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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에 이어 일본이 생명의 기원을 밝힐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 (사진)를 발사한다.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야부사2는 당초 예정대로 30일 규슈 남단 가고시마(鹿兒島) 현의 다네가(種子) 섬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26호에 실려 52억 km의 우주여행에 나선다. 하야부사2는 2018년 6, 7월경 지구와 화성 사이의 궤도를 도는 지름 900m의 소행성 ‘1999JU3’에 도착한다. 이어 위성에서 충돌장치를 발사해 행성에 수십 cm의 인공 틈을 만든다. 행성에 착륙한 위성은 인공 틈에서 태양광과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내부 암석을 채취한 뒤 2019년 11, 12월 지구로 돌아온다. 2020년 말 지구에 도착하면 채취한 물질을 담은 캡슐을 우주에서 떨어뜨린 뒤 탐사여행을 계속한다. 하야부사2가 목표로 하는 소행성 ‘1999JU3’는 1999년 발견된 소행성으로 유기물과 물을 함유하고 있다. 하야부사2의 전신으로 2010년 6월 7년 만에 귀환한 ‘하야부사’는 암석으로만 된 소행성의 미립자를 세계 최초로 지구로 가져오는데 성공했지만 유기물은 아니었다. 하야부사 2는 소행성에서 채취한 유기물을 지구로 가져온다는 점에서 관련 정보만 보내는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필래’와 차이가 난다. 이번 발사가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탐사로 불리는 것은 지구의 바다와 생명이 물과 유기물로 구성된 소행성의 충돌로 만들어졌다는 가정 때문이다. 물과 유기물로 구성된 소행성에서 물질을 가져오면 생명 탄생의 기원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기물 가운데 아미노산은 오른쪽(R)과 왼쪽(L) 유형 2가지가 있는데 생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오로지 왼쪽 유형으로만 있다. 아미노산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양쪽 유형이 같은 수였겠지만 지구 생명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왼쪽 타입으로만 돼 있다. 소행성 암석에서 아미노산을 발견해 양쪽 유형의 비율을 조사하면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고 과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소행성은 태양계가 탄생한 즈음의 잔해로 당시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도쿄=배극인 bae2150@donga.com·박형준 특파원}

독도 방어훈련이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24일 예정대로 실시됐다. 독도에 접근하는 일본 극우세력과 외국 선박 등을 막기 위한 목적의 이 훈련은 군과 경찰 합동으로 진행됐다. 당초 이번 훈련에는 한국형 구축함과 호위함 등 해군 함정 5, 6척과 해안경비안전본부(옛 해경) 경비함 1척을 비롯해 F-15K 전투기와 해군 P-3C 초계기, CH-60·CH-47 헬기 등 공중 전력이 대거 동원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독도 지역의 기상이 좋지 않아 항공훈련과 해병대 상륙훈련은 실시하지 않았다. 올해 독도 방어훈련은 지난해와 같이 독도의 날(10월 25일) 전후에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시점에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이 집중돼 동해안에서 훈련을 벌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달로 늦춘 것이다. 다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으면 훈련을 아예 연기해 왔던 것과 달리 이번엔 강행했다. 최근 독도 입도지원시설 공사 취소를 놓고 정부의 대일 저자세 외교 논란이 거세게 일어난 것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의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주일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지극히 유감이다”라고 항의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참 착한 아이였습니다. 병원에서 고통 받는 다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면 분명 자신의 장기 제공에 찬성해 줄 겁니다." 뇌사 판정을 받은 6세 미만 여자 아이의 장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일본 부모의 결심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어린 아이들은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종종 일어나지만 부모는 기적을 기다리기보다 다른 아이들의 생명을 선택한 것이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이는 도쿄(東京) 분쿄(文京) 구에 있는 준텐도(順天堂)의원에 입원해 있었다. 심각한 뇌 장애를 입어 의식불명 상태였다. 부모는 최근 딸의 장기를 어떻게 기증하면 되는지 일본장기이식네트워크에 문의했다. 이식네트워크 상담사는 곧바로 병원으로 가 4시간에 걸쳐 장기 기증에 대해 설명했고 21일 오후 부모를 포함해 가족 6명은 장기 기증에 최종 동의했다. 아이는 같은 날 의료진의 정밀 검사를 통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어 이틀 후인 23일 정오에 다시 한번 검사해 뇌사 판정을 확정했다. 병원은 24일 오전 장기 적출 수술에 들어간다. 아이의 심장은 오사카(大阪)대 병원에서 10살이 되지 않은 남자 아이가 받기로 했다. 폐는 교토(京都)대 병원의 10살 미만 남자 아이가, 간은 같은 병원 10대 여성이 받는다. 콩팥은 도쿄의 병원에 있는 50대 남성과 40대 여성이 받기로 했다. 콩팥의 경우 어린이 것이라도 어른 몸에서 제대로 기능하기 때문에 연령 대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부모는 이식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딸이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마지막에 다른 아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됐다. 남아 있는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된다"고 밝혔다. 일본은 1997년 장기이식법을 시행해 지금까지 뇌사 환자 296명이 장기를 제공했다. 2010년 7월부터는 법이 바뀌어 장기 이식에 대한 연령 제한이 없어지면서 15세 미만도 장기제공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장기를 기증한 아이는 15세 미만으로선 6번째다. 