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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미 씨(31·여)는 아이를 키우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막막함을 느꼈다. 양육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데 도움을 요청할 부모님은 멀리 계셨기 때문이다. 정 씨는 ‘세살마을’의 도움을 통해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세살마을은 2011년 삼성생명과 여성가족부, 가천대 세살마을연구원이 함께 시작한 사회공헌 사업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생 전부터 세 살까지 아이의 체계적인 양육을 돕는다는 취지다. 양육 전문가가 방문해 ‘양육 코칭’을 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생명이 세살마을 지원에 나선 건 생로병사의 첫 단계인 영유아 시기를 지원함으로써 인생의 동반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세살마을 사업과 함께 공동육아나눔터, 세로토닌 드럼클럽 등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발달 과정에 따른 3단계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자녀가 있는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도 만나게 해줄 수 있는 곳이다. 장난감이나 책을 빌리거나 육아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삼성생명이 여성가족부와 2012년 9월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사업으로 현재 27곳을 운영하고 있다. 양육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하거나 영유아 놀이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부모를 위한 금융 교육이나 재테크 강의도 진행한다. 사업에 쓰이는 재원은 2002년부터 삼성생명 컨설턴트들이 보험 한 계약을 맺을 때마다 500원씩 적립해 조성한 ‘FC 하트펀드’를 통해 마련한다.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북을 두드리는 타악 연주로 청소년들의 정서를 함양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중학교 30곳이 추가돼 전국 220곳의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세로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로 스트레스, 우울증 등을 줄여주는 호르몬이다. 2012년부터 매년 세로토닌 드럼클럽 페스티벌을 열어 전국 단위의 청소년 문화예술 축제가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교통사고로 자동차를 견인해야 할 때 보험사의 사고출동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반적으로 10km까지 무료로 견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보험을 제대로 활용하는 ‘금융꿀팁’을 26일 발표했다. 사고가 났을 때 현장 근처 일반 견인차를 이용하면 ‘바가지요금’을 낼 수 있다. 보험사의 사고출동서비스를 이용하면 보통 10km까지 무료고 이후부터는 km당 2000원 정도만 더 내면 된다. 상황이 급해 근처의 일반 견인차를 이용해야 한다면 이용하기 전에 미리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사고를 낸 가해자가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미룰 땐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가 가입한 보험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사고 조사가 길어질 땐 가지급금 제도를 통해 치료비를 먼저 청구할 수도 있다. 가해자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뺑소니’로 도주해도 정부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제도를 통해 신체 손해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다. 피해자가 사망했을 때 최고 1억5000만 원, 부상했을 땐 최고 3000만 원까지 가능하다. 피해자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담보에 따로 가입했다면 가입금액 내에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제도의 보상 한도를 초과하는 손해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최근 친구와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피자집을 찾았다가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그냥 돌아섰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뒤 손님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런 경험에 한동안 TV에 소개된 맛집은 찾질 않았다. 편하게 음식을 맛볼 수 없을 것 같아서다. TV에는 맛집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생활정보 프로그램의 한 꼭지에 불과했던 ‘맛집 소개’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최근엔 해외 맛집을 둘러보는 여행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맛집 프로그램이 워낙 많아서 방송에 한 번도 출연하지 않은 가게는 명함 내밀기도 어렵게 됐다. 방송에 서너 번은 등장해야 ‘진정한 맛집’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좋아하는 가게가 TV에 나오면 반가움보다 아쉬움이 더 앞선다. ‘이제 저 집도 한동안 못 가겠구나’ 하는 생각에서다. TV에 소개된 맛집은 언제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정답은 방송이 나온 뒤 한 달쯤 지났을 때다. 기자처럼 ‘적당한 때’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신한카드의 ‘신한트렌드연구소’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나온 가게들의 카드 이용금액 추이를 분석했다. 방송이 나가기 전 한 달의 평균치와 방송이 나간 뒤 주간 단위로 이용금액을 비교했다. 그 결과 카드 이용금액이 방송에 나온 뒤 2, 3주까지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가 한 달이 지날 무렵 평소 수준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확인됐다. 사람들이 방송을 보고 맛집을 찾아오는 속도는 파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약간 달랐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점은 방송이 나간 지 3주가 지났을 때 이용금액이 가장 많이(26.3%) 늘었다. 디저트를 파는 가게는 이보다 빨랐다. 방송 후 2주가 됐을 때 이용금액이 평소보다 39.8% 늘었다. 식당과 디저트 가게의 이용금액은 모두 방송이 나간 지 4, 5주 정도 지나면서 평소대로 돌아왔다. 이후 다시 서서히 증가했는데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맛집에 열광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정서적 허기(Emotional hunger)’를 달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있다. 정서적 허기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로저 굴드가 만든 개념이다. 실제로 느끼는 배고픔과 달리 우울하거나 화가 나는 등 정신적으로 힘들 때 음식을 탐한다는 것이다. 이를 ‘맛집 열풍’에 적용하면 삶이 팍팍하고 힘든 현대인들이 맛있는 음식에서 기쁨과 위안을 얻는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불황 속에 그나마 값싸게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라는 관점도 있다. 지난해 방영한 TV드라마 ‘또! 오해영’의 극 중 인물의 대사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일반 사람들이 먹는 것 말고 즐거운 게 뭐 있어. 전용기 타고 해외여행을 갈 거야, 마음껏 쇼핑을 할 거야. 먹는 것보다 더 싸게 먹히면서 만족도 높은 게 어딨어.” 맞는 말이다. 1만 원이 넘는 값비싼 디저트를 먹으면 적은 돈으로 사치하는 기분을 누릴 수 있다. 기자도 맛집을 좋아한다. 하지만 정서적 허기를 달래거나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어서는 아니다. 가끔 TV에 나오는 맛집 정보를 적어 두는 건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을 누리고 싶어서다. 박찬일 셰프는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맛집은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데 아주 훌륭한 소재다. 올봄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추억을 더 만들어야겠다. 이번엔 TV에 나온 맛집 대신 혼자만 알고 있는 숨은 맛집에 갈 생각이다.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데 한 달이나 기다리고 싶지는 않으니까. 주애진 경제부 기자 jaj@donga.com}

