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여자 골프 자존심 대결에서 ‘국내파’가 ‘해외파’를 눌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팀은 26일 경북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마무리된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팀을 최종 스코어 13-11로 누르고 정상에 섰다. KLPGA 팀은 대회 출범 3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5년 시작된 이 대회는 KLPGA와 LPGA에서 뛰는 선수 13명이 각각 팀을 이뤄 투어의 자존심을 걸고 맞대결을 펼치는 무대다. 전체 3일 중 첫날에는 포볼(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쳐서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둘째 날에는 포섬(공 1개를 같은 조의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 플레이로 6경기씩 치른다. 앞선 이틀 경기에서 7-5로 앞선 KLPGA 팀은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5승 2무 5패를 기록하며 우승 상금 6억5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KLPGA 팀은 동명이인 김지현2(롯데)와 김지현(한화·이상 26)이 각각 LPGA 팀의 허미정(28), 신지은(25)을 꺾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날 세계 랭킹 3위 유소연(27)에게 승리를 따낸 배선우(23)는 3일간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KLPGA 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LPGA 팀 MVP는 2승 1패를 기록한 이정은(29)이 탔다. 지난해 일명 ‘가방 사건’(공항에서 장하나의 아버지가 놓친 가방에 전인지가 꼬리뼈를 다침)으로 관심을 모았던 LPGA 팀 전인지(23)와 KLPGA 팀 장하나(25)의 싱글 매치플레이 맞대결은 장하나가 왼쪽 손목 통증으로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전인지는 김민선(22)에게 승리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알레나(27)의 공격이 높이의 현대건설마저 무너뜨렸다. 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가 외국인 선수 알레나의 활약에 힘입어 5위에서 3위로 순위 도약했다. 인삼공사는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선두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3-0(25-22, 25-20, 25-23)으로 완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에 올 시즌 첫 셧아웃 패배를 안겼다. V리그 2시즌째를 맞는 알레나는 현재 공격의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리그를 압도하고 있다. 26일 현재 알레나는 득점(312점)과 공격종합(성공률 41.81%) 부문에서 모두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알레나는 이날 양 팀에서 가장 많은 34득점(성공률 54.1%)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팀 블로킹 선두 현대건설(세트 당 3.316개)은 좀처럼 알레나의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다. V리그 최초 5000득점 달성을 노리던 현대건설 황연주(31)도 3득점(총 4990점)으로 다음을 기약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언제부터인가 현대건설 황연주(31)의 이름 앞에는 ‘꽃사슴’ 대신 ‘기록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후위공격, 서브 등 공격부문 최다 기록을 대부분 보유한 황연주가 또 하나의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현재 4987득점을 기록 중인 황연주는 13점만 더하면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역대 최초 통산 5000득점 고지를 넘는다. 이르면 26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새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남자부 최다 득점은 삼성화재 박철우의 4255점이다. 지난주 경기 용인시 현대건설 체육관에서 만난 황연주는 5000득점을 앞둔 소감을 묻자 “정말 오래 배구를 했나 보다”며 웃었다 그는 “데뷔 때 이런 기록은 생각지도 못했다. 5000득점도 의미가 크지만 1호라는 게 더 값진 것 같다.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지만 1호는 사라지지 않으니까”라고 말했다. V리그 출범 첫해인 2005시즌 신인왕을 비롯해 2010~2011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리플 크라운(올스타전,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달성하는 등 꽃길만 걸었지만 정작 스스로는 늘 부족함을 느꼈다. “남들보다 늦게(초등 6학년) 배구를 시작해서 그런지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2순위)에 뽑혔을 때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니까요. 아직도 시즌 시작하면 배구 생각만 해요. 10년도 넘게 했으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늘 이기고 싶고 잘하고 싶고 그래요.” 그러면서도 자신은 운이 좋은 선수였다고 평했다. 황연주는 “백어택 2점제(2005∼2006시즌부터 3시즌 실시), 외국인 선수제 등의 도입으로 공격 배구가 각광받으면서 (공격 성향이 강한) 저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프로 출범 첫해에 데뷔한 것도 나로선 큰 행운이다. 살면서 운이 좋다는 생각을 많이 안 했는데 돌아보면 배구 인생은 참 잘 풀렸던 것 같다”고 했다. 대기록 달성의 은인 가운데 한 명으로는 흥국생명, 현대건설에서 자신을 가르쳤던 고(故) 황현주 감독을 꼽았다. “신인 때 한 경기에서 서브 범실 9개를 한 적이 있어요. (점프 서브를) 하다 하다 나중에 선 채로 서브를 했더니 감독님이 바로 작전타임을 불러서 혼을 냈어요. 늘 자신감을 강조하시던 분이었죠.” 황연주의 기록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퇴라는 단어가 와 닿지 않는 걸 보면 아직까지 배구 욕심이 많은가 봐요. 지도자 수업이나 해설위원 같은 길도 아직은 먼 이야기예요. 배구를 할 땐 배구 생각만 하려고요. 그러지 않으면 배구를 잘할 수 없으니까요.” 인터뷰 막바지 가장 기억에 남는 득점을 물었다. “가물가물해요. 그래도 5000득점째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막상 코트 위에서 5000득점을 하고도 (경기에 집중하느라) 알지도 못하고 넘어가면 어쩌죠. 그래도 누군가는 알려주겠죠?