장기 기증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6세 미만으로 따지면 2번째다. 미국의 경우 연간 약 300명의 어린이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을 정도로 소아 장기 기증이 활성화돼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드물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정신적 상실감이 크기 때문이다. 또 장기이식법에 기초해 장기 기증 전에 아이가 학대를 받지 않았는지 조사하는데, 그 부분도 부모들에게 부담감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아이들은 장기를 찾아 미국으로 떠나는 실정이다. 장기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까지 가서 이식 받는데 드는 비용은 1억 엔(약 9억4000만 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식네트워크 측은 기자회견에서 "제공해 준 가족의 무거운 결단을 하나하나 쌓아올릴 필요가 있다"며 국민에 대한 장기 기증 요청을 에둘러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정치자금 문제로 지난달 동시에 각료직을 사퇴했던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전 일본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松島みどり) 전 법무상을 다음 달 총선 후보로 공천할 방침이다. 자민당은 ‘자민당=불법 정치자금’이란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마이니치신문은 19일 “자민당은 오부치 전 경산상을 중의원 후보로 공인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오부치 전 경산상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의회를 해산한 21일 중의원 본회의장에 나타나 기자들에게 “(유권자들이) 용서를 해준다면 군마 5구에 입후보하고 싶다”고 밝혔다. 때마침 도쿄(東京)지검도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1일부터 오부치 의원에 대한 조사를 중지했다. 군마 현에는 오부치 전 경산상의 부친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2000년 사망) 전 총리의 동상이 세워져 있을 정도로 ‘오부치’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다. 부채를 돌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마쓰시마 전 법무상도 20일부터 자신의 선거구인 도쿄 14구에서 차량을 타고 돌면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21일 중의원이 해산될 때 자민당 의원들은 “반드시 되돌아오라”고 격려할 만큼 마쓰시마 전 법무상의 공천도 유력하다. 한편 ‘망언 제조기’란 별명이 붙은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차세대당 최고고문은 당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비례대표로 다시 입후보하기로 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극우 정치인인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은 23일 “이번 중의원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고 내년 지방선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일 보도된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올바른 역사인식이 형성돼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명예와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인터뷰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제2차 세계대전 때 제주에서 여성들을 강제로 연행해 위안부로 삼았다고 주장) 증언이 해외에 널리 선전된 결과 일본의 명예가 크게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시다 증언은 잘못됐다고 바로잡아야 한다. 전략적 외교발언을 한층 강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 회복과 사과, 배상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 연구 학술단체인 역사학연구회는 지난달 발표한 성명에서 “요시다 증언의 진위와 상관없이 일본군이 ‘위안부’ 강제연행에 깊이 관여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사실”이라고 못을 박았다. 역사학연구회는 또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객관적 사실’과 ‘올바른 역사인식’을 강조하는 점을 언급하며 “아베 총리 견해대로 이해한다면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자세를 세계에 알리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다음 달 총선을 통해 재집권하면 개헌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향도 내비쳤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8일 중의원 조기 해산을 밝히며 내세운 명분 ‘소비세 인상(8→10%) 연기’가 정치적 ‘꼼수’라는 비판이 일본 정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海江田萬里) 대표는 18일 “소비세 인상 연기를 부정하는 정당은 없다. (선거) 쟁점이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소비세 인상 연기에 찬성인데 굳이 국민의 뜻을 묻는 것은 정치적 술수라는 것이다. 차세대당의 야마다 히로시(山田宏) 간사장도 “(해산은) 국민에게 세금을 새로 부과할 때 실시하는 것이다. 세금을 인상하지 않거나 내릴 때 국민 신임을 묻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선거 쟁점은 점차 ‘정치’ 문제로 옮아가는 분위기다. 유권자들은 적어도 ‘민주당 정권 때보다 경제가 나아졌다’고 여기고 있어 선거 쟁점이 경제에 국한되면 아베 총리에게 유리하다. 마이니치신문은 19일자 중의원 해산 관련 사설에서 제목을 ‘쟁점은 아베 정치’로 뽑았다. 이어 특정비밀보호법 제정,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NHK 회장 인사, 원전 제로 정책 폐기, 아베 정권 주변의 역사 수정주의적인 요구 등을 유권자가 염두에 둘 과제로 거론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총선에서 아베 총리가 적극 추진해 온 집단적 자위권 용인 등 안보정책도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국민적 반발이 커 아베 총리 지지를 깎아먹을 수 있는 사안이다. 