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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전범 기업의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연시키는 데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의 지시가 있었던 정황을 검찰이 다수 확보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은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재판을 거부 중인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일 외교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지연과 관련해 지시한 정황이 담긴 문서 등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4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9)을 불러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외교부 등에 전달한 경위와 재판 지연 상황을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지난해 1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구속됐던 김 전 실장은 구속 기간 만료로 6일 석방된 지 8일 만에 다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실장이 당시 대법관이던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64)과 재판에 대해 논의한 정황도 포착했다. 2013년 말경 김 전 실장이 차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서울 종로구 비서실장 공관으로 불러 재판 진행에 대해 논의하고 청와대의 요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65)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윤 전 장관, 10일엔 당시 외교부 1차관이었던 김규현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65) 등 전·현직 외교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대법원은 2012년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지만 2013년 8, 9월 해당 기업들의 재상고로 사건이 대법원에 다시 접수된 지 몇 달 지난 시점이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김 전 실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을 지연시키거나 대법원 소부에서 결론 낸 이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결론을 바꿔 달라고 차 전 처장에게 요청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삼자 회동과 관련된 회의 자료도 외교부 압수수색 당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5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며 최근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검찰은 대법원이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반대급부로 법관 해외 파견을 늘릴 수 있도록 요청하는 식으로 재판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13년 9월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강제노동자 판결 관련―외교부와의 관계(대외비)’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해외 법관 파견을 거론하면서 ‘외교부에 절차적 만족감을 주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공관 회동 이듬해인 2014년 6월부터 대법원은 유엔대표부에 ‘사법협력관’이라는 이름으로 판사를 다시 파견했다. 2010년 파견 중단 이후 4년 만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 소송은) 개인 간 민사소송인 만큼 (대법원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하지 그 절차와 내용에 청와대나 누구든 개입해서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요구나 접촉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용해서는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으로 재직하며 ‘통합진보당 도의원 지위확인 소송’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A 변호사를 검찰이 최근 비공개 소환 조사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A 변호사를 불러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이현숙 전 통합진보당 전북도의원이 청구한 퇴직 처분 취소 소송에 개입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던 A 변호사는 당시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담당 재판장인 B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으니) 국회 국정감사 이후로 선고 기일을 연기하고, ‘(의원직 퇴직 여부는 헌재가 아닌) 사법부에 판단 권한이 있다’는 판단을 해달라”는 취지로 말해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실제 선고가 2015년 11월로 2달 가량 미뤄진 점, 판결문에 ‘퇴직 여부를 판단할 권한은 법원에 있다’고 명시된 점을 근거로 법원행정처가 하급심 재판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대법원 특별조사단도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의원이 A 변호사를 통해 B 부장판사에게 얘기를 해 보도록 한 사실이 있고 이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도 보고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검찰은 2013년부터 2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판사로 근무한 정모 부장판사(42)를 피의자 신분으로 13일 소환했다. 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관련 검토’,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등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문건들을 작성했다. 검찰이 현직 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한 것은 법원행정처 기획제1·2심의관으로 근무했던 김모 부장판사(42)를 8일 소환한 이후 두 번째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른바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척결을 주장한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퇴직자의 대기업 특혜 취업에 대한 내부 대응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세월호 담화에 따른 기관 운영 영향 검토’ 문건을 확보해 작성 경위와 보고라인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 문건에는 “퇴직자 기업 재취업 문제도 방침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운영지원과는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관피아를 막기 위해 “취업 제한 기간을 늘리고 공무원 재임 시 업무와의 관련성 판단 기준 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담화문을 발표한 직후 이 문건을 작성했다. 