(웃음)” 14시즌 동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기록 여왕의 저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LG 팬들이 하루 만에 베테랑 세 명과의 이별 통보를 받았다. ‘태풍의 눈’은 단연 정성훈(37·사진)이었다. 2차 드래프트가 열린 22일 오전부터 정성훈이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성훈은 1999년 해태에 입단했지만 이후 세 차례 연속 LG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어 9시즌을 LG에서 뛰었다. 사실상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볼 수 있는 선수다. 정성훈은 지난해 세 번째 FA 계약을 앞두고도 구단과 계약 기간에서 이견을 보였다. 결국 정성훈은 단년 계약을 맺고 계속 LG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 321타석(115경기)의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86안타(타율 0.312), 30타점, 6홈런으로 관록을 발휘했다. LG가 정성훈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한 것은 구단의 리빌딩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뜻한다. 구단은 정성훈의 빈자리에 20대의 양석환, 김재율과 군복무를 마친 윤대영 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성훈은 “지난해 1년 계약하면서 기회가 없을 거란 생각을 했다”며 심경을 밝혔다. “작년에 좀 내려놔서 다 받아들일 생각으로 임했다. 야구 19년 하면서 올해가 제일 재밌었다. 대타를 해도 재밌고. (야구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까. 이런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대타든 뭐든 준비하려고 했다. 2, 3주 전부터 잠실야구장에 나가서 몸 만들고 있었다. 1, 2년이라도 더 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도 방망이 치는 게 솔직히 재밌다.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면 열심히 할 생각이 있다. 나이가 많아서 다른 구단에서 연락이 올지 모르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디든 가고 싶다.” 정성훈은 65명 보류선수명단 제출이 모두 끝난 뒤 3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모든 구단과 계약이 가능하다. 한편 40인 보호선수를 제외한 선수 대상의 2차 드래프트에서 LG는 또 다른 베테랑 내야수 손주인을 친정팀인 삼성에 내주게 됐다. 삼성 시절 함께했던 류중일 감독이 부임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손주인이지만 이번 드래프트로 이들의 한솥밥 재회는 무산됐다. 이 외에도 LG에서 육성선수 신화를 썼던 7번 이병규 역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임보미 bom@donga.com / 강홍구 기자}

베테랑 정성훈(37)이 22일 LG에서 방출됐다. 이날 실시된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1999년 해태에 입단한 정성훈은 2009년 LG로 이적해 구단과 세 차례 연속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9시즌동안 입던 LG 유니폼을 벗게 된 정성훈은 충격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정성훈과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 -방출 통보 상황은? “오늘(22일) 아침에 구단에서 전화를 받았다. 오전 12시쯤에 단장실에 가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방출에 대해) 전혀 느낌이나 언질도 받지 못해서 충격이 컸다.” -충격이 클 텐데? “38년 살면서 가장 많은 연락을 받았다. 주변에서 전화가 계속 오는데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친구 (이)진영(kt)이고 주변 지인들이고 연락 오는데 다 받지 않고 있다. 일본에 있는 (LG) 후배에게도 메신저로 연락이 오는데 내가 더 당황해서(연락을 받지 않았다.)” -2차 드래프트가 있는 날이라 방출 통보가 더 충격이 컸을 텐데? “솔직히 아침에 연락을 받았을 때 2차 드래프트 하니까. 네가 (보호선수) 40인 명단에서 풀렸으니까. 다른 팀에 가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줄 알았다. 40인 명단에 빠진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다른 팀에서 혹시 데려갈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줄 알고 사무실에 갔는데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양상문 단장과의 면담 내용은? “이야기가 길진 않았다. 5분 정도한 것 같다. 나도 황당하고 어이도 없고 해서 (길게 말하지 못했다.) ‘왜 미리 풀어주지 않고 오늘 이야기를 했냐’는 한마디는 했다. 그랬더니 ‘오늘 결정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네 알겠습니다’ 하고 나왔다. 통보를 받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지 않겠나.” -단년 계약을 맺은 올 시즌 의미가 남달랐을 텐데? “지난해 1년 계약하면서 나에게 기회가 없을 거란 생각을 했다. 작년에 좀 내려놔서 이렇게 저렇게 해도 다 받아들일 생각으로 임했다. 대타를 하더라도 기분 나쁠 게 없었다. 1군에 있는 게 좋고 야구를 하는 게 좋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대타든 뭐든 준비하려고 했다. 그 자체도 너무 좋았다. (그동안 주전으로만 뛰었다보니) 솔직히 시즌 초반 불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다 내 입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하고 하루하루가 재밌어지더라. 야구 19년 하면서 올해가 제일 재밌었다. 대타를 해도 재밌고. (야구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까. 어릴 때부터 20,30년 야구를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다.” -구단에 서운하지는 않나? “다 그런 거란 생각이 든다. 사회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천덕꾸러기가 되면 찬밥신세가 되는 건 마찬가지 아니겠나. 구단은 어차피 실리를 찾아가는 게 맞는 거니까. 선수 입장에선 이해해야 한다.” -LG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아쉽다. LG에 와서 내 실력에 비해 과분하게 팬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마지막이 되니까 정말 아쉽다.” -향후 계획은? “2, 3주 전부터 잠실야구장 나가서 몸 만들고 있었다. 1,2년이라도 더 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도 방망이 치는 게 솔직히 재밌다.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면 열심히 할 생각이 있다. 남은 야구인생도 소중하니까 기다려보겠다. 