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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총기 외교부 제2차관이 23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해 “동북아에서 정치 안보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자기의 시장을 무기화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차관은 이날 외교부와 한국국제통상학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 개최한 ‘트럼프 신(新)행정부의 통상정책이 가지는 정무·경제·지정학적 함의’ 세미나 축사에서 “사드와 관련된 중국의 보복성 조치들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 정신에 위배될 소지가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최근 “‘정냉경열’(政冷經熱·정치적으로 차갑고 경제적으로 뜨겁다)로 묘사되던 동아시아의 상황이 경제관계까지 영향을 받는 정냉경냉(政冷經冷)의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중국이 갑자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중국이 지난해 한도 이상으로 수입한 분량을 올해로 넘겨 처리함으로써 안보리 결의 위반을 모면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321호는 북한의 자금줄로 여겨지던 북한산 석탄 수입량과 금액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지난해 북한산 석탄 수입 초과분(안보리 결의 허용 규모를 넘는 부분)을 금년도 상한에 이월시켜 계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재위 보고서에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결의를 위반했다는 오명을 남기고 싶어하겠느냐”고 지적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대북 압박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17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외교, 안보, 경제적 모든 대북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행정부와 의회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초강경 조치와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21일(현지 시간) 대표 발의한 ‘대북 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H.R.1644)은 지금까지 미 의회가 내놓은 대북 제재 중 ‘역대급’으로 평가할 만큼 강도가 높다. 중국으로부터 석유 수입을 막고, 달러화는 물론이고 중국 위안화를 통한 금융 거래까지 차단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 법안에는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 등 야당 의원들도 초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의회 통과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법안의 목표는 달러의 평양 유입을 전방위로 차단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지난해 1월 미 의회를 통과한 ‘대북제재이행 강화법’과 5차 핵실험 이후 만들어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에 빠졌던 새로운 제재를 담고 있다. 우선 북한에 원유 및 석유제품의 판매와 이전을 금지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재원을 넘어 경제 기반을 뒤흔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다만 인도적 목적의 중유는 금지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3월 제정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2270호는 항공유 금수 조치만 담고 있다. 안보리 제재 후에도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수출하도록 한 게 효과적 대북 제재에 걸림돌이 됐다고 본 것이다. 또 북한의 해외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관할권 내 자산 거래를 금지토록 했다. 이는 북한 노동자들이 평양으로 보내는 달러가 핵미사일 개발의 주요 재원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외국 은행들은 북한 금융기관의 대리계좌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최근 북한 은행들이 글로벌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됐지만 중국 위안화, 러시아 루블화 등으로 차명 계좌를 만들어 외국 은행과 거래할 소지가 있어 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법안은 중국 등의 적극적 대북 제재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제3국 및 제3자 제재에 대한 표현도 명확히 했다. 지난해 통과된 현행 대북제재법은 제재 대상을 ‘개인’ ‘기관’ 등으로 애매하게 규정했으나, 이번에는 ‘외국(foreign)’으로 명시했다.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요소가 담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대북정책을 ‘엉망진창’이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대하고 점증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과 협력해 새로운 외교, 안보, 경제적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2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최근 중국을 방문한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의 불법 활동에 연루된 중국 기업을 적극 제재하겠다는 뜻을 중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외교부가 조지프 윤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의 방중 협의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브리핑 받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다. 이 당국자는 “틸러슨이 북한과의 불법 활동에 연루된 중국 기업가를 제재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소개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신나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북한과 중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은 매우 불량하게 행동하고 있다. 미국을 수년간 가지고 놀았다(have been ‘playing’). 