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배중

김배중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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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입사해 방송, 영화, 문화재, 학술(문화부), 사건사고(사회부), 야구, 농구, 육상, 수영 등(스포츠부)을 취재해왔습니다. 평창 겨울 올림픽이 열린 2018년부터 ‘스포츠’라는 망원경으로 세상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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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8~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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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넘게 이어져온 中 조선족 교육의 뿌리

    “중국 조선족들은 왜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자신의 뿌리는 조선인이라는 의식을 간직한 채 살고 있는 것일까?”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정미량 박사가 쓴 학술서 ‘발로 찾아 쓴 조선족 근현대 교육사’는 중국 만주지역에서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조선족 교육의 역사를 추적해 이들을 깊게 이해하려 했다. 제목처럼 발로 찾아 쓴 내용이 주종이다. 2007년 연구를 구상한 저자는 중국 창춘(長春) 시의 관성구조선족소학교, 옌지(延吉) 시의 중앙소학교, 우창(五常) 시의 민락중심소학교 등 세 곳을 찾아가 교육 과정의 변화를 살피고 현지 조선족을 만나 구술 취재를 했다. 저자가 추적한 조선족 1세대와 3, 4세대 요즘 조선족 사이 의식 변화 내용은 현실적이다. 민족성에 비중을 둔 조선족 1세대와 중국 사회 소수민족으로 성장해 온 보다 전략적인 3, 4세대들. 이를 ‘변절’로 바라봐야 할까. 저자는 이주민이 있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 나타나는 보편 현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세대는 바뀌었지만 저변에 있는 민족주의적 감성, 고향에 대한 자부심 등 2가지가 100년 넘는 이주의 역사 동안 조선족 교육이 중국 안에서도 생존한 이유라고 저자는 본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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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날카롭되 유머를 잃지 말길, 버나드 쇼처럼

    “그는 현대 영국에서 제일지(第一指)를 굴(屈)하는 비평가, 극작가요 또 한편으로 사회주의자이며 일즉 역사가로도 상당한 업적을 보였으며 풍자가로는 아무 과장 없이 세계수일(世界隨一)이다.” 지금으로부터 83년 전, 동아일보 1933년 2월 16일자 4면에 나온 버나드 쇼(1856∼1950)에 관한 기사의 일부다. 당시 여든을 바라보던 그를 ‘풍자옹(翁)’이라고도 표현했다. 더불어 중국 홍콩, 상하이를 방문하고 일본으로 향하는 그를 두고 기사에서 “거친 이 강산(조선)에 웃음의 씨 하나 던져주지 않고 지나는 손이 무심하다”라며 아쉬움도 표했다. 당시 세계의 변방이던 조선까지 큰 관심을 보였을 정도로 그는 유명인사였다. 그도 그럴 만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극작가, 오늘날 영국 노동당을 있게 한 정치 사상가, 영국 명문인 런던정경대의 공동 설립자, 마니아층이 두꺼웠던 신랄한 평론가, 명연설가로 다재다능했던 그는 각 분야에서 인정을 받았던 ‘진짜배기’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그의 묘비명은 오역이라는 것이 밝혀지기 전까지 오랫동안 인용되는 글귀였다. 그의 삶을 연대기 순으로 써도 흥미롭게 읽혔을 법하지만 쇼 못지않게 별난 이력을 자랑하는 배우이자 극작가인 저자는 더 참신한 방법을 택했다.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이르는 그의 삶을 따라가며 특징적인 단면을 꼽아 키워드 위주로 정리했다. 34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장별로 ‘피의 일요일’ ‘더 노토리어스’ ‘정복’ ‘제2의 소년기’ 등과 같은 솔깃할 만한 키워드들이 있다. 1장인 ‘가족’을 읽어 보면 그의 신랄한 풍자 능력과 상상력이 부모의 기질에서 영향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계획 없이 동업자와 곡물사업을 벌이다 쫄딱 망한 뒤에도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기는커녕 재미있다며 지칠 때까지 웃었다고 한다. 쇼의 어머니는 그런 엉뚱한 남편과 결혼해 속이 곪은 나머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속에서 위로 받으며 살아간 몽상가다. 쇼 역시 1930년대 세계대공황이 닥쳤을 때도 굴하지 않고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웃음을 안겨줬다. “세계일주 중이라네. 아마도 4월 전에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34장 첫 문장) 대화 위주로 정리된 글들은 주제별로 자기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주는 버나드 쇼를 마주한 것처럼 느끼게 한다. 20년 넘게 쇼를 가까이서 지켜봤다는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쇼의 생애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2장 ‘학교’에서 “나는 승부욕이 없고 상을 받고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도 관심이 없어서 순위를 다투는 시험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라는 쇼의 말을 인용한 뒤 저자는 ‘설사 쇼가 라틴어와 수학을 배우고 싶었다고 할지라도 학교에서는 배우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며 맞장구를 치는 식이다. 전기(傳記) 특유의 진중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흥미 위주의 키워드로 내세운 이 책이 신변잡기를 묶은 것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700쪽이 넘는 책은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보인 그의 삶 자체가 얼마나 옹골찼는지를 보여준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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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관파천 당시 고종의 피신로 ‘고종의 길’ 내년 말까지 복원

    아관파천(俄館播遷) 120주년을 맞아 조선의 아픈 역사가 서린 ‘고종의 길’이 복원된다. 문화재청은 올해 9월부터 ‘고종의 길’ 복원 사업을 착공해 내년 말 완료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고종의 길’은 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 이듬해인 1896년 2월 11일,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일본의 감시를 피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길 때 비밀리에 이동한 길로 추정되는 곳이다. 덕수궁 북서쪽 끝에서 옛 러시아공사관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길이 약 110m, 폭 3∼4m의 좁은 길로 대한제국 시기 미국공사관에서 제작된 정동지도에는 이곳이 ‘왕의 길(King’s Road)’로 표시돼 있다. 한미 양국이 2011년 서울 중구 정동 미국대사관저와 덕수궁 선원전(璿源殿) 터 사이 ‘고종의 길’을 복원하기로 합의한 뒤 미국 국무부 재외공관관리국에서 4차례 현지조사 등 검토 과정을 거쳐 올 6월 설계안을 최종 승인했다. 현재 미국대사관저 터인 이곳에 문화재청은 9월부터 미국대사관저와 선원전 구역을 분리하는 경계벽을 설치한 후 ‘고종의 길’을 복원할 계획이다. ‘고종의 길’ 옆 옛 러시아공사관(사적 253호), 덕수궁 선원전 구역도 2021년까지 복원된다. 조선 고종 27년(1890년)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옛 러시아공사관은 고종이 아관파천 직후 약 1년 동안 국정을 수행했던 곳이다. 고종은 이곳에서 친위 기병대 설치 및 지방제도와 관제 개정에 대한 안건을 반포하고 대한제국을 구상했다. 옛 러시아공사관은 6·25전쟁 당시 대부분 파괴돼 16m 높이의 탑과 28m² 면적의 지하 밀실만 남아 있다. 덕수궁 선원전은 조선 태조 이하 역대 임금과 왕후의 초상을 봉안한 곳으로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신축됐다. 1900년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의 자리로 옮긴 뒤 고종 승하 이듬해인 1920년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문화재청은 “‘고종의 길’과 덕수궁 선원전 구역 복원을 통해 일제에 의해 훼손된 대한제국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근대사 현장을 보존해 서울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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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패치… ××패치… 폭로의 시대를 폭로하다

