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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주역’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59·사진)이 25일 돌연 사퇴했다. 2015년 당시 자리프 장관과 함께 핵협상에 참여했던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사임설도 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리프는 서방 외교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유일한 이란 고위직”이라며 “그의 빈자리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힘들게 할 것”으로 분석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무능함과 재임 기간 중의 결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썼다. 아직 로하니 대통령이 사임을 수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960년 수도 테헤란에서 태어난 그는 1970, 80년대 미국에서 학사 및 석·박사 학위를 취득해 영어가 유창하다. 두 자녀도 모두 미국 출생이다. 2002∼2007년 주유엔 대사를 지냈고 2013년 8월부터 외교장관으로 재직했다. 2015년 7월 당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함께 이란이 미국 등 6개국과 핵합의를 체결할 때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정권이 출범한 후 그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지난해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 강경파도 그를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군부 및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주축으로 한 강경파 위주로 권력이 재편되고 있다”며 이란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확대 및 시리아, 예멘, 이라크 내전 개입을 통해 서방과 맞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2011년 내전 발발 후 처음으로 이란을 찾았다. 그를 접견한 하메네이는 “이란은 언제나 시리아 편이며 모든 단계에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등 중동 시아파 국가들의 결속이 단단해짐에 따라 이들과 걸프만 수니파 국가와의 대립도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노딜(No-deal)’보단 기간 연장.”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6일로 예고했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수정안 의회 표결 일정이 다음 달 12일로 미뤄졌다. EU를 중심으로 다음 달 29일 예정된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자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브렉시트 시점을 21개월가량 늦춰 2021년 말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 브렉시트 2∼3개월 연장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EU가 21개월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가디언은 익명의 EU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백스톱 문제 등 논쟁적인 문제를 포함해 영국과 EU가 이견을 해소하려면 21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마르틴 젤마이어 EU 집행위 사무총장도 이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24일 EU-아랍연맹 정상회의 참석차 이집트를 찾은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도 기자들에게 “영국 내에서 3월 초까지 합의안에 대한 지지가 어렵다면 브렉시트 연기가 바람직하다”며 “‘노 딜’ 브렉시트는 EU에 좋지 않지만 영국에는 극도로 나쁘다”고 전했다. 다만 EU는 3개월 미만의 단기간 연장만으로는 현재 교착 상태를 풀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 없이 브렉시트로 가더라도 기한 연기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탈퇴 시점 연기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3월 29일 탈퇴하기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으며, 26일 브뤼셀에 협상팀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가 스스로 제시했던 수정안의 의회 표결 시한을 또다시 늦추며 시간 벌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없지 않다. 보수당에서도 기간 연장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에는 현 내각의 법무부 장관, 고용연금부 장관, 기업부 장관 3명은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지난해 8월 7일 미국의 대 이란 제재가 부활한 이래 지난 22일 200일을 넘겼다. 미국과 이란 관계는 최근 들어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은 이란을 ‘최대 위협’으로 지칭하며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사에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55)는 15일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 포비아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이란 포비아는 (이스라엘과 갈등 관계인)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란은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테러 단체와 싸움에 맞서왔다. 이란 포비아는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달 13, 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미국의 주도로 이란 제재 문제를 주 의제로 하는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이 회의에 대해서도 “왜 중동문제를, 다른 나라들 주도로 폴란드에서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중동문제는 중동 국가간 논의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존 볼턴, 마이크 폼페이오 같은 반 이란 인사들이 백악관 주요직에 부임하며 이란 포비아가 강력해졌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란은 우리의 책임을 지켜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이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를 선언했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최근 이란 정부는 미국을 대신해 유럽 국가들이 상응하는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지 않으면 핵합의를 탈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핵합의 백지화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핵합의 유지 여부는 향후 상황과 국가의 이익에 따라 정부가 결정한 문제”라고 운을 떼면서도 “우리는 가능한 약속과 책임을 다하려는 입장이지만 유럽과 P5(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도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들까지 협박하고 있다”며 “반면 이란은 당시 약속한 사항을 준수했으며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인정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IAEA는 이란 핵합의 체결 후 3개월마다 이란의 이행 실태를 점검해 보고서를 낸다. IAEA는 지난 22일 이란이 핵합의 사항을 여전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외신들은 미국이 8월 달러화 구매 금지 및 이란 리알화를 통한 거래 금지 등을 포함한 1차 대 이란 제제에 이어 11월 석유 수출을 일부분 봉쇄한 2단계 제재를 단행하며 이란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한바 있다. 그러나 샤베스타리 대사는 “러시아 터키 중국과 교역이 순조롭게 진행되는데다 최근에 유럽과 인스텍스(대이란제재우회금융회사) 설립으로 약이나 생필품, 석유 거래 등이 가능해졌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또 최근 경제 사정에 따라 이란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들도 어려운 경제상황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고 있다”며 미국을 재차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집에서 부모와 자식간 의견차이가 있어도 외부에서 위협하는 존재가 생기면 가족은 단결하기 마련”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중국에서 8년 간 외교관 생활하는 등 23년을 동아시아 지역 관련 일에 몸 담아온 동아시아통이다. 