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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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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백승찬 PD는 유호진 PD, 아이돌 가수 신디는 수지 ‘그럴듯’

    “‘현실판’으로 보니까 좀 깨는 듯?” 드라마 ‘프로듀사’의 ‘현실판’이 7일 인터넷 게시판을 달궜다.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 만큼 실제 인물 중 극중 인물에 가장 잘 들어맞는 조합을 누리꾼들이 꼽은 것이다. 드라마 속 당대 최고의 여자 아이돌 가수인 신디(아이유)로는 그룹 미스에이의 수지가 꼽혔다. 어리바리한 신입 PD 백승찬(김수현)은 현재 ‘1박 2일’을 연출하고 있는 유호진 PD(사진)의 입사 초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평. 좌충우돌 중견 PD 탁예진(공효진)으로는 현재 ‘프로듀사’를 연출하고 있는 서수민 CP가, ‘1박 2일’ 시즌4를 연출하는 것으로 나오는 라준모(차태현)로는 실제 1박 2일을 연출했던 나영석 tvN PD가 꼽혔다. 이 현실판대로라면 수지가 유 PD를 짝사랑하고 유 PD는 서 CP를 짝사랑하며, 서 CP와 나 PD는 어릴 적 소꿉친구가 된다. 누리꾼들은 “현실판으로 상상하니 설레지 않는다” “역시 드라마는 드라마로 남겨야…” 등의 촌평을 남겼다. ‘현실판’은 누리꾼의 가설일 뿐 주연급의 경우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라준모는 극중에서 나영석 PD의 후임으로 1박 2일을 연출하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KBS 행정반 직원 고양미(예지원)처럼 일부 조연에선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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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이공원 텅 비고 결혼식엔 ‘봉투’만… 주말 삼킨 메르스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놀이공원, 마스크와 손 청결제가 품절된 대형마트, 준비된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한 결혼식과 돌잔치. 메르스 확진자가 64명까지 늘어난 주말 대한민국 곳곳의 풍경이다.○ “놀이공원에 사람이 너무 적어서 안심”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는 휴일의 놀이공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썰렁했다. 휴일엔 두 시간은 기다려야 탈 수 있는 놀이기구 ‘아틀란티스’의 대기시간은 20분에 불과했다. 비수기 평일에도 못 미치는 이용객이 들었다는 게 롯데월드의 설명이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이건형 씨(44)는 “메르스 때문에 사람이 안 올 것 같아서 와봤다”며 “너무 적어서 오히려 안심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전국적인 상황도 비슷했다. 6일 속리산국립공원 법주사 지구를 찾은 탐방객은 1000여 명에 그쳐 2000∼3000명이 몰리는 평소 주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50·여)는 이날 “손님이 3분의 1로 줄었는데 주변 음식점도 다 그렇다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도심에서도 백화점과 영화관처럼 사람이 몰리는 곳의 방문객 감소가 뚜렷했다. 6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백화점에는 층마다 마스크를 낀 손님 대여섯 명이 돌아다닐 뿐이었다. 한 의류 매장 직원은 “주말엔 아이 손잡고 나들이 겸 쇼핑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오늘은 전혀 없다”며 “말을 걸어도 마스크를 쓴 채 ‘알아서 보고 갈게요’라고 말하는 손님이 늘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한 번뿐인 결혼식·돌잔치에도 여파 영화관은 관객 감소가 통계로도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5일)과 토요일(6일) 영화 관객 수는 101만3000여 명으로 약 121만9000명이던 일주일 전에 비해 20만 명 가까이 줄었다. 개인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형마트에서는 마스크와 손 청결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결혼식과 돌잔치 같은 가족행사 역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6일 서울 송파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결혼식은 지방에서 오기로 한 하객들이 메르스 때문에 상경을 포기해 준비된 좌석의 3분의 2가량만 채운 채 진행됐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예식장에서 결혼한 김모 씨(33)도 “‘메르스 때문에 직접 못 가고 축하의 마음만 전한다’고 양가에 일찌감치 알려온 하객이 적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7일 돌잔치 하객 임민영 씨(28·여)는 “잔치 장소 입구에 소독기까지 설치됐지만 손님은 절반밖에 안 왔더라”며 안타까워했다.○ 한적한 장소 찾고 집에서 TV 보고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피하면서 주말을 즐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6일 오후 10시경 서울 종로구 북악산 팔각정 입구는 서울 야경을 보러 온 연인들의 차로 북적였다. 이곳을 찾은 박모 씨(29·여)는 “갈 곳이 많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여기로 오자고 했다”며 “사람들과 떨어져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요즘 같은 때 최적의 데이트 장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머물며 TV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TV 시청률은 소폭 상승했다. 전체 TV 시청률은 지난달 26, 27일 평균 30.6%였지만 메르스 공포가 확산된 뒤인 이달 2, 3일은 평균 31.5%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지상파 방송국 토요일 시청률의 합계도 5월 30일 20.4%에서 6월 6일 22.2%로 올랐다.▼ 서울시 ‘공채 필기시험’ 13일 예정대로 ▼한편 서울시는 13일 열리는 ‘2015년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을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시험엔 총 2284명 선발에 13만515명이 응시해 평균경쟁률 57.1 대 1을 기록했다.김도형 dodo@donga.com·이새샘·김배중 기자}

    • 201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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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지가 유 PD를 짝사랑?…“프로듀사 ‘현실판’, 좀 깨네”

    “‘현실판’으로 보니까 좀 깨는 듯?” 드라마 ‘프로듀사’의 ‘현실판’이 7일 인터넷 게시판을 달궜다.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 만큼 실제 인물 중 극중 인물에 가장 잘 들어맞는 조합을 누리꾼들이 꼽은 것이다. 드라마 속 당대 최고의 여자 아이돌 가수인 신디(아이유)는 그룹 미스에이의 수지가 꼽혔다. 어리바리한 신입 PD 백승찬(김수현)은 현재 ‘1박2일’을 연출하고 있는 유호진 PD의 입사 초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평. 좌충우돌 중견 PD 탁예진(공효진)으로는 현재 ‘프로듀사’를 연출하고 있는 서수민 CP가, ‘1박 2일’ 시즌4를 연출하는 것으로 나오는 라준모(차태현)로는 실제 1박2일을 연출했던 나영석 tvN PD가 꼽혔다. 이 현실판 대로라면 수지가 유 PD를 짝사랑하고 유 PD는 서 CP를 짝사랑하며, 서 CP와 나 PD는 어릴 적 소꿉친구가 된다. 누리꾼들은 “현실판으로 상상하니 설레지 않는다” “역시 드라마는 드라마로 남겨야…”등의 촌평을 남겼다. ‘현실판’은 누리꾼의 가설일 뿐 주연급의 경우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라준모는 극중에서 나영석 PD의 후임으로 1박 2일을 연출하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KBS 행정반 직원 고양미(예지원)처럼 일부 조연에선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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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장-영화관 관객 불안 달래기

