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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반죽이 다 됐나요? 그럼 이제 앞에 놓인 버터를 넣어 볼까요. 비닐 끝까지 쭉 짜서 버터를 넣고 반죽이랑 섞어 주세요. 손이 미끌미끌해져도 괜찮아요.” 고소한 버터 냄새가 진동하는 커다란 주방. ‘밀크빵 만들기 체험교실’에 참가 중인 아이들이 정신없이 밀가루 반죽을 주물러 대고 있었다. 요리대 위에서 치대면 좀 더 쫄깃하고 맛있는 빵이 된다는 진행자의 설명에 곧 탁 탁 반죽을 쳐대는 소리가 경쟁적으로 울려 퍼졌다.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서 딸기잼에 잘게 쪼갠 견과류까지 넣고 돌돌 말아 빵 모양을 만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40분. 이곳은 전북 고창군 상하면의 ‘상하농원’ 내 밀크빵 공방. 우유 및 낙농업과 연관된 농원 내의 각종 체험교실 가운데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이다. 수제 소시지 만들기와 송아지 우유 먹이기, 텃밭 가꾸기 같은 다른 체험활동과 과일공방 견학을 끝내고 돌아올 때쯤에는 오븐 속에서 소복하게 부풀어 오른 밀크롤빵이 완성된다.키우고 만들고 해보고 상하농원은 유제품 생산업체인 매일유업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대규모 낙농체험 마을이다. 이른바 ‘6차산업’을 제대로 실현해 보자는 구상으로 이 회사가 2009년부터 시도해 온 프로젝트. 9월 부분 개장을 한 이 농원은 내년 4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현재 시범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6차산업은 1차산업(농업 생산)과 2차산업(가공업), 3차산업(서비스 유통 관광 등)을 모두 합친 것이다. 이 3단계를 단순히 더하는 수준을 넘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고부가가치를 생산하자는 게 6차산업의 핵심이다. 즉, 낙농과 축산 분야의 제품을 생산해 가공, 유통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활용한 관광산업을 키워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끌어낸다는 것이다. 상하농원은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는 ‘상하목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고창 지역의 축산 농가들이 생산하는 원유를 제공받아 우유는 물론이고 버터와 치즈, 요구르트 같은 가공품을 생산해 판매한다. 상하농원의 레스토랑과 체험공방에서 쓰이는 각종 재료는 모두 여기서 가져오는 것이다. 밀크빵 공방을 나서자 넓게 펼쳐진 청보리밭이 눈에 들어왔다. “내년 봄이 되면 청보리와 함께 여기서 각종 채소를 키우게 될 겁니다. 사람들이 농업 체험을 할 수 있는 텃밭도 따로 만들 생각이고요. 농약을 쓰지 않고 키우는 토마토와 상추, 오이, 배추 같은 채소들이 농원 내 레스토랑의 재료가 되지요.” 상하농원의 박재범 대표가 청보리밭 옆의 공터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총규모가 9만 m²에 이르는 농원은 우유를 소재로 하는 밀크빵 및 젤라토(아이스크림) 공방 외에 과일로 잼이나 퓌레를 만드는 과일공방,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숙성시키는 발효공방, 소시지와 햄을 만드는 소시지공방, 고창 특산품인 복분자를 주제로 한 복분자공방 등을 갖추고 있다. 공방이 몰려 있는 중심부 뒤쪽의 축사에서는 젖소들에게 여물을 주고 직접 젖을 짜볼 수 있었다. 파란색 지붕에 붉은 페인트를 칠한 아담한 축사는 체험활동을 위해 따로 만들어진 곳. 우유를 받아먹는 송아지를 만지며 아이들이 까르르 웃어대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초등학교 4년생인 아들과 함께 온 전주혜 씨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코스”라며 “지역 농가에 수익이 돌아간다는 말을 듣고 농원 안에 있는 ‘마켓’에서 파는 나물이랑 곡물도 많이 샀다”고 말했다.우리도 ‘모쿠모쿠 농장’처럼 상하농원의 벤치마킹 상대는 일본의 모쿠모쿠 농장. 미에(三重) 현 이가(伊賀) 시에 위치한 이곳은 연간 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체험농장이다. 1987년 소시지를 팔기 위해 시작한 작은 체험교실은 이후 아기돼지 경주와 축사 견학을 비롯한 각종 볼거리를 늘리며 확장을 거듭했다.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각종 일본 과자와 기념품 등 아기자기한 제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제는 일본식 온천에 39실의 숙소까지 갖추고 매년 전국에서 50만 명의 관광객을 맞는 테마파크로 거듭났다. 농장 내 ‘파머스 마켓’에서는 지역 농민들이 키운 채소와 과일들이 거래된다. ‘모쿠모쿠’가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면서 농장 내 식당에는 늘 손님들이 북적거린다. 경영진은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 지점들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해 또 다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모쿠모쿠 농장의 성공은 지역 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20대 청년들이 농장 직원으로 취직해 농업에 뛰어들면서 평균연령이 확 낮아졌다. 일자리가 생기고 생산품의 유통이 늘어나면서 농가의 소득도 많아졌다. 성공 노하우를 배우러 전국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시찰단이 끊이지 않고 찾아온다. 매일유업도 2009년 모쿠모쿠 농장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사업 내용과 시스템을 연구해 왔다. 장기적으로 농원 안에 스파 리조트와 호텔을 짓겠다는 구상도 모쿠모쿠에서 따온 것이다. 매일유업 김선희 대표는 “모쿠모쿠 농장이 성공한 것처럼 우리도 한국을 대표할 체험농장을 만들어 보자는 목표로 건축 자재나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며 “앞으로 5년 정도는 수익을 낼 생각은 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하농원의 ‘6차산업’ 프로젝트가 국내 첫 시도는 아니다. 앞서 전북 임실의 치즈마을은 유제품 생산과 함께 치즈와 피자 만들기, 동물농장 등의 체험교실을 운영하며 연간 150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대관령목장 등 낙농업이 중심인 지역에서도 우유 짜기를 비롯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현장학습 대상 1순위로 꼽는 코스들이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는 영세한 규모로 운영돼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브랜드 파워가 크지 않다 보니 전국적으로 제품을 유통,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업체도 많다. 초반에 백화점 등에 납품하며 사업을 확장하다가 높은 수수료율, 상하기 쉬운 유제품의 질 유지 등의 문제로 거래를 중단한 사례도 있었다.우유로 할 수 있는 모든 것 상하농원의 경우 유제품 생산 인프라와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이 뛰어든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도 쇠퇴해 가는 농업 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차원에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상하농원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가 전체 370억 원의 설립 비용 중 27%에 이르는 100억 원을 부담했다. 낙농업계는 매일유업의 이런 시도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우유 생산량은 크게 늘었는데도 소비가 줄면서 유제품의 값은 크게 떨어진 상태. 2012년 구제역 파동 이후 부족해진 젖소를 늘리는 정책을 쓴 결과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졌다. 그런데도 원유가 연동제에 묶여 가격을 조정할 수 없는 탓에 낙농업자들은 우유를 길바닥에 버리거나 젖소를 대량 도축해야 할 판이다. 