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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28일 오후 4시 현재 확진자(2337명)의 1.7배인 3923명이 유증상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대구 신천지 교인 중에서는 코로나19 증상은 없지만 양성 판정을 받은 ‘무증상 감염자’가 대거 드러났다. 현재 대구 지역에서는 기침, 발열 증상이 있는 유증상자 교인 중에서 확진 환자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가 전수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증상 교인마저 높은 비율로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조사를 진행할수록 전체 확진 환자는 예상보다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 수도권에만 유증상자 1106명 본보가 17개 시도의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결과를 취합한 결과 수도권에서만 1차 조사에서 1106명의 유증상자가 나왔다. 확진자 8명이 나온 경기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가 위치한 경기도의 유증상자가 740명으로 수도권에서 가장 많았다. 총회본부 예배에는 서울을 비롯해 경기 안양 등 수도권 교인 9000여 명이 모인다. 서울과 인천에서도 각각 217명, 149명의 유증상자가 나왔다. 수도권은 아직 확진자가 150명을 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서울에서는 조사 대상 2만8317명 중 2만6765명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이 중 최근 14일 안에 대구경북 지역을 다녀왔거나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 예배에 참석한 서울 거주자는 2164명에 달했다. 유증상자가 아니더라도 추후 증상이 나타날 교인이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확진자가 4명에 불과한 인천은 149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지자체들은 우선 유증상자의 역학 조사와 자가 격리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들이 조치에 응하지 않을 때다. 약 2500만 명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서 1000명이 넘는 잠재 위험군이 일상생활을 이어간다면 지역사회 확산은 불가피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기저기서 감염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집단 발생의 불씨가 타오르는 것 같다. 3월은 끔찍한 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시도 10곳에서 유증상자 100명 넘어 17개 시도 가운데 10곳이 100명 이상의 유증상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구, 경기에 이어 광주는 유증상자가 351명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확진자는 9명뿐인데 유증상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는 것이다. 확진자가 7명인 강원은 유증상자가 89명에 달했다. 대전, 울산 등 확진자가 10여 명인 지역에서도 150명이 넘는 유증상자가 나왔다. 부산, 대전, 울산 등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의 유증상자가 많은 점도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만약 전국에 퍼져 있는 신천지 교인의 유증상자가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코로나19 감염은 전국적인 양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아직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교인과 교육생 등은 약 10만 명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신천지에서 넘겨받은 교육생 6만5127명의 명단도 더 조사해야 한다. 지자체들은 1차 전화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2만6014명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원도에선 조사를 받아야 할 교인이 6335명이나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유증상자와 확진자가 나올 경우 전체 확진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증상’ 대구 신천지 교인 10명 중 7명 확진 보건당국에 따르면 증상이 없던 대구 신천지 교인의 70%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증상 교인의 상당수가 이미 감염돼 ‘무증상 감염’ 상태라는 것이다. 앞으로 대구 지역의 확진 환자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무증상 감염’이란 기침, 발열, 폐렴 등 코로나19의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검체(침·가래)를 채취한 결과 양성으로 나온 경우를 뜻한다. 무증상 감염 상태라도 감염력이 높아 외부에 이를 뿜어낼 수 있어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다. 28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구 신천지 교인 중 유증상자 약 1300명, 무증상자 600명 등 1900여 명의 검사가 완료됐다. 검사 결과 유증상자의 87.5%가 양성으로 나왔다. 특히 무증상자에서도 확진 판정률이 무려 70%에 달했다. 검사 완료한 교인들의 82%가 감염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구시는 대구 신천지 교인들에 대해 증상 유무를 따지지 않고 전원을 검사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전국적으로 무증상 감염자가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 무증상 감염이 치명적인 이유는 증상이 없어 감염자인지 겉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가 격리되지 않아 거리를 활보하는 ‘그림자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확진 환자의 동선을 역추적해 감염원을 찾는 역학조사가 불가능하다. 겉잡을 수 없이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전주영 / 대구=장영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지역 의료진이 ‘전신방호복이 아닌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는 정부 지침에 반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5일 “최근 보호구 소요량이 증가하고 의료기관의 건의가 있어서 격리 공간에서 검체를 채취할 때 전신방호복이 아닌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발송했다. 현재 선별진료소 의료진은 온몸을 완벽하게 가리는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한다. 중대본 지침이 시행되면 수술용 가운에 마스크, 고글, 장갑을 착용하게 된다. 중대본은 “가운이 레벨D 방호복보다 차단율이 낮을 순 있지만 같은 방호도구이고, 코로나19는 호흡기로 전파되므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의료진들은 “직접 검체 채취를 안 해봐서 저런 발상이 나온 것” “대구 진료소의 위험한 상황을 모르는 소리”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현장에 자원한 의사 박모 씨는 “검체 채취를 하면 코와 입을 면봉으로 찌르는데 이때 환자가 괴로워하면서 무조건 기침을 한다. 그때 침이 다 튀어서 의사들도 솔직히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는 “인턴을 안 해봐서 상대적으로 실무에 약한 공중보건의들이 빈약한 방호 도구까지 쓰는 게 걱정”이라며 “정부가 중국에 방호복 10만 개를 보내놓고 우리에게는 가운을 쓰라고 하는 것에 대해 의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은 성명서를 내고 “피검사자가 뱉은 기침·가래 방울이 폐쇄된 공간에 상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료진의 인권과 안전 문제”라고 비판했다. 반발이 확산되자 여준성 보건복지부 정책보좌관은 27일 페이스북에 “정부는 레벨D 방호복 7만2500개를 대구경북에 지원했다. 현재 재고량도 충분하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방호복 물자가 부족해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레벨D 방호복은 대부분 독일산이라 공급이 적다. 증상이 심한 사람의 검체를 채취하거나 착용 후 2, 3시간이 지나면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에 소모량도 많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눈, 코, 입과 호흡기만 잘 막아주면 된다. 방호복은 너무 더워서 안 입게 해달라는 요구도 있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술용 가운은 목이 노출돼서 목 부분에 유증상자의 침이 튀면 찝찝할 수 있다”며 “직접 노출된 피부는 다른 보호구로 가리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위은지 기자}