    《 (전편에서 계속) “누, 누구냐!” 책상 아래서 에이전트7(임희윤 기자)과 마주친 건 광선총을 지닌 바야바…. 아니 찬찬히 보니 그냥 털 많은 인간이었다. 총이 아닌 대포 카메라를 든. 끙 신음을 내며 일어서더니 쩝 입술을 핥았다. “젠장, 너희 요원 신상을 털려고 이틀이나 잠복했건만. 역시 만만치 않군.” “뭣? 그렇다면 디스패….” “아니, 아닌데! 우린 외계인만 뒤지는 ‘뒤져 패치’다.” “저게 뒈지려고. 하나 시간이 없다, 세븐.” 두둥. 어느새 나타난 에이전트2(정양환)와 41(김배중). “최근 창궐한 ‘패치 수족구병’을 조사해야 한다”며 지하철 막차를 놓칠세라 종종걸음. 굳이 왜. 쟤를 심문하면 될 텐데, 바보들. 에이전트7은 울분의 눈물을 삼켰다. 》 ○ 무차별 신상털이 ‘패치: 폭로의 시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영향인가. 2016년 여름 한반도는 ‘패치: 폭로의 시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온갖 △△패치, ××패치들로 뒤덮였다. 출발은 지난달 말 인스타그램 계정 ‘강남패치’. SNS에서 있는 척하는 여성들이 실은 유흥업소 종사자라며 신상털이에 나섰다. 격렬한 논란에도 며칠 만에 팔로어가 1만 명을 넘어섰다. 부리나케 강남패치를 쫓던 요원들은 이후 한동안 정신이 멍했다. 속칭 ‘노는’ 남성을 고발한다는 ‘한남패치’와 지하철 추태남을 고발한다는 ‘오메가패치’, 심지어 강남패치 운영자 신상을 털겠다는 ‘안티 강남패치’까지 우후죽순 돋아났다. 문제는 하나같이 ‘정의구현’을 외치지만 사회 정의를 거스르는 건 정작 본인들이란 점이다. 신상털이는 사실이라도 사생활 침해, 거짓이면 사기다. 한 변호사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엄중한 명예훼손”이라고 선을 그었다. 게다가 첨엔 몇몇 인물 사진 정도 내걸고 험담하던 수준이더니 점차 실명에 직장까지 깠다. 방송사 아나운서에 유명 연예인도 대상이 됐다. 일부는 대놓고 “신상 공개 막으려면 돈을 내라”고 협박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다행히 최근 몇몇 계정은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근데 진압(?)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SNS가 대부분 물 건너온 회사다 보니 해외 수사기관과 협조공문이 오가는 데만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 강남패치 운영자는 이런 맹점을 파악한 듯 여러 차례 계정을 바꾸며 활개 친다. “훼손될 명예가 있으면 날 고소해 봐. 내 판에선 내 룰뿐”이란 글을 남긴 채.○ 뻔한 자정 노력 말곤 답 없는 현실 그래? 경찰마저 어렵다면 에이전트도 이만 철수…하려던 찰나. ‘딩동’ 기다리던 메신저 답신이 도착했다. 응답은 바로 ‘안티 강남패치’의 운영자. 여러 계정에 구애를 펼쳤으나 무응답 퇴짜 며칠 만에. 한 패치는 “○○신문이 자꾸 인터뷰하자는데 확 신상을 털어버릴까”라고도 했다. 아, 이건 우리 요원들이 아니다. 딴 데다. 어쨌든 ‘안티…’와의 짤막한 대화. ―왜 패치를 운영하는가. “지인이 피해를 입은 게 계기였다. 패치에게 무슨 명예나 권리가 있나. 지들도 당해 봐야 한다.” ―신상 털면 똑같은 위법이잖나. “합법 아닌 거 안다. 하나 방어 차원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경찰 수사한다고 피해자 억울함이 풀리나. 익명 폭로는 사람을 죽이는 거와 똑같다.” 그들도 안다. 이건 테러고, 살상이다. 한데 멈추질 않는다. 죄인 줄 알면서도….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를 ‘정서적 무감각’이라 봤다. “폭로 연예 매체의 범람에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연예인 등 공익과 상관없는 개인 사생활까지 파헤쳐 가며 수익을 얻잖아요. 사람들이 여기에 익숙해지며 죄책감이 점점 옅어진 겁니다. ‘이런 사람은 폭로해도 돼’란 정서가 확산된 거죠. 심지어 이걸로 돈 번다는 왜곡의식까지 심어 주고 있잖습니까.” 해결책은 있다. SNS 시대에 SNS를 하지 않는 거다. 아니라면 최소한 절제의 노력이라도.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저 SNS를 유희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스스로 내 정보가 어떻게 유통되고 소비되는지 관심을 가져라”라고 당부했다. 뾰족한 결론 없이 퇴근하는 길. 갑자기 ‘아악’ 비명을 지르는 에이전트41. “어, 어떡하죠. 그동안 숱한 이성과 찍어 올린 사진들. 저도 이제 ‘패치’되나요?” 잠시 쳐다보던 에이전트2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그의 손을 꼭 잡았다. “포리원(41), 다들 얼굴은 본단다.”(다음 편에 계속) 정양환 ray@donga.com·김배중 기자}

    • 20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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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구글·페이스북이 잘나갈수록 인류는 위험하다?

    현실에는 없는 증강현실(AR) 속 ‘포켓몬’을 잡겠다고 강원 속초시로 사람들이 몰려가고, 드라마 속 커플들은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는 차 안에서 ‘진하게’ 키스를 나눈다. 기술 발전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일로 여겼던 일들을 좀 더 스마트해진 기기에 의존하게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스마트폰 없는 하루,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기술의 진화는 사람들에게 편리해진 현재와 더불어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상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괸 불안한 기초 위에 자리 잡고 있다면, 기술 발전을 믿었던 우리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다면 어떨까. 가상현실(VR)이라는 용어를 처음 고안하고 온라인 ‘아바타’(분신)를 최초로 개발한 미국 컴퓨터 과학자 재런 레이니어, 안보 전문가이자 미국 연방수사국(FBI) 상임 미래학자인 마크 굿맨은 한목소리로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기인한 비극과 어두운 미래를 이야기한다. 레이니어는 저서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에서는 정보 경제의 역설을 말한다. 온라인을 통해 제공된 공짜 서비스들은 과거 유사한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던 산업을 몰락하게 했고,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전성기에 14만 명을 고용했고 기업가치가 280억 달러였던 사진회사 코닥은 파산했고, 이제 사진의 대명사는 인스타그램이 됐다. 2012년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될 당시 기업가치는 10억 달러, 직원은 13명이었다. 산술적으로 과거 14만 명이 창출하던 가치를 364명이 만드는 격이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된다면 운전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도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저자는 선원들을 유혹해 배를 난파시킨 그리스신화 속 ‘세이렌’을 딴, 구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이른바 ‘세이렌 서버’가 극소수만 막대한 부를 얻는 시장을 만들고 결국 경제를 붕괴시킬 것이라 전망한다. 굿맨은 더 노골적이다. ‘누가 우리의 미래를 훔치는가’ 속에서 저자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사람들의 일상을 공개하도록 유도하고 공개된 정보를 팔아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경고한다. 알려진 기업뿐 아니다. 해커, 핵티비스트(해킹을 정치 수단으로 삼는 행동주의자), 테러 조직 등 사이버 공간의 불법 행위 주체들이, 포털 사이트 구글에도 검색되지 않지만 데이터 규모는 300배에 달하는 ‘딥 웹’에서 해킹 기술 정보를 공유하며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흘리고 있는 무의미한 정보조차 이들에게는 표적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인공지능, 유전공학 등 현실과 가상이 연결될수록 ‘얼리어답터’인 이들이 기존과 차원이 다른, 사람의 생명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안보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기술 발전을 비관적으로 보지만 저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레이니어는 공짜로 정보를 제공해 온 사용자들에게도 정보 수집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때 승자 독식 구조로 잘못 설계된 정보 경제도 바로잡힐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굿맨은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사이버 공격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제도를 제시한다. 정부, 학계, 민간, 시민사회가 다층적으로 역량을 모아 사이버 위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하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일례다. 이들이 제시한 부의 재분배, 다층 공조 제도 같은 모호한 대안들은 아직 우리의 일상에 녹아들고 있는 가상공간을 이해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아쉽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을 최일선에서 접하고 연구하는 사람들답게 각각 32장, 18장으로 촘촘히 구성된 책 속에는 정보혁명 이후 여러 현상을 통찰력 있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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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문가 고문헌 수백년 지켜온 맏며느리들

