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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대 미대를 나온 심지영(가명·28) 씨는 유치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시간제 비정규직 근로자다. 유치원들을 돌며 하루에 3∼5시간씩 수업을 한다.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80만 원. 국민연금 등 4대 보험 가입은 꿈도 못 꾼다. 현재의 삶도 고달프지만 미래의 삶은 더 막막하다. 통계청이 28일 내놓은 ‘경제활동 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6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1000명(1.7%) 늘었다. 전체 임금 근로자 수(1879만9000명)를 감안하면 근로자 3명 중 1명꼴로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셈이다.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가 209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5000명(9.1%)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대졸 비정규직 근로자가 198만4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비정규직 수는 느는데 처우는 악화되는 추세다. 올해 1∼3월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71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 반면 비정규직의 임금은 147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2008년 83만 원에서 2010년 100만 원 선을 넘어선 뒤 올해 124만 원으로까지 벌어졌다. 고용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인 사회보험 가입률도 저조하다. 올해 3월 기준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37.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건강보험 가입률은 지난해 3월 46.2%에서 올해 45.2%로 하락했다. 월급여가 4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166만 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사회보험의 보장마저 못 받는 상황이다. 특히 비정규직 가운데 퇴사할 때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받는 사람의 비율은 올해 3월 기준 41.6%에 그쳤다. 10명 중 6명은 퇴직급여조차 못 받고 직장을 떠나는 실정이다. 한편 고액 연금을 받는 퇴직공무원들의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돼 사회보장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비정규직의 열악한 실상과 대조를 보였다. 이날 한국납세자연맹이 공무원연금공단의 연금 수령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매달 받는 연금이 300만 원 이상이었던 퇴직 공무원은 7만8779명으로 2013년(6만7518명)보다 1만1261명(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연금 급여가 월 400만 원 이상인 퇴직공무원은 2013년 1853명에서 2014년 2403명으로 30%(550명) 늘었다. 공무원연금 전체 수급자는 2013년 32만1098명에서 지난해 34만6781명으로 2만5683명 증가했고, 월평균 수급액은 235만 원으로 집계됐다. 납세자연맹은 “현재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가 1.7%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 300만 원의 공무원연금에 해당하는 세후 이자를 받으려면 은행에 25억 원을 예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득 불평등에 따른 사회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4대 구조개혁을 서두르는 한편 청년들의 일자리 질을 높일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경제학)는 “세대 간 부담을 나누는 노동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대기업 사외이사들이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외이사의 임기가 최고경영자(CEO)와의 학연 지연에 따라 달라진다는 지적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사외이사 관련 제도 개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사외이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2010∼2012년 3년간 평균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비금융권 상장 민간기업의 이사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총 9101건의 이사회 안건 중 사외이사가 한 명이라도 반대(조건부 찬성 포함)한 안건은 33건(0.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사외이사 612명 가운데 3년 동안 한 번 이상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는 59명에 그쳤다. 특히 이들 중 CEO와 고교 동문이면서 반대표를 행사한 3명은 모두 이듬해에 자리를 유지했지만 CEO와 학연 지연이 없었던 18명은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CEO와 학연 지연으로 얽힌 ‘친근한’ 사외이사가 많은 기업은 이사회에서 반대표가 나올 가능성이 적었다. 1년간 사외이사가 반대한 사례가 한 번이라도 있는 이사회에서 학연 지연이 있는 사외이사의 비율은 평균 28%였다. 반면 반대표를 전혀 행사하지 않았던 이사회에서는 그 비율이 41%에 달했다. 독립성이 떨어지는 이사회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해석됐다. 보고서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때 CEO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CEO의 이사회 의장 겸직을 금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화령 KDI 연구위원은 “사외이사제도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전자투표를 의무화하고 사외이사들에 대한 자료를 주주총회에서 보고하는 등의 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제도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CEO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제도지만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대기업 사외이사들이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외이사의 임기가 최고경영자(CEO)와의 학연·지연에 따라 달라진다는 지적이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사외이사 관련 제도 개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사외이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2010~2012년 3년간 평균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비금융권 상장 민간기업의 이사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총 9101건의 이사회 안건 중 사외이사가 한 명이라도 반대(조건부 찬성 포함)한 안건은 33건(0.