문건의 내용처럼 실제 방침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 작성된 공정위 내부 문건에는 “퇴직자들의 기업 재취업 문제는 예민한 문제이니 문서로 남기지 말고 과장이 구두 보고를 하는 방식으로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문건들이 공정위가 2009년경부터 퇴직자들을 대기업에 특혜 재취업시킨 것의 위법성을 스스로 알고 있었던 정황 증거라고 보고 있다. 퇴직자 재취업에 관한 사항은 공정위 ‘운영과장-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등의 보고라인을 거쳤는데, 위법 소지가 있으니 근거를 남기지 말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이 문건 작성에는 당시 사무처장이었던 신영선 전 부위원장(57)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부위원장이 사무처장에 부임한 2014년 3월에 작성된 ‘과장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 기준’에도 주목하고 있다. 후배 퇴직 예정자의 재취업 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 퇴직자의 대기업 취업기관 계약도 공무원 정년(60세)에 맞춰야 한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신 전 부위원장이 사무처장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약 1년 동안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퇴직자 14명의 재취업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신 전 부위원장에 대해 재청구된 구속영장을 9일 발부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연시키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9)이 9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고 통보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김 전 실장 측의 변호사는 전날 수사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병원을 옮겨 다니며 진찰을 받고 있다. 출석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 전 실장은 구속 기한 만료로 6일 석방된 뒤 서울 시내 모 병원에 입원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계속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적인 신병 확보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사에게도 검사가 “수사팀은 수사팀의 스케줄이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와병 상태도 아니고 특별히 조사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외교부 민원을 반영해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을 지연시키는 데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2일 외교부 압수수색 때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가 임의 제출한 문건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한다. 검찰이 확보한 다수의 문건에는 2013년 김 전 실장이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위한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자 손해배상 소송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외교부와 소통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임 전 차장은 주철기 당시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만나 해외 법관 파견에 대한 청탁 내용을 전달한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이 이 만남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직접 법원행정처 소속 법관들을 만났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이 임 전 차장의 USB메모리에서 확보한 A4용지 1장 분량의 ‘재외공관 파견판사 추진 일정’(2013년 9월 작성) 문건에는 해외 파견 법관을 늘리기 위해 “청와대 인사위원회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했고 당시 청와대 인사위원장이었다. 한편 김 전 실장이 석방되던 6일 새벽 김 전 실장이 탑승한 검은색 차량을 운전한 김 전 실장의 조카가 7일 서울송파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실장의 조카는 경찰에 “차량 앞 유리를 깨뜨린 한국진보연대 A 씨에 대한 형사 처벌을 원하지 않고 손해배상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카는 김 전 실장으로부터 이 같은 의사를 확인해 경찰 조사 때 진술했다고 한다. 석방 당일 새벽 A 씨 등 진보연대 회원들은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서 김 전 실장의 석방을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이들은 김 전 실장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차량을 향해 물병을 던지고 차체를 두드리는 과정에서 차량 앞 유리창이 깨지고 차량 곳곳이 찌그러졌다.허동준 hungry@donga.com·전주영 기자}
검찰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9일 오전 9시 반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7일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수감됐다가 재판 지연 탓에 전날 구속 기간 만료로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된 김 전 실장은 사흘 만에 다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김 전 실장을 불러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법원행정처가 해외파견 법관을 늘리기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판결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서 확보한 A4 용지 1장 분량의 ‘재외공관 파견판사 추진 일정’(2013년 9월 작성) 문건에는 해외파견 법관을 늘리기 위해 “청와대 인사위원회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재직했고 당시 청와대 인사위원장이었다. 