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박민우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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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 언어로 밥벌이하기가 늘 어렵습니다. 치우치지 않게 취재하고 쉽게 쓰겠습니다.

minwoo@donga.com

취재분야

2024-05-01~2024-05-31
경제일반50%
금융23%
칼럼7%
기업7%
부동산7%
산업3%
정치일반3%
  • 금리 뛰자 빨라진 ‘머니무브’… 지난달 정기예금에 33조 몰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의 뭉칫돈이 은행권 정기예금으로 몰렸다. 13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8월 말보다 36조4000억 원 늘어난 2245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5000억 원 급증했는데 2002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은행의 자금 유치 노력과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자금 유입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9월 합쳐서는 은행권 정기예금에 131조30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5조1000억 원)의 8배가 넘는다. 반면 수시입출금식 예금에선 지난달 3조3000억 원이 빠져나갔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성 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머니무브’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은의 빅스텝을 반영해 신한은행은 14일부터 예·적금 상품 39개의 기본 금리를 최대 0.8%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13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대 1%포인트, 0.7%포인트씩 올렸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5%대에 진입했다. 반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1조2000억 원 줄었다. 9월에 가계대출이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으로, 대출 금리 상승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1조3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둔화하는 건 맞지만 이것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국면으로 전환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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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만에 기준금리 3%… 3.5%까지 오른다

    한국은행이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 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올해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결정한 한은은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듯했지만 다시 보폭을 넓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까운 수준(0.50%)이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1년 2개월 새 2.50%포인트를 높였다. 올해 4, 5, 7, 8월에 이어 다섯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연속 인상한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이 7월에 이어 다시 빅스텝을 밟은 건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추가 빅스텝 결정의 배경이 됐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3.25%로 금리 차는 0.25%포인트로 좁혀졌지만 연준이 다음 달 초 다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금리 차는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2000억 원 더 늘고,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는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가 3.5%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시장 전망에 대해 “다수 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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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스텝에 성장률 0.1%P 더 내려갈듯… 이창용 “물가 잡는게 우선”

    한국은행이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 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올해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결정한 한은은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듯했지만 다시 보폭을 넓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까운 수준(0.50%)이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1년 2개월 새 2.50%포인트를 높였다. 올해 4, 5, 7, 8월에 이어 다섯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연속 인상한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이 7월에 이어 다시 빅스텝을 밟은 건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추가 빅스텝 결정의 배경이 됐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3.25%로 금리 차는 0.25%포인트로 좁혀졌지만 연준이 다음 달 초 다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금리 차는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2000억 원 더 늘고,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는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가 3.5%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시장 전망에 대해 “다수 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빅스텝에 성장률 0.1%P 더 내려갈듯… 이창용 “물가 잡는게 우선”역대 두번째 ‘기준금리 0.5%P 인상’“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죄송한 마음이지만 일단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역대 두 번째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의 불가피함을 이렇게 설명했다. 금리 인상 속도가 유례없이 빨라 가계와 기업에 고통을 준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고물가-고환율 위기를 타개하고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게 시급한 과제라는 뜻이다.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찾아오면서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가계수지 등 경제 각 부문에 상당한 충격이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 고통 죄송하지만 물가 잡는 게 우선”이 총재는 이날 “지금 금리 상승 속도가 국제 경제 상황 때문에 이전과 비교해 가장 빠른 시기”라며 “안타깝게도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은 지금 물가 오름세를 잡지 않으면 나중에 실질소득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5%대 물가가 계속되면 원인과 상관없이 물가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일단 물가 잡기가 어느 정도 되면 그 다음에 성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고금리로 인한 여러 부작용에도 고심 끝에 빅스텝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0.5%포인트 상승으로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내릴 것으로 봤다. 다만 작년 8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행진으로 현재 5%대인 물가상승률은 내년 상반기까지 1%포인트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의 빅스텝 결정은 최근 급격히 커진 외환시장 변동성도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총재는 “9월 들어 원화가 급격히 절하된 게 빅스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며 “환율의 급격한 절하(원화 가치 하락)는 수입 물가를 올려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기간 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고환율이 고물가로 이어지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긴축의 강도를 높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경기 둔화해도 금리 올려야”한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향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중금리의 상승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를 둔화시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한다. 또 증시, 부동산에서 은행 예금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자산시장이 충격을 받는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걱정하면서도 고물가 타개가 우선이라는 한은의 인식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의 빅스텝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지금으로서는 물가나 외환시장에 더 무게중심을 두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대폭 올리면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금리 상승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핀셋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주택 구매를 위해 저금리 상황에서 무리한 대출을 받았던 청년층에 대한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총재는 “재정이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하며 취약계층을 타깃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 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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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3% 시대…이창용 “빅스텝으로 이자 부담 12조 증가”