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사외이사 612명 가운데 3년 동안 한 번 이상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는 59명에 그쳤다. 특이한 건 이들 59명 중 CEO와 고교 동문이면서 반대표를 행사한 3명은 모두 이듬해에 자리를 유지했지만,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18명은 CEO와 학연·지연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보고서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에서 CEO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CEO의 이사회 의장 겸직을 금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화령 KDI연구위원은 “사외이사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전자투표를 의무화하고 사외이사들에 대한 자료를 주주총회에서 보고하는 등의 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제도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CEO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제도지만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가계 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 △기업의 투자 부진 △사라지는 ‘계층 사다리’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한국 기업의 이윤 감소를 한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경제의 두 축인 소비와 투자, 사회 활력을 촉진하는 계층 이동,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 등이 망라된 것이다. IMF는 최근 내놓은 ‘2015년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하며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 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력을 확충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 IMF는 한국의 가계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로 베이비부머(1958∼1963년생)의 은퇴를 들었다.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한국에서 베이비부머가 노후 생활을 위해 연금에 기대는 대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자영업 창업에 나선다는 것. 실제로 전체 가구에서 50대 이상 가구의 가계 부채 점유율은 최근 10년 새 10% 이상 늘었다.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2013년 전세자금 대출이 2009년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는 점도 가계 부채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혔다. IMF는 다만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부채가 소비 목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가계의 고정자산으로 이어지고 있어 가까운 장래의 거시경제에 위협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IMF “노동-금융-공공-교육 4大 구조개혁 필수” ▼2010년부터 기업의 투자가 부진해지면서 한국의 경제성장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낮은 수익성과 정체된 현금 유동성, 높은 부채 비율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어 투자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장 둔화는 세수 감소로 이어져 재정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2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매출 성장률이 2010년 대비 지난해 상반기에 17% 줄었으며, 그나마도 기업의 수익이 상위 10대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2013년 기업의 수익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IMF는 특히 조선, 물류, 건설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기자본 대비 부채가 200%를 넘어선 기업이 2013년 기준 전체의 15.5%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일본이 2011년 8월 이후 양적 완화를 단행하면서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의 이윤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교육적 성취와 사회적 지위가 세습되는 경향이 최근 10년간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 있었던 ‘대졸자=중산층’ 신화도 사라지면서 전문직이 아닌 직업군은 중산층으로 편입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IMF는 한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되살리려면 서비스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적극적인 정부 정책으로 사회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금융·공공·교육 개혁 등 최근의 4대 구조 개혁 조치는 한국이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보하는 데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평가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유럽 크루즈 업계 1위인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 크루즈’가 한국 국적 크루즈선사 사업에 지분 