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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3일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박 대통령에 대해 날을 세웠다. 이날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는 문 대표를 비롯해 이완구 국무총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4·3 추념식에 참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4·3의 진정한 평가는 김대중 정부의 특별법 제정, 노무현 정부의 국가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로 비로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4·3사건은 화해와 용서로 기억해 국민 통합을 이뤄야 한다”며 “대통령께서도 굉장히 오고 싶어 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하지 않겠다”고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4·3 행사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했고, 취임한 뒤 그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보수 인사들은 제주 평화공원에 있는 위패(位牌) 중 실제 남로당 인사들과 현지 인민군 사령관 등이 포함돼 있어 이들을 희생자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추념식 참석을 못하는 이유도 이 논란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는 추모 행사를 주관하는 ‘4·3위원회’를 상대로 부적격 논란을 빚은 53명의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1년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제주도청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나 “일각에서 희생자를 재심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모처럼 이뤄진 화해와 상생을 깨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희생자는 임의로 유족회가 정한 게 아니라 국가기관에서 결정이 된 것”이라면서도 “절대 못 바꾼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시각차를 보였다. 일각에서 문 대표가 이념 논쟁의 불씨를 댕겼다는 지적이 나오자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4·3사건은 제주도민의 시대적인 아픔”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무관심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일 뿐 이념 논쟁을 하자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재명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일 주요 계파 수장들에게 ‘SOS’를 쳤다. 4·29 재·보궐선거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지원을 급히 요청한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안철수 정세균 이해찬 한명숙 문희상 박영선 의원 등 전직 당 대표급 인사들과 만찬을 하면서 선거 지형이 야권 분열로 쉽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한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 정동영 전 의원이 각각 광주 서을과 서울 관악을에서 출마하자 “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만찬이 끝난 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재·보선에서 야권 분열을 극복하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정(失政)과 인사 실패를 심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재·보선에서 투표율이 낮을 수가 있으니 잘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또 박영선 의원은 인천 서-강화을, 이해찬 의원은 서울 관악을 등 각자 중점 지원할 지역이 할당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당초 원탁회의로 불렸지만 대표적인 비노(비노무현)계 수장인 김한길, 박지원 의원이 불참하면서 사실상 ‘반탁회의’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한길 의원 측은 “감기가 심하다”는 이유로, 박지원 의원 측은 “오래전 잡아둔 지방 강연 일정이 있다”며 각각 불참했다. 앞서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 60여 명은 만장일치로 새정치연합의 재·보선 지원 거부를 결의했다. 그런 탓인지 김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원탁회의로 부르지 않겠다”며 몸을 낮췄다. 문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선 것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했다. 대통령비서실장이 취임 인사차 예방한 적은 있지만 단체로 야당 지도부와 회동한 건 이례적인 ‘소통 행보’다. 이날 오찬에는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 6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이 실장을 포함해 조윤선 정무수석,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우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법의 취지에 어긋나 문제가 있으니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빠른 처리를 당부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토끼몰이 하듯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서영교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대통령께서 그런 취지로 언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동석했던 한 의원은 “이 실장이 ‘대통령을 여러 번 봤지만 가장 나라 생각을 많이 하고 사심 없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군기 의원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가 정치권에서 이슈화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김관진 실장은 “정부가 관련 논의를 공개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장정곤 전 국회의원(사진)이 31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민주당 소속 14대 국회의원과 한국전기안전공사 이사장을 지냈다. 유족으로 아들 진수 진성 딸 미애 미옥 씨. 빈소는 경기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 109호, 발인 2일 오전 9시. 장지는 고양시 고봉산. 031-961-9419}

