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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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근 “끝에서 두 번째로 입장, 2016년엔 앞에서 두 번째”

    ‘공공의 적’ 삼성, 지옥에서 돌아온 한화, 그리고 KIA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 23일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를 관통한 3개의 키워드다.○ 삼성 5연패를 저지할 후보는 올해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독보적인 ‘1강’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내년부터 새 구장으로 옮기기 때문에 올해가 대구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우승 의지를 밝혔다. 나머지 9개팀 사령탑에게는 삼성은 반드시 넘고 싶은 산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무릎을 꿇었던 넥센 염경엽 감독은 “작년에는 류 감독님과 나의 차이 때문에 우리가 패자가 됐다. 올해 다시 한번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 삼성의 5연패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감독들 사이에 퍼져 있는 ‘타도 삼성’의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염 감독과 김태형 감독(두산), 이종운 감독(롯데) 등과 두어 차례 식사를 함께했다. 그때마다 ‘올해는 삼성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삼성의 5연패를 막을 전력을 갖춘 팀으로는 넥센과 SK가 꼽혔다. 류 감독은 “왜 다들 우리보고 우승 후보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굳이 대항마를 꼽자면 SK와 넥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제10구단 kt 조범현 감독도 “시범경기를 통해 보자면 넥센과 SK가 강한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 한화 지옥훈련의 결과는 지난해 11월 마무리 캠프부터 ‘지옥훈련’으로 유명해졌던 한화 역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4년 만에 돌아온 김성근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김 감독은 “한화는 최근 6년간 꼴찌를 했다. 올해 시범경기 역시 꼴찌였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해 보니 ‘이래서 우리가 꼴찌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이 부분만 해결하면 얼마든지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예전 쌍방울 감독을 맡았을 때도 시범경기에서 꼴찌를 했는데 정규시즌에서는 3위를 했다. 올해는 끝에서 두 번째로 행사장에 입장했지만(9위 했다는 것을 의미), 내년에는 앞에서 두 번째로 나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의 대항마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특유의 어법으로 “어느 팀이든 우승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한화도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화 대표로 이 행사에 참석한 외야수 이용규는 “다른 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훈련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는 죽어라 훈련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가을야구’라는 보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 감독들이 꼽은 최고 인기 선수는 10개팀 중 한화 두산 롯데를 제외한 7개팀 사령탑이 28일 개막전 선발 투수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이 중 KIA 양현종을 제외한 6개팀의 개막전 선발은 외국인 투수였다. 나머지 3개팀도 외국인 투수를 제1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양현종의 주가가 폭등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20명의 선수 가운데 꼭 데려오고 싶은 선수 1명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염경엽 넥센 감독, 김용희 SK 감독, 김태형 두산 감독, 이종운 롯데 감독, 조범현 kt 감독 등 5명이 양현종을 지목했다. “토종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게 이유였다. 양현종은 “지난해는 KIA 팬들께 죄송한 시즌이었다. 올해는 더욱 즐기는 야구, 신나는 야구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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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한화, 양현종…프로야구 미디어데이 관통한 세 가지 키워드

    ‘공공의 적’ 삼성, 지옥에서 돌아온 한화, 그리고 KIA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 23일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를 관통한 3개의 키워드다. ●삼성 5연패를 저지할 후보는 올해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독보적인 ‘1강’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내년부터 새 구장으로 옮기기 때문에 올해가 대구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우승 의지를 밝혔다. 나머지 9개 팀 사령탑들에게는 삼성은 반드시 넘고 싶은 산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무릎을 꿇었던 넥센 염경엽 감독은 “작년에는 류 감독님과 나의 차이 때문에 우리가 패자가 됐다. 올해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 삼성의 5연패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감독들 사이에 펴져 있는 ‘타도 삼성’의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염 감독과 김태형 감독(두산), 이종운 감독(롯데) 등과 두어 차례 식사를 함께 했다. 그 때마다 ‘올해는 삼성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삼성의 5연패를 막을 전력을 갖춘 팀으로는 넥센과 SK가 꼽혔다. 류 감독은 “왜 다들 우리보고 우승후보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굳이 대항마를 꼽자면 SK와 넥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제10구단 kt 조범현 감독도 “시범경기를 통해 보자면 넥센과 SK가 강한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 ●한화 지옥 훈련의 결과는 지난해 11월 마무리 캠프부터 ‘지옥 훈련’으로 유명해졌던 한화 역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4년 만에 돌아온 김성근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김 감독은 “한화는 최근 6년 간 꼴찌를 했다. 올해 시범경기 역시 꼴찌였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해 보니 ‘이래서 우리가 꼴찌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이 부분만 해결하면 얼마든지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 쌍방울 감독을 맡았을 때도 시범경기에서 꼴찌를 했는데 정규시즌에서는 3위를 했다. 올해는 끝에서 두 번째로 행사장에 입장했지만(9위 했다는 것을 의미), 내년에는 앞에서 두 번째로 나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의 대항마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특유의 어법으로 “어느 팀이든 우승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한화도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화 대표로 이 행사에 참석한 외야수 이용규는 “다른 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훈련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는 죽어라 훈련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가을야구’라는 보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감독들이 꼽은 최고 인기 선수는 10개 팀 중 한화, 두산, 롯데를 제외한 7개 팀 사령탑이 28일 개막전 선발 투수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이 중 KIA 양현종을 제외한 6개 팀의 개막전 선발은 외국인 투수였다. 나머지 3개 팀도 외국인 투수를 제1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양현종의 주가가 폭등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20명의 선수 가운데 꼭 데려오고 싶은 선수 1명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염경엽 넥센 감독, 김용희 SK 감독, 김태형 두산 감독, 이종운 롯데 감독, 조범현 kt 감독 등 5명이 양현종을 지목했다. “토종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게 이유였다. 양현종은 “지난해는 KIA 팬들께 죄송한 시즌이었다. 올해는 더욱 즐기는 야구, 신나는 야구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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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티니 34점… 기업은행 먼저 웃었다