이달 8일 신한은행이 내놓은 ‘2017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은 매달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의 보험료로 각각 평균 21만 원, 17만 원을 낸다. 20대는 매달 보장성과 저축성 보험료로 각각 7만 원, 6만 원씩 내지만 50대 이상은 각각 28만 원, 23만 원을 부담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지는 데다 나이가 들어 보험에 뒤늦게 가입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보험 전문가들은 “보험도 가입하기 좋은 때가 따로 있다”고 말한다. 연령에 따른 보험 가입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보험 가입은 ‘선(先)보장성, 후(後)저축성’ 원칙을 따르는 게 좋다. 보장성 보험에 충분히 가입하고 여유가 있을 때 저축성 보험을 늘리라는 것이다. 20, 30대 새내기 직장인은 실손의료보험, 종신보험, 연금저축보험 등 ‘3종 세트’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다음 달부터 병원을 자주 찾지 않는 건강한 사람에겐 보험료를 깎아주는 저렴한 실속형 실손보험도 나온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 종신보험의 필요성이 커진다. 가장이 사망했을 때 유족들의 생활을 보장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부부 중 소득이 더 많은 사람이 가입해야 한다. 보장금액은 연봉의 5배 정도가 적당하다. 연금저축보험도 꼭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다. 연간 400만 원 한도 내에서 납입한 금액에 대해 세액공제가 되기 때문이다. 총급여가 5500만 원 이하인 사람은 연말정산 때 16.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최소 5년 이상 보험료를 내고 은퇴 후 연금을 받는 상품이기 때문에 중간에 해지하면 손해가 크다. 40, 50대는 중대 질병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시기다. 질병보험에 가입했다면 암, 뇌출혈, 급성 심근경색 등 중대 질병에 대한 보장이 충분한지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최근에는 일상생활장해나 중증치매 등 장기 간병 상태를 보장해주는 보험도 많다. 김희곤 교보생명 강남노블리에센터 웰스매니저는 “질병보험은 한 번 병력이 생기거나 나이가 들수록 가입하기 어렵고 보험료가 비싸진다. 40대에 미리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보험은 만기를 되도록 길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종신보험이 없는 중년 가장이라면 적은 부담으로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정기보험도 괜찮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과 비슷하지만 보장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 박준오 삼성생명 강남FP센터장은 “보장기간을 30년 정도로 설정해 보험료를 줄이면서 가장의 소득 상실에 대비할 수 있다. 만기환급금이 없는 순수 정기보험으로 가입하면 보험료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60세 이상은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리 노후 대비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현재 목돈이 있다면 즉시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이 상품은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고 매달 정기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한 뒤 바로 연금을 받을 수 있고 공시이율로 운영된다. 질병보험에 충분히 가입하지 못했다면 보험료가 조금 비싸도 간편심사 등 유병자 보험에 가입하길 추천한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보험 재테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jaj@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회사원 차승연 씨(29·여)는 최근 ‘행복수명 자가진단’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행복수명을 진단해봤다. 행복수명은 행복한 삶을 지속할 수 있는 나이를 뜻한다. 이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간단한 설문으로 행복수명을 측정해볼 수 있도록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만든 것이다. 영역별 문항에 응답하면 이를 토대로 진단 결과가 나온다. 차 씨는 “행복수명이 생각보다 낮은 76세로 나와 놀랐다. 특히 건강 부분이 안 좋게 나와 올해 운동을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자발적인 노후준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5년부터 ‘100세 시대, 행복수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와 공동 개발한 행복수명지표도 발표했다. 행복한 노후에 필요한 건강, 경제, 대인관계, 사회참여 및 여가활동 등 4가지 영역에 대한 행복수명을 측정하는 지표다. 위원회가 이 지표를 통해 지난해 20대 이상 경제활동인구 1552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행복수명은 74.9세였다. 이들의 평균 기대수명(83.1세)과 8년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노후준비가 부실해 살아 있는 마지막 8년가량은 행복한 삶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평균 3.2세, 자녀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평균 4.4세 더 행복수명이 길었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노후준비에 수명 개념을 적용해 기대수명과 비교해볼 수 있어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노후준비는 스스로 얼마나 노후준비가 돼 있는지를 진단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행복수명 자가진단 서비스로 자신의 노후준비 수준을 진단해보고 필요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면 행복수명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다음 달 1일 선보일 실손의료보험 신상품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기본형과 특약으로 분리된 신상품은 기존 실손보험보다 최대 25%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다. 하지만 파격적인 상품 구조 개선에 비해 문제의 또 다른 축인 비급여 의료제도의 개선이 미흡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 ‘착한 실손’ 기대와 우려 엇갈려 새 실손보험은 ‘착한 실손’으로 불린다. 그간 실손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꼽혀온 과잉 진료 항목들을 3가지 특약으로 분리해 보험료를 낮췄기 때문이다. 특약 없이 기본형만 가입하면 기존 실손보험보다 25%가량 보험료가 저렴해질 거라고 금융당국은 예상했다. 특약은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치료, 증식치료 △마늘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 3가지로 나뉜다. 특약 항목의 보험료가 치솟는 걸 막기 위해 특약 항목의 자기부담비율을 20%에서 30%로 높이고 연간 보장 금액과 횟수도 제한했다. 직전 2년간 비급여 의료비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10% 깎아주기도 한다. 문제는 실손보험의 상품 구조는 대폭 뜯어고친 반면 비급여 의료제도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실손보험 문제는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상품 구조와 비급여 의료제도를 함께 개선해야 해결할 수 있다. 