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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아파트. 지난달 입주민 폭언에 시달리던 경비원 이모 씨(53)가 분신한 곳이다. 동료의 죽음으로 상실감에 빠져 있던 A아파트 경비원 78명에게 19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자신들이 소속된 경비용역업체와 입주자대표회의 측으로부터 올해 12월 31일자로 전원 해고를 예고한 통보를 받은 것. 기자가 이 아파트를 찾은 25일 경비원들은 삼삼오오 경비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경비원 B 씨는 “그날(분신 사건) 이후부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직장을 잃는다는 생각을 하면 초소에 들어설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측이 ‘보복성 해고’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A아파트 경비원이었던 이 씨는 10월 7일 한 입주민의 폭언을 견디지 못해 분신했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달 7일 숨졌다. 이후 경비원 노조 측은 경비업체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으나 결렬됐다. 고용주와 대립하고 있던 상황에서 해고 예고 통보가 내려지자 경비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경비원 C 씨는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현재의 90%에서 100%가 적용돼 고용주 측이 ‘해고 칼바람’을 몰고 올 수 있는 상황인데 보복성 해고까지 겹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비용역업체는 “해고에 대해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 매년 재계약 때문에 진행하는 통상적인 절차”라고만 해명했다. 문제는 경비원 대량 해고 사태가 비단 이 아파트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비원들에게 ‘해고 한파’가 우려되는 것은 내년부터 경비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 100%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7년 당시 40만 명에 이르던 경비원들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면서 ‘70% 유예 적용’을 선택했다. 문제는 4년이 지난 이후부터였다. 유예기간이 끝나가던 2011년 겨울 전국 각지에서 경비원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경비원 임금을 최저임금의 90%로 맞춰 다시 3년 유예했다. 그러다 내년에 경비원 전원이 최저임금 100%에 맞춘 월급을 받게 됐다. 올해 최저임금의 90%인 시급 4689원에서 내년 5580원으로 올라가면 관리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무더기 해고가 우려된다. 서울 영등포구 E아파트 경비원 김모 씨(61)는 “최저임금을 100% 지급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력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걱정했다. 서울 동작구 B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이모 씨(60)는 “임금 삭감을 위해 경비원의 ‘쉬는 시간’을 늘리는 경비업체나 관리사무소의 관행이 계속되면 내년에도 월급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24일 경비원 해고를 막기 위해 2017년까지 경비원 1인당 매달 고용지원금 6만 원을 주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고용부가 확보한 내년 예산은 23억 원밖에 되지 않아 지원 대상이 3000여 명에 불과하다. 전국 25만 명의 경비원 가운데 해고 가능성이 높은 만 60세 이상 근로자는 약 5만 명에 이른다. 고용부는 경비 근로자들의 부당한 고용조정 및 근로조건 침해를 막기 위해 내년 1분기(1∼3월)에 경비·시설관리업체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정윤철 trigger@donga.com·최혜령 기자}

A 씨(24)는 2009년 중앙대의 ‘1+3 국제전형’에 합격했다. 국내 명문대 진학이 쉽지 않은 성적이었기에 “1년 동안 국내에서 수업을 받고 나머지 3년간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학교 측의 설명에 가슴이 설�다. 그는 합격 후 1년간 중앙대에서 수업을 받고 미국의 한 주립대로 유학을 갔다. 그러나 합격 전에 들었던 학교 측의 설명과는 거리가 있었다. 3000만 원 가까운 돈을 들였지만 수업내용이나 교육환경은 기대 이하였다. 그는 편입하기 위해 미국 내 다른 대학에 문의했다. 얼마 뒤 A 씨는 청천벽력 같은 답변을 들었다. A 씨가 이수한 학점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2년 동안 받은 수업이 송두리째 허공에 날아간 것이다. A 씨는 결국 귀국한 뒤 2011년 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치러야 했다. 6, 7년 전 국내 10여 개 대학이 경쟁적으로 도입해 운영했던 1+3 국제전형에 합격한 사람은 약 5100명. A 씨를 비롯해 이들 중 상당수가 학점 인정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 전형 자체가 사설 유학원이 주도한 불법 유학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피해가 잇따르자 2012년 11월 교육부는 해당 대학들에 전형 폐쇄 명령을 내렸다. 일부 대학과 학부모들이 소송을 냈으나 대부분 패소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7월부터 국제전형 운영의 위법성 수사를 해온 경찰은 외국교육기관특별법위반 혐의로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1년 3개월여에 걸친 수사를 통해 모두 17개 대학과 유학원 관계자 6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직에서 사퇴한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낸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과 박철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 김희옥 현 동국대 총장(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등 전현직 총장 12명이 포함됐다. 전형 운영 과정에서 대학과 유학원 사이에 기부금이 오간 사실도 확인됐지만 대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학원 관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17개 대학의 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이 등록금 명목으로 낸 돈만 약 733억 원에 달한다. 각 대학은 이 돈의 절반가량을 유학원에 주고 나머지를 챙겼다.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새로운 형태의 1+3 전형이 등장해 입시철 수험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일부 유학원이 필리핀 미국 등지의 대학과 연계해 변형된 전형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필리핀이나 미국의 커뮤니티칼리지(전문대)에서 1년을 공부하면 미국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고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본보 취재진이 24일 찾은 서울 강남의 B유학원의 경우 “영어 성적이 부족해도 우리 커리큘럼만 따라가면 걱정 없다”며 “수능에서 영어 4등급을 받은 학생도 무난하게 미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강남의 다른 유학원 측도 “1년간 필리핀 대학에서 1학년을 보내는데 현지 코디네이터가 있어 큰 불편은 없다”며 “나머지 3년은 미국 명문대에 진학해 공부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학원들이 연계한 대학에서 실제 학적에 등록돼 1학년 학점을 주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정윤철 기자}

