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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이에 대기업의 정직원이 되다니 꿈을 이룬 거죠. 어깨에 힘이 다 들어가네요.” 29일 서울 관악구 관악로에 있는 올리브영 서울대입구2호점. CJ그룹 계열 드러그스토어인 이곳의 매장 매니저 한선화 씨(37·여)는 상기된 얼굴로 회사 로고가 박힌 사원증을 내보였다. 그는 “결혼 전 작은 의류회사의 디자이너로 일할 때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주눅이 들곤 했다”라고 회상했다. 11년 전 임신하면서 일을 그만뒀던 한 씨는 4년 전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다시 일할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이제 포기할까” 고민하던 차에 올해 8월 CJ그룹의 경력 단절 여성 인턴 채용에 지원해 합격했다. 한 달 반의 인턴 과정을 거쳐 이달 21일부터 시간선택제 정규직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하루 4시간만 일해 아이를 돌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 최근 대기업, 공기업 등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내놓은 일자리들은 고용안정성, 처우, 일자리의 질(質) 면에서 이전의 시간제 일자리와 완전히 차별화된다.○ 경단녀들,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다” 28일 고용노동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취업한 사람은 8월 말 현재 740여 개 기업에 4200여 명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말 2100여 명(590개 기업)의 두 배 수준이다. 올해 들어 CJ그룹의 CJ제일제당 CJ오쇼핑 CJ푸드빌 등 10개 계열사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스타벅스코리아, SK그룹의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IBK기업은행 등이 잇달아 시간선택제 채용을 한 영향이 크다. 늘어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워킹맘’들이다. SK텔레콤 콜센터에서 일하는 박성근 상담사(36·여)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오전 8시 남편을 출근시킨 뒤 오전 10시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다. 청소와 설거지를 마치면 오전 10시 반. 11시 반쯤 콜센터에 출근해 일하다가 오후 3시 반에 퇴근한다. 퇴근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와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가족을 위한 하루’를 다시 시작한다. 박 상담사의 월급은 전일제 직원의 60%지만 불만은 없다. 그는 “전일제로 일하는 또래 워킹맘들 중에는 몸은 사무실에 있어도 마음은 집에 가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만 일하니까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은퇴자 활력 찾아 주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은퇴자들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경제적 안정성과 생활의 활력을 얻는 좋은 기회다. 올해 6월 대형마트에서 퇴직한 김옥란 씨(55·여)도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통해 삶의 여유를 되찾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일한 20년간 그에게 일상은 항상 빠듯함 그 자체였다. 매일 8시간씩 일한 뒤 집에서는 녹초가 됐다. 경제적인 면을 걱정하면서도 내심 퇴직이 기다려졌던 이유다. 김 씨는 퇴직과 동시에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계산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지원해 재취업했다.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하는 그는 “예전에는 꿈도 못 꿨던 친구들 모임에도 가고, 등산도 다닌다”면서 “지금 내 삶에서 이 일자리는 너무나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박동관 씨(78)는 올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실버사원’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하얀마을 6단지 1400여 채를 관리하는 게 그의 임무다. 1997년 공기업 임원을 끝으로 퇴직한 뒤 몇 년 동안 박 씨는 여유 있게 인생을 즐겼다. 지인들이 “와서 일해 달라”는 제안을 했지만 대부분 예전 직장의 이름을 팔아 영업을 하거나, 회사 후배들에게 청탁을 해야 하는 자리여서 거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결국 박 씨가 선택한 일자리가 공기업인 LH의 실버사원이다. 박 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근무하고 퇴근한 뒤에는 고문서를 공부하고 서예를 즐긴다. 고령자 대상 일자리여서 월급은 55만 원으로 많지 않은 편. 하지만 박 씨는 “일과 취미를 즐기느라 젊었을 때보다도 더 바쁘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즐거워 살맛이 난다”라며 만족스러워했다. ○ 기업들, 시간제 일자리가 ‘득’ 많은 기업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늘릴 경우 ‘간접 인건비’가 상승할 것을 걱정하지만 시간선택제 인력을 채용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기대한 것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결혼, 출산 때문에 직장을 떠난 경력 단절 여성들 중에 학력, 실력, 업무에 대한 열정 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여성들이 많아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우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는 반응이다. 올해 8월 CJ그룹이 경력 단절 여성 인턴 150여 명을 모집했을 때 지원한 2530명 중 9.5%인 240여 명은 석사 이상 학위 보유자였다. 약사, 수의사 지원자들이 끼어 있었고 영어, 중국어는 물론이고 베트남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등에 능통한 인력도 적지 않았다. CJ그룹 관계자는 “집에서 살림만 하기엔 아까운 인력들이 다수 몰려와서 회사도 깜짝 놀랐다”면서 “인력의 우수성 등을 고려해 앞으로 더 많은 경력 단절 여성들을 시간선택제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특정 시간대에 많은 업무가 몰리는 기업에 특히 도움이 된다.