나이가 많아서 다른 구단에서 연락이 올지 모르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디든 가고 싶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중국의 ‘나쁜 손’이 올림픽 경계대상 1호다. 안방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차 월드컵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리던 여자 대표팀이 이번에도 중국의 나쁜 손에 울었다. 19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다섯 바퀴를 남겨놓고 김예진(18)이 중국의 궈이한(22)에게 밀려 넘어져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계주 금메달이 유력했던 한국은 김예진이 넘어지면서 네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로 골인한 중국이 실격처리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덜란드와 러시아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김소희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릴레함메르 올림픽 계주 금메달리스트)는 “중국 선수가 (김예진을) 팔로 민 장면이 명백히 드러나 실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나쁜 손’은 한국 선수들을 여러 번 울렸다. 중국의 판커신(24)은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여자 1000m 결선 당시 박승희(25)의 유니폼을 잡아채려 했고, 올 2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여자 500m 결선에서도 마지막 코너에서 심석희(20)의 오른쪽 무릎을 잡아당겨 동료 중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게 했다. 판커신은 이날 심석희, 최민정(19)과 같은 조에서 치른 여자 1000m 준준결선에서도 카자흐스탄의 아나스타시야 크레스토바(21)를 밀어 실격됐다. 겨울올림픽 2개 대회 연속 2관왕인 전이경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과거에는 앞서 달리는 선수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점을 줄이고 경로 침범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진다. 우리 선수들도 되도록 불필요한 충돌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50%.’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19)이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 여자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비율이다. 19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마무리된 4차 월드컵에서 2관왕(여자 1000m, 1500m)을 차지하면서 최민정은 4개 대회 전체 12개의 개인 종목 금메달 중 무려 6개를 목에 걸었다. 1500m에서 금메달이 3개, 1000m 2개, 500m 1개 등 3개 종목에서 골고루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2, 3차 대회 1000m에 출전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최민정은 사실상 빙판을 지배했다. 19일 대회 뒤 최민정은 “생각보다 메달을 너무 많이 딴 것 같아요”라며 웃으면서도 4개 대회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70% 정도인 것 같다”고 여전히 성적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그는 또 “성적은 좋았지만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아웃코스로 치고 나가면서 (다른 선수와) 부딪히는 등 레이스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은 점도 있었다”며 “올림픽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다른 나라 선수들의 몸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나도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민정의 화려한 성과 뒤에는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심석희(20)의 숨은 노력도 있었다. 이날 여자 1000m에 최민정과 함께 출전한 심석희는 준준결선과 결선에서 동반 레이스를 펼치며 타국 선수들을 견제했다. 심석희는 18일 여자 1500m에서도 최민정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대표팀 막내로 출전했던 심석희는 최민정이 알지 못하는 올림픽 경험도 공유하고 있다. 이날 1000m 결선에서는 캐나다의 킴 부탱(23)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입상에 실패했지만 심석희도 4개 대회에서 2개(2차 대회 1000m, 3차 대회 1500m)의 개인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4개 종목 석권이라는 대업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최민정, 심석희는 두 개의 터보엔진인 셈이다. 남자 대표팀은 이날 약 3년 만에 월드컵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남자 대표팀의 계주 우승은 2014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3차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대회 마지막 날을 맞아 경기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 앞에서 남자 대표팀은 시상식에 앞서 마네킹을 연상시키듯 갑자기 동작을 멈추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우승을 자축했다. 3년 전 우승 당시 대표팀 막내였다 어느새 맏형이 된 곽윤기(28)는 “(이번 우승으로) 앞선 3개 대회 아쉬움을 털어내 기쁘다. 선배들의 명예를 되찾고 싶다”며 2006년 토리노 겨울 올림픽 이후 끊긴 계주 금메달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개인 종목에서는 막내 황대헌(18)이 은메달 2개(1000m, 1500m)를 획득했다. 한편 평창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쇼트트랙 국제대회인 이번 월드컵은 19일 유료 관중석 4000석이 매진되는 등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올림픽을 연상하게 하듯 관중석 곳곳에 선수들을 응원하는 현수막도 내걸렸다. 4개 대회 총 금 15개, 은 11개, 동 7개를 수확한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 종목별 출전권을 최대(개인 3장, 계주 1장)로 확보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2위 KB손해보험이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에서 대한항공을 3-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1,2세트를 따내며 승기를 잡았지만 3,4세트를 내주며 풀세트까지 경기가 이어졌다. KB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21득점, 이강원, 손현종이 각각 16득점씩 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야구대표팀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첫 경기에서 일본에 7-8로 역전패했다. 