더구나 최근 유제품 시장의 위기는 글로벌 현상이라는 점에서 단기간에 해결이 쉽지 않다. 유제품의 과잉공급, 시장의 수요 감소 등으로 국제 우유가격은 50%가량 하락했다. 유제품은 보관과 유통기한의 문제 등으로 수출도 쉽지 않다. 김선희 대표는 요즘 주말마다 상하농원을 찾아 공방 곳곳을 살펴보고 다닌다. 내년 봄 본격적인 관광철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손질할 곳이 많다고 했다. 그는 “우유만 팔던 시대는 끝났다”며 “미래의 새로운 가치창출 모델을 찾기 위해 우유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창=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농업을 바탕으로 체험과 관광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만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각종 과일이나 곡물, 토산품들이 대부분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돼 고유한 분위기와 문화가 함께 자리 잡은 경우가 많기 때문. 주말을 이용해 놀이와 교육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에듀팜(edu-farm)’ 등으로 불리는 체험교실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강원 횡성에 위치한 에덴양봉원은 꿀을 소재로 한다. 대를 이어가며 50년 넘게 양봉을 해온 농가에서 각종 꿀 선물세트와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같은 제품 생산 외에 꿀벌학교를 만들고 벌꿀을 채취하는 학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사라져가는 벌의 중요성을 가르치며 환경 교육도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에덴양봉원 측은 강조한다. 경기 남양주시 대가농원은 유기농 딸기와 감자 고구마 같은 생산 작물을 100% 체험사업에 사용한다. 적자에 허덕이던 농장의 매출이 체험사업을 시작한 이후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본 농장주가 체험학습에 집중해왔다. 방문객들은 딸기를 직접 따서 잼과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떡메치기와 두부 만들기 체험 같은 농가체험도 함께 해볼 수 있다. 매년 2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체험농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경기 양평의 다물한과는 전통 방식으로 제조하는 전통한과를 앞세웠다. 찹쌀을 반죽해 꽈리 모양을 만들고 식용유에 튀긴 뒤 조청과 튀밥을 묻혀내는 과정의 일부는 일반인도 제한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유치원생뿐 아니라 인근 군부대와도 연계해 군인들의 체험활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개인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체험농장 외에 마을 전체가 조합의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곳도 적지 않다. 마을 단위로 투자해 굵직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감미로운 마을’의 핵심은 단감. 감을 따서 단감와인과 단감파이, 감식초를 만들고, 감잎차를 만들어 마셔보는 등의 활동들이 준비돼 있다. 감 외에 계절별로 딸기와 수박 토마토 등 다른 과일과 야채를 활용하는 등 농촌체험의 종류만 65가지에 달한다. 이곳은 ‘우프(WWOOF) 호스트 마을’로 지정돼 있는 것도 특징. ‘전 세계 유기농가 체험’이라는 영어의 줄임말인 우프는 여행객이 농가에 들어가 하루 4∼6시간 일하고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받는 프로그램이다. 홈페이지 정보를 보고 찾아와 농가에 머무는 외국인들과 길에서 심심찮게 맞닥뜨리게 된다. 이 밖에 경기 파주의 산촌생태관광마을은 머루, 충남 서천의 달고개 모시마을은 모시, 강원 양양의 해담마을은 표고버섯 등 특산품을 활용해 관광과 생태체험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 농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계절별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체험 지도자들이 진행하는 활동 중에는 예약을 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5000∼1만2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생수 한 병 10.6g, 아메리카노 한 잔 21g, 카페라테 한 잔 340g….’ 시판 음료수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계산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수치들이다. 카페라테는 음료의 양은 아메리카노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커피에 넣는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이 매우 높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늘었다. 2020년 글로벌 ‘신기후체제’ 출범을 앞두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목받는 개념이 ‘탄소발자국’. 이는 사람이나 동물의 흔적을 남기는 발자국처럼 제품의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탄소발자국을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홈페이지(www.kcen.kr)에 올려놓고 있다. 특정 기간의 가스와 전기, 물 사용량 등을 입력하면 얼마만큼의 탄소가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람은 8만여 명으로 1가정(4인 가족)의 한 달 평균 탄소 배출량은 103.625kg이었다. 이는 어린 소나무를 37그루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배출량이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박형진 홍보팀장은 “사람들마다 일상의 소비와 생활 패턴이 달라서 먹고 마시고 활동하는 과정의 탄소 배출량까지 하루 단위로 계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발자국 인증제도를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의 경우 포장에 탄소발자국을 표시한 제품이 2만5000여 개에 달한다. 감자칩 스낵인 워커스 크리스프는 ‘탄소발자국 75g’, 과일 음료인 이노센트 스무디는 ‘탄소발자국 294g’이라고 표시해 놓는 식이다. 영국 정부가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가 인증하는 탄소발자국 마크를 붙인 제품은 테스코를 비롯한 유통업체에서 각종 우대 혜택을 받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 S시리즈가 최근 영국 카본 트러스트에서 ‘탄소발자국 최우수 제품상’을 받았고,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최초로 인증을 따냈다. 한국도 탄소발자국과 유사한 개념의 ‘탄소성적표지’ 제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생수와 소주, 감자칩 등을 포함해 1000여 개 제품이 이 인증을 받았지만 아직 일반인의 인식이 낮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 탄소발자국 ::사람의 활동 혹은 기업의 제품 생산부터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량. 인간 활동의 흔적으로 남는 탄소 배출량을 발자국처럼 상징화한 개념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답을 얻어낼 때까지 이 싸움을 계속할 겁니다. 이미 4년이 지났지만 40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입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몰 앞.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안성우 씨(38)가 커다란 대형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IFC몰에는 가습기 살균제 시장의 80%를 점유했던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입주해 있다. 