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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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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영길 감독 ‘호산나’ 베를린영화제 단편 황금곰상

    한국의 나영길 감독(32)이 연출한 단편 ‘호산나’가 15일(현지 시간) 폐막한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단편 경쟁부문 대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단편 황금곰상을 수상한 것은 2011년 박찬욱·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 이후 두 번째다. ‘호산나’는 나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 작품으로 아프거나 다친 마을 사람들을 치유하고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소년의 이야기다. 마치 신과 같은 능력을 지녔지만 맹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소년을 통해 구원의 의미를 탐색한 작품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은 이란의 반체제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택시’가 수상했다. 감독 자신이 택시를 운전하며 계기판에 설치된 소형 카메라로 이란 승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담았다. 당국은 2010년 이란 통치체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파나히 감독에게 20년 동안 영화 제작 금지령을 내렸지만 그는 계속 영화를 제작해 왔다. 현재 파나히 감독은 출국 금지 상태로,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조카 하나 사에이디가 대신 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곰상)은 칠레의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엘 클럽’이 차지했고 영화 ‘45년’의 톰 코트니와 샬럿 램플링이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 장편 영화는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이 베를린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이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이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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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男 송강호, 女 전지현 손예진, 감독 윤제균 봉준호 ‘최고’

    2015년 현재 영화에 가장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와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은 누구일까. 본보가 영화계 인사 33명에게 물어본 결과 남자 배우로는 송강호가 1위를, 여자 배우로는 전지현과 손예진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으로는 봉준호, 윤제균 감독이 나란히 1위로 꼽혔다. 본보가 10년 전인 2005년 진행됐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자 한국 영화의 지형 변화가 드러났다.○‘무적’ 송강호…황정민은 1000만 흥행에도 0표 2005년 최고의 남자 배우 3위에 그쳤던 송강호는 이번 조사에서 11표를 받으며 2위를 두 배 가까운 차이로 따돌렸다. 송강호는 10년 동안 ‘괴물’(2006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의형제’(2010년) ‘관상’(2013년) ‘변호인’(〃) 등에서 연기력과 관객 동원력을 확실히 입증했다. 영화 제작자는 “돈이 아깝지 않은 배우”라며 “연기력뿐만 아니라 감독, 스태프와의 의사소통에도 능숙해 현장 분위기를 이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 역을 맡아 처음으로 1000만 배우가 된 황정민은 무득표였다. 10년 전 ‘너는 내 운명’ ‘달콤한 인생’ 등으로 상한가를 치며 최고의 배우 1위를 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후로도 ‘신세계’(2013년·468만 명)와 ‘댄싱퀸’(2011년·405만 명) 등 안정적인 흥행 성적을 내왔지만 남자 배우 1위로 꼽을 만한 강력한 카운터펀치가 없었던 탓으로 보인다.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국제시장’ 역시 황정민의 영화가 아니라 윤 감독의 영화였다”고 분석했다. 2005년 조사에서 2위 장동건, 3위 조승우와 5위 설경구는 올해 아예 득표하지 못했다. 그 대신 영화 ‘도둑들’(2012년),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년)에 출연했던 김수현이 6표로 2위를 기록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으로 중국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3위에는 최민식, 하정우, 김우빈이 각 3표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여자 배우는 전지현·손예진이 1위 가장 캐스팅하고 싶은 여자 배우는 전지현과 손예진이 각 7표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손예진은 지난해 관객 수 866만 명을 기록하며 깜짝 흥행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주연을 맡았다. 손예진은 ‘아내가 결혼했다’(2008년) ‘오싹한 연애’(2011년) ‘타워’(2012년) 등 코미디부터 재난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왔다. 한 영화사 대표는 “흥행 성적이 안정적이고 관객에게 작품에 대한 신뢰를 주는 여배우”라며 “80여 개 매체와의 일대일 인터뷰도 소화할 만큼 홍보에 적극적인 것도 제작사 입장에서는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도둑들’과 ‘베를린’(2013년)으로 부활한 전지현은 김수현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제작사 대표는 “전지현이 요즘 드라마 쪽 관심이 높아 영화 캐스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2005년 최고의 여자 배우 1위였던 전도연은 올해 3위로 체면치레를 했다. “연기력 면에서 아직까지 전도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여자 배우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봉이 미뤄지고 있는 신작 ‘협녀, 칼의 기억’에 대한 기대감도 순위 유지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2위를 했던 이영애, 3위 강혜정, 4위 문근영은 한 표도 얻지 못했다. 그 대신 ‘감시자들’(2013년), ‘쎄시봉’(2015년) 등에서 주연을 맡은 한효주가 3표로 4위를 기록하며 새롭게 등장했다.○ 감독 평가 기준 흥행성 > 작품성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으로는 봉준호 감독과 윤제균 감독이 각각 11표를 얻어 공동 3위인 김한민, 최동훈 감독(4표)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봉 감독은 2005년 조사 당시 최고의 감독 3위로 꼽혔고 윤 감독은 이름이 없었다. 윤 감독은 ‘해운대’(1132만 명)와 ‘국제시장’(현재 1320만 명)으로 최초의 ‘쌍천만 감독’이 됐다는 점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 역시 ‘괴물’(1091만 명), ‘설국열차’(2013년·935만 명)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꾸준히 입증해왔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1위 감독 외에도 ‘명량’의 김한민,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이 3위를 차지한 것은 한국 영화가 산업화하며 흥행 성적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의미”라며 “해외 영화제 수상 등 작품성이 중요했던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1위였던 박찬욱 감독은 이번 조사에서는 2표를 얻는 데 그쳤고 2위 강제규 감독은 득표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할리우드 진출작이었던 ‘스토커’(2013년)가, 강 감독은 ‘마이웨이’(2011년)가 부진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위였던 이명세 감독 역시 0표에 그쳤고 5위였던 강우석 감독도 1표에 그쳤다. 가장 영향력 있는 제작사를 묻는 질문에서도 윤 감독의 힘이 돋보였다. 윤 감독의 제작사인 JK필름이 14표를 얻어 가장 많았다. 심재명 대표의 명필름이 7표를 얻어 2005년과 같이 2위를 했다. ‘없다’는 응답도 7표나 됐다. 한 제작자는 “영화계를 대기업 투자·배급사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영향력 있는 제작사를 꼽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문 및 인터뷰 참여자 33명 분야별 가나다순.▼▽감독=김한민(대표작 명량), 김현석(쎄시봉), 윤제균(국제시장), 진모영(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제작사=권병균(시네마서비스 대표), 길영민(JK필름 대표), 김미희(드림캡쳐 대표), 남지웅(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신규(팔레트픽쳐스 대표), 송은주(빅스톤픽쳐스 이사), 심재명(명필름 대표), 엄용훈(삼거리픽쳐스 대표), 이우정(제이필름 대표), 이유진(영화사 집 대표), 주필호(주피터필름 대표) ▽수입 배급사=권미경(CJ E&M 한국영화사업본부장), 김시내(AUD 대표), 서동욱(NEW 부사장), 유정훈(쇼박스 대표), 유현택(그린나래미디어 대표), 이상무(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부문 상무), 최낙용(백두대간 부사장) ▽홍보 마케팅=김광현(영화사하늘 대표), 신유경(영화인 대표), 윤숙희(이가영화사 대표) ▽평론가=강유정(강남대 교수), 김시무(한국영화학회장), 남동철(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윤성은(영화평론가협회 출판이사), 전찬일(부산국제영화제 연구소장), 정지욱(Re:WORKS 편집장), 편장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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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레스타인 비극 담은 영화 ‘오마르’…아카데미영화제 주목

