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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대북 전략표적(핵·미사일기지 등) 타격 임무를 수행할 F-35A 스텔스전투기 2대가 29일 한국에 처음 도착했다. 2014년 9월 F-35A가 차세대전투기(FX)로 결정된 지 4년 6개월 만이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스텔스기 보유국이 됐다. F-35 기종 도입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기지를 이륙한 F-35A 2대는 하와이를 거쳐 약 1만3800km를 날아와 29일 공군 청주기지에 안착했다. 미 공군 조종사들이 여러 차례 공중급유를 받으며 몰고 왔다. F-35A의 도착 직후 공군은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청주 제17전투비행단장(준장) 주관으로 인도 및 환영 행사를 가졌다. 공군은 4, 5월경 F-35A 2대를 전력화하는 한편 연내 10여 대 등 2021년까지 총 40대를 도입 배치할 계획이다. 미 공군의 F-22 랩터와 함께 현존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35A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다. 가격은 대당 1억 달러(약 1100억 원) 안팎이다. 적진에 은밀히 침투해 핵심 표적을 초정밀 유도무기로 기습 타격할 수 있어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이날 행사에 공군참모총장 출신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불참했다.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로키’ 기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북한은 한국의 F-35A 도입에 대해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거나 ‘군사적 관계 개선을 망쳐놓을 수 있다’고 비난해 왔다. 공군은 F-35A의 전력화 행사를 5월경 정 장관 주관으로 치를 예정이다.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 선생(1860∼1920)의 러시아 옛집이 독립운동 기념관으로 조성돼 28일 개관식을 갖는다고 국가보훈처가 27일 밝혔다. 개관식에는 피우진 보훈처장과 선생의 유족, 현지 고려인 단체와 동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 연해주(프리모르스키) 우수리스크 볼로다르스코 38번지에 있는 최재형 선생 기념관은 대지 약 640m², 연건평 100m² 규모로 전시관과 관리동으로 이뤄졌다. 내부에는 선생의 삶과 독립운동 관련 영상·기록물 등이 전시돼 있고, 기념관 입구엔 선생의 애칭인 ‘페치카’(러시아어로 난로)가 놓여 있다. 연해주 고려인들은 선생의 따뜻한 인품을 흠모해 ‘페치카’라고 불렀다고 한다. 보훈처와 현지 고려인 단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12억 원을 들여 선생이 순국하기 전까지 거주했던 이곳을 개·보수하고 주변 환경을 정비해 기념관으로 꾸몄다. 보훈처 관계자는 “최재형 선생 기념관은 러시아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사를 알리는 유적지이자 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북 경원 출신인 최 선생은 연해주에서 전 재산을 바쳐 무장 항일투쟁을 벌이다가 1920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본군에 체포돼 피살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의 ‘서해 3대 도발’로 산화한 장병들을 기리는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정부는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정하고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26일), 연평도 포격 도발(2010년 11월 23일)로 희생된 55명의 용사들을 추모하는 기념식을 개최해 왔다. 이날 행사엔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해 전사자 유족과 참전 장병, 시민 등 7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대구지역 경제투어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추모글을 통해 “오늘 대구로 가는 길, 마음 한쪽은 서해로 향했다”며 “바다와 함께 영원히 기억될 젊은 용사들의 이름을 떠올려 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 어떤 도발도 용서할 수 없으며 힘으로 더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다. 그러나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할 것”이라며 “평화의 바다가 용사들의 희생 위에 있다는 것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윤호중 사무총장과 안규백(국회 국방위원장) 박정 소병훈 의원,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전희경 김성찬 의원, 바른미래당의 하태경 유승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5당 대표 중 유일하게 참석한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북한 눈치를 보느라 대통령이 불참한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은 국가에도, 국민에도 불행한 일”이라며 “나라를 지키는 일만큼은 이념의 잣대로 옳고 그름을 나눠선 안 된다. 부디 내년엔 반드시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서해는 한반도의 화약고에서 평화의 발신지로 변모하고 있다”며 “우리가 용사들의 거룩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도 항구적인 평화의 정착”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해 용사들이 꿈꾸셨던 것도 평화, 지키려 했던 것도 평화”라며 “평화를 끈기 있게 추구하되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튼튼한 안보를 견지하는 한편 호국용사들의 명예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서운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천안함 전사자인 손수민 중사의 아버지 손강열 씨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의도적으로 안 오고 홀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의 도발을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발언한 정경두 장관은 행사 직전 유족들을 찾아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일부 유족들은 “진의가 아니었길 바란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문병기·지명훈 기자}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정밀유도무기를 비롯한 각종 레이더와 센서 등을 개발 양산하면서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역사를 선도해왔다. 현대와 미래 전장이 네트워크 중심작전(NCO)에 기반한 ‘장거리 정밀교전’ 형태로 진화하면서 정밀유도·레이더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LIG넥스원의 위상과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와 힘을 합쳐 진행해온 다양한 국산무기 개발 노력도 착착 결실을 거두고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맞서는 대(對)화력전의 핵심전력인 ‘대포병탐지레이더-II’, 보병용 중거리유도무기 ‘현궁’, 적 연안 근접표적 및 지상 주요 전술표적을 타격하는 ‘전술함대지유도탄’, 적 소형고속함정의 위협에 대응하는 해안방어용 유도무기체계인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소형 무인기와 항공기, 유도탄 등을 탐지하는 ‘국지방공레이더’ 등 다수 무기체계가 개발을 마치고 양산 사업을 준비·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무기체계 개발과 양산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한 결과 LIG넥스원의 수주 잔액은 2017년 3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5조6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LIG넥스원은 ‘Brighter Tomorrow with LIG’를 슬로건으로 정하고, 기존 및 신규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극대화하고, 수익기반을 확보해나가는 한편 더 유연하면서도 강한 조직,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기업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전체 임직원 3200여 명의 절반 이상이 연구원으로 단일 방산기업으로는 최대·최고 수준의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으로 정밀유도무기와 감시정찰·통신장비 등의 사업 분야에서 쌓아온 연구개발 경험과 핵심기술의 융합을 통해 로봇과 무인화 등의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적 포탄 탐지·역추적하는 대포병탐지레이더-II 2017년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고 지난해부터 양산에 들어간 ‘대포병탐지레이더-II’는 국산 무기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적이 발사한 포탄의 궤도를 탐지·역추적해서 도발 원점을 아군 포병부대에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토대로 아군은 적의 도발원점에 즉각 반격을 가해 무력화하는 대화력전을 수행할 수 있다. 아서-K 등 기존에 우리 군이 사용했던 해외 기종보다 탐지 범위와 작전 지속 능력이 30∼40%가량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부품 국산화율도 95%에 달한다. 