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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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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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3~2025-12-23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국립생태원 주최 ‘자연스럽게 사람답게’ 3人3色 토크콘서트

    “정글은 처음에 ‘이기고 와야지’ 했던 도전의 대상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힐링하는 장소로 바뀌었습니다. 도시보다 편한 안락한 곳으로 느껴진다고나 할까요.”(개그맨 김병만) “새나 메뚜기, 개, 물고기…. 잘 들여다보면 모든 동물의 얼굴에는 정돈되고 균형 잡힌 아름다움이 있어요. ‘생명을 가진 것들은 스스로 아름답구나’ 느끼지요.”(소설가 김훈) 3일 저녁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는 개그맨과 소설가, 생태학자가 한자리에 모인 이색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국립생태원이 개원 2주년을 맞아 ‘자연스럽게 사람답게’라는 주제로 최재천 원장과 국립생태원 홍보대사인 김병만 김훈 씨가 함께 진행한 ‘3인 3색 토크콘서트’였다. TV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온 김병만 씨는 갈라파고스 섬의 바다사자를 비롯한 사진 수십 장을 보여 주며 대자연 속에서 만난 동물들을 소개했다. 스스로를 ‘아마추어 탐험가’로 부른 그는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혼이 나고 구박도 받고 집에 와서는 반성한 적도 많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 씨와 최 원장의 특별한 인연도 화제가 됐다. ‘정글의 법칙’을 보던 최 원장이 “내가 아는 정글은 저렇게 약육강식 논리가 판치는 잔인한 곳이 아니다”라는 지적을 제작팀에 전달했다는 것. 또 출연자들이 독이 든 해삼을 먹은 뒤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며 “색깔이 화려할수록 독이 강한 것을 모르고 무모하게 덤비다가 큰일 난다”라고 비판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이 내용을 접한 김병만 씨가 최 원장을 찾아왔고, 컨설팅을 요청해 경청했다고 한다. 자전거 여행을 즐긴다는 김훈 씨는 도시와 지방을 다니며 보고 느낀 한국의 생태를 이야기했다. 최근 저서에서 ‘다윈은 아직도 관찰 중이고 진화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라고 쓴 표현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는 진화론자 찰스 다윈이 탔던 배 비글호를 언급했다. “스무 살의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항해에 나서는 그 순간을 상상한다”며 “변해 가는 불안정한 세계가 인간의 시선을 넓혀 준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최 원장은 유리병에 얼굴이 끼여 버린 여우, 낚싯바늘이 꽂힌 돌고래가 인간에게 접근해 도움을 청하는 영상을 보여 주며 “동물이 인간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역설했다. “5만 년 동안 동물이 인간을 관찰해 오면서 인간에게 상생(相生)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700여 명의 청중은 “정글에서 화장실은 어떻게 가느냐” “벌레가 너무 싫은데 그래도 생태계에 필요하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동물 먹이인 바퀴벌레가 사라지면 숲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답변에는 “아하”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청중에게 나눠 준 선물은 자연을 위해 에너지를 아끼자는 차원에서 세 사람이 직접 자전거 페달을 돌려 만든 동력으로 뽑아낸 솜사탕. 세 사람은 “생태적 가치가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며 토크콘서트를 마무리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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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셰마저… 3000cc급도 ‘배출가스 눈속임’

    폴크스바겐의 3000cc 디젤 엔진에서도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발견됐다. 국내 인기 차종인 아우디 ‘A6 콰트로’와 포르셰의 고급 SUV ‘카이엔’도 문제 차량에 포함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폴크스바겐의 3.0L 6기통 디젤 엔진에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발견됐으며, 해당 차량은 실제 도로에서 질소산화물(NOx)을 법적 허용치보다 최대 9배 배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폴크스바겐 2014년형 ‘투아렉’ △아우디 2016년형 ‘A6 콰트로’, ‘A7 콰트로’, ‘A8’, ‘A8L’, ‘Q5’ △포르셰 2015년형 ‘카이엔’이다. 기존에 문제가 된 EA189 엔진은 2.0L 4기통 엔진이다. 이번에 폴크스바겐그룹 내 다른 엔진에도 조작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고, 또 문제 차량에 포르셰 브랜드가 처음으로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디젤 게이트’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조작 사실을 부인했다. 해당 차량은 미국에서 약 1만 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적발된 차량은 국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차종이다. 올해 1∼9월 A6 콰트로는 4335대 팔려 아우디코리아 전체 판매량의 18%를 차지했다. 1∼9월 카이엔은 1034대(디젤, S디젤 포함) 팔려 포르쉐코리아 전체 판매량의 33%를 차지했다. 카이엔의 인기에 힘입어 포르셰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1∼9월 1965대에서 올해 3138대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3일 긴급회의를 열고 새로 적발된 차종에 대한 검증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조작 장치가 확인되면 판매 정지, 리콜, 인증 취소, 과징금 부과 등 4가지 조치가 가능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유로6를 적용한 4개 차종(폴크스바겐 ‘골프’, ‘제타’, ‘비틀’, 아우디 ‘A3’)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2차 조사에서 해당 모델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그룹의 국내 리콜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0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28개 차종 총 12만5522대가 리콜 대상이라고 밝혔다.강유현 yhkang@donga.com·이정은 기자}

    • 201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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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유엔 대표단”…물 문제 놓고 머리 맞댄 학생들

    “당장 돈이 없다고 해도 나중에 경제사정이 좋아진 뒤 갚으면 되지 않습니까? 물이 없어서 고생하는 우리를 돕는 게 먼저 아닙니까?” 지난달 31일 서울대 멀티미디어동 3층 회의실. 아프리카 수단의 대표단을 맡은 어린이들이 미국 대표단의 테이블로 몰려가 무언가를 열심히 설득하고 있었다. 한 학생이 가슴까지 치켜 든 노트북 컴퓨터의 모니터를 보여주며 자신들의 협상 내용을 제안하자 미국 대표단이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삼삼오오 왁자지껄하게 진행된 이 논의는 ‘2015 유엔청소년환경총회’ 중 비공식 개별 협상. 전체 위원회 회의 도중 원활한 논의의 진전을 위해 각국 대표단이 직접 협상을 하는 시간이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간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환경교육단체 에코맘코리아가 공동으로 주최한 유엔청소년환경총회에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 300명이 참가했다. 의제는 ‘지속가능한 물’. 유엔과 손잡고 국내 처음 진행하는 환경총회인 만큼 방식도 유엔총회의 형식을 따랐다. 4개 위원회 중 일부 회의 및 결의안 발표는 영어로 진행됐다. 25개 국가 대표단으로 나뉜 학생들은 빗물 지하수 수돗물 해수담수화 등 4개로 나뉘어진 위원회에서 물 부족의 원인과 함께 해법을 논의한 뒤 결의안을 채택했다. “빗물 저장고를 늘리자”거나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지하수 저장량을 모니터링하자”,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물을 개발하자” 같은 내용의 결의안들이 위원회별로 쏟아졌다. 물밑 협상용으로 사용하라고 주최 측이 비치해놨던 쪽지 2000장이 하루 만에 다 소진될 정도로 참가 학생들은 열의를 보였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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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상청 48억 장비소송 첩보작전 방불

