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형

유근형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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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이 좋은 글을 일군다 믿습니다. 파리 런던 베를린을 넘어 중동까지 한끗 다른 질문들을 던지겠습니다.

noel@donga.com

취재분야

2026-03-05~2026-04-04
국제정세26%
국제일반23%
미국/북미21%
중동15%
유럽/EU10%
정치일반2%
러시아2%
인공지능1%
  • [닥터 지바고]머리카락 하루 100개이상 빠지면 탈모

    탈모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겨울이 두렵다. 기온이 떨어지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탈모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날씨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분비시켜 모발성장에 필요한 단백질 합성을 억제한다. 이 때문에 평소보다 모발 생성이 적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진다. 전문가들은 “일교차가 커지는 늦가을부터 겨울까지는 다른 계절보다 머리카락이 20∼30%는 더 빠질 수 있다”고 말한다. ○ 하루에 머리카락 100개 이상 빠지면 문제 인간의 피부는 오래된 털이 빠지고 새로운 털이 자라는 과정을 매일 반복한다. 그래서 하루 평균 약 50∼7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서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100개가 넘는 경우는 탈모를 의심해봐야 한다. 머리카락 수뿐만 아니라 굵기도 중요하다. 대한모발이식학회 황성주 회장은 “평소보다 모발이 힘없이 주저앉은 느낌이 들거나 머리를 감은 뒤 두피의 빈 부분이 두드러지게 보인다면 탈모 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모는 유형과 원인에 따라 남성형, 여성형, 원형 등으로 나뉜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으로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이마와 머리털의 경계선이 점차적으로 뒤로 이동하면서 이마가 M자 모양으로 넓어지고 정수리 부위에도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다. 여성형 탈모도 안드로겐이 원인이지만, 양상이 다르다. 모발선이 유지되기 때문에 이마는 넓어지지 않지만 머리 속이 점차 비어보이는 경향을 보인다. 원형 탈모는 동그랗게 머리가 빠지는 ‘탈모반’이 1개 이상 발생한다. 스트레스, 자가면역반응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 약물 치료가 우선 탈모 치료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정수리 탈모에는 먹는 약이 효과적이라는 게 중론. 하지만 이 약의 부작용으로 성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약 복용자의 1∼2%가 부작용을 겪었다. 황 회장은 “처음에 부작용이 나타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사라지거나 복용을 중단하면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금방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모발이 정상적으로 자라는 속도는 1개월에 1cm 남짓. 의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약을 복용해도 6개월이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특정 식품을 먹으면 당장이라도 탈모가 치료되는 것처럼 설명하는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머리카락 특징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지성 두피를 가진 사람은 머리에 기름기가 쌓이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머리를 잘 감지 않으면 지루성 두피염이 발생해 탈모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머리에 기름기가 더 쌓이는 린스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건성이나 중성 두피라면 하루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 ‘블랙푸드’ 탈모 건강에 도움 탈모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신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검은색 식품(블랙푸드)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특히 검은콩을 비롯해 검은깨, 검은쌀 등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노화로 인한 탈모를 막아주고, 두피나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준다. 다시마도 아미노산, 요오드, 비타민, 칼슘 등의 성분이 많아 모발을 탄력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솔잎은 비타민 A, C, 칼슘, 철분이 많아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고 모낭에 영양 공급을 활발히 하는 역할을 한다. ‘동의보감’은 솔잎에 대해 ‘머리털을 나게 하고 오장을 편하게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8일 오후 7시 20분에 방영되는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 지바고’는 탈모 예방과 치료에 관한 의문들에 대해 다룬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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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유근형]담배 ‘경고 그림’엔 무관심한 국회

    여야가 담뱃값 2000원 인상에 잠정 합의해 2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인 남성 흡연율(43.7%)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일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다. 정치권이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면서까지 담뱃값 인상을 강행하면서도 정작 국민 생활에 별 부담을 주지 않는 ‘경고 그림 삽입’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담뱃갑에 흡연의 폐해와 관련된 경고 그림을 삽입하는 정책은 가격 인상에 맞먹을 정도로 금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을 평균 4∼8% 낮춘다면 비가격 규제인 경고 그림 삽입은 2∼10%의 감소 효과가 있다. 국민 저항은 적지만 상당한 금연 효과가 있어 ‘손 안 대고 코 푸는 정책’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이 방법은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 법안이 제출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담뱃값 인상 논의 과정에서도 경고 그림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은 계속됐다. 정부는 9월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관련 내용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해당 법안의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 내용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야당은 ‘담뱃값 인상은 서민 증세’라는 반대 프레임을 내세우며 상임위에서의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천신만고 끝에 경고 그림 삽입이 포함된 건강증진법 개정안은 새해 예산 관련 부수법안에 포함돼 본회의 상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달 27일 “경고 그림은 예산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관련 법안에서 내용을 빼야 한다. 상임위에서 재논의해 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를 논의해야 할 복지위는 1일까지 열리지 않았다. ‘경고 그림 삽입’이 포함된 정부안은 우여곡절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 것이다. 하지만 2일 본회의에서 삭제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복지위 김춘진 위원장,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명수,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경고 그림을 추후에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치권이 담뱃세 인상에만 몰두하면서 담뱃값을 올리는 것이 국민 건강 차원이 아닌 우회 증세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세수 확보와 연관 있는 담뱃값 인상에는 적극적이면서 비가격 정책인 경고 그림 삽입은 등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담배업체들의 로비 탓에 정치권이 경고 그림 삽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이번 담뱃값 인상이 세수 확보가 아닌 국민 건강을 위한 일이라는 점을 국회가 명확하게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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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가 자주 긁을땐 아토피 의심을

    ‘아토피’라는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비정상적인, 이상한, 알 수 없는’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병명처럼 아토피 피부염은 발병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증상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이 심할 경우 사회생활이 어렵고, 정신적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우울증이 심화되기도 한다”며 “이제 전 사회적으로 아토피가 난치성 질환이라는 걸 인식하고 맞춤형 치료방법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 받는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2008년부터 5년간 평균 103만 명이 병원을 찾았다. 특히 소아 환자가 많았다. 2012년을 기준으로 9세 이하 환자는 47만4332명으로 환자의 48.5%를 차지했다. 이 중 0∼4세 영유아는 32만1076명. 건강보험에 가입된 0∼4세가 229만5219명임을 감안하면 100명 중 14명꼴로 진료를 받은 셈이다.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과 알레르기, 면역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환자의 70∼80%는 가족력이 있다”며 “아토피 피부염이 부모 중 한 명에게 있으면 자녀의 50%, 부모 모두 있으면 자녀의 79%에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후 2∼3개월경 아토피 피부염 발생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영유아가 자주 긁는 등 아토피의 조짐이 보일 경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먼저 실내습도는 건조하지 않게 40∼50%를 유지해야 한다. 바람이 통할 정도의 헐렁한 의복을 입는 것이 좋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등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피부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목욕은 하루에 한 번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38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15분 내외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할 경우 전문의의 처방을 받고 약을 바르면 도움이 된다. 아토피 피부염 극복에 도움이 되는 물질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예를 들어 비타민D는 피부장벽의 구성물질 중 하나인 카테리시딘을 생산해 아토피 악화를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홍삼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대체제로 효능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 교수는 “최근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된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를 좀 더 확보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월 1일 오후 8시 방영되는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지바고’에선 아토피 피부염의 실제 치료 사례들을 소개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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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방재건수술 2015년부터 건보 적용