의료기관마다 제각각인 비급여 의료 항목의 금액과 기준을 관리할 수 없으면 상품 구조 개선만으로 실손보험료 상승을 막을 수 없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에서 비급여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8.6%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실손보험 개편안을 발표하며 비급여 의료 항목에 대해 올해까지 200개를 순차적으로 표준화하고 진료 기준, 금액 등의 정보를 공개한다. 공개 대상 의료기관도 병원급 이상으로 확대된다. 올 하반기(7∼12월)까지 비급여 의료 항목에 대한 진료비 세부내역서에 대한 표준 양식도 마련한다. 하지만 대상 항목이 적고 언제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 시기도 없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제외된 것도 실효성을 떨어뜨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12년에도 정부가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대책을 발표하며 비급여 의료 표준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런 식이면 3, 4년 내 다시 상품 구조만 뜯어고치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 비급여 개선 시급하다 현재 비급여 의료는 이름이나 코드를 의료기관이 필요할 때 만들어 쓸 수 있어 표준화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5년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비급여 의료 항목 코드 1만6680개 중 표준화된 비율은 9.7%(1611개)에 그친다. 이로 인해 의료기관별로 진료비나 치료 횟수 등이 크게 차이난다. 지난해 6월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수치료를 받는 데 드는 비용이 병원별로 4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3배가량 차이가 났다. 보험업계에서는 비급여 의료에 대한 표준화가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제2의 도수치료, 마늘주사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 보험사 직원은 “새로운 항목의 과잉 진료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특약을 다시 만드는 식의 땜질처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비급여 의료 정보 표준화와 정보 공개를 최대한 앞당기고 대상 의료기관도 의원급을 포함해 더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급여 의료 항목의 표준화된 코드부터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병원마다 다른 정보로는 의미 있는 통계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이 민간 보험이긴 하지만 32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만큼 비급여 의료의 가격을 표준화하는 것까진 어려워도 과도한 진료 비용을 제재할 수단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해킹돼 이용자의 금융정보가 유출됐다. 이를 통해 현금 부정 인출도 이뤄졌다. 국내에서 ATM 해킹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경찰청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밴(VAN·카드사와 가맹점 사이 결제 대행) 업체 청호이지캐쉬가 전국에 설치한 ATM 2290대 중 63대가 2월부터 약 한 달간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이를 통해 금융사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직불카드 정보 2500여 개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감염된 ATM 63대는 모두 동일 기종으로 보안에 취약한 구형이다. 해당 ATM을 통한 카드 사용 규모는 최소 수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 조직은 이용자가 카드를 넣었을 때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 주요 정보를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유출된 카드정보로 만든 복제카드를 통해 대만 등 해외 ATM에서 총 300만 원이 부정 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도 부정 사용 사례가 1건 적발됐다. 일부 복제카드는 암시장 등에서 거래됐다. 다른 사건으로 경찰에 검거된 복제카드 조직이 이번에 해킹된 ATM에서 복제한 카드정보도 갖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출 규모로 볼 때 피해 신고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를 당한 ATM을 분석하고 악성코드 감염 경로를 추적해 국내에 있는 ‘CNC(Command and control·해커들이 사용하는 서버)’ 여러 대를 발견했다. 국내 금융사를 해킹한 전력이 있는 북한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코드 치료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CNC를 차단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며 “악성코드 해킹부터 복제카드 제작·유통까지 전방위적 수사로 해킹 조직을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ATM에 악성코드를 심어 카드정보를 유출한 첫 사례다. 지금까지 ATM을 표적으로 한 정보 탈취 시도는 주로 소형카메라와 카드복제기를 설치하는 물리적인 방법이었다. ATM 해킹은 기기를 이용하는 금융사 모두 피해를 당할 위험이 있어 특정 금융사를 노린 해킹보다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35개 금융사가 정보유출 위험에 처했다. 경찰은 17일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관계기관을 긴급 소집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후속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금감원은 피해 가능성이 있는 금융사와 공동으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가동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에서 카드가 복제될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인증 강화 조치를 보완하기로 했다. 또 금융보안원과 금융사 등과 공동으로 ATM 운영 밴 업체에 대한 특별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자금융거래법 등에 따라 신용카드의 위·변조로 발생하는 손해액은 고객의 과실이 없을 때 금융사가 전액 책임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주애진·임현석 기자}

직장인 이모 씨(36·여)는 해외여행을 가도 일부러 유명 맥줏집을 찾아다니는 ‘맥주 덕후(마니아)’다. 국내에선 서울 이태원 내 맥줏집이 몰려 있는 ‘맥주골목’을 자주 찾는다. 2013년 찾아낸 한 수제 맥줏집 ‘더부스’의 단골이 됐다. 그러다 지난해 더부스가 개인 간 거래(P2P) 대출회사인 에잇퍼센트를 통해 투자를 받는다는 소식에 모아둔 1500만 원을 지체 없이 넣었다. 이 투자의 수익률은 연 8.1%나 된다. 그는 “사장부터 맥주 맛까지 다 아는 곳이어서 적극적으로 투자했는데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이곳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자주 가게 된다”고 말했다. ‘맥줏집부터 콘서트까지.’ 핀테크(Fintech·금융기술)를 활용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금리가 낮아 은행 예금이나 적금은 저금통에 넣어둔 돈처럼 붇지 않는다고 툴툴거리고 주식 채권 펀드는 경기가 불확실해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특히 핀테크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새로운 투자처 찾는 ‘투자 덕후들’ 요즘 잘나가는 핀테크 투자처는 대학 인기 강좌의 수강신청만큼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6일 더부스는 P2P 대출 회사를 끼지 않고 자체적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사업 계획을 밝히고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에 도전했다. 목표 수익률은 4년 만기의 연 6.25%. 5일간 진행 예정이었던 펀딩은 24분 만에 183명이 몰리며 목표 금액 10억 원을 채우고 마감됐다. 이 씨와 같은 ‘핀테크 투자’ 덕후들 덕분에 조기 마감된 것이다. 