연장 10회말 동점홈런에 이어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한국, 일본, 대만 3국의 24세 이하 및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APBC는 선동열 대표팀 전임 감독의 데뷔 무대이자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의 전초전이다. 승기는 한국이 먼저 잡았다. 3회말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던 한국은 4회초 4번타자 김하성(22)의 좌월 1점홈런을 시작으로 이정후(19)의 좌전 2타점 적시타 등 4안타를 몰아치며 4득점, 4-1로 경기를 뒤집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으로 성장한 김하성은 올 시즌 일본에서 15승을 수확한 선발 야부타 가즈키(25)를 상대로 팀의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했다.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이번 대표팀에 대한 우려를 날리는 시원한 한 방이었다. 그러나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지 못한 게 문제였다. 6회말 야마카와 호타카(26)에게 2점홈런을 내주며 4-3 한 점차로 추격당한 한국은 8회초 무사 1,2루 기회에서 안익훈(21)이 희생번트 실패, 한승택(23)이 투수 직선타로 물러나는 등 추가점을 뽑지 못하며 추격의 빌미를 내줬다. 무산된 기회는 이내 위기가 돼 돌아왔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윤동(24)은 1사 후 연속 볼넷에 이어 안타를 적시타를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이어서 등판한 왼손투수 함덕주(22) 또한 만루의 중압감을 버텨내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승부치기로 치러진 연장 승부에서도 마무리가 아쉬웠다. 10회초 한국은 류지혁(23), 하주석(23)의 연속 적시 2루타에 힘입어 3점차로 달아났지만 10회말 함덕주가 우에바야시 세이지(22)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바뀐 투수 이민호(24)가 타무라 타즈히로(23)에게 끝내기 2루타를 내주면서 패했다. 경기는 내줬지만 선발 장현식(22)의 재발견은 대표팀이 얻은 성과다. 박세웅(22), 임기영(24) 등을 제치고 선 감독의 낙점을 받은 장현식은 한일전의 무게감 속에서도 5이닝 동안 20타자를 상대로 공 83개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네번째 투수로 등판한 장필준(29)은 1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따냈다. 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대만과의 경기를 치른다. 결승(19일 오후 6시)에 진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대만을 넘어야 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체력왕 최민정, 모범생 심석희.’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동고동락 중인 쇼트트랙 대표팀이 ‘쌍두마차’ 심석희(20), 최민정(19)에 대해 내린 평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차 월드컵 개막(16일)을 하루 앞둔 15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대표팀은 ‘다른 선수들이 본 나’라는 설문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체력, 성실성, 패션센스, 식욕, 친화력, 끼(노래·춤 실력) 등 6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서로에 대해 느낀 점을 담았다. 12명(남녀 각 6명)의 대표 선수가 자기를 제외하고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줬다. 이번 설문은 경기장을 찾는 관중에게 대표팀을 소개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지난달 초 끝난 1차 월드컵에서 전 종목(4관왕)을 석권한 최민정은 체력 부문에서 8.7점(10점 만점)으로 남자 선수들을 제치고 전체 12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장은 162cm로 크지 않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췄다는 평가다. 대표팀 사상 첫 여자 500m 금메달 후보로 꼽힐 정도다. 냉철한 승부사 기질로 얼음공주라는 별명이 붙은 최민정은 반면 끼 항목에서는 가장 낮은 2.2점을 받았다. 최민정은 “제가 워낙 끼가 없어서 인정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리고는 “평가 항목 중 그나마 체력이 좋아 보여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성실성에서는 주장 심석희가 8.4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차분한 성격의 심석희는 평소 묵묵히 자기훈련에 임하며 다른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는 스타일이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심석희는 단체 종목인 3000m 계주에서 때때로 경기 흐름을 조정하는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기도 한다. 한편 끼에서는 막내 이유빈(16)이 8.1점으로, 패션센스에서는 맏형 곽윤기(27)와 맏언니 김아랑(22)이 각각 8.3점으로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주 상하이 3차 월드컵 당시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터는 듯한 제스처를 했던 곽윤기는 “올림픽 세리머니를 하나 만들어보려고 고민하고 있다”며 웃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4차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은 “많은 안방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평창 올림픽 전 마지막 국제대회인 이번 대회는 올림픽의 최종 리허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 대표팀의 조재범 코치는 “지난 시즌에 비해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했다. (타국의 집중 견제에 막히지 않기 위해선) 체력 면에서 월등히 앞서는 수밖에 없다. 올림픽 때까지 전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튤립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스피드스케이팅이다. 