    한국은행이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 원 넘게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올해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결정한 한은은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속도조절에 나서는 듯 했지만 다시 보폭을 넓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준(0.50%)이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1년 2개월 새 2.50%포인트를 높였다. 올해 4, 5, 7, 8월에 이어 다섯 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연속 인상한 것은 한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이 7월에 이어 다시 빅스텝을 밟은 건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6.3%) 이후 두 달 연속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1400원을 훌쩍 넘은 원-달러 환율도 고물가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추가 빅스텝 결정의 배경이 됐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3.25%로 금리차는 0.25%포인트로 좁혀졌지만 연준이 다음달 초 다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금리차는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이처럼 한은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대출자와 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크게 늘릴 것으로 우려된다.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 회복세를 꺾을 소지도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빅스텝으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은 12조2000억 원 더 늘고,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은 빅스텝 등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10.3원 내린 1424.9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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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운용역 올 20명 퇴사… 팀장급 이상만 5명

    국민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올해 20명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1∼6월)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액이 77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팀장급 이상 핵심 운용역이 다수 이탈하면서 운용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기금운용본부의 퇴사자 수는 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명) 대비 54% 늘었다. 특히 올해 회사를 떠난 이들 중 5명은 팀장, 과장급 전문 인력이었다. 통상 퇴사자가 연말에 몰리는 추세를 감안하면 지난해(26명)보다 더 많은 운용역이 올해 국민연금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본사를 전북 전주로 이전한 2017년 이후 기금운용본부에서만 161명이 짐을 쌌다. 연도별 퇴사자 수는 2017년 27명, 2018년 34명, 2019년 23명, 2020년 31명, 2021년 26명이다. 강 의원은 “핵심 투자 운용 인력의 이탈 문제가 국민연금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 노후 자금 수백조 원에 대한 기금 운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근본적인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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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상반기 투자 성적 ‘-77조원’…올해만 20명 줄퇴사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올해 20명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1~6월)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액이 77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팀장급 이상 핵심 운용역이 다수 이탈하면서 운용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기금운용본부의 퇴사자 수는 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명) 대비 54% 늘었다. 특히 올해 회사를 떠난 이들 중 5명은 팀장, 과장급 전문 인력이었다. 통상 퇴사자가 연말에 몰리는 추세를 감안하면 지난해(26명)보다 더 많은 운용역이 올해 국민연금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본사를 전북 전주로 이전한 2017년 이후 기금운용본부에서만 161명이 짐을 쌌다. 연도별 퇴사자 수는 2017년 27명, 2018년 34명, 2019년 23명, 2020년 31명, 2021년 26명이다. 강 의원은 “핵심 투자 운용 인력의 이탈 문제가 국민연금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 노후 자금 수백조 원에 대한 기금운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근본적인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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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30억달러 경상적자… 넉달만에 마이너스

    8월 경상수지가 넉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되며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만성화될 경우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 하락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 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는 4월(―8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매년 4월은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몰리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 폭이 크게 줄거나 간혹 적자를 보이는 시기다. 이런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는 4월을 제외하고 경상수지가 적자를 낸 건 2012년 2월(―25억8000만 달러) 이후 10년 6개월 만이다. 그만큼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무역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대외건전성의 기본 안전판은 경상수지”라며 “올해 연간으로 흑자가 예상되긴 하지만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0원 오른 1,412.4원에 마감했다. 유가 상승-中침체 악재 줄줄이… 정부는 “경상적자 일시적” 8월 경상수지 적자 에너지값 급등에 수입 31% 폭증… 글로벌 침체에 수출 8% 증가 그쳐상품수지 2개월 연속 적자 기록… 경상-재정 ‘쌍둥이 적자’ 가능성도韓銀 “9월 무역적자 크게 축소, 연간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 8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가 크게 악화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44억5000만 달러 적자로 7월(―14억3000만 달러) 이후 2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상품수지가 악화된 건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8월 수입액은 1년 전보다 30.9% 급증한 617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자재 수입액이 36.1% 늘었는데 석탄, 가스, 원유의 수입 증가율이 각각 132.3%, 117.1%, 73.5%에 달했다. 반도체(25.4%) 등 자본재 수입도 16.4% 늘었고, 승용차와 곡물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도 28.2% 증가했다. 반면 수출액은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7.7% 늘어난 572억8000만 달러에 그쳤다. 