여야는 19일 ‘선거 국면’에 본격 돌입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날 회담을 열고 중의원 475석 중 270석 내외 확보를 목표로 정했다. 모든 상임위에서 위원장은 물론이고 위원의 과반을 확보할 수 있는 절대안정 다수의석 266석을 넘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관저에서 열린 노사정 회의에서 재계에 임금 인상을 독려하며 여당 지원 사격에 나섰다. 야당은 단일 후보 논의를 하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생활당의 현직 의원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차세대당도 현직 의원의 출마 지역구를 조정해 민주당 후보와 겹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함께당은 민주당 합당을 놓고 지도부와 반대 의원들이 맞서 19일 당을 해체하기로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6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KOTRA 도쿄무역관 사무실. 청년드림 도쿄캠프의 세 번째 멘토링에 포스코저팬 HR리스크관리팀 김종원 팀장이 나섰다. 이날 참석자들은 일본에서 유학하는 한국 학생 4명이었다. KOTRA가 지난해 재일 유학생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듣고 싶은 기업’을 조사했을 때 포스코저팬이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멘토링 참석자들도 일본 기업 입사에 대한 일반적인 조언보다 ‘포스코저팬’에 입사하기 위한 구체적 팁을 알고 싶어 했다. 김 팀장은 포스코에서 13년 동안 인사 및 노무를 담당했다. 김 팀장은 “한국인과 일본인 직원이 반반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 잘 융화하고 한일 양측의 문화를 다 이해하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일본어 능력이 뛰어나면 유리하다는 뜻. 취업하기 위한 ‘스펙’에 대해 김 팀장은 “점수화된 것이 없고 절대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면접이 중요하다. 김 팀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일부러 압박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솔직하고 자신감 있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낯선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8일 중의원 해산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역풍은 만만치 않다. 야당인 다함께당의 아사오 게이이치로(淺尾慶一郞) 대표는 “600억 엔의 세금을 들여 선거를 하기보다 경제대책부터 세워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도쿄(東京) 시민들은 NHK와의 거리 인터뷰에서 “지금 왜 선거를 치르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아베 총리가 여러 반발을 무릅쓰고 중의원 해산을 강행한 것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야당이 지리멸렬한 지금이 최선의 타이밍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장기 독주 체제 굳히기 전략 아베 총리는 2006∼2007년 1차 정권 때 측근들로 구성된 ‘도모다치(友達·친구) 내각’ 각료들이 정치자금 추문과 실언으로 줄줄이 사퇴하면서 1년 만에 정권을 내놓았다. 더이상 국정을 운영해 나갈 ‘구심력’을 잃었던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여성 간판 각료로 발탁한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松島みどり) 법무상이 지난달 정치자금 문제로 잇따라 사임했다. 야당의 포위망이 좁혀 들어오자 해산 카드라는 선수를 던져 국면 반전에 나선 것이다. 특히 교착 상태에 빠진 아베노믹스는 아베 총리에게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4월 소비세 증세 여파에도 7월부터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8월 들어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기대 밖이었다. 소비세 증세로 경기 불씨가 꺼져 가는 데 대한 아베 총리의 위기감은 심각했다. 다행히 소비세 재인상 연기는 납세자들이 반기는 카드로 보인다. 이를 쟁점으로 앞세우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섰다. 아베 총리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소비세 증세로 경기가 꺾이면 국민 생활에 큰 부담이 된다. 세율을 올려도 세수가 떨어지면 본전도 못 찾는다”며 소비세 재인상 연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지난달 총리 관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재 294석인 자민당이 의석을 잃어 봐야 10석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나온 점도 아베 총리의 결심을 굳히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에 정치적 논란이 불가피한 안보 법제 정비 및 원전 재가동 추진 과정에서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총선 승리로 장기 집권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아베노믹스 위태해도 압승 유력 당초 ‘소비세 재인상 연기’를 쟁점으로 앞세우려던 아베 총리의 선거 전략은 17일 예상을 크게 밑도는 경제성장률이 나오면서 무너졌다. 선거 초점은 급격히 ‘아베노믹스 성패’로 모아졌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적극적으로 아베노믹스 방어에 나섰다. “정권 출범 뒤 고용이 100만 명 이상 늘었고 임금도 올봄 평균 2% 이상 올랐다. 경기 선순환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또 “임금이 오르고 고용률이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소비세 재인상으로) 디플레이션 탈피 찬스를 놓치면 안 된다. 이번에 놓치면 다시 어두운 시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은 아베노믹스의 온기가 수출 대기업과 자산 소득가에만 돌아가고 서민 경제는 한층 어려워졌다고 비판한다. 