    큰 경기엔 역시 에이스가 필요했다. IBK기업은행에는 ‘엄마 에이스’ 데스티니가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20일 화성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4득점을 올린 데스티니의 활약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1(25-14, 10-25, 25-23, 33-31)로 꺾었다.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 첫판을 잡은 IBK기업은행은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10차례 열린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예외 없이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따냈다. IBK기업은행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3위 현대건설에 2승 4패로 뒤졌다. 그나마 마지막 2경기는 데스티니의 분전 속에 승리를 거뒀다. 앞선 4경기에서 현대건설에 모두 패했던 IBK기업은행은 오른쪽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데스티니의 활약 속에 첫 승을 따냈다. 3월 2일 경기에서 데스티니는 양 팀 최고인 22점을 올렸고, 팀은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도 승리의 주역은 경기 내내 코트를 지배한 데스티니였다. 데스티니는 1세트부터 11득점을 올리며 첫 세트를 따내는 데 공헌했다. 2세트에서 단 1득점에 그치며 주춤했지만 3세트에서 다시 10점을 올리며 부활했고 4세트에서도 고비마다 득점을 올렸다. 특히 듀스에 듀스를 거듭하던 4세트 32-31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2009∼2010시즌 GS칼텍스에서 최고 외국인 선수로 군림했던 그는 결혼과 출산으로 잠시 코트를 떠났다가 이번 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두 살배기 딸 키타니를 안고 들어온 데스티니는 “딸은 내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해 준 원동력이다.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코트에선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2차전은 22일 오후 2시부터 현대건설의 안방인 수원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열린다.화성=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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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배구 진출’ IBK-도로공사-현대건설, 물고물리는 천적관계

    1위 보다 센 2위, 2위보다 강한 3위(?). 역설적이지만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의 정규시즌 판도가 그랬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도로공사는 2위 IBK기업은행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 4패의 열세를 보였다. IBK기업은행 역시 3위 현대건설에는 2승 4패로 뒤졌다. 도로공사는 현대건설에 5승 1패의 압도적 우위 보이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세 팀은 물고 물리는 천적관계를 형성했다. 20일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플레이오프 1차전으로 ‘봄 배구’가 시작된 가운데 이미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결정지은 도로공사는 현대건설이 올라오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공사의 희망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변수는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의 활약 여부다. 2009~2010시즌 GS칼텍스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데스티니는 IBK기업은행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올 시즌 예전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1월 14일 인삼공사와의 경기 도중 오른 발목이 돌아가는 큰 부상을 당해 한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선두 싸움을 이어가던 팀도 3위까지 추락했다. 다행히 2월 중순 데스티니가 돌아왔고, 팀도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앞선 4경기에서 현대건설에 모두 패했던 IBK기업은행은 2월 17일 오른 발목에 보호대를 차고 나온 데스티니의 활약 속에 첫 승을 따냈다. 3월 2일 경기에서 데스티니는 양 팀 최고인 22점을 올렸고, 팀은 3-0 완승을 거뒀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데스티니의 부상이 터닝 포인트였다. 데스티니가 없는 동안 김희진과 박정아가 한 단계 성장했고, 데스티니가 복귀한 뒤에는 완전히 우리 팀 색깔을 찾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호락호락하진 않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에 승리한 4승 가운데 데스티니가 빠졌던 경기는 1월 21일 열린 4차전이 유일했다. 현대건설은 여자부 6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300개 이상의 블로킹(305개)과 200개 이상의 서브 에이스(211개)를 기록한 공격의 팀이다. 외국인 선수 폴리는 득점 1위(982점)에 올랐고, 양효진은 블로킹 1위(107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10차례 열린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예외 없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 티켓의 향방 역시 1차전 결과에 달려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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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OC “현대차, 평창 후원 문제 없다”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는 올림픽 개최지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17∼19일 강원 강릉 라카이 샌드파인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제4차 조정위원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뜻밖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들이었다. 지난주 도요타가 IOC와 톱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게 발단이었다. 계약에 따라 IOC의 12번째 톱 스폰서가 된 도요타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마케팅 활동에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IOC는 톱 스폰서를 보호하기 위해 동일 업종에 있는 다른 회사의 마케팅 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가장 긴장했던 것은 평창조직위였다. 스폰서십을 통해 850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 조직위는 그동안 국내 대표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를 유력한 지역 스폰서 후보로 올려놓고 있었다. 도요타가 독점적인 권한 행사를 고집하면 조직위는 수백억 원을 낼 수 있는 지역 스폰서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조직위는 정상적으로 현대차와 협상을 이어가게 됐다. IOC가 평창 올림픽에 한해서만큼은 예외 조항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도요타 역시 2020년 자국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IOC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조양호 평창조직위 위원장은 “자동차 부문 스폰서 유치에는 아무 지장이나 제한이 없다. 현대차가 하겠다고 하면 이미 지역 스폰서십 계약을 한 대한항공이나 KT, 영원무역 등과 똑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구닐라 린드베리 IOC 조정위원장(사진)도 “전혀 문제없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IOC 마케팅 팀과 다 얘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IOC 조정위원회는 내년으로 예정된 스노보드 월드컵 등 테스트 이벤트의 성공 개최를 위해 더 집중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참석한 린드베리 위원장은 “공사 진척 사항은 만족스럽다. 조직위와 정부가 앞으로도 평창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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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조직위 긴장시킨 현대車-도요타…스폰서는 누구?

