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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놈은 참 묘하다. 미드 ‘왕좌의 게임’은 밤새워 8편을 봐도 금방 지나가는데, 고작 50분밖에 안 되는 수업 시간은 어떻게 그렇게 느리게 갈 수 있는지. 아무도 없는 한적한 겨울 바닷가에서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누구나 한 번은 경험했을 일이다. ‘시간’이 어떤 마법을 부려서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지는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호킹이 살아 돌아와도 아마 설명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 대신 저자는 시간이라는 감각할 수 없는 추상적인 대상을 말하기 위해, 거꾸로 인간에 의해 만들어져 시간을 알리던 사물의 행로를 추적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태양력이 채택된 1896년부터 일제강점기가 끝나는 1945년까지 시간을 알리던 사물의 변천사를 통해 ‘근대적인 시간’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하는 식이다. 종, 오포(午砲·시간을 알리는 대포), 사이렌, 시계, 라디오 등 여러 장치가 등장하는데, 저자는 그중에서도 시보(時報)를 알리던 라디오의 등장으로 기존의 시공간 질서가 완전히 질적 변화를 일으켰다고 말한다. “… 본격적으로 라디오 시대가 시작되었고, … 정확히 똑같은 시각에 조선 전 지역의 모든 사람이 같은 정보를 듣고,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동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라디오는 생각의 통일, 행동의 통일, 말의 통일을 달성함으로써 모든 사람을 같은 시간 안에 가둘 수 있는 막강한 근대적인 장치였다.”(4장 ‘라디오 시대’에서) 지역과 사람마다 서로 조금씩 달랐던 시간이 하나로 통일되고, 여기에 ‘정보’가 더해지면서 시간의 통일은 생각과 행동의 통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지금 우리는 등하교, 출퇴근, 수업과 근무, 점심 식사 심지어 쉬는 시간까지 대체로 통일된 시간에 종속돼 바쁘게 산다. 휴가 때 찾은 겨울 바다에서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그 종속된 시공간에서 잠시나마 벗어났기 때문은 아닐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는 13일 12·3 비상계엄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일부 극우 개신교 집단의 폭력 행태와 관련해 “이들의 폭력적, 반헌법적 행보는 그리스도의 복음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혐오 정치와 폭력을 조장하는 거짓 선지자들이며,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수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NCCK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사태가 여기까지 이르기까지 ‘하나님도 내 손에 죽을 수 있다’라는 식의 신성 모독적 발언조차 방관하며, 일부 몰지각한 자들의 일탈로 치부했던 우리의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라며 “우리가 바로 잡지 않는 사이, 그들은 점차 광신에 빠져들었고, 이제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사회적 폭력 집단이 됐다”라고 주장했다.NCCK는 또 “극우 개신교 세력의 폭주와 타락은 결국 한국 개신교 내부에서 오랫동안 곪아온 상처가 터져 나온 결과”라며 “이제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이 광풍을 잠재우기 위해 우리 스스로 철저히 성찰하며 본래의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15일 오후 2시 광주 무각사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 49재’를 봉행한다. 49재는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명종 5타를 시작으로 대령(對靈·생과 사가 반복되는 윤회와 인생의 희로애락이 실존이 아님을 알려주는 의식)과 관욕(灌浴·영가의 고단함과 번뇌를 씻어주는 의식), 상단 불공(上壇佛供·공양을 올리며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의식)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 추모사, 화엄시식, 유가족 대표 인사, 소전의식(燒錢儀式·극락세계로 보내드리는 의식)으로 마무리한다. 이번 49재에는 희생자 유가족과 호남지역 6개 교구본사 주지 스님 및 지역 주민 등 3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49재를 통해 희생자 극락왕생, 유가족 격려와 평안, 사고 없는 안전한 사회가 되기를 기도할 것”이라며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서울 은평구 진관사와 경남 양산 통도사, 전남 강진 백련사 등 전국에서 ‘사찰 음식’에 특화된 사찰과 사찰 음식 명장들이 총출동하는 ‘2025 사찰음식 대축제’가 6월 7,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만당 스님)은 11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신년 간담회를 갖고 템플스테이 사찰 확대, 사찰 음식의 국가무형유산 등재 추진 등 올해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단은 사찰 음식의 국가무형유산 등재를 위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8월에는 음식학을 연구하는 미국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영국 옥스퍼드대,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 등과 함께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개최한다. 10월 말∼11월 초 열리는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불국사, 통도사, 범어사에서는 각국 참가자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및 사찰 음식 체험 등의 행사도 열린다. 만당 스님은 “사찰 음식과 템플스테이 등 대표적인 한국 불교문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서울 은평구 진관사와 경남 양산 통도사, 전남 강진 백련사 등 전국에서 ‘사찰 음식’에 특화된 사찰과 사찰 음식 명장들이 총출동하는 ‘2025 사찰음식 대축제’가 6월 7, 8일 서울 서초구 양재 aT에서 열린다.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만당 스님)은 11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신년 간담회를 갖고 템플스테이 사찰 확대, 사찰 음식의 국가무형유산 등재 추진 등 올해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사업단은 사찰 음식의 국가무형유산 등재를 위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8월에는 음식학을 연구하는 미국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와 영국 옥스퍼드대,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 등과 함께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엄’도 개최한다. 10월 말~11월 초 열리는 2025경주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 정상회의에 맞춰 불국사, 통도사, 범어사에서는 각국 참가자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및 사찰 음식 체험 등의 행사도 열린다.