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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성 A 씨는 7년 전 폐암 수술을 받았다. 이어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받던 중에 간에서 담도암이 발견돼 다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폐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진 것이다. A 씨는 올해 초 서울대병원 정밀의료센터를 찾았다. 유전체 검사 결과 담도암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변이가 폐에서 발견됐다. 이런 변이 자체가 드문 탓에 그동안 다른 병원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대로 두면 담도에서 발생한 암이 폐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상황이었다. 곧바로 변이 유전자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투입했다. 치료 효과는 꽤 좋았다. 이른바 암 정밀의료가 주목받고 있다. 정밀의료는 개인의 특성이나 유전 정보, 가족력 등을 토대로 병을 진단하고,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첨단 의료기술을 말한다. 암, 희귀 질환 분야에서 잇달아 도입하고 있으며, 점차 만성 질환 관리, 질병 예방 등의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A 씨의 사례 또한 정밀의료에 해당한다. 서울대병원은 이런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임상유전체의학과를 3월 신설했다. 6월 시범 진료에 이어 11월 정식으로 외래 진료를 시작했다. 일부 대학병원이 유전자클리닉이나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외래 진료를 시작한 것은 서울대병원이 처음이다. ‘6개월 진료’의 성과를 짚어봤다.○국내 첫 임상유전체의학과 신설 A 씨가 진료를 받았던 정밀의료센터가 임상유전체의학과의 전신이다. 이 센터와 희귀질환센터를 통합해 임상유전체의학과를 출범시켰다. 내분비대사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 8명이 진료를 맡고 있다. 박경수 임상유전체의학과 과장(내분비대사내과)은 “유전체 의학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암, 희귀 질환, 만성 질환 등 모든 분야에서 정밀의료를 실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정밀의료를 이끌고 갈 인재 양성도 중요한 사업 중 하나”라며 “이를 위해 전임의 1명을 배치해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진료과와 다른 점을 꼽자면 ‘심층 진료’를 들 수 있다. 환자 1명만 대상으로 진료할 수도 있지만, 가족 전체를 진료할 때가 많다. 가령 환자의 증세에서 가족력이 의심되면 가족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오게 해서 관찰하기도 하고, 아예 가족 전체를 진료실로 부르기도 한다. 또 검사 결과에 대한 추가 관찰이 필요하면 의료진을 추가로 호출한다. ‘대학병원 3분 진료’와도 사뭇 다르다. 진료 시간은 평균 15∼20분이다. 30분 이상 진료를 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 때로는 진료 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는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다. 지금은 임상유전체의학과에서 직접 진료 예약을 받지 않는다.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상담을 거쳐 ‘대상자’로 판정되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암 유전자 찾아내 미리 예방 임상유전체의학과의 진료 영역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A 씨 사례와 같은 암 정밀의료다. 임상유전체의학과 소속 문장섭 교수(신경과)는 “특히 암에 취약한 유전자들이 있다. 그 유전자와 변이들을 발견하고 추적 관찰함으로써 암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모 중 한 명이 암에 걸렸을 때 그 자식의 암 발병 가능성을 묻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유전체 검사 결과 유전성 유전자나 돌연변이가 발견되면 미리 조치를 취해 발병 가능성을 낮춘다. 그런 돌연변이가 없다면 암의 발병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40대 초반 여성 B 씨는 암 환자다. B 씨를 포함해 B 씨 자매 셋 모두 암에 걸렸다. 이 때문에 B 씨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암이 유전될까 봐 두려웠다. B 씨에게는 10대 초반과 10대 중반의 딸 2명이 있다. 두 딸의 암 발병 가능성을 알고 싶었지만 마땅한 병원을 찾지 못했다. B 씨가 6월 임상유전체의학과를 찾았다. 상담과 혈액 채취,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두 딸 중 한 명에게 암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물론 그 딸에게서 당장 암의 증세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하기로 했다. 나중에 설령 암이 생긴다고 해도 초기 발견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 경우 완치율이 대폭 상승한다. 이런 사례는 또 있다. 20대 초반 남성 C 씨도 이곳에서 암 유전자를 발견했다. C 씨의 어머니는 유방암 및 자궁암 환자다. 어머니의 유전자 검사에서 여러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는데, C 씨에게서도 이 유전자의 변이가 발견된 것이다. 곧바로 C 씨에 대해 추가 검사에 들어갔다. 위, 소장, 대장 등에서 여러 개 용종이 발견됐지만 다행히 아직 암세포는 보이지 않았다. C 씨는 일단 암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는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고 있다. ○희귀 질환 및 산전 유전자 검사 임상유전체의학과의 전신 중 하나가 희귀질환센터였다. 센터장은 현재 임상유전체의학과 소속의 채종희 교수(소아청소년과)였다. 채 교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 질환 분야에서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다. 8세 된 남자아이 D 군은 2세 때 신장 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후 병이 악화해 5세에는 신장을 이식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상황은 좋지 않았고, 추가로 망막병증까지 생겼다. D 군의 부모는 앞으로 아이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D 군의 동생을 가져도 좋은 건지 궁금했다. 결국 부모와 D 군이 함께 임상유전체의학과를 찾았다. 유전체 검사 결과 D 군에게서 신장 질환과 망막병증을 유발한 게 동일한 유전자였음이 밝혀졌다. 병의 원인을 알았으니 그에 맞는 치료만 하면 큰 문제 없이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시에 추가 임신에도 별 지장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D 군의 부모는 둘째 아이 임신 계획을 세웠다. 내년 출산이 목표다. 채 교수는 “희귀 질환이 있는 가족의 엄마들은 둘째 아이를 갖는 것을 무척 두려워하는데, 유전적 문제를 찾아내면 해답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또 “유전자 질환이 모두 유전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낭설”이라며 “그렇지도 않고, 설령 유전적 문제가 있더라도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어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D 군 부모의 사례처럼 결혼을 앞둔 젊은 여성이 유전적 질환을 걱정하며 임상유전체의학과를 종종 찾는다. 30대 초반 여성 E 씨 또한 친척 중에 심각한 근육병을 앓는 사람이 있다며 찾아왔고, 의료진은 E 씨 친척의 정보를 받아 정밀 검사하고 있다. 채 교수는 “검사가 끝나면 E 씨가 2세를 출산하는 데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가족력에 의한 만성 질환도 대처 가능 가족력에 의한 만성 질환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임상유전체의학과의 주력 분야 중 하나다. 8세 남자아이 F 군이 엄마와 함께 얼마 전 서울대병원 피부과를 찾았다. F 군은 피부 여러 곳에 고름이 생기는 희귀병을 가지고 있었다. F 군의 부모는 아토피 피부염에 준하는 대증 치료만 해 왔다. 임상유전체의학과 의료진이 F 군과 F 군의 동생 2명, 부모 등 5명에 대해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2개월에 걸친 정밀 조사 끝에 가족력이 확인됐다. 전신 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아빠와 F 군의 동생 1명에게서 발견됐다. 실제로 아빠는 비슷한 증세가 이미 나타난 상태였고, 동생 1명은 막 증세가 시작되고 있었다. 의료진은 이어 최적의 치료제를 찾기 시작했다. 환자의 피부 조직과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분리해 배양한 뒤 따로 실험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친 후 약을 찾는 데 성공했다. 이 가족에게 곧 치료제를 투입할 계획이다. G 씨는 전신 관절이 꺾이는 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유전자 검사를 했지만 병과 관련해 기존에 알려진 유전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새로운 유전자나 기존 유전자의 변이를 의심했다. 의료진은 G 씨를 진료하면서 가족 전체의 상태를 확인할 필요를 느꼈다. 의료진은 G 씨의 가족 8명을 모두 진료실로 불렀다. 일단 8명 모두의 혈액을 채취했다. 현재 유전체 분석이 진행 중이다. 채 교수는 “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게 치료의 첫 번째 단계다”라고 말했다.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명확하게 밝혀야 치료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원인을 알았으니 환자의 불안감도 크게 줄어든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정진혁 한양대 구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51)는 2019년 7월 ‘뇌출혈 사고’로 병원 신세를 졌다.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는데,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머릿속이 ‘핑’ 하고 돌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정 교수의 기억은 거기까지다. 아내는 ‘쿵’ 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쓰러진 정 교수를 발견하고 곧바로 119를 불렀다. 응급검사 결과 뇌출혈과 두개골 골절이 확인됐다. 이후 12시간마다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면서 출혈 진행 상황을 주시했다. 다행히 추가 출혈이 없어 뇌를 여는 수술은 면할 수 있었다. 안정을 찾는 데 4일이 걸렸다. 2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한 후에는 2개월 병가를 내고 쉬어야 했다. 그로부터 2년 6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극적인 반전이다. 정 교수는 ‘몸짱’이 돼 있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정 교수는 “죽음 문턱까지 다녀왔다는 절박함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봤다. ○ “건강 적신호 무시하다 사고” 정 교수는 그날 새벽 어쩌다 의식을 잃은 걸까. 그는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했다. 상체를 갑자기 세우는 바람에 뇌에 즉각 혈액이 공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증세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종종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의식을 잃으면 털썩 주저앉으면서 넘어진다. 하지만 정 교수는 추락하듯 곧바로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바람에 뇌출혈이 생겼다. 정 교수는 자신의 몸이 유연하지 않은 게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군의관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파열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뼈와 뼈를 붙였다. 이후 상체를 제대로 굽히지 못할 정도로 몸이 뻣뻣해졌다고 한다. 정 교수는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다. 딱히 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직 젊다고 생각했다. 뇌출혈 사고 이후 그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돌이켜 보니 건강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지방간이 있었고, 배는 불룩 튀어나왔다. 분명한 적신호였지만 무시했다. 물론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꽤 받고 있으며 운동해야 한다는 사실은 자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유가 없었다. 업무량이 너무 많았고, 학회 활동과 논문 작업까지 겹치면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 때문에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어도 며칠 만에 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사고 후 정신 번쩍 들어 운동 시작” 사고 이후 정 교수는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운동하지 않으면 비슷한 사고를 다시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몸에 힘이 붙지 않았다. 병가 기간에는 대부분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뭔가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매주 2, 3회 1, 2시간씩 하천 산책로를 걸었다. 하지만 뇌혈관이 다시 터질까 봐 시속 4km 이하의 느린 속도로 걸을 뿐이었다. 2개월의 병가가 끝나고 다시 출근했다. 환자 진료도 재개했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두통이 정 교수를 괴롭혔다. 후유증은 꽤 컸지만 최소한 6개월 동안은 조심, 또 조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5월 몸 상태가 좋아지자 집 근처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처음에는 별다른 프로그램 없이 내키는 대로 운동했다. 그러다 우연히 개인 트레이너 이용권 6장을 동료 교수에게 얻은 것을 계기로 체계적인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정 교수는 퇴근하면 곧바로 헬스클럽으로 달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녁 모임이 사라지자 운동 시간을 늘렸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헬스클럽을 찾아 근력 운동을 1시간 이상, 유산소 운동을 30분 이상 했다. ○건강 되찾고 ‘몸짱’ 도전 운동 효과는 언제부터 나타났을까. 20, 30대 남성이라면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1, 2개월만 제대로 해도 근육이 빨리 붙는다. 그러나 남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드는 50대 남성은 다르다. 정 교수의 경우 6개월이 지난 후부터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볼록한 배가 쏙 들어갔고, 가슴에도 근육이 조금씩 붙었다. 몸이 변하니 운동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지긋지긋하던 두통과 어지럼증도 이 무렵 완전히 사라졌다. 근력도 크게 좋아졌다. 처음에는 턱걸이를 하나도 못 했다. 지금은 10개 정도는 식은 죽 먹기란다. 근력 운동에 재미가 붙는 것과 비례해 몸도 탄탄해졌다. 다시 6개월이 지난 후에는 ‘보디프로필’ 촬영에 도전했다. 쉽지는 않았다. 근육이 도드라져 보이도록 체지방을 집중적으로 뺐다. 도전 직전의 체지방률은 12%였는데, 불과 3개월 만에 5%까지 줄였다. 식단도 ‘빡빡’하게 바꿨다. 탄수화물은 대폭 줄이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했다. 간식은 없앴다. 꽤나 힘들었나 보다. 정 교수는 “운동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했지만 중년 세대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앞으로도 추가 프로필 촬영은 하지 않을 거란다. 정 교수는 요즘도 퇴근 후 가급적 매일 헬스클럽을 찾는다. 여유가 닿는 대로 30분이든 1시간이든 운동하고 집에 간다. 휴일에는 시간을 늘린다. 때론 4시간씩 운동한다. 정 교수는 “이제 운동은 하루의 마무리 일과가 됐다. 즐겁게 운동하면 몸은 반드시 달라진다”고 말했다. 중년의 근력운동법역기-아령보다 스쾃-런지 추천… 적절한 강도로 등-가슴 등 하루에 한 부위씩50대 이후 근육량은 매년 1∼2%씩 줄어든다. 덩달아 근력도 1.5∼5%씩 감소한다. 노화에 따른 ‘근감소증’인 셈이다. 근력 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정진혁 한양대 구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중년의 근력운동 방법을 들어봤다. 첫째, 운동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가급적 매일 헬스클럽에 가야 한다. 운동을 중도에 관두더라도 일단 헬스클럽에 가는 게 필요하다. 반복적 행위를 통해 ‘운동 루틴’을 만든다는 것이다. 개인 트레이너와 운동 약속을 잡는 것도 좋은 운동 루틴이 될 수 있다. 둘째, ‘중년 헬스’는 과하면 안 된다. 20, 30대라면 근육을 키우는 ‘벌크업’이 무방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린보디 매스업’이 적합하다. 또한 중년 이후에는 어깨와 무릎 관절이 약하고 유연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과도하게 무거운 기구를 들다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중년 이후에는 바벨(역기)이나 덤벨(아령)과 같은 ‘프리웨이트’보다는 헬스 기구를 활용한 운동이 좋다. 이런 운동이 부상의 위험도 낮고 운동 강도를 조절하기 쉽다. 맨몸으로 하는 스쾃, 런지, 팔굽혀펴기, 턱걸이 같은 운동도 괜찮다. 넷째, 운동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대체로 근육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질 정도의 강도가 좋다. 지나치게 강도가 높으면 부상 확률이 커진다. 반대로 강도를 너무 낮추면 근육에 자극을 주지 못해 운동 효과가 적다. 처음에 낮은 강도에서 시작해 차츰 강도를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다섯째, 근력 운동을 할 때는 신체를 등, 가슴, 하체 등 셋으로 분할해 하루에 한 부위에만 집중하는 게 좋다. 여러 부위를 목표로 동시에 운동할 경우 근육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근육에 자극을 주면 48시간 정도는 쉬어야 다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3일을 주기로 부위별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정진혁 한양대 구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51)는 2019년 7월 ‘뇌출혈 사고’로 병원 신세를 졌다.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는데,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머릿속이 ‘핑’ 하고 돌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정 교수의 기억은 거기까지다. 아내는 ‘쿵’ 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쓰러진 정 교수를 발견하고 곧바로 119를 불렀다. 응급검사 결과 뇌출혈과 두개골 골절이 확인됐다. 이후 12시간마다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면서 출혈 진행 상황을 주시했다. 다행히 추가 출혈이 없어 뇌를 여는 수술은 면할 수 있었다. 안정을 찾는 데 4일이 걸렸다. 2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퇴원한 후에는 2개월 병가를 내고 쉬어야 했다. 그로부터 2년 6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극적인 반전이다. 정 교수는 ‘몸짱’이 돼 있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정 교수는 “죽음 문턱까지 다녀왔다는 절박함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봤다. ● “건강 적신호 무시하다 사고”정 교수는 그날 새벽 어쩌다 의식을 잃은 걸까. 그는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했다. 