“27년 동안 야당만 찍었는데 주민들은 배신당했다. 이제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안 통한다.”(난곡동 주민 김배곤 씨·77) “정동영 전 의원은 출마해 봤자 좋은 소리 못 듣는다. 국민들은 (2004년 3월) ‘노인 폄훼’ 발언을 절대 잊지 않는다.”(택시기사 신모 씨·62) “정태호, 오신환 후보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투표에 관심 없다.”(직장인 박영애 씨·33)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지난달 30일 전격 출마를 선언한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 주민들의 생각은 제각각이었다. 민심은 요동치는 듯했다. 관악을은 ‘4번 탈당하고 4번 지역구를 옮긴’ 정 전 의원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야권 텃밭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등 사실상 3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고시촌 경제 살리겠다” 외치는 오신환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31일 오전 11시 난곡동 구립법원경로당을 방문하자 노인들은 “당선권에 들어왔는데 뭘 이렇게 열심히 돌아다니냐” “새신랑 같다”며 반겼다. 노인들은 “관악을 지역이 야권의 텃밭이라는 말은 옛말”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을 찍고 난 뒤 외부에서 ‘어떻게 그런 후보를 찍었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어르신을 중심으로 지역 여론이 달라졌더라”라고 전했다. 오 후보는 44세의 ‘젊은 후보’지만 오히려 20, 30대의 지지는 약하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새누리당 소속이라고 명함을 줄 때 싸늘한 반응이 많다”며 “서민이 몰려 사는 관악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맞춤형 공약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20, 30대 표심을 잡고 고시촌 등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법시험 존치’ 공약도 내걸었다. 오 후보는 결국 자신과 대선후보를 지낸 정 전 의원의 1 대 1 구도를 예상했다. 그는 “정태호 후보는 인지도가 약하다”면서 “정 전 의원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하는데 관악 주민의 민생이 뭐가 중요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야-야’ 내전 치르는 정태호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하는데 어떡해요?” 31일 오전 8시 서울 관악구 난곡주유소 앞 사거리. 한 50대 남성 유권자가 선거 피켓을 들고 인사하는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를 향해 이렇게 물었다. 정 후보는 “주민들이 심판하셔야죠”라고 말했지만 이 유권자는 “(정 전 의원에 대한) 여론이 안 좋지만 그래도 (정 후보에게) 불리하니까…”라며 아쉬워했다. 순항하던 정 후보는 ‘정동영 변수’ 때문에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그럼에도 정 후보는 “관악을이 격전지가 된 만큼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인물이 되지 않았느냐”며 “정 전 의원을 꺾으면 대선후보급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후보는 1982년 서울대 재학 시절부터 이 지역에서 살았고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풍부한 국정 경험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는 “1년짜리 국회의원을 뽑는 만큼 바로 일할 수 있는 후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해선 “관악 주민은 정치의식이 높다”며 “(정 전 의원은) 흘러가는 나그네이자 또 떠날 사람인 만큼 상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야권 분열이 아니라 야권 강화” 정동영 신원시장 상인 김모 씨(48)는 “정동영 씨가 후보 중에 제일 경험이 많고 유능한 것 아니냐”며 “(선거) 분위기를 좀 봐야겠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의 무게감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뒤늦게 예비후보 등록과 선거사무실 마련 등 준비를 하느라 지역에 오지 못했다. 그 대신 그는 “정치인에게 철새라는 딱지는 정치 노선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출마한 건 야권 분열이 아니라 야권 강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권 분열이라고 비판한) 문재인 대표는 저에게 할 말이 없다”며 “선거 운동 기간에 할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친노(친노무현) 진영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정 전 의원은 또 “참여정부 시절 노동자가 가장 많이 잘리고, 목숨을 잃었다”며 “(문 대표가) 그걸 먼저 반성해야 하는데 지금 중도화를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정수 기자}
“올 것이 왔다.” 올해 1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 출마를 선언하자 새정치연합 곳곳에선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2007년 당시 당의 전신이었던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였던 정 전 의원과 정치 신인인 정태호 후보가 맞붙는 ‘최악의 구도’가 됐기 때문이다. 4월 재·보궐선거 4곳 중 ‘야권 불패’였던 관악을과 광주 서을 등 최소 2곳에서 승리한다는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대선 후보까지 지낸 분이 야권 분열에 앞장선 건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개탄스러운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정태호 후보는 “우리가 45%, 새누리당이 35%의 지지를 받고 정 전 의원을 포함한 제3후보가 20% 내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의 출마가 오히려 고정 지지층을 결집시킬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관악을 선거가 (천정배 전 의원과 맞붙는) 광주 서을에도 반사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새누리당도 정 전 의원을 향해 “목적지 없는 영원한 철새 정치인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공식 논평했지만 속내는 달라 보인다. 정 전 의원의 출마로 여당 내에선 “해볼 만한 선거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핵심 당직자는 “35∼40%의 여당 고정 지지층이 있는 상황에서 야권 분열은 여당에 호재”라고 평가했다.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옛 통합진보당 이상규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동영, 김무성, 문재인 등 어떤 거물급 정치인이라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고 적었다. 30일 현재 관악을 보궐선거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에 맞서 새정치연합 정 후보, 국민모임 정 전 의원, 정의당 이동영 후보, 노동당 나경채 후보, 옛 통진당 의원인 이상규 후보 등 5명의 야권 후보가 경쟁하는 가운데 정의당과 국민모임, 노동당은 선거 연대 논의를 진행 중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홍정수 기자}