    현대차와 도요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실시하는 조정위원회는 올림픽 개최지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17~19일 강원 강릉 라카이 샌드파인리조트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제4차 조정위원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뜻밖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들이었다. 지난 주 도요타가 IOC와 톱 스폰서 십 계약을 맺은 게 발단이었다. 계약에 따라 IOC의 12번째 톱 스폰서가 된 도요타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마케팅 활동에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IOC는 톱 스폰서를 보호하기 위해 동일 업종에 있는 다른 회사의 마케팅 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가장 긴장했던 것은 평창조직위였다. 스폰서십을 통해 850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 조직위는 그 동안 국내 대표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를 유력한 지역 스폰서 후보로 올려놓고 있었다. 도요타가 독점적인 권한 행사를 고집하면 조직위는 수백 억 원을 낼 수 있는 지역 스폰서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조직위는 정상적으로 현대차와 협상을 이어가게 됐다. IOC가 평창올림픽에 한해서만큼은 예외 조항을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도요타 역시 2020년 자국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IOC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조양호 평창조직위 위원장은 “자동차 부문 스폰서 유치에는 아무 지장이나 제한이 없다. 현대차가 하겠다고 하면 이미 지역 스폰서 십 계약을 한 대한항공이나 KT, 영원무역 등과 똑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구닐라 린드버그 IOC 조정위원장도 “전혀 문제없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IOC 마케팅 팀과 다 얘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IOC 조정위원회는 내년으로 예정된 테스트이벤트의 성공 개최를 위해 더 집중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 린드버그 위원장은 “공사 진척 사항은 만족스럽다. 조직위와 정부가 앞으로도 평창 대회에 대해 한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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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 기자의 히트&런]차곡차곡… ‘거탑’ 박한이

    “만약 우리 팀에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누가 1호의 영예를 안게 될까요.” 최근 만난 삼성 구단 관계자에게 받은 질문이다.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한 류중일 감독, ‘국민 타자’ 이승엽,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 임창용,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 ‘헐크’란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만수 전 SK 감독…. 당장 머릿속에 떠오른 얼굴들이었다. 그런데 그 관계자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선수의 이름이 나왔다.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6·사진)였다. 박한이를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를 슈퍼스타라 하기엔 좀 부족해 보인다. 무엇보다 ‘1호’에 어울리는 임팩트가 약하지 않은가. 그런데 설명을 듣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관계자는 “삼성 라이온즈의 역사는 박한이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2001년 박한이가 입단하기 전까지 우리 팀은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런데 박한이가 팀에 합류한 후 10번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7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복덩이도 이런 복덩이가 없다”고 했다.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꾸준함이라는 항목으로 볼 때 박한이만 한 선수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찾기 힘들다는 게 그 관계자의 해석이었다. 듣고 보니 역시 그랬다. 2001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박한이는 14년 연속 100경기 이상을 뛰었고, 매년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지만 박한이는 여전히 외야 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특히 박한이의 경기 소화력을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박한이의 목표는 170경기 출장이다. 올해부터 팀당 경기 수가 144경기이니 무슨 말인가 싶지만 스프링캠프 때 치른 연습경기부터 포스트시즌까지 더하면 얼추 170경기가 된다. 박한이는 올해 팀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9차례의 연습경기에 모두 나섰다. 요즘 한창 열리고 있는 시범경기에도 개근 중이다. 그는 “감독님이 믿으니까 내보내 주시는 게 아니겠나.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가능한 한 모든 경기를 거르지 않고 뛰는 게 습관이 됐다. 아프지 않고, 기량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는 투수를 이닝 이터(Inning Eater)라고 한다면 그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게임 이터(Game Eater)인 셈이다. 그도 사람인지라 항상 건강했던 것은 아니다. 2012년에는 시범경기 막판 왼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건강하게 돌아와 그해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박한이가 기억하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13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다. 1차전에서 그는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중지가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방망이를 잡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지만 한 경기를 쉰 뒤 침을 맞고 3차전부터 다시 출전했다. 그리고 3차전 결승 득점, 5차전 결승타, 6차전 쐐기 홈런을 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1승 3패로 뒤지다 4승 3패로 대역전극을 벌인 그해의 한국시리즈는 박한이의 작품이었다. 한국시리즈 역대 최다 타석(260), 최다 타수(211), 최다 득점(36), 최다 안타(51), 최다 루타(73)는 박한이가 차곡차곡 쌓아올린 훈장들이다. 박한이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아프지 않고 야구를 할 수 있느냐고. 그가 답했다. “나는 웬만큼 아파서는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뼈가 부러지지 않은 한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주의다. 후배들에게도 항상 말한다. ‘형을 이기고 올라오라’고. 패기와 절실함을 지닌 후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박한이는 15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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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엽 양준혁 제친 삼성 라이온즈 ‘명예의 전당’ 1호 후보는?