    제빵사로 일하는 팔레스타인 청년 오마르(아담 바크리)는 오늘도 장벽을 넘는다. 장벽 너머에 사는 여자친구 나디아(림 루바니)를 만나기 위해서다. 오마르는 여자친구와의 결혼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이스라엘 군인 총격 사건에 휘말려 경찰에 체포되고, 스파이가 되라는 제안을 받는다. 5일 개봉한 영화 ‘오마르’는 팔레스타인 감독 배우 제작진이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그린 영화다. 무슬림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가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지금, 팔레스타인의 불안과 절망을 엿볼 기회이기도 하다. ● 삶을 가로지르는 장벽 “내 의도는 실제 팔레스타인을 보여주는 것이다. 장벽이 아무렇게나 도시를, 마을을, 사람들을 가로지르는 곳 말이다.”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 오마르가 넘나드는 장벽은 바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둘러싼 분리장벽이다. 2002년 2월 이스라엘 정부가 건설하기 시작했다. 2004년 국제사법재판소는 이 장벽이 팔레스타인인의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철거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테러 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친구나 친척 집, 직장, 학교, 자신 소유의 밭에 가기 위해 5~8m 높이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영화처럼 밧줄을 사용하거나 사다리를 놓고 장벽을 넘나든다. 경비를 서던 군인의 총에 맞거나 벽에서 떨어져 다치거나 죽는 일도 일어난다. 오마르가 장벽을 타는 장면은 허가를 받아 실제 장벽에서 일정 높이까지 촬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벽을 넘는 순간을 촬영하는 것은 허가를 받지 못해 2m 높이의 세트를 따로 제작했다. 촬영 도중 제작진이 경비를 서던 이스라엘 군의 총격을 받는 일도 벌어졌다. 이 때문에 밧줄이 잘 보이지 않도록 설치해 촬영을 진행해야 했다. ● 장벽이 가로지르는 삶 “이 동네를 나가본 적은 있어?”(오마르) “헤브론(서안지구의 가장 큰 도시)은 가봤어.”(나디아) “거기가 (프랑스) 파리나 다름없지.”(오마르) 오마르가 나디아와 신혼여행을 꿈꾸며 나누는 대화에는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의 삶이 압축돼 있다. 해외여행은 물론 사는 마을을 벗어나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은 이들에게 평범하고 행복한 삶은 사치다. 감옥에서 출소한 오마르는 연인과 친구에게조차 이스라엘에 협조하는 변절자라는 의심을 받는다. 의심에는 이유가 있다. 정부에 약점을 잡혀 스파이가 되는 일은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사드 감독은 “친구가 정부요원에게 ‘네 비밀을 알고 있으니 협력하라’고 스파이 제안을 받은 것에서 영화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했다. 2013년 구호활동을 위해 팔레스타인을 다녀온 이성종 복지영상 감독은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회를 분열시키기 위해 고도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국제 구호단체 대원들도 종종 주민들에게 의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장벽이 건설되기 시작한 지 13년, 그 사이 장벽은 팔레스타인 사회 내부에도 생겼다. 오마르의 가장 큰 미덕은 웬만한 스릴러 영화 버금가는 긴장감과 반전으로 관객의 눈길을 쉴 틈 없이 붙잡아 둔다는 점이다. 정치적 메시지를 직접 전하는 대신 평범한 청년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밀도 높게 담았다. 제 66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올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 부문 후보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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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출가 콜스 “뻔한 지상파 드라마, 시청자 눈길 못끌어”

    ‘섹스 앤드 더 시티’ ‘웨스트 윙’ ‘그레이 아나토미’ ‘하우스 오브 카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이들 드라마의 제작진에 공통적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이 있다. 연출가 겸 제작자 존 데이비드 콜스 감독이다. 그는 27일 미국에서 공개되는 ‘하우스…’ 시즌3의 연출과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콘텐츠 인사이트 2015’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만났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하우스…’ 시리즈를 방영한 뒤 가입자 수익이 미국 케이블 채널 중 최다 가입자를 갖고 있던 HBO의 가입자 수익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두 업체가 같은 위치에서 경쟁하게 됐습니다.” 그는 미국 드라마 업계를 설명할 때 방송사나 TV채널 대신 ‘콘텐츠 공급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콜스 감독은 “하우스 오브 카드는 제작 과정부터 새로웠다”고 했다. 제작 과정에서 ‘크로스 보딩(cross-boarding)’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마치 영화를 찍듯 두 개의 에피소드를 한 연출자가 한 번에 촬영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하우스…’의 경우 2시간 분량 제작에 준비 한 달, 촬영 22일 정도가 걸렸죠. 연출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시즌1, 2를 한꺼번에 제작한 것도 드문 일이다. 미국은 보통 시즌별로 드라마를 편성하고 시청률에 따라 시즌당 방영 횟수가 줄기도 한다. 콜스 감독은 “넷플릭스 측이 제작진에 26시간 동안(‘하우스…’는 시즌당 13회)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를 탐구하도록 충분한 기회를 준 것”이라며 “덕분에 인물의 변화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법칙을 묻자 전통적인 답이 돌아왔다. “좋은 이야기, 좋은 이야기, 좋은 이야기죠.” 좋은 이야기의 요건은 뭘까. 철저한 사전 준비는 필수다. ‘하우스…’ 시즌3는 지난해 1월 대본 작업을 시작해 5회 대본을 마무리한 뒤 지난해 6월 촬영을 시작했다. “‘하우스…’에는 대본을 쓰는 작가들 외에도 전문 조사원이 따로 있었고 관련 전문가가 와서 강의도 했습니다. 주연인 케빈 스페이시는 친한 의원을 따라다니기도 했죠.” 하나의 갈등 구조를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그는 “갈등이 복잡하면 이야기가 길을 잃는다. 심각한 메시지를 담는 것도 금물이다. 워너브러더스를 설립한 워너 형제 중 한 명인 샘 워너는 ‘메시지는 전보에나 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요즘은 시청자가 드라마 시청의 통제권을 갖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드라마를 몰아볼 수도 있고 특정 에피소드만 볼 수도 있죠. 지상파의 뻔한 드라마로는 승부할 수 없어요. 시청자들이 한 인물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좋은 이야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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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드라마 ‘미다스의 손’ 콜스 감독이 말하는 성공비결은?

