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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야가 후보 단일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난해 총선에 이어 또다시 ‘꼼수 선거운동’ 논란이 불거지게 됐다. 각 정당이 연대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더라도 공직선거법상 다른 당을 위한 적극적인 선거운동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야권에선 ‘기호 논쟁’이 벌어졌고, 여권에선 실질적 단일화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기자들을 만나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 이걸 강조했을 때 과연 4번으로 선거를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나는 그런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설령 안철수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국민의힘에 입당해 기호 2번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안 후보는 “실무 협의에서 의논할 부분”이라며 논란을 진화했으며, 김 위원장을 겨냥해선 “내가 단일 후보가 되면 승리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도와줄 분”이라고도 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2번으로 고집하면 확장성이 줄어든다”고 받아치는 등 종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른 정당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과 선거자금 지원 등의 문제는 십수 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이슈다. 선거법 68조엔 후보자의 이름 기호 정당명 등이 적힌 옷을 입거나 어깨띠를 두르고 명함을 나눠주는 등의 선거운동은 후보자와 그 배우자 및 등록된 선거운동원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번 서울시장 후보자의 경우 선거사무소에 선거사무장은 1명, 선거사무원은 49명까지 둘 수 있는데,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뽑힌다고 해도 국민의힘 지도부인 김 위원장이나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국민의당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 선거자금과 관련해선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법상 당비 대여만 가능하고, 당비나 국고보조금을 다른 정당 후보를 위해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총선 당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놓은 여야의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꼼수 논란으로 정치권은 크게 비난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4월 2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한국당의 기호가 적힌 윗옷을 입고 온 뒤 당시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유세장에 섰다가, 기호가 보이지 않게 서둘러 옷을 뒤집어 입는 장면은 선거 내내 논란이 됐다. 엄연히 다른 정당의 대표인 원 대표는 통합당의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할 수도 없었고, 선거사무원이 아니면서 기호가 적힌 옷을 입으면 선거법에 위반되기 때문이었다. 다만 선관위는 “함께 단일화를 한 후보에 대한 지지 연설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 2011년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단일화 때도 박 후보는 점퍼가 아닌 ‘기호 10번 박원순’이 적힌 연두색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연설만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에 성공하려면 후보들 간의 화학적 결합이 잘 이뤄지고, 이것이 유권자들의 결합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꼼수 프레임’에 갇혀 버리면 선거 결과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민주당에선 “굳이 꼼수 논란을 무릅쓰고 (범여권 정당인)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 등과 단일화를 해야 하느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윤다빈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 ‘제3지대 후보’를 포용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겉으로는 여전히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필승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 내부에선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야권 일각에선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김 위원장이 ‘전략적 사퇴’를 선택할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김종인 “안철수 안 받을 룰은 불필요”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8일 “김 위원장이 당 전략라인으로부터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 룰 협상과 관련해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방안을 보고 받았지만 백지화시켰다”며 “안 후보 등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은 100% 국민 참여 경선이라는 큰 틀은 유지할 수 있지만 사실상의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방식이라 조직 동원력에 강점이 있는 국민의힘에 유리한 방안이다. 김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인단을 모집한다는 게 간단하지가 않고 (국민의힘) 당원들만 (주로 선거인단에 등록)하게 되면 안 후보 등 제3지대 후보가 싫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단일화 논의 시기 등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이 안 후보와 기싸움을 벌였던 것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내부에선 ‘플랜B’에 대한 검토도 착수했다. 제3지대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됐을 경우 국민의힘 당원들이 다른 정당의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이 가능한지 법률적 검토를 한 것. 당내 일부 초선 의원들은 제3지대 후보가 최종 단일 후보로 선정될 경우 ‘기호 2번 출마’를 요구하는 입당 및 합당 촉구 성명서를 낸다는 계획도 짜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MBN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기호 4번을 달고 끝까지 선거에 가면 2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분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안 후보를 돕고 투표할지 걱정”이라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하나가 되는 게 당연히 맞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 후보 승리 위한 배수진” 강조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안 후보로 단일화된다고 해서 사라지겠다’는 얘기를 한 적 없다”면서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후보가 안 될 경우를 상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연결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4·7 재·보선 전에 사라질 수도 있다.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질문이 이어지자 이처럼 강하게 선을 그은 것. 하지만 민감한 시기에 김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 1월 국민의당과 통합을 주장하는 당내 인사들을 향해 “콩가루 집안이 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야권 일각에선 “안 후보 등이 최종 야권 후보가 될 경우 김 위원장이 안 후보의 기호 2번 출마에 명분을 주기 위해 전격 사퇴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당 후보 선출을 위해 배수진을 쳤다는 의지 표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애초부터 김 위원장의 목표는 선거 승리였다”며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김 위원장은 주저 없이 그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와 금태섭 후보와의 제3지대 경선은 27, 28일 여론조사를 통해 1일 승자가 발표된다. 