만당 스님은 “불교전통문화는 단순한 유산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치유와 깨달음을 주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사찰 음식과 템플스테이 등 대표적인 한국 불교문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난해 8월 스위스 루체른의 한 성당에서 인공지능(AI)이 신자들의 고해성사를 들어주는 실험을 했다. 고해성사는 신부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의식. 가톨릭에서 성스럽게 여기는 성사(聖事)에 AI가 도입된 것이다. 실험은 두 달 정도 관광객과 신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다 중단됐다. 워낙 파격적이라 사전에 교황청 허락까지 받았지만, 신자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최근 교황청의 ‘인공지능과 만남: 윤리적 인간학적 탐구’ 한국어판 번역·출간을 총괄한 이성효 주교(교황청 문화교육부 위원·천주교 마산교구장)는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시 천주교 수원교구 제1대리구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AI는 인간의 삶을 혁신하고 편리하게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윤리적 문제는 물론이고 인간성을 파괴할 위험이 있다”라며 “AI 사용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교육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AI 시대에 대비해 2020년 문화교육부 안에 매튜 J 고데, 노린 헤르츠펠트 등 20여 명의 세계적 신학자, 철학자, 윤리학자로 구성된 ‘AI 연구 그룹’을 결성하고 지난해 12월 이 책을 발간했다. 영어판 외에는 지난달 초 한국어판이 가장 먼저 나왔다. 이 주교는 “AI라는 엄청난 문화적 변화도 우리가 온전한 인간다움을 유지하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통제가 되지 않는 AI를 편리성에 취해 잘못 사용하면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고해성사 내용은 절대적 비밀이 요구되지만, 해킹이나 시스템 오작동으로 유출될 수 있다. 또 데이터를 보관하는 기관, 국가 등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최근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불거진 중국 AI ‘딥시크’가 고해성사에 활용될 경우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 주교는 “더 큰 문제는 AI가 알고리즘에 의해 사용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골라 제공하기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만약 어떤 윤리적 규범이나 통제 장치 없이 AI를 고해성사 등에 도입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우려와 부작용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발자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AI가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을 해치지 않도록 도덕적 책임을 다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그런 호소와 함께 AI에 담아야 할 구체적인 기준을 책에서 제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교황청이 제안한 AI에 담아야 할 기준은 △인간 존엄성 존중 △생명 보호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윤리 △진리와 조작 방지 △AI의 결정에 대한 인간의 궁극적 책임 강조 △정의와 형평성 △노동과 공동선 등이다. “AI에 종속된 삶이 아닌, AI를 타인 및 세상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얼마나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는지, 컴퓨터, 스마트폰 등 AI 기술의 방해를 받지 않고 얼마나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늘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주교는 “편리성에 취해 인간이 스스로 사고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AI에 의존하는 것은 결국 AI의 노예가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세상을 한눈에 보는 지도책’이라기에 뭔가 삶의 지혜와 통찰, 세상을 관통하는 진리 이런 것에 관한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정말 말 그대로 ‘한눈에 세상을 보는 지도책’이다. 그런데도 읽다 보면 그동안 우리가 알던 세상이 얼마나 한쪽으로 편중돼 있고 선입견으로 가득 차 있었는지 알게 된다. 프랑스 지도 제작자들이 펴낸 이 책은 흔히 보는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린 평면 세계지도나 지구본을 돌려야 다른 쪽을 볼 수 있는 지도가 아니다. 지구본을 반으로 나눠, 평면으로 그린 ‘반구 세계지도’다. 쉽게 말해 평면에 그려진 두 원(OO) 안에 육지와 바다, 각종 생태는 물론이고 지구상의 기후·사회학적인 내용까지 담았다. ‘헝클어진 반구 세계지도: 바람의 움직임’, ‘진동하는 반구 세계지도: 지진 에너지’ 등 지구에서 벌어지는 기후·지질 양태뿐만 아니라, ‘세계의 언론자유 현황’, ‘여성혐오의 반구 세계지도’ 등 인문·사회학적인 분야도 시각화해 전 지구에 걸쳐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구글맵을 켜거나, 아니면 분명히 한가운데 있는데 왜 대한민국이 극동에 있다고 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지도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각각 북극점과 남극점을 중심에 놓고 그린 등온선 반구 세계지도를 보면, 왜 이 장의 부제가 ‘깨진 온도계’인지, 기후변화로 북극이 얼마나 녹고 있는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기후변화로 얼음이 모두 녹은 지구의 모습을 담은 지도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반도와 네덜란드, 덴마크는 지도에서 사라지고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한복판에는 흑해나 카스피해 정도 크기의 바다가 들어서 있는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구글맵으로 얼마든지 세계지도를 볼 수 있는 시대에 왜 이런 옛날식 지도책을 만들었을까. 저자는 “구글맵은 메르카토르 투영법 한 가지만을 사용해 다양한 세계를 보여주는 방식이 빈곤해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인류가 다양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독특한 지도책을 펴냈다는 설명이다. 