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협력사인 ‘청명환경시스템’은 지난해부터 전체 직원의 약 20%인 22명을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채용했다. 삼성전자 공장의 기계 설비와 필터 교체, 배관 보수 등을 맡고 있는 이 회사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눈을 돌린 것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대부분의 업무가 몰리기 때문이다. 청명환경시스템 관계자는 “전일제 직원으로 모든 인력을 충원하면 업무가 없는 시간에는 인력을 놀려야 했다”면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인력 수요가 높은 시간에만 인력을 채용했고 덕분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이나 SK텔레콤도 고객의 전화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점심시간 전후에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배치함으로써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여 상담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특별취재팀〉▽팀장 박중현 소비자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소비자경제부 김현진 김유영 기자▽경제부 박재명 기자▽사회부 이성호 김재영 기자▽국제부 전승훈 파리 특파원, 박형준 도쿄 특파원}

“라면은 없나?” 28일 점심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 있는 도연관 회의실에서 취업준비생들과 마주 앉은 박준 농심 대표는 대뜸 라면부터 찾았다. 긴장된 기색이 뚜렷하던 참가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도연관은 농심의 연구개발(R&D)센터다. 이날 농심은 도시락과 함께 컵라면 ‘신라면 블랙’을 1인당 하나씩 준비했다. 박 대표가 “밑에서부터 잘 저어야 맛있다”며 컵라면 먹는 법을 시범 보이면서 분위기는 금방 화기애애해졌다. 라면 얘기로 시작된 대화는 곧 ‘꿈’이란 주제로 옮겨갔다. “대표님의 꿈이 뭔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을 받고 박 대표는 “이미 세계 80여 개국에 식품을 수출하는 농심을 네슬레처럼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식품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의 꿈은 뭐냐”라고 되물었다. ○ 스펙보다 협동·협력의 인성이 먼저 이날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행사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박태민(가천대 도시행정학과·23) 송은배(한경대 기계공학과·26) 박윤하(창원대 토목공학과·27) 김소영(단국대 식품공학과·23) 김근미(고려대 국어국문학과·25) 조윤정(서울과학기술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24) 김기태 씨(건국대 커뮤니케이션과·26)는 영업직군부터 R&D, 기계설비, 홍보·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꿈을 갖고 있었다. 관심 분야가 다양한 만큼 질문도 다채로웠다. 1981년 농심에 입사해 국제사업을 주로 담당해온 박 대표의 답변도 거침이 없었다. 박태민 씨가 “농심에 입사하는 젊은이에게 ‘이것만은 꼭 얻어가라’라고 할 만한 게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박 대표는 “미안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서는 들어오기 힘들다”고 맞받았다. 박 대표는 “회사에 입사할 때는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것,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면서 “작은 역할이라도 끊임없이 기여하다 보면 언젠가 수천 명을 이끄는 농심의 선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근미 씨는 “사업 환경이 달라지면서 매년 원하는 신입사원의 상도 달라질 것 같은데 최근 원하는 인재상이 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농심의 인재상은 사업이나 회사 경영 지침이 아무리 달라져도 변함없다”며 “협동, 조화, 배려를 뜻하는 아프리카어인 ‘우분투(ubuntu)’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입사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인성(人性)”이라며 “입사 이후에도 성과뿐 아니라 조직에 융화되는 인성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 뚜렷한 자기 주관, 당당함 어필이 중요 이날은 마침 농심의 하반기 공채 서류전형이 마감되는 날이었다.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과정에서 궁금했던 점들을 처음 만난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솔직하게 질문했다.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라고 물을 때 ‘정답’이 뭐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정답은 없지만, 남들 따라서 얼결에 아무 말이나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며 “미비했던 답변에 대한 추가설명 등 꼭 보충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영업직을 희망하는데 전공이 영향을 미치는지, 홍보·마케팅 쪽에 지원하는데 학점이 어느 정도 중요한지에 대해선 “친화력, 성실성만 있다면 전공은 별 상관이 없다”며 “학점은 성실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참고하는데 평균 B학점 정도라면 걱정 안 해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어 능력은 강조했다. 입사 지원자의 어학실력을 어느 정도 보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한국어는 잊어도 영어는 해야 하는 시대”라고 잘라 말했다. 국내, 해외 시장 구분이 사라진 지금 외국어에 뒤처져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뚜렷한 자기 주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내용보다 포장에 더 신경 쓰는 사람은 내실이 없다”며 “좋은 말만 늘어놓으려 하지 말고 당당히 자기 소신, 주관을 밝히는 사람이 되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내게 없는 젊음을 가진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꿈 이야기를 해주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싶다”며 “꿈을 꾸는 사람은 때로는 빨리, 때로는 늦더라도 그 꿈을 꼭 이루게 된다. 