    고윤화 기상청장은 올해 초 비서와 운전사 등 자신과 접촉이 많은 직원 4명을 교체했다. 회의나 면담 내용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사무실 내에서는 말을 줄였고, 심지어 도청 여부까지 살펴봤다. 고 청장이 특히 보안에 신경을 쓴 분야는 민간업체와 법정싸움을 벌여온 48억 원대 기상장비 ‘라이다(LIDAR) 사건’. 이와 관련된 내부회의 자료가 이해 관계자들에게 넘어가는가 하면 회의 내용은 물론이고 자잘한 자신의 말까지 속속 외부에 유출됐기 때문이다. 고 청장의 이런 행동은 지난달 30일 이 사건에 대해 항소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낼 때까지 계속됐다. 지난해 5월 1심에서는 기상청이 패소했다. 고 청장은 “물밑에서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건 전말은 물론이고 기상업계의 특성을 모두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복잡하게 만든 데는 장비의 기술적인 내용과 이면계약 등으로 꼬여 버린 계약관계는 물론이고 기상청 내 S대와 Y대 파벌 간의 고질적인 싸움이 배경이라는 후문이다. 기상산업의 개발 초기 단계에 관련 학과를 운영하던 주요 대학이 이 두 곳밖에 없다 보니 일찌감치 조직이 양분돼 이전투구를 벌였다는 것이다. 기상청 내 5급 이상 승진 인사 중 40%가 Y대와 S대 출신이라는 통계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 예보가 연달아 틀렸을 때조차 과학적 근거를 문제 삼기보다 ‘파벌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식의 상호 비방전이 벌어졌을 정도”라고 말했다. 기상청 내부에서는 이런 고질적인 갈등 때문에 장비 발주나 사업자 선정 입찰이 진행될 때마다 “특정 라인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한다. 또 소수 민간업체가 기상청 내부는 물론이고 검찰과 정치권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수군거림도 끊이지 않았다. 한 직원은 “정기인사를 앞두고 민간 기상업체 쪽에서 ‘힘 써줄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며 “외부에서 기상청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이 정도인가 싶어서 놀랐다”고 털어놨다. 기상청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기상청과 민간업체들의 유착관계 속에서 사업자가 결정되는 경우가 생기면서 기술력을 제대로 평가하거나 개발하려는 노력보다는 인맥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기상청 고위 관계자는 “뿌리 깊은 파벌 간 갈등을 비롯해 기상청 내부에 쌓여 있는 문제들을 하루아침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기상청은 내부적으로 방만 운영과 부실한 내용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차세대 도시·농림 융합스마트 기상서비스 개발 사업단’을 본격적으로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도농사업단’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2019년까지 1000억 원이 투입되는 기상청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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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데까지 가는 ‘48억 기상장비 소송’

    48억 원대 기상장비 라이다(LIDAR) 도입을 놓고 기상청이 민간업체와 벌여온 소송 항소심에서 30일 승소했다. 5년 가까이 이어져온 이 사건은 “기상청의 운명이 걸렸다”고 할 정도로 기상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돼 왔던 사안이다. 기상청이 패소했던 1심을 뒤집고 극적으로 승소함으로써 기상 당국과 관련 업계 모두 재편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 진흙탕 싸움 끝에 얻은 승리 서울고법 민사1부는 이날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가 기상청 산하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을 상대로 낸 라이다의 물품대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진흥원의 1심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며 “케이웨더는 (1심의 일부 승소 판결에 따라 지급받았던 장비 설치비용) 11억9600만 원을 진흥원에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라이다는 공항 활주로에서 갑자기 부는 돌풍(윈드시어)을 탐지해 비행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돕는 장비다. 사건의 쟁점은 케이웨더가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온 이 프랑스산 라이다 장비 2대가 진흥원이 요구한 조건과 성능을 갖췄는지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입찰 당시 제출받았던 제품정보와 달리 장비가 너무 부실해 도저히 사용할 수 없다”는 기상청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장비가 3차례 검수·검사 과정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던 것에 대해서도 “진흥원 담당 직원의 잘못이었다”는 기상청의 설명에 더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양측이 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검찰 수사, 감사원 감사, 국회 국정감사까지 거치면서 맞붙은 치열한 법정싸움 끝에 나온 것. 사건은 기상청이 조달청을 통해 라이다 장비를 경쟁입찰에 부친 2011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비는 측정거리 10km 이상, 스캔속도 초당 20도 이상을 갖춰야 한다’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경쟁사보다 낮은 값으로 입찰을 따낸 케이웨더는 프랑스 레오스피어사의 제품을 들여와 제주와 인천공항에 설치했다. 그러나 잇단 검수·검사 과정에서 이 장비는 수시로 오작동을 일으켰고 264개 예비검사 항목에서는 127∼140개가 ‘부적합’ 또는 ‘점검 불가’ 판정을 받았다. 케이웨더가 프랑스 본사와 이면계약을 맺고 20억 원을 따로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기상청이 인수를 거부하면서 사건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투서와 고발이 난무하는 가운데 직권남용과 입찰방해, 사기, 미수, 뇌물 등 무려 14가지 혐의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졌다.○ “부도덕한 업체의 폭리에 엄중히 대처할 것” 소송 과정에서 인맥과 학맥으로 얽힌 기상업계의 유착관계와 기상청 내부의 파벌 싸움 등 병폐가 고스란히 드러나 ‘라이다 사건’은 기상청의 존립까지 흔드는 메가톤급 사건으로 확대됐다. 더구나 케이웨더 측은 “국가기관이 민간업자 죽이기에 나섰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업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케이웨더와의 갈등은 윈드프로파일러를 비롯한 다른 기상장비의 유지 보수 업무에도 심각한 차질을 불러왔다. 시장 규모가 작고 기술력도 떨어지는 기상업계에서 대안을 찾지 못한 기상청은 “민간업자에게 끌려다닌다”는 여론의 질타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기상청은 사활을 걸고 매달려온 이날 판결이 나오자 “앞으로는 국가를 상대로 부도덕한 업체가 폭리를 취하기 위해 저가의 장비를 무리하게 납품하려는 행위에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납품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케이웨더 측은 “판결 취지를 검토한 뒤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혀 ‘3라운드’ 결전이 남아 있는 상태. 그러나 기상청은 남은 소송과는 별개로 기존에 남아있던 케이웨더 측과의 계약관계를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판결 때까지 기상청의 다른 프로젝트들을 모두 미뤄놓다시피 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조직을 추스르고 다시 업무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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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청소년모의환경총회 여는 에코맘코리아 하지원 대표