신속하고 원활한 군수지원이 가능하고,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말 군 당국과 양산 계약을 체결한 ‘국지방공레이더’는 3차원 능동위상배열 레이더로 기존 레이더보다 작전 지속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현재 군이 운용 중인 저고도 탐지레이더보다 탐지거리가 더 길고, 방위·거리·고도까지 탐지할 수 있다. 적의 전투기와 헬기, 저공 저속기를 비롯해 소형 무인기까지 잡아낼 수 있고, 전원공급 장치가 일체형으로 탑재돼 신속한 전개·철수 작전이 가능하다. 국지방공레이더의 부품 국산화율은 98.4%, 소프트웨어 국산화율은 100%에 달해 명실상부한 ‘토종 무기’로 평가된다. ○ 무기체계 첨단화·고도화 따른 역량 강화 LIG넥스원은 국방기술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첨단화·고도화되고 있는 무기체계에 걸맞은 MRO(정비·유지·보수) 역량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 40여 년간 유도무기, 감시정찰, 지휘통신 등 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무기체계 개발·양산·유지보수에 대한 경험을 폭넓게 쌓아온 것은 물론 종합군수지원(ILS) 분야를 중심으로 최적의 군수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최근에는 무기체계 정비기술 역량 및 효율화를 위해 육군종합정비창 및 해군정비창과 ‘기술교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정비요원들의 신체상 위험을 줄이며 작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비환경 맞춤형 착용로봇의 개발을 추진하는 등 MRO 분야의 4차 산업혁명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산 ‘아이언맨’ 등 무인화·로봇 개발사업도 근력증강로봇은 미래 보병체계의 핵심기술로 전 세계 주요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착용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10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LEXO(Lower Extremity eXOskeleton for Soldiers)’라는 브랜드로 유압 파워팩과 센서처리 보드, 제어 알고리즘 등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현재는 관련 기술을 더 발전시켜,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착용로봇 기술은 향후 군수 분야뿐만 아니라 소방과 재활의료 분야, 실버산업, 농산업 등 사회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 드론을 비롯한 무인화 분야에 대한 개발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방위사업청 국방로봇사업팀 및 민군협력진흥원과 함께 ‘연안감시정찰 무인수상정’ 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원격조정 및 자율운항 통제가 가능한 무인수상정은 최첨단 탐지장비(전자광학장비, 레이더)를 장착하고 연안정보획득과 항만 감시정찰, 해상재해 초동대응, 불법조업 선박 대응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개발성과를 이어받아 지난해 ‘올해의 10대 기계기술’로 선정됐다. 이 외에도 LIG넥스원은 수중탐색 무인잠수정(수중드론) 분야의 선행투자 및 자체 개발을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아울러 LIG넥스원이 민군기술협력사업으로 진행 중인 ‘다목적 무인헬기’와 ‘소형 정찰 드론’ 개발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다목적 무인헬기는 감시정찰과 통신중계, 물자수송, 화생방 오염제독, 지뢰탐지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소형정찰 드론’도 전 세계적으로 개발 도입 중인 무기체계로 수동·자동경로 비행지원으로 목표물을 자동 추적할 수 있고, EO/IR(전자광학/적외선)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근 강원 춘천 모 방공포 부대에서 일어난 천궁(지대공미사일) 오발 사고는 정비요원들의 단순 과실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21일 공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정비요원(부사관) 2명이 천궁의 발사대에 작전용(실전용) 케이블을 꽂은 채로 장비 점검을 하면서 노트북을 통해 발사신호를 입력하는 바람에 미사일 1발이 수직으로 발사됐다. 미사일은 발사 후 3.5초 만에 자동폭파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약 7km 상공에서 폭발했다. 천궁 미사일 1발의 가격은 약 15억 원이다. 공군 관계자는 “정비작업 때는 작전용 케이블을 분리하고, 시험용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지만 정비요원들이 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비 과정의 주의 태만과 의사소통 부실이 빚은 과실 사고라는 것이다. 정비요원 2명은 15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베테랑으로 천궁이 실전 배치된 2015년부터 정비를 맡아왔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정비요원 과실로 밝혀짐에 따라 천궁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과실을 범한 정비요원 등 관련자들을 문책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앞서 공군은 사고 직후 공군작전사령부와 국방과학연구소, 제조사(LIG넥스원),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참여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해왔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다. 최대 사거리 40km, 최고 고도 15km에서 적 항공기를 요격해 격추시킬 수 있다. 발사대 1기당 8발의 미사일이 장착되는 차량 탑재 수직발사대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으로 이뤄져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지난달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가 또다시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세기의 담판’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이 ‘노딜’로 끝나자 한반도 안보 정세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회담이 결렬된 뒤 북한은 평북 동창리 서해 미사일발사장을 복구하고,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생산단지를 활발히 가동하는 정황을 노출시켜 한미 당국을 긴장시켰다. 최근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미국의 ‘빅딜(일괄타결)’ 요구를 거부하고,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미사일 도발 재개를 검토한다고 경고하면서 남북·북-미가 대결 국면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북한과 대화하되 호국영웅 헌신은 되새겨야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대화의 소강 국면에서도 북-미 당국은 협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북한이 대미 압박과 국면 전환을 노려 또다시 ‘벼랑끝 전술’을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Pu) 생산을 재개하거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시도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비핵화 협상 고비 때마다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 것은 북한의 ‘단골수법’이다. 북한은 1,2차 북핵위기 때도 협상이 막다른 곳에 몰리거나 요구가 먹혀들지 않으면 전략·전술적 도발로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과 군을 겨냥한 무력도발도 끊이지 않았다. 제2연평해전(2002년 6월29일)과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26일), 연평도 포격전(2010년 11월 23일)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의 ‘서해 3대 도발’로 우리 군 장병 55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북한은 지금까지 이들 도발과 희생자에 대해 어떤 사과나 유감도 표명하지 않았다. 정부는 2016년부터 3월 넷째 주 금요일에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4회(22일)를 맞는 이 행사는 북한의 ‘서해 3대 도발’로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고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상기하는 자리다. 군 안팎에선 이 행사가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영웅들의 헌신과 국가적 예우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군 관계자는 “남북 화해무드가 고조될수록 희생 장병들이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북한과 대화는 하되 기념식에는 지도자와 주요 정치인 등이 많이 참석해 예우를 갖추는 것이 ‘진정한 안보’라고 본다”고 말했다. 더 강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최종적으로 확인될 때까지는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군 관계자는 “9·19 남북 군사합의로 육해공 적대행위가 잠정 중단됐지만 북한은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무력행동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역량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서도 그 실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계속 증강되고 있다. 