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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귀금속만 골라 털기 위해 보석 감정용 특수안경을 끼고 빈집에 들어가 절도 행각을 벌여온 4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교도소 출소 후 돈이 궁했던 안모 씨(47)는 지난달 초 “서울 서초구에 부자가 많다”는 교도소 동기의 말을 기억하고 난생 처음으로 서울에 왔다. 그는 서초구 일대 복도식 아파트를 ‘빈집털이’ 대상으로 삼았다. 절단기만 있으면 복도로 난 방범창을 뜯고 쉽게 침입할 수 있었기 때문. ‘배운 게 도둑질뿐’이라고 할 만큼 다수의 절도 전과가 있던 안 씨는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범행 대상 아파트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차를 대고 아파트 거주민인 양 한 손에 신문을 들고 다녔다. 값나가는 귀금속을 골라 훔치기 위해 귀금속 감정사가 쓰는 ‘보석 감정용 특수안경’까지 구입했다. 장물업자에게 어깨 너머로 배운 감정 기술로 진품만을 훔치려고 한 것. 그는 지난달 서초구와 양천구 아파트 8곳에서 특수안경을 활용해 카르티에 등 명품 시계 15개, 다이아몬드, 금반지 등 6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과 현금 800여만 원을 훔쳤다. 하지만 물건을 훔친 아파트의 같은 층 복도 끝에 버린 신문에서 지문이 채취돼 경찰에 덜미를 잡혔고 12일 구속됐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귀금속 감정을 현장에서 직접 시도한 도둑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과다노출’을 하면 범칙금 5만 원을 물리는 내용의 경범죄처벌법시행령 개정안이 11일 새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통과되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유신 부활’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경찰이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불러 세워 자로 치마 길이를 잰 뒤 무릎 위 20cm 이상이면 즉결심판에 넘기던 1970년대 상황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은 개정안 내용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 조항은 1973년 유신체제 출범 때 신설돼 현재까지 유지돼왔다. 지금도 과다노출로 적발된 사람은 즉결심판(약식재판)에 넘겨져 1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는다. 실제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단속기준이 완화됐다. 기존 조항은 ‘여러 사람의 눈에 띄는 곳에서 함부로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속까지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거나 또는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으로 규정했다. 이 중 ‘속까지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거나’라는 부분은 개인이 자유롭게 복장을 선택할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이번 개정안에서는 삭제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과다노출로 단속되면 즉결심판 법정에 출석해야 했지만 개정안 시행 후에는 법정 출석 없이 범칙금을 금융기관에 납부만 하면 처벌이 종료돼 절차가 간소화되고 단속규정도 완화됐다”며 “10만 원 이하의 벌금도 범칙금 5만 원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단속 대상과 관련해서도 “‘바바리맨’이나 젖가슴을 노출하는 여성이 단속대상이지 미니스커트나 배꼽티를 입는 행위는 단속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국가가 개인의 옷차림에 왜 개입합니까. 장발 단속하고 치마 길이 단속하던 유신시대로 돌아가자는 건지 박근혜 정부 정말 걱정입니다’라고 썼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과다노출 단속 조항이 기존에도 있는지 없는지, 개정안의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여론 선동을 한 셈이다. 평소 노출을 즐기는 개그우먼 곽현화 씨도 자신의 미투데이에 가슴골이 보이는 민소매 옷을 입은 사진과 함께 ‘과다노출 하면 벌금 오만 원이라는데…나 어뜨케 힝 ㅠㅠ’이라고 올렸다. 상당수 누리꾼은 ‘유신체제 이후 폐지됐던 과다노출 단속이 부활했다’ ‘아이돌 걸그룹의 노출 의상도 볼 수 없는 것이냐’ ‘과다노출의 기준이 뭐냐’며 새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통과된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은 22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과다노출을 할 경우 범칙금 5만 원이 부과된다. 다른 사람을 스토킹하다 적발돼도 8만 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서울대는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조작한 혐의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강수경 수의대 교수(47·여)의 해임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강 교수 해임 권고를 총장에게 요청하면 이르면 다음 주에 공식 확정될 것”이라며 “강 교수가 불복할 경우 교육과학기술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강 교수가 발표한 줄기세포 논문 17편의 연구 조작 사실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 대학 김용찬 정치외교학부 교수(48)는 2004년 한국국제정치학회 학회지 ‘국제정치논총’에 투고한 논문이 해외 교수의 논문을 표절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대에서 교수가 연구 윤리 위반으로 스스로 학교를 떠난 것은 처음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서울대 총동창회(회장 임광수)는 제15회 관악대상에 김철수 서울대 법학부 명예교수(참여 부문), 권영대 덕홍상사 회장(협력 부문),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영광 부문)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시상식은 15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볼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가입자 8000만 명 시대. 사진과 간단한 글을 올릴 수 있는 카카오톡 연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스토리 가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3500만 명을 넘어섰다. 초중고교생들이 ‘카스’, ‘카토리’라 불리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부모를 졸라 스마트폰을 구입할 정도다. ‘카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카카오스토리 왕따’ 일명 ‘카따’ 현상이 등장했다. ‘카따’는 과거 교실이나 채팅방에서 벌어지는 왕따와 달리 누구나 볼 수 있는 모바일 공간에서 이뤄지는 탓에 피해 학생에게 미치는 상처가 더 크다. 수백 명에게 ‘왕따 인증’을 당하는 일도 생겨났다. 