    “점점 부족해지는 물의 소중함을 알고 아껴 쓰는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훈련받아야 해요. 이번 가뭄 문제에 대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유엔과 손잡고 머리를 맞댈 겁니다.” 환경단체 에코맘코리아의 하지원 대표(46·사진)는 요즘 코앞으로 다가온 유엔청소년모의환경총회 준비에 정신이 없다. 이번 총회는 31일부터 이틀간 서울대에서 환경부와 유엔환경계획(UNEP),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에코맘코리아 주최로 열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엔과 공식 협약을 맺고 올해 처음으로 공동 진행하는 청소년 환경총회다. 총회의 주제는 ‘물과 지속가능 발전’. 전국의 각 학교에서 선발된 300명의 초중고교생이 최근 가뭄 및 물 부족 사태와 관련해 ‘SOS! 물이 없어요’ 등의 문제를 놓고 영어 및 한국어로 집중 토론을 하고 총회를 통해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정부 부처가 참여하지만 실제 행사 기획과 진행은 모두 에코맘코리아에서 사실상 도맡아 해오고 있다. 에코맘코리아는 전국의 학교와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환경 및 환경보건 교육을 실시하는 데 집중해온 단체다. 매년 어린이 ‘에코 리더(eco leader)’들을 모집하고 최소 1년, 길게는 6년간 정기적으로 교육과 연극, 현장체험 등 환경 관련 활동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딱 한 번 교육받은 1000명은 0명이나 다름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환경교육이 단발성으로 끝나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죠. 1년 이상 반복적으로 교육받은 한 명이 주변의 100명, 1000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지구환경학 박사인 하 대표는 딸(13)을 키우면서 환경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다른 학부모들과 가까워지면서 ‘자녀를 위해 헌신하는 엄마들과 함께라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는 것. “환경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하 대표의 설득에 딸 친구의 엄마들이 에코맘코리아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환경 분야의 마당발로 통하는 하 대표는 창립 6년 만에 4만500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교육부, 환경부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잇달아 따냈다. 최근 열린 ‘후원의 밤’ 행사에서는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과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이규용 전 환경부 장관 등이 “하 대표가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는 남자”를 자처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 대표는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맡았고 현재 환경부 지속가능발전위원회와 세종대 환경에너지연구소에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부터 바꿔야 한다”며 “에코 리더들이 미래 한국의 환경을 책임지는 청년들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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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원 28일 최저 0도 ‘초겨울’

    28일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얼음이 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아침에 강원 내륙과 경기 북부, 충북 북부, 경북 북부 내륙에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이 있겠다”며 “농작물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침 최저기온은 철원과 대관령이 0도, 춘천과 파주가 2도까지 떨어지는 등 초겨울 날씨가 되겠다. 전국적으로는 최저기온이 0∼11도, 낮 최고기온은 14∼18도. 전날 오후 비가 그친 뒤 시작된 황사 현상은 이날도 옅은 수준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서풍 계열 바람을 타고 유입된 황사가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호남권과 영남권, 제주권은 ‘나쁨’ 수준으로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강원 영서, 충청권도 오전까지 일시적으로 ‘나쁨’ 단계가 될 수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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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부, ‘새마을운동 전도사’ 최외출 초청 특강 놓고 시끌

    환경부가 최근 ‘새마을운동 전도사’로 알려진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을 초청해 특강을 진행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환경부는 지난 15일 최 부총장을 초빙해 정부세종청사 강당에서 ‘미래세대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최 부총장은 이 자리에서 가난했던 한국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어떤 발전을 이뤄냈는지를 설명하고 새마을운동의 중요성과 개도국 전파를 통한 가치 확산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특강에 앞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귀한 분을 어렵게 모셨으니 최대한 많이 참석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출석 체크를 하는 수준으로 꼼꼼하게 실국별 참석 여부를 확인했다는 것. 업무차 서울로 출장 간 일부 공무원들을 빼놓고는 대부분 직원들이 강당으로 몰려가면서 이날 환경부 청사는 텅텅 비다시피 했다는 전언이다. 300명 넘는 직원들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고 한다. 환경부는 최 부총장의 의전에도 크게 신경을 쓰며 관련 지시사항을 잇따라 실무진에 내려보내 “과잉의전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왔다. 새마을운동이 환경 이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하는 직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안팎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놓고 윤성규 장관이 새마을운동을 중시하는 박근혜 정부의 기조에 맞추려다 ‘오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 부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주요 인사라는 점도 이런 불만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구나 윤장관은 최근 박정부의 개발정책에 맞춰 일부 환경 관련 규제를 완화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가 요구해온 대로 온실가스 배출권 관련 업무도 사실상 떼어주게 된 상황이다” 환경단체들은 “윤 장관이 환경부 수장으로써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당국자는 “물 문제와 폐기물 처리 문제 환경 이슈가 저개발 국가의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만큼 새마을운동이 환경부와도 상관이 있다”며 “공무원들이 좋은 특강 내용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행사로 이해한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최 부총장은 환경부 외에도 여러 국가기관을 상대로 강연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들어보니 내용이 좋았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lightee@donga.com}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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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비온뒤 쌀쌀… 따뜻하게 입으세요

    27일 전국은 흐리고 아침부터 비가 오겠다. 비가 그친 이후 저녁부터는 중국발 황사가 유입될 전망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10월에 황사가 몰려오는 것은 이례적으로, 1973년 본격적인 황사 관측이 시작된 이래 2009년 한 번뿐이었다. 기상청은 “기압골의 영향을 받다가 중국 중부에서 확장하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비(강수확률 60∼90%)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낮에 대부분 그치면서 오후에 서쪽 지방부터 점차 맑아지겠다”고 밝혔다. 비가 오는 곳은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고 특히 서해안에는 낮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겠다. 예상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5∼30mm. 비와 강한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가 낮아지면서 쌀쌀한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은 9∼17도, 낮 최고기온은 16∼21도. 한편 네이멍구에서 발원한 황사가 남동진하면서 서해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중 일부가 남하해 이날 아침 서해5도를 시작으로 28일 새벽에는 경기 서해안과 충남 전남북 제주도에 옅은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김용진 기상사무관은 “황사는 보통 11월에 시작되는데 이번에는 예상보다 빠르다”며 “극심한 가뭄 때문에 대기가 건조해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 먼바다와 남해 동부 먼바다, 동해 먼바다에서 2∼4m로 매우 높게 일고 서해안에서는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풍랑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그 밖의 해상에서는 1∼3m로 일겠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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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 갑질 논란 확산…정부, ‘감정 노동자’ 보호 속도낸다