그는 스스로를 “한국 대사 부임 제안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하겠다고 나섰다고 할 만큼 친한(親韓)파”라고 밝히기도 했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한국과 이란이 모두 원치 않는 미국발 제재로 인해 안 좋은 영향을 받는 게 유감”이라면서도 “양국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에 대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과 관계개선 움직임을 지지한다”며 “이란은 늘 비핵화를 지원한다고 밝힌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를 지지합니다. 이란은 과거부터 한반도 평화 관련해 서울과 평양 모두에게 우리가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해 왔습니다. 그러한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는 늘 준비가 돼 있습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미중 무역전쟁 ‘90일 휴전’ 기간의 데드라인을 연장하고, 다음 달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큰 진전 없이 무역협상 합의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증에 미국 내에서도 우려가 많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함께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을 만났다. 그는 기자들이 무역전쟁 휴전일 시한 연장 가능성을 묻자 “시한 연장이 나쁘지 않다. (관세 인상을) 한 달 정도 미루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과 19일에도 휴전 시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날 ‘1개월’이라는 구체적 기간까지 제시했다. 이에 양국의 무역전쟁 휴전 시한 연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가 많은 진전을 이뤘다. 시 주석과 내가 마지막 쟁점을 해결할 것”이라며 조만간 정상회담을 개최할 뜻을 드러냈다. 시기 및 장소에 관해서도 “아마 3월에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2017년 4월에도 이곳에서 회담을 했다. 그간 미국과 중국이 마러라고와 중국 하이난섬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다는 보도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미국 개최로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21일부터 이틀간 예정됐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24일까지로 연장했다. 미중은 특히 환율문제에 관해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또 다른 쟁점인 기술이전 강요 및 화웨이 사태에 대한 첨예한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미국은 중국이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핵심 기밀에 해당하는 최첨단 기술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반발해 왔다. 이날 미 CNBC는 “중국 측이 협상에서 총 1조2000억 달러(약 1350조 원)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했지만 지식재산권의 강제 이전 등에 견해차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WSJ는 “이날 백악관에 모인 어떤 관계자도 진전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마무리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리기에 이르다고 한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무역협상 의제에 화웨이를 넣을 수도 있고 넣지 않을 수도 있다. 법무장관과 협의해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치게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마이클 웨설 미중 경제안보위원회(USCC) 위원장은 WSJ에 “대통령이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움직임 뒤에 2020년 대통령 선거가 있다. 중국인들이 대통령을 조금 물러나게 만든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무역협상을 타결한 후 그 성과를 바탕으로 재선 가도에 나설 뜻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강경파’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의견차도 날로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측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말에 “내게 양해각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양해각서 대신 무역협정(trade agreement)이라고 하겠다”고 정정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분장을 하고 나타나 화제를 모았던 호주 국적의 중국계 대역배우 하워드X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에 방문했지만 베트남 정부의 제지를 받고 25일(현지시간) 베트남을 떠난다. 하워드X는 24일 페이스북 계정 메신저를 통한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다음주 월요일(25일) 아침 베트남에서 강제 추방당한다(deported)”며 “다만 같이 퍼포먼스를 한 트럼프 닮은꼴 배우는 베트남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베트남 호텔에 머무르고 있고 돌아다닐 수는 있지만 베트남 경찰이 우리가 뭘 할 때마다 따라 다닌다”고 주장했다. 하워드X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과 12월 평창 올림픽 등에 김정은 위원장 닮은꼴로 퍼포먼스를 벌여 유명해진 인물. 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닮은꼴 대역배우와 함께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하워드X는 지난 22일에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화이트 러셀이라는 캐나다 출신 대역배우와 함께 등장해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하워드X는 지난 22일 베트남 국영방송 VTN 인터뷰 등을 진행한 직후 베트남 경찰 등으로부터 활동 제지를 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베트남 공안당국으로부터 화이트(트럼프 대역)과 따로 떨어져 2시간 반 가까이 심문을 받았다”며 “베트남 경찰이 정상회담이 민감한 사항인 만큼 베트남 체류 기간에 이런 사칭을 하지 말라”며 “트럼프와 김정은이 적(敵)이 많은 만큼 분장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했다. 또 “베트남 당국이 자신에게 이민법을 위반해 쫓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베트남이 선진국이 되려면 갈 길이 멀다”며 “우리가 2019년에 사는지 1984년에 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 토로하기도 했다. 하워드X는 과거 싱가포르 방문 때도 김정은 위원장 닮은 꼴 흉내로 싱가포르 당국 심문 받은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측은 최소한 법에 따라 근거를 가지고 있었다”며 “베트남은 법이나 논리 없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지시에 의해 사람을 내쫓을 수 있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베트남은 제3세계 독재국가”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지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와 다른 트럼프 대역배우와 등장한 하워드X는 일부 CF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워드X의 활동 제지와 별개로 23일 베트남 국영방송 VTN은은 가짜 김정은-트럼프 커플을 소개하는 리포트에서 이들이 최소 1만3000달러의 행사비를 받고, 이들 사진 스티커를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운받으려면 11달러가 필요하다는 뉴스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워드X는 인터뷰에서 향후 계획을 묻자 “바라건대, 더 많은 웃기는 공연(gigs)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뉴스에 따르면 그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경고 받기 전인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독재자 클럽’을 만들기 위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브라질 보우소나루 등 닮은 꼴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야구와 테니스에서 공이 다른 곳으로 튀지 않도록 막아주는 안전그물을 ‘백스톱(backstop)’이라고 한다. 스포츠에서 유래된 용어가 뜻밖에 유럽을 뒤흔드는 공포의 단어로 변했다. 이제 백스톱은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유럽연합(EU) 소속 아일랜드 간 통행 및 통관 자유를 보장하는 안전장치를 뜻한다. 이 백스톱 조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최대 화약고로 부상하면서 다음 달 29일 영국이 합의안 없이 EU와 결별하는 ‘노딜(No-deal)’ 브렉시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백스톱을 두고 국론이 완전히 분열됐기 때문이다. 