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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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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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5~202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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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외서 영화 보는 이 맛, 여름 아니면 안 돼

    비록 ‘그랑블루 페스티벌’은 22일 막을 내렸지만 색다른 주제로 무더위를 날려 줄 여름 지역 영화제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5일까지 강원 강릉시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올해 20회째를 맞는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린다. 공모 작품 840편 가운데 단편 23편, 장편 2편을 상영한다.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수상한 ‘시체들의 아침’, ‘자유연기’와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 ‘어른도감’ 등을 선보인다. 3일 개막식에는 변영주 감독과 배우 이상희가 사회를 맡고 밴드 ‘새소년’이 개막 공연을 펼친다. 또 영화 상영 외에도 독립영화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강연 프로그램 ‘5교시 영화수업’도 새로 마련됐다. ‘공동정범’을 함께 연출한 김일란, 이혁상 감독과 ‘걸스온탑’, ‘연애다큐’의 구교환, 이옥섭 감독이 강연자로 나선다. 한여름의 가족 피서 영화제를 자처하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도 충북 충주호 등지에서 다음 달 9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38개국 117편(중·장편 51편, 단편 66편)의 음악 영화를 상영하며, 특히 올해는 인도의 다양한 음악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카슈미르 지역의 저항 음악을 다룬 ‘저항의 발라드’와 힌두스타니 전통 음악을 담은 ‘싯데슈와리’ 등이다. 개막작인 ‘아메리칸 포크’는 데이비드 하인즈 감독의 작품으로 9·11테러의 충격을 두 주인공이 포크송으로 치유하는 로드 무비. 국내 영화로는 집행위원장인 허진호 감독의 단편 ‘두 개의 빛: 릴루미노’도 공개한다. 음악 영화제인 만큼 가수 김연우와 혁오, 자이언티, 윤수일 등 40여 팀이 관객을 만나 축제의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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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와 닮은 서핑에 푹… 바닷가서 힐링하라고 축제 만들었죠”

    “서핑은 파도를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내가 탈 수 없는 파도에 오르려다 고꾸라지고, 좋은 기회를 나도 모르게 놓치기도 해요. 마치 영화나 인생 같죠?” 15년간 집행위원장을 맡아 이끌어 온 미장센 단편영화제를 내려놓은 이현승 영화감독(57)이 서핑에 푹 빠졌다. 그가 만든 서핑 영화제 ‘그랑블루 페스티벌’이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강원 양양군 죽도해변에서 열렸다. 파도가 철썩이는 바닷가에서 21일 만난 이 감독은 구릿빛 피부로 모래사장을 누비고 있었다. “서핑은 20년 전 하와이에서 처음 배웠습니다. 그 후 잊고 있다가 우연히 사진을 보고 2013년 양양에 왔어요.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는 서핑이 인생 같아 빠져들었고, 이곳에 정착하게 됐죠.” 죽도해변은 해안선이 오목해 크기가 아담하고, 수심도 깊지 않아 초보자도 서핑을 즐길 수 있다. 해변 인근에는 횟집 대신 수제버거, 맥주, 타코를 파는 음식점과 서핑용품 대여점이 가득했다. 양양 생활 6년 차인 이 감독이 처음 왔을 때 현지 주민들은 그를 낯설어했다. “먼저 인사하고 맥주도 함께 마시니 ‘영화감독이래’ 하며 조금씩 알아봤어요. 이곳 서퍼들이 도시락이나 커피를 내줘 지난해 첫 영화제가 열릴 수 있었습니다.” 그랑블루 페스티벌은 매일 아침 쓰레기를 줍는 ‘비치 클린’으로 시작했다. 이 감독에 따르면 이곳 서핑 가게 상인들은 평소에도 아침마다 해변 청소를 한다. 파도를 선물하는 자연을 존중하는 의미다. “2020년 올림픽에 서핑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을 때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서핑은 경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런 취지를 살려 그랑블루 페스티벌도 ‘물, 즐거움을 품다’를 주제로 바다와 환경보호에 관한 영화를 상영했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부터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섬을 그린 ‘키리바시의 방주’, 시인 네루다와 어부의 아들 마리오의 우정을 그린 ‘일 포스티노’까지. 아일랜드 서부 라힌치에서의 서핑을 그린 다큐멘터리 ‘비트윈 랜드 앤드 더 시’는 국내 첫 상영작이었다. 21일 오후 8시부터 시작한 영화 상영은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이어졌다. 서퍼들이 해변을 따라 일렬로 늘어서면 기업 코웨이가 바다환경보호기금을 적립하는 ‘서프보드 플래시몹’도 열렸다. 배우 전도연 오광록 박호산 이천희와 이준익 방은진 한지승 봉만대 감독 등도 찾아와 함께 어울렸다. 전도연은 가족과 함께 바다 수영을 하고 이준익 감독은 해먹에 누워 여유를 즐겼다. 지역 주민들은 영화인들이 온 줄 몰랐다가 뒤늦게 “저 배우도 왔어?” 하며 놀랐다. 이 감독은 “영화인들이 스트레스가 많다는 걸 알기에 편히 와서 힐링하길 바랐다”며 “그래서 ‘페스티벌’ 이름에 ‘필름’이란 말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바닷가 스크린에서 깜짝 상영한 ‘시월애’였다. 2000년 개봉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건축, 감각적 화면은 물론이고 배우 이정재와 전지현의 앳된 모습에 300여 명 관객이 즐거워했다. 이정재도 참석해 “오래전 영화여서 다시 보면 어떨지 궁금하다”고 인사한 뒤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보정) 작업을 거친 ‘시월애’는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감각적 표현에 능숙한 이 감독은 최근 한국 영화가 액션이나 스릴러에 쏠려 아쉽다고 털어놨다. “최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분노, 불안, 슬픔이라고 합니다. 그런 사회를 반영해 영화도 복수나 울분이 많았죠. 하지만 고요하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리틀 포레스트’ 같은 영화를 많은 관객이 찾았다고 하니 희망이 보입니다.” 이제 ‘강원도민’인 그는 최근 제작사 ‘스튜디오 블루’를 차렸다. “젊은 사람들이 와서 정착하도록 일자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국내 최초 면 단위 제작사일 겁니다.”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묻자 그는 생계를 위해 다양한 영상물을 주로 제작할 것이라면서도 한마디 덧붙였다. “또 모르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처럼 이현승표 ‘죽도 서핑 다이어리’가 나올지도요. 하하.”양양=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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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구와 인류를 살리는 세계 생태마을을 가다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빨대가 바다거북의 코에 박혀 발견되고, 물고기의 몸속에서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나온다. 이런 소식들을 보며 내가 수없이 버렸을 빨대와 페트병들은 어디로 갔을까 궁금하고 걱정스럽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결과가 있다. 다만 모든 결과가 나에게 직접 돌아오지 않기에 모두가 어느 정도는 무책임한 일상을 살아오고 있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인도 오로빌, 미국 이타카, 호주 크리스털워터스, 영국 핀드혼 등 세계의 생태마을이 가입된 네트워크 단체 젠(GEN·Global Ecovillage Network)의 사례를 모은 책이 나왔다. 국내 활동가들이 번역하고 동아시아 생태마을 사례를 추가했다. 국내 사례로는 천연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생태화장실을 사용하는 전남 고흥 ‘선애빌’, 유기농업과 교육으로 공동체를 꾸려가는 충남 홍성 ‘홍동마을’이 소개됐다. 젠 20주년에 맞춰 발간된 이 책은 이 밖에도 생태마을을 설립했거나 그 속에서 함께 생활한 사람들이 직접 쓴 글을 통해 세계 각국의 생태마을 현장을 돌아본다. 각박하고 치열한 경쟁 사회, 고도로 발달한 시스템 사회에서 비현실적인 이야기일 것만 같았던 지속 가능한 공동체들의 실질적인 모습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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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는 다 그래” 가사에 리설주-김여정 “맞다” 맞장구