그는 이날부터 이달 말까지 매주 월요일 낮 12시부터 다음 날 낮 12시까지 24시간 동안 ‘항의행동’에 들어갔다. 옆에는 밤을 지내기 위한 작은 텐트도 쳐놨다. 안 씨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임신 7개월이던 부인(당시 33세)과 배 속의 태아를 한꺼번에 잃었다. 아들(7세)도 폐섬유화증을 앓고 있다. 그의 이번 시위는 지난달 10박 11일 동안 자전거로 부산~서울의 주요 도시를 돌며 진행한 1차 캠페인에 이어 두 번째다. “자전거로 전국을 돌면서 만난 많은 분들이 ‘아직도 그 사건 해결이 안 됐느냐’며 놀라더군요. 독성이 있는 가습기 살균제로 143명이 사망했는데 아직까지 책임지는 사람도, 회사도 없다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런 현실을 알리고 회사에 책임을 촉구하는 것, 이게 제가 아내를 위해서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입니다.” 안 씨는 1인 시위뿐만 아니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과 함께 사망자 추모 촛불시위와 기자회견 등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자전거 캠페인을 비롯한 각종 노력에도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는 검찰의 수사 진행을 촉구하고, 환경부가 12월 말까지 진행하는 피해자 추가 신고 접수 등을 알리는 것도 2차 항의 행동의 목표 중 하나다. 최근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사연이 보도되면서 뒤늦게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안 씨는 “검찰이 4년이나 지나 최근에야 수사를 재개했다는데 기업들이 아직까지 자료를 남겨 놨겠느냐”며 “기업에 면죄부만 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대로 주저앉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인상을 치른 뒤 회사도 사직한 채 2년간 홀로 충북 옥천의 작은 암자에 파묻혀 살던 그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항의행동에 나서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부산에서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아들에겐 “아빠가 하늘나라로 간 엄마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크리스마스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는 “내가 사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결국 내 손으로 아내와 아이를 죽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아들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남은 아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그동안 안심과 등심이 연결된 쇠고기 티본(T-Bone)스테이크는 국내에서 외국산만 유통됐지만 앞으로는 한우 티본스테이크도 선보이게 된다. 건물 부설 주차장에 물건을 사고파는 직거래장터가 들어설 수 있게 되며, 미국 비자를 받아 한국을 경유해 괌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도 허용된다. 화학물질 등 환경 관련 규제는 대폭 완화된다.○ 온천 등록 규제완화 정부는 3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부산 부산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제3차 규제개혁 현장점검회의’를 열어 98건의 규제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식육판매업자들은 ‘식육의 부위별·등급별 및 종류별 구분방법 고시’에 규정된 부위(쇠고기 10개, 돼지고기 7개) 이외에도 다양한 부위가 혼합된 한우와 돼지고기 제품을 만들어 독자적인 이름을 붙여 팔 수 있다. 이에 따라 등심과 삼겹살이 혼합된 ‘등삼겹’ 같은 제품을 국산 돼지고기로 만들어 팔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부위나 혼합제품의 명칭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티본스테이크 등은 외국산만 유통됐다. 정부 관계자는 “다양한 식육 부위가 개발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동시에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온천장 등록규정도 완화된다. 지금까지 관광진흥법상 온천장으로 등록하려면 대중목욕시설뿐만 아니라 실내수영장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했다. 업계는 온천 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실내수영장을 갖춰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영세 사업자들이 진출하기 어렵다는 민원을 계속 제기해왔다. 일본에서 영업 중인 온천장 업소는 2만2000여 곳에 이르지만 한국의 온천장 업소는 6곳에 불과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온천장 등록 기준에서 실내수영장 보유 의무를 제외하기로 했다. 또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보전관리지역 내에 설치가 금지됐던 화물차 차고지를 일정 조건 아래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보전관리지역 내 공장이 있는 고압가스 제조·판매업체가 해당 규정 때문에 충전 운반차량의 차고지를 공장 이외 지역에 설치해야 했다. 또 개발제한구역 내에 공장을 증축하는 조건이 매우 까다로웠지만 ‘불가피하게 필지가 분할된 경우’에 한해 건축을 허용하는 등 일부 규정이 완화됐다.○ 환경규제도 대폭 완화 이번 규제개혁안에는 화학물질 규제 완화안도 대거 담겼다. 화학물질 규제에 대해 그동안 산업계는 “산업현장에서 법을 지키기 어려울 정도로 불합리한 규제가 많다”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2012년 경북 구미의 불산 사고 이후 제정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은 모든 신규 화학물질 또는 연간 1t 이상 제조·수입·판매하는 화학물질의 경우 그 유해성 등을 평가해 관련 정보를 등록하도록 했다. 또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은 화학물질의 장외영향평가와 관리계획 작성 등을 의무화했다. 산업계는 “위험을 관리하자는 법의 취지는 좋지만 유해화학물질을 직접 취급하지 않는 단순판매점에도 관리자를 선임하도록 하는 등 산업현장에서 법을 지키기 힘든 상황이 많다”고 호소했다. 환경부는 이번에 산업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20여 개 조항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안정성이 인정될 경우 유해화학물질의 실내저장시설 높이 기준(6m)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또 건축물의 불연재료 사용이나 방류벽 설치 의무도 면제받게 됐다. 연구개발 중인 화학물질의 영업비밀이 공개될 우려가 있을 때는 관련 서류는 제출하지 않도록 규정을 바꿨다. 홍성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재정금융팀장은 “이번 규제개선 수용 범위가 예상보다 컸다”며 “특히 현장에서 개선을 건의한 애로점들을 적극적으로 들어줘 각 사업장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인허가 기준 등 재계가 시급한 개선을 요구한 규제는 이번에 빠져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규제개혁을 통해 8760억 원의 경제적 효과와 약 800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황 총리는 “규제를 받고 있는 국민과 기업의 편에서 선제적으로 규제를 해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이정은·김창덕 기자}