합작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국적 크루즈선사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이르면 올해 중 한국 국적 크루즈선사를 출범시키고 내년 상반기(1∼6월)에 시범 운항을 할 계획이다. 2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크루즈 유치 설명회’에 참석한 뒤 “중국 상하이에서 크루즈 유치 활동을 벌인 결과 외국 선사들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스타 크루즈사의 고위 관계자가 “한국에서 원하는 사업자가 있으면 합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4개 기업이 국적 크루즈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 중 일부 기업이 해외 크루즈선사와 합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코스타 크루즈사는 11만 t급 이상 대형 유람선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면서 7만 t급 유람선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며 “코스타 크루즈사 입장에서도 한국 사업자와 손잡으면 철수한 배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국장은 “크루즈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할 때 배가 작으면 힘들고 큰 배를 준비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며 “우리 기업은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외국 선사와 합작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월호 사고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2012년 이탈리아에서 좌초된 콩코르디아호를 운영했던 코스타 크루즈와 합작을 논의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의 대기업 특별세무조사도 잇따르고 있다. 관련 부처들은 “통상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하지만 재계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비리 척결 정책기조와 맞물려 임기 3년 차에 대기업에 대한 ‘군기 잡기’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공정위와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들어 일감 몰아주기 관련 대기업 현장조사를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18일 한진그룹 비상장 계열사 ‘싸이버스카이’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싸이버스카이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비치되는 잡지 광고와 기내 면세품 온라인 판매를 독점하는 회사로 조양호 회장의 자녀 3남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현대로지스틱스와 현대증권 본사에 조사관을 내보냈다. 로지스틱스는 올해 초 롯데그룹에 매각되기 전까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분의 88.8%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 밖의 대기업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가 최근 동시다발적인 조사를 벌이는 것은 한두 기업만 본보기로 엄벌해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올 1월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기자 브리핑에서 “일감 몰아주기 조사는 일제 점검해 일괄 처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한 건 한 건 처리해서 일벌백계하려면 하세월이 된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시동을 건 것은 올해 2월이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그룹) 40곳에서 직전 1년간의 내부거래 금액 및 유형, 거래 명세 등의 자료를 넘겨받아 서면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때의 조사 결과를 기초로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있는 기업에 대해 최근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현 정부 첫해인 2013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고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당시 제재가 1년간 유예돼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규제 대상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총수 일가가 있는 대기업집단이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매출액 대비 12% 이상 혹은 200억 원 이상의 내부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과징금을 물어야 하며 지시를 내린 사람이 확인되면 최고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대기업들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조항들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국세청도 최근 여러 대기업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이달 19일 조사4국 직원들을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로 보냈다. 조사4국은 탈세, 비자금 조성 등 비리 의혹 조사를 주로 진행하는 부서다. 또 21일에는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에 조사팀을 파견해 회계 및 세무 관련 자료를 조사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황태호 기자}