양성후 더부스 대표는 “주주파티라고 주주총회 같은 걸 하면서 전략이나 방향도 투자자들과 공유한다. 앞으로 기관을 통한 대규모 투자 모집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맥주 업체뿐만이 아니다. 핀테크 투자 덕후들은 콘서트, 클럽 등 제도권 금융에서 제공하지 않는 다양한 대체 투자처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최근 P2P 대출 업체 피플펀드를 통해 공연 제작비를 마련하고 있다. 힙합 콘서트 티켓 판매의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4개월 만기에 연 수익률은 17%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클럽 ‘옥타곤’도 최근 카드 매출을 담보로 10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5개월 만기에 연 수익률 12%를 약속했다. 디지털 가상화폐를 사 모으는 이들도 최근 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카레 전문점 ‘거북이의 주방’의 김용구 사장(29)은 2015년부터 디지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으로도 밥값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고 현금화를 하지 않고 ‘저축’하고 있다. 1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초 사상 처음으로 금 가격(1온스 기준)을 추월했다. 김 사장은 “비트코인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해 투자 개념으로 넣어뒀는데 지금은 많이 올라 꽤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고(高)수익’ ‘팬심’ 때문에… 핀테크 투자는 은행 예금과 달리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 연 10% 내외의 고(高)수익을 제시하지만 손실 위험도 그만큼 크다. 이 때문에 투자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젊은층이 핀테크 투자에 적극적인 편이다. 최근 가요 콘서트에 투자한 주부 조민희 씨(34·여)는 “수익률이 높으니까 투자를 한 거다. 출연진 등을 꼼꼼하게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익보다 투자 대상에 대한 애정에 이끌린 ‘팬심 투자’가 많다는 것은 일반 금융투자와 다른 점이다. 더부스에 투자한 이 씨는 “좋아하는 맥줏집이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금융권에 부는 핀테크의 특징이다. P2P 대출이 활성화되면서 투자자와 대출자 간의 간극이 크게 좁혀졌기 때문이다. 빌려주는 사람은 투자자가 되고 빌리는 사람은 대출자가 된다. 개인, 소상공인,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등 돈을 빌리려는 주체가 다양한 만큼 투자처도 다양하다. 다만, 시장이 커지면서 ‘부실 투자처’가 늘어날 수 있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금 손실이 있는 만큼 중개하는 P2P 업체와 투자 대상에 대한 정보를 세세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모 mo@donga.com·주애진 기자}

IBK기업은행이 영화배우 이정재 씨(사진)를 새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2012년부터 모델을 맡았던 방송인 송해 씨의 계약 기간은 이달 말 끝난다. 기업은행은 새 모델을 통해 변화하고 혁신하는 은행의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초부터 이 씨를 모델로 한 광고가 방영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춰 스마트하고 앞서가는 은행 이미지에 맞는 모델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5년간 모델로 활동한 노고를 기리기 위한 헌정 영상을 만들어 송 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송 씨를 통해 기업은행이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친근한 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결론이 참 지저분하게 났죠. 보험사들은 보험금을 다 주고도 비판을 받고, 금융감독원도 승복을 받아냈지만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으니까요.”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줄 수 없다고 버티던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이달 초 보험금 전액을 주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금감원은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다시 열어 당초 두 회사에 예고했던 징계의 수위를 낮췄다. 보험금을 다 주기로 한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3년 넘게 끌어온 자살보험금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 금융의 후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발단은 국내 보험업계의 무분별한 베끼기 관행이었다. 2001년 한 보험사가 실수로 자살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주는 약관을 만들었는데, 다른 생보사들이 이를 베껴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후 보험사들은 ‘약관에 오류가 있었다’며 자살에 재해보험금이 아닌 일반사망보험금만 지급했다. ING생명 검사를 계기로 2014년 금감원이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나섰지만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생보사 빅3’를 포함한 생보사들은 소송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버텼다. 약관을 이행하지 않는 보험사들의 행태에 가뜩이나 낮은 보험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초기에 문제를 잡아내지 못한 금감원은 원칙에서 어긋난 대처로 사태를 키웠다. 대법원이 지난해 9월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놓자 금감원은 중징계 카드로 보험사들을 압박하며 승복을 받아냈다. 감독당국은 소비자 권익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법치주의라는 원칙 대신 힘으로 문제를 해결한 나쁜 선례를 남겼다.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을 권유할 때 온갖 약속을 다 하면서 막상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리면 이런저런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꺼리는 일이 많다. 약관조차 믿을 수 없게 되면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 커진다. 이런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보험업계와 감독당국 모두 수준을 한 계단 끌어올려야 한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 궤도에 올라타면서 5%대에 육박하고 있는 국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금리의 공습’이 본격화하면 빚을 늘려온 서민층과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같은 대외 변수와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제2금융권 금리도 일제히 치솟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현지 시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최소 2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2019년까지 매년 3차례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대로라면 제로금리를 탈출한 지 1년 3개월 만에 1%대에 진입한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2%대를 거쳐 2019년 3%까지 오르게 된다. 미국의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좋으면 금리 인상 속도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의 대출 금리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1.25%로 9개월째 제자리지만 국내 금융권의 대출 금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반영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고정금리·5년 혼합형)의 최고 금리는 지난달 말 연 4.43%에서 16일 4.54%로 뛰었다. KEB하나은행의 최고 금리도 같은 기간 4.68%에서 4.79%로 0.1%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 속도라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조만간 연 5%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억 원을 빌리면 연 500만 원 이상 이자를 물게 되는 것이다.