4·29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4명을 선출하는 ‘미니 재·보선’이지만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의 첫 맞대결인 데다 향후 정국 주도권이 걸려 있다. 양당 지도부는 30일 서울 관악을 선거구에서 나란히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면서 선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눈여겨봐야 할 쟁점들을 정리한다.○ 안보 vs 경제 프레임 대결 여당은 ‘안보’, 야당은 ‘경제’를 우선 과제로 각각 내세웠다. 어느 쪽이 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지가 선거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선 선거구 중 3곳이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른 것인 만큼 19대 총선에서 통진당과 연대한 새정치연합의 책임을 거론하며 ‘종북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29일 새정치연합 소속 설훈 의원이 최근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데 반론의 여지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문재인 대표가 이런 비합리적인 의심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경제 실패에 대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묻겠다는 태도다. 문 대표는 취임 50일을 맞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삶은 서민·중산층이 몰락하고 부도난 상태여서 1997년 IMF(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어렵다고 하지 않느냐”며 “정부의 무능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표 분산’ 어디로?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과 전 통진당 의원들의 행보도 주요 변수다. 정 전 의원은 서울 관악을에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이상규(서울 관악을),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경기 성남 중원)도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들이 모두 완주할 경우 야당표가 분산돼 여당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 광주 서을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 전 의원이 돌풍을 일으킬지가 관건이다. 여당은 “30년 야당 독점 구도를 깨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당의 무덤’으로 불리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2연승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여당이 불리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이 11 대 4로 압승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구 4곳 중 여야가 3 대 1 이상이 되면 승패가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 중원의 결과에 따라 이번 재·보선의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취임 50일 문재인 “꺼져가는 불씨 되살렸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0일은)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린 정도”라고 자평하며 “단군 신화에서 곰이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었던 것처럼 우리 당도 앞으로 50일 더 마늘과 쑥을 먹어야 제대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이른바 ‘종북몰이’를 두고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많은 장병과 국민의 목숨을 지키지 못한 정당이 무슨 안보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야당한테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내 안보특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민주정책연구원 산하에 안보정책연구소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안보 행보를 강조했다.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끝나면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재직 시 소득 대비 퇴직 후 수령액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

“4·29 재·보궐선거냐, 내년 총선이냐.” 올 1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이 두 가지 선택을 놓고 고심 중이다. 정 전 의원은 2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폐공장에서 열린 국민모임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출마 여부를) 막판 고심 중”이라며 “30일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전 의원은 재·보선에 출마하자니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불출마하자니 국민에게 ‘잊혀진 존재’가 돼 내년 총선마저 어려워질까 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의 측근그룹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최근까지 관악을 출마를 종용하는 측근이 압도적 다수였으나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최근 자체 여론조사 결과 정 전 의원이 패배하는 결과가 나와 차라리 내년 총선을 노리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의 출마가 야권 표를 분산시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승리를 안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전 의원의 사무실에는 “관악을에 쳐들어오지(출마하지) 말라”라는 항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한다. 다만 측근그룹 내엔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보다 인지도가 높은 정 전 의원이 나서야 야권이 이긴다”며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여당 대 야당’ 구도 대신 ‘인물 싸움’을 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야권 연대 등을 통해 ‘35(새누리당):30(새정치연합):35(정동영)’의 구도를 만들면 최소한 제1야당을 위협하며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우리 당에 불길(지지율)이 다시 타오르는 상황에서 (정 전 의원 측이) 다른 불씨를 만들겠다고 호호 입김을 부는 것을 보고 국민이 얼마나 공감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배혜림 beh@donga.com·황형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폭침’이란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북한의 소행’임을 적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경기 김포시 해병대 제2사단 상륙장갑차대대를 방문한 문 대표는 부대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북한 잠수정이 천안함 폭침 때 감쪽같이 (남쪽 해역으로) 들어와 천안함을 타격한 뒤 북한으로 도주했는데 이를 제대로 탐지 못했다”고 했다고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내일(26일)이 천안함 폭침 5주기인데 북의 잠수함 침투 등에 대한 대비태세가 강화됐느냐”고 묻기도 했다. 