백스톱 불똥은 영국의 안전과 존립을 위협하는 스코틀랜드 및 북아일랜드 독립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여걸 3인방’이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알린 포스터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대표(49),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49),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63)가 그들이다. “백스톱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노딜 브렉시트도 상관없다”는 포스터 대표와 “EU에 남고 싶다. 브렉시트 때 스코틀랜드 독립을 추진하겠다”는 스터전 수반, 둘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메이 총리, 이 세 사람에게 영국의 미래가 달렸다.○ ‘IRA 테러 생존자’ 포스터 2년 전만 해도 영국 내에서도 인지도가 없던 포스터 DUP 대표는 지난달 15일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을 주도하며 정계 실력자로 떠올랐다. DUP가 하원 650석 중 불과 10석(1.5%)을 점유한 초미니 정당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DUP는 1971년 창당 후 46년 만인 2017년 6월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인 10석을 얻었다. 동시에 보수당의 연정 파트너가 되어 ‘변방 소수자’에서 ‘중앙정계 주역’으로 거듭났다. 2015년 12월부터 DUP를 이끌고 있는 포스터 앞엔 늘 ‘IRA 테러 생존자’란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18세 때 통학버스에서 북아일랜드 가톨릭계 무장단체 IRA가 신교도를 상대로 벌인 폭탄 테러를 겪었다. 옆자리 친구의 심각한 부상을 목격했고 방송에 출연해 테러 참상을 고발했다. 그의 부친도 과거 IRA 대원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테러를 겪으며 뼛속까지 반(反)IRA, 영국 잔류 성향을 굳힌 그의 경험은 정치 역정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벨파스트 퀸스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2003년 정계에 입문한 포스터는 당초 온건 신교파 얼스터연합당(UUP) 소속이었다. 하지만 UUP의 온건 노선에 불만을 느껴 1년 만에 강경 신교파 DUP로 당적을 옮겼다. 북아일랜드의회 의원,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기업통상장관, 재정인사장관을 거쳐 DUP 수장이 됐다. 낙태와 동성혼을 반대하고 사형제에 찬성하는 DUP는 영국 잔류를 강력하게 주창한다. 심지어 성폭행 피해자의 낙태도 반대한다. 설립자인 개신교 근본주의 목사 고(故) 이언 페이즐리는 ‘가톨릭계가 다수인 북아일랜드에서 신교도가 살아남으려면 엄격한 종교윤리에 입각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신념하에 DUP를 만들었다. 그는 1988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교황은 적(敵)그리스도”라고 외쳐 유명세를 탔다. DUP의 반가톨릭 성향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다. 포스터가 백스톱을 반대하는 건 이 조항이 무역 활성화를 넘어 분리 독립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 신교도들은 “영국이 EU와 헤어진 상태에서 북아일랜드만 아일랜드와 자유로운 통관 및 통행을 하면 가톨릭계의 독립 욕구가 높아지고, 아일랜드도 다시 북아일랜드 영유권을 주장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백스톱 조항의 구체적 종료 시한이 없다는 점이 이런 우려를 가중시킨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북아일랜드 급진 민족주의자들이 브렉시트를 아일랜드 재통일 기회로 여긴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택시 운전사들이 “곧 파운드 대신 유로로 택시비를 받느냐”고 농담할 정도로 가톨릭계 주민들의 독립 요구가 심상치 않다. 발끈한 포스터는 언론 인터뷰에서 “백스톱은 ‘피의 레드라인(blood red line)’이다. 북아일랜드의 영국 잔류를 저해하는 어떤 시도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페미니스트’ 스터전, “브렉시트 싫다…차라리 독립” 이 와중에 더 큰 폭탄도 터졌다. 바로 스코틀랜드 독립 논란. 메이 총리가 2년 전 DUP에 ‘10억 파운드 당근’을 제시하며 연정 파트너를 제의할 때부터 스코틀랜드 내에서는 “북아일랜드만 챙기고 우리는 안 챙기느냐”는 불만이 팽배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 4개 자치지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중 가장 독립 욕구가 강한 곳이다. 특히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보다 EU 보조금이 많고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도 관광업이다. 역사적 연원이 아니라 ‘돈’이란 현실적 이유로도 브렉시트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 후 북아일랜드 문제만 집중 부각되자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1일 “2014년에 이어 다시 독립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 3∼5년 안에 영국에서 독립해 EU에 가입하겠다”며 대형 폭탄을 던졌다. 그는 8일 뒤 프랑스 하원을 찾아 “브렉시트 후에도 스코틀랜드가 EU에 남을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 브렉시트는 스코틀랜드 경제에 큰 타격”이라고 호소했다. 스터전 수반은 포스터 DUP 대표와 동갑내기로 ‘법학 전공 후 정계 입문’ 등 인생 경력도 비슷하다. 글래스고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9년 스코틀랜드 의회에 입성했다. 1986년 16세 나이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가입했을 정도로 일찍 정치에 눈떴다. 남편과 친정어머니도 SNP 당원. 다만 낙태를 강력 반대하는 포스터와는 달리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부를 정도로 양성평등에 관심이 많다. 자녀는 없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요구는 북아일랜드와 차원이 다르다. 알짜배기 북해 유전을 보유했고 남서부 클라이드만에 영국군 핵잠수함 기지가 있다. 인구와 국내총생산(GDP)도 각각 영국 전체의 8%를 차지한다. 이런 스코틀랜드를 잃어버리면 정말 ‘영국연합’이 아닌 ‘리틀 잉글랜드’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요구를 동시에 들어주는 것도, 1개만 들어주는 것도 어렵다는 점이 메이 총리의 고민이다.○ 좀비가 된 ‘마담 브렉시트’ 메이 2016년 7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가 된 메이. 그는 예상을 깬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가 사임하자 갑자기 권좌를 물려받았다. 원래 그는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 반브렉시트파였다. 하지만 갑작스레 총리가 된 데다 본인 소신과도 어긋나는 브렉시트 중책을 맡았기 때문인지 고비마다 악수를 뒀다. 특히 DUP와의 연정은 ‘자신의 발등을 찍은 자충수’이자 현재 대혼란의 단초라는 혹평을 받는다. 메이는 1956년 서식스에서 성공회 성직자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열렬한 보수당 지지자였던 어머니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눈떴다. 그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영국 중앙은행 등에서 일하다 1997년 정계에 입문했다. 남편은 옥스퍼드대 동문인 필립 메이. 역시 옥스퍼드대 동문이던 파키스탄 최초 여성 총리 고 베나지르 부토가 둘을 소개했다. 한때 필립도 정치를 꿈꿨지만 아내를 위해 포기하고 금융인으로 남았다. 이런 행보가 아내 뒤에서 조용한 외조를 한 대처 전 총리의 남편 데니스와 비슷해 영국 언론은 그를 ‘데니스의 후계자’로 부른다. 자녀는 없다. 메이는 총리 집권 때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부 차관을 누르고 보수당 대표에 올랐다. 당시 레드섬 차관이 “메이와 달리 나는 세 자녀가 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가를 경영하겠다”고 하자 “자녀가 없으면 총리가 될 수 없느냐”고 받아쳤다. 집권 후에는 이런 당찬 면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총리 취임 9개월 만인 2017년 4월 지지 기반을 더 확보하겠다며 전격적인 조기 총선 실시를 발표했다. 두 달 후 총선에서 보수당은 단독 과반에 실패했다. 메이가 DUP를 연정 파트너로 고르자 보수당 원로 존 메이저 전 총리 등이 DUP의 극단 성향을 우려하며 강력 반대했다. 집권이 절실했던 메이는 이를 무시했다. 단순한 연정이 아니라 “향후 2년간 북아일랜드 인프라 구축, 보건·교육 사업에 10억 파운드(약 1조4500억 원)를 쓰겠다”는 선심성 공약까지 내걸었다. 대가는 상상을 초월했다. 메이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하며 북아일랜드 주민 불편과 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백스톱 조항을 넣었다. 이에 반대하는 DUP와 보수당 내 강경파가 지난달 15일 합의안 부결을 주도하자 그의 리더십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영국 역사상 최다인 230표차 부결도 치욕이지만 앞으로도 DUP에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 큰 부담이다. 당내 반란도 심상치 않다. 20일 보수당 내 친(親)EU 성향 의원 3명은 “DUP에 휘둘리는 정당에 남아있을 수 없다”며 탈당했다. 최근 영국 언론은 그를 ‘메이봇(메이+로봇)’ ‘디스메이(dismay·경악)’ ‘좀비 총리’로 부른다. 황기식 동아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는 “메이 총리 앞에는 지뢰밭만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영국에 큰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백스톱’ 논란 뒤엔 북아일랜드 ‘피의 역사’ ▼英 1653년 침공후 개신교도 이주… 가톨릭계와 끊임없는 갈등 ‘백스톱’ 논란 뒤에는 북아일랜드 ‘피의 역사’와 낙후된 지역경제가 있다.