겨울이면 전국의 운하가 거대한 빙상장으로 변하는 네덜란드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상이자 국기(國技)다. 빙상강국 네덜란드의 저력은 올림픽 무대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역대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가장 많은 105개의 메달(금 35개, 은 36개, 동 34개)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전체 12개의 금메달 중 8개를 네덜란드가 쓸어 담았다. 다가올 평창 겨울올림픽 또한 독주체제를 이어가려는 네덜란드와 이를 저지하려는 추격자들의 견제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장 안팎을 가리지 않는 네덜란드의 저력 스포츠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 노트’가 이달 1일 내놓은 올림픽 메달 예상 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린 총 14개의 금메달(이번 대회 남녀 매스스타트 신설) 중 6개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남자 1000m, 5000m, 1만 m와 여자 매스스타트, 남녀 팀 추월 등의 종목 시상식에서 네덜란드 국가가 울려 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덜란드 전력의 중심에는 ‘황제’ 스벤 크라머르(31)가 있다. 지난 대회 5000m와 팀 추월에서 2관왕을 차지한 크라머르는 평창에서 올림픽 5000m 첫 3연패라는 전설에 도전한다. 1만 m 금메달 후보로도 꼽힌다. 여자 매스스타트의 이레너 스하우턴(25) 또한 한국의 김보름(24)과 앞뒤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빙상 강국 네덜란드의 저력은 경기장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당장 한국 대표팀 또한 평창 대회를 앞두고 네덜란드의 보프 더용을 코치로 영입했다. 네덜란드의 선진 노하우를 전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일본도 단거리와 장거리를 각각 담당하는 네덜란드 코치 2명을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추격자 한미일 네덜란드의 질주를 제지할 대항마로는 한국, 미국, 러시아 등이 꼽힌다. 그레이스 노트는 한국, 미국, 러시아, 체코가 각각 평창에서 2개씩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전망했다. 안방 평창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한국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앞서 한국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한국체대 동기 이승훈(29·남자 1만 m), 이상화(28·여자 500m), 모태범(28·남자 500m)의 활약에 힘입어 금메달 3개로 네덜란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대표팀의 막내였던 이들은 이제 대표팀의 어엿한 맏형, 맏언니로 밴쿠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조명이 쏠리는 건 빙속 여제 이상화의 올림픽 여자 500m 3연패 여부다. 지난 시즌 종아리,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이상화는 지난주 네덜란드에서 열린 1차 월드컵 여자 500m 1, 2차 레이스에서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림픽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승훈과 김보름도 남녀 매스스타트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1500m 세계신기록(1분50초85) 보유자 미국의 헤더 베르흐스마(28)는 1000m, 1500m 2관왕을 노린다. 체코의 마르티나 사블리코바(30) 또한 여자 3000m, 5000m 장거리 금메달 유력 후보다. 그레이스 노트의 선택은 받지 못했지만 일본 대표팀의 최근 상승세도 무섭다는 평가다. 일본 여자 대표팀은 1차 월드컵 금메달 8개 중 6개를 목에 걸었다. 이상화와 맞수 고다이라 나오(31)의 여자 500m에서의 자존심 대결도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예상했던 결과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1차 월드컵 우승을 휩쓴 일본 여자대표팀을 향한 평가다. 13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막을 내린 이 대회에서 일본 여자대표팀은 전체 8개의 금메달 중 6개를 쓸어 담았다. 이상화(28)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1)가 500m 1, 2차 레이스에 이어 1000m까지 3관왕에 올랐다. 다카기 미호(23)는 1500m 최정상에 섰다. 일본은 팀 추월에서 세계신기록인 2분55초77로 골인해 우승했고, 매스스타트에서도 사토 아야노(21)가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뒤집기에 성공하며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의 약진에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 네덜란드조차 여자 종목에서 금메달 하나(3000m·안투아네터 더용)에 그치며 안방에서 체면을 구겼다. 일본이 우승한 종목은 모두 올림픽 종목이다. 제갈성렬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일본 대표팀이 그동안 부족하다고 지적되던 체력 훈련을 강화해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남자 선수와 비슷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면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폭발적인 스피드와 지구력을 선보였다. 치밀하게 올림픽을 준비했다는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훈련 성과를 실전에서 확인하면서 팀 전체가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500m 2차 레이스 우승 뒤 고다이라가 “여름 기간 남자 선수들과 훈련을 한 것이 스피드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일본 대표팀이 네덜란드 코치진을 영입한 것도 기량 향상으로 연결됐다. 제갈성렬 위원은 “일본빙상연맹이 네덜란드 코치들에게 훈련시스템을 전적으로 위임해 문화적 차이 등 잠재적인 불안요소들이 줄어들었다.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남자 500m 사카모토 에이키치(23)도 1차 레이스 도중 넘어져 경기를 마치지 못했지만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다이라 등 베테랑 외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500m, 매스스타트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대표팀으로선 일본의 상승세를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황재균(30·사진)이 ‘마법사’(kt 구단 상징) 유니폼을 입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 뒤 국내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이 13일 kt와 4년간 총액 88억 원(계약금 44억 원, 연봉 11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임종택 kt 단장은 “팀의 취약 포지션인 3루수 보강 및 중심 타자로서의 활약을 기대한다. 