비록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6월(9.1%) 이후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글로벌 긴축과 함께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기 때문이다. 8월 대중(對中) 수출은 1년 전보다 5.4%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역시 7억7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수출화물운임이 하락하며 운송수지 흑자가 줄고, 방역 규제 완화로 해외여행객이 늘며 여행수지 적자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정부는 8월 경상수지를 대규모 무역적자에 따른 ‘일시적’ 적자로 평가하고 있다. 9월 들어 무역적자가 크게 축소된 만큼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뜻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상수지가 상반기에 270억 달러 흑자가 나 하반기 몇 달 동안 흑자와 적자를 왔다 갔다 하더라도 연간 전체로는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통계적으로도 이미 반년 이상이 지났기에 확실하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글로벌 복합위기 장기화가 당초 우려했던 것처럼 현실화하는 상황이고 당분간 월별 경상수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올해 연간으로는 상당 수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앞으로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상수지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특성상 ‘수십 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는데 올 들어서만 4월에 이어 벌써 두 번째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배당 악재가 없는 8월에 적자가 났다는 점이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월간 적자가 빈번하게 발생하면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키울 것”이라며 “최근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시장 불안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더 뛴다면 연간 흑자 규모도 예상치보다 크게 줄어들 우려가 있다. 만일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되면 달러화 공급이 막히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외환시장이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고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금융시장에서는 외국 자본의 유출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 여기에 재정수지마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 경상수지와 함께 ‘쌍둥이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하다. 정부는 이날 경상수지 체질 개선을 위해 총 18건의 국제수지 대응 방향을 확정했다. 수출 여건을 개선하고 수입을 줄이는 한편 여행 등 서비스 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들이 모두 담겼다. 다만 이번 방안은 대개 중장기적인 대책들이라 당장의 위기를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국내외 경제와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며 “이번 복합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는 안전판을 정부가 선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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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5%대 물가, 내년 1분기까지 갈 것” 추가 빅스텝 시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대 물가상승률이 내년 1분기(1∼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이 12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5%대의 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빅스텝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지만 “기본적으로 5% 이상 고물가가 유지되는 한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임을 강조해왔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시장에선 채권 전문가 10명 중 9명이 한은의 빅스텝을 점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날 발표한 채권시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그는 ‘10월 물가 정점론’을 유지하면서도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유럽이 겨울을 맞으면서 국제유가 상황이 변할 수 있고 전 세계적인 강 달러로 석유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많은 정보를 교환 중”이라면서도 “(미국이 통화스와프에 나서려면) 전제 조건인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이 와야 한다. 적절한 때가 오면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냐는 질문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외환보유액 적정 비율은 100∼150%인데 한국은 100% 좀 밑에 있지만 이 기준은 소규모 신흥국 대상”이라며 “IMF 내에서도 한국의 외환보유액을 적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한 달 새 197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4167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는 외환보유액 급감 이유에 대해 연준의 급격한 긴축, 영국 금융 불안 등을 사례로 들며 “쏠림 현상이 굉장히 커져 (달러화 매도) 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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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방어에 9월 외환보유 196억달러 급감… 中日도 달러곳간 비상

    최근 원화가치의 급락에 대응해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선 결과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20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 경제 안전판’으로 불리는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보유 외환은 충분하다”면서 외환위기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요즘 세계 각국이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역(逆)환율전쟁’을 벌임에 따라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의 외환보유액도 일제히 감소하는 추세다.○ 보유 외환 14년 만에 최대 폭 감소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로 8월 말(4364억3000만 달러)보다 196억6000만 달러 줄었다. 월간 감소 폭으로 2008년 10월(274억 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말 4692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였지만 11개월 새 524억4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급감의 주된 원인은 당국이 최근 환율 상승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보유 달러화를 시장에 내다팔았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 긴축의 영향으로 지난달 환율은 100원 넘게 치솟아 달러당 144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한은은 올해 2분기(4∼6월)에도 환율 방어를 위해 154억900만 달러를 순매도한 바 있다. 이는 달러화 강세에 시달리는 주변국들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은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1, 2위인 중국(3조549억 달러)과 일본(1조2921억 달러)도 8월 한 달 동안 보유액이 492억 달러, 310억 달러 각각 급감했다. 보유액 순위 3∼6위인 스위스 러시아 인도 대만 등도 마찬가지로 감소세를 보였다.○ “아직 충분” vs “위기 경고”이날 외환보유액 통계를 발표하면서 한은은 이례적으로 언론 설명회를 열었다. 최근 환율 오름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보유액 감소 폭이 커지자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탓이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 8위 수준(8월 기준)으로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최근 감소 폭은 2008년 위기 당시보다 크지 않고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7% 규모의 대외자산을 갖고 있다”며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를 묘사하는 데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도 이날 간담회에서 “외환보유액이 4300억 달러가 넘는데 이 정도 줄어드는 것은 상대적 비율로 보면 낮은 수준”이라며 위기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면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덜 올리고 외환보유액을 헐어서 환율 방어에 나서는 건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보유액이 3000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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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달러에… 노르웨이 국부펀드 12년 아성 무너졌다