백서는 북한이 무기급 플루토늄 50여 kg 외에 고농축우라늄(HEU)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6 국방백서의 핵물질 관련 기술(PU는 50여 kg, HEU 프로그램은 상당 수준 진전)과 비교해 HEU의 양산 및 다량 보유를 군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군 당국은 HEU 생산은 은밀하게 진행돼 구체적인 보유량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북한이 영변·강선 핵시설에 구축한 우라늄농축시설에서 매년 최소 핵무기 2, 3개 분량의 HEU를 생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2010년 미국 핵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영변의 우라늄농축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당시 헤커 박사는 “영변에 설치된 2000개의 원심분리기에서 연간 40kg 정도의 HEU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에 이 시설의 규모를 두 배가량 확장하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금은 4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 연간 60∼80여 kg의 HEU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선 핵시설의 우라늄농축설비도 영변과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핵담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영변 핵시설 외에 ‘플러스알파’로 강선 핵시설의 폐기를 끝까지 요구한 것도 이 시설의 핵물질 생산능력이 상당한 수준임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를 종합해 볼 때 북한이 이미 보유한 HEU만 수백 kg에 이르고,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생산을 멈추지 않아 2020년경에는 핵탄두 100여기 분량의 핵물질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미사일 능력도 한층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단거리·준중거리·중거리미사일은 물론이고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등 14종류의 미사일을 개발했거나 보유한 것으로 백서는 적시했다. 북한은 2017년 11월 말 화성-15형 ICBM 발사 이후 미사일 도발을 중단한 상태다. 일각에선 북-미 긴장이 고조될 경우 북한이 신형 ICBM인 화성-13형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액체연료와 산화제 주입에 최소 30분 이상이 걸리는 화성-14,15형과 달리 화성-13형은 연료와 산화제를 미리 주입해둔 고체엔진을 장착해 언제든지 쏴 올릴 수 있다. 도발을 실행에 옮길 경우 기습·충격효과도 배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2020년경이면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최신형 이동식 ICBM을 최대 30여기 이상 보유하는 한편 성능이 개량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실전배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재래식 위협도 여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120mm·200mm 견인방사포를 전방 및 해안지역에 집중 배치하는 한편 사거리연장탄과 화염탄 등 특수탄을 개발하는 등 재래식 전력 증강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백서는 지적했다. ‘선군호’(신형 전차) ‘준마호’(신형 장갑차) 등 신형 장비의 추가 생산 및 성능 개량과 함께 우리의 특전사령부에 해당하는 ‘특수작전군’을 신설하는 등 북한의 특수전력이 강화된 내용도 기술됐다.방위산업과 국가안보 불가분의 관계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수록 국가안보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어떤 위기 상황이 닥쳐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안보와 방위산업은 ‘바늘과 실’의 관계로 볼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핵심전력 가운데 국내 방산업체가 제작한 무기가 적지 않다는 게 그 방증이다. 실제로 국내 방위산업의 역사는 안보위기를 극복하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에 비견된다. 1970년대 초 북한의 도발 위협과 주한미군 철수 등 안보 상황이 악화되자 당시 정부는 무기 국산화를 내걸고 자주국방을 본격 추진했다. 민관군은 물론이고 학계 등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미제 소총과 박격포를 모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대대적인 전력 증강사업을 단계별로 진행시켰다. 그 결과 지금은 전차와 함정, 자주포를 비롯해 잠수함까지 독자적으로 제작할 정도로 방산 역량이 발전했다. 1990년대부터는 함대함 유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정밀유도무기와 초음속 고등훈련기, 경공격기, 헬기까지 설계 제작한데 이어 한국형전투기(KFP) 개발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무기의 해외 수출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975년 미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소총 탄약을 판매하던 시절에서 지금은 전차와 경공격기, 잠수함 등 육해공 주력 무기들을 8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K-9 자주포와 같은 명품무기가 북유럽 국가에 판매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올 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IDEX)에도 한화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30여개 방산업체들이 참가해 국산무기 판매를 위한 마케팅을 적극 펼쳤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4∼2018년 한국의 무기 수출이 그 직전 5개년보다 94%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방산업계가 최근에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달 발간한 ‘2020년대를 향한 방위산업 핵심이슈’ 보고서에서 그 징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국내 방산기업의 경영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주요 방산기업의 매출과 수출,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삼중고’가 깊어지면서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현 정부의 국방예산에서 방위력 개선비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매출의 85% 이상을 내수에 의존하는 방산업계의 경영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방위산업이 튼튼한 국방을 뒷받침하면서 성장을 이어가려면 무기 조달 등 사업관리 중심의 현 체제가 범국가적 산업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인공지능(AI)이나 드론, 로봇,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방위산업이 일대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산 발전을 위한 법적·제도적 지원도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방위산업 육성을 가로막는 규제와 ‘칸막이’를 걷어내고 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위산업발전법 제정 등이 최우선 과제로 거론된다. 방산업계의 경영압박 요인으로 지목된 지체상금 제도의 개선도 시급하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지체상금은 계약 물품을 늦게 납품한 업체에 지연된 일수만큼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국내 업체의 무기 양산사업에 부과되는 지체상금이 너무 높아 계약금액보다 지체상금을 더 물어야 하는 사례가 왕왕 있었다. 방위사업청이 최근 민간전문가(옴부즈맨)로 구성된 지체상금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한 것도 지체상금에 대한 업계의 애로를 고려한 것이다. 