    “만약 우리 팀에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누가 1호의 영예를 안게 될까요.” 최근 만난 삼성 구단 관계자에게 받은 질문이다.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한 류중일 감독, ‘국민 타자’ 이승엽,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 임창용,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 ‘헐크’란 별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만수 전 SK 감독…. 당장 머리 속에 떠오른 얼굴들이었다. 그런데 그 관계자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선수의 이름이 나왔다.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6)였다. 박한이를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를 슈퍼스타라 하기엔 좀 부족해 보인다. 무엇보다 ‘1호’에 어울리는 임팩트가 약하지 않은가. 그런데 설명을 듣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관계자는 “삼성 라이온즈의 역사는 박한이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2001년 박한이가 입단하기 전까지 우리 팀은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런데 박한이가 팀에 합류한 후 10번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7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복덩이도 이런 복덩이가 없다”고 했다.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꾸준함이라는 항목으로 볼 때 박한이만한 선수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찾기 힘들다는 게 그 관계자의 해석이었다. 듣고 보니 역시 그랬다. 2001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박한이는 14년 연속 100경기 이상을 뛰었고, 매년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지만 박한이는 여전히 외야 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특히 박한이의 경기 소화력을 눈여겨 볼만 하다. 올해 박한이의 목표는 170경기 출장이다. 올해부터 팀 당 경기 수가 144경기이니 무슨 말인가 싶지만 스프링캠프 때 치른 연습경기부터 포스트시즌까지 더하면 얼추 170경기가 된다. 박한이는 올해 팀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9차례의 연습경기에 모두 나섰다. 요즘 한창 열리고 있는 시범경기에도 개근 중이다. 그는 “감독님이 믿으니까 내 보내 주시는 게 아니겠나.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가능한 모든 경기를 거르지 않고 뛰는 게 습관이 됐다. 아프지 않고, 기량도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투수를 이닝 이터(Inning Eater)라고 한다면 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게임 이터(Game Eater)인 셈이다. 그도 사람인지라 항상 건강했던 것은 아니다. 2012년에는 시범경기 막판 왼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건강하게 돌아와 그해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박한이가 기억하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13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다. 1차전에서 그는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중지가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방망이를 잡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지만 한 경기를 쉰 뒤 침을 맞고 3차전부터 다시 출전했다. 그리고 3차전 결승 득점, 5차전 결승타, 6차전 쐐기 홈런을 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1승 3패로 뒤지다 4승 3패로 대역전극을 벌인 그해의 한국시리즈는 박한이의 작품이었다. 한국시리즈 역대 최다 타석(260), 최다 타수(211), 최다 득점(36), 최다안타(51), 최다 루타(73)는 박한이가 차곡차곡 쌓아올린 훈장들이다. 박한이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안 아프고 야구를 할 수 있느냐고. 그가 답했다. “나는 웬만큼 아파서는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주의다. 후배들에게도 항상 말한다. ‘형을 이기고 올라오라’고. 패기와 절실함을 지난 후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박한이는 15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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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남원 감독 “첫 우승 염원, 산전수전 노장들 믿는다”