여기서 선출된 제3지대 후보와 4일 선출될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전쟁’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강경석 coolup@donga.com·전주영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경선 후보 4명이 28일 한자리에 모여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문재인 대통령 심판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인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기호순)와 함께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부동산 정책과 세금 문제, 전임 시장의 성폭력 문제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돼야 정권 견제라는 국민 뜻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박 전 시장 재임 기간 10년은 정책이 이념에 지배를 당했고 운동권 재벌을 탄생시키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며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의 지독한 편 가르기로 상당히 어려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박 전 시장이 대권놀음을 한 지난 10년은 시민을 위한 시정이 아닌 시민단체를 위한 시정이었다”며 “시민들이 정신 차리고 심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무려 28조 원이 든다는데 나중에 가면 30조 원이 들 것이고 이렇게 엄청난 돈을 쓰면서도 (정부여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며 “본인이 피땀 흘려 번 돈이라면 이렇게 쓸까 많은 국민이 생각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그 심판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후보는 “어떤 후보가 되더라도 국민의힘은 하나가 돼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남은 기간 아름다운 경선이 진행되길 바란다”며 과열된 경선을 의식해 ‘원팀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41일 앞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를 찾아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제정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여야가 부산 민심 잡기에 사활을 건 가운데 여론을 움직일 핵심 이슈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폭 지원을 약속한 것. 더불어민주당은 국토교통부의 우려에도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조항을 담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관권 선거이자 탄핵 사유”라며 강력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부전역에서 열린 동남권 광역교통망 구축 보고 행사에 참석한 뒤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주변 해상으로 이동해 신공항 추진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부산신항으로 돌아온 문 대통령은 “가덕도에 신관문공항이 들어서면 세계로 뻗어가고 세계에서 들어오는 24시간 하늘길이 열리게 된다”며 “하늘길과 바닷길, 육지길이 하나로 만나 명실상부한 세계적 물류 허브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문 대통령은 가덕도 해상에서 선상 보고를 받은 직후 “2030년 이전에 완공시키려면 속도가 필요하다”며 “국토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가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한 것처럼 비쳐 송구하다”며 “(본회의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면 신공항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이달 초 안전성과 효율성,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낙연 대표, 경제 컨트롤타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호승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 당정청 인사 20명이 총출동했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총선을 두 달여 앞둔 2월 6일에도 부산형 일자리 협약식에 참석했다. 야당은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5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선거 질서를 훼손하는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부산 방문은 보궐선거와 무관한 소통 행보의 일환으로 오래전 결정된 행사”라고 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전주영 기자}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부산 가덕도 방문에 대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중립 의무를 위반한 채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할지를 검토하기로 했고, 당 공식 회의에서는 ‘탄핵 사유’까지 언급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4차, 5차 재난지원금 공세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더불어민주당을 지원하기 위한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의 도를 넘은 선거 개입”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선거 개입 당사자로 재판을 받는 송철호 울산시장, ‘드루킹 대선 여론 조작’으로 실형 유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피고인들과 일정을 같이하는 아주 볼썽사나운 일정”이라며 “선거 질서를 훼손하는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과거 주요 선거 때마다 현직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은 끊임없이 불거졌다.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북 전주에서 열린 지방분권촉진대회에 참석해 당시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18대 총선을 나흘 앞두고 서울 은평구 뉴타운 공사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야당이던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이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맹비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초 전국 곳곳에 설립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순회 방문하며 선거 개입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가덕도 신공항 같은 새로운 대형 국책사업은 선거 판세에서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도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등을 잇달아 방문해 관건 선거 논란을 일으켰다. 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은 여당 대표, 여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은 물론이고 경제부총리, 장관들까지 대거 동행했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정권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게 특기”라며 “선거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통화에서 “(4월)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굳이 거기를 가야 할 필요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이날 부산 방문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고발이 들어오면 판단해 보겠다”고 밝혔다. 유성열 ryu@donga.com·전주영 기자}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부산 가덕도 방문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명백한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이 팔을 걷어붙이고 공격적으로 선거 행보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고, 당 공식 회의에서는 ‘탄핵 사유’까지 언급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4차, 5차 재난지원금 공세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민주당을 지원하기 위한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의 도를 넘은 선거 개입”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울산시장 선거개입 당사자로 재판을 받는 송철호 울산시장, ‘드루킹 대선 여론 조작’으로 실형 유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피고인들과 일정을 같이 하는 아주 볼썽사나운 일정”이라며 “선거 질서를 훼손하는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과거 주요 선거 때마다 현직 대통령의 선거 개입 논란은 끊임없이 불거졌다.