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자영업자나 서민층이 몰리고 있는 제2금융권 금리도 일제히 치솟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22.39%에서 올 1월 22.88%로 0.49%포인트 뛰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대출 금리가 이렇게 뛰면 취약 대출자들이 견디지 못한다. 가계 소득이 정체된 데다 부동산 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어 가계부채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연간 9조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신용·저소득층, 다중채무자,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은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대출 연체나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출 금리가 0.1%포인트만 상승해도 자영업자 폐업 위험이 7.0∼10.6%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앞으로 매주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풍선효과’로 대출자가 몰리는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한 자릿수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상반기(1∼6월)에 자영업자 대출 관리 및 지원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은, 통화정책 딜레마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 양국 간 금리 격차는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이 시사한 대로 올해 2차례만 금리를 더 올려도 양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고려해 국내에 들어왔던 외국인 주식·채권 등 투자자금(2월 말 현재 약 599조 원)이 이탈할 우려가 높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 1년물 국채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3개월 뒤 3조 원 정도 유출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풍부한 외화 유동성과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추세 등에 힘입어 자본 유출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12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에도 외국인 투자가들은 4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상황만 보면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면 언제든 외국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국의 사드 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가 커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본 유출을 막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뜨리고 빚 부담이 큰 한계가구와 한계기업의 줄도산 사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병화 한은 부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계적으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13곳 중 11곳은 연내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미국 금리 인상과 보조를 맞춰 연말쯤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딜레마에 빠진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는 손대지 못하더라도 시중금리가 빠르게 높아지지 않도록 금융중개지원대출 등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꾸준히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정임수 imsoo@donga.com·주애진 / 세종=박희창 기자}
자살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중징계가 예고됐던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아졌다. 두 회사가 미지급된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다시 열고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기관경고 조치했다. 지난달 처음 열린 제재심의위에서 예고됐던 영업 일부정지보다 한 계단 낮아졌다. 기관경고를 받은 회사는 1년간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이 제한된다. 문책경고를 받을 뻔했던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에 대해선 주의적 경고로 수정 의결됐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연임이 불가능하지만 주의적 경고 이하의 제재는 제한이 없다. 두 회사 임직원에게는 주의에서 감봉 등의 제재가 의결됐다. 금감원은 지난달 23일 제재심의위를 열고 자살보험금과 관련해 삼성 한화 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에 대한 제재를 의결했다. 이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날 재심의가 이뤄진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두 회사가 미지급 재해자살보험금을 전부 지급하기로 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후 수습에 나선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최종 제재는 금융감독원장 승인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확정된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빚을 지고 있는 가구의 약 20%는 최저생계비만 지출해도 원리금을 갚지 못할 정도로 소득이 적은 한계가구로 추산됐다. 1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빚이 있는 1086만355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달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빼면 원리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한계가구가 200만 가구로 추산됐다. 이는 전체 부채 가구의 18.4%를 차지하는 규모로 통계청이 추산한 비중(12.5%)보다 높다. 이들 한계가구가 보유한 은행권(대구은행 제외) 위험 가계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의 26.1%(169조 원)로 추산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 초과 70% 이하인 고위험 대출이 101조 원으로 3년 만에 약 두 배로 늘었다. 저금리로 대출 부담이 줄어든 데다 2014년 8월 LTV 기준이 완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30조 원에 이르는 개인사업자 대출과 7조4780억 원 규모의 가계신용대출(기타대출)도 위험 요소로 꼽혔다. 특히 생계자금 비중이 큰 신용대출의 대부분은 변동금리가 적용돼 금리상승에 따른 충격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여윤기 한신평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득감소, 금리상승,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이 현실화하면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한계가구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자살보험금’ 사태로 논란을 빚은 생명보험사들이 개인 연금보험의 배당이자율을 적게 적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생보사들이 1994~1997년 판매한 유배당 연금보험 상품의 배당이자율이 제대로 산정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문제가 된 유배당 연금보험은 가입 시 약속한 이율보다 높은 수익이 나면 배당금을 적립했다가 연금을 받을 때 주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배당적립금에 대해 예정이율에다 이자율차배당률을 더한 이율을 주기로 했다. 