고참급 선수로서 젊은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 중 한 명인 황재균은 2006년 2차 3라운드로 넥센의 전신 현대에 입단했다. 당시 현대의 연고지였던 수원은 현재 kt의 연고지다. 황재균은 “프로 데뷔를 했던 수원에서 다시 뛰게 되니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1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해 설레고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재균은 이후 넥센, 롯데 등을 거치며 10시즌 동안 1184경기 타율 0.286, 115홈런, 594타점을 기록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2015년 프리미어 12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우승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꿈을 위해 스플릿계약을 감수하며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황재균은 빅리그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올 시즌 18경기 타율 0.154, 1홈런, 5타점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98경기 타율 0.285, 10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FA 자격을 취득한 2016 시즌 뒤에도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던 황재균은 미국에서 돌아온 뒤 LG와의 경기를 앞둔 옛 롯데 동료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다 LG 영입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수도권 구단을 희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kt도 후보로 거론됐다. 1군 진입 후 3시즌 연속(2015∼2017) 최하위에 그쳤던 막내 구단 kt는 황재균을 영입하면서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도 보유하게 됐다. 앞서 2018 신인 드래프트 2차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강백호(18)와 함께 황재균이 kt에 어떤 새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kt로선 올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윤석민(32)을 1루수, 지명타자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500m 레이스를 마친 두 선수는 서로의 손을 잡았다. 금메달의 향방은 갈렸지만 승자도 패자도 함께 웃었다. 11일(이하 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인도어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1차 월드컵 여자 500m 2차 레이스 마지막 10조에서 함께 경기를 펼친 빙속여제 이상화(28)와 맞수 고다이라 나오(31·일본)였다. 전날 1차 레이스에 이어 고다이라(1차 37초29, 2차 37초33)는 연속 우승을, 이상화(1차 37초60, 2차 37초53)는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금메달은 놓쳤지만 의미 있는 결과였다. 지난해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종아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부진에 빠졌던 이상화는 그동안의 우려를 씻어내듯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기록 면에서도 지난 시즌 같은 장소인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4차 월드컵 기록(38초33·9위)을 0.8초가량 앞당겼다. 이상화가 전날 1차 레이스의 기록을 하루 만에 0.07초 앞당긴 부분도 긍정적이다. 1차 레이스 뒤 환한 웃음을 지었던 이상화는 이날 2차 레이스 후에도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다이라는 1, 2차 레이스를 싹쓸이하며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 우승자다운 기량을 선보였다. 올 시즌 일본 국내 링크 신기록(37초25)을 세웠던 고다이라는 1차 레이스에서 기존 이상화가 세웠던 트랙 신기록(37초59)을 갈아 치우며 최근의 기세를 스스로 입증했다. 경기 뒤 고다이라는 “내 최대 적수는 나 자신이다. (비시즌인) 여름 기간 남자 선수들과 훈련한 것이 스피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팀 추월 은메달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인 고다이라는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이상화의 500m 3연패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고다이라는 12일 열린 1000m 레이스에서도 1분13초99로 우승했다. 올림픽 때까지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2∼4차 월드컵 3개 대회에서 다시 맞붙는다. 2차 월드컵은 18∼20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성과가 있었지만 과제도 남은 대회였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3차 월드컵 대회를 금메달 3, 은 3, 동 2개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헝가리 1차 대회(금 6, 은 3, 동 2), 네덜란드 2차 대회(금 3, 은 1, 동 4)에 이어 메달 행진을 계속했지만 강세 종목인 1000m에서 타 국가의 집중 견제에 메달을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11일 여자 1500m 심석희(20·사진), 남자 1500m 황대헌(18)에 이어 대회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심석희, 최민정(19), 김예진(18), 이유빈(16)이 참가한 여자 3000m 계주에서 한국은 4분05초792로 2위 중국(4분05초824)을 0.032초 차로 제치고 지난 2차 대회 때 내줬던 금메달을 되찾았다. 마지막 주자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주장 심석희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2관왕의 기쁨을 맛봤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마지막 바퀴에서 미국(6분29초052·세계신기록)에 역전을 허용하며 6분29초076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 주자 박세영(24)이 결승선을 앞두고 날 들이밀기까지 시도했지만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1000m에서는 남녀 모두 ‘노 메달’에 그쳤다. 