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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수영의 간판 안세현(23·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끝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뒤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대회 접영 100m와 2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지만 기대했던 기록에 못 미치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라고 스스로 평가를 내렸다. 몸 상태도 최고 컨디션의 90%까지 올라왔었기에 받아들이기 힘든 기록이었다. 당시 100m 기록은 58초26으로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57초07에 1초 이상 뒤졌다. 200m에서도 지난해 기록(2분06초67)에 약 3초 뒤진 2분09초40을 기록했다. 게다가 한국신기록을 갖고 있던 50m에서는 신예 박예린(18·부산체고)에게 왕좌를 내줬다. 지난 대회 성적을 쓴약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안세현이 제90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안세현은 2일부터 선발전과 같은 장소인 광주 남부대 수영장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 주요 종목에 출전한다. 안세현은 2016년 동아수영대회 접영 50m에서 26초30의 한국신기록을 세운 좋은 추억이 있다. 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3일 주 종목인 접영 100m에 출전하는 안세현은 “(국가대표 선발대회)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선발전 여자 혼영 200m에서 한국신기록(2분08초61)을 세우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서영(24·경북도청·사진)은 동아수영대회에 자유형(100m, 200m) 주자로 나선다. 앞서 김서영은 한국신기록을 깨뜨린 비결로 ‘스피드 향상’을 꼽았다. 김서영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유형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선발전 배영 2개 종목 한국신기록(100m 54초17, 200m 1분57초67)을 갈아 치운 이주호(23·아산시청), 평영 100m 한국신기록(1분07초44)을 세운 김혜진(24·전북체육회)도 동아수영대회에서 새 기록에 도전한다. 동아수영대회는 1929년 시작된 뒤 한국 수영의 산실로 이름을 날렸다. 올해는 얼마나 많은 신기록이 쏟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영종목 외에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수구 등 다채로운 종목의 경기도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성인까지 1517명(경영 1249명, 수구 116명, 다이빙 117명,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35명)이 출전해 힘차게 물살을 가른다. 광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아시아경기 목표요? 전혀 생각도 못했어요. 내일 중간고사부터 봐야 하는데….”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나갈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마지막 날(30일) ‘여자 박태환’의 등장에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 관중석에서는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자유형 50m 예선서 깜짝 1위(25초88)에 올랐던 김민주(14·대청중 2학년·사진)가 결선에서도 1위(25초55)를 차지한 것. 지난달 김천수영대회에서 세운 개인최고기록 26초06을 한 달 만에 0.51초 줄인 놀라운 상승세다. 박태환의 중학교 후배로 학업성적도 우수한 김민주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이 목표였다. 앞으로 공부보다 수영으로 1등을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린보이’ 박태환(29·인천시청)은 1500m에서 15분14초99로 1위에 오르며 출전 전 종목(100m, 200m, 400m, 1500m) 우승을 차지해 4관왕에 올랐다. 한국 여자수영의 간판 안세현(23·SK텔레콤)도 접영 100m에 이어 200m 1위(2분09초40)를 차지했다. 안세현을 비롯한 5명은 2관왕이 됐다. 대회 기간 한국 신기록 6개가 나왔다.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여자 개인혼영 국제대회 사상 최고성적을 기록(200m 6위)한 김서영(24·경북도청)은 혼영 200m에서 2분08초61을 기록해 자신이 지난해 세운 한국기록(2분09초86)을 1초 이상 단축했다. 배영 이주호(23·아산시청)는 자신의 주 종목인 100m(54초17), 200m(1분57초67)에서 한국기록을 새로 썼다. 여자 평영 100m의 김혜진(24)이 1분07초44, 자유형 1500m의 한다경(19·이상 전북체육회)이 16분46초98, 남자 배영 50m에서 강지석(24·전주시청)이 24초93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접영에서는 무서운 신예로 꼽히는 박예린(18·부산체고)이 50m에서 안세현을 누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번 아시아경기에 맏형으로 참가할 예정인 박태환은 “과거에 비해 한국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이 많이 좋아졌다”며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과 함께 아시아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응원 많이 해 달라”고 말했다. 광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실감은 안 나는데, 조금 뿌듯해요(웃음).” 올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 출전자격 선수를 뽑는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가 펼쳐진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 여자 접영 50m 결승전이 펼쳐지던 28일 관중석에서 ‘와’ 하며 탄성이 흘러나왔다. 