    회사원 성지영 씨(29)는 2012년 유방암 1기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올해 다시 암이 발견됐다. 주치의는 “암 재발 가능성을 5% 미만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유방을 완전히 절제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곤 “절제 이후 자신의 복부 근육을 활용한 유방재건술을 받으면 다시 가슴 라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 씨는 결국 유방재건술을 포기했다. 1000만 원이 넘는 수술비가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그 대신 성 씨는 가슴을 완전히 절제할 때보다 암 재발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은 부분절제 수술을 받았다. 성 씨처럼 수술비 부담 때문에 유방재건술을 주저하는 유방암 환자들의 고민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병원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건강보험에 유방재건술이 포함돼 비용이 1000만∼2000만 원에서 400만 원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유방절제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재건은 미용성형이라는 인식 때문에 건보 혜택을 받지 못했다. 유방 재건은 유방암 환자의 삶의 자존감과 만족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유방암 절제 수술을 받은 여성의 62%가 “내가 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문병인 이화여대목동병원 유방암센터장은 “위암 환자가 위를 절제하면 식도와 소장을 연결해 소화기능을 복원해주는 수술을 해주듯 유방의 암을 절제했으면 원래대로 복원을 해주는 것까지를 치료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비용 때문에 10명 중 3명꼴로 재건술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방 절제술을 받은 뒤 재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받은 보형물을 이용한 재건은 가격이 150만∼200만 원 정도로 싸고 기존 유두를 살릴 수 있지만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보형물 파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신의 복부 또는 옆구리 조직을 활용해 새로운 가슴을 만드는 자가조직 유방재건술을 더 권하는 편이다. 하지만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이 수술을 받으려면 한쪽을 받는 데만 1000만∼2000만 원이 든다. 문구현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자가 조직을 이용하면 근육과 혈관을 모두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 경과가 좋은 편이다”며 “다만 향후 새로운 유두와 유륜을 만드는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측면에서 유방재건술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해 온 복지부는 유방암 환자의 ‘자가조직 활용 재건술’의 의료수가를 약 800만 원 선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자기부담금은 약 50%. 이럴 경우 환자가 내는 비용은 약 400만 원으로 준다. 복지부 관계자는 “유방재건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연간 비용이 400억∼550억 원 필요하다”며 “의료수가를 최종 결정하는 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서 가격은 미세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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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싼 담배 세금 더 매기면 저가 수입담배 판칠 것”

    담뱃세 인상의 가장 큰 목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흡연율(43.7%)을 낮추는 것이다. 담뱃세를 올리면서 비싼 담배일수록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를 도입하면 저가 수입담배의 소비를 늘려 금연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평균 2500원 수준인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면서 종가세 성격인 개별소비세(594원)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담뱃세는 가격과 상관없이 1갑마다 동일한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세 방식이다. 종가세가 도입되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담배는 제조원가, 유통비, 판매이익 등이 모두 포함된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지만, 수입 담배의 경우 유통비, 판매이익 등이 제외된 수입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이 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2500원에 팔리는 국산 담배는 출고가(772원)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 소비자가격이 4500원으로 오르지만, 2500원인 필리핀산 수입 담배는 수입원가(180원)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3220원에 판매가 가능해진다. 이복근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 사무총장은 “종가세 방식으로 담뱃세가 인상되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저가 수입 담배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흡연율을 낮추려는 목표도 실현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종가세 논란은 향후 여야의 담뱃값 협상 과정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종가세 도입의 문제들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많아 국회 차원에서 재검토 중이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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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은 선택 아닌 필수… 경제력 대신 ‘가족 가치’ 큰틀서 봐야

