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문무일 검찰총장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의 정면충돌로 치달았던 강원랜드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심리한 대검찰청 전문자문단은 만장일치로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을 불기소하라는 의견을 냈다. 자문단에서는 수사단의 김 부장 기소 의견에 반대하며 “이 정도 사안으로 자문단 회의까지 열어야 하느냐”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자문단은 수사단이 기소 의견을 제시했던 최종원 전 춘천지검장(현 서울남부지검장)에 대해서도 6 대 1로 불기소 의견을 냈다. 소수 의견을 낸 자문위원은 19일 새벽까지 이어진 평의에서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무혐의 처분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 경력 10년 이상인 변호사와 법학 교수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다수결 방식의 표결을 거쳐 두 검사장을 모두 불기소하라는 의견을 냈다. 수사단은 자문단이 불기소 의견을 낸 데 이어 대검 감찰본부에 수사단을 감찰해달라는 진정서까지 접수돼 수세에 몰렸다. 강원랜드 간부 A 씨는 “수사단이 나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면서 검찰에 불리한 일부 조서를 뺀 채 증거를 제출했다”며 진정서를 냈다. 자신과 강원랜드 인사팀장의 대질신문 조서를 법원에 내지 않은 것은 증거 조작이라는 것이다. 수사단은 3월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사실관계 내지 범죄 성립 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수사단은 이에 대해 “A 씨가 누락했다고 주장하는 대질신문 조서는 수사기록에 포함돼 있고 법원에도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대검 감찰본부는 강원랜드 수사가 마무리된 뒤 A 씨의 진정에 대해 감찰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다음 달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검과 수사단의 갈등 과정에서 전국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총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이 수사 대상자인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직접 통화를 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검찰로서는 불편한 대목이다. 수사단은 강원랜드 측에 부정한 채용 청탁을 한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해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56·사진)이 형기를 반 년가량 남겨두고 21일 가석방으로 출소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한 전 위원장의 가석방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화성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 전 위원장은 21일 오전 10시 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22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다른 가석방 대상자 800여 명과 함께 출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일선 교도소에서 선별한 후보 가운데 수형 태도가 모범적이고 재범 가능성이 적은 사람을 가석방 대상자로 결정한다. 최종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이 가석방 여부를 재가한다. 2015년 12월 구속된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현재까지 2년 5개월여 복역해 형기의 약 81%를 채웠다. 형법 제72조에 따르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되려면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형기의 85% 정도를 채운 수형자를 심사 대상으로 올렸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가석방 심사 기준을 형 집행률 90% 안팎까지 올렸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교도소 모범수의 갱생 기회 확대를 위해 가석방 비율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치소 과밀 수용을 해소하기 위해 가석방을 확대하면서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형기도 예전보다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 위원장은 현 정부 들어 낮아지고 있는 가석방 심사의 최소 기준을 턱걸이로 충족하자마자 가석방이 이뤄진 셈이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11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해 경찰 수십 명을 다치게 하고 경찰버스 수십 대를 파손한 혐의 등으로 2016년 1월 구속기소됐다. 당시 시위대는 보도블록을 깨 경찰을 공격하고, 미리 준비한 쇠파이프로 경찰버스를 부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경찰이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벌이자 조계사 등지에 은신하다가 24일 만인 같은 해 12월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여검사와 여성 수사관, 여성 교도관 등 법무·검찰 여직원 10명 중 6명이 성폭력이나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가 17일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무부와 산하 기관, 검찰에서 근무하는 여직원 90.4%(전체 8194명 중 7407명)가 참여한 전수 조사에서 성적 침해행위를 당했다고 답한 비율이 61.6%였다. 임용된 지 3년이 되지 않은 여직원들 중에서는 42.5%가 피해를 보았다고 했다. 유형별로는 언어적 시각적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가 많았지만 포옹이나 입맞춤 등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거나 실제로 일어난 경우(22.1%)도 적지 않았다. 가해자는 대부분(85.7%) 남성 상급자였다. 