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윤완준 논설위원

논설위원실

구독 27

추천

국제부장을 거쳐 정치부장으로 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습니다.

zeitung@donga.com

취재분야

2026-03-14~2026-04-13
칼럼100%
  • 人權 궁지몰린 北 ‘반기문 카드’로 출구모색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미국을 방문 중인 이수용 외무상을 통해 전달한 친서에서 반 총장의 방북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 주변에선 “북한 외무상으로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한 핵심 이유 중 하나가 친서 전달과 방북 초청이었던 것 같다”는 관측이 많다.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은 잊어버릴 만하면 다시 떠오르곤 하는 유엔의 단골 이슈 중 하나다. 그래서 유엔 일각에선 “반 총장이 아직도 방북을 안 하거나 못한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번에도 반 총장 측은 “의례적인 내용(초청)”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북한 인권 이슈가 방북의 주요 변수 될까 반 총장은 그동안 방북 의지를 밝힐 때마다 꼭 ‘적절한 시기와 여건 아래’라는 조건을 달았다. 또 “남북한 당국이 먼저 대화하고 문제 해결의 길을 찾아가면 유엔과 자신(사무총장)은 옆에서 돕겠다”는 태도를 지켜왔다. 문제는 남북관계의 경색이 장기화하면서 반 총장이 말하는 ‘적절한 시기와 여건’이 조성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남북한 당국의 보조자나 조언자 기능에 그칠 게 아니라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대표적 북한통인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지난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을 만났을 때 ‘제발 통일에 관심을 갖고 평양에 한번 가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반 총장은 27일 북한 이 외무상을 면담하면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북한 내 상황을 우려한다. 유엔 산하 기관들이 북한 주민에게 더 많이 접근하도록 보장받고 지원 정도를 모니터링하는 데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외무상은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와 대화할 의향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 총장은 “유엔이 그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유엔 관계자들은 이날 면담에서 이 외무상이 스스로 밝힌 ‘국제사회와의 인권 대화’ 의사가 반 총장의 방북 명분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혹시나” 기대와 “역시나” 우려 교차 한국 정부는 반 총장의 방북 결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고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한다면 환영한다는 자세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제안한 △DMZ 세계평화공원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북한 경제개발 등 대북정책의 핵심 구상들이 추진되려면 모두 유엔의 협조 및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북 문제에서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조해 온 박 대통령은 유엔(반 총장)과 세계은행(김용 총재)의 수장이 모두 한국인일 때 한반도 문제 해결에 첫걸음을 떼려는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이는 DMZ 세계평화공원은 유엔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박 대통령과 반 총장 간에 그동안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도 “유엔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북핵이나 인권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반 총장이 섣불리 방북한다면 북한의 선전전에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상임이사국이자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이 ‘유엔이나 반 총장의 한반도 역할론’에 다소 부정적인 눈길을 주는 것도 방북 결정에 걸림돌로 예상된다.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윤완준 기자}