인건비가 싼 중국 등에서 제품을 가공해 들여오는 영세 중소기업의 도산도 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소비세 재인상 연기에 따라 구멍 나는 사회보장 재원을 어떻게 메워야 하느냐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아베 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엔화 약세로 피해를 보는 중소기업과 지방을 위한 경제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2조 엔(약 18조8400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도 편성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상은 19일 정치권과 경제계 노조 대표가 만나는 ‘정노사회의’를 열고 기업의 임금 인상을 압박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연립여당 과반의석 확보를 진퇴의 기준으로 앞세웠지만 자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의 이달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자민당은 41%인 데 비해 제1야당인 민주당은 7%, 유신당은 1%에 그쳤다. 아사히신문은 특히 “민주당은 2012년 세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뒤 정권을 내놓아 아베 정권에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야당 간 이념 격차가 커 ‘공조’도 쉽지 않다. 다함께당은 집행부가 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원들이 반발해 당 해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구별로 승자독식 체제인 소선거구제도 자민당이 낮은 득표율로 승리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교착 상태인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외교 역시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중일 정상회담이 실현된 데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 이은 3국 정상회담의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압승해 정치적 구심력을 회복하면 그의 군사대국화 정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내년에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 관련 법제를 통과시킨 뒤 9월 임기 3년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해 장기집권 체제를 마련한 뒤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 ::의원내각제인 일본 국회는 참의원(상원)과 중의원(하원)으로 구성돼 있다. 총원 242명인 참의원은 임기가 6년이다. 3년마다 절반인 121명을 새로 뽑는다. 조기 해산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선출되면 6년 임기를 보장받는다. 중의원 총원은 현재 480명이지만 다음 달 치러질 선거부터 475명으로 줄어든다. 선거구 간 유권자 수 차이를 줄이기 위해 5개 선거구가 없어졌다. 임기는 4년이지만 큰 의미가 없다. 총리가 언제든지 해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의원은 해산과 동시에 신분을 잃는다. 중의원은 예산과 법안 심사에서 참의원보다 더 큰 권한을 갖는다. 예산의 경우 중의원과 참의원이 서로 다른 의결을 해도 중의원 결정을 따르게 된다. 법안 심사 때도 중의원은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참의원 결정을 바꿀 수 있다.도쿄=배극인 bae2150@donga.com·박형준 특파원}

경제 성장률 추락으로 위기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의회 해산’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아베 총리는 18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확실히 하기 위해 내년 10월 소비세를 10%로 인상하려던 것을 18개월 연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경제와 생활에 무거운 결단을 한 만큼 국민의 신임을 묻고자 21일 중의원을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언론은 다음 달 2일 공시가 나고 14일 중의원 선거가 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중의원 선거는 자민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했던 2012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소비세 재인상 시기는 당초 내년 10월에서 2017년 4월로 1년 반 늦췄다. 아베 총리는 “18개월 뒤 다시 연기하는 일은 없다고 확실히 단언한다”고 선언했다. 재정건전성 우려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에 이어 연속 감소하는 등 ‘아베노믹스 쇼크’로 불린 경기 둔화 움직임이 의회 해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내년에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 관련법 개정 등으로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군사기지 배치를 두고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沖繩) 현의 갈등이 점차 커지고 있다. 1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오키나와 서쪽 끝에 있는 섬인 요나구니(與那國) 정 의회는 17일 임시회의를 열고 정부가 육상자위대 해안감시부대를 요나구니 섬에 배치하는 것과 관련해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주민투표 결과가 법적인 효력을 갖진 않지만 기지 설치 반대가 다수로 나오면 정부와 마찰음도 더 커진다. 방위성은 낙도 경계 강화를 위해 부대 배치 공사를 올해 4월 시작했으며 주민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최근 오키나와 현 지사로 뽑힌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당선자는 18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뒤 미국으로 가 후텐마(普天間) 미 공군기지 이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합의에 따라 현재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현 헤노코(邊野古) 연안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민 반발을 의식해 지난해 말 오키나와 진흥 예산으로 3460억 엔(약 3조2630억 원)을 편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당선된 분의 생각을 완전히 파악한 뒤에 오키나와 진흥책을 실행하겠다”며 상황에 따라 진흥 예산을 거둬들일 수 있음을 내비쳤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자문역을 맡아 ‘아베노믹스’를 설계한 하마다 고이치(濱田宏一·사진) 예일대 명예교수는 17일 일본 경제 악화에 대해 “소비세 인상 여파가 그만큼 컸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서려면 한두 분기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마다 교수는 이날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프레스센터에서 강연회를 열고 “소비세 재인상을 ‘1년 6개월 후’와 같이 기한을 명시할 게 아니라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이달 6일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만난 비화도 언급했다. 