정부가 세월호 선체 인양업체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공고액(입찰예정가격)으로 1100억 원가량을 제시할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 업체와 한국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면 가점을 부여하고, 인양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적·인적 피해는 전적으로 업체가 부담한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선체 인양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사업입찰공고를 22일 내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최종 선정은 7월에 이뤄진다. 해수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부적으로 입찰 공고액을 1100억 원 안팎으로 정했다. 날씨 등 작업 여건에 따라 2000억 원 이상이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비용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인양업체 선정에서 기술을 가격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지만 이미 세월호 선체인양 기술보고서를 공개한 데다 업체 간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인양업체를 선정할 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법은 △기간과 관계없이 인양 비용을 처음부터 책정 △하루 단위로 비용 정산 △일정 기간 단위로 비용 정산 등이다. 뒤의 두 가지 방식은 기간에 따라 비용이 크게 늘 수 있어 정부는 첫 번째 방법을 택해 비용을 아끼겠다는 복안이다. 인양에 실패할 경우 인양에 사용한 실비만 지급한다. 정부는 기술평가 점수(80%)와 가격평가 점수(20%)를 종합해 고득점순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기술평가 점수에서는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한 온전한 선체 인양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기술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68점에 미달하면 자동으로 탈락된다. 인양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전적으로 인양업체가 책임진다. 현재 인양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미국의 타이탄(Titan), 네덜란드의 스미트(SMIT)와 스비처(Svitzer) 등이다. 정부는 해외 업체의 단독 입찰도 허용하되 국부 유출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한국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루는 비중에 따라 가산점을 차등 부여할 계획이다. 일부 해외 업체는 이미 한국 업체와 짝짓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부와 국회가 감세(減稅)에 신중하지 않으면 만성적 세수 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의 재정 상황을 답습할 수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고했다. KDI는 19일 ‘최근 국세 수입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일본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과거 일본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감세 및 비과세·감면 정책 등에 의해 세입 기반이 구조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경기부양 명목으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소득세율을 세 차례 인하하고 법인세율도 한 번 낮췄다. 그 결과 1990년 60조 엔(GDP 대비 14%)이던 국세 수입이 2012년에 45조 엔(GDP 대비 9.6%)으로 줄었다. 경기침체에 세율 인하 영향까지 겹쳐 세수가 감소한 것이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율 인하로 법인세 부담률이 하락했지만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부담률을 높인 덕에 국세 수입 증가세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다. 2008년 대비 지난해 법인세는 3조 원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각각 17조 원, 20조 원 증가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부와 국회가 감세(減稅)에 신중하지 않으면 만성적 세수 부진을 겪고 있는 일본의 재정 상황을 답습할 수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고했다. KDI는 19일 ‘최근 국세수입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일본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과거 일본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감세 및 비과세·감면 정책 등에 의해 세입기반이 구조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경기부양 명목으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소득세율을 세 차례 인하하고 법인세율도 한번 낮췄다. 그 결과 1990년 60조 엔(GDP 대비 14%)이던 국세 수입이 2012년에 45조 엔(GDP 대비 9.6%)으로 줄었다. 경기침체에 세율 인하 영향까지 겹쳐 세수가 감소한 것이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율 인하로 법인세 부담률이 하락했지만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의 부담률을 높인 덕에 국세 수입 증가세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다. 2008년 대비 지난해 법인세는 3조 원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각각 17조 원, 20조 원 증가했다. KDI는 “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부담률 상승으로 법인세 부담률 하락을 상쇄하고 있지만 감세정책을 반복하면 일본과 같은 세수 감소를 겪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연말정산 보완대책에 따른 연봉 7000만 원 초과 직장인의 세금 추가 환급액이 연봉 5500만∼7000만 원 구간 직장인의 2.4배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소득자일수록 자녀가 많아 보완대책에 따른 자녀세액공제 확대로 더 큰 혜택을 봤다는 것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홈페이지(www.koreatax.org)에서 제공하는 연말정산 추가 환급계산기를 이용한 회원 7933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봉 7000만 원 넘는 직장인 중 추가 환급자의 1인당 평균 환급액은 27만6551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연봉 5500만∼7000만 원 구간 직장인의 평균 환급액 11만5542원의 2.4배다. 연봉 5500만 원 이하 직장인의 평균 환급액은 13만7566원이었다. 