    집안의 유산에서 나라의 유산이 된 고문서를 수백 년간 지켜온 종갓집 며느리들의 힘은 대단했다. 14일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에서 열린 ‘제2회 한국 고문헌 명가의 날’ 행사에서는 이러한 종부(宗婦)들의 노력과 헌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초계 정씨 종가의 종부 유성규 여사(69)는 “선대에 정희량(?∼1728) 공이 ‘이인좌의 난’(1728년)에 가담해 집안 전체가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종부였던 부림 홍씨께서 집안의 문서들을 친정으로 전부 싸들고 가서 지켜냈다”고 말했다. 유 여사는 이어 “6·25전쟁 당시에 시어머니께서 피란하기 전 고택의 허름한 사당 건물 지붕 밑 등 집 안 곳곳에 문서를 숨겨둬 지켜낼 수 있었다”며 선대 종부들의 역할을 소개했다. 유 여사는 조선 중기 관료인 동계 정온(1569∼1641)의 고택인 경남 거창군 초계 정씨 동계종택을 지키는 종부. 초계 정씨 종가가 2005년 한중연에 기탁한 500여 점의 자료 중에는 정온의 선조인 정전(鄭悛)이 고려 우왕 3년(1377년)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하면서 받은 합격자 명단인 ‘선광정사진사방(宣光丁巳進士방)’, 정전 정종아 정옥견 등 초계 정씨 인물들이 조선 초기 관직에 올라 받은 임명장인 ‘교지(敎旨)’ 등 당대의 문서형식과 관직체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희귀 원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조선 중기 학자이자 관료인 류시회(1562∼1635)의 고택인 경기 안산시에 있는 진주 류씨 경성당(竟成堂)을 지키는 종부 권보남 여사(82)도 집안의 고문서들을 정성껏 관리해왔다. 그는 “고택에서 오랜 세월 먼지가 쌓이고 습기가 찬 채로 쌓여 있는 고문서들을 일일이 꺼내 먼지를 닦고 다리미로 정성스레 펴며 문서들을 정비해온 것은 고행이었지만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랜 세월 종부들이 정성껏 지켜온 집안 고문서들의 사료적 가치는 남다르다. 진주 류씨 종가가 2003년 한중연 장서각에 기탁한 1616점의 자료 중 1589년 사마시에 합격한 동기생 5명이 1602년 평북 의주 청심당(淸心堂)에서 만나 계회를 연 기념으로 제작한 도첩(圖帖)인 ‘기축사마동방록(己丑司馬同榜錄)’은 동기 계회도로는 가장 오래되고 보관상태가 좋은 사료로 평가받는다. 요즘 종가에서는 가치 높은 문화재, 미술품 등에 대한 위조품 제작, 도난 범죄가 심심찮게 발생하곤 한다. 수백 년 동안 보관해온 의미 있는 종택의 유산들을 당대에 이르러 국가기관에 기탁한다는 사실이 아쉽지는 않을까. 두 사람은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연구를 직접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동계 정온 할아버님의 초상화는 도난당해 없어지는 험한 일도 겪었는데 무척 아쉬웠어요. 힘겹게 지켜온 집안의 고문서가 좀 더 좋은 곳에서 보관되고 한국학 연구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한 일이죠.”(유성규 여사) “가치가 얼마인지, 돈이 되는지 그런 건 애당초 생각하지 않았어요. 아직 ‘한산 이씨 고행록’은 직접 간직하고 있어요. 하지만 연구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최근 현대어로 번역돼 나왔는데 읽기 편해졌어요. 이처럼 의미 있게 활용된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입니다. ‘한산 이씨 고행록’도 언젠가 마찬가지로 기탁할 겁니다. 아쉬움은 없어요.”(권보남 여사) 성남=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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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실험실]답 없는 현실 떠나 답 찾아가는 즐거움

    요즘 젊은층에게 ‘탈출카페’가 인기 있다. 탈출카페는 9.9m²(약 3평)의 밀실에서 주어진 시간(약 60분) 안에 암호를 풀어 빠져나가는 게임을 즐기는 곳이다. 드라마나 예능에서 뇌가 섹시한, 즉 머리 좋은 사람을 뜻하는 ‘뇌섹 남녀’가 주목받자 ‘뇌섹 지수’를 직접 검증해보고 체험하는 장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서울 강남, 홍익대 앞, 신촌을 중심으로 번져 나간 탈출카페는 전국에 150여 곳이 생겼다. 2∼5명의 친구나 직장동료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찾거나 ‘남자가 멋져 보일 기회를 준다’는 입소문이 돌며 필수 데이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서울 명문대를 나온 문화부 미혼 남녀 기자가 탈출카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추리 문외한이 단번에 풀 수 있을까 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탈출카페 ‘롤이스케이프’. 이곳에서 ‘파이어맨’ ‘머더 제인’이란 방 두 곳을 골라 탈출에 도전했다. ‘파이어맨’은 소방관이 된 도전자가 화재 현장으로 출동해 인명을 구하고 탈출하는 방. 지금까지 도전자 중 약 30%가 성공했다. ‘머더 제인’은 의문의 살인마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탈출해야 하는 음산한 분위기의 방이다. 성공률이 10% 미만일 정도로 난도가 높다.○ 의외로 높은 난도에 미션 실패 첫 도전 대상은 ‘파이어맨’ 방. 서랍마다 힌트처럼 보이는 표식이 있고 서랍은 자물쇠로 잠겨 있다. 제한시간 60분 중 20분가량 표시의 의미를 몰라 우왕좌왕했다. 힌트는 벽면의 그림이었다. 그림에서 추리한 비밀번호로 자물쇠를 열 수 있게 되자 단서가 꼬리를 물며 다음 문제도 풀기 수월해졌다. 하지만 60분은 짧았다. 10개가 넘는 자물쇠 중 해독한 자물쇠는 6개. 그래도 ‘처음치곤 좋다’고 자평하며 다음 ‘머더 제인’ 방에서 심기일전해 보기로 했다. ‘머더 제인’ 방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벽을 더듬거려 간신히 스위치를 켰는데 음산하고 충격적인 방 풍경에 ‘꺄∼악’ 하는 비명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문제 풀기에 도전했다. 이전 방에서의 학습효과 덕에 5분도 안 돼 첫 자물쇠를 풀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단시간에 너무 많은 문제를 접해서인지 집중력이 저하되며 문제 푸는 속도가 느려졌다. 폐쇄회로(CC)TV로 이를 지켜보던 카페 상황실에서 힌트를 제공해주며 독려했지만 무용지물. 자물쇠를 네 개만 푼 뒤 쓸쓸하게 방을 나왔다. ○ 답 없는 답답한 현실도 이렇게 풀고 싶다? 예상보다 어려웠다. 숫자 문제는 물론이고 난센스까지 동원해야 하는 등 문제 해결 방법이 다양해 탈출카페 초보들은 단번에 미션을 수행하는 게 어려워 보였다.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면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탈출카페 컨설팅을 하고 있는 ‘RS PROJECT’의 노영욱 대표는 “도전 욕구를 자극할 만한 어려운 문제와 각 방마다 다른 서사가 있기에 몰입할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비싼 돈(1인당 2만 원)을 내고 굳이 비좁은 방에 갇혀 머리 쓰는 게임을 하는 것이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 연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남궁기 교수는 “인간은 높아진 긴장감이 일순간 해소될 때 강한 쾌락을 느끼는데, 탈출카페에서는 이런 과정을 집약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추리하다가 문제를 해결해 긴장이 이완되는 순간 강한 쾌락을 느낀다. 이런 과정이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 반복되며 쾌감지수가 올라 현실 세계에 대한 답답함까지 ‘힐링’하는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방을 나온 두 기자는 무거운 머리를 잡고 약속이라도 한 듯 “아, 당(糖) 당긴다”며 카페 출구에 비치된 막대사탕을 집어 들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이지훈 기자}

    •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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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중동 분쟁 핵심, 종파갈등-IS 아니다?