청와대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일각의 중국인 입국 금지 확대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냈다. 4일부터 시작된 특별입국절차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중국과의 상호관계를 고려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검토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요구 관련 서면 브리핑’을 내고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전면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것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가운데 최선의 대응 방안을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우선 “중국인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4일부터 중국인 전용 입국장 설치 등 특별입국절차 도입을 언급하며 “4일 이후 중국에서 들어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는데, 입국을 전면 봉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27일 오후 현재 국내 확진자 1595명 가운데 중국인 확진자는 11명”이라며 “특별입국절차를 마련한 4일 이후 중국인 확진자는 5명이지만, 이들은 최근 중국에서 입국한 이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입국절차를 거쳐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 1만3436명에 대해선 대학이 2주간 집중 모니터링을 하면서 정부와 함께 특별관리를 더 했으나 지금까지 확진자는 한 명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는 전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는 주장과 같다. 강 대변인은 또 “하루 1000명대로 떨어져 있는 중국인 입국을 막기 위해 전면 입국 금지를 하는 것은 자칫 우리 국민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이 맞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 이어 “중국 발표에 의하면 (중국 내) 신규 확진자는 18일 1749명을 기록한 뒤 19일 820명, 25일 406명으로 소강상태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지 않는 것이 중국 눈치 보기라는 일각의 주장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 요구를 외면했다는 ‘실기(失期)론’과, 최근 시작된 중국 지방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청와대가 제시한 근거에 대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우선 특별입국절차는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효성이 낮아졌다는 의견이 많다. 청와대가 “국내 입국한 중국인 중 확진자가 11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중국인 입국 금지의 실효성을 반박할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됐으나 무증상일 때 입국해 국내에서 치료받지 않고 출국한 중국인이 많아 확진자로 잡힐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중국인 확진자가 줄고 있다는 청와대 설명에 대해서도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중국 확진자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것도 최근인 18일 이후 통계일 뿐 이미 많은 중국인이 입출국했다”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전주영 기자}

26일 오후 서명옥 씨(60·여·서울 강남구)는 대구행 고속철도(KTX)에 올랐다. 집을 나서던 그에게 딸은 “엄마, 죽으러 가냐”며 말렸다. 오후 3시 45분 동대구역에 내린 서 씨는 대구시의사회로 향했다. 그는 영상의학과 의사다. 서 씨는 전날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이 작성한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하자”고 적은 호소문을 보고 대구행을 결심했다. 그는 “호소문을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급히 대구로 내려왔다”며 “언제 집에 갈지 몰라 아예 여행가방을 싸왔다”고 말했다. 서 씨는 지금 대구에 의료진의 손길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고 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강남구보건소장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서 씨는 “우리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 이럴 때 의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호소에 답한 건 서 씨뿐만이 아니다. 하루 사이 260여 명이 “내가 가겠다”며 대구시의사회에 연락했다. 지원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조현홍 씨(66)는 “나처럼 늙다리 내과의가 쓰일 데가 있을까 했지만 그래도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에서 개인병원을 운영 중인 조 씨는 전날 아내와 상의한 뒤 다음 주부터 휴진하기로 했다. 조 씨는 “이런 상황에서는 좌고우면할 것 없다. 나이 많다고 따질 것도 아니다. 도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으면 누구든지 다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모든 분들이 사정이 있을 텐데 한걸음에 달려와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앞으로 긴 싸움이 되겠지만 정말 든든하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 기자}

25일 오후 1시 염헌규 경북대병원 교수(55·교육수련실장)는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 병원 인턴인 김영호 씨(29)가 보낸 것이었다.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이 병원을 거쳐 가면서 18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다. 그는 “내과, 응급실에서 인턴 동기들이 너무나도 적은 인력으로 일하는 모습을 격리된 채 멀찌감치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무증상 인턴들의 격리 해제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적었다. 이날은 격리 8일째. 국가에서 정한 격리 기간은 14일이다. 김 씨는 “잠복기가 3∼7일 이내인 만큼 힘드시더라도 저희의 격리 해제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인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해 병원에 조기 복귀를 호소한 것이다. 염 교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은 정호영 병원장(60)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젊은 의사들이 너무 기특했다. 답답했던 마음에 숨통이 트이고 뭉클해진다. 하지만 임의로 격리를 해제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격리된 인턴 대부분은 무증상으로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나왔다”며 “현장에 있는 동료들의 고생이 심해 가만히 있기가 힘들다. 빨리 복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오후 2시 응급실을 찾은 40대 남성이 확진자로 판명돼 접촉자로 분류됐다. 환자와 2m가량 떨어져 있었지만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에는 12명의 인턴이 근무하는데 대부분 격리돼 현재 4명이 지키고 있다. 대구 지역 의료진은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가 격리된 의료진이 급증하면서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다른 응급환자를 보는 것도 힘겨워하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24일부터 대구 지역으로 가서 환자를 돌볼 의료 인력의 지원을 받고 있다. 모집 인력은 의사 40명 등 약 260명. 