    메르스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관객이 몰리는 공연장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페라극장, CJ토월극장, 자유소극장 및 한가람 미술관 등이 있는 예술의전당은 4일부터 관객 요청 시 황사용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이날 “마스크 4000개를 확보한 상태이고 관객의 요청이 많을 경우 추가로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당 내에는 총 12개의 손 세정기가 있는데 추가로 세정제도 비치할 예정이다. 주로 해외 관광객과 국내 단체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정동극장도 관객 요청 시 비상용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한다. 손 세정제 30통도 극장 곳곳에 배치했다. 이번 주말 개막하는 작품의 무대 준비가 한창인 뮤지컬 전용극장 블루스퀘어도 자체 매뉴얼에 따라 손 세정제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곳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현재 ‘주의’ 단계인 정부의 위기경보 단계에 맞게 500개의 손 세정제를 구비해 관객 동선에 따라 배치했다”며 “위기경보 단계가 격상되면 지역 보건소와 협력해 관객 발열 체크를 해야 하는 게 매뉴얼이자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안해진 관객들이 자체 방역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2일 연극 ‘허물’ 공연이 개막한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선 관객 80여 명 중 10여 명이 마스크를 썼다.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회사원 우진영 씨(32)는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마당에 모르는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공연장에서 몇 시간씩 머물러야 하는 게 찜찜해 최소한의 예방책으로 친구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러 왔다”고 말했다. 영화계는 관객이 몰리는 주말 동안 메르스 여파로 관객이 줄어드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극장 관계자는 “평소보다 극장 내 청소 및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고 손 세정제를 비치해 관객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정은 kimje@donga.com·이새샘 기자 }

    •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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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임스 스페이더 “나쁘거나 착하기만한 역할은 심심해”

    배우 제임스 스페이더(55)를 가리켜 누군가는 ‘변태 여피(도시의 젊은 지식노동자층)’ 캐릭터 특화 배우라고 했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수긍이 간다. 1978년 데뷔한 그는 1989년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에서 관음증 환자를 연기해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세크리터리’(2002년)에서는 비서와 사디즘적 관계를 맺는 강박증 변호사를 연기했다. 에미상 남우주연상 3년 연속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안긴 드라마 ‘보스턴 리걸’(2004∼2008년)에서는 괴짜에 호색한이지만 능력은 출중한 변호사였다.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뭔가 뒤틀린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그의 2014년은 조금 달랐다.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악역 울트론으로 캐스팅돼 모션캡처 방식으로 희대의 악당을 연기했다. 미국 NBC 드라마 ‘블랙리스트’에서는 전 세계의 범죄 중개인으로 암약하다 돌연 FBI에 협조하겠다고 나서는 베일 속의 인물 레드 레딩턴을 연기했다. 데뷔 시절 여심을 울리는 섬세한 미남에서 다소 넉넉한 인상의 중년으로 변한 그의 외모만큼 연기에도 변화가 있는 걸까. ‘블랙리스트’ 시즌2 촬영을 마치고 미국 뉴욕에서 휴식하고 있는 그를 지난달 28일 오후 전화로 만났다. ―‘보스턴 리걸’ 출연 뒤 “드라마는 촬영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하고 싶지 않다”고 했었는데 다시 드라마 주연을 맡았다. “원래는 시즌당 에피소드가 적은 케이블 드라마에 출연하려고 했다. 여유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블랙리스트’의 인물과 줄거리에 강하게 끌렸다. 작년엔 드라마 촬영이 없을 때 ‘어벤져스’ 촬영까지 해야 했다. 일이 많은 건 행운이지만 올해는 ‘블랙리스트’ 시즌3 촬영 전까지 쉬고 싶다.” ―울트론이나 레드 레딩턴 모두 단순한 악당은 아니다.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나쁘거나 착하기만 한 인물을 연기하는 건 재미없다. 어떤 인간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래서 관객이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역할이 훨씬 흥미롭다. 늘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려 한다.”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을 많이 연기해왔는데, 혹시 배우 본인의 성향이 반영되는 것인가. “글쎄, 보통은 나 자신이 반영되는지도 모를 정도로 역할에 집중하는 것 같다. 나의 가치관이나 생각이 그 역할을 침범하지 않도록 나로부터 그 역할을 보호하려고 애쓴다.” ―‘어벤져스’가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였다. “‘어벤져스’ 촬영할 때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이 한국에 못 갔다는 거다. 원래는 갈 예정이었는데 ‘블랙리스트’ 촬영과 겹쳤다. 정말로 실망했었다. 다음에 일이 아니라 개인 여행으로 가보고 싶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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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인의 눈으로 비춰본 아랍의 민낯

    아랍의 여성 문제부터 정치 현실, 사회 변화까지 아랍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제4회 아랍영화제가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4∼10일 열린다. 레바논, 아랍에미리트 등 아랍 국가 영화 10편이 상영된다. 개막작 ‘아부다비에서 베이루트까지’(알리 F 무스타파 감독)는 친구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친구들의 이야기다.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등을 거치며 수상한 정비공과 낙타를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여정을 담았다. 여성 감독인 카디자 알살라미 감독의 ‘나는 열 살의 이혼녀’는 감독의 경험을 담은 자전적 영화로 열 살 나이에 30세 남자와 강제로 결혼한 소녀가 이혼을 거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나의 사랑스런 아빠’ 역시 여성인 나딘 나우스 감독의 영화로 우연한 기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을 통해 레바논 사회의 변화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5일 ‘나의 사랑스런…’, 6일 ‘아부다비…’ 상영 뒤에는 해당 영화감독과 관객과의 대화도 열린다. 모든 티켓은 무료이며 서울은 각 영화 상영 당일 현장에서, 부산은 상영 전날부터 온라인(www.dureraum.org) 혹은 현장에서 발권된다. 문의 02-363-5333, 051-780-6080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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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다큐인 듯 다큐 아닌 다큐 같은 드라마

    배우 야마다 다카유키(32)는 드라마 ‘워터보이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백야행’ 등의 주연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배우. 일본에선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해 차세대 국민배우로 손꼽힌다. 그는 2014년 6월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린다, 린다, 린다’ ‘미소노 유니버스’ 등 연출)의 영화 ‘자신을 베다’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던 중 더 이상 연기를 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느낀다. 촬영이 중단되고 며칠 뒤, 그는 야마시타 감독에게 만화 ‘도쿄도 기타구 아카바네’를 택배로 보낸다. ‘도쿄도…’는 도쿄 외곽의 한적한 동네인 아카바네 실제 주민들의 일상사를 그린 논픽션 만화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에게 매력을 느낀 야마다는 아카바네에 직접 살면서 배우가 아닌 자기 자신을 찾아보겠다며 감독에게 그 과정을 관찰해 달라고 부탁한다. 소속사의 만류도 막무가내로 뿌리친 그는 2014년 여름의 초입, 무작정 아카바네로 이사한다. 올해 1월 일본에서 방영된 ‘야마다 다카유키의 도쿄도 기타구 아카바네’는 이렇게 아카바네로 이사한 야마다를 둘러싸고 여름 동안 벌어진 일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드라마다. ‘스타 배우의 자아 찾기’라는 오그라드는 주제를 산뜻하게 살리는 건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유튜브 동영상 사이 어딘가에 있는 특이한 형식이다. 실제 장소와 시간대에 실제 인물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최소한의 장비로 촬영했다. 덕분에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설정인지 단단히 헷갈린다. 단칸방으로 이사해 기행(奇行)을 일삼는 배우와 그런 배우 때문에 평생을 건 영화가 어그러지고 희한한 다큐를 찍게 된 감독, 동네를 얼쩡대는 그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쿨’하게 넘기는 동네 사람들까지. 이 불협화음, 연출한 것이 아니라 그저 실재(實在)할 뿐인 이 엇박자는 기묘한 긴장감과 웃음을 낳는다. 진지한 배우에서 길거리에서 ‘쭈쭈바’를 먹는 ‘동네 형’으로 변신해 급기야 연기생활을 10년쯤 쉬겠다는 선언까지 하는 야마다의 변모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진짜 재미는 따로 있다. 애초에 ‘자신을 베다’란 영화가 있긴 있었나? 이 프로젝트를 정말 야마다가 먼저 제안했을까? 동네 사람들은 연기를 한 걸까? 아카바네란 동네, 실은 가짜 아냐? 이 미스터리는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하는 최고의 원동력이다. “사람들이 아직도 야마다가 거기 사는 줄 알고 찾아간다는 게 신기했다”는 감독의 인터뷰만 보더라도, 다큐인 듯 다큐 아닌 다큐 같은 뭔가를 만들어낸 배우와 감독의 의도는 꽤 적중한 듯하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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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이새샘]잊혀진 전투 되살린 ‘6만명의 작은 정성’