검찰은 앞서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박준우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6일 극비리에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1심의관 A 판사를 소환 조사했다. A 판사는 판사들을 뒷조사했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의 작성자로 알려져 있다. 휴직 상태로 미국에 머무르던 그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최근 귀국했다. 검찰은 또 A 판사의 전임자인 B 판사도 8일 오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양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사용했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대한 이미징(복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약 25만 건의 문건을 추가로 발견해 총 60만 건의 문건 목록을 확보했다. 법원은 이 가운데 900여 건의 문건을 검찰에 임의 제출 형식으로 추가로 제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은 기존에 제출받은 410건을 포함해 1300여 건으로 늘어났다. 다만 추가로 제출받은 문건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임 전 차장의 USB메모리에 저장된 문건과 겹치는 것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허동준 hungry@donga.com·전주영 기자}
대법원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이 부산고법 A 전 판사(49)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당시 윤리감사관이던 B 전 판사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A 전 판사와 가까운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수감 중)도 최근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6일 2016년 9월 윤리감사관이던 B 전 판사 명의로 작성된 윤리감사관실 문건의 작성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 문건에는 ‘A 전 판사 의혹은 정식 조사 시 법원 감사위원회의 필요적 감사 대상이 돼 외부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위원이 포함된 감사위가 열리면 사건 내용이 외부로 흘러나갈 우려가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검찰은 B 전 판사가 법원 비위 감사 직무를 소홀히 하고, 이를 무마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대법원 특별조사단은 B 전 판사가 작성한 문건 파일을 파악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문건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하드디스크에서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윤리감사관실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B 전 판사는 징계를 받지 않고 올해 2월 사표를 낸 뒤 국내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5년 부산지검 특수부는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의 뇌물 공여 사건을 수사하면서 A 전 판사가 정 씨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실을 포착하고, 같은 해 9월 법원행정처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A 전 판사를 징계하지 않고, 구두 경고만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개입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일 외교부를 압수수색했다. 법원행정처가 한일 외교관계에 소송이 미칠 파장을 감안해 달라는 외교부 민원을 받고 관련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내 국제법률국과 동북아국, 기획조정실을 압수수색해 ‘법관 해외공관 파견 기록’ 등 문건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2013년 9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이 작성한 문건에서 강제징용 노동자 손해배상 소송 판결의 고려 사항 중 외교부 협조가 필요한 ‘판사들의 해외 공관 파견’, ‘고위 법관 외국 방문 시 의전’이 포함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의 민원과 협조를 검토한 게 강제징용 노동자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에 5년째 계류 중인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2016년 1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문건에서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1심을 각하 또는 기각으로 미리 결론 낸 사실을 파악했다. 외교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법원행정처 문건 작성에 관여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모두 기각했다. 검찰 내부에선 “지금까지 법원행정처 관련 영장이 95% 이상 기각됐다”, “대법관과 대법원 관계자는 건드리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현직 판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선고 일정을 앞당긴 정황도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최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서 ‘최민호 전 판사 관련 대응 방안’이란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은 2015년 1월 18일 작성됐다. 당시 현직이었던 최 전 판사는 이 문건이 작성된 날 사채업자 최모 씨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 문건에는 최 전 판사 사건에 대한 대응책으로 1월 22일 이 전 의원 내란음모 혐의 사건 선고를 하는 방안이 담겼다. 대법원은 문건 작성 다음 날 실제로 이 전 의원에 대한 선고일을 1월 22일로 확정했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원행정처는 선고 사흘 뒤 만든 후속 문건에서 “대응전략이 주효해 사건 수습 국면”이라고 자평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고도예 기자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31일 추가 공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 196개 중 상당수는 상고법원 도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법원행정처는 2015년 5월 작성한 문건에서 ‘상고법원 안은 다른 현안과 비교 불가한 절체절명의 과제’ ‘CJ(대법원장의 이니셜·양승태 전 대법원장 의미함) 최대 역점 사업이자 사법부의 가장 중차대한 추진 과제’라고 밝혔다. ○ 의원 ‘접촉 루트’로 대법관 지정 문건 중에는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대(對)국회 전략’ ‘야당 대응 전략’ ‘의원별 대응 전략’ 등 당시 법원행정처가 사실상 국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은 정황이 많이 나온다. ‘법사위원 대응 전략’(2015년 3월 작성) 문건은 2015년 4월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상고법원 관련 공청회를 앞두고 작성됐다. 