대책위는 이런 상황에서도 여직원 대다수가 현재 마련돼 있는 고충처리 절차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법무·검찰 내 259개 기관에 설치된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의 7년간 회의 실적은 총 3회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성희롱 고충사건 처리도 18건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고충처리 절차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신고해도) 달라질 게 없어서(31.3%)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4.8%)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아서(22.5%) △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서(18.2%)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법무부에 △고충처리 시스템 일원화 및 소속 기관 내부 결재 폐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성평등위원회에 징계 요구할 수 있는 역할 부여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을 권고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하고 있는 검찰 수사단이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문제 삼은 것은 위계질서가 분명한 검찰 조직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총장을 공격하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대검찰청과 상의하지 않고 언론에 바로 배포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총장 흔들기’ 또는 ‘항명’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수사기밀 알고 있던 안 검사가 도화선 이날 문 총장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의 갈등이 표출되기 시작한 것은 오전에 열린 안미현 검사(39)의 기자회견이었다. 이 사건의 최초 폭로자인 안 검사는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본인이 맡았던 춘천지검 수사와 현재 진행 중인 수사단 수사에 문 총장이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안 검사는 “문 총장이 지난해 12월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을 소환하겠다는 대면 보고를 한 이영주 당시 춘천지검장에게 ‘국회의원의 경우 조사 없이 충분히 기소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 조사를 못 한다’고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사단이 올해 3월 15일 대검 반부패부를 압수수색한 과정에 대해 “지휘부 라인에서 어떤 지시가 오갔는지 대검 메신저 쪽지로 확인해야 하는데 당일에는 건네주는 프린트물만 받고 이틀 뒤인 17일이 돼서야 포렌식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수사팀 내부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검은 즉각 반박했다. 당시 춘천지검이 권 의원에 대해 면피성 소환 조사를 하겠다는 식으로 보고해 문 총장이 보강조사를 하라고 질책했는데 안 검사가 이것을 ‘이해할 수 없는 지적’과 압력이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또 반부패부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대검 측은 “이명박 전 대통령 조사 다음 날 7, 8시간 소요되는 포렌식 작업을 하면 중요 업무가 마비돼 이틀 후 실시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당일 압수된 검찰 메신저 기록 중에는 안 검사가 “대검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수사가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다. 감사하다”는 쪽지도 있었다고 한다. ○ 수사단 “수사지휘 왜 하나” 항명 문 총장이 수사단에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외부 전문자문단의 심의를 받도록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수사단이 이날 오후 배포하자 대검의 분위기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수사단은 “문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1일부터 수사지휘권을 행사함에 따라 대검에 ‘전문자문단’(가칭)을 구성해 심의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사단은 올 2월 수사 관련 사항을 대검에 보고하지 않는 독립적인 형태로 출범했다. 이에 대해 대검은 “지난달 25일 수사심의위원회 회부 요청과 함께 수사 결과를 수사단에서 송부 받은 것”이라며 “문 총장은 법리적인 쟁점에 대한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직권남용 혐의는 법리를 꼼꼼하게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심의위의 법률 비전문가들이 표결에 부칠 문제가 아니라는 게 문 총장의 의견이었다는 것이다. 대검은 수사단이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사외압 혐의(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의 직권남용 혐의 공범)를 적시하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선 문 총장도 동의해 영장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수사단이 밝혔다. ○ 검사들 뒤숭숭… 수사단 비판 거세 검찰 내부는 크게 술렁였다. “문 총장을 음해하는 세력이 배후에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는 “총장이 이견을 가지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을 들어 외압이라고 하는 것은 총장의 존재, 권한 자체를 몰각(沒覺)한 어이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는 한 부장검사의 글이 올라왔다. 한 검찰 간부는 “안 검사가 수사단의 수사 기밀을 알고 있었고, 같은 날 보도자료를 냈는데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검찰청의 한 간부는 “수사단이 자신이 없으니 대검에 책임을 미루는 거다. 