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북 전주에서 열린 지방분권촉진대회에 참석해 당시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18대 총선을 나흘 앞두고 서울 은평구 뉴타운 공사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야당이던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은 “명백한 선거개입”이라고 맹비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초 전국 곳곳에 설립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순회 방문하며 선거개입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가덕도신공항과 같은 새로운 대형 국책사업 추진과 홍보는 선거 판세에서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도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등을 잇달아 방문해 관건 선거 논란을 일으켰다. 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은 여당 대표, 여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은 물론 경제부총리, 장관들까지 대거 동행했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정권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게 특기”라며 “선거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통화에서 “(4월)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굳이 거기를 가야할 필요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이날 부산 방문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담은 공직선거법 9조는 공무원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경기 광명시와 시흥시 일대에 주택 7만 채 규모의 대형 신도시가 들어선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과 광주 광산구 산정동 일대에는 미니 신도시가 조성된다. 신규 택지를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지만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잡으려는 정치적 포석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도시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 광명시흥지구 1271만 m² 7만 채 △부산 대저지구 243만 m² 1만8000채 △광주 산정지구 168만 m² 1만3000채 규모의 택지를 조성해 2023년 사전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3기 신도시로 분류되는 광명시흥지구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지난해 발표한 다른 3기 신도시보다 규모가 크다. 서울시 경계에서 직선거리로 1km, 여의도에서 12km 떨어져 있어 서울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국토부는 본다. 부산 대저지구의 경우 김해국제공항과 인접해 있다. 최근 특별법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지와는 20km가량 떨어져 있다.신규 택지에 들어서는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시기는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전주영 기자}
24일 열린 신규 공공택지 관련 정부 브리핑에서 김선조 부산시 기획조정실장은 부산 대저지구에 대해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서면 배후도시로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덕도에서 더 가까운 곳에 다른 주거단지가 있는데도 대저지구를 가덕도의 배후도시로 언급한 것은 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실장은 이날 “1만8000채 규모의 공급대책이 우선 반영된 데 깊이 감사한다”며 “정부 대책이 인접한 부산연구개발특구 사업과 부산교정시설 이전 등에 큰 탄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덕도 특별법 통과로 부산뿐만 아니라 경남도민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며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부산지역 사정을 잘 아는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저동 일대가 부산의 다른 지역에 비해 가덕도와 가깝긴 하지만 ‘배후도시’로 보는 건 다소 억지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미 조성된 명지국제신도시나 한창 개발 중인 에코델타시티가 훨씬 더 가깝다”고 덧붙였다. 대저지구에서 가덕도까지는 20km인 반면 명지국제신도시에서 가덕도까지 거리는 6km 정도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대저지구가 신규 택지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시민들의 환심을 사고자 졸속으로 내놓은 주택정책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저지구 지정으로 김해국제공항 확장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저지구는 김해공항과 붙어 있어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소음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한 도시공학 전문가는 “서울처럼 택지지구가 빠듯한 것도 아닌데 굳이 소음 문제를 감수하고 김해공항 바로 옆을 신규 택지로 지정한 데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소음 영향 분석 결과 김해공항 항공기 이착륙 방향과 떨어져 있어 모든 지역이 소음 기준치 이하였고, 향후 주택용지 배치나 설계 과정에서 소음 영향을 더 줄일 수 있다”며 “신공항과 무관하게 현재 개발 중인 부산연구개발특구 배후 주거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전주영 기자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42일 앞둔 24일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처리 공세와 함께 또다시 지도부의 부산행 총출동을 발표하는 등 ‘가덕도 다걸기(올인)’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표면적으론 가덕도 신공항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에선 대구경북 지역의 반발 때문에 발이 묶인 사이, 여권은 당정청의 총공세로 부산시장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 행사에 참석한 뒤,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민주당 지도부가 부산을 찾는 건 네 번째다. 다음 달 9일에는 원내대표단과 부산시당 간 연석회의도 예정돼 있다. 원내에선 민주당 174석 의석의 힘으로 입법 드라이브를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의 ‘예비타당성 조항 면제 조항’ 등을 둘러싼 정부 내 이견을 무릅쓰고 25일 법제사법위원회, 26일 본회의 처리를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이전에 (가덕도 신공항을) 개항하겠다”며 “부산 울산 경남 시도민 여러분은 한 치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약속했다.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국토교통부 관료들의 저항이 심하다”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지적에 “(국회가) 가덕도 특별법 입법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신속하고 원활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의 ‘가덕도 드라이브’에 청와대도 지원사격을 하고 나선 것. 민주당 내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카드로 인해 민심 기류가 바닥에서부터 바뀔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부산 지역구 의원은 “아직 후보 지지율이나 당 지지율 추이가 녹록지는 않지만 부산 민심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가덕도 신공항 말고는 없는 상황”이라며 “가덕도 신공항 드라이브에 더해 박형준 후보에 대한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공세에 집중하면서 지역에서는 ‘판세가 디비진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당은 가덕도 신공항을 내년 3월 대선까지 내다 본 부산지역의 ‘필승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가 약속한 것처럼 2030년 부산 엑스포 전에 가덕도 신공항을 완공하려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첫 삽을 뜨게 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역 최대 숙원사업을 문재인 정부 내에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반면 야당 상황은 복잡하다. 