이 문건의 ‘의원별 맞춤 전략’ 항목에서 법원행정처는 법사위 의원 16명을 상고법원에 대한 ‘찬성’ ‘유보’ ‘반대’ 세 그룹으로 분류해 의원별 특징과 대응 전략, 지역구 현안을 상세히 정리했다. 또 각 의원과 친분이나 학연이 있는 대법관이나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누구인지를 파악해 ‘접촉 루트’로 지정했다. 문건에 ‘유보’로 분류된 여당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의 지역구 현안에는 ‘진주지원 이전’이 포함돼 있다. 법원행정처가 이를 대가로 상고법원 찬성을 설득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또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도 ‘유보’로 분류됐는데, 그의 지역구 현안은 ‘특허 관할 집중 법안 통과(4월 국회 예상)’라고 정리돼 있다. 특허권 침해 소송 항소심 관할을 대전 특허법원으로 집중하는 내용의 법안(이 의원 발의)이 4월 국회에서 처리될 것이라는 의미다. 또 ‘한명숙 판결 후 정국 전망과 대응전략’(2015년 8월 작성) 문건에 따르면 대법원이 한명숙 전 총리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린 뒤 법원행정처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내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간 상고법원에 대한 이견을 감안해 대응 전략을 세웠다. 친노 성향 지도부는 판결에 반발해 법원에 강력 대응 기조를 유지했고, 비노 진영은 강경 대응 시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법원행정처는 ‘투 트랙 대응방안’을 검토했는데 친노에 대해선 ‘일정 기간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고, 비노인 중진 의원들에게는 ‘적극 접촉을 통한 설득과 관계 복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 국민들 이기적’ 비난하며 대국민 홍보 2014년 9월 작성된 ‘(청와대) 법무비서관실과의 회식 관련’ 문건에는 ‘일반 국민들은 (중략) 내 사건은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비난한 것이다. ‘상고법원 관련 신문·방송 홍보전략’(2015년 6월 작성) 문건의 ‘구체적인 홍보방안 로드맵’ 항목에서 법원행정처는 2015년 6월 한 달간 신문 기획기사와 칼럼, TV와 라디오 방송 토론회 추진 계획과 예정된 일정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특히 언론 홍보 전략은 조선일보에 집중됐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관련 문건은 ‘조선일보를 통한 상고법원 홍보전략’ 등 총 9개다. 또 다른 문건에는 상고법원 ‘대세론’을 지역신문 등에 확산시킨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이 문건에는 지역 일간지 기사나 칼럼을 통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해당 지역구 법사위원 5명을 압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김윤수 ys@donga.com·허동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들이 대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정재찬 전 위원장(62)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61)이 30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다만 신영선 전 부위원장(57)에 대한 구속영장은 “피의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들은 4급 이상 퇴직자 명단을 관리하며 민간 기업에 퇴직자들을 취업시킨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2014~2017년 재직한 정 전 위원장과 김 전 부위원장은 각각 16명과 14명의 재취업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위원장은 2013년 한국공정경쟁연합회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취업심사를 제대로 받지 않은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와 2016년 현대차 계열사에 자녀 채용을 청탁해 취업을 성사시킨 혐의(뇌물)도 받고 있다. 검찰은 공정위가 퇴직자들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재취업시킬 퇴직자를 특정한 자리에 보내거나, 퇴직자가 있던 자리를 새로운 퇴직자들에게 물려주는 식으로 기업들에게 ‘갑질’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2009년 작성, 시행해 온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위한 퇴직자 관리 방안’ 문건에 따르면 공정위는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에 정년을 앞둔 퇴직자들의 특혜 재취업을 압박해왔다. 이러한 내용은 운영지원과장이 작성해 ‘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라인을 거쳤다. 검찰은 2010년~2014년 재직했던 노대래 전 위원장(62)과 김동수 전 위원장(63)을 조만간 소환 조사하고, 현직인 지철호 부위원장(57)도 조사할 방침이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부산지역 건설업자 정모 씨(54)의 뇌물 공여 사건 재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는 전 부산고법 판사 A 씨와 전 부산고법원장 B 씨, 정 씨 등 3명을 검찰이 출국금지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015년 당시 A 판사의 비위 무마와 관련해 대법원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2015년 부산지검 특수부는 건설업자 정 씨의 뇌물 공여 사건을 수사하면서 A 판사가 정 씨로부터 여러 차례 골프 등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을 포착하고 같은 해 9월 법원행정처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는 A 판사에게 경고하도록 당시 B 부산고법원장에게 지시를 내렸고 A 판사는 구두 경고만 받는 데 그쳤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에서 발견된 ‘A 판사 관련 리스크 검토’(2016년 9월 말) 문건에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될 경우 A 판사의 비위 의혹이 외부로 유출될 것을 법원행정처가 우려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당시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가 B 법원장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한 정황도 들어 있다. 