    《 회사원 김보길 씨(32)는 2년 전 결혼하면서 아버지에게서 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아버지가 어렵게 모은 쌈짓돈을 받는 것이 죄송했지만 주택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혼 후 2년이 흘렀지만 김 씨는 아직 자녀를 낳지 않고 있다.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던 것만큼 자식을 위해 헌신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현재처럼 월급쟁이로 살면 자산을 늘리기 힘들 텐데, 자식 결혼자금 지원은커녕 대학등록금은 지원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며 “뒷바라지 부담 때문에 아이를 낳더라도 둘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부모에게 받은 만큼 자식에게 돌려주지 못하는것이 두려워 출산을 꺼리는 것은 김 씨만의 생각은 아니다. 20, 30대 청년들은 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왜일까. 》○ 경제 여건에 대한 집착, ‘저출산의 덫’ 현재 20, 30대 청년들은 역사상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라는 게 중론이다. 청년들의 부모는 한국 산업화를 일군 50, 60대 베이비붐 세대다. ‘우리는 고생해도 다음 세대는 잘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자녀를 많이 낳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아이를 주로 낳았던 1980년 신생아 수는 86만 명으로 현재(2013년 43만 명)의 두 배에 이른다. 자녀를 많이 낳은 만큼 헌신적인 지원도 뒤따랐다. 자신은 못 먹고 못 입어도 자식은 잘 먹이고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강했다. 실제로 2012년 결혼한 남성은 부모로부터 평균 4500만 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결혼 비용(7545만 원)의 61.4%에 해당하는 액수다. 여성은 58.5%(3000만 원)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부모 세대와는 상황이 다르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 불황으로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 다음 세대를 위해 투자할 재화가 부족하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자수성가를 할 가능성도 줄었다. 이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살 때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출산까지 기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인구학자 볼프강 루츠는 이런 현상을 ‘저출산의 덫’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젊은층의 미래 기대소득이 현재의 소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저출산이 장기화한다는 것이다.○ “출산은 후대를 위한 책임” 전문가들은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미래의 ‘가족’ 가치에 대한 고찰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인 정책 수립에 앞서 우리 사회의 가족에 대한 관념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용 강남대 교양학부 교수(인구학)도 가족에 대한 젊은층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젊은 세대는 경쟁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부모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사용했지만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의식은 약하다”며 “가족주의의 개인화를 넘어 진정한 가족 가치를 회복하지 못하면 저출산에서 탈출하는 것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출산의 조건을 경제적으로만 따지는 세태도 반성이 필요하다. 고선주 가정을건강하게하는시민의모임 공동대표는 “젊은층은 결혼을 대입, 취업처럼 스펙 쌓기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경제적 조건을 완비하지 않으면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데, 가족을 이루는 건 경제적 가치를 초월한 것”이라며 “우리 모두는 자녀를 낳고 기르면서 이 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만들 의무가 있다. 젊은층이 출산에 대한 책임의식을 좀 더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정에서의 성공도 인정해줘야” 가정보다 일을 중시하는 가족 문화도 저출산의 덫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한국 근로자의 평균 노동 시간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1년 자료에 따르면 주당 40시간 이상 일하는 남성 비율은 81.2%로 OECD 평균(72%)보다 훨씬 높다. 여성 근로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주 40시간 일하는 여성 근로자의 비율은 68.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OECD 평균(48%)의 1.4배에 이른다. 일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아이를 낳고 기를 여유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84.9%는 ‘근로시간 때문에 아이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85.5%는 ‘자녀 학습지도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성용 교수는 “산업화를 겪으면서 우리의 삶은 가족보다 일에 치우쳤는데,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저출산 탈출은 요원하다”며 “사회에서의 성공 못지않게 가정에서의 성공도 인정해주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男 육아휴직 적극 늘리자▼법으로 보장해도 이용률 고작 2%대… 스웨덴 ‘부인11+남편1개월’ 할당 주목 “회사 생활 포기했냐?” 회사원 임모 씨(37)는 올해 초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상사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이전까지 임 씨의 회사에서 남성이 육아휴직을 허가받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임 씨는 1년 전 미국으로 두 자녀와 아내를 이민 보낸 뒤 홀로 한국에 남았다. 임 씨는 “개인적으로 육아휴직이 절실한 상황인데, 상사는 회사 눈치만 보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10개월째 육아휴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남녀가 육아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가족 모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 추세인 상황에서 남성의 육아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직장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임 씨의 사례처럼 남성의 육아 참여에 대한 인식은 낮은 실정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남녀는 1년씩 육아휴직을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전체 육아휴직 사용자 중 남성의 비율은 2012년 2.8%에 그쳤다.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에서는 사실상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노르웨이 스웨덴이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를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이 육아휴직 1년 중 11개월 정도를 사용하고 나머지 1개월은 남성이 휴직을 하는 식이다. 회사는 인력 손실 등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남성의 육아 참여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 남성 할당제가 정착되면 남성과 여성의 육아휴직 총 기간을 자녀 1명당 14개월 이상으로 재조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현재 법적으로 남녀 각각 1년씩 총 2년을 보장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만큼 실현 가능한 총량을 정해놓고 남녀가 탄력적으로 휴직 기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하자는 것.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할당제를 경험한 남성들은 이전에 비해 가정에 대한 적극성이 높아진다. 이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양육 참여는 자녀의 심리적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공공기관부터 선도적으로 할당제를 실시해 민간 기업까지 확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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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퇴근때 걷고… 계단 오르고… 습관 바꾸니 건강이 덤으로

    직장인 손종욱 씨(34)는 지난해 12월 만보기를 구입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손 씨는 거창한 다이어트까지는 못하더라도 일상 속에서 최대한 활동량을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손 씨는 만 보를 채우지 못할 경우 퇴근길에 원래 목적지보다 서너 정거장 전에 내려 집까지 걸어갔다. 작은 생활 습관의 변화였지만,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키 170cm인 손 씨는 만보기를 사기 전까지 체중이 76kg이었다. 체질량지수(BMI·m²/kg)가 26.3으로 경도 비만 상태. 하지만 현재는 71kg까지 빠졌다. 손 씨는 “다른 운동을 거의 못한 것을 감안하면 만보기 효과가 컸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살이 빠지고 나니 소개팅 성사율도 높아지는 등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만성질환 예방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작은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중장년이 됐을 때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얘기.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뇌중풍(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인한 조기사망 가능성은 80%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신의 건강 수치를 알자 가장 손쉬운 만성질환 예방법은 자신의 건강 수치를 규칙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기본적인 건강 수치를 알고 있는 사람일수록, 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국가보건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 수치 인지율’이 높으면 만성질환 예방율도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60대 남성의 혈압 수치 인지율은 1994년 68%에서 2004년 77%까지 늘었는데, 같은 기간 고혈압 확진 환자 중 약을 잘 복용하면서 혈압 수치를 정상으로 끌어내린 비율이 40%에서 62%까지 증가했다. 정율원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 책임연구원(예방의학과 전문의)은 “고혈압 당뇨병은 전 단계에서 위험을 인지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며 “미국의 연구 결과는 아는 만큼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자신의 건강 수치 알기’에 대한 인식이 낮은 실정이다. 지난해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혈압 수치를 알고 있는 비율은 47.2%에 불과하다. 혈당(11.6%), 콜레스테롤(5.5%) 수치 인지율은 더 낮았다. 질병관리본부는 건강 수치 인지율을 높이기 위해 9월부터 ‘자기 혈관 숫자 알기, 레드써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 수치를 일기장 형식으로 기록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만성질환의 전 단계인 고도비만 환자들의 경우 식단 일기를 쓰면 식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단 일기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적으로 먹고 있는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회사 투자가 개인 습관 바꾼다 개인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해 일터가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가정보다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이 개발한 ‘오르GO 나누GO’ 애플리케이션은 회사가 직원의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병원은 약 1500만 원을 투자해 모든 계단 입구에 전자식 단말기를 설치했다. 직원들은 버스를 타고 내릴 때처럼 계단 입구에 들어갈 때와 나갈 때마다 스마트폰을 이 단말기에 찍는다. 직원들은 앱을 통해 자신이 오른 계단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계단 이용 목표량도 설정할 수 있고, 다른 직원과의 비교도 가능하다. 11월에만 573계단을 올라서 23일 현재 전체 직원 중 계단이용 순위 3위에 올라 있는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가정의학과 교수)은 “앱 개발 후 직원들 사이에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생활 속의 작은 변화가 질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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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외국민 ‘공짜 건보혜택’ 없앤다