    한국 사람들의 눈에 중동은, 이들 국가에서 종교로 삼는 이슬람은 어떤 모습일까. 무슬림 간 종파(宗派) 다툼이 벌어지는 곳,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오랜 분쟁이 벌어지는 곳, 국제사회에서 부상한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의 소굴…. 중동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부분들이다. 이들에 대한 편견은 IS의 테러가 발생할 때 확고해진다. 지난해 11월 IS의 프랑스 파리테러사건 직후의 한국이 그랬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내 이슬람교 본산(本山)인 서울중앙성원에서 만난 이행래 원로 이맘(이슬람 성직자)은 “IS는 무슬림이 아닌 범죄 집단”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무슬림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13만5000여 명의 이슬람 신자가 있다고 추산하는 우리 입장에서 이슬람 그리고 중동에 대해 깊이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국제관계학 명예교수이자 대표적 중동학자로 꼽히는 무함마드 아유브의 저서 ‘중동, 불의 여정’은 얼핏 중동을 개괄하는 ‘중동학개론’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저자는 총 6장 및 부록으로 소논문이 첨부된 저작을 통해 2011년부터 시작된 ‘아랍의 봄’ 이후 중동에서 나타난 현상을 중심으로 중동 갈등의 근본 원인들을 꼼꼼하게 파헤쳐간다. 우선 저자는 이슬람 종파 갈등이나 IS 같은 극단주의는 중동의 정치지형 가운데 주변부를 차지한다고 본다. 전략적으로 맺어진 이란과 시리아의 동맹은 이슬람이 종파에 비교적 관대하다는 걸 보여준다. 종파가 중동 분쟁의 주요 이유였다면 시아파의 분파지만 이단(異端)으로 취급받는 알라위파가 집권하는 시리아, 시아파 주류가 집권하는 이란의 동맹은 불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극단주의도 마찬가지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알카에다 침공과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등은 결과적으로 테러집단이 전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아랍의 봄’ 이후 민주국가 건설에 실패한 리비아, 예멘 등 국가의 무정부 상태가 이슬람 극단주의가 활개 칠 틈을 제공하면서 극단주의가 마치 중동 문제의 원인처럼 비칠 뿐이다. 그렇다면 분쟁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중동에 국가를 세운 이스라엘과 뒤를 봐주는 미국, 그리고 이해관계가 얽힌 서구 국가들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갈등, 이란과 이스라엘의 핵 개발에 따른 안보 위협 증가 등으로 가뜩이나 불안정했던 이곳에서, 이스라엘과 미국, 서구 국가들의 직간접적 개입으로 인해 ‘아랍의 봄’ 이후 군부정권이 무너진 국가들의 혼란이 야기돼 분쟁이 극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결의 실마리 또한 중동 국가들을 ‘악의 축’으로 규정해 지목하기보다 이들로부터 찾아야 하는 이유다. 소논문 마지막 문구에서 저자는 중동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좀 더 객관화하길 권장한다. “종파적 분리가 중동에서 벌어지는 분쟁들의 주된 원인이라고 사고하는 틀을 빨리 벗어던질수록 우리는 이 지역에서 정말로 분쟁을 이끌어내는 것은 무엇이며 거기서 누가 이득을 보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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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음모론보다 더 무서운건, 음모론이 통하는 사회신뢰의 균열

    《 에이전트5(김윤종 기자)가 ‘사라졌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최신 워키토키는 “앞으로 함께할 수…”에서 끊긴 채 먹통. 그렇게 말렸건만. 머나먼 행성 ‘망원동’(이름마저 멀어 보인다!) 탐사를 떠나더니. 에이전트41(김배중)은 은하계 CGV에서 겪었던 수많은 외계 생명체가 떠올라 식은땀이 흘렀다. 이대로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을 터. 에이전트41은 ‘콘클라베’를 소집했다. 숙취로 장기휴업 중이던 에이전트7(임희윤)도 참석했다. 게다가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에이전트2(정양환)와 23(이서현), 31(장선희)까지. 오랜 탁상공론 끝에,드디어 굴뚝에 연기를 피워 올렸다. “우리는 에이전트5가 알 수 없는 세력의 공격을 받았음을 천명….” 그런데 갑자기 까똑 까똑. 휴대전화를 울리는 긴급 알림 메시지. ‘배우 A 씨, 가수 B 씨와 한강에서 치맥 즐겨.’ 뭐야, 에이전트5의 실종은 이대로 묻히는 건가. 끄응, 에이전트2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건 음모야….” 》○ 음모론, 그 달콤 쌉싸래한 유혹 지구 한반도라는 땅에서 음모론은 더이상 음모가 아니다. 상당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최근엔 쉴 새 없이 터지는 연예계 사건 사고가 더욱 부채질했다. 수많은 누리꾼이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을 정도. 대표적인 것만 봐도 아래와 같다. ① 가수 조영남의 대작(代作) 논란=직전에 터진 어버이연합 배후 지원설 묻힘. ② 박유천 성폭행 논란(지난달 10일)=△정부의 전기 가스 단계적 민영화 암시(14일) △방위사업청 KF-16 개량 사업비 100억 원 손실(16일) △존 리 전 옥시 대표 영장 기각(17일) ③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불륜설(지난달 21일)=△정부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같은 날) △검찰 정운호 게이트 전관예우 없음 결론(20일 발표) 심지어 지난달 26일 안타깝게 저세상으로 떠난 배우 김성민에 대한 뉴스마저 음모론으로 보는 시각까지 등장했다. 허나 이는 에이전트들의 양심상 다루지 않겠다. 설문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이었다. 조사업체 엠브레인의 도움을 얻어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20∼50세 남녀 200명씩 40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표 참조). 응답자 가운데 무려 74.5%가 음모론을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대답했다. 특히 남성(66.5%)보다 여성(82.5%)들의 확신이 컸다. 연령별로는 20대(68%), 50대(67%)보다 30대(80%)와 40대(83%)가 더 음모론을 믿는 경향이 컸다. 알 만한 사람들이…. 도대체 이들은 왜 이리도 경도된 것일까. 지나가던 지구인 하나를 붙잡고 따져봤다. “박유천이나 김민희 사건을 봐요. 포털사이트에 수많은 관련 기사가 쏟아지며 다른 이슈는 눈에 들어오지 않잖아요. 게다가 방송 메인 뉴스마저 대문짝만 하게 다루니 ‘뭔가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죠. 평소 연예 기사에 이렇게 오버했던가요? 한번 묻힌 다른 사건을 따로 검색해서 찾아볼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20대 대학원생 송모 씨) ○ 음모론은 사회적 불신이 빚어낸 현상 사실 지구에 음모론이 뿌리내린 지는 오래됐다. 해외 요원들에 따르면 1962년에 대표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할리우드 스타 메릴린 먼로가 사망했을 때 미 중앙정보국(CIA) 개입설이 파다했다. CIA 내부 비밀 폭로를 덮기 위해 그의 죽음을 이용했다는 루머다. 국내에서도 2011년 가수 서태지의 결혼 및 이혼 보도는 BBK 비리 의혹과 맞물렸고, 지난해 한류스타 배용준의 결혼식은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건과 시기가 겹쳤다. 하지만 왜 루머 수준이었던 음모론은 갈수록 힘을 얻고 있을까. 지구인 전문가들은 이를 사회적 신뢰에 균열이 생긴 징후라고 입을 모았다. “이 사회에 깊숙이 침투한 ‘진영 정치’가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끼리끼리 어울리며 보고 싶은 면만 보는 문화가 형성된 거죠. 사회적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니 주위 사람에게서 얻는 정보만 믿는 겁니다.”(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공적 제도에 대한 신뢰가 근본부터 무너졌습니다. 정부 등 권력기관이 특정 사건이나 현안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그들만큼 사회적 ‘영향력’은 있지만 ‘권력’은 없는 연예인으로 쉽게 눈을 돌리는 거죠.”(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 음모론은 실체가 없다. 허나 현실을 좀먹는 힘은 강력하다. 어쩌면 음모론은 뭐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는 세태를 향한 소리 없는 울분의 표출은 아닐는지. 그나저나 에이전트5는 그의 부재가 쏟아지는 기사에 묻혀버린 건 알고 있을까. 하지만 상념도 잠시. 콘클라베가 끝난 뒤 귀환하던 요원들은 뭔가 묘한 기운을 내뿜는 빛줄기에 눈살을 찌푸리는데….(다음 회에 계속) 정양환 ray@donga.com·김배중 기자}

    • 20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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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5년 된 美 갤러리도… 720억원어치 위작 유통

