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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한모 씨(28)는 7일 오전 9시 15분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잠에서 깼다. 한 씨가 설정해둔 적이 없는 시끄러운 알람이었다. 한 씨는 짜증 내며 스마트폰을 봤다가 화들짝 놀랐다. ‘긴급 경고’(사진)라는 살벌한 문구가 화면에 떴다. ‘5월 7일 14시 민방위훈련 전국 실시. 민방위 재난경보 사이렌 발령. 단, 접경지역 민방공 훈련 실시’라는 내용이 이어졌다. 발신자는 소방방재청이었다. 2년여 동안 스마트폰을 쓰면서 처음 보는 메시지였다. 한 씨는 혹시 긴박한 안보상황이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부랴부랴 TV부터 켰다. 하지만 TV에선 드라마나 아침 프로가 방영되고 있었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졌다. 한 씨처럼 갑작스레 사이렌을 울리는 스마트폰에 깜짝 놀랐다는 글이 수십 개 올라와 있었다. 소방방재청 중앙민방위경보통제소가 위기상황에서 전 국민에게 보내는 재난문자방송서비스(CBS)에 따라 이 메시지가 발송됐다. 이날은 민방위훈련이라 실전처럼 긴급 경고를 보냈다. 2G폰과 올해 이후 출시된 4G폰은 CBS 기능이 탑재돼 있어 긴급 경고가 자동 수신된다. 3G폰과 올해 이전에 출시된 4G폰은 이 기능이 없어 소방방재청이 제공하는 ‘재난알리미’ 앱을 설치해야 한다. 아이폰은 최신 버전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CBS 기능이 탑재된다. 긴급경고 수신을 원치 않으면 차단할 수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최근 누리꾼 10여 명으로부터 사이버테러를 당한 ‘리틀 싸이’ 황민우 군(8).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등장했다가 유명해진 뒤 신곡 ‘젠틀맨’의 패러디 뮤직비디오까지 찍어 큰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황 군은 악플 탓에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잡종’ ‘뿌리부터 쓰레기’라는 댓글이 올라왔다는 걸 알고는 의기소침해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생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황 군의 소속사는 8, 9일경 서울 강남경찰서에 악플을 올린 누리꾼들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없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는 것이다. 다문화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현행법은 이들의 인격권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인종차별금지법이 없는 현행법 체계에서 황 군을 향해 악플을 날린 누리꾼에게는 모욕죄 정도만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당사자에게 모욕감을 줬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명예훼손보다 처벌이 가볍다. 게다가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성립하는 친고죄다. 국내에선 동남아시아인이나 중국동포(조선족) 등의 외국인 노동자가 인종차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고소했다가 일자리마저 잃을 것을 우려해 법에 호소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기소는 2009년 처음 이뤄졌다. 인도에서 온 보노짓 후세인 성공회대 연구교수(31)는 2009년 7월 버스 안에서 한국인 친구와 대화를 하다 30대 회사원에게서 “시끄러워, 더러운 ××야! 너 어디서 왔어?” “냄새나는 ××, 너 아랍에서 왔어?”라는 욕설을 들었다. 후세인 교수는 그 회사원을 경찰에 고소했고 회사원은 모욕죄로 약식 기소돼 벌금 100만 원 형을 받았다. 이후에는 인종차별이 모욕죄로 처벌된 사례가 거의 없다. 황 군이 당한 경우처럼 미성숙한 사회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공공연히 인종차별적 언행을 자행하고 있지만 법은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보다 일찍 다문화사회가 정착된 선진국에선 인종차별을 엄격히 처벌한다. 영국인 선원 윌리엄 블라이싱(41)은 지난해 10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 에버턴의 경기를 관람하면서 박지성에게 “칭크(chink·‘찢어진 눈’이란 뜻으로 동양인을 비하하는 말)를 쓰러뜨려!”, 나이지리아인 빅토르 아니체베(에버턴)에겐 “저 망할 검은 원숭이!”라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관중 두 명이 블라이싱을 경기장 관계자에게 신고했고, 블라이싱은 유죄로 기소돼 벌금 2500파운드(약 426만 원)와 함께 축구장 출입을 금지당했다. 영국은 1965년 인종차별금지법을 만들었고, 2010년엔 인종 성별 장애 임금 등 각종 차별금지법을 통합한 ‘평등법’을 통해 차별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국내에선 2007년 법무부가 처음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한 이래 차별 금지를 법제화하려는 시도가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인종뿐 아니라 성별, 장애, 나이, 종교, 사상, 성적 취향 등까지 포괄적으로 다뤄 각계의 반대에 부닥쳤다. 주로 동성애에 반발하는 종교계의 반발이 컸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외국인에 대한 인격 모독을 모욕죄만으로 처벌하기엔 법률상 문제가 많다”며 “유색인종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처벌하는 차별금지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 현실 못지않게 시민의식도 성숙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성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외국에서 차별받은 데 분노하면서도 정작 국내에서 뛰고 있는 흑인 선수들에게는 쉽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내는 게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소사(KIA) 리즈(LG) 바티스타(한화·이상 도미니카공화국) 등 흑인 외국인 투수가 선발 등판하는 날엔 관중석에서 “오늘 선발은 검OO” “검OO가 탄력이 좋다”는 식으로 이들의 피부색을 조롱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이 터져 나온다. 인터넷에서 이들을 비하하는 글들도 쉽게 볼 수 있다.조동주·김수연 기자 djc@donga.com}

정면을 응시한 채 어깨에 계급장을 단 경찰 7명의 얼굴은 살아있는 듯했다. 그 곁에는 ‘해마다 한 맺힌 설움 다시 도져, 핏빛 장미 울음 터뜨릴 무렵 오월이 오면, 님들의 고혼을 어찌 달랠 수 있었으리까’라는 추모시가 적혀 있다. 1989년 동의대 사태 당시 숨진 경찰관과 전투경찰 7명을 추모하기 위해 2009년부터 만든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지방경찰청 앞 추모공간에 3일 공개될 부조다. 경찰청은 3일 오전 10시 반 이곳에서 ‘동의대 사태’ 24주기를 맞아 당시 희생된 경찰관 부조 제막식을 연다. 순직 경찰관 유족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이성한 경찰청장, 전몰군경 유족회 등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부조는 중앙에 고 최동문 경위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고 박병환 경사 정영환 경사 조덕래 수경이, 왼쪽에 고 서원석 모성태 김명화 수경이 자리 잡고 있다. 살구색으로 채색된 이들의 얼굴은 마치 살아 숨쉬는 듯하다. 부조 제작에 들어간 청동은 총 100kg. 이를 제작한 한서대 문종승 교수는 손톱만 한 사진을 스케치해 형틀 작업, 밀랍 조형, 주물 작업, 그라인딩, 샌딩, 채색 작업을 거쳐 42일 만에 부조를 완성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마음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동의대사건 경찰유족회 정유환 대표(54·고 정영환 경사의 형)은 “이제야 고인의 명예가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다. 