    ‘섹스 앤 더 시티’ ‘웨스트 윙’ ‘그레이 아나토미’ ‘하우스 오브 카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이들 드라마의 제작진에 공통적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이 있다. 연출가 겸 제작자 존 데이비드 콜스 감독이다. 그는 27일 미국에서 공개되는 ‘하우스…’ 시즌3의 연출과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콘텐츠 인사이트 2015’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만났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하우스…’ 시리즈를 방영한 뒤 가입자 수익이 미국 케이블 채널 중 최다 가입자를 갖고 있던 HBO의 가입자 수익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두 업체가 같은 위치에서 경쟁하게 됐습니다.” 그는 미국 드라마 업계를 설명할 때 방송사나 TV채널 대신 ‘콘텐츠 공급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콜스 감독은 “하우스 오브 카드는 제작 과정부터 새로웠다”고 했다. 제작 과정에서 ‘크로스 보딩(cross-boarding)’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마치 영화를 찍듯 두 개 에피소드를 한 연출자가 한 번에 촬영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하우스…’의 경우 2시간 분량 제작에 준비 한 달, 촬영 22일 정도가 걸렸죠. 연출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시즌1, 2를 한꺼번에 제작한 것도 드문 일이다. 미국은 보통 시즌별로 드라마를 편성하고 시청률에 따라 시즌 당 방영 횟수가 줄기도 한다. 콜스 감독은 “넷플릭스 측이 제작진에게 26시간 동안(‘하우스…’는 시즌 당 13회)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를 탐구하도록 충분한 기회를 준 것”이라며 “덕분에 인물의 변화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법칙을 묻자 전통적인 답이 돌아왔다. “좋은 이야기, 좋은 이야기, 좋은 이야기죠.” 좋은 이야기의 요건은 뭘까. 철저한 사전 준비는 필수다. ‘하우스…’ 시즌3는 지난해 1월 대본 작업을 시작해 5회 대본을 마무리한 뒤 지난해 6월 촬영을 시작했다. “‘하우스…’에는 대본을 쓰는 작가들 외에도 전문 조사원이 따로 있었고 관련 전문가가 와서 강의도 했습니다. 주연인 케빈 스페이시는 친한 의원을 따라다니기도 했죠.” 하나의 갈등 구조를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그는 “갈등이 복잡하면 이야기가 길을 잃는다. 심각한 메시지를 담는 것도 금물이다. 워너 브라더스를 설립한 워너 형제 중 한명인 샘 워너는 ‘메시지는 전보에나 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요즘은 시청자가 드라마 시청의 통제권을 갖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드라마를 몰아볼 수도 있고 특정 에피소드만 볼 수도 있죠. 지상파의 뻔한 드라마로는 승부할 수 없어요. 시청자들이 한 인물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좋은 이야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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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특정영화 스크린 30%이상 상영 금지

    영화 선진국인 미국과 프랑스는 어떨까. 미국은 할리우드 스튜디오 황금기였던 1920∼40년대 제작과 배급, 극장이 수직적으로 통합돼 운영됐다. 하지만 1948년 미국 대법원은 이른바 ‘파라마운트 판결’을 통해 동일 자본이 배급과 상영을 겸하지 못하도록 했다. 파라마운트 판례를 다룬 ‘할리우드 독점전쟁’의 저자 장서희 변호사는 “1980년대 규제완화를 거치며 현재는 미국에도 일부 수직계열화가 존재한다. 하지만 극장의 영향력이 크지 않아 한국처럼 대기업이 배급한 영화가 같은 대기업 계열사의 스크린을 50% 넘게 차지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국립영화센터가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을 규제하고 있다. 12개 이상의 스크린을 보유하는 복합 상영관은 영화 한 편을 최대 2개 스크린에서만 상영할 수 있다. 또 영화 한 편이 전체 스크린의 30% 이상에서 상영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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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민“음식 위에 툭툭 얹는 고명 같은 웃음 선사”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후 4년 만에 김명민(43)이 다시 명탐정 김민으로 돌아왔다. 11일 개봉하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에서다. 김민과 파트너 서필(오달수)은 불량 은괴를 유통하는 일당을 쫓아 산과 바다, 하늘까지 누빈다. 묘령의 여인 히사코(이연희)도 등장해 김민의 혼을 빼놓는다.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김명민을 만났다. ‘속 편하게 속편(출연)을 결정했다’고 눙치는 모습이 이전의 진중한 배역보다 ‘허당’ 김민의 모습에 좀 더 가까워 보였다. ―흥행작의 속편을 찍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1편 촬영 중간부터 2탄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의 코미디 호흡이 기존 코미디 영화와 다르다는 점이 좋았다. 음식 위에 툭툭 얹는 고명 같은, 콩트 위주의 웃음이다. 논리적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마저 조선명탐정만의 특화된 장점이다.” ―서필과 함께 나오는 장면이 전편보다 훨씬 많다. 호흡도 더 ‘찰지다’. “연기가 아니라 생활이었다. 평소에도 달수 형과 늘 그렇게 티격태격한다.” ―조관우 박휘순 등 깜짝 출연도 많다. “악공 역의 조관우 씨는 촬영 전에 민폐 끼치면 안 된다고 감독님한테 잔소리를 많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촬영 들어가니 눈빛이 딱 변했다. 가수가 연기까지 잘하니 배우들은 뭐 하라는 건지….” ―영화의 규모는 더 커졌지만 조선명탐정의 색깔은 유지했다. “비거(飛車·극 중 김민이 발명한 일종의 행글라이더)를 타고 하늘도 날고 폭탄도 많이 터뜨린다. 와이어도 훨씬 더 많이 맸고 세트장 화재경보기도 여러 번 울렸다. 하지만 명탐정의 강점은 코미디다. 감독님이 처음엔 ‘품위 있게 가자’며 코미디 요소를 뺐었는데 촬영을 하며 많이 추가했다.” ―그러면서 인물은 더 깊어졌다. 김민이 부성애를 비치기도 하는데. “놉(노비)의 딸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점이 조선판 ‘아저씨’ 같은 느낌도 있다. 실은 극 중 김민과 인연을 맺는 다해 역할의 아역 배우(이채은)가 1편에도 잠깐 등장했다. 제가 준 음식을 동생에게 나눠주는 그 아이다. 이런 식으로 1편과의 연결고리가 곳곳에 있어서 ‘깨알 재미’가 있다.” 그는 3월 촬영을 시작하는 재난영화 ‘판도라’에서 다시 진중한 역할을 맡는다. 바로 대통령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는 그에게 예상 흥행성적을 물었다. 그는 “아유, 뭘 그런 걸…”이라고 하더니 곧 “3탄까지 나오려면… 500만?”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역시, 김민이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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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민 4년 만에 스크린 복귀, ‘조선명탐정~’ 흥행성적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후 4년 만에 김명민(43)이 다시 명탐정 김민으로 돌아왔다. 11일 개봉하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에서다. 김민과 파트너 서필(오달수)은 불량은괴를 유통하는 일당을 쫓아 산과 바다, 하늘까지 누빈다. 묘령의 여인 히사코(이연희)도 등장해 김민의 혼을 빼놓는다.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명민을 만났다. ‘속 편하게 속편(출연)을 결정했다’고 눙치는 모습이 이전의 진중한 배역보다 ‘허당’ 김민의 모습에 좀더 가까워 보였다. -흥행작의 속편을 찍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1편 촬영 중간부터 2탄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의 코미디 호흡이 기존 코미디 영화와 다르다는 점이 좋았다. 음식 위에 툭툭 얹는 고명 같은, 콩트 위주의 웃음이다. 논리적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마저 조선명탐정 만의 특화된 장점이다.” -서필과 함께 나오는 장면이 전편보다 훨씬 많다. 호흡도 더 ‘찰지다.’ “연기가 아니라 생활이었다. 평소에도 달수 형과 늘 그렇게 티격태격한다.” -조관우 박휘순 등 깜짝 출연도 많다. “악공 역의 조관우 씨는 촬영 전에 민폐 끼치면 안 된다고 감독님한테 잔소리를 많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촬영 들어가니 눈빛이 딱 변했다. 가수가 연기까지 잘 하니 배우들은 뭐 하라는 건지….” -영화의 규모는 더 커졌지만 조선명탐정의 색깔은 유지했다. “비거(飛車·극중 김민이 발명한 일종의 행글라이더)를 타고 하늘도 날고 폭탄도 많이 터뜨린다. 와이어도 훨씬 더 많이 맸고 세트장 화재경보기도 여러 번 울렸다. 하지만 명탐정의 강점은 코미디다. 감독님이 처음엔 ‘품위 있게 가자’며 코미디 요소를 뺐었는데 촬영을 하며 많이 추가했다.” -그러면서 인물은 더 깊어졌다. 김민이 부성애를 비치기도 하는데. “놉(노비)의 딸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점이 조선판 ‘아저씨’ 같은 느낌도 있다. 실은 극중 김민과 인연을 맺는 다해 역할의 아역 배우(이채은)가 1편에도 잠깐 등장했다. 제가 준 음식을 동생에게 나눠주는 그 아이다. 이런 식으로 1편과의 연결고리가 곳곳에 있어서 ‘깨알 재미’가 있다.” 그는 3월 촬영을 시작하는 재난영화 ‘판도라’에서 다시 진중한 역할을 맡는다. 바로 대통령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는 그에게 예상 흥행성적을 물었다. 그는 “아유, 뭘 그런 걸…”이라고 하더니 곧 “3탄까지 나오려면… 500만?”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역시, 김민이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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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여성혐오 공개 표출” “아카데미 해설 자격 없어”