하마다 교수는 “크루그먼 교수도 소비세 인상을 우려했다. 그는 (올해 4월) 8%로 올린 소비세를 다시 5%로 낮추라고까지 아베 총리에게 조언했다”고 전했다. 하마다 교수는 아베노믹스의 활성화 방안으로 법인세 인하를 거론했다. 그는 “법인세율을 낮춰 외국 투자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되면 세수가 오히려 늘어난다. 유럽도 그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미국 프랑스 영국 한국 등의 법인세율을 정리한 표를 보여주면서 “일본의 법인세율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보다 높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일본 경제계와 정계가 동시에 불똥을 맞고 있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동일본 대지진 이듬해인 2012년 2∼4분기 세 분기 연속 떨어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 인상 여파로 위축된 개인 소비가 여름쯤이면 회복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도쿄신문은 “경기가 정체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해외 순방을 마치고 17일 귀국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곧바로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와 만나 “(경제성장률이) 불행히도 좋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디플레이션 탈피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말해 소비세 재인상을 미루겠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소비세 재인상 시기를 2017년 4월로 늦출 것이라고 전했지만 이 역시 적지 않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일본은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넘어서는 가운데 소비세 인상으로 재정건전성을 달성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해 왔다. 국제사회의 신뢰가 무너지면 국채 값이 폭락하고 장기금리가 뛰어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일본은 지난해 국채 이자 상환에만 연간 예산의 24%인 22조2000억 엔을 지출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에 이날 한때 2007년 10월 이후 7년 1개월 만에 달러당 117엔대로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 경제 성장률 악화는 일본 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내수는 소비세 인상으로 올 2분기에 크게 위축됐다. 3분기는 전 분기에 비해서는 0.4% 늘긴 했지만 정부의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올 초까지 과열 조짐을 보이던 주택 투자는 6.7%나 줄었다.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등 내구재 소비는 4.5% 줄었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둔 야당은 파상 공세를 펼쳤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간사장은 이날 “과거 2년간의 경제정책이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아베노믹스의 한계가 증명됐다”고 비판했다. 정부 여당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상은 “디플레이션 마인드가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 4월 소비세를 인상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민간 기업들이 재고 조정에 나선 데다 여름철 악천후로 외식 등 개인 소비가 줄었다”고 해명했다. 이쯤 되면 다음 달로 예상되는 총선에서 아베 총리에게 적지 않은 역풍이 불어도 이상할 게 없다. 여기에다 아베 총리는 16일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을 쟁점으로 치러진 오키나와(沖繩) 현 지사 선거에서 패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필승 전선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게 일본 정치권의 압도적인 전망이다. 지리멸렬한 야당 때문이다. 2012년 12월 총선 때 17∼18%였던 제1야당 민주당의 최근 지지율은 7∼8%로 떨어졌다. 차세대당, 다함께당 등 군소정당은 총선 후보를 내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유권자들의 자민당 쏠림 현상도 아베 총리의 승산을 높이고 있다. 한 정치 전문가는 “군소정당의 표를 자민당이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라며 “여당이 오히려 압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도쿄=배극인 bae2150@donga.com·박형준 특파원}