국민의힘은 우선 선거를 치러야 하는 부산 의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찬성 입장을 밝힌 만큼 당 차원에서 특별법 처리를 저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공항 유치 경쟁을 벌였던 국민의힘 소속 대구경북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반대 발언을 한 뒤 반대표도 던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전날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촉구 성명을 내기도 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산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선거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 같다”며 “법안의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검토하고 있고 지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강성휘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여권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신공항 총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고, 청와대와 정부까지 나서 지원 사격에 나서는 양상이다. 당정청이 가덕도신공항에 ‘다걸기(올인)’하는 것은 4월 보궐선거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이전에 (가덕도신공항을) 개항하겠다”며 “부산 울산 경남 시·도민 여러분이 한 치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약속했다. 여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 전 ‘가덕도신공항 유치 국토 대장정’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가덕도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민주당은 19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를 통과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25일 법제사법위원회, 26일 본회의에서도 계속해서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사실상 예비타당정(예타) 면제 조항을 담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당론으로 정한 바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가덕도 신공항 논의가 시작된 지가 벌써 20년”이라며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논의를 매듭지을 것”이라고 했다. 법사위 소속 야당 의원들도 특별법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TK(대구경북)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특별법의 본회의 통과에 맞춰 조만간 다시 한 번 부산을 찾을 계획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9일에도 부산시당과 연석회의를 열고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직접 찾는 등 민주당 지도부는 올해 들어 부산을 세 차례 찾은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6일 본회의 이후 첫 최고위를 다음달 3일 부산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상황에 따라 부산 방문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둔 여당의 ‘가덕도 드라이브’에 청와대도 발을 맞췄다.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을 둘러싼 국토교통부 관료들의 저항이 심하다”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지적에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에 대해 정부는 이견 없이 국가적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며 “(국회가) 가덕도 특별법 입법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신속하고 원활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에 매달리는 건 부산시장 선거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현재로선 부산 민심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가덕도 신공항 말고는 없는 상황”이라며 “오죽하면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 ‘기승전-가덕도’라는 말까지 나오겠느냐”고 했다.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들 중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김 후보는 아예 호를 ‘가덕(加德)’이라고 지었다. 여기에 여당은 가덕도신공항을 4월 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도 부산 지역의 ‘필승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대표가 약속한 것처럼 2030년 부산 엑스포 전에 가덕도신공항을 완공하려면 늦어도 올해 말, 내년 초에는 첫 삽을 떠야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내년 대선에서 부산 경남 울산 지역의 지지 없이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지역 최대 숙원사업을 문재인 정부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4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예방접종센터 현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부산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선거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 같은데 아무리 급해도 꼭 지켜야 할 일들은 지키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가덕도 법안의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검토하고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여야의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이 임박하면서 복지 관련 공약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유권자들이 현금성 복지에 익숙해진 데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마다 복지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23일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든 여야 각 예비후보의 주요 공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모든 후보가 현금성 공약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소상공인 긴급재난지원금 100만 원 일괄 지급을 약속했고, 이에 맞서는 박영선 후보도 소상공인 임차료 무이자 대출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는 청년 기초생계비(월 54만5000원) 지급, 나경원 후보는 청년·신혼부부 대출이자 1억1700만 원 지원, 조은희 후보는 자영업자 분기별 100만 원 지급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건강관리 목적으로 8세 이상 모든 서울시민에게 스마트워치를 주겠다고 약속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매달 최대 40만 원까지 ‘손주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민주당 변성완 후보는 영·유아 무상 의료비 공약을 내놓았고, 같은 당 박인영 후보는 1조5000억 원 규모의 ‘민생재난 특별기금’ 조성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후보들도 첫째 아이 300만 원과 둘째 아이 600만 원 등 출산지원금 지급(박형준 후보), 육아휴직 중 부모 모두에게 월 300만 원 지급(이언주 후보)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각 후보 캠프가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이런 공약을 실행하려면 적게는 1500억 원에서 많게는 4조92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도 추산 수준이어서 실제 정책에 반영될 경우 관련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각 후보는 재원 조달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거나 “다른 예산을 조정하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 된다”고만 밝히고 있다. 공약 실현이 예산 조정으로 불가능하면 결국 시민의 빚으로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선진 복지국가들은 중앙정부가 현금성 복지정책을 총괄한다”며 “지자체 선거 때마다 현금성 공약이 경쟁적으로 나온다면 복지국가의 그림이 굉장히 혼란스러워진다”고 우려했다.유성열 ryu@donga.com·전주영 기자}

