 죽련방의 통 큰 거래 나머지 필로폰은 추적이 쉽지 않았다. 위장 거래도 어려웠다. 검찰은 처음엔 소매상인 척 죽련방 대만인 판매책에게 접근해 “샘플 거래를 하자”고 제안했다. 마약 거래는 마약이 진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샘플 거래부터 먼저 하는 게 통상적 절차다. 하지만 “우리는 ‘통거래’만 한다”며 판매책이 제안을 거부했다. 판매책은 kg 단위로 살 수 있는 ‘도매상’을 원했다. kg당 시가는 5000만 원으로 검찰이 당장 그 정도의 현금을 마련하긴 어려웠다. 판매책은 필로폰을 ‘통’으로 살 도매상을 찾아 대구로 떠났다. 검찰은 관할지검인 대구지검에 이 정보를 알렸다. 지난해 8월 검찰은 이번엔 도매상인 척 먼저 “통거래를 하자”며 접촉했다. 판매책은 “5kg을 3억 원에 팔겠다”고 통보했다. 미끼를 문 것이다. 다행히도 검찰은 협력기관에서 십시일반 모은 현금으로 3억 원에 가까운 돈을 조성할 수 있었다. 가까스로 현금은 준비했지만 이번엔 판매책이 접선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근처에 몰래 온 판매책이 구매자로 위장한 마약수사관의 얼굴 등 인상착의만 확인한 후 떠나버린 것이다. 외부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마약수사관들이 현금다발을 들고 접선 장소에 다시 나갔다. 결국 접선 다섯 번째 만에 판매책 2명이 현장에 나와 체포됐고 검찰은 필로폰 5kg과 함께 호텔에서 보관하고 있던 나머지 23.5kg도 추가 압수했다. 압수한 필로폰은 인천지검이 B 씨와의 위장 거래로 압수한 필로폰 10kg과 ‘마약지문’이 일치했다. 같은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것이다. 검찰이 반입 경로를 추적한 결과 모두 B 씨가 지난해 6월 항공화물 컨테이너에 몰래 숨겨 들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마약지문은 마약의 성분을 분석해 나온 결과로 공장마다 생산된 마약의 성분과 그 순도가 각기 다르다. 과거 북한산 마약이 순도가 높아 인기가 좋았듯 공장마다 품질에 차이가 난다. 인천지검과 대구지검은 지난해 10월 죽련방 필로폰 밀수·유통 관련 대만인 20명과 한국인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도주한 대만인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압수량은 총 62.3kg으로 소매가 2080억 원어치다. 죽련방의 필로폰 밀수는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인천지검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단기간에 말레이시아인 8명을 필로폰 13.3kg 밀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모두 죽련방이 생산해 수출한 필로폰인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마약 밀수 8.4배 폭증 수사당국은 한국이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마약조직들의 주된 수입국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 마약조직사회에서 한국은 대량의 필로폰을 소화할 능력이나 수요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일본 등 제3국으로 필로폰을 밀수하기 위해 이용되는 중간 경유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2017년(35.2kg)에 비해 지난해 적발된 마약 밀수량(298.3kg)이 약 8.4배로 증가했듯 한국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약 밀수 수사는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해 정보를 입수하는 게 관건이다. 공항 입국장에는 X레이 검색대가 없어 아무런 정보 없이 마약사범을 잡는 것은 어렵다. 한국은 언더커버(마약·폭력조직 위장잠입 수사)가 불법이기 때문에 그 외 홍콩, 마카오 등 합법인 국가가 가진 정보를 입수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라는 인식 때문에 마약이 어느새 우리 사회에 깊숙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마약·조직 범죄는 초국가 범죄이므로 긴밀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며 국내 유통을 막기 위해 수사당국의 효율적인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마약 수사를 다룬 1000만 관객의 영화 ‘극한직업’에는 폭력조직이 마약의 일상화를 꿈꾸는 장면이 나온다. 치킨 배달을 하면서 소금 봉지에 마약을 넣고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리다가 꼬리가 잡힌다. 영화 못지않게 현실에서도 마약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엔 대만의 가장 큰 폭력조직 ‘죽련방(竹聯幇)’이 한국 마약시장을 뒤흔들었다. 죽련방은 1955년 결성될 때 대나무 밭에서 자주 싸움을 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해부터 죽련방은 마약 수출지로 한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죽련방의 공격적인 침투로 한국에 밀수된 필로폰은 역대 최고량을 경신했다. 검찰과 경찰이 지난해 압수한 죽련방의 필로폰은 총 152.3kg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508만4815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다. 2015~2017년 3년간 전체 필로폰 압수량을 다 합친 것(114kg)을 훌쩍 넘긴 것이다. 1980년대 한국 ‘마약왕’이 사라진 이후 초유의 사태였다. ● 대만 마약 공장의 필로폰이 한국으로 지난해 4월 대만 현지 언론들은 대만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마약생산 공장이 적발됐다는 내용을 앞다퉈 보도했다. 이 공장은 죽련방이 관리하고 있던 곳으로, 필로폰 3t을 만들 수 있는 양의 원료와 완성품 107kg이 현장에서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수많은 양의 필로폰이 이미 해외로 유통됐을 거라고 추정했다. 죽련방의 공장에서 생산된 필로폰은 어디로 갔을까. 한국 수사당국도 이 뉴스가 심상치 않다고 여겼다. 두 달 전인 그해 2월 12일, 대만인 1명이 필로폰 2kg을 몸에 숨기고 말레이시아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압수된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채팅 기록을 통해 다음 날 김해공항을 통해 도주하려던 공범 2명도 체포됐다. 나흘 뒤 또 다른 대만인 1명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적발됐다. 일주일이 되지 않는 기간에 대만인 4명이 연이어 체포된 것이다. 이들은 서로 친구였다. 인천지검 강력부는 이 사건들이 일회적 범행이 아니라 대만인들이 관여된 조직적 필로폰 밀수범행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공장에서 생산된 필로폰을 해외로 날랐던 죽련방의 마약 운반책들이었다. 필로폰 밀수가 수차례 실패하자 죽련방도 작전을 바꿨다. 지난해 4월부터는 말레이시아-인천국제공항 대신에 대만 쑹산국제공항-김포국제공항으로 밀수 루트를 변경했다. 죽련방의 운반책들은 필로폰 2kg을 나누어 복부, 허벅지, 가슴 등에 붙이는 수법을 이용했다. 필로폰을 담은 비닐봉지를 몸에 붙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동이 불편한 게 단점이다. 따라서 비행기에서 내려 세관 검색대를 거쳐 출구까지 나가는 거리가 비교적 짧은 김포국제공항이 제격이라 판단한 것이다. 죽련방은 간부들의 신원을 숨기는 방식도 철저했다. 조직 간부들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운반책에게 휴대전화를 반납하게 하고 별도의 아이폰을 제공했다. 아이폰에 미리 저장된 앱 아이디를 통해서만 조직 상층부와 연락하게 했다. ● 소금으로 수사당국 시험…인해전술 죽련방의 필로폰 밀수 방식은 인해전술에 가까웠다. 지난해 2~7월 필로폰 밀수에 가담한 대만인은 총 19명, 적발된 밀수량은 33.8kg이었다. 이들은 필로폰 2kg~3.8kg씩 몸에 숨기고 들어왔다. 20대 청년이 대다수였고, 16세 청소년까지 범행에 가담했다. 죽련방은 감시책을 운반책과 함께 한국으로 보내 지근거리에서 운반책들이 무사히 세관을 통과하는지 체크하고 호텔에서 필로폰을 회수하는 역할을 맡겼다. 