한국 신기록 보유자인 ‘간판’ 안세현(23·SK텔레콤)이 2위(26초65)에 그친 가운데 고교생 박예린(18·부산체고·사진)이 1위(26초44)에 올랐다. 전날 접영 100m 예선서 안세현과 같은 기록을 세우는 등 접전을 벌인 박예린은 50m에서 결국 자신의 우상을 제치고 아시아경기 출전자격을 얻었다. 경기 직후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언니랑 같이 붙어서 이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싱글벙글했다. 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한 박예린은 이듬해 제82회 동아수영대회 접영 50m 유년부에서 우승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 때부터는 키가 쑥쑥 자라 고1 때 175cm에 이르렀다. 수영선수로 유리한 큰 키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도 접영 50m에서 안세현을 꺾는 등 무서운 신예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2016년 세운 개인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박예린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면서도 “훈련 자체가 하루를 사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 같다. 물에 있는 게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출전이 눈앞인 생애 첫 아시아경기 목표는 뭘까. 그는 “다른 종목은 몰라도 50m에서만큼은 정말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박예린은 국가대표 선발전 마지막인 30일 접영 200m, 다음 달 2일부터 열리는 제90회 동아수영대회 혼영 200m, 400m에 출전하며 담금질한다. 광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남자부는 박태환, 여자부는 혼전.’ 27일부터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올해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출전 국가대표 선발대회가 열린 가운데 국가대표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스스로 ‘노장’이라 부르는 박태환(29)의 독주가 진행되고 있다. 박태환은 29일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6초63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자유형 400, 100m에도 출전한 박태환은 출전 종목마다 1위에 올랐다. 박태환은 “컨디션은 60∼70% 정도다. 나이가 있어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다.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30일 자유형 1500m에도 출전한다. 이주호(23·아산시청)는 배영 100, 200m에서 한국기록을 잇달아 갈아 치웠다. 이날 배영 100m에서 54초17로 원영준(대전시체육회)이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작성한 종전 기록(54초29)을 0.12초 앞당겼다. 이주호는 이에 앞서 27일 배영 200m에서 1분57초67로 한국기록을 세웠다. 여자부는 박태환에 버금가는 ‘다관왕’이 없다. 한국 신기록 3개가 쏟아졌지만 주인공도 제각각이다. 개인혼영의 간판 김서영(25·경북도청)은 27일 200m에서 2분08초61로 자신의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29일 400m에서는 자신의 한국기록(4분35초93)에 1초 뒤진 4분36초93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평영 100m에서는 김혜진(24)이 1분07초44, 자유형 1500m에서는 한다경(19·이상 전북체육회)이 16분46초98로 새 한국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헝가리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접영 200m 4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안세현은 대회 첫날 접영 100m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안세현은 이튿날 열린 접영 50m에선 무서운 신예 박예린(18·부산체고)에게 1위를 내줬다. 경영 종목에서 30일까지 남녀 34개 세부 종목이 치러지는 가운데 종목별 1위 선수에게만 아시아경기 출전자격이 부여된다. 이 중 한국에 주어지는 아시아경기 출전 쿼터에 따라 대표선수 최종 명단이 확정될 예정이다. 광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금 물살’을 가르는 마린보이의 모습을 아시아경기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박태환(29·인천시청·사진)이 27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리는 ‘2018 국제대회 수영국가대표 선발대회’에 출전한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참가할 선수를 선발하는 자리. 박태환이 올해 처음 참가하는 공식 대회다. 박태환은 27일 주 종목인 자유형 400m를 시작으로 자유형 100m(28일), 200m(29일), 1500m(30일)에 나선다. 우리 나이로 서른이지만 박태환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박태환은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메달 6개(은 1, 동 5개)를 목에 걸었지만 잘못된 약물 사용으로 도핑에 적발돼 모두 박탈당했다. 4년 만인 아시아경기에서 박태환이 명예 회복을 할지도 관심사다. 아시아경기를 위해 박태환은 올해 1월 초 일본 오사카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이어 1월 중순에는 호주 시드니로 건너가 본격적인 담금질을 했다. 24일 귀국한 박태환은 “두 달 전부터 훈련 강도를 높였다. 아픈 곳은 없다.