소득이 높은 직장인의 추가 환급액이 많은 이유는 연말정산 보완입법에서 다자녀가구에 대한 공제 혜택이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입법으로 자녀세액공제가 셋째 자녀부터 1명당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늘었고, 6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 둘째 자녀부터 1명당 15만 원씩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 납세자연맹은 “소득이 높은 직장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자녀도 많아 추가공제 혜택을 더 많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T-mall)에 ‘한국상품 판매 전용관’(한국관)이 마련된 것과 관련해 “(한국관이) 중국 내수시장에 또 하나의 명동거리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강남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티몰 한국관 개통식에서 “명동의 화장품, 의류 매장을 베이징 한복판에 옮겨 놓으면 얼마나 불티나게 팔릴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오늘 현실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에 티몰에 한국관이 열리면서 한국 업체들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웹사이트에서 중국인 고객을 상대로 한국의 농식품, 공산품, 관광상품 등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중간재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완성제품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 부총리는 “전자상거래는 중국 내수시장에 고부가가치 최종 소비재를 수출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원자재 중간재 위주의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에 대한 수출전략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 부총리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한국 청년을 대상으로 전자상거래 분야 전문인력 양성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달 말까지 한국 청년 20명을 선발하고 알리바바는 이들에게 7월부터 3개월간 중국 본사 인턴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T-mall)에 ‘한국상품 판매 전용관’(한국관)이 마련된 것과 관련해 “(한국관이) 중국 내수시장에 또 하나의 명동거리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강남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티몰 한국관 개통식에서 “명동의 화장품, 의류 매장을 베이징 한복판에 옮겨 놓으면 얼마나 불티나게 팔릴까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오늘 현실이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에 티몰에 한국관이 열리면서 한국 업체들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중국인 고객을 상대로 한국의 농식품, 공산품, 관광상품 등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중간재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對) 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완성제품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전자상거래는 중국 내수시장에 고부가가치 최종 소비재를 수출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원자재, 중간재 위주의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에 대한 수출전략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 부총리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한국 청년을 대상으로 전자상거래 분야 전문인력 양성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달 말까지 한국 청년 20명을 선발하고 알리바바는 이들에게 7월부터 3개월간 중국 본사 인턴프로그램을 제공한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연말정산 보완대책에 따른 연봉 7000만 원 초과 직장인의 세금 추가 환급액이 연봉 5500만~7000만 원 구간 직장인의 2.4배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소득자일수록 자녀가 많아 보완대책에 따른 자녀세액공제 확대로 더 큰 혜택을 봤다는 것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홈페이지(www.koreatax.org)에서 제공하는 연말정산 추가 환급계산기를 이용한 회원 7933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봉 7000만 원 넘는 직장인 중 추가 환급자의 1인 당 평균 환급액은 27만6551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연봉 5500만~7000만 원 직장인의 평균 환급액 11만5542만 원의 2.4배다. 연봉 5500만 원 이하 직장인의 평균 환급액은 13만7566원이었다. 소득이 높은 직장인의 추가 환급액이 많은 이유는 연말정산 보완입법에서 다자녀 가구에 대한 공제혜택이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입법으로 자녀세액공제가 셋째 자녀부터 1명 당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늘었고, 6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 둘째 자녀부터 1명당 15만 원씩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납세자연맹은 “소득이 높은 직장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자녀도 많아 추가 공제 혜택을 더 많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바람이 멈췄다. 무동력 요트라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었다. 마침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김승진 선장(53·다큐멘터리 PD)은 돛을 내리고 ‘잠이나 자자’며 피곤한 몸을 뉘었다. 세계 일주를 시작한 지 174일째인 4월 11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과 자바 섬 사이 해역에 들어섰을 때였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적도 부근으로 해적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곳이기도 했다. 깜빡 잠이 들었을까, 알람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3마일(약 4.8km) 이내에 물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레이더 경고였다. 잠에서 깬 김 선장은 황급히 갑판 위로 올라갔다. 눈에 보이는 건 없었다. 하지만 레이더 속 물체는 빠르게 다가왔다. 불안했다. 