“형님께서 와인을 잔에 가득 채워주는 바람에….” 이달 7일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사거리 인근에서 음주 단속에 적발된 방송인 노홍철 씨(35·사진). 두문불출하던 그가 23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기습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천진난만한 평소 모습과 달리 “죄송합니다”란 말을 반복하며 굳은 표정으로 음주운전 경위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노 씨의 채혈 샘플을 분석한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가 0.105%(면허 취소)로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속 당시 노 씨는 “와인 한 잔을 마셨다”고 진술해 의도적으로 음주량을 축소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노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잔’의 개념이 잔의 3분의 1가량 술을 따라 마시는 와인 에티켓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인이 ‘늦게 합류했으니 많이 마시라’며 잔을 가득 채워 줬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통상 14.5도인 와인을 한 잔 가득 마셨다면 노 씨와 같은 혈중 알코올농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주행 거리에 대해서는 “적발 당시엔 20∼30m를 주행한 줄 알았지만 나중에 보니 150m나 운전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노 씨는 이날 오전 5시 반이라는 이례적인 시간에 출석해 언론 노출을 피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 씨는 MBC ‘무한도전’에서 자신의 마지막 촬영분의 방영(22일)이 끝난 만큼 ‘조용히 조사받고 싶다’며 새벽 시간 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24일 노 씨의 운전면허를 1년간 취소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회삿돈으로 명절 선물을 구입하고 납품 대가로 뇌물을 받아 챙긴 국민체육진흥공단 전현직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국민체육진흥공단 전 홍보비서실장 A 씨(53)와 전 상생경영팀장 B 씨(47)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정정택 전 공단 이사장(69)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이사장은 2011년 11월부터 올 4월까지 지인과 체육계 인사에게 보낼 명절 선물을 법인자금으로 구입하도록 지시했다. A 씨는 이 기간에 명품 지갑, 양주 등 최대 40만 원에 이르는 선물을 2억9000만 원어치나 구입했다. 공단은 내부규정에 따라 3만 원 이하의 기념품이나 선물만 구입할 수 있다. A 씨는 부하 직원들에게 3만 원 이하 홍보물품을 구입한 것처럼 회계처리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다. 또 B 씨는 거래업체에 납품 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법인자금 1억1600만 원을 횡령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정 전 이사장이 쓴 선물 대금으로 사용됐다. 정 전 이사장은 경찰 조사에서 “관행에 따라 선물한 것이다”라고 진술했다. A 씨와 B 씨는 인사 및 납품 청탁 등의 명목으로 각각 1380만 원과 335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참사는 국민들에게 뚜렷한 보수 보강 대책 없이 방치된 도시 기반시설의 위험성을 일깨워줬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도 땅 위에는 ‘땜질식 처방’에 그친 낡은 교량이 여전히 있고, 땅속에는 지반 침하를 일으키는 노후 하수관로가 방치돼 있다. 방치된 시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나도 참사의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살아간다. 하지만 도시 노후시설물을 관리하고 유지 보수를 책임져야 할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산 부족에 허덕일 뿐 사고 예방을 위한 전면적 조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선뜻 건널 생각이 들지 않는 ‘낡은 교량’ 본보는 교량 전문가인 김상효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함께 5월 서울시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긴급 조치 필요)을 받은 서울 성북구 북악스카이웨이 1교의 안전 상태를 13일 점검했다. 성북구 북악산로에 위치한 교량은 길이 60m, 폭 8m로 상판 4개를 붙여 만들었다. 완공된 지 44년이 지났고, 하루 평균 1만 대의 차량이 이 교량을 통과한다. 서울시는 북악스카이웨이 1교 상판의 부식이 진행됐으며, 상판 두께(15cm)가 현행 기준(22cm)에 맞지 않아 상판 추락 및 교각 붕괴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통행금지(E등급) 전 단계인 D등급 판정을 내렸다. 8월 보수 공사가 완료됐지만 전면 보수가 이뤄진 것이 아니어서 여전히 사고 위험성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교량을 버티고 있는 콘크리트 교각 3개 외에 임시 철근 교각 2개를 다리 중앙에 세워 상판 추락을 막았고, 부식이 진행된 상판 조각의 추락을 막기 위해 임시 교각 사이에는 철판을 깔았다. 그러나 본보가 김 교수와 함께 점검한 결과 상판뿐만 아니라 교각을 포함한 다리 전체의 철근에서 부식이 발생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철근이 부식되면서 부피 팽창이 일어나 철근을 둘러싸고 있는 접합재료인 콘크리트를 밀어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량이 교량 위를 지나갈 때마다 균열된 틈 사이로 부서진 콘크리트 가루가 뿜어져 나왔다. 김 교수는 “긴급 예산을 편성해서라도 부분 보수가 아닌 교량 전체를 개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교량 밑 주택에 거주하는 김모 씨(43)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다리 밑에서 사는 기분은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가 없다”며 “하루에도 수십 번 다리만 바라보고 산다.