4일 전국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뚝 떨어지겠다. 눈이 그치면서 전날 내려져 있던 대설주의보는 대부분 해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경기 남부와 충남북 이남 등 중부 내륙지방에는 이틀째 눈(확률 60∼80%)이 이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4도, 낮 최고기온은 2도에서 11도. 경기 파주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 서울 충주 춘천이 영하 4도, 수원 영하 3도 등까지 내려가 한겨울 날씨를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전 해상(남해 및 동해 앞바다 제외)에서 2∼6m로 매우 높게 일다가 점차 낮아지겠고, 남해와 동해 앞바다에서는 1∼3m로 일겠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에는 6.5cm의 눈이 쌓였다. 서울에 6cm 이상 눈이 쌓인 것은 2013년 2월 3, 4일(16.5cm)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이다. 강원 횡성에는 11cm, 충북 제천은 10cm, 강원 평창에는 5.5cm가 쌓이는 등 전국 곳곳에 눈이 내려 40여 개 시군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단순한 합의문 수준으로 채택하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닙니다. 강하고 야심찬 새 합의를 도출하려고 왔습니다. ‘2도’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법적 구속력 있는 신기후체제가 필요합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주요 협상그룹 중 하나인 환경건전성그룹(EIG) 대표로 기조발언을 했다. EIG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중간자적 입장을 표명하는 그룹으로, 한국 스위스 멕시코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등 5개국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이 대표로 기조발언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장관은 회원국의 90%가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제출한 것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각국이 제출한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글로벌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지속가능한 합의를 이끌어 내려면 각 회원국들의 능력과 상황에 맞게 의무를 부여하는 현실적이고 유연한 접근을 해야 한다”며 선진국과의 차별적 접근을 주장하는 개도국의 입장을 지지했다. 개도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도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빈국 지원을 위해 ‘기후 재정(climate finance)’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기 위한 강력한 투명성 체제(측정 보고 검증)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개도국을 향한 선진국의 메시지에도 힘을 실었다. 한편 한국은 총회가 열리고 있는 파리의 르부르제 전시장에 한국관을 설치하고 물과 폐자원,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건물 등 4가지 분야에서 총 6개의 기술을 모형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11일 폐막까지 이곳에서 26개 세미나를 진행해 모두 30개 친환경 기술과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해외에 소개할 방침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파리=공동취재단}

“까다롭고 높기로 유명한 유럽연합(EU)의 진입장벽, 저희가 한 번 깨 보겠습니다.” 유럽의 ‘심장’으로 불리는 벨기에 브뤼셀에 최근 한국의 젊은 사업가 30여 명이 동시에 발을 디뎠다. 이들은 유럽연합(EU)의 공공조달 시장 진출을 시도하기 위해 파견된 한국 시장개척단. 이들은 12개 EU 회원국의 59개 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코트라(KOTRA)가 주최한 이틀간의 기업 설명회와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했다. LED조명이나 의료기기 외에 환경 분야 기업들이 참여한 것은 처음. 폐수와 슬러지 처리, 상하수도 같은 수처리 시설 및 관련제품 분야에서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참여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우수환경기업’으로 지정, 지원하고 있는 중견업체들이다. 에이앤티21의 고경한 부사장은 한 기계공고에서 교사를 하다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공학도 출신의 경영인. 친형과 의기투합해 만든 원통형 모양의 폐수처리 제품으로 연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유럽시장은 기준이 까다롭고 언어장벽도 높은데다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의 내용을 잘 몰라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그래도 워낙 크고 중요한 시장이라 계속 두들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워터테크놀로지의 반대성 부사장은 영어학원 강사 출신으로 환경기업 운영에 뛰어들었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유럽 각국의 바이어들과 대화를 나누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 부사장은 “EU 관계자들이 우리 제품을 보고 ‘신기한 기술’이라며 이것저것 질문했다”고 전했다. 고열로 슬러지를 건조시키는 대신 전기자극을 줘서 수분을 빼내는 ‘틈새 기술’로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 다들 큰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EU의 공공조달 시장은 1조7000억 유로에 이르는 거대 시장임에도 한국 기업들의 진출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먼데다 독일 등 서유럽의 기술에 밀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동유럽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EU 기금이 집중 배정되면서 다시 국내에서 조명받고 있다. 정부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지에서 만난 덴마크 관계자는 “한국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있어서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했다”고 했다. 3년째 참석한다는 헝가리 관계자는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매년 관심있게 한국 기업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브뤼셀=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까다롭고 높기로 유명한 유럽연합(EU)의 진입장벽, 저희가 한 번 깨 보겠습니다.” 유럽의 ‘심장’으로 불리는 벨기에 브뤼셀에 최근 한국의 젊은 사업가 30여 명이 동시에 발을 디뎠다. 이들은 유럽연합(EU)의 공공조달 시장 진출을 시도하기 위해 파견된 한국 시장개척단. 이들은 12개 EU 회원국의 59개 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코트라(KOTRA)가 주최한 이틀간의 기업 설명회와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했다. LED조명이나 의료기기 외에 환경 분야 기업들이 참여한 것은 처음. 폐수와 슬러지 처리, 상하수도 같은 수처리 시설 및 관련제품 분야에서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참여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우수환경기업’으로 지정, 지원하고 있는 중견업체들이다. 에이앤티21의 고경한 부사장은 한 기계공고에서 교사를 하다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공학도 출신의 경영인. 