    이르면 12월부터 해외동포들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3개월 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재외국민들이 건보료는 내지 않으면서 혜택만 누리는 빈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장기체류 재외국민 및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 고시 개정안을 17일 행정 예고했다. 현재는 처음 국내에 들어온 재외국민(외국인 포함)은 입국한 날로부터 3개월 동안 국내에 체류하면서 3개월 치 건보료를 내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자격을 줬다. 하지만 한 번 건강보험 자격을 얻은 뒤 해외에서 생활하다가 다시 입국했을 경우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었다. 사실상 3개월 치 건보료만 내면 제한 없이 지원받을 수 있는 셈. 정부는 재입국한 재외국민도 최초 입국했을 때와 같이 3개월 동안 국내에 체류하면서 3개월 치 건보료를 낼 때만 건강보험 자격을 주기로 했다. 다만, 해외 체류기간만큼 건보료를 한꺼번에 낼 경우 건보 혜택을 곧바로 줄 예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와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재외국민은 2009년 4만2232명에서 2013년 9만4849명으로 2.2배로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4만4556명) 동포가 가장 많고 미국(3만5574명) 캐나다(1만2502명)가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은 백내장 수술(31%)이고 치액 수술(14%), 축농증 수술(10%) 등이 뒤를 이었다. 진료비 총액 기준으로는 스텐트삽입술(3억6000만 원), 백내장 수술(3억1000만 원) 순으로 높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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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산 정책, 보육 → 결혼 전환… 초혼연령 낮춰야 효과

    두 딸을 키우고 있는 하윤수(가명·33) 씨는 20대 후반까지 ‘결혼’과 ‘출산’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얘기라고 여겼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느라 여유가 없었기 때문. 결혼은 박사학위를 따고 돌아와 자리를 잡은 뒤에나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여자친구와 실수로 아이를 갖게 되면서 인생 경로가 180도 달라졌다. 하 씨는 급하게 결혼을 한 뒤 첫째를 낳고 직장을 잡았다. 2년 뒤 둘째까지 낳았다. 하 씨는 “30대 후반에나 아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생은 참 알 수가 없다”며 “아들이 없어서 현재 셋째까지 생각하고 있다. 결혼을 늦게 했으면 이런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저출산 추세가 20년 후까지 이어지면 대한민국은 파국을 맞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이 2005년 최저점인 1.08명을 찍은 뒤 정부가 본격적으로 저출산 대책을 추진해왔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일단 결혼만 하면 한두 명은 낳아 뚜렷한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학자들의 주목을 끄는 통계 하나가 있다. 전체 합계출산율은 2001년 1.30명 아래로 떨어진 뒤 반등을 못하고 있지만, 결혼을 한 여성(유배우자)의 출산율은 1999년 1.55명에서 2011년 1.99명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하 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일단 결혼을 하면 자녀 1, 2명은 낳게 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저출산 대책 목표를 ‘결혼 빨리 시키기’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무상보육, 양육수당 등 아이를 낳은 이후의 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2011년 4조8000억 원이던 영유아 보육·교육비 예산은 지난해 약 10조4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전체 저출산 예산(약 14조4000억 원)의 71.9%가 보육에 치중된 것이다. 하지만 보육 위주의 저출산 정책은 기혼 여성의 취업엔 도움을 줬지만, 신생아 수를 늘리는 데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더구나 미혼자 비율이 2005년 37%(483만9000명)에서 2011년 41%(516만6000명)까지 높아지면서 전체 출산율에 악영향을 줬다. 이에 정부는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보육에서 ‘초혼 연령 낮추기’로 전환키로 가닥을 잡았다. 초혼 연령을 떨어뜨려야 둘째, 셋째까지 낳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12년 국내 초혼 연령은 30.5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영국(30.7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35세 이후에 결혼을 하면 아이를 두 명 이상 낳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저출산은 국가의 미래에 관한 문제다. 초혼 연령을 떨어뜨리기 위해 다소 파격적인 지원책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대 기숙사 5% 기혼자에게 제공 전문가들은 초혼 연령을 낮추기 위해서는 ‘대입-취업-결혼자금’으로 이어지는 절망의 3계단을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신혼부부의 주택 마련 비용을 경감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신혼부부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셋집을 구할 때 국민주택기금에서 대출을 해주지만, 부부 합산 연소득이 5500만 원 이하일 때만 이용할 수 있다. 사실상 중견기업을 다니는 맞벌이 부부는 이용이 어려워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업을 진행하면서도 결혼을 선택할 수 있게 국립대학 기숙사의 5%를 기혼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대안이다. 교육부가 2017년까지 4010억 원을 들여 1만3000여 명을 수용할 국립대 기숙사를 확충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선 취업 후 대입’을 확산시켜야 한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자리를 잡고 결혼을 고려할 수 있는 사람들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마이스터고 등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정부가 지정한 우수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향후 안정적인 대학 진학과 학비 지원을 정부가 보증하자는 것이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한 대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나이가 30세를 넘길 정도로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있는데, 이래서는 초혼 연령을 떨어뜨리기 어렵다”며 “신혼부부에 대한 대책이 빈곤층과 차상위계층 정도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간층도 지원 혜택을 받아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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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란드 “심근경색 사망 줄이자” 산업구조까지 바꿔