    한국여기자협회(회장 김균미)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럼 ‘남북 문화체육관광 교류, 현재와 미래’를 개최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은 이날 포럼에 참석해 4월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의 후일담을 전했다. 도 장관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호기심이 많고 거침없이 화통하게 이야기하는 편이었다”며 “가수 나훈아는 왜 오지 않느냐고 물어 개인 일정이 있었다고 하니 의아해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또 북한 인사들은 남한 뉴스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한 고위급 인사가 식사 자리에서 “드루킹이 뭐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북측 요청으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노래를 부를 때도 인상적인 일이 벌어졌다. 마지막 가사 ‘남자는 다 그래’가 나오자,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맞아! 남자는 다 그래”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도 장관은 또 삼지연관현악단이 우리 노래를 10곡 이상 불러서 준비를 많이 했다는 인상도 받았다고 전했다. “오히려 우리가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고, 제안받은 5곡 중 ‘버드나무’를 소녀시대 서현이 불러 열화와 같은 반응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도 장관은 또 문체부의 남북 교류 추진 상황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제안한 ‘가을이 왔다’ 공연은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까지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며,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 남북 선수의 합동 훈련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강산 등 관광 교류에 대해서는 “대북 제재 문제가 있어 당분간은 문화 교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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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영화에 중국계 배우가 왜 이리 많지?

    1988년 할리우드 영화 ‘다이하드’. 브루스 윌리스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레전드 작품으로 지금도 ‘엄지 척’ 액션영화로 회자된다. 배경은 미국 캘리포니아 35층(150m)짜리 빌딩 ‘나카토미 플라자’. 영화에선 일본계 기업의 미국 지사 본부로 묘사됐는데, 당시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던 일본의 위상이 은근히 묻어났다. 그로부터 30년 뒤. 11일 국내 개봉한 ‘스카이스크래퍼’도 초고층 빌딩이 주요 무대. 225층(1100m) 높이의 ‘더 펄’이다. 할아버지 윌리스가 아닌, 요즘 ‘잘나가는’ 드웨인 존슨의 출연 말고도 격세지감은 또 느껴진다. 장소는 홍콩으로 바뀌었고, 빌딩 역시 중국 소유. 존슨이 맡은 전직 FBI 요원 윌 소여와 그의 가족을 제외하면 상당수 캐스팅이 대부분 중국계.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할리우드는 뭐가 변한 걸까.○ 중국 완다그룹에 인수된 할리우드 ‘레전더리’ 맡은 역할의 성격도 다르다. ‘다이하드’에 등장한 일본인 경영인은 한낱 인질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스카이스크래퍼’의 아시아 배우들은 비중도 크고 입체적이다. ‘더 펄’을 지은 부동산 개발자이자 윌 소여의 상사 자오룽지(친 한)와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경찰관 우(바이런 만)가 대표적. 모두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배우들. 영화 내내 광둥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눈에 띈다. 전형적인 근육 배우 존슨이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에 왜 이런 색깔이 묻어날까. 이 작품을 제작한 유명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가 이젠 중국 회사이기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 등을 만든 레전더리는 2016년 중국 완다그룹에 인수됐다. 3월 개봉했던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원래 일본 만화가 원작. 그런데 1편과 달리 중국계 배우가 대거 등장하고, 미국인 박사의 서툰 중국어를 꾸짖는 장면까지 나왔다. 이렇다 보니 미국 현지에서도 ‘찰리우드’(차이나+할리우드)란 소리가 나올 정도. 하지만 ‘스카이스크래퍼’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더욱 입이 벌어진다. 사실 이 영화는 대부분 캐나다에서 촬영했다. 그런데 컴퓨터그래픽(CG)을 입혀 굳이 배경을 홍콩으로 바꿨다. 개봉 날짜도 미국보다 홍콩이 하루 먼저였다. ○ 깜짝 ‘세계 1위’로 올라선 중국 영화시장 ‘스카이스크래퍼’ 개봉 당시 출연배우 존슨은 “중국 영화시장은 2년 이내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립서비스’였겠지만 현실은 더 빨리 찾아왔다. 미국 영화매체 버라이어티는 최근 “올해 1분기(1∼3월) 중국 박스오피스 규모가 북미 시장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중국은 202억 위안(약 3조4000억 원)을 벌어들여 북미의 28억9000만 달러(약 3조2000억 원)를 사상 처음으로 제쳤다. 물론 이 역전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성적은 중국 박스오피스의 흥행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나 성장하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통상 중국 정부가 내놓는 예측 성장률이 15∼20%인 점을 감안하면 한시적인 성과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 극장산업의 규모는 이미 지난해 북미를 넘어섰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7 중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중국 스크린 수는 5만776개로 북미 4만4900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중국이 영화산업에 대내외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의 콘텐츠·제작 노하우를 단박에 뛰어넘긴 어렵겠지만 ‘스카이스크래퍼’ 같은 찰리우드 영화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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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엔 서핑, 밤엔 영화… 양양 ‘그랑블루 축제’ 19일 개막

    영화와 서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랑블루 페스티벌 2018’이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올해 2회째를 맞는 ‘그랑블루 페스티벌’은 서핑 마니아가 즐겨 찾는 강원 양양군 죽도해변 일대에서 즐길 수 있다. 해변에 설치한 스크린과 마을 극장 등을 이용해 서핑과 물에 관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아일랜드의 서핑 다큐멘터리 영화 ‘비트윈 랜드 앤 씨’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파도가 바위를 깎아 만들어진 절벽 마을인 아일랜드 리한치를 배경으로, 서핑을 하려고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 캐나다 다큐멘터리 ‘키리바시의 방주’ ‘가자 서핑클럽’ 등도 상영한다. 서핑 강습을 들을 수 있는 그랑블루 서프 캠프와 밤샘 상영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열리는 푸드마켓도 관심거리. 그랑블루 페스티벌은 영화 ‘푸른 소금’ ‘시월애’ ‘그대 안의 블루’ 등을 연출한 이현승 영화감독이 총감독을 맡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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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랍형 김치냉장고 실화야?” 스크린 너머 만난 北