    • 2014-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정은 최고인민회의에도 불참

    22일째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25일 북한 헌법상 북한의 최고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 전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에 열린 13기 2차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방영한 화면에는 김정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이 관영 매체를 통해 모습을 보인 것은 3일 모란봉악단의 신곡 발표 때가 마지막이었다. 정부는 김정은의 다리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북한 내부 권력투쟁에 따른 신변 이상이거나 심각한 건강 악화는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유의미(有意味)’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고인민회의 참석자들은 국방위원회 인사를 발표하면서 “김정은 비서의 제의에 따랐다”고 밝히는가 하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는 표현을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김정은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4, 2006, 2008, 2010, 2011년에 불참하는 등 ‘짝수 차’ 회의에는 불참하는 일이 많았다. 북한은 국방위 부위원장을 맡는 총정치국장이 최룡해에서 황병서로 교체됨에 따라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 최룡해를 국방위 부위원장에서 해임했다. 국방위 부위원장은 황병서가 차지했다. 또한 국방위원인 인민무력부장(한국의 국방부 장관 격)이 장정남에서 현영철로 교체된 후속 조치로 장정남을 국방위원에서 해임하고 현영철을 국방위원에 임명했다. 국방위원 당연직이 아닌 직책을 맡고 있는 이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이 국방위원에 임명된 것이 눈에 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미국과 프랑스의 이슬람국가(IS) 공습을 지켜보며 미군의 북한 수뇌부 공습 가능성을 우려해 반항공군 전력을 대폭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북한은 12년제 의무교육을 전면 실시하는 법령도 발표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柳통일장관 “北과 모든 문제 얘기할 수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5일 북한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자. 모든 문제를 얘기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대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전략적 관여(strategic engagement)’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장관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 한반도국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북 간 많은 현안을 풀기 위해 대화의 시발(始發)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한이 대화의 조건으로 내건 모든 문제를 남북대화의 자리에서 풀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류 장관은 북한에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지 말고 대화에 나와 그 일까지 논의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북 전단을 보내는 민간단체에도 “통일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이 필요하다. 민간에서도 일을 할 때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며 사실상 전단 살포 자제를 당부했다. 정부 관계자는 “류 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전략적 관여’라는 말을 쓴 것은 처음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참모들이 올린 연설문 초안을 24일 밤 완전히 새로 고쳐 적극적 대화 메시지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현대 금강산시설 몰수한적 없어”

    북한이 2010년 4월 몰수·동결했던 금강산의 남측 자산에 대해 “몰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금강산과 원산 일대에 한국의 추가 투자를 제안했다. 북한 대외경제성 산하 원산지구개발총회사 오응길 총사장은 20일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에서 대북 투자설명회를 열고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 총사장은 “현대의 자산을 몰수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몰수 안 하고 기다리고 있겠다. 우리도 (지금까지) 많이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측 재산이 부동산이라서 우리 땅에 있을 뿐 재산 등록은 현대의 명의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외국인 소유 자산을 국유화하지 않는다는 북한 외국인투자법을 거론하며 “남측만 믿고 기다릴 수 없어 여러 나라의 투자가와 손을 잡으려 한다. 그렇다고 남측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010년 4월 △이산가족면회소 등 남측 정부 자산 몰수 △면세점 등 민간자산 동결 △관리인원 추방 조치를 내렸다. 금강산 내 현대 측이 갖고 있던 호텔 등은 현재 북한 당국이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 유치에서 외국인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쳤던 현대아산의 자산 몰수 사례를 부인하고 투자환경 개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오 총사장은 ‘지하자원을 있는 그대로 내가는 대상(사업)’이 외국인의 대북 투자 제한 항목으로 추가 지정됐다고 밝혔다. 외국인 사업자가 무연탄 등을 그대로 반출하는 것을 불허하는 대신 북한 내 자원 가공은 허가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 말 처형한 장성택의 죄목 중 하나로 ‘귀중한 자원을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매국 행위’를 꼽은 이후 지하자원 반출을 엄격하게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다롄=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윤완준 기자}

    • 2014-09-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김정은, 16일째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는 이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다리를 다쳐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16일째 공개행사에 나서거나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이 7월 오른쪽 다리를 다친 뒤 절룩거리며 걷다가 왼쪽 다리에도 무리가 왔고 이 때문에 지난달 중순부터 왼쪽 다리에도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김정은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북한 권력 내부나 김정은 신변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본다는 얘기다. 다만 김정은의 건강이 심각할 정도로 악화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의 다리 부상은 지방 시찰 강행군이나 운동을 하다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3일에 한 번은 공개 활동에 나설 정도로 북한 매체 노출이 잦았던 김정은은 3일 모란봉악단의 신곡 발표에 부인 이설주와 함께 나타났다. 하지만 19일자 북한 노동신문을 포함해 북한 매체는 16일 동안 김정은의 동향을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7월 8일 김일성 사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오른쪽 다리를 절룩대며 나타났다. 북한 방송은 이 장면을 그대로 공개했다. 이후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지난달 말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며 일용품을 생산하는 '10월 8일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이 담긴 기록영화를 9일 방영했다. 김정은은 공장 시설을 둘러보는 내내 왼쪽 다리를 정상적으로 딛지 못하고 절룩댔다.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온 뒤에는 힘겨운 표정을 지었고, 왼쪽 다리를 더 절기도 했다.백령도=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19
    • 좋아요
    • 코멘트
  • “군번없는 영웅들에게 경례”