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수영 간판 안세현(23·SK텔레콤)과 김서영(24·경북도청), 남자 평영의 샛별 문재권(20·서귀포시청) 등 한국 수영의 기대주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다음 달 2일부터 6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제90회 동아수영대회가 열린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광주시는 국내 최고 권위의 동아수영대회를 세계선수권대회 성공 개최의 기반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끈끈한 조직력, 그리고 ‘봄 배구’ 보여드리겠습니다.” 24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새 사령탑 신영철 감독(54)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감독이 된 후 열흘 여 동안 신 감독은 전력 분석 등으로 매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또 열흘 쯤 뒤에는 ‘전력의 절반’인 외국인 선수도 선발해야 한다. 신 감독은 “일면식도 없던 팀이었는데 (제의를 받고) 기쁜 마음으로 현장에 돌아오기로 했다. 팬과 팀에 보답해야 하지 않나”라며 웃었다. 선수 시절 ‘컴퓨터 세터’로 동료들의 입맛에 맞는 토스로 팀을 살렸던 신 감독은 부임 직후 선수단 ‘기 살리기’부터 발 벗고 나섰다. 2008년 창단 후 한 번도 봄 배구를 하지 못한 우리카드다. 선수들의 눈빛에서도 자신감보다 불안감이 느껴졌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리 계획한 외출외박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보장해 주겠다. 고민 말고 나한테 얘기하고 신나게 놀다 오라”고 공약했다. 선수들의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이 보장돼야 경기장에서도 딴생각 없이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신 감독의 철학 때문. 20일에는 선수들과 함께 내기축구를 하며 공을 찼다. “조금만 다듬으면 잘될 우수한 자원들이 많아요. 안 풀릴 때 잘 쉬는 것도 훈련인데, 잘 쉬는 법부터 일깨워주고 싶었습니다. 하하.” 신 감독은 맡은 팀(한국전력, 대한항공, LIG손해보험)마다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린 명조련사다. 플레이오프 문턱도 못 밟은 우리카드와의 만남은 그래서 흥미로웠다. 신 감독은 그간의 비결로 신뢰와 책임감을 꼽았다. “결정적 순간 최고의 작전이 ‘너 하고 싶은 대로 해’일 때도 다 있어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맘껏 놀 수 있게 해줘야 조직력도 팀도 살죠.” 단순히 방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신 감독은 “배구를 잘하려면 창의성이 필요하고 경기 순간마다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평소에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를 몸소 증명하듯 코치, 감독 생활을 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해 선수 트레이닝 분야 박사학위도 받았다. 선수들도 스스로 공부하며 배구를 하길 원한다. 올해 7월 열리는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신영철 세터상’이 신설된다.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남자 고교부 세터에게 시상하는데 상과 상금은 신 감독이 사재를 털어 지원한다. 지난해 야인 생활을 할 당시 한국중고배구연맹과 협의해 오랜 꿈을 실행에 옮겼다. “선수 시절 상 많이 받았는데 기가 삽디다. 유망한 어린 선수들 기 살려주자는 취지죠. 감독 맡으면서 기 살려줘야 할 사람이 많이 늘었네요. 하하. 상금 오래오래 줄 수 있게 챔프전 우승을 목표로 잘 해보겠습니다.” 인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KBO리그 1, 2위 팀 간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두산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두산은 24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0-9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SK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리며 1위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5회까지 2-3으로 뒤지던 두산은 6회 초 김민혁(3점), 오재원(1점)의 연속타자 홈런을 앞세워 8득점하며 10-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SK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8회말 대거 6득점하며 맞불을 놨다. 8회 6번째 타자로 나선 최정은 11호 홈런(2점)을 터뜨리며 로맥과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최정은 9회말 2사 만루에서도 찬스를 잡았지만 두산 마무리 투수 함덕주에게 삼진을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롯데도 화끈한 공격을 앞세워 KT를 14-8로 제압했다. 5회 초 신본기(3점), 이대호(3점), 민병헌(1점)의 홈런포 세 방을 앞세워 8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5000m와 1만 m에서 주로 활동했던 영국 육상스타 모 패러(35)가 생애 첫 마라톤 도전에서 영국 육상 역사를 새로 썼다. 패러는 2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6분21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시간4분17초를 기록한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 2시간4분49초의 톨라 슈라 키타타(22·에티오피아)에 이은 3위. 하지만 경기 후 모든 관심은 그에게 쏠렸다. 마라톤 풀코스 첫 도전에 나선 그가 1985년 스티브 존스(63)가 세운 영국 남자마라톤 최고기록(2시간7분13초)을 33년 만에 52초나 단축했기 때문이다. 