상체를 갑자기 세우는 바람에 뇌에 즉각 혈액이 공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증세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종종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의식을 잃으면 털썩 주저앉으면서 넘어진다. 하지만 정 교수는 추락하듯 곧바로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는 바람에 뇌출혈이 생겼다. 정 교수는 자신의 몸이 유연하지 않은 게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군의관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파열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뼈와 뼈를 붙였다. 이후 상체를 제대로 굽히지 못할 정도로 몸이 뻣뻣해졌다고 한다. 정 교수는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다. 딱히 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직 젊다고 생각했다. 뇌출혈 사고 이후 그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돌이켜 보니 건강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지방간이 있었고, 배는 불룩 튀어나왔다. 분명한 적신호였지만 무시했다. 물론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꽤 받고 있으며 운동해야 한다는 사실은 자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유가 없었다. 업무량이 너무 많았고, 학회 활동과 논문 작업까지 겹치면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 때문에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어도 며칠 만에 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 “사고 후 정신 번쩍 들어 운동 시작”사고 이후 정 교수는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운동하지 않으면 비슷한 사고를 다시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몸에 힘이 붙지 않았다. 병가 기간에는 대부분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뭔가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매주 2, 3회 1, 2시간씩 하천 산책로를 걸었다. 하지만 뇌혈관이 다시 터질까 봐 시속 4㎞ 이하의 느린 속도로 걸을 뿐이었다. 2개월의 병가가 끝나고 다시 출근했다. 환자 진료도 재개했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두통이 정 교수를 괴롭혔다. 후유증은 꽤 컸지만 최소한 6개월 동안은 조심, 또 조심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5월 몸 상태가 좋아지자 집 근처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처음에는 별다른 프로그램 없이 내키는 대로 운동했다. 그러다 우연히 개인 트레이너 이용권 6장을 동료 교수에게 얻은 것을 계기로 체계적인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정 교수는 퇴근하면 곧바로 헬스클럽으로 달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녁 모임이 사라지자 운동 시간을 늘렸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헬스클럽을 찾아 근력 운동을 1시간 이상, 유산소 운동을 30분 이상 했다. ● 건강 되찾고 ‘몸짱’ 도전운동 효과는 언제부터 나타났을까. 20, 30대 남성이라면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1, 2개월만 제대로 해도 근육이 빨리 붙는다. 그러나 남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드는 50대 남성은 다르다. 정 교수의 경우 6개월이 지난 후부터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볼록한 배가 쏙 들어갔고, 가슴에도 근육이 조금씩 붙었다. 몸이 변하니 운동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지긋지긋하던 두통과 어지럼증도 이 무렵 완전히 사라졌다. 근력도 크게 좋아졌다. 처음에는 턱걸이를 하나도 못했다. 지금은 10개 정도는 식은 죽 먹기란다. 근력 운동에 재미가 붙는 것과 비례해 몸도 탄탄해졌다. 다시 6개월이 지난 후에는 ‘보디프로필’ 촬영에 도전했다. 쉽지는 않았다. 근육이 도드라져 보이도록 체지방을 집중적으로 뺐다. 도전 직전의 체지방률은 12%였는데, 불과 3개월 만에 5%까지 줄였다. 식단도 ‘빡빡’하게 바꿨다. 탄수화물은 대폭 줄이고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했다. 간식은 없앴다. 꽤나 힘들었나 보다. 정 교수는 “운동 정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했지만 중년 세대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앞으로도 추가 프로필 촬영은 하지 않을 거란다. 정 교수는 요즘도 퇴근 후 가급적 매일 헬스클럽을 찾는다. 여유가 닿는 대로 30분이든 1시간이든 운동하고 집에 간다. 휴일에는 시간을 늘린다. 때론 4시간씩 운동한다. 정 교수는 “이제 운동은 하루의 마무리 일과가 됐다. 즐겁게 운동하면 몸은 반드시 달라진다”고 말했다.50대 ‘몸짱’ 의사가 알려주는 중년의 근력 운동법 50대 이후 근육량은 매년 1~2%씩 줄어든다. 덩달아 근력도 1.5~5%씩 감소한다. 노화에 따른 ‘근감소증’인 셈이다. 근력 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정진혁 한양대 구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중년의 근력운동 방법을 들어봤다. 첫째, 운동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가급적 매일 헬스클럽에 가야 한다. 운동을 중도에 관두더라도 일단 헬스클럽에 가는 게 필요하다. 반복적 행위를 통해 ‘운동 루틴’을 만든다는 것이다. 개인 트레이너와 운동 약속을 잡는 것도 좋은 운동 루틴이 될 수 있다. 둘째, ‘중년 헬스’는 과하면 안 된다. 20, 30대라면 근육을 키우는 ‘벌크업’이 무방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린보디 매스업’이 적합하다. 또한 중년 이후에는 어깨와 무릎 관절이 약하고 유연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과도하게 무거운 기구를 들다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중년 이후에는 바벨(역기)이나 덤벨(아령)과 같은 ‘프리웨이트’보다는 헬스 기구를 활용한 운동이 좋다. 이런 운동이 부상의 위험도 낮고 운동 강도를 조절하기 쉽다. 맨몸으로 하는 스퀏, 런지, 팔굽혀펴기, 턱걸이 같은 운동도 괜찮다. 넷째, 운동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대체로 근육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질 정도의 강도가 좋다. 지나치게 강도가 높으면 부상 확률이 커진다. 반대로 강도를 너무 낮추면 근육에 자극을 주지 못해 운동 효과가 적다. 처음에 낮은 강도에서 시작해 차츰 강도를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 다섯째, 근력 운동을 할 때는 신체를 등, 가슴, 하체 등 셋으로 분할해 하루에 한 부위에만 집중하는 게 좋다. 여러 부위를 목표로 동시에 운동할 경우 근육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근육에 자극을 주면 48시간 정도는 쉬어야 다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3일을 주기로 부위별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59)의 주 전공은 스포츠의학이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때는 국가대표팀 닥터를 맡기도 했다. 박 교수는 마라톤 마니아다. 지난 20년 동안 풀코스 50회 이상, 하프코스 50회 이상 완주했다. 박 교수는 2001년 5월 경기 양평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약 21km)에 처음 출전했다. 그 전까지 10km도 달려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대회 개최 사실도 한 달 전에야 알았다. 참가 신청서를 내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마라톤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선배 교수와 식사하던 중에 그 선배가 10km 대회에 참가한다고 하자 ‘나도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수영도 오래 했고, 선배보다 나이도 어리니 잘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이 마라톤과의 인연이었다. ○9년 동안 수영으로 체력단련 마라톤에 입문하기 전 박 교수는 수영으로 체력을 단련했다. 1992년경부터 9년 동안 일주일에 5일 이상, 새벽마다 1시간씩 수영을 했다. 수영과의 인연도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당시 박 교수는 경기 과천에 살고 있었는데, 마침 수영장이 근처에 들어섰다. 스포츠의학 관점에서 운동하기 가장 좋은 조건은 ‘가까운 곳에서 운동하기’란다. 그 조건이 만들어졌다. 박 교수는 곧바로 수영장을 찾아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사실 박 교수는 어렸을 때 시골 개울에 빠져 큰일을 당할 뻔했다. 사고 이후로 물이 두려웠다. 수영을 해 본 적도 거의 없다. 초급반에서 첨벙거리면서 숨을 쉬지 않고 3, 4m 나아가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박 교수는 중급반과 고급반을 넘어 최고 레벨인 ‘마스터반’까지 올랐다. 네 가지 수영법을 바꿔가며 25m 거리 수영장을 20바퀴 도는 건 말 그대로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이후 근무지를 옮기고 집도 이사했다. 수영장이 멀어졌다. 그래도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에 갈 만큼 오랜 운동 습관을 지키려 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운동하기’ 원칙이 깨지면서 심리적 거리감이 생겨났다. 업무량까지 늘어나면서 수영장에 가는 횟수가 점점 줄었다. 그러던 차에 양평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것이 마라톤 마니아가 된 계기가 됐다. ○수영에서 마라톤으로 갈아타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마라톤 하프코스에 도전한 결과는 어땠을까. 성적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체력은 자신이 있었다. 예상과 달랐다. 일단 초여름의 더운 날씨로 꽤나 애를 먹었다. 대회 직전에 산 마라톤 신발은 발에 익지 않았다. 열 개 발가락 모두에 물집이 생겼다. 예상대로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완주했으니 뿌듯했다. 다만 너무 힘들었기에 다시는 마라톤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3일 정도 지나자 몸이 근질거렸다. 다시 뛰고 싶어졌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유를 따져봤다. 고통스러운 달리기를 하던 중 어느 순간에 ‘임계점’을 넘어설 때의 성취감 때문이었다. 수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이었다. 임계점까지 몰아붙이는 마라톤이란 종목에 스포츠의학자로서의 호기심까지 발동했다. 발가락 물집이 아문 2주 후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뛰어들었다. 수영을 줄이는 대신 일주일에 3, 4회는 새벽마다 달렸다. 달리다 보니 ‘가까운 곳에서 운동하기’의 원칙을 항상 충족하는 운동이란 걸 느꼈다. 박 교수는 “수영은 대체로 레슨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운동 시간이 정해져 있는 반면에 달리기는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이 손상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스포츠의학 관점에서 보면 마라톤 자체가 무릎을 다치게 하는 운동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체로 운동을 중단했다가 며칠 만에 다시 할 때 무리할 경우 부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충분히 몸을 풀어주고 욕심을 줄이며 달리면 80대까지도 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벽 달리기 매력에 빠지다 박 교수는 한 달에 평균 1회 정도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 풀코스를 뛰려면 그 직전 대회에서 하프코스를 뛴다. 이를 제외하면 대회를 앞두고 따로 훈련하는 법이 없다. 그 대신 최소한 주 3회 이상 새벽 달리기를 한다. 2001년 시작했으니 어느덧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운동 습관이다. 보통 오전 4, 5시에 일어난다. 주로 집 근처에 있는 하천 산책로를 달린다. 보통 8∼10km를 1시간에 주파한다. 때로는 14∼16km를 달리기도 한다. 가끔 달리다가 환자를 만날 때도 있다. 운동하는 의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괜찮다고 생각하며 또 달린다. 아주 오래전 헬스클럽 트레드밀에서 뛴 적이 있다. 소감을 물으니 “지루했다”고 한다. 하천 산책로 달리기와는 차원이 다르단다. 같은 길도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달라 보이고, 코스를 여러 방식으로 바꾸다 보면 늘 새로운 길이 된다는 것이다. 지루할 틈이 없다. 눈이 오는 날에도 새벽에 달린다. 바닥이 미끄럽기 때문에 등산화를 신고 뛴다. 그럴 때는 발이 묵직하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는 셈이다. 비가 오는 날도 폭우가 아니라면 뛰기를 멈추지 않는다. 달리기와 별도로 아파트 내 간이 헬스시설에서 주 2회 정도 1시간씩 근력 운동을 한다. 보디빌딩 선수처럼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빠지는 근육량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박 교수는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큰 이상이 없다. 오랜 운동 덕분이다. 앞으로도 지금의 생활을 고수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운동 중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운동을 해야 평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며 웃었다. 워밍업-면 속옷 필수… 몸 이상 땐 즉시 중단겨울철 야외운동 시 주의할 점겨울철에는기온이 떨어지면서 피부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 점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일수록 혈압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박훈기 교수에게 스포츠의학 관점에서 겨울철 야외 운동을 할 때 지켜야 할 점을 들어 봤다. 첫째, 운동전에 10분 정도 워밍업이 꼭 필요하다. 체조나 스트레칭을 먼저 하고, 가벼운 속도로 달리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운동을 해도 무리가 없는 몸 상태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둘째, 보온에 특히 신경 써 얇은 상의를 여러 겹 입는 게 좋다. 날씨가 추우면 땀이 겉으로 흐르지 않더라도 안쪽에선 땀이 날 수 있다. 따라서 면 속옷을 반드시 입어야 한다. 달리다 보면 외부에 노출된 부위에서부터 저체온증이 올 수 있어 귀마개와 모자, 장갑을 착용하는 게 좋다. 셋째, 여름보다 겨울에 운동할 때 에너지 소모가 더 많다.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실내 다이어트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편이 일반적이지만, 겨울철 야외 운동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는 절대 운동을 하면 안 된다.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넷째, 충분히 대비해도 의외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가슴 통증, 두근거림,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 이는 다른 계절에도 마찬가지다. 증세가 나타난 걸 무시하다간 큰 질병으로 악화될 수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59)의 주 전공은 스포츠의학이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때는 국가대표팀 닥터를 맡기도 했다. 박 교수는 마라톤 마니아다. 지난 20년 동안 풀코스 50회 이상, 하프코스 50회 이상 완주했다. 박 교수는 2001년 5월 경기 양평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약 21㎞)에 처음 출전했다. 그 전까지 10㎞도 달려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대회 개최 사실도 한 달 전에야 알았다. 참가 신청서를 내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마라톤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선배 교수와 식사하던 중에 그 선배가 10㎞ 대회에 참가한다고 하자 ‘나도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수영도 오래 했고, 선배보다 나이도 어리니 잘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이 마라톤과의 인연이었다. ● 9년 동안 수영으로 체력단련 마라톤에 입문하기 전 박 교수는 수영으로 체력을 단련했다. 1992년경부터 9년 동안 일주일에 5일 이상, 새벽마다 1시간씩 수영을 했다. 수영과의 인연도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당시 박 교수는 경기 과천에 살고 있었는데, 마침 수영장이 근처에 들어섰다. 스포츠의학 관점에서 운동하기 가장 좋은 조건은 ‘가까운 곳에서 운동하기’란다. 그 조건이 만들어졌다. 박 교수는 곧바로 수영장을 찾아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사실 박 교수는 어렸을 때 시골 개울에 빠져 큰일을 당할 뻔했다. 사고 이후로 물이 두려웠다. 수영을 해 본 적도 거의 없다. 초급반에서 첨벙거리면서 숨을 쉬지 않고 3, 4m 나아가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박 교수는 중급반과 고급반을 넘어 최고 레벨인 ‘마스터반’까지 올랐다. 네 가지 수영법을 바꿔가며 25m 거리 수영장을 20바퀴 도는 건 말 그대로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이후 근무지를 옮기고 집도 이사했다. 수영장이 멀어졌다. 그래도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에 갈 만큼 오랜 운동 습관을 지키려 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운동하기’ 원칙이 깨지면서 심리적 거리감이 생겨났다. 업무량까지 늘어나면서 수영장에 가는 횟수가 점점 줄었다. 그러던 차에 양평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것이 마라톤 마니아가 된 계기가 됐다. ● 수영에서 마라톤으로 갈아타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마라톤 하프코스에 도전한 결과는 어땠을까. 성적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체력은 자신이 있었다. 예상과 달랐다. 일단 초여름의 더운 날씨로 꽤나 애를 먹었다. 대회 직전에 산 마라톤 신발은 발에 익지 않았다. 열 개 발가락 모두에 물집이 생겼다. 예상대로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완주했으니 뿌듯했다. 다만 너무 힘들었기에 다시는 마라톤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3일 정도 지나자 몸이 근질거렸다. 다시 뛰고 싶어졌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유를 따져봤다. 고통스러운 달리기를 하던 중 어느 순간에 ‘임계점’을 넘어설 때의 성취감 때문이었다. 수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이었다. 임계점까지 몰아붙이는 마라톤이란 종목에 스포츠의학자로서의 호기심까지 발동했다. 발가락 물집이 아문 2주 후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뛰어들었다. 수영을 줄이는 대신 일주일에 3, 4회는 새벽마다 달렸다. 달리다 보니 ‘가까운 곳에서 운동하기’의 원칙을 항상 충족하는 운동이란 걸 느꼈다. 박 교수는 “수영은 대체로 레슨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운동 시간이 정해져 있는 반면에 달리기는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이 손상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스포츠의학 관점에서 보면 마라톤 자체가 무릎을 다치게 하는 운동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체로 운동을 중단했다가 며칠 만에 다시 할 때 무리할 경우 부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충분히 몸을 풀어주고 욕심을 줄이며 달리면 80대까지도 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새벽 달리기 매력에 빠지다 박 교수는 한 달에 평균 1회 정도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 풀코스를 뛰려면 그 직전 대회에서 하프코스를 뛴다. 이를 제외하면 대회를 앞두고 따로 훈련하는 법이 없다. 