    10일 개봉하는 영화 ‘연평해전’이 끝난 뒤 나오는 엔딩 크레디트는 일반 영화보다 좀 더 길다. 약 10분 동안 7000여 명의 이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비 지원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개인과 단체의 이름이다. 참여자들의 사연은 제각각이다. 자식을 사고로 잃고 “자식 또래의 젊은이들이 희생됐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며 돈을 보내온 부모부터 “군대에 간 동생이 생각난다”는 누나, 한 푼 두 푼 모아 꽉 채운 돼지저금통을 전달한 노부부와 5000원권 문화상품권을 보낸 고등학생도 있다. 공통점은 이들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라는 점이다. 2002년 6월 29일 북한의 사격으로 발발한 제2연평해전은 오랫동안 ‘잊혀진 전투’로 불렸다.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하는 등 많은 사상자를 냈지만 한일 월드컵 열기와 남북 화해 무드에 묻혀 곧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잊혀진 전투의 기억을 2015년 스크린 위에 되살린 원동력은 바로 이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제작사인 로제타시네마는 제작비가 부족해 2013년 1월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사흘 만에 2000만 원이 넘게 모였고 3차에 걸쳐 8억9000만 원에 이르는 돈을 모았다. 중학교 1학년이던 당시 용돈을 모아 5만 원을 기부했던 김성아 양(15)은 “우연히 영화 촬영장에 놀러갔다가 제2연평해전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걸 알았는데 주변 어른들에게 물어봐도 잘 아는 사람이 없었다”며 “더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후원금을 보냈다”고 했다. 펀딩이 화제가 되면서 새로운 투자자와 후원자도 나타났다. 제작사는 “해군 바자회에 참여한 인원, 개인 투자자 등을 합해 돈이나 물품으로 영화에 도움을 주신 분들은 약 6만 명”이라고 했다. 이렇게 십시일반 모은 돈은 20억 원에 이른다. 영화를 연출한 김학순 감독은 “크라우드펀딩을 하지 않았다면 영화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기자를 포함한 젊은 세대에게는 특히 진부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 2015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이기도 하다. 펀딩에 참여한 시민들의 뜻처럼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이새샘·문화부 iamsam@donga.com}

    •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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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순 감독 “반공영화? 누구나 공감하는 영화입니다”

    “농담처럼 ‘이 영화에 인생을 걸었다’고 말하곤 했죠. 시사회가 끝나고 유족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듣고 나니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 녹는 것 같습니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연평해전’이 나오는 데는 7년의 산고가 필요했다. 2008년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해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김학순 감독(서강대 영상대학원 교수)을 2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반공영화 나오는 거 아니냐?’는 말,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두고 봐라. 절대 그렇지 않을 거다’라고 했죠. 전투에서 희생돼야 했던 대원들과 생존자·유족들의 심정을 담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전사자들의 성격과 평소 모습을 담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고 윤영하 소령은 원리원칙주의자였고 한상국 중사는 배와 바다 사랑이 깊었고, 박동혁 병장은 효심이 컸다고 그려진다. “주인공 세 명 외에도 조천형 중사는 사격대회 1등을 할 정도로 명사수였고 황도현 중사는 활달하고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났다고 해요. 그런 개성 있는 모습들을 다 담고 싶었는데 영화 전개상 주인공 세 명에게만 집중을 해야 해서….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관객들이 눈시울을 가장 많이 붉히는 대목은 바로 전사자들의 영결식 장면이다. 촬영 장면과 함께 당시 뉴스 화면을 삽입했다. “유족분들이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은 어떤 배우도 연기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유족분들께 뉴스 장면을 사용해도 되겠느냐고 일일이 허락을 구했죠.” 촬영 내내 가장 힘들었던 문제는 예산이었다. 약 30분간의 전투 장면이 삽입된 ‘연평해전’의 제작비는 약 80억 원. 상업영화치고는 크지 않은 규모다. “돈을 아끼기 위해 제가 북한 고위급 간부 중 한 명으로 출연하기도 했어요. 북한군 함정을 실물 크기로 제작해야 했는데 비용 문제로 참수리급 고속정 모형을 북한군 함정으로 개조해서 재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시작한 크라우드펀딩(다수에게 소액을 투자받는 방식)은 이번 영화의 원동력이었다. 김 감독은 “농사짓는 노부부께서 꽉 찬 돼지저금통을 보내 왔다. 아직도 그 저금통을 차마 뜯지 못하고 책상 위에 올려두고 있다”며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는 영화를 만들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에 어깨가 정말 무거웠다”고 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개봉 전 ‘애국심만 강조한 우파의 영화가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최대한 객관적으로 당시 상황을 그리려 했다”고 강조했다. “한쪽에선 월드컵 열기로 들떠 있는데 한쪽에서는 나라를 지키다 사람이 죽어가는 일이 동시에 벌어지는 곳이 바로 한국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양면을 관객들이 돌아보고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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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혀진 전투, 여섯 용사 최후에 비명… 탄식… 객석은 흐느꼈다