법질서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경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의대 사태는 1989년 5월 3일 경찰이 동의대 중앙도서관에 잡혀 있던 경찰관 5명을 구출하기 위해 농성 중이던 학생들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관과 전투경찰 7명이 사망한 사건.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과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 4월 동의대 사태 시위자 46명은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받았지만 경찰관의 희생은 인정되지 않았다. 2009년 발의된 ‘동의대 사건 등 희생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2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의 길이 열렸다. 올해 2월 보상금 심의위원회에서 국가가 순직 경찰관 1인당 최고 1억2700만 원을 보상할 것을 최종 의결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동의대 사태 순직 경찰을 추모하기 위해 전국 경찰서에 ‘당신들의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의 엄정한 경찰 정신을 이어 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그동안 남몰래 흘렸던 유가족의 눈물을 이제야 닦아주게 됐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부산=조용휘 기자·조동주 기자 silent@donga.com}

#1. 중학교 3학년 박모 양(15)은 지난달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남자 청소년 간의 연애를 다룬 이른바 ‘BL’(Boy Love의 약자) 애니메이션을 여러 편 내려받았다. 그런데 며칠 전 집으로 경찰의 출석 요청서가 날아왔다. 박 양이 본 BL물에는 남자 청소년끼리의 성관계 장면이 담겨 있었다. 박 양은 “부모님을 실망시켜 죽고 싶은 마음이다. 벌금이 수백만 원이라던데 그것도 걱정”이라며 애를 태우고 있다. #2. 고등학교 1학년 민모 군(16)은 지난달 아버지 명의로 가입한 웹하드에서 음란 만화를 내려받았다. 만화를 보다 보니 교복 입은 여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이 나왔다. 민 군은 찜찜한 마음에 만화를 지웠다. 하지만 자신의 행위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에 해당해 장래 희망인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데 지장이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에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아동음란물에 대한 경찰의 집중단속이 시작되면서 불안해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 이래 아동음란물 관련 범죄로 471명(아동음란물 배포 및 전시 326명, 영리목적 판매 및 대여 98명, 소지 39명, 제작 8명)이 입건됐다. 이 중 제작과 판매에 나섰던 6명이 구속됐다. 아청법에 저촉되는 음란물을 보관하고 있다 적발된 14세 이상은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14세 미만은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니다. 14세 이상 미성년자는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부모 등 성인 보호자와 함께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경찰 조사를 받은 기록이 남을 경우 장래 대학입시나 진로에 지장을 줄까봐 노심초사한다. 네이버의 ‘네티즌 대책토론 카페’에는 단속 시작 이후 아청법 위반 여부를 상담하거나 경찰 출석 후기를 적은 글 500여 개가 올라왔다. 이 중 자신을 미성년자나 학생이라고 밝힌 글은 200여 개. 대부분 성인용 음란물인 줄 알고, 또는 호기심에 아동음란물을 내려받았는데 처벌되는지를 묻는 글들로 “경찰아저씨 전화를 받고 밥도 못 먹고 있다” “부모님 생각에 머릿속이 하얗다”며 절박한 심경을 털어놓고 있다. 원칙적으론 아동음란물을 1개라도 갖고 있으면 아청법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경찰은 아동음란물을 단순 소지하는 등 죄질이 경미한 초범 미성년자는 가급적 입건하지 않고 계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정식 입건이 아니더라도 혐의가 확인되면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출석 요구서를 발송한다. 공무원이나 방송국 성우, 국제심판 등이 꿈인데 아청법 위반으로 단속되면 해당 분야 취업에 제한을 받는지 걱정하는 글들도 제법 눈에 띈다. 아청법에 따르면 아동음란물을 유포하거나 전시·판매하다 처벌받으면 초중고교 교사, 유치원 교사 등 아동·청소년 교육기관에 10년 동안 취업이 제한된다. 아동음란물을 단순히 소지했다가 적발돼 처벌된 경우는 법적 취업 제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전과 기록은 남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취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미성년자는 ‘경찰 조사 시 행동지침’을 공유하기도 한다. 여기엔 △조사를 받을 경찰서가 멀다면 가까운 경찰서로 이관 요청 △애절한 반성문 써가기 등 저마다의 경험과 귀동냥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나름의 조언이 담겨 있다. 경찰은 4대악 척결 방안 중 하나로 성폭행을 막기 위한 인터넷 음란물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다. 고상협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경위는 “아동음란물은 청소년들의 성의식을 왜곡하고 아동 대상 성범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청소년이라도 고의성을 갖고 상습적으로 인터넷에서 아동음란물을 내려받거나 유포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주식은 ‘정보’가 생명이지만 인터넷에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판치는 게 현실이다. 한 푼이 아쉬운 개미투자자들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소한 정보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개미투자자의 심리를 노려 알바부대를 고용해 여론을 조작한 뒤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모 씨(27)는 지난해 8월부터 포털사이트 주식게시판에서 ‘26세에 17억 원을 번 주식천재’로 명성을 떨쳤다. 네이버 주식게시판엔 김 씨가 운영하는 ‘버핏투자클럽’을 칭송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인터넷매체가 김 씨를 ‘한국의 워런 버핏을 꿈꾸는 투자의 귀재로 여의도 증권가 안팎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소개할 정도였다. 김 씨가 지난해 9월 만든 버핏투자클럽엔 8000여 명이 가입했다. 40여 명은 김 씨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들으려 가입비 30만 원을 내고 VIP 유료회원이 됐다. 김 씨는 이런 투자 카페를 6개 운영하면서 ‘워런 버핏의 원칙을 적용해 성공적인 투자를 보장한다’는 홍보문구로 회원들을 끌어 모았다. 자신의 아버지가 500만 원을 투자해 22억 원을 벌었는데 그 비법을 전수받았다고도 했다. 김 씨는 유사 투자자문업체 H사를 차리고 정모 씨(32) 등 상담사 4명을 고용해 카페 회원들에게 투자 상담까지 해줬다. 장모 씨(21) 등 직원 3명은 인터넷 카페 관리에 매진했다. 온라인에서 김 씨의 명성은 점점 높아져갔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김 씨의 ‘자가발전’이었다. 김 씨를 찬양하는 글은 대부분 김 씨가 고용한 알바부대의 작품이었다. 김 씨가 26세에 17억 원을 벌었다는 것도 거짓말이었다. 김 씨는 고졸 출신으로 별다른 자격이 없는 개인투자자였다. 500만 원으로 22억 원을 벌었다는 김 씨의 아버지는 자영업을 하다 그만둔 상태였다. 김 씨는 인터넷을 통해 중국 해커로 추정되는 사람에게서 약 1200만 원을 주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아이디 8만여 개를 샀다. 