죽련방은 한국 수사당국의 필로폰 적발 실력을 시험하기 위해 소금을 보낸 적도 있다. 지난해 5월 한 운반책은 소금 2.5kg을 몸에 숨기고 대만에서 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소금은 크리스털가루 형태인 필로폰과 외형상 비슷하다. 은닉한 물건이 필로폰은 아니지만 검찰은 마약류 범행을 범할 목적으로 입국한 사실을 확인해 ‘소금 운반책’을 마약류불법거래방지특례법에 따라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운반책들은 검찰에서 “죽련방의 필로폰은 이미 전국으로 퍼져 있다”고 진술했다. 인천지검은 체포된 운반책들로부터 “부산역 앞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한국인 여성 A 씨(51)를 만나 필로폰이 든 백팩을 전달해줬다”는 진술에 힌트를 얻었다. 지난해 7월 검찰은 부산역 주변 폐쇄회로(CC)TV를 전수 조사해 중간 알선책인 A 씨를 검거했다. 또 A 씨의 협조를 받아 위장거래를 통해 필로폰 10kg을 소지하고 있던 대만인 B 씨(28)를 긴급체포하고 필로폰은 현장에서 압수했다. 다만 거주지에 숨겨뒀다 사라진 B 씨의 필로폰 28.5kg을 압수하는 데는 실패했다.● “통거래만 한다” 죽련방의 통 큰 거래 나머지 필로폰은 추적이 쉽지 않았다. 위장거래도 어려웠다. 검찰은 처음엔 소매상인 척 죽련방 대만인 판매책에게 접근해 “샘플 거래를 하자”고 제안했다. 마약거래는 마약이 진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샘플거래부터 먼저 하는 게 통상적 절차다. 하지만 “우리는 ‘통거래’만 한다”며 판매책이 제안을 거부했다. 판매책은 kg단위로 살 수 있는 ‘도매상’을 원했다. 1kg당 시가는 5000만 원으로 검찰이 당장 그 정도의 현금을 마련하긴 어려웠다. 판매책은 필로폰을 ‘통’으로 살 도매상을 찾아 대구로 떠났다. 검찰은 관할지검인 대구지검에 이 정보를 알렸다. 지난해 8월 검찰은 이번엔 도매상인 척 먼저 “통거래를 하자”며 접촉했다. 판매책은 “5kg을 3억 원에 팔겠다”고 통보했다. 미끼를 문 것이다. 다행히도 검찰은 협력기관에서 십시일반 모은 현금으로 3억 원에 가까운 돈을 조성할 수 있었다. 가까스로 현금은 준비했지만 이번엔 판매책이 접선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근처에 몰래 온 판매책이 구매자로 위장한 마약수사관의 얼굴 등 인상착의만 확인한 후 떠나버린 것이다. 외부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마약수사관들이 현금다발을 들고 접선장소에 다시 나갔다. 결국 접선 다섯 번째 만에 판매책 2명이 현장에 나와 체포됐고 검찰은 필로폰 5kg과 함께 호텔에서 보관하고 있던 나머지 23.5kg도 추가 압수했다. 압수한 필로폰은 인천지검이 B 씨와의 위장거래로 압수한 필로폰 10kg과 ‘마약지문’이 일치했다. 같은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것이다. 검찰이 반입 경로를 추적한 결과 모두 B 씨가 지난해 6월 항공화물 컨테이너에 몰래 숨겨 들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마약 지문은 마약의 성분을 분석해 나온 결과로 공장마다 생산된 마약의 성분과 그 순도가 각기 다르다. 과거 북한산 마약이 순도가 높아 인기가 좋았듯 공장마다 품질에 차이가 난다. 인천지검과 대구지검은 지난해 10월 죽련방 필로폰 밀수·유통 관련 대만인 20명과 한국인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도주한 대만인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압수량은 총 62.3kg으로 소매가 2080억 원어치다. 죽련방의 필로폰 밀수는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인천지검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단기간에 말레이시아인 8명을 필로폰 13.3kg 밀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모두 죽련방이 생산해 수출한 필로폰인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마약 밀수 8.4배 폭증 수사당국은 한국이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마약 조직들의 주된 수입국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 마약조직사회에서 한국은 대량의 필로폰을 소화할 능력이나 수요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일본 등 제3국으로 필로폰을 밀수하기 위해 이용되는 중간경유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2017년(35.2kg)에 비해 지난해 적발된 마약 밀수량(298.3kg)이 약 8.4배 증가했듯 한국이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마약 밀수 수사는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해 정보를 입수하는 게 관건이다. 공항 입국장에는 X레이가 없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 없이 마약사범을 잡는 것은 어렵다. 한국은 언더커버(마약·폭력조직 위장잠입 수사)가 불법이기 때문에 그 외 홍콩, 마카오 등 합법인 국가가 가진 정보를 입수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라는 인식 때문에 마약이 어느새 우리 사회에 깊숙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마약·조직범죄는 초국가 범죄이므로 긴밀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며 국내 유통을 막기 위해 수사당국의 효율적인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는 12일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50·수감 중)의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았던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53)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앞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3월 김 씨가 김경수 경남도지사(52·수감 중)를 통해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 달라”고 했던 도모 변호사를 백 전 비서관이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청와대 인사 담당자인 백 전 비서관이 인사 청탁 대상자와 면담한 과정에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인계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지난달 30일 법정 구속된 김 지사의 1심 판결문 검토 결과 추가로 드러난 사실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수감 중)을 11일 구속 기소한 검찰은 이제 사법부에 ‘재판 청탁’을 한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 수사라는 또 하나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정치인의 형사처벌 여부에 대해 “전·현직 법관 100여 명의 사건을 처리한 이후에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범인 법원 내부 인사에 대한 사건 처리가 우선적으로 정리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 과정에서 관련 물증과 복수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해 의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따지는 법리 검토 과정만 남겨둔 상황이다. 정치인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의 공범으로 기소하려면 해당 법관의 형사처벌 여부부터 먼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국회의원이 양 전 대법원장이 추진했던 상고법원을 찬성하는 대가로 법원행정처가 재판 민원을 들어주는 구조의 뇌물죄 적용 여부를 검토했다. 