    “난 배를 살릴 테니, 넌 가서 사람들을 살려.” 북한군의 표적이 된 조타실에서 피를 쏟던 한상국 중사(진구)는 자신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의무병 박동혁 병장(이현우)에게 이렇게 말한다. 마지막 순간, 한 중사는 자신의 손을 키에 묶는다. “대원들을 살리라”고 했던 윤영하 소령(김무열)의 명령대로, 그는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전투 지휘를 멈추지 않으며 키를 쥔 채 배와 함께 수몰된다. ‘잊혀진 전투’이라 불리던 제2연평해전이 영화로 되살아났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연평해전’은 2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기자 시사회에 이어 유가족과 당시 생존자, 모금 참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를 개최했다. 생존자 일부는 자녀들을 동반하기도 했다. 전투 장면이 시작되자 심호흡을 하며 진정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생각보다 끔찍한 전투의 참상에 놀란 듯 포탄 터지는 소리에 짧게 비명을 지르며 놀라기도 했다. 마지막 전사자 영결식 장면과 박 병장이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영화관에 가득했다. 이 작품은 논란과 우여곡절을 거듭한 끝에 영화화 작업이 시작된 지 7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2008년 김학순 감독이 최순조 작가의 동명소설 판권을 사들이며 본격적으로 영화화 작업이 시작됐지만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해군의 지원이 어려워지면서 제작이 연기됐다. 영화를 세상 밖으로 구한 것은 이름 없는 사람들이었다. 제작이 재개된 뒤 제작비가 예상보다 불어나면서 2013년 국민을 대상으로 크라우드펀딩(인터넷 모금)을 시작했다. 펀딩으로 모은 돈에 해군 바자회 판매 수익금 등을 더해 총 제작비 80억 원 중 약 20억 원을 마련했다. 십시일반 모금에 참여한 이들이 총 7000여 명. 영화는 엔딩 크레디트에 약 10분에 걸쳐 참여자들의 이름을 모두 올려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영화는 2002년 6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의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에 선제 기습포격을 하며 발발한 ‘제2연평해전’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이 전투에서 윤영하 소령과 한상국 조천형 황동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했다. 제2연평해전이 발발한 29일은 한일 월드컵 한국과 터키의 3, 4위 결정전이 있었던 날. 제2연평해전은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월드컵 4강 진출 축하 분위기와 남북 화해 무드로 주목받지 못해 ‘잊혀진 전투’로도 불린다. 영화는 당시 한일 월드컵으로 들뜬 사회 분위기와 북한의 도발로 긴장감이 감돌던 NLL의 상황을 대비시킨다.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후반부 전투 장면의 러닝타임은 약 30분. 실제 교전 시간과 거의 같다. 축구 경기 전반전이 채 끝나기도 전인 짧은 시간 동안 북한군의 포격으로 평화롭던 고속정 357호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한다. 영화는 당시 사상자들이 어떻게 부상을 입고 피를 흘렸는지 생생히 묘사한다. 영화는 논란이 될 만한 장면도 포함돼 있다. 제2연평해전이 북한의 의도된 도발로 일어났으며, 군 상부에서 통신감청으로 충돌 가능성을 알았지만 일선에 알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 같은 주장은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군이나 정부가 인정한 적은 없다. 일부 유가족과 생존자가 이와 관련해 군 지휘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1월 패소했다. 영화는 윤 소령의 장례식장 모습과 대통령이 월드컵 폐막식에 참석한 당시 뉴스를 교차해 보여주며 책임을 묻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한다. 김 감독은 “신문과 관계자 인터뷰 등 여러 자료를 종합해 객관적으로 당시를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윤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 예비역 해군 대위는 “솔직히 영화를 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고, 실제로 영화를 차마 보지 못한 유가족도 있다. 그만큼 지금도 너무나 고통스럽다”며 “영화를 보고 나니 부디 많은 사람, 특히 젊은 세대들이 영화를 보고 이렇게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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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왕의 삶에 든 회의, 신념토론으로 극복될까…

    그리 멀지 않은 한 왕국에서 사흘 동안 ‘신념 토론대회’가 개최된다. 왕가의 공주는 백혈병과 투병 중이고 왕은 삶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하면서 국정보다는 종교에 관심이 쏠려 있다. 왕비는 왕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뒤 불륜에 빠져 있다. 토론대회는 과연 이런 삶의 고비를 극복할 만한 단단한 토대를 만들어줄 수 있을까? 토론대회의 주요 발언자로는 신앙심이 깊은 신학자 겸 수학자와 동양 사상에 정통한 젊은 요가 선생, 무신론자이자 유물론자인 생물학자가 나선다. 수학자는 세상이 신에 의해 창조됐다고 말하는 일신론, 요가 선생은 자연과 만물이 본래 그대로 존재해 있었다고 보는 일체론, 생물학자는 세상이 과학적 원리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하는 유물론을 대표한다. 세 발언자는 각 세계관의 관점에서 ‘나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 ‘뇌와 의식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나는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가?’를 큰 주제로 사후세계와 영혼의 존재 여부, 개인이 세상과 공존하는 방법 등에 대해 마치 링에 오른 권투선수처럼 격렬한 토론을 벌인다. 이들의 토론은 결국 죽음과 희망, 돈, 성(性) 같은 인생과 직결된 문제들에 대해 각 세계관이 내놓는 답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철학적 질문이 난무하는 토론대회를 국왕을 시해하려는 테러 사건과 나란히 배치해 추리소설 형태로 긴박감 있게 엮어낸다. 등장인물이 겪는 다양한 사건과 감정은 때로 토론대회 속 질문으로 돌아가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추리소설다운 재미를 느끼며 줄거리 위주로 후딱 읽은 뒤, 책 속 질문을 곱씹으며 다시 한번 천천히 음미하는 것이 좋겠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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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셰프야? 연예인이야?” “실력보다 외모로 뜨나”

    실력 논란에 휩싸였던 맹기용 셰프가 29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맹 셰프는 최근 한 요리 예능 프로에 출연해 꽁치 통조림을 넣은 꽁치 샌드위치를 ‘맹모닝’이라는 요리 이름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 음식을 시식한 출연자에게 “비린내를 잡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고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을 비롯해 인터넷에선 비난글이 잇따랐다. 일부 누리꾼은 과거 다른 방송에서 한 요리까지 언급하며 “자질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요리 이름에 빗댄 ‘맹꽁치’라는 별명이 등장했고 그의 조리법대로 샌드위치를 만든 뒤 후기를 올리는 누리꾼도 있었다. 특히 맹 셰프가 요리와 관련이 없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셰프보다는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것 아니냐” “실력보다 외모 때문에 주목받는 것 같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맹 셰프는 EBS ‘최고의 요리 비결’, SBS ‘쿡킹 코리아’, MBC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했지만 모두 요리 프로거나 요리가 주제였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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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급 코믹물, 이유있는 A급 흥행

    전직 교사 출신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수전 쿠퍼(멀리사 매카시)는 뚱뚱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와 주변의 무시로 내근 업무만 해온 인물이다. 그런데 현장요원들이 테러 조직에 모두 노출되자 그에게 신분을 숨기고 테러 조직에 접근하라는 임무가 떨어진다. 스냅백을 쓴 ‘루저남’에 이어 킬힐을 신은 ‘왕언니’도 극장가를 점령할 수 있을까. 올 초 ‘찌질남’의 성장담을 내세운 스파이 영화 ‘킹스맨’이 흥행한 데 이어 여성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한 ‘스파이’(15세 이상)도 깜짝 흥행하고 있다. 개봉 6일 차인 26일까지 누적 관객은 96만여 명. 의외로 흥행에 성공한 ‘킹스맨’(82만7000명)의 기록도 앞섰다. 주인공 쿠퍼에게 선배 스파이들이 준 교훈과 흥행 노하우를 짚어봤다.○ ‘오스틴 파워’의 B급 정서 도저히 스파이처럼 보이지 않는 스파이가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닮았다. 그들 앞에서 심각해야 할 첩보원의 세계는 우스꽝스러워진다. 쿠퍼의 위장용 가짜 신분은 고양이 10마리를 키우는 싱글녀이자 실직한 텔레마케터다. 스파이의 필수품인 비밀 무기는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무좀약과 마비 기능이 있는 치질 환자용 물티슈다. 땅딸막한 외모와 달리 강력한 ‘모조(마력)’로 닥터 이블을 물리쳤던 오스틴처럼 쿠퍼 역시 존재 자체가 반전이다. 다만 딴짓에 몰두하는 오스틴과 달리 그는 진지하게 임무를 수행한다. 뛰어난 판단력과 순발력으로 아버지의 테러 조직을 물려받은 레이나(로즈 번)를 돕는 척하며 단숨에 적의 심장부에 접근한다.○ ‘솔트’의 강력한 액션 강력한 액션을 선보이는 여성 스파이는 의외로 드물다.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솔트’ 등 스파이 영화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였던 앤젤리나 졸리는 유일무이한 배우였다. 매카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날 때부터 스파이였을 것 같은 졸리와 달리 쿠퍼는 처음에는 사람을 죽이곤 왕창 토할 정도로 심약하다. 하지만 그는 점점 진화한다. 킬힐에 화려한 의상까지 장착한 그는 도로 위 추격전은 물론이고 추락하는 비행기와 헬기에서 총, 칼, 맨손으로 싸운다. 졸리 못지않은 날렵함에 특유의 무게감을 더한 액션은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 ‘미션 임파서블’의 반전 동료 간의 의리와 배신은 스파이 영화의 주요 테마. 늘 내부의 적을 숨겨놨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처럼 ‘스파이’에도 내부의 적이 있다. 하지만 누군지 알아채기는 힘들다. 교묘해서가 아니다. 하나같이 너무 허술해서다. 최고의 요원 파인(주드 로)은 쿠퍼 없인 무력하고, 능력만큼은 불사신에 가까운 포드(제이슨 스테이섬)는 현실 감각이 없어 나사 하나 빠진 것 같다. 시도 때도 없이 쿠퍼의 가슴을 움켜쥐며 ‘작업’ 거는 알도(피터 세러피너위치)도 성가실 때가 더 많다. 쿠퍼처럼 내근요원이었던 동료 낸시(미란다 하트)나 쿠퍼에게 속아 그를 보디가드로 고용하는 레이나 역시 빈틈이 많아도 너무 많다. 물론 쿠퍼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는 인물은 분명 있으니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 스파이 영화의 법칙을 고루 지키면서 의외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스파이 영화의 문법을 비틀었다는 점에서 ‘킹스맨’과도 닮아 있다. 하지만 멘토의 도움으로 성장하는 킹스맨의 에그시(테런 에거턴)와 달리 쿠퍼는 대부분 혼자 힘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다. 그런 점에서, 킬힐은 스냅백보다 세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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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장이 쿵쾅쿵쾅, 특화영상-사운드… 여름 블록버스터 극장 ‘알고 찜하기’