    서비스에 항의하며 직원의 무릎을 꿇게 만든 소비자의 ‘갑질’ 논란이 최근 확산되면서 정부가 이른바 ‘감정 노동자’의 보호를 위한 법개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이미 새정치민주연합 한명숙,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 등이 발의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돼 있는 상태다. 법안은 감정노동이라는 용어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고객 응대 업무에 주로 종사하는 근로자’를 실질적인 감정노동자로 보고 이들의 피해를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에 따르면 콜센터 직원과 식당 종업원, 항공기 승무원, 판촉 및 홍보 도우미, 미용원, 검표원 등 560만¤740만 명이 감정노동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의원발의 입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조속한 처리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국회에 협력을 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법안의 하위규정에 담길 세부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우선 사업주들이 고 응대 매뉴얼을 갖추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고객으로부터 폭언이나 폭력을 당할 때 응대를 거부하도록 하고, 고객 행위가 지나치게 심해질 경우에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등의 구체적인 대응책들이 가능하다. 고객 응대 근로자를 위한 스트레스 예방 교육 의무화도 거론되는 규정 중 하나. 이런 조치는 기업들이 매출과 자사 이미지 관리에만 급급해 종업원에게 무조건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방치하는 문제점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직원들이 고객의 폭언, 폭력 등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직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직무전환 관련 규정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주는 이와 함께 고객 응대 근로자가 많은 판매·서비스업종에 대한 지속적인 행정지도를 통해 이들 조항이 잘 지켜지는지 감독하도록 한다는 것. 이를 지키지 않는 사업장에는 근로감독관이 시정권고를 내릴 방침이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서는 보석 브랜드 스와로브스키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점원들을 무릎 꿇게 만든 일이 벌어져 공분을 샀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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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기획]‘반지의 제왕’팀도 반했다… ‘광명’ 찾은 40년 폐광

    천장에서 뚝뚝 물이 떨어지는 시커멓고 음습한 공간. 물기로 질퍽질퍽한 바닥이 헤드램프와 손전등의 불빛에 번들거렸다. 구석에 쌓여 있는 낡은 대형 드럼통에서는 코를 찌르는 비린내가 올라왔다. 새우젓 저장고로 쓰이던 폐광의 몰골은 서늘한 지하 광산의 공기만큼이나 오싹했다. “가능성이 보인다. 이거 물건 되겠어. 해 봅시다.” 우비에 고무장화 차림으로 구석구석을 살피던 양기대 광명시장이 이렇게 말했을 때 선뜻 호응하고 나선 사람은 없었다. 이후 5년. 40여 년간 버려져 있던 폐광은 하루 2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광명동굴이라는 이름은 이제 특정 지역의 동굴명(名)을 넘어서는 테마관광의 고유명사로 쓰이고 있다.동굴 벽을 뚫고 나오는 용 광명동굴은 2011년 개장 이래 연신 기록을 갈아 치우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 왔다. 무료로 개장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이곳을 찾은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 한 해에만 46만 명이 방문했다. 올해 4월 유료로 전환한 이후에도 6개월 만에 70여만 명을 끌어들였다. “메르스 여파가 아니었다면 올해 말까지 100만 명 기록 달성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광명동굴은 다른 자연 동굴과 달리 폐광을 개발한 인공 동굴이라는 점에서 단연 눈에 띈다. 1912년부터 금 은 동 아연 등을 캐던 금속 광산으로, 전성기 때에는 500여 명의 광부들이 하루 250t의 금속을 캐냈다는 기록이 있다. 지하 240m 깊이까지 8개 층으로 채굴된 광산 곳곳에 뚫린 갱도는 총길이 7.8km에 넓이는 3만1400m²에 달한다. 1972년 큰 홍수로 광산 입구에 쌓아 왔던 돌가루들이 쓸려 나가면서 크게 훼손된 이후 광산은 문을 닫았다. 섭씨 12도의 온도가 유지되는 지하 광산에 새우젓을 보관해 두려는 소래포구의 상인들만 간간이 오갔다. 폐광은 그렇게 잊혀지는 듯했다. 지역경제의 활로를 찾던 사람들의 야심 찬 발걸음이 닿지 않았더라면. 물을 퍼내고 바위 속으로 2m가 넘는 볼트를 박아 가며 탈바꿈시킨 광명동굴은 17가지의 테마와 볼거리로 꾸며져 있다. 입구를 장식하는 다채로운 색 조명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굴 아쿠아리움과 3차원(3D) 입체 영화관, 350석 규모의 지하 공연장, 귀신의 집, 판타지관, 광산 박물관 등을 여유 있게 모두 둘러보려면 1시간 반은 족히 걸린다. 판타지관의 한쪽 벽에 설치 마무리 단계인 커다란 용은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최신 콘텐츠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뉴질랜드 ‘웨타워크숍’과 합작해 꾸미는 판타지관에는 광명시 대표단이 뉴질랜드에서 직접 사 갖고 들어온 골룸상과 간달프의 지팡이가 전시돼 있다. 황금의 여신, 황금궁전, 황금방과 황금폭포 같은 콘텐츠는 광명동굴이 과거 수백 kg의 금을 캐냈던 곳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소원을 적어 걸어 두는 ‘소망의 벽’에도 수천 개의 황금패가 달랑거리고 있었다. 금을 좋아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을 특별히 겨냥한 기획이다. 실제 3000명의 대만 관광객이 방문 예약을 마쳤다고 한다. 와인은 동굴의 또 다른 핵심 포인트 중 하나. 섭씨 12도의 저온 항상성이 유지되는 동굴은 와인을 보관하는 데 최적의 장소다. 관람객들이 와인을 시음, 구입하는 와인코너가 인기를 끌면서 “우리 와인도 취급하고 소개해 달라”는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현재까지 100여 종의 국내외 와인 3만4000병이 여기서 팔려 나갔다.업그레이드 2단계, 새로운 도약 “예술 총감독요? 그런 거 없는데요. 초기에 전문 디자이너 같은 사람들은 쓸 생각도 못 했죠. 이게 모두 저희가 그냥 아이디어를 내서 하나씩 만들고 설치한 겁니다.” 17개에 이르는 형형색색의 콘텐츠를 어떻게 채웠느냐는 질문에 광명시 공무원은 이렇게 말했다. 아마추어들이 머리를 맞대고 여기까지 끌어 온 ‘작품’이라는 자부심이 묻어나는 답변이었다. 동굴 해설사와 소믈리에를 비롯해 200개가 넘는 일자리를 새로 창출했다는 점도 이들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성과다. 폐자원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던지는 ‘친환경 메시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존재 자체가 폐광. 입구를 장식한 벤치와 조형물은 광산에서 나온 폐자재와 고철, 목재 등을 이용해 만들었다. 와인 레스토랑에서 쓰는 안주 접시, 납작한 와인병 모양의 탁상시계 등은 모두 와인병을 녹여서 만든 재활용품이다. 광산 바로 옆의 쓰레기소각장 부지는 주차장으로 만들어 쓰고 있다. 인근에는 업사이클센터를 설립했다. 쓰레기와 폐품을 이용해 만든 각종 디자인 제품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광명동굴은 최근 경기도 정책오디션에서 1등으로 당선돼 100억 원의 지원금을 타 냈다. “이제 본격적으로 2단계의 도약을 시작할 시점”이라며 관계자들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동굴 인근을 테마파크 단지로 개발하고 아직 손대지 않은 지하 2∼8층의 갱도를 추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인 검토 리스트에 올라 있다. 암반수를 개발해 가칭 ‘광부의 샘물’로 판매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심재성 광명시 홍보실장은 “보존의 필요성 때문에 건드릴 수 없는 자연 동굴과 달리 광명동굴은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넓히고 키우고 손을 대서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4월에는 라스코 동굴벽화전이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광명동굴을 다녀간 주한 프랑스 대사가 먼저 제안해 성사된 사업으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다.유네스코 문화유산을 향한 꿈 광명시는 장기적으로 광명동굴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제주도의 용암동굴 같은 자연유산이 아닌 문화유산으로서 인정받겠다는 도전이다. 폐광을 관광지로 변화시킨 폴란드의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 독일의 촐페라인 광산이 이미 등재돼 있는 만큼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는 것이다. 불과 5년 전 개발이 시작된 광명동굴은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의 성모 마리아상이나 소금 샹들리에 같은 역사적인 예술작품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수도권 내 유일한 광산이라는 특수성 외에 일제강점기 강제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 강제 징용을 피하기 위해 광산으로 몰려든 광부들의 한이 서려 있다는 점 등은 역사성을 검증할 충분한 근거가 된다는 게 광명동굴 측 설명이다. 검댕으로 벽에 쓰인 ‘고향’ 같은 글씨들은 그 흔적으로 남아 있다. 광명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만든 위안부 소녀상이 올 8·15 광복절에 동굴 입구에 세워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최근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이곳을 찾기도 했다. 깊숙한 동굴은 6·25전쟁 당시 마을 주민들의 피난처로도 사용됐다. 폭격을 피해 동굴로 숨어들었던 만삭의 아낙네들은 그 안에서 아이를 낳았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굴댕이’라고 불렸다. 양기대 시장은 “광명동굴은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그 가치를 되살려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국내를 넘어선 세계적 명소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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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도전! 쓰레기 제로” 종량제 혁명 20년