    “여성 혐오를 공공연히 표출한 사람이 영화제 시상식에 나온 여배우의 업적을 평가할 자격이 있나요?” 방송인 겸 칼럼니스트 김태훈(사진)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국내 페미니스트를 비교한 칼럼으로 논란을 겪고 있다. 그는 최근 패션지 그라치아 48호에 게재한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해요’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페미니스트들이 도대체 김 군에게 뭘 어쨌기에 ‘차라리’ 그 무시무시한 IS를 제 발로 찾아가는 길을 선택했을까?”라며 “현재의 페미니즘은 뭔가 이상하다. … 남성을 공격해 현재의 위치에서 끌어내리면 그 자리를 여성이 차지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 칼럼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공개적으로 여성 혐오를 표출했다” “페미니즘이 뭔지도 모르고 막 쓴 칼럼” 등 비판이 쇄도했다. 김태훈은 7일 잡지 측에 보낸 사과문에서 “글의 처음 의도와는 전혀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김태훈이 출연하는 방송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까지 이어졌다. 특히 23일(한국 시간) 채널CGV가 생중계하는 제87회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에서 해설자로 나오는 김태훈을 하차시키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김태훈은 2011년부터 시상식 해설을 맡아왔다. 누리꾼들은 시상식에 나올 케이트 블란쳇, 에마 왓슨 등이 여권 신장을 위해 적극적인 발언을 해왔다는 점도 근거로 들고 있다. 채널CGV 측은 9일 “교체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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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비슷하면서도 다른 韓日 ‘쩐의 전쟁’

    일본 후지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쩐의 전쟁’은 2007년 3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쩐의 전쟁’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패가망신한 시라이시 도미오(구사나기 쓰요시)가 사채업계에 뛰어들어 돈과 복수를 한꺼번에 거머쥐기 위해 발버둥친다는 줄거리는 같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조금씩 차이 나는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발견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차이를 짚어봤다. ▽분출하지 않는다=도미오의 분노 지수는 한국판 주인공인 금나라(박신양)보다 훨씬 낮다. 돈을 빌리기 위해 옛 친구를 찾아간 도미오와 금나라는 똑같이 친구로부터 토사물을 먹으면 돈을 빌려주겠다는 모욕적인 제안을 받는다. 도미오는 결국 잔해를 먹지 못하고 친구에게 비웃음을 산다. 그렇다면 금나라는? 잔해를 먹는 대신 친구의 얼굴에 뿌려버린다! 아마도 ‘예의의 나라 일본’에서는 차마 남의 얼굴에 토사물을 던지는 것까진 할 수 없었나 보다. ▽평범하지 않다=금나라도 서울대, 도미오도 도쿄대 출신이고 집념과 근성이 넘치는 성격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도미오에게는 좀 더 확실한 능력이 있다. 한 번 보면 모든 숫자를 바로 외워 버린다는 것. 한국의 원작 만화에는 있었지만 한국판 드라마에서는 부각되지 않은 설정이다. 일본 시청자들이 좀 더 만화적인 설정에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자극하지 않는다=뭘 해도 한국판이 10% 더 자극적이다. 한국판은 아버지가 피로 쓴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고 여동생은 술집에 팔려간다. 하지만 일본판에서는 혈서가 아닌 손으로 쓴 유서가 나오고 여동생 대신 대학 연구원인 남동생이 등장한다. 연출도 마찬가지.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한국판에선 금나라가 오열하는 모습을 길게 비추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일본판은 아버지 시신을 확인한 도미오가 회사에 사표를 내러 가는 장면으로 바로 전환된다. ▽사랑하지 않는다=한국판은 금나라와 금나라의 전 약혼녀, 그 약혼녀를 짝사랑하는 남자, 그리고 금나라의 고등학교 은사의 딸까지 사각관계가 명확했다. 일본판은 좀 다르다. 일단 도미오의 전 약혼녀에게 짝사랑남이 없다. 고등학교 은사의 딸과 도미오의 ‘러브라인’도 아직까지는 불명확하다. 한국판에선 초반에 이미 둘이 부둥켜안고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거나 좁은 장소에 함께 숨는 등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줬건만, 일본판에서 지금까지 둘이 한 것이라곤 부엌에서 나란히 요리를 하는 정도다. 이런 초식남의 나라….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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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쩐의 전쟁’ 한일 비교…뭘해도 한국판이 더 자극적?

    일본 후지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쩐의 전쟁’은 2007년 3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쩐의 전쟁’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패가망신한 시라이시 토미오(쿠사나키 츠요시)가 사채업계에 뛰어들어 돈과 복수를 한꺼번에 거머쥐기 위해 발버둥친다는 줄거리는 같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조금씩 차이 나는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발견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차이를 짚어봤다. △분출하지 않는다=토미오의 분노 지수는 한국판 주인공인 금나라(박신양)보다 훨씬 낮다. 돈을 빌리려 옛 친구에게 찾아간 토미오와 금나라는 똑같이 친구로부터 토사물을 먹으면 돈을 빌려주겠다는 모욕적인 제안을 받는다. 토미오는 결국 잔해를 먹지 못하고 친구에게 비웃음을 산다. 그렇다면 금나라는? 잔해를 먹는 대신 친구의 얼굴에 뿌려버린다! 아마도 ‘예의의 나라 일본’에서는 차마 남의 얼굴에 토사물을 던지는 것까진 할 수 없었나 보다. △평범하지 않다=금나라도 서울대, 토미오도 도쿄대 출신이고 집념과 근성 넘치는 성격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토미오에게는 좀더 확실한 능력이 있다. 한번 보면 모든 숫자를 바로 외워버린다는 것. 한국의 원작 만화에는 있었지만 한국판 드라마에서는 부각되지 않은 설정이다. 일본 시청자들이 좀더 만화적 설정에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자극하지 않는다=뭘 해도 한국판이 10% 더 자극적이다. 한국판은 아버지가 피로 쓴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고 여동생은 술집에 팔려간다. 하지만 일본판에서는 혈서 아닌 손으로 쓴 유서가 나오고 여동생 대신 대학 연구원인 남동생이 등장한다. 연출도 마찬가지.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한국판에선 금나라가 오열하는 모습을 길게 비추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일본판은 아버지 시신을 확인한 토미오가 회사에 사표를 내러 가는 장면으로 바로 전환된다. △사랑하지 않는다=한국판은 금나라와 금나라의 전 약혼녀, 그 약혼녀를 짝사랑하는 남자, 그리고 금나라와 우연히 함께 살게 되는 금나라의 고등학교 은사의 딸까지 사각관계가 명확했다. 일본판은 좀 다르다. 일단 금나라의 전 약혼녀에게 짝사랑남이 없다. 고등학교 은사의 딸과 토미오의 ‘러브라인’도 아직까지는 불명확하다. 한국판에선 초반에 이미 둘이 부둥켜안고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거나 좁은 장소에 함께 숨는 등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줬건만, 일본판에서 지금까지 둘이 한 것이라곤 부엌에서 나란히 요리를 하는 정도다. 이런 초식남의 나라….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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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기업생존의 돌파구 ‘차별화’에 답하다