소말리아 출신인 패러는 ‘단거리에 우사인 볼트(32·자메이카)가 있다면 장거리에는 패러가 있다’고 할 정도로 2010년대부터 5000m, 1만 m 종목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 5000m, 1만 m 금메달(4관왕)의 주인공도 패러였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50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세계육상선수권 5000m, 1만 m 종목에서 금메달만 6개를 목에 걸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아 ‘패러 경’으로도 불렸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후 ‘트랙 은퇴’를 선언하고 마라톤 도전을 선언할 때 주변의 반대가 거셌다. 그간 쌓아온 명성을 한번에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30대 중반으로 선수로서 황혼에 이른 나이도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첫 풀코스 도전 만에 영국 역사를 세우며 장거리 영웅의 명성을 마라톤에서도 이어갔다. 경기 후 소감은 여유가 넘쳤다. 패러는 경기 후 “우승한 킵초게는 정말 얄미울 정도로 잘 뛴다”며 “물을 마시는 지점에서 물을 건네주는 대신 사진만 찍으려는 팬들도 있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강 5중 3약? 지난달 24일 개막한 KBO리그가 24일로 딱 한 달을 맞이한 가운데 두산, SK 양 강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두산은 특유의 조직력 야구를 선보이며 18승 6패로 선두에 나섰다. 한 달 동안 8연승, 4연승 등을 올리며 파죽지세로 승수를 쌓았다. ‘홈런공장’ SK는 시즌 초부터 로맥, 최정을 필두로 한 홈런야구로 상대를 제압했다. 23일 현재 팀 홈런은 47개인데, 팀 홈런 9위 한화(22개)와 10위 삼성(21개)의 합보다 많다. 최근에는 마운드도 높아지며 두산을 2경기 차(16승 8패)로 쫓고 있다. 중하위권에서는 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개막 전 우승후보로도 꼽힌 롯데(8승 15패)는 꼴찌에 머물고 있다. 4번 타자 이대호가 17일부터 6경기에서 홈런 6개, 타율 0.727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승리가 없는 등 투타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던 NC(10승 15패)도 주축 포수인 김태군(경찰야구단)의 군입대로 안방마님의 부재 속에 최근 안방경기 8연패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롯데, NC는 삼성과 함께 어색한 3약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감독 교체 외에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어 꼴찌 후보로 꼽혔던 한화(11승 13패)는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시즌 초 반짝 1위에 올랐다 한 달 만에 8위로 추락한 뒤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KT도 올 시즌을 앞두고 황재균(자유계약선수), 강백호(신인) 등 전력 보강 효과를 보며 내성이 강해졌다. 23일 현재 3∼7위에 포진한 KIA, LG, 넥센, KT, 한화 5팀의 승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3위 KIA와 7위 한화, 4위 LG와 5위 넥센이 주중 3연전을 벌여 중위권 순위는 보다 치열하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전체 일정의 약 15%밖에 치러지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전문가들은 초반 성적을 무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야구 관계자는 “시즌 초반 승수보다 패가 많아지면 뒤늦게 전력이 갖춰져도 극복하기는 녹록지 않다. 롯데도 현 시점에서 앞으로 7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해야 승률 5할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개막 후 한 달 뒤 성적(3월 31일∼4월 30일)도 지난 시즌 최종 순위와 대동소이하다. 특히 개막 한 달 후 KIA가 1위, KT 한화 삼성이 나란히 8∼10위에 올랐는데 1위와 3약 구도는 시즌 끝까지 변하지 않았다. KIA는 정규시즌 1위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며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144경기로 시즌이 길어져 과거보다 변수가 많아졌지만 시즌 초 40∼50경기를 치르고 나면 순위 윤곽이 확실히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4패, 평균자책점 8.37, 피안타율 0.302…. 롯데 1선발 듀브론트(사진)가 올 시즌 5경기에 출전해 기록한 초라한 성적표다. 국내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투수 20명 중 유일하게 KBO리그 승리 경험이 없는 투수로 남아 있다. 롯데와 결별한 ‘전 1선발’ 린드블럼이 두산에서 4승(다승 1위) 평균자책점 2.78로 맹활약하고 있는 모습과도 극명히 대비된다. 듀브론트가 롯데와 계약할 당시만 해도 기대가 상당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118경기(선발 85경기)에 등판해 31승 26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한 이름값 있는 투수였다.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고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도 있었다. 시범경기에서도 9이닝 1실점의 짠물투구로 명성을 입증하는 듯했다. 개막 경기 선발 중책도 듀브론트의 몫이었다. 하지만 시즌에 돌입한 후 듀브론트는 다른 선수가 됐다. 개막전 4이닝 4실점으로 부진을 겪은 듀브론트는 매 경기 던진 이닝 수와 맞먹는 실점을 기록했다. 6일 LG전에서는 2와 3분의 2이닝 동안 7실점을 하는 최악의 피칭을 선보였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날씨가 더워지면 나아질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19일 안방에서 열린 삼성전에서는 6이닝 4실점(3자책)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올렸으나 9개의 안타, 6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만루 위기만 세 차례를 맞는 등 여전히 불안했다. 2010년 한화에서 뛴 카페얀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MLB에서 시속 155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등 기대를 한 몸에 받고 KBO리그에 온 카페얀은 ‘15경기 11패 평균자책점 9.15’의 초라한 성적표만 남기고 퇴출됐다. 