16일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 지사 선거에서 후텐마(普天間) 미군 공군기지의 현 내 이전을 반대하는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64·전 나하 시장)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후텐마 기지를 같은 현 내로 옮기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 미일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됐다. 다음 달 치러질 것으로 알려진 중의원 조기선거에서도 집권 자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오키나와 현 기노완(宜野彎) 시에 있는 후텐마 기지를 같은 현 나고(名護) 시 헤노코(邊野古)로 옮기는 문제였다. 오나가 후보는 당선을 확정 지은 뒤 “후텐마 기지의 현 외 이전, 헤노코에 새로운 기지 건설 반대를 제1의 목표로 해 왔다. 이를 실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과 자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75) 현 지사는 2위에 그쳤다. 그는 지난해 말 후텐마 기지 이전을 염두에 두고 활주로 건설을 위한 헤노코 해안 매립을 승인했다. 그 덕분에 아베 정권은 올해 8월 헤노코 연안에 지질조사를 착수하며 매립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아베 정권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간사장 등을 총동원해 나카이마 현 지사를 지원했지만 오키나와 주민들은 ‘후텐마 기지의 현 외 이전’을 선택했다. 일본 전체의 미군기지 중 74%(면적 기준)가 오키나와에 몰려 있으면서 미군들이 각종 범죄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오키나와 현에 따르면 1972∼2010년 미군의 범죄 건수는 5705건으로 월평균 약 13건이다. 아베 정권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헤노코 이전 작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설계 변경 등이 필요할 때 오키나와 지사가 반대하면 작업이 늦어질 수 있다. 게다가 오나가 후보는 당선 뒤 나카이마 지사 시절 매립 공사 승인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변호인단을 꾸려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이전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9월 개각에서 입각한 여성 각료 2명이 정치자금 문제로 잇따라 낙마하면서 2012년 12월 내각 출범 뒤 지지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아베 정권은 미군기지 이전 문제에서도 발목이 잡히면서 대미 외교와 국내 정치 양면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군마(群馬) 현 다카사키(高崎) 시 현립공원에 세워진 ‘조선인·한국인 강제연행희생자 추도비’ 철거를 둘러싼 논란은 법정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시민단체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이하 모임)은 13일 “군마 현 당국이 추도비 설치허가 갱신을 거부한 것은 헌법 21조 1항이 명시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이라며 갱신불허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마에바시(前橋)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앞서 군마 현 당국은 모임 측이 2012년 집회에서 정치적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10년마다 하게 돼 있는 설치허가 갱신을 올해 초 거부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달 안으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음 달 중 총선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여당 간부들에게 전했다고 13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의회가 조기 해산되면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 시기도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날 도쿄 증시는 7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베 총리는 조기 총선 가능성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지만 일본 정계는 이미 ‘12월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2일 국회 심의와 정당별 모임에 결석자가 속출했다. 총선에 대비해 지역구 챙기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12일 지방조직에 대해 “12월 14일 투표를 목표로 총선 준비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자민당 중진들은 “의회를 해산할 대의(大義)가 없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지만 선거 기반이 약한 신진 자민당 정치인들은 해산을 반기고 있다. 저항이 심한 소비세 인상을 연기한 뒤 선거를 조기에 실시하면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아베 총리 역시 내년 봄 집단자위권 관련 법률 개정 과정에서 내각 지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기에 총선을 실시해 권력 누수를 막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 호주는 15일 자국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할 예정이다. 한국으로서는 중국과 체결한 FTA 합의의사록 서명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같은 무기’를 지닌 경쟁국이 나타난 셈이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물에 비유하자면 우선 1층을 짓고 나머지는 1, 2년 후 완성하면 된다”며 협정의 수위보다 조기 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한중 FTA에 대해 언급할 상황은 아니지만 확실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3대 경제권과 FTA를 맺더라도 한국에 시장을 선점 당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주요국들은 FTA로 경제영토를 한 뼘이라도 넓히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각국이 거미줄처럼 복잡한 FTA로 얽히면서 FTA를 맺지 않은 나라는 글로벌 교역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12일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며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 입장에서 FTA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다른 나라보다 하루라도 빨리 맺어야 FTA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맺는 자가 승리한다 FTA는 국가들끼리 관세 철폐,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의 혜택을 주고받는 협정이다. FTA에서 배제된 나라는 그만큼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추진하기 전에 신중히 검토해야 하지만 일단 맺기로 한 FTA라면 조속히 매듭지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0년대 칠레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벌어진 한중일 3국의 각축전은 경제 교과서에 실릴 만큼 상징적인 FTA 경쟁의 사례였다.