친형과 의기투합해 만든 원통형 모양의 폐수처리 제품으로 연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유럽시장은 기준이 까다롭고 언어장벽도 높은데다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의 내용을 잘 몰라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그래도 워낙 크고 중요한 시장이라 계속 두들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워터테크놀로지의 반대성 부사장은 영어학원 강사 출신으로 환경기업 운영에 뛰어들었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유럽 각국의 바이어들과 대화를 나누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 부사장은 “EU 관계자들이 우리 제품을 보고 ‘신기한 기술’이라며 이것저것 질문했다”고 전했다. 고열로 슬러지를 건조시키는 대신 전기자극을 줘서 수분을 빼내는 ‘틈새 기술’로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 다들 큰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EU의 공공조달 시장은 1조7000억 유로에 이르는 거대 시장임에도 한국 기업들의 진출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먼데다 독일 등 서유럽의 기술에 밀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동유럽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EU 기금이 집중 배정되면서 다시 국내에서 조명받고 있다. 정부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지에서 만난 덴마크 관계자는 “한국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있어서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했다”고 했다. 3년째 참석한다는 헝가리 관계자는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매년 관심있게 한국 기업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브뤼셀=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30일 개막했다. 감축 규모와 방법, 개발도상국 지원 규모 등을 놓고 치열한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어떻게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8억5060만 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온실가스를 5억3600만 t까지 낮추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5.7%는 국내에서 감축하고, 나머지 11.3%는 국제 탄소시장에서 배출권을 사오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계가 부담할 비중은 최대 12%를 넘지 않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전기차 보급,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바탕으로 한 분야별 감축 계획과 함께 탄소배출권 거래제 활성화 등을 내놨다. 하지만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1월 문을 연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은 현재 거래가 거의 없고, 국제적으로도 거래 시스템과 규칙이 확정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국감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배출권을 사오는 데 3조 원이 넘는 세금이 들어간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더구나 산업계에서는 “같은 기준으로 환산하면 한국의 감축 목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높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또 기업들은 첨단기술을 적용해 이미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북한과의 기후변화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자는 제안도 나온다. 북한의 조림사업을 지원하고 북한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김상협 KAIST 녹색성장대학원 초빙교수는 “기후변화는 남북이 협력할 여지가 많은 분야”라며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갈 단초로 활용하며 장기적으로 통일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회원국 중 가장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국가로는 미국이 꼽힌다. 미국 정부는 백악관으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받아내는가 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9월 말 북극에서 북극곰이 먹다 남긴 연어를 먹으며 강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청정대기법과 에너지정책법 등을 통해 감축 목표를 이행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비화석연료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고 산림 규모를 45억 m³로 늘릴 계획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만큼 제조업 비중이 높은 중국으로서는 온실가스 감축이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라는 대외적 압박이 커지는 데다 스모그를 비롯한 환경오염이 정권의 안정까지 위협하고 있는 만큼 공세적 대응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환경부가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의 빈병 보증금 인상안 철회 의결과 관련해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30일 “빈병 보증금 인상안이 완전히 무산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재심 요청을 하고 보증금 인상의 필요성과 시행 이후의 예상 효과 등에 대해 다시 설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보증금 인상안을 철회하고 취급 수수료도 업계에서 자율 결정하도록 의결했다. 소비자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빈병 회수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개혁위 의결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반영토록 돼 있고,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 회의는 2주 간격으로 열리고 있지만 보증금 인상이 시행되는 내년 1월 20일 전까지 재심을 통해 결정을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 시행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제동이 걸리자 환경부는 사색이 된 분위기다. 빈병 보증금 인상은 21년 만에 처음 이뤄지는 것으로, 빈병 수거율을 높이기 위한 환경부의 하반기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였다. 6개월 넘는 준비기간 동안 빈병 수거업체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상을 거쳐 내놨던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더구나 윤성규 장관과 대변인 등이 프랑스 파리로 출국해 신(新)기후체제 논의에 집중하고 있는 시점이다. 환경부 안팎에서는 “주류업체들의 입김에 결과적으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한탄이 나온다. 빈병 보증금은 소주병이 현재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이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인상되고 취급수수료도 8∼19원에서 33원으로 오를 예정이었다. 