법률전문가와 회계사, 손해사정사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는 업체가 지체상금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 이를 검토해 감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아울러 사정·감사당국의 과도한 방산비리 의혹 수사 및 감사가 방산업계의 사기를 꺾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와 업계가 ‘전략적 동반자’로서 방산 수출 촉진을 위한 연구개발(R&D) 확대와 수출 지원 해외인력 확충, 시장개척과 마케팅에 적극 협력하고, 관련 정보를 상시 주고받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방산정책을 총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방산비서관)’를 신설하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방위산업점검회의’를 통해 우리 방위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비전·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위산업은 국가안보와 일자리 창출, 해외 수출을 통한 국부 증대, 신기술 개발 등 국익 전반에 기여할 잠재력이 큰 분야”라며 “국내 방산업계가 경쟁력을 갖춰 세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19일 한반도와 가까운 일본 열도의 동해상까지 날아왔다가 되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고려해 최근 한반도 주변에 전개되지 않던 B-52 폭격기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20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B-52 2대가 괌 앤더슨 기지를 19일 발진해 일본 열도의 동해안을 따라 캄차카반도 인근 상공까지 북상했다가 복귀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법과 관련 규정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된 해당 작전 지역의 숙달 훈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남중국해 일대에서 주로 비행훈련을 해왔던 B-52 폭격기가 한반도 주변에 전개된 것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비핵화 협상 중단과 도발 재개를 시사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고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군 소식통은 “B-52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 전략자산”이라며 “핵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면 언제든 한반도로 전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감시 태세를 대폭 강화했다. 대통령 등 지휘부에 미사일 발사 관련 첩보(신호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는 RC-135U ‘컴뱃 센트’ 전자정찰기를 서해상에 투입한 데 이어, 한미 연합 탐색구조훈련(퍼시픽 선더)에 참가하고 있는 E-3 조기경보통제기도 19일 경기 오산비행장에서 포착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 재개를 조만간 결단할 것”이라는 폭탄 선언을 내놓으면서 북-미가 ‘하노이 결렬’ 2주 만에 양보 없는 ‘강(强) 대 강’ 대치 국면에 들어섰다. 북한은 ‘날강도’ ‘기이한 계산’ 등 미국을 향한 말 폭탄을 쏟아내며 비핵화 협상 전면 중단은 물론이고 핵·미사일 도발 재개로 비핵화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새로운 길’에 나설 수 있다며 반격을 한 것. 특히 모든 핵무기·핵시설 폐기를 전제로 한 미국의 ‘빅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의 대응에 따라선 비핵화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빅딜’ 압박에 핵·미사일 실험 재개 경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5일 오전 평양 주재 외교관과 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15개월 중단한 데 대한 상응조치를 미국이 취하지 않으면 대화를 지속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최 부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조만간(a short period of time) 핵실험·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유예)과 외교적 대화를 지속할지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월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하며 내놓은 약속. 당시 김 위원장은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재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빅딜’ 요구를 철회하지 않으면 사실상 대화 파기로 보고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겠다는 것. 최 부상은 이날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의도도,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결코 없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우리가 이런 기차여행을 왜 해야 하느냐’고 했다”며 “미국의 날강도 같은(gangster-like)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날강도’라고 비난한 것은 지난해 7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이후 8개월 만이다.○ 김정은 성명 예고하면서도 협상 여지는 열어둬 김 위원장의 공식성명 발표도 예고됐다. 성명의 내용과 형식은 밝히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 구상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대응을 지켜본 뒤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단계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북한 특유의 ‘블러핑(엄포)’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면서 미국에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얘기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김 위원장 공식성명이 바로 발표된 게 아니라 최 부상의 예고로 그친 건 아직 방향성이 결정된 건 아니라는 뜻”이라며 “실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잠정 중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면서도 “대화 판은 깨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불신과 적대적인 회담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비난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두 최고지도자의 관계는 매우 좋다”며 정상 간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 북-미 대치 장기화되나 하지만 북한이 예상밖의 강수를 두면서 북-미 대치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가 기 싸움을 넘어 김 위원장이 모라토리엄을 접겠다고 밝히게 되면 상황은 장기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도 “현재로선 대화의 틀을 깨는 수순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북한 입장에선 강 대 강 대치가 장기화될수록 도발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계산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영변 핵시설에서 무기급 플루토늄(Pu) 생산을 재개해 영변이 여전히 북핵 핵심시설이라는 점을 과시하려 하거나, 민간 위성발사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는 것. 아예 실체가 공개되지 않은 신형 ICBM인 ‘화성-13형’ 발사를 시도해 충격 효과를 도모할 수도 있다. 청와대는 “진의 파악이 우선”이라며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중재 의지를 강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도중 (기자회견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국가안보실에서도 (최선희가) 정확하게 무슨 발언을 했고, 그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접촉해 진의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목적지까지 도달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있고 어려움과 난관도 있지 않겠느냐”며 “(남북) 물밑 접촉은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프놈펜=한상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할지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밝혔다. 최 부상은 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하노이 결렬’ 2주 만에 미국의 영변을 포함한 모든 핵무기와 핵시설 폐기 요구를 공식 거부하며 15개월째 중단하고 있는 핵·미사일 실험 재개를 위협하고 나선 것이다. 최선희는 이날 평양에서 북한 주재 외교관과 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거나 이런 식의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선희는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모라토리엄)을 계속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며 “짧은 기간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시하기 위해 RC-135U ‘컴뱃 센트’ 전자정찰기를 서해상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북한의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공식성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조만간 성명에서 핵·미사일 실험 재개 등을 담은 ‘새로운 길’을 공식화하면 비핵화 협상 국면은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최선희는 “미국의 날강도 같은(gangster-like) 태도는 결국 상황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선희는 “(북-미) 두 최고지도자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며 대화 재개의 여지는 남겨뒀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 시간)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그가 이에 부응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날강도 같은’이라고 한 게 처음은 아니다”라며 “북한과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한기재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공군 병사가 만든 군복 캐릭터가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공군본부 미디어콘텐츠과 소속 서희강 병장(29·사진)이 제작한 공군 의복 캐릭터가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F 디자인 어워드’의 브랜딩 부문에서 상을 받는다고 공군이 밝혔다. 1954년부터 시작된 iF 디자인 어워드는 ‘IDA 디자인 어워드’(미국),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독일)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평가된다. 