    오랜 세월 미술시장에서 신용을 쌓은 유명 갤러리는 과연 ‘틀림없이 믿을 만한 미술품 거래처’일까. 미국 뉴욕 맨해튼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위작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원고는 패션회사 구치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도메니코 데 솔레 씨. 피고는 165년 전통을 자랑했던 뉴욕 크뇌들러 갤러리다. 솔레 씨는 2004년 이 갤러리에 830만 달러(약 95억 원)를 주고 그림 한 점을 구입했다. “미국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가 1956년 완성한 유채화 ‘무제’”라는 것이 갤러리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그림은 맨해튼 거리에서 관광객의 초상화를 그려주며 살아가던 중국 출신 화가 첸페이선 씨가 그린 위작이었다. 스페인 출신의 한 미술품 딜러가 첸 씨의 재주를 눈여겨보고 ‘위작을 그려보자’고 제안한 것. 이 딜러는 크뇌들러 갤러리에 15년간 첸 씨가 그린 위작 40여 점을 팔았다. 총판매액은 6300만 달러(약 720억 원)에 이른다. 위조 대상이 된 작가는 로스코, 잭슨 폴록, 빌럼 더 코닝 등의 추상화 거장들이었다. 2011년 위작 유통 사실이 드러난 직후 크뇌들러 갤러리는 폐업했다. 중국으로 도피한 위작화가 첸 씨는 한 방송사 뉴스에 출연해 “나는 큰돈 못 받았다. 거액에 거래될 줄 전혀 모르고 그렸다”고 주장했다. 소송의 쟁점은 갤러리가 위작임을 알고서도 유통시켰는지 여부다. 원고 측은 “그림 유통 과정이나 감정 관련 기록이 담긴 서류 없이 딜러로부터 헐값에 그림을 넘겨받은 갤러리가 위작임을 몰랐을 리 없다”고 했다. 갤러리 측은 “신분을 드러내길 꺼리는 스위스와 멕시코 컬렉터에게서 그림을 입수했다고 한 딜러의 말에 속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이 소송에서 물리적인 분석 방법을 동원한 ‘작품 진위’ 판정보다 제작과 거래 내력을 기록한 문서에 초점을 맞춘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병식 경희대 미대 교수는 “일도양단의 진위 판정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감정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작품의 ‘호적 초본’ 마련에 늦게나마 힘쓰지 않는다면 ‘답 없는 위작 분쟁’은 끝없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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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우환 한때 月30~40점 多作… 작품 관리안돼 위조범들 “표적”

    “1978, 79년에 한창 많이 그릴 때는 한 달에 30∼40점씩 그렸다. 전시를 했어도 도록에 실리지 않은 작품이 허다하다. 화랑에 팔았는데 돈 못 받고 어디론가 없어진 경우도 적잖다. 서명이나 일련번호는 내가 직접 안 넣고 화랑에 맡긴 일이 잦았다.” 오랜 위작 논란에 휩싸인 화가 이우환 씨(80)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왜 유독 이 씨의 그림이 첨예한 ‘위작 진실 공방’에 휘말린 걸까. ○ 이우환 작품에 위작 시비가 잦은 이유 이 씨는 2005년부터 10년간 국내 14개 경매사 총 낙찰액 1위(약 712억 원)를 차지한 최고 인기 작가다. 그런데 스스로 밝혔듯 가장 활발하게 작품을 제작한 시기의 유통 경로에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 2년간 수백 점을 그렸지만 제작과 전시 기록이 불분명하고, 작품 행적이 묘연해지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고, 서명과 일련번호 표기마저 때로 남에게 맡겼다. 위조범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표적이었다. 이 씨 그림을 위조한 혐의로 체포된 화상(畵商) 현모 씨(66)는 경찰 조사에서 “부산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한 골동품상 이모 씨(68)가 2011년 ‘이우환 그림을 애호하는 일본의 모 그룹 회장에게 위작을 만들어 팔자’며 접근해 왔다”고 진술했다. 현 씨는 그림 위조 기술자인 다른 이모 씨(39)와 함께 경기 남양주시 작업실에서 위작 50여 점을 제작했다고 자백했다. 이들은 위작에 1978, 1979년 작품으로 가짜 서명과 일련번호를 넣고 가짜 감정서도 만들었다. 경찰에 꼬리가 밟힌 건 그림을 판 이익의 배분 다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씨는 2013년 골동품상 이 씨와 그 아들에게 “수십억 원의 판매 대금을 독식하고 약속한 대가(절반)를 주지 않는다”는 항의 문서를 보냈다가 수사망에 포착됐다. 일본의 애인 집으로 도망갔다가 그곳까지 쫓아온 한국 경찰에게 붙잡힌 현 씨는 순순히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이 확보한 물증은 지난해 서울 A화랑과 동대문구 고미술상가 등의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위작 의심 그림 수십 점이다. 현 씨는 경찰이 제시한 압수품 중 4점에 대해 “틀림없이 내가 위조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지난주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이우환 씨는 해당 그림을 살펴본 뒤 “위작이 아니다. 내가 그린 진품이다”라고 주장했다. “내가 위조했다. 처벌받겠다”고 자백한 범인이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도 작가는 “이 그림은 물론이고 유통된 작품 중 내가 눈으로 확인한 것 중에는 단 한 점의 위작도 없다”고 말한 것이다. 모순된 상황이지만 미술계에서는 “그럴 줄 알았다. 전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여기에서 이우환 씨와 미술계에서 ‘이우환 전문화랑’으로 알려진 서울 B화랑의 관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씨는 “1970년대 후반부터 B화랑이 내 작품을 열심히 취급했다. ‘내 화랑’이라 생각해 안심하고 뭐든지, 감정까지 맡겼다”고 말했다. 2012년 위작 논란이 빈발하자 의심스러운 그림을 모아 작가와 감정단이 함께 검토해 감정서를 발급한 장소도 B화랑이었다. 2013년 초 감정단과 작가 의견이 대립해 합의를 보지 못한 뒤 이 모임은 사라졌다. “그림을 감정하는 전문가가 한국에는 너무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한 이 씨는 ‘B화랑의 감정은 믿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우환 씨 그림 위작을 대량 유통시킨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은 A화랑은 2012년 한 개인 컬렉터에게 이 씨 작품이라며 그림 한 장을 4억 원에 판매했다. 이 그림에는 B화랑의 주선으로 발급된 친필 작가확인서가 붙어 있었다. 경찰이 ‘확실한 위작’으로 제시한 4점 중 하나가 이 그림이다. 그러나 이우환 씨는 그림을 확인한 뒤 “작가확인서는 내가 작성한 것이 맞고, 이 그림은 분명히 내가 그린 진품”이라고 말했다.○ 미술계 위작은 ‘유통’이 만든다 만약 경찰이 위작이라 결론내린 그림에 대해 이우환 씨가 ‘내가 그린 것이 아니다’라고 동의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작가 이 씨는 친필 작가확인서를 발급한 그림의 진위 판정 오류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오랜 기간 쌓아온 명망과 신뢰도에 회복 불능의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이 씨는 기자회견 말미 “해외 거래에서 이미 꽤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미술평론가는 “이른바 ‘큰손’이라 불리는 개인 컬렉터들은 위작 거래를 경험하고도 못 본 척 묵인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했다. 수억 원대 그림을 취미로 수집하면서 ‘일부의 오류’는 감수하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 이미 거래된 그림의 진위를 따져봤자 번거롭게 구설에 오르내릴 위험만 있을 뿐 딱히 득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유통 경로가 불분명한 위작이 신용도 높은 국공립 미술관에까지 걸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한 공립 미술관 전임 큐레이터는 “얼마 전 국내 유수 미술관이 한 개인 컬렉터가 수십 년 동안 창고에서 꺼내지 않은 유명 작품을 걸었다. 전화로 확인하니 역시 ‘반출한 적 없다’는 답이 왔다. 미술관에 통보해 바로 내렸지만 그 위작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손택균 기자 sohn@donga.com·김배중 기자}

    •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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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할 때 한몫을”… 그림 거래상이 작가에게 모작 요구도