    경쟁이 가속화되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돌파구는 바로 ‘자신만의 차별화 요소를 찾는 것’이다.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리타 맥그래스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교수, 돈 탭스콧 탭스콧그룹 최고경영자(CEO), 맷 킹던 왓이프 회장이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를 주제로 각각의 해법을 제시했다. 지난해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의 발표와 토론을 정리했다. 포터 교수는 기업이 공유가치를 창출해낸 다양한 사례와 함께 “기업이 사회적 요구를 바탕으로 자신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샌델 교수는 포터 교수와의 토론에서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대안을 탐색한다. 맥그래스 교수는 불확실성을 고려한 기업 포트폴리오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등 혁신의 방법론을 설명한다. 탭스콧 CEO는 “산업화 시대의 낡은 유물은 침몰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디지털 대기업, 데이터 프래킹 등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10가지를 제시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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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사고는 비교적 관대… 性범죄-병역비리는 ‘아웃’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나오는 방송을 수신료까지 내면서 봐야 하나요.”(KBS2 ‘미래예측 버라이어티 나비효과’ 시청자 게시판) 최근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이 방송에 복귀하려다 “자숙 기간이 너무 짧다”는 비판과 함께 역풍을 맞는 일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MBC ‘나는 가수다’ 시즌3에 출연하기로 했던 그룹 엠씨더맥스의 이수는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전력이 문제가 돼 1회 녹화 직후 하차했고 출연 장면은 ‘통편집’됐다. 2013년 불법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던 방송인 붐은 최근 KBS2 ‘나비효과’ MC로 섭외됐다가 “복귀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2010년 이후 각종 사건 사고를 일으킨 연예인 30명이 활동 재개에 걸린 기간을 계산해보면 음주운전 및 뺑소니 등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평균 4.5개월로 가장 짧았다. 배우 김지수(2010년 10월), 엄기준(2011년 7월) 등은 별도 휴식기 없이 출연하던 드라마에 계속 나왔다. 불법도박의 경우 평균 18.1개월, 마약류 투약의 경우 평균 14.5개월이 걸렸다. 다만 불법도박의 경우 사업(이성진), 해외 선교(김용만) 등으로 사실상 방송계를 떠난 사례가 있어 평균기간이 늘어났다. 성범죄의 경우 방송 복귀에 10년 이상이 걸렸다. 2002년 5월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던 이경영은 영화에만 출연하다 지난해 10월에야 tvN ‘미생’에 나왔다. 여전히 KBS와 MBC 등에선 출연 정지 대상이다. 병역비리·기피 역시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싸이처럼 군복무를 한 뒤에 복귀가 가능했다. 2010년 거짓 사유로 군 입영을 연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MC몽은 지난해 10월 4년 만에 음반을 냈다. 하지만 여전히 KBS의 출연 정지 대상이고 방송 출연은 못하고 있다. 현재 KBS와 MBC가 운영하는 출연 정지 명단에는 20∼30명의 연예인이 올라와 있으며 10년 이상 된 경우도 있다. 출연 정지 대상이 되면 해당 연예인이 등장하는 자료 영상이나 부른 노래 등을 방송할 수 없다. 이수와 붐은 각각 MBC와 KBS 출연 정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제작진 자체 판단으로 섭외된 사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수의 경우 출연자 선정과 하차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프로그램과 출연자 모두 상처 입었다”고 말했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은 역풍 없이 복귀하기 위해 각종 ‘전략’을 사용한다. 방송에 출연해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사과 대신 ‘자기 풍자’를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2010년 불법도박장 운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상민은 약 2년 만인 2012년 4월 엠넷 ‘음악의 신’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도박을 포함해 곡 표절 논란, 사업 부도 등을 스스로 풍자했다. 2009, 2010년 외제차 절도 사건을 일으킨 개그맨 곽한구는 tvN ‘SNL 코리아’ 등에서 자신의 절도 이력을 희화화하는 콩트에 출연했다. 이들은 현재 여러 프로에 활발히 출연하고 있다. 주목도가 높은 방송 대신 다른 장르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거부감을 낮추기도 한다. 200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된 배우 주지훈은 사건 직후 군에 입대해 2010년 8월 국방부가 공동 제작한 뮤지컬에서 주역을 맡았다. 붐과 함께 불법도박이 적발됐던 가수 겸 MC 탁재훈은 지난해 8월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지만 방송 출연은 하지 않았다.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하는 사례도 있다. 2013년 2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던 배우 박시후는 최근 일본과 중국에서 팬미팅을 열고 중국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8월 탈세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던 배우 송혜교 역시 중국 영화 ‘나는 여왕이다’ ‘태평륜’ 등에 잇달아 출연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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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4.5개월…성범죄는 10년…‘물의 연예인’ 복귀 법칙?