반드시 꿈꾸며 살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다음 초청자는 주우식 전주페이퍼 대표입니다일곱 번째 청년드림 도시락토크의 초청자는 전주페이퍼의 주우식 대표(사진)입니다. 주 대표와 청년드림센터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7명의 점심 파트너를 선정한 뒤 11월 14일(목) 전주페이퍼 전주공장에서 진행될 점심식사에 초대합니다. 참가를 원하는 청년 구직자는 11월 7일까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 ‘CEO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유’ 및 간단한 자기소개를 올려주시면 됩니다. 점심 파트너의 명단은 11월 12일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28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세계 최대의 전동공구 업체 블랙앤데커의 신제품 ‘멀티 이보’를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올해 한국의 세수(稅收) 펑크는 기정사실이 됐다. 5조 원이 될지, 10조 원이 될지 규모의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정부는 하반기 경기가 개선돼 세수 부족 폭이 크게 줄어들길 기대했지만 희망사항에 그칠 개연성이 높아졌다. 이런 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탓이 크다. 하지만 한국 정치인들의 얄팍한 경제 실력도 여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경제학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라틴어 문구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는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면’이라는 가정이다. 경제학자들이 수요의 법칙 등을 설명할 때 자주 쓴다. 수요와 가격의 인과관계 등을 설명하기 위해 제품의 품질 등 다른 변수들은 모두 같은 것으로 가정할 때 쓰는 이론적 장치다. 제대로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세테리스 파리부스가 현실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세상에는 그 밖의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제 공부를 잘못 했거나, 이런 사실을 알고도 모르는 척 눈을 꼭 감고 국가 경제의 향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숫자를 계산해 내는 정치인과 정치에 눈이 팔린 경제학자들이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은 복지재원 마련 방안을 밝히면서 수십, 수백조 단위의 숫자들을 많이 내놨다. 그 연속선상에서 박근혜 정부는 올해 5월 지하경제 양성화로 5년간 27조2000억 원의 세수를 추가로 걷어 들이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 국세청은 요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단골 표적은 유흥주점 주인, 의사들, 주유소 사장 등이다. 한 해에 1억5000만 원씩 세금을 떼어먹는 자영업자 1만 명이 있다면 이들에게 1조5000억 원의 세금을 더 거둬 복지에 쓸 수 있다는 식의 계산이 깔려있다. 부당하게 챙긴 소득에 세금을 법대로 걷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다만 이 계산에는 큰 함정이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탈세(脫稅)를 전제로 영업을 해왔다는 점이다. 1억5000만 원 세금을 떼먹는 덕에 1억 원을 집에 가져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법대로 1억5000만 원씩 세금을 거두면 이들은 매년 5000만 원 손해를 본다. 그러느니 차라리 문을 닫는다. 최근 술집 주인들이 모여 세금 부과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다 분신까지 한 일, 몇 달 만에 동네 단골병원에 갔다가 문이 닫혀 당황스러웠던 경험, 주유소들이 줄줄이 경매에 넘어가는 것 모두 이런 일과 관련이 있다. 폐업한 술집이나 병원은 세금을 안 낸다. 정치인들의 산수는 결과적으로 틀린 답이 되고 기대했던 복지재원에는 구멍이 생긴다. 지하경제 양성화뿐 아니라 세출 구조조정, 비과세·감면 축소에도 비슷한 계산법이 적용됐다.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한쪽 손(hand)만 있는 외팔이 경제학자는 없냐”라고 푸념한 적이 있다. 정책의 효과에 대해 매번 “한편으론(on the one hand) 이렇지만, 다른 한편으론(on the other hand) 이런 효과가 있다”며 양 측면을 설명하는 경제학자들에 대한 불만 섞인 농담이었다. 한국의 지난번 대선 때 여야 캠프에는 외팔이 정치인, 외팔이 경제학자들이 넘쳐 났다. 이들은 ‘세테리스 파리부스’ 대신 ‘모든 게 바라는 대로 되면’이란 가정을 바탕으로 황당한 숫자들을 만들어 냈다. 최근 여권의 고위 관계자들마저 이렇게 만들어진 숫자들의 허상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5년 내내 국민들이 이 숫자들에 시달리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현실을 고려해 엉터리 산수를 바로잡아야 한다.박중현 소비자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여섯 번째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의 초청자는 농심의 박준 사장(사진)입니다. 박 사장과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점심 파트너를 선정한 뒤 10월 28일(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에서 진행될 점심식사에 초대합니다. 참가를 원하는 청년구직자는 10월 21일까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 ‘CEO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유’ 등을 올려주시면 됩니다. 명단은 10월 24일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나쁜 파시스트 놈들!” 지하 방공호에 숨어 사는 블랙키는 바깥 세계를 들락거리며 식료품을 조달하고 세상 소식을 알려주는 ‘절친’ 마르코가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할 때마다 나치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블랙키가 지하로 들어온 건 20년 전. 1941년 제2차 세계대전이 터져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 독일군이 진주하자 동네 건달 블랙키와 마르코는 지하 방공호에 마을 사람들을 숨기고 이들이 만든 무기를 레지스탕스에 팔아 큰돈을 벌었다. 