    “이건 상상도 못했던 시설이네요. 잘돼 있어요. 우리의 글로벌 사업과 어떻게 연계시켜 볼 수 있을까요?” 지난달 말 인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50MW 매립가스 발전소. 앤서니 베이커 이사를 비롯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진 9명이 발전소 내부 시설을 참관하며 질문을 쏟아냈다. “쓰레기 매립가스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 수익이 연간 430억 원”이라는 설명에 이사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악취가 없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감탄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날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방문한 ADB 이사들은 매년 이곳을 찾는 4200명의 외국인 중 일부일 뿐이다. 국내 방문객을 포함하면 연간 3만 명에 이른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쓰레기 처리장은 국내외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견학 코스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난지도로 통용되던 쓰레기 매립장은 혐오시설이었다. 올해는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지 20년 되는 해. 이제 한국의 쓰레기장은 최첨단 설비를 갖춘 친환경 바이오 매립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65개의 매립 관련 특허를 따내고 중국과 동남아 등에 기술을 수출하는 연구단지로의 변신도 시도 중이다. 공단은 이런 변화들을 통해 ‘쓰레기=자원’의 등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직매립 0%’라는 정부 정책과 함께 아예 쓰레기를 ‘0’으로 만드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공단 사람들은 이를 현실화하는 핵심 인력. 이들이 말하는 쓰레기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들여다본다.  ▼ 넝마꾼 가고 공학도 포진 “폐기물 처리는 한국이 표준” ▼ 황석영의 소설 ‘낯익은 세상’에 묘사된 난지도는 버려진 암흑의 땅이다. 소년 주인공 ‘딱부리’의 눈에 비친 쓰레기장은 코를 찌르는 악취에 구더기가 들끓는 낯설고 무서운 곳으로 묘사된다. 트럭에서 쏟아져 내리는 쓰레기에서 남자들이 먼저 쓸 만한 물건들을 챙기고 나면 여자와 노인들이 다시 오물더미로 달려든다. ‘앞털이’의 뒤를 이어 부스러기라도 챙기려는 ‘뒷털이’들이다. 챙길 폐품이 많은 부자 동네와 미군기지의 쓰레기가 쌓이는 곳은 권리금을 더 내야 갈 수 있는 노다지 구역이다. 소설이긴 하지만 묘사된 쓰레기장의 모습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엄연한 현실이었다. 쓰레기 종량제도, 분리수거도 없었던 그때 난지도의 사람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햄으로 끼니를 때우고 유행이 지난 핸드백을 건져 어깨에 걸었다. ‘난지도식’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끝나면 나머지는 침출수를 줄줄 흘리며 그대로 쌓여서 썩었다. 20년이 지난 현재, 쓰레기장에서는 더이상 앞털이와 뒷털이들을 찾아볼 수 없다. 넝마꾼들이 있던 자리는 환경공학 분야의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이 대체했다. 최첨단 설비와 컴퓨터로 무장한 공기업이 처리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쓰레기를 ‘0’으로 만드는 사람들 서해의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인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2매립장. 먼지제거용 수차가 증기를 뿜어내는 사이로 불도저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분리수거가 자리 잡으면서 쓸 만한 물건들은 없어진 지 오래. 전자태그(RFID)를 부착한 쓰레기차는 매립이 금지되는 쓰레기를 몰래 투기하지 않도록 컴퓨터 시스템으로 관리, 감독된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의 쓰레기(전국의 58%)를 처리하는 이곳 매립지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미 매립이 완료돼 36홀 골프장으로 바뀐 1매립장 및 향후 매립이 시작될 3, 4매립장까지 합치면 축구장 2500개를 합친 크기(1541만 m²)에 이른다. 처리되는 쓰레기의 양은 하루 1만4000t. 현장 감독을 맡고 있는 이종빈 과장(47)은 “매일 오전 5시 반에 출근해 일을 시작한다”며 “올여름 폭염 때문에 힘들기는 했지만 우리 생활의 마무리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다. 매립장에는 소각이 불가능한 쓰레기들만 묻히고, 거기서 나오는 침출수와 메탄가스, 악취는 각종 관을 통해 흡수된다. 침출수는 정화시설을 거쳐 깨끗한 물로, 하루 2700t 규모의 슬러지(하수오니)는 건조 후 복토(覆土)재와 화력 보조연료로 탈바꿈한다. 매립장에서 올라오는 메탄가스는 전기를 생산하는 원료로, 각 가정에서 버리는 생활쓰레기는 고형화연료(SRF·Solid Refuse Fuel)로 바뀐다. 이렇게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비율은 현재 24%. 2020년까지는 86%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공사의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쓰레기의 쓰레기’조차 거의 남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폐기물 자원화의 선봉에는 자원순환기술연구소가 있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류돈식 박사를 포함한 11명의 연구 인력이 ‘바이오 리액터(bio-reactor) 매립 공법’을 비롯한 쓰레기 처리 기술을 개발하는 업무를 전담한다. 공사가 보유한 특허는 11개의 해외 특허를 포함해 모두 60여 개. 현재 진행 중인 연구과제만 200건이 넘는다. 류 박사는 “폐기물 처리 기술은 우리가 세계 표준”이라며 “이미 중국과 동남아에 기술을 수출하고 매립장 설립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과학적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쓰레기장의 업무는 여전히 고되다.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3년째 공단에서 근무하는 이상민 씨(34)는 지난해 여름 무려 5시간 동안 삽을 들고 하수 슬러지를 퍼냈다. 장마 기간에 쏟아진 폭우로 끈적끈적한 흑갈색의 슬러지가 사방으로 흘러넘쳤다. 부글부글 거품이 끓어오르는 슬러지를 떠내는 게 “죽을 맛”이었다고 하면서도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이 씨의 표정은 밝았다. “여기 일이라는 게 잠시만 한눈을 팔면 그렇게 큰일이 날 수 있어요. 침출수는 24시간 계속 흘러들어 오는데 기계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흐름이 끊기면서 수질이 안 좋아질 수 있거든요. 미생물량도 계속 조절해줘야 하고…. 저희가 일주일에 한 번은 야근을 합니다.” 홍어? 된장? 냄새로 상태 파악하는 ‘개코’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단지에는 악취가 별로 없다. 나쁜 냄새는 600여 개 가스관으로 빨아들이는 배관 시스템을 갖췄고, 특별히 냄새가 심한 슬러지 처리장에서는 인체에 무해한 탈취제가 가스 형태로 계속 살포된다. 처리장 입구의 개폐 시스템을 자동화해 빠져나가는 악취를 최소화한 것도 효과가 크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70억 원짜리 세차시설은 쓰레기장을 빠져나가는 모든 쓰레기차를 타이어 안쪽의 먼지까지 씻어내고 있었다. 그래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쓰레기를 만지는 사람들에게 악취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톡 쏘는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하는 슬러지 자원화시설 내부의 악취는 순식간에 머리카락과 옷에 배어든다.  ▼ 돈 버는 쓰레기… 탄소배출권으로 41억원 수익 올려 ▼“책상 위에 탈취제를 갖다 놓은 사람들이 많죠. 서로 팍팍 뿌려줘요. 저희는 익숙해져서 못 느끼는데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길을 비켜줄 정도로 지독하게 나는 경우도 있죠. 오늘은 기온이 떨어져서 그런지 냄새도 좀 순한 편이네요.” 슬러지자원사업처의 정은경 씨(28)가 냄새를 훅 들이마시면서 웃었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정 씨는 입사 후 지금까지 3년을 줄곧 슬러지 처리장에서 근무했다. 이제 냄새만 맡아도 처리시설에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코’가 됐다. “계절과 바람, 기온 등의 영향에 따라 삭은 홍어나 된장 냄새가 나는데 어떤 때는 간장 조림 같은 냄새가 날 때도 있다”고 했다. 고형연료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설갑식 운영팀장(58)은 아예 “무슨 냄새가 나느냐?”고 반문했다. 안전모와 헤드램프, 고무장화에 방독면까지 갖춘 그는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연신 워키토키로 현장과 교신하고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 등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쓰레기를 파헤치며 원인을 찾아내 고치는 게 그의 일이다. “힘드냐고요? 아뇨, 다들 즐겨요. 우리는 쓰레기의 아름다운 변신을 돕는 사람들이니까요. 이게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이 재미에 일한다니까? 아, 근데 다들 제발 분리수거 좀 잘해주세요. 그래야 설비가 안 막혀요.”쓰레기=‘쓸 애기’ 혹은 ‘쓸 얘기’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쓰레기 처리 기술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일조하고 있다. 공사는 2007년 국내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등록한 기관. 연간 80만 t의 탄소배출권을 발급받아 유럽 등지의 국제시장에서 거래해 왔다. 온실가스 감축 사업 중 폐기물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현재까지 창출한 수익은 모두 41억 원에 이른다. 매립가스 외에 음식물폐수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전력 생산 등이 늘어나는 만큼 탄소배출권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이런 기술과 함께 ‘자원순환사회 전환 촉진법’의 제정을 통해 쓰레기의 자원화를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폐기물처분부담금 부과,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 내용을 담고 있는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직매립 비율은 아예 0%로 만들겠다는 환경부의 야심 찬 계획이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쓰레기는 앞으로도 더 많은 자원의 원천인 ‘쓸 애기(useful boy)’, 더 많은 이야기가 된다는 점에서는 ‘쓸 얘기(story to write)’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한국의 쓰레기장은 20년 뒤 어떤 모습일까. 제3매립지 설계를 맡은 현창열 기술사(47)는 “쓰레기의 성상(性狀) 자체가 바뀌면서 지금의 기반시설이 다 필요 없어지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직매립 0%가 달성되면 매립되는 쓰레기가 없어지고 침출수와 메탄가스도 사라지게 된다는 것. 전부 다 소각되는 쓰레기의 재만 상자에 담아 차곡차곡 쌓아두는, ‘쓰레기의 납골당’ 같은 모습으로 남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쓰레기장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단 사람들을 말한다. “고되고 험한 처리 업무는 로봇들이 대체하고 공단의 전문 인력들은 에너지 생산과 개발에 더 매진하는 연구소, 혹은 거대 실험단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쓰레기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면 매립 완료 후 골프장으로 바뀐 옛 쓰레기장을 석탄광산처럼 다시 캐내게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다. 공사 입사 5년 차인 강현경 주임(32)은 “이곳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쓰레기 처리의 ‘테스트베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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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기획]폐광-버려진 동굴의 눈부신 변신