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칠레 수입차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는 19.9%의 점유율로 일본(29.4%)보다 9.5%포인트나 뒤져 있었다. 이후 3년 만인 2007년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하지만 2007년 일-칠레 FTA가 발효되자 일본은 1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러다 수입이 전무하던 중국산 자동차가 2006년 중-칠레 FTA 발효 후 들어가면서 지난해에 점유율 10%를 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쟁국의 기술력, 가격 경쟁력을 감안하면 칠레와의 FTA가 1, 2년만 늦었어도 자동차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자동차가 유독 멕시코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도 FTA 체결 지연에 있다. 멕시코 수입차 점유율 1∼4위인 미국, EU, 일본, 캐나다는 모두 멕시코와 FTA를 맺었다. 이들 자동차가 무관세로 팔리는 동안 한국산은 관세 20%를 부담하고 있다. 100m 달리기로 치면 출발선 20m 앞에 선 나라들과 경쟁하는 셈이다.○ “시장 선점, 눈 뜨고 안 당한다” 과거 FTA에 소극적이었던 나라들도 최근에는 정부와 의회가 손을 잡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멕시코, 칠레, 인도, 페루 등과 FTA와 개방 수준이 비슷한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었다. 최근에는 호주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호주 FTA는 지난해 12월 타결됐지만 일-호주 EPA는 올해 7월에야 체결됐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의회 비준 동의에서는 순서가 바뀌었다. 일본 국회는 이달 7일 비준안을 통과시켰지만 한국은 아직 국회 본회의 처리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산업연구원은 한-호주 FTA 발효가 일본보다 1년 늦어지면 향후 5년간 연평균 수출 손실이 최대 4억6000만 달러(약 5037억 원)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한-호주 FTA 비준안이 올해 안에 통과되지 않으면 일본보다 최대 8년간 관세 철폐 속도가 뒤처질 수 있다”며 국회의 조속한 비준 동의를 촉구했다.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도쿄=박형준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11일 일본 도쿄(東京) 중심 고탄다(五反田) 지하철역. 동측 출입구 주위 슈퍼마켓에 들러 ‘소니 마을’을 물으니 70대로 보이는 가게 주인은 인도까지 나와 방향을 알려줬다. “이 도로를 따라 10분 걸어가면 됩니다. 옛날에는 대단했지요. 출퇴근 시간이면 양복 입은 소니 직원들로 인도가 가득 찼는데….” 기자가 찾아간 곳은 시나가와(品川) 구 고텐야마(御殿山) 지역. 소니 창업의 성지(聖地)다. 소니는 창업한 이듬해인 1947년 본사를 도쿄 중심가인 이 지역에 잡았다. 그 후 일본 최초로 테이프리코더를 만들었고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TV를 만들어냈다. 1979년 세상에 나온 ‘워크맨’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소니는 세계인이 동경하는 브랜드가 됐고 ‘소니 정신’은 새로운 도전의 대명사가 됐다. 지하철 입구에서 약 10분을 걸으니 옛 소니 본사가 입주했던 지상 9층, 지하 1층 규모의 NS빌딩이 나왔다. 하지만 주차장 출입구는 통제됐고 정문에는 대형 소니 간판이 치워진 흔적이 보였다. 이 건물 정문에는 ‘11월 19일부터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는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건물은 올해 4월 스미토모(住友)부동산에 팔렸다. 인수자는 이 건물을 완전히 허물어 내년 9월까지 ‘나대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언론에 알린 상태. 소니의 첫출발을 알리는 표지석 맞은편에는 소니 관계사 대신 24시간 편의점이 들어서 있었다. 강아지와 함께 산책 나온 야마모토(山本·65·여) 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눈을 돌리면 ‘SONY’ 상호가 안 보이는 곳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다 사라졌다. 요즘 젊은이들은 여기가 ‘소니 마을’이었다는 사실도 잘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고텐야마에는 11개의 소니 건물이 들어섰다. 직원은 6000명 이상이었다. 고탄다 역에서 옛 소니 본사 건물로 난 외길도 정식명은 ‘햐쓰야마(ハツ山) 도로’지만 다들 ‘소니 도로’로 불렀다. NS빌딩에서 조금 걸어 나왔더니 소니 테크놀로지 건물이 나타났다. 기술개발 인력이 근무하는 곳이다. 오후 4시쯤인데 수위만 자리를 지킬 뿐 연구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이 건물 옆을 지나가던 행인들은 “소니의 기둥이었던 우수 기술 인력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고 말했다. 소니는 1990년대 중반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안녕! 우리들의 소니’라는 책을 출판한 작가인 다테이시 야스노리(立石泰則) 씨는 최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세상은 이미 디지털 시대였지만 1995년 취임한 이데이 노부유키(出井伸之) 사장은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소니 침체의 시작이었다”고 분석했다. 소니는 고성능 노트북 ‘바이오’를 내놨지만 저가 제품에 밀려 고전했다. 1997년 고화질 브라운관 TV ‘베가’를 시장에 내놓으며 기술력을 집중시켰지만 세계 시장은 박막형 TV가 주도했다. 소니 실적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2005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하워드 스트링어 부회장은 인원 삭감과 자산 매각을 주도했다. 2007년 본사도 성지 고텐야마에서 도쿄 미나토(港) 구로 옮겼다. 이때 표지석 주변의 소니 건물들도 팔았다. 지금은 상업 복합시설이 소니 간판을 대부분 내리게 만들었다. 이날 고텐야마에 있는 소니역사자료관에 들렀다. 