이어 대학 휴학생 장 씨 등 3명을 월 100만 원씩에 고용한 후 경기 용인에 있는 오피스텔에 상주시키며 자동 글쓰기 프로그램을 이용해 주식게시판에 김 씨를 찬양하는 글을 도배하게 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들을 한꺼번에 입력해 넣고 글 내용을 입력해 작동시키면 해당 게시판에 글이 자동으로 깔리는 방식이다. H회사 팀장이라는 성모 씨(23)는 알바부대에서 불법 구매한 아이디와 자동 글쓰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총책을 맡았다. 김 씨 회사의 상담사 4명은 투자 관련 자격증이 있는 정 씨를 제외하곤 무자격자였다. 김 씨는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마케팅 재택알바’를 구한다며 주당 30여만 원을 주고 대학생 안모 씨(21)를 고용해 게시판에 글을 쓰게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알바부대가 올린 글을 보고 몰려든 회원들을 상대로 불법 주식 매매업을 했다. 주식 매매업은 당국의 허가를 받은 회사만 할 수 있지만 김 씨는 신고만 하면 세울 수 있는 유사 투자자문업체를 차려 무인가 영업을 했다. 유사 투자자문업체는 주식매매는 할 수없도록 되어 있다. 김 씨는 특정 비상장 주식을 구매한 뒤 이 주식들이 조만간 상장돼 유망하다는 소문을 자신의 카페 회원들에게 흘렸다. 투자자가 몰려 주가가 오르면 비싼 값에 되팔았다. S사 주식을 4000원에 사 8000∼1만 원에, P사 주식을 3000원에 사 6000원에, H사 주식을 8500원에 사 1만∼1만3000만 원에 카페 회원들에게 되팔아 총 5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정보통신망의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김 씨를 구속하고 김 씨가 고용한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이 많은 만큼 개인투자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공안당국이 북한의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회원 1만5000여 명 중 최소 86명의 내국인과 해외교포가 직접 이 사이트에 가입해 이적행위를 해온 것으로 판단해 수사 중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당국은 이 명단에 민주노동당 당원 45명, 통합진보당 당원 6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회원 4명, 해외교포 7명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회원 1만5000여 명 전체에 대한 분석을 마치면 스스로 이 사이트에 가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인물들을 추려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86명은 현재까지 확보한 수이며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우리민족끼리에 스스로 가입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안당국은 내국인이 북한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에 스스로 가입하고 이적행위를 한 것이 확인되면 국가보안법 7조(찬양 고무 등)를 적용해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24일 동아일보가 86명의 명단 중 41명의 신원과 활동 내용을 확보해 분석해 보니 전현직 전교조 교사, 민노당원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재미교포 등 다양한 인사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거나 옹호하는 글을 써왔다. 반미와 국보법 철폐를 주장하고 정부를 비방해온 공통점도 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인 재미교포 마모 씨(51)는 페이스북에 “백두산 명장 김일성 장군과 항일유격대를 계승한 분은 북한 군부다. 이분들이 조국 통일의 주역”이라며 “반드시 평양에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마 씨는 블로그에 “미국에선 미국인이 방북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남한에선 방북하고 귀환한 한상렬 목사를 못살게 괴롭히는지”라며 “친일매국노가 지배층을 이루고 있으니 그렇다”고 쓰기도 했다. 통합진보당원이자 사업가인 고모 씨(35)는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인 2010년 11월 24일 트위터에 “내가 북한 입장이라도 쐈겠다”라며 “(포격 당시) 주민들 대피는커녕 군인들만 도망친 거 아냐?”라는 글을 올렸다. 고 씨는 또 “북한 사회를 왕권통치라고 하는 건 북한식 사회주의를 모르는 어설픈 인식”이라는 주장을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와 ‘통일문화의 향’ 등 종북 카페 두 곳에서 활동한 김모 씨(43)도 우리민족끼리에 스스로 가입했다고 판단되는 인물이다. 김 씨는 ‘통일문화의 향’에 김정일 사망 소식이 올라오자 “민족의 위대한 별이시여. 가슴이 찢어지고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라며 애통해했다. 또 “법원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반국가단체라는 걸 증명하지 못하면 국가보안법은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노당원이자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 회원인 김모 씨(49)도 당국이 파악한 우리민족끼리 회원이다. 김 씨는 2010년경부터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담은 글들을 트위터에 올리다 누리꾼들의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이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물 중에서도 우리민족끼리 회원이 있었다. 전교조 교사 김형근 씨(53)는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글 등의 이적표현물 수십 개를 소지하고 배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당국은 김 씨가 스스로 이 사이트에 가입했는지를 조사해 혐의를 추가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조동주·김성규 기자 djc@donga.com}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29)의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39·현 송파서 수사과장·사진)이 “상급기관인 서울지방경찰청이 수사 초기 여러 방식으로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권 과장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이 사건을 수사하다 2월 4일자로 송파서로 전보됐다. 그는 19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지난해 12월 13일 김 씨의 컴퓨터 두 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서서와 서울청이 갈등을 빚었다”고 말했다. 당시 수서서가 김 씨의 하드디스크 두 개를 분석하기 위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글이라면 들어갔을 법한 키워드 78개를 제출했는데 서울청이 이를 단 4개의 키워드(‘박근혜’ ‘문재인’ ‘새누리당’ ‘민주통합당’)로 줄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청은 “수서서가 제출한 100개의 키워드는 ‘호구’ ‘가식적’ ‘위선적’ 등 대선과 관계없는 단어가 대다수였다. 4개 키워드뿐 아니라 김 씨의 하드디스크에서 추출한 ID와 닉네임 40개까지 함께 넣어 총 44개 키워드로 분석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권 과장은 “ID와 닉네임이 발견되기 전에 이미 서울청이 수사의 신속성을 이유로 키워드를 4개로 줄이라고 지시했다”며 “ID와 닉네임 40개는 우리가 키워드 4개를 제출한 이후 하드디스크 분석과정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청의 지시에 따라 수서서가 지난해 12월 16일 밤에 “김 씨가 특정 후보를 지지 혹은 비방한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첫 수사결과에 대해 권 과장은 “수사팀은 김 씨를 수사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자료를 서울청에 올렸다. 