원제 ‘Mappemondes(반구 세계지도)’.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젊은 세대나 비기독교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새한글성경’(사진)이 출간됐다. 대한성서공회(이사장 김경원 목사)는 한국 개신교가 사용하는 개역개정판에 나오는 교회 전통어를 쉬운 말로 번역하고, 장애나 질병 관련 용어, 도량형과 아라비아 숫자 등을 현재 공식 사용하는 것으로 바꾼 성경을 내놓았다. 개역성경(改譯聖經)은 1938년 출간된 ‘셩경 개역’과 이를 개정한 한국어 번역본을 아우르는 말이다. 현재 한국 개신교계는 2005년 최종 개정된 개역개정판(4판)을 사용하고 있다. 새한글성경에선 ‘번제(燔祭·구약 시대 짐승을 통째로 태워 제물로 바친 제사)’는 “다 태우는 제사”, ‘삼백 규빗(히브리인이 사용했던 길이 단위)’은 “150m”, ‘적신(赤身·벌거벗은 알몸뚱이)’은 “헐벗음”, ‘애굽’은 “이집트” 등으로 바꾸거나 풀어 썼다. 개역개정판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처음에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로 풀어 썼다. 한 문장이 50자 내외를 넘지 않게 해 휴대전화 등 디지털 매체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새한글성경은 2011년부터 개신교 성서학자 30여 명이 참여해 13년간의 연구와 번역을 거쳐 지난해 12월 첫 완역본이 발간됐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개정성경이 역사성을 담은 고전체로 쓰여 현대인이 읽기엔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며 “새한글성경은 고전체가 담고 있는 높이와 한계를 보완하고, 비기독교인도 쉽게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대한성서공회는 기존 개역개정성경도 계속 활용하되 각 교단을 중심으로 새한글성경 사용을 권장할 계획이다. 새한글성경은 대한성서공회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대한성서공회(이사장 김경원 목사)가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미래세대, 비기독교인도 쉽게 읽고 접근할 수 있는 ‘새한글성경’을 출간했다. 한국 개신교가 사용하는 개역개정판에 나오는 교회 전통어를 쉬운 말로 번역하고, 장애나 질병 관련 용어, 도량형과 아라비아 숫자 등도 현재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바꾸어 해석한 것이 특징. 개역성경(改譯聖經)은 1938년 출간된 ‘셩경 개역’과 이를 개정한 한국어 번역본을 아우르는 말로, 현재 한국 개신교계는 2005년 최종 개정된 개역개정판(4판)을 사용하고 있다.새한글성경에서는 ‘번제(燔祭· 구약시대에 짐승을 통째로 태워 제물로 바친 제사)’는 ‘다 태우는 제사’, ‘삼백 규빗(히브리인들이 사용했던 길이 단위)’은 ‘150m’, ‘적신(赤身·벌거벗은 알몸뚱이)’은 ‘헐벗음’, ‘애굽’은 ‘이집트’ 등으로 바꾸거나 풀어썼다. 또 한국 맞춤법 규정에 따라 문장 부호도 사용하고, 현대 한국어의 종결어미와 대화문 입말, 상황에 맞는 다양한 높임법을 사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한 문장이 50자 내외를 넘지 않게 해 휴대전화 등 디지털 매체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했다. 개역개정판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를 ‘처음에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새한글성경)’로 풀어쓰는 식이다. 또 잠언 10장 2절 ‘불의의 재물은 무익하여도 공의는 죽음에서 건지느니라’(개역개정판)는 ‘불의하게 모은 것은 도움이 되지 않지만, 공의는 사람을 죽음에서 건져 내 주지’로 구어체로 바꿨다.새한글성경은 2011년부터 개신교 내 각 교단 30여 명의 성서학자들이 참여해 13년간의 연구와 번역을 거쳐 지난해 12월 첫 완역본이 발간됐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개정성경이 역사성을 담은 고전체로 쓰여 있다 보니 현대인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라며 “새한글성경은 고전체가 담고 있는 높이와 한계를 보완하고, 비기독교인도 쉽게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대한성서공회는 기존 개역개정성경을 계속 활용하되 교육과 홍보 등을 통해 각 교단을 중심으로 새한글성경 사용을 권장할 계획이다. 새한글성경은 대한성서공회 홈페이지에서도 읽을 수 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교회가 선거 때는 특정 정당과 인물을 사실상 지원하면서, 불의한 일에는 정교분리를 앞세워 침묵하면 되겠습니까.”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한국 교회의 대응에 아쉬움이 많았다. NCCK는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 오전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회원 교단 내 의견이 다양하다”며 따로 성명서를 발표하지 않았다. 김 총무는 “정교분리는 정치권력이 종교를 이용하지 말고, 종교도 정치권력에 편승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불의를 보고도 눈감는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 쓰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엄 사태는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인 법과 원칙을 훼손했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종교인의 직무 유기라는 설명이다. 그는 “성서에는 예언자·성직자들이 부패하고 잘못된 길로 들어선 정치권력자에게 날 선 목소리로 비판하는 일화가 많이 나온다”며 “정치권력이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종교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평소에는 정치적 발언을 하면서 나라가 어지럽고 정의가 훼손된 상황에서 정교분리 원칙을 말하는 건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마태복음(5:13∼16)에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세상이 오염돼 곁길로 가면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세상이 어두워 갈 바를 찾지 못하면 빛이 되어 길을 밝히라는 가르침이지요. 불의에 침묵하는 건 예수의 뜻을 외면하고, 기독교인으로서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김 총무는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 비상계엄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20대였던 그는 한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했다가 ‘국가전복 음모(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가담자로 몰려 2년 반 동안 옥고를 치렀다. 당시 신군부는 계엄군을 동원해 대학가는 물론이고 시민 모임도 통제했고, 민주화운동 세력은 모두 반국가 단체로 몰아가던 시절이었다. 