실력 없는 수사단이 검찰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특임검사 운영지침’에 따르면 결과를 보고받은 검찰총장이 특임검사의 조치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때 직무수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지영)는 회사 명의로 등록해야 하는 상표권을 개인 명의로 등록해 상표사용료 등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본아이에프 김철호 대표와 부인 최복이 전 대표, ‘원할머니보쌈’ 등으로 유명한 원앤원의 박천희 대표를 지난달 30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본죽 창업주인 김 대표 부부는 2006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회사 가맹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본도시락’ ‘본비빔밥’ ‘본우리덮밥’ 상표를 개인 명의로 등록하고 상품사용료와 상표양도대금 명목으로 총 29억2935만 원을 받은 혐의다. 가맹사업을 하면서 회사 상표권을 개인 명의로 등록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업계 관행에 검찰이 제동을 건 것이다. 원앤원의 박 대표는 2009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박가부대’ 등 5개 상표를 자신이 설립한 1인 회사 명의로 등록하고 상표사용료 명목으로 총 21억3543만 원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JUDYS’ 등 회사가 사용할 7개 상표를 본인 명의로 등록한 탐앤탐스 김도균 대표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대표는 회사에서 사용료를 받지 않았고 상표권 전부를 무상으로 회사에 넘긴 점이 참작됐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 정기 인사가 6·13지방선거 직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국은 전날부터 검사장 승진 대상인 사법연수원 24, 25기를 대상으로 인사검증 동의서를 받고 있다. 법무부가 동의서를 제출하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행정안전부, 검찰, 경찰, 국세청 등 15개 기관에서 28가지 자료를 제공받아 결격 사유를 검증한다. 동의서 제출부터 검사장 임명까지 보통 한 달 정도 걸렸던 점을 고려하면 검사장 이상 고위 간부 인사 발표는 6·13지방선거 직후로 예상된다. 이어 부장검사급 검찰 중간간부 인사도 6월 중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검찰 인사는 대선 직후인 5월 1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수석검사로 파견돼 있던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57)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하는 ‘핀포인트’ 인사를 했다. 그리고 7월 27일 윤 지검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23기와 22기들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인사를 서두르는 것은 지난해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51)이 국가정보원 수사 방해 혐의로 구속되면서 검사장 자리 공석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검사장 49석 중 대구고검과 대전고검 차장검사 자리가 비어 있다. 법무부는 장 전 지검장이 구속된 이후인 올해 1월 김영대 창원지검장(55)을 부산지검장으로 전보하는 등 검사장 8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남관 국정원 감찰실장(53·사법연수원 24기),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54·25기) 등이 검사장 승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호영)가 LG그룹 오너 일가의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9일 서울 영등포구 LG그룹 지주회사인 ㈜LG 재무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검사와 수사관을 LG그룹에 보내 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먼저 압수물을 분석한 다음 사건의 윤곽이나 처벌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지에 오너 일가의 자택은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해 ㈜LG가 오너 일가의 LG상사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100억 원대의 양도세를 탈루했다는 국세청 고발 내용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의 검찰 고발은 지난달 이뤄졌다. 앞서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하면서 LG상사 주식매매가 이뤄진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오너 일가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장내매매를 한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으로 특수관계인들끼리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간 주식매매는 할증 세율이 적용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장내매매를 했다는 것이다. LG그룹 측은 “일부 특수관계인들이 시장에서 주식을 매각하고 세금을 납부했는데 그 금액의 타당성에 대해 과세 당국과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의 대법원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법조계에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약 영향을 미치려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주주였던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분식회계를 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분식회계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에게 뇌물을 줬다는 특검과 검찰의 기소 논리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2015년 7월 성사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시점은 2015년 말이다.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합병 이후이기 때문에 분식회계는 합병의 조건이나 전제가 아니었다. 