올해엔 64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돼 20개국 67명의 전문가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결정됐다.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서 병장은 전투복과 비행복, 정비복 등 공군 장병이 입는 50여 점의 의복을 아기자기하고 친근한 캐릭터로 디자인해 호평을 받았다. 입대 전 국카스텐, 김완선, 노을 등 유명 가수의 앨범 표지 디자인 작업을 한 그는 2017년 공군 전문화관리병에 지원 입대해 디자인 업무를 맡아왔다. 서 병장은 “이번 수상이 대한민국 공군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군은 ‘공군 의복 캐릭터’를 공식 블로그 ‘공감’에서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누구나 비영리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상업적 목적의 활용은 금지된다고 공군은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감시를 위해 RC-135U ‘컴뱃 센트’ 전자정찰기를 서해상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찰기는 미사일 발사 전후의 전자신호와 같은 고도의 전략정보를 수집해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 최고위급 지휘부에게 제공하는 국가급 전략정찰기로 미국이 단 2대만 운용하고 있다. 1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미 본토에서 주일미군 기지로 전진 배치된 RC-135U 정찰기가 서해상을 비행하면서 대북감시 임무를 수행 중이다. 평북 동창리 서해 발사장 등 북한의 주요 미사일 기지를 대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는 게 주임무로 알려졌다. 이 정찰기의 기수 아래에 장착된 첨단 감시장비는 수백 km 밖에서 미사일 발사 준비 과정에서 작동되는 지상의 원격 계측장비(텔레메트리 장치)의 전자신호와 전자파를 미세한 수준까지 탐지할 수 있다. 한 소식통은 “RC-135U 정찰기가 동창리 발사장 등에서 이런 신호를 포착할 경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유력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RC-135U 정찰기는 2017년 11월 말 화성-15형 ICBM 발사 전후에도 한반도로 날아와 감시활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선 최근 동창리 발사장의 복구 정황에 이어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중단과 핵·미사일 도발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위협하자 미국이 대북 감시태세를 대폭 강화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도발 엄포 수위를 높일수록 미국은 감시 정찰전력을 한반도 주변에 대거 배치해 북한의 핵·미사일 동향을 더 촘촘히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소말리아의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퇴치·선박 호송 임무를 수행 중인 해군 청해부대가 13일 파병 10주년을 맞았다. 청해부대는 우리 군 최초의 전투함 파병 부대다. 2009년 3월 13일 1진(문무대왕함) 출항을 시작으로 현재 28진 장병들이 아덴만 평화 안전의 길잡이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형 구축함 6척이 6개월씩 돌아가면서 파병됐다. 12일 해군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총 항해거리는 약 195만1267km(지난달 20일 기준)로 지구를 약 49바퀴 돈 것과 같다. 그동안 21차례의 해적 퇴치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2만1895척의 선박 호송과 안전 항해를 지원했다. 2009년 5월에는 북한 선적 화물선을 해적 피습 위기에서 구출하기도 했다. 특히 6진(최영함) 장병들은 2011년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 인질구출작전(아덴만 여명작전)을 극적으로 성공시켜 우리 군과 대한민국의 위용을 세계에 떨쳤다. 당시 석해균 선장 등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하고, 해적 13명을 소탕했다. 11진(강감찬함)과 16진(문무대왕함) 장병들도 해적에 피랍됐다 구출된 우리 국민의 호송 작전에 크게 기여했다. 청해부대에 10년간 파병된 연인원은 8478명이다. 이 가운데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소속 최창민 원사와 박세환 상사, 이근행 상사는 검문검색대원으로 5차례나 파병됐다. 이들을 포함해 3차례 이상 파병된 장병도 189명이나 된다. 최 원사는 “대한민국 대표라는 자부심과 가족,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부대원들이 힘든 여건에서도 파병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해부대는 세계에서 아덴만 작전 경험이 가장 풍부한 부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해군은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인도양의 낯선 작전 환경에서 구축함 1척만으로 6개월씩 단독 작전을 10년간 성공적으로 진행한 사례가 드물다”며 “현지 연합해군사령부와 타국 해군들도 청해부대의 우수성을 인정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도발 징후가 끊이지 않으면서 실제로 도발이 감행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도 “동창리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며 주시하고 있다”(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인공위성 운반용 장거리 로켓을 가장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해온 동창리 발사장을 복구 중이라는 사실은 5일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보고 과정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만 해도 실제 도발 못지않게 ‘폐기를 위한 복구’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북한이 하노이 합의 성사를 염두에 두고 폭파 시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지붕과 외벽 등 큰 구조물 위주로 정상회담 전부터 미리 복구해 놓았다는 분석이었다. 일주일이 지난 12일 현재 이런 분석은 조금씩 힘을 잃고 있다. 미국 언론 및 북한 전문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동창리에서 도발 임박 징후가 포착됐다는 보도나 발표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6일과 8일 촬영된 동창리 위성사진을 분석하며 “로켓을 발사대로 운반하거나 엔진을 시험대로 이동시키는 준비 작업과 비슷하다”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폭파를 위해 시설물 외관만 복구하는 수준이 아니라 ‘도발 세부 절차’까지 진행되고 있다는 것. 군 당국은 대외적으론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론 아직까지는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발이 임박했다면 평양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제작한 로켓 동체 등을 운반하기 위한 열차가 동창리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산음동 일대의 움직임이 평소와 다르지 않다는 것. 군 소식통은 12일 “현재까지 로켓 동체나 부품이 동창리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또다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1월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 확보에 성공한 북한으로서는 또다시 장거리 로켓 발사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도발 가능성을 낮게 봤다. 동시에 일각에선 북한이 동창리 폐기를 도발 재개를 위한 전략적 카드로 쓸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북한이 동창리 복구를 마친 뒤 지난해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처럼 기자들을 초청해 폭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비핵화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것. 그 뒤에도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에 책임을 돌리고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 재개에 나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 주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될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미사일 시설을 분산시키고 있다”면서 그중 하나로 평양 순안공항을 지목했다. 순안공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무실 등 지휘부 시설이 인근에 있어 미국의 감시가 집중되는 곳이다. 북한은 이곳에서 2017년 8, 9월 준ICBM인 화성-12형을 드러내놓고 쏘며 ‘미국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고 과시했다. 북한은 이곳에 미사일 발사대 보관 갱도, 연료 저장소 등을 모두 갖춰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엔 북한이 제3국 등으로부터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한 원심분리기 구매를 시도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도 “북한이 영변 및 강선 시설 내 원심분리기 가동을 중단했다는 징후는 없다”며 핵물질 생산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신나리 기자}