앞서 문 대표는 이날 4·29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서-강화을에 출마한 신동근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자리에서도 ‘폭침’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어떤 군사적 위협과 도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북한에 경고한다”며 “천안함 폭침 사건 자체가 새누리당 정권의 안보무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그것(북한에 의한 폭침)을 인정하는 데 시간이 5년 걸린 것은 너무 길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2012년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 선거공보물에 ‘침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자 유세에서 ‘폭침’이라고 번복했다. 하지만 2013년 대선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는 다시 ‘침몰’이라고 표현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표는 26일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하며 안보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인천·김포=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사진)의 인사청문회 거부 방침을 접었다. 박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1월 26일 국회에 제출된 지 두 달 만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24일 주례회동에서 “인사청문특위의 의견을 존중해 청문회를 실시하되 일정은 여야 간사가 협의해서 정한다”고 합의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이종걸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청문회는 다음 달 7일이나 10일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가 31일부터 다음 달 1, 3, 6일 잇따라 열리는 만큼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당초 새누리당은 30일 청문회 개최를 희망했지만 일정 합의가 늦춰지면서 청문회 일정이 틀어졌다. 박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도 다음 달 23일 본회의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수사팀의 막내 검사였던 박 후보자의 전력을 문제 삼으며 ‘시간 끌기’ 전략을 폈다. 그러나 박 후보자가 청문회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비판 여론에 못 이겨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여야는 이날 사회적경제기본법의 4월 국회 처리에도 합의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등이 주도해 온 사회적경제기본법은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적기업 등을 지원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3선인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은 2012년 김소영 대법관 인사청문특위와 2013년 12월부터 활동한 정치개혁특위, 현재 진행 중인 공무원연금개혁특위까지 3차례나 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4선의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은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국정조사특위에 이어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5선의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은 아동·여성 성폭력대책특위와 현재 활동 중인 서민주거복지특위의 위원장을 맡았다. 3선의 전병헌 의원도 방송공정성특위에 이어 현재 국민안전혁신특위 위원장이다. 이처럼 여야 중진 의원들이 특위 위원장을 번갈아 맡으면서 여러 번 특위를 맡는 ‘전문 특별위원장’이 생겨났다. 해당 의원들도 ‘위인설관(爲人設官·필요 없는 직책이나 벼슬을 만드는 것)’의 문제점을 인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4선 의원은 “특위를 만들면 당직이나 상임위원장 직을 받지 못한 중진 의원에게 위원장 직함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전문성보다는 이름과 명분으로 특위를 구성하다 보니 특위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는 일이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 위원장의 의지가 없으면 회기 중에는 상임위가 우선시되고 비회기 중에는 지역구 활동에만 신경을 쓰는 일도 빈번히 벌어진다. 상임위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별도의 특위를 만드는 것도 문제다. 특위는 주로 여러 상임위 소관 업무가 겹치는 경우에 구성된다. 그러나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 발전 특위처럼 외교통일위와 소관 부처가 상당히 겹치는 특위도 적지 않다. 재선의 한 야당 의원은 “특위는 특정한 사안에 대해 성과를 내는 게 목적이지만 성과 없이 ‘무늬만 특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여야는 22일 지지부진한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와 관련해 책임 공방을 벌였다. 80일 이상 허송세월만 하다가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 종료 시한(28일)이 발등의 불이 되자 파행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야당은 갈택이어(竭澤而漁)하지 말고 공무원연금 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 달라”고 비판했다. ‘갈택이어’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권 대변인은 “야당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안’을 고집하며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중요한 판을 깨려 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이 아니라 개악을 할 작정이냐”며 “공무원연금 개혁 대타협의 의지가 있다면 협상의 한 축인 야당에 독설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 대변인은 이어 “새누리당이 타협할 생각은 없이 시한만 넘어가면 공무원들과 국민을 악의적으로 나눠 싸우게 만들 계획만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그간 “야당이 자체 개혁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여당이 노조와 협의한 정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식으로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왔다. 야당이 12일 “공무원연금과 함께 국민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전반으로 논의를 확대하자”고 제안하자 여당은 난색을 표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당은 조만간 재정 추계를 붙인 정부안이 제시되면 야당도 자체 개혁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할 계획이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안을 ‘반쪽 연금안’으로 규정한 만큼 “적정 소득대체율을 보장하지 않으면 논의의 진전은 없다”며 맞설 계획이다. 여야는 국민대타협기구를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활동 시한이 끝나면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로 공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고성호 기자}