그러던 중 블랙키는 정부(情婦)인 여배우 나탈리아에게 치근대는 나치장교를 총으로 쏴 죽인 뒤 큰 상처를 입고 지하 방공호로 피했다. 지하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블랙키와 마을 사람들은 열심히 무기를 만들며 나치에 반격할 날만 기다리지만 그날은 쉽게 오지 않았다. 오래전 전쟁이 끝났지만 밖에서 나탈리아와 살림을 차린 마르코가 성질 급한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두려워 계속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20년 동안 무기 밀매로 큰 부자가 된 마르코는 전쟁 때 무용담을 부풀려 해방투사로 존경받으며 정치 거물로 성장했다. 그 사이 지하 생활자들은 탱크까지 만들어냈다. 그리고 지하에서 태어난 처녀, 총각의 첫 결혼식이 열린 날. 실수로 탱크포가 발사돼 지상으로 나가는 길이 열린다. 총을 들고 뛰어나간 블랙키는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세트장에서 독일군으로 분장한 배우들에게 총질을 해댄다. 유고슬라비아연방 출신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이 만든 영화 ‘언더그라운드’의 줄거리다. 1995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 영화는 쿠스투리차 감독이 코믹 판타지 양식을 빌려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등으로 산산조각 난 옛 조국에 바친 비가(悲歌)다. 8월 말 터져 나온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을 보면서 언젠가 이 일을 한 번 경험한 듯한 ‘데자뷔(기시감·旣視感)’를 느끼다가 이 영화가 떠올랐다.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130여 명은 5월 중순 반지하 강당에 모여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대학생들이 골방에서나 나누던 얘기를 진지하게 논의했다.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이들에게 ‘미 제국주의’ ‘파쇼’와의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방공호 속 사람들이 땅속에서 탱크를 만들었듯 이들은 인터넷에서 ‘압력밥솥 사제폭탄’ 제작법을 찾고, 장난감 총의 무기 개조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이석기를 ‘V님’이라고 불렀다. 검찰이 기소장에서 ‘VIP’의 약칭으로 추정한 이 호칭은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부조리한 정부를 폭력으로 전복하려는 ‘브이 포 벤데타’의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조직원 앞에서 “전쟁에 대비하라”고 목청을 높이면서도 자신은 선거광고 기획사를 운영해 번 돈을 미국에 유학 간 아들에게 보낸 이석기는 언더그라운드의 마르코를 더 닮았다. 여러 정황을 보면 RO 조직원들은 아주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시간 속에서 살아온 모양이다. 이들은 급변하는 한국 현대사의 저 뒤편에 처진 슬픈 잔재다. 세상 사람 모두가 변화에 적응하는 동안 그들의 시계만 멈췄다는 점에선 피터 팬의 후예들이기도 하다. 동화 속 모험이 끝난 뒤 피터 팬의 친구들은 런던에 있는 웬디의 집에 남아 은행가, 사업가로 성장하고, 나이 먹기를 거부한 피터 팬만 네버랜드로 돌아가 영원한 젊음을 누린다. 하지만 네버랜드는 현실엔 절대 없는(Never) 나라(Land)여서 네버랜드다. 지하에 숨어 살던 주사파들도 이젠 환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제대로 나이를 먹을 때가 됐다.박중현 소비자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마련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다섯 번째 초청자는 신세계백화점의 장재영 대표(사진)입니다. 장 대표와 청년드림센터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7명의 점심 파트너를 선정해 10월 10일(목)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진행될 점심식사에 초대합니다. 10월 2일까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 ‘CEO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유’ 및 간단한 자기소개를 올려주시면 됩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마련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다섯 번째 초청자는 신세계백화점의 장재영 대표(사진)입니다. 장 대표와 청년드림센터는 지원자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등을 고려해 7명의 점심 파트너를 선정해 10월 10일(목)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진행될 점심식사에 초대합니다. 10월 2일까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 ‘CEO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 이유’ 및 간단한 자기소개를 올려주시면 됩니다.}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이 알뜰한 제수용품 구매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시경원)이 2009년 7월부터 발행한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 전국 1240개 전통시장과 온라인 전통시장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특수 보안기술로 제작해 보안성과 안전성을 높였고 환전 및 사용이 편리해 소비자와 전통시장 상인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다. ○ 9월 한 달 동안 특별할인 이벤트 온누리상품권은 종이로 된 지류상품권(1만 원, 5000원)과 전자상품권(5만 원, 10만 원)이 있다. 액면 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하면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환금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전통시장에서 쓴 돈의 소득공제 혜택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돼 소비자 혜택도 커졌다. 