    “물의 일으킨 연예인 나오는 방송을 수신료까지 내면서 봐야 하나요.” (KBS2 ‘미래예측 버라이어티 나비효과’ 시청자 게시판) 최근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이 방송에 복귀하려다 “자숙기간이 너무 짧다”는 비판과 함께 역풍을 맞는 일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MBC ‘나는 가수다’ 시즌3에 출연하기로 했던 그룹 엠씨더맥스의 이수는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전력이 문제가 돼 1회 녹화 직후 하차했고 출연 장면은 ‘통편집’됐다. 2013년 불법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던 방송인 붐은 최근 KBS2 ‘나비효과’ MC로 섭외됐다가 “너무 이른 복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음주운전 뒤 복귀에 4.5개월 걸려 2010년 이후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킨 연예인 30명이 활동 재개에 걸린 기간을 계산해보면 음주운전 및 뺑소니 등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평균 4.5개월로 가장 짧았다. 배우 김지수(2010년 10월), 엄기준(2011년 7월) 등은 별도 휴식기 없이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 계속 나왔다. 불법도박의 경우 평균 18.1개월, 마약류 투약의 경우 평균 14.5개월이 걸렸다. 다만 불법도박의 경우 사업(이성진), 해외 선교(김용만) 등으로 사실상 방송계를 떠난 사례가 있어 평균이 늘어났다. 성범죄의 경우 방송 복귀에 10년 이상이 걸렸다. 2002년 5월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던 이경영은 영화에만 출연하다 지난해 10월에야 tvN ‘미생’에 나왔다. 여전히 KBS와 MBC 등에선 출연정지 대상이다. 병역비리·기피 역시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싸이처럼 군복무를 한 뒤에 복귀가 가능했다. 2010년 거짓 사유로 군 입영을 연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MC몽은 지난해 10월 4년 만에 음반을 냈다. 하지만 여전히 KBS의 출연정지 대상이고 방송 출연은 못하고 있다. 현재 KBS와 MBC가 운영하는 출연정지 명단에는 20~30명의 연예인이 올라와 있으며 10년 이상 된 경우도 있다. 출연정지 대상이 되면 해당 연예인이 등장하는 자료 영상이나 부른 노래 등을 방송할 수 없다. 이수와 붐은 각각 MBC와 KBS 출연정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제작진 자체 판단으로 섭외된 사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수의 경우 출연자 선정과 하차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프로그램과 출연자 모두 상처 입었다”고 말했다. ○복귀에도 ‘전략’ 필요… 해외 진출·자기 풍자도 물의 연예인은 역풍 없이 복귀하기 위해 각종 ‘전략’을 사용한다. 방송에 출연해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사과 대신 ‘자기 풍자’를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2010년 불법도박장 운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상민은 약 2년 만인 2012년 4월 엠넷 ‘음악의 신’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도박을 포함해 곡 표절 논란, 사업부도 등을 스스로 풍자했다. 2009, 2010년 외제차 절도 사건을 일으킨 개그맨 곽한구는 tvN ‘SNL 코리아’ 등에서 자신의 절도 이력을 희화화하는 콩트에 출연했다. 이들은 현재 여러 프로에 활발히 출연하고 있다. 주목도가 높은 방송 대신 다른 장르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거부감을 낮추기도 한다. 200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된 배우 주지훈은 사건 직후 군에 입대해 2010년 8월 국방부가 공동 제작한 뮤지컬에서 주역을 맡았다. 붐과 함께 불법도박이 적발됐던 가수 겸 MC 탁재훈은 지난해 8월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지만 방송 출연을 하지는 않았다.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하는 사례도 나온다. 2013년 2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던 배우 박시후는 최근 일본과 중국에서 팬미팅을 열고 중국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8월 탈세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던 배우 송혜교 역시 중국 영화 ‘나는 여왕이다’ ‘태평륜’ 등에 잇달아 출연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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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방에 국경은 없다지만…韓美日 방송서 드러나는 미묘한 차이

    ‘먹방(먹는 방송) 없는 TV는 팥소 없는 찐빵?’ 예능부터 드라마까지 요즘 좀 뜬다 하는 프로에는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드라마 ‘펀치’에서 맞대결하고 있는 박정환(김래원)과 이태준(조재현)은 짜장면을 먹으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예능 ‘삼시세끼-어촌편’에서는 갓 잡은 군소(해양생물의 일종)와 밭에서 갓 뽑은 배추로 요리를 해 먹는다. 먹방의 인기는 한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일본은 음식 드라마 ‘심야식당’ ‘고독한 미식가’ 등을 시즌제로 내보내고 있고 매년 새로운 음식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져 나온다. 미국은 푸드네트워크 등 음식 전문 케이블 채널만 여럿이고 수많은 음식 관련 쇼가 제작되는 ‘먹방 선진국’이다. 심야식당 극장판이 31일 일본에서 개봉하고 ‘먹방 드라마’를 표방했던 tvN ‘식샤를 합시다’ 시즌2가 4월 방영되는 등 2015년에도 먹방의 인기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 일본의 먹방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 비교해봤다.○ 무엇을 먹나: 집밥 vs 컴포트 푸드 vs 장인정신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한식도 양식도 아닌 ‘집밥’이다. 삼시세끼는 이서진과 옥택연처럼 요리에 서투른 남자들이 직접 매 끼니를 해먹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신동엽과 성시경이 진행하는 올리브TV 요리 프로 ‘오늘 뭐 먹지’ 역시 조기매운탕, 파전, 청국장 등 집에서 해먹는 메뉴에 약간의 기술을 더해 맛을 내는 법을 알려준다. 미국 먹방의 핵심 역시 ‘고향의 맛’을 연상시키는 단어인 ‘컴포트 푸드’(아프거나 울적할 때 위안을 주는 음식)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는 어릴 때 먹던 쿠바식 샌드위치를 재현해 성공을 거두는 셰프 칼 캐스퍼(존 패브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칼이 아들에게 해주는 치즈 토스트가 부자의 컴포트 푸드인 셈. ‘오늘 뭐 먹지’를 연출하는 석정호 올리브TV CP는 “미국과 영국 등 서양 음식 프로는 주로 러스틱(‘시골의, 소박한’이란 뜻의 영어 단어)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비해 일본은 장인정신을 강조한다.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은 외근이 잦아 현지 음식점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음식점은 그 지역에서 실제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노포(老鋪)가 대부분이다. 시나몬롤과 주먹밥이 등장하는 ‘카모메 식당’(2006년), 영화 ‘우동’(2006년) 등 특정 요리의 가치와 비법을 담은 영화도 자주 등장한다.○ 무슨 소리를 내나: ‘후루룩 쩝쩝’ vs ‘음∼’ 미국이나 일본과 구별되는 한국 먹방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소리다. 국이나 면 요리를 먹을 때 나는 ‘후루룩 쩝쩝’ 등 효과음이 강조된다. 먹방 드라마를 표방했던 tvN ‘식샤를 합시다’의 박준화 PD는 “먹는 장면을 주로 클로즈업하기 때문에 마이크가 사람과 매우 가깝다”며 “먹는 소리를 따로 녹음하면 느낌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먹는 순간에 녹음이 잘 되도록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그에 비해 미국이나 일본은 음식을 떠먹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짧은 감탄사를 뱉는 정도에 그친다. 다만 미국은 주로 황홀경에 찬 표정을, 일본은 감동을 받은 푸근한 미소를 짓는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음식을 먹으며 등장인물의 관계가 회복되거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된다는 줄거리가 많다. 카메라 앵글에서도 차이가 난다. 김남정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촬영하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본이나 한국은 주로 먹는 사람이 보는 각도인 45도 각도를 선호하는 반면 미국을 포함한 서양에서는 요리하는 사람이 보는 90도 각도의 앵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석 CP는 “미국 등 서양은 직접 요리를 해먹는 문화가 발달해 먹는 모습보다는 요리를 하는 과정과 한입 먹을 때의 모습을 화면에 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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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먹방 대세 ‘집밥’, 美-日먹방과 비교해보니 ‘이것’이…