그런데 서울청이 ‘언론에 발표하라’고 보낸 자료에는 김 씨에게 혐의가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며 “당시 수사팀은 아무도 그 발표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권 과장은 또 “상부에선 언론에 최소한의 사실만 확인해 주라고 압력을 넣었다”며 “하지만 나는 이미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난 이상 주요 사실은 확인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근혜정부가 출범 52일 만에 겨우 부처 인사를 끝냈지만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부실 검증’ 논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헌수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의 부적절한 주식 거래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이 실장의 주식 거래 개입 과정에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많다. 그런데도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은 이번에도 본인 해명만 듣고 무사 통과시켰다. 성접대 의혹 사건에 연루돼 낙마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나 역외 재산 은닉 의혹으로 사퇴한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의 인사검증 때도 민정수석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넘겼다가 역풍을 맞았다. 18일 본보 취재팀의 확인 결과 2009년 국정원을 퇴직한 이 실장은 2010년 법정에 증인으로 섰다. 자신의 오랜 친구인 양모 씨가 전직 국정원 직원 안모 씨와 안 씨의 부인 김모 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안 씨 부부가 양 씨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국정원에 투서를 넣어 이헌수가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도록 하겠다”고 협박하자 이 실장은 양 씨를 만나 안 씨 부부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설득했다. 판결문에는 ‘이헌수는 당시 승진을 앞둔 시점에서 사소한 내용의 민원이나 투서에도 승진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심한 상황이었다’고 적혀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이미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뇌물 혐의로 구속된 김광준 검사가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재직 당시 안 씨의 부인 김 씨에게서 ‘공갈 피소 건을 잘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8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이 실장 문제를 사전에 알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원 고위 간부가 동료들에게 특정 주식을 사도록 권유하고, 또 과도한 수익을 얹어 되돌려 주도록 개입한 데 대해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청와대는 “모든 해명은 국정원에서 하기로 했다”며 함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제라도 인사검증과 판단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는 청와대 민정라인을 전면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천과 검증을 명확하게 분리하고 다운계약서 등 논란이 될 만한 사안에 대해 자체적인 검증기준을 세워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것.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업무보고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허태열 비서실장을 대상으로 박근혜정부의 잇단 인사 실패를 질타하고 존안자료 활용 방안 등 인사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이재명·조동주 기자 egija@donga.com}

국가정보원 여직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국정원 직원이 국내 정치에 사실상 관여했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수사 128일 만인 18일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선거법 위반 혐의는 없다”고 밝혔고 야당은 “정치적 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원세훈 전 국장원장을 수사하는 등 국정원 관련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방침이다. 원 전 원장 소환과 국정원 압수수색이 불가피해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 조직적 개입 있었나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8월부터 대선 직전인 12월 11일까지 좌파 성향의 웹사이트 ‘오늘의 유머’와 중고차 매매 사이트 ‘보배드림’ 등에 정치적으로 보수적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올린 김모 씨(29·여)와 이모 씨(39) 등 국정원 직원 두 명을 국정원법(정치관여 금지)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김 씨에게 다수의 ID를 건네받아 글을 올린 공범 이모 씨(42)도 같은 혐의로 송치했다. 두 차례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한 국정원 심리정보국장 A 씨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야당 당원들과 대치했던 김 씨와 더불어 송치된 39세 이 씨에 대해 경찰은 국정원 직원임을 100% 확신한다고 밝혔지만 국정원 측은 “직원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42세 이 씨는 김 씨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3명이 지난해 8월 말부터 대선 직전인 12월 초까지 올린 글 400여 개 중 100여 개가 정치 관여 혐의를 받고 있다. 100여 개의 글 중 4대강 사업, 국가보안법 등과 관련해 야당, 좌파성향 단체의 주장을 비판하는 글이 대다수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여당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 조사에서 김 씨 외에 다른 직원까지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원 전 원장의 지휘 아래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의 추가 가담 사실이 드러나 심리정보국장을 소환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아직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수사 관계자는 “조직 차원의 개입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김 씨가 대북심리전 활동을 하던 중 북한을 옹호하는 글을 보고 흥분해 개인적으로 게시글을 단 것인데 경찰이 국정원법 위반으로 단정했다”며 “이번 일로 국정원의 종북행위 감시 업무가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야당 “정권 눈치 본 정치적 결론” 경찰은 이들이 쓴 글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광석 수서경찰서 서장은 “게시글과 댓글에 단 추천, 반대가 공직선거법상 선거 관여에 해당하는 적극적인 의사표시로 보기 어렵다”며 “특정인을 낙선시키거나 당선시키기 위한 행동인 선거운동 정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씨가 새누리당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인터넷에서 찬반 의견을 표시한 행위는 혐의 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통합당은 “경찰이 정권 눈치 보기와 늑장 수사로 엉뚱한 결론을 냈다”며 “불법 선거 개입을 했는데 국정원법만 어기고 선거법은 어기지 않았다는 황당한 발표 역시 정치적 결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채동욱 검찰총장은 “국정원 관련 의혹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사건인 만큼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뿐 아니라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고소·고발한 원 전 원장 사건을 포함해 국정원에 관련된 10여 건을 함께 수사한다. 특별수사팀은 이진한 2차장이 총괄 지휘하고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팀장을 맡는다. 그 외 박형철 공공형사수사부장과 검사 6명(공안부 3, 특수부 1, 첨단부 1, 형사부 1명), 수사관 12명 외 디지털포렌식(과학수사) 요원 등 수사지원 인력 10여 명이 참여한다. 특별수사팀은 경찰이 넘긴 기록을 검토한 뒤 국정원 압수수색과 원 전 원장 소환조사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박훈상·조동주·최예나 기자 tigermask@donga.com}