그 대신 최소한 주 3회 이상 새벽 달리기를 한다. 2001년 시작했으니 어느덧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운동 습관이다. 보통 오전 4, 5시에 일어난다. 주로 집 근처에 있는 하천 산책로를 달린다. 보통 8~10㎞를 1시간에 주파한다. 때로는 14~16㎞를 달리기도 한다. 가끔 달리다가 환자를 만날 때도 있다. 운동하는 의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괜찮다고 생각하며 또 달린다. 아주 오래전 헬스클럽 트레드밀에서 뛴 적이 있다. 소감을 물으니 “지루했다”고 한다. 하천 산책로 달리기와는 차원이 다르단다. 같은 길도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달라 보이고, 코스를 여러 방식으로 바꾸다 보면 늘 새로운 길이 된다는 것이다. 지루할 틈이 없다. 눈이 오는 날에도 새벽에 달린다. 바닥이 미끄럽기 때문에 등산화를 신고 뛴다. 그럴 때는 발이 묵직하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는 셈이다. 비가 오는 날도 폭우가 아니라면 뛰기를 멈추지 않는다. 달리기와 별도로 아파트 내 간이 헬스시설에서 주 2회 정도 1시간씩 근력 운동을 한다. 보디빌딩 선수처럼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빠지는 근육량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박 교수는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큰 이상이 없다. 오랜 운동 덕분이다. 앞으로도 지금의 생활을 고수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운동 중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운동을 해야 평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며 웃었다.겨울철 운동, 안전하게 하려면?겨울철 야외 운동을 할 때는 주의할 점이 많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피부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 점도가 올라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일수록 혈압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박훈기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스포츠의학 관점에서 겨울철 야외 운동을 할 때 지켜야 할 점을 들어 봤다. 첫째, 운동 시작 전에 반드시 10분 정도 워밍업이 필요하다. 체조나 스트레칭을 먼저 하고, 가벼운 속도로 천천히 달리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운동을 해도 무리가 없는 몸 상태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둘째, 보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얇은 상의를 여러 겹 입는 게 좋다. 날씨가 추우면 땀이 겉으로 흐르지 않더라도 안쪽에선 땀이 날 수 있다. 따라서 면으로 된 속옷을 반드시 입어야 한다. 달리다 보면 외부에 노출된 부위에서부터 저체온증이 올 수 있다. 따라서 귀마개와 모자, 장갑을 착용하는 게 좋다. 셋째, 여름보다 겨울에 운동할 때 에너지 소모가 더 많다.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 실내 다이어트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편이 일반적이지만, 겨울철 야외 운동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는 절대 운동을 하면 안 된다.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넷째, 충분히 대비해도 의외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가슴 통증, 두근거림,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 이는 겨울철 야외 운동뿐 아니라 다른 계절에도 마찬가지다. 증세가 나타난 걸 무시하다간 큰 질병으로 악화될 수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짬뽕은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특징이다. 특히 맑은 국물의 ‘백짬뽕’은 빨간 국물의 ‘일반 짬뽕’과 달리 겨울철 중국요리점에서 꾸준히 찾는 별미 메뉴다. 여기에 겨울이 제철인 굴로 맛을 낸 굴짬뽕은 특유의 감칠맛과 시원한 국물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다. 농심이 최근 진한 굴 향과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특징인 사천백짬뽕을 선보였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중화풍 백짬뽕을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시원하고 칼칼한 사천식 굴짬뽕의 맛을 그대로 담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천백짬뽕은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했다. 열량은 345Kcal로 기존 라면보다 30% 정도 낮다. 열량이 낮아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연말연시를 맞아 평소보다 술자리 모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사천백짬뽕은 술을 마신 다음 날 숙취 해소용으로도 적당하다. 시원 칼칼한 중화풍 백짬뽕 사천백짬뽕의 가장 큰 특징은 진한 굴 향을 필두로 한 해물 풍미와 시원 칼칼한 국물이다. 시중의 백짬뽕은 보통 돼지뼈를 사용한다. 이와 달리 사천백짬뽕은 해산물을 사용한다.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더 난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농심은 대표적인 겨울 제철 해산물 굴을 비롯해 바지락, 미더덕, 야채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육수를 만들었다.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건 이 때문이다. 여기에 청양고추와 후추 등을 더한 결과 칼칼한 맛이 더해진 사천식 백짬뽕 국물을 완성했다. 또 건더기 수프에는 부추와 고추, 표고버섯, 새우볼 등으로 푸짐하게 구성해 색감과 씹는 맛을 더했다. 면은 건면을 사용해 중화요리점에서 갓 뽑아낸 듯한 면 식감을 구현했다. 건면은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리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유탕면에 비해 표면이 매끄럽고 식감이 쫄깃하다. 단면이 동그랗고 노란빛이 도는 중화 면발의 느낌과 탱글탱글한 생면에 가까운 식감을 살려냈다. 전체적으로 건면 특유의 깔끔한 맛과 해산물 풍미가 가득한 국물이 시원한 조화를 이뤄낸다는 평이다.깔끔한 건면의 매력 이어갈 사천백짬뽕 농심은 2019년 신라면건면을 선보이며 건면 열풍을 일으켰다. 신라면건면이 건면의 대중화를 선도한 제품이라지만 실제로 그보다 앞서 건면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다. 1997년 출시한 멸치칼국수다. 멸치칼국수는 특유의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무기로 지금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웰빙 열풍이 불었다. 농심은 건면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해 2007년 건면 전용 생산 시설인 부산 녹산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곳에서 농심은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등 인기 건면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이며 시장을 키워왔다. 농심은 꾸준한 건면사업 확장을 통해 라면시장의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사천백짬뽕을 내놓은 것도 그 계획 중 하나다. 농심 관계자는 “사천백짬뽕같이 소비자에게 익숙한 면 요리를 간편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건면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의 인생을 더욱 맛있게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권준교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39)는 운동과는 담 쌓고 살았다. 고교, 대학 시절에도 운동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교수가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들이 생긴 후로는 퇴근하면 집으로 직행했다. 병원과 집을 오갈 때 빼고는 걷는 시간도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65kg 안팎이던 체중이 72kg까지 불었다. 가슴, 팔, 허벅지에서 근육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내조차 ‘풍선’이라고 놀릴 정도였다. 그때 처음으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육을 만들기 위해 헬스클럽을 찾았다. 고강도의 근력 운동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함으로써 근육을 키운다는 ‘크로스핏’에 도전했다. 그러나 재미도 없고 힘만 들었다. 3개월 회원권을 끊었지만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관뒀다. 그랬던 권 교수가 지금은 유도에 푹 빠져 산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 아들 운동시키려다 유도에 입문 지난해 10월 권 교수는 일곱 살 된 둘째 아들을 데리고 유도 체육관에 갔다. 아들에게 운동을 시키기 위해서였다. 태권도, 권투 등 여러 종목을 알아봤지만 유도가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체육관을 둘러본 뒤 아빠와 아들은 관원 등록을 마쳤다. 이후 권 교수는 매주 3회 업무가 끝나면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오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훈련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관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체육 관련 입시 준비를 하는 덩치 큰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덕분에 감염 걱정을 덜 수 있었다. 관장은 구르기부터 시켰다. 낙법은 유도 훈련의 가장 기본이라고 했다. 넘어질 때가 많으니 잘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야 부상이 없다. 기술훈련은 낙법을 어느 정도 연마한 후에 시작한다. 처음엔 한 시간 내내 낙법만 연습했다. 낙법의 종류도 많았다. 몇 주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낙법을 익혔다. 앞으로 넘어지고, 옆으로 넘어지고, 뒤로 넘어졌다. 나중에야 이 낙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권 교수는 “가령 엎어치기 당했을 때 팔을 잘못 짚으면 뼈가 부러질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넘어지면 안전하다”고 말했다. 낙법에 익숙해진 후 업어치기 같은 기본 기술을 배웠다. 한 가지 기술을 제대로 익혀야 다음 기술로 넘어갔다. 여러 기술을 배운 후에는 상대방과 자유대련을 하기 시작했다. 비로소 유도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유도, 근력과 유연성 강화에 좋아” 훈련을 시작하기 전 5∼1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한다. 넘어질 일이 많기 때문에 특히 이 스트레칭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트레칭을 끝내면 20분 동안 상대방과 여러 기술을 훈련한다. 나머지 30분 동안에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거나 자유대련을 한다. 한 시간의 운동 효과는 매우 크다. 낙법만 하더라도 5분만 제대로 구르면 땀이 매트 위로 뚝뚝 떨어진다. 권 교수는 “자유대련을 2, 3분씩만 해도 축구 한 경기를 뛴 것과 운동량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유도를 시작하고 처음 몇 달 동안은 온몸이 쑤셨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했던 데다 안 쓰던 근육을 쓰기 때문이었다. 자유대련을 할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온몸에 힘을 줬으니 몸이 쑤시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힘을 줘도 근력이 부족해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넘어졌다. 이후 몸에서 힘을 빼고 제대로 근육 쓰는 법을 배웠다. 그러자 몸이 쑤시던 증세가 사라졌다. 체육관 사범과 자유대련을 할 때도 3분까지 버틸 수 있게 됐다. 6개월이 지나고 보니 가슴이 튀어나오고 팔과 허벅지가 굵어졌다. 체중은 줄어들지 않았지만 대신 근육량이 크게 늘었다. 권 교수는 “따로 근력 운동을 하지는 않고 체육관에서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한 게 전부”라며 “유도가 전신 운동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근육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연성도 좋아졌다. 유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상체를 숙이면 손이 바닥에 안 닿았다. 지금은 손바닥이 바닥에 닿는다. 일상생활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계단을 3개 층만 올라가도 종아리가 아팠는데 요즘은 두 칸씩 뛰어 올라간단다. 어느새 딴딴한 몸으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 ○다른 운동에도 관심 갖게 돼 유도를 시작한 후 다른 운동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공을 제대로 차 본 적도 없지만 병원 내 축구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의료기사, 보안요원, 남자 간호사들이 회원이다. 의사는 권 교수가 유일하다. 권 교수는 “유도를 하면서 운동에 자신감이 생겼기에 새로운 운동 종목에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에 모여서 축구를 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거의 모이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달 동호회가 다시 가동됐다. 요즘은 2주마다 업무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에 모여 공을 찬다. 보통은 30분씩 두 차례 경기를 한다. 하지만 모든 종목의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헬스클럽에서 하는 근력 운동이나 트레드 밀에서 하는 걷기와 달리기는 선호하지 않는다. 무거운 중량을 들어올리는 게 버겁고, 벽을 보고 달리는 게 지루하기 때문이다. 이미 크로스핏을 한 번 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다. 권 교수는 “운동에 재미를 느껴야 운동 효과도 생긴다. 좋은 결과를 보려면 자신에게 맞는 운동 종목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동에 재미를 붙이면서 달라진 점이 또 있단다. 술을 거의 안 마시게 됐다. 그 시간에 운동하는 게 더 좋다고 한다.중년에 유도 시작할 땐낙법-기술-대련 차근차근 배우고 과도한 승부욕 금물… 운동 전 발목 스트레칭 필수중년의 나이에도 유도를 배울 수 있을까. 권준교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60대, 70대에도 건강관리 목적으로 유도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권 교수는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가급적 매일 운동하되, 적어도 주 3회 이상을 채울 것을 권했다. 거친 운동이니 부상이나 사고가 잦을 것 같지만 권 교수는 “그런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처음 유도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점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유도를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째, 습득 속도가 더디더라도 체육관이 정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 낙법부터 배우고 이어 기술을 배우며, 그 후에 자유대련을 한다. 낙법 훈련에 오랜 시간을 들이는 것은 부상을 막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골격이 약간 다를 수 있어 낙법 과정에서 목과 어깨에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체육관 책임자에게 사실을 알리고 변형된 동작을 배우는 게 좋다. 둘째,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낙법을 어느 정도 배우고 나서 새 기술을 익히면 자유대련을 할 때 승부욕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상대방을 이기려고 과도하게 몸에 힘을 주거나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다칠 우려가 있다.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즐기려고 하는 게 좋다. 셋째, 운동 전 스트레칭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다른 운동과 달리 유도는 전신에 힘을 주다가도 넘어지는 동작을 반복한다. 따라서 최소한 10분은 반드시 미리 몸을 풀어줘야 한다. 특히 발목 스트레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앉은 상태서 발목을 손으로 잡고 1분 이상 돌려주도록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권준교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39)는 운동과는 담 쌓고 살았다. 고교, 대학 시절에도 운동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교수가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들이 생긴 후로는 퇴근하면 집으로 직행했다. 병원과 집을 오갈 때 빼고는 걷는 시간도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65㎏ 안팎이던 체중이 72㎏까지 불었다. 가슴, 팔, 허벅지에서 근육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내조차 ‘풍선’이라고 놀릴 정도였다. 그때 처음으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육을 만들기 위해 헬스클럽을 찾았다. 고강도의 근력 운동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함으로써 근육을 키운다는 ‘크로스핏’에 도전했다. 그러나 재미도 없고 힘만 들었다. 3개월 회원권을 끊었지만 한 달도 버티지 못하고 관뒀다. 그랬던 권 교수가 지금은 유도에 푹 빠져 산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아들 운동시키려다 유도에 입문 지난해 10월 권 교수는 일곱 살 된 둘째 아들을 데리고 유도 체육관에 갔다. 아들에게 운동을 시키기 위해서였다. 태권도, 권투 등 여러 종목을 알아봤지만 유도가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체육관을 둘러본 뒤 아빠와 아들은 관원 등록을 마쳤다. 이후 권 교수는 매주 3회 업무가 끝나면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오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훈련했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관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체육 관련 입시 준비를 하는 덩치 큰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덕분에 감염 걱정을 덜 수 있었다. 관장은 구르기부터 시켰다. 낙법은 유도 훈련의 가장 기본이라고 했다. 넘어질 때가 많으니 잘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야 부상이 없다. 기술훈련은 낙법을 어느 정도 연마한 후에 시작한다. 처음엔 한 시간 내내 낙법만 연습했다. 낙법의 종류도 많았다. 몇 주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낙법을 익혔다. 앞으로 넘어지고, 옆으로 넘어지고, 뒤로 넘어졌다. 나중에야 이 낙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권 교수는 “가령 엎어치기 당했을 때 팔을 잘못 짚으면 뼈가 부러질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넘어지면 안전하다”고 말했다. 낙법에 익숙해진 후 업어치기 같은 기본 기술을 배웠다. 한 가지 기술을 제대로 익혀야 다음 기술로 넘어갔다. 여러 기술을 배운 후에는 상대방과 자유대련을 하기 시작했다. 비로소 유도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유도, 근력과 유연성 강화에 좋아” 훈련을 시작하기 전 5~1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한다. 넘어질 일이 많기 때문에 특히 이 스트레칭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트레칭을 끝내면 20분 동안 상대방과 여러 기술을 훈련한다. 나머지 30분 동안에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거나 자유대련을 한다. 한 시간의 운동 효과는 매우 크다. 낙법만 하더라도 5분만 제대로 구르면 땀이 매트 위로 뚝뚝 떨어진다. 