    “수년 전 알 만한 기업이 부도가 나서 소장 미술품도 경매에 들어갔거든. 감정하러 회장님 방에 들어갔는데 정면에 딱 걸려 있는 작품이 위작인 거야.”(수도권 미술대 A 교수) 또 위작 논란이다. 동아일보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위작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미술관, 화랑, 감정, 경매 관계자와 작가, 미술평론가 등을 광범위하게 인터뷰했다. 그중 31명은 설문조사에도 응답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문 위조단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번듯하게 간판을 걸어놓은 일부 화랑과 개인 딜러가 위법과 합법의 경계를 오가고 있고, 감정은 객관성이 의심되고, 거래는 투기와 탈세 목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위작이 생산된다고 지적했다.○ “드러난 위작은 빙산의 일각” 현재 미술계 위작 거래는 워낙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그 시장 규모나 인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의 한 갤러리 대표는 “미술계 유통 실세들이 범법 행위에 무감각하고 위법과 탈법을 덮는 데 능숙하다”며 “위작임이 드러나도 화랑은 수집가에게 받은 돈만 돌려주고 조용히 무마되는 경우가 많다. 숨은 위작 거래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A 교수는 “제자가 스승의 작품을 모작(模作)한 그림이 돌고 돌다 뮤지엄급 전시에 떡 하니 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설문 응답자 중 10명은 위작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으로 ‘미술계 전반의 윤리의식 부재’를 꼽았다. 돈에 눈먼 일부 딜러의 ‘반짝할 때 한몫 잡자’는 행태도 드러났다. “한국의 한 갤러리가 ‘우리가 조수를 붙여 줄 테니, 그림을 더 많이 그려줄 수 없느냐’고 물어왔다는 거예요.” 미술관 관계자 B 씨는 설문에 답하지 않는 대신 중국의 한 톱클래스 화가의 작품을 다루는 중국 화랑 관계자를 만났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작가는 중요 현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기로 유명한 화가였다. “그 화가가 ‘나는 그런 작가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웃으면서 전하는데, 저 빼고는 외국인들만 있었거든요. 민망했죠.” 또 다른 미술관 관계자는 일부 화상(畵商)이 작가 본인에게 ‘팔리는’ 그림과 유사한 작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물론 갤러리가 피해를 보는 일도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갤러리는 최근 ‘뜨고 있는’ 동남아 작가의 작품을 현지 갤러리로부터 보증서를 받고 공수해 고객에게 팔았다가 위작으로 드러나 돈을 물어줘야 했다.○ 신뢰 잃은 감정 작품당 적어도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A급 위작’뿐 아니라 키치와 사실상 구별이 어려운 ‘B급’ 위조 시장도 만성화돼 있었다. “정체불명의 작품을 보따리에 꽁꽁 싸매 들고 와 ‘이중섭의 귀한 판화를 하나 얻었는데 여기서 살펴보고 전시한 뒤 돌려 달라’고 하는 사람이 꽤 있다. 모두 모조품 가게에서 만든 것을 오래 묵은 작품처럼 2차 가공한 위조품이다. 거절하고 감정 전문기관 연락처를 알려준다.”(한 사설 미술관 대표) 현장 취재 결과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이중섭의 경우 대놓고 ‘미술품 복원 전문가’라 광고하며 모조품 판화를 대량 생산하는 가게가 서울 인사동길 복판에서 발견됐다.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났기 때문. 지난달 말 케이블TV 홈쇼핑 채널은 이런 상품을 ‘이중섭 판화’라며 판매하기도 했다. 문제는 위작을 걸러내야 할 감정단체들마저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것이다.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화상들이 감정단체를 주도하고 있어 신뢰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 감정 전문가는 “지인이 한 감정단체가 진품 감정서를 발급한 작품을 살 뻔했는데 위작이었다”고 했다. 작가에게 진위 판정을 맡길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미술관 관계자는 “다작(多作)하는 작가라면 작품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다”고 말했고,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외국은 생존 작가가 자신의 작품의 진위에 대해 의사 표시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시장 성장 가로막는 위작 컬렉터들이 미술품을 은밀히 소장하는 풍토도 위작이 발붙일 여지를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일부에서 미술품을 투기 수단이나 탈세에 악용하고 있다”며 “익명으로 소장하는 문화가 타개되지 않는 한 논란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인사동길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C 씨는 “미술품 구매자 중에 도둑놈들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견 기업 임원이라며 ‘2억, 3억 원짜리 작품을 찾는데, 영수증은 10억 원으로 끊어 달라. 세금은 우리가 낸다’고 해 쫓아낸 일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갤러리 대표는 “그런 거래가 이뤄진다 해도 비자금 조성이 목적이라는 것을 아는데 화상이 제대로 된 물건을 넘겨주겠느냐”고 말했다. 한 감정가는 콕 집어 “위조범들의 다음 타깃은 최근 경매 기록을 세운 김환기 작가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최근 미술품 유통업 인허가제, 거래이력 신고제, 공인감정제 등을 골자로 한 ‘미술품 유통 투명화 정책’을 내놓았다. 설문 응답자들 중에는 정부 대책에 ‘매우 큰 효과’(2명)나 ‘약간의 개선을 기대한다’(15명)는 긍정적 의견이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11명)이라거나 ‘상황이 악화될 것’(3명)이라는 의견보다 많았다. 최은주 경기도미술관장은 “유럽 선진국 미술관의 도록을 보면 작품 소장 이력을 수백 년 전 소장자부터 하나하나 밝혀 놨다”며 “이처럼 거래 이력이 투명해지면 위작 시비는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고제는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전문가들은 위작 논란이 빈발하는 한 한국의 미술시장은 영원히 ‘B급’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관장은 “위작 논란을 일찌감치 잠재웠다면 한국의 미술시장은 홍콩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 설문 응답자 명단(31명·가나다순) ::강승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1실장, 기혜경 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 김기라 작가,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 김주삼 아트C&R 미술품보존복원연구소장, 류병학 독립큐레이터, 문경원 작가,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 박여숙 박여숙화랑 대표, 박우홍 한국화랑협회장, 서성록 한국미술품감정협회장, 서용선 작가,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미술시장연구자), 안규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안병광 서울미술관 회장, 안소현 독립큐레이터,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우정아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우찬규 학고재 회장, 윤범모 미술평론가, 이동기 작가, 이수균 성곡미술관 학예실장, 전준호 작가, 정준모 미술평론가, 조덕현 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장, 최병식 경희대 미대 교수, 최윤석 서울옥션 상무, 최은주 경기도미술관장, 하종현 작가(전 서울시립미술관장) 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배중 기자  }

    •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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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장안-북경이 수도일 때 중국은 암흑기”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어를 배우거나 영화, 소설을 통해 문화를 배워볼 수도 있다. 중국어문학회 회장을 지낸 저자는 중국의 수도(首都)였던 장안(長安)과 낙양(洛陽) 그리고 북경(北京·베이징)에서 단서를 찾으려 한다. 저자는 중국 역대 왕조(王朝)의 수도에 따라 중국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본다. 진(秦) 한(漢) 등의 수도였던 장안과, 원(元) 명(明) 청(淸)의 수도였던 북경은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한 곳이 아니다. 중원(中原)의 변두리였던 장안, 북경이 수도가 된 것은 중원을 노린 이민족 왕조가 자신들의 근거지에서 물자를 동원해 강압통치를 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이 시기 중국 문화는 이민족의 문화와 뒤섞여 변질된 ‘암흑기’다. 반면 ‘낙양’으로 대표되는 중원 땅 내륙 도시가 수도로 자리 잡은 시기는 지식인을 우대하고 국가의 강압이 작아 문화 학술 등이 자유롭게 꽃피었다.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중국 역대 왕조를 개괄하고 장안, 낙양, 북경에 도읍을 둔 왕조에 대한 분석적인 설명을 제시한다. 일례로 한(漢) 왕조지만 장안에 수도를 둔 서한(西漢·기원전 206년∼기원후 8년)이 봉건제의 기틀을 잡으려 강한 통치를 한 탓에, 한나라 문화는 낙양을 수도로 삼고 지식인을 재상으로 등용하며 아꼈던 동한(東漢·25∼220년) 시기에 이르러 발전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베이징이 수도인 오늘날의 중국은 어떨까? 저자는 오늘날의 베이징을 과거 ‘중원의 북경’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더 이상 중국의 변방이 아닌 베이징, 그리고 이곳을 수도로 둔 중화인민공화국은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 한다는 것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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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팝… 케이푸드… 융복합 한류이벤트 뜬다

    ‘한류(韓流) 테마의 융·복합형 메가 이벤트.’ K팝, K뷰티, K푸드 등 한류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게 준비 중인 ‘2016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의 캐치프레이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원아시아 페스티벌’은 10월 1∼23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해운대 벡스코 등 부산시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를 통해 한류는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즐기자는 취지에서 ‘한류’대신 ‘원아시아(One-Asia)’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중국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국경절(10월 1∼7일)과 대만 국경일(10월 10일)을 감안해 축제 기간을 정했다. 부산국제영화제(10월 6∼15일) 아시아송페스티벌(10월 8∼9일) 부산불꽃축제(10월 22일) 등 기존의 지역 축제와 연계해 관광객이 부산에 장기간 체류할 수 있게 기획했다. 행사는 공연과 전시, 부대 및 연계행사로 나뉘어 20여 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그룹 ‘걸스데이’ 등 K팝 스타들이 참여하는 콘서트, YG엔터테인먼트와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공동 제작하는 ‘더컬래버레이션 음악쇼’, 비언어 공연, 클래식 공연 등을 마련했다. 뷰티코리아, 테이스트 부산(음식축제), 한류스타 특별전 등 체험 위주의 행사도 준비됐다. 중국 닝샤(寧夏) 후이(回)족 자치구 무용단이 실크로드 소재의 무용극으로 중국 문화를 선보인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사업단 윤정국 단장은 “부산국제영화제 등 기존 행사와 기간이 겹치도록 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며 “각 행사 주체들과 협력해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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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뮤지컬]유쾌한 ‘킹키부츠’가 돌아 온다, 지친 당신을 위로하러