올해 서울 광진구의 한 고등학교에 진학한 A 양(16)은 최근 카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병원 신세를 졌다. 중학교 시절 A 양은 같은 학교 이모 양(16)과 크게 싸운 뒤 이 양 친구들에게서 왕따를 당해 왔다. A 양은 이 양과 다른 학교로 진학하면서 해방을 꿈꿨지만 곧 이 양의 카따 공격이 시작됐다. 이 양은 자신의 카스에 A 양 사진을 올려놓고 ‘이번에 ××고로 진학하는 A다. 찐따다. 걸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카따 공격에는 A 양과 만난 적도 없는 학생들까지 가세했다. A 양과 같은 학교에 진학한 최모 양(16)은 자신의 카스에 ‘A가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를 때렸다. 멘털 쓰레기니까 다른 친구에게도 조심하라고 알려 줘’라고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A 양을 비난하는 카스 게시물을 학생 200여 명이 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카따가 기존의 카카오톡 왕따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카스에 올린 사진과 글은 외부로 공개돼 친구를 맺은 여러 사람이 돌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 1학년이던 B 양은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간 친구 8명에게서 카따를 당했다. 친구들은 각각 자신의 카스에 ‘B는 인간쓰레기, 죽여 버리겠다’ 등의 욕을 마구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밀폐된 채팅방과 달리 카스는 공개적으로 특정 친구를 비난할 수 있어 피해 학생을 쉽게 바보로 만들어 버린다”고 밝혔다. 각급 학교 개학날인 4일 아침 부산에서 투신자살한 중학교 2학년생 박모 양(14)은 자살하기 전날 밤 친한 친구에게 카카오스토리 캡처 화면과 함께 ‘죽고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캡처 화면에는 친구들이 자신을 겨냥해 올린 ‘박×× 미워해. ×나 실타(싫다) 찐득이’, ‘박××.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숨었니? 죽었니’란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개학을 맞아 ‘카따’를 당했다는 학생 신고가 늘고 있다. 최희영 학교폭력SOS지원단 위기지원팀장은 “가해 학생이 카카오스토리에 악의적인 게시글을 올리면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이 보기 때문에 ‘오프라인 왕따’보다 피해가 더 크다”며 “공격적, 선정적인 성향을 더 노출하는 온라인 특성상 괴롭힘의 강도도 더 세다”고 지적했다.박훈상·이철호 기자 tigermask@donga.com}

2월 혼자 사는 여성을 골라 성폭행한 정모 씨(29)는 인터넷 검색과 뉴스를 통해 성범죄 수법을 공부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배운 대로 가스검침원으로 속여 여성이 문을 열게 하고 동물마취제로 잠들게 해 신고를 막으려 했다. 마취제는 지난해 10월 경기도의 한 동물병원에서 구입했다. 정 씨가 검거된 뒤 그의 집에선 다른 종류의 동물 안정제도 나왔다.인터넷에 성범죄 수법과 노하우를 알려 주는 악성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성범죄 관련 인터넷 단속은 음란물에만 국한돼 이뤄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데이트 강간’을 부추기는 온라인본보 취재팀이 5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성범죄와 관련된 게시 글을 검색하자 데이트 상대 여성의 의식을 잃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글이 쏟아졌다. 주로 20, 30대 남성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물뽕’(‘물에 탄 히로뽕’이라는 뜻의 은어로 마약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가출소녀를 집으로 불러들이는 방법’, ‘술에 만취한 여성과 하룻밤 성관계를 맺고 고소당하지 않는 법’ 등이 검색됐다.일명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는 GHB(감마히드록시부티레이트) 등 물뽕에 대한 정보도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었다. 불법 마약류인 GHB는 무색무취해 술이나 음료수에 몇 방울을 넣어도 식별이 불가능하고 24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검출하기 어려워 성폭행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술에 섞거나 과다 복용하면 의식불명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GHB를 사용해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남성들은 약물 구입 방법, 약물을 언제 어떻게 타야 하는지, 상대에 따라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올려놓았다.본보 취재팀이 이들이 올린 글에서 알려 준 한 판매 사이트를 방문해 보니 노출한 채 쓰러진 여성의 사진과 함께 물뽕 광고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곳에선 여성에게 몰래 술과 함께 약물을 먹여 성폭행했다가 지난달 구속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가 사용한 수면유도제 졸피뎀도 판매하고 있었다.사회적 약자인 10대 가출 청소년을 농락하는 수법을 담은 글도 수두룩했다. 이런 글에는 가출 청소년이 많이 찾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 이름 등이 등장한다.배우 박시후 사건 등의 영향으로 ‘술자리를 함께한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도 고소당하지 않는 법’을 적은 글도 자주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배우 박시후도 노하우를 알았다면 고소당하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고 썼다.여성을 술에 취하도록 해 항거불능 상태에 빠뜨리는 방법을 공유하는 남성들도 있다. 인터넷에는 나이트클럽, 길거리, 휴가철 피서지, 대학교 MT 등 다양한 자리에서 여성이 술에 만취하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노하우가 올라온다. 지난해 8월 수원에선 호프집 종업원이 후배와 짜고 아르바이트 여대생에게 술을 먹여 성폭행했고, 이 여성이 일주일 만에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김준아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400만 관객이 관람한 영화 ‘건축학개론’에도 여자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을 때 성관계를 하는 것이 좋은 기회인 양 묘사됐다”며 “실제로 술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온라인 범죄 교사로 간주해 엄벌해야이처럼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성범죄 노하우는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안전을 위협한다. 사실상 범죄를 교사하는 행위라는 게 범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당한 여성들은 관련 기관을 찾아가 상담할 때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진술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성폭력 사건을 오래 수사해 온 경찰 관계자도 “술이나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사건이 늘고 있는 추세다”라며 “일부 약물은 체내에서 검출이 안 될 수 있어 수사하기 까다롭다”고 말했다.인터넷에선 여성을 농락하는 글이 넘쳐 나지만 단속은 어렵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에 일부 성범죄 수법을 알려 주는 글이나 약물 등을 판매하는 광고가 올라온다고 해서 사이트 전체를 폐쇄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예를 들어 물뽕 판매 글도 다른 이야기를 하던 중 슬쩍 끼워 넣는 경우가 많아 단속이 더 힘들다”고 밝혔다.이창무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음란물 사이트 폐쇄의 근거인 정보통신망법은 성범죄를 조장하거나 수법을 알려 주는 데 악용될 수 있는 글이 게재되어도 처벌 규정이 미흡하다”며 “사이트 전체를 폐쇄할 수 있도록 하고 사이트 운영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훈상·이철호 기자 tigermask@donga.com}