권 교수는 “자유대련을 2, 3분씩만 해도 축구 한 경기를 뛴 것과 운동량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유도를 시작하고 처음 몇 달 동안은 온몸이 쑤셨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했던 데다 안 쓰던 근육을 쓰기 때문이었다. 자유대련을 할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온몸에 힘을 줬으니 몸이 쑤시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힘을 줘도 근력이 부족해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넘어졌다. 이후 몸에서 힘을 빼고 제대로 근육 쓰는 법을 배웠다. 그러자 몸이 쑤시던 증세가 사라졌다. 체육관 사범과 자유대련을 할 때도 3분까지 버틸 수 있게 됐다. 6개월이 지나고 보니 가슴이 튀어나오고 팔과 허벅지가 굵어졌다. 체중은 줄어들지 않았지만 대신 근육량이 크게 늘었다. 권 교수는 “따로 근력 운동을 하지는 않고 체육관에서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한 게 전부”라며 “유도가 전신 운동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근육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연성도 좋아졌다. 유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상체를 숙이면 손이 바닥에 안 닿았다. 지금은 손바닥이 바닥에 닿는다. 일상생활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계단을 3개 층만 올라가도 종아리가 아팠는데 요즘은 두 칸씩 뛰어 올라간단다. 어느새 딴딴한 몸으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 ●다른 운동에도 관심 갖게 돼 유도를 시작한 후 다른 운동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공을 제대로 차 본 적도 없지만 병원 내 축구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의료기사, 보안요원, 남자 간호사들이 회원이다. 의사는 권 교수가 유일하다. 권 교수는 “유도를 하면서 운동에 자신감이 생겼기에 새로운 운동 종목에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에 모여서 축구를 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거의 모이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달 동호회가 다시 가동됐다. 요즘은 2주마다 업무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에 모여 공을 찬다. 보통은 30분씩 두 차례 경기를 한다. 하지만 모든 종목의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헬스클럽에서 하는 근력 운동이나 트레드 밀에서 하는 걷기와 달리기는 선호하지 않는다. 무거운 중량을 들어올리는 게 버겁고, 벽을 보고 달리는 게 지루하기 때문이다. 이미 크로스핏을 한 번 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다. 권 교수는 “운동에 재미를 느껴야 운동 효과도 생긴다. 좋은 결과를 보려면 자신에게 맞는 운동 종목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동에 재미를 붙이면서 달라진 점이 또 있단다. 술을 거의 안 마시게 됐다. 그 시간에 운동하는 게 더 좋다고 한다.중년의 나이에도 유도를 배울 수 있을까? 권준교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60대, 70대에도 건강관리 목적으로 유도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권 교수는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가급적 매일 운동하되, 적어도 주 3회 이상을 채울 것을 권했다. 거친 운동이니 부상이나 사고가 잦을 것 같지만 권 교수는 “그런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처음 유도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점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유도를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째, 습득 속도가 더디더라도 체육관이 정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 유도를 배울 때는 낙법부터 배우고 이어 기술을 배우며, 그 후에 자유대련을 한다. 낙법 훈련에 오랜 시간을 들이는 것은 부상을 막기 위해서다. 사람마다 골격이 약간 다를 수 있어 낙법 과정에서 목과 어깨에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체육관 책임자에게 사실을 알리고 변형된 동작을 배우는 게 좋다. 둘째,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낙법을 어느 정도 배우고 나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면 자유대련을 할 때 승부욕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상대방을 이기려고 과도하게 몸에 힘을 주거나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다칠 우려가 있다.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운동을 즐기려고 하는 게 좋다. 셋째, 운동하기 전 스트레칭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다른 운동과 달리 유도는 전신에 힘을 주다가도 넘어지는 동작을 반복한다. 따라서 최소한 10분은 반드시 미리 몸을 풀어줘야 한다. 특히 발목 스트레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앉은 상태에서 발목을 손으로 잡고 1분 이상 돌려주도록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55)는 간 질환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의사다. 대한간학회 홍보이사, 한국간재단 홍보국장을 지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의 간암센터장을 맡고 있다. 만성 간 질환자라면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최 교수도 환자들에게 운동과 식이요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물론 의사로서 당연한 주문이지만, 사실 최 교수에게는 다른 이유도 있다. 그 자신이 ‘꾸준한 관리’의 효과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이었다. 그 무렵 갑자기 체중이 10kg 이상 불어났다. 당시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학회 활동에 연구 논문 준비까지 하다 보니 몸이 녹초가 돼 버렸다.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운동으로 해소할 만큼 시간적 여유가 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술자리만 늘어났다. 어느 날 환자 한 명이 진료실에서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도 ‘장난’이 아닌데요?” 체중이 불어나니 얼굴에 살이 꽤 올랐던 것이다. 웃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 명색이 간 질환을 치료한다는 의사가 지방간이 있다니…. 2011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에 운동 병행 불어난 체중부터 감량하기로 했다. 과체중 상태에서는 운동하다가 다칠 수도 있고, 효과도 적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일단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였다. 만찬을 줄이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그때도 밥과 반찬 모두 절반씩만 떴다. 돈가스가 나오면 튀김옷은 벗겨내고 살코기만 먹었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이 요법,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다. 간헐적 단식도 병행했다. 예외적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오후 7시부터 일절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 다음 날 오전에는 커피 한 잔만 마셨고, 식사는 오후 1시 이후에 했다. 최대 16시간을 금식한 것. 운동도 했다. 그 전에도 간간이 헬스클럽을 다니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 본 적은 없었다. 마침 병원에 직원용 헬스클럽이 있어 운동 입문이 수월했다. 이때부터 매주 5일은 1시간씩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다. 30분은 유산소 운동, 30분은 근력 운동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지금도 ‘매주 5회 운동’ 원칙은 가급적 지킨다. 만약 평일에 하루를 걸렀다면 주말에도 하루는 병원에 와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간다. ○6개월 후부터 극적인 변화 나타나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효과가 나타났다. 일단 체중이 그 사이에 10kg 줄었다. 이후 1년 동안 추가로 4kg을 줄였다. 다이어트를 제대로 할 경우 초기에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만 이후 감량 속도가 떨어진다. 다이어트의 정석을 충실히 따른 셈. 이렇게 1년 6개월 동안 14kg 감량에 성공했다. 이후 체중이 조금씩 불었지만 현재 72kg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 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하기 전 최 교수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수축기 혈압이 170mmHg에 이완기 혈압이 100mmHg였다. 이미 2007년부터 고혈압 약을 먹고 있었다. 하나씩 약의 개수가 늘어나더니 운동에 돌입하기 직전에는 3개까지 늘어나 있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위험 수준이었고 지방간까지 있었다. 운동하고 6개월 만에 콜레스테롤 수치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혈압 수치도 떨어졌다. 먼저 약의 개수를 2개로 줄였다. 1년이 지난 후에는 약을 다시 1개로 줄였다. 현재는 125mmHg/80mmHg로 정상 수준. 하지만 가족력이 있어서 약을 끊지는 않았다. 다만 지방간은 해소되려면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도 미약하게 남아 있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틈날 때마다 운동’ 생활이 되다 운동 효과를 본 이후로는 종목과 시간을 늘렸다. 시간을 쪼개서 틈날 때마다 운동하는 방식. 2014년에는 주말 자전거 타기를 추가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활력을 느끼기 위해서란다. 매주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아 평균 2주에 1회꼴로 자전거를 탄다. 한강 둔치로 나가 약 3시간 동안 왕복 40km를 주행한다. 집에 돌아오면 허벅지가 뻐근하다. 그래도 덕분에 하체 근력이 상당히 좋아졌다. 가끔 산에도 오르는데 많이 걸어도 덜 피곤하며 힘에 부칠 때도 적다. 등산은 2019년 시작했다. 당시 안식월을 맞아 강원 평창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3, 4시간 동안 산을 탔다. 그 전에도 가끔 등산을 했지만 이후 산이 더 친숙해졌다. 요즘에도 평균 2주에 1회는 등산을 한다. 시간이 빌 때면 병원에서 가까운 대모산에 자주 오른다. 6개월 전에는 필라테스에도 도전했다. 처음에는 여성들만 하는 운동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몸을 바르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최 교수는 “내 몸이 얼마나 비뚤어져 있었는지를 알게 됐다. 이후 어깨도 펴고 앉을 때도 똑바로 앉으려고 하며 걸을 때도 힘을 주고 걸으려 한다”고 말했다. 필라테스는 매주 1회 레슨을 받는다. 배운 것은 연구실에서 복습한다. 일주일에 3회는 연구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30분씩 필라테스를 한다. 또 있다. 틈나는 대로 걷는다. 병원의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걷는다. 웬만하면 하루에 1만 보를 채운단다. 최 교수는 “건강에 특효 처방은 없다. 그때그때 시간을 내서 조금이나마 운동을 해서 저축하듯이 모으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법특정 시간 정해 주 5일 매일 30분씩… 마른 비만형이면 근력운동 비중 늘리길체중을 감량하려면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꾸준한 운동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운동에 임하는 마음 자세부터 다잡아야 한다고 했다. 일단 지겹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오래 지속할 수 없다. 그 다음에는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최 교수는 먼저 운동 계획을 세우고, 일단 계획을 세우면 이행할 것을 권했다. 일종의 ‘운동 루틴’을 만들어야 중도 포기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 가령 헬스클럽이 싫다면 집 안에 몇몇 기구를 설치해 홈 트레이닝 공간을 꾸밀 수도 있다. 평소 소파에 자주 누워 있다면 특정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만큼은 일어나서 움직인다는 계획을 세운다.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괜찮다. 이처럼 자신의 상황에 맞춰 이행 가능한 운동 계획을 세우라는 것. 일주일에 몇 회 운동하는 게 좋을까. 최 교수는 “초보자라도 일단 주 5일, 매회 30분의 원칙을 지키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정한 운동 루틴에 맞춰 출퇴근 시간 때 걷든지, 스쾃이나 런지 같은 코어 운동을 틈틈이 하면서 매일 30분 이상은 채우라는 뜻이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다만 마른 비만 유형이라면 근력 운동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만약 기저질환이 있다면 급격한 체중 감량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유산소 운동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서 천천히 체중을 줄이도록 한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최 교수는 기름진 음식을 멀리할 것을 권했다. 먹지 말라는 게 아니다. 가급적 줄이라는 뜻이다. 통닭을 먹고 싶으면 양념통닭보다는 전기통닭을 먹는다. 고기를 먹고 싶으면 삼겹살이나 갈비보다는 안심 부위를 먹는다. 돈가스 같은 음식은 튀김옷을 버리고 내용물만 먹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55)는 간 질환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의사다. 대한간학회 홍보이사, 한국간재단 홍보국장을 지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의 간암센터장을 맡고 있다. 만성 간 질환자라면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최 교수도 환자들에게 운동과 식이요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물론 의사로서 당연한 주문이지만, 사실 최 교수에게는 다른 이유도 있다. 그 자신이 ‘꾸준한 관리’의 효과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이었다. 그 무렵 갑자기 체중이 10㎏ 이상 불어났다. 당시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학회 활동에 연구 논문 준비까지 하다 보니 몸이 녹초가 돼 버렸다.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운동으로 해소할 만큼 시간적 여유가 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술자리만 늘어났다. 어느 날 환자 한 명이 진료실에서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도 ‘장난’이 아닌데요?” 체중이 불어나니 얼굴에 살이 꽤 올랐던 것이다. 웃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 명색이 간 질환을 치료한다는 의사가 지방간이 있다니…. 2011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에 운동 병행 불어난 체중부터 감량하기로 했다. 과체중 상태에서는 운동하다가 다칠 수도 있고, 효과도 적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일단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였다. 만찬을 줄이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그때도 밥과 반찬 모두 절반씩만 떴다. 돈가스가 나오면 튀김옷은 벗겨내고 살코기만 먹었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식이 요법,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다. 간헐적 단식도 병행했다. 예외적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오후 7시부터 일절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 다음 날 오전에는 커피 한 잔만 마셨고, 식사는 오후 1시 이후에 했다. 최대 16시간을 금식한 것. 운동도 했다. 그 전에도 간간이 헬스클럽을 다니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 본 적은 없었다. 마침 병원에 직원용 헬스클럽이 있어 운동 입문이 수월했다. 이때부터 매주 5일은 1시간씩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다. 30분은 유산소 운동, 30분은 근력 운동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지금도 ‘매주 5회 운동’ 원칙은 가급적 지킨다. 만약 평일에 하루를 걸렀다면 주말에도 하루는 병원에 와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간다. ● 6개월 후부터 극적인 변화 나타나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효과가 나타났다. 일단 체중이 그 사이에 10㎏ 줄었다. 이후 1년 동안 추가로 4㎏을 줄였다. 다이어트를 제대로 할 경우 초기에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만 이후 감량 속도가 떨어진다. 다이어트의 정석을 충실히 따른 셈. 이렇게 1년 6개월 동안 14㎏ 감량에 성공했다. 이후 체중이 조금씩 불었지만 현재 72㎏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 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하기 전 최 교수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수축기 혈압이 170㎜Hg에 이완기 혈압이 100㎜Hg였다. 이미 2007년부터 고혈압 약을 먹고 있었다. 하나씩 약의 개수가 늘어나더니 운동에 돌입하기 직전에는 3개까지 늘어나 있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위험 수준이었고 지방간까지 있었다. 운동하고 6개월 만에 콜레스테롤 수치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혈압 수치도 떨어졌다. 먼저 약의 개수를 2개로 줄였다. 1년이 지난 후에는 약을 다시 1개로 줄였다. 현재는 125㎜Hg/80㎜Hg로 정상 수준. 하지만 가족력이 있어서 약을 끊지는 않았다. 다만 지방간은 해소되려면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도 미약하게 남아있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 ‘틈날 때마다 운동’ 생활이 되다운동 효과를 본 이후로는 종목과 시간을 늘렸다. 시간을 쪼개서 틈날 때마다 운동하는 방식. 2014년에는 주말 자전거 타기를 추가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활력을 느끼기 위해서란다. 매주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아 평균 2주에 1회꼴로 자전거를 탄다. 한강 둔치로 나가 약 3시간 동안 왕복 40㎞를 주행한다. 집에 돌아오면 허벅지가 뻐근하다. 그래도 덕분에 하체 근력이 상당히 좋아졌다. 가끔 산에도 오르는데 많이 걸어도 덜 피곤하며 힘에 부칠 때도 적다. 등산은 2019년 시작했다. 당시 안식월을 맞아 강원 평창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3, 4시간 동안 산을 탔다. 그 전에도 가끔 등산을 했지만 이후 산이 더 친숙해졌다. 요즘에도 평균 2주에 1회는 등산을 한다. 시간이 빌 때면 병원에서 가까운 대모산에 자주 오른다. 6개월 전에는 필라테스에도 도전했다. 처음에는 여성들만 하는 운동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몸을 바르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최 교수는 “내 몸이 얼마나 비뚤어져 있었는지를 알게 됐다. 이후 어깨도 펴고 앉을 때도 똑바로 앉으려고 하며 걸을 때도 힘을 주고 걸으려 한다”고 말했다. 필라테스는 매주 1회 레슨을 받는다. 배운 것은 연구실에서 복습한다. 일주일에 3회는 연구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30분씩 필라테스를 한다. 또 있다. 틈나는 대로 걷는다. 병원의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걷는다. 웬만하면 하루에 1만 보를 채운단다. 최 교수는 “건강에 특효 처방은 없다. 