하지만 25일 오전 10시까지 지원한 의사는 6명에 그쳤다. ▼ 대구의사회 회장 “선후배들, 격리병원-응급실로 달려와 달라” ▼대구 병원 인턴의 호소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날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은 대구경북 지역 의사 5700여 명에게 호소문을 보냈다. 호소문은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 우리 대구를 구합시다”라는 내용이다. 이 회장은 “지금 대구는 유사 이래 엄청난 의료재난 사태를 맞아 일손이 턱없이 모자란다”며 “지금 바로 선별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달려와 달라”고 요청했다. 또 “우리 모두 생명을 존중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선후배 형제로서 우리를 믿고 의지하는 사랑하는 시민들을 위해 소명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구는 우리 사랑하는 부모 형제 자녀가 매일을 살아내는 삶의 터전이다. 그러나 공포와 불안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의사들만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우리도 똑같이 두렵고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이나 우리 의사들이 최전선의 전사로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며 울먹였다. 이 회장은 이날 공동운영 중인 개인병원에 10일 휴가계를 내고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한 이 회장은 방호복을 입고 현장 진료에 나섰다. 이 회장은 “격리병원에 와보니 의료진 방호복을 하루에 500개씩 쓰고 있고 마스크도 재활용을 못하니 남아있는 수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영인 대구시의사회 차장은 “대구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소비하는 마스크만 하루에 10만 장을 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이 회장의 호소문 발표 후 지역 의료진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대구시 의사 60여 명이 참여의 뜻을 밝혔다. 한 의료진은 “피부과를 전공으로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뭐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지원할 만한 일이 있겠느냐”고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대구시에는 발열을 체크하는 체온계와 마스크 지원도 절실하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돈이 있어도 마스크, 체온계, 손 소독제, 고글 등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에 소재한 한 마스크 업체는 “대구시 사정이 좋지 않아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며 대구시의사회 측에 우선적으로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호소문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모금 운동도 일어났다. 황규석 서울 강남구의사회 회장은 “호소문에 감명을 받았다”며 3000만 원 기부의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의료 물품이 부족한 것이지 돈이 부족한 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만 감사히 받고 기부금은 경제 어려움에 처한 대구시에 전액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의사회는 26일 오후 2시 서울에서 대구로 출발해 대구시장에게 해당 금액을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이 회장은 “다른 지역에서도 지원을 와주시면 감사하겠지만 지역사회 감염 상태라 그분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선뜻 요청을 못하겠다”며 “일단 대구시 내 자원봉사자들로 조를 짜서 우리끼리 어떻게든 막아보겠다”고 말했다. 의료인력 지원 문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특별대책팀(044-202-3247), 대구시의사회(053-953-0033∼5)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전주영·강동웅 기자}

정부가 대구시민 약 2만8000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대구 지역 방역에 실패하면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4일 “대구 지역의 감염 전파를 차단해 4주 이내에 조기 안정화를 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구시민의 협조와 의료인들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단검사 대상은 앞으로 2주간 감기 증상을 보이는 모든 주민이다. 보건당국은 질병통계를 분석해 검사 규모를 추산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까지 합치면 약 3만7000명이다. 이렇게 코로나19 환자를 찾아낸 뒤 최장 2주에 걸쳐 격리 치료할 방침이다.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바뀌면서 대국민 예방수칙도 변경됐다. 정부는 열이 나거나 기침이 날 경우 등교나 출근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 임신부나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부는 중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 확대에 여전히 선을 그었다. 현재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연락처를 확인하고 자가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등의 특별검역 절차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대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한시적 입국 금지 조치가 즉각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환자는 전날보다 215명 늘어난 833명이다. 사망자는 2명이 추가돼 총 8명이다. 62세, 67세 남성으로 모두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4주 내에 안정화하겠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지만 실질적으로 그에 맞는 강도 높은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고강도 대책은 없어 정부가 23일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린 데 이어 24일 새로 내놓은 대책은 앞으로 2주 동안 대구 지역 유증상자를 전수조사하겠다는 것.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기침이나 콧물이 나면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정부는 2만8000여 명을 검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이 대구 지역 1일 최대 감기 환자 수를 추산한 2000명에 14일을 곱한 숫자다. 여기에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 약 9000명을 합쳐 3만7000여 명 정도를 검사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4주의 기간을 정해 2주는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나머지 2주는 치료에 집중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국민 예방수칙도 약간 강화했다. 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등교와 출근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시민들에게는 외출이나 다른 지역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 전수조사 현실성 떨어져 4주 동안 3만7000여 명을 전수 검사하고 치료하는 것은 정부의 구상처럼 순조롭게 풀리기 어렵다. 당장 현재 대구에는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이날 “3만 명이 훌쩍 넘는 검체를 채취하고 진단하려면 현재의 역량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최대한 의료인 지원을 받아서 보충을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국적으로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시나리오는 쉽지 않다. 