시간당 2.6건, 하루 평균 약 62.8건. 지난해 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 사건 발생 건수는 모두 2만2935건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성폭력 사건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여성을 성적 농락의 대상으로 삼는 일부 일탈 남성은 물리적 힘과 사회적 지위 등 ‘권력의 우위’를 무기로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1980년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의 주인공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의 대사 ‘강간의 왕국’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친권(親權)’을 성폭행 도구로… ‘악마’ 아버지 친딸을 3년 동안 성노리개로 삼아온 최모 씨(56)는 친권을 성폭력 수단으로 삼았다. 그는 1998년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과 딸을 데리고 살았다. 수시로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해 아들이 가출하자 어린 딸만 혼자 남았다. 그는 2009년 5월부터 올 1월까지 3년여 동안 매주 두세 차례 딸을 성폭행했다. 거부하는 딸을 마구 때리거나 식칼을 목에 대며 위협하기도 했다. 그는 성폭행 때 쓸 콘돔을 집으로 주문하기까지 했다. 최 씨는 평소 일본 성인만화를 즐겨 보고 게임에 빠진 ‘은둔형 외톨이’인 것으로 알려졌다.최 씨를 구속한 서울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딸이 겁에 질려 아버지의 성폭행을 외부에 알리지 못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영지 활동가는 “친족 간 성폭력은 피해자를 소유물로 여겨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내 딸을 내 맘대로 한다’는 아버지도 있다”고 말했다.○ ‘직장 내 권력’을 성폭력 수단으로권력 관계도 성폭력 수단으로 악용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미용실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명 헤어디자이너인 박준(본명 박남식·62)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의 비서였던 A 씨는 지난해부터 박 씨에게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미용실 건물에서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1월 고소장을 제출했다. 다른 직원 3명도 박 씨가 강제로 몸을 더듬었다고 고소했다. 영장실질심사는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박 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소 내용 상당부분이 허위 또는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지위와 전문지식’을 악용해… ‘약물’ 성형의성형외과 의사 김모 씨(35)는 클럽이나 스마트폰 채팅으로 만난 여성들에게 의사란 점을 내세워 접근했다. 그는 여성을 집으로 불러들여 수면유도제를 몰래 술에 타 먹이고 성폭행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안미영)는 김 씨를 구속 기속했다고 4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오전 3시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만난 여성 B 씨(33)를 집에 데리고 간 뒤 양주와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음료를 섞었고, 여자 술잔에만 수면유도제를 몰래 넣었다. 김 씨는 B 씨가 약과 술기운에 취해 잠들자 성폭행했다. 술과 함께 수면유도제를 쓰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성폭행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만난 C 씨(33·여)를 집으로 초대해 와인에 수면유도제를 몰래 타 마시게 한 뒤 성폭행했다.○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린 ‘물리적 폭력’… ‘엽기’ 배달원 가구점 배달원 정모 씨(29)는 지난달 23일 서울 광진구의 반지하 원룸에 사는 피해자 김모 씨(24·여) 집을 찾아가 가스검침원을 사칭해 문을 열게 한 뒤 성폭행했다. 피해여성이 범행 후 곧장 신고할 수 없도록 인터넷에서 보고 미리 구입해 간 동물마취제를 주사기로 피해자 엉덩이에 놓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는 가구 배달을 다니며 여성 혼자 사는 집을 알아낸 뒤 범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씨 집에서 음란물이 저장된 컴퓨터와 다른 여성의 신분증, 속옷을 발견해 출처 및 여죄를 확인하고 있다.박훈상·권오혁·최예나 기자 tigermask@donga.com}

지방에 사는 A 양은 댄스가수가 꿈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1년 8월 인터넷에서 VIP엔터테인먼트라는 기획사의 ‘데뷔 임박 걸그룹, 멤버 추가 모집’ 광고를 보고 서울 영등포로 왔다. 오디션 때 단 한 곡만 불렀을 뿐인데 바로 합격했다. 함께 온 부모는 낡고 허름한 기획사 건물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딸을 말리지 못했다. “A 양이 데뷔 전에 다른 기획사로 옮기면 곤란하다”며 보증금 300만 원을 달라는 대표 김모 씨(28)의 요구에도 순순히 응했다. 가수가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지만 A 양은 전문교육을 받지 못했다. 연습생들은 휴대전화로 음악을 틀어 놓고 춤을 췄다. 김 씨는 목검을 들고 다니며 험악한 분위기만 만들 뿐이었다. 첫날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시작됐다. 김 씨는 A 양에게 말을 건넬 때 어깨와 허리를 감싸 안았다. 가슴과 다리도 슬쩍슬쩍 만졌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에게는 “살이 쪘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온몸을 만지고 껴안기도 했다. A 양은 “김 대표는 춤추는 여자 연습생을 노골적인 시선으로 바라봤고, 그러다 발기된 상태가 바지 겉으로 드러나도 거리낌 없이 계속 쳐다봤다”며 “아내와 딸을 두고도 다른 연습생과 동거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고 말했다. 