류현진을 대신해 개막 경기 선발로 나와 호투하기도 했지만 패전의 불명예를 떠안은 뒤 자신감을 잃어갔다. 카페얀의 몰락과 함께 그해 한화는 시즌 첫 꼴찌(8위)로 추락했다. 한 야구관계자는 “1선발 등판마다 맥이 끊기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팀의 반등도 어려워 보인다. 선수든 팀이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사인 훔치기’ 논란을 빚은 LG가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벌금을 물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KBO리그 규정 제26조 2항(경기 중 외부 페이퍼 등 기타 정보 전달 금지 등)을 위반한 LG구단에 벌금 2000만 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선수단 관리 소홀(소속 선수 경기조작 등)로 벌금 5000만 원을 부과 받은 NC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액수다. 2015년 한화, 지난해 두산이 선수단 관리 소홀로 벌금 2000만 원의 징계를 각각 받은 적이 있다. 경기장 책임자인 코칭스태프에게도 징계가 내려졌다. 류중일 감독에게는 감독 역대 최대인 제재금 1000만 원, 1·3루 주루코치인 한혁수, 유지현 코치에게는 각각 100만 원이 부과됐다. 양상문 LG 단장에게는 책임을 물어 ‘엄중경고’ 처분을 내렸다. KBO는 “의도성 여부와 별개로 이번 사건이 리그 전체의 품위와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징계 배경을 밝혔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장군’ ‘멍군’. 홈런 1, 2위를 달리는 SK 제이미 로맥과 최정이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홈런왕을 향한 집안싸움에 불을 붙였다. 먼저 불을 댕긴 건 최정이었다. 최정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방문경기에서 1회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피어밴드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18일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기록한 연타석 홈런. 9호째로 홈런 단독 2위에 올라서며 선두 로맥을 1개 차로 추격하는 순간이었다. 로맥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1로 앞선 3회 1사 1루에서 피어밴드의 초구를 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11호. 로맥은 17∼19일 3경기에서 홈런 4개를 치며 홈런 레이스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두 선수의 홈런에 힘입어 SK는 KT에 6-5로 이겨 6연승을 달렸다. 홈런왕 레이스는 다시 SK의 집안싸움이 되는 양상이다. KT와의 3연전을 앞두고 나란히 홈런 7개를 기록한 로맥, 최정과 6개로 추격하던 김동엽은 3연전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했다. 초반 ‘9경기 6홈런’이라는 놀라운 홈런 레이스를 선보인 김동엽은 17일 2주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8개로 이들과 홈런 경쟁을 펼치던 한화 외국인 선수 제러드 호잉은 2경기째 침묵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아직 70%입니다.” 19일 서울 강남의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한용덕 감독에게 “요즘 한화 야구 볼 맛이 난다”고 덕담을 건네자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시즌 개막 전 꼴찌 후보로 꼽힌 한화는 19일 현재 4위(11승 10패)를 달리고 있다. 서균, 박상원 등 새 얼굴이 가세하고 송은범이 환골탈태한 불펜의 힘이 컸다. 선발진이 불안하지만 불펜이 KBO리그에서 가장 긴 83과 3분의 1이닝을 버텨 주며 팀의 11승 중 6승을 챙겼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00으로 1위다. 새 외국인 타자 호잉은 한 감독이 ‘대박’이라고 할 정도로 공수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지난해 통합 챔피언 KIA를 상대로 6년 만에 스윕승을 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더 잘할 수 있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한 감독이 지닌 믿음의 리더십 아래 수년 동안 켜켜이 쌓인 한화 선수들의 패배의식도 서서히 걷히고 있다. 선수들의 눈빛에서 과거에는 보기 힘든 자신감이 읽힌다. 한 감독은 “부임 후 주눅 들어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라운드에서는 선수가 주인공이라는 분위기를 만들려 애썼을 뿐이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달라진 한화는 현장에서도 쉽게 감지된다. 8일 1군 복귀전에서 역전승의 신호탄이 된 3점 홈런을 친 이성열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한 감독의 가슴팍을 툭 치는 세리머니를 했다. 불펜의 새 얼굴 박상원은 17일 두산전에서 3구 삼진으로 고비를 넘긴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한 감독은 “파이팅 넘치는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다”고 반겼다. 경기마다 일희일비할 법도 하지만 경기장에서만큼은 한 감독은 ‘포커페이스’다. 초보 사령탑이지만 남다른 경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한화와 두산 감독대행을 맡아 30경기 이상(16승 1무 14패) 팀을 지휘해본 그다. 