    “어, 정말 핸드폰을 갖고 다니네.” “저 축구복, 푸마 아니야?” 15일 오후 8시 경기 부천시청 야외광장.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최초로 북한 영화 공개 상영회를 열었다. 이날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된 영화는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에서 최우수영화상을 받은 ‘우리집 이야기’. 김정은 체제하에서 만들어진 비교적 최근작이다. 그동안 북한 영화는 별도 허용 절차를 거쳐 ‘제한 상영’으로만 볼 수 있었는데,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소에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집 이야기’는 부모를 잃은 세 남매 중 자존심 세고 공부 잘하는 15세 맏이 ‘은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부모 없이 동생들을 돌보느라 학업 성적이 떨어지지만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다 조건 없이 애정을 베푸는 이웃 언니 ‘정아’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 사회의 사랑을 깨닫고 성장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영화의 초반부는 비교적 일상적이고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끼리 온 관객 약 200명이 이날 상영회를 찾았다. 스크린 앞 좌석은 물론이고 잔디밭에도 돗자리를 펴고 맥주를 마시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때로는 웃음도 터뜨리며 영화를 지켜봤다. 정아가 은정에게 “죽도록 공부해, 공부하다 죽은 사람 없어”라고 하자 폭소가 터지는가 하면 등장인물들이 서로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거나, 어색한 플래시백 장면이 한국 영화와 사뭇 달라 재미있다는 듯 웃음이 나왔다. 후반부로 갈수록 ‘어버이 원수님’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체제 선전적인 내용이 나오자 허탈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은 생각보다 볼만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천 시민인 이득규 씨(46)는 “어릴 적 동네 사람들이 아이를 함께 키웠던 기억도 나고, 초반부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더빙이어서 어색하고 기술도 완벽하지 않아 영화로서 평가하기보다는 귀엽게 봤다”고 했다. 윤은채 씨(34)는 “영화의 최대 반전이 ‘우리 집은 결국 당’이라는 메시지였다. 군대를 20년 간다거나 정아를 ‘처녀-어머니’라고 호칭하는 부분이 놀라웠다”면서도 “북한 사람들의 옷이나 음식, 집 등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재밌었다”고 말했다. 김미정 씨(50·여)는 “영화의 의도가 눈에 뻔히 보인다. 꽃제비라든가, 북한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많이 들어왔는데 삼남매의 집 안 환경이 깨끗하고, 서랍형 김치 냉장고가 나와 북한의 관객들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느낄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번 상영은 4·27 남북 정상회담 후 처음으로 이뤄진 남북 문화 교류 활동의 하나다. BIFAN 측은 올해 초 통일부의 사전 접촉 승인을 받아 최근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로부터 작품 상영 허가를 받았다.부천=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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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 크루즈 “70미터 높이서 발목 부러져…관객 위해 직접 스턴트 연기”

    “벽에 닿는 순간 발목이 부러진 걸 직감했죠. 그럼에도 직접 스턴트를 하는 건 관객을 위해서입니다.”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으로 돌아온 배우 톰 크루즈가 한국을 찾았다. 16일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크루즈는 대역 없이 액션을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컴퓨터그래픽 없이 액션 장면을 촬영하고 싶었다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고난도 스카이다이빙과 헬기 조종을 직접 했다. 특히 70미터 높이 건물 위에서 10미터 거리를 뛰어 넘는 연기를 하다 발목 부상을 당해 6주 간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부상을 당하고 직접 액션한 걸 후회하진 않았냐”는 질문에 “평생 영화를 하면서 뼈가 부러진 적은 정말 많지만 그래도 발목이 다쳤을 땐 조금 후회됐다”며 “그럼에도 스턴트 연기는 언제나 흥분되고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경험”이라고 답했다. 함께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헬리콥터 액션 장면을 촬영할 때 무척 긴장했다고 한다. 그는 “액션 연기는 스케일이 크건 작건 쉬운 장면이 없다”면서도 “톰은 아주 오랜 훈련을 받고 경험이 많은 프로이기 때문에 다른 변수를 걱정했지만, 헬리콥터 장면을 찍을 때 나는 가만히 앉아서 보기만 하고 그가 모든 것을 제어해야 했기에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 헨리 카빌, 사이먼 페그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다. 2016년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 홍보로 한국을 찾아 방송 출연까지 했던 페그는 “이번에 서울에 와서 선물을 열어보고 정말 감격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님에도 정성스럽게 편지를 써줘서 벅찬 마음을 느꼈고 다시 오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5일 개봉.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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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녀 어머니’가 뭐야?”…南서 첫 공개상영 北영화 ‘우리집 이야기’

    “어, 정말 핸드폰을 갖고 다니네”, “저 축구복, 푸마 아니야?” 15일 오후 8시 경기 부천시청 야외광장.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최초로 북한 영화 공개 상영회를 열었다. ○ 4·27 이후 첫 문화교류…‘우리집 이야기’는 최초 공개 이날 대형스크린을 통해 공개된 영화는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에서 최우수영화상을 받은 ‘우리집 이야기’. 김정은 체제 하에서 만들어진 비교적 최근작인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처음 공개됐다. 이번 상영은 4·27 남북정상회담 후 처음으로 이뤄진 남북문화교류 활동으로, 별도 허용 절차를 거쳐 ‘제한 상영’으로만 볼 수 있었던 북한 영화가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소에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IFAN 측은 올 초 통일부의 사전 접촉 승인을 받아 최근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로부터 작품 상영 허가를 받았다. ‘우리집 이야기’는 부모를 잃은 세 남매 중 자존심 세고 공부 잘하는 15살 맏이 ‘은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부모 없이 동생들을 돌보느라 학업 성적이 떨어지지만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다, 조건 없이 애정을 베푸는 이웃 언니 ‘정아’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 사회의 사랑을 깨닫고 성장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 일상과 유머그린 초반부…간접적 생활상 드러나 영화의 초반부는 대다수 관객들의 기대와 달리 비교적 일상적이고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끼리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 약 200여 명이 이날 상영회를 찾았다. 스크린 앞 좌석은 물론 잔디밭에도 돗자리를 펴고 맥주를 마시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영화를 지켜봤다. 특히 은정이 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듣는 장면에서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설명하던 교사가 웃음을 유도하는 ‘북한식 유머’도 나왔다. “세 평방의 정리를 발견한 피타고라스가, 너무 좋아서 돼지 300마리를 잡아 잔치를 벌여 돼지 300마리의 법칙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성립될 수 없지만 네 평방의 정리를 발견했으면 돼지 400마리를 잡지 않았을까요?” 또 세 남매가 식사를 하는 장면도 나왔는데, 은정이 동생들에게 국수를 만들어주자 막내 은철이가 “밥이나 토마토를 먹고 싶다”고 반찬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이런 동생들에게 섭섭함을 느낀 은정이 집을 뛰쳐나가자, 은철이 태연하게 “돌아 올 거야”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정아가 일터에서 요리 경연대회에 나가는 장면도 등장했는데, 이 때 상품으로 1등은 ‘봄향기화장품’이, 2등은 치마 저고리, 3등에겐 학용품이 주어졌다. 은철이가 학교에서 축구하는 장면에서는 학생들이 붉은 푸마 체육복을 입은 모습도 나왔다. 정아가 은정에게 “죽도록 공부해, 공부하다 죽은 사람 없어”라고 하자 폭소가 터지는가하면 등장인물들이 서로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거나, 어색한 플래시백 장면이 한국 영화와 사뭇 달라 웃음이 나왔다. 후반부로 갈수록 ‘어버이 원수님’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체제 선전적인 내용이 나오자 허탈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 관객 반응은? “예상 외로 자연스럽지만 갈수록 의도 뻔해져”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은 생각보다 볼만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부천 시민인 이득규 씨(46)는 “어릴 적 동네 사람들이 아이를 함께 키웠던 기억도 나고, 초반부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더빙이어서 어색하고 기술도 완벽하지 않아 영화로서 평가하기보다는 귀엽게 봤다”고 했다. 매번 부천영화제를 찾는다는 박수만 씨(34)는 “예상 외로 주연 배우의 연기가 자연스러웠고, 카메라 연출이 나름 다양한 시도를 해 눈길이 갔다”고 말했다. 북한 영화가 궁금해 친구들과 찾은 김미정 씨(50·여)는 “영화의 의도가 눈에 뻔히 보인다. 꽃제비라던가, 북한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많이 들어왔는데 삼남매의 집안 환경이 깨끗하고, 서랍형 김치 냉장고가 나와 북한 관객들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윤은채 씨(34)는 “영화의 최대 반전이 ‘우리집은 결국 당’이라는 메시지였다. 군대를 20년 간다거나 ‘정아’를 ‘처녀-어머니’라고 호칭하는 부분이 놀라웠다”면서도 “북한 사람들의 옷이나 음식, 집 등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재밌었다”고 말했다. ○ 체제 선전이 목적…판타지 장르 없는 북한 영화 이날 상영 직전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와 재일교포 박영이 감독이 무대 인사를 통해 북한 영화를 소개했다. 전 교수는 북한 영화와 드라마를 연구했고, 박 감독은 남북한을 오고가며 영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전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체제 선전을 위해 영화를 제작하기 때문에, 판타지나 범죄물 등 장르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 교수는 “북한 사람들이 만약 한국 영화를 본다면 왜 이렇게 공포물이 많으냐고 의아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70년 동안 벌어진 차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박 감독은 “최근 북한 영화는 인간의 삶과 양심, 도덕에 관한 내용이 많은데 ‘우리집 이야기’가 이러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이라며 “사회 문제나 나라를 지킨다는 의식을 강조해 교육적인 내용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사상적인 것보다 유연하고 생활적인 모습을 담으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가 영화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짝수 해마다 북한에서 열리는 국제 영화제인 ‘평양국제영화축전’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 감독에 따르면 티켓 값이 저렴해 생각보다 많은 북한 사람들이 영화를 즐긴다고 한다. 특히 국제영화제가 열리면, 평소 볼 수 없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영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박 감독에게 티켓을 몰래 구해달라고 요청해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평양국제영화축전은 10일 동안 열리며, 이 기간 동안 평양 내 10개 가량 되는 영화관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박 감독은 “가장 큰 영화관인 평양국제영화관에는 100~2000개 좌석이 있는 상영관 6개가 있고, 그밖에 ‘개선문 영화관’, ‘대동문 영화관’이 있다”고 전했다.부천=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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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서양 잇는 예술세계, 새로 만나는 이응노