피터 나바로 교수(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는 2015년에 쓴 ‘웅크린 호랑이’에서 중국의 구단선(九段線)을 ‘굶주린 소 혓바닥’에 비유한다. 중국이 자신의 영유권이 미치는 영역이라며 공해(公海)인 남중국해 주변에 일방적으로 그은 9개의 점선을 연결한 모양이 흡사 소 혓바닥을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남중국해를 독식하려는 중국의 일방적 팽창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실제로 필리핀 루손해협에서 시작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을 거쳐 베트남 해안선을 따라 중국 하이난섬 앞까지 뻗친 구단선을 적용하면 남중국해의 90%가 중국 영해가 된다. 석유와 천연가스, 수산자원의 보고이자 인도양과 직결된 해상교통로를 독식하려는 중국의 야심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남중국해의 인공섬 곳곳을 군사기지화하는 것도 모자라 미 함정 및 군용기와의 정면대결 불사도 다반사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구축함이 미 구축함에 충돌 직전까지 근접하는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쯤 되면 자기 집 주변의 널찍한 공터 곳곳에 말뚝을 박고서 내 마당이니 접근하지 말라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과 진배없다. 중국의 ‘굶주린 소 혓바닥’은 한반도로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제 안방처럼 넘나드는 게 그 증거다.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오려면 해당국에 미리 알려주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하지만 중국 군용기는 지난달 23일 KADIZ에 무단 진입한 뒤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통과하면서 자국 함정과 교신하는 등 사실상 공해(空海)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에도 8차례나 KADIZ에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장시간 비행을 강행해 우리 군을 긴장시켰다. 잠시 넘어온 경우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중국의 KADIZ 무단 진입 횟수는 140여 차례나 된다. 2016년(50여 건), 2017년(70여 건)과 비교하면 가히 폭증 수준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KADIZ 도발 양상도 대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도 인근과 서해상에서 KADIZ로 들어왔다가 우리 전투기가 대응 출격하면 물러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서해와 대한해협을 거쳐 울릉도와 강릉 앞 동해상까지 휘젓고 다닌다. 우리 전투기의 경고 방송을 묵살하는 것도 예사다. 우리 정부의 엄중 경고와 재발 방지 요구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모양새다. 되레 ‘통상적 훈련에 왜 시비 거느냐’면서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 볼썽사나운 것은 자국 방공식별구역(CADIZ)은 한 치 양보도 없다는 점이다.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동중국해 CADIZ에 진입한 외국 항공기에 중국 전투기가 경고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방영했다. 앞서 2014년에는 이 구역에 진입한 일본 전투기를 중국 전투기가 실탄 위협사격으로 쫓아낸 뒤 일본 정부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중국의 ‘내로남불식’ KADIZ 도발에선 이중 삼중의 노림수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서해를 자국의 ‘내해(內海)’로 굳히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중국은 2013년부터 백령도 인근 동경 124도를 서해 작전구역 경계선으로 설정하고 우리 해군에 넘어오지 말 것을 요구해 왔다. 잇단 KADIZ 도발은 서해를 ‘안마당’ 삼아 동해까지 세력권을 확장하려는 수순으로 봐야 한다. 중국군은 주한미군이 있는 한반도가 포함된 작전 반경을 넓혀 미군 접근을 막기 위해 ‘서해 장악’에 사활적 이익을 걸고 있다. 군사력 투사(투입) 능력 확보 포석도 깔려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항모와 신형 전폭기 등 원거리 작전용 첨단전력 증강에 다걸기(올인)해 왔다. 기존의 영토 방어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역내 어디든 전력을 보내 상대를 제압하고 지배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다. KADIZ 농락은 그 역량을 과시하고 검증하는 최적의 전시 무대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중국의 영향권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경고로도 해석된다. 북한 비핵화 등 한반도 안보문제의 이해당사자로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킬 의지와 능력이 있음을 KADIZ 무력시위를 통해 한국에 계속 주지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실상 힘을 앞세운 강압외교 전략의 현실적 구현이다. 남북 및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한미동맹의 균열을 틈타 한반도에 입김을 키우려는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해야 할 때다. 대국(大國)을 자처하면서 국제규범을 깡그리 무시하고, 무력시위로 주변국을 겁박하는 것은 자국에도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점을 중국 지도부도 깨달아야 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오래전에 포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북-미 하노이 핵담판이 ‘노딜’로 끝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비핵화 합의가 결렬됐지만 돈이 아까워서 더는 연합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이었다. 그 며칠 뒤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의 ‘종료’ 발표에 이어 가을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도 폐지가 확정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외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을 옹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다고 지적하는 등 한미동맹의 이상 기류가 증폭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고,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 물자 이동 정황이 잇따라 포착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한미 국방당국은 대규모 연합훈련의 종료(폐지)가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훈련 폐지로 명분(비핵화 협상 유지)과 실리(비용 절감)를 모두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연 그럴까. ○ 한 해 연합훈련 비용은 약 800억∼1000억 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기자회견에서 “훈련마다 수억 달러가 지출돼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KR와 FE, UFG 등 대규모 연례 연합훈련을 하는 데 매년 수천억 원의 자국 혈세를 써왔다는 얘기다. 군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금액적으로 상당히 부풀려졌다”면서도 “그간 미국이 연합훈련 비용의 많은 부분을 부담한 점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매년 한미 연합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은 들쭉날쭉하다. 훈련 내용과 참가 전력(병력 및 무기장비)의 규모 등에 따라서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 전략무기가 대거 출동하면 훈련 비용은 급증하지만 통상적인 병력·장비가 참가하는 수준이라면 대폭 줄어든다. 군 당국에 따르면 2014∼2018년을 기준으로 매년 연합훈련에 투입된 비용은 약 800억∼1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비용은 ‘자국 부담’이 원칙이다. 한미 양국군이 훈련에 동원한 자국군의 병력·장비에 소요되는 비용을 내는 것이다. 