    올해 ‘강달러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세계 각국의 국부펀드와 연기금 등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주식, 채권 등 이른바 ‘전통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 왔던 글로벌 ‘큰손’들이 최악의 실적을 내고 있다.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10년 넘게 전 세계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갔다. 올 상반기(1∼6월) 10%가 넘는 손실을 낸 한국 역시 수익률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손실 눈덩이 노르웨이, 中에 1위 내줘 29일 국부펀드 및 연기금 분석기관인 글로벌 SWF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노르웨이투자관리청(NBIM)은 올 상반기에 ―14.4%의 수익률을 냈다. 반기 기준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손실 규모는 1조6800억 크로네(약 223조6000억 원)에 달했다. 증시 호조로 작년에 큰 재미를 봤던 다른 국가들의 국부펀드와 연기금도 올해에는 수익률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은 올 상반기 ―11.9%, 뉴질랜드 슈퍼펀드(NZ Super Fund)는 ―10.7%의 수익률을 각각 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 역시 ―3%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손실이 누적되면서 운용 자산 1위 자리도 중국에 내줬다. 9월 기준 중국투자공사(CIC)의 운용 자산은 1조3030억 달러(약 1875조3000억 원)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넘게 1위를 지켰던 NBIM(1조1800억 달러)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NBIM의 실적 부진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NBIM은 주식(68.5%)과 채권(28.3%) 등 전통 자산에 대부분을 투자하고 부동산 등 대체자산 투자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대체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NBIM은 손실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CIC는 올해 상반기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체투자 자산 비중이 25%로 높아 상대적으로 손실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CIC는 2019년 17.4%, 2020년 14.1%, 2021년 20.7%(추정치) 등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였다. ○ 한국도 인력난에 수익률 비상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도 올해 상반기 수익률이 ―13.8%로 NBIM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진승호 KIC 사장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올해 8월 말 현재 284억 달러(약 40조8000억 원)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KIC의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투자 수익률은 ―16.9%까지 떨어졌다. 전체 자산의 약 17%를 차지하는 대체자산 투자에서는 소폭 수익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8.0%로 부진했지만 대체투자는 7.25% 수익을 냈다. KIC는 2025년까지 대체자산 투자 비중을 25%까지 확대할 계획이지만 난도가 높은 대체투자를 전담할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KIC에서는 지난해 18명이 퇴사했는데 그 가운데 11명이 대체투자본부 소속이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해외나 민간으로 전문 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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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채권 고집하던 글로벌 ‘큰 손’, 증시 약세 직격탄

    올해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세계 각국의 국부펀드와 연기금 등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주식, 채권 등 이른바 ‘전통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 왔던 글로벌 ‘큰 손’들이 최악의 실적을 내고 있다. 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10년 넘게 전 세계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갔다. 올 상반기(1~6월) 10%가 넘는 손실을 낸 한국 역시 수익률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손실 눈덩이 노르웨이, 中에 1위 내줘 29일 국부펀드 및 연기금 분석기관인 글로벌 SWF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노르웨이투자관리청(NBIM)은 올 상반기에 ―14.4%의 수익률을 냈다. 반기 기준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손실 규모는 1조6800억 크로네(약 223조6000억 원)에 달했다. 니콜라이 탕엔 NBIM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긴축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어려운 환경은 몇 년 더 지속될 것”이라며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다. 증시 호조로 작년에 큰 재미를 봤던 다른 국가들의 국부펀드와 연기금도 올해에는 수익률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은 올 상반기 ―11.9%, 뉴질랜드 슈퍼펀드(NZ Super Fund)는 ―10.7%의 수익률을 각각 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 역시 ―3%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 했다.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손실이 누적되면서 운용 자산 1위 자리도 중국에 내줬다. 9월 기준 중국투자공사(CIC)의 운용자산은 1조3030억 달러(약 1875조3000억 원)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넘게 1위를 지켰던 NBIM(1조1800억 달러)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NBIM의 실적 부진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NBIM은 주식(68.5%)과 채권(28.3%) 등 전통 자산에 대부분을 투자하고 부동산 등 대체자산 투자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대체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NBIM은 손실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CIC는 올해 상반기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체투자 자산 비중이 25%로 높아 상대적으로 손실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CIC는 2019년 17.4%, 2020년 14.1%, 2021년 20.7%(추정치) 등 최근 3년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였다. ● 한국도 인력난에 수익률 비상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도 올해 상반기 수익률이 ―13.8%로 NBIM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진승호 KIC 사장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올해 8월 말 현재 284억 달러(약 40조8000억 원)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KIC의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투자 수익률은 ―16.9%까지 떨어졌다. 전체 자산의 약 17%를 차지하는 대체자산 투자에서는 소폭 수익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8.0%로 부진했지만 대체투자는 7.25% 수익을 냈다. KIC는 2025년까지 대체자산 투자 비중을 25%까지 확대할 계획이지만 난이도가 높은 대체투자를 전담할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KIC에서는 지난해 18명이 퇴사했는데 그 가운데 11명이 대체투자본부 소속이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국부펀드와 연기금이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문성은 상당히 취약하다”며 “해외나 민간으로 전문 인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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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 금융 봉사단과 함께 지역 아동센터서 교육