형사사건을 주로 다루는 한 변호사는 “사후에 벌어진 일이 관련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법리적인 문제를 떠나서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를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결산 이전에 이뤄졌다”며 “금감원은 회계 처리의 적정성을 검토할 뿐 합병과의 연관성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이고 그 준비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특검과 검찰이 삼성의 ‘포괄적 현안’이라고 한 경영권 승계 작업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개별 현안’으로 특검과 검찰이 제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기업 활동을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봤다. 허동준 hungry@donga.com·강유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씨(62·구속 기소)가 삼성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 원에 대해 기존에 적용했던 제3자 뇌물죄 대신 단순 뇌물죄를 적용하겠다며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달 25일 최 씨 항소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에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최 씨가 삼성에서 받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 원에 대해 묵시적 또는 명시적 청탁이 없어도 성립하는 단순 뇌물죄를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특검은 앞서 최 씨를 기소하면서 삼성이 두 재단에 낸 출연금이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에게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청탁을 한 대가라고 주장했다. 청탁 대상인 박 전 대통령 본인 대신 최 씨에게 돈이 갔으므로 제3자 뇌물이라는 논리다. 1심 재판부는 최 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지만 두 재단 출연금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삼성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박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에서도 같은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 사건에서도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두 재단 출연금 부분을 무죄로 선고했다. 최 씨 변호인단은 법원에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서를 4일 제출했다. 이경재 변호사(69·사법연수원 4기)는 이와 관련해 “공무원 신분이 아닌 최 씨에게 단순 뇌물죄를 적용할 수 없다. 특검은 (경영권 승계 관련) 묵시적 청탁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이성윤 검사장)는 3000억 원대 투자금 사기 사건을 두 달 만에 처리한 대전지검 천안지청 박배희 검사(38·사법연수원 39기·사진)를 올해 1분기 형사부 우수검사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박 검사는 피해금액이 3000억여 원에 이르고 피해자가 32명에 달하는 관내 최대 규모의 투자금 사기 사건 12건을 배당받아 두 달 만에 주범을 밝혀냈다. 박 검사는 9400쪽에 이르는 사건 기록을 검토하면서 피해자들의 민원 전화 수십 통을 직접 응대했다. 박 검사는 10년 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해외 광산사업 투자금 사기 사건의 피의자를 구속 기소하고, 과거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농협조합장의 뇌물수수 사건을 재수사해 2명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또 성폭력 피해자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범행을 인지해 기소하는 등 성폭력 피해자 보호에도 앞장섰다. 2015년 7월부터 매달 ‘이달의 형사부 검사’를 선정해 온 대검은 올해 1월부터는 분기별로 국민이 바라는 검사상에 부합한 업무를 수행한 검사 1명을 대검 선정위원회가 ‘형사부 우수검사’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대검 관계자는 “형사부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검사를 적극 발굴하고 형사부 검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된 사건(2013년)을 본조사 대상으로 추가 선정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과거사위는 이날 오후 약 2시간 동안 회의를 갖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권한 남용 의혹이 있고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김 전 차관 사건을 본조사 대상으로 추가 선정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은 앞으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기록 검토를 거쳐 수사의 적정성 결과를 과거사위에 통보하게 된다. 앞서 과거사위는 2월 ‘사전조사 대상’ 12건 중 김 전 차관 사건 등 4건은 사건기록이 많아 계속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본조사 대상에 넣지 않았다. 당시 과거사위 관계자는 “사전조사를 권고했던 나머지 4건에 대해서도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계속 사전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1999년) △유성기업 노조 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사건(2011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2012년) 등과 함께 사전조사를 계속한 것이다. 김 전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은 2013년 김 전 차관이 강원 원주의 한 별장에서 건설업자 윤중천 씨 및 유력 인사들과 함께 파티를 벌이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김 전 차관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성관계 장면이 담긴 동영상 속 인물을 특정할 수 없고 성접대의 대가성 입증이 어렵다며 김 전 차관과 윤 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법무부에 사직서를 내고 별도의 사실 확인 및 징계 절차 없이 사직했다. 