훈련 비용에는 참가 병력의 인건비와 수송비, 피복비, 부식비, 의료용품 등이 기본 항목으로 포함된다. 함정과 항공기, 전차 등 무기·장비의 유류비와 수리부품비 등도 들어간다. 이런 항목들을 합쳐 한국군이 부담한 연합훈련 비용은 연간 약 3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500억∼700억 원은 미군이 부담하는 몫이라는 얘기다. 미군의 훈련 비용 가운데 80% 이상은 각종 전략무기의 전개 비용이 차지한다. 그동안 연합훈련에 참가해온 전략무기로는 핵추진 항공모함,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스텔스전투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대(척)당 수천억∼수조 원을 호가하는 이런 전략무기들이 연합훈련이나 위기 발생 시 한 차례 한반도로 출동하는 비용도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가령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 1대가 괌 앤더슨기지에서 한국으로 한 차례 전개하는 비용은 30억∼40억 원으로 추정된다. 공중 급유와 무장 및 정비, 전투기 엄호 등이 포함된 비용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정점’을 찍었던 2017년에는 B-1B 전폭기가 거의 매달 한반도로 출격했다”면서 “그해에만 B-1B 전폭기 전개 비용이 수백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당 가격이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B-2 스텔스폭격기의 출격 비용도 50억∼60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비 외에 비행 후 기체 외부에 스텔스 도료를 새로 칠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미 전략무기의 ‘대표 주자’인 핵추진 항모의 전개 비용도 상당한 수준이다. 웬만한 국가의 해공군력과 맞먹는 항모 1척이 한반도 해역에 한 차례 출동하는 데는 100억 원 안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모에 실린 최신예 군용기 70여 대의 유류비와 5000여 명에 달하는 승조원의 인건비와 수당 등이 포함된다. 항모를 호위하는 이지스구축함과 핵추진잠수함, 운용 요원 등의 운영 유지비(하루 30억∼50억 원)는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이 밖에 주일미군 기지에 배치된 F-22, F-35 스텔스전투기가 한반도로 한 차례 출격하는 데 1억∼2억 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출격 대수가 늘어나고, 실무장 폭격훈련 등을 하게 되면 전개 비용은 껑충 뛸 수 있다”고 말했다. ○ 비용 절감, 대북 지렛대 효과는 ‘글쎄…’ 북-미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대로’ 한미 연합훈련이 줄줄이 폐지 및 축소되면서 미국은 그만큼 돈을 아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과연 미국에 ‘남는 장사’인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이 얻는 금전적 효과는 700억 원으로 F-35 스텔스전투기 1대 가격(약 1000억 원)도 안 되는 금액이다. 올해 미 국방예산(약 7170억 달러·약 808조 원)의 0.01% 미만으로 ‘새 발의 피’ 수준이다. 반면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사라지면서 유사시 연합 방위태세의 차질이 우려되고,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에 한미동맹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군 고위당국자는 “미 전략무기 등 대규모 전력이 참가한 한미 연합훈련은 대북 억지 외에도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유지 확대라는 전략적 함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미 연합훈련 폐지를 미국의 ‘한반도 발 빼기’로 보고 군사굴기 등 세력 확장에 나설 경우 한반도 등 역내 정세가 격화되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겨우 수백억 원을 아끼려고 한미동맹의 근간인 연합훈련을 폐지한 것은 전략적 실수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한 전문가 대담에서 “유사시 한국과 주한미군 방어를 위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은 ‘끔찍한 실수(dreadful mistake)’”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훈련 폐지가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더 바싹 다가오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시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동아일보사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주최한 북핵 및 한반도 정세 토론회에서 “지난해부터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을 유예하고 축소·폐지했지만 북한은 이를 ‘인센티브’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한 이후로는 재래식 전력 위주의 한미 연합훈련을 더는 두려워하거나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작년 군 관련 기념행사에 일선의 작전 지휘관들을 모조리 불러들인 것은 핵무기 보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은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올해부터 폐지되고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한국 단독 민관군 합동 연습인 ‘을지태극연습’이 5월 말 실시된다. 최근 키리졸브(KR) 독수리훈련(FE) 종료 결정에 이어 UFG까지 폐지되면서 ‘3대 한미 연합훈련’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 군 당국자는 6일 “정부 주관의 ‘을지태극연습’을 5월 27∼30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습은 외부 무력 공격 시 군의 독자적 작전능력 배양과 테러, 대규모 재난재해 대응 등 포괄적 안보 개념을 적용해 실시한다. 한미 군은 UFG를 대체하는 연합 지휘소연습(CPX·컴퓨터 워게임)을 8월경 실시할 방침이다. KR를 대체한 ‘동맹(Dong Maeng)’처럼 훈련 명칭을 바꾸고, 규모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 하노이 핵담판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예고한 대로 주요 연합훈련의 잇단 폐지 및 축소가 현실화되면서 동맹의 근간인 연합 방위태세가 허물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역대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성 450여 명이 참여하는 ‘대한민국수호 예비역 장성단’은 이날 연합훈련 재개 촉구 성명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 의사가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는데도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의 축소 중단을 결정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와 동맹의 보루를 허무는 무책임의 극치”라며 “훈련 없는 연합 방위태세는 ‘허수아비 동맹’”이라고 비판했다. 미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도 거세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5일(현지 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전문가 대담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끔찍한 실수(dreadful mistake)”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헨리 올슨도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값진 협상 칩을 공짜로 줘버렸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수”라고 비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 기자}

북한 탄도미사일 생산 거점인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 활발한 물자 이동 정황이 국가정보원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생산된 곳. 여기에 ICBM 발사 기지인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정황도 잇따라 구체적으로 포착되고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도발 재개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5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보고에서 산음동 미사일 단지에 물자 운송용 차량 활동이 최근 있었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있지만 ICBM 능력 고도화나 추가 생산은 계속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된 것. 