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가 자리한 아일랜드섬은 1171년부터 750년간 영국의 통치를 받았다. 특히 ‘찰스 1세 처형’을 단행한 호국경 올리버 크롬웰이 1653년 아일랜드를 침공하면서 큰 비극이 싹텄다. 그는 반영 시위를 주도한 북부 얼스터 주민을 학살하고 잉글랜드 및 스코틀랜드계 개신교도를 대거 이주시켜 땅을 나눠줬다. 부유한 소수 신교도가 가난한 다수 가톨릭계를 지배할 토대를 만든 것이다. 1921년 아일랜드 독립 때 전체 32개 주 가운데 신교도가 지배층인 북부 6개 주는 영국 잔류를 택한다. 지금의 북아일랜드다. 역설적으로 아일랜드 독립 후 북아일랜드 내에선 갈등이 더 심해졌다. 신교도 및 영국 정부의 가톨릭계 차별과 아일랜드로의 통일을 원하는 가톨릭계 주민들의 반발로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1972년 1월 영국군은 북아일랜드 2대 도시 데리에서 비무장 시위대에 발포해 14명을 사살했다.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이 사건은 가톨릭계 무장단체 IRA의 무장투쟁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1998년 4월 벨파스트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빈번한 테러로 약 3500명이 숨지고 5만 명이 부상했다. 벨파스트 협정 당시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했고, 영국은 약 500km의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을 허물었다. 이후 21년간 아무 제한 없이 하루에 4만 명이 자유롭게 오갔다. 벨파스트 협정 이전엔 특정 물품이 국경을 통과하려면 약 3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20분이면 충분하다. 이를 송두리째 흔드는 변수가 브렉시트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면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에 장벽을 짓고 세관을 두어 통행 및 통관을 강화하는 소위 ‘하드 보더(hard border)’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주민 불편과 경제 악영향을 우려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와 무관하게 2020년까지 EU 관세동맹에 남아 하드 보더를 피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백스톱 조항이다. 하드 보더의 부활은 지역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2015년 북아일랜드 전체 수출의 33%인 21억 파운드(약 3조1000억 원)가 아일랜드로 수출됐다. 2016년 기준 북아일랜드 주민 연소득은 2만7000달러(약 3000만 원)로 서유럽 최저였다. 각각 6만 달러, 4만 달러에 달하는 아일랜드와 영국 전체 1인당 GDP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다. 먹고사는 것도 팍팍한 이 지역이 백스톱 갈등으로 또다시 깊은 수렁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야구와 테니스에서 공이 다른 곳으로 튀지 않도록 막아주는 안전그물을 ‘백스톱(backstop)’이라고 한다. 스포츠에서 유래된 용어가 뜻밖에 유럽을 뒤흔드는 공포의 단어로 변했다. 이제 백스톱은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유럽연합(EU) 소속 아일랜드 간 통행 및 통관 자유를 보장하는 안전장치를 뜻한다. 이 백스톱 조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최대 화약고로 부상하면서 다음 달 29일 영국이 합의안 없이 EU와 결별하는 ‘노딜(No-deal)’ 브렉시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백스톱을 두고 국론이 완전히 분열됐기 때문이다. 백스톱 불똥은 영국의 안전과 존립을 위협하는 스코틀랜드 및 북아일랜드 독립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여걸 3인방’이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알린 포스터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대표(49),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49),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63)가 그들이다. “백스톱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노딜 브렉시트도 상관없다”는 포스터 대표와 “EU에 남고 싶다. 브렉시트 때 스코틀랜드 독립을 추진하겠다”는 스터전 수반, 둘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메이 총리, 이 세 사람에게 영국의 미래가 달렸다.● ‘IRA 테러 생존자’ 포스터 2년 전만 해도 영국 내에서도 인지도가 없던 포스터 DUP 대표는 지난달 15일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을 주도하며 정계 실력자로 떠올랐다. DUP가 하원 650석 중 불과 10석(1.5%)을 점유한 초미니 정당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DUP는 1971년 창당 후 46년 만인 2017년 6월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인 10석을 얻었다. 동시에 보수당의 연정 파트너가 되어 ‘변방 소수자’에서 ‘중앙정계 주역’으로 거듭났다. 2015년 12월부터 DUP를 이끌고 있는 포스터 앞엔 늘 ‘IRA 테러 생존자’란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18세 때 통학버스에서 북아일랜드 가톨릭계 무장단체 IRA가 신교도를 상대로 벌인 폭탄 테러를 겪었다. 옆자리 친구의 심각한 부상을 목격했고 방송에 출연해 테러 참상을 고발했다. 그의 부친도 과거 IRA 대원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테러를 겪으며 뼛속까지 반(反)IRA, 영국 잔류 성향을 굳힌 그의 경험은 정치 역정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벨파스트 퀸스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2003년 정계에 입문한 포스터는 당초 온건 신교파 얼스터연합당(UUP) 소속이었다. 하지만 UUP의 온건 노선에 불만을 느껴 1년 만에 강경 신교파 DUP로 당적을 옮겼다. 북아일랜드의회 의원,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기업통상장관, 재정인사장관을 거쳐 DUP 수장이 됐다. 낙태와 동성혼을 반대하고 사형제에 찬성하는 DUP는 영국 잔류를 강력하게 주창한다. 심지어 성폭행 피해자의 낙태도 반대한다. 설립자인 개신교 근본주의 목사 고(故) 이언 페이즐리는 ‘가톨릭계가 다수인 북아일랜드에서 신교도가 살아남으려면 엄격한 종교윤리에 입각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신념하에 DUP를 만들었다. 그는 1988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교황은 적(敵)그리스도”라고 외쳐 유명세를 탔다. DUP의 반가톨릭 성향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다. 포스터가 백스톱을 반대하는 건 이 조항이 무역 활성화를 넘어 분리 독립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 신교도들은 “영국이 EU와 헤어진 상태에서 북아일랜드만 아일랜드와 자유로운 통관 및 통행을 하면 가톨릭계의 독립 욕구가 높아지고, 아일랜드도 다시 북아일랜드 영유권을 주장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백스톱 조항의 구체적 종료 시한이 없다는 점이 이런 우려를 가중시킨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북아일랜드 급진 민족주의자들이 브렉시트를 아일랜드 재통일 기회로 여긴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택시 운전사들이 “곧 파운드 대신 유로로 택시비를 받느냐”고 농담할 정도로 가톨릭계 주민들의 독립 요구가 심상치 않다. 발끈한 포스터는 언론 인터뷰에서 “백스톱은 ‘피의 레드라인(blood red line)’이다. 북아일랜드의 영국 잔류를 저해하는 어떤 시도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페미니스트’ 스터전, “브렉시트 싫다…차라리 독립” 이 와중에 더 큰 폭탄도 터졌다. 바로 스코틀랜드 독립 논란. 메이 총리가 2년 전 DUP에 ‘10억 파운드 당근’을 제시하며 연정 파트너를 제의할 때부터 스코틀랜드 내에서는 “북아일랜드만 챙기고 우리는 안 챙기느냐”는 불만이 팽배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 4개 자치지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중 가장 독립 욕구가 강한 곳이다. 특히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보다 EU 보조금이 많고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도 관광업이다. 역사적 연원이 아니라 ‘돈’이란 현실적 이유로도 브렉시트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 후 북아일랜드 문제만 집중 부각되자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11일 “2014년에 이어 다시 독립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 3~5년 안에 영국에서 독립해 EU에 가입하겠다”며 대형 폭탄을 던졌다. 그는 8일 뒤 프랑스 하원을 찾아 “브렉시트 후에도 스코틀랜드가 EU에 남을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 브렉시트는 스코틀랜드 경제에 큰 타격”이라고 호소했다. 스터전 수반은 포스터 DUP 대표와 동갑내기로 ‘법학 전공 후 정계 입문’ 등 인생 경력도 비슷하다. 