특히 올 추석에 온누리상품권 3% 할인제도가 부활해 상품권 구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월부터 온누리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하는 개인 고객에게 1인당 최대 30만 원까지 ‘3%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한 것. 온누리상품권 구매 할인제도는 2010년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시범적으로 도입돼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번 추석에 재등장했다. 시경원은 9월 한 달간 ‘추석맞이 온누리전자상품권’ 경품 이벤트도 실시한다. 온누리상품권(지류, 전자)을 구매하는 개인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5만 원권을 증정하는 특별 행사이다. 경품 추첨은 총 6차례에 걸쳐 진행하며, 1회당 300명씩 총 1800명이 대상이다.(추첨일 4, 9, 12, 17, 25, 30일·시경원 홈페이지 www.sijang.or.kr 발표) ○ 올해 온누리상품권 판매 5000억 원 기록 전망 온누리상품권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경원에 따르면 상품권 판매액은 출시 첫해인 2009년 105억 원에서 지난해 4258억 원으로 3년 만에 40배 이상 급증했다. 시경원은 올해 판매액이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누리상품권 인기몰이에는 민간 기업의 구매가 큰 도움이 됐다. 온누리상품권 연간 판매액에서 민간 기업의 구매 비율은 2010년 25.8%에서 2011년 41.7%, 지난해 56.7%로 늘었다. 실제로 기업들이 직원 복지비나 명절 선물로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면서 전통시장의 신규 고객이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전통시장 소비자 박순주 씨(38·경기 용인시)는 “처음 회사에서 복지비로 온누리상품권을 받았을 때는 탐탁지 않게 여겼다”면서 “하지만 한두 번 전통시장을 방문하다 보니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에 반해 이제는 전통시장을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경원은 온누리상품권의 사용 확대를 위해 기관과 기업의 적극적인 구매를 요청하고 있다. 또 공무원 맞춤형 복지비의 10% 이상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하는 ‘1기관 1시장 자매결연 캠페인’과 ‘전통시장 가는 날’을 연계해 온누리상품권으로 장보기 행사 및 식자재 구입을 확대하고 있다. 시경원은 이와 함께 고객들에게 보다 편리한 온누리전자상품권 사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5월부터 전국 230개 시장을 대상으로 ‘온누리전자상품권 활성화 시범시장 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범시장에서는 전자상품권 취급 요령과 고객 응대 서비스를 위한 개별 시장 방문 교육도 진행한다.○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의 3가지 장점① 3% 할인 이벤트(9월부터)현금으로 상품권 구매하면 1인당 구매금액의 3% 할인(최대 30만 원)② 5만원권 상품권 경품 이벤트(9월)온누리상품권 구매 고객 1800명에 추첨으로 5만원짜리 온누리전자상품권 증정 (9월 17, 25, 30일, 시경원 홈페이지 www.sijang.or.kr 발표)③ 소득공제 혜택 20%에서 30%로 확대○ 온누리상품권을 살 수 있는 곳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농협 우체국 신협 새마을금고 등 11개 금융기관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대기업 경제연구소에 몸담고 있던 경제학자 A 씨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 중반에 젊은 공무원 수십 명 앞에서 얘기할 기회가 생겼다. 재벌개혁의 칼바람에 기업들이 바짝 위축돼 있다는 걸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었던 A 씨는 강의 제목을 ‘김 순경의 비유’로 잡았다. 강의 내용은 이랬다. 경찰학교를 갓 졸업해 사명감에 불타는 젊은 김 순경은 지방의 한 작은 마을에 배치됐다. 한두 주 마을을 둘러본 김 순경은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실천과제로는 ‘범죄 줄이기’를 택했다. 주민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하려면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본 것이다. 다음 날부터 그는 마을 한가운데 있는 나이트클럽 앞으로 출근해 문을 닫을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마을 사람에 외지 사람들까지 밤마다 이곳에 몰려 흥청거리면서 폭행, 음주운전, 간통 등 이 마을의 모든 범죄가 이곳을 중심으로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범죄 건수는 급격히 줄었다. 이와 함께 클럽을 찾는 손님의 발길도 딱 끊겼다. 클럽 사장은 ‘며칠이나 가겠어’ 하는 생각에 모른 척 꾹 참았다. 하지만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가도 김 순경은 자리를 뜰 기색이 없었다. 다급해진 사장은 김 순경을 쫓아갔다. “대체 왜 이러나. 나한테 감정이라도 있나. 자네 때문에 먹고살기 힘든 거 모르겠나. 따로 바라는 거라도 있는 건가?” 자신의 ‘숭고한 뜻’을 곡해하는 클럽 사장의 말에 김 순경은 발끈해 목청을 높였다. “이게 다 사장님과 마을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요. 제가 하는 일이 결국 도움이 될 테니까 두고 보세요.” 머잖아 클럽은 문을 닫았다. 주변 포장마차, 여관 등도 따라서 폐업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겉으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기업을 옥죄는 정책을 추진하던 당시 정부를 A 씨는 김 순경의 비유를 통해 꼬집었던 것이다. 며칠 뒤 해당 기업에 경고가 전달됐다. A 씨는 그 정부 내내 외부에 이름을 걸고 코멘트할 수 없는 ‘언론(言論) 연금’ 상태로 지냈다. 해묵은 이야기를 길게 끄집어낸 건 지금 경제계 분위기가 10년 전과 너무 비슷해서다. 규모가 크건 작건 기업인과 자영업자들은 요즘 “기업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장기적으로 대기업의 횡포를 막아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기업을 겨냥한 일감 몰아주기 과세 등과 관련해 중견, 중소기업들은 “피해는 오히려 우리가 본다”며 항의하고 있다. 국세청도 올해 세무조사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고 무리한 세무조사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공언한다. 