    깊숙한 지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짜릿함. 폐광이나 동굴을 개조해 관광지로 변신시키는 시도가 이어지는 주된 이유다. 일본 가고시마 현의 긴잔구라 관광지는 금을 캐던 폐광을 양조 숙성장으로 바꾼 사례. ‘도콧코 열차’라고 불리는 갱도 열차를 타고 지하 350m 깊이의 광산 내부에 들어가면 일본의 전통주 숙성고를 볼 수 있다. 500여 개의 거대한 술 드럼통이 늘어서 있는 곳에서 일본 전통술의 제조법을 배우고 시음할 수 있다. ‘동양 최고의 금광’임을 홍보하기 위해 갱도에 금맥을 그려 넣었고 당시 금을 캐던 광부들의 작업 현장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폴란드의 비엘리치카 광산은 180개가 넘는 갱도의 전체 길이가 300km에 달하는 거대한 소금 광산이다. 지하 327m 깊이의 내부는 광부들이 직접 소금을 조각해 만든 각종 조각상과 부조 벽화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헝가리에서 폴란드로 시집오면서 소금 광산을 지참금으로 가져왔다는 킹가 공주의 전설도 조각상으로 구현돼 있다. 층마다 구획이 나뉜 22개의 공간에서는 연주회나 전시회 같은 행사를 열고 예배실에서는 실제 예배도 진행한다. 지하 갱도로 내려갈 수는 없지만 폐광 관련 시설이나 지상 건물을 활용해 테마 명소로 재탄생시킨 경우도 있다. 독일 에센의 촐페라인은 1970년대 ‘라인 강의 기적’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던 탄광이었지만 이후 환경오염 문제와 석탄산업의 몰락으로 1986년 문을 닫았던 곳. 한국의 파독광부들이 일했던 광산이기도 했다. 독일은 폐광된 이곳의 증기보일러실을 디자인 박물관으로, 샤워장을 극장으로, 석탄 세척실은 전시관과 카페 등으로 개조해 연간 20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문화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촐페라인 탄광은 폐광지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으며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강원 정선군의 삼탄아트마인은 이 촐페라인 탄광을 벤치마킹해 만든 복합예술문화공간이다. 2001년 문을 닫은 광산에 폐광지역 경제진흥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1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수평갱도는 동굴 갤러리로 활용했고, 서늘한 기온이 유지되는 갱도 내부의 특성을 살려 와인 저장고도 만들었다. 삼탄아트마인 김민석 대표가 30년간 150개국을 돌아다니며 모았다는 도자기와 조각 등 10만 점의 예술품 일부도 볼 수 있다. 수도권 유일의 폐광을 관광지로 바꿔 올해 4월 유료 개장한 광명동굴은 설계 단계에서 이런 국내외 사례들을 참고했다. 광명시는 대표단을 각 지역 현장에 파견해 벤치마킹할 부분들을 조사, 분석했다. 석회암 채석장을 와인 저장소로 이용하는 프랑스 파리의 ‘카브 드 생 모리스’, 핀란드 헬싱키의 지하수영장과 뉴질랜드 와이토모 동굴, 대만의 핑시 석탄 박물관 등의 사례도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의 치싱옌(七星巖) 동굴은 반면교사의 사례로 보고서에 기록됐다. 현장을 다녀온 광명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관리하는 데 실패한 결과 관람객의 발걸음이 뜸해진 동굴 내부가 폐허처럼 느껴졌다”며 “당시 출장길에 ‘우리는 절대로 저렇게 개발하면 안 된다’는 다짐을 했었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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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해진 미세먼지… 수도권 농도, 예년의 3배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가을 미세먼지 공습이 앞으로 만성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충청, 강원 등 중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모두 ‘나쁨’(81∼150μm) 상태가 지속됐다. 경기 수원시 신풍동의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94μm, 경기 파주시 금촌동은 220μm까지 치솟았다. 예년 가을 평균의 3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번 미세먼지는 주말께나 되어야 차츰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환경과학원 송창근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동풍이 편서풍을 가로막으면서 바람이 사실상 멈춰버린 상태”라며 “이 때문에 축적된 미세먼지가 서해상에 꽉 차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가을 미세먼지 농도는 중국발 오염물질의 영향이 30∼40%, 국내 배기가스 등의 영향이 40∼50%다. 이달 중순부터 중국에서 난방이 시작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고, 극심한 국내 가뭄으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매년 가을 가뭄이 극심해지고 중국의 공장과 자동차 배출가스도 늘면서 이 시기 미세먼지의 공격은 상시화, 만성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쿼리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 증가세는 향후 10년간 8∼12%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은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과 업무협약을 맺고 내년 초부터 서해안에서 중국발 미세먼지를 포함한 오염물질의 장거리 대기이동 등에 대한 공동 조사연구를 시작한다. 과학원의 홍유덕 대기환경연구과장은 “나사의 기상관측 항공기가 두 달 동안 서해상의 상공을 샅샅이 뒤지며 중국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의 경로와 발생 원인, 이동 메커니즘을 규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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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난화가 몰고 온 가뭄… 2015년으로 끝나지 않는다