    프로배구 여자부 도로공사의 서남원 감독(48·사진)은 강단 있는 지도자다. 남자부 대한항공 수석코치를 맡고 있던 2013년 초 구단은 신영철 감독(현 한국전력)을 경질하고 그에게 감독대행을 맡기려 했다. 하지만 그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단의 제안을 고사했다. 운명처럼 3개월 후 그는 도로공사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 시즌이 개막하기 전 그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하면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평소 성격을 감안할 때 빈말이 아니었다. 정규시즌이 마무리된 16일 현재 최소한 그가 스스로 물러날 일은 없어졌다. 팀이 20승 10패(승점 59점)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솔직히 자신이 있었다. 우리 팀엔 김해란이란 뛰어난 리베로가 있었고, 한국 최고의 세터인 이효희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데려왔다. 또 다른 FA인 센터 정대영도 든든히 뒤를 받쳐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효희의 합류로 팀이 전체적으로 안정을 찾았다. 이효희의 안정적인 토스를 받은 외국인 선수 니콜의 공격성공률은 예년보다 훨씬 좋아졌다. 신예 문정원과 황민경이 서브와 공격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 것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올스타전에서 김해란이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오지영이 그 빈자리를 말끔히 메웠다.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건 서 감독이었다. 이효희(35)와 정대영(34)은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다. 센터 장소연(40)은 전체 여자 선수를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다. 삼성화재 코치로 10년간 신치용 감독을 보좌했던 서 감독은 이들의 이름 앞에서 나이를 지웠다. 그는 “삼성화재의 힘은 기본기이고, 기본기는 체력에서 나온다. 선수들에게도 나이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은 절대 보이지 말라고 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내 말을 잘 따라줬고, 젊은 선수들은 언니들의 장점을 흡수했다”고 했다. 도로공사는 20일부터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기업은행-현대건설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을 벌인다. 도로공사로서는 첫 우승 도전이다. 서 감독은 “구단과 팬들이 우승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단은 과감한 투자를 해 줬다. 내년은 없다는 각오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한국전력에 3-2(18-25, 25-23, 22-25, 25-16, 15-7)로 승리하며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다. 현대건설은 인삼공사를 3-1(25-15, 23-25, 25-16, 25-19)로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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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배구 ‘의리맨’ 서남원 감독, 도로공사 첫 우승 도전

    프로배구 여자부 도로공사의 서남원 감독(48)은 강단 있는 지도자다. 남자부 대한항공 수석코치를 맡고 있던 2013년 초 구단은 신영철 감독(현 한국전력)을 경질하고 그에게 감독대행을 맡기려 했다. 하지만 그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단의 제안을 고사했다. 운명처럼 3개월 후 그는 도로공사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 시즌이 개막하기 전 그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하면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평소 성격을 감안할 때 빈말이 아니었다. 정규시즌이 마무리 된 16일 현재 최소한 그가 스스로 물러날 일은 없어졌다. 팀이 20승 10패(승점 59점)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솔직히 자신이 있었다. 우리 팀엔 김해란이라는 뛰어난 리베로가 있었고, 한국 최고의 세터인 이효희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데려왔다. 또 다른 FA인 센터 정대영도 든든히 뒤를 받쳐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효희의 합류로 팀이 전체적으로 안정을 찾았다. 이효희의 안정적인 토스를 받은 외국인 선수 니콜의 공격성공률은 예년보다 훨씬 좋아졌다. 신예 문정원과 황민경이 서브와 공격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 것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올스타전에서 김해란이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오지영이 그 빈자리를 말끔히 메웠다.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건 서 감독이었다. 이효희(35)와 정대영(34)은 30대 중반의 베테랑이다. 센터 장소연(40)은 전체 여자 선수를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다. 삼성화재 코치로 10년간 신치용 감독을 보좌했던 서 감독은 이들의 이름 앞에서 나이를 지웠다. 그는 “삼성화재의 힘은 기본기이고, 기본기는 체력에서 나온다. 선수들에게도 나이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은 절대 보이지 말라고 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내 말을 잘 따라줬고, 젊은 선수들은 언니들의 장점을 흡수했다”고 했다. 도로공사는 20일부터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기업은행-현대건설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을 벌인다. 여자부 6개 팀 중 유일하게 우승 경험이 없는 도로공사로서는 첫 우승 도전이다. 서 감독은 “구단과 팬들이 우승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구단은 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 줬다. 내년은 없다는 각오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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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루페, 한국서 네차례 뛰어 모두 우승… “태극마크 꿈”