    한국거래소는 대학생들이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갈 우수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거래소 산하 국민행복재단은 이달 2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유스호스텔 아르피나에서 ‘제12기 KRX 대학생 금융교육봉사단 해피누리 발대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봉사단으로 선발된 대학생 90명이 참석했다. 거래소는 2011년부터 저소득층 아동이 올바른 금융소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KRX 대학생 금융교육 봉사단 해피누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까지 11년 동안 총 1159명의 봉사단원이 전국 아동·청소년 1만7447명을 대상으로 금융 및 인성 교육을 실시했다. 올해 선발된 대학생 봉사단은 2인 1조로 팀을 이뤄 11월까지 45개 지역아동센터에서 10차례 금융·인성 교육을 진행한다. ‘전국 대학생 증권·파생상품 경시대회’도 거래소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대학생에게 자본시장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본시장 발전에 필요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우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거래소는 예선 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팀에게 연구비 100만 원을 지원하고 우수 연구보고서를 제출한 6개 팀에는 표창과 장학금을 시상한다. 거래소는 올해 4월 파생상품 스터디그룹 ‘KRX 퓨처스타(FutureStar)’의 제2기 발대식도 열었다. 퓨처스타는 부산 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스터디그룹으로 파생상품에 대해 학습하고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퓨처스타 1기는 지난해 7월 5개 팀(22명)으로 꾸려져 5개월가량 활동했다. 높은 참여도와 성과를 바탕으로 2기는 10개 팀으로 확대됐다. 거래소는 1인당 교재비 10만 원과 활동비 월 10만 원을 지급하고 우수활동 멤버나 그룹에는 포상을 제공한다. 활동 종료 후에는 인증서 수여와 우수활동 그룹에 대한 표창장도 준다. 거래소는 앞서 2월엔 ‘2022년 KRX 드림(DREAM) 대학생 대상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서울과 부산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장학생 40명을 선발해 2년 동안 각각 장학금 800만 원을 지급한다. 드림 장학생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85명이 선발돼 약 12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받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선보인 다양한 대학생 지원 프로그램은 청년들에게 자신의 역량과 가치를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열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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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선 보인 월이자 지급식 채권… 1억 투자하면 매달 35만원 이자

    삼성증권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월이자 지급식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AA등급 만기 1∼3년)’에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월이자 지급식 채권은 매달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최근 금리 인상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세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부터 판매한 월이자 지급식 채권은 차별화된 ‘스펙’ 덕분에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구체적인 조건을 살펴보면 현대캐피탈이 발행한 선순위 채권은 9월 현재 세전 수익률이 연 3.9∼4.9%에 달한다. 특히 삼성증권이 이달 5일부터 판매한 ‘현대캐피탈1939-1’은 만기 1년에 수익률이 연 3.9%에 이른다. 1억 원을 투자하면 매수일로부터 1년간 매달 세전 약 35만 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말까지 1400억 원 규모의 월이자 지급식 채권을 판매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2700억 원 규모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이 판매한 월이자 지급식 채권은 삼성증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엠팝’(mPOP)과 지점, 고객센터 등에서 상담부터 매수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월이자 지급식 채권에 가입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엄지족’인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가입 고객의 90%가 개인 고객이었고 60대 이상이 과반수(55%)를 차지했다. 또 매수 고객의 62%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채권을 매수했고 온라인 매수 금액은 4000원부터 5억 원까지 다양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차별화된 상품을 스스로 찾아 투자하는 ‘자기주도형’ 실속파 은퇴자를 중심으로 월이자 지급식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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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침체 공포… 코스피 2200 붕괴, 환율 장중 1440원 넘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코스피를 2년 2개월 만에 2,200 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440원 넘게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부추겼다.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5%(54.57포인트) 급락한 2,169.29에 마감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2,200 선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장중 3% 넘게 폭락하며 2,151.60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47%(24.24포인트) 내린 673.87로 거래를 마쳤다. 신저가도 속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935개 종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2%(451개)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에선 1511개 종목 중 43.2%(652개)가 신저가로 마감했다. 증시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506억 원, 178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13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매도를 더 많이 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4원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한 1439.9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20원 넘게 치솟아 1442.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금융위, 2년만에 “증권안정기금 재가동 준비” 코스피 2200 붕괴 유럽발 재정위기 발생 공포 확산위안화 폭락에 亞증시 동반 하락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건 유럽발 재정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킹 달러’(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돈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국이 450억 파운드(약 7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고, 이탈리아에선 대대적 감세를 공약한 극우 정당이 들어서자 유럽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쇼크’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강달러는 더욱 강해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도 팬데믹 봉쇄로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7.24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2월 이후 1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에도 엔화는 다시 달러당 145엔을 향해 상승 중이다. 아시아 주요 통화인 위안화와 엔화 가치가 폭락하자 원화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증시 하락의 본질적인 원인”이라며 “연준의 긴축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1∼3% 하락했다. 한국 증시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융당국은 증권시장안정화기금(증안펀드)을 2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하고 준비에 나섰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과 수급 개선을 위해 조성하는 기금으로 국내 대표 지수 상품 등에 투자해 증시 급락을 막는 효과를 준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했다. 다만 내년 한국 성장률을 1.9%로 전망해 기존 6월 예상했던 것보다 0.6%포인트 내렸다. 국내외 주요 기관 중 내년 1%대 성장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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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도, 코스피 2200 붕괴…금융위 “증안펀드 재가동”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코스피를 2년 2개월 만에 2,200 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440원 넘게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부추겼다.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5%(54.57포인트) 급락한 2,169.29에 마감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2,200 선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장중 3% 넘게 폭락하며 2,151.60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47%(24.24포인트) 내린 673.87로 거래를 마쳤다. 신저가도 속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935개 종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2%(451개)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에선 1511개 종목 중 43.2%(652개)가 신저가로 마감했다. 