약 500m² 넓이의 자료관 한쪽에서 소니 창업자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 씨가 “창조성이 우리 회사의 힘”이라고 말하며 영상은 끝났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요즘 소니가 만든 창조적인 제품을 제대로 꼽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 없는 것도 만든다는 ‘소니 정신’이 어느새 사라지고 박물관 건물만 옛 영화(榮華)를 떠오르게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와 연결된 평화조약 체결 협상과 관련해 해결책을 찾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아직 평화조약을 맺지 못한 상태다. 두 정상은 또 올가을로 합의했던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일 준비를 위해 외무차관급 협의도 재개하기로 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취임 이후 7번째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시종 환하게 웃었다. 푸틴 대통령을 ‘블라디미르’라고 부르기도 했다. 회담 막판 15분간은 통역만 대동한 채 비밀 대화까지 나눴다. 당초 예정했던 50분을 훌쩍 넘겨 1시간 반 동안 만났다. 양국 최대 현안인 쿠릴 4개 섬 영유권 문제는 3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일본이 서방 진영의 대러 제재에 합류하면서 진전이 없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모처럼 푸틴 대통령을 만나 ‘개인적 신뢰관계 쌓기’에 주력했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 “미일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얘기인가.”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5일 도쿄(東京)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를 일본 부동산 기업인 마루나카홀딩스에 넘기기로 최종 확정하자 일본 기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과 납북자 재조사 문제를 한창 밀고 당기던 일본이 사실상 주일 북한대사관 역할을 해온 총련 판결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일본 법원은 정부 방침에 따라 재판을 진행해왔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도쿄 고등법원은 5월 총련의 매각 불복신청을 기각했지만 매각 절차 진행을 늦췄다. 고법에서 불복신청을 기각하면 곧바로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게 지금까지 관례였다. 총련이 특별항고를 하자 최고재판소는 6월 총련 중앙본부 매각 허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북-일이 납북자 문제 재조사에 합의한 것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했다. 이런 점에서 최고재판소가 총련 본부 건물 매각을 최종 확정한 것을 두고 일본 정부 대표단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하고 빈손으로 돌아온 것과 관련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빈손 귀환’도 의문은 남는다. 북한은 지난달 “과거 조사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각도에서 철저히 조사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반보 진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납치 문제 해결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가 약물 과다 투여로 사망했고 관도 없이 매장됐다는 증언이 나오자 “일본 대응이 강경 기류로 바뀐 이유를 납득할 만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납북자 교섭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정부 대표단을 북한으로 보냈으나 결국 ‘메구미 생존’의 확답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일본 정부로선 악몽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대화와 압력,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납치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메구미가 사망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는 속마음을 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외교가에선 “일본 정부가 ‘반보 전진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일부 언론의 기대감이 일본 정부에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북한이 ‘늦은 여름에서 이른 가을’ 사이에 하겠다고 약속한 납북자 1차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한 이유도 ‘허무한’ 조사 결과 때문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7, 8월 북-일 비밀접촉 과정에서 북한은 “납북자 중 생존자는 0명이다”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본은 “그런 1차 보고는 필요 없다”며 통보 접수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결국 “북한이 납북자 재조사에 1년은 걸린다고 통보했다”며 1차 보고에 대한 기대를 접게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73·사진) 감독이 아카데미 명예상을 받는 자리에서 ‘반전 메시지’를 밝혔다.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변모시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보내는 경고로 해석된다. NHK방송에 따르면 미야자키 감독은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아카데미 명예상을 받았다. 명예상은 영화계에 공헌한 인물에게 주는 상으로 올해 미야자키 감독 등 3명이 뽑혔다. 일본인으로서는 1990년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미야자키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우리나라는 50년간 한 번도 전쟁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의 일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정권이 주도한 집단자위권에 강하게 반대하며 평화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또 미야자키 감독은 “종이와 연필, 필름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마지막 시대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