중국은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을 안 줬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을 방문한 틸러슨 장관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추진 결정을 둘러싼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에 “대국답지 못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틸러슨 장관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보복에 대해 “불필요하고(unnecessary) 문제가 있다(troubling)”고 지적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틸러슨 장관이 ‘자제’라는 단어를 쓰면서 중국에 촉구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틸러슨 장관은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고 유감스럽다” “굉장히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또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외교적 안보적 경제적인 모든 형태의 조치를 모색하고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미사일) 무기 프로그램의 위협 수준을 더 높여 어느 수준에 도달한다면 미국은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적 인내’ 정책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군사적 갈등까지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거기까지 올라가기 전에 북한의 행동이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포기해야만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을 제재해 자금줄을 조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신임 미국 국무장관의 첫 방한인데, 한국 정부 관계자와의 식사 약속은 없나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17일 한국 방문 일정이 공개된 뒤 외교가 안팎에서 나온 반응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이 오후 5시로 잡혔기 때문에 회담이 끝난 뒤 공식 만찬을 하는 게 자연스러웠지만 만찬 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16일 일본을 방문했을 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회담을 마친 뒤 만찬을 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날 틸러슨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국땅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자국인들을 조용히 격려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한국 땅을 밟자마자 비무장지대(DMZ)를 찾고 장병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방한에서 한국 측 당국자가 틸러슨 장관과 편안히 정을 쌓을 만한 기회는 없었다. 일각에선 한국 측에서 만찬을 제안했으나 틸러슨 장관이 거절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외교부는 “공식 방문이 아닌 경우에는 만찬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공항에 마중 나간 한국 측 공무원 직급이 심의관일 정도로 이번 방문은 실무 방문”이라며 “서로가 일정을 촉박하게 조율할 때 (만찬 일정을 잡는 게) 좋은 프로토콜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의 이러한 행보가 한국의 불투명한 현재 정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두 달 내에 새로운 정부가 구성된다는 점을 고려해 현 정부 인사들과의 ‘스킨십’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 외교장관이 회담을 하기 전에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이례적이다. 회견 시간도 22분에 불과했고 질문은 단 4개만 받았다. 회담 내용과 성과를 묻기 위한 질문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회담 전에 기자회견을 한 선례가 있다”고 해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동북아시아 순방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취임 후 첫 한국을 찾는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오후 4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예방하고 이어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나눌 예정이다. 두 장관은 북한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문제에 대한 공동 협력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북 압박을 유도할 수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포함해 대북제재 및 압박 방안을 논의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재확인할 지도 관심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한 한미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순방 중 구체적인 조치나 대책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원론적인 수준에서의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15일부터 일본을 방문 중인 틸러슨 장관은 1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만나 북한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문제를 집중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간의 일본 일정을 마친 장관은 한국에서도 북한의 위협에 한미일 삼각연대를 구축하자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틸러슨 장관은 한국에 이어 18~19일 중국을 방문한다. 양국 간 무역·환율 문제와 함께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한중 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돕던 한국인 목사 2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는 “지난달 18, 19일 중국 구이양(貴陽), 칭다오(靑島), 친황다오(秦皇島) 등 세 곳에서 한국인 8명이 출·입경 관련 법령 위반 혐의로 공안에 체포됐다”며 “이 중 6명은 지난달 23일과 이달 4일 각각 석방돼 귀국했다”고 밝혔다. 아직 석방되지 않은 목사 2명은 현재 랴오닝(遼寧) 성 간수소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 A 목사는 지난달 18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수속을 밟던 도중 공항에서 부인 및 자녀 2명과 체포됐고 B 목사는 호텔에서 부인과 함께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목사는 조사 과정에서 북한 인권을 비판하고 탈북자를 지원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헌법재판소 안팎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10일, 평소보다 1시간가량 빠른 오전 7시 50분경 출근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사법연수원 16기)이 청사 현관 앞에 도착한 차에서 내렸다. 걸음을 재촉하는 그의 뒷머리에 매달린 분홍빛 물체가 취재진의 눈에 들어왔다. 급히 출근하느라 머리 뒤쪽 헤어 롤 2개를 떼어내는 걸 깜빡한 것이다. 