    6·25전쟁 당시 군번도 계급도 없이 유격 작전을 수행했던 유격군8240부대(켈로부대) 산하 백마부대원 22명이 16일 인천항에서 백령도행 쾌속선에 몸을 실었다. 이날은 인천상륙작전 64주년 바로 다음 날이다. 당시 부대원들을 지휘했던 백령도의 켈로부대 사령부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막사를 찾아 숨진 전우들을 기리겠다는 애틋한 마음이 80, 90대 노병들을 움직였다. 인천항에서 배로 206km 떨어진 곳이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가 마련한 자리였다. 최 대표의 아버지는 백마부대 출신 납북자 고 최원모 씨. 올해 7월 켈로부대원이자 납북자로서는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최 대표는 유격백마부대전우회장을 맡고 있다. ‘켈로’는 ‘KLO(Korea Liaison Office·주한 첩보연락처)’의 발음에서 따왔다. 3만 명 규모였던 이 부대는 미8군 지휘를 받아 서해의 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모두 북한 출신이던 부대원들은 홀대받았다. 비정규군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켈로부대 소속 연대 중에선 백마부대(부대원 2600여 명)의 규모가 가장 컸다. 그 백마부대원 전사자 552명에게 예를 갖추기 위해 휴전 61년 만에 전우들이 백령도를 찾은 것이다. 백령도가 가까워지자 엄숙한 표정을 짓던 이들은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섬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수십 분 달려 야산에 도착하자 켈로부대 사령부 막사가 나타났다. 철조망에 둘러싸여 일반인 접근이 통제된 곳. 서너 평(약 10∼13m²)이나 될까. 사령부 막사 치곤 좁은 데다 세월의 무게에 눌린 그곳에 켈로부대원의 피와 땀이 서려 있었다. 백마부대원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켈로부대 산하의 또 다른 연대인 옹진학도유격부대 출신 목영설 ‘한국유격군D-11옹진학도부대전우회’ 회장(86)은 “예하 부대에 일사불란하게 지시를 내리는 데 사용됐던 막사 주변의 안테나 수십 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탄식했다. 부대원들은 장렬히 전사한 전우들을 위해 제를 올린 뒤 꼿꼿한 자세로 거수경례했다. 이들의 여정에 유가족 20여 명도 함께했다.백령도=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

    • 2014-09-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80, 90대 ‘군번없는 영웅들’ 배로 206km 달려 백령도로, 왜?