    “프랑스에 많은 한국 작가들이 왔음에도 그간 흔적이 많이 보존되지 않았습니다. 한국과 프랑스 예술의 만남을 잊지 않기 위한 재조명이 시급합니다.” 11일 서울 종로구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프랑스 파리 세르뉘시박물관 큐레이터인 마엘 벨레크(36·사진)는 현지에 한국 예술을 소개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015∼2016년에 1950년대부터 프랑스를 거쳐 간 한국 작가를 다룬 ‘서울-파리-서울’ 기획전을 세르뉘시에서 개최했다. 파리 공공미술관이 자체적으로 한국 미술 전시를 기획한 첫 사례였다. 지난해 이응노 화백(1904∼1989)의 회고전 ‘군상의 남자’도 열었다. 그런 그가 세르뉘시박물관과 퐁피두센터가 소장한 이 화백의 작품 29점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13일부터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 열리는 ‘이응노, 낯선 귀향’전을 위해서다. 벨레크 큐레이터는 2013년 전후 세르뉘시 소장품을 통해 이 화백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세르뉘시박물관의 아시아 컬렉션은 프랑스에서 국립동양미술관인 기메박물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 특히 이응노는 세르뉘시에서 ‘동양미술학교’를 운영해 인연이 깊다. 벨레크는 “프랑스 제자들은 당시 이응노가 프랑스어에 익숙지 않았음에도 수차례 반복했던 ‘열심히 그려라’ ‘붓을 수직으로 세우라’는 말을 여전히 기억한다”고 했다. 이런 이미지 탓에 프랑스에서 이 화백을 동양화가로만 조명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벨레크 큐레이터가 보기에 이 화백은 1950년대 이후 파리 앵포르멜(제2차 세계대전 후 표현주의적 추상예술)과 깊이 연관돼 있고, 그의 문자 추상은 기하학적 추상, 미니멀리즘, 옵아트 등 여러 측면으로 확장된다. 벨레크 큐레이터는 “이 화백의 ‘군상’은 픽토그래프의 측면에서 20세기 후반 미국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키스 해링과도 연관점이 있다”며 “수많은 연결 고리와 동서양의 맥락을 모두 갖고 있고, 프랑스-한국의 교류사를 한 몸에 담고 있는 흥미로운 작가”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 전시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이 화백의 예술세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겸재 정선(1676∼1759)과 조선 민화, 장식 예술 등과의 관계 등도 살펴본다. 벨레크 큐레이터는 “1970년대 말부터 이 화백은 프랑스 전통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나 세브르국립도자기제작소, 파리 조폐국과 많은 협업을 했다”며 “그런데 이때 오히려 한국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마르코 폴로’ 시리즈를 흥미로운 작품들로 추천했다. 벨레크 큐레이터는 최근 세르뉘시의 한국 예술 컬렉션 규모를 키우는 작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3년 90여 점이었던 컬렉션은 현재 200여 점으로 늘어났다. 그는 “문화 교류 차원에서 프랑스에 머물렀던 한국 예술가에게 관심이 많다”며 “이 화백 외에도 남관 윤형근 김창열 방혜자 작가와 사진작가 김중만 등의 작품을 새로 소장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응노, 낯선 귀향’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29점을 포함해 모두 90점이 전시된다. 13일 오후 2시에는 이응노의 ‘동양미술학교’에 관한 벨레크 큐레이터의 강연이 대전시립미술관 세미나룸에서 열린다.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은 “암스테르담에 고흐가 있고, 파리에 피카소가 있듯이 대전에는 이응노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며 “이응노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 대전의 도시 브랜드도 향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30일까지.  김민 kimmin@donga.com / 대전=이기진 기자}

    •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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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그머니 돌아온 시리즈 한국영화… 흥행시대 열까

    조폭 마누라(2001년·관객 수 530만 명), 두사부일체(2001년·330만 명), 가문의 영광(2002년·505만 명)…. 1990년대 대표 시리즈 한국 영화가 ‘투캅스’였다면 2000년대는 ‘조폭’ 코미디 영화가 그 자리를 노리며 속편을 쏟아냈다. 이 중 ‘두사부일체’와 ‘가문의 영광’이 속편 ‘투사부일체’, ‘가문의 위기’를 연달아 성공시켜 시리즈 영화로 자리매김하는 듯했지만, 3편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했다. 이뿐만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 흥행작 ‘동갑내기 과외하기’, ‘엽기적인 그녀’는 속편의 민망한 성적 이후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극장가에서 시리즈 영화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그 명맥을 가장 먼저 이은 건 역시나 코미디 영화. 지난달 13일 개봉한 ‘탐정: 리턴즈’는 ‘탐정: 더 비기닝’(2015년)의 후속작으로 주말인 7일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화려함보다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유머로 손익분기점을 일찌감치 넘긴 건 물론 전작 기록(262만 명)도 넘어섰다. 이 같은 코미디 영화가 관객 반응에 따라 후속작을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고유의 세계관을 제시하는 시리즈 영화가 등장해 주목된다. 대표적 예가 1, 2편을 함께 제작한 ‘신과 함께’. 김용화 감독은 ‘신과 함께’를 시리즈물로 제작한 계기에 대해 “한국형 프랜차이즈가 한 번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무모한 시도를 해봤다”고 말했다. 박훈정 감독의 영화 ‘마녀’도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히어로 세계관을 바탕으로 3부작을 염두에 두고 제작돼 결과가 주목된다. 이는 2001년 시작해 10년간 꾸준히 인기를 얻은 ‘해리포터’ 시리즈는 물론 최근 국내 박스 오피스도 무서운 기세로 점령하고 있는 마블 시리즈에 자극받은 듯한 행보다. 올 상반기 흥행 영화도 관객 수 상위 10개 작품 중 6개가 시리즈 영화다. 다만 프랜차이즈도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5월 24일 개봉한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고정 팬층에도 불구하고 최근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다. 스타워즈 프랜차이즈 10개 영화 중 수익률 9위에 올랐지만, 재개봉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여서 꼴찌나 다름없다. 이를 두고 영화가 기존 세계관에만 충실해 식상하다거나 월트디즈니가 루커스필름을 인수한 후 너무 자주 영화를 개봉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곡숙 영화평론가는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도 기존 한국 영화가 단발성에 그쳐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최근 채널의 다양화로 수익 구조도 다양해지면서 시리즈 제작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젊은 세대가 즐겨 온 판타지물에 동양적 세계관을 넣어 연령대를 확장한 영화를 비롯한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정착이 한국 영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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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와 함께 사랑이 깨어났다… 美 사로잡은 실화 로맨스