기획사 합격 9개월 만인 지난해 5월 A 양은 김 씨에게 보증금 300만 원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 씨는 영업방해로 고소하겠다며 욕설과 함께 폭력을 휘둘렀다. A 양은 28일 동아일보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연예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피해자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A 양 등 10, 20대 가수 지망생 30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보증금 명목으로 2억2000여만 원을 빼앗은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씨는 기획사 위치와 이름, 자신의 성까지 바꿔가며 피해자를 속였다. 그는 ‘6개월 이내 가수 데뷔’를 약속했지만 한 명도 데뷔시키지 못했다. 그는 싱글 앨범만 한 장 낸, 전과가 있는 무명가수였다. 연예인 지망생 200만 명 시대.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1000여 곳의 연예기획사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연예인 오디션 붐을 타고 영세한 신생 기획사가 우후죽순 생겨나 2000여 곳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한다. 연예기획사는 일정한 자격조건 없이 사업자 등록만 마치면 누구나 개업할 수 있다. 일부 연예인 지망생은 악덕 연예기획사에 들어갔다가 기획사 대표에게 성폭행을 당하거나 고문에 가까운 기합만 받다가 보증금을 뜯기기도 한다. 김 씨에게 피해를 당한 당시 17세 소녀의 아버지 C 씨(52)는 “청산유수로 말 잘하는 대표에게 속아 딸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성추행까지 당하게 해 후회스럽다”고 했다. 정부는 기획사의 성폭력, 사기 행각을 근절하기 위해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등록을 허용하는 ‘기획사 등록제’를 추진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기획사 등록제, 연예인 지망생 권익 보호 등을 담은 ‘대중문화 예술산업 발전 지원에 관한 법률’은 지난해 8월 발의됐지만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전수조사도 기획사 반발 등에 부닥쳐 400여 곳만 한 상태”라고 밝혔다. 결국 부모가 직접 발품을 팔아 양질의 기획사를 골라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신인을 뽑는 기획사라면 활동 중인 연예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한국연예제작자협회(350여 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200여 개)에 회원사인지 문의하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돈을 먼저 요구하는 기획사도 피해야 한다. 연매협 관계자는 “어린 지망생은 ‘연예인이 되기에 조금 실력이 부족하니까 기획사에 돈을 빨리 주면 데뷔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며 “돈을 요구하는 곳은 100% 엉터리 기획사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박훈상·이철호 기자 tigermask@donga.com}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오피스텔 소유주의 신상을 트위터에 공개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고발당한 작가 공지영 씨(50·사진)가 28일 오전 10시경 수서경찰서에 자진 출석했으나 묵비권을 행사했다. 공 씨는 “변호사를 통해 추후 진술서를 제출하겠다”고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 씨가 신상정보 이외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해 1시간여 뒤 돌려보냈다”며 “추가소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공 씨는 지난해 12월 11일 국정원 여직원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실소유주의 이름과 나이, 주소(동네)를 밝힌 트윗을 리트윗했다. 이 실소유자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29)의 어머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진도개 강아지 암수 두 마리가 25일 청와대의 새 식구가 됐다. ‘퍼스트 도그(First dog)’로 미혼인 박근혜 대통령과 5년간 청와대에서 ‘동고동락’할 가족인 셈. 박 대통령은 25일 오전 23년간 살아온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를 나서며 배웅 나온 주민들에게서 생후 2개월여 된 진도개 백구 한 쌍을 선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삼성동 주민인 이윤승(13) 지원(11) 남매가 건넨 강아지를 안고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가 아주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며 고마워했다. 진도개는 박 대통령의 이웃 주민인 문현상 전 조선대 교직과 교수(76), 박금자 전 조선대 무용과 교수(73) 부부가 진도의 지인에게 부탁해 ‘가장 좋은 종자’를 골랐다. 진도의 진도개는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돼 반출이 금지되지만 생후 3개월 이전 강아지는 가능하다. 문 씨는 “진도개가 ‘순풍순풍’ 새끼를 낳으면 보기 좋을 것 같아 암수 한 쌍으로 구했다”고 말했다. 주민 조영옥 씨(57·여)는 “박 대통령이 5년 뒤 진도개 대가족과 함께 삼성동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국정을 돌보느라 힘들 때 진도개가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입비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강아지 사랑’은 유명하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 별세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스피츠종인 ‘방울이’를 키웠다. 박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자신의 옆을 지킨 방울이 사진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리기도 했다. 삼성동에선 동생 박지만 씨가 선물한 진도개 ‘봉달이’와 ‘봉숙이’를 길렀다. 박 대통령은 봉달이와 봉숙이 부부가 새끼를 낳을 때마다 직접 이름을 지어주고 새끼 사진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리고 일반 시민에게 분양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당선되면 유기동물을 직접 입양해 동물보호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진도개 두 마리를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감에 따라 유기동물을 추가로 입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민들에게서 진도개를 선물 받은 박 대통령은 답례로 ‘희망나무’라고 이름 붙인 소나무 한 그루를 삼성동 삼릉초교에 선물했다. 박훈상·이철호 기자 tigermask@donga.com}