    6·25전쟁 당시 군번도 계급도 없이 유격 작전을 수행했던 유격군8240부대(켈로부대) 산하 백마부대원 22명이 16일 인천항에서 백령도행 쾌속선에 몸을 실었다. 이날은 인천 상륙작전 64주년 바로 다음날이다. 당시 부대원들을 지휘했던 백령도의 켈로부대 사령부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막사를 찾아 숨진 전우들을 기리겠다는 애틋한 마음이, 80~90대 노병들을 움직였다. 인천항에서 배로 206㎞ 떨어진 곳이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가 마련한 자리였다. 최 대표의 아버지는 백마부대 출신 납북자 고 최원모 씨. 올해 7월 켈로부대원이자 납북자로서는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최 대표는 유격백마부대전우회장을 맡고 있다. '켈로'는 'KLO(Korea Liaison Office·주한 첩보연락처)'의 발음에서 따왔다. 3만 명 규모였던 이 부대는 미8군 지휘를 받아 서해의 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모두 북한 출신이던 부대원들은 홀대받았다. 비정규군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켈로부태 소속 연대 중에선 백마부대(부대원 2600여 명)의 규모가 가장 컸다. 그 백마부대원 전사자 552명에게 예를 갖추기 위해 휴전 61년 만에 전우들이 백령도를 찾은 것이다. 백령도가 가까워지자 엄숙한 표정을 짓던 이들은 국가에서 받은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섬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수십 여 분 달려 야산에 도착하자 켈로부대 사령부 막사가 나타났다. 철조망에 둘러싸여 일반인 접근이 통제된 곳. 2평(약 6.6㎡) 남짓 될까. 사령부 막사 치곤 좁은데다 세월의 무게에 눌린 그곳에 켈로부대원의 피와 땀이 서려 있었다. 백마부대원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켈로부대 산하의 또 다른 연대인 옹진학도유격부대 출신의 '한국유격군D-11옹진학도부대전우회' 목영설 회장(86)은 "예하 부대에 일사불란하게 지시를 내리는 데 사용됐던 막사 주변의 안테나 수십 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탄식했다. 백마부대원 김일용 씨(80)는 "우리가 싸운 흔적을 보니 흐뭇하다"고 마음을 달랬다. 부대원들은 장렬히 전사한 전우들을 위해 제를 올린 뒤 꼿꼿한 자세로 거수경례 했다. 이들의 여정에 유가족 20여 명도 함께 했다.백령도=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9-17
    • 좋아요
    • 코멘트
  • 웃지도 대답도 않고… 싸늘한 北 선수단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1일 한국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은 과거 대표단과는 사뭇 다른 태도와 표정을 보였다. 고려항공 비행기로 평양을 떠나 인천공항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은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떠날 때까지 취재진은 물론이고 공항에 환영 나온 사람들에게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북한 선수단은 12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선수촌에서 열린 개촌식에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선수단은 식사 시간 이외에는 선수촌에 머물며 외출하지도 않았다. 이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 참가했던 북한 선수단이 대외 접촉에 적극적이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와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악수를 건네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11일 도착한 선수단은 전체 선수단 273명 중 먼저 1진으로 온 94명이다. 과거 대회 때는 1진으로 먼저 온 선수단이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들을 둘러보는 공개 활동을 했으나 이번에는 그런 움직임도 없었다. 이처럼 소극적인 북한 선수단의 모습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태에서 남측 사람들에게 말을 걸거나 대화하지 말라는 ‘대외 접촉 최소화’ 지시가 내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천아시아경기 北응원단 파견 무산 뒤엔… 2013년 7월 ‘인공기 사건’의 앙금이?

    “남측은 우리(북한) 응원단이 응원할 공화국기(인공기)가 크다느니 작다느니 하면서 시비를 걸고…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북한 참가를 위해 7월 열린 남북 실무) 회담을 끝끝내 결렬시켰다.” 북한 올림픽위원회 손광호 부위원장이 지난달 북한 방송에 나와 한 주장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7월 실무회담에서 북한 선수단 구성을 물어보면서 응원단이 대형 인공기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더니 그 순간 회담장을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남북 모두 북한의 응원단 파견 철회로 이어진 회담 결렬의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인공기 크기를 둘러싼 갈등이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이 먼저 대형 인공기를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해 우려를 전한 것”이라고만 말해 왔다. 왜 먼저 대형 인공기 얘기를 꺼냈을까. 정부가 먼저 우려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7월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 당시 ‘인공기 사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보낸 응원단은 북한을 떠올리게 하는 천리마가 그려진 막대를 응원도구로 가져왔다. 정부는 ‘국민 정서’를 이유로 응원도구를 압수했다. 뒤이어 선수단으로 온 북한 임원 10여 명이 경기장의 대표팀 벤치 뒤에서 가로 3m, 세로 1m의 큰 인공기를 들고 있는 광경이 한국 측 관계자에게 목격됐다. 관계자들은 급히 이들을 둘러싸고 “골이 들어가거나 이겼을 때 외에는 인공기를 흔들지 말라”고 요구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던 때 북한 임원들이 인공기를 들어 응원을 시도했고 한국 측 관계자가 재빨리 인공기를 낚아챘다. 북한 측은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다. 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주장했다. 자칫 대형 사건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 측 관계자가 현장에서 북한 측에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인공기를 뺏긴 북한은 대회 내내 한국 응원단 ‘붉은악마’의 대형 태극기 응원, 일본 응원단의 대형 일장기 응원을 문제 삼으며 “왜 우리만 못하게 하느냐”고 한국 측에 항의했다. 북한이 올해 7월 실무회담에서 “남북 선수단이 단일팀 없이 출전하고 시상식 때도 남북 각각의 국호와 국기를 게양하겠다”고 하자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지난해 7월의 악몽이 떠올랐다. 이에 회담을 모니터링하던 청와대와 통일부가 협의 끝에 대형 인공기에 대한 우려를 북한에 전한 것이다. 이런 우려는 남북 간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한복판에 대형 인공기가 등장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북한도 예외 없이 국제관례를 준수해 참가해야 한다고 강조한 한국 정부의 딜레마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7월 회담에서 북한 측은 “이럴 거면 국제기구를 통해 협의하면 됐지 뭐 하러 회담하느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은 “선수단과 응원단에 대한 ‘제반 편의’를 보장해 달라”며 체류 비용 전액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인공기를 흔들려면 남북 간 협의에 나서지 않아야 하지만 비용을 제공받기 위해선 협의에 나와야 한다는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다. 한편 북한이 파견하겠다고 밝힌 선수단 273명 중 1진인 94명이 고려항공을 이용해 11일 평양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7시 10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인천AG에 김영훈 체육相 파견