    연애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님과 혼수상태에 빠진 연인. 그 사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남자. 시놉시스만 보면 매력적이지 않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라라랜드’보다 현실적이되 ‘애니 홀’보다 따스한 사랑이 펼쳐진다. 올해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른 로맨틱 코미디 영화 ‘빅 식(The Big Sick)’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스탠드업 코미디언 쿠마일 난지아니. 미국 HBO의 인기 드라마 ‘실리콘 밸리’에도 출연한 배우인 그와 아내 에밀리 고든의 실화를 담았다. 이야기는 그가 유명해지기 전, 우버 운전으로 돈을 벌며 공연하던 시절로 돌아간다. 쿠마일과 에밀리(조이 카잔)는 코미디언과 관객으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운명보다 소소한 현실을 부각한다. 에밀리는 쿠마일과 즐거운 하룻밤을 보냈지만 “지금은 연애할 때가 아니다”라고 한다. 쿠마일은 “나도 연애 생각이 없어 다행”이라고 응수하고 둘은 다시 만나지 않기로 한다. 이때 백미러를 보는 쿠마일과 창밖을 보는 에밀리의 엇갈린 시선. 느끼함을 덜어내고 현실적 로맨스를 강조한 재치 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제작자 저드 애퍼타우는 ‘비긴 어게인’,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등 이미 화려한 로맨틱 코미디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영화의 영리함은 에밀리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부모와 쿠마일이 만나는 과정에서 더 부각된다. 파키스탄 출신인 쿠마일은 무슬림에 관한 편견을 농담으로 승화해 웃음을 터뜨린다. 동생이 백인을 만난 걸 알게 된 형이 소리치자 쿠마일은 “아무 일 아니에요. 우린 테러리스트를 싫어해요”라며 주변을 안심시킨다. 쿠마일의 공연 중 차별 발언을 한 백인 관객에게 에밀리의 엄마 베스(홀리 헌터)가 분노를 쏟아내는 장면도 통쾌하다. 가족을 잃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솔직함과 농담을 오가며 쿠마일과 에밀리의 부모는 가까워진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쿠마일과 그의 파키스탄 부모의 관계를 통해 21세기 미국 사회가 맞이한 새로운 세대, 문화 갈등을 담는다. 전통이 이해되지 않지만 가족을 잃게 될까 봐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고 매주 부모님이 주선한 맞선을 보는 쿠마일, 급변한 한국 사회에도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우디 앨런의 역사적 로맨틱 코미디 ‘애니 홀’(1977년)이 연애에 관한 지독한 냉소로 웃음을 자아냈다면, ‘빅 식’은 시니컬하지만 결국엔 다름을 받아들여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그래서 이 소박한 사랑 이야기가 북미에서 17주간 흥행하며 5600만 달러 수익을 올린 것이 납득된다. 뻔한 로맨틱 코미디에 질린 관객에게 추천한다. 18일 개봉. ★★★★(★ 5개 만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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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작아진 개미인간, 더 많아진 볼거리

    사이즈가 작은 건 벌레처럼 하찮거나, 미니어처처럼 귀여울 것 같지만 ‘앤트맨과 와스프’는 더 강력하다. 4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는 사이즈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2015년 개봉한 ‘앤트맨’의 후속편으로, 슈트를 개발한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러스)가 잃어버린 아내를 찾아간다. 영화는 전작에 이어 사이즈를 활용한 기발한 액션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초미니와 실물 사이즈를 오가는 호프 반 다인(와스프·이밴절린 릴리)의 격투 장면이 특히 흥미롭다. 후추통과 캔디 박스가 상상을 넘는 사이즈로 커지는 비주얼도 즐겁다. 슈트가 고장 나 어중간한 크기로 작아진 스캇 랭(앤트맨·폴 러드) 등 웃음 포인트 역시 가득하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무한대로 작아지면서 돌입하게 되는 양자 영역의 비중은 더 커졌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것처럼 미생물이 부유하는 모습은 갑자기 자연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한다. 새로 등장한 빌런(악당) ‘고스트’의 무와 유를 오가는 설정도 철학적이다. 단, 절대 심각하거나 진지한 과학 이야기는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양자 터널을 개발한 핌 박사와 반 다인의 대화를 듣던 스캇 랭은 “왜 그렇게 퀀텀(양자)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느냐”고 불평해 웃음을 자아낸다.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가 “양자 영역이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거대한 우주로 뻗어나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이제는 반대편 극단인 양자 영역에서 펼쳐지는 걸까? 영화가 끝난 후 쿠키 영상이 두 편 준비돼 있으니 섣불리 영화관을 떠나지 말 것을 권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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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빡쎈 청춘’ 랩과 사투리는 살아있다