    《 자신이 암 판정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암에 걸린 것은 개인의 책임일까. 사회의 책임일까. 대부분은 ‘개인’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만성질환은 국가의 예방전략 실패로 생긴 산물이며 따라서 사회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다. 실제로 WHO는 심혈관질환의 경우 전체 발생건수의 80%는 국가가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이런 문제의식은 보건의료 정책의 패러다임까지 바꿔 놓았다. 국가가 단순히 국민의 병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예방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 WHO는 지난해 6월 헬싱키에서 개최한 제8차 건강증진국제콘퍼런스에서 ‘모든 정책 안에 건강을(Health in All Policies·HiAP)’이라는 내용을 담은 헬싱키 선언을 발표했다. 보건뿐 아니라 환경, 농업, 식품, 도시 설계, 교육, 국방, 기후정책 등 모든 정책을 수립할 때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얘기다.○ 국민건강 위해 산업구조까지 바꿔 ‘모든 정책 안에 건강을’이라는 슬로건을 가장 선도적으로 도입한 나라는 핀란드다. 복지의 천국으로 알려진 핀란드는 1960년대까지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유럽에서 가장 높았다. 북유럽의 흐리고 추운 날씨 탓에 채소 경작이 부진하고, 국민들의 활동량이 적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심혈관 질환 유병률을 낮추기 위해 1970년대부터 노스카렐리아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기업, 비정부기구, 언론 등 모든 주체가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핀란드는 먼저 우유 안의 지방과 버터 섭취를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심장에 좋은 제품(Heart Symbol)’ 인증제도를 만들어 보급했다. 지방이 덜 들어간 우유에는 인증마크를 붙여줬다. 심지어 식당의 메뉴판에도 심장병 예방 식품이 들어가 있으면 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핀란드의 낙농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다. 핀란드 정부는 낙농업 가정에 베리작물(딸기, 크랜베리 등) 재배 농가로 전환할 경우 비용을 지원했다. 국민들에게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공급하면서 농업 후퇴까지 막는 ‘일석이조’의 정책이었다. 핀란드는 노스카렐리아 프로젝트를 끈질기게 추진한 결과 1970년대 초 인구 10만 명당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500명이었지만 2010년에는 이 수치가 10분의 1로 줄었다. 황인경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예방의학)는 “한국은 경제논리가 국민건강보다 우선 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민의 건강을 위해 산업구조까지 바꾼 핀란드의 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도시 설계 단계부터 시민 건강 고려 미국과 노르웨이는 ‘모든 정책 안에 건강을’이라는 패러다임을 신도시 설계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계획을 세울 때 도로의 동선보다는 사람의 움직임을 가장 우선 고려하자는 것. 가령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치먼드 시는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건축·도시공학 전문가뿐 아니라 건강·보건·사회학 전문가를 망라한 17개 분야 전문가를 초빙했다. 이를 통해 시민 건강에 최적화된 도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가령 리모델링하거나 신도시를 세울 때 주거지와 학교의 거리를 얼마로 설정해야 걸어서 등교하는 학생의 비율을 80% 이상으로 늘릴 것인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국내에도 건강도시 개념이 보급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2010년 서울지역 자치구 중 심정지 환자 발생이 248건(13건 생존)으로 가장 높게 나오자 소방서, 일선 응급의료기관, 교육기관, 경찰서 등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시민 교육훈련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환자 수(287건)는 늘었지만 생존건수(35건)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김건엽 경북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국내 건강도시 프로젝트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모든 정책 안에 건강을’이라는 전 세계적인 추세를 받아들여 ‘예방의학’에 대한 인식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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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보편 vs 선별 논쟁 그만 ‘한국형 복지’ 길 찾아라

    《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을 둘러싼 복지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용 부담을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서로 떠넘기는 상황 속에서 복지 수준을 축소해 선별적 복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편에서는 한국의 복지 수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1.7%)의 절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반박한다. 이런 대립은 복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팽팽하다. 하지만 ‘보편 vs 선별’ 복지 논쟁이 오히려 한국의 복지 사회를 향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보가 복지 전문가 30명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 30명 중 28명은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 하는 정치이념 논쟁의 프레임을 깨야 미래 한국 복지를 향한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왜일까. 》○ 보편 vs 선별 논쟁 프레임을 깨자 한국의 복지 시스템은 이미 분야별로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가 혼재돼 있다. 이는 유럽의 복지 선진국도 비슷한 실정이다. 보육, 건강보험 등은 보편적 복지인 반면 기초생활보장제는 선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금융보험학)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이미 보편과 선별이 타협 지점을 찾아 현재의 복지 시스템이 갖춰졌다”면서 “정치권이 이를 무시하고 다시 논쟁을 펴는 것은 국력 낭비다”라고 지적했다. 복지 전문가들은 거대담론 위주의 논쟁이 또 다른 복지 사각지대를 양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한국의 복지 시스템은 보육과 급식에 논쟁이 집중되면서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와 차상위계층, 아동 청소년에 대한 복지가 취약한 상황이다. 윤희숙 한국경제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치권이 복지를 통으로 늘리자 줄이자 논쟁을 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라며 “복지의 우선순위를 다시 고민하고 분야별로 세밀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육 0∼2세와 3∼5세 다른 접근이 필요 비용 갈등이 가장 심한 무상보육의 경우 0∼2세와 3∼5세를 구분해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아동학계에 따르면 0∼2세는 엄마가 가장 필요한 시기다. 맞벌이 부부, 한부모가정 등 일하는 엄마들에게는 전폭적인 보육 지원이 필요하지만, 전업주부들에겐 가정보육을 장려해야 한다. 국내 여성취업률이 약 50%에 불과한데, 모든 계층에 종일보육을 보장하는 것이 과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성은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스웨덴도 0∼1세의 경우 보육시설 이용률이 10% 미만이다”라며 “소득 상위그룹의 전업주부에게까지 보육 지원을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5세 누리과정의 경우 초등학교처럼 전 계층에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지원 시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3∼5세 교육과정을 도입한 유럽 국가들도 4∼5시간만 지원하는데, 한국은 사실상 8시간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은 지자체의 재정 상황에 맞게 대상자 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인회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복지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급식은 그리 급한 것이 아니다. 대상자를 50% 수준으로 줄였다가 장기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상자를 줄이더라도 제대로 된 급식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경기도는 무상급식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이 2010년 4만9138t에서 지난해 7만6164t으로 1.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무상급식 참여 학교가 1.1배 늘어난 것에 비하면 버려지는 음식물이 지나치게 많다는 이야기다.○ 아동청소년, 차상위 지원 확대 절실 복지를 확대할 부분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대표적인 분야가 영유아(0∼5세) 지원에 밀려 복지에서 소외됐던 아동 및 청소년(6∼18세)이다. OECD 국가들은 GDP 대비 평균 아동복지지출을 1990년 1.6%에서 2009년 2.3%까지 늘렸다. 하지만 한국은 0.8%에 불과하다. 이봉주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아동 청소년 복지가 노인 장애인 등에 비해 열악한 편이다”라며 “정치권이 부모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영유아 복지에 비해 아동 청소년 복지에는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복지가 가장 절실한 계층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수 연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한국의 기초생활보장제는 전체 인구의 3%밖에 지원하지 않는데, 선진국(6%)의 절반 수준이다”라며 “복지가 가장 필요한 계층이 어디인지 우선순위를 두고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세 철회해 기업들도 고통 분담을”… “사회 전체가 증세 필요성 공감해야” ▼전문가 “증세 불가피”… 대상엔 이견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증세를 논의하자”고 언급하면서 눈치만 보던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증세 논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복지 전문가들은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는 명제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증세의 대상과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기업 감세만 철회해도 증세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백종만 전북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이명박 정부에서 다양한 기업 감세 조치를 했지만 과연 투자,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늘지 않았느냐”며 “증세를 할 때는 기업도 일반 국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어느 한 계층이 세금 부담을 떠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복지를 하려면 증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사회 전체가 체감해야 장기적으로 복지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금융보험학)는 “지방에 가보면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도로도 너무 잘 포장돼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과잉 투자, 군납 비리 등 세출 구조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라며 “내가 낸 세금이 나에게 돌아온다는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증세는 어렵다”고 말했다.강혜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복지서비스연구실장, 구인회 서울대 교수, 김미숙 보사연 연구위원, 김양균 경희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원식 건국대 교수, 김윤태 고려대 교수, 김종숙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김진수 연세대 교수, 김형용 동국대 교수,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노대명 보사연 연구위원, 박능후 경기대 교수, 백종만 전북대 교수,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석재은 한림대 교수,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윤희숙 KDI 연구위원, 윤홍식 인하대 교수, 이금룡 상명대 교수, 이봉주 서울대 교수, 이성호 중앙대 교수, 이용하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연구실장,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연구실장, 조흥식 서울대 교수, 최병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최성은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최창렬 용인대 교수, 홍성걸 국민대 교수, 황명진 고려대 교수유근형 noel@donga.com·전주영 기자}