하지만 상고법원 찬성 자체가 개인적 이득이라고 볼 수 없어 기소가 어렵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은 ‘사건의 수사·재판을 법령을 위반해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부정하게 청탁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재판 민원 시기가 법 시행 이전(2016년 9월 28일)이어서 김영란법을 적용해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서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수감 중)의 공소장에 현직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유동수 의원과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 등이 재판 청탁을 했다고 적시했다. 전직 국회의원인 민주당 전병헌 전 의원과 한국당의 이군현 노철래 전 의원도 재판 청탁을 한 정치인으로 거명됐다. 이 가운데 전병헌 이군현 전 의원은 비공개로 검찰에 소환됐으며, 서 의원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하다가 서면조사만 받았다. 이에 따라 검찰이 전·현직 국회의원을 추가 소환 조사하거나 재판 청탁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사법시스템은 절차와 재판 결과가 직결됩니다. 재판 내용에 대해 방향을 정해준다든지 재판 절차에 개입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수감 중)을 구속 기소한 11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인 한동훈 3차장검사는 재판 개입 행위가 명백한 불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재임 당시 수차례 재판에 개입하며 사법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 조사 당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양 전 대법원장은 후배 법관 앞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검찰과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96쪽 공소장에 범죄사실만 47개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은 A4용지 296쪽 분량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260쪽)보다 분량이 늘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수감 중)의 공소장(242쪽)보다 두껍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공소장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개입과 법관 사찰을 위한 ‘법관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 등 47개 범죄사실을 기재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62) 고영한(64) 전 대법관의 공소장 범죄사실은 각각 33개, 18개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지연을 주도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2013년 9∼11월경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전범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2012년 대법원 소부(小部) 판결의 문제점과 재판지연 방안 등을 검토한 문건을 작성하게 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이 문건을 2013년 12월 재상고사건 담당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2014년 6월 징용 소송의 재상고심 주심인 김용덕 전 대법관(62)에게 2012년 판결의 외교적, 국제법적 문제를 거론하며 원고 청구기각 의견을 전달한 사실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중점 추진했던 상고법원 도입과 법관 재외공관 파견 등에 대한 청와대와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낼 목적으로 강제징용 재판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대선개입 사건 등에도 당시 청와대 의중을 반영하려고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梁, 5년간 법관 31명에게 인사 불이익”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 등 자신의 사법정책 방향에 비판적인 법원 안팎의 세력을 탄압하기 위한 조치를 주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총 31명의 법관을 블랙리스트 문건에 포함시켰다. 양 전 대법원장이 승인한 이 문건을 근거로 인사 때마다 문책성 인사 조치를 검토하거나 부정적 인사정보를 소속 법원장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부산고법 판사와 ‘정운호 게이트’ 등 판사 비위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 부당한 조직 보호에 관여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법원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을 이용해 헌재 내부 정보와 동향 등을 불법 수집한 혐의도 범죄사실에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선고가 나올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전주영 aimhigh@donga.com·김동혁 기자}
“이 재판에는 저를 포함해 문화예술계 모든 여성들, 이 땅에 사는 여성들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권력으로, 오랜 관행의 힘으로 약자의 성을 착취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합니다. 원고 고은의 오랜 성추행에 대해 정의로운 심판이 내려지길 빕니다.” 고은 시인(86)의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폭로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최영미 시인(58)은 30일 결심 공판 최후 변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고 시인은 최 시인과 그의 폭로를 보도한 본보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최 시인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상윤)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저는 1994년 늦봄경 서울 종로 탑골공원 근처 술집에서 원고 고은 시인이 의자 위에 누워서 저희들한테 ‘야, 니들이 여기를 만져줘라’는 걸 분명히 보고 똑똑히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일보에 제보할 때도 원고를 징벌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유언장 쓰는 기분으로 저 자신을 위해 썼다”라고 말했다. 고 시인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그때 당시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의 각 진술, 블로그 글 외에 구체적인 증거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시인 측 변호인은 “최 시인이 직접 눈으로 보았고 고 시인과 원한 관계도 없다. 보지 않은 걸 조작할 이유도 없다. 