환자를 격리 치료할 음압병상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미 대구경북을 비롯해 인접 지역인 부산, 강원까지 국가지정 음압병상이 가득 찼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전수조사 인구 중 1%만 확진이 돼도 370명인데 해당 환자를 입원시키는 과정에서도 혼란이 야기돼 4주 안정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신이 없어 퇴원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20일부터 누적된 확진환자 중에 퇴원 환자는 22명에 불과하다. 환자 담당 주치의들은 에이즈 치료제 혹은 말라리아 치료제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 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방해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이 급선무다. 전문가들은 검사 2주, 치료 2주의 4주 안정화 공언보다는 코로나19를 위한 공공의료전달체계부터 확립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손장욱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험한 환자가 많은 상급 의료기관보다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전담해 검사하도록 하루빨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학교와 함께 학원도 휴원시키는 대책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학생들이 모여서 전파되는 걸 막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원도 막는 게 맞다”며 “정부가 비용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후베이성보다 진정 늦어질 수도” 전문가들은 정부의 ‘4주 안정화 전략’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경북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면 최대 진앙인 ‘신천지발 감염’은 다소 줄일 수 있지만 다른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것. 당장 이번주부터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변수다. 3월 말까지 입국이 예정된 중국인 유학생은 3만8000여 명. 정부가 대규모 중국인 유학생 입국에 대해서는 강화된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이 ‘구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신천지발 확산만 막으면 성공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경로로 감염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어 4주 안정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진화 속도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우한시는 지난달 23일 봉쇄한 지 한 달 만에 신규 확진자가 점차 줄고 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정부가 우한의 속도(4주)로 안정화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만큼 총력전을 할 수가 없으며 우한만큼 외부에서 의료진을 지원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사지원 기자}

정부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감염병 위기경보를 현재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또 사상 최초로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일주일 연기했다. 심각 단계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에 이어 두 번째,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 발생 후 34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범정부 대책회의’를 열고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려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가 지휘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설치됐다. 총리가 중대본 본부장을 맡은 건 처음이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은 3월 2일에서 9일로 늦춰진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개학이 더 미뤄질 수 있다. 맞벌이 가정 등을 위해 돌봄 서비스는 계속 운영된다. 정부는 또 24일부터 1주간 중국인 유학생 약 1만 명이 입국할 것으로 보고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구경북 지역 내 4개 감염병전담병원(안동·포항·김천·울진의료원) 입원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 병상을 최대 900개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또 경증 환자 치료를 위해 시도별 전담 병원을 지정해 1만 병상을 확보하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코로나19의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상생활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대구 지역 거주자와 방문자에 대해 최소 2주간 외출 자제 및 이동 제한을 요청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모임, 행사 등 가급적 외부 활동 자제를 권고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서 단체 식사 제공도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상황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 제한 등의 조치가 추가될 수 있다. 그동안 의료계는 지속적으로 위기경보 상향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날까지 전국적인 지역사회 확산이 아니라며 경계 단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주말 이틀간 전국에서 408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이어지자 심각으로 격상했다. 23일 오후 11시 현재 코로나19 환자는 총 618명. 이 중 300여 명이 신천지예수교(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관계자 중 의심 증상이 있다고 밝힌 사람은 1200명이 넘는다. 검사가 진행될수록 확진자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생후 16개월과 4세 여아 등 영·유아 확진자도 처음 나왔다.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이 중 한 명은 방역망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환자다.전주영 aimhigh@donga.com·박재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23일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대구와 부산 경북 강원 충북의 경우 국가지정 음압병상 가동률이 이미 100%에 이른다. 충남 85.7%, 서울 77.4%, 경남과 광주도 75% 수준이다. 전국의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198개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일단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246개, 대구의료원 274개 등 코로나19 전용 치료병상 520개를 확보했다. 다음 달 3일까지 대구의료원에 84개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구지역 환자 증가세를 감안할 때 역부족이라는 우려다. 의료진 인력난도 심각하다. 각 지자체 확인 결과 전국 의료기관 9곳의 의료진 2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환자 접촉 등의 이유로 격리된 의료진은 이보다 훨씬 많다. 의료진 감염과 자가 격리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진 감염 등으로 응급실이 폐쇄되는 등 병원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다른 응급환자도 치료받지 못해 사망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 / 대구=장영훈 기자}