선수로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동아대 시절 야구가 싫어져 공을 놓고 3년 동안 공사장 일용직 등 별의별 일을 하다가 연습생 투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차곡차곡 오르다 한화에서 통산 120승을 올린 ‘레전드’가 됐다. “야구만큼 소중한 게 없더라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감독 자리까지 오른 것도 행복하고요. 이런 감정을 선수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선수들이 나래를 활짝 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지요.” 이제 전체 시즌의 15% 정도를 치렀을 뿐이다. 슬럼프가 찾아올 수도 있다. 18일 두산전에서는 실책을 연발하다 자멸했다. “선수들한테 티는 안 냈지만 속상해서 술 한잔하고 잤다”며 웃은 한 감독은 “잘한다는 얘기에 도취돼 마음이 붕 떴던 것 같은데, 한 팀이란 마음으로 평정심을 유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팀’을 강조하던 한 감독은 한화를 되뇌다 “한화는 ‘하나’여야지요”라고 말했다. 일종의 언어유희였다. 기자가 ‘팬심’을 살짝 담아 10년 넘게 침체기를 겪은 “한화는 ‘화나’였다”고 받아치자 “팀 이름이 참 묘하다”며 크게 웃었다. “선수를 믿어 주느냐 아니냐의 차이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선수들을 여유 있게 봐주시면 여유를 갖고 자기 플레이를 하고 강팀도 될 겁니다. 덜 화나시고 정말 행복하게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라 노래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노력하겠습니다. 하하.”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홈런의 시대’다. 10구단 체제가 자리매김한 2015년 후 연평균 1500여 개(경기당 2.1개)의 홈런이 쏟아지고 있다. 구단마다 투수층이 얇아지면서 명품 투수전보다 화끈한 타격전이 많아졌다. 올 시즌에도 17일까지 경기당 2.39개(97경기 232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SK, 삼성, 롯데의 안방인 문학(인천SK행복드림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사직구장은 최근 2∼3년 동안 평균 2.6개의 홈런이 나오는 ‘홈런공장’으로 자리매김했다. 1.4개의 홈런이 나온 잠실구장보다 평균 1개 이상 많다. 좌우 담장까지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고, 곡선이 아닌 각진 외야 모양(대구)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중 문학구장은 좀 더 특별하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 중에서도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율이나 비거리가 더욱 두드러지는 곳이다. 문학구장에서 좌타자가 밀어 친 홈런의 평균 비거리(112.4m)는 우타자가 밀어 친 홈런 비거리(111.4m)를 능가했다. 당겨 치거나 밀어 친 홈런의 평균 비거리가 우타자가 긴 사직, 대구구장과 다른 모습이다. 보통 다른 구장에서 홈런 비거리는 당겨 치든 밀어 치든 우타자가 좌타자보다 길게 나온다. 좌타석에서 1루까지의 거리가 우타석보다 1m 짧아 좌타자는 출루에 중점을 두고 발 빠른 타자로, 우타자는 한 방 있는 타자로 길러지는 경우가 많다. 사직구장, 대구구장에서도 우타자의 홈런 비거리는 좌타자의 홈런 비거리보다 0.2∼3.0m 길게 나온다. 문학구장의 경우 왼쪽 담장을 넘는 홈런의 비율도 타 구장에 비해 더 높다. 문학구장처럼 크기가 작고 3년 동안 500개 이상의 홈런이 나온 사직구장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간 홈런의 비율은 전체의 51.4%(502개 중 258개)다. 문학구장은 이보다 높은 55%(567개 중 312개)다. 문학구장의 왼쪽담장을 공략할수록 유리한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람의 영향을 꼽는다. 2010시즌을 앞두고 문학구장은 외야 왼쪽 외벽을 허물고 잔디외야석인 ‘그린존’을 만들었는데 이곳으로 바람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대체로 우익수 쪽에서 좌익수 방향으로 바람이 부는데 그린존의 영향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구단에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우타 거포가 늘어났다. 타자들이 홈런을 칠 때 당겨 친 홈런이 70% 내외, 밀어 친 홈런이 20% 내외로 문학구장의 왼쪽 담장을 공략하기에 우타자가 유리하다. SK는 우타 거포들의 홈런포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LG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의윤은 영입 직후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보장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2016년 데뷔 최다인 27홈런을 기록했는데, 안방에서 때린 17개 중 13개(76.5%)를 당겨 쳤다. 2016년 9라운드로 영입한 우타자 김동엽도 지난해 22홈런을 때렸다. 이들의 성장과 함께 팀 홈런 순위도 5위(2015년)에서 2위(2016년), 1위(지난해)로 올랐다. 올 시즌에도 SK의 로맥과 김동엽이 홈런 1, 4위를 달리고 있다. 로맥은 18일까지 날린 10개 홈런 중 4개, 김동엽은 7개 중 4개를 홈에서 기록했다. SK 관계자는 “구장이 작은 데다 바람의 영향을 고려해 타구를 띄울 줄 아는 거포 영입에 중점을 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린존 조성 자체는 타자 영입보다 관중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 최고 대회잖아요. 제 인생 최고의 날입니다.” 17일 열린 보스턴 마라톤에서 남자부 1위에 오른 가와우치 유키(31·일본)는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추운 날씨에 강풍이 불고 비까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 2시간15분58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2시간18분대를 기록한 2, 3위 선수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일본인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은 1987년 세코 도시히코(62) 이후 31년 만이다. 