    • 201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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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예방투자 늘리면 50대 당뇨환자 최대 36% 줄어

    《 술을 하루에 10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2잔 이하로 줄이면 건강에 얼마만큼 좋은 영향을 끼칠까? 여기에 담배까지 끊는다면…. 정부가 금연 프로그램, 절주 운동, 건강검진 등 건강예방 관련 투자를 늘리면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본보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만성질환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50대 중장년층 20만 명의 빅데이터 100만 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술을 하루 평균 10잔 이상 먹고 흡연을 하는 사람(건강고위험군)들이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50대 건강고위험군의 고혈압 발생률은 29.7%로 2009년(21.6%)의 1.4배로 늘었다. 당뇨병 유병률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50대 건강고위험군의 당뇨병 유병률은 12.6%로 2009년(8.3%)의 1.5배로 증가했다. 건강고위험군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만성질환 유병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건강예방 예산을 늘려 건강고위험군을 관리할 경우 50대 당뇨병 환자는 최대 35.9%, 고혈압 환자는 최대 13.6%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자 수의 감소는 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2012년 고혈압, 당뇨병, 비만환자에게 쓰인 건강보험 지원액은 총 3조9173억 원. 건강예방 투자를 늘리면 이 금액의 21.5%인 8454억 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건강예방 사업 확대의 효과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증됐다”며 “현재 보건의료 예산이 주로 말기 중증질환 환자에게 투입되고 있는데, 예방 투자를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건강예방 투자는 걸음마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이 보건의료 서비스에 투자하는 총 비용(국민의료비) 중 예방에 투자하는 비율(예방의학 예산)은 3%. 하지만 이 수치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국내 예방의학 예산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증진기금의 64.9%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조하기 위해 쓰였다. 건강예방보다는 병을 치료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실제 예방의학 예산은 1.7%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캐나다(5.6%), 핀란드(5.8%), 스웨덴(3.6%), 미국(3.0%)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예방보다 치료에 초점을 맞춘 의료비 패러다임’으로는 건강보험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고령의 만성질환자에게 쓰이는 의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건강보험 지출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에게 쓰인 것은 13.5%. 이 비중은 2017년 24.4%, 2026년에는 62.5%까지 증가한다. 만성질환자에게 쓰이는 비용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건강보험 지출 중 만성질환자에게 투입되는 비율은 38.8%(14조 원)로 2007년(8조 원)의 1.75배로 증가했다. 이 비율은 2020년까지 42.1%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은 2020년 7조2168억 원, 2030년 28조6242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계에서는 이미 예방 투자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인 의학저널 ‘랜싯’에 따르면 매일 1인당 1∼2달러를 건강예방에 투자하면 연간 3200만 명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창현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장은 “의료비 지출의 무게중심을 예방에 두지 않으면 미래 노인과 만성질환자의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할 우려가 높다”며 “국민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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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달 늦춘 시한폭탄… “2015년 봄이 더 걱정”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사이 부모와 어린이집 운영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6일 2, 3개월분의 예산을 긴급 편성하기로 하면서 내년 1월부터 보육료 지원이 끊기는 초유의 사태는 막았지만 내년 3월 이후 언제든지 보육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내년에 만 3∼5세가 되는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만 0∼5세 아이를 둔 부모들은 매월 약 30만 원의 보육료를 지원받고 있다. 특별활동비, 체험실습비 등의 추가 비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무료로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셈. 하지만 보육료 지원이 끊기면 각 가정은 30만 원가량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서울 송파구에서 30개월 아들과 10개월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송모 씨는 “보육료 지원이 끊길 경우 자녀 두 명을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특별활동비까지 매월 80만∼90만 원이 들 텐데 너무 부담스럽다”며 “자녀를 맡길 수 없는 엄마들은 직장을 그만두라는 거냐”라고 말했다. 전업주부들의 경우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것을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 시도교육청 부담인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할 거라면 정부가 주는 양육수당(3∼5세 10만 원)이라도 받겠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28개월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정모 씨는 “남편 월급 약 180만 원으로 빠듯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보육료 지원이 없어지면 아들을 더이상 어린이집에 보내기 어렵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다가 못 가게 되면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자녀를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려는 시도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만 3∼5세 자녀를 어린이집이 아닌 유치원에 보낼 경우 안정적으로 보육료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하는 안모 씨는 “최근 3일 동안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는 문제에 대해 묻는 전화를 수십 통 받았다”며 “하지만 유치원 수요가 한정돼 있어 옮기는 인원은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동요가 커지면서 어린이집 운영자들의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경기 구리시에서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원생이 줄어들 수도 있어 화장실 수리 같은 투자를 보류했다”며 “원생이 10% 이상 감소하면 보육교사를 1명 내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은혜 한국보육실천어린이집연합회장은 “누리과정 보육료가 지원되는지에 부모들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누리과정은 국가가 교육과정을 통폐합하기 위해 국민에게 한 약속인데 끝까지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지방채 발행 등 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로서는 보육료가 끊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최지연 기자}

    • 201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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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휠체어 타던 히딩크 “한국 의술 덕에 골프 18홀도 거뜬”