김 총무는 “운동권 단체도 아니고 순수한 성경 공부 모임이었다”며 “젊은이들이 모이다 보니 당시 전두환 정권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정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차례 조사 뒤 모임 회비는 국가전복(내란) 단체의 기금으로, 자신은 서열 2위의 수괴가 돼버렸다고 한다. 그는 “진정한 정교분리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전광훈 씨(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규탄하는 성명도 낼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전 씨가 교회와 목사 호칭 등을 쓰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다 보니, 잘 모르는 이들은 그의 발언과 행동이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 총무는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종교와 결합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과 행동을 종교적 자기 확신으로 연결하고, 결국 이들에게 정치는 종교가 된다”며 “전 씨가 ‘윤석열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 ‘국민저항권을 밀고 나가야 한다’ 등 근거 없이 폭력을 부추기는 막말로 선동하고 자극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라고 비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교회가 선거 때는 특정 정당과 인물을 사실상 지원하면서, 불의한 일에는 정교분리를 앞세워 침묵하면 되겠습니까.”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한국 교회의 대응에 아쉬움이 많았다. NCCK는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 오전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이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회원 교단 내 의견이 다양하다”며 따로 성명서를 밝히지 않았다.김 총무는 “정교분리는 정치권력이 종교를 이용하지 말고, 종교도 정치권력에 편승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불의를 보고도 눈 감는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 쓰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엄 사태는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인 법과 원칙을 훼손했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종교인의 직무 유기라는 설명이다.그는 “성서에는 예언자·성직자들이 부패하고 잘못된 길로 들어선 정치권력자에게 날 선 목소리로 비판하는 일화가 많이 나온다”며 “정치권력이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종교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평소에는 정치적 발언을 하면서 나라가 어지럽고 정의가 훼손된 상황에서 정교분리 원칙을 말하는 건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마태복음(5:13~16)에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세상이 오염돼 곁길로 가면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세상이 어두워 갈 바를 찾지 못하면 빛이 되어 길을 밝히라는 가르침이지요. 불의에 침묵하는 건 예수의 뜻을 외면하고, 기독교인으로서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김 총무는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 비상계엄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20대였던 그는 한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했다가 ‘국가전복 음모(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 가담자로 몰려 2년 반 동안 옥고를 치렀다. 당시 신군부는 계엄군을 동원해 대학가는 물론 시민 모임도 통제했고, 민주화 운동 세력은 모두 반국가 단체로 몰아가던 시절이었다.김 총무는 “운동권 단체도 아니고 순수한 성경 공부 모임이었다”며 “젊은이들이 모이다 보니 당시 전두환 정권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정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차례 조사 뒤 모임 회비는 국가전복(내란) 단체의 기금으로, 자신은 서열 2위의 수괴가 돼버렸다고 한다.그는 “진정한 정교분리를 위해 빠른 시간에 전광훈 씨(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규탄하는 성명도 낼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전 씨가 교회와 목사 호칭 등을 쓰면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다보니, 잘 모르는 이들은 그의 발언과 행동이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치는 상황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이다.김 총무는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종교와 결합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과 행동을 종교적 자기 확신으로 연결하고, 결국 이들에게 정치는 종교가 된다”며 “전 씨가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 ‘국민저항권을 밀고 나가야 한다’ 등 근거 없이 폭력을 부추기는 막말로 선동하고 자극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라고 비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2021년 1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찬성 232명, 반대 197명으로 통과시켰다. 혐의는 ‘내란 선동’.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의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증을 방해하려고 지지자들이 의회를 공격하도록 선동했고, 이는 미국의 안보와 민주주의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했다는 이유였다. 며칠 전인 6일 국회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인하고 공식 인증할 예정이었는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국회를 점거하고 무산시키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국회 난입 직전에 백악관 남쪽 공원에서 열린 ‘미국을 구하라(Save America)’ 집회에 참석해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이겼고, 압승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다”라며 선동했다. 결국 난동으로 5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탄핵안 토론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에 대한 무장 반란을 선동했다. 그는 물러나야 한다. 