이헌수 신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60·사진)이 국정원 동료 직원들에게 친구 회사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고 직원들은 약 4년 후에 60%가량의 이익을 보고 주식을 환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이 실장이 해당 회사가 경영난에 처할 거란 걸 미리 알고 국정원 직원들의 투자금을 회수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17일 국정원 등에 따르면 이 실장은 1999년 국정원 직원 10여 명에게 자신과 절친한 양모 씨(61)의 화장품회사인 G사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이 실장은 중학, 대학교 동창인 양 씨가 사기를 당해 사정이 어려워지자 양 씨를 돕기 위해 주변에 투자를 권했다고 한다. 이 실장의 소개를 받은 국정원 직원들이 다시 일반인을 소개해 총 90여 명이 주당 2만 원에 비상장사인 이 회사 주식을 샀다. G사의 화장품은 2001년 11월 홈쇼핑에서 대박을 터뜨리면서 매출이 크게 올랐다. 이 실장의 소개를 받았던 투자자들은 2002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주당 3만2000원을 받고 양 씨에게 주식을 환매했다. 투자 대비 60%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03년 7월 생산 화장품에서 방부제가 검출됐다는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한 소비자단체가 오랜 기간 준비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일부 언론은 국정원에 근무하는 이 실장이 이런 내용을 미리 알고 직원들에게 주식을 환매하라고 권했고 결과적으로 다른 투자자는 큰 손실을 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정원과 양 씨는 이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국정원 측은 “양 씨가 회사의 자금사정이 나아진 상황에서 투자금 회수를 원하는 일부 투자자에게 환매해 준 것”이라며 “이 실장이 청와대 인사검증 때 이런 내용을 자진신고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청와대가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실장이 양 씨 회사의 주식을 매매해 이득을 봤어야 하는데 이 실장은 주식을 아예 산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정원은 “이 실장은 친구인 양 씨가 자금난에 처하자 자신의 집을 담보로 내줘 양 씨가 2억2000만 원의 은행대출을 받았지만 결국 집까지 날렸다”고 강조했다. 양 씨는 이날 동아일보에 “이 실장이 소개해준 국정원 직원만 환매해준 게 아니라 일반인도 다 환매해줬다”고 말했다. 이 실장의 권유로 투자했던 한 국정원 직원은 양 씨를 협박하다 실형을 선고받았다. 1999년 이 실장이 양 씨에게 소개해준 전직 국정원 직원 안모 씨(60)와 부인 김모 씨는 이 회사 주식 3500주를 7000만 원에 샀다. 하지만 이 부부는 2002년 양 씨에게 주식을 10억 원에 되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에 투서하면 친구인 이헌수가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이 부부는 이 실장에게도 “당신이 양 씨를 소개해줬으니 책임져라. 아니면 국정원에 탄원서를 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씨 부부는 주식 매입 이후 상장될 거라는 기대가 이뤄지지 않자 가정생활에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실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커피숍에서 양 씨를 만나 안 씨 부부의 요구를 들어 달라고 설득했다. 승진을 앞둔 이 실장이 곤경에 처할 것을 걱정한 양 씨는 8억 원을 주고 주식을 되사줬다. 양 씨는 이 실장이 2009년 퇴직하자 안 씨 부부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안 씨 부부가 투자금에 비해 많은 돈을 환매받는 과정에 공갈협박이 있었다고 보고 안 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에선 안 씨에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부인에겐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2011년 이 판결을 확정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 직원들과 G사 간에는 환매 옵션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 씨의 부인 김 씨는 재판 과정에서 “2002년 당시 주식 가치를 주당 6만 원가량으로 봤다”고 진술했다. 2003년 3월 환매 당시의 주식 가치에 대해 양 씨는 “주당 2만 원에 판 주식을 3만2000원에 환매해준 것은 투자자들에게 적당한 이익을 안겨주면서 추후 코스닥에 상장됐을 때를 대비한 모험이었다”며 “비상장 주식은 회사가 정하는 게 가격”이라고 말했다.조동주·박훈상 기자 djc@donga.com}

#1. 여성 팝아티스트(대중예술가) 이주혜 씨(25)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의 사진 앞에서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을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씨는 13일 경북 구미시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진행된 ‘박정희와 팝아트 투어’에 참가해 박 전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간판 앞에서 이런 포즈를 취했다. 이 씨는 ‘우리는 순수하다. 그러나 무지는 계몽해야 하고 죄이자, 폭력이다’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2. 자칭 ‘새누리당 저격수’ 황모 씨(28)는 지난해 4·11총선과 대선 기간에 트위터로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선후보를 비난했다. 황 씨는 총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4일 “맘 같아선 박근혜 ××를 찢어버리고 싶다. 삼성동 저택에 근혜 있을 때 수류탄 던지고 싶다”는 트윗을, 총선이 막 끝난 지난해 4월 15일엔 “만약 내 부모가 박근혜나 이명박이었으면 난 벌써 죽였다”라는 트윗을 날렸다. 황 씨는 박 대통령의 남편감으로 조두순, 오원춘 등 성폭행범이 제격이라는 트윗도 다수 퍼뜨렸다. 인터넷 게시판엔 ‘박근혜와 오원춘이 같이 교도소에 합방되는 그날까지’라는 글을 올렸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전현직 대통령에게 퍼붓는 욕설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가원수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권리지만 일부 인사들은 보는 이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준의 욕설을 서슴지 않는다. 팝아티스트 이 씨가 육 여사에게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은 14, 15일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해서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찬반 견해를 표현할 수 있지만 왜 육 여사에게까지 욕설을 퍼붓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 씨를 향해 “저 ×, 육 여사가 누구인지 알고나 저러나” “손가락을 잘라버려야 한다”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씨는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가 15일 다시 열었다.