야당이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루면서 대법관 공백 사태가 한 달을 넘어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식물 대법원을 만들려고 한다”며 강력히 비판하면서 정치권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야당이) 이런 식으로 나가면 여야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회의가 굉장히 든다”며 “대법관 청문회 같은 국회의 책무는 여야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를 내세워서 또다시 결정을 미루는 것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초유의 사법 공백 사태를 계속 장기화하는 야당의 행태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믿고 기다릴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마땅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원내지도부에 맡긴 것을 비판한 것이다. 박대출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대법관 공백 사태가 31일째 이어지고 있다”면서 “야당은 ‘식물 국회’도 모자라 ‘식물 대법원’까지 만들 참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떼를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대법관은 인권의 최후 보루이자 모든 소송의 유무죄를 판단해 줄 최후의 결정권자이기에 안타깝지만 박 후보자는 안 된다”며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나서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떼를 쓸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사회는 물론 학계, 법조계, 야당까지 전 국민적 반대여론이 확인됐다”며 “이번 청문회는 대법관 공석을 채우기에만 급급해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4월 임시국회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 청문회에 대해서는 더 내놓을 카드가 없다”며 “(합의 처리가 안 되면) 다른 현안 협상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가 파행을 빚고 있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24일경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 19일 의원총회에서 결론을 내려고 했지만 원내지도부에 결정을 일임한 것이다. 당초 ‘청문회 불가’ 방침에서 개최 쪽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60여 명이 참석한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선 ‘청문회 개최를 찬성한다’는 의견만 나왔다. 청문회 개최를 반대하던 이인영 의원 등은 불참했고, 원내지도부가 청문회 개최 쪽으로 가닥을 잡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그간 청문회 보이콧으로 우리의 일관된 입장을 충분히 얘기했다”며 “이제 청문회에서 여론을 보고 (적격 여부를) 판단하자”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종훈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 법치와 의회 민주주의가 야당 의원 몇 명의 개인 일정에 볼모가 잡혀 제 기능을 못하는 셈이 됐다”며 “새정치연합은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이달 청문회를 연 뒤 4월 임시국회 첫날인 다음 달 7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24일 결정해도) 3월에 청문회를 열 수 있다”면서도 “본회의는 다음 달 23일에 잡혀 있으니 (청문회) 시기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 달 7일 마무리하지 않고 여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벽에다 얘기하는 줄 알았다.”(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나도 마찬가지다. (문 대표가) 좋은 대안을 갖고 올 줄 알았다.”(홍준표 경남도지사) 문 대표가 18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으로 홍 대표를 찾아가면서 이뤄진 두 잠재적 대권주자 간의 30분 대화는 시각차만 확인한 설전(舌戰)으로 마무리됐다. 홍 지사의 도정 소개를 포함한 첫 10분은 그나마 의례적인 덕담이 오가는 듯했다. 하지만 문 대표가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해법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왔다”고 운을 떼기가 무섭게 분위기는 급랭했다. ▽홍 지사=무상급식이 중단된 게 아니고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했다. 경남에는 (지금도) 6만6000여 명의 학생이 무상급식을 국비로 받고 있다. 밥보다 공부가 우선 아니냐. 작년 10월부터 저희들에게 ‘밥 안 먹어도 좋으니 우리도 학원 다닐 수 있게 좀 해달라’는 (서민 자녀들의) 편지가 많이 왔다. ▽문 대표=아이들이 어른들 정치 때문에 경남의 아이들만 급식을 받지 못한다면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해법이 있다면 대화를 나눠보자는 것이고, 해법이 없다면 돌아가야죠. ▽홍 지사=도의회가 정해준 대로 집행하는 것이 집행부의 도리다. 그게 바뀌지 않는 한 우리가 무슨 방법이 있냐. 지금 대표도 국회의원으로 계시지만, 국회가 예산안 확정하면 그에 따라 집행부는 집행할 수밖에 없다. ▽문 대표=아휴, 천하의 홍준표 지사가 의회 뒤에 숨냐?(웃음) 박종훈 교육감이 한번 만나자고 요청해도 도통 만나주지 않는다고 하더라. 한번 만나서 대화를 하지 그러냐. 두 사람의 대화는 계속 평행선을 달렸다. 문 대표는 “(홍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 드라이브를 건 것은 천하가 다 아는데 도의회가 예산을 결정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면 그 말을 누가 믿겠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홍 지사는 “딴 데 쓰는 게 아니고 못사는 애들 도와준다는 거 아니냐”고 맞받았다. 대화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가시 돋친 말이 오갔다. ▽문 대표=지금 들어가서는 안 되는 길을, 잘못된 길을 가시는 거예요 지금. ▽홍 지사=잘못된 길 가는지 안 가는지는 나중에 가서 판단해 봐야지요. 문 대표는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다. 