북한이 하노이에서 완전 폐기를 제안했던 영변 핵시설 중 일부도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보고에서 “영변 핵시설 가운데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원심분리기를 통한 고농축우라늄 생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영변에서는 매해 핵무기 2, 3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생산이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폐기를 약속한 뒤 일부 해체에 나섰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구체적인 정황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일(현지 시간) 하노이 회담 이틀 뒤인 2일 촬영한 동창리 일대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북측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장을 서둘러 재건(rapid rebuilding)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복구) 움직임은 수직 엔진 시험대와 발사대의 궤도식 로켓 이동 구조물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미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도 같은 날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궤도식 이동 건축물이 다시 조립되고 있으며 기존보다 높은 벽이 세워지고 새로운 지붕도 추가됐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5일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이 최근 들어 동창리 미사일 시설 중 지붕과 문짝을 다시 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미국 워싱턴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 등이 5일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재건 상황은 전날 국가정보원이 밝힌 것보다 더 구체적이다. 국정원의 설명처럼 미사일 시설에 ‘지붕과 문짝’을 다는 정도를 넘어 일부 해체됐던 부속 건물이 재건되고 있는 것. 국정원은 북한 중장거리미사일의 ‘총본산’인 평양시 외곽의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도 물자 이동 정황을 포착했다고 국회에 비공개로 보고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표적인 대북 치적인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한 방에 무력화할 수 있는 카드로 ‘하노이의 굴욕’을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CBM 발사장에 대형 크레인 2대 설치 5일(현지 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38노스는 2일 촬영된 동창리 발사장의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북한이 해당 시설의 ‘재건(rebuilding)’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CSIS는 “하노이 회담이 종료된 지 불과 이틀 후인 (2일에도) 해당 (복구) 움직임이 취해졌다”라며 “제재 해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북한이 미국에 맞서 일종의 결의를 보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개된 위성사진에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7월 부분적으로 해체됐던 ‘궤도식 로켓 이동 건물’이 재건됐다. 이 건물은 미사일을 조립한 뒤 이를 싣고 발사대까지 철로식 궤도를 따라 이동시키는 구조물로 미사일 실험을 위한 핵심 시설. 또 건물 주위로는 대형 크레인 2대가 설치됐고 외벽이 지난해 7월 해체 이전보다 더 높아지는 등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엔진시험장의 ‘수직 엔진시험대’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38노스에 따르면 지난해 완전히 제거됐던 시험용 발사대 상부구조물이 재조립됐으며 엔진시험장의 연료·산화제 벙커에는 새 지붕이 설치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현장에 크레인이 올라가 있고, 공사를 진행한 모습이 보인다”며 “단순히 문이나 지붕을 달기 위해 이런 장비가 동원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수상한 움직임은 평양시 외곽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도 포착됐다. 대규모 미사일 조립라인 등을 갖추고 있는 이 산음동 단지에서 물자운송용 차량의 활발한 이동이 나타난 것.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는 북한이 1990년대 후반 발사한 대포동계열의 장거리미사일을 비롯해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작한 시설이다. 국정원은 동창리 시설은 물론이고 산음동 관련 동향을 5일 국회 정보위에 비공개 보고했으나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언론 등 외부 공개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트럼프 직접 겨냥 ‘김정은식 압박’ 나서나 동창리 엔진시험장은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던 시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6월 해체작업을 시작하고도 미국과 상응조치를 놓고 이견이 불거지자 8월 이후엔 해체 작업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ICBM을 생산했던 미사일 연구단지에서 잇따라 움직임을 재개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김정은식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북-미 협상의 최대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수세에 몰린 북한이 상황을 급반전시키기 위해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내보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은 전략적 목표를 위해 긴장을 고조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동창리 재건 등은 하노이 회담의 후속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싱가포르 합의 파기로 직결될 수 있는 핵·미사일 도발로 미국과의 대화판을 당장 깨고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위성 발사체에 대한 상당한 욕심을 가져온 북한이 평화적 목적임을 주장하며 위성 발사체 시험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새로운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동맹(Dong Maeng)’이 4일부터 개시됐다. 12일까지 진행되는 이 훈련은 한미 국방당국이 올해부터 폐지키로 한 키리졸브(KR)를 대체하는 새 지휘소연습(CPX·워게임)이다. ‘동맹’은 KR처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연합 작전계획(OPLAN)에 따른 전쟁수행 절차·능력을 숙달하는 내용으로 실시된다. 하지만 훈련 강도와 수위는 대폭 낮아졌다. KR는 2주 동안 북한의 전면 도발 시 방어와 반격, 지휘부 축출, 핵·미사일 시설 제거 등 모든 위협 상황을 망라해 실시됐다. 반면에 동맹 연습은 방어 위주로 진행되고 훈련 기간도 KR의 절반으로 줄었다. 군 소식통은 “(동맹 연습에) 유사시 북한 지휘부 제거 시나리오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북 화해 기조와 북-미 비핵화 협상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를 겨냥한 공세적 내용은 빼기로 한 것이다. 미 증원병력 참가 규모도 KR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야권은 두 훈련의 폐지에 강력 반발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보 근간인 연합방위 전력을 무너뜨리는 최악의 안보 무장해제 조치”라며 “오랫동안 영속될 대한민국 안보 근간을 5년 정권이 마음대로 무너뜨리는 것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북한의 핵무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줄줄이 유예되거나 폐지되는 현실에 국민의 안보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훈련 폐지로 전략자산 전개 횟수 축소가 기정사실화됐을 뿐 아니라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고야 기자}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이 폐지되고 새로운 지휘소 연습(CPX)과 소규모 부대 훈련으로 각각 대체된다. 올해부터 키리졸브를 대신하는 새 지휘소 연습은 ‘동맹(Dong Maeng)’이란 명칭으로 4∼12일 진행된다. 대규모 병력·무기장비가 투입됐던 독수리훈련도 더는 하지 않고 대대급 이하 야외 기동훈련으로 축소해 연중 실시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대행은 2일 전화 통화를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국방부가 3일 밝혔다. 키리졸브는 과거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연습에서 2007년 현재 명칭으로 바꾼 지 1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독수리훈련은 1975년 지금의 이름으로 시작된 이후 4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국방부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됐지만 북한이 반발해 온 연합 군사연습을 대폭 축소 조정해 비핵화 협상의 끈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년 봄 실시하던 대규모 연합훈련이 종료되면서 미국의 핵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제한 또는 중단되거나 향후 계획된 다른 정례 훈련도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 당국자는 “대규모 연례 연합훈련이 모두 사라지면 연합 방위태세와 전시작전권 전환 준비 등에 적잖은 차질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조만간 시작될 내년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 정부에 돈을 더 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