    북한이 19일부터 열리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김영훈 체육상(장관급)을 파견하겠다고 대회 조직위 측에 밝혀 왔다고 통일부가 5일 밝혔다. 북한은 이날 판문점 남북 연락관 채널을 통해 선수단 273명의 명단과 입국 날짜가 담긴 통지문을 보내 왔다. 정부 관계자는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으로 왔던 김기남, 김양건 노동당 비서 이후 북한의 고위급 당국자가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이 한국 정부에 별도의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북한이 보낸 선수단 명단에는 김영훈 이외에 7월 아시아경기대회 관련 남북 실무회담에 수석대표로 나섰던 손광호 북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등 위원회 대표단 5명이 포함됐다. 선수단은 11, 16, 19, 22, 28일 고려항공 비행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로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자유총연맹 “새 통일운동, 아래로부터 일어나야”

    “25년 전 제정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보완 발전시킬 새로운 통일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민간 차원의 통일운동이 필요하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한국자유총연맹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유 교수는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을 맡고 있다. 이번 포럼은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그는 ‘통일운동의 방향과 국민 합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25년 전 보수 진보 등 모든 정치세력의 광범위한 합의 덕분에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나왔듯이 이번에도 밑에서부터 위로 통일방안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준비위 민간 전문위원인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독일통일에서의 시민참여 및 시민운동의 역할’ 발표에서 “통일된 독일이 사회적 통합을 이룰 때 주요한 주체는 정부 못지않게 시민사회 영역이었다”며 “통일 뒤 북한 사회가 남한 사회를 따라 배울 정도의 민주사회를 만드는 데 시민단체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자유총연맹 회장 직무대행은 개회사에서 “과거 반공국시(反共國是), 승공통일(勝共統一)을 외치며 흘러간 역사에만 집착했던 정부 주도 통일운동에서 벗어나 이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통합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통일부-국방부, ‘응원단 파견’ 놓고 엇박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4일 “정부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참가를 환영한다는 입장이 분명하다”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자유총연맹이 주최한 포럼 축사에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남북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한 이후 대북 주무부서 최고위 당국자가 보인 첫 반응이어서 주목된다. 류 장관이 환영의 뜻을 직접 밝힌 것은 정부 차원에서 북한에 응원단 파견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정부의 기류 변화를 보여준다. 이는 대회 개막(19일)을 2주일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정부 안팎의 우려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방부는 국방일보 1일자에 게재한 장병 정신교육 자료 ‘북한 응원단 파견 논란의 진실’에서 “북한 응원단은 소수정예의 혁명전사로 외모는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라며 “남북화해 협력의 사절이 아닌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라고 규정했다. 통일부와의 시각차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4일 “부처마다 임무가 다르다. 장병을 위한 교육용 자료이므로 일반적인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타르프 “北 바꾸려면, 경제원조로 주민 눈 높여야”