글래스고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9년 스코틀랜드 의회에 입성했다. 1986년 16세 나이로 스코틀랜드독립당(SNP)에 가입했을 정도로 일찍 정치에 눈떴다. 남편과 친정어머니도 SNP 당원. 다만 낙태를 강력 반대하는 포스터와는 달리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부를 정도로 양성평등에 관심이 많다. 자녀는 없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요구는 북아일랜드와 차원이 다르다. 알짜배기 북해 유전을 보유했고 남서부 클라이드만에 영국군 핵잠수함 기지가 있다. 인구와 국내총생산(GDP)도 각각 영국 전체의 8%를 차지한다. 이런 스코틀랜드를 잃어버리면 정말 ‘영국연합’이 아닌 ‘리틀 잉글랜드’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요구를 동시에 들어주는 것도, 1개만 들어주는 것도 어렵다는 점이 메이 총리의 고민이다.● 좀비가 된 ‘마담 브렉시트’ 메이 2016년 7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가 된 메이. 그는 예상을 깬 브렉시트 국민투표 가결 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가 사임하자 갑자기 권좌를 물려받았다. 원래 그는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 반브렉시트파였다. 하지만 갑작스레 총리가 된 데다 본인 소신과도 어긋나는 브렉시트 중책을 맡았기 때문인지 고비마다 악수를 뒀다. 특히 DUP와의 연정은 ‘자신의 발등을 찍은 자충수’이자 현재 대혼란의 단초라는 혹평을 받는다. 메이는 1956년 서식스에서 성공회 성직자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열렬한 보수당 지지자였던 어머니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눈떴다. 그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영국 중앙은행 등에서 일하다 1997년 정계에 입문했다. 남편은 옥스퍼드대 동문인 필립 메이. 역시 옥스퍼드대 동문이던 파키스탄 최초 여성 총리 고 베나지르 부토가 둘을 소개했다. 한때 필립도 정치를 꿈꿨지만 아내를 위해 포기하고 금융인으로 남았다. 이런 행보가 아내 뒤에서 조용한 외조를 한 대처 총리의 남편 데니스와 비슷해 영국 언론은 그를 ‘데니스의 후계자’로 부른다. 자녀는 없다. 메이는 총리 집권 때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부 차관을 누르고 보수당 대표에 올랐다. 당시 레드섬 차관이 “메이와 달리 나는 세 자녀가 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가를 경영하겠다”고 하자 “자녀가 없으면 총리가 될 수 없느냐”고 받아쳤다. 집권 후에는 이런 당찬 면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총리 취임 9개월 만인 2017년 4월 지지 기반을 더 확보하겠다며 전격적인 조기 총선 실시를 발표했다. 두 달 후 총선에서 보수당은 단독 과반에 실패했다. 메이가 DUP를 연정 파트너로 고르자 보수당 원로 존 메이저 전 총리 등이 DUP의 극단 성향을 우려하며 강력 반대했다. 집권이 절실했던 메이는 이를 무시했다. 단순한 연정이 아니라 “향후 2년간 북아일랜드 인프라 구축, 보건·교육 사업에 10억 파운드(약 1조3000억 원)를 쓰겠다”는 선심성 공약까지 내걸었다. 대가는 상상을 초월했다. 메이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합의안을 마련하며 북아일랜드 주민 불편과 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백스톱 조항을 넣었다. 이에 반대하는 DUP와 보수당 내 강경파가 지난달 15일 합의안 부결을 주도하자 그의 리더십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영국 역사상 최다인 230표차 부결도 치욕이지만 앞으로도 DUP에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 큰 부담이다. 당내 반란도 심상치 않다. 20일 보수당 내 친(親)EU 성향 의원 3명은 “DUP에 휘둘리는 정당에 남아있을 수 없다”며 탈당했다. 최근 영국 언론은 그를 ‘메이봇(메이+로봇)’ ‘디스메이(dismay·경악)’ ‘좀비 총리’로 부른다. 황기식 동아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는 “메이 총리 앞에는 지뢰밭만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영국에 큰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 ‘백스톱 갈등’ 불똥 튄 북아일랜드 ▼‘백스톱’ 논란 뒤에는 북아일랜드 ‘피의 역사’와 낙후된 지역경제가 있다.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가 자리한 아일랜드섬은 1171년부터 750년간 영국의 통치를 받았다. 특히 ‘찰스 1세 처형’을 단행한 호국경 올리버 크롬웰이 1653년 아일랜드를 침공하면서 큰 비극이 싹텄다. 그는 반영 시위를 주도한 북부 얼스터 주민을 학살하고 잉글랜드 및 스코틀랜드계 개신교도를 대거 이주시켜 땅을 나눠줬다. 부유한 소수 신교도가 가난한 다수 가톨릭계를 지배할 토대를 만든 것이다. 1921년 아일랜드 독립 때 전체 32개 주 가운데 신교도가 지배층인 북부 6개 주는 영국 잔류를 택한다. 지금의 북아일랜드다. 역설적으로 아일랜드 독립 후 북아일랜드 내에선 갈등이 더 심해졌다. 신교도 및 영국 정부의 가톨릭계 차별과 아일랜드로의 통일을 원하는 가톨릭계 주민들의 반발로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1972년 1월 영국군은 북아일랜드 2대 도시 데리에서 비무장 시위대에 발포해 14명을 사살했다.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이 사건은 가톨릭계 무장단체 IRA의 무장투쟁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1998년 4월 벨파스트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빈번한 테러로 약 3500명이 숨지고 5만 명이 부상했다. 벨파스트 협정 당시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했고, 영국은 약 500km의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을 허물었다. 이후 21년간 아무 제한 없이 하루에 4만 명이 자유롭게 오갔다. 벨파스트 협정 이전엔 특정 물품이 국경을 통과하려면 약 3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20분이면 충분하다. 이를 송두리째 흔드는 변수가 브렉시트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면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에 장벽을 짓고 세관을 두어 통행 및 통관을 강화하는 소위 ‘하드 보더(hard border)’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주민 불편과 경제 악영향을 우려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와 무관하게 2020년까지 EU 관세동맹에 남아 하드 보더를 피하겠다”고 했다. 이것이 백스톱 조항이다. 하드 보더의 부활은 지역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2015년 북아일랜드 전체 수출의 33%인 21억 파운드(약 3조1000억 원)가 아일랜드로 수출됐다. 2016년 기준 북아일랜드 주민 연소득은 2만7000달러(약 3000만 원)로 서유럽 최저였다. 각각 6만 달러, 4만 달러에 달하는 아일랜드와 영국 전체 1인당 GDP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다. 먹고사는 것도 팍팍한 이 지역이 백스톱 갈등으로 또다시 깊은 수렁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 미국과 관련된 자신의 외교 노선에 반대하는 이들을 추방하거나 수감 또는 처형했으며 돈 많은 엘리트의 재산을 몰수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한국 내 북한전략센터가 북한의 전·현직 관리 20명을 인터뷰해 작성한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말부터 이런 이유로 숙청된 이들의 규모가 50∼7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 언론에선 ‘반부패 운동’으로 표현되는 숙청은 북한 기득권층이 불법적으로 모은 외화 몰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수백만 달러를 거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WSJ는 이 같은 숙청이 반대파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대북 경제 제재로 부족해진 재정을 충당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20일 한성렬 전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이 지난해 스파이 혐의로 숙청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은 “북한 소식통 2명으로부터 한성렬이 ‘간첩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7월 이후 사라졌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 전 부상은 2013년 북한으로 귀국 전까지 ‘뉴욕 채널’을 담당한 대미 외교통이다. 통일부는 지난달 발간한 북한 인명록에서 그의 이름을 지웠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가톨릭 사제의 성추문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21일부터 나흘간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과 수녀회 등 가톨릭 고위성직자 약 200명이 모여 사제의 아동 성학대 관련해 해결책을 논의한다. 가톨릭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교회의가 성직자의 성폭력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를 연 것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다.