동아일보는 원고에게 반론권을 보장했지만 고 시인은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1심 선고는 다음 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공사현장으로 출근하다가 빙판길에 넘어져 다친 근로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하석찬 판사는 A 씨가 “출퇴근 재해를 인정해 요양급여를 지급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A 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부터 개정 시행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공사현장 안전반장으로 일하던 A 씨는 지난해 1월 31일 오전 서울 금천구에 있는 공사현장으로 출근하다 횡단보도 앞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오른쪽 어깨 근육 등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개정 전 산업재해보험보상법은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편으로 출퇴근을 하다 다친 경우에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부터 법이 바뀌어 A 씨처럼 도보나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다 다친 경우도 보호를 받게 됐다. 공단은 “증인들의 말이 달라 사고 발생경위를 신뢰할 수 없고 A 씨는 원래부터 어깨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출퇴근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고 발생 장소에 대한 목격자들의 진술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당일 출근 시간에 A 씨에게서 사고 발생 사실을 들었다는 게 공통된다”며 “A 씨 주장처럼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근하는 도중에 실제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 씨의 오른쪽 어깨에 원래 문제가 있었다”는 공단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 질병이더라도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사고 등으로 더 악화된 것이라면 업무와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24일 오전 구속 수감됐다. 사법부 71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전직 행정부 수장인 이명박(78) 박근혜 전 대통령(67)에 이어 전직 사법부 수장까지 수의(囚衣)를 입고 수감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52)는 이날 오전 1시 57분경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의 6.56m²(약 1.9평) 독방에 수감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르면 25일부터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박 전 대통령 요구에 따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지연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직 사법부 수장 구속에 대해 두 차례 허리를 굽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대법원장은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3초간 허리를 굽혔다. 이어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 그것만이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다시 한번 2초간 허리를 굽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재판 개입 등의 혐의를 받는 전·현직 판사들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공소유지에 검사 30여 명을 투입할 계획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 기자}

24일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71)과 박병대 전 대법관(62)에게 각각 다른 소식이 전달됐다. 교도관으로부터 재청구된 영장이 기각됐다는 얘기를 들은 박 전 대법관은 말없이 귀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양복을 수용복으로 갈아입고 수감됐다. ○ 자충수 된 “모함” “왜곡” “조작” 주장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왜곡됐으며, 후배 판사의 모함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이 방어 전략이 오히려 자충수가 돼 영장 발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52)에게 제시한 스모킹 건은 △양 전 대법원장의 김앤장 변호사 독대 문건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57·18기)의 업무수첩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 문건 등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재판 개입과 사법행정권 남용을 주도한 책임자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였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해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집무실에서 김앤장 소속 한모 변호사를 만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지연을 상의한 대화 내용이 담긴 문건을 확보했다. 대법원장이 집무실에서 소송 대리인을 독대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대리인에게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 여부 등을 알려줬다는 게 법조계에선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양 전 대법원장 측은 “한 변호사를 만난 것은 맞지만 소송 얘기는 하지 않았다. 한 변호사가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부장판사의 업무수첩에 적힌 지시사항 옆 ‘大’가 양 전 대법원장을 의미한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나중에 조작된 가능성이 있어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대응했다.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 문건 중 특정 법관 이름 옆의 ‘V’ 표시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표시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영장심사에서 이에 배치되는 전·현직 판사 다수의 진술과 객관적 물증을 확인한 명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원 안팎에선 양 전 대법원장이 영장 심사를 맡은 25년 후배 영장전담 부장판사 앞에서 후배 법관들의 진술을 왜곡이나 조작이라고 몰아세운 것은 상식 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또 양 전 대법원장이 자신에게 불리한 후배 법관들의 진술을 전면 부인한 게 명 부장판사에게는 증거인멸 우려를 키웠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 박병대 영장 기각 이유는? 검찰 내부에선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번에 다시 기각된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윗선인 양 전 대법원장과 하급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도 구속됐는데 지휘 체계상 가운데 있는 박 전 대법관이 구속을 면했기 때문이다.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중 법원행정처장은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이었고 그 아래 임 전 차장이 있었다. 