한국은 1, 2차 대회 1000m에서 금 3, 은 1, 동 2개를 딸 정도로 강세를 보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타 팀의 집중 견제를 뚫지 못했다. 앞으로 더 거세질 타 팀의 견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준결선에서 캐나다 선수 3명과 한 조에서 경기를 펼친 심석희는 캐나다 마리안 생젤레(27)와 몸싸움을 벌이다 실격 처리됐다. 박세영도 준결선에서 헝가리 선수 2명에게 밀려 조 3위로 결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여자 대표팀 막내 이유빈, 남자 대표팀 맏형 곽윤기(28)가 결선에 올랐지만 각각 4위와 실격 처리되며 메달 획득은 하지 못했다. 캐나다 여자 대표팀의 선전이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월드컵 금메달 2개를 땄던 캐나다의 킴 부탱(23)은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2개(여자 500m, 1000m)를 목에 거는 등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27), 2위인 캐나다의 생젤레 등과 함께 대표팀의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16∼19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4차 대회에 출전한다. 4차 월드컵 결과까지 포함해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권 배분이 확정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 시즌 꼴찌였던 도로공사가 단숨에 급부상한 건 탄탄한 전력 보강 때문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로 국가대표 레프트 박정아를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이바나(사진)를 품에 안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도로공사는 개막 후 3경기에서 내리 패하며 주춤했다. 도로공사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도로공사는 9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에서 흥국생명을 3-0(25-19, 34-32, 25-20)으로 완파했다. 3연패 뒤 3연승을 달린 도로공사는 승점 12점으로 현대건설(11점)을 제치고 여자부 선두 자리에 올랐다. 에이스 이바나가 21득점(공격성공률 41.30%)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센터의 활약도 빛났다. 배유나는 블로킹 4개 포함 15득점(성공률 64.70%), 정대영은 블로킹 6개 포함 13득점(41.17%)으로 승리를 거들었다. 2세트 한때 4점 차까지 뒤졌던 도로공사는 9차례 듀스 끝에 세트를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이날 74개의 디그를 추가한 도로공사(총 3만56개)는 V리그 역대 최초로 팀 디그 성공 3만 개 기록도 세웠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초반 3연패가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여자부 최하위 흥국생명은 4연패에 빠졌다. 남자부 우리카드는 이날 한국전력에 3-0(25-21, 25-23, 28-26)으로 승리하며 최하위(7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파다르가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7점, 블로킹 3점, 서브 3점)을 달성하며 30득점의 활약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컬링 남녀 대표팀이 2017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PACC)에서 동반 우승하며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 획득 전망을 밝혔다. 남자 대표팀은 9일 호주 에리나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에 9-8, 여자 대표팀은 일본에 11-6으로 승리했다. 남자 대표팀의 약진이 눈에 띈다.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기존 대표팀 강원도청을 제치고 5년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은 경북체육회 소속 남자 대표팀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5위인 남자 대표팀은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는 일본(9위·준결승 8-7 승리)과 중국(7위)을 연달아 한 점 차로 격파하며 자신감도 충전했다. 특히 중국과의 결승에서는 마지막 10엔드에서 심판 계측 끝에 득점을 인정받으며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평창 올림픽 메달 유망주로 꼽히는 여자 대표팀 또한 아시아 정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예선부터 10전 전승을 이어온 여자 대표팀(세계랭킹 8위)은 홍콩과의 준결승(14-2), 일본과의 결승에서 모두 여유롭게 승리를 따내며 이번 대회 12전 전승으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달 핀란드에서 열린 월드투어 PAF 마스터스 투어 우승에 이어 상승세를 탔다. 여자 대표팀 스킵 김은정은 “두 번째 우승 도전이라 어깨가 더 무거웠는데 2연패를 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의 선전은 많은 실전 무대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결과라는 평가다. 8월 북미, 유럽 지역으로 두 달여 전지훈련을 떠난 대표팀은 현지 대회에 참가해 강호들과 맞붙으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 왔다. 남자 대표팀 스킵 김창민은 대회 뒤 “우승에 대한 기쁨보다는 부족한 걸 보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배움이 많은 대회였다고 느끼고 있다”며 여전히 실력 업그레이드에 대한 갈증이 더 컸다. 대표팀은 내년 올림픽 때까지 가급적 많은 대회에 출전해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남자 대표팀은 대회 뒤 호주에서 귀국하지 않고 바로 캐나다로 넘어가 그랜드슬램 대회에 참가한다. 다음 달 일본 투어 대회에는 남녀 대표팀이 모두 참가할 계획이다. 내년 강릉컬링센터 3000여 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치게 될 대표팀은 소음 적응 훈련도 고민하고 있다. 3개 대표팀(남자, 여자, 믹스더블)이 모두 같은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한 지붕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어릴 적부터 같은 경북 의성컬링장에서 훈련을 하며 올림픽의 꿈을 키워 온 이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찰떡호흡을 자랑한다. 