홍 지사도 여당의 차기 대선주자군에 올라 있다. 문 대표는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이 야권의 복지 프레임을 뒤흔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회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홍 지사는 정공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부산경남 출신인 둘의 관계는 과거부터 원만하지 않았다. 홍 지사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비서실장 출신 문 의원은 (대통령이 아닌) 비서실장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에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독보적인 존재였으나 아들 부정사건 때문에 낙선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같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날 두 사람의 기싸움을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문 대표가 “우리가 노력하면 급식뿐 아니라 교복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여당은 “‘무상 시리즈’의 가짓수를 늘려 교복으로까지 넓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야당은 “무조건 정치공세를 쏟아내는 대신, 어떻게 복지를 확대할 수 있을지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반박했다.창원=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은 1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1시간 정도로 예상됐던 시간이 예상을 깬 것이다. 이어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여야 대표들과 별도로 2시간 가까이 만났다. 박근혜 정부 들어 최장시간 회동으로 기록될 만하다. 그만큼 청와대든, 여야든 회담 성과가 절박했다는 의미다. 이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남북관계가 개선돼야 통일대박도 이뤄지고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자 박 대통령은 환하게 웃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평소 강조한 ‘통일대박’을 문 대표가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동 초반에 문 대표가 현 정부를 두고 “경제정책 실패” “복지공약 파기”라고 비판하자 박 대통령은 몸을 움찔하며 문 대표를 쳐다봤다고 한다. 새정치연합 김현미 대표비서실장은 “(주위에서 느낄 정도로) 두 번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차분했다고 한다. 문 대표의 날선 지적을 꼼꼼히 메모한 것이다. 회담이 비공개로 바뀐 뒤 박 대통령은 사전에 준비한 중동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문 대표의 비판에 답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표는 “일일이 답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회동은 문 대표가 다른 현안별로 문제를 지적하고, 박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중간중간 박 대통령이 답변하기 힘든 사안이 나오면 위트 있게 대신 답변하면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회동 직후 김 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표가 많은 말씀을 하시라고 배려해 드리고 나도 중간중간에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여야는 이날 3자 회동 직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상생의 불씨는 살렸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3자 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의견을 모은 것을 가장 높은 성과로 평가했다. 야당이 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음을 긍정적이라고 봤다. 또 이번 회동을 통해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덜어내고 주요 현안에 야당의 협조를 얻는 데 성공했다는 데도 의미를 부여했다. 새정치연합 역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큰 틀에서 여야 대표의 의견이 일치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서로의 의견을 존중한 유익한 만남이었다”며 “경제 활성화에 여야가 따로 없다는 인식을 함께한 소통의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강경석·황형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청와대 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정부와 여당이 경제 활성화 핵심 법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서도 보건의료 분야를 제외하면 처리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이날 오후 1시간 50분 동안 청와대에서 회동을 가진 뒤 내놓은 공동 발표문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야가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합의된 시한(5월 2일)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의 합의와 공무원 단체의 동의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연말정산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은 여야 대표에게 “5500만 원 이하 소득 근로자들이 손해 보지 않도록 준비해 국회에 관련 수정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경제 해법에 대해선 상당한 의견차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경제 한번 살려보겠다고 매달리고 있는데 국민을 위해서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얼마나 한이 맺히겠느냐”며 야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며 ‘총체적인 실패’로 규정하면서 경제사령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교체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과 문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여야 후보로 맞붙은 뒤 공식적으로 2년 3개월 만에 마주한 것이다. 청와대는 집권 3년차 국정동력 확보를 위해 야당과의 소통 채널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표도 협조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모습으로 수권 능력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날 회동에서 문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도 파기됐고 재벌과 수출경제 중심의 낡은 경제정책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야 한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대폭 인상 △조세체계 구축 △세입자 주거난 해소 △가계부채 대책 등 4대 민생과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회동 후 문 대표의 주장을 다시 비판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황형준 기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17일 채택됐다. 