이자율차배당률은 자산운용수익률에서 예정이율을 뺀 것을 말한다. 문제는 이후 자산운용수익률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수익률이 예정이율보다 낮아지자 예정이율에 ‘마이너스(―) 이자율차배당률’을 더해 적용했다. 한화생명 알리안츠 등은 자산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여도 예정이율을 그대로 적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별로 사업방법서에 배당금 쌓아두는 방식에 차이가 있어 각 보험사가 정한대로 이율을 적용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문제가 발견되면 현장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2003년부터 보험금을 산정할 때 예정이율 이상을 주도록 감독 규정을 바꿨다. 문제가 된 기간 연금보험을 판 보험사는 삼성·한화·교보·알리안츠·흥국·KDB생명 등으로 알려졌다.주애진기자 jaj@donga.com}

지난해 3월 14일 도입돼 일명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초라한 ‘1년 성적표’를 선보였다. 미미한 세제 혜택과 저조한 수익률 탓에 가입자가 3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ISA가 진정한 ‘만능통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세제 혜택 확대와 가입 문턱 낮추기 등 파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입자 석 달 연속 감소, 평균 수익률 2%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ISA의 가입 계좌 수는 3일 현재 234만6264개다.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년간 누적 가입금액은 3조6461억 원으로 집계됐다. ISA는 예·적금,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관리하는 상품이다. 소득에 따라 3년 또는 5년간 계좌를 유지하면 이자수익의 200만∼25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금융위 측은 “전체 계좌 수는 줄었지만 10만 원 이하 소액 계좌의 비중이 감소해 내실 있게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달 ISA로 유입되는 자금이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1000억 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여전히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민 재산 불리기’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할 만큼 수익률도 저조하다. 올 1월 말 현재 금융사 25곳에서 운용하는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2.08%다. 특히 은행 MP의 평균 수익률은 1.01%에 그쳤다. 가입 문턱은 높은 반면 세제 혜택이 미미한 것도 ISA가 외면받는 이유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근로소득자와 농어민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5년간 가입하면 이자소득을 200만 원까지 비과세하는 일반형 ISA의 세금(15.4%) 감면 금액은 30만8000원이다. 이마저 5년간 목돈을 묵혀야 받을 수 있어 서민들에겐 부담이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 가입 유인 확대로 시장 규모부터 키워야 전문가들은 세제 혜택을 늘리고 가입 문턱을 낮춰 ISA 시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금융사들이 실력 있는 운용인력을 시장 규모가 작은 ISA에 투입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 규모가 커지면 금융사들이 알아서 투자하게 돼 있다. 세제 혜택을 늘리고 60세 이상은 조건 없이 가입하게 하는 등 시장 규모를 키우면 수익률 부진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처럼 중도 인출을 허용하거나 의무가입기간을 없애되 오래 가입할수록 혜택을 늘리는 식으로 상품 구조를 바꿀 필요도 있다. 목돈을 오랫동안 묻어두기 어려운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체 ISA 가입자의 약 70%(약 160만 명)가 총급여 5000만 원 이하, 종합소득 3500만 원 이하의 중하층 서민으로 나타났다. 국회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ISA의 정책 목표부터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 서민을 위한 상품이라면 중도 인출 등의 보완이 필요하고 중산층 노후 대비가 목적이면 가입자의 소득에 제한을 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17일 금융위원장 주재로 업계 간담회를 열고 ISA 개선 방향을 논의한다.주애진 jaj@donga.com·강유현 기자}

앞으로 신한은행의 모든 영업점에서 통장을 만들 때 여러 장의 종이 서류를 작성하고 서명을 반복하는 일이 사라진다. 태블릿PC의 전자문서로 간편하게 통장을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KB국민은행은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영업점을 전국 100곳 이상으로 확대한다. 은행 문을 닫는 오후 4시 이후에도 창구 업무를 볼 수 있는 영업점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혁신’ 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13일부터 전 영업점 창구에서 작성하는 각종 종이 신청서를 전자펜과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문서로 대체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디지털창구’를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통장이나 카드를 새로 발급하거나 대출 신청을 할 때 종이 신청서를 쓰지 않아도 된다. 여러 장의 서식을 디지털로 바꾸면서 신청 절차가 간편해졌다. 핵심 내용만 재구성해 각종 신청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가입자가 서명하는 횟수도 크게 줄었다. 예를 들어 입출금통장과 체크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때 기존 종이 문서로는 이름과 서명을 총 28번 써야 했지만 전자문서로는 5번이면 충분하다. 걸리는 시간도 약 15분에서 7분으로 줄어든다. 한동영 신한은행 스마트혁신센터 부부장은 “비대면 채널 위주였던 디지털혁신을 창구에 도입해 업무 효율과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모두 올해의 화두로 ‘디지털혁신’을 꼽았다. 기존 영업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줄어드는 반면 무인점포, 야간영업 등 새로운 형태의 영업방식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키오스크 ‘유어 스마트 라운지’ 26개를 운영하고 있다. 손바닥 정맥 인증 방식을 이용해 365일 통장이나 카드 발급 등 100여 가지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우리은행도 이와 비슷한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홍채, 지문, 손바닥 정맥 등 생체정보로 대부분의 창구 업무를 처리하게 한 것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여는 은행 서비스와 업무 관행도 바뀌고 있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영업점을 100곳 이상으로 늘린다. 지난해 말 시범 도입한 시차출퇴근 영업점, 2교대 운영지점, 애프터뱅크 등을 전국 100∼130곳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출근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직장인 밀집지역, 산업단지 지역 등 점포 특성에 맞춰 영업시간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의 의견을 수렴하고 점포별 주변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운영 규모나 점포를 선정할 예정이다. 