    2015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7·케냐)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그는 2011년 10월 생애 두 번째 풀코스이자 난생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인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3초로 정상에 올랐다. 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는 역대 국내 대회 최고 기록인 2시간5분37초로 우승하며 단번에 세계적인 선수로 떠올랐다. 그해 가을 열린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도 우승해 그는 한국에서 열린 3개의 국제 대회에서 모조리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까지 제패한 그는 한국 대회 4번 출전, 4번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그를 세계적인 마라토너로 키운 스승도 한국인이다. 2007년부터 케냐 엘도레트와 나이로비에 훈련 캠프를 차린 오창석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교수(53)는 ‘흙 속의 진주’였던 에루페를 발굴해 체계적으로 훈련시켰다. 에루페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차원에서 그의 귀화를 추진하고 있고, 그 역시 ‘진짜 한국인’이 되려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귀화하면 마라톤 선수로는 ‘1호 귀화 선수’가 된다. 2012년 동아마라톤에서 최고 성적을 올렸을 때 이미 육상연맹에서는 그의 귀화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도핑이라는 변수에 막혀 잠시 중단했었다. 에루페는 2012년 말 말라리아 예방 접종 주사를 맞았는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불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는 IAAF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13년 초부터 올 초까지 2년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에루페는 “정말 억울했고, 그래서 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훈련했다”고 했다. 2년간의 공백이 무색하게 그는 이번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르며 명예를 회복했다. 그의 징계가 풀리기 1년 전부터 많은 마라톤 에이전시 회사들은 거액을 제시하며 그를 스카우트하려 했다. 하지만 에루페는 오 교수와의 의리, 한국과의 인연을 생각하며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복귀전으로 이번 대회를 택한 것도 한국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최경열 육상연맹 전무는 “이봉주가 은퇴한 후 국제 경쟁력을 가진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의 귀화는 한국 육상 발전에 좋은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냐 국가대표로 뽑힌 적이 없는 그가 케냐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1년 후부터 한국 대표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다. 운동선수가 귀화하려면 대한체육회의 추천을 받은 뒤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2012년 동아마라톤에서 에루페가 기록한 2시간5분37초는 역대 전 세계 모든 선수를 통틀어 4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우승한 스티븐 키프로티치(우간다)의 기록이 2시간8분1초임을 감안하면 내년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그가 메달을 딸 가능성은 큰 편이다. 에루페는 “한국에서 뛰는 게 좋다. 날씨도 좋고 모든 게 좋다. 내 인생의 목표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 우승하는 것이다. (귀화 문제에) 흥미를 갖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uni@donga.com·김동욱 기자}

    •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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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홈런왕’의 전설, 중학교 교과서에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기록(390개)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이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삼양미디어의 2015년 개정판 ‘진로와 직업’ 교과서에 각계 직업 종사자 17명 중 한 명으로 이승엽이 소개된 것(사진). 삼양미디어는 “우리나라에 2만여 개의 직업이 존재한다. 오랜 기간 다양한 연령층의 팬으로부터 사랑받은 이승엽 선수 인터뷰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의 삶과 직업인으로서의 모습 등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했다. 이승엽 선수의 인터뷰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교과서 두 쪽에 걸쳐 실린 인터뷰에서 “또래 친구들이 과학자, 선생님, 의사, 대통령 등을 장래희망으로 꼽을 때 나는 야구선수가 꿈이라고 말했다”며 “꼭 야구가 아니어도 좋다. 공부 때문에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스포츠를 즐기는 삶을 추천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강조했다. 이승엽은 “내가 교과서에 실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부끄럽지 않으려면 야구를 계속 잘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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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 기자의 히트&런]빠른 경기? 재미있는 야구가 먼저!