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1979년 준공된 서울 동대문구 이문고가도 대표적 노후교량으로 정밀안전진단 결과 C등급(보수 보강 조치 필요)을 받았다. 지난해 12월까지 보수 보강 공사를 했지만 북악스카이웨이 1교 사례와 마찬가지로 개축을 한 것은 아니어서 보수 공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교수는 “예산 편성 문제로 적절한 시기에 개축해야 할 시설물들이 보수 공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빠른 노후화 속도를 막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반 침하 원인인 ‘낡은 하수관로’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건물에서 근무하는 최모 씨(66)는 8월 22일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다. 서초대로를 달리던 승합차의 앞바퀴가 도로 한복판에 발생한 구멍(폭 1.5m, 길이 1.8m, 깊이 1.2m)에 빠진 장면을 본 것. 다행히 운전자는 경찰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그러나 최 씨의 가슴 한편에 남은 불안감은 떨쳐지지 않았다. ‘매일 이 도로를 이용하는데 나라고 구멍에 빠지지 말라는 법 있나….’ 최 씨를 혼란스럽게 한 구멍은 하수관로 불량으로 인한 지반 침하로 발생한 것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후 하수관로는 ‘싱크홀’과 ‘동공(텅빈 굴)’ 등 지반 침하 현상의 주요 원인(85%)으로 꼽힌다. 본보가 서울의 A구가 관할하는 구역 내 하수관로 내부 촬영 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30년 이상 사용된 노후 하수관로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가 된 하수관들은 상층부에 구멍이 뚫려 있거나 1m가량 덮인 토사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구부러져 있었다. 전문가들은 균열의 원인으로 △하수관 설계상 부실 △하수관 주변 공사상 과실을 지적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노후 하수관의 경우 개별 하수관 사이에 콘크리트로 이음매를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 때문에 이음매 부위가 부식되면서 하수관로가 ‘V자형’으로 꺾여 지반이 내려앉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분석했다. B구의 안전치수과 관계자는 “메인 하수관을 가정 하수관과 잇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구멍을 뚫은 뒤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발생한 구멍으로 토사가 유입돼 지반 침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지반 침하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균열이 발생한 하수관로를 사전에 발견해 보수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A구에 따르면 크기가 작은 지름 60cm짜리 하수관로 200m를 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억2000만 원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수관의 크기와 주변 상황에 따라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책정된 예산만으로는 하수관로의 전면 보수가 힘들다”고 말했다.박성진 psjin@donga.com·정윤철 기자}

《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와 ‘담양 펜션 화재’ 등 참사가 잇따르면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이면에 개인의 방심으로 인한 ‘안전수칙 미준수’가 있다고 지적한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단속과 규제 보완뿐만 아니라 개인의 의식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본보는 일반인인 직장인 박모 씨(47·여)와 대학생 이모 씨(25)의 일상을 통해 ‘안전불감증’이 어떤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지와 그 원인을 살펴봤다. 조사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과 공동 제작한 ‘생활안전진단표’를 토대로 이뤄졌으며 분석 결과 공통적으로 4가지 안전사고 가능성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 “나에겐 사고 일어나지 않아”… ‘낙관의 오류’ 박 씨와 이 씨는 매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각각 직장과 학교로 향한다. 그러나 진단 결과 둘 다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 박 씨는 “균형을 잡는 데 문제가 없는 데다 위생상 깨끗하지 않아 보여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 사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제력 착각’과 ‘편향된 낙관’에 빠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재희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자신의 몸이 스스로 반응해 돌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과 공공시설물에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안전의식을 둔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 등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88건으로 이 중 65건(약 74%)이 이용자 과실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 속에 빠져버린 ‘안전의식’ 12일 낮 12시 30분. 지하철에서 내린 이 씨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선은 스마트폰에 고정돼 있었다. 그때 그의 옆에 다리를 꼰 채로 서 있던 남성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듯 오른쪽 다리를 움직였다. 곁눈으로 이를 본 이 씨는 횡단보도로 발을 내디뎠다가 혼비백산했다. 승용차 한 대가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고, 신호등은 여전히 빨간불이었기 때문이다. 신호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다 보니 남성이 교차된 다리의 순서를 바꾸려 한 것을 보행 움직임으로 착각한 것이다. 이 씨는 “평소에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손기상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보행 시 스마트폰에 집중하게 되면 주변 인지 능력이 상실돼 위급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상실된다. 안전을 위해 설치된 신호등을 무시한 것은 주위 소홀로 볼 수 있는데 언제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라고 분석했다.○ 불씨 남은 꽁초… ‘용광로 쓰레기통’ “불을 내뿜는 쓰레기통이요? 많이 봤죠.” 이 씨와 박 씨의 진단표를 보면 ‘불씨가 남은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던지는 사람을 봤느냐’는 질문에 ‘목격’이라고 적혀 있다. 