    “(북한에) 원조를 지속하면서 체제 변화를 이끌 가능성을 모색해야 합니다. 원조는 변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핀 타르프 유엔대 세계개발경제연구소 소장(사진)은 1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다소 공격적으로 들릴 만한 얘기를 했다. 그는 외교부와 무상원조 전담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2일 연 ‘제8회 서울 공적개발원조(ODA)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덴마크 출신인 그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개발협력 전문가다. “원조가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유엔 등이 북한 체제의 비민주성을 바꾸지 않고 지금처럼 인도적 지원을 계속 하는 게 옳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유엔에서 근무하는 사람치고는 북한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 강한 톤의 언급이다. 그는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북한 어린이들이) 내 아이처럼 자랄 권리를 누리게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국제사회가 외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의 결론은 “(유엔 등이) 지금처럼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었다. 그의 얘기는 이렇다. “원조를 통해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 시스템이 바뀌면 사람들이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한다. 경제적 수요가 충족돼야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정치적 변화를 (국가에) 요구한다. 그렇게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원할 때만이 정치적 차원에서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 풀이하면 ‘북한에 민주주의를 억지로 이식하려 하지 말고 경제적 원조로 삶의 수준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 체제로 이행할 것’이라는 뜻이다. 2일 ‘좋은 거버넌스와 효과적인 제도’를 주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선 김영목 KOICA 이사장이 개회사를 했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가토 히로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이사 겸 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정은 핵심 측근끼리 권력 암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최측근인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말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다. 총정치국은 북한군을 통제하고, 국가안전보위부는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한다. 북한 내부에선 “황병서의 권한이 더 크기 때문에 김원홍이 ‘제2의 장성택’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 전문매체인 뉴포커스는 1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황병서가 최근 인민무력부(한국의 국방부 격) 보위사령부를 내세워 김원홍의 아들 김철을 외화 횡령과 경제질서 혼란 주도 혐의로 내사했다”고 동아일보에 전했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확인했다. 뉴포커스 관계자는 “김철을 비롯해 고위 간부 자녀로 구성된 ‘외화벌이 큰손’들도 같은 혐의로 함께 조사를 받았다”며 “보위사령부 조사에 따르면 김철 등은 아버지의 권력을 내세워 북한의 지하광물을 (해외에) 헐값에 넘겼다”고 전했다. 장성택이 처형당할 때 죄목이던 ‘지하광물을 중국에 헐값에 넘긴’ 혐의가 그의 숙청을 주도한 김 부장의 아들에게 적용된 것도 아이러니다. 황병서의 칼끝이 김원홍을 겨냥한 것은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정권 핵심 실세 간 권력 투쟁과 내부 분열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포커스에 따르면 두 사람의 갈등은 황병서가 먼저 주도했다. 장성택이 장악했다가 숙청 이후 위상이 추락한 인민무력부 보위사령부를 국가안전보위부와 동급으로 격상시키면서 비롯됐다는 것. 불만을 품은 김원홍은 국가안전보위부가 김정은 경호 관련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황병서가 이를 반대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한편 북한이 억류해온 케네스 배 씨 등 미국인 3명은 1일 AP통신,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석방 교섭을 위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호소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워싱턴=신석호 특파원}

    • 2014-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당국자 8개월새 2차례 극비 訪北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해 하반기에 극비 방북했던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이달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군사연습 직전에 군용기로 방북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지난해 방북한 직후인 12월 초 미국인 메릴 뉴먼 씨가 억류 42일 만에 풀려났다”며 “그 직후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 석방을 위한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도 추진됐다”고 말했다. 한 달 뒤인 올해 1월 미국 정부는 “배 씨 석방을 위해 로버트 킹 북한인권 특사를 북한에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이례적으로 밝혔고 북한은 2월 킹 특사를 초청했다. 하지만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에 미국의 핵우산 전력인 B-2 스텔스 폭격기와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날아와 무력시위를 하자 북한이 초청 계획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한국 정부는 이달 중순 진행된 미 당국자들의 방북도 지난해처럼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북-미 간 본격적인 협상보다는 배 씨를 포함한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석방하기 위한 목적의 움직임이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은 고위 당국자를 방북시키면서도 사전에 한국 정부에 방북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한국 정부의 양해를 얻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매번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이른바 ‘찰떡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자국민 구출’ 등 직접적인 이해가 걸린 현안에서는 공조의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난 셈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미녀응원단 亞경기 안온다