    《 “아이맥스3D로 보는 게 낫나요, 3D애트머스로 보는 게 낫나요? 아니면 4D?” 요즘 영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시판을 가보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질문이다. 스크린이 대형화하고 3D, 4D 등 다양한 상영 방식이 나오면서 영화 성격에 맞는 극장을 고르려는 관객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종류도 많고 이름도 어려워 헷갈리기 일쑤.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을 앞두고 문화부 기자 4명이 전문가·영화 마니아와 함께 극장 상영관 11곳을 직접 비교 체험했다.》○ 영상이 생동감 넘치는 곳은…블록버스터의 박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스크린 크기가 중요하다. 기자는 지난 주말 CGV 왕십리의 아이맥스관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의 슈퍼플렉스G, 메가박스 코엑스의 M2관에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모두 3차원(3D)으로 관람했다. CGV가 독점 공급하는 아이맥스의 경우 왕십리관은 수도권 아이맥스 상영관 중 스크린 크기가 가장 크다. 슈퍼플렉스G는 가로 34m, 세로 13.8m의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메가박스의 프리미엄관인 M2관은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 화질이 좋기로 소문 나 있다. 아이맥스의 경우 스크린과 객석이 가까워 몰입감이 높았다. 다만 매드맥스는 처음부터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하지 않고 후반 작업을 통해 아이맥스로 변환한 영화다. 이 때문인지 화면 일부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인물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CGV 측은 “아이맥스 스크린이 크고 가깝다 보니 관객들이 일반 상영관보다 영화 화질 문제를 더욱 민감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슈퍼플렉스G는 화면 크기에 비해 영상이 선명했다. 화질과 크기 둘 다 만족시키는 상영관인 셈이다. 롯데시네마 측은 “스크린이 클수록 화질 저하 현상이 일어나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슈퍼플렉스G에는 4K프로젝터(영사기)를 4대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M2관은 규모(450석)에 비해 화면(가로 19m, 세로 10.5m)은 크지 않은 편. 이 때문에 뒤쪽에 앉을 경우 스크린이 멀어 보인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화질은 가장 선명하게 느껴졌다. M2관 역시 화질을 높이기 위해 4K프로젝터(영사기)를 2대 배치했다. CGV 전국 10개 극장에서 틀 수 있는 스크린X 방식은 정면 스크린뿐 아니라 양옆 벽면까지 스크린으로 활용해 3면으로 영화를 보도록 한 것이다. 22일 오후 CGV 여의도에서 장편영화로는 세계 최초로 스크린X 방식으로 틀어주는 ‘차이나타운’을 관람했다. 영화 상영시간 110분 중 20분가량 스크린X 방식이 적용됐다. 주로 배경이 중요한 장면을 3면으로 확장해 넓은 공간감과 몰입감을 줬다. 혹은 중앙 화면에 나오는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것을 양옆 벽면에 동시에 비추기도 했다. 아직 실험 단계여서 아이맥스나 3D처럼 더 비싼 돈을 내고 볼 만큼 인상적이진 않았다. 좌우 화면은 스크린이 아니라 일반 벽면이어서 영상이 흐릿했기 때문이다. 벽에 설치된 시설물도 거슬렸다. ‘차이나타운’이 애초 스크린X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게 아니라는 한계도 있었다. 지하철 장면에서 정면에는 사람들이 걷고 있는데 양옆 화면에는 사람 그림자만 오가는 식이어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 ○ 사운드가 실감나는 곳은…영화관의 ‘로망’은 큰 화면에만 있지 않다. 거실에서 들을 수 없는 입체적이고 빵빵한 음향에 압도되는 느낌은 극장 경험을 특별하게 만든다. 극장별로 구현하는 음향 포맷도 다양해졌다. CGV의 ‘사운드X’, 롯데시네마의 ‘수퍼사운드’ 같은 상영관 이름이 대표하는 대분류 아래 수많은 음향 믹스(음향을 나누고 섞는 기술) 기술 표준이 경쟁 중이다. 특히 ‘뒤쪽에서 자동차가 출현하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식의 현장감을 살려주는 3차원 입체음향이 쟁점이다. 전면 중앙, 전면 좌우, 후면 좌우의 5개 스피커군으로 입체감을 표현하는 5.1채널을 훌쩍 넘어 수십 개의 스피커가 사물이 극장 안을 움직이는 듯한 공간감을 자극한다. 최근 극장에 적용된 입체음향 기술은 △돌비 애트머스 △아이오소노 △소닉티어 △13.1채널 △오로 3D 11.1 △임사운드 등 다양하다. 이름부터 어지럽다. 사운드 특화관은 일반관보다 관람비가 1000∼3000원 비싸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소닉티어, 돌비 애트머스, 13.1채널 버전으로 일반관과 각각 비교했다. ‘스파이’도 일반관과 THX 인증(조지 루커스 감독이 1980년대 도입한 영상·음향 인증 규약)관에서 각각 관람했다. 소닉티어는 심도 깊은 원경(遠景)이 많이 쓰이는 액션 영화에 적합했다. 소닉티어 30.2채널을 적용한 CGV 영등포 스타리움관(소닉티어)에서 가장 돋보인 청각적 장면은 맥스 일행을 멀리서 추격해 오는 임모탄 무리가 연주하는 전기기타 소리의 위치와 음량이었다. 협곡 전투 장면의 공간감도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소닉티어는 스크린 뒤 전면에 15개 스피커를 배치해 음원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도로 추격전 같은 근접 액션이 많은 영화는 돌비 애트머스 관람을 고려할 만하다. 애트머스 시스템을 갖춘 메가박스 코엑스 M2에서는 화면 너머로 크게 도약하는 자동차 소리가 천장 스피커를 통해 들린 순간이 돋보였다. 영상 몰입도가 높고 소리가 큰 블록버스터 영화는 관람 시작 20∼30분만 지나도 청각 민감도가 급락했다. 영화를 관람한 강일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작은 소리에선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헬리콥터나 총격 같은 큰 소리에서 음향 특화관의 입체감과 잔향이 돋보였다”면서 “하지만 같은 영화를 굳이 두 차례 이상 비교해서 보지 않는 일반 관객이 큰 차이를 느끼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스파이’는 CGV 영등포의 THX 인증관과 일반관에서 각각 관람했는데 오히려 일반관의 소리가 더 박진감 있게 느껴졌다. 풍부한 저음 덕에 권총 격발이나 헬리콥터의 날개 회전 같은 소리가 돋보였다. THX관은 청각적 자극은 덜했지만 안정적이고 명료한 음향이 특징이었다. CGV 관계자는 “THX는 저·중·고음의 밸런스가 튀는 부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왜곡 없는 소리가 장점”이라고 했다. ‘과장된 소리’ 말고 제작진이 원래 의도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THX를 택하면 된다는 얘기다. THX관은 일반 상영관과 관람료가 같다.임희윤 imi@donga.com·이새샘·김정은 기자}