김 전 차관은 변호사 등록을 재신청한 끝에 사건 3년 만인 2016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최인호 변호사(57·구속 기소)의 공군비행장 소음피해 집단소송 배상금 비리를 수사했던 일선 지휘부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서울고검 감찰부가 대검찰청에 보고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서울고검 감찰부(부장검사 이성희)는 2015년경 최 변호사의 횡령 혐의를 수사했던 서울서부지검장과 차장검사 등이 수사라인에 부적절한 지시를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를 포착하고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대검에 보고했다. 대검은 내용을 검토해 사건을 법조비리수사단이나 일선 검찰청에 배당할 방침이다. 최 변호사는 대구 K-2 공군비행장 소음피해 손해배상 사건에서 승소한 다음 배상금 지연이자 142억 원을 가로챈 혐의(횡령 및 탈세)로 2015년 서울서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지만, 횡령 혐의로만 기소돼 최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6년에는 배상금 중 일부를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에 사용한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 이에 검찰은 추가 수사를 벌여 최 변호사를 34억 원 상당을 탈세한 혐의로 2월 구속 기소했다. 또 당시 최 변호사가 횡령 혐의로만 기소된 것이 과거 검찰 지휘부가 사건에 개입했기 때문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부산지검 서부지청 추모 검사(36·사법연수원 39기)와 춘천지검 최모 검사(46·36기)를 불구속 기소했다. 추 검사는 2014년 서울서부지검 공판부에 근무하면서 최 변호사가 고소한 광고대행사 대표 조모 씨(40)의 접견기록과 접견녹음파일을 몰래 유출해 최 변호사에게 건넨 혐의다. 최 검사는 수사기관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 제보자에게 유출하고, 이후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이 서류들을 폐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자신이 성추행한 후배 여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태근 전 검사장(52·사법연수원 20기)에 대해 구속 기소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수사심의위는 13일 “안 전 검사장이 2015년 8월 하반기 검사 인사에서 서지현 검사(45·33기)를 통영지청으로 발령한 것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지 현안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기소 및 구속영장 청구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조만간 안 전 검사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보강수사를 거쳐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사단 수사 활동 종합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수사심의위는 사회 이목이 집중되는 중요 사건의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한다는 목적으로 올 1월 대검찰청에 설치한 심의기구다. 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 사법제도에 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25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위원장을 제외하고 무작위로 선정된 15명이 현안위원회에서 수사 계속, 구속영장 청구,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한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2024년 4월 13일, 직장인 A 씨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법원 앱에 접속했다. 지난달 유럽 여행 때 여행사의 예약 착오로 휴가 일정이 어그러진 데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여행사 실수’, ‘위약금’ 등 키워드 몇 개를 입력하자 A 씨와 비슷한 피해를 입고 소송을 벌였던 이들의 과거 재판 결과가 담긴 판결문이 검색됐다. 판결문을 읽어본 뒤 A 씨는 인공지능(AI) 챗봇에 소송을 내는 데 필요한 절차를 물어봤다. 소송을 내려는 이유를 입력하고 앱에서 물어보는 몇 가지 내용에 답하자 ‘소장 작성이 끝났다’는 안내가 나왔다. A 씨는 변호사 도움 없이 채 두 시간도 안 걸려 ‘나 홀로 소송’ 접수를 끝냈다. 대법원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전자소송 시스템 ‘스마트 법원 4.0’이 구축되는 2024년부터는 A 씨처럼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소송을 접수하고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도 재판을 받을 수 있다고 12일 밝혔다. ‘스마트 법원 4.0’이 도입되면 민사, 가사, 행정재판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재판을 스마트폰으로 진행할 수 있다. 모든 소송 서류는 디지털 문서화돼 빅데이터로 분석되고 관리된다. 두툼한 소송서류를 출력하거나 이미지 파일로 변환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가장 편리한 점은 법원에 찾아갈 일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소장을 준비, 접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재판이 열리는 날도 앱으로 법정에 접속만 하면 된다. 챗봇이 소송 준비 전 과정을 24시간 안내해주기 때문에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일도 줄어든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과거 비슷한 재판 통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해 준다. 재판 받기를 원하는 날짜와 시간도 앱에 간단히 입력하면 된다. 대법원은 ‘스마트 법원 4.0’이 도입되면 법관들의 재판 부담이 줄어들어 현재보다 더 충실한 재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55·사법연수원 18기)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최근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54·23기)으로부터 사퇴 종용을 받았던 장 감찰관이 결국 10일 사표를 냈다. 