그러나 기업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복지 확대에 5년간 필요한 135조 원을 마련하려고 정부가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상식처럼 떠돈다. 오죽하면 “국세청이 복지정책의 주무(主務) 부처”란 농담까지 나올까. 경제를 중시하는 우파(右派) 정부에 대한 기업인들의 불만으로는 이미 도를 넘은 느낌이다. 대통령은 “투자하는 분들은 업고 다녀야 한다”고 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물론 기업인들의 푸념 중에는 근거 없는 억측이나 엄살도 섞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폭증한 불만 수준의 원인은 김 순경처럼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정부일 수 있다. 멀리 보고 경제구조를 제대로 바꾸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결국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벌이는 일들이 지금은 기업과 기업인의 심리를 심하게 위축시키는 형국이다. 때론 국가경제를 위해 정부가 무조건 열심히 일하기보다 어느 부분에서는 아예 손을 놓는 게 나을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박중현 소비자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소리꾼이 창(唱)을 하는 중간에 고수(鼓手)가 ‘얼씨구’ ‘좋다’ ‘그렇지’ 등 흥을 돋우기 위해 넣는 소리가 추임새다. 적시에 추임새를 넣는 기술은 가락을 타는 북장단, 바른 자세와 함께 좋은 고수가 갖춰야 하는 3가지 조건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의 판소리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청년층이 즐기는 힙합 음악에서 ‘체크 잇 업(check it up)’ ‘예∼에(yeah∼yeah)’ ‘풋 유어 핸즈 업(put your hands up)’ 같은 추임새는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래퍼의 중요한 테크닉이다. 이달 초 추임새가 난데없이 수난을 겪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인성교육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약용(정직, 약속, 용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대화하거나 교사 말을 들을 때 긍정적 추임새를 잘하는 학생에게 매달 품격 어린이상을 준다’고 한 게 화근이었다. ‘정리정돈 하기’ ‘친구 칭찬하기’ ‘쓰레기 줍기’ 등 미션들 중 하나였다. 이와 관련해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구시대적 교육방식’ ‘인성과 관계없는 억지 교육’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열거된 항목들은 오래전 국민학교 학급회의 때 안건들이 떠올라 헛웃음이 나올 만큼 충분히 복고적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추임새 하기’가 유독 구시대 인성교육의 대표격으로 집중타를 맞는 걸 보며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20년간 기자로 일하며 갈고닦은 핵심 취재기술 중 하나였고, 직장 동료들과 관계를 한결 부드럽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추임새가 저렇게 지탄받을 일이었다니. 그래서 문제가 된 가정통신문을 자세히 살펴봤다. ‘추임새 하기’의 평가 요소로 “대화할 때, 선생님 말씀을 들을 때 눈 마주보기, 긍정의 추임새 하기, 함께 생각하기 등”이라고 적혀 있었다.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몇 해 전 가족과 미국에 연수를 갔을 때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아이가 현지 선생님에게서 가장 많이 지적받은 게 ‘아이 콘택트(eye contact)’, 즉 눈 맞추기였다. 어른 말씀을 들을 때 눈을 내리깔도록 배우는 한국과 달리 서양 아이들은 눈을 마주보며 얘기하도록 교육받는다. 눈을 피하는 건 뭔가 속이고 있거나, 켕기는 게 있어서라는 게 그들의 사고방식이다. 게다가 제대로 교육받은 미국인과 대화하다 보면 ‘Really?(정말?)’ ‘Oh My God!(세상에나!)’ 등 상대방의 쉴 새 없는 추임새에 황송할 정도다. “엉성한 내 영어를 참 열심히 들어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건 물론이다. 선생님에 대한 추임새 넣기가 문제가 된 건 한국 사회에서 추임새와 ‘아부’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점 때문이다. ‘아부하는 아이에게 상을 준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눈 맞추기, 추임새 넣기는 글로벌 시대에 꼭 필요한 ‘소통의 기술’이자 상대에 대한 에티켓이다. 한국인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대표적 덕목이기도 하다. 사춘기 자녀를 키워본 부모, 선배보다 후배가 많을 정도로 직장생활을 오래 해 온 사람들은 안다. 눈을 내리깔고 아무 대꾸도 않는 대화 상대가 사람 속을 얼마나 뒤집어 놓는지를. 선생님들이라고 다를 리 없다. “얘기할 땐 선생님 눈을 봐 달라, 선생님이 말할 때는 대꾸를 해 달라”는 선생님들의 호소에 공감이 가는 내가 이상한 걸까. 정부, 정치권의 소통 부재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지적되는 것 역시 같은 이유일 수 있다. 추임새 넣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가 어른이 됐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이다. 자주 화제가 되는 ‘박근혜 레이저’ 역시 추임새 정신과 거리가 먼 일방적 의사전달법이다. 고수가 추임새와 북장단을 제대로 넣으려면 반드시 오랜 경험과 노력이 축적돼야 한다. 그래서 ‘소년 명창(名唱)은 있어도 소년 명고(名鼓)는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우리 아이가 다른 무엇보다 추임새 넣기 하나만큼은 학교에서 제대로 배웠으면 좋겠다.박중현 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당신은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판명됐습니다. 당신 앞에는 두 개의 트랙(track)이 놓여 있습니다. 한쪽은 40대에 백만장자가 되는 길입니다. 그 대신 많은 걸 포기해야 합니다. 일 때문에 이혼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가정이나 개인의 삶을 챙기면서 평범하게 사는 길입니다. 처우 등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2000년대 중반 미국의 투자은행(IB)에서 일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중견 금융인이 한번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뉴욕 월가에 진출해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금융인에게 어느 시점이 되면 회사가 이 질문을 던진다는 것.