    “삼복더위에 질질 끄는 경기는 관전의 즐거움을 반감시킨다.” 1995년 8월 1일자 한 신문 기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 시간이 점점 늘어나 팬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듬해부터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흥미롭게도 ‘스피드 업’에 관한 논의는 20년 전에도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더 흥미롭게도 그해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당 평균 소요 시간은 2시간 57분밖에 되지 않았다. 역대 최장이었던 지난해의 3시간 27분보다 30분이나 짧았다. 기사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은 2시간 반 안팎이 이상적인 경기 시간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지난 20년간 한국 프로야구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투수들은 선발-중간계투-셋업맨-마무리로 철저히 분업화됐고, 타자들의 장비 및 스윙 기술은 놀랍도록 좋아졌다. 예전 같으면 손도 못 댈 공들이 요즘은 커트당하기 일쑤다. 수비의 발전은 또 어떤가. 대부분 팀이 선수에 따라, 볼카운트에 따라, 투수가 던지는 공에 따라 시프트를 활용한다. 이는 메이저리그도 똑같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8분으로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가 경기 시간을 관측한 1950년 이후 가장 길었다.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경기 시간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경기 후반 5점 정도 벌어지면 승부는 대개 그대로 끝났다. 승패와 큰 관계가 없으니 투수들은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고, 타자들은 시원하게 스윙을 했다. 그런데 요즘 야구는 8회에 10점을 이기고 있어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마지막까지 투수는 혼신의 힘을 다하고, 타자도 대충 스윙을 하지 않는다. 한 개의 공, 한 번의 스윙에 수천만 원의 돈(연봉)이 왔다 갔다 하니 당연한 일이다. 얼마 전까지 경기 후반 5점 차에서 나오는 번트는 상대 팀을 모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요즘은 한 점을 더 달아나는 게 당연한 작전이 돼버렸다. 경기 시간이 늘어나는 건 거스르기 힘든 현대 야구의 추세인 셈이다. 올해 시범경기부터 한층 강화된 스피드 업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KBO도 이 같은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 LG 이진영이 ‘소련 야구’라는 표현을 써 더욱 화제가 된 ‘타석을 벗어날 경우 자동 스트라이크를 주는 규정’은 야구의 근본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KBO가 스피드 업을 강조하는 것은 현장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안 그래도 경기 시간이 늘어나는데 선수들의 늑장 플레이까지 더해질 경우 팬들의 경기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스피드 업 규정을 적용했지만 강력한 페널티가 없다 보니 유야무야 되곤 했다. 이번엔 감독부터 선수에 이르기까지 빠른 경기 진행을 의식하는 것 같다. 인식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이 규정이 정규시즌에도 적용될 확률은 ‘0’에 가깝다. ‘야구의 재미’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KBO리그가 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야구의 본질을 저버릴 리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스피드 업 규정을 위반하면 메이저리그처럼 벌금(건 당 500달러)을 매기는 것이다. 하지만 스피드 업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콘텐츠, 곧 경기력이다. 재미있는 영화는 4시간을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반면 내용이 시원찮은 영화는 1시간도 지켜보기 힘들다. 많은 야구팬이 야구가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은 경기력에 대한 실망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경기도 지겹게 흘러가는데 선수들까지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누가 뭐래도 야구는 ‘여백의 스포츠’다. 경기 시간을 10분 줄이자고 경기의 재미를 포기할 팬들은 없다. 재미를 주는 건 선수들의 몫이다. 일본의 야구만화 ‘H2’의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타임아웃이 없는 경기의 재미를 가르쳐 드리지요.” 올해는 정말 많은 가르침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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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서에 등장한 이승엽 “믿기지 않아…야구 계속 잘해야겠다”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홈런 기록(390개)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이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삼양미디어의 2015년 개정판 ‘진로와 직업’ 교과서에 각계 직업 종사자 17명 중 한 명으로 이승엽이 소개된 것. 삼양미디어는 “우리나라에 2만여 개 직업이 존재한다. 오랜 기간 다양한 연령층의 팬으로부터 사랑받는 이승엽 선수 인터뷰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의 삶과 직업인으로서의 모습 등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했다. 이승엽 선수의 인터뷰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이 교과서에 두 페이지에 걸쳐 실린 인터뷰에서 “또래 친구들이 과학자, 선생님, 의사, 대통령 등을 장래희망으로 꼽을 때 나는 야구선수가 꿈이라고 말했다”며 “꼭 야구가 아니어도 좋다. 공부 때문에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스포츠를 즐기는 삶을 추천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강조했다. 이승엽은 “내가 교과서에 실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부끄럽지 않으려면 야구를 계속 잘 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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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석 벗어나면 벌칙, 팬들은 “글쎄…”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시범경기. 3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한화 김경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무심결에 타석을 벗어났다가 삼진 처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 ‘스피드 업’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 주말 열린 10경기에서 스피드 업 규정으로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사례는 일곱 번이나 나왔다. 그중 세 번은 2스트라이크 이후로 타자는 삼진 처리됐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당 소요 시간은 역대 최장인 3시간 27분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팬이 스피드 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삼진이 나와도 괜찮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9일 동아닷컴 ‘핫 이슈-당신의 의견은’ 코너를 통해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0일까지 진행된 투표 결과 ‘타자의 두 발이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주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61%(367명)로 ‘스트라이크를 줘야 한다’는 의견(39%·235명)보다 많았다. 반대표를 던진 한 누리꾼은 “야구의 근간을 훼손하는 조치다.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9회 2사 만루에서 어이없게 타석을 벗어나 아웃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정말 ‘멘붕(멘털 붕괴)’이 올 것 같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찬성표를 던진 사람이 40%에 육박한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적지 않은 팬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야구 경기에 실망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찬성표를 던진 한 누리꾼은 “경기가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집중이 잘 돼 좋았다”고 밝혔다. KBO는 일단 시범경기 동안은 엄격히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시행 세칙을 보완해 정규 시즌 때는 야구의 재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기 진행 속도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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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란군 vs 반란군