    ‘한국이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뮤지컬 ‘킹키부츠’는 한국의 CJ E&M이 작품 초기부터 공동투자와 제작에 참여해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2013년 1월 CJ E&M은 이례적으로 브로드웨이 개막 전 제작 단계에서 킹키부츠 초기 제작비 1350만 달러(약 158억 원) 중 100만 달러(약 11억7000만 원)를 투자해 공동프로듀서(22개팀) 중 6번째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투자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 작품은 2013년 4월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뒤 30주 만에 초기 제작비를 모두 회수했다. 이후 미국 투어,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지에서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며 글로벌 흥행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공연시장을 돌며 킹키부츠는 올해 6월 기준 약 2억 달러(약 234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작품은 외국의 권위 있는 뮤지컬 시상식에서도 수상하며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올해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40회 올리비에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미국 토니상 작품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토니상과 올리비에상에서 작품상을 탄 작품은 ‘빌리 엘리어트’ 등 15개 작품에 불과하다. 킹키부츠는 1980년대 영국 노스햄프턴의 구두공장들이 장기불황을 겪어 도산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공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영화 속 공장에서 구두가 만들어지는 섬세한 과정은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대체됐다. 하지만 뮤지컬 무대에서 펼쳐진 킹키부츠를 신은 배우들의 화려한 무대공연과 왕년의 팝스타 신디 로퍼가 만든 발라드, 록 스타일의 노래는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볼거리다. 주인공이 좌절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스토리 라인은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주인공 찰리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구두회사를 물려받은 젊은 사장이 되지만 유행에 뒤처진 신사화를 만들어온 회사는 머지않아 도산 위기를 겪는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드랙퀸’(여장남자) 롤라를 만나 여장남자들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킹키부츠를 알게 되고 독특한 아이템으로 회사를 일으켜 세운다. 찰리의 연인 니콜라가 찰리를 배신하고 떠나는 등 갈등이 그려지지만 주인공의 성공이야기의 톤은 전체적으로 유쾌하다. 2014년 12월부터 한국에서도 공연된 킹키부츠는 이듬해 2월까지 107회 진행된 공연에 관객 10만 명이 몰리며 흥행을 거뒀다. 유료좌석 점유율 또한 평균 85%를 웃돌았고 롤라 역을 맡았던 배우 강홍석은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CJ E&M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공연권을 획득해 이들 앞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2014년 한국 첫 공연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9월 2일부터 두 번째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드랙퀸’ 롤라 역에는 강홍석과 정성화가 캐스팅됐다. 배우 이지훈 김호영이 찰리 역을, 초연 당시 작품의 무게중심을 잡았던 고창석 심재현이 ‘상남자’ 돈 역을 맡았다. 11월 13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1544-1555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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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뭣이 중헌디!” 가슴 파고드는 말 한마디의 카타르시스

    《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최근 700만 관객이 찾은 영화 ‘곡성’에서 딸 효진(김환희)이 아빠 중구(곽도원)에게 전라도 사투리로 절규하듯 말하는 대사다. 영화 속에서 일본 외지인(구니무라 준)에게 험한 일을 당했는데도 속도 모르고 이것저것 묻는 아버지를 답답해하는 딸의 심경이 담겨 있다.이 대사는 최근 예능 프로의 자막, 광고 카피 등에서 널리 쓰이며 이른바 ‘세태어’의 반열에 올랐다. 이는 시대 상황과 사람들의 심리를 콕 집어 낸 표현을 뜻한다. ‘뭣이 중헌디’는 영화 속 상황처럼 답답한 심정일 때도 쓰지만 정보 홍수 속에서 ‘결정 장애’를 겪는 세태를 역설적으로 보여 주는 말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 세태어,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 세태어는 주로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담는다. 방송인 김흥국을 통해 유행어가 된 “너, ○○에 왜 안 왔어?”라는 말은 출세를 위해선 경조사를 챙겨야 하는 세태가 담겨 있다. 영화 ‘베테랑’(2015년)에서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가 말한 “어이가 없네”는 작품 속에서는 안하무인의 캐릭터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현실에서 이 대사는 의미가 확장돼 우리 사회의 리더십이 본질적 해결이 아니라 임시 처방 수준에 머무는 것을 비판하는 것으로 사용됐다.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통해 화제가 된 “∼라고 전해라”도 직접 쓴소리하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태어는 비판 못지않게 놀이처럼 쓰이기도 한다. 최근 관객 400만 명을 넘은 영화 ‘아가씨’ 속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가 그렇다.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고(高)칼로리 음식의 유혹이 있을 때, “…, 나의 다코야키, 나의 문어 숙회”처럼 패러디되기도 한다. 영화 ‘내부자들’(2015년) 속 안상구(이병헌)의 “모히토에서 몰디브 한잔”은 망가짐을 개의치 않는 요즘 시대에 “똥 먹는데 밥 얘기 하지 마”(밥 먹는데 똥 얘기 하지 마), “장난 지금 나랑 하냐”(지금 나랑 장난하냐) 등으로 변용해 웃음을 주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세태어는 단순 유행어와 달리 현실을 예리하게 파고들거나 감각적인 재미를 줄 때 확산되며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 된다”고 말했다.○ 생명력 길고 쓰는 사람에게도 좋은 세태어 세태어는 억지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영화 ‘암살’에서 배우 이정재의 대사인 ‘나랑 얘기 좀 할까’가 현장에서는 화제를 모아 개봉하면 ‘뜰 것 같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반향이 없었다.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확한 표현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명력이 길어 ‘고전(古典)’으로 불리는 세태어도 있다. 영화 ‘친구’(2001년)에서 준석(유오성)의 “우리 친구 아이가”와 교사가 동수(장동건)에게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라고 묻는 대사는 지연 혈연 학연 등 ‘연(緣)’에 매몰된 우리 사회의 고질적 세태를 파고들어 지금도 많은 사람의 입에 회자된다. 영화 ‘타짜’(2006년) 속 정 마담(김혜수)의 “나 이대 나온 여자야”는 지금도 허영심을 꼬집는 대명사로 꼽힌다. 세태어는 이를 구사하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다. 연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남궁기 교수는 “평소 비슷한 맥락의 말을 하고 싶어도 체면 때문에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도 세태어를 쓰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며 “의학적으로 말하면 이른바 ‘건강한 퇴행’으로 쓰는 사람의 긴장을 풀어 주며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도 “세태어는 압축적인 말에 강렬한 메시지를 담기에 효율적인 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대화 상대가 세태어를 잘 모르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세태어를 쓰면 불편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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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국제영화제 자율-독립성 지킬것”

    “지난 1년 8개월 동안 심려를 끼쳐 국민과 국내외 영화인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나온 김동호 조직위원장은 사과로 첫인사를 했다. 그는 “민간위원장으로 지원은 받되 간섭은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프로그래머가 독립적으로 영화를 선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며 “(관련) 정관 개정 작업을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하고, 여론을 수렴해 영화제를 혁신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5월 24일 부산국제영화제 첫 민간인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이다. 전임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영화 ‘다이빙 벨’ 상영을 놓고 영화제와 시가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사퇴했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15일 치러진다. 하지만 부산시와 영화제 집행위가 갈등을 겪으며 영화인들이 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해결할 문제가 많다. “당초 내년 2월까지 영화제 정관 개정을 하겠다고 했지만 영화제 개최 전인 7월에 정관 개정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영화제 작품 초청 시기를 고려하고 영화인들의 마음을 돌릴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정관 개정은 빠른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합니다.” ‘빠른 시일 안의 정관 개정’을 여러 차례 강조한 그는 “전임 조직위원장(서병수 시장)의 사과가 필요하겠지만 (어렵다면) 후임 조직위원장으로서 사과를 하는 등 영화인들이 보이콧을 철회할 명분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영화제 협찬 중개수수료를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과 최근 직위 해제된 전양준 전 부집행위원장에 관해서는 “사법부의 선처가 있기를 바라며 어떤 형태로든 명예회복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함께 자리한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그동안의 파행으로 영화제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부대행사는 당초보다 축소될 수 있지만 영화 선정과 프로그램 구성만큼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올해 영화제는 10월 6일에 확실히 열린다”며 “과거 어느 때보다 알차고 내실 있는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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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호 주연 韓中합작 ‘바운티 헌터스’ 좋은 느낌