가와우치는 ‘공무원 마라토너’로 유명하다. 그의 직업은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의 한 고교 사무직 공무원. 초등학교 1학년 때 육상에 재능을 보여 엘리트 선수 코스를 밟던 그는 고교 시절 부친을 여의고 부상 등을 겪자 실업팀 입단 대신 공무원 취업을 택했다. 하지만 가와우치는 육상의 꿈을 놓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매일 2시간의 가벼운 조깅, 주2회 집중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대회에 참가했다. 2009년 첫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서 2시간19분26초를 기록한 가와우치는 2011년 도쿄 마라톤 3위에 올랐다. 한국과 인연도 깊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가와우치는 2013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4회 동아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2시간8분14초)으로 4위에 올랐다. 이듬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올해 1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마시필드 마라톤에 참가했던 그는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도 2시간18분59초로 우승하기도 했다. 통산 76번째 ‘2시간20분 이내’ 기록으로 미국의 더그 커티스(66)가 1994년 세운 이 부문 최다기록(75회)도 깨뜨렸다. 이날 보스턴 마라톤에서 ‘월계관’을 쓰며 기록행진(77회)도 이어가게 됐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최대출력 450마력, 직렬 6기통 트윈파워 터보엔진을 장착한 BMW M4 쿠페가 4km 길이의 구불구불한 트랙을 최고시속 270km로 질주한다. 곡예에 가까울 정도로 아찔하지만 ‘스톡카(Stock Car·경주용 개조차)’ 못지않은 묵직한 엔진 소리를 뿜으며 빠르게 질주하는 스포츠카를 보자니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다. 한국을 대표하는 모터스포츠 이벤트인 ‘2018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슈퍼레이스)이 20∼22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막해 6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주최사인 ㈜슈퍼레이스는 16일 스피드웨이에서 미디어데이를 갖고 2018시즌 개막을 알렸다. 이번 주말 개막전을 시작으로 강원 인제군 스피디움,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총 9라운드에 걸쳐 진행된다. 라운드마다 주관 방송사인 채널A가 생중계한다. 슈퍼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온라인 시청도 가능하다. 올 시즌은 국내 최상위이자 아시아 유일의 스톡카 레이스인 ‘슈퍼6000’,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가 공인하는 국내 유일의 투어링카(장거리 운전용 고성능차) 챔피언십인 ‘ASA GT’, 아마추어를 위한 ‘BMW M’ ‘현대 아반떼컵 마스터즈 레이스’ 4개 클래스로 진행된다. M4 쿠페로 경쟁하는 BMW M 클래스는 세계에서 첫선을 보인다. 슈퍼6000 클래스는 지난 시즌 우승자인 조항우(아트라스BX)를 포함해 14개 팀에서 23명이 출전한다. 아트라스BX와 함께 엑스타, E&M은 전문가가 꼽은 ‘3강’으로 분류된다. ‘5중’ 중 하나로 꼽힌 서한퍼플의 장현진은 “우리는 5중이 아닌 ‘4강’이다. 예상을 뒤집겠다”고 다짐했다. 흥미로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규정도 바뀌었다. 슈퍼6000의 경우 1위 등 상위 랭커에게 주어지는 핸디캡 웨이트를 1위 70kg에서 80kg 등으로 강화했다. 선수 간 기록 격차를 줄여 레이스마다 박진감을 높이게 할 목적에서다. 예선을 2차에서 3차로 늘리고 일정 순위 안에 못 들면 탈락하는 녹아웃 방식을 도입했다. 1차 예선에서 상위 15위까지 2차 예선에 진출하고 2차 예선에서 상위 10위까지 3차 예선에 진출한다. 슈퍼레이스 관계자는 “라운드마다 예측 불가능한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용인=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21·한국체대)가 제38회 종합선수권대회 겸 2018∼2019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심석희는 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부 10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날 1500m, 500m 우승에 이은 3관왕이다. 사실상 태극마크가 확정된 심석희는 500m, 1000m, 1500m 합산 성적 상위 8명이 나서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서 여유로운 레이스를 펼치며 6위에 올랐다. 1차 선발대회에서 4관왕에 오른 심석희는 1, 2차 대회에서 우승점수 50점씩을 챙겨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2012∼2013시즌부터 7년 연속 대표팀 승선은 물론이고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개인종목 출전권도 따냈다. 남자부에서도 평창 겨울올림픽 1500m 금메달을 획득한 임효준(22·한국체대)이 1, 2차전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대표팀에 승선했다. 1차전에서 전 종목을 석권해 종합우승을 차지한 임효준은 2차 대회에서도 500m, 1000m에서 1위를 하며 종합우승했다. 이날 2차 선발대회가 끝나며 새 시즌 남녀 8명씩의 국가대표가 확정됐다. 여자부에서는 심석희와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해 자동으로 국가대표가 된 최민정(20·성남시청)을 포함해 김지유(19·콜핑팀) 김예진(19·한국체대) 등이 선발됐다. 남자부에선 임효준, 세계선수권 3위에 오른 황대헌(19·한국체대)을 포함해 곽윤기(29·고양시청) 등이 선발됐다. 한국 쇼트트랙의 신예로 꼽히는 이준서(18·신목고)도 임효준에 이어 종합순위 2위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 SK의 제이미 로맥이 올 시즌 ‘교타자’로 진화하며 연일 맹활약하고 있다. 