보건당국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 환자(61·여)를 대구 신천지교회 내 첫 감염자가 아닌 2차 감염자라 판단했다. 31번 환자를 감염시킨 또 다른 ‘슈퍼전파자’가 있다는 얘기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본부장은 20일 “신천지교회 관련된 사례는 집단노출, 공동폭로로 인한 집단발병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 지표환자가 누구였는지, 어떤 노출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본이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확진 판정을 받은 다른 교인들도 31번 환자와 비슷한 시기에 첫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질본은 31번 환자가 7일 혹은 10일 발열 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 시기를 발병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교인들 중 확진 환자가 쏟아져 역학조사를 해보자 같은 시기에 증상이 나온 교인이 여럿 나왔다. 이어 더 많은 확진 환자들이 15, 16, 17일에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했다. 발병일 유행곡선을 그리면 7∼9일, 15∼17일에는 굉장히 큰 정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31번 환자를 포함해 7∼10일 발병한 환자들은 미지의 슈퍼전파자에게 공동 노출이 됐다는 논리다. 이들이 다시 예배에 참석하면서 2차, 3차 증폭이 일어났다고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질본은 31번 환자가 참석한 9, 16일 예배 참석자 1001명을 전수조사 중이다. 1차 슈퍼전파자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질본은 여태껏 확진 환자의 발병일 하루 전부터 접촉자를 파악해왔다. 하지만 감염원이 불분명한 2차 감염자라면 발병 전 잠복기 14일 동안 접촉한 사람도 조사해야 한다. 1차 감염자를 찾아야 또 다른 확산을 막을 수 있어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3번이나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 대상이 아니라며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20일 서울 종로구 A이비인후과 김모 원장은 “보건 당국이 ‘진료 대상이 아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를 돌려보낸 대처가 황당하고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56번 환자(75)가 이 병원에서 6일 이후 열흘 넘게 5차례나 진료를 받았다. 김 원장은 “56번 환자가 종로보건소 등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감염 의심 검사를 계속해서 거부당했다고 했다. 그때마다 병원에 찾아와 하소연했다”고 했다.○56번 환자 “선별진료소서 3번 퇴짜 맞아” 김 원장에 따르면 56번 환자가 처음 이 병원을 찾은 것은 6일. 기침을 하거나 가래에 피가 섞였고, 38도 이상 고열이 심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곧바로 선별진료소를 찾아가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8일 56번 환자는 상태가 더욱 나빠져선 이비인후과로 다시 왔다. 김 원장은 “환자가 선별진료소에서 ‘중국 방문 이력’과 ‘확진자 접촉 이력’ 등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 대상이 아니라는 말만 들었다며 돌아왔다”고 했다. 김 원장은 그래도 다시 선별진료소로 가야 한다고 강력 권유했다. 하지만 56번 환자는 번번이 거절당했다며 11, 15일에도 이비인후과로 다시 왔다. 김 원장의 전언에 따르면 환자는 강북삼성병원과 서울대병원 진료소도 갔지만 ‘검사 키트가 없다’며 검사가 어렵다고 했다. 결국 17일에는 56번 환자가 직접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까지 가지고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김 원장은 “56번 환자가 판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다 받을 수 없게 되자 직접 CT 사진을 가져왔다. 그걸 보고 ‘비정형성 폐렴이 있다’는 소견을 내렸다”고 했다. 김 원장은 다시 한번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는 진료의뢰서를 주며 선별진료소 방문을 권했다. 56번 환자는 18일 종로보건소를 찾았다. 보건소 측은 19일 최종 확진 판정을 내렸다.○같은 조건인데 제각각인 검사 문제는 56번 환자가 7일부터 개정된 의사환자 사례 정의를 적용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처음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6일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여행 이력이 없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한 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7일 이후 보건당국은 의사 소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례 정의를 개정했다. 56번 환자가 두 번째 선별진료소를 찾았을 때 검사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56번 환자는 이후로도 계속해서 검사를 받지 못했다. 실제로 종로보건소는 12일 환자가 방문해 요청했는데도 검사를 하지 않았다. 종로보건소는 20일 논란이 커지자 “환자가 찾아왔을 당시 진료 대상으로 보일 만한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강북삼성병원과 서울대병원은 “56번 환자가 왔다는 사실은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퇴짜를 맞은 56번 환자와 달리,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 환자(82)는 15일 서울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의사의 의심 소견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두 환자는 지난달 말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경로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 둘 다 고령자에 해외여행 전력도 없었다. 종로구는 이 복지관에 이어 20일 어르신이 많이 모이는 탑골공원도 폐쇄했다. 코로나 감염이 의심돼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지만 검사를 못 받은 경우는 56번 환자뿐이 아니다. 중국 광저우에 다녀온 지 2주가 안 된 B 씨(26)는 고열과 기침이 심해 17일 서울 관악구 한 선별진료소를 찾았지만 검사를 거절당했다. B 씨는 “중국을 다녀왔는지 묻기만 한 뒤 별다른 설명 없이 검사를 해주지 않았다”고 했다.구특교 kootg@donga.com·전주영·신지환 기자}

보건당국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 환자(61·여)를 대구 신천지교회 내 첫 감염자가 아닌 2차 감염자라 판단했다. 31번 환자를 감염시킨 또 다른 ‘슈퍼전파자’가 있다는 얘기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본부장은 20일 “신천지교회 관련된 사례는 집단노출, 공동폭로로 인한 집단발병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 지표환자가 누구였는지, 어떤 노출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본이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확진 판정을 받은 다른 교인들도 31번 환자와 비슷한 시기에 첫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질본은 31번 환자가 7일 혹은 10일 발열 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 시기를 발병일로 보고 있다. 그런데 교인들 중 확진 환자가 쏟아져 역학조사를 해보자 같은 시기에 증상이 나온 교인이 여럿 나왔다. 이어 더 많은 확진 환자들이 15, 16, 17일에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했다. 발병일 유행곡선을 그리면 7~9일, 15~17일에는 굉장히 큰 정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31번 환자를 포함해 7~10일 발병한 환자들은 미지의 슈퍼전파자에게 공동 노출이 됐다는 논리다. 이들이 다시 예배에 참석하면서 2차, 3차 증폭이 일어났다고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질본은 31번 환자가 참석한 9, 16일 예배 참석자 1001명을 전수조사 중이다. 1차 슈퍼전파자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질본은 여태껏 확진 환자의 발병일 하루 전부터 접촉자를 파악해왔다. 하지만 감염원이 불분명한 2차 감염자라면 발병 전 잠복기 14일 동안 접촉한 사람도 조사해야 한다. 1차 감염자를 찾아야 또 다른 확산을 막을 수 있어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울에서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고령 환자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0번 환자(77)는 29번(82), 30번 환자(68·여)와 마찬가지로 최근 해외여행 이력도, 확진자와의 접촉 내력도 없다. 이 같은 유형의 환자는 찾아내기도 어렵지만 이동경로를 추적하기도 매우 어렵다. 