환경부는 9월부터 대형마트에 빈병 무인회수기 설치를 확대하고 관련 정보를 지원하기 위한 콜센터를 시범운영하는 등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다. 빈병 사재기 현상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는 신, 구 빈병을 구분하는 라벨 부착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주류협회는 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주류업계 부담액이 연간 1000억 원 이상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 술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대부분의 국가가 실제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적게 써 냈어요.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그 누구도 확정적인 약속을 하기가 싫은 거죠. 누구나 이해할 만한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그래도 이것보다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유럽연합(EU)의 아튀르 륀지 메츠거 기후국장(사진)은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원국들이 제출한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INDC)를 ‘로볼링(low-balling)’이라고 평가했다. 회원국들이 어떤 처벌 규정이 생길 것인지를 걱정하며 긴장한 상태에서 목표 배출량을 적게 산정했다는 것이다. 메츠거 국장은 이번 총회(COP21) 개최국인 프랑스를 포함해 28개 EU 회원국의 온실가스 감축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 책임자. 2003년부터 환경과 기후변화 업무를 담당하며 관련 협상을 지휘해 온 그는 국제과학협의회(ICSU)가 선정한 ‘신기후체제를 결정할 15인의 협상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파리 협약에는 교토의정서처럼 강한 의무 사항이 담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처벌이나 징계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과 상담, 컨설팅 같은 긍정적인 내용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법적 구속력’의 문제에 대해서는 “개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이 논의에 동참하는 것 자체가 이미 구속력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국의 감축량을 강제로 할당하지는 않되 5년마다 각 회원국의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해 보고하는 절차는 의무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탄소 프라이싱(carbon-pricing)’과 관련해 그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논의에 적용될 것으로 본다”며 “이번 합의문의 행간 곳곳에 그 필요성을 언급한 내용들이 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는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탄소를 배출하면 그만큼의 비용을 물어야 한다는 게 탄소 프라이싱의 핵심이다. 다만 그는 국경세 혹은 탄소 관세의 적용에 대해서는 “국경세는 생산 방식에 따른 제품의 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찬성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논의하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가 30일부터 12일간의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해 온 국가들까지 참여해 2020년 이후의 ‘신(新)기후체제’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지구를 구할 결정적 기회” 196개 회원국에서 모두 4만여 명의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석하는 이번 총회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 유럽 사상 최악의 테러가 발생해 보안에 빨간불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진행된다. 목표는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2도로 제한하겠다는 것. 지구 평균기온은 1880∼2012년에 이미 0.85도 상승했고, 이대로 놔두면 금세기 말에는 3.7도 이상 올라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낮추기 위해 총회에서는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정하고, 그 이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과 절차를 논의한다. 마지막 날인 12월 11일엔 ‘파리 협약(Paris Agreement)’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156개 회원국이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INDC)를 설정해 제출해 놓은 상태. 이를 모두 합치면 글로벌 총배출량의 87%를 차지하는 규모다.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배출량(BAU) 대비 37%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은 2005년 대비 26∼28%, 중국은 2005년 탄소집약도(배출량을 경제성장률 등으로 나눈 값) 대비 60∼65% 감축 등을 내놨다. 배출량이 이미 정점을 찍은 선진국은 대부분 감축량을 확정해서 내놓는 절대적 방식을,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개도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을 감안한 상대적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INDC 방식은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당시 감축량을 의무적으로 할당했다가 회원국들이 잇달아 비준을 거부하고 탈퇴하는 바람에 실패했던 전례를 감안해 새롭게 시도하는 것. 고려대 정서용 교수는 “회원국들의 목을 조여서 강제하는 식으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깨달은 것”이라며 “자발적 기여는 개도국을 포함해 최대한 많은 국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중요한 콘셉트”라고 평가했다.○ ‘파리협약’ 둘러싼 치열한 협상 개별 감축량과 별개로 회원국들이 물밑 협상을 통해 작성해 놓은 합의문 초안은 본문만 총 26항으로 28페이지에 이른다. 과거 온실가스 배출의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어디까지 보상할지, 개도국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재정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외교부 이성호 기후변화외교과장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나열한 ‘브래킷’을 달지 않은 문장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며 “회원국 간 이견이 많아 합의 직전까지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이런 목표치와 활동 계획들이 어느 정도까지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되느냐는 것. 몰디브와 투발루 등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한 나라들은 강한 법적 구속력을 주장하는 반면에 미국과 중국 등은 이에 반대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각국이 제출한 목표치는 일단 그대로 받아들이되 이행하지 못할 경우 처벌 조항은 만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국들이 INDC를 모두 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되는 글로벌 총배출량은 2025년까지 55Gt(기가톤·1Gt은 10억 t), 2030년에는 57Gt 정도. 배출 증가율은 줄어들지만 지구의 온도 상승폭은 2.7도에 달해 제한해야 할 상승 목표치(2도)를 여전히 넘어선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추가 감축 압박과 함께 법적 의무화로 이행을 강제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프랑스 당국은 추가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상 경호 체제에 들어갔다. 총회가 열리는 르부르제를 비롯해 프랑스 전역에서 12만 명의 군인과 경찰이 투입됐고, 국경 검문을 강화해 ‘보안상의 이유’로 최근 약 1000명에 대한 입국을 불허했다. 환경단체의 대규모 행진 등 200여 건의 집회와 시위도 금지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파리=전승훈 특파원}