    ‘먹방(먹는 방송) 없는 TV는 팥소 없는 찐빵?’ 예능부터 드라마까지 요즘 좀 뜬다 하는 프로에는 음식이 빠지지 않는다. 드라마 ‘펀치’에서 맞대결하고 있는 박정환(김래원)과 이태준(조재현)은 짜장면을 먹으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예능 ‘삼시세끼-어촌편’에서는 갓 잡은 군소(해양생물의 일종)와 밭에서 갓 뽑은 배추로 요리를 해 먹는다. 먹방의 인기는 한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일본은 음식 드라마 ‘심야식당’ ‘고독한 미식가’ 등을 시즌제로 내보내고 있고 매해 새로운 음식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져 나온다. 미국은 푸드네트워크 등 음식 전문 케이블 채널만 여럿이고 수많은 음식 관련 쇼가 제작되는 ‘먹방 선진국’이다. 심야식당 극장판이 31일 일본에서 개봉하고 ‘먹방 드라마’를 표방했던 tvN ‘식샤를 합시다’ 시즌2가 4월 방영되는 등 2015년에도 먹방의 인기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 일본의 먹방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 비교해봤다.● 무엇을 먹나: 집밥 vs 컴포트 푸드 vs 장인정신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한식도 양식도 아닌 ‘집밥’이다. 삼시세끼는 이서진과 옥택연처럼 요리에 서투른 남자들이 직접 매 끼니를 해먹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신동엽과 성시경이 진행하는 올리브 TV 요리 프로 ‘오늘 뭐 먹지’ 역시 조기매운탕, 파전, 청국장 등 집에서 해먹는 메뉴에 약간의 기술을 더해 맛을 내는 법을 알려준다. 미국 먹방의 핵심 역시 ‘고향의 맛’을 연상시키는 단어인 ‘컴포트 푸드’(아프거나 울적할 때 위안을 주는 음식)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는 어릴 때 먹던 쿠바식 샌드위치를 재현해 성공을 거두는 셰프 칼 캐스퍼(존 파브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칼이 아들에게 해주는 치즈 토스트가 부자의 컴포트 푸드인 셈. ‘오늘 뭐 먹지’를 연출하는 석정호 올리브 TV CP는 “미국과 영국 등 서양 음식 프로는 주로 러스틱(시골의, 소박한 이란 뜻의 영어 단어)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비해 일본은 장인정신을 강조한다.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은 외근이 잦아 현지 음식점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음식점은 그 지역에서 실제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노포(老鋪)가 대부분이다. 시나몬롤과 주먹밥이 등장하는 ‘카모메 식당’(2005), 영화 ‘우동’(2006) 등 특정 요리의 가치와 비법을 담은 영화도 자주 등장한다.● 무슨 소리를 내나: ‘후루룩 쩝쩝’ vs ‘음~’ 미국이나 일본과 구별되는 한국 먹방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소리다. 국을 떠먹거나 면 요리를 먹을 때 나는 ‘후루룩 쩝쩝’하는 효과음이 강조된다. 먹방 드라마를 표방했던 tvN ‘식샤를 합시다’의 박준화 PD는 “먹는 장면에서는 주로 클로즈업을 하기 때문에 마이크를 사람 가까이 댈 수 있다”며 “먹는 소리를 따로 다시 녹음하면 느낌이 살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먹는 순간에 소리가 잘 녹음되도록 신경쓴다”고 했다. 그에 비해 미국이나 일본은 음식을 떠먹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짧은 감탄사를 뱉는 정도에 그친다. 카메라 앵글에서도 차이가 난다. 김남정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촬영하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본이나 한국은 주로 45도 각도를 선호하는 반면 미국을 포함한 서양에서는 90도 각도의 앵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45도 각도는 식탁에 앉아 음식을 바라보는 각도, 즉 먹는 사람이 보는 각도고 90도는 식탁 위에서 음식을 내려다보는 각도, 즉 요리하는 사람의 시각에서 본 것이다. 석 CP는 “미국 등 서양은 직접 요리를 해먹는 문화가 발달해 먹는 모습보다는 요리를 하는 과정과 한입 먹을 때의 모습을 화면에 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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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中 당국 검열 부른 ‘가슴골 노출’

    지난해 12월 중국 후난 위성TV에서 방영을 시작한 ‘무미랑전기’는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던 작품이다. 우리가 중국드라마에서 원하는 바로 그것, 대륙의 기상이 전해지는 스케일과 화려한 의상을 여지없이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로 방영을 손꼽아 기다리는 국내 중국드라마 팬도 많았다. 자그마치 53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었고 주인공 무미랑(측천무후의 어릴 때 이름) 역을 맡은 판빙빙이 입고 나오는 의상만 260여 벌, 전체 의상은 3000벌이 넘는다는 얘기는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무미랑전기는 시청률이 1%만 넘어도 화제작이 되는 중국에서 2% 후반의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방영 일주일 만에 갑자기 방영이 중단됐다 1월부터 재개됐다. 방송사 측은 “기술적인 문제”라고만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중단 전 방송과 중단됐을 때 교체된 방송사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영상을 비교해보면 과도한 노출 장면이 검열됐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른바 출연 여배우들의 ‘가슴골 검열’이다. 가슴골이 노출된 부분을 보이지 않게 하느라 화면 한쪽에 멀쩡히 서 있던 주인공이 잘려나갔다. 주인공은 계속 자리에 앉아 있는데 입은 옷만 바뀌었다가 다시 원래 의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방영 전 스틸컷으로 공개됐던 당 태종과 무미랑의 목욕 장면은 아예 ‘통편집’됐다. 국내 중국드라마 팬들은 무미랑전기의 방영이 예정된 홍콩과 일본에서도 편집본을 틀까봐 걱정하고 있다. 사실 무미랑전기가 풍파를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드라마 방영 직전 제목이 ‘무측천’에서 ‘무미랑전기’로 갑자기 변경되면서 줄거리도 수정됐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실제 드라마도 10대 소녀가 궁에 들어와 궁중 암투를 겪으며 노회한 권력가로 변화하는 과정보다는 순수한 소녀 무미랑 그 자체에 방점이 찍혀 있다. 태종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던 여인이 세상의 풍파에 휩쓸려 어쩌다보니 아들의 사랑까지 받게 된다는 식이다. 측천무후의 인생이 갖는 본래 매력은 반감되고 만 것이다. ‘무미랑전기’는 현재 중국드라마의 수준을 짐작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늘 보던 권력 다툼, 늘 보던 후궁들의 음모지만 엄청난 물량 공세로 세련되게 완성한 영상미는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또 이만한 제작비가 든 화제작이 일일드라마로 편성되고, 연휴에는 하루 세 편씩 ‘밀어내기’식으로 방영된다. 그만큼 중국에 드라마를 방영할 채널도, 작품도, 보는 사람도 넘쳐난다는 것을 증명한다. 중국드라마 앞에 남은 유일한 장애물은 한류의 인기가 아니라 중국 정부의 검열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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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골 검열’ 탓에…中 화제의 사극 ‘무미랑전기’ 매력 반감?

    지난해 12월 중국 후난 위성TV에서 방영을 시작한 ‘무미랑전기’는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던 작품이다. 우리가 중국드라마에 원하는 바로 그것, 대륙의 기상이 느껴지는 스케일과 화려한 의상을 여지없이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로 방영을 손꼽아 기다리는 국내 중국 드라마 팬들도 많았다. 자그마치 53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었고 주인공 무미랑(측천무후의 어릴 때 이름) 역을 맡은 판빙빙이 혼자 입고 나오는 의상만 260여 벌, 전체 의상은 3000벌이 넘는다는 얘기는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무미랑전기는 시청률이 1%만 넘어도 화제작이 되는 중국에서 2% 후반의 시청률을 올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방영 일주일 만에 갑자기 방영이 중단됐다 1월부터 재개됐다. 방송사 측은 “기술적인 문제”라고만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중단 전 방송과 중단됐을 때 교체된 방송사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영상을 비교해보면 과도한 노출 장면이 검열됐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른바 출연 여배우들의 ‘가슴골 검열’이다. 가슴골이 노출된 의상을 보이지 않게 하느라 화면 한편에 멀쩡히 서 있던 주인공이 잘려나갔다. 주인공은 계속 자리에 앉아있는데 입은 옷만 바뀌었다가 다시 원래 의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방영 전 스틸컷으로 공개됐던 당 태종과 무미랑의 목욕 장면은 아예 ‘통편집’됐다. 국내 중드 팬들은 무미랑전기의 방영이 예정된 홍콩과 일본에서도 편집본을 틀까봐 걱정하고 있다. 사실 무미랑전기가 풍파를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드라마 방영 직전 제목이 ‘무측천’에서 ‘무미랑전기’로 갑자기 변경되면서 줄거리도 수정됐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실제 드라마도 10대 소녀가 궁에 들어와 궁중 암투를 겪으며 노회한 권력가로 변화하는 과정보다는 순수한 소녀 무미랑 그 자체에 방점이 찍혀 있다. 태종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던 여인이 세상의 풍파에 휩쓸려 어쩌다보니 아들의 사랑까지 받게 된다는 식이다. 측천무후의 인생이 갖는 본래 매력은 반감되고 만 것이다. ‘무미랑전기’는 현재 중국 드라마의 수준을 짐작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늘 보던 권력 다툼, 늘 보던 후궁들의 음모지만 엄청난 물량공세로 세련되게 완성한 영상미는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또 이만한 제작비가 든 화제작이 일일드라마로 편성되고, 연휴에는 하루 세 편씩 ‘밀어내기’식으로 방영된다. 그만큼 중국에 드라마를 방영할 채널도, 작품도, 보는 사람도 넘쳐난다는 것을 반증한다. 중국 드라마 앞에 남은 유일한 장애물은 한류의 인기가 아니라 중국 정부의 검열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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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여년 비정규직으로 살았지만… ‘88세 송해’는 늘 봄날이야”