그런데 실무 책임자인 임 전 차장과 최종 결정권자이자 지시자인 양 전 대법원장만 구속된 게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법원의 영장 발부 기준이나 원칙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선 법원행정처 업무 체계상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직보를 받는 게 일상화돼 있었기 때문에 박 전 대법관은 구속이 안 되고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이 구속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행정처 차장이 초안을 만들면 법원행정처장에게 의견을 물은 뒤 대법원장에게 직접 결재를 받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법원행정처장의 역할은 의견 제시에 그쳤다는 것이다. “나는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고 전 대법관의 검찰 진술도 같은 맥락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24일 오전 1시 57분.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의 운명이 갈렸다. 전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오후 4시 30분부터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양 전 대법원장에게 교도관이 영장 발부 소식을 알렸다. 구치소 수형자들과 별도로 영장심사 대기자가 머무는 곳에서 불면의 밤을 보낸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 6시 반부터 다른 수형자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수감됐다. 여기서 얼굴 사진을 찍고, 샤워를 한 뒤 운동복을 벗고 카키색의 미결수복으로 갈아입었다. 왼쪽 가슴 부분에 4자리 숫자로 된 ‘수용자 번호표’가 붙었다. 곧이어 양 전 대법원장은 딸기잼을 곁들인 모닝빵, 수프와 채소샐러드, 우유로 아침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식사로는 뼈우거지탕과 두부조림 등이 제공됐다. 수감 첫날이라 검찰 소환조사는 없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후 2시 반부터 1시간가량 최정숙 변호사 등을 접견해 향후 검찰 수사에 대비했다고 한다. 양 전 대법원장이 수감된 독방은 일반 수형자들이 있는 곳과 똑같다. 6.56m²(약 1.9평) 크기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12.01m²(약 3.2평) 크기 독방의 절반 정도다. 두 전직 대통령의 독방은 일반 수형자들이 있는 곳과 격리돼 있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이 수감된 독방 양 옆에는 다른 수형자들의 방이 붙어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겐 예우 차원에서 수형자 6, 7명이 함께 사용하는 곳을 독방으로 제공한 것”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에게 같은 예외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소송을 지연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도 서울구치소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여성 수형자 시설에 있어서 양 전 대법원장과 만날 가능성은 없다. 강제징용 소송 지연을 공모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에 있다.김동혁 hack@donga.com·전주영 기자}

“대법원장은 그렇게 보고받는 자리가 아닙니다. 법원에 대한 모욕입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은 2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막바지에 법정의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이렇게 말했다. 사법연수원 25년 후배인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52·27기)에게 구속이 부당하다고 호소한 것이다. 전직 대법원장으로 사법부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영장심사에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은 심사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명 부장판사의 결정을 기다렸다.○ 양승태, ‘모욕’ ‘수치’ ‘수모’ 강조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시작된 영장심사는 오후 4시까지 5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점심을 빵과 우유로 때웠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 사실이 일제 강제징용 소송 지연 개입 등 40여 가지에 달하고, 주도적으로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이라는 헌법 가치를 훼손한 만큼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에 대한 모욕’ ‘수치’ ‘수모’ 등을 강조하며, 영장 범죄 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은 후배 판사가 거짓 진술을 했고, 모함을 받았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의 발언이 빼곡하게 적혀 있어 검찰이 ‘스모킹건’(결정적 증거) 중 하나로 생각하는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57·18기)의 업무수첩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검찰은 수첩에 적힌 한자 ‘大’가 양 전 대법원장이 한 발언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양 전 대법원장 측은 ‘大’를 나중에 수첩에 써넣었을 수 있기 때문에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강제징용 소송 지연 개입 혐의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변호사를 만난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소송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며 김앤장 측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에서 인사 불이익을 줄 판사의 이름 옆에 직접 ‘V’ 표시를 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기계적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법원은 후배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영장심사에서 안 전 검사장 선고를 거론하며 수십 명의 법관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가 검사 1명에 대한 인사 보복 혐의보다 훨씬 무겁다는 논리를 폈다.○ 박병대, 점심 거른 채 영장심사 같은 시각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한 박병대 전 대법관(62·12기)에 대한 영장심사가 열렸다.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약 7시간 동안 열렸다. 양 전 대법원장 영장심사보다 1시간 반 더 걸렸다. 박 전 대법관은 점심을 먹지 않고, 중간에 단 10분 동안 휴식했다.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45·27기)가 검사에게 상당히 많은 질문을 해 심사가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영장심사 최후진술에서 “한 달여 만에 다시 이 법정에 섰다. 쌓인 업보가 얼마나 많기에 이런 화를 거듭 당하는가 하는 회한과 두려움으로 며칠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마저 지배한 칼춤의 시대’로 기억되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재판 거래’와 ‘사법농단’은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여부 놓고 장외 찬반집회 이날 법원 밖에선 오전부터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찬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앞 법원 삼거리 오른편엔 ‘양승태 구속’, 왼편엔 ‘사법부는 좌파정권 눈치 그만 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경찰이 양쪽의 접촉을 차단해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노조)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는 법원 직원 3253명의 서명지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이호재·김예지 기자}