장 감찰관은 2009년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 변호사 활동을 하다 2015년 3월 감찰관에 임용됐고, 지난해 연임해 임기가 1년가량 남은 상태였다. 법무부 감찰관은 검사장급으로 통상 외부인사를 뽑아 2년 임기를 보장했다. 법무부가 지난달 28일 감찰관을 개방형 직위로 추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법무부 직제 시행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도 장 감찰관의 사퇴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법무부는 장 감찰관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조만간 감찰관 외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선 장 감찰관 사퇴를 두고 무리한 ‘탈(脫)검찰화’라는 반응이 나왔다.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검찰 패싱’ 논란까지 겹쳐 법무부 파견 검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서울지역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내부 비위를 감찰하는 주요 보직인 감찰관을 임기 중에 정당한 사유 없이 사퇴시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법무부 인권국 사무관에서 인권정책과장(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오유진 과장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검사는 “법무부 사무관은 파견 검사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갑자기 과장으로 승진을 하자 검사들이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탈검찰화 기조에 따라 이 실장을 비롯해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50·24기), 황희석 인권국장(51·31기)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2일에는 정소연 보호정책과장(41·39기)과 김영주 여성아동인권과장(45·34기)을 임용했고 9일에는 한창완 변호사(38·35기)를 국제법무과장으로 뽑았다. 법무부의 한 일반직 공무원은 “코드 인사들이 자리를 꿰찬다는 지적과 별개로 해당 업무를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상석을 차지해 부하 직원들의 부담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 만주의 무장독립운동단체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이근수 선생(1891∼1924)의 손부(孫婦) 신옥자 씨(63·여)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서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받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선생은 1919년 서로군정서 조선특별파견원에 임명돼 국내에서 군자금을 모집하고 주요 시설물 폭파를 준비하다 일제에 체포돼 옥고를 치르다 1924년 순국했다. 법무부는 이날 신 씨를 비롯한 귀화 전 중국 국적의 독립유공자 후손 배우자 7명에 대한 첫 국적증서 수여식을 열었다. 그동안 독립유공자 직계후손은 특별귀화 절차를 통해 필기와 면접시험이 면제됐지만, 그 배우자는 별도 예우가 없어 면접시험에서 종종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신 씨도 앞서 두 번이나 귀화를 신청했지만 매번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에 법무부가 올해 3월부터 독립유공자 후손 예우 차원에서 지침을 개정해 귀화 요건을 완화한 뒤 이날 후손 배우자에게 처음으로 국적증서를 수여한 것이다. 법무부는 60세 이상 독립유공자 후손 배우자에 대해 귀화 면접시험을 면제하고, 보훈처 생활지원금을 인정하는 등 생계유지 능력 인정범위를 확대했다. 귀화 심사기간도 대폭 단축했다. 정부의 국정과제인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를 구현한다는 취지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박 장관은 수여식에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독립유공자들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법무부는 앞으로도 독립유공자 후손 가족들이 국내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제99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기념일(13일)을 앞두고 이날 마련된 수여식에는 홍범도 장군과 함께 의병을 조직했던 차도선 선생의 외증손녀사위인 박대로 씨(68), 독립군에 가담해 의군단 참모로 활동했던 이경재 선생(1875∼1920)의 외증손녀사위 김정산 씨(64), 을사늑약 체결 상소운동을 전개했던 오주혁 선생(1872∼?)의 외증손부 설순화 씨(61·여) 등 7명이 모두 참석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의 1심 선고 결과를 전해 들은 최순실 씨(62·구속 기소)는 “다 나 때문이다”라며 심하게 자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69·사법연수원 4기)에 따르면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끝난 6일 오후 4시경 서울동부구치소로 접견을 온 권영광 변호사로부터 선고 결과를 전해 들었다. 최 씨는 “내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나를 기준으로 대통령의 형량이 더 올라간 것”이라며 낙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최 씨 본인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그 이상의 형의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나왔다”며 “최 씨가 중압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의 징역 20년에 박 전 대통령의 징역 24년을 더한 총 44년의 무게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은 항소 기간(판결 선고 후 일주일) 만료일인 13일 이전에 항소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일부 무죄가 나온 부분이 있기 때문에 판결문을 분석해 이번 주에 항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들은 이날 “피고인의 형이 높게 나왔기 때문에 피고인이 항소 포기 의사가 있는지 기다려본 뒤 (없다면) 12일경 