    ‘청년 송해.’ 방송인 송해 씨(88)가 자신에게 붙이는 수식어다. 22일 오후 서울 국일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 수식어에 딱 어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구순을 앞둔 그는 2월 19, 21일과 3월 1일 서울과 부산, 경남 창원에서 ‘송해 빅쇼 시즌3-영원한 유랑청춘’(문의 1800-2575)을 연다. “제가 실향민이기 때문에 광복 70년, 분단 70년인 올해의 의미가 깊습니다. 과거 70년을 돌아보면서 미래 30년을 얘기해 보자는 마음으로 공연을 기획했어요.” 그는 “원로 연예인들이 공연을 하다 보면 솔직히 속된 말로 재탕이라는 얘기도 많이 듣는데, 그런 소리가 안 나오도록 최대한 안 불렀던 노래, 새로운 코너로 구성했다”고 했다. 공연 1부에서는 광복부터 현재까지 70여 년을 반추하는 코미디 쇼와 함께 각 시대상을 담은 노래를 송 씨가 직접 부른다. 2부에서는 관객의 질문을 받아 즉석에서 답하는 뮤지컬 토크쇼를 연다. “예를 들어 ‘귀국선’ 같은 노래는 광복 직후 세상을 다 얻은 기분으로 불렀던 노래거든요. 우리 역사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다시 들어보고 싶은 노래를 그때 분위기를 살려 제 이야기와 함께 선보이려고 합니다.” 올해는 그가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60년이 넘도록 국민적 사랑을 받는 방송인으로 살면서 장수 프로 MC를 줄곧 맡아온 그이지만 “지금까지 3년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다. 그는 “방송사 개편 때마다 피 말리는, 평생 비정규직 인생”이라고 했다. “그렇게 방황하며 살아온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이 분명 관객들께 용기가 될 겁니다. ‘그래도 한 번 살아볼 만한 것이 인생’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에게 젊은 세대들이 자랑스럽다, 집에 돌아가면 팍팍 후원해주시라는 얘기도 꼭 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해 이민 111주년을 맞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석했던 경험 때문이다. “요즘 젊은 가수들 참 대단합니다. 관객 중엔 한국 이민 2, 3세도 있지만 상당수가 미국 본토 젊은이들이었어요. 저 모를까봐 벌벌 떨었는데 나가니까 (젊은 가수들 덕에) 저에게도 ‘오빠’ 하며 환호를 해주더라고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송 씨는 패딩 점퍼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젊게 살려고 청바지를 입어봤다”는 그는 “요즘도 젊은 친구들이 알아보고 사진 찍자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행복하다. 그게 사람의 힘”이라고 했다. “얼마 전 채널A ‘나는 몸신이다’에 출연했더니 저보고 의사가 30년 넘어 한 140세까지는 살겠다고 그래요. 근데 그건 너무 지루하고, 그저 관객들 앞에서 내가 내 몸 추스를 수 있을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무대에서 엎어질 때까지 제가 살아온 얘기를 털어놓으며 용기 드리는 게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봄날은 늘 지금부터입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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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순 앞두고 콘서트 여는 송해,“의사가 140살 까지 살겠다고…”

    ‘청년 송해’. 방송인 송해 씨(88)가 자신에게 붙이는 수식어다. 22일 오후 서울 국일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 수식어에 딱 어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구순을 앞둔 그는 2월 19, 21일과 3월 1일 서울과 부산, 창원에서 ‘송해 빅쇼 시즌3 - 영원한 유랑청춘’ (1800-2575)을 연다. “제가 실향민이기 때문에 광복 70년, 분단 70년인 올해의 의미가 깊습니다. 과거 70년을 돌아보면서 미래 30년을 얘기해보자는 마음으로 공연을 기획했어요.” 그는 “원로 연예인들이 공연을 하다보면 솔직히 속된 말로 재탕이라는 얘기도 많이 듣는데 그런 소리 안 나오도록 최대한 안 불렀던 노래, 새로운 코너로 구성을 했다”고 했다. 공연 1부에서는 광복부터 현재까지 70여 년을 반추하는 코미디 쇼와 함께 각 시대상을 담은 노래를 송 씨가 직접 부른다. 2부에서는 관객의 질문을 받아 즉석에서 답하는 뮤지컬 토크쇼를 연다. “예를 들어 ‘귀국선’ 같은 노래는 광복 직후 세상을 다 얻은 기분으로 불렀던 노래거든요. 우리 역사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다시 들어보고 싶은 노래를 그 때의 분위기를 살려 제 이야기와 함께 선보이려고 합니다.” 올해는 그가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60년 넘도록 국민적 사랑을 받는 방송인으로 살면서 장수 프로 MC를 줄곧 맡아온 그이지만 “지금까지 3년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다. 그는 ”방송사 개편 때마다 피 말리는, 평생 비정규직 인생“이라고 했다. ”그렇게 방황하며 살아온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이 분명 관객들께 용기가 될 겁니다. ‘그래도 한번 살아볼 만한 것이 인생’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에게 젊은 세대들이 자랑스럽다, 집에 돌아가면 팍팍 후원해주시라는 얘기도 꼭 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해 이민 111주년을 맞아 미국 LA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석했던 경험 때문이다. ”요즘 젊은 가수들 참 대단합니다. 관객 중엔 한국 이민 2, 3세들도 있지만 상당수가 미국 본토 젊은이들이었어요. 저 모를까봐 벌벌 떨었는데 나가니까 (젊은 가수들 덕에) 저에게도 ‘오빠’하며 환호를 해주더라고요.“ 이날 기자회견에서 송 씨는 패딩 점퍼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젊게 살려고 청바지 입어봤다“는 그는 ”요즘도 젊은 친구들이 알아보고 사진 찍자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행복하기 그지없다. 그게 사람의 힘“이라고 했다. ”얼마 전에 채널A ‘나는 몸신이다’에 출연했더니 저보고 의사가 30년 넘어 한 140살까지는 살겠다고 그래요. 근데 그건 너무 지루하고, 그저 관객들 앞에서 내가 내 몸 추스를 수 있을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무대에서 엎어질 때까지 제가 살아온 얘기 털어놓으며 용기 드리는 게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봄날은 늘 지금부터입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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