실제 정 씨의 항소심 재판부는 두 차례 변론 재개를 통해 선고를 미뤘고, 2017년 2월 정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지만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검찰은 A 판사와 B 법원장이 2017년 2월 퇴직한 뒤 정 씨를 변호했던 C법무법인에 합류한 배경과 이들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26일 C법무법인의 A 전 판사 사무실과 B 전 법원장 사무실, 정 씨의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27일 “별건 수사로 볼 수 있다”며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검찰이 A 전 판사 비위 처리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청구한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기각했다. 검찰은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대법원은 여모 씨(95) 등 1941∼43년 일제강점기에 강제 징용된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사건을 27일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에는 통상 소부(小部)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역사적으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한 쟁점,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 등을 심리한다.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최고 법률심인 전원합의체에 회부됨으로써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른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 소멸 여부 등이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2월 첫 소송이 제기된 후 1, 2, 3심과 파기 환송심까지 네 차례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그러나 2013년 8월 대법원에 사건이 다시 접수된 후 약 5년 동안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 계류 중이었다. 이날 대법원은 2016년 11월부터 전원합의체 안건으로 올릴지에 대해 논의를 수차례 해왔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전원합의체 안건으로 채택된 이유에 대해서는 “판결문이 나오면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에 대한 설명을 써놓을 것”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 사건에 대한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대법원이 사건을 빠르게 심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2013∼14년 외교부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건을 두 차례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고,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던 현직 부장판사는 대법원이 재차 파기환송을 검토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지 않았다. 사건들의 쟁점이 유사해 가장 먼저 대법원에 접수된 신일본제철 사건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원고에게 그동안 “여러 관련 사건을 통일적이고 모순 없이 처리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통보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상고심과 하급심에 유사 사안이 다수 계류 중이어서 쟁점별 상호 관계와 결론의 모순 저촉 여부 등을 점검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외교부의 입장을 고려하기 위해 대법원이 재판 거래를 하였고 이것이 선고 지연의 핵심적 이유”라고 비판했다. 또 2015년 1월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변협을 압박하기 위해 형사사건에서 변호사의 성공보수 약정 무효화를 검토하는 문건을 작성한 점에 대해 해당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변협이 현직 대법관들의 사퇴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검찰이 부산지역 건설업자와 가깝게 지낸 A 전 판사 비위 및 처리 결과 등을 입수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A 전 판사 의혹이 별건 수사라는 법원의 기각 사유에 검찰은 반발했다. 이호재 hoho@donga.com·허동준 기자}
2016년 부산지역 건설업체 대주주인 정모 씨(54)의 뇌물 공여 사건 재판과 관련해 검찰이 정 씨와 부산고법 A 전 판사,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9·수감 중)의 수상한 관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5일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의혹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들 3명의 유착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정 씨는 2015년 4월경 현 전 수석으로부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책임당원 15명을 모집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정 씨를 수사했던 검찰 수사팀 관계자도 “부산지역에서 정 씨와 현 전 수석이 친하다는 건 공지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A 전 판사와 그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정 씨와 현 전 수석 등 3명이 같이 자주 어울리며 정 씨로부터 접대와 향응을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이 2016년 9월 말 작성한 ‘A 판사 관련 리스크 검토’ 문건에는 한 언론이 정 씨의 영장 기각을 보도하려고 하자 ‘당시 현 수석을 통해 막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당시 정 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A 전 판사를 중심으로 한 정 씨 비호세력이 어떻게 로비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A 전 판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B 판사의 부산고법 재직 시절에 배석판사로 있으면서 친분관계가 두텁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병대 전 대법관이 부산고법에 재직하던 2004∼2005년에 A 전 판사 등과 친분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정 씨 재판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012년 8월∼2017년 3월 법원행정처 재직 시절 작성한 문서 등이 저장된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1일 임 전 차장의 서울 서초구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 때 사무실 직원이 가방에 넣어둔 USB메모리를 확보했다. 컴퓨터의 USB메모리 사용 흔적을 확인한 수사팀이 USB메모리를 숨긴 곳을 찾아낸 것이다. 