    올해 1월 한국에서 제대혈 줄기세포로 무릎 관절염 치료를 받았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다. 히딩크 전 감독의 완치가 한국 줄기세포 기술을 세계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치료를 총괄한 송준섭 서울제이에스병원장(브라질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는 “2일 최종 무릎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줄기세포가 잘 자라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무릎 연골도 100% 재생돼 완치 판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무릎 치료에는 줄기세포 무릎연골 재생 치료제 ‘카티스템’을 사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무릎연골 분야 치료제는 이 약이 유일하다. 카티스템은 홍콩에서 시판 중이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 위한 임상시험 1∼2단계가 진행되고 있다. 히딩크 전 감독이 처음부터 한국에서 수술을 받을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히딩크 전 감독은 독일 미국 등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병원들이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다. 이 수술을 하면 테니스 골프 등 좋아하는 운동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제2의 고향 한국이었다. 2013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 축구인 모임에서 송 원장을 만난 히딩크 전 감독은 그 자리에서 한국에서 수술받기로 마음먹었다. 줄기세포 수술을 받으면 재활 치료 결과에 따라 운동도 할 수 있다는 한국 의료진을 믿었다. 1월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진행한 정밀진단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관절염이 심해져 연골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다리를 쩔뚝거렸다. 무릎 뒤쪽 뼈에 골극(종아리 근육을 당기는 튀어나온 뼈)이 자라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1월 7일 무릎 관절 손상 부위에 카티스템 3바이알을 이식받았다. 무릎 쪽 뼈의 골극을 제거했다. 관절내시경으로 무릎 연골 청소와 연골판 절제술도 받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1월 수술, 검사, 입원 치료에 3600만 원을 지출했다. 시중에서 카티스템 1바이알을 이식받는 데는 프로그램에 따라 1500만 원(2주 입원 기준) 내외가 든다. 송 원장은 “연골 표면이 깊게 파이거나 연골이 없어져 뼈가 드러날 정도(국제 기준 3, 4등급)의 환자는 줄기세포를 이식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연골에 약간의 상처를 입은 정도의 환자에겐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 이후에는 한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며 재활 치료를 받았다. 송 원장은 3개월의 재활 운동 계획표와 시범 동영상을 함께 건네줬다. 네덜란드 현지 트레이너와 원격으로 환자 상태를 체크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수술 3개월 후부터 골프 라운드를 시작했다. 6개월이 지난 7월 무릎 연골이 80%까지 회복됐고, 11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1년 전만 해도 다시 운동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이제는 골프 카트를 타지 않고도 18홀을 돌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한국이 나를 다시 살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히딩크 전 감독의 완치 소식은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기대감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손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그동안 한국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허가가 잘 나지 않았는데, 한국 줄기세포 기술이 세계로 뻗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무엇보다 관절염 환자들이 희망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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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진단 PET 검사… 재발 의심증상 없을땐 건보적용 제외 논란

    암 진단에 이용되는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2월 1일부터 신장암, 전립샘암, 방광암, 고환암, 자궁내막암 등의 환자가 PET 검사를 받을 때 건강보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럴 경우 본인부담금이 1회 70만 원에서 4만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간암 갑상샘암 등의 암 환자에게만 건보 혜택을 줬다. 단 복지부는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다른 영상검사만으로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어렵거나 불충분할 때만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암이 재발했다는 의심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PET 검사에는 건강보험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PET 검사는 기존 CT에 비해서 방사선 노출이 높은데, 암이 재발했는지를 확인할 때마다 PET 검사를 받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학계의 의견이 있다”며 “실제로 2006년 이후 PET 장비 수와 검사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병원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과잉 검사를 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간암 간 대장항문 두경부종양 방사선종양 부인종양 외과 폐암 유방암 핵의학 등 10개 학회는 지난달 30일 공동 의견서를 내고 “암 환자의 건강을 해치고 부담을 늘리는 조치다”라고 지적했다. PET가 CT와 MRI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작은 암을 찾아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핵의학회 관계자는 “조건부로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PET 검사를 선택하지 않는 환자가 늘 것이고, 암 재발을 발견하지 못하는 환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복지부가 관련 고시를 재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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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해철 소장에 1cm 구멍… 저절로 터지는 곳 아니다”

    고 신해철 씨가 지난달 22일 심정지 상태로 서울아산병원에 실려 올 당시 소장에 지름 1cm의 구멍(천공)이 나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씨가 17일 서울 S병원에서 대장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서 천공이 생겼거나 17일 직전에 생긴 천공을 의료진이 발견하지 못해 초기 대처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공 발생 시점은 신 씨의 사망이 의료사고인지를 밝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공을 통해 음식물 찌꺼기와 이자액 등 소화액이 흘러나가면서 심장 등 장기에 염증을 유발했고,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심정지까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7일 S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천공이 생겼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위에서 분비된 소화액이 가장 먼저 통과하는 십이지장 부근의 경우 궤양으로 천공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소장은 외부 자극 없이는 잘 터지지 않는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A 씨는 “소장 아래 70∼80cm 지점은 십이지장과는 거리가 있는 장 중간 지점이라 궤양에 의해서는 잘 터지지 않는 곳”이라며 “복강경 수술 과정에서 소장에 상처가 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만약 17일 수술 이전에 천공이 생겼어도 이를 발견하지 못한 의료진의 과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B 교수는 “천공이 생기면 3∼5일 안에 염증이 장기에 퍼져 쇼크에 이를 수 있기에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17일 이전에 천공이 생겼다면 환자가 통증을 호소했을 텐데 상식적으로 천공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료진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수술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S병원의 진료기록지에 따르면 신 씨는 17일 수술 후 고통이 심해 소리를 지르며 “진통제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통증을 낮추려는 약, 주사 처방에 집중했지만 통증의 근본 원인을 찾거나 상급병원 이송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C 교수는 “복강경 수술 후 3∼5일은 입원시켜 지켜보는 것이 기본”이라며 “환자가 퇴원을 강력하게 원했다지만 위중한 상황에서 퇴원을 허용해 음식까지 먹게 했고, 음식물이 결국 염증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S병원이 신 씨의 증상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신 씨의 S병원 진료기록부에는 신 씨의 진단명이 장이 막히는 장폐색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S병원 측은 유가족에게 장폐색의 전 단계인 장협착(장 내부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설명해왔다. 신 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유족은 S병원이 환자 상태의 심각성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송파경찰서는 신 씨가 사망 전 장수술을 받았던 서울 송파구의 S병원을 1일 압수수색했다. 신 씨의 부검은 3일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뤄진다. 유근형 noel@donga.com·정윤철·최지연 기자}

    • 20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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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표 쓴 간호사들 “에볼라 방호복 탈착훈련 한두차례뿐”