그때그때 시간을 내서 조금이나마 운동을 해서 저축하듯이 모으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꾸준한 운동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운동에 임하는 마음 자세부터 다잡아야 한다고 했다. 일단 지겹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오래 지속할 수 없다. 그 다음에는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최 교수는 먼저 운동 계획을 세우고, 일단 계획을 세우면 이행할 것을 권했다. 일종의 ‘운동 루틴’을 만들어야 중도 포기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 가령 헬스클럽이 싫다면 집 안에 몇몇 기구를 설치해 홈 트레이닝 공간을 꾸밀 수도 있다. 평소 소파에 자주 누워 있다면 특정 시간을 정해서 그 시간만큼은 일어나서 움직인다는 계획을 세운다.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괜찮다. 이처럼 자신의 상황에 맞춰 이행 가능한 운동 계획을 세우라는 것. 일주일에 몇 회 운동하는 게 좋을까. 최 교수는 “초보자라도 일단 주 5일, 매회 30분의 원칙을 지키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정한 운동 루틴에 맞춰 출퇴근 시간 때 걷든지, 스쾃이나 런지 같은 코어 운동을 틈틈이 하면서 매일 30분 이상은 채우라는 뜻이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다만 마른 비만 유형이라면 근력 운동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만약 기저질환이 있다면 급격한 체중 감량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유산소 운동 위주로 프로그램을 짜서 천천히 체중을 줄이도록 한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최 교수는 기름진 음식을 멀리할 것을 권했다. 먹지 말라는 게 아니다. 가급적 줄이라는 뜻이다. 통닭을 먹고 싶으면 양념통닭보다는 전기통닭을 먹는다. 고기를 먹고 싶으면 삼겹살이나 갈비보다는 안심 부위를 먹는다. 돈가스 같은 음식은 튀김옷을 버리고 내용물만 먹는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이윤택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41)는 요즘 망가진 몸을 건강한 몸으로 바꾸는 중이다. 한때 근육질 ‘몸짱’이었지만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 ‘몸꽝’이 돼 버렸다. 이 교수의 체중은 올 4월 90kg을 넘어섰다. 성인 남성의 경우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 30을 넘으면 고도 비만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고도 비만 환자다. 이 교수는 위암 환자도 치료하지만 고도 비만 환자의 수술도 많이 한다. 비만을 치료하는 의사가 고도 비만 환자인 셈이다. 비만 수술을 하는 의사가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한다는 점이 부끄러워졌다. 이 교수는 자존심을 걸고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체중이 들쭉날쭉하지 않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다. 현재까지 7kg 감량에 성공했단다. ○한때 근육질 ‘몸짱’이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소아비만에 가까웠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키는 140cm가 되지 않았는데 체중은 60kg을 넘었다. 중학교 1학년 때 70kg, 고교 1학년 때 85kg까지 불어났다. 이미 중등도 비만이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일단 많이 먹었다. 반면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대학에 입학한 후 운동을 해 볼 요량으로 역도동아리에 가입했다. 매일 적게는 1시간, 많게는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의대를 졸업할 때까지 6년 동안 평일에는 웬만하면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특히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한 이유가 있다. 다른 운동과 달리 운동 신경이 부족해도 노력만 하면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랬다. 물렁물렁했던 살이 단단한 근육질로 바뀌었다.근육 키우기의 단점이 있다. 몇 개월만 하지 않아도 근육이 다시 쪼그라든다. 이 교수에게도 이런 위기가 찾아왔다. 인턴 과정에 들어서면서 시간이 부족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여유가 없었다. 체중이 89kg까지 불었다.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체중을 줄였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 이 교수의 체중은 80∼89kg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러는 사이 단단한 근육질은 점점 물렁물렁해졌다. ○연구실에 운동 장비 설치했지만 더 늦기 전에 근육질 몸매를 되찾기로 했다. 2019년 이대서울병원이 개원할 때 연구실에 턱걸이 운동기구를 들였다. 외부 헬스클럽에 가 운동할 시간이 없으니 연구실에서 틈나는 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의욕이 넘쳤다. 학생 때처럼 매일 30분씩 근력 운동을 했다. 스쾃, 팔굽혀펴기를 먼저 했다. 스쾃은 30회씩 3세트, 팔굽혀펴기는 30회씩 3세트를 했다. 다음에는 턱걸이 운동기구를 이용했다. 먼저 운동기구에 밴드를 매단 뒤 그 밴드에 발을 걸고 턱걸이를 10회씩 2세트를 했다. 몸이 좀 풀리면 밴드 없이 8회씩 2세트를 했다. 각 세트가 끝날 때는 2분씩 쉬었다. 2019년 한 해 동안 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했다. 덕분에 체중은 80∼81kg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런 운동 습관은 1년 만인 지난해 무너졌다. 환자가 늘면서 수술 횟수도 늘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오늘 해야 할 운동은 내일로 미뤘다. 그러다보니 운동과 점점 멀어졌다. 올해 4월 처음으로 체중이 90kg을 넘어섰다. 처음으로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다. 이 교수는 새로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근육 키우기보다 건강한 운동으로 전환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의 횟수부터 줄였다. 매주 2회, 1회 30∼40분씩 연구실에서 턱걸이, 스쾃, 팔굽혀펴기를 한다. 과거처럼 육중한 헬스 장비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사실 예전에는 무거운 중량을 들어올리면서도, 중량을 계속 늘려야 만족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만큼 어깨, 팔꿈치, 팔목관절 부위를 다치기도 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힘에 부치다보니 운동을 미루게 되고, 결국 중단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유산소 운동도 시작했다. 실내용 자전거를 거실에 뒀다. 매주 2회, 출근하기 전에 20분씩 자전거를 탄다. 연구실에도 의자로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 장비를 뒀다. 컴퓨터를 보거나 서류 업무를 할 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운동과 업무를 동시에 한다. 얼마 전부터는 식이요법도 병행하고 있다. 6개월 동안의 다이어트, 그 결과는 어떨까? 체중이 조금씩 줄어 현재 83kg이다. 성공적인 것 같은데, 이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운동량이 적은 편이라는 것이다.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산 등을 추가로 시도하고 싶단다. 하지만 과체중 상태에서 그런 운동을 오래 하면 관절이 손상될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일단 80kg 이하로 체중을 낮춘 뒤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기로 했다. 이 교수는 “운동 목표를 근육 키우기에서 건강한 몸 만들기로 전환했다면 관절 상태를 잘 살피면서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체중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조금씩 줄어들 테고, 중도 포기 없이 평생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살찐 사람의 운동법조금씩 하다 서서히 횟수 늘려야… 근력운동은 감량후 시작하고 식이요법 병행이윤택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근육질 몸매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비만에서 탈출하고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한다. 비만인 사람의 운동법은 조금 달라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살찐 사람은 어떻게 운동하는 게 좋을까. 첫째, 10분이라도 당장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30분, 혹은 1시간을 운동하겠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는 게 좋다. 10분부터 시작해 서서히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또 운동 횟수는 가급적 주 3회 이상을 채우도록 한다. 둘째, 관절을 보호하며 운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걷기나 자전거 타기를 추천한다. 근력 운동은 어느 정도 체중을 줄일 때까지 미룬다. 체중 감량에 성공해 몸이 가벼워졌다고 느껴지면 그때부터 근력 운동을 한다. 무거운 기구를 드는 것보다는 맨몸으로 하는 게 좋다. 스쾃,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을 수시로 하면 된다. 셋째, 근력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비만한 사람일수록 관절이 상하기 쉽다. 어깨, 팔꿈치, 손목 순서로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이 교수 또한 예전에 준비 운동 없이 근력 운동을 과하게 했다가 이 부위의 관절을 다친 적이 있다. 넷째, 식이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운동만으로는 체중 감량이 쉽지 않다. 간식 끊기부터 시작한다. 굶기보다는 매 끼니에서 30% 내외의 분량을 덜어내는 방식이 좋다. 이 교수 또한 같은 방식으로 식사량을 줄였고,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이윤택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41)는 요즘 망가진 몸을 건강한 몸으로 바꾸는 중이다. 한때 근육질 ‘몸짱’이었지만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 ‘몸꽝’이 돼 버렸다. 이 교수의 체중은 올 4월 90㎏을 넘어섰다. 성인 남성의 경우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 30을 넘으면 고도 비만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고도 비만 환자다. 이 교수는 위암 환자도 치료하지만 고도 비만 환자의 수술도 많이 한다. 비만을 치료하는 의사가 고도 비만 환자인 셈이다. 비만 수술을 하는 의사가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한다는 점이 부끄러워졌다. 이 교수는 자존심을 걸고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체중이 들쭉날쭉하지 않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다. 현재까지 7㎏ 감량에 성공했단다. 한때 근육질 ‘몸짱’이었는데…어렸을 때부터 소아비만에 가까웠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키는 140㎝가 되지 않았는데 체중은 60㎏을 넘었다. 중학교 1학년 때 70㎏, 고교 1학년 때 85㎏까지 불어났다. 이미 중등도 비만이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일단 많이 먹었다. 반면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운동에 재능도 없었고, 앉아서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했다. 대학에 입학한 후 운동을 해 볼 요량으로 역도동아리에 가입했다. 매일 적게는 1시간, 많게는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의대를 졸업할 때까지 6년 동안 평일에는 웬만하면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특히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한 이유가 있다. 다른 운동과 달리 운동 신경이 부족해도 노력만 하면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랬다. 물렁물렁했던 살이 단단한 근육질로 바뀌었다. 교내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근육 키우기의 단점이 있다. 몇 개월만 하지 않아도 근육이 다시 쪼그라든다. 이 교수에게도 이런 위기가 찾아왔다. 인턴 과정에 들어서면서 시간이 부족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여유가 없었다. 체중이 89㎏까지 불었다.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체중을 82㎏까지 떨어뜨렸다. 근육질 몸매도 되찾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 이 교수의 체중은 80~89㎏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러는 사이 단단한 근육질은 점점 물렁물렁해졌다. 연구실에 운동장비 설치했지만더 늦기 전에 근육질 몸매를 되찾기로 했다. 2019년 이대서울병원이 개원할 때 연구실에 턱걸이 운동기구를 들였다. 외부 헬스클럽에 가 운동할 시간이 없으니 연구실에서 틈나는 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의욕이 넘쳤다. 학생 때처럼 매일 30분씩 근력 운동을 했다. 스쾃, 팔굽혀펴기를 먼저 했다. 스¤은 30회씩 3세트, 팔굽혀펴기는 30회씩 3세트를 했다. 다음에는 턱걸이 운동기구를 이용했다. 먼저 운동기구에 밴드를 매단 뒤 그 밴드에 발을 걸고 턱걸이를 10회씩 2세트를 했다. 몸이 좀 풀리면 밴드 없이 8회씩 2세트를 했다. 각 세트가 끝날 때는 2분씩 쉬었다. 2019년 한 해 동안 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했다. 덕분에 체중은 80~81㎏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런 운동 습관은 1년 만인 지난해 무너졌다. 환자가 늘면서 수술 횟수도 늘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오늘 해야 할 운동은 내일로 미뤘다. 그 다음에는 다음주로 다시 미뤘다. 그러다보니 운동과 점점 멀어졌다. 올해 4월 처음으로 체중이 90㎏을 넘어섰다. 처음으로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다. 이 교수는 새로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근육 키우기보다 건강한 운동으로 전환이 교수는 근력 운동의 횟수부터 줄였다. 매주 2회, 1회 30~40분씩 연구실에서 턱걸이, 스쾃, 팔굽혀펴기를 한다. 과거처럼 육중한 헬스 장비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근육 ‘벌크업’이 더 이상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예전에는 무거운 중량을 들어올리면서도, 중량을 계속 늘려야 만족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만큼 어깨, 팔꿈치, 팔목관절 부위를 다치기도 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힘에 부치다보니 운동을 미루게 되고, 결국 중단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유산소 운동도 시작했다. 실내용 자전거를 거실에 뒀다. 매주 2회, 출근하기 전에 20분씩 자전거를 탄다. 연구실에도 의자로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 장비를 뒀다. 컴퓨터를 보거나 서류 업무를 할 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운동과 업무를 동시에 한다. 얼마 전부터는 식이요법도 병행하고 있다. 평소 식사량의 절반으로 줄였고 간식을 끊었다. 탄수화물 함량이 적은 음식을 골라 먹는다. 6개월 동안의 다이어트, 그 결과는 어떨까? 체중이 조금씩 떨어져 현재 83㎏이다. 성공적인 것 같은데, 이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운동량이 적은 편이라는 것이다.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산 등을 추가로 시도하고 싶단다. 하지만 과체중 상태에서 그런 운동을 오래 하면 관절이 손상될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일단 80㎏ 이하로 체중을 낮춘 뒤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기로 했다. 이 교수는 “운동 목표를 근육 키우기에서 건강한 몸만들기로 전환했다면 관절 상태를 잘 살피면서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체중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조금씩 줄어들 테고, 중도 포기 없이 평생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윤택 이대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근육질 몸매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비만에서 탈출하고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한다. 비만인 사람의 운동법은 조금 달라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살찐 사람은 어떻게 운동하는 게 좋을까. 첫째, 10분이라도 당장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30분, 혹은 1시간을 운동하겠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는 게 좋다. 10분부터 시작해 서서히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또 운동 횟수는 가급적 주 3회 이상을 채우도록 한다. 둘째, 관절을 보호하며 운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걷기나 자전거 타기를 추천한다. 근력 운동은 어느 정도 체중을 줄일 때까지 미룬다. 체중 감량에 성공해 몸이 가벼워졌다고 느껴지면 그때부터 근력 운동을 한다. 무거운 기구를 드는 것보다는 맨몸으로 하는 게 좋다. 스¤,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을 수시로 하면 된다. 셋째, 근력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비만한 사람일수록 관절이 상하기 쉽다. 어깨, 팔꿈치, 손목 순서로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이 교수 또한 예전에 준비 운동 없이 근력 운동을 과하게 했다가 이 부위의 관절을 다친 적이 있다. 넷째, 식이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운동만으로는 체중 감량이 쉽지 않다. 간식 끊기부터 시작한다. 굶기보다는 매 끼니에서 30% 내외의 분량을 덜어내는 방식이 좋다. 이 교수 또한 같은 방식으로 식사량을 줄였고,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헬스클럽 1년 회원권을 끊기는 쉽다. 하지만 1년 동안 꾸준히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주 3, 4회 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주 1회로 줄어든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샤워만 하고 오기도 한다. 이런 사례는 흔하다. 박동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54)도 그랬다. 병원 주변 헬스클럽에 등록했지만 가장 많이 갔을 때가 주 2회였다. 운동량이 부족하니 체중도 늘었다. 음식에 좀 신경을 썼더니 체중이 더 늘지는 않았지만 근육량은 줄었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다. 박 교수는 출퇴근길을 활용했다. 덕분에 몸 상태도 좋아졌단다. 톡톡히 효과를 본 셈이다. 박 교수의 건강법을 들어 봤다. ○“출퇴근 자체가 완벽한 운동” 언젠가 출근하는 전철 안에서 친한 병원 동료를 만났다. 그 후배가 병원 두 정거장 전에서 내렸다. 이유를 물었더니 걷기 위해서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박 교수는 그런 후배를 보며 큰 감흥이 없었다. 그랬던 박 교수가 지금은 매일 걸어 출퇴근한다. 벌써 5년째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병원에서 서너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다. 한번 걸어볼까 하며 청계천을 따라 걸었다. 의외로 괜찮았다. 출근할 때 걸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박 교수는 오전 6시 반 전후에 집을 나선다. 사람이 덜 붐비는 시간에 걷기 위해서다. 전철역까지 15분 정도 걸어간다. 전철을 한 번 갈아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린다. 