안태근 전 검사장(53·사진)이 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46)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23일 안 전 검사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통상적으로 선고 형량은 검찰 구형량보다 낮다. 재판부는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성추행한 뒤 이를 의식해 서 전 검사에게 부당한 인사 조치를 했다고 판단했다. 안 전 검사장은 “성추행 기억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법무부 검찰국장의 업무를 남용해 인사 담당 검사로 하여금 인사 원칙과 기준에 반해 서 검사를 전보시키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보직 관리에 장애가 있을 것을 우려해 피해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줄 동기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인사권을 행사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성추행 비위를 덮으려고 오히려 보상받아야 하는 피해자에게 인사 불이익을 줌으로써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입혔다”고 강조했다. 눈을 감고 주먹을 쥔 채 재판을 받던 안 전 검사장은 실형이 선고된 순간 놀란 표정으로 재판부를 쳐다봤다. 안 전 검사장은 “너무 의외이고 이런 판결이 선고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서 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에서 의도적으로 부실 수사를 해서 무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동료 검사 상가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뒤 검찰 내에 소문이 퍼지자 2015년 9월 서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전보시켜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지난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검찰은 성추행 혐의 공소시효(7년)가 완성돼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만 기소했다. 검찰에선 예상 밖 선고라는 반응과 함께 판결 파장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인사권자의 직권남용 법리를 인정했다는 것은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될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불리한 판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판사들이 ‘검사 비리가 법원에 넘어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이번 선고 결과를 보니 법원의 반격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예지 yeji@donga.com·전주영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은 23일 약 5시간 30분 동안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오후 4시경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입은 꾹 다문 채였다. 양 전 대법원장이 호송차에 타자 차량은 서울중앙지법을 떠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밤늦게까지 영장 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서울구치소에서 머물렀다. 법원의 영장 심사 결과는 교도관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구치소는 영장 심사를 받은 피의자들이 대기할 수 있도록 독방을 상시 비워두고 있다고 한다. 규모는 6.56m²(약 1.9평). 성인 한 명이 몸을 뉘어 쉴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일반 수형자들이 사용하는 독방과 다르지 않다. 양 전 대법원장은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직후 간단한 신원확인과 신체검사를 거친 뒤 실내복을 입고 독방으로 이동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후 6시경 다른 수형자들과 같은 메뉴가 담긴 저녁식사를 교도관으로부터 전달받아 독방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방에는 TV가 1대 있는데, 서울구치소는 오후 7시에 저녁뉴스를 일괄 중계한다고 한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자신의 영장심사 출석 내용을 전하는 뉴스를 시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 것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명재권 부장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의 대기 장소로 서울구치소를 지정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명 부장판사가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서울구치소 대신 서울중앙지검 15층 특별조사실에 머물라고 지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영장실질심사 이후 서울구치소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10층 특별조사실에서 대기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과 달리 전직 대법원장은 경호 규정이 없다.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이 영장 기각 전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던 점도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을 다른 피의자와 달리 대우했다가 자칫 불공정 논란이 빚어질 것을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우려했다는 분석도 나왔다.김동혁 hack@donga.com·전주영 기자}

“후배 판사가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검찰 조사를 받는 게 수치스럽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은 23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법정의 피고인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법연수원 25년 후배인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52·27기)에게 구속이 부당하다고 호소한 것이다. 하지만 명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심사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양 전 대법원장은 24일 새벽 교도관으로부터 영장 발부 소식을 들었다. 