이 씨는 “학교 내에 흡연 장소가 있는데 친구들이 담배꽁초를 손끝으로 ‘톡톡’ 떨어낸 뒤 불씨를 확인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던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불씨가 남았잖아’라고 친구에게 경고하고 나서야 친구는 침을 뱉어 불을 끈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쓰레기통 안에는 불이 옮겨붙을 재료(휴지, 신문지, 종이컵 등)가 많기 때문에 화재 규모가 커지고, 확산 속도도 빨라 대형 화재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담뱃불 화재 실험’을 실시한 서울도봉소방서에 따르면 휴지가 들어 있는 쓰레기통에 담뱃불이 떨어지면 불과 3분 50초 만에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발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 지키려는 노력은 불편하다? 박 씨와 이 씨는 퇴근길과 하굣길에서도 안전사고 가능성에 노출됐다. 이들은 술자리 등이 끝난 뒤 귀가를 위해 택시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이동하는데 택시 뒷좌석에 탑승할 때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 공통된 이유는 “짧은 시간 택시를 탔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으며 안전띠를 매면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때 교통사고 치사율이 착용 시보다 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만 승차자의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도로에서 의무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재난연구단장은 “뒷좌석에 앉은 탑승자의 전면에는 에어백이 없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관에서 비상구 확인 안한다” 67% ▼본보-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조사… “안전 소홀, 빨리빨리 문화 탓” 34%동아일보와 사단법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의식 수준’에 대해 일반 시민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국민의 안전의식 점수는 100점 만점에 51.74점(평균)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는 직장인과 대학생 등 523명이 참여했다. 정재희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체계적인 안전교육의 부재로 인해 개인의 확고한 안전의식이 형성되지 못했음을 뜻한다. 또한 언론을 통해 대형사고 소식을 꾸준히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불안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전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179명(34.2%)이 ‘안전보다 경제발전이 우선시되는 문화’라고 답했다. 김일영 씨(30·회사원)는 “‘빠르게 일 처리를 해야 성공한다’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 보니 안전을 챙길 여유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178명(34.0%)은 ‘느슨한 단속과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이라고 응답해 당국의 규제와 단속 미비가 안전불감증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전사고 유형 중 응답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교통사고(277명·53.2%)였으며 화재(89명·17.2%), 산업재해(67명·13.0%)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상당수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승용차 뒷좌석에 탈 경우 안전벨트를 착용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331명(63.3%)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비상구를 확인하는가’라는 질문에는 351명(67.1%)이 ‘확인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정 교수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 선제적 예방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반복적인 교육과 제도적 보완을 통해 안전수칙 준수를 습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박성진 기자}
펜션에 딸린 바비큐장은 무허가 시설이었다. 펜션도 전체 연면적이 1000m²에 미치지 못해 안전점검 대상이 아니었다. 58m²의 조그만 바비큐장 안에서는 대학 동아리 선후배 17명이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었다. 건물 벽면과 천장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지붕은 억새를 엮어 올려 지어져 있었다. 대피할 수 있는 출입문은 단 하나뿐, 바비큐장 안에는 소화기조차 없었다. 15일 불이 나 4명이 숨진 전남 담양군의 H펜션 화재사고 얘기다. 2월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10명 사망), 4월 세월호 참사(사망 295명, 실종 9명), 5월 전남 장성군 요양병원 화재(22명 사망), 10월 경기 성남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16명 사망)….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희생돼야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까. 이번 담양 펜션 화재에서도 당국의 방치, 사업주의 무책임 그리고 개인의 안전불감증이라는 참사의 ‘3대 요인’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고가 날 때마다 지적된 내용이지만 막상 후속 대책은 여전히 ‘땜질식’에 머물고 있다.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는 17일로 한 달을 맞지만 아직 제대로 된 안전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고 직후 전체 환풍구 점검에 나섰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안전성을 판단하는 계량적 기준 없이 점검하다 보니 “도대체 어느 정도가 안전한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황당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개개인의 안전불감증도 여전하다. 14일 오전 8시 경기 부천시 지하철 1호선 역곡역 앞 횡단보도. 빨간 신호등 아래 출근길 직장인 30여 명이 서 있었다. 차량 행렬이 막바지에 이르고 신호등도 곧 파란불로 바뀌기 직전이었다. 그 순간 시민 한 명이 발걸음을 옮기며 무단횡단을 했다. 눈치만 보던 시민들도 뒤따라 무작정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순간 ‘빵’ 하는 경적과 함께 택시 한 대가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 섰다. 빨간 신호등은 그제야 파란불로 바뀌었다. 