이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다. 청계천을 따라 쭉 걷다가 청계광장으로 나온 후에는 덕수궁 길을 따라 걷는다. 걷는 속도는 시속 6km 정도.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출근하는 데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처음에는 주 3회 정도 이렇게 출근했다. 걸어 보니 좋았다. 얼마 후 매일 걷기로 바꿨다. 이후 출근길 걷기를 가급적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걷는다. 날씨가 너무 나쁘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부터 서울시청역까지 연결된 지하도를 걷는다. 출근길 걷기가 익숙해지자 퇴근길 걷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병원과 학회 업무도 많았고, 저녁 약속도 많았다. 매일 퇴근길 걷기는 쉽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저녁 약속이 크게 줄었다. 이젠 퇴근길 걷기도 매일 한다. 코스는 출근길 코스와 같다. 가끔 여유가 있을 때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지나쳐 30분 이상을 더 걷기도 한다.○하루 2만 보 이상 걸어 박 교수는 걷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 출퇴근길에 걷고 병원 안에서도 많이 걷다 보니 매일 2만 보를 넘는다. 박 교수는 “사실 처음에는 매일 1만 보 걷는 게 목표였는데, 걷다 보니 그 정도로는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2만 보로 올렸다”고 말했다. 저녁 약속이 있는 날에는 낮에 걷는다. 진료가 없는 날에는 연구팀 동료들과 함께 점심시간을 이용해 인근 산에 오른다.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박 교수는 “성곽 길을 따라 걷거나 인왕산 정상까지 종종 간다”고 말했다. 출퇴근하지 않는 휴일에도 걷는다. 아내와 함께 반려견을 데리고 집 주변 공원으로 간다. 평일처럼 2만 보는 걷지 못하지만 웬만하면 1만 보는 채운다. 휴일에 가끔 골프장에 갈 때도 카트를 타지 않고 18홀 내내 걷는다. 걷고 난 후에는 스트레칭을 한다.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동작 위주로 한다. 박 교수는 “몸이 쑤시는 채로 그냥 두면 나중에 더 아플 수 있어 스트레칭도 걷기 일환으로 생각하고 반드시 한다”고 말했다. 매일 이렇게 걸으면 오히려 피곤하지 않을까. 아주 고강도의 근력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지는 않는다. 그래도 몸이 쉴 필요가 있단다. 이를 위해 휴일에 반나절 정도는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다만 수면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어 잠은 몰아서 자지 않는다. 대신 밀린 책도 읽고, 인터넷 영상도 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5년 동안 출퇴근 걷기의 효과 출퇴근 걷기를 하기 전 그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조금씩 불었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았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한때 약을 먹기도 했다. 출퇴근 걷기를 하면서 몸이 달라졌다. 혈압은 더 오르지 않아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크게 떨어져 정상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따로 근력 운동을 하지 않는데도 근육량이 늘었다. 뿐만 아니라 몸이 상당히 가벼워졌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심리적으로도 많이 안정됐다. 일단 혼자 걷는 시간이 늘면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많이 갖게 됐다. 머릿속으로는 밀린 일을 생각하면서 몸은 걷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골치를 꽤나 썩이는 여러 프로젝트의 해결점을 찾을 때도 더러 있었다. 미국에 있는 딸과도 출근 시간에 영상통화로 대화한다. 몇 달 전에는 대학을 졸업한 딸의 진로를 놓고 여러 날에 걸쳐 출근 화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업무량도 많고 미국과 시차가 있어 좀처럼 하지 못하던 통화를 이틀마다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오해도 풀리고, 최적의 해법을 찾아냈단다. 걷기가 생활의 일부를 넘어 치유의 도구가 됐다.출퇴근길 걸을땐전용 운동화-양말 여분 충분히… 처음엔 천천히 걷고 자신만의 코스 개발하면 좋아출퇴근길 걷기로 건강을 챙기면 어떨까. 박동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한 달만 꾸준히 하면 적응이 돼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 첫째, 걷기용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편한 구두라 해도 발에 무리가 간다. 출근 후 발에 땀이 찰 수 있기 때문에 사무실에 여분의 양말과 신발을 두는 게 좋다. 하루 이틀로 끝낼 게 아니기 때문에 자외선에도 대비해야 한다. 가급적 모자를 쓰고 걷도록 하자. 와이셔츠를 잘 안 입는다. 겉에는 양복을 입지만 면으로 입는다. 습관이 되니까 20분 지나면 땀이 식는다. 옷은 갈아입고 연구실 옷장에 여벌의 옷과 양말 같은 것을 놓는다. 둘째, 입문 단계에서 속도를 너무 내서는 안 된다. 무릎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발바닥 통증도 나타나기 쉽다. 빨리 걸으려는 욕심을 줄이고 천천히 걷도록 하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속도를 서서히 올린다. 셋째, 걷기 위한 자기만의 코스를 개발하는 게 좋다. 사람이 많거나 도심 거리는 일단 피하도록 하자. 한적한 거리라 해도 신호등이 많으면 피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걷기에 좋은 코스를 찾도록 하자. 이렇게 하려면 처음에는 여러 코스를 걸어봐야 한다. 넷째,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도 줄이고, 그 시간에 걸어야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리를 건너거나 복잡한 도심을 통과해야 할 때가 아니면 대중교통도 줄이고 걷도록 하자. 다섯째, 걷기를 끝냈다면 마무리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걷기 전, 혹은 걷는 도중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더라도 운동을 끝낸 후에는 꼭 스트레칭을 하자. 그래야 뭉치고 수축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헬스클럽 1년 회원권을 끊기는 쉽다. 하지만 1년 동안 꾸준히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주 3, 4회 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주 1회로 줄어든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샤워만 하고 오기도 한다. 이런 사례는 흔하다. 박동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54)도 그랬다. 병원 주변 헬스클럽에 등록했지만 가장 많이 갔을 때가 주 2회였다. 운동량이 부족하니 체중도 늘었다. 음식에 좀 신경을 썼더니 체중이 더 늘지는 않았지만 근육량은 줄었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다. 박 교수는 출퇴근길을 활용했다. 덕분에 몸 상태도 좋아졌단다. 톡톡히 효과를 본 셈이다. 박 교수의 건강법을 들어 봤다. ●“출퇴근 자체가 완벽한 운동”언젠가 출근하는 전철 안에서 친한 병원 동료를 만났다. 그 후배가 병원 두 정거장 전에서 내렸다. 이유를 물었더니 걷기 위해서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박 교수는 그런 후배를 보며 큰 감흥이 없었다. 그랬던 박 교수가 지금은 매일 걸어 출퇴근한다. 벌써 5년째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병원에서 서너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다. 한번 걸어볼까 하며 청계천을 따라 걸었다. 의외로 괜찮았다. 출근할 때 걸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박 교수는 오전 6시 반 전후에 집을 나선다. 사람이 덜 붐비는 시간에 걷기 위해서다. 전철역까지 15분 정도 걸어간다. 전철을 한 번 갈아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린다. 이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다. 청계천을 따라 쭉 걷다가 청계광장으로 나온 후에는 덕수궁 길을 따라 걷는다. 걷는 속도는 시속 6㎞ 정도.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출근하는 데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처음에는 주 3회 정도 이렇게 출근했다. 걸어 보니 좋았다. 얼마 후 매일 걷기로 바꿨다. 이후 출근길 걷기를 가급적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걷는다. 날씨가 너무 나쁘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부터 서울시청역까지 연결된 지하도를 걷는다. 출근길 걷기가 익숙해지자 퇴근길 걷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병원과 학회 업무도 많았고, 저녁 약속도 많았다. 매일 퇴근길 걷기는 쉽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저녁 약속이 크게 줄었다. 이젠 퇴근길 걷기도 매일 한다. 코스는 출근길 코스와 같다. 가끔 여유가 있을 때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지나쳐 30분 이상을 더 걷기도 한다.●하루 2만 보 이상 걸어박 교수는 걷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 출퇴근길에 걷고 병원 안에서도 많이 걷다 보니 매일 2만 보를 넘는다. 박 교수는 “사실 처음에는 매일 1만 보 걷는 게 목표였는데, 걷다 보니 그 정도로는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2만 보로 올렸다”고 말했다. 저녁 약속이 있는 날에는 낮에 걷는다. 진료가 없는 날에는 연구팀 동료들과 함께 점심시간을 이용해 인근 산에 오른다.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박 교수는 “성곽 길을 따라 걷거나 인왕산 정상까지 종종 간다”고 말했다. 출퇴근하지 않는 휴일에도 걷는다. 아내와 함께 반려견을 데리고 집 주변 공원으로 간다. 평일처럼 2만 보는 걷지 못하지만 웬만하면 1만 보는 채운다. 휴일에 가끔 골프장에 갈 때도 카트를 타지 않고 18홀 내내 걷는다. 걷고 난 후에는 스트레칭을 한다.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동작 위주로 한다. 박 교수는 “몸이 쑤시는 채로 그냥 두면 나중에 더 아플 수 있어 스트레칭도 걷기 일환으로 생각하고 반드시 한다”고 말했다. 매일 이렇게 걸으면 오히려 피곤하지 않을까. 아주 고강도의 근력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지는 않는다. 그래도 몸이 쉴 필요가 있단다. 이를 위해 휴일에 반나절 정도는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다만 수면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어 잠은 몰아서 자지 않는다. 대신 밀린 책도 읽고, 인터넷 영상도 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5년 동안 출퇴근 걷기의 효과출퇴근 걷기를 하기 전 그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조금씩 불었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았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한때 약을 먹기도 했다. 출퇴근 걷기를 하면서 몸이 달라졌다. 혈압은 더 오르지 않아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크게 떨어져 정상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따로 근력 운동을 하지 않는데도 근육량이 늘었다. 뿐만 아니라 몸이 상당히 가벼워졌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심리적으로도 많이 안정됐다. 일단 혼자 걷는 시간이 늘면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많이 갖게 됐다. 머릿속으로는 밀린 일을 생각하면서 몸은 걷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골치를 꽤나 썩이는 여러 프로젝트의 해결점을 찾을 때도 더러 있었다. 미국에 있는 딸과도 출근 시간에 영상통화로 대화한다. 몇 달 전에는 대학을 졸업한 딸의 진로를 놓고 여러 날에 걸쳐 출근 화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업무량도 많고 미국과 시차가 있어 좀처럼 하지 못하던 통화를 이틀마다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오해도 풀리고, 최적의 해법을 찾아냈단다. 걷기가 생활의 일부를 넘어 치유의 도구가 됐다. 출퇴근길 걷기 요령은…출퇴근길 걷기로 건강을 챙기면 어떨까. 박동일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한 달만 꾸준히 하면 적응이 돼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 첫째, 걷기용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편한 구두라 해도 발에 무리가 간다. 출근 후 발에 땀이 찰 수 있기 때문에 사무실에 여분의 양말과 신발을 두는 게 좋다. 하루 이틀로 끝낼 게 아니기 때문에 자외선에도 대비해야 한다. 가급적 모자를 쓰고 걷도록 하자. 와이셔츠를 잘 안 입는다. 겉에는 양복을 입지만 면으로 입는다. 습관이 되니까 20분 지나면 땀이 식는다. 옷은 갈아입고 연구실 옷장에 여벌의 옷과 양말 같은 것을 놓는다. 둘째, 입문 단계에서 속도를 너무 내서는 안 된다. 무릎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발바닥 통증도 나타나기 쉽다. 빨리 걸으려는 욕심을 줄이고 천천히 걷도록 하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속도를 서서히 올린다. 셋째, 걷기 위한 자기만의 코스를 개발하는 게 좋다. 사람이 많거나 도심 거리는 일단 피하도록 하자. 한적한 거리라 해도 신호등이 많으면 피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걷기에 좋은 코스를 찾도록 하자. 이렇게 하려면 처음에는 여러 코스를 걸어봐야 한다. 넷째,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도 줄이고, 그 시간에 걸어야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리를 건너거나 복잡한 도심을 통과해야 할 때가 아니면 대중교통도 줄이고 걷도록 하자. 다섯째, 걷기를 끝냈다면 마무리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걷기 전, 혹은 걷는 도중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더라도 운동을 끝낸 후에는 꼭 스트레칭을 하자. 그래야 뭉치고 수축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젊은 ‘운동 중독자’들이 적지 않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또는 날씬한 몸매를 얻기 위해 열심히 운동한다. 반면 젊기 때문에 운동과 담을 쌓고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며칠 밤을 새워도 몸에 큰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니 굳이 운동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다. 김서민 중앙대병원 혈관외과 교수(40)도 그랬다. 30대 중반까지 운동이라고는 해 본 게 없었다. 몇날 며칠 논문에 매달리고 긴 시간 수술을 해도 하루 이틀 지나면 피로감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전공의, 전임의 과정 때는 운동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운동은 다른 세상 얘기처럼 느껴졌다. 그랬던 김 교수가 요즘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심경이 변한 이유가 뭘까.○ 몸의 이상 징후, 운동을 시작하다 6년 전 김 교수는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대형 병원에서 근무했다. 당시 김 교수는 어깨 통증과 종아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30대 중반 이후 나타난 증세였다. 상체를 굽히고 진료를 하는 자세 때문에 어깨 통증이 심해졌고, 그 여파로 두통까지 나타났다. 종아리가 저려 밤에 자다가 깨는 날도 많았다. 김 교수는 주로 신장 이식이나 투석 환자의 혈관 관련 수술에 능하다. 혈관 분야 전문가로 스스로 혈관 이상 여부를 검사했다. 하지만 아무 이상을 찾을 수 없었다. 김 교수가 내린 진단은 ‘운동 부족’이었다. 김 교수는 “실제 하지정맥류를 의심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종아리의 근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운동을 할까. 숙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종목은 일단 배제했다. 마침 병원 맞은편에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있었다. 무작정 문을 밀고 들어갔다. 첫날 김 교수는 자신의 몸 상태에 놀랐다. 필라테스 강사가 시키는 동작을 거의 따라하지 못했다. 누워서 한 발을 들어올리는 것도 어려웠다. 두 손에 아령을 들고 지탱하다 보니 팔이 덜덜 떨렸다. 강사가 물었다. “하루에 팔을 몇 번이나 위로 올리세요?” 돌이켜보니 몇날 며칠 동안 스트레칭 한번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뻣뻣할 수밖에 없었다. 매주 두 번 스튜디오를 찾았다.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50분 동안 운동했다. 운동을 끝낸 후에는 온몸이 쑤셨다. 그래도 묘한 쾌감이 있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김 교수는 매주 2회 스튜디오를 찾아 필라테스를 한다. ○만성 통증 사라지고 운동의 즐거움 배워 처음에는 어려웠다. 정확한 동작인지 몰라서 집에서 따라하기도 어려웠다. 어느 정도 필라테스에 적응하기까지는 6개월의 기간이 필요했다. 이후 소도구를 마련해 집에서 필라테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즈음부터 몸이 달라지는 게 보였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오른쪽 어깨가 왼쪽보다 많이 내려가 있었는데, 이때부터 수평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S자로 돼 있던 척추의 일부분이 곧게 펴진 사실도 흉부 엑스레이로 확인했다. 6년째 필라테스를 하다 보니 만성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물론 요즘에도 하루 종일 수술을 하거나 평소보다 일이 많은 날에는 통증이 나타난다. 예전에는 그럴 때 진통제를 먹었다. 하지만 요즘엔 스트레칭으로 해소한다. 매일 30분 운동으로 피로감이 크게 줄었다. 김 교수는 “동작이 몇 개 되지 않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다음 날 아침에 몸이 개운하다”고 말했다. 특히 하체 스트레칭 효과가 커 다음 날 오래 서 있어도 덜 피곤하단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운동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 2년 전부터는 체력 보강을 위해 휴일마다 빨리 걷기를 한다. 4km 거리를 시속 5∼6km로 걷는다. 김 교수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또 다른 활력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직접 짜 매일 운동 김 교수는 어깨 뭉침을 없애기 위해 평소에도 밴드를 이용해 스트레칭을 한다. 먼저 양팔로 밴드를 잡고, 정면을 향해 어깨 너비만큼 벌린다. 이어 천천히 앞에서 뒤로 180도 팔을 회전시킨 후 원위치로 돌아온다. 20∼30회 반복한다(①). 밴드 없이도 어깨 스트레칭이 가능하다. ①과 마찬가지로 정면을 향해 두 팔을 올리는 게 기본자세다. 이때 양 손바닥이 자신을 향하게 한다. 이어 왼팔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오른팔만 오른쪽으로 90도 돌린다. 시선은 오른팔 움직임을 따르도록 한다. 그 다음은 방향을 바꿔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이 또한 20∼30회 반복한다(②). 스튜디오에서 배운 동작 여러 가지를 조합해 매일 잠자기 전 30분 동안 운동한다. 스트레칭을 위주로 하되 스쾃이나 브리지와 같은 코어 운동도 병행한다. 우선 종아리를 바닥에 댄 채 다리를 쭉 펴고 앉는다. 허리는 꼿꼿이 세운다. 이어 발이 바닥과 수직이 되도록 발뒤꿈치에 힘을 강하게 준다. 10초 동안 천천히 진행하되 발을 쭉 늘려주는 느낌이 되도록 한다(③). 이어 같은 자세에서 발목만 곧게 편다. 이때도 10초 동안 동작을 유지한다. 폼 롤러가 있다면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종아리 밑에 폼 롤러를 놓은 뒤 앞뒤로 흔들면서 문지르면 된다. 발목부터 시작해 종아리까지 이어 진행한다. 다른 쪽 발을 포개면 스트레칭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허리와 배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스트레칭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다. 이어 양발을 들어올려 바닥과 직각이 되도록 한다. 