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24일까지 열리는 나흘간의 회의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두 차례 연설과 소그룹 주교 회의, 아동 성학대 피해자를 포함한 참회의식 등이 포함된다. 알레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대변인은 “우리가 진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 괴물을 두려움 없이 맞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미국과 중남미 등 세계 주요지역에서 성직자들이 과거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 학대 행위가 드러나자 이 같은 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며 교황은 사제의 아동 성학대에 무관용 원칙을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성 추문 연루 사제 처벌에 미온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에도 가톨릭 사제의 성추문과 관련한 대형 스캔들은 속속 폭로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달 초 교황청의 주프랑스 대사가 성추행 혐의로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19일에는 뉴욕타임스가 교황청이 순결 서약을 어기고 자녀를 두게 된 사제들을 위한 비밀 지침을 유지해왔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한편 바티칸 성직자들의 동성애 관계를 폭로하는 책도 회의가 열리는 21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프랑스 언론인 프레드릭 마텔은 4년 간 41명의 추기경과 52명의 주교 등 1500명을 대면 인터뷰 해 출간하는 책에서 바티칸 사제들의 동성애와 위선을 담았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본토에 닿을 수 있다는 자국 정보기관의 보고를 묵살하는 대신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을 더 신뢰하는 태도를 나타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앤드루 매케이브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은 17일 미국 CBS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며 “이는 푸틴이 그런 능력을 그들(북한)이 가지지 않았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또 “당시 브리핑에 참석한 정보 관리들이 ‘(푸틴의 주장이) 정부가 보유한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푸틴을 믿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의 유착 관계를 수사하는 ‘러시아 스캔들’ 팀에 속했던 인물이다. 2017년 7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이번 폭로는 그의 신간 ‘위협(The Threat)’에도 담겼다.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을 한 브리핑에 직접 참석하진 않았지만 당시 회의에 참석한 FBI 동료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정보기관보다 푸틴 대통령을 더 믿는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로 내용의 일부가 알려진 14일 트위터에 비난 글을 올린 데 이어 인터뷰가 방송된 17일에는 “불명예스러운 매케이브 국장대행의 거짓말. 그는 거짓말로 해고됐고 이제 그의 이야기는 더 기괴해졌다”는 트윗을 올렸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뉴욕이 아마존의 2만5000개 일자리를 날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회사 아마존이 미국 뉴욕에 예정했던 제2본사 건립 계획을 취소했다. 뉴욕의 정치권과 일부 지역주민의 반대가 주요 원인이었다. 아마존은 14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많은 고민과 검토 끝에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에 제2본사를 세우려는 계획을 더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특히 “새 본사 건립에는 해당 지역 선출직 공직자의 긍정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뉴욕 시민의 70%가 지지를 밝히고 있지만 많은 지역 정치인들은 반대하고 있다”고 정치권 반대를 철회 이유로 내세웠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마존의 뉴욕 본사 취소로 일자리와 함께 향후 20년간 270억 달러(약 30조4600억 원)로 추정되는 세수도 순식간에 날아갔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제2본사를 나눠서 이전할 곳으로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내셔널랜딩과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를 각각 선정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역에 25억 달러(약 2조8200억 원) 투자 및 일자리 2만5000개 창출을 약속했다. 당시 뉴욕주는 최대 30억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과 지원금 제안으로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유치 결정 이후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뉴욕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됐다. 정치 샛별로 떠오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과 마이클 지어내리스 상원의원(민주) 등이 집값과 생활비 상승, 공공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일부 주민들 역시 아마존의 고임금 근로자 유입으로 집값이 폭등하면 저소득층이 외곽으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실제 제2본사 발표 이후 퀸스 일대에는 부동산 붐이 일었다.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는 아마존에 대해 뉴욕 본사에는 노조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한국 양성평등 순위가 118위이더군요. 한국의 저력에 비해 너무 낮습니다.” 13일 서울 용산구 뉴질랜드대사관저에서 만난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69·사진)는 “한국 여성의 정치 참여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세계경제포럼(WEF)의 젠더 격차 지수를 언급했다. WEF 지수에서 한국은 2017년 118위, 지난해 115위에 그쳤다. 국내에서 순위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전하자 클라크 총리는 “그러면 한국 여성 의원, 기업 임원 비율이 어떻게 되냐고 되물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현재 한국 여성 의원은 17%(2019년), 대기업 임원은 2.4%(2017년)에 그친다. 클라크 총리는 1999년 뉴질랜드 두 번째 여성 총리로 2008년까지 총리직을 3번 연임한 인물이다. 첫 여성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이기도 한 그는 임기 중 출산휴가로 화제가 된 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정치적 멘토로도 유명하다. 클라크 총리는 1994년 첫 방문 이래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두루 만났다. 12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이번 방문에서(13일 이화여대 토론회, 14∼15일 글로벌지속가능성 포럼 등) 특히 젠더 문제, 여성 리더십 등을 주로 강연했다. 그는 “페미니즘의 여러 문제 중에서도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획득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여성 정치인에 대한 회의가 많아진 상황에 대해서는 “남성이 그렇듯 모든 여성이 다 성공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더 많은 여성이 정치에 도전하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최근 한국을 찾을 때 젊은 전문직 여성들이 늘었음을 느낀다. 한국 여성들이 목표를 더 높이 잡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여성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사회는 없습니다. 여성 스스로가 책임감을 가지고 나서야죠.”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예정된 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국경장벽 예산 확보 국가비상사태 선포 관련 기자회견에서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행운이 깃들기를 희망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엄청난 경제적 강대국이 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1차 회담에서 많은 것이 이뤄졌다”며 “더는 로켓이나 미사일 발사가 없고 핵실험도 없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우리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가 돌아왔고 인질들도 송환됐다”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에 대해서는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그저 실험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며 속도 조절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또 “여러분들 알다시피 제재들도 그대로 있다. 