이 모습을 다룬 기사에 일부 누리꾼은 “바빠서 머리 만질 시간도 없는 재판관이 ‘올림머리’를 즐겨 한 대통령을 심판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헤어 롤 2개의 둥근 모양은 탄핵 ‘인용’의 ‘ㅇ’ 2개를 의미한다”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91일간 탄핵심판 전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한 헌재 관계자는 “그동안 얼마나 바쁘고 힘드셨을까 싶어 눈물이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헤어 롤’ 2개 매단 채 출근 이 권한대행이 오전 11시 법복 차림으로 대심판정에 들어섰다. 온 국민이 숨죽여 이 권한대행의 입을 바라본 21분 동안, 그는 선고 요지를 침착하게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재판관 임기 6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 결정 주문을 낭독한 이 권한대행은 박한철 전 소장(64·13기)이 퇴임한 1월 31일 이후 그의 빈자리를 38일 동안 대신했다. 탄핵 심판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9일부터 이 권한대행은 개인 약속이나 일정을 일절 잡지 않고 재판 업무에만 매달렸다. 주말을 포함해 하루도 빠짐없이 헌재에 나와 기록을 검토하고 정리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가족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는 격무였지만, 이 권한대행은 함께 일하는 헌재 관계자들 앞에서 단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72)가 심판정에서 막말을 쏟아내자 이 권한대행은 심리 내내 뒷목을 움켜잡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 권한대행 남편 신혁승 숙명여대 교수는 통합진보당원’이라는 ‘가짜 뉴스’가 돌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살해 위협에도 이 권한대행은 꿋꿋하게 사무실에 매일 나와 기록을 검토하고 결정문을 가다듬었다. ○ ‘겸손한 리더십’ 정평 이 권한대행은 2011년 3월 만 4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헌재 재판관이 됐다.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이 “비(非)서울대 출신, 여성 재판관을 임명해 헌재 재판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존중해 이 권한대행을 지명했다. 13일 퇴임하는 이 권한대행은 지금도 8인 재판관 중에 가장 나이가 적다. 울산 변두리 농촌에서 6남매의 막내딸로 나고 자란 이 권한대행은 고려대 출신 첫 여성 사법시험 합격자로 유명하다. 이 권한대행은 아버지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내줄 수 없다”며 딸의 서울 유학을 반대했지만 고려대에서 4년 전액 장학금을 받아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법조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이 권한대행은 헌재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도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한 뒤 핵심을 추리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또 항상 자신의 사무실에 보고를 하러 온 연구관들을 방문 앞까지 나가 배웅한다. 이 권한대행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2011년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권한대행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말고 후배 법조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깊이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이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된 직후 복수의 기업에서 우 전 수석 계좌에 입금한 수억 원의 성격을 조사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날 국정 농단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한 특검은 우 전 수석 본인과 가족 명의 계좌에서 이들이 소유한 가족회사 정강으로 30억∼40억 원가량이 입금된 정황을 파악하고 관련 계좌의 금융거래 기록을 분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들어간 직후 그의 계좌에 수억 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송금을 한 쪽은 대부분 우 전 수석이 변호사로 활동할 때 사건을 수임했던 기업이나 기업 관계자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들이 우 전 수석에게 돈을 보낸 경위에 대해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우 전 수석이 변호사 수임료를 뒤늦게 받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그가 민정비서관이 된 뒤 돈을 보낸 측이 받던 수사나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뇌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 내정 직후 자신이 맡았던 기업 사건의 재판 문제로 검찰청에 찾아가 검사를 만나 변론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특검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관련 기록을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넘겼다. 특수본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가 우 전 수석 사건을 전담하도록 했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433억 원의 뇌물을 받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직권남용을 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덴마크 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를 6년 5개월 후인 2023년 8월 31일까지 체포할 수 있는 영장을 지난달 23일 다시 발부받았다. 그 전에 정 씨가 귀국할 경우 검찰이 정 씨를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특혜를 받은 혐의(업무방해)로 체포할 수 있다.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최순실 씨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제2의 태블릿PC’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중요한 증거 중 하나다. 특히 이 태블릿PC를 1월 초 특검에 제출한 인물이 최 씨가 아끼던 조카 장시호 씨(37·구속 기소)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모와 조카의 갈등이 특검 안팎에서 화제가 됐다. 최 씨는 지난해 말 검찰 수사와 이어진 재판에서 줄곧 “태블릿PC를 쓸 줄 모른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10월 24일 언론 보도로 공개된 첫 번째 태블릿PC 안에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 기밀문서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장 씨가 제출한 새 태블릿PC가 최 씨가 지난해 10월까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 씨의 기존 주장은 거짓말로 판명됐다. 