    시작은 분명 엠넷 ‘쇼 미 더 머니’에 등장한 힙합 래퍼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갈수록 2012년 시즌1 재방송을 보는 듯한 ‘옛날 분위기’가 짙어진다. 이미 어떻게 흘러가고 누가 우승할지 뻔히 다 아는. 다음 달 개봉을 앞둔 영화 ‘변산’이 그랬다. ‘변산’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 온 이준익 감독의 ‘청춘 시리즈’ 세 번째 작품. 이 감독은 2016년 ‘동주’에서 미완의 청춘을, 지난해 ‘박열’에선 뜨거운 열정의 청춘을 스크린에 담았다. 시대물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현대물인 ‘변산’은 좀 더 상쾌한 청춘을 그렸다. 그럼에도 나름의 아픔과 ‘흑역사’를 가진 이 시대 젊은이들을. 전북 부안군 변산 출신인 학수(박정민)는 홍대에서 활동하는 무명 래퍼. 자신의 고향을 부정하며 사투리를 숨기고,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일상을 꾸려 나간다. 공연에 찾아오는 팬도 있지만 오디션은 매번 탈락. 그러다 아버지(장항선)의 입원 소식을 듣고 마지못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 작품의 이야기 구조는 참으로 익숙하다. 등장인물들은 처음엔 서로를 미워하며 나쁘게 대한다. 그러다 결국 어떤 계기로 인해 주변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친숙함과 뻔함이 애매모호하게 뒤섞여 있다. 그나마 ‘힙합’이란 매개체가 새로운 요소로 작용하긴 한다. 시를 좋아하던 학수가 랩에 빠지게 되는 연결고리를 알게 되는 대목은 나름대로 흥미롭다. 하지만 이마저도, 꾸민다고 애썼는데 영 센스가 떨어지는 옷차림 같다고나 할까. 힙합이란 패션이 이야기 전개란 몸뚱이와 영 따로 논다. 특히 극을 끌고 가는 장치들이 너무 전형적이다. 왜 항상 영화 속 가족은 서로에게 마음을 털어놓지 못할까. 왜 꼭 죽음 같은 큰 이슈가 있어야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할까. 철없는 남성 주인공 곁을 늘 조건 없이 지키며 희생하는 여성의 존재도 좀 촌스럽다. 그래도 ‘변산’은 캐스팅만큼은 기가 막히다. 배우 박정민과 김고은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끝내준다. 크랭크인 2개월 전부터 랩 연습을 시작했다는 박정민은 후반 작업 때까지 1년 가까이 랩 실력을 갈고닦았다고 한다. 본인은 “민망했다”지만, 개봉에 맞춰 음원도 공개하는 그는 영화 속에서만큼은 진짜 청춘 래퍼였다. 동창생 ‘선미’를 연기한 김고은은 또 한 단계 뛰어올랐다. 이번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8kg이나 늘렸다는데, 차진 전라도 사투리도 열심히 연습하고 공들인 티가 난다. 영화 곳곳에서 웃음이 터지는 포인트는 거의 선미의 공이 크다. 다음 달 4일 개봉. ★★☆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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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맥세트 즐기며 홀로 영화… 극장이 독서실 같네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데이트를 즐기러 온 커플이나 친구, 가족이 삼삼오오 몰려 있는 가운데 유독 상영관 한 곳의 풍경이 독특했다. 관객석은 하나하나 서로 멀찍이 떨어져 있다. ‘손잡고 영화 보기’는 엄두도 낼 수 없다. 게다가 좌석마다 양옆에 높은 칸막이가 쳐져 있어 옆에 앉은 사람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이 유별난 영화관은 혼자 영화를 즐기는 관객을 위해 만들어진 ‘혼영관(혼자 영화 보는 이를 위한 상영관)’이다. ‘혼영관’은 1일 개관한 서울 영등포구의 ‘씨네Q’ 신도림점에 마련됐다. 씨네Q 관계자는 “최근 영화를 혼자 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혼영족 가운데 특히 영화 마니아가 많은 점을 감안해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로 상영관을 꾸몄다”고 밝혔다. 영화관은 이런 혼영족을 위해 맥주 한 캔과 간단한 안주로 구성한 ‘혼맥 세트’도 판매한다. 요즘 영화 공연 등 문화산업에서 ‘1인 관객’은 최고의 핫이슈다. 문화콘텐츠를 홀로 즐기는 이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2년 CGV를 찾은 1인 관객은 전체의 7.7%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 9.2%, 2016년 13.3%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엔 17.1%까지 뛰어올랐다. 각 연령별로 살펴봐도 ‘혼영족’은 이제 상당한 관객 파워를 지닌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영화관을 찾은 관객 가운데 30대 남녀는 1인 관객이 각각 16.1%, 13.4%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건 60대 이상 남성(13.9%)과 40대 남성(12.8%), 60대 이상 여성(12.1%)도 홀로 영화를 즐기는 비중이 만만치 않게 높다. 혼영족이 세대를 아우르는 흐름이 됐음을 보여준다. 티켓 값이 만만치 않은 공연계는 ‘혼공족(혼자 공연 보는 관객)’이 이미 대세로 자리 잡은 모양새. 국내 최대 공연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1인 1장 공연(뮤지컬 연극 콘서트 오페라 무용) 예매가 2005년 11%에서 지난해 43%로 거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최근 내놓은 ‘공연소비 트렌드 분석’에서도 혼공족은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한다. 온라인 공연 티켓 예매율에서 1인 가구(29.5%)가 영·유아 가구(36%)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센터 관계자는 “실제로 올해 공연 트렌드 키워드에 ‘혼공(혼자 공연 관람)’ ‘나만의 모바일’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고 전했다. 혼공족들이 늘면서 관련 마케팅도 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2월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삼성카드 스테이지’ 공연에 ‘혼공석’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도 뮤지컬 ‘아이다’ 공연 1인 예매 관객에 한해 전시회 티켓과 커피 잔, 화장품 등을 선물로 증정했다. 홀로 영화관과 공연장을 찾는 장점은 뭘까. 다수의 혼영·혼공족은 △취향대로 작품 선택 △작품 몰입 가능 △시간 선택의 자유로움을 꼽았다. 직장인 김승환 씨(31)는 “데이트를 위해 공연을 보면 상대방 취향을 고려해야 하지만 혼자 볼 때는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고 했다. 직장인 정모 씨(25·여)는 “주변 눈치 볼 것 없이 펑펑 울거나 마음껏 웃을 수 있어서 좋다”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후원한 독립영화나 관객 참여형 연극처럼 주변에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 작품은 혼자 감상하기 좋다”고 말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과거에는 영화나 공연이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를 위한 것으로 인식된 반면에 최근에는 작품 감상 자체에 무게 중심을 두는 관객의 취향 변화도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김민 kimmin@donga.com·김정은 기자}

    •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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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 또 보고… 혼공족은 ‘회전문 관객’

    직장인 윤미정 씨(34)는 한번 ‘꽂힌’ 작품은 캐스팅을 달리하며 기본 3번 이상은 보는 일명 ‘회전문 관객’으로 불리는 뮤지컬 마니아다. 2007년 초연된 뮤지컬 ‘쓰릴미’를 관람한 뒤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윤 씨는 “뮤지컬 티켓 가격은 대개 6만∼14만 원대로 고가에 책정돼 있어 여러 번 함께 볼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아 주로 혼자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 ‘쓰릴미’ ‘헤드윅’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마니아층이 두꺼운 작품일수록 ‘혼공족’ 비율이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혼공족들은 어떤 작품을 선호할까. 24일 공연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2010, 2011년 2년 연속 ‘클래식&오페라’ 장르가 1인 1티켓 구매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2∼2014년 3년간 콘서트, 2015년에는 연극이 혼공족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뮤지컬 중에서는 ‘마니아층이 두꺼운 작품’일수록 혼공족이 몰리는 경향이 컸다. CJ E&M 박종환 홍보팀장은 “열정적인 마니아 관객들이 몰리는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의 경우 1인 1티켓 구매 비율이 25%, ‘서편제’와 ‘시라노’의 경우 23%에 달했다”며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대극장용 유명 뮤지컬 역시 혼공족의 비율이 7∼10% 정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뮤지컬 ‘시카고’의 제작사 신시컴퍼니 최승희 홍보팀장도 “과거와 달리 대중적인 작품에서도 혼공족들의 비율이 늘고 있다”며 “스테디셀러작 ‘시카고’의 경우 회당 1인 1티켓 구매자 비율이 8∼10%에 이른다”고 말했다.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들이 선호하는 영화는 마니아층을 거느린 액션 히어로 시리즈물이나 범죄영화 등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많았다. CGV리서치센터가 2017년 7월∼올해 5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관객 수 기준 상위 10개 영화의 1인 관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18.3%), ‘킹스맨: 골든 서클’(17.3%), ‘스파이더맨: 홈 커밍’(16.1%) 등 마니아층이 두꺼운 시리즈 영화일수록 혼영족의 비율이 높았다. 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범죄도시’의 1인 관객 비율이 19.5%로 상위 10개 영화 중 가장 높은 혼영족 비율을 기록했다.  김정은 kimje@donga.com·김민 기자}