    북한이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28일 밝혔다. 북한은 7월 열린 남북 실무회담 때만 해도 경의선 육로로 350명의 대규모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공언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 손광호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경 북한 조선중앙TV의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관한 시사논평’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남관계 개선과 민족화해와 단합을 위해 큰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했으나 남측이 응원단 파견을 우려하면서 시비하고 바라지 않는 조건에서 응원단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손 부위원장은 “20일 인천에서 열린 대회 조 추첨식과 학술대회에 참가한 (북한) 대표단이 대회 조직위 관계자들과 남측 당국 관계자들에게 (응원단 파견 취소 사실을) 이미 얘기해 전했다”고 말했다. 당시 통일부는 “북한 측이 응원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방송이 보도한 뒤에야 “북측이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공식 입장을 밝힐 때까지 확인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북한 응원단 파견 문제를 두고 “언급하지 않았다”며 사실을 왜곡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대북정책특별대표 아예 없애나

    북한 핵 문제 해결 동력을 상실한 미국 외교의 현주소가 반영된 걸까. 미국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대북정책특별대표 자리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한국 외교당국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 자리에 내정되고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을 것이라고 알려진 게 발단이 됐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역할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맡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특별대표는 차관보급이지만 국무장관에게 독립적으로 보고할 정도로 비중 있는 자리다. 따라서 김 대사가 부차관보의 위치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역할을 하는 대북정책특별대표직을 맡으면 여러모로 복잡해진다. 대니얼 러셀 동아태 차관보의 지휘를 받는 부차관보가 북핵 협상에 나설 땐 차관보급 모자를 써야 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 한국 외교당국에서도 미 국무부가 대북정책특별대표직을 폐지하고 동아태 부차관보를 맡는 김 대사에게 6자회담 수석대표 역할만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특별대표직이 폐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009년 2월 스티븐 보즈워스 씨가 임명되면서 신설됐다. 그 이전에는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는 크리스토퍼 힐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맡았다. 북핵 협상이 활발하던 당시 힐 차관보가 북핵 협상에 매달리자 동아태 지역국의 다른 업무는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직책이 바로 북핵 협상만 전담하는 대북정책특별대표였다. 문제는 북핵 협상이 공전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일도 없는데 자리만 둘 수가 없어진 것. 그렇다 보니 ‘폐지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가 실제로는 부차관보이지만 회담 때만 차관보급 모자로 ‘위장’하는 것을 다른 나라가 이해해 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다른 관계자는 “6자회담 수석대표를 차관급이 맡는 중국 러시아가 미국 대표를 카운터파트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복잡한 파장이 벌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북핵 해결 의지 약화를 시사하는 또 하나의 사례인 셈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8-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손 내미는 韓… 찬물 끼얹는 日

    정부가 다음 달 고위급 인사의 일본 방문을 추진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일 접근 방향을 전환할 방침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을 빼고는 일본과의 대화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과의 대화에 문을 닫았던 정부가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는 어떤 대화든 다 하겠다며 공세적인 대일 외교에 나서겠다는 방향 전환을 예고한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일본이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의 책임을 인정하고 역사문제에 책임 있는 조치를 보여야 가능하다”는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교부는 조태용 제1차관이 사이키 아키타카(齋木昭隆)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차관급 전략대화를 갖기 위해 다음 달 초 일본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하고 일본 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조 차관의 방일은 추석 이후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오랜 침묵을 깨고 먼저 일본에 고위급 대화를 제안한 기조 변화의 출발점은 한일 협력에 무게를 둔 박근혜 대통령의 8·15광복절 경축사다. 여기엔 한일 대화 중단의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밝히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대화를 막고 있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이를 깨기 위해 다양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에 고위급 특사를 보내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위안부와 역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왜곡된 역사인식, 관계 개선의 기회마다 찬물을 끼얹는 행태 때문에 예단하기엔 이르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26일 일본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관방장관 담화 무력화를 공식화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이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 “(제2차 세계대전) 전후 70년이 되는 내년에 고노 담화를 대체할 새 관방장관 담화를 발표해 달라. (한국 정부와의 정치적 타협물이라는) 6월 고노 담화 검증 결과에 대한 국내외 정보 발신(대내외 홍보)도 강화해 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스가 장관은 “새 관방장관 담화를 발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예산 조치를 통해 국내외 정보 발신에 힘을 넣겠다”고 답했다. 고노 담화를 그대로 두지만 무력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자민당은 이어 △국제 인권기관 등에 올바른 인식에 근거한 견해 표명 요청 △교과서 검정 단계에서 (위안부 관련 내용의) 엄정한 검열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자민당의 움직임은 당 총재인 아베 총리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일본 정계 안팎에서는 아베 총리가 내년에 일본군위안부 문제, 아시아 침략전쟁 등에 대한 역사수정주의 시각을 반영한 ‘아베 담화’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2014-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회담장 박차고 나가더니… “亞경기 실무협의는 문서로”