증시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506억 원, 178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13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매도를 더 많이 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4원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한 1439.9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20원 넘게 치솟아 1442.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공포에 ‘킹달러’ 강해져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건 유럽발 재정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킹 달러’(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돈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국이 450억 파운드(약 7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고, 이탈리아에선 대대적 감세를 공약한 극우 정당이 들어서자 유럽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쇼크’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강 달러는 더욱 강해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도 팬데믹 봉쇄로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7.24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2월 이후 1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에도 엔화는 다시 달러당 145엔을 향해 상승 중이다. 아시아 주요 통화인 위안화와 엔화 가치가 폭락하자 원화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증시 하락의 본질적인 원인”이라며 “연준의 긴축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1~3% 하락했다. 한국 증시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융당국은 증권시장안정화기금(증안펀드)을 재가동하기로 하고 준비에 나섰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과 수급 개선을 위해 조성하는 기금으로 국내 대표 지수 상품 등에 투자해 증시 급락을 막는 효과를 준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했다. 다만 내년 한국 성장률을 1.9%로 전망해 기존 6월 예상했던 것보다 0.6%포인트 내렸다. 국내외 주요 기관 중 내년 1%대 성장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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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운드화 사상 최저 추락… 글로벌 충격파 확산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추락한 ‘파운드화 쇼크’가 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미국 뉴욕 증시까지 덮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영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부채 상환에 차질이 생기며 ‘영국발(發)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파운드화 급락이 달러 가치의 초강세를 뜻하는 ‘킹달러’ 현상을 강화해 다른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더욱 하락하면서 세계 무역이 위축될 것이란 공포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쳤다. 26일(이하 현지 시간) 영국 파운드화의 미 달러 대비 환율은 약 5% 떨어지며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1.03달러로 추락했다가 27일 상승하며 진정됐다. 이전 최저치는 1985년 2월 26일의 1.05달러였다. 이날 미국 증시 3대 지수도 ‘파운드화 쇼크’로 일제히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3%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다만 27일 미 증시 선물 시장은 반등세로 나타났다. 한국 증시 코스피는 27일 상승 마감했지만 2년 2개월 만에 처음 장중 2,200 선 밑으로 떨어졌다.파운드화 폭락, 강달러-신흥국 위기 부추겨… “英, 문제국가 됐다” ‘파운드화 쇼크’ 세계 확산 英 물가 급등속 50년만 최대 감세불안한 투자자들 파운드화 투매… 불확실성 키워 글로벌 금융 출렁英 진출 외국기업들 손실 불보듯… 루비니 “英, IMF 구제금융 가능성” 영국 파운드화 급락이 영국 부채 위기는 물론 달러 초강세를 뜻하는 ‘킹달러’ 현상을 더욱 부추기면서 이로 인한 세계 무역 위축 공포도 글로벌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증시가 출렁였을 뿐 아니라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국제 원자재 값은 급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가 겹쳐 26일(현지 시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3.9%를 넘었다. 2010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6.7달러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으며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다. 아시아,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쇄적으로 흔들린 데는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드화 가치가 ‘1달러’ 아래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국 부채 상환에 문제가 생기고, 파운드화를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까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연중 최저점으로 추락했던 코스피도 27일 장중 2,197.9까지 밀렸다. 지수가 장중 2,200 선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7월 24일(2,195.49) 이후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3%(2.92포인트) 오른 2,223.86에 마감했다. 전날 700 선이 무너졌던 코스닥지수는 0.83%(5.74포인트) 반등하며 698.11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9.8원 내린 1421.5원에 마감했다. ○ “英, IMF 구제금융” 예상까지파운드화 쇼크의 시작은 23일 영국 리즈 트러스 내각이 소비 진작을 위해 50년 만에 최대 폭의 감세 정책을 발표하며 가시화됐다.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는데도 시장에 사실상 돈을 푸는 감세 정책이 나오자 투자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파운드화를 투매했다. 이어 25일 추가 감세 입장이 나오자 파운드화 가치가 더욱 떨어졌다. 사상 최저로 떨어졌던 파운드화 가치는 27일 상승세로 시작하며 진정되는 듯했지만 장기적으로 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달러 아래로는 물론이고 1유로 아래로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24일 트위터에 “영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구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운드화 급락 쇼크 여파는 영국뿐 아니라 세계를 흔들고 있다. 영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영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칼럼을 통해 “영국이 (만성 부채 국가인) 이탈리아를 대신해 새로운 유럽의 경제 문제 국가로 부상했다”고 평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영국 감세 정책에 따른 혼란에 대해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교훈을 얻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파운드화 급락을 초래한 영국 감세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세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 파운드화 급락이 킹달러 부추겨 파운드화 급락 등이 겹치며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14를 돌파해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킹달러’는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는 물론이고 미국 내에서도 경기 둔화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미국 수출 기업 실적이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투자기관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글로벌 경기침체 확률이 98%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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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 달러’에 환율 1431원… 코스피-코스닥 연중 최저