‘클린디젤 신화’를 깨뜨린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사실이 국내에서도 확인되면서 향후 경유차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차량들은 앞서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에서도 조작을 인정한 것이지만 한국 정부가 직접 검사를 통해 기술적으로 증명해냈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다.○ 조작 배출량, 미국 기준보다 31배 높아 환경부가 구형 EA189엔진을 단 유로5 기준의 티구안 차량에서 임의 설정이 돼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네 가지. 우선 실내 인증실험만으로도 5회 반복 검사 중 2회째 실험부터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작동이 줄면서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차량 에어컨을 켜는 등 실험실과 다른 가동조건에서는 NOx 배출량이 더 증가했고, 급가속 등의 조건을 추가했더니 아예 저감장치 작동이 중단됐다. 실제 도로주행 시험에서도 이 차량은 배출량이 많아지면서 미국의 조사 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인증기준(km당 0.044g)에 비해 제타가 최대 35배, 파사트가 19배 차이가 났는데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최대 31배였다. 환경부 홍동곤 교통환경과장은 “단순히 배출량 차이를 수치로 내놓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를 받는 소프트웨어를 확보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가동이 ‘0’으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티구안과 함께 검사 대상에 포함시켰던 나머지 5개 차종에 대해서는 임의설정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 차량들은 신형 EA288엔진이 탑재된 유로6 기준의 골프, 제타, 비틀, A3 및 유로5 기준의 골프이다. 환경부는 “수치상으로는 조작 의심이 들지만 기술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폴크스바겐 독일 본사의 검사 결과 등 외국의 자료와 추가 데이터 분석 등 절차를 거쳐 임의설정 여부를 최종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소비자 보상 검토” 환경부는 조작이 확인된 구형 EA189엔진 탑재 차량의 판매 정지 및 리콜 명령과 함께 141억 원의 과징금을 폭스바겐코리아에 부과했다. 차량의 인증 취소를 위한 청문 등의 행정절차도 개시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개선 방안과 리콜 전후의 연료소비효율(연비) 변화 등을 포함한 리콜 계획서를 내년 1월 6일까지 환경부에 제출해야 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6일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리콜을 포함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르면 내년 초에 리콜을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차량을 구입한 고객에 대한 보상은 독일 본사가 다른 국가와의 형평성에 맞춰 방침을 정하면 국내에서도 보상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폴크스바겐은 미국 등 북미지역의 소비자에게 1000달러(약 116만 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다시 작동시키면 연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리콜에 응할 소비자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는 리콜 수용률을 높이기 위해 리콜 조치가 된 차량에 대해서는 외부에 스티커를 부착할 방침이다.○ 규제 강화로 국산 자동차에 ‘불똥’ 환경부는 미국에서 추가로 문제가 발견된 3000cc급 포르셰 등 다른 수입차는 물론이고 국산 자동차 회사의 경유차를 상대로도 검사를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을 포함해 모두 16개사에 대한 추가 검사가 12월부터 내년 4월까지 진행된다. 국토교통부는 저감장치 조작이 연비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기로 했다. 폴크스바겐 측이 저감장치 조작을 통해 공인 연비를 부풀렸을 가능성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을 받아온 처벌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임의 설정에 대한 과징금 부과 상한액을 100억 원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이 미국에서 물어야 할 벌금이 최대 180억 달러(약 21조 원)로 알려진 상황에서 한국만 과징금 상한액을 10억 원으로 제한해놓은 것에 대한 조치다. 사법 조치와 관련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에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 있다. 배출가스 관리 및 규제도 강화된다. 한국과 유럽연합(EU)은 대형차(3.5t 이상)의 경우 2016년 1월, 중소형차는 2017년 9월부터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3.5t 미만의 중소형차는 실제 도로주행 시 배출량이 실험실 인증 기준의 2.1배(km당 0.168g)를 넘으면 안 된다. 이 기준은 2020년 1월부터는 1.5배로 더욱 강화된다.이정은 lightee@donga.com·정세진·천호성 기자}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폴크스바겐 경유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이 조작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환경부는 26일 “국내에서 운행 중인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유로5 차량에 탑재한 구형 EA189엔진에서 도로 주행 중 배출가스 재순환 장치의 작동을 고의로 중단시키는 임의 설정(defeat device)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험실 인증시험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배기가스 저감장치(EGR)가 실제 도로 주행에서는 꺼져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국내에 수입된 폴크스바겐 차량 가운데 구형 EA189엔진을 탑재한 15개 차종 12만5522대에 대해 전량 리콜 명령을 내렸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올겨울은 역대 세 번째 수준으로 강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많은 눈이 내리고 곳에 따라 ‘눈 폭탄’까지 엄습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서해상에서 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비 또는 눈이 오겠다. 