이 나라의 명백한 실존하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11월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대한민국에선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내전과 정치적 폭력, 테러리즘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이런 사례에서 보듯 ‘민주주의는 최고의 시스템이고, 확고한 안정성을 지녔기에 위기가 닥쳐도 금방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얼마나 근거 없는 오판인지를 책에서 신랄하게 지적했다.저자는 현재 많은 국가들이 내전의 가능성이 가장 큰 정치 체제인 ‘아노크라시(anocracy)’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아노크라시는 독재(autocracy)도 민주주의(democracy)도 아닌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하거나 민주주의에서 독재로 하강하는 중간 상태를 말한다. 독재 정권은 반란 세력을 누를 힘이 있고,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는 폭력(내전)이 벌어지기 전에 불만을 해소할 능력이 있어 내전이 벌어지지 않는다. 반면 아노크라시 체제는 당근과 채찍 어느 쪽도 제대로 내놓을 능력이 없다. 인종, 종족, 종교, 이념 등을 앞세우는 파벌주의의 물결을 막지 못한다. 가짜뉴스 등을 통해 분노와 혐오를 증폭시켜 내전을 부추기는 소셜미디어나 유튜브 등 ‘촉매’도 제어하지 못해 결국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민주주의 국가가 독재 국가로 변신하는 것은 … 선출된 지도자들이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무시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안전장치에는 대통령에 대한 제약과 입법, 사법, 행정의 견제와 균형, 책임성을 요구하는 자유로운 언론, 공정하고 개방된 정치적 경쟁 등이 있다.’(1장 ‘아노크라시의 위협’ 에서)작금의 우리 현실과 얼마나 똑같은지, 소름이 끼친다. 원제 ‘How Civil Wars Start: How To Stop The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연탄 후원에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습니다.” 20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 사무실에서 만난 허기복 목사(68)는 “23년 동안 연탄은행을 운영하면서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고 한탄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부터 연탄 나누기 운동을 시작한 그는 2002년 강원 원주에 연탄은행 1호점을 세우며 본격적인 연탄 나눔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전국 31곳으로 늘었다. 허 목사는 “매년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래도 평균 450만 장 정도를 기부받았는데 올해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300만 장도 안 된다”고 했다. 12월 한 달만 쳐도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8%가 줄었다고 한다.“보통 연말연시에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훈훈한 또는 가슴 아픈 사연이 많이 소개되잖아요. 정기적으로 하는 분들이 아니면 대부분은 크든 작든 그런 사연을 접하고 후원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두 달 가까이 언론은 물론이고 인터넷, 유튜브까지 온통 계엄 이야기뿐이고 기부 관련 뉴스는 거의 사라진 탓이 큰 것 같습니다.” 그는 “형식적으로라도 와서 사진 찍고 후원하고 가던 정치인들도 정쟁 때문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지 거의 안 온다. 정부 부처 기부도 많이 준 상태”라며 “경제 상황이 불안해서인지 기업 후원도 급감하고 자원봉사자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연탄 후원의 특성상 기부하며 배달 봉사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부 자체가 주니 자원봉사자도 함께 줄었다고 한다. 허 목사는 “이런 상황 때문에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섬 지역에는 지원을 못 하고, 다른 곳도 평소 지원하던 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허 목사에 따르면 여전히 연탄 난방을 하는 집들은 전국에 약 7만4000가구가 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탄 한 장 가격은 평균 900원. 허 목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거개선 사업으로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주지만 기름값은 주지 않는다”며 “최저생계비와 폐지 수거 등으로 한 달 수입이 50만 원 정도인 사람들에게 한 달 기름값 50만 원 정도 드는 기름보일러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대신 연탄은 150∼200장(13만∼18만 원) 정도면 한 달을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기껏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줘도 중고 연탄난로를 놓고 겨울을 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어떤 사람들은 연탄보다 싼 도시가스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해요. 도시가스가 연탄보다 싼 건 맞지요. 그런데 배달차도 못 들어가 손으로 연탄을 날라야 하는 낙후된 곳에 도시가스 관이 설치돼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 말을 들으면…, 답답하지요.” 허 목사는 “흔히 연탄은 겨울에만 쓰는 줄 알지만 워낙 오래된 집이 많아 여름에도 곰팡이가 피지 않게 난방을 해야 한다. 봄가을 역시 온수가 필요하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새해에는 조금만 더 없는 사람,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연탄 후원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습니다.”20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 사무실에서 만난 허기복 목사(68)는 “23년 동안 연탄은행을 운영하면서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처음”이라고 한탄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부터 연탄 나누기 운동을 시작한 그는 2002년 강원 원주에 연탄은행 1호점을 세우며 본격적인 연탄 나눔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전국 31곳으로 늘었다.허 목사는 “매년 어렵다, 어렵다 해도 그래도 평균 450만 장 정도를 기부받았는데 올해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300만 장도 안 된다”고 했다. 12월 한 달만 쳐도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8%가 줄었다고 한다.