단 한 사람이 안전규칙을 어긴 것이었지만 “설마 사고가 나지는 않겠지” 하는 ‘안전불감증’이 몸에 밴 사람들까지 무심코 동참하면서 대형 교통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었다. 동아일보와 사단법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11∼14일 전국의 성인남녀 5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한국의 안전의식 점수를 묻는 질문에 “100점 만점에 51.7점(평균)”이라고 답했다. 낙제점을 준 이유는 “개인의 안전의식 문제와 함께 당국의 느슨한 단속 및 솜방망이 처벌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정재희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안전 패러다임을 새로 정립하려면 개인의식을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직장에서 안전교육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강조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황인찬 기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방송인 노홍철 씨(35)가 음주 단속에 적발될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노 씨의 채혈 샘플을 분석한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가 운전면허 취소 수준인 0.105%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 씨는 7일 적발 당시 “미국에서 온 지인 2명과 서울세관사거리 인근 A 호텔에서 만나 와인 1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통상 체중 68kg의 성인 남성이 소주 5잔을 마시면 0.128%(면허 취소)가 된다. 이 때문에 노 씨가 음주량을 축소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한 노 씨는 경찰의 1차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노 씨는 1차 측정 당시 음주측정기에 숨을 내쉬지 않았다. 경찰이 “3차 측정까지 거부하면 측정 거부로 처벌된다”고 고지하자 노 씨는 매니저와 상의한 뒤 채혈 측정을 요구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방송인 노홍철 씨(35·사진)가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노 씨는 7일 오후 11시 55분경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사거리 인근 골목에서 음주 단속에 걸렸다. 노 씨는 서울세관사거리에서 강남구청 방면으로 자신의 벤츠 스마트 승용차를 몰고 가다 경찰의 집중 단속 지점에 못 미쳐 골목으로 우회전했지만 이곳에도 경찰이 배치돼 단속됐다. 노 씨가 단속을 피해 의도적으로 방향을 바꾼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노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 음주감지기로 검사한 결과 음주 상태로 판명됐다. 이후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위해 음주측정기 조사를 하려 했으나 노 씨가 채혈 측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채혈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노 씨의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 씨의 혈중알코올농도 감정 결과가 운전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5% 이상으로 나오면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 씨는 서울세관사거리 인근 A호텔에서 지인들과 만나 와인 1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노 씨는 음주운전 파문이 일자 “시청자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자신이 출연 중인 MBC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등에서 자진 하차하겠다고 밝혔다.정윤철 trigger@donga.com·황성호 기자}
고 신해철 씨의 유족 측이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서울 송파구 S병원의 강모 원장(44)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한 이후 추가로 2가지 혐의를 더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유족 측 서상수 변호사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31일 고소장을 급하게 제출할 때 한 가지 혐의만 제시했다”며 “강 원장 소환 조사를 앞두고 유족 의견을 충분히 제시하기 위해 7일 두 가지 혐의를 담아 10장 분량의 고소장을 추가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에 따르면 고소장에는 기존에 제기된 과실치사 혐의 외에 의료법 위반과 상해죄가 명시됐다. 서 변호사는 “진료기록부에 수술명 외에 구체적인 수술 전반 사항이 기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 행위에 해당하며 동의 없이 위 축소 수술을 시행했다는 점에서 상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세 가지 혐의를 받게 된 강 원장은 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45분경 변호인과 함께 피고소인 신분으로 송파경찰서에 출석한 강 원장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이 수술 후 복통을 호소하는 신 씨를 적절하게 치료했는지, 신 씨의 심낭 천공은 어떻게 발생한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밝히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 씨의 장협착 수술 과정에서 강 원장의 의료 과실이 있었는지, 수술 후 환자 관리상 문제가 있었는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방송인 노홍철 씨(35·사진)가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노 씨는 7일 오후 11시 55분경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사거리 인근 골목에서 음주 단속에 걸렸다. 노 씨는 서울세관사거리에서 강남구청 방면으로 자신의 벤츠 스마트 승용차를 몰고 가다 경찰의 집중 단속 지점에 못 미쳐 골목으로 우회전했지만 이곳에도 경찰이 배치돼 단속됐다. 노 씨가 단속을 피해 의도적으로 방향을 바꾼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노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 음주감지기로 검사한 결과 음주 상태로 판명됐다. 이후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위해 음주측정기 조사를 하려 했으나 노 씨가 채혈 측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채혈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노 씨의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 씨의 혈중알코올농도 감정 결과가 운전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5% 이상으로 나오면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 씨는 서울세관사거리 인근 A호텔에서 지인들과 만나 와인 1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노 씨는 음주운전 파문이 일자 “시청자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자신이 출연 중인 MBC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등에서 자진 하차하겠다고 밝혔다.정윤철 trigger@donga.com·황성호 기자}