    ‘킹 달러’(달러화 초강세)에 아시아 금융시장이 또다시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원-달러 환율은 단숨에 1430원 선을 돌파했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저점으로 추락했다. 금리 인상에 민감한 코스닥지수는 5% 넘게 폭락하며 2년 3개월여 만에 700 선이 붕괴됐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0원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한 1431.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40.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22일 1400원대로 올라선 뒤 불과 2거래일 만에 1430원 선을 넘었다. 이날 원화 가치가 급락한 건 미국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 여진이 있는 가운데 영국 파운드화까지 폭락하면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인 탓이다.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23일 소득세와 인지세 인하 등을 담은 약 70조 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영국중앙은행(BOE)이 10%에 달하는 물가 상승률을 꺾기 위해 최근 2연속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선 마당에 정부가 감세를 통한 ‘돈 풀기’에 나서면서 통화·재정정책 엇박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시장은 영국 정부의 감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3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유럽발 악재에 아시아 주요 증시도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02%(69.06포인트) 하락한 2,220.9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5.07%(36.99포인트) 떨어진 692.3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 700 선 밑으로 내려온 건 2020년 6월 15일(693.15) 이후 처음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66%)와 대만 자취안지수(―2.4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20%)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2% 안팎으로 고꾸라졌다. 파월의 침체 시사 후폭풍, 세계증시 강타 ‘킹달러’에 환율 1431원시장선 ‘경기침체 확실’ 인식 팽배韓銀총재, 내달 빅스텝 가능성 시사“美와 통화스와프 필요 없는 상황” 최근 며칠 새 전 세계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는 건 경기 침체 공포가 뒤늦게 시장을 잠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앞서 2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실업률 상승을 비교적 완만한 수준으로 제한하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과 연착륙을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무도 이 과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 침체가 온다면 얼마나 심각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투자은행(IB) 에버코어 ISI의 줄리언 이매뉴얼 수석 전략가는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 의미를 뒤늦게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며 “파월 의장의 연착륙을 포기하는 듯한 발언이 세계 증시 급락의 방아쇠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는 인플레이션을 잡고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란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이제 ‘경기 침체는 확실해졌다’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해졌다”며 “앞으로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침체로 화두가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1450원 수준을 일시적으로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5∼10% 줄어들면 코스피는 1,9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는 등 시장의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한다. 한국은행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 6%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다음 달 빅스텝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현안보고에서 “9월 FOMC에서 생각한 것보다 미국 자체 점도표가 확 올랐다”며 “전제 조건이 바뀌었고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새로운 결정이 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말했다. 과거 자신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던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선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며 “조건이 맞지 않는데 지금 마치 우리나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스와프를 달라고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저자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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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장중 1413원까지 치솟아… ‘슈퍼달러’에 항공-철강업계 비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 선을 내줬다. 무엇보다 연준이 올해 남은 두 차례(11, 12월) 회의에서 1.25%포인트 더 올려 기준금리가 올해 말 연 4.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5원 오른(원화 가치는 내린) 1409.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어선 건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장 중 1413.4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정부와 외환당국은 공식 구두개입에 이어 직접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는 실개입에도 나섰지만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 선이 무너졌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스템의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도 지난달 17.6으로 ‘위기’ 단계(22 이상)에 근접하고 있다. 연준이 21일(현지 시간) 3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미 기준금리는 기존 연 2.25∼2.50%에서 연 3.0∼3.25%로 뛰었다. 상단 기준으로 보면 한국(연 2.50%)보다 0.75%포인트 더 높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급망이 일부 복원됐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내려오고 있지 않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4번째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자이언트스텝의 악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공포가 퍼지면서 강달러 압력은 더 커졌다. 이날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 선을 넘어 20년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24년 만에 처음으로 장 중 달러당 145엔을 넘어 일본 재무성은 달러화를 내다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국의 국채 금리도 치솟았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104%로 11년 7개월 만에 4%를 넘었고, 10년물 금리(연 3.997%)마저 넘어섰다. 이 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전조 현상으로 여겨진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63%, 0.46%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58%)와 대만 자취안지수(―0.97%), 홍콩 H지수(―1.14%)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美 잇단 자이언트스텝에 환율 급등 외환위기-금융위기후 첫 1400원대…내달 금리 인상땐 더 오를 가능성 무역적자 늘어 원화가치 더 하락…기업 비용 늘어 투자계획 재검토 추경호 “모든 수단 동원, 신속대응”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게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 ‘고환율→수입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금리 인상→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 공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통화도 함께 약세를 보이고, 외화유동성이 과거 위기에 비해 풍부하기 때문에 대형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4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보다 높은 미국 금리를 좇아 해외 자본이 한국을 탈출하기 시작하면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이 찾아올 수도 있다. ○ 경제위기급 환율… “연말 1500원 간다”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8.0원에 거래를 시작한 직후 곧바로 1400원 선을 돌파해 1413.4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건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역대 두 차례였다. 