“보통 연말연시에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훈훈한 또는 가슴 아픈 사연이 많이 소개되잖아요. 정기적으로 하는 분들이 아니면 대부분은 크든 작든 그런 사연을 접하고 후원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두 달 가까이 언론은 물론이고 인터넷, 유튜브까지 온통 계엄 이야기뿐이고 기부 관련 뉴스는 거의 사라진 탓이 큰 것 같습니다.”그는 “형식적으로라도 와서 사진 찍고 후원하고 가던 정치인들도 정쟁 때문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지 거의 안 온다. 정부 부처 기부도 많이 준 상태”라며 “경제 상황이 불안해서인지 기업 후원도 급감하고 자원봉사자도 많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연탄 후원의 특성상 기부하며 배달 봉사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부 자체가 주니 자원봉사자도 함께 줄었다고 한다. 허 목사는 “이런 상황 때문에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섬 지역에는 지원을 못 하고, 다른 곳도 평소 지원하던 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허 목사에 따르면 여전히 연탄 난방을 하는 집들은 전국에 약 7만4000가구가 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탄 한 장 가격은 평균 900원. 허 목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거개선 사업으로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주지만 기름값은 주지 않는다”며 “최저생계비와 폐지 수거 등으로 한 달 수입이 50만 원 정도인 사람들에게 한 달 기름값 50만 원 정도 드는 기름보일러는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대신 연탄은 150~200장(13만~18만 원) 정도면 한 달을 쓸 수 있다. 때문에 기껏 기름보일러를 설치해줘도 중고 연탄난로를 놓고 겨울을 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연탄보다 싼 도시가스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해요. 도시가스가 연탄보다 싼 건 맞지요. 그런데 배달차도 못 들어가 손으로 연탄을 날라야 하는 낙후된 곳에 도시가스 관이 설치돼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 말을 들으면…, 답답하지요.”허 목사는 “흔히 연탄은 겨울에만 쓰는 줄 알지만 워낙 오래된 집이 많아 여름에도 곰팡이가 피지 않게 난방을 해야 한다. 봄, 가을 역시 온수가 필요하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새해에는 조금만 더 없는 사람,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금 대한민국은 ‘삼계화택(三界火宅)’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돼선 안 됩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는 씨앗이 될 수 있기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호한 법적 조치가 불가피합니다.”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신년 기자회견은 여느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진우 스님은 “새해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정치적 위기와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삼계화택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법화경에 나오는 구절인 삼계화택은 번뇌가 그치지 않는 중생의 세계가 마치 불타는 집 속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진우 스님은 특히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난입 사태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사람이 일차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이 양심(良心)이며, 누구든 주장을 펴고 싶으면 양심에 따라 표현해야 한다”며 “양심보다 욕심이 과해지면 욕심이 양심을 덮고 과격한 언어나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잘못된 생각이나 말, 행동은 결국 업보를 받기 마련입니다. 당장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그 잘못을 다 벌받게 됩니다. 모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으면 합니다.” 다만 진우 스님은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은 온다”며 “고통을 이겨내야 성취가 오고, 혼란을 이겨내야 평화가 온다”고도 설파했다. “지난겨울, 상처받은 모든 국민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도록 한국불교가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조계종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올해부터 해마다 10억 원 이상의 활동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를 육성하고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민 정신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도록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중앙선명상센터 건립을 추진해 선명상을 보급하고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시행할 방침이다. 바닥에 코가 닿을 듯 쓰러져 있는 경주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입불(入佛)’을 위해서 5월 중 모의실험을 실시하고 하반기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개신교계 단체들이 19일 발생한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 난입 사태와 관련해 폭력 행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의 교적을 박탈하는 출교 및 제명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박상규 목사)는 19일 성명을 통해 “소위 목사라는 전광훈이 가짜 뉴스에 근거해 사람들을 선동하고, 사법부의 법 집행을 방해하고, 공개적으로 폭동을 주문하며, 소요와 난동의 배후 노릇을 하며 한국 기독교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기장은 또 “전광훈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앞에서 분신한 50대 남성 사건을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생명을 던지겠다는 메시지가 수백 통 왔는데, 지금은 때가 아니니 언제든지 죽을 기회를 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서 효과 있는 죽음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죽음을 사주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 근간인 법질서를 파괴하는 전광훈은 국민과 한국 