    북한 측이 9, 10월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단 파견과 관련한 남북 간 실무 협의를 문서를 통해 진행하자고 22일 제의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기대회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이 대회 조직위 측에 이런 내용이 담긴 북한 올림픽위원회 손광호 부위원장 명의의 서한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서 북한은 “선수 150명을 포함한 선수단 273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한국 측 대표단의 태도를 트집 잡아 선수단 및 응원단 파견 관련 남북 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 그런 북한 측이 선택한 문서 협의 제안은 김정은 체제 선전을 위해 아시아경기대회 참가가 급한 북한이 선택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정부는 △실무회담장을 박차고 나간 북측이 회담을 열자고 먼저 제안하기가 껄끄러운 데다 △북한 선수단의 체류경비 지원 등 자존심이 달린 문제로 회담장에서 얼굴을 붉히는 대신 조용히 빨리 끝내기를 원하고 있으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연습 취소를 주장한 상황에서 연습 기간에 회담을 하자고 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문서 교환 협의’라는 이례적 제안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판문점 남북 연락관 채널을 통해 통지문을 주고받으며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문서 협의’ 과정에서 북한이 선수단의 체류 비용 전액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체류 경비 전액을 지원하려면 20억∼3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2년전 연평해전서 아빠 잃은 나처럼… 같은 아픔의 北친구와 얘기 나누고파”

    “솔직히 말하면 난 북한을 아주 미워했어….”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에서 조천형 중사는 교전 중 기관포 방아쇠를 두 손으로 끝까지 붙잡은 채 전사했다. 그의 딸 시은 양(사진)이 갓 백일을 넘긴 무렵이었다. “군인이셨던 아빠가 북한군에 맞서 싸우시다가 돌아가셨어. 나는 아기라 기억할 수 없었고, 다만 엄마로부터 이야기만 들었어. (연평해전을 다룬 영화를 보니)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르고 가슴은 정말 터질 듯 아팠어.” 어느덧 12년이 흘러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시은 양.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6월에 주최한 ‘전국 초등학생 북녘 친구에게 편지쓰기’ 대회에서 그가 쓴 편지는 이렇게 시작했다. “선생님이 북한과 우리는 한민족이고 한가족이라고 이야기하셔도 난 마음속으로 ‘사랑하는 나의 아빠, 소중한 나의 아빠’를 빼앗아간 나라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어.” 편지는 분노와 미움에서 화해의 메시지로 바뀌어갔다.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북한의 어려운 실정을 알게 됐어. 내가 아빠를 잃게 된 것처럼 어쩌면 북한의 어떤 친구도 연평해전에서 아빠를 잃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그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아픔을 같이 나누고, 이제는 더이상 가족을 잃는 친구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같이 고민해보고 싶었어.” “친구야! 남북이 통일된다면 좋은 점이 너무나 많을 거 같아. 전쟁으로 인해 우리처럼 아빠가 돌아가시는 슬픔은 당연히 없어질 거고 무기도 만들지 않아도 되니까. 돈을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쓴다면 더이상 굶지 않아도 될 거야.” 시은 양의 편지는 대회에 참가한 1만여 건 가운데 대상(대통령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민주평통은 19일 입상자 63명에게 상장과 상금을 수여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4-08-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