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행로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설명이었다. ‘일이냐, 가정이냐’ 택할 기회를 회사가 직원에게 묻는다는 게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았다. 한국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경로를 ‘자발적’으로 선택할 기회는 많지 않다. 50대까지 회사에 남는 게 쉽지 않은 요즘 회사에서 “일과 가정 중 택하라”는 말을 듣는 회사원은 “이렇게 일하려면 그만두라”는 말로 알아듣고 밤잠을 설칠 공산이 크다. “월급이 적고 승진이 늦어도 좋으니 여유 있는 길로 가겠다”고 털어놓는 건 자해나 다름없다. 여성은 더 어렵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가 시간적, 육체적 한계에 봉착했을 때 많은 직장여성들은 가정을 희생하거나, 퇴직하거나 양자택일을 하게 된다. 일하면서 가정도 돌볼 수 있는 ‘엄마의 트랙’은 한국 직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둘을 병행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공무원, 교사 직종에 젊은 여성들이 몰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가 다음주 발표할 ‘일자리 로드맵’에는 이런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구상이 담길 예정이다. 비정규직인 ‘시간제 일자리’를 고용안정성과 처우 면에서 정규직에 준하는 반듯한 일자리로 바꾸는 게 핵심. 고학력 전업주부나 건강한 고령자들의 사회 진출을 늘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는 계획이다. 우선 공무원부터 고용의 안정성을 대폭 높인 ‘시간제 정규직’을 뽑는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빠지긴 했지만 고용노동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30일 시간제 일자리 확대와 임금체계 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노사정 일자리 협약을 맺으면서 가속도가 더 붙게 됐다. 물론 넘어야 할 벽이 한둘이 아니다. 벌써부터 야당과 민주노총은 “고용률 70% 공약을 숫자상으로 채우기 위한 꼼수” “열악한 비정규직의 수만 늘릴 조치”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세제 혜택과 보조금으로 지원할 계획이지만 정규직보다 낮은 임금과 인력조정의 용이함 때문에 비정규직을 선호해온 기업들이 얼마나 반응할지도 미지수다. ‘전일제’ 근로자보다 단순한 업무를 맡는 시간제 근로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보상이 타당한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계약직 근로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던 드라마 ‘직장의 신’에는 이런 내레이션이 나온다. “한국인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이 됐다. 모두가 정규직을 바라는 가운데 스스로 계약 인생을 택한 자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국내 최초의 자발적 비정규직 미스 김.” 이런 현실을 깨고 ‘정규직=좋은 것, 비정규직=나쁜 것’이라는 고용시장의 이분법을 뜯어고쳐 다양한 일자리 트랙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어떤 동기에서건 환영받을 만하다. 미스 김처럼 124개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아도, 회사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질 때마다 문제를 척척 해결해낼 초인적 능력이 없어도 자신의 삶과 일의 방식을 자발적으로 택할 수 있는 사회. 정부의 ‘괜찮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정책’이 우리 사회를 조금은 그런 쪽으로 움직여주길 기대한다.박중현 경제부 차장 sanjuck@donga.com}
○ 서대문캠프 서울 서대문구 이진아 기념도서관 내 서대문캠프에서는 30일 오후 4시부터 GS건설 관계자들이 청년 취업준비생들과 일대일 멘토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02-330-1695○ 세종캠프 세종시 조치원 읍사무소에 있는 세종캠프에서는 30일 오후 2시부터 남양유업 인사팀의 이동현 주임이 남양유업 취업 노하우를 소개한다. 044-300-8865○ 부산남구캠프 부산 남구 못골로(대연동) 구청 2층 민원봉사실 내 남구캠프에서는 29일 오후 4시부터 롯데백화점 관계자가 나와 청년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면접 요령 및 취업노하우에 대해 멘토링을 진행한다. 051-607-4294○ 동작캠프 서울 동작구 대방동 동작창업지원센터 내 동작캠프는 30일 오후 3시부터 농심 인사팀의 차윤혜 과장이 나와 멘토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02-820-1182○ 대덕창업캠프 대전에 있는 대덕창업캠프는 31일 오후 4시부터 벤처기업 ‘인텍플러스’ 방문과 벤처 특강 및 멘토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031-940-5061}

동아일보와 채널A, 딜로이트가 최근 공개한 2013년 청년드림대학의 대학별 평가 결과에 대학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사진)에 상세한 내용이 공개돼 있는 청년드림대학 평가는 교육 여건을 포함해 취업과 창업 지원 역량이 뛰어난 대학을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시행됐다. 국내 대학 평가 중 처음으로 수요자인 학생의 관점에서 취업과 창업 지원 역량에 특화한 평가 방식을 채택했다. 이번 청년드림대학 평가는 국내 4년제 대학 중 연구, 교육, 사업화, 글로벌, 재정 역량을 기반으로 50개 대학을 1차 선발한 후 취업 및 창업 관련 지원 역량을 2차 평가해 25개 청년드림대학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홈페이지에서 대학별 로고를 클릭하면 청년드림대학의 취업 및 창업 지원 인프라와 학생들의 이용률 및 만족도 등 세부 분석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도표와 그래프를 통해 분석 결과를 제공해 취업과 창업 관련 상담, 정보 제공, 채용 기회, 금융 지원, 교육 과정별 장단점과 항목별 역량 수준 및 보완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대학들이 부족한 점과 보완할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취업과 창업 지원 역량을 끌어올리도록 ‘온라인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대학 선택권을 보장하는 효과가 있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씀씀이가 줄면서 1분기(1∼3월) 한국 가계의 소비 지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분기(―3.6%)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54만3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56만8000원)보다 2만5000원(1.0%) 줄었다. 