실제 가족 구성원도 많다. 장반석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과 김민정 여자 대표팀 감독은 부부, 여자 대표 김영미와 김경애는 자매, 남자 대표 이기복과 믹스더블 대표 이기정은 쌍둥이 형제다. 누구보다 끈끈하게 얽힌 만큼 내년 올림픽까지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각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 20년 차 조인성(42·사진)이 8일 은퇴 의사를 밝히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조인성은 LG, SK, 한화를 거치면서 통산 타율 0.252, 186홈런, 801타점을 기록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금메달), 2006년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3위) 때 대표팀 포수 마스크를 썼다. 학창 시절부터 30년 넘게 선수 유니폼을 입어온 조인성은 은퇴 소회를 2000여 자 편지로 남겼다. 조인성은 편지에서 “34년간 오직 한 길을 걸어오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펼쳐질 34년의 인생은 한국 야구와 팬 여러분께 빚진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살겠다. 팬 여러분은 저를 잊어도 저는 영원히 팬 여러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고교생을 위한 재능기부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조인성은 두산 김태형 감독에게 코치직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베테랑 우완투수 정재훈(37)도 이날 은퇴를 선언했다. 2010년 홀드왕(23개) 정재훈은 프로 통산 14시즌 동안 통산 35승 44패, 139세이브, 84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새 얼굴이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올시즌 새 사령탑을 선택한 남자부 삼성화재와 여자부 현대건설이 1라운드를 선두로 마무리했다.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 신진식을 새 감독으로 선임한 삼성화재는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0(25-19, 25-22, 25-20)으로 완승을 거두며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개막 후 2연패에 빠졌던 삼성화재는 4연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탔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주장 박철우가 있다. 주전 라이트인 박철우는 1라운드 공격성공률 58.50%로 공격종합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기본기를 강조하는 신 감독의 지도 스타일도 팀에 조금씩 녹아들고 있다. 경기 뒤 신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튀는 플레이를 하기보다 팀워크를 중시하고 있다. 충분히 다른 팀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봄 배구 탈락의 고배를 마신 삼성화재가 올 시즌 설욕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명성을 날린 이도희 감독의 현대건설도 초반 돌풍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1라운드를 4승 1패로 마무리하며 선두로 나섰다. 올 시즌 팀의 주전세터가 된 이다영이 이 감독의 집중 교육 아래 성장했다는 평가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남자부 1위 삼성화재(12점)부터 최하위 우리카드(6점)까지 7개 구단이 모두 승점 1점 차로 나란히 줄지어 서 있다. 여자부는 1위 현대건설(10점)과 4위 한국도로공사(9점)의 차가 단 1점에 불과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선동열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의 데뷔 무대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엔트리는 단순히 대회 엔트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역대 첫 전임 감독인 선 감독은 가급적 이번 대표팀으로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까지 치를 계획이다. 더 나아가 2020년 일본 도쿄 올림픽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 대만과 달리 한국 대표팀이 와일드카드를 뽑지 않은 것 또한 이번 대회 참가 대상(23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인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다. 그중에도 키스톤 콤비인 유격수 김하성(22·넥센)과 2루수 박민우(24·NC)는 일찌감치 선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이미 소속팀에서도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찬 두 선수는 향후 대표팀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힌다. 내야의 중심인 유격수, 2루수가 안정돼야 팀 전체 수비가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 4년 차인 김하성은 이번 대표팀 25명 중 유일하게 성인 대표팀을 경험해봤다. 3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던 김하성은 대회 전 미국 야구전문지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선정한 WBC 유망주 4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실력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 ‘희귀한’ 오른손 타자라는 점 또한 김하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다. 선발 출전이 유력한 9명의 선수 중 오른손 타자는 3, 4명 정도. 가뜩이나 일본은 왼손 투수인 다구치 가즈토(22·요미우리) 또는 이마나가 쇼타(24·요코하마 DeNA)를 한국전에 등판시킬 가능성이 높다. 정규 시즌 타율 3위(0.363) 박민우 또한 공수주에서 고른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시즌 50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던 박민우는 선 감독이 이번 대표팀의 강점으로 뽑은 기동력에서도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 7일 서울 고착스카이돔 훈련 뒤 박민우는 “김하성과도 좋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국제대회의 무게감이 포스트시즌보다 큰 것 같다.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