임민순 국민은행 팀장은 “시범 운영해 본 결과 직원과 고객 모두 만족하는 ‘윈윈’ 전략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혁신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혁신 경쟁이 대(對)고객 채널뿐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도 효율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한국은 일본과 달리 무엇이든 하루아침에 확 바꿔 내는 저력이 있어요. 요즘 한국 사회가 (대통령 탄핵 정국 등으로) 많이 시끄럽지만 빨리 좋은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겁니다.” 죽정홍익(50·귀화), 서원우(56·귀화), 이케오 노부카(57·여) 씨는 삼성화재 종로지점에서 보험설계사로 함께 일하는 동료다. 모두 1990년대 초반 한국이 좋아서, 혹은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이 땅에 뿌리를 내렸다. 8일 서울 종로구 삼성화재 사무실에서 이들과 만나 20년 넘게 내부에서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에 대해 들어봤다. 죽정 씨는 한국인 아내를 만나 1992년 한국에 왔다. 귀화하면서 이름을 ‘홍익’으로 바꿨다. 고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에 감동받아서다. 서 씨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자원봉사자로 왔다가 역시 자원봉사자로 한국에 온 일본인 아내를 만났다. 서 씨에게 “(당시 한국은) 경제성장의 절정기를 맞아 반짝반짝 빛나고 역동적이며 정이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그는 아내를 설득해 1992년 한국에 정착했다. 이케오 씨도 한국인 남편을 따라 1993년 한국에 왔다. 2007년 남편을 암으로 잃은 뒤에도 서울에서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장점으로 ‘융통성’과 ‘빠른 변화’를 꼽았다. 매뉴얼이 정착된 일본 사회의 경직된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죽정 씨는 “일본은 한 가지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잘못을 바로바로 수정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 씨는 “스스럼없이 서로 집에 초대하고 밥을 먹을 땐 무조건 함께 먹자고 권하는 한국인의 정에 반했다”고 했다. 2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한국도 많이 변했다. 집집마다 활짝 열려 있던 대문은 굳게 잠겼고, 버스에서 가방을 들어주거나 자리를 양보하던 모습도 보기 어려워졌다. 이케오 씨는 “한국 사회가 개인주의가 만연한 일본을 닮아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2, 3년 차 보험설계사인 이들은 같은 팀에서 일한다. 종로지점의 설계사 40명 중 8명이 이들처럼 일본인(귀화자 포함)이다. 각자 지인을 통해 추천받아 한 사무실에 모이게 됐다. 같은 처지인 만큼 서로 의지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어려운 보험 용어를 설명해야 하다 보니 주로 한국에 온 일본인을 대상으로 일한다. 이들은 “어려울 때 꼭 필요한 보험처럼 한국과 일본 모두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30대가 20대보다 소득은 1.6배인 반면 부채는 3.2배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결혼한 뒤 대출받아 전셋집을 구하거나 집을 사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소득, 지출, 자산, 부채 등 경제생활지표를 분석한 ‘2017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전국 만 20∼64세 취업자(최근 2주 내 1시간 이상 소득활동을 한 사람)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월평균 총소득은 468만 원이었다. 총소득은 근로, 사업, 부동산, 금융, 기타 소득을 합친 수치다. 평균 보유자산은 3억3061만 원, 가구당 평균 부채는 3682만 원으로 조사됐다. 나이가 들수록 소득, 자산, 부채 모두 증가했지만 20대와 30대 사이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30대의 월평균 총소득(449만 원)은 20대(284만 원)의 1.6배인 반면 가구당 부채(3632만 원)는 20대(1124만 원)의 3.2배로 훌쩍 뛰었다. 30대는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출받아 집을 사는 이들이 많아 자산과 부채가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체 기혼 가구의 평균 부채(4685만 원)는 미혼(1408만 원)의 3배 이상으로 높았다. 부동산 보유율이 높아지면서 30대(2억5951만 원)의 평균 보유 자산도 20대(9166만 원)의 2.8배로 늘었다. 50대 이상은 가구당 평균 부채가 4450만 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아 은퇴 후 경제적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자산의 19.1%만이 금융 자산이어서 소비지출 여력과 노후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전체의 월평균 소비 금액은 245만 원이었다. 소득수준에 따라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문은 교육비 지출이었다. 소득 상위 20%는 한 달에 교육비로 하위 20%(3만 원)의 21배나 되는 63만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거비는 소득에 따른 지출 금액의 차이(최대 1.4배)가 가장 적어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 여부에 따라 지출 패턴도 달랐다. 미혼은 매달 고정 지출 후 투자하거나 남는 돈(잉여자금)이 총소득(306만 원)의 46.7%였지만 기혼 가구(총 소득 540만 원)는 33.0%에 그쳤다. 문성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차장은 “미혼 응답자들은 월 소득의 20%가량을 잉여자금으로 남겨둔 것으로 나타나 효율적인 자금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8일부터 씨티은행이 예금 계좌유지 수수료를 받는다. 새로 개설하는 수시입출금식 예금 계좌에 매달 ‘계좌유지 수수료’ 5000원이 부과된다. 국내 은행이 일정 잔액 이하 통장에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한 건 2001년 SC제일은행(현재 폐지) 이후 16년 만이다. 씨티은행의 ‘수수료 실험’이 성공을 거둘지 은행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00만 원 미만 통장엔 월 5000원 부과 7일 씨티은행에 따르면 8일부터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계좌를 새로 만들면 계좌유지 수수료를 내야 한다. 매달 마지막 영업일에 총수신이 1000만 원 미만이면 수수료 5000원을 내는 식이다. 다만, 해당 월에 영업점 창구에 가지 않고 모바일뱅킹이나 인터넷뱅킹, 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거래하면 계좌유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적금이나 대출, 펀드, 신용카드 등과 연결된 계좌나 19세 미만이거나 6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개설한 예금계좌도 수수료 면제 대상이다. 기존에 거래가 있었던 고객에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은행권에서는 계좌유지 수수료의 예외 조항이 많아 실제 수수료 수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씨티은행 측은 계좌유지 수수료를 통해 모바일 등 온라인 거래를 유도하고 사용하지 않는 계좌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현정 씨티은행 차장은 “은행을 통해 적금, 펀드, 카드 등 상품에 가입하면서 거래 관계를 강화하는 고객을 늘리고, 디지털 채널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 계좌유지 수수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에서는 계좌유지 수수료가 보편화돼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은행들은 일정 잔액 이하의 계좌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고객 등급이나 유형에 따라 이를 깎아주거나 면제해준다. 미국 웰스파고 은행은 당좌예금 계좌(이자 지급)에 9달러 10센트, 보통예금 계좌에 5달러 12센트의 수수료를 매긴다. 