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장안-북경이 수도일 때 중국은 암흑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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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과 낙양 그리고 북경/김학주 지음/404쪽·1만8000원·연암서가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어를 배우거나 영화, 소설을 통해 문화를 배워볼 수도 있다.

중국어문학회 회장을 지낸 저자는 중국의 수도(首都)였던 장안(長安)과 낙양(洛陽) 그리고 북경(北京·베이징)에서 단서를 찾으려 한다.

저자는 중국 역대 왕조(王朝)의 수도에 따라 중국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본다. 진(秦) 한(漢) 등의 수도였던 장안과, 원(元) 명(明) 청(淸)의 수도였던 북경은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한 곳이 아니다. 중원(中原)의 변두리였던 장안, 북경이 수도가 된 것은 중원을 노린 이민족 왕조가 자신들의 근거지에서 물자를 동원해 강압통치를 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이 시기 중국 문화는 이민족의 문화와 뒤섞여 변질된 ‘암흑기’다. 반면 ‘낙양’으로 대표되는 중원 땅 내륙 도시가 수도로 자리 잡은 시기는 지식인을 우대하고 국가의 강압이 작아 문화 학술 등이 자유롭게 꽃피었다.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중국 역대 왕조를 개괄하고 장안, 낙양, 북경에 도읍을 둔 왕조에 대한 분석적인 설명을 제시한다. 일례로 한(漢) 왕조지만 장안에 수도를 둔 서한(西漢·기원전 206년∼기원후 8년)이 봉건제의 기틀을 잡으려 강한 통치를 한 탓에, 한나라 문화는 낙양을 수도로 삼고 지식인을 재상으로 등용하며 아꼈던 동한(東漢·25∼220년) 시기에 이르러 발전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베이징이 수도인 오늘날의 중국은 어떨까? 저자는 오늘날의 베이징을 과거 ‘중원의 북경’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더 이상 중국의 변방이 아닌 베이징, 그리고 이곳을 수도로 둔 중화인민공화국은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장안과 낙양 그리고 북경#김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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