    • 20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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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블록버스터 어디서 볼까? 상영관 11곳 비교해보니

    《“아이맥스3D로 보는 게 낫나요, 3D애트머스로 보는 게 낫나요? 아니면 4D?” 요즘 영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시판을 가보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질문이다. 스크린이 대형화되고 3D, 4D 등 다양한 상영 방식이 나오면서 영화 성격에 맞는 극장을 고르려는 관객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종류도 많고 이름도 어려워 헷갈리기 일쑤.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을 앞두고 문화부 기자 4명이 전문가·영화 마니아와 함께 극장 상영관 11곳을 직접 비교 체험했다.》 블록버스터의 박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스크린 크기가 중요하다. 기자는 지난 주말 CGV 왕십리의 아이맥스관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의 슈퍼플렉스G, 메가박스 코엑스의 M2관에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모두 3D로 관람했다. CGV가 독점 공급하는 아이맥스의 경우 왕십리관은 수도권 아이맥스 상영관 중 스크린 크기가 가장 크다. 슈퍼플렉스G는 가로 34m, 세로 13.8m의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메가박스의 프리미엄관인 M2관은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 화질이 좋기로 소문 나 있다. 아이맥스의 경우 스크린과 객석이 가까워 몰입감이 높았다. 다만 매드맥스는 처음부터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하지 않고 후반작업을 통해 아이맥스로 변환한 영화다. 이 때문인지 화면 일부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인물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CGV 측은 “아이맥스 스크린이 크고 가깝다보니 관객들이 일반 상영관보다 영화 화질 문제를 더욱 민감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슈퍼플렉스G는 화면 크기에 비해 영상이 선명했다. 화질과 크기 둘 다 만족시키는 상영관인 셈이다. 롯데시네마 측은 “스크린이 클수록 화질 저하 현상이 일어나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슈퍼플렉스G에는 4K프로젝터(영사기)를 4대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M2관은 규모(450석)에 비해 화면 크기(가로 19m 세로 10.5m)는 크지 않은 편. 이 때문에 뒤쪽에 앉을 경우 스크린이 멀어 보인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화질은 가장 선명하게 느껴졌다. M2관 역시 화질을 높이기 위해 4K프로젝터(영사기)를 2대 배치했다. CGV 전국 10개 극장에서 틀 수 있는 스크린X 방식은 정면 스크린 뿐 아니라 양옆 벽면까지 스크린으로 활용해 3면으로 영화를 보도록 한 것이다. 22일 오후 CGV 여의도에서 장편영화로는 세계 최초로 스크린X 방식으로 틀어주는 ‘차이나타운’을 관람했다. 영화 상영시간 110분 중 20분 가량 스크린X 방식이 적용됐다. 주로 배경이 중요한 장면을 3면으로 확장해 넓은 공간감과 몰입감을 줬다. 혹은 중앙 화면에 나오는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것을 양옆 벽면에 동시에 비추기도 했다. 아직 실험 단계여서 아이맥스나 3D처럼 더 비싼 돈을 내고 볼 만큼 인상적이진 않았다. 좌우 화면은 스크린이 아니라 일반 벽면이어서 영상이 흐릿했기 때문이다. 벽에 설치된 시설물도 거슬렸다. ‘차이나타운’이 애초 스크린X를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었다는 한계도 있었다. 지하철 장면에서 정면에는 사람들이 걷고 있는데 양옆 화면에는 사람 그림자만 오가는 식이어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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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음악영재들 수준급 연주에 커튼콜-브라보 쏟아져

    “관객들은 조율이 아니라 연주를 기대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 조율은 공연 전에 완벽히 마치고 무대에 올라오면 연주를 해야 해요.”(션 리 CMS 단원) 15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 로즈 스튜디오에서는 다음 날 있을 공연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로즈 스튜디오는 링컨센터 소속 실내악단이자 실내악 교육기관인 체임버뮤직소사이어티(CMS)의 공연장이다. 하지만 이날 무대에 선 연주자는 CMS 단원이 아니라 한국의 10대 학생들. 바로 LG아트센터와 CMS가 공동 주관하는 실내악 교육 프로그램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음악학교’ 소속 학생들이다. 이날 리허설은 실제 공연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무대에 서서 자신의 팀과 연주곡을 소개하던 학생의 목소리가 작아지자 객석 뒤편에서 대만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우한 CMS 예술감독이 “스마일! 이를 드러내고 웃어요. 목소리도 포르테시모로!”라고 세세히 주문했다. 리허설이 끝난 뒤에는 바로 팀별 연습이 시작됐다. CMS 단원들이 바로 옆에서 연주를 들으며 고칠 점을 지적해주는 밀착 레슨이다. 뉴욕에 도착한 10일부터 공연 전날까지 매일 6시간 이상 레슨을 진행했다. 김현지 양(15)은 “한국에서 받던 레슨과 달리 이곳 선생님들은 질문을 많이 한다. 덕분에 연주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2009년 시작한 ‘LG 사랑의 음악학교’는 매년 학생 10여 명을 선발해 2년 동안 음악가들의 특별 레슨을 진행하고 학생들이 팀을 이뤄 실내악 공연도 연다. 특히 CMS 단원들이 매년 한국을 방문해 5∼6일 동안 학생들에게 집중 레슨을 해왔다. 비용은 LG아트센터 측이 전액 부담한다. 올해는 처음으로 뉴욕으로 무대를 옮겨 CMS의 특별 레슨과 학생들의 공연이 진행됐다. 12∼18세 학생 30명이 세계 최고의 공연장으로 손꼽히는 링컨센터 무대에 설 기회를 얻은 것이다. 레슨과 연습이 끝난 저녁에는 링컨센터에서 열리는 각종 공연을 감상했다. 정유주 양(15)은 “뉴욕에 와보니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꿈이 더 구체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열린 공연 역시 100여 석 규모의 로즈 스튜디오를 꽉 채운 관객들로 열기가 뜨거웠다. 학생들이 선보이는 수준급 연주에 관객들은 모든 팀에게 두 차례 이상의 커튼콜을 선사하며 “브라보”를 외쳤다. 이날 공연은 CMS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됐다. 평소 링컨센터에서 클래식 음악 공연을 자주 본다는 어니스트, 퉁펀 밀러 씨 부부는 “어린 학생들답지 않은 곡 해석력과 표현력에 놀랐다”며 “카네기 홀에서 공연해도 부족하지 않은 실력이다. 다음 공연도 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공연을 마친 류준현 군(14)은 “피아노는 보통 독주를 많이 하는데 실내악을 배우며 협주 경험을 쌓았다”며 “뉴욕의 좋은 연습실과 공연장에서 평소 접하기 힘든 고급 피아노로 공연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우한 예술감독은 “실내악은 지휘자 없이 동료 음악가와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장르”라며 “혼자 연주하고 경쟁하는 데 익숙한 동양계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말했다. 정창훈 LG아트센터 대표는 “앞으로 2년에 한 번 뉴욕에서 레슨과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뉴욕=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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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도연 “연기에 만족 모르는, 난 욕심 많은 배우”