환율 수준만 놓고 보면 경제위기 때와 다름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면 원-달러 환율은 1434.2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무역수지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악화가 원화 가치 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무역수지와 재정건전성 악화로 대외신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비롯해 대외 부문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은 연말 150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 비상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일부 기업이 이미 투자 계획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달러 부채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투자비 상승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 비용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사들은 환율 상승의 직격타를 받는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철강업계와 원자재를 사들여 중간 가공을 거쳐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 제조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 기업들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해외 투자에 나선 기업들에도 고환율은 악몽이 됐다. 연초 주요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1200원 수준이던 환율이 1400원으로 뛰면서 투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착공 예정이던 원통형 배터리 단독 공장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충북 청주 M17 신공장 착공을 잠정 보류했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은 “정부가 적극적인 환율 안정화 대책을 실행하는 한편 규제 개혁, 세제 지원 등 경영환경 개선에 힘써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할 것”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순간에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외에는 환율에 대응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 방어를 위해 우선순위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서도 “그 경우 부동산 자산가치 급락과 함께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로 경제에 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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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환율에 ‘S공포’ 덮친 한국경제… 정부 “모든 수단 동원해 대응”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게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 ‘고환율→수입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금리 인상→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 공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원화 뿐 아니라 다른 국가 통화도 함께 약세를 보이고, 외화유동성이 과거 위기에 비해 풍부하기 때문에 대형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4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보다 높은 미국 금리를 좇아 해외 자본이 한국을 탈출하기 시작하면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이 찾아올 수도 있다. ● 경제위기급 환율…“연말 1500원 간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8.0원에 거래를 시작한 직후 곧바로 1400원 선을 돌파해 1413.4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건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역대 두 차례였다. 환율 수준만 놓고 보면 경제위기 때와 다름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면 원-달러 환율은 1434.2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무역수지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악화가 원화 가치 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다도 분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무역수지와 재정건전성 악화로 대외신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비롯해 대외 부분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은 연말 150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 비상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일부 기업들이 이미 투자 계획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달러 부채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투자비 상승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 비용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사들은 환율 상승의 직격타를 받는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철강업계와 원자재를 사들여 중간 가공을 거쳐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 제조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 기업들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해외 투자에 나선 기업들에게도 고환율은 악몽이 됐다. 연초 주요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1200원 수준이던 환율이 1400원으로 뛰면서 투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착공 예정이던 원통형 배터리 단독 공장 계획을 재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청주 M17 신공장 착공을 잠정 보류했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은 “정부가 적극적인 환율 안정화 대책을 실행하는 한편 규제개혁, 세제지원 등 경영환경 개선에 힘써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할 것”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라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순간에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외에는 환율에 대응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 방어를 위해 우선 순위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서도 “그 경우 부동산 자산가치 급락과 함께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로 경제에 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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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4연속 ‘자이언트 스텝’ 예고…환율, 금융위기 첫 1400원 돌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 선을 내줬다. 무엇보다 연준이 올해 남은 두 차례(11,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1.25%포인트 더 올릴 것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5원 오른(원화 가치는 내린) 1409.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어선 건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1413.4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정부와 외환당국은 공식 구두개입에 이어 직접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는 실개입에도 나섰지만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 선이 무너졌다.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스템의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도 지난달 17.6으로 ‘위기’ 단계(22 이상)에 근접하고 있다. 미 연준이 21일(현지 시간) 3번째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연2.25~2.50%에서 연 3.0~3.25%로 뛰었다. 상단 기준으로 보면 한국(연 2.50%)보다 0.75%포인트 더 높다. 여기에 미국이 4번째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밝히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미국의 연말 금리 수준은 연 4.4%, 내년에는 연 4.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급망이 일부 복원됐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내려오고 있지 않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4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자이언트스텝의 악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공포가 퍼지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강달러 압력은 더 커졌다. 이날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 선을 넘어 20년 만에 가장 높이 올랐다.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 24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달러당 145엔을 넘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국의 국채 금리도 치솟았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11년 2월 8일(4.06%) 이후 처음 장중 4%를 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63%, 0.46% 떨어졌다. 일본 니케이평균주가(―0.58%)와 대만 자취안지수(―0.97%)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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