    •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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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혼자 본다…‘혼영·혼공족’이 바꾸는 문화 풍속도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데이트를 즐기러 온 커플이나 친구, 가족이 삼삼오오 몰려있는 가운데 유독 상영관 한 곳의 풍경이 독특했다. 관객석은 하나하나 서로 멀찍이 떨어져 있다. ‘손잡고 영화 보기’는 엄두도 낼 수 없다. 게다가 좌석마다 양옆에 높은 칸막이가 쳐져 있어 옆에 앉은 사람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이 유별난 영화관은 혼자 영화를 즐기는 관객을 위해 만들어진 ‘혼영관(혼자 영화 보는 이를 위한 상영관)’이다. ‘혼영관’은 지난 1일 개관한 서울 영등포구의 ‘씨네Q’ 신도림점에 마련됐다. 씨네Q 관계자는 “최근 영화를 혼자 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혼영족 가운데 특히 영화 마니아가 많은 점을 감안해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로 상영관을 꾸몄다”고 밝혔다. 영화관은 이런 혼영족을 위해 맥주 한 캔과 간단 안주로 구성한 ‘혼맥 세트’도 판매한다. 요즘 영화 공연 등 문화산업에서 ‘1인 관객’은 최고의 핫이슈다. 문화콘텐츠를 홀로 즐기는 이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2년 CGV를 찾은 1인 관객은 전체의 7.7%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 9.2%, 2016년 13.3%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엔 17.1%까지 뛰어 올랐다. 각 연령별로 살펴봐도 ‘혼영족’은 이제 상당한 관객 파워를 지니고 있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영화관을 찾은 관객 가운데 30대 남녀는 1인 관객이 각각 16.1%, 13.4%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건 60대 이상 남성(13.9%)과 40대 남성(12.8%), 60대 이상 여성(12.1%)도 홀로 영화를 즐기는 비중이 만만치 않게 높다. 혼영족이 세대를 아우르는 흐름이 됐음을 보여준다. 티켓 값이 만만치 않은 공연계는 ‘혼공족(혼자 공연 보는 관객)’이 이미 대세로 자리 잡은 모양새. 국내 최대 공연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1인 1장 공연(뮤지컬 연극 콘서트 오페라 무용) 예매가 2005년 11%에서 지난해 43%로 거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최근 내놓은 ‘공연소비 트렌드 분석’에서도 혼공족은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한다. 온라인 공연 티켓 예매율에서 1인 가구(29.5%)가 영·유아 가구(36%)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센터 관계자는 “실제로 올해 공연 트렌드 키워드에 ‘혼공(혼자 공연관람)’ ‘나만의 모바일’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고 전했다. 혼공족들이 늘면서 관련 마케팅도 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2월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삼성카드 스테이지’ 공연에 ‘혼공석’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도 뮤지컬 ‘아이다’ 공연 1인 예매 관객에 한해 전시회 티켓과 커피 잔, 화장품 등을 선물로 증정했다. 홀로 영화관과 공연장을 찾는 장점은 뭘까. 다수의 혼영·혼공족들은 △취향대로 작품 선택 △작품 몰입 가능 △시간 선택의 자유로움을 꼽았다. 직장인 김승환 씨(31)는 “데이트를 위해 공연을 보면 상대방 취향을 고려해야 하지만 혼자 볼 때는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고 했다. 직장인 정모 씨(25·여)는 “주변 눈치 볼 것 없이 펑펑 울거나 마음껏 웃을 수 있어서 좋다”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후원한 독립영화나 관객 참여형 연극처럼 주변에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 작품은 혼자 감상하기 좋다”고 말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과거에는 영화나 공연이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를 위한 것으로 인식된 반면, 최근에는 작품 감상 자체에 무게 중심을 두는 관객의 취향 변화도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 ‘혼공-혼영족’은 어떤 작품을 선호할까▼ 직장인 윤미정(34)씨는 한번 꽂힌 작품은 캐스팅을 달리하며 기본 3번 이상은 보는 일명 ‘회전문 관객’으로 불리는 뮤지컬 마니아다. 2007년 초연된 뮤지컬 ‘쓰릴미’를 관람한 뒤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윤씨는 “뮤지컬 티켓가격은 대개 6~14만 원대로 고가에 책정돼 있어 여러번 함께 볼 사람을 찾기 쉽지 않아 주로 혼자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 ‘쓰릴미’ ‘헤드윅’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일수록 혼공족들의 비율이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혼공족들은 어떤 작품을 선호할까. 24일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2010~2011년 2년 연속 ‘클래식&오페라’ 장르가 1인1티켓 구매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2~2014년 3년간 콘서트, 2015년에는 연극이 혼공족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뮤지컬 중에서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일수록 혼공족이 몰리는 경향이 컸다. CJ E&M 박종환 홍보팀장은 “열정적인 마니아 관객들이 몰리는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의 경우 1인 1티켓 구매 비율이 25%, ‘서편제’와 ‘시라노’의 경우 23%에 달했다”며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대극장용 유명 뮤지컬 역시 혼공족의 비율이 7~10% 정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뮤지컬 ‘시카고’의 제작사 신시컴퍼니 최승희 홍보팀장도 “과거와 달리 대중적인 작품에서도 혼공족들이 비율이 늘고 있다”며 “스테디셀러작 ‘시카고’의 경우 한 회당 1인 1티켓 구매자 비율이 8~10%에 이른다”고 말했다.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 들이 선호하는 영화는 마니아층을 거느린 액션 히어로 시리즈물이나 범죄영화 등 청소년불가관람영화가 많았다. CGV리서치센터가 2017년 7월~올해 5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관객 수 기준 상위 10개 영화의 1인 관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어벤져스:인피니티 워’(18.3%), ‘킹스맨:골든 서클’(17.3%), ‘스파이더맨:홈 커밍’(16.1%)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시리즈 영화일수록 혼영족의 비율이 높았다. 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범죄도시의 1인 관객 비율이 19.5%로 상위 10개 영화 중 가장 높은 혼영족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가족이나 전 세대를 겨냥해 1000만 관객이 본 흥행작 ‘신과함께-죄와벌’(13.5%)이나 ‘택시운전사’(13.5%)는 상대적으로 혼영족 비중이 낮았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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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수사슴은 왜 커다란 뿔이 필요했을까

    위스키 회사인 글렌피딕과 달모어, 미국 프로미식축구 구단인 텍사스 롱혼스, 그리고 투자회사 메릴린치.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로고에 어마무시한 동물의 뿔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수컷 엘크의 머리에 솟아 오른 두 줄기 뿔은 무게만 18kg이 넘는 강력한 무기. 이들 기업은 바로 그 뿔의 ‘강력한 힘’을 자신들도 갖고 싶단 욕망을 담았다. 책에 따르면 수사슴은 뿔이 자랄 때 에너지를 평소의 두 배로 소모하며 무기질과 칼슘, 인이 막대하게 필요하다. 식사만으로 이를 충당할 수 없어 필수 무기질이 뼈에서 빠져나간다. 이 때문에 뿔이 자랄 무렵 수사슴은 계절성 뼈엉성증(골다공증)에 시달린다. 이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뼈를 감수하는 이유는?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서다. 미국 몬태나대의 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이처럼 자연에서 만나는 장엄하고 감탄을 자아내는 극한의 ‘무기’에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져왔다. 유명한 행동생태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등 자연 속에 묻혀 살았던 학문 귀족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첫 연구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바로 쇠똥구리. 몸에 비해 큰 무기를 갖고 있으면서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장 관찰 경험이 풍부하게 곁들여진 책은 동물의 사소한 무기에서 출발해 극한으로 치달은 진화 과정을 추적한다. 이 과정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작용한다. 강도 높은 경쟁과 사용 가능한 자원, 그리고 짝짓기의 가능성이다. 저자는 이러한 진화 과정을 인간의 무기로 확장해 해석해 나간다. 동물은 짝짓기를 위해 경쟁하는 반면, 인간은 더 복잡한 욕망을 좇아간다. 서로 달라 보이지만, 무기 경쟁 구도에선 상당한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천변만화한 동물의 무기를 한눈에 강조한 데이비드 터스의 삽화도 책의 재미를 한층 더했다. ‘동물의 왕국’ 같은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삽화와 활자 속에 등장한 동물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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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 기죽이는… 여성 무법자들과 액션 소녀 떴다