이모 최 씨와 가까운 사이인 장 씨는 특검에 “최 씨가 사용하던 암호 패턴은 ‘L자’ 모양”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장 씨의 이야기대로 태블릿PC 암호 패턴은 ‘L자’였다. 태블릿PC에 저장된 186통의 e메일 중에는 독일에서 보내온 수신자가 ‘hongmee15@gmail.com, 최순실’인 것이 포함돼 있었다. 태블릿PC가 최 씨가 사용하던 것이라는 결정적 증거였다. 특검은 이후 최 씨가 직접 태블릿PC를 개통한 사실과 최 씨의 비서 명의 계좌에서 태블릿PC 사용 요금이 빠져나간 사실도 확인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28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공소장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공소장이었다. 범죄 일람표를 포함해 A4용지 51쪽 분량인 최 씨의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과 최 씨가 범죄에 공모했다’는 표현이 여러 차례 나온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최 씨가) 대통령의 공적 업무와 사적 영역에 깊이 관여하면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또 최 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하며 받은 대가를 박 대통령과 공유한 것으로 판단했다. ○ “박 대통령-최순실, 재단 공동 운영” 최 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 씨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을 ‘공동 운영’했다. 최 씨는 2015년 두 재단을 설립하면서 재단 이사 진용을 직접 짰으며 재단의 운영 방향, 사업 내용을 실질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재단 관계자들이 최 씨를 ‘회장님’이라고 부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재단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맞춰 각종 사업을 짰고, 박 대통령은 두 재단 운영에 개입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할 때 미르재단 관계자가 동행해 이란에 한류를 확산시키는 ‘K타워(K-Tower)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나, 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당시 발표한 식품 원조사업 ‘K밀(K-Meal)’ 사업을 미르재단이 맡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두 재단 설립이 최 씨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최 씨가 2015년 5월경 박 대통령에게 “대기업 돈을 걷어 재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 씨의 공소장에서 “두 재단 설립은 2015년 7월 박 대통령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에 맞춰 추진됐다”고 밝혔다.○ “집값 옷값 대납” vs “직접 냈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박 대통령과 최 씨가 경제적으로 얽힌 관계로 규정했다. 특검은 “최 씨가 1990년경 어머니 임선이 씨와 함께 박 대통령을 대신해 서울 삼성동 사저 매매계약을 했고 집값도 치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살았던 이 사저의 가격은 2016년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25억3000만 원이다. 또 최 씨는 박 대통령이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1998년경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에게 박 대통령 사저의 관리를 돕도록 했으며, 박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관저 및 안가의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다는 게 특검 조사 결과다. 특검에 따르면 최 씨는 1998년부터 박 대통령의 의상 제작 비용을 대납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납한 옷값과 의상실 운영비는 약 3억8000만 원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최 씨가 삼성동 사저를 대신 구입해줬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은 (그 전에 살았던) 서울 장충동 집을 매각한 돈으로 사저를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또 “옷값 및 의상실 운영비를 최 씨가 대납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며, 박 대통령은 관련 비용을 모두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 최 씨 지인의 과외교사, 정유라 대리수강 최 씨의 공소장엔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40)의 혐의가 포함돼 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에 개입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 교수는 최 씨와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이로 최 씨에게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6·구속 기소)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에 따르면 최 씨는 2015년 3, 4월경 하 교수에게 “이화여대 인터넷 강의를 대리수강해 줄 사람을 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 씨는 자신의 아들 과외 교사인 안모 씨에게 부탁을 했고, 안 씨는 정 씨의 인터넷 계정을 전달받아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51·구속 기소)의 강의를 대리수강하고 대리시험을 치렀다. 안 씨는 그 대가로 50만 원을 받았다. 박영수 특검은 6일 오후 2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정 농단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박 특검은 휴일인 5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 출근해 4명의 특검보와 함께 발표문을 다듬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는 3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이 검찰의 세월호 참사 수사에 압력을 넣었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압력은 솔직히 압력으로 인정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광주지검이 구조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해양경찰청을 조사할 당시 우 전 수석이 검찰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축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박 특검은 이어 “세월호 수사팀에 대한 압박은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특검이) 수사할 수 없었다”며 “(특검) 내부에서도 수사를 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쟁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검법에는 세월호 참사 수사에 대한 외압을 수사하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없다. 