일반적으로 해적들은 어둠 속에서 몰래 다가와 서치라이트를 켜고 약탈할 배를 확인한다. 이어 갈고리를 던져 배 위에 올라타 장비와 식료품을 약탈하고 선원들을 납치하기도 한다. 김 선장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요트의 모든 불을 껐다. 갑자기 3척의 배에서 서치라이트가 켜졌다. 여러 개의 빛줄기가 바다 위를 샅샅이 훑기 시작했다. 숨을 죽인 김 선장은 돛을 이리저리 돌리며 그들의 눈을 피했다. 1시간쯤 지났을까 다행히 해적선들은 멀어져 갔다.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에서 6번째로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 선장이 16일 오후 3시에 충남 당진시 왜목항에 입항했다. ‘단독,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 세계일주’로 지난해 10월 19일 왜목항에서 출항한 지 210일 만이었다. 항구에 발을 디딘 김 선장은 왈칵 눈물을 쏟았다. ‘떡 진’ 채 귀를 덮은 머리와 까맣게 그을린 피부에서 그간의 고생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마중 나와 있던 가족, 당진시개발위원회,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시민 등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배가 항구에 닿기 전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딸 가은 양(18)은 아버지 품에 달려가 안겼다. “아빠 너무 말랐다….” 김 선장은 길이 13.1m, 높이 17m인 요트 아라파니호로 태평양∼남극해∼대서양∼인도양을 모두 거쳐 약 4만1900km의 항해를 마쳤다. 그가 도전한 여정은 바람에만 의지해 혼자 요트를 조종하되 항구나 육지에 기항하지 않는 항해다.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외부 지원을 받아선 안 되며 항해 기간 내내 지구를 동서 중 한쪽 방향으로만 돌아야 한다. 1969년 영국의 로빈 녹스존스턴이 처음 도전해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호리에 겐이치(일본·1974년), 제시카 왓슨(호주·2010년), 궈촨(중국·2013년), 아브힐라시 토미(인도·2013년) 등 5명만 성공했다. 김 선장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면서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항해를 시작했다. 그래서 이름도 ‘희망 항해’라 붙이고 아라파니호의 우현에 ‘Sailing with Hope(희망 항해)’라는 글귀를 붙였다. 김 선장은 “나의 도전을 보면서 힘든 삶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를 많은 이들에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항해가 시작된 뒤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온 건 출발 후 보름 만이었다. 돛의 넓이를 조절해주는 장치가 부러졌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돛을 조절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어 냉장고가 고장 났고, 가스레인지는 양쪽 지지대가 떨어졌다. 풍력발전기는 기어가 마모돼 돌지 않았다. 그때마다 직접 고장 난 부분을 수리해야 했다. 바다의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는 ‘케이프 혼’을 통과할 때는 5일 내내 초속 18m의 강풍과 높이 7m의 파도와 싸웠다. 칠레 남단과 남극 사이에 있는 이곳에서 배가 45도 가까이 옆으로 기울어지는 전복의 위기를 두 차례나 겪었다. 영국령 사우스조지아 섬을 지날 땐 뿌연 안개 속에서 집채만 한 유빙을 피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김 선장은 “도와준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했다. 900L의 물과 7개월 치 건조식품을 싣고 떠났지만 막바지에는 식량이 모자랄까 봐 만새기 등 바닷물고기를 낚시해 먹었다. 생수가 아까워 샤워는 바닷물로 했다. 김 선장은 조만간 요트레이싱 팀을 꾸려 세계적인 대회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나 스스로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당진=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바람이 멈췄다. 무동력 요트라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었다. 마침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었다. 김승진 선장(53·다큐멘터리 PD)은 돛을 내리고 ‘잠이나 자자’며 피곤한 몸을 뉘었다. 세계일주를 시작한지 174일째인 4월 11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자바섬 사이 해역에 들어섰을 때였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적도 부근으로 해적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곳이기도 했다. 깜빡 잠이 들었을까, 알람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2마일(3.2km) 이내에 물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레이더 경고였다. 잠에서 깬 김 선장은 황급히 갑판 위로 올라갔다. 눈에 보이는 건 없었다. 하지만 레이더 속 물체는 빠르게 다가왔다. 불안했다. 일반적으로 해적들은 어둠 속에서 몰래 다가와 서치라이트를 켜고 약탈할 배를 확인한다. 이어 갈고리를 던져 배위에 올라타 장비와 식료품을 약탈하고 선원들을 납치하기도 한다. 김 선장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요트의 모든 불을 껐다. 갑자기 3척의 배에서 서치라이트가 켜졌다. 여러 개의 빛줄기가 바다 위를 샅샅이 훑기 시작했다. 숨을 죽인 김 선장은 돛을 이리저리 돌리며 그들의 눈을 피했다. 1시간쯤 지났을까 다행히 해적선들은 멀어져 갔다. 그제야 막혔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에서 6번째로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 선장이 16일 오후 3시에 충남 당진시 왜목항에 입항했다. ‘단독, 무기항, 무원조, 무동력 세계일주’로 지난해 10월 19일 왜목항에서 출항한지 210일만이었다. 항구에 발을 디딘 김 선장은 왈칵 눈물을 쏟았다. 떡진 채 귀를 덮은 머리와 까맣게 그을린 피부에서 그 간의 고생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와 있던 가족, 당진시개발위원회,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안희정 도지사, 시민 등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배가 항구에 닿기 전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딸 가은 양(18)은 아버지 품에 달려가 안겼다. “아빠 너무 말랐다….” 김 선장은 길이 13.1m, 높이 17m인 요트 아라파니호로 태평양~남극해~대서양~인도양을 모두 거치며 약 4만1900km의 항해를 마쳤다. 