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 욕을 잘 모르나본데 내 손가락 방향을 보면 육영수 여사가 아니라 그 사진을 보는 ‘박정희 빠(열혈지지자)’에게 욕을 하는 것”이라며 “박정희는 이미 죽었지만 사실 죽지 않았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트위터엔 ‘1980.5.18 대량살인을 정당화한 유신정권. 당연한 권익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살해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유신정권은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암살당하면서 종말을 고했으며 5·18민주화운동 진압과는 무관하다. 이 씨가 역사의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방 중독증’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국가원수 비난 글을 올리는 데 매달리는 누리꾼들도 있다. ‘새누리당 저격수’를 자칭했던 대학 휴학생 황 씨는 ‘안티 박근혜’라는 트위터를 운영하며 4300여 명의 팔로어에게 2400여 개의 ‘욕설 트윗’을 쓰거나 리트윗하고 있다. 황 씨는 지난해에는 다른 트위터 계정으로 이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 등 여당 인사를 비방하는 트윗 4000여 개를 쓰거나 리트윗했다. 결국 황 씨는 도가 지나친 후보 비방으로 지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불구속 기소됐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경찰과 동행해 황 씨의 아버지를 찾아가 ‘아들이 온라인 활동을 자제하게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박 대통령을 살해하고 싶다는 황 씨의 위협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황 씨는 15일 자신이 운영하는 박 대통령 안티 카페에 글을 남겨 “국정원의 이번 행위는 민간인 사찰이며 헌정질서 파괴”라고 주장했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국정원이 황 씨 가족을 방문한 건 민간인 사찰”이란 논평을 냈다.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 등 보수성향 대통령만 욕설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맹목적인 비난을 퍼붓는 글도 숱하게 검색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나 객관적 사실을 알아보기보단 이념적 지역적으로 자기편이 아니라고 여겨질 경우 무조건적인 증오를 퍼붓고 보는 치기 어린 역사관이 사회에 만연한 결과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가원수모독죄는 1988년 폐지됐다. 하지만 국가원수뿐만 아니라 그 누구를 대상으로 해서라도 상습적으로 인신공격성 비방을 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엔 모욕죄와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 조동주·이철호·권오혁 기자 djc@donga.com}
송모 씨(42)는 2월경 사귄 지 6개월 된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 마약 전과만 8범인 그는 감정 기복이 극도로 심했다. 믿었던 애인이 떠나자 여성 전체를 혐오하게 됐다. 마땅한 직업이 없는 마약중독자 송 씨는 돈이 필요해지자 평소 혐오해온 ‘여성’을 노렸다. 그는 한밤중에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그러다 혼자 명품가방을 들고 걸어가는 젊은 여성에게 조용히 따라붙었다. 그러고는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왼손을 창문으로 내밀어 가방을 낚아채 달아났다. 그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 일대를 누비며 여성 4명으로부터 루이뷔통, 구치 등 명품 가방 4개를 날치기하고 현금 100여만 원도 챙겼다. 송 씨는 추적을 피하려고 위조된 번호판을 붙이고 다녔다. 경찰은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하안동의 한 모텔에서 히로뽕에 취한 송 씨를 붙잡았다. 피해여성들은 가방이 모두 진품이라고 밝혔지만 송 씨는 경찰에서 “훔친 명품 가방 4개 중 2개가 가짜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모두 진품일 경우 가방 4개의 총 구매가는 500만 원이 넘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송 씨를 절도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죄송한데 휴대전화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박모 군(16)은 지난해 8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또래 여중생 A 양에게 말을 건넸다. 박 군은 스마트폰을 받아 전화를 거는 척하더니 갑자기 줄행랑을 쳤다. A 양이 쫓아오지 못할 만큼 멀리 달아난 박 군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장물업자 이모 씨(37)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군은 오토바이를 타고 온 이 씨에게 A 양의 휴대전화를 넘기고 현금 30만 원을 손에 쥐었다. 가출 청소년인 박 군은 이때부터 2월 초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동네 친구 10명과 함께 40여 대의 스마트폰을 훔쳤다. 주로 2인 1조로 움직이며 영등포구 관악구, 심지어 경기 안양시까지 범행 지역을 넓혔다. 무작정 택시나 지하철을 타고 모르는 동네로 가 스마트폰을 훔친 뒤 돌아오기도 했다. 박 군 일당은 주로 여성들을 범행 상대로 삼았다. 대당 10만∼30만 원씩 팔아 하루에 100만 원을 벌기도 했다. 이들은 이 돈으로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고 가출 비용을 충당했다.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아베크롬비 트레이닝복을 사기도 했다. 이들은 절도행위를 ‘휴대폰 사업’이라 부를 정도로 죄의식이 없었다. 경찰관리대상 청소년이었던 박 군은 범행 장면과 얼굴이 폐쇄회로(CC)TV에 잡히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박 군 등 11명을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남성 6인조 그룹 ‘신화’의 홍콩 팬클럽 회장 L 씨(29·여)는 2월 중순 고민에 빠졌다. 3월 16, 17일 한국에서 열릴 ‘신화 15주년 콘서트’ 티켓을 구하지 못한 탓이었다. L 씨는 신화의 노랫말을 알아듣기 위해 배운 한국어 실력으로 한국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에 들어가 매물로 나온 티켓을 찾았다. 그러다 임모 씨(28)가 올린 ‘신화 콘서트 스탠딩SR석 20만 원, VIP석 45만 원 판매. 티켓은 택배로’라는 글을 봤다. L 씨는 기쁜 마음에 팬클럽 회원들에게서 티켓 70여 장 값인 2300여만 원을 모아 임 씨에게 보냈다. 하지만 기다리던 택배는 오지 않았다. 임 씨가 인터넷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사기를 친 것이다. 격분한 L 씨는 한국까지 날아와 임 씨를 신고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7월부터 인터넷 카페에서 유명 가수들의 티켓을 판다고 속여 내·외국인 75명에게서 5100만 원을 챙긴 혐의로 임 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유명 가수에 대한 팬심을 이용한 티켓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다. L 씨가 피해를 당한 ‘중고나라’에는 티켓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 사례가 400개 이상 올라와 있다. 지난달 12일엔 가수 싸이의 티켓을 싸게 판다며 37명에게서 400여만 원을 챙긴 형제 2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야구 티켓 사기도 성행하고 있다. 박모 씨는 지난달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LG와 SK의 개막전 티켓을 판다는 글을 보고 김모 씨 계좌로 5만2000원을 입금했지만 이후 연락이 끊겼다. 인터넷 사기 피해 사례를 모으는 ‘더치트’에는 김 씨 명의의 계좌로 당한 피해만 19건이 등록돼 있다. 모터쇼 입장권이나 놀이동산 자유이용권, 서울시내 고급호텔 숙박권도 주요 사기 대상이다. 인터넷 카페의 티켓 거래는 구매자가 먼저 돈을 보내면 판매자가 티켓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이뤄져 사기에 취약하다. 사기꾼은 대부분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쓰고 일정 기간 사기를 치면 새로운 명의의 대포폰과 대포통장으로 갈아탄다. 티켓 사기꾼들은 절대 직접 거래하진 않는다. 만남을 요청하면 연락을 끊거나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회피한다. 인터넷에서 티켓을 살 때 직거래를 한사코 거부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조동주·박훈상·권오혁 기자 djc@donga.com}