젊은층에 비해 동선을 추적할 만한 단서가 부족해 ‘어디서 걸렸는지’는 물론이고 ‘어디로 옮겼을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 서울서 또 ‘경로 불명’ 고령 환자 질병관리본부와 서울 성동구에 따르면 40번 환자는 11일 기침 증상이 시작됐다. 18일 고열 등의 증세로 성동구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폐렴을 확인한 의료진은 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이어 19일 새벽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 40번 환자는 바로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부인은 자가 격리됐다. 한양대병원 응급실은 19일 폐쇄된 가운데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 성동구가 이날 오전 관내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개하면서 성동구 일대는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날 40번 환자의 대략적인 이동경로를 공개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고, 18일 한양대병원을 방문했다는 것이 전부였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환자관리팀장은 “기침 증상 발생 이후에 어떤 경과가 있었는지 전후 사정에 대해서는 현장조사 후에 다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대학 상가들 ‘비상’ 40번 환자가 사는 곳은 주상복합아파트로 1∼4층은 주민공동시설, 5층 이상은 거주시설이다. 주민공동시설에는 구립어린이집, 헬스장, 도서관, 경로당 등이 있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용자가 많다. 주민들에 따르면 40번 환자는 4층에 있는 경로당 회원으로, 거의 매일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주민공동시설로 통하는 출입구는 1층 정문 한 개뿐이라서 40번 환자가 이곳을 찾을 때마다 공동시설 이용자들과 접촉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성동구 관계자는 “경로당 회원 명단에 있는 어르신 28명에게 모두 전화해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1층의 구립어린이집은 이날 열릴 예정이던 졸업식을 취소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오전 일찍 졸업식 준비를 다 마쳤지만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접한 뒤 취소 공지를 보냈다. 일찍 등원했던 아이 2명도 즉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아파트 관리인은 “40번 환자가 20층 이상 고층에 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에서 주민들과 오래 접촉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학생들과 인근 가게들도 불안해했다. 한 분식점 사장은 “왕십리 상권은 원래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데, 개강도 늦춰지는 데다 이런 일까지 생겨 상권이 다 죽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성동구는 자체적으로 관내 위기대응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고, 구청과 보건소를 제외한 구 산하 공공시설 494곳을 일주일간 휴관했다. ○ 29·30번 환자 감염원은 여전히 안갯속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과 30번 환자 부부의 동선 내용은 아직도 곳곳이 비어 있다. 보건당국이 나흘째 이동경로 추적에 매달리고 있지만 병원과 약국, 지하철 탑승, 식당과 카페 한두 곳 이외에는 완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명세 등 동선을 추적할 만한 단서가 적다 보니 노부부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는 탓이다. 19일 추가로 파악된 것은 29번 환자가 4∼16일 지하철 1호선으로 돌아다닌 일부 구간이다. 4일에는 동묘앞역에서 신설동역, 5일에는 동대문역과 녹양역, 10일에는 신설동역∼덕정역∼동묘앞역을 다녔고 종로구의 병원과 약국을 방문했다. 29번 환자의 6, 9, 13일 이동경로 및 30번 환자의 9, 11, 12일 동선은 오리무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40번 환자가 갔던) 한양대병원에 역학조사관이 가 있고, 29번과 30번 환자에 대한 조사팀들이 현장에서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고, 대구에도 특별대책반이 내려갔다”며 “역학조사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홍석호·김소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82), 30번(68·여) 환자 부부의 감염원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들의 세부 동선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젊은층에 비해 ‘디지털 흔적’을 남기지 않는 고령자의 특성이 이동 경로 파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18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29번 환자는 5일 처음 증상을 보여 1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29번 환자의 감염원 추적 기간은 지난달 20일∼이달 4일. 이 기간 동안 29번 환자는 서울 종로구의 종로노인종합복지관, 기원 등을 이용했다. 확진 판정 이후 대중집회에 참석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질본은 확진 사흘째에도 세부 동선을 내놓지 못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9번 환자의 집회 참석 여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며 “주로 도보로 이동하고 신용카드를 쓰지 않아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29번 환자는 도시락 배달봉사를 하고 또래 노인들과 자주 어울리는 등 종로구 일대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하지만 고령자 특성상 신용카드보다 주로 현금을 사용해서 세부 동선 파악은 그의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주가 넘은 시점에서 방문지를 구체적으로 기억하길 기대하는 건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9번 환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는 것. GPS를 사용해 위치 추적이 가능해서다. 통신사는 확진자의 휴대전화와 접속한 근처 기지국의 GPS 정보를 정부에 전달한다. 하지만 GPS로는 대략적인 동선만 나오는 것이 한계다. GPS 위치와 실제 세부 위치는 서울의 경우 100∼200m, 지방은 500m 이내의 오차가 있다. 30번 환자는 일부이긴 하지만 남편인 29번 환자에 비해 동선이 구체적으로 나왔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썼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것은 동일했다. 하지만 본인이 동선을 잘 기억하고 있는 데다 동선에 지하철, 식당, 카페가 포함돼 교통카드 이용 내용 및 폐쇄회로(CC)TV 추적이 용이했다. 30번 환자는 10일 지하철을 이용해 나들이를 갔다. 오전 10시 지하철 1, 3, 6호선을 차례로 갈아탄 뒤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역에 내렸다. 이후 걸어서 인천 중구 용유도를 방문했다. 귀가할 때도 공항철도를 이용해 경인아라뱃길을 방문한 뒤 지하철을 갈아타고 1호선 동묘앞역에서 하차했다. 30번 환자는 13일 오전 11시 58분부터 오후 1시 34분까지 종로구의 명륜진사갈비 서울동묘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 사장 A 씨는 18일 “(30번 환자가 방문했을 당시의) CCTV를 보니 서빙한 남녀 직원 2명이 약 4초간 1m 정도 떨어져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해당 직원은 자가 격리 중이고 오늘 아침에 방역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30번 환자는 점심식사를 마친 뒤 오후 1시 43분부터 3시 10분까지 1시간 반가량 종로구 스타벅스 동묘앞역점에 머물렀다. 18일 영업 중인 해당 매장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장을 다녀갔다거나 방역을 했다는 안내 문구가 없었다. 질본은 두 사람의 감염 경로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정 본부장은 “29, 30번 환자는 부부이긴 하지만 동선이 달라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동시에 감염됐을 가능성과 한쪽이 먼저 감염됐을 가능성 모두 있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구특교 기자}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중국과의 거리, 인적·물적 교류 규모를 감안할 때 초기 방역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상황이 이어지면서 낙관하기 힘든 분위기다. 