임 전 차장은 이날 압수수색 때 “업무수첩과 외장하드를 지난해 3월 법원행정처를 떠날 때 가지고 나왔지만 이후 모두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직원에게 USB메모리를 은닉했다고 보고 있다. 이 USB메모리에는 임 전 차장이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작성하거나 보고받은 문건들이 대부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검찰이 요구한 자료 제출을 거부해왔다. 검찰은 방대한 양의 문서파일이 담긴 USB메모리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 전 차장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2015년 8월 건설업자와 가까웠던 부산 지역 A 판사의 비리 의혹을 검찰로부터 통보받고도 당시 법원행정처가 은폐·축소하려 한 정황이 적시됐다. A 판사는 건설업자에게 골프장 등에서 접대를 받았는데도 부산지방법원은 A 판사에게 구두경고만 했고, A 판사는 1년 뒤 변호사로 개업했다. 검찰은 통상적인 사건보다 낮은 징계를 받는 과정에서 임 전 차장 등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관여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한편 임 전 차장 외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김모 판사 등 4명의 자택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자 손해배상 소송을 놓고 외교부의 민원을 반영해 “외교부를 배려해서 절차적 만족감을 주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22일 확인됐다. 문건에는 ‘판사들의 해외 공관 파견’과 ‘고위 법관 외국 방문 시 의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고령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미루면서 이를 일부 법관의 편의와 맞바꾸려 한 재판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본보가 확인한 2013년 9월 당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이 작성한 ‘강제노동자 판결 관련-외교부와의 관계(대외비)’라는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그해 외교부는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민원을 여러 차례 대법원에 제기했다. 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피해자 9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은 파기 환송심을 거친 뒤 일본 기업들의 불복으로 2013년 8, 9월 다시 대법원에 올라온 상황이었다. 사법정책실은 이 문건에서 외교부의 민원에 무게를 두는 판단을 하면서 해외 파견 법관과 고위 법관 의전을 언급했다. 또 대법원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고 판결해야 하는지 1, 2, 3안을 제시하면서 최종 판결을 지연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절차적 만족’을 강조했다. 앞서 2007∼2009년 진행된 1, 2심은 일본 기업들이 피해자에게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2년 대법원은 이를 뒤집어 원고 승소 취지로 각각 부산고법과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듬해 파기 환송심에서 재판부는 미쓰비시중공업(부산고법)은 1인당 8000만 원, 신일본제철(서울고법)은 1인당 1억 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통상 대법원의 파기 환송 결과를 고등법원에서 그대로 받아 판결하면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신속하게 판결한다. 하지만 이 문건에 따르면 재판에 개입할 수 없는 법원행정처가 최종 판결을 미루자는 뉘앙스의 문건을 작성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 소송은 문건 작성 시점부터 현재까지 대법원에만 5년째 계류 중이다. 그 사이 피해자 9명 중 7명은 이미 사망했다. 최초 원고 2명과 사망한 원고 7명의 유족들은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5월 공개한 ‘상고법원 관련 BH 대응전략’(2015년 3월 26일 작성)도 2013년에 작성된 이 문건의 연장선에 있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이 문건에는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구체적 접촉·설득 방안’ 중 하나로 당시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언급했다. 이 전 실장의 최대 관심사가 ‘한일 우호관계 복원’이라고 하면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 대하여 청구 기각 취지의 파기 환송 판결을 기대할 것으로 예상”이라고 적혀 있다. 두 번째 문건이 작성된 시점으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5년 9월 대법원은 미쓰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낸 원고들에게 “관련 사건을 통일적이고 모순 없이 처리하기 위하여 심층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1년 뒤 신일본제철 상대 원고들에게도 비슷한 내용이 공지됐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개입한 사례라고 판단하고, 당시 사법정책실장 등 관련자를 조사할 계획이다. 당시 사법정책실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잘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들에게 돈을 건넨 창구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공정경쟁연합회의 간부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최근 홍모 연합회 사무국장을 불러 연합회가 공정위 퇴직자들과 기업들을 연결해 주는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유한킴벌리가 연합회에 용역 계약 비용으로 건넨 1억 원 상당이 공정위 퇴직자 3명에게 자문료 형태로 흘러간 정황을 파악했다. 지난달 20일 연합회를 압수수색하면서 이를 포착한 검찰은 10일 연합회와 유한킴벌리를 동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돈이 사실상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유한킴벌리의 로비 자금으로 보고 있다. 돈을 받은 공정위 퇴직자 3명이 유한킴벌리에 취업하지 않았고, 유한킴벌리가 용역 대금으로 건넨 돈이 연합회에서 자문료 형식으로 결국 퇴직자들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은 퇴직자들이 돈을 받은 대가로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각종 민원 해결을 도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공정위는 유한킴벌리 대리점주협회의 의회 신고로 유한킴벌리 본사가 대리점별로 판매 목표를 강제로 정하는 등 대리점주들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지만, 2016년 2월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유한킴벌리 측은 “연구용역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회사의 필요에 의해 진행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낸 보고서가 조악한 수준인 점 등으로 미뤄 정상적인 용역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허동준 hungry@donga.com·황형준 기자}