고 신해철 씨의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S병원 강모 원장(44)이 9일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피고소인 신분인 강 원장과 일정을 조율한 결과 9일 출석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신 씨의 아내는 지난달 31일 대리인을 통해 송파경찰서에 업무상 과실치사 가능성을 수사해 달라며 S병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자체 조사 결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한 뒤 대한의사협회에 의료 과실 여부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S병원의 의료장비를 분석한 결과 수술 당시 동영상을 촬영했거나 촬영 후 삭제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서울 강남구 영동시장 상인들에게 오모 씨(61)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땅거미가 내려앉을 무렵 술에 취한 오 씨가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면 상인들은 그와 눈길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돌리기 일쑤였다. 오 씨의 별명은 ‘왕건이’. 자신을 “조선의 왕인 왕건이다”라고 소개하며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그가 왜 고려 태조인 왕건을 조선시대 왕으로 착각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는 호프집 등 음식점에 무작위로 들어가 행패를 부리면서 ‘왕’과 같은 대우를 요구했다. 공짜 술과 음식을 요구하며 욕설을 퍼붓는 오 씨에게 피해를 본 업소만 7곳에 이른다. 행여 상인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 다음 날 업소를 다시 찾아와 “내가 오늘 너를 죽이고 형무소 간다”며 협박했기 때문에 상인들은 좀처럼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1년 넘게 이어져 온 오 씨의 범죄 행각은 동네 조폭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는 경찰에 붙잡히면서 끝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 씨를 지난달 20일 영동시장 내 A호프집에서 행패를 부린 혐의(업무방해)로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오 씨를 경찰에 신고한 호프집 주인 김모 씨(46·여)는 “경찰이 오 씨처럼 서민의 피를 빨아먹는 상습 범죄자를 검거한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내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9월 3일부터 ‘동네 조폭’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 동네 조폭은 일정 지역을 기반으로 상습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개인이나 소규모 폭력배를 뜻한다. 경찰 관계자는 “동네 조폭은 경찰의 지속 관리를 받는 조직폭력배와 달리 주류에 포함되지 못한 ‘넘버3’(삼류 깡패)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동네 조폭의 유형은 오 씨 같은 ‘진상 손님’과 ‘허세 및 세력 과시 집단’ ‘상습공갈범’으로 분류된다. 9월 강남경찰서가 검거한 조모 씨(36) 일당은 전국구 조직폭력배로 위장한 뒤 강남구의 B유흥주점에 출입해 종업원을 폭행했다. 한 여성 종업원이 자신들이 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10여 명씩 무리를 지어 다닌 이들은 “형님! 오셨습니까?”라며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거나 웃옷을 벗어 문신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조직폭력배 행세를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수산물 도소매업체 직원들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 일당 같은 부류는 자신들의 세력을 허위로 부풀려 피해자에게 위압감을 주려고 한다. 피해자 입장에선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한다”고 말했다. 불법 유흥업소가 선뜻 피해 신고를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동네 조폭도 있다. 김모 씨(34)는 5월 온라인 구직 사이트를 통해 강남권 일대 안마시술소의 상호명과 업무용 휴대전화번호를 확보했다. 이후 그는 “C안마시술소 종업원 중 마약 투약자가 있다”며 경찰에 허위 신고를 했다. 그러고는 안마시술소 업무용 휴대전화에 “내가 신고를 한 사람인데 10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이번에는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신고해 문을 닫게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경찰에 섣불리 신고를 했다가 불법행위가 들통날 것을 우려한 업주는 결국 김 씨에게 돈을 송금했다. 김 씨는 이런 수법으로 45회에 걸쳐 11개 안마시술소로부터 296만 원을 받아 챙겼다. 동네 조폭 탐문 중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계좌추적을 해 지난달 14일 김 씨를 검거했다. 이건화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은 “특별단속 기간에는 신고자의 경미한 범법행위에 대해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을 감면한다. 동네 조폭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피해 업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별 볼 일 없는 주스를 가지고 무엇이든 고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8월 말 서울 강남경찰서는 아사이베리 등 열대과일 주스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다단계 판매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경찰은 서울 강남구의 외국계 다단계 회사인 G사에서 제품설명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손님으로 가장해 잠입했다. 제품설명회장은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 여성들로 꽉 차 있었다. 사회자는 “이 주스를 마시면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회복된다” “당뇨병 치료, 관절염 예방, 정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는 등 허황된 말을 늘어놓았다. 이 말에 홀린 손님들은 박수를 치며 감탄사를 쏟아 냈고, 일부는 현장에서 다단계 회원으로 가입한 뒤 주스를 샀다. 