북한의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한 어나니머스가 북한의 핵 시설을 사이버 공격하겠다고 예고했다. 우리민족끼리 해킹을 주도했다고 주장하는 어나니머스의 해커 A 씨(@Anonsj)는 8일 동아일보와의 트위터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일인 6월 25일에 ‘작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전’은 북한의 핵시설 등 주요 시설을 교란시키고 고위관료 명단 등 핵심정보를 빼내는 것이다. A 씨는 “이 공격이 성공하려면 북한 내부 인트라넷 ‘광명’과 외부 인터넷을 연결하는 ‘닌자 게이트웨이’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닌자 게이트웨이는 자객을 뜻하는 일본어 ‘닌자’와 서로 다른 통신망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의 합성어다. 닌자 게이트웨이가 실제 구축된다면 북한 내부에서만 이용 가능한 ‘광명’에 누구든지 접속할 수 있게 돼 북한의 시설과 웹 해킹이 한결 수월해진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폐쇄망을 외부 인터넷과 연결하려면 내부 동조자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A 씨는 “북한의 내부조력자가 신변의 위협을 감수하고 있어 이 부분은 침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민족끼리 해킹에 가담한 한국인은 자신을 포함해 두 명이며 나머지는 외국인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해킹은 남조선정보원을 비롯한 괴뢰패당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며 “통합진보당,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각계각층에 대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 신상털기가 진행된 일간베스트 홈페이지(www.ilbe.com)에 7일 밤부터 8일 오후 3시 반까지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이를 놓고 어나니머스 측이 공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어나니머스코리아는 “우리와 무관한 사안”이라고 부인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국제 해킹단체 어나니머스가 5일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회원 6216명의 명단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공안당국이 전체 회원 1만5217명의 명단에 대한 실명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당국은 이 명단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인사들과 대학 총학생회 및 친북 성향 정당 관계자, 각종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7일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동아일보가 분석한 결과 공개된 명단 1만5217명 중 다음 네이버 네이트 등 국내 3대 포털의 e메일 계정을 이용해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회원은 2290명이다. 한메일과 다음이 1763개로 가장 많았고 네이버(459개), 네이트(68개)가 뒤를 이었다. 당국은 기존에 인터넷에서 종북 활동을 한 사람과 ID나 e메일 주소가 일치하는 명단을 찾고 있다. 본인이 직접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해 이적 활동을 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명단에 적힌 ID나 e메일 주소가 다른 사이트에서 종북 활동을 한 이력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제7조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하는 경우나, 사회 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날조하거나 유포한 자에 대해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회원 가입 때 본인 확인 절차를 밟지 않는 만큼 회원 상당수가 가명으로 가입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회원 가입 e메일 중엔 ‘남로당@빨치산.남조선’ ‘오오오오@오오오.com’ ‘길림성@.연길시 신흥가’ 등 정상적인 주소가 아닌 것도 있다. 당국은 지난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추모한다며 무단 방북했다가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이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기록을 확보했다. 노 부의장은 지난해 3월 24일 김 국방위원장 사망 100일 추모행사에 참석하겠다며 정부 허가 없이 무단 방북했다가 103일 만인 지난해 7월 5일 북한 주민의 환송을 받으며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 당국은 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전직 전교조 교사 김모 씨가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기록을 확인했다. 국내 진보 성향 언론사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K 씨도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K 씨는 블로그에 김일성 주석이 항일운동을 했다는 ‘보천보 전투’를 칭송하는 글을 다수 남기고 북한 노래를 소개했다. 패션용품을 판매하는 블로그에 북한의 건축물과 여성 사진 등을 올렸던 O 씨도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서울 및 지방 소재 대학의 전 총학생회 관계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 회원 명단에 오른 한 인사는 “가입 기억은 없지만 2000년대 초 북한 사이트 접속이 자유로운 시절 학생운동을 하면서 국내 사이트에 올라온 북한 사이트의 글을 읽은 적은 있다”며 “요즘 모르는 번호로부터 ‘간첩이죠?’라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수십 개 받았다”고 말했다. 현직 경찰관의 명단도 나왔지만 당사자인 A 경사(중앙경찰학교 재직)는 “언제 가입했는지 모르겠다. 가입했다면 첩보 입수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기적인 첩보활동을 하면서 인터넷 자료 수집 과정에서 회원으로 가입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어나니머스에 해킹당했던 우리민족끼리는 6일 오후 정상 복구됐다. 회원만 쓸 수 있는 ‘독자투고’를 작성할 때는 이름 거주지 직업 등을 쓰게 돼 있었다. 동아일보가 7일까지 올라온 투고 1957개를 들여다보니 주소란에 ‘서울 마포구’ ‘경기 파주시’ ‘강원 태백’ 등 국내 주소를 적어놓은 글이 795개나 됐다. 나머지는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주소가 적혀 있다. 국내 주소가 적힌 글 대부분은 미국과 남한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정홍원 총리 등을 비난하는 글도 많았다. 투고된 글들이 북한에 의해 조작된 것이란 의견도 있다. 게시판에 쓰인 글 중 ‘서울시 강남동’ ‘경기도 인천시’ 등 실존하지 않는 주소가 올라오기도 했다. 북한 사이버 세력이나 해외 친북인사들이 남한의 지역 명칭에 익숙하지 않아 실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당국은 게시글 다수가 자연스러운 남한 말투로 작성된 걸로 미뤄 대다수는 조작되지 않은 글로 판단하고 수사하고 있다.조동주·권오혁·이철호 기자 djc@donga.com}