모든 것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 예산 확보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은 선거 공약이라서가 아니라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며 “우리는 범죄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1977년 이후 지금까지 선대 대통령들에 의해 여러 차례 같은 서명이 이뤄져왔다”며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대통령의 고유 권한임을 강조했다. 당초 미 하원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57억(약 6조4000억 원)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13억75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의 자금이 담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의회 예산을 포함해 총 80억 달러(약 9조원) 정도의 장벽 예산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한국 양성평등 순위가 118위이더군요. 한국의 저력에 비해 너무 낮습니다.” 13일 서울 용산구 뉴질랜드대사관저에서 만난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69)는 “한국 여성의 정치 참여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세계경제포럼(WEF)의 젠더 격차 지수를 언급했다. WEF 지수에서 한국은 2017년 118위, 지난해 115위에 그쳤다. 국내에서 순위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전하자 클라크 총리는 “그러면 한국 여성 의원, 기업 임원 비율이 어떻게 되냐고 되물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현재 한국 여성 의원은 17%(2019년), 기업 임원은 2.4%(2017년)에 그친다. 클라크 총리는 1999년 뉴질랜드에서는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돼 2008년까지 총리직을 3번 연임한 인물이다. 첫 여성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이기도 한 그는 임기 중 출산휴가로 화제가 된 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정치적 멘토로도 유명하다. 세 번째 여성 총리를 맞고 있는 뉴질랜드는 여성 의원비율이 40%가 넘을 만큼 여성 정치 참여가 높은 나라로 꼽힌다. 클라크 총리는 1994년 첫 방문 이래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두루 만났다. 12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이번 방문에서(13일 이화여대 토론회, 14~15일 글로벌지속가능발전 포럼 등) 특히 젠더 문제, 여성 리더십 등을 주로 강연했다. 그는 “페미니즘의 여러 문제 중에서도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획득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른 대안이 없다면 저는 할당제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의 변화는 너무 느립니다. WEF에 따르면 직장에서 양성 평등을 이루려면 20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의회의 경우 99년이 필요하다고 하고요.”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한국에서 여성 정치인에 대한 회의가 많아진 상황에 대해서는 “남성이 그렇듯 모든 여성이 다 성공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더 많은 여성이 정치에 도전하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후임으로 2016년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클라크 총리는 당시 언론에서 강력한 사무총장 후보로 언급됐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미국 중국 등의 반대를 받았고 결국 포루트갈 총리 출신 안토니오 구테레스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그의 유엔 사무총장 실패담은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심 운영 구조와 여성정치인에 대한 배제 분위기를 다룬 다큐영화 ‘헬렌의 도전(My year with Helen, 2017)’으로도 나와 화제가 됐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의 역할을 수장(general)보단 비서(secretary)로서 부분을 더 강조하는 분위기가 있다. 상임이사국에 입바른 소리를 하는 강한 여성을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에서는 CJ그룹 후원으로 ‘헬렌의 도전’ 상영회도 열렸다. 200석이 꽉 채운 관객 중에는 젊은 여성이 대다수였다. 클라크 총리는 “최근 한국을 찾을 때 젊은 전문직 여성들이 늘었음을 느낀다. 한국 여성들이 목표를 더 높이 잡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길 바란다”며 “도전하는 것 못지않게 실패했을 때 회복하고 일어나는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젊은 여성들이 어떤 곳은 닫힌 문이라는 느낌을 받지 않길 바랍니다. 목표를 높이잡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길 바랍니다. 여성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사회는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책임감을 가지고 나서야죠.”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베트남전쟁(1960~1975년)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 여객기가 미국에 직항으로 갈 수 있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4일 베트남에 대해 “항공안전 기준 ‘카테고리 1 등급 판정을 내린다”며 “카테고리 1 등급은 2018 년 8 월 FAA가 베트남 민간 항공국이 제공 한 안전 감독에 대한 평가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FAA가 베트남 항공 안전에 승인함에 따라 베트남 항공사들은 미국 직항 노선을 개설하고 미국 항공사들과 공동운항(코드셰어)할 기회를 부여받게 됐다. 그동안 베트남 국적기의 미국 직항 노선은 없었다. 베트남은 미국을 상대로 직항 개설을 위해 10년 이상 로비를 해왔으나 안전 등의 문제로 FAA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가 하노이로 선정되며 직항 노선까지 확보해 벌써부터 정상회담 개최지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는 해석도 나온다. 베트남 항공 JSC와 뱀부 에어웨이스는 두 곳 모두 미국 서부 등에 직항노선 개설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서부는 미국으로 이주한 베트남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지만 베트남 국적기의 직항 노선은 베트남이 ’카테고리 1‘ 등급을 받을 때까지 여의치 않았다. JSC의 두옹 트리 탄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5월 호치민-샌프란시스코 직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베트남의 항공 시장은 베트남 경제 성장과 함께 급성장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공항에는 2017년 대비 13% 늘어난 1 억 600 만 명이 방문했으며, 전년대비 14% 늘어난 5000만 명 이상의 승객이 베트남 항공사의 비행기를 이용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중국 베이징에서 협상을 진행한 데 이어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무역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이틀간 베이징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최종 계약을 성사시키기엔 충분하지 않았다”며 “중국 대표단이 화요일 미국으로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양국은 11일부터 베이징에서 실무급 협상을 했고 14일과 15일 이틀간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 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5일 협상 이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앞서 시 주석 면담 전 므누신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중 협상 대표단이 함께 한 사진을 올린 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및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생산적인 회의”라고 썼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한국에서 유기견과 유기묘 문제가 있다면 인도에서는 유기우(牛)가 골칫거리다. 인도는 힌두교가 전체 인구의 80%로 오랜 소 숭배 전통을 가졌지만 최근 버려진 소로 홍역을 앓는 중이다. 농업 기계화로 더 이상 일하는 소는 필요하지 않는데다 사료비 급등으로 소가 ‘짐’이 된 것이다. 특히 2014년부터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우파 인민연합당(BJP)이 ‘힌두 민족주의’를 주창하며 소 보호 정책을 펼치면서 소 유기는 더욱 증가했다. 과거에는 늙은 소를 암암리에 도축하는 게 허용됐지만 최근 모디 정부는 불법 도축 및 쇠고기 수출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쇠고기 무역 및 소 가공 산업까지 크게 위축됐다. 