그가 도전한 여정은 바람에만 의지해 혼자 요트를 조종하되 항구나 육지에 기항하지 않는 항해다.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외부 지원을 받아선 안 되며 항해 기간 내내 지구를 동서 중 한쪽 방향으로만 돌아야 한다. 1969년 영국의 로빈 녹스 존스턴이 처음 도전해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호리에 겐이치(일본·1974년), 제시카 왓슨(호주·2010년), 궈촨(중국·2013년), 아브힐라시 토미(인도·2013년) 5명만 성공했다. 김 선장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면서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항해를 시작했다. 그래서 이름도 ‘희망 항해’라 붙이고 아라파니호의 우현에 ‘Sailing with Hope(희망 항해)’라는 글귀를 붙였다. 김 선장은 “나의 도전을 보면서 힘든 삶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를 많은 이들에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항해가 시작된 뒤 첫 번째 위기가 찾아온 건 출발 후 보름 만이었다. 돛의 넓이를 조절해주는 장치가 부러졌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돛을 조절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어 냉장고가 고장 났고, 가스레인지는 양쪽 지지대가 떨어졌다. 풍력발전기는 기어가 마모돼 돌지 않았다. 그때마다 직접 고장난 부분을 수리해야 했다. 바다의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는 ‘케이프 혼’을 통과할 때는 5일 내내 초속 18m의 강풍과 높이 7m의 파도와 싸웠다. 칠레 남단과 남극 사이에 있는 이 곳에서 배가 45도 가까이 옆으로 기울어지는 전복의 위기를 두 차례나 겪었다. 영국령 포틀랜드에 있는 사우스조지아 섬을 지날 땐 뿌연 안개 속에서 집채만 한 유빙을 피하느라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김 선장은 “도와준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했다. 900리터의 물과 7개월치 건조식품을 싣고 떠났지만 막바지에는 식량이 모자랄까봐 만새기 등 바닷물고기를 낚시해 먹었다. 생수가 아까워 샤워는 바닷물로 했다. 김 선장은 조만간 요트레이싱 팀을 꾸려 세계적인 대회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나 스스로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당진=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인이 세계에서 6번째로 요트를 이용해 ‘단독(Solo), 무기항(Nonstop), 무원조(Unassisted), 무동력(Power restriction)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19일 충남 당진시 왜목항에서 출항한 김승진 선장(53·사진)이 210일간의 항해를 마치고 16일 왜목항으로 돌아온다. 김 선장은 길이 13.1m, 높이 17m 크기의 요트 아라파니호로 태평양∼남극해∼대서양∼인도양을 모두 돌았다. 총 여정은 약 4만1900km. 한국에서 미국을 4번 갈 수 있는 거리다. 김 선장은 혼자서 바람에만 의지해 요트를 조종하되 항구나 육지에 기항하지 않는 항해에 도전했다.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외부 지원을 받을 수 없고 항해 기간 내내 경도(經度)를 한쪽 방향으로만 통과하며 적도를 2번 지나야 한다. 13일 오후 서해에 진입한 뒤 현재 평택만 인근에 머무르고 있는 김 선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항해를 시작한 뒤 13일 노을 녘에 처음으로 육지를 봤는데 눈물이 찔끔 나더라”라며 상기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내년부터 정년을 앞둔 근로자의 임금을 줄이는 동시에 청년고용을 늘리는 기업은 ‘장년층-청년’ 한 쌍당 매달 90만 원씩 연간 1080만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또 누리과정(만 3∼5세 보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의무지출 경비로 지정돼 지방교육청은 교육교부금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해야 한다. 정부는 1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경기 활성화 및 재정 건전성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청년층을 신규 채용하면 임금피크제 대상 기존 직원과 새로 입사한 청년 한 쌍당 연간 최고 1080만 원씩 지원한다. 또 지방에 내려보내는 교부세(2014년 지자체 재정의 21.2%)는 복지 분야에 우선 사용토록 하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건전화 노력에 따라 총액을 조절한다. 정부는 1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10대 분야 재정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 “돛대, 삿대 없이 바닷길 가면 안 돼” 이번 개혁 방안은 △청년 일자리 창출 △복지 지출 유지 △지방재정 개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유지하되 마른 수건이라도 쥐어짜기 위해 지방재정에 손을 대겠다는 것이다. 돈 나올 곳은 없는데 쓸 곳은 많은 정부의 고민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입법을 통한 무분별한 (재정) 지출 증가를 막기 위해 재정을 수반하는 입법 시 재정조달 방법도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페이고(pay go) 원칙’ 도입을 촉구했다.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동요 ‘반달’을 인용해 “전략 없이 재정을 운영하는 것은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바닷길을 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와 청년 고용을 동시에 실시하는 기업에 대해 중소·중견기업일 경우 2년간 한 쌍당(장년층 1명, 청년 1명) 연간 최고 1080만 원, 대기업 및 공공기관은 절반인 540만 원을 지원키로 했다. 지금도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근로자에게 지원금을 주고 있지만 지난해 예산 300억 원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40%(120억 원)에 그쳤다. 지방재정도 2005년 양여금 폐지 이후 10년 만에 수술대에 올려놨다. 정부는 자발적으로 세출을 절감하거나 세입을 확대하는 지자체에 지방교부세 인센티브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 또 보통교부세(지방교부세의 96%)를 지자체에 나눠줄 때 노인, 아동, 장애인이 많은 지역에 더 많이 주기로 했다. 증세 없는 복지를 위해 사회복지 지출에 따라 교부세를 차등 배분한다는 것이다. 보통교부세는 용도가 정해지지 않아 지자체가 쌈짓돈처럼 마음대로 써왔다. 지방 정부는 반발하고 있다. 