‘야쿠르트 아줌마’가 미술관에 떴다. 야쿠르트 여성 배달원들이 4일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미술관에서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전’을 둘러보고 있다. 이 전시회는 1905년부터 1943년까지 체코에서 활동한 주요 화가 28명의 회화 107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21일까지.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북한의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국제해킹단체에 해킹당해 회원 9001명의 신상이 유출됐다. 이 명단에는 다음 네이버 네이트 등 국내 포털사이트의 e메일 계정으로 북한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이 다수 발견돼 파문이 예상된다.국제해킹단체 어나니머스(‘익명’이라는 뜻)는 4일 ‘우리민족끼리’ 회원 9001명의 아이디와 e메일 주소, 성별과 생년월일 등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어나니머스는 3일 △북한의 핵위협 중단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 사퇴 △북한의 자유민주주의화 △북한 주민의 인터넷 제한 해제를 요구하며 “북한 내부 인트라넷과 메일서버, 웹서버를 해킹해 우리민족끼리 회원 1만5000명의 신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뒤 다음 날인 4일 일부를 공개한 것이다. 어나니머스는 “우선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을 삭제한 뒤 북한의 나쁜 독재정부도 지워버리겠다”고 경고했다.동아일보가 공개된 회원 9001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국내 포털의 e메일 주소로 가입한 회원이 1800명을 넘었다. 다음과 한메일이 1590명으로 가장 많았고 네이버(226개)와 네이트(38개)가 뒤를 이었다. 중국 사이트 ‘시나닷컴’이나 미국 사이트인 ‘야후’ ‘라이코스’ 등의 계정을 이용한 회원도 여럿 눈에 띄었다. 북한식 이름인 ‘리명철’ ‘리순영’ ‘리만철’ 등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회원도 있었다.누리꾼들은 이날 유출된 명단에 적힌 신상정보를 통해 ‘종북인사’ 찾기에 나섰다. 이들은 국내인사들의 실명을 찾아 속속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회원 중에는 대학교수, 친북 성향 정당원, 인터넷 매체 기자, 대학생, 교사,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회원 등도 있었다. 회원 명단에 적힌 인물이 자발적으로 회원으로 가입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정보를 도용당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공개된 회원 9001명의 정보를 토대로 신상 파악에 나섰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 국민이 북한 사이트에 가입했다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사이트와는 별도로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도 해킹됐다. 이 트위터 계정은 ‘hacked’라는 문구를 앞에 붙인 북한 사이트 주소를 적은 글을 여러 개 올렸다. 이 주소는 구국전선, 우리민족강당 등 또 다른 대남선전용 홈페이지였지만 이 사이트들도 모두 해킹돼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한 북한 사이트가 외부에 의해 해킹당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해킹한 주체가 누구인지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는 4일 한때 김정은을 희화화한 사진과 함께 현상금 100만 달러(약 11억2800만 원)를 적어놓은 ‘현상수배문’이 걸렸다. 이 사진은 김정은과 만화 서유기의 돼지 캐릭터 저팔계를 합성한 뒤 배에 만화 캐릭터 미키마우스를 그렸다. 사진 밑엔 “핵과 미키마우스를 사랑하는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조동주·권오혁 기자 djc@donga.com}
어나니머스는 전 세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국제 해커들의 모임이다. ‘우리가 군단이다’란 슬로건을 걸고 정의와 표현의 자유, 인터넷 검열 반대를 주장한다. 이 단체는 하나의 구심점이 있는 게 아니라 원자화된 전 세계 개인 해커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힘을 합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계정(@youranonnews)에도 “우린 공식 계정이 없다. 수많은 익명 계정 중 하나가 우리다”라고 적혀 있다. 이들은 주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2010년 이란 정부 사이트, 2011년 일본 소니 서버를 공격했다. 지난해엔 미국 정부가 파일공유 사이트인 ‘메가업로드’ 등을 폐쇄하자 미국 법무부 등 정부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퍼부었다. 이들은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고속도로 휴게소에 ‘여성 전용 흡연구역’이 만들어지자 남녀 역차별 반대를 주장해온 일부 남성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전남 목포∼광양 고속도로에 있는 보성녹차휴게소는 지난해 12월 건물 밖에 ‘여성 전용 흡연구역’을 만들었다. ‘여성 흡연구역’이란 푯말 아래 테이블과 의자 2개, 재떨이가 있다. 이 흡연구역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 남성 누리꾼들은 “명백한 남녀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한 남성 흡연자가 쓰레기통 앞에서 초라하게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남자들은 정부의 금연정책 때문에 담배 피울 곳을 급격히 잃어 가는데 여성들만 배려해 주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여성 전용’이 갈수록 확산되는 데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남성들도 있다. 주차장 버스좌석 등 여성 전용이 점점 늘어나 남성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흡연구역까지 여성 전용을 따로 만드는 건 심각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남성연대’의 성재기 대표는 “여성들이 자꾸 ‘전용’을 주장하는 건 스스로 사회적 약자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여성 전용 핑크 택시처럼 여성의 안전을 위한 정책은 용인할 수 있어도 흡연구역까지 여성 전용을 만든다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전용 주차장과 버스 좌석에 이어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여성 전용 임대주택과 여대생 전용 기숙사처럼 역차별을 조장하는 포퓰리즘 정책이 활개치고 있다”고 성토했다. 반면 여성 흡연자들은 전용 흡연구역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여성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담배를 피웠을 때 중장년 남성들의 눈치를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 씨(27·여)는 “회사 안에 흡연실이 있지만 눈치가 보여 화장실을 간다고 거짓말하고 건물 밖으로 나와 몰래 담배를 피워야만 했다”며 “화장실을 간다며 자주 들락날락하니 상사들이 ‘과민성 대장증후군 아니냐’고 농담할 때마다 차마 흡연 사실을 말할 수 없어 ‘그렇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대학원생 이모 씨(24·여)는 “외부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아저씨들이 다가와 ‘어디서 여자가 담배를 피우나. 나중에 기형아를 낳을 거다’라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성 전용 흡연구역은 과거에도 일부 지역에 있었지만 얼마 안 가 사라졌다. 강릉휴게소는 2011년 9월 화장대와 공기청정기, 가글 세트를 갖춘 여성 전용 흡연구역을 만들었지만 이용객이 하루 1, 2명에 불과해 올해부터 남녀 공용 흡연구역으로 용도를 바꿨다. 충주휴게소는 올해 2월 여성 전용 흡연실을 남녀 공용으로 전환했다. 강릉휴게소 관계자는 “여성들이 전용구역 대신 휴게소 뒤쪽에서 몰래 피웠다. 흡연실로 들어가면 담배 피우는 여자로 보여질까 봐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동주·권오혁·곽도영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