최근 사흘 동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3명이 잇따라 발생한 탓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이 지역사회 전파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병원, 시민이 달라졌다 지난 한 달간 확진자가 이어졌지만 다행히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악몽은 재연되지 않았다. 18일 본보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병원의 위기 대응 능력과 시민의식이 개선된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보고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 29번 환자를 찾아낸 고려대 안암병원의 대응이 대표적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심 환자가 생겼을 때 추가 감염을 막으면서 CT를 찍고, 환자를 즉각 격리시키는 과정을 모의훈련 해온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병원 내 감염 예방수칙이 강화되면서 우려했던 원내 감염은 아직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들도 달라졌다. 마스크 착용과 기침 예절, 손 씻기는 국민 대부분이 아는 필수 예절이 됐다.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병원문화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영석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뿐 아니라 보호자 1인 외 면회를 금지한 정책도 예전보다 잘 지켜지고 있다”며 “메르스 학습효과로 국민들의 신종 감염병 대처 능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방역의 큰 허점이 줄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선제적 대응은 아쉽다는 지적이 많다. 역학조사 인력이 부족했음에도 확진자의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동선을 공개해 추가 감염을 최소화한 부분은 방역 당국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중국 후베이(湖北)성 방문자의 입국 제한이나 접촉자 기준을 증상 발현 하루 전으로 앞당기는 문제는 전문가들의 권고보다 한 발짝씩 늦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국인 유학생 입국에 따른 지역사회 전파 우려는 이미 지난달부터 나왔는데 정부는 이제야 대책을 찾고 있다”며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역할은 사태 수습이 아니라 선제적 통제인데 여전히 뒷북 대응이 많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국면’, 투트랙 전략 필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전국적인 유행 상황으로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외에서 2, 3차 감염자를 통한 유행이 진행되고 국내에서도 (29∼31번 환자와) 유사한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처음으로 ‘새로운 국면’을 언급했다. 사실상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역 대책이 입국 관리 등의 감염원 차단 정책과 함께 숨은 감염자 발굴이라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의심 환자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네 의원이 29, 30번 부부 같은 의심 환자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도록 정부가 명확한 행동지침과 손실 보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위기 단계는 지금부터다”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며 “중국 전역에 대해 입국을 제한하고 일본 등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르면 20일부터 원인 불명 폐렴 환자에 대한 선제적 격리와 코로나19 검사 등 새로운 지침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원내 감염을 막기 위해) 가급적 여러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는 것을 자제하고 동네 병의원 한곳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박성민 min@donga.com·사지원·전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82)과 30번 환자(68·여) 부부는 서울 종로구의 동네의원과 서울대병원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노인복지관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면역력이 취약한 환자와 고령층 다수가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커지는 지역사회 전파 우려 29번 환자는 처음 증상을 보인 이달 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신중호내과의원과 인근의 봄약국,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연이어 방문했다. 15일까지 내과의원 2번, 외과의원 6번, 약국 3번을 각각 방문했다. 이기문 강북서울외과의원 원장은 “수술 부위(가슴)에 통증이 있어서 왔다”며 “당시 기침 증상이 없었고 해외 여행력도 없어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렸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에서 의심 판정을 받고 격리되기까지 29번 환자는 동네병원과 약국에서 37명, 고려대안암병원에서 76명을 접촉했다. 그의 부인인 30번 환자도 증상이 나타난 전후로 서울대병원을 두 차례 들렀다. 이달 3일 소화기내과에서 검사를 받았고 8일 오전에는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내원했다. 29번 환자의 병원 방문에 몇 차례 동행하기도 했다. 30번 환자의 증상 발현일은 이달 5∼8일이다. 접촉자 수는 현재 파악하고 있다. 부부 모두 병원을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병원뿐 아니라 이른바 건강 취약계층이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종로구 숭인동 주민 A 씨(63)는 “(29번 환자가) 종로구 탑골공원과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기원 등을 다녔다. 복지관 같은 데서 노인들 노래 기타 반주도 했다”고 말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환자가)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 휴관하는 2월 1일까지 일주일에 2, 3번 정도 방문해서 복지관 내 당구장에서 다른 노인들과 어울려 당구를 쳤다. 갈 때마다 복지관에서 식사도 했다”고 전했다. 환자는 종로구 이화동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도시락 배달 봉사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발병 이후에는 (도시락을) 배달한 사항이 없다”면서도 “증상 발현 14일 이전 행적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서울 종로에서만 환자 5명 발생 두 사람이 어떻게, 누구에게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부부의 집이 있는 서울 종로구 숭인1동은 서울 유명 관광지들과 가깝다. 창덕궁, 종묘, 탑골공원, 인사동이 모두 도보 거리에 있다.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검역을 통과한 국외 유입 환자와 접촉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 확진 환자로부터 옮았을 가능성도 있다. 5번 환자(33)가 방문했던 서울 성북구 미용실과 잡화점은 이들 주거지와 도보 30분 거리다. 6번 환자가 지인 21번 환자(60·여)를 감염시킨 서울 종로구 명륜1가 명륜교회도 부부의 주거지와 도보 50분 거리에 불과하다. 질본은 “(29번 환자와) 명륜교회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6번 환자와 접촉한 ‘숨은 감염자’와 만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환자 30명 가운데 종로구에 거주하는 환자가 5명에 이른다. 어떠한 경우든 정부 방역망을 벗어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은 커진 상황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런 경우 감염원을 찾기 위해 최장 14일 이내 위험성이 있는 사람을 다 추적해야 해 조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30번 환자가 자가 격리 중에 한 언론사 기자를 만난 것도 논란이다. 30번 환자는 남편인 29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자택을 소독하는 과정에서 집 밖에 나와 있다가 기자와 접촉했다. 방역당국이 자가 격리자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미지 image@donga.com·김소영·전주영 기자}