기독교 앞에 참회하고 사법 난동에 책임지라”고도 촉구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김종미 남오성 임왕성)도 20일 성명에서 “한국 교회는 초법적 폭력 사태를 주동하는 전광훈을 당장 출교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실천연대는 “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는 법치와 민주주의의 기반을 흔들고 사회적 혼란을 조장하는 위험하고 위법적인 행동”이라며 “폭력행위와 이를 조장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실천연대는 또 “‘목사’라고 지칭되는 전광훈은 ‘국민저항권을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라는 등 폭력을 부추기며 근거도 없는 막말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선동 및 자극하고 있다”라며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기독교 신앙 안에서 용납될 수 없는 반신앙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20일 전 목사를 내란 선동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세행은 “전 목사는 12·3 비상계엄 이전부터 ‘더불어민주당과 결탁한 반국가 세력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음모론을 주장하며 혁명적 비상조치가 필요하다고 국민을 선동했다”고 고발 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 역시 전 목사의 선동에서 촉발됐다고 주장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금 대한민국은 ‘삼계화택(三界火宅)’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돼선 안 됩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는 씨앗이 될 수 있기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호한 법적 조치가 불가피합니다.”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신년 기자회견은 여느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진우 스님은 “새해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정치적 위기와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삼계화택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법화경에 나오는 구절인 삼계화택은 번뇌가 그치지 않는 중생의 세계가 마치 불타는 집 속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진우 스님은 특히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폭력 사태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사람이 일차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이 양심(良心)이며, 누구든 주장을 펴고 싶으면 양심에 따라 표현해야 한다”며 “양심보다 욕심이 과해지면 욕심이 양심을 덮고 과격한 언행이나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잘못된 생각이나 말, 행동은 결국 업보를 받기 마련입니다. 당장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그 잘못을 다 벌 받게 됩니다. 모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으면 합니다.”다만 진우 스님은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은 온다”며 “고통을 이겨내야 성취가 오고, 혼란을 이겨내야 평화가 온다”고도 설파했다. “지난겨울, 상처받은 모든 국민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도록 한국불교가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조계종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올해부터 해마다 10억 원 이상의 활동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자비를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를 육성하고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국민 정신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도록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중앙선명상센터 건립을 추진해 선명상을 보급하고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 시행할 방침이다. 바닥에 코가 닿을 듯 쓰려져 있는 경주 남산 마애불을 일으켜 세우는 ‘입불(入佛)’을 위해서 5월 중 모의실험을 실시하고 하반기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설교라고 부르는 건 가당치도 않아요. 지금은 설교할 때가 아니라, 함께 있고 함께 울어줄 시간이니까요.” 5일 전남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교회들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위한 예배를 올렸다.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뒤 첫 주일 예배다. 이날 설교를 맡았던 무안 대중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 김준영 목사(67)는 1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 어떤 성경 구절로도 유가족의 아픔을 달랠 수는 없다”며 “함께 예배를 드렸지만 목사로서 설교하는 자리가 아니라, 옆에 있어 주고 아픔을 함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는 참사로 경황이 없어 교회에 갈 수 없는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위해 마련됐다. 그 때문에 예배 시간도 일요일이지만 평소 교회 예배 시간과 다르게 오후 3시로 늦게 잡았다. 슬픔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유가족을 위한 배려였다. 김 목사는 “밤새 한잠도 못 잤거나 새벽에나 잠깐 눈을 붙였을 텐데, 평소 교회 예배처럼 아침 예배를 드릴 순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늘 하는 설교였지만 이날만큼은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참사 규모가 클수록 희생자, 피해자는 물론이고 유가족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이에 섣부른 위로가 자칫 또 다른 형태로 피해자, 유가족을 공격하는 언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설교를 예배당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참사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유가족들이 상처받거나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며 “혹시나 본의 아니게 말실수라도 하면 유가족들을 더 아프게 할 수 있기에 부담도 컸다”고 떠올렸다. 