    살인자의 애인인 술집 여자와 살인자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형사. 형사는 신분을 숨기고 여자에게 접근하지만 조금씩 끌린다. 여자 역시 남자가 의심스럽지만 고단한 삶에 등장한 남자에게 흔들린다. 영화 ‘무뢰한’(27일 개봉·18세 이상)은 누아르와 멜로라는 두 장르를 결합해 의외성을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 그 의외성의 중심에는 술집 여자 혜경 역을 연기한 전도연(42)이 있다. 그는 ‘남자들만의 세계’에서 때로 눈을 치뜬 채 소리를 지르고, 때론 애처롭게 속삭이며 존재감을 빛낸다. 이 영화는 제68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했다. 지난 주말 칸에 다녀온 그를 20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벌써 네 번째 칸에 다녀온 ‘칸의 여왕’이다.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 자체는 부담스럽지만 막상 칸에 가보면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이미 정점에 다다른 배우가 아니라 앞으로 뭘 할지 기대가 되는 배우로 생각하는 거 같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하반기 개봉 예정인 ‘협녀’ ‘남과 여’의 출연을 먼저 결정한 뒤 ‘무뢰한’을 택했다.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누아르 속의 멜로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누아르에서 여성 캐릭터는 남자가 보고 싶어 하는, 대상화된 모습으로만 그려진다. 그런 여자가 그 속에서 어떻게 부딪히고 살아가는지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컸다. ‘대상화된 혜경은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게 만들지 말아 달라’고 감독님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형사 재곤 역에 이정재가 캐스팅됐다가 부상으로 하차하고 김남길로 바뀌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무뢰한’은 늪 같다. 감정선이 버겁기도 해서 하차 핑계로 빠질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오승욱 감독님이 너무 촉촉한 눈망울로 저를 바라보셔서….(웃음) 김남길 씨는 빼어난 외모 때문에 무게 잡는 스타일일 줄 알았는데 애교도 많고 털털했다. 촬영장에서 ‘바보 형’이라고 불렸을 정도니까. 매일 ‘추리닝’ 입고 오고…. 그런 배우가 연기했기 때문에 재곤 속에 아이 같으면서도 위험한 남자이기도 한 다양한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강남 ‘텐프로’ 출신 여자답게 의상이 화려하고 빨간 매니큐어 같은 붉은색 소품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혜경은 평생 남자들의 노리개로 살아왔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처절한 캐릭터지만 동시에 도발적이고 자존심이 센 여자다. 의상이나 메이크업이 그런 혜경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해 신경을 많이 썼다.” ―감독에게 자신을 맞추는 편이었다고 들었는데 달라진 것 같다. “데뷔 초엔 내가 감독님이 원하는 연기를 하면 ‘참 잘했어요’ 도장 찍어 주는 걸로 생각했다. ‘해피엔드’(1999년)에서 감독님과 소통하는 법을 알았고 ‘밀양’(2007년)에선 감독님도 모를 수 있구나, 찍으면서 답을 찾아가는 거구나 깨달았다. 이젠 감독이 만든 뼈대에 살을 붙이는 건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집요해지고 치열해진다.”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완벽주의자인가. “욕심 많다. 연기에서 만족이라는 건 없다. 남들이 최고라고 얘기해도 본인 눈에는 부족한 게 보여 더, 더, 더 몰아붙이게 된다. 완벽주의자 맞는데, 좀 허점이 많은 완벽주의자다.” ―1990년 CF로 데뷔해 데뷔 25년 차다. 줄곧 톱 여배우의 자리를 지켜왔다. (한참 웃다가) “그렇게 오래된 줄 몰랐다. 뭔가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잘하고 싶어서 계속하는 것 같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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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미드 ‘엠파이어’서 드러낸 힙합제국의 어두운 속살

    21세기에 자수성가가 가능한 분야가 얼마나 있을까. 극빈층에 범죄자였던 사람이 상장 기업의 오너가 될 수 있을까? 미국에는 방법이 최소한 하나 있다. 바로 힙합 래퍼가 돼서 히트곡을 발표하는 것이다. 올해 미국 폭스채널에서 시즌1이 방영된 미드 ‘엠파이어’는 자수성가 신화를 일궈낸 ‘엠파이어 엔터테인먼트’의 오너 루시어스 라이언(테런스 하워드)이 주인공이다. 드라마는 정상을 목전에 둔 그가 루게릭병 진단을 받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3년 시한부 판정을 받은 루시어스는 자신의 병을 숨긴 채 아들 3명을 자극해 후계자 경쟁을 붙인다. 첫째 아들 안드레는 명석하고 경영 감각이 좋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재능이 없다. 둘째 자말은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게이라는 사실 때문에 아버지의 미움을 받는다. 셋째 하킴은 루시어스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지만 철없는 사고뭉치다. 여기에 삼형제의 엄마이자 마약 거래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출소한 전처 쿠키가 끼어든다. 드라마는 어딘가 30년 전통 설렁탕집이나 한복집을 배경으로 한 한국 주말극을 연상시킨다. 후계 경쟁 때문에 잡아먹을 듯 서로 싸우고 집안은 콩가루가 되지만, 어찌어찌 ‘가족애’를 명목으로 갈등을 봉합한다는 점이 닮았다. 목표를 달성하고 과오를 덮기 위해 범죄를 포함한 무슨 짓이라도 벌인다는 점도 닮았다. 물론 살벌하기로 치면 마약에 권총이 등장하는 이쪽이 백배 더 식은땀 나지만. 드라마는 미국 힙합음악계에서 스타 뮤지션이 어떻게 탄생하고 거물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거리의 거친 삶은 그들에게 곧 영감의 원천이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가 갱단에 마약상이었으니 성공한 뮤지션이 된다고 달라지긴 힘들다. 당장 드라마 속 엠파이어 엔터테인먼트만 해도 마약 판 돈을 종잣돈 삼아 설립된 회사. 마약과 총, 갱단은 늘 그들 가까이에 있다. 만약 힙합 뮤지션들은 왜 그렇게 다들 거들먹거리고, 입만 열었다 하면 욕을 하는지 의아한 사람들, 그래서 힙합에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볼만하다.(물론 그 ‘막장력’ 때문에 미국에서도 입방아에 오르곤 하는 작품이니 모든 래퍼가 드라마처럼 걸핏하면 총 쏘고 잡아먹을 듯 달려든다고 착각하면 곤란하다.) 심심해질라 치면 귀를 잡아채는 음악은 덤이다. 드라마 전체의 음악 감독을 미시 엘리엇,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 팀벌랜드가 맡았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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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VTR→캠코더→휴대전화→SNS→?… 요즘 귀신들, 신기술 익히느라 바쁘다