조원갑 충남도 정책기획관은 “재정자립도는 떨어지는데 지자체 통제를 위한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해 ‘신중앙집권화’라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지방정부 의무지출로 못 박기 지방교육재정에도 메스를 댄다. 핵심은 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의 안정성 확보다. 이를 위해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의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할 계획이다. 의무지출경비는 중앙정부가 지방조직에 예산을 보낼 때 강제적으로 편성하도록 한 경비다. 중앙 및 지방정부, 지방교육청은 올해 들어서도 누리과정 예산을 누가 댈 것인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관련 예산이 바닥난 강원과 충북에서는 어린이집 보육 대란이 예고되기도 했다. 누리과정이 의무지출 경비로 지정되면 각 교육청은 예산의 10%가량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책정해야 한다. 더 적게 책정하면 이듬해 예산에서 그만큼 불이익을 본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교육교부금 배분 과정에서 학생이 많은 곳에 더 많은 재원을 내려보내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비리 집합소’로 불리는 방위사업에는 민간 전문가들의 참여를 확대해 재정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용면적 60m² 초과 주택 분양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공기업 업무도 조정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나온 대책을 토대로 재정 건전성 확보의 고삐를 더 바짝 죌 방침이지만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재정 확대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재정건전성 확보가 최우선이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이기진·이재명 기자}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보호 때문에 산업별 일자리 수요가 늘어도 고용 확대로 이어지기보다 해당 산업의 임금 인상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했다. KDI는 11일 ‘노동시장의 인적자원 배분기능 효율성’ 보고서에서 “정규직에 대한 고용보호 강화로 노동시장의 인적자원 배분 기능의 효율성이 점차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 발전이나 수요 증가 등의 ‘생산성 충격’이 발생하면 해당 산업은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이 경우 다른 부문에 있던 인력이 해당 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식의 ‘인적자원 배분’이 이뤄진다. 하지만 한국 제조업 분야에서는 2005년부터 ‘생산성 충격’에 따른 일자리 증가 효과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 수요가 증가하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대신에 해당 산업의 임금만 높아져 왔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정규직 과보호를 꼽았다. 정규직을 고용하는 비용이 높다 보니 기업은 근로자를 더 뽑지 않고 설비 등 자본 투자에 집중한다. 또 그에 따른 수익성 향상의 혜택이 기존 근로자에게 돌아가 정규직 임금이 오르게 된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보호 때문에 산업별 일자리 수요가 늘어도 고용 확대로 이어지기보다 해당 산업의 임금인상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분석했다. KDI는 11일 ‘노동시장의 인적자원 배분기능 효율성’ 보고서에서 “정규직에 대한 고용보호 강화로 노동시장의 인적자원 배분기능의 효율성이 점차 저하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기술 발전이나 수요 증가 등의 ‘생산성 충격’이 발생하면 해당 산업은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이 경우 다른 부문에 있던 인력이 해당 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식의 ‘인적자원 배분’ 이뤄진다. 하지만 한국 제조업 분야에서는 2005년부터 ‘생산성 충격’에 의한 일자리 증가 효과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수요가 증가하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대신 해당 산업의 임금만 높아져왔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정규직 과보호를 꼽았다. 정규직을 고용하는 비용이 높다보니 기업은 근로자를 더 뽑지 않고 설비 등 자본투자에 집중한다. 또 그에 따른 수익성 향상의 혜택이 기존 근로자에게 돌아가 정규직 임금이 오르게 된다. 김대일 KDI 겸임연구위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노동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려면 정규직에 대한 고용보호 수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올해부터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서 1∼4월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0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담배 판매량이 회복되면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의 담뱃세가 6000억 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담배 판매가 매달 일정하다고 가정했을 때 1∼4월 중 걷힌 담뱃세는 2조8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담배 판매량은 담뱃값이 오른 1월 전년 동기의 절반(1억7000만 갑)으로 줄었지만 3월(2억5000만 갑), 4월(3억 갑)에는 지난해의 70% 수준으로 회복됐다. 담배 한 갑당 세금은 판매가가 2500원이었을 때는 1550원이었지만 4500원짜리에는 3318원이 붙는다. 이에 따라 1∼4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분의 2 수준이지만 세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담배 출고량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어 세수 증대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세수가 2조8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이 6조7427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담뱃세는 1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