홍천과 양양 고성 속초 등 강원 산간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적설량은 30∼50cm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경기, 충북은 이날 오후까지 산발적으로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 이번 눈을 시작으로 올겨울에는 눈이나 비가 평년보다 많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2월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시기 및 지형에 따라 강원 산간이나 서해안 지역에는 폭설이 올 수도 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내년 2월까지 평년보다 따뜻할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의 엘니뇨 감시구역은 최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3.1도 높은 상태로 역대 세 번째로 강한 수준.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한국으로 유입되면 기온이 올라가게 된다”며 “그러면서도 대륙성 고기압 때문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는 등 기온 변화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엘니뇨 현상으로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예상보다 많은 ‘눈 폭탄’을 비롯한 이상기후 현상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25일쯤 첫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해상에서 동진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24일 밤 중부지방에서 비가 시작돼 25일에는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강원 영동 산간 및 경기 일부 지역에는 눈이 내리고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에는 눈이 쌓이는 곳도 있겠다. 26일부터는 강풍과 함께 기온이 뚝 떨어져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지상 5km 상공에서 영하 30도 이하의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강풍과 함께 강추위를 몰고 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강원 동해안과 경북 북동 산간에는 다소 많은 눈이 쌓이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도로교통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예상 강수량(24, 25일)은 강원 영동 20∼60mm, 경북 동해안 10∼40mm, 그 밖의 지역은 5∼20mm다. 예상 최저기온은 서울의 경우 25일 2도, 26일 0도에 이어 27일 영하 4도까지 떨어지겠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에 진화론의 찰스 다윈 및 다윈의 연구를 이어가는 피터,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69)의 이름을 딴 생태길인 ‘찰스 다윈·그랜트 부부 길’이 생긴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11월에는 환경운동가이자 침팬지 연구가인 제인 구달 박사의 이름을 딴 ‘제인구달 길’(1km 구간)을 만든 바 있다.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인 그랜트 부부는 40년 넘게 진화론을 연구해온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1973년부터 매년 6개월씩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먹이 종류에 따른 핀치새의 부리 변화를 관찰하며 진화 과정을 연구해왔다. 이런 공로로 2008년 진화생물학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다윈 윌리스 메달’을 수상했다.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정진해온 이들의 연구는 다윈의 ‘자연선택론’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며 “국립생태원에 조성된 길을 걸으면서 다윈의 진화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그랜트 부부의 업적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다윈·그랜트 부부 길’은 2.2km 구간에 20개 테마를 주제로 조성된다. 테마별로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와 진화론에 영향을 끼친 인물들의 사상과 연구 내용, 갈라파고스 군도의 특징, 핀치새 연구 결과 등에 대한 내용을 각종 해설판과 상징물을 통해 접할 수 있다. 국립생태원은 24일 생태원 내 찔레동산 광장에서 ‘찰스 다윈·그랜트 부부 길’ 명명식 및 이 부부의 초청 강연회를 연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우주에 기상위성을 쏘아올린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7개밖에 없습니다. 이 7개 국가만 들어갈 수 있는 국제회의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건 정말 뿌듯한 일이죠.” 위성에서 촬영한 구름과 태풍 등 각종 기상관측 영상을 보여주는 이미선 국가기상위성센터장(50·사진)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 센터장은 천리안 기상위성의 운영과 함께 차세대 기상위성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여걸(女傑)로 평가받는다. 기상청 산하 국가기상위성센터가 2018년 5월 발사를 목표로 진행 중인 차세대 정지궤도 위성의 개발 작업은 현재 50% 이상 진행된 상태. 2010년 발사에 성공한 천리안 위성의 뒤를 잇는 새 위성을 개발하는 것으로, 사업비만 72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원 50여 명이 여기에 매달려 있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의 자전 속도와 똑같은 속도로 움직여 마치 정지된 것처럼 보이는 위성. 적도 3만5800km 상공에서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지구의 기상현상을 촬영하며 기상예보와 태풍 호우 등 기상 관련 정보를 지구로 송신한다. 이 센터장은 “차세대 정지궤도 위성이 일단 궤도에 올라가면 기상 정보의 수준이 확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백의 2차원 정보였던 영상을 컬러 3차원 정보로 받아올 수 있게 되고, 5개에 그쳤던 채널도 16개로 늘어난다는 것. 16종인 현재의 정보 종류는 장·단파 복사와 해수면 온도, 기압, 온도 등 외에 화산재의 높이나 산불 탐지 같은 정보까지 포함해 모두 52종까지 늘어난다. “단순한 기상예보 차원을 넘어서서 가뭄, 홍수, 산불, 황사 관련 정보는 물론이고 토양의 수분율 같은 구체적인 수치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빅 데이터의 활용이 가능해져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확 늘어나니까요. 미래 기후변화에도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 센터장은 “새로운 위성의 이름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명칭 공모를 할 때 좋은 이름을 생각해서 많이 내 달라”고 청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주말에는 비가 점차 그치면서 포근한 가을 날씨를 회복하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전국은 대체로 흐리고 비가 오겠지만 전남을 시작으로 낮이 되면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강원 영동과 경남북은 밤까지 비소식이 이어지는 곳이 있겠지만 낮에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겠다. 일요일인 15일에는 전국이 맑은 가운데 기온도 평년보다 다소 높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5∼14도, 낮 최고기온은 14∼21도.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