무엇보다 자신이 비록 목사지만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모든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식으로 말할 순 없었다고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청천벽력처럼 떨어졌는데,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원망도 못 하고 속으로 품고만 있으면 더 아프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거꾸로 왜 내게 이런 일을 겪게 하는지 하나님께 묻고, 원망하고, 너무하신다고, 이렇게 독하신 분인지 몰랐다고 얼마든지 따지라고 했지요.” 그 대신 김 목사는 “아픔은 크지만 그 때문에 남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힘들고 고통스럽게 산다면 그건 먼저 떠난 분들이 바라는 게 아닐 것”이라며 “그래서 얼마든지 하나님을 원망하고, 대신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났을 때 먼저 간 자식 부모 형제 친구가 속상해하지 않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힘을 내 살자고 했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설교라고 부르는 건 가당치도 않아요. 지금은 설교할 때가 아니라, 함께 있고 함께 울어줄 시간이니까요.”5일 전남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교회들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위한 예배를 올렸다.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뒤 첫 주일 예배다. 이날 설교를 맡았던 무안 대중교회(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 김준영 목사(67)는 1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 어떤 성경 구절로도 유가족의 아픔을 달랠 수는 없다”며 “함께 예배를 드렸지만, 목사로서 설교하는 자리가 아니라, 옆에 있어 주고 아픔을 함께하는 자리였다”라고 말했다.이날 예배는 참사로 경황이 없어 교회에 갈 수 없는 유가족과 조문객들을 위해 마련됐다. 때문에 예배 시간도 일요일이지만 평소 교회 예배 시간과 다르게 오후 3시로 늦게 잡았다. 슬픔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유가족을 위한 배려였다. 김 목사는 “밤새 한잠도 못 잤거나 새벽에나 잠깐 눈을 붙였을 텐데, 평소 교회 예배처럼 아침 예배를 드릴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늘 하는 설교였지만 이날만큼은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참사 규모가 클수록 희생자, 피해자는 물론이고 유가족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이에 섣부른 위로가 자칫 또 다른 형태로 피해자, 유가족을 공격하는 언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설교를 예배당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참사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유가족들이 상처받거나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며 “혹시나 본의 아니게 말실수라도 하면 유가족들을 더 아프게 할 수 있기에 부담도 컸다”라고 떠올렸다. 무엇보다 자신이 비록 목사지만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모든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청천벽력처럼 떨어졌는데,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원망도 못하고 속으로 품고만 있으면 더 아프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거꾸로 왜 내게 이런 일을 겪게 하는지 하나님께 묻고, 원망하고, 너무하신다고, 이렇게 독하신 분인지 몰랐다고 얼마든지 따지라고 했지요.”대신 김 목사는 “아픔은 크지만, 그 때문에 남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힘들고 고통스럽게 산다면 그건 먼저 떠난 분들이 바라는 게 아닐 것”이라며 “그래서 얼마든지 하나님을 원망하고, 대신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났을 때 먼저 간 자식 부모 형제 친구가 속상해하지 않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힘을 내 살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작금의 어지러운 나라 상황을 보며 대한민국이 대체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인 이들이 많다. 광복을 맞은 지 불과 70여 년 만에 이룩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세계 7번째로 독자적 우주발사체 기술을 개발한 나라, 군사력은 세계 6위, K팝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 강국…. 그런데, 요즘 위정자들이란 사람들의 해괴한 행태를 보면 신라까진 바라지도 않고 100년이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태풍 속을 지나면서도 선장과 선원들이 싸움만 하는 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난파 외에 뭐가 있을까.이 책은 영국 역사학자이자 전쟁사학자인 저자가 고대의 두 패권국인 로마와 페르시아(정확히는 파르티아와 그 뒤를 이은 페르시아)의 700년간의 갈등과 대립을 서술했다. 얼핏 보면, 두 나라 사이에 벌어진 전쟁과 정치적 사건을 연대순으로 나열한 것 같지만, 저자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갈등과 대립 속에서도 어떻게 두 나라가 700여 년을 지속해 생존할 수 있었는지’다. 허구한 날 안에서는 정쟁, 밖에서는 전쟁만 하는 나라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아니기 때문이다.“권력과 패권을 놓고 경쟁한다고 해서 로마나 파르티아가 상대방을 폐쇄적으로 대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서로 경계하고 모욕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전반적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공존하는 것을 만족스럽게 여겼다. 황제와 왕중왕들은 이렇게 평화 공존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알았다.”(8장 ‘상업에 능숙한 사람들’에서)저자는 고대 세계의 두 패권 국가가 그 오랜 세월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양쪽 지도자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무엇이 가장 큰 관심사인지 판단하며 그것을 성취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늘 그런 지도자로 가득 차 있던 것도 아니고, 항상 잘한 선택만 한 것도 아니지만 근본적인 흐름은 그랬다는 것이다.벌써 한 달 넘게 위정자라는 이들이 ‘나라와 국민은 모르겠고 너만 쓰러뜨리면 소원이 없겠다’며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읽는 것은 로마와 페르시아 이야기인데, 머릿속에서는 우리나라 걱정에 한숨만 나오게 만드는 책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