    한류 스타 이민호가 주연을 맡은 한중 합작 영화 ‘바운티 헌터스’에 대한 중국 현지 반응이 뜨겁다. 22일 오후 중국 베이징 UME극장에서 열린 ‘바운티 헌터스’의 기자회견에는 취재진과 영화 관계자 4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시사회에도 관객 1000여 명이 찾아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영화는 현상금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코미디로,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촬영한 화려한 액션과 한중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작비 300억 원이 투입된 영화는 ‘7급 공무원’을 연출한 신태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이민호와 중국 톱스타 중한량(鍾漢良)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다음 달 1일 중국에서 개봉하며 국내 개봉 일정은 미정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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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 인 컬처]스타와 팬덤의 깨진 신뢰 “일탈행동 비단 박유천뿐일까”

    최근 국내 연예기획사에서 자주 나오는 유행어는, 이렇다. “나, 지금 떨고 있니?” 외계 생명체가 연예인들 사이에 침투라도 했단 말인가? 하긴, CD 한 장에 가려지는 비정상적 얼굴 크기, 일반인보다 20%가량 긴 ‘기럭지’…. 평소 그들이 지구인 같지 않다고 생각했던 에이전트5(김윤종 기자)와 에이전트41(김배중 기자)은 그 떨림의 실체를 추적했다. 그것은 아이돌 그룹 ‘JYJ’ 박유천(30)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그는 최근 4명의 여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유흥주점 화장실에서 그곳에서 일하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다. 대형 한류스타가 왜 이 같은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을까? 화장실을 선호하는 요상한 취향까지…. 의문투성이인 비공개(초자연 1급) 사건. 조사 착수!○ ‘제2의 박유천 나오나’ 우려하는 연예계 20일 서울 강남 일대를 돌며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부터 찾아 나섰다. 소속 연예인에게 숨겨진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거나 사생활에 대해 주의를 주는 분위기였다. 박유천 사태와 비슷한 고소 사건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다들 조심스럽죠. 소속 연예인들에게 요즘 골프를 권합니다. 남는 에너지를 운동으로 풀라는 거죠. 술자리를 최대한 피하게 하자는 겁니다.”(A기획사 홍보팀장) 일부 대형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에게 유흥업소 출입을 금하고 있었다. 가능한 일일까? “맞아요. 회사 방침입니다. 성교육을 포함해 인성교육도 정기적으로 진행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업비밀….”(B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음, 떨고 있을 수밖에 없다. ‘스타=자산.’ 스타 한 명이 회사 가치를 높이기도 하고 존립을 위태롭게도 한다. JYJ 팬들은 ‘탈덕’(팬에서 벗어나는 것)을 외쳤다. “박유천 이름을 입에 담지도 않으려 합니다.”(회사원 김모 씨·27) “박유천급이면 보통 3, 4개 이상 전속 광고를 하죠. 각종 투어, 촬영 계약도 많아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면 위약금을 몇 배로 물어야 하니, 최소 수십억 원은 손해 봅니다.”(배우 C 씨 매니저)○ 아이돌 일탈은 빙산의 일각? 국내 대형 기획사들은 아이돌 연습생에게 춤, 노래뿐 아니라 성교육, 인성교육 등을 엄격히 실시한다. 하지만 통제와 경쟁을 강조하는 육성 시스템에서 성장한 아이돌, 이들에게 의존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환경 자체가 박유천 사태를 불러왔다는 비판도 나왔다. “아이돌의 성장이 곧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성장이고 나아가 한류의 성장이었죠. 그런데 그 아이돌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10대 초중반에 연습생으로 들어와 연습과 합숙 등 엄격히 통제된 생활을 하죠. 연애도 못하고 욕망은 억눌립니다. 데뷔해도 노예계약 등 제약이 큽니다. 그러다 뜨면 그간 억눌렸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죠. 관리가 불가능해집니다.”(D매니지먼트 본부장) “맞아요. 좀 유명해지면 ‘내가 돈 벌어서 너희들을 모두 먹여 살린다’는 마인드가 강해져 소속사를 하청업체처럼 대하죠. 인성교육을 시킨다고는 하는데, 카메라 앞에서만 겸손하게 보이는 가식적인 예의를 가르치는 측면이 강해요.”(E연예홍보기획사 대표) 현장에서 만난 매니저들은 “박유천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귀띔했다. 아이돌 스타 중 단골 유흥업소를 아지트 삼아 은밀한 자리를 가지거나 아예 해외 리조트 또는 호텔을 빌려 현지인들과 유흥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두 요원이 믿지 못하자 매니저 F 씨는 말했다. “경쟁과 데뷔, 악플…. 아이돌은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고, 이를 은밀하게 풀 만한 무언가를 찾습니다. 그 와중에 선후배, 인맥을 통해서 술자리나 클럽에 오라는 연락을 너무 많이 받아요. 일부는 유흥에 빠지게 됩니다.”○ 세밀한 위기관리 매뉴얼 필요 아이돌 스타들의 일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두 요원은 김헌식 문화평론가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아닙니다.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아도 해내는 게 매니지먼트사의 일이죠. 사회복무요원이면 소속사 차원에서 조심을 시켰어야죠. 해외 연예기획사들은 각종 리스크에 대한 구체적 예방 및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다고요.” 우리는 최근 3, 4년간 방한한 해외 스타들의 일정을 추적했다. 해외 스타들은 속칭 ‘원나이트’ 잠자리를 해도 상대에게 ‘우린 합의하에 즐긴 것’이라고 적힌 계약서에 사인을 받을 정도로 관리에 철저하다고 한다. 2012년 팝스타 레니 크래비츠도 내한 공연 후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 당시 스태프는 클럽에서 일어날 각종 긴급 상황을 예상하고 대비했다. 2014년 내한한 팝스타 브루노 마스도 마찬가지. “해외 스타들은 공연을 끝내고 뒤풀이로 나이트클럽을 갈 때 매니지먼트사는 미리 답사해 소속 연예인이 가서 겪을 리스크를 체크하고 가이드해 줍니다.”(G공연기획사 팀장) 그렇다면 결론. 문제 아이돌은 개인의 일탈과 돈 벌기에 급급한 기성세대의 탐욕이 겹쳐진 현상이 아닐까. 에이전트5는 10년 전인 2005년 6월 21일이 떠올랐다. 그날 인터뷰한 ‘동방신기’ 시절 19세 박유천이 생각나 가슴이 먹먹했다.(다음 회에 계속) 김윤종 zozo@donga.com·김배중 기자}

    •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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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홍상수-김민희 불륜설 “이해 못할 무모한 선택”

    영화감독 홍상수(56)와 배우 김민희(34)가 불륜설에 휩싸였다. 21일 한 매체는 두 사람이 지난해 홍 감독이 연출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해 1년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최초 보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홍 감독이 지난해 9월 가족에게 김민희와의 관계를 밝히고 집을 떠났으며 두 사람은 올해 5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도 동행했다. 이후 다른 매체들이 ‘이혼은 하지 않겠다. 집 나간 남편을 죽는 날까지 기다리겠다’는 홍 감독 부인의 인터뷰나 두 사람의 관계를 미리 알았던 양쪽 가족들의 반응 등을 후속 보도하며 불륜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불륜설로 인해 영화 ‘지금은 맞고…’의 내용도 화제가 되고 있다. 유부남 영화감독인 주인공 함춘수(정재영)가 전직 모델 출신 화가인 윤희정(김민희)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내용으로 실제 홍상수-김민희 관계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홍상수 김민희는 둘 다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한 누리꾼은 “연예인 등 공인도 사랑도 하고 연애도 할 수 있지만 ‘불륜’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이해할 수 없는 무모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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