4월 7일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핵심 공약의 초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에 맞추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후보들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77.9%)의 재정력을 활용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피해를 적극 보전해 주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러나 공약 대부분이 현금성 공약인 데다 후보들이 재원 마련 방안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임기 1년 남짓의 시장이 실현하기엔 비현실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는 정부가 지급하는 4차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소상공인에게 100만 원을 일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박원순 시장이 70만 원씩 두 번 지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100만 원 지급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우 후보 측은 판단한다. 우 후보와 경쟁하는 박영선 후보도 임차료 지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시장 취임 즉시 기금 1조 원을 추가 편성해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을 당한 소상공인의 1년 치 임차료를 최대 2000만 원까지 무이자로 빌려주는 형식이다. 국민의힘 후보들도 비슷한 공약을 경쟁적으로 꺼내들고 있다. 오신환 후보는 소득이 없거나 적은 청년들에게 매달 54만5000원을 기초생계비로 지급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3조5000억 원 규모의 예산은 서울시 재난기금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오세훈 후보는 현금 지원 대신 스마트워치를 지원하는 공약을 선보였다. 8세 이상 서울시민 600만여 명 모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실시간 건강 탐지’에 활용하고 건강 과제를 달성한 시민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해 시민들의 건강 수준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나경원 후보는 토지는 공공이, 주택은 개인이 소유하는 토지임대부 주택 공약을 제시하면서 “청년 및 신혼부부의 대출이자를 1억1700만 원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 후보는 ‘숨통트임론’이라는 이름으로 6조 원의 기금을 마련해 절반을 대출이자 지원에 쓴다는 구상이다. 조은희 후보도 내년까지 2조 원을 편성해 분기별 100만 원을 자영업자에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손주를 돌보는 어르신에게 손주 1명당 20만 원씩 매달 최대 4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안 대표는 “연간 1500억 원 정도가 필요한데 서울시 예산을 조정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무소속 금태섭 후보도 자영업자에게 월 200만 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부산시장 후보들은 코로나19 피해 지원은 물론이고 저출산 공약까지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의 보육과 의료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저출산 예산을 1조 원으로 증액해 첫째 300만 원, 둘째 600만 원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후보들의 이런 ‘돈 풀기 경쟁’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을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창근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금은 상황이 급박하니 관심 끌기로 공약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며 “정당의 후보가 정해지면 그 후보의 공약이 제도적, 정책적으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 면밀히 검증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유성열·강성휘 기자}
국민의힘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해 “방심위원장 근처도 가면 안 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23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편향적인 정 전 사장의 방심위원장 임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야당에서 정 전 사장의 부적격 이유를 여러 번 지적했지만 청와대가 전혀 굽히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정 전 사장이 거론되는 배경에 대해 “정부 비판 보도를 없애기 위해”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방심위원장은 종편의 재승인, 재인가 승인 심사에서 대략 30% 비중이 반영되는 생살여탈권을 쥐는 강한 자리”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와 거대 여당이 무리수를 둬서라도 강행 처리하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현재 방심위원장 자리는 공석으로 강상현 전 위원장의 임기는 지난달 만료됐다. 박 의원은 또 “정 전 사장은 이념 편향적인 인물로 오죽하면 당시 KBS 노조도 ‘정연주가 죽어야 KBS가 산다’는 성명까지 낼 정도였다”며 “정 전 사장은 ‘미국 국적 취득은 특수계급의 특권적 혜택’이라 호통 쳤지만 정작 자신의 두 아들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아 국내에서 삼성에 취업했다”고 비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안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대통령 1호 접종’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당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가 사용을 허락하고 국민에게 접종을 권할 것이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책임 당국자부터 먼저 접종해서 국민의 백신 불안감을 해소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당 회의에서 “만일 대통령이 먼저 백신을 맞는다면 특혜라고 할 것 아니겠나”라고 했고, 신동근 최고위원은 “공포를 증폭시키고 반과학을 유포하는 것은 반사회적 책동”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1호 접종’ 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22일 “국민적 불신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접종 순위) 방침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접종하는 등의) 상황 변동은 없다”고 설명해 대통령 1호 접종의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기자회견에서 “만약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아주 높아져 기피하는 상황이 되고, 솔선수범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정청래 의원의 ‘백신 실험 대상’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백신을 맞는 국민은 누가 되든 실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박효목·유근형 기자}

검사와 판사가 퇴직한 뒤 1년 동안 공직 후보자로 출마하는 것을 제한하는 이른바 ‘윤석열 출마 방지법’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차별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부정적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최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등이 발의한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의견에서 “입법 목적과 취지에 비춰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과도한지, 평등권 침해 소지가 있는지 등을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이어 “여러 공무원 중 검사와 법관에 한해 특별히 이 같은 제한을 두는 것이 적절한지도 추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등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경찰 등에도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여러 공무원이 있을 수 있는데, 유독 검사와 판사에게만 추가 제한을 두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행법엔 검사와 판사도 다른 공무원과 같이 공직선거 90일 전에 사직하면 출마할 수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해 온 최 의원 등이 이 법안을 발의하자 야당에선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친 뒤 대선 등에 출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비판해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4·7 보궐선거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지난 18일 성 소수자들의 거리 축제 행사인 ‘퀴어 퍼레이드’를 두고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뒤, 여야 정치인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 미국 정치에서 동성애 문제가 진보-보수를 