    중부지방을 목 타게 하는 최악의 가뭄은 올 한 해의 특이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글로벌 기후변화 속에서 한반도에 나타나는 이상 기후의 하나로, 지속적인 추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가뭄의 직접적인 원인이 ‘슈퍼 엘니뇨’(적도 인근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 탓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올해 유난히 강력한 엘니뇨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에는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다. 과거의 추이를 보면 국내 연간 강수량은 꾸준히 증가해온 반면에 강우 횟수는 감소해왔다.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와 가뭄 피해가 동시에 심화돼온 셈이다. 지역별 강수량의 양극화도 커지고 있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비는 많이 오는데 정작 육지에는 물이 없어지는 현상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가뭄은 더 심각해지고 이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도 현재보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물 부족 현상은 △수질 및 토양 악화 △산불 등 재해의 증가 및 대형화 △농업 생산량 감소 △수력발전 감소 등의 문제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가뭄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한반도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며 동식물의 분포와 식생은 물론이고 농업 해양 산업 보건 등 여러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제5차 기후변화 보고서와 기상청, 환경부의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등에 따르면 205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2도에서 최대 4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일수는 5.8일, 열대야 일수는 10.8일 더 많아진다.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현재대로 유지할 경우 21세기 후반(2071∼2100년) 한국의 기온은 현재보다 5.3도 높아지는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이 온대가 아닌 아열대기후에 들어가게 된다는 의미다. 농업 분야에서는 폭염 폭설 한파 폭우 등의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농작물의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첫서리가 늦어져 무상(無霜) 기간이 길어지고 돌발 병해충이 많아지는 가운데, 논농사에서 벼물바구미, 혹병나방, 줄무늬잎마름병, 잎집무늬마름병 등의 피해가 특히 확산될 수 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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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옛 소련 상수도 아직 사용…5세이하 11% 관련 질병 사망”

    “100년 만에 최악이라는 북한의 ‘왕가물(가뭄)’ 피해는 남한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북한의 열악한 물 인프라는 통일이 되면 결국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될 겁니다.” 국내의 해수·담수 분야 전문가인 김승현 경남대 교수(사진)가 최근 UNIST,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소속 전문가들과 함께 사단법인 북한물연구회를 설립했다. 김 교수는 수자원 개발과 관련한 국내 토목공학 분야의 권위자. 북한의 물 문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하던 분야. 하지만 통일준비위원회가 최근 환경부 관계자들을 불러 관련된 논의를 하는 등 조금씩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김 교수는 “북한 측 통계로는 북한의 상수도 보급률이 80∼90%에 이르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이는 믿을 수 없는 수치”라고 말했다. 과거 옛 소련의 도움으로 상수도를 설치했지만 워낙 오래돼 상수도관이 노후화되고 시설 투자나 관리가 거의 되지 않는 실정이라는 것.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정화되지 않은 강물을 그대로 퍼 마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북한은 농약과 인분 등에 의한 수질오염, 정수처리시설 및 정수약품 부족, 공장 폐수로 인한 중금속 오염 등 물과 관련된 여러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세 이하 유아 중 11%는 부적합한 식수로 설사병 등을 앓다가 사망한다. 유엔아동기금(UNICEF)과 국제적십자사 등은 7월 잇따라 성명을 내고 “북한에서 물 부족으로 수인성 질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과 5세 미만 어린이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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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판 주세요” 보드마커 잡은 이회성 의장