박 특검은 또 “사실 (우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법원은 특검이 우 전 수석에 대해 국정 농단 은폐 및 묵인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특검은 “법원이 (영장실질심사에서) 부족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 (특검이) 보완할 시간이 모자랐다”며 “검찰은 수사 대상에 제한이 없으니 잘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은 간담회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이 지난해 12월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자택에 있던 물품을 자녀의 집으로 빼돌렸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김 전 실장 자택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보니 압수수색 이틀 전에 김 전 실장이 자택의 물건들을 아들딸 집에 옮긴 정황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검은 3일 A4용지 약 6만 쪽 분량의 수사 기록을 박스 30개에 담아 검찰에 넘겼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를 재정비해 특검에서 넘겨받은 사건을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이 지난해 10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태블릿PC를 조사할 당시 우 전 수석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드러났기 때문에 다시 수사를 맡는 게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검찰은 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국정 농단 사건 수사를 넘겨받게 된다. 사건 기록은 일단 서울중앙지검이 넘겨받지만 수사를 검찰 내 어떤 조직이 맡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당초 대검 수뇌부는 지난해 말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다시 이 사건을 맡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이 지난해 10월 25일 민정수석 재직 중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9)과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특수본에 사건을 맡기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통화 이틀 후 특수본이 출범했는데 특수본부장이 바로 이 지검장이었기 때문이다. 특검은 당시 통화에서 우 전 수석이 이 지검장으로부터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태블릿PC에 대한 수사 상황을 전해 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우 전 수석과 이 지검장 간 추가 통화 기록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우 전 수석이 자신이나 박근혜 대통령과 얽힌 국정 농단 수사 관련 정보를 특수본에서 확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여기에 이 사건 수사 담당을 결정해야 하는 김수남 검찰총장(58)과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56)까지 우 전 수석과 통화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 전체적으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특수본에 다시 수사를 맡기는 것보다 새로운 수사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일부 검사들은 “민정수석은 관례적으로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와 수시로 연락해 업무를 상의해 왔다”고 말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이 지난해 검찰 간부들과 통화한 것을 일일이 문제 삼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특검 수사를 넘겨받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검찰이 또다시 의혹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수사 출발 단계에서부터 문제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더 많이 제기되고 있다. 또 정치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해 검찰의 수사권 일부를 맡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점도 검찰로서는 이번 수사를 가볍게 다룰 수 없는 배경이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사진)이 지난해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벌어질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58),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9)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김 총장과 이 지검장은 당시 민정수석에 재직 중이던 우 전 수석이 건 전화를 받은 것으로 특검은 확인했다. 1일 특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8월 16일 밤늦게 김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17분가량 통화했다. 우 전 수석을 감찰하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이 한 일간지 기자에게 감찰 사실을 누설했다는 의혹이 모 지상파 방송에 보도된 직후였다. 우 전 수석은 또 같은 달 23일 김 총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20분가량 통화했다. 이날 우 전 수석과 이 전 감찰관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출범했다. 우 전 수석은 이후 같은 달 26일 김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10여 분간 통화했다.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을 검찰이 압수수색하기 사흘 전이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의 국정 농단 은폐 및 묵인 혐의를 수사하면서 우 전 수석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우 전 수석이 김 총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특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 25일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이영렬 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다. 이날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온 바로 다음 날이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이 이 지검장에게 전화를 건 시점에 청와대에서 다른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회의를 열어 태블릿PC 보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했다. 특검에 소환된 한 청와대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이 당시 회의 중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한 뒤 ‘태블릿PC가 검찰에 제출됐다. 