캐나다 은행들은 일정 기간 거래가 없는 계좌에 매달 15달러 안팎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수수료 현실화’ 공감에도 확대 전망은 불투명 씨티은행의 ‘수수료 실험’에 금융권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수수료는 은행들의 차별화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은 예금과 대출에서 자산관리(WM)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선택과 집중’의 의미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은행 수수료는 전 세계적으로 낮아 현실화하지 않으면 결국 금융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지금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저금리 등 영업환경 악화로 이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만큼 새로운 비용 부과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체, 송금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저금리 시대에 예대마진으로 이 비용을 충당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 수수료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씨티은행의 실험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C제일은행은 2001년 계좌유지 수수료를 도입했다가 4년 4개월 만에 폐지했다.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노력 대신 손쉬운 ‘수수료 장사’에 나선다는 비판도 부담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좌 이동이 쉬워진 마당에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계좌유지 수수료가 다른 은행으로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국내 금융기관 5곳 이상에서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가 지난해 말 현재 102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총 109조 원으로 4년 새 20.9%나 불어났다. 이에 따라 4년간 5곳 이상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은 9292만 원에서 1억701만 원으로 1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이 중에서 2금융권에서만 5곳 이상 돈을 빌린 채무자는 23만 명에 이른다. 1344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저소득 저신용 다중채무자들이 ‘고위험군’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 《 은행과 저축은행, 주택금융공사 등 국내 금융기관 5곳 이상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10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보유한 빚은 총 109조 원으로 전체 다중채무자 부채(383만 명, 430조 원)의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10명 중 8명은 연소득이 5000만 원 미만의 중·저소득층으로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5곳 이상 빚내 돌려 막는 차입자 102만 명 7일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나이스평가정보 2012∼2016년 다중채무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5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101만7936명으로, 2012년 말(96만9869명)보다 5.0%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대출액은 108조9324억 원으로 4년 전(90조1178억 원)보다 20.9% 증가했다. 6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악성 다중채무자도 54만6184명(57조167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호금융, 보험, 캐피털 등 금리가 높은 2금융권 5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부채가 24조5365억 원으로 4년 전보다 26.6%(5조1532억 원) 증가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구주가 다중채무자이면 부모의 소비 위축과 자녀의 학업 중단 등으로 이어져 내수 부진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이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는 ‘잠재적 위험채무자’도 199만여 명으로 조사됐다. 다중채무자의 절반 이상(52%)이 전체 부채의 83%(약 357조 원)를 차지한 잠재적 위험채무자로 분류된 셈이다. ○ 중·저소득층 다중채무자가 뇌관 다중채무자를 소득과 연결해 보면 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이 확실해진다. 이들 대부분이 경기 침체기에 취약해지기 쉬운 중·저소득층이다. 경기가 침체될 경우 돈을 벌어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분석 결과 다중채무자(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의 79%가 ‘연소득이 5000만 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연소득별(추정치)로 3000만 원 이상 4000만 원 미만의 다중채무자가 전체의 27.4%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0만∼3000만 원 미만(18.5%) △4000만∼5000만 원 미만(16.7%) △1000만∼2000만 원 미만(10.3%)순이었다. 소득을 아예 추산할 수 없는 채무자들도 5.7%나 됐다. 상환 능력이 낮은 다중채무자들 가운데에선 은행을 이용하지 못해 2금융권에서 소액으로 반복해서 돈을 대출받다가 채무 규모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커진 경우도 적잖았다. 금융기관 7곳에 4400만 원의 빚을 져 신용회복위원회의 문을 두드린 김모 씨(38·여)가 대표적이다. 그는 운영하던 키즈카페가 문을 닫은 뒤 빚 부담에 시달렸다. 김 씨는 “세탁소 일을 시작했지만 아이를 키우며 빚을 갚는 게 쉽지 않았다. 저축은행, 카드론, 햇살론 등에서 수백만 원씩 빌려 ‘돌려 막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2금융권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는 358만1670명이다. 은행 전체 대출에서 다중채무자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4%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은 67.1% △카드론은 60.5% △캐피털은 53% △보험은 41.9%에 이른다.○ 부실 폭탄 제거할 맞춤형 대책 시급 당장 미국 금리인상 변수가 걱정이다. 이달부터 미국이 수차례 금리를 인상하면 시장 금리가 함께 올라 다중채무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가처분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내수 부진과 신용불량자 증가 등으로 이어져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연체율이 하락한 것은 차입자의 상환능력이 좋아졌다기보다 금리가 내려 상환 부담이 줄었기 때문인데, 금리가 오르면 연체율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 다중채무자를 가려낼 수 있는 통계와 이들을 위한 ‘핀셋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금융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건전한 다중채무자’도 크게 늘었기 때문에 다중채무자에 대한 일괄 대책은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임원 등 고소득자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카드론을 보유하고 있으면 다중채무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손종칠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는 “맞춤형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중채무자 가구의 자산과 소득, 부채 등을 세밀하게 분석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피하면서 다중채무자의 채무상환 능력을 키워주는 채무조정 등의 저소득층 금융대책도 필요하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생계형(의료비 등) 과소비형으로 유형을 나눠 원금 감면율과 신용회복 기간 등을 정하는 싱가포르 파산제도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정임수·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