    《 인터넷에 유출된 자신의 수치스러운 동영상 때문에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자살한 10대 소녀 로라. 로라의 1주기가 되는 날, 친구들이 모인 인터넷 화상채팅 방에 죽은 로라의 아이디가 접속하고, 로라의 페이스북 계정은 별안간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각자 로라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지닌 친구들은 공포에 떤다. 》 유령도 바쁘다. 이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법까지 익혀야 한다. 7일 개봉한 영화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얘기다. 늘 새로운 공포를 위해 당대의 신기술을 섭렵해온 동서양 유령들의 첨단 행보는 눈부실 정도. 귀신 붙은 SNS 시대를 맞아 ‘언프렌디드’의 선배 격인 영화들을 되돌아봤다.○ 1996년: ‘스크림’의 전화 “헬로, 시드니?”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음성은 영화 ‘스크림’에서 공포의 핵심이었다. 여기서 전화는 친밀한 누군가가 너를 노리고 있으며,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도구였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무서울 수 있다는 교훈은 ‘언프렌디드’에도 이어져 로라의 아이디 역시 능청스레 인사한다. 아니, 키보드를 친다. “안녕, 친구들?”○ 1998년: ‘링’의 TV와 비디오 하지만 발신번호 표시, 번호추적 기술과 함께 ‘스크림’ 속 고스트페이스의 목소리는 힘을 잃었다. 대신 영화 ‘링’의 사다코는 목이 꺾인 채 TV에서 기어 나오는 ‘비주얼 쇼크’로 단숨에 공포영화 슈퍼스타 자리에 등극했다. 영화는 집집마다 있던 TV와 비디오테이프를 공포의 매개체로 이용했다. 흐릿한 비디오 화면이 주던 공포감은 ‘언프렌디드’에서 버퍼링 때문에 기괴하게 깨지는 화면이 주는 공포감으로 디지털화했다.○ 1999년: ‘블레어 윗치’의 캠코더 동양에서 사다코가 DVD 시대의 도래를 예감하지 못한 채 활약하고 있을 무렵 서양 귀신은 발 빠르게 캠코더에 눈을 돌렸다. ‘블레어 윗치’(1999년)는 페이크 다큐 형식의 공포영화 붐을 이끈 영화로, ‘언프렌디드’의 직속 선배쯤 된다. 등장인물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 마치 실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착각하도록 만드는 방식은 ‘언프렌디드’에서도 재활용됐는데, 캠코더 대신 웹캠을 사용했다. ○ 2003년: ‘착신아리’의 휴대전화 2000년대에 접어들며 유령들은 본격적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폰’(2002년)은 정체불명의 번호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착신아리’는 문자메시지로 공포를 전염시켰다. 특히 ‘착신아리’는 휴대전화 주소록 연락처에 무작위로 문자메시지가 전송된다는 설정으로 유령이 해킹도 하는 시대를 예고했다. ‘언프렌디드’의 등장인물들이 채팅방에 강제 접속한 로라를 쫓아내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21세기 유령은 누구보다 뛰어난 해커다.○ 2012년: ‘미확인 동영상’의 인터넷 인터넷 강국답게 인터넷 친화도는 한국 귀신이 으뜸이다.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2012년)는 인터넷에 떠도는 저주받은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다는 줄거리다. 동영상 때문에 시작된 온라인 왕따와 악성 댓글이 결국 귀신의 저주로 이어진다는 설정은 ‘언프렌디드’와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그러니 동서양 공통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언행일치, 착하게 살자.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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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선 가득한 세상에서 희망을 찾는 아이들, 그들이 곧 희망!

    14일 나란히 개봉한 ‘트래쉬’(15세 이상)와 ‘해피 홀리데이’(12세 이상)는 두 영화의 배경인 브라질과 스코틀랜드만큼 소재와 내용 면에서 다르다. 하지만 위선으로 가득한 어른들의 세계에서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희망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닮아 있다. 아이들은 어떤 순간에도 웃고, 떠들고, 겁이 없다. 이들이 펼치는 모험은 어른의 그것보다도 더 박진감 넘치고 감동적이다.○ 트래쉬: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죠” 라파엘(힉송 테베스)은 쓰레기장에서 넝마주이를 하며 살아가는 열네 살 소년이다. 어느 날 지갑을 주운 라파엘은 그 안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친구 가르도(에두아르두 루이스), 정보력이 좋은 들쥐(가브리에우 와인스타인)와 함께 비밀을 캐내기 시작한다.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은 생각보다 몸집이 크다. 부패한 정치인의 정치자금에 관한 정보가 숨어 있었던 것. 아이들은 이 지갑을 찾는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영화 속 어른들은 무력하다. 경찰은 부패한 정치인에게 빌붙어 어린 소년들마저 고문하고 협박한다. 빈민가에서 봉사하는 줄리아드 신부(마틴 신)나 미국인 자원봉사자 올리비아(루니 마라)도 거대한 불의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한다. 소년들의 무기는 날렵한 몸짓과 근성뿐이다. 경찰에게 지갑을 넘겨버리지 왜 비밀을 캐려 하느냐는 질문에 붓고 터진 얼굴로 라파엘은 답한다.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죠.” 동명 원작 소설은 ‘베할라’라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영화는 브라질 리우 빈민가 곳곳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빌리 엘리어트’의 스티븐 돌드리 감독은 이번에도 비참한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환상적인 영상미 속에 포착해냈다. 주연 배우 3명 역시 모두 리우에서 진행된 공개 오디션에서 선발돼 데뷔했다. ○ 해피 홀리데이: “사람은 누구나 다 모자란 법이랬어요” 로티(에밀리아 존스), 미키(보비 스몰드리지), 제스(해리엇 턴불) 삼남매는 할아버지 생신을 맞아 별거 중이던 아빠 더그(데이비드 테넌트), 엄마 아비(로저먼드 파이크)와 함께 스코틀랜드로 떠난다. 암 말기로 죽음을 눈앞에 둔 할아버지 고디(빌리 코널리)는 다투기만 하는 자식들에게 진절머리가 난 상태다. 손자 손녀만 데리고 생일 당일 놀러 간 해변에서 고디는 그대로 세상을 떠나 버린다. 싸우기만 하는 어른들 대신 아이들이 직접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주기로 하면서 일대 소동이 벌어진다. 영화 속 어른들은 위선적이다. 서로를 트집 잡지 못해 안달 나 있으면서 실은 자신의 흠이 가장 크다는 사실만 모른다. 어떤 상황에도 진실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속내를 까발린다. 오로지 할아버지만을 위한 장례를 치른 아이들과 달리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언성을 높이는 어른들에게 로티는 할아버지의 교훈을 외친다. “사람은 누구나 다 모자란 면이 있는 법, 그러니 싸우지 말라”고.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이 숨 가쁠 정도로 빠른 점이 아쉽지만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깨물어 주고플 정도로 귀엽다. 숨지는 순간까지도 유쾌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잘 살린 코널리의 연기와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풍광도 영화 보는 맛을 살린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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