    여성을 앞세운 영화라면 흔히 멜로,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혹은 페미니즘 영화를 떠올린다. 그래서일까. 여성이 이끄는 영화는 액션이나 블록버스터처럼 대규모 흥행이 어렵다는 인식을 받기도 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소수자 영화정책 연구’ 통계를 봐도 2011∼2017년 100만 명 이상 관람한 영화 가운데 여성이 주연을 맡은 작품은 30%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국내외 상업 영화 2편이 극장가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둘 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케이퍼 무비’(절도 등의 과정을 상세히 그리는 범죄물)나 누아르, 액션물에서 여성을 앞세웠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화려한 ‘오션스8’ 영화 ‘오션스8’는 케이퍼 무비를 대표하는 ‘오션스’ 시리즈의 스핀오프(spin-off·원작에서 파생된 작품)영화다.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대신 샌드라 불럭과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할리우드 톱 여성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앞서 비슷한 콘셉트의 리메이크 작 ‘고스트 버스터즈’(2016년)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년)가 흥행에 실패하며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오션스8’는 북미에서 개봉 직후 시리즈 사상 최고의 오프닝을 기록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북미 지역 관객 가운데 69%가 여성이었다는 점(박스오피스 모조). 게다가 25세 이하 관객층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는 ‘오션스11’ 등에 향수를 가진 관객보다 ‘오션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의 호응이 높았다는 뜻. 전작의 후광과 상관없이 개별적인 여성 주연 영화로 사랑받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패션쇼 ‘메트 갈라’를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화려한 모양새는 영화 안팎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쉬운 건 뒷심이 부족한 스토리다. 너무 안정적으로 기존 ‘오션스’ 시리즈의 공식을 답습해 신선도가 다소 떨어진다. 국내에서는 20일까지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며 관객 70만 명이 관람했다. ○ 소녀 앞세운 강력 액션 ‘마녀’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의 각본을 쓰고 ‘신세계’를 연출해 ‘마초 감독’이란 평을 받았던 박훈정 감독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 영화에 도전했다. 18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한 ‘마녀’는 시설에서 의문의 사고로 기억을 잃고 양부모와 살아온 고등학생 구자윤(김다미)의 이야기를 그렸다. ‘마녀’는 박 감독 특유의 거침없는 액션은 살리되 그 중심에 참신한 캐릭터를 앞세웠다. ‘미녀 삼총사’ 등 과거 여성 주연 액션 영화가 배우의 섹시함을 부각시켰다면, ‘마녀’는 여성성보다 캐릭터 자체로 승부를 걸었다. 그 덕분에 같은 액션이라도 새롭고 통쾌하게 느껴진다. 강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닥터 백(조민수)도 여성성보다 미치광이 과학자의 차가움이 크게 느껴진다. 조민수는 “닥터 백은 초기 시나리오에선 남성이었는데 회의 끝에 여성으로 바뀌고 제가 선택됐다”며 “감독에게 화법도 여성적으로 바꾸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여성 액션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인간이 악하게 태어나 선하게 살아가는지, 선하게 태어나 악하게 변하는지가 궁금했다. 그 궁금증에서 이 영화는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마녀’의 부제는 ‘Part 1. The Subversion(전복)’이다. 속편의 주제로 ‘충돌’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캐릭터를 구성해 나가는 과정이 1시간을 넘어 길게 느껴진다. 박 감독은 시사회에서 “후속편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하나 후속편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야기를 하다 만 격이 될 듯하다. 27일 개봉.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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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앞세운 범죄-액션물 ‘오션스8’ ‘마녀’…흥행할까

    여성을 앞세운 영화라면 흔히 멜로,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혹은 페미니즘 영화를 떠올린다. 그래서일까. 여성이 이끄는 영화는 액션이나 블록버스터처럼 대규모 흥행이 어렵다는 인식을 받기도 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소수자 영화정책 연구’ 통계를 봐도 2011~2017년 100만 명 이상 관람한 영화 가운데 여성이 주연을 맡은 작품은 30%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국내외 상업 영화 2편이 극장가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둘 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케이퍼 무비’(절도 등의 과정을 상세히 그리는 범죄물)나 누아르, 액션물에서 여성을 앞세웠단 공통점을 지녔다.●화려한 ‘오션스8’ 영화 ‘오션스8’은 케이퍼 무비를 대표하는 ‘오션스’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다.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대신 산드라 블록과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할리우드 톱 여성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앞서 비슷한 컨셉트의 리메이크 작 ‘고스트 버스터즈’(2016)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가 흥행에 실패하며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오션스8’은 북미에서 개봉 직후 시리즈 사상 최고의 오프닝을 기록했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북미 지역 관객 가운데 69%가 여성이었다는 점(박스오피스 모조). 게다가 25세 이하 관객층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는 ‘오션스 11’ 등에 향수를 가진 관객보다 ‘오션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의 호응이 높았다는 뜻. 전작의 후광과 상관없이, 개별적인 여성 주연 영화로 사랑받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패션쇼 ‘메트 갈라’를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화려한 모양새는 영화 안팎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아쉬운 건 뒷심이 부족한 스토리다. 너무 안정적으로 기존 ‘오션스’ 시리즈의 공식을 답습해 신선도가 다소 떨어진다. 국내에서는 20일까지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며 관객 70만 명이 관람했다. ●소녀 앞세운 강력 액션 ‘마녀’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의 각본을 쓰고 ‘신세계’를 연출해 ‘마초 감독’이란 의혹을 받았던 박훈정 감독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 영화에 도전했다. 18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한 ‘마녀’는 시설에서 의문의 사고로 기억을 잃고 양부모와 살아온 고등학생 구자윤(김다미)의 이야기를 그렸다. ‘마녀’는 박 감독 특유의 거침없는 액션은 살리되 그 중심에 참신한 캐릭터를 앞세웠다. ‘미녀 삼총사’ 등 과거 여성 주연 액션 영화가 배우의 섹시함을 부각시켰다면, ‘마녀’는 여성성보다 캐릭터 자체로 승부를 걸었다. 덕분에 같은 액션이라도 새롭고 통쾌하게 느껴진다. 강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닥터 백(조민수)도 여성성보다 미치광이 과학자의 차가움이 크게 느껴진다. 배우 조민수는 “닥터 백은 초기 시나리오에선 남성이었는데 회의 끝에 여성으로 바뀌고 제가 선택됐다”며 “감독에게 화법도 여성적으로 바꾸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여성 액션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인간이 악하게 태어나 선하게 살아가는지, 선하게 태어나 악하게 변하는지가 궁금했다. 그 궁금증에서 이 영화는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마녀’의 부제는 ‘Part 1. The Subversion(전복)’이다. 속편의 주제는 ‘충돌’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캐릭터를 구성해나가는 과정이 1시간을 넘어 길게 느껴진다. 박 감독은 시사회에서 “후속편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하나 후속편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야기를 하다만 격이 될 듯하다. 27일 개봉.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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