이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듯 왼쪽과 오른쪽 발끝을 교대로 바닥에 닿도록 천천히 내린다. 20∼30회 반복한다(④).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젊은 ‘운동 중독자’들이 적지 않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또는 날씬한 몸매를 얻기 위해 열심히 운동한다. 반면 젊기 때문에 운동과 담을 쌓고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며칠 밤을 새워도 몸에 큰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니 굳이 운동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다. 김서민 중앙대병원 혈관외과 교수(40)도 그랬다. 30대 중반까지 운동이라고는 해 본 게 없었다. 몇날 며칠 논문에 매달리고 긴 시간 수술을 해도 하루 이틀 지나면 피로감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전공의, 전임의 과정 때는 운동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운동은 다른 세상 얘기처럼 느껴졌다. 그랬던 김 교수가 요즘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심경이 변한 이유가 뭘까.몸의 이상 징후, 운동을 시작하다6년 전 김 교수는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대형 병원에서 근무했다. 당시 김 교수는 어깨 통증과 종아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30대 중반 이후 나타난 증세였다. 상체를 굽히고 진료를 하는 자세 때문에 어깨 통증이 심해졌고, 그 여파로 두통까지 나타났다. 종아리가 저려 밤에 자다가 깨는 날도 많았다. 김 교수는 주로 신장 이식이나 투석 환자의 혈관 관련 수술에 능하다. 혈관 분야 전문가로 스스로 혈관 이상 여부를 검사했다. 하지만 아무 이상을 찾을 수 없었다. 김 교수가 내린 진단은 ‘운동 부족’이었다. 김 교수는 “실제 하지정맥류를 의심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종아리의 근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운동을 할까. 숙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종목은 일단 배제했다. 마침 병원 맞은편에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있었다. 무작정 문을 밀고 들어갔다. 첫날 김 교수는 자신의 몸 상태에 놀랐다. 필라테스 강사가 시키는 동작을 거의 따라하지 못했다. 누워서 한 발을 들어올리는 것도 어려웠다. 두 손에 아령을 들고 지탱하다 보니 팔이 덜덜 떨렸다. 강사가 물었다. “하루에 팔을 몇 번이나 위로 올리세요?” 돌이켜보니 몇날 며칠 동안 스트레칭 한번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뻣뻣할 수밖에 없었다. 매주 두 번 스튜디오를 찾았다.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50분 동안 운동했다. 운동을 끝낸 후에는 온몸이 쑤셨다. 그래도 묘한 쾌감이 있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김 교수는 매주 2회 스튜디오를 찾아 필라테스를 한다. 만성 통증 사라지고 운동의 즐거움 배워 처음에는 어려웠다. 정확한 동작인지 몰라서 집에서 따라하기도 어려웠다. 어느 정도 필라테스에 적응하기까지는 6개월의 기간이 필요했다. 이후 소도구를 마련해 집에서 필라테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즈음부터 몸이 달라지는 게 보였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오른쪽 어깨가 왼쪽보다 많이 내려가 있었는데, 이때부터 수평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S자로 돼 있던 척추의 일부분이 곧게 펴진 사실도 흉부 엑스레이로 확인했다. 6년째 필라테스를 하다 보니 만성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물론 요즘에도 하루 종일 수술을 하거나 평소보다 일이 많은 날에는 통증이 나타난다. 예전에는 그럴 때 진통제를 먹었다. 하지만 요즘엔 스트레칭으로 해소한다. 매일 30분 운동으로 피로감이 크게 줄었다. 김 교수는 “동작이 몇 개 되지 않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다음 날 아침에 몸이 개운하다”고 말했다. 특히 하체 스트레칭 효과가 커 다음 날 오래 서 있어도 덜 피곤하단다. 필라테스를 하면서 운동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 2년 전부터는 체력 보강을 위해 휴일마다 빨리 걷기를 한다. 4㎞ 거리를 시속 5~6㎞로 걷는다. 김 교수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또 다른 활력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직접 짜 매일 운동김 교수는 어깨 뭉침을 없애기 위해 평소에도 밴드를 이용해 스트레칭을 한다. 먼저 양팔로 밴드를 잡고, 정면을 향해 어깨 너비만큼 벌린다. 이어 천천히 앞에서 뒤로 180도 팔을 회전시킨 후 원위치로 돌아온다. 20~30회 반복한다(①). 밴드 없이도 어깨 스트레칭이 가능하다. ①과 마찬가지로 정면을 향해 두 팔을 올리는 게 기본자세다. 이때 양 손바닥이 자신을 향하게 한다. 이어 왼팔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오른팔만 오른쪽으로 90도 돌린다. 시선은 오른팔 움직임을 따르도록 한다. 그 다음은 방향을 바꿔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이 또한 20~30회 반복한다(②). 스튜디오에서 배운 동작 여러 가지를 조합해 매일 잠자기 전 30분 동안 운동한다. 스트레칭을 위주로 하되 스쾃이나 브리지와 같은 코어 운동도 병행한다. 우선 종아리를 바닥에 댄 채 다리를 쭉 펴고 앉는다. 허리는 꼿꼿이 세운다. 이어 발이 바닥과 수직이 되도록 발뒤꿈치에 힘을 강하게 준다. 10초 동안 천천히 진행하되 발을 쭉 늘려주는 느낌이 되도록 한다(③). 이어 같은 자세에서 발목만 곧게 편다. 이때도 10초 동안 동작을 유지한다.(④) 폼 롤러가 있다면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종아리 밑에 폼 롤러를 놓은 뒤 앞뒤로 흔들면서 문지르면 된다. 발목부터 시작해 종아리까지 이어 진행한다. 다른 쪽 발을 포개면 스트레칭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허리와 배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스트레칭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다. 이어 양발을 들어올려 바닥과 직각이 되도록 한다. 이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듯 왼쪽과 오른쪽 발끝을 교대로 바닥에 닿도록 천천히 내린다. 20~30회 반복한다(⑤).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산…. 이 종목 중에 하나를 골라서 꾸준히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57·심뇌혈관병원장)는 특이하다. 장 교수는 한 종목에 얽매이지 않는다. 모든 운동을 골고루 한다. 장 교수는 “운동을 하다 보니 운동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매일 밥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운동을 잠시라도 하지 않으면 찜찜하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다. 운동이 곧 일상이라는 장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 교수는 심장질환 분야에서 베스트 닥터로 인정받는 의사다. 가슴을 열지 않고 대퇴동맥으로 카테터를 삽입해 병든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이른바 타비시술(대동맥판막치환술)에서 특히 이름이 높다.○ 평일에는 헬스클럽 매일 ‘출근’ 장 교수는 10년 넘게 병원 내부의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 2회 정도 헬스클럽을 찾았다. 다소 부족한 횟수다. 사실 매일 가고 싶었지만 학회 모임과 논문 준비 등으로 저녁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후 저녁 모임이 크게 줄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참에 운동을 늘리자고 마음먹었다. 이후 평일에는 가급적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클럽에 ‘출근’한다. 학술 모임이나 병원 회의가 있는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오전에 출근하자마자, 나머지 요일에는 퇴근 후 헬스클럽으로 직행한다. 간혹 월요일과 금요일에 저녁 업무가 취소되면 또 헬스클럽에 간다. 이렇게 하면 5일 동안 7회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셈이다. 헬스클럽 이용 시간은 대략 1시간. 먼저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이어 트레드밀에서 30분 정도 걷는다. 예전에는 시속 9km로 달렸다. 그러던 중 조기퇴행성관절염이 발견됐다. 달리기가 원인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걷기로 전환한 것이다. 무릎 보호를 위해 걷는 속도는 시속 6km를 유지한다. 대신 경사도를 16도로 높여 걷는다. 산행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사고를 막기 위해 트레드밀에 설치된 안전 손잡이를 잡고 걷는다. 걷기를 끝내고 나면 2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한다. 트레이너 도움을 받아 근력 운동 기구를 폭넓게 사용한다. 운동기구를 쓰지 않을 때는 스쾃이나 런지 같은 운동을 한다. ○2주마다 산행 매달 자전거 여행 장 교수는 산을 무척 좋아한다. 오래전부터 시간이 날 때면 산에 갔다. 그러다가 5, 6년 전부터는 2주마다 정기적으로 산에 간다. 전국 명산을 찾아 두루 다녔다. 험한 산에도 종종 올랐다. 언젠가는 에베레스트 산맥도 등정하고 싶다. 다만 평소에는 이런 산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주로 청계산이나 북한산처럼 근처에 있는 산을 오른다. 장 교수가 가장 많이 오른 산은 청계산이다. 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3, 4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을 왜 좋아할까. 장 교수는 “여러 운동을 해 봤지만 등산만큼 건강에 도움되는 운동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사진 길을 2, 3시간 이상 걷다 보면 유산소 운동이 될 뿐 아니라 근력 운동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동료들과 친밀감을 높이기에도 좋다. 이런 점 때문에 환자 진료만 없으면 매주 2, 3회는 산에 가고 싶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대안을 찾은 게 헬스클럽 트레드밀이다. 트레드밀의 경사도를 16도로 설정하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이렇게 하면 조금이나마 산행하는 느낌이 든단다. 4년 전부터 월 1회씩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 춘천까지 자전거를 타거나, 동해안까지 버스를 타고 간 후 그곳에서 자전거를 타는 식이다. 대부분 당일 코스로 6∼8시간 자전거를 탄다. 이런 식의 자전거 타기는 산행보다 훨씬 힘이 든다. 장 교수는 “자전거는 건강 증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극단에 이른 후의 짜릿함을 경험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타기에 재미가 붙었다.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주 1회는 반드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 20km의 거리를 1시간에 주파한다. ○운동을 하면서 활력이 생겼다 장 교수가 운동하는 삶을 산 것은 2009년부터다. 당시에 환자 진료, 연구 논문 준비와 발표 등이 많아 거의 탈진할 정도였단다. 진료가 끝나고 퇴근 시간이 되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축 처졌다. 그대로 집에 가면 쓰러져 자야 할 정도였다. 정신도 피곤했다. 위기감이 들었다. 이러다가 정말로 모든 것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기력과 피로를 극복하려면 무언가 해야 했다. 그때 시작한 게 운동이었다. 건강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하는 운동. 장 교수는 이를 ‘생존 운동’이라 불렀다. 하지만 막상 운동을 시작하자 생활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활력이 넘쳐났다. 장 교수는 “그전에는 저녁이 되면 심지에 불이 꺼지는 느낌이었는데, 운동을 하고 나면 다시 불이 켜지면서 제2의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실제로 운동 효과는 건강지표에서도 나타났다.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다. 나이가 들면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약을 먹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이 수치가 높아졌다. 고혈압도 개선됐다. 장 교수는 원래 혈압이 조금 높았다. 수축기 혈압이 130∼150mmHg으로 위험 수준이었다. 장 교수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운동 횟수를 늘렸고, 약도 복용했다. 그 결과 혈압이 100∼120mmHg으로 떨어졌다. 정상 수치를 되찾은 것이다.운동을 지속하려면트레이너와 운동 약속 도움… 동료-회원과 함께하고 길게 하기보다 즐겁게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여러 종목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하나도 지속하기 힘든데 10년 넘게 성공 중인 비결을 물었다. 장 교수는 우선 ‘약속’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헬스클럽에서 혼자 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루할 뿐 아니라 설령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대충 하다 끝낼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트레이너와 운동 약속을 잡는 게 중요하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헬스클럽에 간다는 것이다. 또한 중년 이후에 근력 운동을 할 때는 트레이너에게 운동기구 사용법을 먼저 배울 것을 장 교수는 권했다. 자신의 체력을 믿고 함부로 운동기구를 사용했다가 관절 손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를 즐기려면 동료 혹은 동호회원과 함께 즐길 것을 장 교수는 권했다. 혼자 산에 간다거나 자전거를 타고 외곽으로 나가려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교수는 친한 동료 한두 명과 한 달 동안의 등산 약속을 미리 잡아 놓는다. 운동은 즐거워야 한다. 장 교수는 “무슨 운동이든지 ‘정복’이나 ‘승리’의 개념으로 임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할 경우 재미를 느끼기 힘들고, 운동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 때문에 일부러 고도가 높은 산에 잘 오르지 않는다. 그 대신 숨이 살짝 차는 정도의 등산을 선호한다. 장 교수는 “일반적으로 산행 시간이 2시간만 넘는다면 운동 효과는 충분하다. 시간보다는 즐거움이 먼저다”라고 말했다. 운동 시간이 너무 길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장 교수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도 준비운동에서 본 운동, 샤워까지의 모든 과정을 1시간 이내로 끝낸다. 그 이상 길어지면 즐거움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란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산…. 이 종목 중에 하나를 골라서 꾸준히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57·심뇌혈관병원장)는 특이하다. 장 교수는 한 종목에 얽매이지 않는다. 모든 운동을 골고루 한다. 장 교수는 “운동을 하다 보니 운동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매일 밥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운동을 잠시라도 하지 않으면 찜찜하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다. 운동이 곧 일상이라는 장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 교수는 심장질환 분야에서 베스트 닥터로 인정받는 의사다. 가슴을 열지 않고 대퇴동맥으로 카테터를 삽입해 병든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이른바 타비시술(대동맥판막치환술)에서 특히 이름이 높다. ● 평일에는 헬스클럽 매일 ‘출근’장 교수는 10년 넘게 병원 내부의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 2회 정도 헬스클럽을 찾았다. 다소 부족한 횟수다. 사실 매일 가고 싶었지만 학회 모임과 논문 준비 등으로 저녁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후 저녁 모임이 크게 줄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참에 운동을 늘리자고 마음먹었다. 이후 평일에는 가급적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클럽에 ‘출근’한다. 학술 모임이나 병원 회의가 있는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오전에 출근하자마자, 나머지 요일에는 퇴근 후 헬스클럽으로 직행한다. 간혹 월요일과 금요일에 저녁 업무가 취소되면 또 헬스클럽에 간다. 이렇게 하면 5일 동안 7회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셈이다. 헬스클럽 이용 시간은 대략 1시간. 먼저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이어 트레드밀에서 30분 정도 걷는다. 예전에는 시속 9㎞로 달렸다. 그러던 중 조기퇴행성관절염이 발견됐다. 달리기가 원인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걷기로 전환한 것이다. 무릎 보호를 위해 걷는 속도는 시속 6㎞를 유지한다. 대신 경사도를 16도로 높여 걷는다. 산행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사고를 막기 위해 트레드밀에 설치된 안전 손잡이를 잡고 걷는다. 걷기를 끝내고 나면 2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한다. 트레이너 도움을 받아 근력 운동 기구를 폭넓게 사용한다. 운동 기구를 쓰지 않을 때는 스쾃이나 런지 같은 운동을 한다. ● 2주마다 산행 매달 자전거 여행장 교수는 산을 무척 좋아한다. 오래 전부터 시간이 날 때면 산에 갔다. 그러다가 5, 6년 전부터는 2주마다 정기적으로 산에 간다. 전국 명산을 찾아 두루 다녔다. 험한 산에도 종종 올랐다. 언젠가는 에베레스트 산맥도 등정하고 싶다. 다만 평소에는 이런 산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주로 청계산이나 북한산처럼 근처에 있는 산을 오른다. 장 교수가 가장 많이 오른 산은 청계산이다. 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3, 4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등산을 왜 좋아할까. 장 교수는 “여러 운동을 해 봤지만 등산만큼 건강에 도움 되는 운동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사진 길을 2, 3시간 이상 걷다 보면 유산소 운동이 될 뿐 아니라 근력 운동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동료들과 친밀감을 높이기에도 좋다. 이런 점 때문에 환자 진료만 없으면 매주 2, 3회는 산에 가고 싶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대안을 찾은 게 헬스클럽 트레드밀이다. 트레드밀의 경사도를 16도로 설정하는 게 이런 이유에서다. 이렇게 하면 조금이나마 산행하는 느낌이 든단다. 4년 전부터 월 1회씩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서울에서 출발해 춘천까지 자전거를 타거나, 동해안까지 버스를 타고 간 후 그곳에서 자전거를 타는 식이다. 대부분 당일 코스로 6~8시간 자전거를 탄다. 이런 식의 자전거 타기는 산행보다 훨씬 힘이 든다. 장 교수는 “자전거는 건강 증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극단에 이른 후의 짜릿함을 경험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타기에 재미가 붙었다.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주 1회는 반드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 20㎞의 거리를 1시간에 주파한다. ● 운동을 하면서 활력이 생겼다장 교수가 운동하는 삶을 산 것은 2009년부터다. 당시에 환자 진료, 연구 논문 준비와 발표 등이 많아 거의 탈진할 정도였단다. 진료가 끝나고 퇴근 시간이 되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축 처졌다. 그대로 집에 가면 쓰러져 자야 할 정도였다. 정신도 피곤했다. 위기감이 들었다. 이러다가 정말로 모든 것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기력과 피로를 극복하려면 무언가 해야 했다. 그때 시작한 게 운동이었다. 건강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하는 운동. 장 교수는 이를 ‘생존 운동’이라 불렀다. 하지만 막상 운동을 시작하자 생활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활력이 넘쳐났다. 