가출소녀가 마주한 것은 악마였다. 악마는 3년 동안 소녀의 몸을 팔아 3억 원을 벌었다. 소녀가 말을 듣지 않으면 손톱을 뽑았고 그녀의 모성(母性)까지 짓밟았다.2009년 1월 당시 열일곱 살이던 함모 양은 공부하기 싫다며 광주의 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했다. 갈 곳 없는 소녀에게 동네에서 알던 정모 씨(22·여)와 그의 동거남 곽모 씨(25)가 재워주겠다며 접근했다. 소녀는 온정인 줄로만 알았다. 동네 건달인 곽 씨는 집세를 보태라며 소녀에게 성매매를 제안했다. 소녀가 망설이자 “성매매 사실은 비밀로 한다. 벌어온 돈도 적금해 두겠다”고 속였다.소녀는 2009년 7월부터 전국의 모텔과 오피스텔을 떠돌며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성을 팔았다. 한 달에 20여 일을 일했고 많게는 하루 10차례 이상 몸을 팔았다. 소녀는 일이 끝나면 매일 30만∼50만 원씩 곽 씨 통장에 송금했다. 적금을 부어주겠다는 말을 믿은 것이다. 곽 씨는 조건만남을 위해 전국으로 떠도는 소녀의 동선을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으로 감시했다. 그는 소녀가 보내준 돈을 유흥가에서 썼고 제네시스 승용차를 뽑았다. 동거녀 정 씨의 대학 등록금도 소녀가 성매매로 번 돈으로 충당했다.2010년 12월 곽 씨는 소녀에게 자신의 후배 A 씨를 소개시켜 줬다. 소녀는 A 씨를 남자친구라고 믿었지만 그도 공범이었다. A 씨는 소녀의 고통을 외면하고 그녀의 동태를 곽 씨에게 알려줬다. 2011년 9월 곽 씨는 A 씨와 짜고 소녀에게 양주를 억지로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 A 씨는 소녀와 성관계를 맺으며 이를 촬영해 그 동영상을 곽 씨에게 넘겼다. 자신들이 돈을 가로챈다는 사실을 소녀가 눈치챘다는 걸 알고는 신고를 막기 위해 ‘보험용’으로 만든 것.소녀를 지옥에 붙잡아 두려는 악마의 행태는 점점 잔인해졌다. 소녀는 2011년 11월 A 씨의 아이를 임신했다. 곽 씨는 출산 예정일까지 기다려 주지 않았다. 출산을 한 달 앞둔 지난해 7월 그는 소녀를 병원에 데려가 강제로 출산하도록 했다. 한시라도 빨리 돈을 벌 욕심이었다. 소녀는 핏덩이 딸을 곽 씨에게 볼모로 잡힌 채 출산 2주 만에 다시 거리로 나갔다. 곽 씨는 아이 양육비를 요구했다. 소녀의 입금이 늦어지면 “딸을 창녀로 만들겠다” “아이 입에 물을 부어 폐 속에 물이 차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약속과 달리 적금을 붓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볼모로 잡힌 아이 때문에 신고하질 못했다.소녀는 그동안 보낸 돈의 일부라도 달라고 조심스럽게 요구했다. 곽 씨는 이 같은 최소한의 요구에 무자비한 폭행으로 답했다. 지난해 9월 곽 씨는 소녀의 입에 재갈을 물린 채 오른손 새끼손가락 손톱을 니퍼로 자르고 뜯어냈다. 소녀의 허벅지를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로 마구 폭행하기도 했다. 겁에 질린 소녀는 소리도 내지 못했다. 잔인한 폭력은 계속됐다. 지친 소녀는 곽 씨 손에서 달아나 서울로 올라와 숨어 살았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추적 끝에 곽 씨와 동거녀 정 씨 일당을 붙잡았다. 소녀는 곽 씨가 아동보호소에 맡긴 딸을 데려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서울 송파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공동상해) 등 혐의로 곽 씨와 정 씨를 구속하고 잠적한 A 씨를 쫓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함 양이 성격도 밝고 지능도 정상이지만 가출 이후 의지할 데가 없다 보니 그들의 손아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곽 씨는 반성은커녕 계속 진술을 번복하며 자신의 미래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함 양의 진술과 통장 입금 명세를 확인한 결과 곽 씨가 가로챈 돈이 3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가출청소년 2만8996명 중 1만6945명이 소녀다. 전국 92곳의 청소년쉼터의 정원은 892명에 불과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상당수 가출소녀들이 악마의 손아귀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잘 곳도 돈도 없는 이들에게 온정을 가장해 접근한 뒤 성매매로 이끄는 어른이 부지기수인 탓이다. 20일 경기 안산의 여성 청소년의 집 ‘아침’에서 취재팀이 만난 B 양(17)은 2011년 12월 가출했다. B 양은 성매매로 돈을 벌던 선배 언니와 함께 생활하던 중 3명의 또래 남성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한 번은 모텔에서 한 남성이 휘두르는 공업용 칼에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하고 또래들에게 붙잡혀 강제로 몸을 팔기도 했다. B 양은 “성을 사는 남성부터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몸을 팔면 팔수록 몸이 망가졌다. 내 몸을 낳아주신 엄마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함 양 등 가출소녀들이 성구매 남성을 구했던 인터넷 채팅사이트는 19일 밤 현재까지도 여전히 “재워주겠다”는 악마들로 넘쳐났다. 본보 취재팀이 여성 명의로 ID를 만들어 대화를 시도하자 한 남성은 “가출 청소년을 받아주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원할 때까지 재워주겠다”고 유혹했다. 가출 청소년을 돌보는 위드프랜즈 송정근 본부장은 “가출소녀의 성매매는 소녀의 잘못이 아닌 경제적 빈곤, 가정불화가 겹친 우리 사회의 문제”라며 “우리 사회가 집을 나온 청소년을 외면하기보다 잠잘 곳과 일자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박훈상·안산=이철호 기자 tigermask@donga.com}
인천의 한 초등학생이 부모로부터 1시간 동안 체벌을 받은 뒤 잠자다 숨져 경찰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20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0시 반경 인천 남동구 한 가정집에서 초등학교 2학년 김모 군(8)이 잠을 자다 발작을 일으키며 구토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 군의 팔, 다리 등 20여 군데에서 멍자국이 발견됐다. 김 군의 아버지(31)와 의붓어머니 A 씨(35)는 19일 오후 7시경 김 군이 거짓말을 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서 기마자세로 벌을 세웠으며 효자손과 70cm 길이의 몽둥이로 번갈아가며 팔과 다리 등을 1시간 정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군의 부모는 이전에도 김 군을 한두 차례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박근범)는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 일대 어학원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18일 어학원 5곳을 압수수색하고 20일 한 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해 수강생 명단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어학원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SAT 문제지를 수험장에서 빼돌리거나 외운 문제를 복기하는 수법으로 문제를 유출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죽음을 앞둔 울랄라세션 리더 임윤택 씨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 몸속의 암 덩이를 믿지 않는 사람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했던 그의 삶이 조롱받을 때 생에 대한 의지도 흔들렸다. 비웃음으로 가득한 일부 누리꾼의 악플은 ‘죽음의 그림자’를 걷어내려고 애쓰는 그의 영혼마저 서서히 파괴시켰다. ‘말기 암이라면서 방송 나와서 할 거 다하고…. 의심받을 짓을 해서는 안 되지. 욕먹어야 한다.’ ‘위암이 아니라 자살이 아닐까요?’ 악플은 그의 죽음 뒤에도 이렇게 이어졌다. 도대체 그들은 왜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데서 만족을 얻는 것일까. 그들이 얻는 만족의 실체는 뭐란 말인가. 한 강연회에서 고인을 인터뷰하면서 큰 울림을 얻었던 기자의 마음은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감으로 한동안 흔들렸다. 취재 수첩을 열었다. 지난해 3월 임 씨가 학교폭력 예방 강사로 서울 단국공고를 찾았을 때 보여준 희망의 언어와 몸짓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아픈 게 거짓말이란 소문이 있던데 정말이에요?” 차마 물을 수가 없던 말을 한 학생이 거침없이 내던졌다. 말기 암 환자가 항암 약물치료를 받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 몸부림이 삶의 지푸라기를 놓지 않으려는 절규라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기자는 인터넷을 달궜던 그 질문을 할 수 없었다. 임 씨는 웃으며 칠판에 ‘질문1. 아픈 게 거짓말!’이라고 썼다. 그는 “위암 4기는 생존율이 5.5%예요. 괴로워서 인상만 쓴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라고 답했다.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는데 무섭지 않냐”는 질문에는 “하루를 살아도 주변 사람을 위해 가치 있게 살자”고 당부했다. 이 학교 선도담당 교사 여인진 씨는 임 씨 사망 소식이 전해진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강연을 들은 학생들이 다른 친구를 배려하고 거친 언행을 자제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고인이 들었으면 기뻐할 이야기다. 그는 11일 33세의 나이에 위암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악플에 치를 떨어야 했다. ‘밴드를 홍보하려 암 환자로 행세한다’며 ‘암드립’이란 저주를 퍼붓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불행하게도 임 씨는 악플러들의 거짓 행태를 죽음으로 고발한 셈이 됐다. 악플러들은 이제 “아내와 딸을 남기고 무책임하게 죽었다”며 비난한다. 한술 더 떠 그의 아내와 딸을 겨냥한 악플마저 등장했다. 망나니 같은 인간들의 행태를 언제까지 지켜만 봐야 하는지, 답답하다. 고인을 한 번도 만난 적 없을 그들이 배설하는 이 파괴적 미움은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악플은 지겨운 병폐다. 죽은 사람에게 악플을 달아 부관참시(剖棺斬屍)하고 성폭행을 당한 아동에게 ‘음란 댓글’을 달아 인격살인을 한다. 12일 인터넷 공간에서는 임 씨에게 악플을 단 사람의 신상이 다시 털리고 있다. 거기에 또 악플이 똬리를 튼다. 잘됐다고 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일반인이라고 악플에서 예외가 되지는 않는다. 신상 털기가 시작되면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최근 여대생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 관련 상담글을 올렸다가 얼굴, 실명, 학교, 페이스북 주소, 사는 곳 등 개인정보가 모조리 악플러들의 손에 공개됐다고 한다. ‘키보드 워리어’(상습적 악플러를 포함한 공격적 성향의 누리꾼)는 명문대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한다. 지난해 10월 서울대 커뮤니티에서는 매점에서 선배에게 손찌검을 한 이 학교 학생의 신상이 악플러 손에 공개됐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의 말이다. “사법기관이 현실에서 벌어진 상해 사건만큼 악플 같은 사이버상 폭력도 무겁게 다스려야 한다. 악플러에게는 형사 처벌뿐 아니라 민사상 막대한 배상금도 물릴 필요가 있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오는 지적이다. 사법당국도 이제는 이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슈퍼스타K에서 항암치료의 고통을 딛고 우승하며 기적을 노래한 임 씨는 악플로 힘들어하는 가족들에게 “내가 죽으면 다 정리될 문제”라며 위로했다고 한다. 임 씨는 빈소의 영정에서도 검은 모자를 비스듬히 쓰고 활짝 웃으며 생의 마지막까지 희망을 전하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세상의 모든 악을 긍정적으로 대하려 했던 그의 몸부림을 보면서 오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기자의 삶조차 피폐하게 느껴졌다. 울랄라세션이 지난해 발표한 미니음반의 타이틀곡 ‘아름다운 밤’을 작곡한 가수 싸이도 고인의 사망 소식을 듣고 12일 귀국했다. 싸이는 환하게 웃는 영정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한 채 눈물만 글썽였다.박훈상·김수연 기자 tigermask@donga.com}

낮은 코가 불만인 취업준비생 A 씨(25·여). 그녀는 상반기 취업시즌을 앞두고 코필러 시술(화학성분인 필러를 주입해 코 모양을 교정하는 시술)을 받을까 고민 중이다. A 씨는 6일 오후 본보 취재팀과 함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의 한 대형 성형외과를 찾았다. 최고 인기 여성 아이돌그룹 전담 병원으로 알려져 유명해진 곳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상담실에서 만난 성형 코디네이터는 “인상이 참 좋다. 취업이 잘되겠다”며 ‘칭찬’부터 시작했다. 코디네이터는 코필러 가격과 효과에 대해 설명하더니 “1년밖에 효과가 없는 120만 원짜리 시술 대신 영구적인 275만 원짜리 코성형을 하라”고 권했다. A 씨가 머릿속으로 가격을 계산하며 관심을 나타내자 코디네이터는 곧장 ‘지적’을 시작했다. 양손으로 A 씨의 얼굴 곳곳을 만져보더니 “광대뼈가 넓다” “턱뼈가 굉장히 크고 밖으로 뻗어 있다”며 광대뼈 축소술과 사각턱 수술 등 안면윤곽수술까지 권했다. 최소 8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수술이다. A 씨가 망설이는 눈치를 보이자 코디네이터는 자신의 얼굴을 만지게 하더니 직접 ‘비교’하도록 했다. 다른 환자의 수술 전후 사진과 A 씨 얼굴을 비교하기도 했다. “조금만 손대면 드라마틱하게 변할 수 있다”고 ‘희망’을 심어주는 화술이 계속됐다. 병원 밖으로 나온 A 씨는 “코필러만 할 생각이었는데 코디네이터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다른 수술까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작용 설명 않는 위험한 유혹 중·대형 성형외과에서 환자 상담을 담당하는 성형 코디네이터, 일명 ‘상담실장’의 무리한 환자 영업이 불필요한 성형수술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구 대비 성형수술 비율이 가장 높은 ‘성형대국 한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 취재팀은 5, 6일 서울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 3곳을 방문해 직접 성형 상담을 받거나 시술 희망자와 동행해 취재했다. 상담은 대개 ‘칭찬→지적→비교→희망→쐐기 박기’ 순으로 진행됐다. 6일 강남역의 한 성형외과에서 만난 상담실장은 “지금도 얼굴이 예쁘다. 만약 조금만 더 예뻐지고 싶다면”이라고 말을 꺼내더니 “나이가 들어 보이니 얼굴에 지방을 이식하자”고 권했다. 추가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에게는 “다른 수술과 함께 하면 할인해 주겠다” “이번이 마지막 특가다”며 유혹했다. 단 한 곳도 성형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상담실장에게 설명을 요구하면 “언론이 위험성을 부풀렸다. 교통사고 확률보다 적다”고 답했다. 