태블릿PC에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과 말씀 자료가 들어 있고, 검찰이 이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 진술 내용이 우 전 수석의 통화기록 분석 결과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우 전 수석은 재직 중 법무부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간부들과 수시로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이 첫 대국민 사과를 한 지난해 10월 25일 이후에는 통화 횟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특검은 파악했다. 장관석 jks@donga.com·신나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국내외 재산을 추징 보전키로 한 것은 최 씨가 삼성 등에서 받은 뇌물을 은닉하거나 처분하지 못하게 막기 위해서다. 추징 보전은 피고인이 범죄 행위로 얻은 재산을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묶어두는 조치다. 수사 기관이 청구하면 법원이 추징 보전 명령을 내릴지 판단하게 된다. 특검은 최 씨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에서 433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이 이 가운데 삼성이 직접 최 씨에게 건넨 것으로 보는 돈은 최 씨의 독일 현지 법인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맺은 승마 지원 컨설팅 계약 금액 78억 원이다. 특검은 이 78억 원을 직접적인 범죄 수익으로 보고 최 씨의 예금과 채권, 부동산 등 국내외 재산을 추징하려는 것이다. 나머지 355억 원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 등으로 최 씨에게 직접 전달된 것이 아니다. 보전 대상인 최 씨의 국내 재산 규모는 100억∼200억 원대로 알려졌다. 특검은 최 씨의 국내 재산을 추징 보전하고 독일 현지 재산도 동결할 계획이다. 독일 검찰과 경찰이 파악한 최 씨 모녀의 해외 자산이 최대 10조 원에 이른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수사팀은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해외 재산이 발견될 경우 추징 보전 여부는 유동적이다. 한국 법원이 추징 보전을 허가해도 국제사법 공조 협약을 맺은 범죄가 아닐 경우 외국 계좌나 부동산을 묶어두고 환수하려면 해당 국가와 사법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 이제 승복만 남았다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 최종 변론#. “40여 년 간 생필품 등 소소한 걸 도와준 사람이다.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하여 농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펼쳐왔던 많은 정책들이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는수많은 오해와 의혹에 휩싸여 있다”#. 81일 동안 이어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탄핵심판 변론이 27일 끝났습니다.변론 당사자는 자.리.에. 없.었.죠.“특검 조사를 받겠다”는 세 차례 약속은결국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책임지라고 하는데대통령은 신이 아니다.(대통령의 낮은) 인기는 주식 시세와 같은 건데뭐 그런 걸로 재판을 하느냐” “젊은이들이 탄핵 소추장을 보고 국어 공부를 하면 큰일 난다.비선 실세가 무슨 뜻인지는 아나?남을 때려잡으려면 정확한 용어를 써야 한다.뜻도 모르는 말로 대통령을 잡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 (재판관들이) 속단해 심판을 강행한다면 훗날 재심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모든 법조인들은 법을 알고도 묵살한 사람으로 기록되고역사의 죄인이 되어 후손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박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 이날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15명의 변호사가 291분 동안 마라톤 변론을 이어갔습니다.”탄핵 사유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고심판의 절차적 하자가 많아 부당하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죠.#. 2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해특검은 28일 수사를 종료합니다.핵심 목표였던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은다시 검찰이 맡게 됐죠.#. 헌법재판소는 3월 10일 혹은 13일쯤 선고를 할 예정입니다.2주 뒤면 지난 몇 달간 온 국민을 힘들게 한 탄핵 정국의 마침표가 찍히죠.#. 탄핵 심판 결론이 나도 끝은 아닙니다.대통령 반대와 지지로 완전히 나뉘어진 사회 분열은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죠.현재 분위기로 봐선 어느 쪽이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무시무시한 짓을 저지를 기세죠.#. 헌재 결정은 그 자체가 상황 종료여야 합니다촛불과 태극기가 부딪쳐 안보경제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내전 양상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헌재 결정에 깨끗이 승복하고 지지 세력의 반발도설득하겠다“고 대통령 스스로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원본|신광영·신나리·허동준·전주영 기자기획·제작|하정민 기자·김유정 인턴}

81일 동안 이어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27일 마무리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헌재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 형태의 최후진술을 통해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박 대통령은 이동흡 변호사가 대독한 서면 진술을 통해 “믿었던 사람(최순실 씨)으로 인해 제 선의가 왜곡되고 글로벌 기업의 부회장이 구속되는 걸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는데 늦은 후회가 든다”고 최 씨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이날 최종변론에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은 권성동 단장과 황정근 변호사 등 4명이 74분 만에 변론을 마쳤다. 국회 측은 “박 대통령의 헌법 및 법률 위반이 중대하고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것이 명확해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권 단장은 “탄핵은 여야와 정파를 떠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미래 세대에 희망을 주는 최선의 결단”이라고 호소했다. 반면 박 대통령 측은 15명의 변호사가 291분 동안 ‘마라톤 변론’을 이어가며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고 심판의 절차적 하자가 많아 부당하다”고 맞섰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헌재가 박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 내란에 가까운 극심한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며 헌재를 압박했다. 