가계소득은 소폭 증가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9만3000원으로 작년 1분기의 412만4000원보다 6만9000원(1.7%) 늘었다.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저축액이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도 나타났다. 1분기에 저축능력을 나타내는 월별 흑자액(가처분소득―소비지출액)은 84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8% 늘었다. 가처분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흑자율은 25.0%로 전국 단위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고소득층보다 빨리 늘면서 지난해 소득분배지표는 2011년에 비해 다소 개선됐다. 2012년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함)는 0.307로 2011년(0.311)보다 다소 낮아졌다. 소득 최상위 20% 가구의 소득을 소득 최하위 20% 가구의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5.54배로 1년 전의 5.73배보다 하락했다. 전체 인구에서 중산층을 의미하는 ‘중위소득 50% 이상 150%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64%에서 65%로 1%포인트 늘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은퇴한 국세청 공무원들의 모임인 국세동우회(회장 이건춘 전 국세청장)가 회원들이 보유한 세무, 회계 분야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국민의 권익 보호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자원봉사단을 구성했다. 국세동우회는 2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6개 지방회, 40개 지부 대표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사진)를 열어 자원봉사단 구성을 결정했다. 02-501-0021}
○ 관악캠프 서울 관악구 대학동 관악문화관 1층 도서관 내 관악캠프에서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청년 취업준비생들과 심층 상담과 멘토링을 진행한다. 02-881-5279○ 서대문캠프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경력개발팀 내 서대문 캠프에서는 23일 오후 4시부터 GS칼텍스 관계자들이 청년 취업준비생들과 일대일 멘토링을 할 예정이다. 02-330-1695○ 성동캠프 서울 성동구 성동구립도서관 2층 성동캠프에서는 23일 오후 3시부터 현대모비스 구매기획팀 김영회 사원이 취업상담 및 일대일 상담을 진행한다. 02-2286-6395○ 송파캠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문정빌딩 사회적 경제허브센터 내 송파캠프에서는 22일 오후 2시부터 롯데백화점 인사팀 관계자들이 채용 설명 및 취업 멘토링을 진행한다. 02-2147-3096}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가 국내외 유수 기업체 취업을 원하는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동아 취업 아카데미’ 참가자를 모집한다. ‘동아 취업 아카데미’는 동아이지에듀 부설 ‘동아평생교육센터’가 ㈜사람인HR 등 취업 전문업체와 함께 2·4년제 대학 졸업자 및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직무교육에서 국내외 기업 취업까지 연결해 주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교육과정 이수자에게는 ㈜사람인HR가 국내 주요 기업, 정보기술(IT) 기업 등에 취업을 알선해 준다. 해외취업을 원하는 교육생에게는 국제인재개발원이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의 호텔·관광 및 서비스분야 업체, 무역, 유통업체 등에 취업을 알선한다. 02-362-5110}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주한 호주대사관은 20∼25일 ‘한-호주 언론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주한 호주대사관이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른 것으로 호주의 경제, 통상 정책 등에 대한 한국 언론인의 이해 증진과 양국 언론인의 네트워크 강화를 목적으로 올해 처음 마련됐다.}
동아일보의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가 국내외 유수 기업체 취업을 원하는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청년 취업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청년 취업 아카데미’는 동아이지에듀 부설 ‘동아평생교육센터’가 ㈜사람인HR 등 취업 전문업체와 함께 청년 구직자에게 직무교육을 제공하고 이후 국내외 기업 취업까지 연결시켜 주는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직무영어, 영어 및 한국어 인터뷰, 프레젠테이션 등 취업훈련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 국내 취업은 사람인HR가, 해외 취업은 국제인재개발원(IAP KOREA)이 맡는다. 프로그램 참가 대상은 취업을 준비하는 2년제 및 4년제 대학 졸업생 및 졸업 예정자다. 참가자는 서울 마포구 구수동 동아평생교육센터에서 12주에 걸쳐 △적성검사 △일대일 취업 상담 △토익(TOEIC), 생활영어, 취업영어 교육 △집중 직무능력 향상 교육 △실전 취업 코칭 등을 받는다. 공인영어인증시험 외에 취업에 직접 도움이 되는 실무영어 교육 과정이 포함된 것이 특징. 실무영어 전문강사가 영어 인터뷰 준비, 영문 이력서 작성, 영어 프레젠테이션 등을 지도한다. 교육 과정 이수자에게는 사람인HR의 취업 전문 컨설턴트가 국내 주요 기업, 정보기술(IT) 기업 등에 취업을 알선해 준다. 해외 취업을 원하는 교육생에게는 국제인재개발원의 해외 취업 전문 컨설턴트가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의 호텔·관광 및 서비스 분야 업체, 무역, 유통업체 등에 취업을 알선한다. 02-362-5110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