    정부가 다음 달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생 국가에 국내 의료진 20명을 파견할 예정인 가운데 파견 의료진은 물론이고 국내 에볼라 관련 의료시설에 대한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에볼라 국내 발병에 대비한 국가 지정 격리병원은 전국에 17곳. 전문가들은 에볼라 의심환자가 치료받게 될 국내 격리병상들의 시설 수준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안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격리병원들은 호흡기 전파 감염병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음압병실을 갖추고 있다. 음압시설은 공기 중 미세입자를 빨아들여 병원균을 없애 의료진의 감염을 막아주는 장치다. 격리병상은 공기가 문 쪽에서 병실 안쪽으로 흐르게 설계됐다. 의료진이 병실에 들어갈 때 병원균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병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필터는 공기를 계속 빨아들이고 신선한 공기는 다시 주입한다. 병실에는 공기 중 미생물을 죽이는 UV라이트도 설치돼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 격리병상은 최신식은 아니지만 호흡기 전파 가능성이 낮은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운영 경험과 교육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표를 낸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들은 방호복 탈착 훈련이 부족하다는 점을 병원 측에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간호사들이 방호복에 묻은 에볼라 환자의 체액을 통해 감염된 사례에서 보듯 감염 예방을 위해 방호복의 탈착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을 알았던 간호사들이 “훈련이 부족해 매번 실수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방호복 탈착 훈련을 지난달 에볼라 태스크포스가 구성된 이후 한두 차례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간호대학 교수는 “주사를 놓고 환자의 용변을 처리하는 등 간호사는 의사보다 감염 확률이 더 높다”며 “에볼라 같은 고위험 감염병에 대비해 방호복을 능숙하게 벗을 수 있으려면 최소 2주 이상 집중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간호사들이 사표를 낸 이유는 그동안 누적된 피로감과 (예정된) 타 부서 파견에 대한 부담감이 더해진 종합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의료원 측은 에볼라 관련 근무를 한 간호인력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포상을 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다른 격리병원에서는 의료진의 별다른 동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리병동 시설을 갖춘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때보다 전파력이 낮고, 병원들도 매뉴얼을 준수하고 보호 장비를 착용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한 의료원은 “의료진들 사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 때문에 불안해하는 기류는 아직 없다”며 “얼마 전 자체적으로 에볼라 대비 모의훈련도 하는 등 철저히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전염병 발병 때마다 책임을 떠맡는 공공의료원에 대한 처우와 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간호사들에게 의료인으로서의 윤리를 강조하기에 앞서 공공의료원의 일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끔 낡은 시설을 보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했다.김수연 sykim@donga.com·유근형·최지연 기자}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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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김성주 韓赤총재 동행명령장 발부

    대한적십자사의 23일 국정감사가 김성주 총재(사진)의 불출석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며 끝내 열리지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김 총재가 국감 시작 시간인 오후 3시까지 나타나지 않자 설전을 벌이다 국감을 열지 않기로 했다. 김 총재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적십자사연맹 아태지역 회의 참석차 출국해 이날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보건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김 총재가 중국 출장이 있다고 해서 출국 전이나 귀국 후 국감을 받으라고 했는데도 답이 없었다”며 “적십자사가 할 일 다 할 테니 국회가 거기에 일정을 맞추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계속되자 복지위 위원장인 김춘진 의원은 “국감을 진행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도 여야 간사와 위원 간 협의로 결정하겠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보건복지위는 이날 김 총재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했고 새정치연합은 동행명령도 따르지 않으면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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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볼라 공포에… 국립의료원 간호사 4명 사표

    국가 지정 격리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사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옥수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에볼라 공포로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할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받게 될 것으로 예상해 사표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에볼라 환자를 격리 입원시킬 수 있는 18개 응압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감염내과 간호사들은 일주일 전쯤 사표를 제출했다. 8일 시에라리온 국적의 17개월 남자아이가 고열 증세로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돼 에볼라 출혈열 감염 검사를 받으면서 담당 간호사들의 공포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이는 에볼라 감염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더욱이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미국 간호사들이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간호사들의 우려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복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은 “처음에는 두려워했던 것이 사실이고, 미국에서 간호사들도 걸렸다니까 공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100% 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이유가 작용하기는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국에 대한 의료진 파견을 앞두고 안전대책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보호장구 등급을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2일 기존 ‘레벨 D플러스’ 등급 보호장비 대신 ‘레벨 C’ 등급 전신 보호복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국에 파견되는 의료진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수준의 보호복은 국가 지정 격리병상에도 배포될 예정이다. 레벨 C는 D에 비해 방수성이 더 뛰어난 전신 보호복이다. 레벨 D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 공기에 의한 감염을 차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지만, 레벨 C는 방독면을 장착해 호흡기 감염을 막는 데도 탁월하다. 의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아프리카 의료진 파견과 관련해 “무엇보다 의료진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활동을 마친 의료진의 송환에 대한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1월 파견 예정인 의료진이 귀국할 때 제3국에서 잠복기(21일) 동안 머문 뒤 한국 땅을 밟게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어느 나라에서 선뜻 감염 의심자를 받아들이겠냐”며 “과거 사스(SARS) 사례를 살펴봐도 의료진을 통한 2차 감염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의료진 송환 대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수연 sykim@donga.com·유근형 기자}

    •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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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유근형]에볼라 파견, 돌다리 두들기듯 안전대책을

    정부가 다음 달 초부터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지역인 서아프리카로 보건인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에볼라 위협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주축 국가로서 적절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서두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6일 박근혜 대통령 발표 뒤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의료진 안전 대책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미국처럼 현지 의료진 감염뿐 아니라 국내로 에볼라가 유입되는 실패를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처럼 체액을 통해서만 감염되므로 확산 우려가 적다고 여겼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호흡기 전파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가설이 나오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계 각국의 의료진은 방호복, 고글, 입자가 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미만인 병원균까지 걸러주는 보호마스크 ‘N95’를 착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파견되는 의료진들의 방호장비는 호흡기 전파 가능성이 없다는 전제하에 착용하는 ‘D플러스’ 등급의 장비다. 전신 보호복, 보호두건, 장갑, 고글(D등급)에 방수용 앞치마와 안면 보호구가 추가로 지급된다. 하지만 얼굴이 공기와 완전히 차단되는 수준(C등급)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에볼라 환자를 직접 보는 의료진의 경우 호흡기 전파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필터가 장착된 보호구를 지급해 온몸이 외부와 차단되는 수준(C등급)은 돼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국민 건강을 생각하면 예산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C등급의 보호장비는 약 30만 원. D플러스(약 5만 원)의 6배 수준이다. 의료진 20명이 방호장비를 하루 하나씩 6주 동안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약 2억 원의 예산이 더 들어간다. 의료진 파견은 군대 파병과는 다른 차원의 위험부담이 뒤따른다. 파견 의료진이 감염되면 당사자의 불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내로 이송됐을 경우 국내 의료진 등의 감염 가능성도 생기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의료시스템을 자랑하는 미국이 그랬다. 미국 내 두 번째 사망자는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였다. 미국의 사례를 잊지 말고, 의료진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유근형·정책사회부 noel@donga.com}

    • 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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