지난주 탄핵심판에서 막말 변론으로 물의를 빚었던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는 “세월호 사건에 책임지라고 하는데 대통령은 신이 아니다” “(대통령의 낮은) 인기는 주식 시세와 같은 건데 뭐 그런 걸로 재판을 하느냐”라고 발언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제지를 받았다. 이날 최종변론이 마무리됨에 따라 헌재는 3월 8일경 평의를 거쳐 3월 10일 또는 13일 선고를 할 방침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1차 수사 기한이 만료되는 28일 수사를 종료하게 된다. 특검의 핵심 목표였던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은 다시 검찰이 맡게 됐다. 이규철 특검보는 “현행법상 청와대 압수수색을 최종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내일(28일) 압수수색 영장을 반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공문을 주고받으며 추가 협의를 진행했지만 조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의견이 엇갈렸다”며 유감을 표했다. 특검은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대 15명을 일괄 기소하고, 다음 달 2일까지 기존 수사 내용을 정리한 뒤 계속 수사가 필요한 사건들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의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SK 롯데 CJ 한화 등 대기업 수사가 검찰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신광영 neo@donga.com·신나리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자신의 차명 재산 의혹과 아버지 최태민 씨 등 일가의 재산 축적 과정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딸 정유라 씨(21)의 승마 지원과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비리 혐의 등에 대한 특검의 다른 조사에 줄곧 출두를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했던 최 씨가 처음 입을 연 것이다. 25일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최 씨는 7시간에 걸쳐 일가의 재산 관련 진술을 하면서 “박정희 정권 때 부정하게 축재한 재산은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최 씨의 이복 오빠로 알려진 최재석 씨의 진술을 토대로 ‘최태민 씨 집 금고’ 의혹에 대해 조사했는데, 최 씨는 “최재석 씨를 본 적이 없다. 집에 온 적도 없다”며 부인했다. 최 씨는 조카 장시호 씨(37·구속 기소)가 자신의 명의로 된 최 씨의 차명 부동산 등이 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내게 덤터기를 씌우려는 모양인데 차라리 잘됐다. 장시호 재산이 아니라면 내 것으로 돌려놔라”고 변호인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특검이 최 씨의 변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최 씨의 수표 목록에 대해 “경기 하남 땅을 판 차액 일부인 8억5000만 원을 보관해뒀던 것이다. 변호사 선임 비용 등으로 인출하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특검은 최 씨의 재산 은닉 의혹에 범죄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불기소하기로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운용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6차례 모두 수의 대신 검은색 코트 등 정장을 입었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20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 갇힌 뒤 4주 동안 특검이나 법원에 나갈 때 입는 출정용 사복 11벌을 구치소에 반입했다. 또 세탁이 필요하거나 계절이 지난 옷 6벌은 집으로 보냈다. 조 전 장관은 같은 기간 책 33권을 구치소에 반입했다. 26일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서울구치소 반입물품 내역 자료’ 등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6일 특검의 접견 및 서신 제한조치가 풀린 뒤 16일까지 가족과 지인 등으로부터 편지 62통을 받았다. 또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을 구입하는 데 영치금 113만 원을 썼다. 6.56m²(약 1.98평) 크기의 독방에 갇힌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은 26일 현재 서울구치소의 최고령 수감자다. 지난달 7일 국회 청문회에서 “심장에 스텐트(혈관을 넓혀주는 그물망 모양 튜브) 7개를 박았다”고 밝힌 김 전 실장은 최근 구치소 내 의무동 독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1일 입감 이후 독방에서 틈날 때마다 제자리걸음을 하며 방 안을 맴돈다고 한다. ‘혈액 순환을 위해 가급적 운동을 많이 하라’는 주치의의 당부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구치소 독방 수감자는 규칙상 일과시간 중 최장 한 시간 동안만 감방 밖 외부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 김 전 실장의 측근은 “심장 등 순환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한번 문제가 생기면 응급처치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김 전 실장은 ‘내 골든타임은 40분이다. 옥사(獄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조 전 장관과 김 전 실장은 구치소 접견실에서 변호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특검 수사와 재판에 대비한 전략을 짜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법조인 출신인 두 사람은 직접 변호인들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은 16일까지 22차례, 김 전 실장은 35차례 변호인을 접견했다. 김 전 실장은 23일 추가 선임한 경남고 동창 김기수 전 검찰총장(77)을 비롯해 11명 규모의 변호인단을 꾸린 상태다. 조 전 장관과 김 전 실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2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공판준비기일은 본재판과 달리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두 사람은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서초동이 확실히 특수(特需)는 특수죠.”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만난 판사 출신 A 변호사는 ‘요즘 변호사 업계 분위기는 어떠냐’는 질문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변호사 일자리는 많이 만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A 변호사도 최 씨의 국정 농단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사건을 수임했다. 그는 “법원을 떠나 개인 법률사무소를 연 지 몇 년 됐지만, 서초동 법조타운이 요즘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대개 매년 2월을 ‘보릿고개’로 생각한다. 