수용복으로 갈아입은 뒤 독방에 수감됐다. ●“모함” “진술 왜곡” 주장 패착 양 전 대법원장 측은 23일 영장심사에서 자신을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한 후배 판사 등의 진술과 증거들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또 “모함을 받고 있다”며 ‘법원에 대한 모욕’ ‘수치’ ‘수모’ 등을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화이트칼라 범죄에서 저런 주장을 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 321호 법정에서 시작된 영장심사는 오후 4시까지 5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점심을 빵과 우유로 때웠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 사실이 일제 강제징용 소송 지연 개입 등 40여 가지에 달하고, 주도적으로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이라는 헌법 가치를 훼손한 만큼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주장했다. 검찰은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의 발언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57·18기)의 업무수첩을 ‘스모킹건’(결정적 증거) 중 하나로 제시했다. 검찰은 수첩에 적힌 한자 ‘大’가 양 전 대법원장이 한 발언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양 전 대법원장 측은 ‘大’를 나중에 수첩에 써넣었을 수 있기 때문에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강제징용 소송 지연 개입 혐의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변호사는 만났지만 소송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며 김앤장 측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에서 인사 불이익을 줄 판사의 이름 옆에 직접 ‘V’ 표시를 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기계적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공교롭게 이날 법원은 후배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영장심사에서 안 전 검사장 선고를 거론하며 수십 명의 법관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가 검사 1명에 대한 인사보복 혐의보다 훨씬 무겁다는 논리를 폈다. 결국 명 부장판사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양 전 대법원장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병대, 점심 거른 채 영장심사 23일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한 박병대 전 대법관(62·12기)에 대한 영장심사도 열렸다.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약 7시간 동안 열렸다. 박 전 대법관은 점심을 먹지 않고, 중간에 단 10분 동안 휴식했다.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45·27기)가 검사에게 상당히 많은 질문을 해 심사가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영장심사 최후진술에서 “한 달여 만에 다시 이 법정에 섰다. 쌓인 업보가 얼마나 많기에 이런 화를 거듭 당하는가하는 회환과 두려움으로 며칠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마저 지배한 칼춤의 시대’로 기억되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재판거래’와 ‘사법농단’은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은 영장심사 후 늦은 식사를 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가 영장이 기각된 뒤 구치소에서 나왔다. ●구속 여부 놓고 장외 찬반집회 이날 법원 밖에선 오전부터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찬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앞 법원 삼거리 오른편엔 ‘양승태 구속’, 왼편엔 ‘사법부는 좌파정권 눈치 그만 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경찰 병력이 양쪽의 접촉을 차단해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노조)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는 법원 직원 3253명의 서명지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검찰이 18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사법부 수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처음이다. 지난해 6월 18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214일 만에 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지연에 개입하고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정책에 반대한 법관들을 뒷조사하고 불이익을 주는 데 활용한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 사실은 40여 가지다. 구속영장 분량은 A4용지 260쪽에 달한다. 검찰이 이 사건의 ‘핵심적 중간 책임자’로 지목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수감 중)의 구속영장(234쪽)보다 더 많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징용 소송 지연 등 가장 심각한 핵심 범죄 혐의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단순히 지시나 보고를 받는 걸 넘어 직접 주도하고 행동한 것이 진술과 자료를 통해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결정권자이자 책임자로서 양 전 대법원장이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전·현직 판사들의 진술과 객관적 물증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그의 지시를 받은 임 전 차장이 구속됐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 전 대법관(62)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재직한 2014년 2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했던 박 전 대법관 영장의 범죄 사실은 강제징용 소송 지연 개입 등 30여 가지다. 검찰은 영장 기각 이후 임 전 차장 등과의 공모 증거를 보강했고, 2015년 정의당 서기호 전 의원의 법관 재임용 탈락 불복 소송에 개입한 혐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과 함께 영장이 기각됐던 고영한 전 대법관(64)의 경우 일부 혐의를 시인했고, 범죄에 깊이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법원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맡을 판사와 심사 일정을 21일 정할 예정이다. 영장심사는 22일 또는 23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겠다. 심사 전 법원 ‘포토라인’에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단순히 지시나 보고 받는 걸 넘어 가장 심각한 범죄 혐의들을 직접 주도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사법부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에게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유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검찰에서 세 차례 피의자 신문을 받을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은 “실무진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구속영장실질 심사에서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이 최종 책임자”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을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 지목하며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조서 열람을 마무리한 지 하루 만이며 11일 첫 소환조사 이후 일주일 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동안 3차례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조서 열람을 포함하면 총 5차례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휘 감독에 따른 범죄행위’라고 판단했다. 