장 교수는 “그전에는 저녁이 되면 심지에 불이 꺼지는 느낌이었는데, 운동을 하고 나면 다시 불이 켜지면서 제2의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실제로 운동 효과는 건강지표에서도 나타났다.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다. 나이가 들면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약을 먹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이 수치가 높아졌다. 고혈압도 개선됐다. 장 교수는 원래 혈압이 조금 높았다. 수축기 혈압이 130~150㎜Hg으로 위험 수준이었다. 장 교수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운동 횟수를 늘렸고, 약도 복용했다. 그 결과 혈압이 100~120㎜Hg으로 떨어졌다. 정상 수치를 되찾은 것이다. 운동 지속하려면 ‘약속’ 부터 잡으세요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여러 종목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하나도 지속하기 힘든데 10년 넘게 성공 중인 비결을 물었다. 장 교수는 우선 ‘약속’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헬스클럽에서 혼자 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루할 뿐 아니라 설령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대충 하다 끝낼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트레이너와 운동 약속을 잡는 게 중요하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헬스클럽에 간다는 것이다. 또한 중년 이후에 근력 운동을 할 때는 트레이너에게 운동기구 사용법을 먼저 배울 것을 장 교수는 권했다. 자신의 체력을 믿고 함부로 운동기구를 사용했다가 관절 손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를 즐기려면 동료 혹은 동호회원과 함께 즐길 것을 장 교수는 권했다. 혼자 산에 간다거나 자전거를 타고 외곽으로 나가려면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교수는 친한 동료 한두 명과 한 달 동안의 등산 약속을 미리 잡아 놓는다. 운동은 즐거워야 한다. 장 교수는 “무슨 운동이든지 ‘정복’이나 ‘승리’의 개념으로 임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할 경우 재미를 느끼기 힘들고, 운동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 때문에 일부러 고도가 높은 산에 잘 오르지 않는다. 그 대신 숨이 살짝 차는 정도의 등산을 선호한다. 장 교수는 “일반적으로 산행 시간이 2시간만 넘는다면 운동 효과는 충분하다. 시간보다는 즐거움이 먼저다”라고 말했다. 운동 시간이 너무 길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장 교수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도 준비운동에서 본 운동, 샤워까지의 모든 과정을 1시간 이내로 끝낸다. 그 이상 길어지면 즐거움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란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검도는 조금은 과격해 보이는 운동이다. 죽도(竹刀)로 가격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간단치 않을 것 같다. 이상헌 고려대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57)는 “검도에 대해 잘 몰라서 생기는 오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1983년 대학에 입학했다. 신입생이 된 이 교수가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게 운동이었다. 고교 시절에도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입시 공부를 하느라 미뤄 왔다. 운동 동아리를 몇 군데 찾아갔다. 태권도나 유도 같은 종목은 배제했다. 몸과 몸이 충돌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운동량은 많으면서도 안전한 종목을 찾다가 검도를 선택했다.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데다 죽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몸끼리 충돌하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의예과 2학년 때 1단을 땄다. 이어 본과 1학년 때 2단을 땄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취미나 건강관리 목적으로 검도를 했다. 그러다 5년 전 뒤늦게 3단을 땄다. 체력이 된다면 앞으로 4단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검도를 시작한 지 올해로 38년이다. ‘검도인’으로 사는 게 좋다는 이 교수를 만났다. ○ 대학 때 입문 요즘도 주 1회 훈련 검도를 능숙하게 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대학 검도부에 가입할 때도 그랬다. 매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훈련했다. 요즘에도 검도에 입문하면 초기 훈련 과정은 비슷하단다. 운동 전 스트레칭을 먼저 한다. 충분히 몸을 풀어줬으면 죽도로 머리치기, 손목치기, 허리치기, 찌르기와 같은 기본 동작을 훈련한다. 타이어로 만든 타격대를 최소한 100회 이상 쳐야 한다. 제자리에서 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전진하면서 타격대를 가격한다. 여기까지 1시간이 소요된다. 이때쯤이면 체력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 온몸은 땀범벅이 된다. 그 다음 단계는 일대일 연습. 두 줄로 서서 상대방과 마주 본 상태에서 기본 동작을 더 연습한다. 이 연습이 끝나면 대련을 시작한다. 한 선수와의 대련이 끝나면 곧이어 다른 선수와 대련한다. 이 교수는 “첫 일주일 동안은 기본 동작만 따라했는데도 집에 가면 쓰러졌다”고 말했다. 2주가 더 지나서야 훈련이 좀 익숙해졌다. 체력이 좋아졌다고 느낀 것은 한 달 후였다. 이후로는 2시간 훈련을 거뜬히 마칠 수 있었다. 초기 3, 4년 동안은 하루도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인턴 과정을 시작하면서부터 시간이 부족해 훈련 횟수를 주 1회로 줄여야 했다. 대신 2, 3시간을 충분히 훈련했다. 이 운동 습관은 지금도 지키고 있다. 요즘에도 주 1회 검도 훈련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행한단다. ○ 코어 근육 강화-명상 효과 커 이 교수에 따르면 검도는 열량 소비가 많은 운동이다. 보호 장비의 무게는 4∼5kg으로 그리 무겁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 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 죽도를 지속적으로 휘두르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초보자라면 3분 이내에 숨이 차고 땀이 쏟아진다. 이 교수처럼 오래 검도를 한 사람도 5분 후부터 땀이 흐르며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상대방과 돌아가면서 대련할 때도 5회를 마치면 쉬어야 한다. 보통 1시간 정도 연습을 끝내면 기진맥진이 된다. 온몸에서 힘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된다. 다이어트 목적으로도 좋은 유산소운동이란 이야기다. 근력 운동의 효과도 크다. 상대방을 가격하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하체에 힘을 주는 일이 많다. 허벅지와 코어 근육이 강해진다. 죽도를 휘두르는 일이 많아 어깨 근육도 강해진다. 이 교수는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특히 척추에 검도가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운동을 끝내면 매번 명상을 한다. 이 교수는 이를 ‘묵상’이라 불렀다. 무릎 꿇고 앉은 상태에서 단전에 힘을 주며 복식호흡을 한다. 명상 시간은 1∼3분이지만 그 짧은 시간에 일상을 돌아본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는지,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건 아닌지…. 이 교수는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일부러 도장을 찾아 검도와 명상을 한다. 명상을 마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부족한 운동량은 일상생활에서 충당 이 교수는 요즘 매주 1회 2시간 정도 검도를 한다. 마음 같아서는 횟수를 늘리고 싶지만 업무가 많아 쉽지 않다. 간혹 약속이 취소되면 곧바로 검도장에 가지만 그런 날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을 늘리고 있다. 매주 3회 정도 아파트 내 무료 운동 시설에서 15분 정도 근력 운동을 한다. 저녁에는 규칙적으로 하기 어려워 주로 출근하기 전에 한다. 다리, 배, 어깨 등 세 부위의 근력 운동을 5분씩 배분한다. 승용차는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출퇴근할 때는 물론 약속 장소로 이동할 때도 대개 전철을 이용한다. 병원에서는 계단을 이용한다. 이런 방식으로 이 교수가 하루에 걷는 시간을 측정해 보니 30분이었다. 이 교수는 “자투리 시간의 활동도 모으면 운동이 된다”고 말했다. 요즘 건강 상태는 어떨까. 나이가 들면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증가해 질병 예방 목적으로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는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다. 모든 건강 지표가 좋다. 이 교수는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지금처럼 꾸준히 검도를 한다면 앞으로도 건강이 크게 악화하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검도 입문시 유의할 점요통-골다공증 있을땐 도전 말아야… 제대로 하려면 최소 6개월 투자를60대 이후에도 검도를 즐길 수 있을까. 이상헌 고려대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나이는 검도를 하는 데 있어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도는 성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검도 도장에 여성 회원이 꽤 있다. 70대와 80대가 된 이 교수의 선배들도 현재까지 검도를 한다고 한다. 이 교수는 “검도가 언뜻 보기에는 격하지만 몸과 몸이 실제 충돌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의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강도를 조절하며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질병이 있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일단 뼈엉성증(골다공증)이 있다면 검도에 도전하지 않는 게 좋다. 근골격계 질환, 그중에서도 요통이 심하거나 건초염(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조직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 있다면 치료부터 해야 한다. 또 어깨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이라 어깨 통증이 있을 때도 의사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한두 달 배우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중년 이후에 검도에 도전하고 싶다면 최소한 6개월은 투자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그에 따르면 머리치기, 손목치기, 허리치기, 찌르기 등 기본 동작만 소화하는 데 3개월이 필요하다. 그 동작을 실제 대련에 제대로 응용하려면 추가로 3개월 정도 훈련해야 한다. 이렇게 6개월이 지나면 검도를 즐기면서 동시에 운동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6개월을 투자하지 못할 것 같다면 어떻게 할까. 이 교수는 “섣불리 하다가 몸에 무리만 갈 수 있다. 솔직히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대신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키우는 게 좋다고 했다. 이 교수가 권하는 운동은 틈날 때마다 걷기, 스쾃이나 플랭크와 같은 코어 운동, 앉아서 복부에 힘주기 등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검도는 조금은 과격해 보이는 운동이다. 죽도(竹刀)로 가격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간단치 않을 것 같다. 이상헌 고려대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57)는 “검도에 대해 잘 몰라서 생기는 오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1983년 대학에 입학했다. 신입생이 된 이 교수가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게 운동이었다. 고교 시절에도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입시 공부를 하느라 미뤄 왔다. 운동 동아리를 몇 군데 찾아갔다. 태권도나 유도 같은 종목은 배제했다. 몸과 몸이 충돌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운동량은 많으면서도 안전한 종목을 찾다가 검도를 선택했다.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데다 죽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몸끼리 충돌하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의예과 2학년 때 1단을 땄다. 이어 본과 1학년 때 2단을 땄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취미나 건강관리 목적으로 검도를 했다. 그러다 5년 전 뒤늦게 3단을 땄다. 체력이 된다면 앞으로 4단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검도를 시작한 지 올해로 38년이다. ‘검도인’으로 사는 게 좋다는 이 교수를 만났다. ●대학 때 입문 요즘도 주 1회 훈련 검도를 능숙하게 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대학 검도부에 가입할 때도 그랬다. 매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훈련했다. 요즘에도 검도에 입문하면 초기 훈련 과정은 비슷하단다. 운동 전 스트레칭을 먼저 한다. 충분히 몸을 풀어줬으면 죽도로 머리치기, 손목치기, 허리치기, 찌르기와 같은 기본 동작을 훈련한다. 타이어로 만든 타격대를 최소한 100회 이상 쳐야 한다. 제자리에서 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전진하면서 타격대를 가격한다. 여기까지 1시간이 소요된다. 이때쯤이면 체력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 온몸은 땀범벅이 된다. 그 다음 단계는 일대일 연습. 두 줄로 서서 상대방과 마주 본 상태에서 기본 동작을 더 연습한다. 이 연습이 끝나면 대련을 시작한다. 한 선수와의 대련이 끝나면 곧이어 다른 선수와 대련한다. 이 교수는 “첫 일주일 동안은 기본 동작만 따라했는데도 집에 가면 쓰러졌다”고 말했다. 2주가 더 지나서야 훈련이 좀 익숙해졌다. 체력이 좋아졌다고 느낀 것은 한 달 후였다. 이후로는 2시간 훈련을 거뜬히 마칠 수 있었다. 초기 3, 4년 동안은 하루도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인턴 과정을 시작하면서부터 시간이 부족해 훈련 횟수를 주 1회로 줄여야 했다. 대신 2, 3시간을 충분히 훈련했다. 이 운동 습관은 지금도 지키고 있다. 요즘에도 주 1회 검도 훈련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행한단다. ●코어 근육 강화-명상 효과 커 이 교수에 따르면 검도는 열량 소비가 많은 운동이다. 보호 장비의 무게는 4~5㎏으로 그리 무겁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 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 죽도를 지속적으로 휘두르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초보자라면 3분 이내에 숨이 차고 땀이 쏟아진다. 이 교수처럼 오래 검도를 한 사람도 5분 후부터 땀이 흐르며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상대방과 돌아가면서 대련할 때도 5회를 마치면 쉬어야 한다. 보통 1시간 정도 연습을 끝내면 기진맥진이 된다. 온몸에서 힘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된다. 다이어트 목적으로도 좋은 유산소운동이란 이야기다. 근력 운동의 효과도 크다. 상대방을 가격하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하체에 힘을 주는 일이 많다. 허벅지와 코어 근육이 강해진다. 죽도를 휘두르는 일이 많아 어깨 근육도 강해진다. 이 교수는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특히 척추에 검도가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운동을 끝내면 매번 명상을 한다. 이 교수는 이를 ‘묵상’이라 불렀다. 무릎 꿇고 앉은 상태에서 단전에 힘을 주며 복식호흡을 한다. 명상 시간은 1~3분이지만 그 짧은 시간에 일상을 돌아본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는지,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건 아닌지…. 이 교수는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일부러 도장을 찾아 검도와 명상을 한다. 명상을 마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부족한 운동량은 일상생활에서 충당 이 교수는 요즘 매주 1회 2시간 정도 검도를 한다. 마음 같아서는 횟수를 늘리고 싶지만 업무가 많아 쉽지 않다. 간혹 약속이 취소되면 곧바로 검도장에 가지만 그런 날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활동량을 늘리고 있다. 매주 3회 정도 아파트 내 무료 운동 시설에서 15분 정도 근력 운동을 한다. 저녁에는 규칙적으로 하기 어려워 주로 출근하기 전에 한다. 다리, 배, 어깨 등 세 부위의 근력 운동을 5분씩 배분한다. 승용차는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출퇴근할 때는 물론 약속 장소로 이동할 때도 대개 전철을 이용한다. 병원에서는 계단을 이용한다. 이런 방식으로 이 교수가 하루에 걷는 시간을 측정해 보니 30분이었다. 이 교수는 “자투리 시간의 활동도 모으면 운동이 된다”고 말했다. 요즘 건강 상태는 어떨까. 나이가 들면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증가해 질병 예방 목적으로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는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다. 모든 건강 지표가 좋다. 이 교수는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지금처럼 꾸준히 검도를 한다면 앞으로도 건강이 크게 악화하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60대 이후에도 검도를 즐길 수 있을까. 이상헌 고려대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나이는 검도를 하는 데 있어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도는 성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검도 도장에 여성 회원이 꽤 있다. 70대와 80대가 된 이 교수의 선배들도 현재까지 검도를 한다고 한다. 이 교수는 “검도가 언뜻 보기에는 격하지만 몸과 몸이 실제 충돌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의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강도를 조절하며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질병이 있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일단 뼈엉성증(골다공증)이 있다면 검도에 도전하지 않는 게 좋다. 근골격계 질환, 그중에서도 요통이 심하거나 건초염(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조직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 있다면 치료부터 해야 한다. 또 어깨 근육을 많이 쓰는 운동이라 어깨 통증이 있을 때도 의사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한두 달 배우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중년 이후에 검도에 도전하고 싶다면 최소한 6개월은 투자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그에 따르면 머리치기, 손목치기, 허리치기, 찌르기 등 기본 동작만 소화하는 데 3개월이 필요하다. 그 동작을 실제 대련에 제대로 응용하려면 추가로 3개월 정도 훈련해야 한다. 이렇게 6개월이 지나면 검도를 즐기면서 동시에 운동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6개월을 투자하지 못할 것 같다면 어떻게 할까. 이 교수는 “섣불리 하다가 몸에 무리만 갈 수 있다. 솔직히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대신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키우는 게 좋다고 했다. 이 교수가 권하는 운동은 틈날 때마다 걷기, 스¤이나 플랭크와 같은 코어 운동, 앉아서 복부에 힘주기 등이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