    ‘삼강체제’의 붕괴와 언더도그(Underdog·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낮은 팀이나 선수)의 반란. 2014∼2015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판도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남자 프로배구 판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2005년부터 매년 ‘봄 잔치’에 초청받았던 현대캐피탈은 사상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다. 2006∼2007시즌 후 매년 포스트시즌을 거르지 않았던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그 자리는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대신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던 시나리오다.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은 2013∼2014시즌 나란히 6위와 최하위인 7위에 그쳤었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리그 참가 첫해 가능성을 보여줬던 OK저축은행은 한 시즌 만에 삼성화재의 아성을 위협하는 팀이 됐다. 가장 큰 변화는 특급 외국인 선수 시몬(쿠바)의 가세다. 팀 사정상 본업인 센터 대신 공격 중심의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34경기에서 1043점(2위)이라는 가공할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경기대 시절부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이민규-송희채-송명근의 기량이 급성장한 것도 큰 이유다. 김세진 감독은 선수들의 특성을 잘 살려 한 템포 빠른 배구를 정착시켰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를 초빙해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주효했다. 만년 하위 팀 한국전력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더욱 극적이다. 한국전력은 2년 전 2승 28패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신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서서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올해는 22승 12패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전광인과 쥬리치를 중심으로 한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 조직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자주 이기다 보니 선수들이 이기는 재미를 알게 됐다”는 전광인의 말에서 이전과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두 팀은 누가 이기든 스승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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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피드업’ 삼진아웃 폐지돼야” 61% vs “경기 집중돼 좋아” 39%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시범경기. 3회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한화 김경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무심결에 타석을 벗어났다가 삼진 처리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올해부터 도입한 ‘스피드 업’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 주말 열린 10경기에서 스피드 업 규정으로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사례는 7번이나 나왔다. 그 중 3번은 2스트라이크 이후로 타자는 삼진 처리됐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당 소요 시간은 역대 최장인 3시간 27분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팬들이 스피드 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삼진이 나와도 괜찮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동아일보는 이에 대한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9일 동아닷컴 ‘핫 이슈-당신의 의견은’ 코너를 통해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0일까지 진행된 투표 결과 ‘타자의 두 발이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주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61%(367명)로 ‘스트라이크를 줘야 한다’는 의견(39%·234명)보다 많았다. 반대표를 던진 한 누리꾼은 “야구의 근간을 훼손하는 조치다.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9회 2사 만루에서 어이없게 타석 벗어나서 아웃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정말 ‘멘붕(멘탈 붕괴)’이 올 것 같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찬성표를 던진 사람이 40%에 육박한다는 사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적지 않은 팬들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야구 경기에 실망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찬성표를 던진 한 누리꾼은 “경기가 산만하지 않고 오히려 집중이 잘 되서 좋았다”고 밝혔다. KBO는 일단 시범경기 동안은 엄격히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그 과정에서 시행 세칙을 보완해 정규 시즌 때는 야구의 재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기 진행 속도도 높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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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K저축은행-한국전력 ‘꼴찌들의 반란’ 포스트시즌 에서도?

    ‘삼강체제’의 붕괴와 언더독(Underdog·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의 반란. 2014~2015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판도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 판도는 이전에 비해 완전히 달라졌다. 2005년부터 매년 ‘봄 잔치’에 초청받았던 현대캐피탈은 사상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다. 2006~2007시즌 후 매년 포스트시즌을 거르지 않았던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그 자리는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대신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던 시나리오다.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은 2013~2014시즌 나란히 6위와 최하위인 7위에 그쳤었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리그 참가 첫 해 가능성을 보여줬던 OK저축은행은 한 시즌 만에 삼성화재의 아성을 위협하는 팀이 됐다. 가장 큰 변화는 특급 외국인 선수 시몬(쿠바)의 가세다. 팀 사정상 본업인 센터 대신 공격 중심의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34경기에서 1043점(2위)이라는 가공할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경기대 시절부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이민규-송희채-송명근의 기량이 급성장한 것도 큰 이유다. 김세진 감독은 선수들의 특성을 잘 살려 한 템포 빠른 배구를 정착시켰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를 초빙해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주효했다. 만년 하위 팀 한국전력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더욱 극적이다. 한국전력은 2년 전 2승 28패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신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서서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올해는 22승 12패로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전광인과 쥬리치를 중심으로 한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 조직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자주 이기다보니 선수들이 이기는 재미를 알게 됐다”는 전광인의 말에서 이전과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제 관심은 포스트시즌에 모아진다. 두 팀 중 누가 이기든 스승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된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선수 시절 신 감독의 지도를 받았고, 신영철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 17년간 신치용 감독을 보좌했다. 약자들의 반란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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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의견은]“삼진이라고? ‘소련 야구’ 하는줄 알았다”

    Q. 타자의 두 발이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 당신의 의견은.지난 해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 당 평균 시간은 3시간 27분이었습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빠른 야구를 위해 ‘스피드업’ 규정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게 타자의 두 발이 타석에서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주는 조항입니다. 그런데 시범경기 때 막상 적용해보니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7일 한화와 LG의 경기에서 한화 김경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무심결에 타석을 벗어났다가 삼진 아웃 처리됐습니다. LG 이진영도 같은 이유로 삼진 아웃됐습니다. 이진영은 “(자유가 없는) ‘소련 야구’인 줄 알았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야구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은 “시범경기 동안 시험을 해본 후 스피드업 규정에 대해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새 규정이 잘 지켜지면 경기당 10분 정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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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인비 차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불어닥친 한국 열풍이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개막 후 열린 4개 대회를 한국(계) 선수들이 싹쓸이한 가운데 시즌 다섯 번째 대회 우승컵의 주인공도 한국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파72·6600야드)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치며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전날 1라운드에 이어 연이틀 공동 선두다. 경기 중반까지는 지루한 파 행진이 이어졌다. 버디 기회를 여러 차례 잡았지만 퍼팅이 아쉽게 홀을 비켜 가곤 했다. 하지만 14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기록한 박인비는 15번홀(파4)에서도 먼 거리 버디를 집어넣었다. 기세를 몰아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어려운 라이의 버디를 성공시킨 박인비는 기분 좋게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신지은과 리디아 고는 나란히 6언더파 138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5언더파 139타를 친 유소연도 공동 8위에 올라 남은 두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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