가르는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해온 것처럼,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서울시장에 출마한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채널A TV토론에서 안 후보에게 “서울시장으로서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안 후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 개인들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다”면서도 “자기의 인권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굉장히 소중하다”고 답했다. 19일에도 안 후보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퀴어축제 장소는 도심 밖으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하자, 금 후보는 “혐오·차별 발언”이라고 비판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20일엔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 나선 이언주 후보가 페이스북에 “성소수자 인권도 중요하지만 반대 의사를 표현할 자유도 존중받아야 한다”며 “반대 의사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파시즘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당내에선 “보수성향 유권자가 많은 부산 민심을 고려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발언도 재조명되며 불똥이 튀었다. 박영선 후보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시대의 흐름이 변하는 만큼 포용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퀴어 퍼레이드 개최를 두고 서울시와 종교계가 갈등을 빚었던 것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우상호 후보 역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시장에 당선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검토해본 것이 없다”고 말했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19일 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안에 필요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조항을 넣기로 하자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박인영 변성완 후보는 국회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를 만나 특별법 원안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중요한 첫발을 내디뎠다”며 “어떤 경우에도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매듭짓고 더 이상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직장인 차모 씨(37)는 “일반 시민들이 1년에 한두 번 이용할 공항 가지고 선거 때마다 이럴 게 아니다”라면서 “해안가 정비 등 도시 인프라에 쏟는 게 부산을 위해 더 낫다”고 푸념했다. 주부 김연경 씨(38)는 “신공항보다는 국공립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많이 만들어 맞벌이 부부가 애를 키우기 좋은 도시, 좋은 일자리가 많은 도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올수록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가덕도신공항 공약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부산 시민들도 이 공약이 약 20년 된 해묵은 이슈라는 것을 다 알지만 “부산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며 다시 눈길을 돌린다.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파문과 사퇴 때문에 치러진다. ‘성추행 프레임’이 굳어져가자 여당은 지난해 말부터 가덕도신공항 이슈를 집중적으로 띄우기 시작했고, 야당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의 의견이 달라 소극적이었던 야당도 가덕도신공항에 한일 해저터널을 더한 ‘1+1’ 공약을 발표하며 ‘가덕도 랠리’는 다시 시작됐다.○ 2002년부터 돌고 도는 가덕도 논란 20년 가덕도신공항 논의의 시작은 2002년 4월 15일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돗대산에 추락해 129명이 사망한 사건에서 출발했다. 김해공항의 부족한 인프라뿐만 아니라 산과 가까운 주변 환경 때문에 안전 문제까지 논란이 되면서 김해공항을 대체할 신공항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2003년 1월 당선인 신분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지역 상공인 간담회에서 신공항 건설 제의에 “적당한 위치를 찾겠다”고 답변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6년 12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 타당성 검토를 지시하면서 신공항 논의가 시작됐고, 이때부터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속도를 내 2007년 11월 건설교통부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1단계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즉각 선거 이슈로 떠올랐다. 야당도 뒤지지 않았다. 2007년 7월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는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공약은 경선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었지만, 이명박 캠프는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해 부산 유세에서 급하게 차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신공항 문제가 한나라당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2009년 4월 국토연구원은 신공항 후보지를 처음으로 부산 가덕도-경남 밀양 등 두 곳으로 압축했지만, 최종 입지 발표는 수차례 연기를 거듭하다가 2010년 6·2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밀양을, 부산 의원들은 가덕도를 밀면서 당시 여당 내 갈등,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 계파 갈등으로 불똥이 튀었다. 결국 2011년 3월 30일 이명박 정부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당시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는 “두 후보지 모두 환경 훼손과 사업비 과다로 경제성이 미흡해 공항 건설에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한 것. 그러자 18대 대선이 치러진 2012년부터는 차기 대선 주자들이 ‘신공항 바통’을 이어받았다.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공약으로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명박 정부와 각을 세웠고, 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이 생겨서 부산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계 중심지가 돼야 한다”며 사실상 가덕도신공항안에 힘을 실었다. 박 전 대통령 당선 후 2013년 4월 국토교통부는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을 공식 발표했지만 여권 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의 신공항 유치 갈등은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 첨예해졌다.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여당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이 두 동강 난다”는 말도 나왔다. 정부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입지 검토를 맡긴 결과 2016년 6월 ADPi는 가덕도도 밀양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안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논란이 종식되는 듯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진 2017년 초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을 다시 공약하며 논란은 또다시 시작됐다.○ 정부, 부산 보선 앞두고 ‘김해신공항 백지화’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2월 당시 국무총리실 산하에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를 만들었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난해 11월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계획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발표하면서 정치권은 다시 논란의 소용돌이에 들어갔다. 민주당이 지난해 11월 2일 당헌 개정을 통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뒤 이낙연 대표는 4일 곧바로 부산을 찾았다. 