대공 분야와 선거사범 수사를 전담했던 검찰의 ‘공안부’가 명칭을 ‘공익부’로 바꾼다. 공안부가 55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대검은 최근 전국의 공안 검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공안부를 공익부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 여부와 그 이유를 16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했다고 12일 밝혔다. 찬반 이유를 물으면서도 ‘다른 의견 불요(不要)’라고 대검이 적시해 공익부 외의 다른 명칭으로 바뀔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공안부는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등 좌익사범과 노동·사회단체의 반정부 집회 및 시위를 수사하면서 수사 절차의 정당성과 적절성 등을 놓고 논란을 빚어 왔다. 명칭 변경은 ‘검찰청 사무기구에 대한 대통령령’이 17일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현재로선 대검 공안부장이 공익부장으로, 그를 보좌할 공안기획관이 ‘공익수사지원 정책관’으로 이름이 바뀐다. 대검 공안 1∼3과도 업무 분야를 앞세워 △안보수사지원과 △선거수사지원과 △노동수사지원과로 각각 바뀔 가능성이 높다. 순차적으로 일선 공안부 명칭도 공익부, 대테러수사부 등으로 변경될 수 있다. 한 공안 검사는 “공익을 추구해서 ‘공익부’면 사익을 추구하는 부서들도 따로 있다는 얘기냐”고 힐난했다. 검찰 역사에 공안이 등장한 것은 1963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 공안부가 설치되면서부터다. 대검 공안부는 10년 뒤인 1973년 생겼다.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수사 대상이나 범위 등도 개혁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과거 공안수사 폐해의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도 공안을 국가안보와 공공질서를 직접적으로 위태롭게 하는 분야로 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공안부를 폐지하거나 간첩 등 사건만 전담하도록 기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앞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공안부 명칭 변경을 검토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공안 검사는 “공안이라는 명칭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기능을 설명할 적절한 명칭이 ‘공공의 안녕’이라는 뜻의 공안이라고 봐서 유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의 재취업 특혜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한킴벌리로부터 공정위 퇴직자 2, 3명에게 수천만 원의 자금이 흘러들어 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이 같은 정황을 수사하기 위해 전날 서울 강남구 유한킴벌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이 자금의 성격을 분석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에 재취업한 공정위 퇴직자는 없다. 검찰은 유한킴벌리가 공정경쟁연합회(연합회)와 용역 계약을 한 뒤 연합회가 2015년 하반기 공정위 퇴직자들에게 자문료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정위를 관리하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돈이 사실상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로비 자금일 수도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실시한 연합회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유한킴벌리 자금이 연합회를 거쳐 공정위 퇴직자들에게 흘러들어 간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킴벌리가 생리대 폭리 의혹과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과정도 검찰이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6년 10월부터 이 회사가 생리대 가격 인상과 관련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올해 4월 무혐의 처리를 했다. 유한킴벌리는 또 올해 2월엔 2005∼2014년 23개 대리점과 함께 135억 원대 정부 입찰에서 담합을 한 혐의에 대해서도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를 활용해 면죄부를 받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 공정위 퇴직자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유한킴벌리 외에 다른 기업들도 연합회를 통해 공정위 퇴직자들에게 자문료 등을 지급한 것 아닌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연합회가 공정위와 기업들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체는 공정위 규제를 받는 기업들과 대형 로펌 등 200여 개 회원사가 내는 연회비로 운영된다. 교육 과정 등 각종 행사를 통해 공정위와 회원사 관계자들이 교류하고 기업들에 컨설팅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검찰은 이들 간 관계에서 부정한 거래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연합회 홍모 사무국장이 공금 수억 원을 빼돌린 정황도 확인하고 홍 씨를 곧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진원지인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을 폐지하고, 법관 대표와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회의 기구가 그 기능을 대체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 자문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위원장 이홍훈 전 대법관)는 17일 이 안을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뒤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제안할 예정이다. 사법발전위의 제2전문위원 연구반이 지난달 26일 보고한 개혁안에 따르면 법원행정처의 명칭이 ‘법원사무처’로 바뀐다. 이미 결정된 사법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 새로 구성한 ‘사법행정회의’가 △대법원 규칙 입안과 상정 의뢰 △대법원 예규·내규의 제정과 개정 △판사 보직원칙 승인·인사안 확정 △대법원 및 각급 법원에 대한 감독권 등을 수행하게 하자는 것이다. 한편 대법원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처장과 차장으로 근무한 고영한 대법관의 하드디스크를 제출하라는 검찰 요구를 대법관 재임 중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이호재 hoho@donga.com·허동준 기자}