환자의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간단한 시술을 원하는 환자에게도 뼈를 깎는 안면윤곽수술이나 양악수술을 권하는 ‘땡기기’ 영업도 극성이었다. 상담실장의 ‘땡기기’ 영업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다. 인터넷 성형 피해 카페에는 “한꺼번에 수술하면 할인해준다는 말에 안면윤곽수술과 양악수술을 받았다가 안면비대칭에 시달리고 있다” “상담실장이 권한 수술을 모조리 받았다가 부작용으로 재수술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수두룩하다. 한 대형 성형외과 김모 상담실장은 “사실 의학지식을 갖춘 상담실장은 거의 없다. 실제 수술 구경도 하고 우리도 성형수술을 받으니까 경험 지식만큼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대형 성형외과는 전문스피치 강사를 초빙해 상담실장들에게 화술을 가르치고 역할극을 통한 실전 기술을 연마하도록 하고 있다. 환자의 부러움을 사기 위한 외모 가꾸기도 요구한다. 이런 병원들은 상담실장이 수십 명에 달한다.○ 억대 연봉 내세운 학원까지 성형외과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정도로 상담실장의 역할이 주목받다 보니 양성 학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성형 코디네이터 양성 학원은 ‘학력과 성별, 전공 구분 없이 단기간 취업 성공’ ‘자신의 화술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유망 직종’ 등이라고 내세워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서울의 한 학원 관계자는 “2주 안에 취업이 가능하다. 안내 서비스부터 시작하지만 2, 3년 만에 상담실장이 되면 3000만∼5000만 원의 연봉이 가능하다”며 “환자 수술 건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곳에선 억대 연봉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현재 민간자격증으로 등록된 병원 코디네이터 자격증 발급기관은 모두 30여 곳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는 “성형 코디네이터는 국민의 건강이나 생명과 직결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신력을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지윤 인턴기자 서강대 중국문화과 4학년 }
이화여대 2학년 A 씨(21)는 3일부터 한복을 입고 설 선물세트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할인마트에서다.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설 하루만 쉬고 연휴기간에도 일할 계획이다. 시급은 최저임금 4860원보다 많은 7000원이다. 광주가 고향인 A 씨는 부모님과 설 명절을 함께할 생각을 접었다. A 씨는 "KTX 왕복차비만 7만 원이 넘는다"며 "부모님이 45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주시는데 고향 갈 차비까지 달라고 할 염치가 없다"고 말했다. 주거비를 제외한 A 씨의 한 달 생활비는 25만 원. 아낀다고 아껴도 밥값, 책값, 교통비를 빼면 늘 부족한 탓에 그녀에게 귀향은 '사치'였다. 짧은 연휴 때문에 귀향을 포기한 20대가 늘어 아르바이트 자리도 부족했다. A 씨는 여러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전전하다 사전오기 끝에 붙었다. 그녀는 "연휴에 열심히 일해서 두 달 치 생활비를 꼭 벌겠다"고 말했다. 딸의 사정을 아는 부모도 광주에 오라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 때문에 설 귀향을 포기한 채 아르바이트로 명절을 보내는 젊은이가 많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5, 6일 이틀간 서울 시내 대형 할인마트나 백화점, 상점 등에서 일하고 있는 50명의 젊은이를 인터뷰했다. 이들 대부분은 가족과의 정을 나눌 시간마저 포기한 채 명절에 번 돈으로 부모의 부담을 덜겠다는 '효자 효녀'였다. 백화점에서 무거운 물건을 나르고 하루 9시간을 서서 제품을 홍보하는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 채용사이트 '알바몬' 관계자는 "올 설은 귀향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택한 젊은이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경제난과 더불어 연휴가 3일밖에 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완구업체는 마트에서 설날 당일 완구판매를 도울 아르바이트생 1명을 뽑았는데 무려 90명이 이력서를 냈다. 젊은이들이 가족과의 명절 대신 아르바이트를 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학비 마련 때문이다. 대학 입학을 앞둔 이모 씨(19)는 등록금 330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슈퍼마켓에서 참치선물세트를 팔고 있다. 이 씨는 "하루 9시간 일해 일당 6만 원을 버는데 착실히 모아서 대학 등록금에 보태고 싶다"며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치킨집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도 귀향 대신 알바를 택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김모 씨(26·여)는 "백수 처지로 대구 고향집에서 부모님이나 친척들 눈치 보는 것보다 서울에서 일하며 용돈도 벌고 취업을 준비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설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일하는 착한 아들, 딸도 있다. 이달 말 군 입대를 앞둔 김우성 씨는(20)는 백화점에서 고된 택배물품 나르기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입대 전에 용돈을 벌어서 부모님께 운동화 한 켤레와 제주도 여행권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트에서 일하는 B 씨(25·여)도 "힘들어도 참고 일하면 설날 이후 50만 원이 모인다"며 "어머니의 얼굴 주름을 펴줄 보톡스 수술비로 쓸 생각"이라고 했다. 설을 앞두고 고향인 전남 목포시에 내려간 대학생 김태영 씨(23)는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과일을 나르고 있다. 김 씨는 6일 동아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부모님과 함께 시간도 보내고 싶지만 설에 번 돈을 종자돈 삼아 새학기엔 꼭 자립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단기 아르바이트 구하는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갑(甲)'인 업소의 횡포에 시달리기도 한다. 고려대생 안모 씨(28)는 "근무시간과 조건을 채용 후에 바꾸거나 채용할 것처럼 면접을 본 뒤 전화 한 통 없는 곳이 많다"며 "한 푼이 아쉽다보니 서러워도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정규 인턴기자 동국대 사회학과 4학년 김명종 인턴기자 고려대 법학과 4학년 }