당시 그는 가덕도신공항에 대해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추진 의지를 드러냈고, 올해도 당 지도부는 수차례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 지역 민심도 심상치 않게 움직였다. 영남권의 ‘정권 심판론’이 우세해 꿈쩍 않던 부산의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의 ‘신공항 파상공세’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18∼2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1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여야의 정당 지지율이 역전됐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9.8%포인트 치솟아 34.5%를 기록한 반면에 국민의힘은 10.8%포인트 추락해 29.9%에 그쳤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당의 가덕도신공항 총력전에 야당도 조급해졌다. 당초 국민의힘은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 민심까지 고려해야 해 소극적이었다. 당내에선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선거에 큰 영향이 없다”고 평가 절하했지만 여론조사에서 여야의 지지율이 역전되는 ‘데드크로스’ 결과가 속속 발표되자 결국 가덕도신공항 찬성 선언을 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달 1일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신공항에 한일 해저터널 건설 추진까지 얹은 ‘1+1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민주당은 “친일 DNA”라고 비판하며 부산∼러시아를 잇는 남북고속철도를 추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여야가 쏟아낸 공약대로라면 최대 약 60조 원+α의 국가 예산이 부산에 투입된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10조 원 이상, 최대 22조 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부산발전연구원이 한일 해저터널을 짓는 데 120조 원이 든다고 추산한 것에서 일본이 70%, 한국 측이 30%를 부담한다는 가정을 하면 해저터널 공사엔 40조 원 정도를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다 러시아행 고속철도까지 더해지면 예산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20년 동안 부산 시민들 손에 쥐여 준 것은 거의 없이 정치권이 판돈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17일 오후 부산역 광장. ‘동남권관문공항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가 주최한 ‘부울경·남부권 1000만, 25년의 염원 가덕신공항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장면을 지켜보는 일반 시민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직장인 차모 씨(37)는 “일반 시민들은 1년에 한 두 번 이용할 공항 가지고 선거 때마다 이럴 게 아니다”라면서 “해안가 정비 등 도시 인프라에 쏟는 게 부산을 위해 더 낫다”고 푸념했다. 주부 김연경 씨(38·여)는 “신공항보다는 국공립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많이 만들어 맞벌이가 애를 키우기 좋은 도시, 좋은 일자리가 많은 도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19일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필요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조항을 넣기로 하자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박인영 변성완 후보는 국회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를 만나 특별법 원안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중요한 첫 발을 내딛었다”며 “어떤 경우에도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매듭짓고 더 이상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4월 부산시장 선거가 다가올수록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가덕도 신공항 공약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부산 시민들도 이 공약이 약 20년 된 해묵은 이슈라는 것을 다 알지만, “부산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며 다시 눈길을 돌린다.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파문과 사퇴 때문에 치러진다. ‘성추행 프레임’이 굳어져가자 여당은 지난해 말부터 가덕도 신공항 이슈를 집중적으로 띄우기 시작했고, 야당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의 의견이 달라 소극적이었던 야당도 가덕도 신공항에 한일 해저터널을 더한 ‘1+1’ 공약을 발표하며 ‘가덕도 랠리’는 다시 시작됐다.● 2002년부터 돌고도는 가덕도 논란 20년가덕도 신공항 논의의 시작은 2002년 4월 15일,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돗대산에 추락해 129명이 사망한 사건에서 출발했다. 김해공항의 부족한 인프라뿐만 아니라 산과 가까운 주변 환경 때문 안전문제까지 논란이 되면서 김해공항을 대체할 신공항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2003년 1월 당선인 신분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울산 경남지역 상공인 간담회에서 신공항 건설 제의에 “적당한 위치를 찾겠다”고 답변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6년 12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 타당성 검토를 지시하면서 신공항 논의가 시작됐고, 이때부터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속도를 내 2007년 11월 건설교통부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1단계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즉각 선거 이슈로 떠올랐다. 야당도 뒤지지 않았다. 2007년 7월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는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공약은 경선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었지만, 이명박 캠프는 부산 민심을 잡기 위해 부산 유세에서 급하게 차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신공항 문제가 한나라당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2009년 4월 국토연구원은 신공항 후보지를 처음으로 부산 가덕도-경남 밀양 두 곳으로 압축했지만, 최종 입지 발표는 수차례 연기를 거듭하다 2010년 6·2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밀양을, 부산 의원들은 가덕도를 밀면서 당시 여당 내 갈등,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 계파 갈등으로 불똥이 튀었다. 결국 2011년 3월 30일 정부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당시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는 “두 후보지 모두 환경 훼손과 사업비가 과다해 경제성이 미흡해 공항 건설에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한 것. 그러자 18대 대선이 치러진 2012년부터는 차기 대선 주자들이 ‘신공항 바통’을 이어받았다.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공약으로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명박 정부와 각을 세웠고. 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이 생겨서 부산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계 중심지가 돼야 한다”며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안에 힘을 실었다. 박 전 대통령 당선 후 2013년 4월 국토교통부는 영남권 신공항 재추진을 공식 발표했지만, 여권 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의 신공항 유치 갈등은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 첨예해졌다.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여당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이 두 동강 난다”는 말도 나왔다. 정부가 파리항공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입지 검토를 맡긴 결과, 2016년 6월 ADPi는 가덕도도 밀양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안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논란이 종식되는 듯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진 2017년초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을 다시 공약하며 논란은 다시 시작됐다.