하지만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아직 날짜도 못 잡고 있다. 야당의 청문회 보이콧으로 대법관 공백 사태는 한 달을 맞았다. 새누리당은 청문회 개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19일 예정된 의원총회를 해보고 결정하자며 논의 자체를 미뤄놓은 상태다. 새정치연합은 그 동안 “박 후보자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검사로 사건 은폐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4일에는 국회에서 검증 간담회를 열었지만 은폐 의혹과 관련한 뚜렷한 개입 정황을 찾지 못했다. 당내에서도 청문회 파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선의 김영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가 결정해 청문회를 빨리 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의총에서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해 청문회 개최를 결정하는 식으로 출구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7일 “야당이 (청문회 보이콧) 방침을 번복하면 3월 말에 청문회를 하고, 임시회 첫날인 4월 7일이나 8일 표결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16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사진)의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선 5·16에 대한 역사적 평가 문제가 쟁점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1961년 당시 육군사관학교 생도였던 이 후보자에게 “5·16을 쿠데타(군사정변)로 생각하느냐”고 집중 질의했다. “(쿠데타라는) 용어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변하던 이 후보자는 나중에 “학술·법률적으로는 쿠데타”라고 동의했다. 하지만 안보적 관점에서 5·16을 평가한다는 자신의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이 “5·16 직후 육사 생도의 지지 행진을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행진을) 나오라고 해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역사적 사건이 국가 안보에 기여했느냐 안 했느냐는 관점에서 5·16은 국가 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며 “(그 당시 남한은) 북한보다 굉장히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의 국내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주권에 관한 것”이라며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려면 어떤 정책 옵션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단지 그(사드)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 판단에 도움이 되는 모든 대안의 장단점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국정원을 망치는 일이다”라며 “국정원이 권력기관이 돼선 안 된다는 게 평소 소신”이라고 말했다. 김기종 씨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습격에 대해선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가해행위이자 테러행위”라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안보관과 도덕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언론 기고문 등에서 드러난 보수적 성향은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2009년 서울 용산 화재 참사를 ‘폭동’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여야는 이르면 17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야당은 19일 의원총회에서 청문회 개최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16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선 5·16에 대한 역사적 평가 문제가 쟁점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1961년 당시 육군사관학교 생도였던 이 후보자에게 “5·16을 쿠데타(군사정변)로 생각하느냐”고 집중 질의했다. “(쿠데타라는) 용어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변하던 이 후보자는 나중에 “학술·법률적으로는 쿠데타”라고 동의했다. 하지만 안보적 관점에서 5·16을 평가한다는 자신의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이 “5·16 직후 육사 생도의 지지 행진을 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행진을) 나오라고 해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역사적 사건이 국가 안보에 기여했느냐 안 했느냐는 관점에서 5·16은 국가 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며 “(그 당시 남한은) 북한보다 굉장히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국내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주권에 관한 것”이라며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공격을 대비하려면 어떤 정책 옵션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단지 그(사드)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 판단에 도움이 되는 모든 대안의 장단점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국정원을 망치는 일이다”라며 “국정원이 권력기관이 돼선 안 된다는 게 평소 소신”이라고 말했다. 김기종 씨의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격 사건에 대해선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가해행위이자 테러행위”라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안보관과 도덕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언론 기고문 등에서 드러난 보수적 성향은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2009년 서울 용산 화재 참사를 ‘폭동’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여야는 이 후보자의 특별한 결격 사유를 찾지 못한 만큼 이르면 17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야당은 19일 의원총회에서 청문회 개최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다. 야당 원내지도부도 더는 미루기 어렵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 이달 안에 인사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