    “여기 칠판 좀 갖다 주세요. 제가 직접 설명하겠습니다.”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 회의실. 한국인으로는 처음 기후변화 관련 국제기구의 수장에 선출된 이회성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신임 의장의 기자회견이 한때 ‘깜짝 특강’으로 바뀌었다. 기후변화 대응과 산업계의 반응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던 이 의장이 “설명이 좀 필요한 부분”이라며 팔을 걷어붙인 것. 기자회견장에 예정에 없던 화이트보드가 설치되자 이 의장은 강단에서 내려와 보드마커를 집어 들었다. ‘경제활동→지구 온난화 심화→과학적 분석→대응정책 수립→경제에 다시 영향’ 등의 순환 구조와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 문제를 도표 및 그래프를 그려가며 설명했다. 이 의장은 “이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그만큼의 비용을 물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며 이른바 ‘탄소 프라이싱(carbon pricin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친형인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처럼 “정치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치보다 IPCC가 훨씬 흥미롭다”며 “195개 회원국의 의견을 조율하는 의장 역할에 더 많은 정치력이 요구된다”고 답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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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 타고 속 타는데… 10월 둘째주 주말 전국 ‘찔끔 비’

    주말 전국에 비 소식이 있겠지만 중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전국이 차차 흐려져 새벽 경기 서해안에서 비(강수확률 60∼80%)가 오기 시작해 밤에 남부지방으로 확대되겠다. 경북과 전북은 11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지면서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지만 중부지방에서는 하루 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5∼20mm. 중부 내륙지역의 극심한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크게 모자라는 양이다. 가을 태풍도 끝나가는 시점이어서 겨울까지 물 부족을 해결할 만큼 충분한 강수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중형급 제23호 태풍 초이완이 최근 북상 중이었으나 9일 오후 일본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소멸됐다. 한편 충남 서부 8개 시군이 20% 제한급수에 들어간 가운데 가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상청에는 인공강우 가능성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공강우는 하늘에 비행기나 로켓, 지상발생기 등을 이용해 공기 내 수증기를 뭉치게 하는 강우촉진제(요오드화은, 드라이아이스, 염화나트륨 등)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최근 인도네시아가 급증하는 산불을 잡기 위해 인공강우 생성을 시도해 관심을 모았다. 중국과 미국도 가뭄 해결을 위해 수십 년 전부터 대규모 인공강우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은 한국기상과학원에서 용평 등지에서 매년 소규모 실험을 해왔지만 아직 실용화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선진국에 비해 기술이나 보유 기상장비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상청 정현숙 대변인은 “인공강우도 공기 속에 수증기가 충분해야 시도해볼 수 있는데 현재는 너무 건조해서 설령 기술과 장비를 갖췄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강수지역의 오차 범위가 크기 때문에 중국처럼 땅이 넓지 않은 한국에서는 정확히 비가 필요한 지역에서 비가 내리도록 하는 게 힘들다고 설명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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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회성 고려대교수 “한국, 기후변화 글로벌 이슈 주도할것”

    “한국이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이슈를 주도해주기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가 엄청나다고 느꼈습니다. ‘포스트 2020(Post-2020)’ 기후 체제에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공통된 합의점을 찾아내는 데 중심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지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핵심 국제기구의 수장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고려대 에너지환경정책기술대 이회성 교수(70)가 선출됐다. 이 교수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동생이다.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6일(현지 시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선거에서 이 교수를 제6대 의장으로 선출했다. 벨기에 미국 시에라리온 등 6개국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이 교수는 장 파스칼 후보(벨기에)를 22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임기는 5∼7년(향후 기후변화 보고서가 나오기까지의 기간)이다. 이 신임 의장은 당선 직후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기후변화 대응은 직접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 외에 각국이 재난대책 수립과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줄여나가는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PCC가 과학적 연구 외에 이런 실천적 적응 방안에 대해서도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신임 의장은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이제 마음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온실가스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로 인해 달라질 경제, 사회의 모습에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재생에너지 개발과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 혁신적 투자,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밖에서는 우리가 그 어떤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잘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보지만 국내에서는 IPCC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많은 게 현실”이라며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신임 의장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초대원장을 지냈고 20여 년간 IPCC의 실무그룹 공동의장 및 부의장 등으로 일하면서 환경과 기후변화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그의 당선으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논의의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기후변화 정책에서도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IPCC는 199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로 195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 과학자가 참여해 발간하는 IPCC의 평가보고서는 기후변화 관련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핵심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 단체는 2007년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과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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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크스바겐 환경개선부담금 재징수 추진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과 관련해 환경부가 그동안 ‘유로 5’ 기준 이상의 경유차에 대해 면제해 왔던 환경개선부담금을 다시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과거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경유차에 대해 1년에 두 차례 환경개선부담금(상·하반기 각 4만7000원 안팎)을 부과했지만, 2009년 이후 ‘유로 5’ 기준을 충족시킨 차량은 저공해 차량으로 보고 이를 면제해 왔다. 그러나 폴크스바겐 측이 유로 5 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조작을 시인하면서 부담금을 면제할 이유가 사라진 것. 환경부 관계자는 6일 “최종적으로 인증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 부담금을 소급 징수할 여지도 생기게 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는 이날 국내에 수입된 폴크스바겐 경유차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제 도로 주행 검사를 서울과 경기 일대 도로에서 진행했다. 첫 번째 검사 대상인 ‘유로 6’ 기준의 골프(GTD) 차종에 이동식 배출가스 측정 장치(PEMS)를 달고 약 67km 구간(행신역∼의정부∼외곽순환고속도로∼고양 나들목)을 달리면서 100분 동안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측정했다. 7일에는 능곡역에서 출발해 서강대교∼인천공항고속도로∼금산 나들목으로 이어지는 117km 구간에서 2차 검사가 진행된다. 교통환경연구소는 두 가지 경로를 모두 주행한 뒤 조작 여부에 대한 종합적인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골프에 이어 제타, 비틀, 아우디 A3 등 나머지 6종에 대해서도 11월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검사가 이뤄진다. 앞서 교통환경연구소가 이 차량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실 내 검사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인증기준(km당 0.08g) 이하로 나와 기준을 충족시켰다. 관건은 급가속과 급제동, 경사진 언덕 주행, 에어컨 가동, 고온 등 다양한 상황 변수들이 추가되는 도로 주행에서 배기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이다. 배기가스 배출량은 저감장치 조작을 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도로 주행 시 조건의 차이 때문에 ‘유로 5’ 차량의 경우 실험실 검사 결과보다 최대 9.6배, ‘유로 6’의 경우에도 2.8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작이 확인된 미국에서는 35배 이상 차이가 났다. 환경부는 “7개 차종의 최종 검사 결과와 함께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에서 내놓을 조작 여부와 방식에 대한 발표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1월에 결론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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