과대·허위 광고를 의심한 경찰이 9월 15일 G사를 압수수색해 주스 성분표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주스는 질병 치료 효과가 없는 건강보조식품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G사 회장 정모 씨(47)와 한국지사장 유모 씨(57) 등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2008년부터 6년간 6만7000여 명에게 주스 45만 병을 팔아 739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병당 7000∼9000원에 공급받은 주스를 병당 7만7000원에 팔아 폭리를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별 볼 일 없는 주스를 가지고 무엇이든 고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8월 말 서울 강남경찰서는 아사이베리 등 열대과일 주스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다단계 판매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경찰은 서울 강남구의 외국계 다단계 회사인 G사에서 제품설명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손님으로 가장해 잠입했다. 제품설명회장은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 여성들로 꽉 차 있었다. 사회자는 “이 주스를 마시면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회복된다” “당뇨병 치료, 관절염 예방, 정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는 등 허황된 말을 늘어놓았다. 이 말에 홀린 손님들은 박수를 치며 감탄사를 쏟아 냈고, 일부는 현장에서 다단계 회원으로 가입한 뒤 주스를 샀다. 과대·허위 광고를 의심한 경찰이 9월 15일 G사를 압수수색해 주스 성분표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주스는 질병 치료 효과가 없는 건강보조식품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G사 회장 정모 씨(47)와 한국지사장 유모 씨(57) 등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2008년부터 6년간 6만7000여 명에게 주스 45만 병을 팔아 739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병당 7000∼9000원에 공급받은 주스를 병당 7만7000원에 팔아 폭리를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고 신해철 씨가 지난달 22일 심정지 상태로 서울아산병원에 실려 올 당시 소장에 지름 1cm의 구멍(천공)이 나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씨가 17일 서울 S병원에서 대장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서 천공이 생겼거나 17일 직전에 생긴 천공을 의료진이 발견하지 못해 초기 대처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공 발생 시점은 신 씨의 사망이 의료사고인지를 밝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공을 통해 음식물 찌꺼기와 이자액 등 소화액이 흘러나가면서 심장 등 장기에 염증을 유발했고,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심정지까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7일 S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천공이 생겼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위에서 분비된 소화액이 가장 먼저 통과하는 십이지장 부근의 경우 궤양으로 천공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소장은 외부 자극 없이는 잘 터지지 않는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A 씨는 “소장 아래 70∼80cm 지점은 십이지장과는 거리가 있는 장 중간 지점이라 궤양에 의해서는 잘 터지지 않는 곳”이라며 “복강경 수술 과정에서 소장에 상처가 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만약 17일 수술 이전에 천공이 생겼어도 이를 발견하지 못한 의료진의 과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B 교수는 “천공이 생기면 3∼5일 안에 염증이 장기에 퍼져 쇼크에 이를 수 있기에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17일 이전에 천공이 생겼다면 환자가 통증을 호소했을 텐데 상식적으로 천공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료진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수술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S병원의 진료기록지에 따르면 신 씨는 17일 수술 후 고통이 심해 소리를 지르며 “진통제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통증을 낮추려는 약, 주사 처방에 집중했지만 통증의 근본 원인을 찾거나 상급병원 이송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C 교수는 “복강경 수술 후 3∼5일은 입원시켜 지켜보는 것이 기본”이라며 “환자가 퇴원을 강력하게 원했다지만 위중한 상황에서 퇴원을 허용해 음식까지 먹게 했고, 음식물이 결국 염증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S병원이 신 씨의 증상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신 씨의 S병원 진료기록부에는 신 씨의 진단명이 장이 막히는 장폐색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S병원 측은 유가족에게 장폐색의 전 단계인 장협착(장 내부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설명해왔다. 신 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유족은 S병원이 환자 상태의 심각성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송파경찰서는 신 씨가 사망 전 장수술을 받았던 서울 송파구의 S병원을 1일 압수수색했다. 신 씨의 부검은 3일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뤄진다. 유근형 noel@donga.com·정윤철·최지연 기자}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 응시자들 사이에서 또다시 유출돼 주관사인 칼리지보드와 SAT 출제 및 보안을 담당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이 조사에 착수했다. 칼리지보드와 ETS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보에 입각해 한국과 중국에 거주하는 응시자들이 치른 10월 11일 SAT 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성적 발표를 잠시 보류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ETS 관계자와 학원가에 따르면 11일 치러진 SAT를 앞두고 서울 강남권 어학원의 강사 및 브로커가 불법적으로 기출문제를 입수해 학생들에게 판매하거나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ETS 관계자는 “사실상 해당 시험이 유출된 것이 맞다. 