로맥은 14일 인천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1개가 모자란 무결점 활약이었다. 로맥이 ‘4타수 4안타’를 기록한 건 KBO리그 진출 이후 처음이다. 기세를 몰아 15일도 3안타를 때렸다. 지난해 5월 초 대니 워스의 대체선수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로맥은 전형적인 ‘공갈포’ 유형이었다. 지난해 102경기에서 기록한 87개의 안타 중 홈런이 31개였는데, 타율은 0.242일 정도로 정확성이 부족했다. 1999년 해태의 샌더스(타율 0.247, 홈런 40개), 2000년 현대의 퀸란(0.236, 37개) 정도가 비슷한 유형. ‘타율 좋은 거포’ ‘호타준족’인 요즘 외국인 타자 유형과 맞지 않았다. 하지만 2년 차에 돌입한 올 시즌에는 장기인 장타를 유지하면서도 예리해졌다. 15일까지 홈런은 7개로 단독 선두에 올라 있고 타율은 0.397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 27개 중 7개는 홈런. 타점 2위(22점)에 득점은 1위(18점)로 공격에 관해 못 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으로 거듭났다. 로맥은 ‘KBO리그 적응’을 비결로 꼽았지만 진짜 비결은 짧게 쥔 배트에 있다. 지난달 30일 한화전부터 로맥은 왼손 중지와 약지로 덮던 배트 끝부분이 눈으로 보일 만큼 배트를 짧게 잡고 타격을 하기 시작했다.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인데 효과는 확실하다. 짧게 잡기 전 107경기(지난해 포함)에서 0.246이던 타율은 짧게 잡은 후 13경기에서 0.429로 수직 상승했다. 홈런 전선도 전혀 이상 없다. 짧게 잡기 전 경기당 0.3개였던 홈런은 짧게 잡은 후 경기당 0.46개로 상승했다. 많이 맞히면서 담장을 넘는 타구도 늘어난 셈이다.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은 로맥이 SK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최고 타율을 동시에 경신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K에서 그간 외국인 타자로 성공한 선수는 드물다. 2000년 이후 SK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2002년의 페르난데스(45개), 가장 타율이 좋은 타자는 2000년의 브리또(0.338)였다. ‘3할-30홈런’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없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작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스윙이 좋아져 공격 여러 면에서 생산성이 높아진 타자가 됐다”고 극찬했다. 정작 로맥은 덤덤하다. 그는 “공을 띄워 멀리 보내는 능력에 더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했는데 연일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시즌 내내 기복 없이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 두산 포수 양의지(32·사진)가 벌금 300만 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80시간 징계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양의지의 징계를 확정했다. 출장정지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양의지는 10일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7회말 곽빈의 연습 투구 때 공을 잡지 않고 피했다. 공은 정종수 구심을 향해 날아갔고 정 구심은 이를 황급히 피했다. 양의지의 행동에 대해 고의 논란이 일었다. 앞선 7회초 타석에서 양의지가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기 때문. 양의지는 “순간 공이 보이지 않아 놓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KBO는 논란이 된 고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실제 고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KBO는 “고의 여부를 떠나 경기장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경고했다”라고 설명했다. 징계에 대해 양의지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프로야구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야구장 안팎에서 처신에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알고 보니 4번 체질.’ 한화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사진)이 4번 타순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며 팀의 15-4 대승을 이끌었다. 한화는 2083일 만의 KIA전 스윕승을 포함해 4연승을 달리며 4위(8승 7패)로 올라섰다. 호잉은 12일 대전에서 열린 KIA 경기에서 3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호잉의 방망이는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KIA 헥터를 상대로 1회 1사 2, 3루에서 안타(2타점)를, 2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3타점)를 때려 2회 만에 강판(7실점)시켰다. 호잉의 활약에 한화 타선도 홈런 2방을 포함해 17안타를 뽑아냈다. 7번 타자로 시즌을 맞이한 호잉은 김태균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3일 롯데전부터 4번 타자로 나섰다. 7번 타순에서 기습번트 안타 등 빠른 발을 앞세운 타격을 선보인 호잉은 4번 타순으로 이동한 뒤 거포로 변신했다. 12일까지 4번 타순에서 기록한 안타 9개 중 홈런이 3개, 2루타가 2개다. 타구 절반 이상이 장타인 셈이다. 10일 KIA와의 경기에서는 홈런 2방을 앞세워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3경기에서 제구 불안을 노출하며 3패를 떠안은 한화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6이닝 1실점(탈삼진 8개)으로 KBO리그 첫 승리를 따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