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적인 퇴직자 재취업이 공정위 운영지원과장을 거쳐 위원장에게까지 보고된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검찰은 규제 기관인 공정위가 민간기업에 퇴직자 취업을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관련자를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지난달 20일 세종시의 공정위 운영지원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퇴직자 재취업이 ‘운영지원과장―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보고 라인을 거쳐 최종 승인됐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2010년 이전부터 관행적으로 공정위 운영지원과가 공정위의 감독을 받는 주요 기업들에 채용을 사실상 강요해 퇴직자들을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기업 20여 곳에 재취업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모 공정위 운영지원과장을 포함해 전·현직 운영지원과장 3명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5일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 본사를 포함한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쿠팡 등 4곳을 압수수색해 재취업 퇴직자들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이들 기업에는 공정위 퇴직자들이 고문, 자문역 등으로 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정위 퇴직자들의 재취업이 기업 요청이 아닌 공정위의 강요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 내부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퇴직 후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기업들에 자리를 요구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공정위 재취업에 관여한 기업 관계자들을 대부분 소환 조사했다. 이들은 검찰에서 “공정위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취업을 승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취업자 대부분이 고문 등의 직함을 달고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맡으며 출근도 하지 않고 법인카드 영수증만 제출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공정위에서 재취업 과정에 개입해 민간기업의 인사권을 침해한 전·현직 간부들에겐 업무방해죄가 적용된다.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검찰은 업무방해죄의 공소시효(7년)를 감안해 2011년 이후 공정위에 재직했던 전직 위원장과 부위원장, 사무처장, 운영지원과장 등 10여 명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김동수(63) 노대래(62) 정재찬 전 위원장(62)을 포함해 신영선(57) 김학현 전 부위원장(61) 등 전직 고위 간부 여러 명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 다만 현직인 김상조 위원장(56)은 재취업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2월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운영지원과의 재취업 알선에 대해 진술한 뒤 공정위가 몸을 사리면서 예전처럼 공공연하게 재취업 알선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검찰은 공정위 퇴직자들이 재취업 과정에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는 등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대기업들이 위장계열사를 세운 뒤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아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과 관련해 퇴직자들이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 뇌물 수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대기업이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퇴직자들을 채용했거나 퇴직자가 현직에 있을 때 이를 약속했다면 뇌물죄 성립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전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3일 공정위 김모 운영지원과장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 김 과장을 상대로 공정위가 조직적으로 퇴직자들의 대기업, 로펌 등에 대한 취업을 알선했는지, 공정위 고위 직급이 취업 알선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공직자윤리법을 적용해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공정위는 지난 20여 년간 운영지원과 등을 통해 대기업의 요청에 따라 재취업을 희망하는 직원을 소개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대기업 측의 요청이 있으면 공정위 운영지원과가 희망하는 직원을 알선하는 역할을 한다. (재취업 과정을) 부위원장과 위원장에게 보고한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달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 등을 압수수색해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정위 고위 간부들이 취업 알선을 보고받은 게 사실인지 확인하고 있다. 수십 년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취업 알선을 고위 간부들이 몰랐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대형 로펌에 주로 재취업한 행정고시 출신 고위 간부들뿐 아니라 비고시 출신 퇴직자들도 공정위 운영지원과를 통해 자리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비고시 출신 A 씨는 운영지원과를 통해 신세계 계열사 신세계페이먼츠에 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세계페이먼츠가 취업 제한 대상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노려 신세계가 A 씨에게 자리를 내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로펌과 대기업들이 공정위 퇴직자들을 채용하거나 그들과 자문계약을 맺은 대가로 공정위에서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주식 현황 등의 신고 위무를 위반한 대기업들이 대부분 공정위의 고발 등 법적 제재가 아닌 경고 등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게 퇴직자 채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은 SK, CJ 등 대기업 관계자들을 소환해 공정위 출신을 채용한 대가로 특혜를 받은 게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