국내 15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43)가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처제(42·20번 환자)와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15번 환자의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1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5번 환자는 확진 전 자가격리 중이던 1일 같은 건물에 있는 처제의 집에서 식사했다. 15번 환자는 지난달 20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입국했다. 한국인 환자 여러 명이 있었던 우한국제패션센터에서 일했다. 4번 환자(56)와도 같은 비행기를 이용했고, 지난달 29일부터 자가격리 중이었다. 격리 기간은 2월 11일까지다. 15번 환자는 2일, 처제는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식사 때 20번 환자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함께 식사한 다른 가족은 증상이 없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자가격리 대상자는 가족 등 함께 거주하는 사람과 접촉하면 안 된다. 독립된 공간에 머물며 혼자 식사해야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친척 관계인 데다 같은 건물 위아래 층에 살다 보니 자가격리를 엄격히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정 본부장은 “노출이 일어났던 상황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고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고발하고 경찰과 검찰 수사, 재판까지 가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내 15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43)가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처제(42·20번 환자)와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처제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15번 환자의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1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5번 환자는 확진 전 자가격리 중이던 1일 같은 건물에 있는 처제의 집에서 식사했다. 15번 환자는 지난달 20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입국했다. 한국인 환자 여러 명이 있었던 우한국제패션센터에서 일했다. 4번 환자(56)와도 같은 비행기를 이용했고, 지난달 29일부터 자가격리 중이었다. 격리 기간은 2월 11일까지다. 15번 환자는 2일, 처제는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식사 때 20번 환자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함께 식사한 다른 가족은 증상이 없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자가격리 대상자는 가족 등 함께 거주하는 사람과 접촉하면 안된다. 독립된 공간에 머물며 혼자 식사해야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친척 관계인데다 같은 건물 위아래층에 살다보니 자가격리를 엄격히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정 본부장은 “노출이 일어났던 상황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고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고발하고 경찰과 검찰 수사, 재판까지 가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해 2명이 고발됐다. 이중 1명에게 벌금 300만 원이 부과됐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보건복지부는 280여 개 주요 혈액 사용 의료기관에 혈액 수급 위기대응 체계를 신속히 마련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빚어진 혈액 부족 사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는 설 연휴와 겨울방학으로 혈액 보유량이 감소하는 시기에 국내에 유입됐다. 단체헌혈이 잇따라 취소되고 외출 기피로 개인 헌혈까지 감소해 혈액 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현재 혈액 보유량은 복지부의 ‘민관합동 혈액 수급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의 ‘주의 단계’ 기준인 3일분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관심 단계’(5일분 미만)지만 3일분 미만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혈액 수급 ‘주의 단계’가 선포된다. 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대상 의료기관은 부원장급 이상의 병원 운영진 등으로 ‘응급혈액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의료기관은 해당 위원회를 통해 ‘혈액보유량 위기 단계에 따른 의료기관 대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예컨대 위기단계 별 적정 혈액재고량, 혈액사용량 관리방법 설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주의 단계가 선포될 경우 해당 계획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혈액 사용량이 정해진다. 또 이때 의료기관은 일부 수술을 연기하거나, 수혈 우선순위에 따라 주의 단계에서 수혈이 가능한 환자부터 순차적으로 수혈을 시행하게 된다. 또 혈액 보유량 관리책임자를 지정해 혈액 수급 위기 때 혈액형별 적혈구제제 혈액 보유량을 점검해야 한다. 또 질병관리본부 혈액수급관리시스템(BMS)에 소속 의료기관의 당일 혈액 사용량 관리 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이행이 미비할 경우 향후 혈액수급 위기상황에 따른 혈액공급 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또는 의심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의 손실을 보상하기로 했다. 일반 사업체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직접 조치에 따라 휴업한 경우는 해당 기간에 한해 보상이 가능하다. 다만 자발적으로 휴업 기간을 연장한 경우에 대한 보상 여부는 추가로 검토할 방침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인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13일 브리핑에서 “현재 의료기관의 손실 보상 규모를 파악하고 있고 구체적인 보상 기준을 결정할 심의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심의위는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보상 대상과 보상 수준 등을 논의하게 된다. 중수본 관계자는 “일반 사업체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 조치에 의해 손실이 발생한 경우는 보상을 하도록 돼 있다”면서 “구체적인 보상 기간이나 범위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기준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주춤하고 있다. 10일 28번 환자(30·여·중국인)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흘째 추가 확진 환자가 없다. 사흘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건 처음이다. 이날 코로나19 확진 환자 의료진으로 구성된 중앙임상 태스크포스(TF)는 환자 치료원칙 합의서를 이날 발표했다. TF는 기저질환자, 고령자, 중증 환자에게 에이즈(AIDS) 치료제와 말라리아 치료제 투여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반면 젊고 건강해 증상이 경미한 환자는 항바이러스 치료 없이 호전이 가능하다고 봤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에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긴급 사용 승인을 추진 중이다. 긴급 사용 승인은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식약처가 특정 약물의 한시적 사용을 허가해 주는 것. 6∼12개월이 걸리는 식약처 심사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위은지 wizi@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