내놓고 소를 죽이지 못하는 농민들이 잇달아 소를 몰래 버리자 늘어난 거리의 소들이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2012년 집계된 한 통계에 따르면 당시 인도 전체 유기소는 530만 마리. 7년이 지난 현재 이 수는 훨씬 불었을 것이 확실시 된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조차 차들과 함께 거리를 배회하거나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는 소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리로 다니는 소는 사람에게 위협이 되기도 한다. 특히 버려진 소들이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바람에 농촌 지역의 피해는 극심하다. 2000만 마리의 소를 사육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지난 1월 유기소에 의한 농작물 피해로 분노한 알리가르 지역 일부 농민들이 소 800여 마리를 학교 12곳에 몰아넣어 학생들이 ‘강제 방학’을 맞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인도 현지매체에 따르면 최근에는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기소 처리는 4, 5월 중 치러질 총선에서도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외신들은 최근 급락한 농산물 가격과 함께 해결되지 않는 소 문제가 농민들의 분노를 자극해 모디 총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6일 로이터통신은 “급증한 소로 인해 농민들이 모디 총리의 힌두민족주의 정책에 대해 비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선거를 앞두고 각 주 정부들은 보호소 확대와 함께 소 바코드 등록제 등 해결책을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인기가 없는 수소를 배재하고 우유를 짤 수 있는 암소만 생산하는 인공수정 기술을 도입에 나서기도 한다. 9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ET)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 정부는 글로벌 바이오테크 기업 제너스 브리딩과 합자로 연구센터를 열고 Y염색체를 제거한 냉동정자를 통해 우유 생산 기능이 뛰어난 암소만 선택적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ET에 따르면 최근 인도에서는 10여개 주에서 이 같은 기술센터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뉴델리=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구름이 너무 많으면 한 번의 번개만으로도 폭풍이 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10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향후 세계 경제에 폭풍(storm)이 몰려올 수 있다”며 각국 정부의 대비를 주문했다. 그는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4대 먹구름’으로 △무역 긴장 및 관세 인상 △금융 긴축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가속화를 꼽았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참석한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리게 성장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특히 미중 무역갈등이 세계 경제의 심리 및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중 무역협상이 당초 예정됐던 기한인 다음 달 1일 내 타결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3.7%)보다 낮춘 3.5%로 제시했다. 내년 전망치도 기존 3.7%에서 3.6%로 내렸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중국, 독일, 영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 경제가 연초부터 심상치 않다. 한 나라의 성장 둔화가 다른 나라의 경제와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연쇄 반응’이 뚜렷하다. 10일 중국 상무부는 올해 춘제(중국의 설·4∼10일)의 소매·요식업 매출이 1조50억 위안(약 166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5%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의 소비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이 통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대중 수출비중이 높은 독일과 일본 경제는 이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계 4위 경제대국 독일의 지난해 성장률은 5년 최저 수준인 1.5%로 잠정 집계됐다. 수출은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47%를 차지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1일 “중국 경제 둔화 여파로 일본 1014개 상장기업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6% 줄었다”고 밝혔다. 영국과 이탈리아도 상황이 좋지 않다. 7일 영국 중앙은행은 브렉시트 여파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년 최저치인 1.2%로 제시했다. 지난해 3,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탈리아도 올해 성장률이 0%대에 불과할 것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전망했다. 중동 산유국은 저유가에 따른 세수 감소 및 공공부채 증가 우려가 높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9일 “산유국 공공부채 비율이 2013년 GDP의 13%에서 지난해 33%까지 20%포인트 늘었다”며 “특히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돈은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얀 코끼리’는 큰돈이 들었지만 수익성이 없어 애물단지가 되는 프로젝트를 뜻한다. 당초 올해 내내 금리를 올릴 뜻을 내비쳤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금리 인상 자제’ 방침을 밝힌 것도 세계 경제 둔화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영국, 호주, 인도 중앙은행도 최근 잇따라 통화정책 완화를 발표했다. 다만 당초 2월 말로 예정됐다가 무산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다시 열리고, 두 정상이 극적으로 무역분쟁을 타결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10일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중순 시 주석을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초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버지니아 주지사부터 럭셔리 브랜드 구치까지….’ 최근 미국 전역이 때 아닌 블랙페이스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블랙페이스란 백인 등 흑인이 아닌 인종이 흑인처럼 얼굴을 검게 분장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 흑인 희화화에 쓰인 이 같은 분장은 인종차별 비판을 받으며 금기시되고 있다. 최근 논란은 1일 미국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덤 버지니아주 주지사의 1984년 이스턴버지니아의대 졸업앨범에서 비롯됐다. 35년 전 앨범 속 노덤 주지사 페이지에는 흑인 분장과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 복장을 한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파티 사진이 실렸다. 사과 성명을 발표한 노덤 주지사는 이튿날인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중히 살펴본 결과 사진 속 인물은 내가 아니다”며 태도를 바꿨다. 다만 그는 1984년 당시 흑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흉내 내는 댄스대회에 참가하며 얼굴을 검게 분장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서열 1위인 주지사뿐 아니라 3위인 마크 헤링 검찰총장(주 법무장관)도 1980년대에 대학 파티에서 블랙페이스 분장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서열 2위인 저스틴 페어팩스 부지사가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여서 세 사람 모두 사퇴하면 현재 공화당인 주 하원의장이 주지사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블랙페이스가 과거 사진에서만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유명 브랜드 구치는 최근 내놓은 터틀넥 스웨터에 두껍고 붉은 입술 디자인을 더해 블랙페이스를 연상케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구치는 7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블랙페이스는 19세기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을 희화화하는 민스트럴쇼에서 비롯됐다. 이런 공연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문화적 잔재는 남아 있다가 인종차별에 민감성이 높아진 최근 논란의 중심에 다시 서게 됐다. 지난해 10월 미국 스타앵커 메긴 켈리도 방송에서 핼러윈데이에 블랙페이스 분장을 한 것에 대해 옹호했다가 비난에 휩싸였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