그러나 모든 응시자가 유출 문제를 입수해 부당하게 점수를 취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적의 유무효를 가리기 위해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SAT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주관사 측은 기출문제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주관사 측의 시험 결과 통보 유보로 해당 시험에 응시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주요 대학이 다음 달부터 수시 입학원서를 받을 예정이지만 여기에 10월 SAT 성적을 반영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 관리부장인 이모 씨(45)는 2012년 5월경 밀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해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전긍긍하던 그에게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박모 씨(50)가 솔깃한 제안을 내놓았다. 일행 한 명과 함께 그를 찾아온 박 씨는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인 이멜다 여사의 비자금 수천억 원이 한국은행에 잠자고 있다”고 운을 뗐다. 구두 쇼핑 중독으로 유명한 이멜다 여사는 ‘사치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박 씨는 “비자금 관리를 위임받은 회장님을 알고 있다. 그분과 함께 정재계 인사를 움직여 비자금을 유통시킬 생각이니 경비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비자금 중 일부로 당신이 근무하는 건물을 함께 인수한 뒤 재분양하자”고 덧붙였다. 박 씨 일당은 ‘회장님’으로 소개한 지인이 이멜다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보여줬다. 건물주가 될 꿈에 부푼 이 씨는 경비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넨 뒤 박 씨 일당을 접대하기 위해 유흥비 1억 원을 썼다. 이 씨는 아파트 담보대출과 동생의 결혼자금, 가족의 신용카드를 빌려 박 씨 일당에게 돈을 줬으나 9개월이 지나도록 비자금을 꺼내 오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이 씨는 박 씨 일당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비자금 투자 유치를 빌미로 사기 행각을 벌인 박 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멜다 여사의 비자금은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충격이 컸던 이 씨는 세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 관리부장인 이모 씨(45)는 2012년 5월경 밀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해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전긍긍하던 그에게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박모 씨(50)가 솔깃한 제안을 내놓았다. 일행 한 명과 함께 그를 찾아온 박 씨는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인 이멜다 여사의 비자금 수천억 원이 한국은행에 잠자고 있다”고 운을 뗐다. 구두 쇼핑 중독으로 유명한 이멜다 여사는 ‘사치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박 씨는 “비자금 관리를 위임받은 회장님을 알고 있다. 그분과 함께 정재계 인사를 움직여 비자금을 유통시킬 생각이니 경비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비자금 중 일부로 당신이 근무하는 건물을 함께 인수한 뒤 재분양하자”고 덧붙였다. 박 씨 일당은 ‘회장님’으로 소개한 지인이 이멜다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보여줬다. 건물주가 될 꿈에 부푼 이 씨는 경비 명목으로 1억 원을 건넨 뒤 박 씨 일당을 접대하기 위해 유흥비 1억 원을 썼다. 이 씨는 아파트 담보대출과 동생의 결혼자금, 가족의 신용카드를 빌려 박 씨 일당에게 돈을 줬으나 9개월이 지나도록 비자금을 꺼내 오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은 이 씨는 박 씨 일당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비자금 투자 유치를 빌미로 사기 행각을 벌인 박 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멜다 여사의 비자금은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충격이 컸던 이 씨는 세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태권도복에 불량학생 퇴치 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서울 강동구에서 태권도학원을 운영 중인 이기성 관장(41)은 일주일에 두 번씩 야심한 밤에 태권도복을 입고 학원 근처 골목을 돌아다닌다. 태권도복 위에 걸친 조끼에는 경찰의 독수리 마크가 찍혀 있다. 후미진 골목은 불량학생들의 '아지트'로 사용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학원 강사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골목을 순찰하며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는 "태권도 사범들이 검은 띠까지 두르고 순찰에 나서면 담배를 피우며 골목을 장악했던 불량학생들이 슬금슬금 도망간다"며 "학생들이 '선생님 덕분에 무서운 형, 누나들이 사라졌어요'라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장을 포함해 강동구 학원연합회와 태권도협회 소속 학원 강사 370명은 올해 5월부터 서울 강동경찰서와 '제자·또래 안전지킴이단' 협약을 맺고 주 2회 합동순찰을 벌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경찰과 함께 순찰을 도는 방식이며 때때로 학생들이 강사와 함께 순찰에 나서기도 한다. 경찰이 사교육 기관과 연대해 지속 순찰 활동을 시작한 것은 강동경찰서가 처음이다. 김호영 강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주로 학원이 끝나는 야간에 벌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같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찰에 나선 학원강사들에게 폭력 등 청소년 범죄를 저지른 학생을 체포할 법적 권한은 없다. 그러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등으로 경찰과 '핫라인'을 구축해 뒀기 때문에 순찰 도중 청소년 범죄를 목격할 경우 경찰에 빠르게 신고해 검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진주 강동교육지원청 학원운영협의회장(52)은 "20년 이상 학원을 운영한 강사들은 학원가 인근 우범지역을 경찰보다 자세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합동순찰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관할구역 내 청소년 범죄는 지난해 한달 평균 10건이었으나 제자·또래 안전지킴이단 시행 이후 한달 평균 3건으로 크게 줄었다. 경찰은 앞으로 순찰에 나설 학원 강사를 추가 모집해 순찰 범위와 횟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