사법부의 업무 시스템상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 수직적인 상하관계에 따라 재판 개입과 사법정책이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급자일수록 더 높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핵심적 중간책임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수감 중)이 이미 구속된 만큼 최종적 결정권자이자 책임자인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검찰은 앞서 확보한 전·현직 판사들의 진술과 객관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양 전 대법원장이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높다고 결론 내렸다.○ 영장 260쪽, 임 전 차장보다 26쪽 늘어 검찰은 지난해 10월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에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로 처음 적시한 뒤 양 전 대법원장 관련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왔다. 하지만 임 전 차장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지난해 12월 박병대(62), 고영한(64)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1차 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수사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 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 보고라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범죄를 주도한 증거를 집중적으로 확보해왔다. 그 결과 양 전 대법원장은 2015, 2016년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소속 한모 변호사와 독대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손배소송 재판 지연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또 주심인 김용덕 전 대법관에게 “(전범기업 패소) 판결 확정 시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등 법관들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서’에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서명한 사실도 밝혀졌다.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에는 40여 가지의 범죄사실이 포함됐고, A4용지 260쪽 분량으로 늘어났다. 영장청구서 분량이 임 전 차장(234쪽)과 박 전 대법관(200쪽)보다 많아졌다. ○ 박 전 대법관만 영장 재청구 검찰은 또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박 전 대법관의 영장 청구서는 범죄사실이 30여 가지이며 지난해 12월 기각됐던 첫 번째 영장청구서(150여 쪽)보다 분량이 늘었다. 검찰이 보강 수사를 통해 판사 출신인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의 판사 재임용 탈락 취소 소송을 담당한 재판부에 박 전 대법관이 조기 선고를 요구한 혐의 등을 구속영장에 추가했다. 반면 고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았다. 고 전 대법관이 검찰 조사에서 사실 관계를 인정한 부분이 박 전 대법관보다 상대적으로 많고, 범죄 혐의에 관여된 정도가 적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17일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을 마무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경부터 밤늦게까지 14, 15일 조사에 대한 신문조서를 검토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와 조서 열람을 이유로 모두 다섯 차례 검찰청사를 찾았다. 검찰은 11, 14, 15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양 전 대법원장이 연루된 40여 가지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충분히 확인한 만큼 추가 소환 조사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조서 열람에 공을 들이면서 예상보다 신병 처리 일정이 지체됐지만 검찰은 더이상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르면 18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던 박병대 전 대법관(62)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고영한 전 대법관(64)은 박 전 대법관과 비교해 공모 관계가 약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검찰이 18일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21일 또는 22일 열릴 가능성이 높다.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신병 처리가 마무리되더라도 검찰 수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인 등 재판 개입 관련 법원 외부 인사들에 대한 처벌 가능성 문제는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수사 이후 충분히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민원’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 여야 전·현직 국회의원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 기자}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세 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을 완료하지 못한 채 15일 귀가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 20분경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오후 2시까지 3차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3억5000만 원을 유용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조사가 끝난 후 오후 11시까지 2차 소환조사(14일)의 피의자 신문조서부터 열람했다. 그러나 조서 열람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귀가했다. 식사와 휴식 시간을 포함해 총 4시간 40분의 두 배 가까이 되는 9시간을 조서 검토에 할애한 것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16일 다시 출석해 조서 열람을 완료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변호인이 다른 재판 일정이 있어 출석하지 못한다”며 출석 일정을 늦춰 달라고 요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조서 열람이 길어지면서 이번 주 내 양 전 대법원장의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검찰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조서 열람이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