법원과 검찰의 정기 인사로 재판과 수사 일정이 중단되는 까닭에 사건 수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줄곧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한 검찰과 특검 수사, 형사재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이어지면서 변호사 수요가 오히려 늘어났다. 동아일보가 법원과 검찰, 특검의 공식 기록을 분석한 결과 국정 농단 관련 형사 사건에 선임계를 낸 변호사는 23일 현재 144명이다. 검찰과 특검이 기소하거나, 기소를 앞두고 있는 피의자는 모두 34명. 피의자 또는 피고인 한 명당 평균 4.2명의 변호사가 선임된 셈이다. 또 검찰 또는 특검 수사 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다가 사임한 변호사도 25명이 있다. 최 씨 사건이 발단이 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열린 헌재와 특검에도 변호사들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국회 소추위원단(16명)과 박 대통령 대리인단(17명)의 변호사를 합하면 모두 33명이다. 또 박영수 특검과 4명의 특검보를 비롯해 특검팀에서 수사 중인 변호사는 32명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23일 현재 변호사 209명(사임 변호사 제외)이 국정 농단 사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개업 변호사가 2만 명을 약간 넘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략 변호사 100명 중 1명꼴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구치소 접견만 담당하는 이른바 ‘집사 변호사’와 선임계를 내지 않고 ‘그림자 변호’를 하는 거물급 변호사까지 포함하면 전체 숫자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 농단 사건 참여 변호사 중에는 중소 로펌 소속이나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가 많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대형 로펌은 주로 특검 수사 대상인 대기업을 대리하거나 자문에 응하고 있기 때문에 담당 변호사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 법정이나 검찰청에서 모습을 보기 힘든 원로 법조인들이 직접 사건을 맡은 것도 특징이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 대리인단에 최근 합류한 정기승 전 대법관(89)은 그중에서도 최고령이다. 정 전 대법관은 사법시험 시행 이전인 고등고시 사법과(8회) 출신이다. 이번 사건에서 최고령 구속자인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은 사시 2회 출신인 김기수 전 검찰총장(77)을 23일 추가 선임하면서 변호인을 11명으로 늘렸다. 본보 분석 결과 국정 농단 사건 전체 피고인(기소 예정 피의자 포함) 34명 가운데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8)와 이화여대 김경숙(62) 남궁곤 교수(56)를 제외한 31명이 73명의 판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 농단 사건 피의자와 참고인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정·관·재계 고위직 출신인 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은 남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박성엽 변호사가 직접 변론을 맡았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조윤경 기자}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의 구속영장이 22일 법원에서 기각되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우 전 수석이 국정 농단 사건 은폐와 묵인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특검은 수사 기한(1차 2월 28일) 연장이 안 될 경우 물리적으로 기한 내에 보강수사를 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불구속 기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구속 기소는 면죄부 주는 셈”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건을 종결짓지 않고 검찰로 넘기면 ‘수사하는 사람 따로, 결정하는 사람 따로’인 모양새가 된다는 게 특검이 불구속 기소를 검토하는 논리다. 하지만 특검과 검찰 안팎에서는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법원이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수사 부족’을 기각 사유로 들었기 때문이다. 보강 수사 없이 불구속 기소를 할 경우 법원에서 무죄가 날 가능성이 높아 검찰이 보강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법원이 범죄 혐의 입증이 덜 됐다며 영장을 기각했는데, 우 전 수석을 그대로 불구속 기소하면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특검은 우 전 수석의 변호사 시절 수임 관련 의혹, 가족 회사 ‘정강’의 수상한 자금 흐름 등 개인 비리 의혹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하지 않았다. 따라서 특검이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하는 대신 검찰이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의 조사 부족’ 논란 특검은 우 전 수석 구속영장 발부를 확신했다. 국정 농단 사건을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주도했기 때문에 우 전 수석이 이를 사전에 막을 책임이 있었다고 봤다. 민정수석의 기본 역할이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박 대통령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이 관여했고,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도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고 은폐했기 때문에 구속될 만큼 죄가 무거운 것으로 특검은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예상을 깨고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때문에 특검 안팎에서는 “구속영장 발부를 지나치게 낙관해 수사가 미진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청와대 압수수색이 가능했다면 우 전 수석의 혐의 입증이 더 쉬웠을 것”이라며 부족한 수사를 사실상 시인했다. 우 전 수석은 21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윤장석 민정비서관을 비롯해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 직원 6명의 자필 진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특검의 공격을 막아냈다. 윤 비서관 등은 진술서에서 “(구속영장 직권남용 혐의에 포함된)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외교부 등 공무원에 대한 감찰은 정상적으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며 “우 전 수석이 부당한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윤 비서관 등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다”는 우 전 수석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