● 정부, 부산 보선 앞두고 “김해신공항 백지화”문재인 정부는 2019년 12월 당시 국무총리실 산하에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를 만들었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난해 11월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계획은 상당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발표하면서 정치권은 다시 논란의 소용돌이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일 당헌 개정을 통해 서울,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후 이낙연 대표는 4일 곧바로 부산을 찾았다. 당시 그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추진 의지를 드러냈고, 올해도 당 지도부는 수차례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 지역 민심도 심상치 않게 움직였다. 영남권의 ‘정권 심판론’이 우세해 꿈쩍않던 부산의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의 ’신공항 파상공세‘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1월 18~2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1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여야의 정당지지율이 역전됐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9.8%포인트 치솟아 34.5%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10.8%포인트 추락하면서 29.9%에 그쳤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총력전에 야당도 조급해졌다. 당초 국민의힘은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 민심까지 고려해야 해 소극적이었다. 당내에선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선거에 큰 영향이 없다”고 평가절하했지만 여론조사에서 ‘데스크로스’ 결과가 속속 발표되자, 결국 가덕도 신공항 찬성 선언을 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달 1일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에 한일해저터널 건설 추진까지 얹은 ‘1+1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민주당은 “친일 DNA”라고 비판하며 부산-러시아를 잇는 남북고속철도를 추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여야가 쏟아낸 공약한 대로라면 최대 약 60조 원+α의 국가 예산이 부산에 투입된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최대 22조 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부산발전연구원이 한일해저터널을 짓는 데 120조원이 든다고 추산한 것에서 일본이 70%, 한국 측이 30%를 부담한다는 가정을 하면 해저터널 공사엔 40조 원 정도를 감당해야 한다. 여기에다 러시아행 고속철도까지 더해지면 예산은 걷잡을 수 없게 커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20년 동안 부산시민들 손에 쥐어 준 것은 거의 없이 정치권이 판 돈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이 18일 일대일로 맞붙은 두 번째 ‘맞수 토론’은 정책 검증에 집중됐다. 1차 토론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된 탓이다. 1부에선 박성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2부에선 이언주 후보와 박민식 후보(기호순)가 토론을 벌였다. 박형준 후보는 삼성 계열사를 부산에 유치하겠다는 박성훈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박형준 후보는 “삼성과 MOU(양해각서)를 쓴 것도 아니지 않냐”며 “저는 그렇게 하면 (제가 부산에 가져올 수 있는) 대기업을 10개도 나열할 수도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또 “삼성은 현재 총수가 구속돼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협약 결과가 있을 때 합의하에 기업의 이름을 공개해야지,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공개하면 삼성이 굉장히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성훈 후보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삼성과 긴밀히 협의하고 제안받았던 내용을 종합해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부 토론에서 이언주 후보는 1차 토론에서 박형준 후보를 향해 날 선 공세를 펼친 것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하게 박민식 후보와 경쟁을 벌였다. 이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 공약과 관련해 “부산시장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해야 한다고 본다. 시민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대통령에게도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정치적 영향력은 제가 승부수 던지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후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 논란과 관련해 특수부 검사 경력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저는 김대중 정부 때 도청 혐의로 국정원장 2명을 감옥 보낸 장본인이다. 이 정도 결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이 끝난 뒤 당원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투표 결과 토론 승자는 박형준 후보와 박민식 후보로 선정됐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이 넘는 상황에서 방역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선 장관과 공무원들이 세종시에서 10명, 8명, 5명씩 모여 코스 요리 등으로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전국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예고한 다음 날이자, 시행 하루 전날이었다. 국민에게 “가급적 모이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던 코로나19 주무 부처 간부들이 집합금지를 피해 대규모 식사 자리를 가진 것이다. 국민의힘이 16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부서별 외부 식당(배달 제외) 관서운영비 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실은 지난해 12월 23일 낮 12시 52분 세종시 소재 중식당 ‘차○○’에서 총 39만 원을 결제했다. 참석 인원은 10명으로 ‘국장급 이상 오찬 간담회’ 명목이었다. 이 중 4명은 4만5000원짜리, 6명은 3만 원짜리 런치 코스를 주문했고 음료수 값으로 2만 원을 썼다. 같은 날 오후 7시 10분 장관실은 ‘비서실 만찬 간담회’ 명목으로 세종시 소재 한식당 ‘메×××××’에서 8명이 모여 식사를 한 뒤 19만6000원을 결제했다. 같은 날 오후 8시 5분 복지부 재정운용담당관실에서도 5명이 세종시 소재 ‘세△△△△’ 식당에서 14만5000원을 썼다. 메뉴는 한우모둠구이 3인분(11만9000원), 기력탕(1만5000원), 냉면(1만 원), 음료수(1000원)였다. 이들이 식사 회동을 한 지난해 12월 23일 코로나19 확진자는 1092명이었다. 전날(869명)에 비해 급격하게 확진자가 증가해 기존 감소세를 뒤집으며 다시 1000명을 넘겼던 날이다. 특히 22일엔 복지부가 주축인 중대본이 24일 0시부터 전국 식당에서 5인 이상 집합금지 시행을 예고하는 ‘연말연시 특별방역지침’을 발표했다. 23일은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시행된 첫날이었다. 야당은 오찬과 만찬을 한 장관과 국장급 이상 간부 등이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서울청사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자주 출입해야 하는 고위공무원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수도권 5인 집합금지를 피해 세종시에서 벌인 ‘도피성 회식’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예외 규정에는 ‘공무 및 기업의 필수경영활동’이 있다. 하지만 ‘시한이 정해져 있어 취소·연기가 불가한 경우’로 해당 규정은 기업 정기 주주총회, 예산·법안처리 등을 위한 국회 회의, 방송 제작·송출 정도를 예시로 들고 있다. 중대본 관계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예외는 부득이한 경우이며 회의를 빙자해서 식사를 하는 것은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비대면 퇴임식을 가진 박능후 전 복지부 장관과 복지부 고위공무원들의 송별을 겸한 오찬이 열렸고, 저녁에는 장관과 비서실 직원들의 식사 자리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세종에서 송별회를 진행했고, (비수도권의) 식당 내 5인 이상 모임 금지 시작을 하루 앞두고 있어서 위반 사항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복지부 측은 “12월 24일 이후에는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과 소상공인들에게만 강력한 방역지침을 적용하고 정작 모범을 보여야 할 복지부 공무원들은 국민들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유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