대통령 선거 개입 게시글 논란의 당사자인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 씨(29)가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의 개인 ID를 한 언론사 기자에게 건넨 사람을 밝히기 위해 관련 사이트 및 경찰 관계자를 4일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국정원이 3일 밝혔다. 김 씨는 자신의 ID를 이용해 웹사이트에 접속해 기록을 열람한 한겨레신문 기자 A 씨도 함께 고소할 예정이다. 한편 대선 개입 의혹 수사 실무 책임자인 서울 수서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이 수사 마무리를 앞두고 4일자로 송파경찰서로 자리를 옮긴다. ‘원칙 수사’를 고수해온 권 과장은 수사 발표 시점이나 발표 내용 선별 등을 놓고 지휘부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은 “8일까지 합동근무 형태로 일하기 때문에 수사를 마무리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지난해 8월 서진환(43)이 범행을 저질렀던 서울 광진구 중곡3동에 파출소가 신설된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서진환이 주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현장과 100여 m 떨어진 중곡3치안센터를 중곡3파출소로 승격해 20일 개소한다고 3일 밝혔다. 새 파출소는 중곡파출소가 담당하던 중곡1, 3동 중 3동 지역 1만8900여 명의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경찰관 1명이 주간에 근무하는 치안센터와 달리 파출소에는 20여 명의 경찰관이 24시간 교대로 상주한다. 지난해 사건 발생 이후 불안에 떨던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치안센터를 파출소로 승격해 달라는 서명 운동에 나서 2000여 명의 동참을 이끌어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서울 송파경찰서는 국가사적 제11호인 백제의 왕성(王城) 풍납토성 발굴 터에 묻힌 대규모 폐기물 불법 매립 사건과 관련해 해당 구 공무원 김모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김 씨는 폐기물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6년 서울 송파구 감독관으로 일했다. 경찰은 빠른 시일 내에 폐기물 업체 관계자들의 소재도 파악해 참고인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폐기물 업체가 영세해 현재 문을 닫은 곳도 많다”며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은 모두 공소시효가 만료돼 수사 결과만 송파구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송파구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았다. 불법 매립 쓰레기는 송파구 풍납동 풍납토성 유적 약 8400m²(약 2540평) 넓이에 지하 3m 아래까지 파묻혀 있다. 전체 규모는 수천 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흡사 낙엽 같았다. 군대 시절 쓸고 쓸어도 막사 주변을 뒤덮는 낙엽처럼 성매매 전단지가 뿌려졌다. 1일 오후 11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지하철 선릉역 출입구는 반라의 여성 사진과 자극적인 문구와 전화번호가 찍힌 성매매 전단지로 도배돼 있었다. 선릉역 출입구는 모두 10곳. 동아일보 취재팀이 1번부터 10번 출구까지 성매매 전단지를 직접 세어 보니 출구당 50∼300장씩 총 1500여 장에 달했다. 2번 출구 앞에서 검은 복면을 쓴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인도 위에 나타났다. 그는 주위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전단지를 한 움큼씩 공중에 뿌린 뒤 사라졌다. 그가 20m가량 이동하며 뿌린 수백 장의 성매매 전단지는 지하철역 주변 인도 위에 가득 쌓였다. 이날 청소 중인 환경미화원은 “전단지가 많이 뿌려질 때면 보도블록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며 “건물 경비원과 상가 주인이 수시로 치우지만 도저히 거리가 깨끗해지지 않는다”라고 하소연했다. 성매매 전단지는 학교 주변과 주택가에까지 침투했다. 논현역과 도보로 5분가량 떨어진 논현초등학교 정문 담벼락에는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 간판 바로 아래 변종 유사성행위 업체인 ‘입살롱’, ‘립카페’ 광고지들이 걸려 있었다. 학교 정문 앞 인도에도 2장의 광고지가 놓여 있었다. 인근 주민은 “비가 오지 않을 때는 학교 주변에도 전단지가 잔뜩 깔린다”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호기심이 왕성한 학생들은 적힌 전화번호에 장난 전화도 걸고 어떤 업소인지 검색도 해 본다”라며 “선정적인 사진이 인쇄된 명함 크기의 전단지를 딱지 모으듯이 갖고 있는 아이도 있다”라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성아파트 사거리 뒷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기업 사무실 주변 오피스텔 등에서 성업 중인 ‘불법 마사지’ 전단지는 밤마다 거리에 가득 쌓였다. 이 지역 주민 조모 씨(43)는 “어른이 봐도 얼굴이 후끈거리는 성매매 전단지가 동네 전체를 더럽히고 있다”라며 “초중학교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아이들 교육에 문제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오토바이는 물론 행인으로 위장해 전단지 배포 강남의 선릉역, 강남역, 논현역 일대는 경찰과 구청이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왔지만 여전히 성매매 전단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강남구가 “집중 단속으로 성매매 전단지가 많이 줄었다”라고 밝힌 것과 실제 현장은 딴판이었다. 이들 강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성매매 전단지가 뿌려지는 이유는 주변에 오피스텔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 일명 ‘오피방’들은 단기간 오피스텔을 임대해 성매매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오피방은 룸살롱처럼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할 수 없어 인터넷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오프라인’에서는 성매매 전단지로 손님을 끌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술에 취한 남성은 거리에 떨어진 야한 사진과 자극적인 문구를 보고 성적인 유혹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라며 “간판 없이 영업하는 오피스텔 성매매 업체는 전단지가 간판인 셈”이라고 말했다. 낮 시간대를 노린 ‘도보 살포’ 방법도 등장했다. 1월 10일 오후 4시경 오피방 영업실장 김모 씨(31)는 선릉역 일대에서 두툼한 잠바 속에 넣은 수백 장의 성매매 전단지를 길에 뿌리고 다니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행인으로 위장해 은근슬쩍 인파가 많은 곳에 전단지를 뿌리며 단속반의 눈을 피했다고 진술했다”라고 전했다.○ 경찰과 자치구, ‘성매매 전단지와의 전쟁’ 선언 경찰은 지난달 14일부터 강남구청과 함께 강남 일대 ‘불법 음란 전단지’ 집중 단속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과는 집중 단속 이후 선릉역 논현역 강남역 주변에 전단지를 뿌리고 오피스텔 성매매를 해 온 4개 업소를 단속했다. 업주, 성매매 여성, 배포자 등 18명을 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단속된 오피스텔 업소에서 나온 전단지 28만여 장도 압수했다. 강남구도 직원 150명을 동원해 ‘불법 선정성 전단지 철폐 합동단속반’을 꾸렸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의 경우 성매매 전단지를 인쇄하는 업체를 집중 단속해 효과를 거뒀다. 인쇄업체들은 사회적인 비판이 잇따르자 성매매 전단지를 제작하지 않기로 결의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