항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2013년 당시 서천호 국가정보원 2차장(57·구속 기소)이 채동욱 검찰총장(59)의 혼외자 정보 수집을 남재준 국가정보원장(74·구속 기소)에게 보고하고 승인받았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검찰은 서 전 차장이 채 전 총장과 혼외자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 결과를 박근혜 정부 청와대로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최근 서 전 차장으로부터 “채 전 총장 혼외자 얘기가 있어서 알아보겠다고 남 전 원장에게 보고했고, 원장 승인을 받아 정보를 수집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서 전 차장은 채 전 총장과 혼외자 사찰 결과를 누구에게 어떻게 보고하고 배포했는지는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말 서 전 차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수용실을 압수수색하고 서 전 차장을 소환 조사했다. 서 전 차장의 진술은 그동안 채 전 총장과 혼외자 사찰에 대한 국정원 지휘부의 개입 의혹을 줄곧 부인해 오던 국정원 실무자의 진술을 뒤엎는 것이다. 채 전 총장 혼외자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불법 조회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국정원 직원 송모 씨는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 “식당 화장실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A초등학교 채모 군이 검찰총장의 혼외자’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고 진술해 왔다. 검찰은 서 전 차장과 남 전 원장을 상대로 △청와대로부터 채 전 총장 혼외자 사찰 지시를 받았는지 △채 전 총장 혼외자 관련 정보를 청와대에 넘겼는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첩보가 언론에 유출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앞서 2014년 채 전 총장 혼외자 불법 사찰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송 씨 등 3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대통령민정수석실 등 청와대 비서실의 관여 의혹에 대해서는 “직무 범위 내의 정당한 감찰”이라고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곽상도 전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을 조사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춘천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 사건’의 주인공은 15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정원섭 목사(84)다. 정 목사는 1972년 9월 강원 춘천 역전파출소장의 딸(당시 9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몰렸다. 당시 만홧가게 주인이었던 정 목사는 경찰의 가혹행위에 못 이겨 범행을 했다고 인정했다. 이듬해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은 정 목사는 1987년 모범수로 석방됐다. 정 목사가 누명을 벗는 데에는 동아일보 보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동아일보는 2001년 1000페이지가 넘는 사건기록을 분석하고 사건 관련자들을 만나 “협박에 못 이겨 거짓진술을 했다”는 등의 증언을 확보했다. 전국을 누비며 취재한 진실은 2001년 3∼10월 총 13차례에 걸쳐 보도된 ‘어느 무기수의 재심 청구’ 기사에 담겼다. 결국 재심을 한 대법원은 2011년 “가혹행위로 경찰에서 거짓 자백을 하고 검찰에서도 비슷한 심리 상태에서 거짓 자백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정 목사의 이야기는 2012년 영화 ‘7번방의 선물’로 제작됐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도 과거사위의 사전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1990년 낙동강 갈대숲에서 발견된 여성 시신의 성폭행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두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사건이다. 2013년 모범수로 출소한 이들은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평생 가장 한이 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검사 진모 씨에게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진 전 검사는 2015년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던 중 회식 자리에서 같은 검찰청에 근무하던 후배 여검사를 강제 추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건 직후 사표를 제출한 진 전 검사는 징계 없이 사표가 수리된 후 대기업 법무팀에 취직했다가 6일 사직했다. 당시 검찰은 진 전 검사의 성범죄 소문이 돌자 진상파악에 나섰지만, 2차 피해를 우려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진 전 검사에 대한 징계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진 전 검사가 검찰 고위직 출신인 부친의 영향으로 사표를 쓰는 선에서 사건이 무마된 것 아니냐는 말도 돌았다. 앞서 조사단은 진 전 검사에 대한 사건 자료를 대검찰청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단은 이 과정에서 진 전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대기업 소속으로 해외 연수차 미국에 있던 진 전 검사에게 귀국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당초 소환에 불응했던 진 전 검사는 조사단이 불출석할 경우 강제소환을 위한 여권무효화 조치를 취한다고 압박하자 12일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해 약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조사단은 진 전 검사에 대한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사단이 1월 말 출범한 이후 구속영장 청구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소속 김모 부장검사(구속 기소)에 이어 두 번째다. 김 부장검사는 검찰 외부인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