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헌법재판소가 25일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은 디지털 시대의 명예훼손 양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최근 정보통신망을 통해 명예훼손 표현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데 피해자로서는 게시물 삭제 등을 유도하기 위해 명예훼손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등 4명의 재판관은 “거짓 명예보다는 진실한 사실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일부 위헌 의견을 냈다.○ ‘합헌’ 5인 “사적 제재 수단 악용 우려” 헌재의 이번 헌법소원심판은 2017년 이모 씨가 수의사의 진료 행위로 인해 반려견이 실명할 뻔했으나 처벌 우려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게 되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청구한 것에 따른 것이다. 최근 ‘미투(#MeToo)’ 운동과 소비자 고발 등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헌재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민형사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은 “사적 제재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재판관 5명의 합헌 의견에서 “개인의 명예는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고,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피해자가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있다”며 “사실 적시로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을 규제해 인격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명예훼손 표현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는 점도 합헌 논리로 제시됐다. 헌재는 “정보통신망에서 정보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재생산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반박하거나 일일이 삭제를 요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비범죄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실을 알렸다면 처벌되지 않는다는 제한 규정이 있고 법원 및 헌재에서 ‘공공의 이익’을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며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처벌하더라도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축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현행 법 제도에서 명예훼손 피해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은 사실상 형사처벌뿐이라고 봤다. 영국과 미국은 명예훼손죄를 없애고 당사자끼리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사실관계를 다투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헌재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된 이들 국가와 우리의 사정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선 피해자가 오랜 기간 비용을 들여 소송을 벌인 뒤 상대방에게 적은 액수의 벌금을 물릴 수밖에 없어 사실상 피해 회복과 명예훼손 방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부 위헌’ 4인 “권력 감시와 비판 위축 우려” 하지만 유남석 헌재 소장을 비롯한 4명의 재판관은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헌법으로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합리적 인간이라면 수사와 재판에 넘겨질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표현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공익에 관한 진실한 사실마저도 공적 토론의 장에서 사라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재판관은 “당사자가 아닌 일반 국민의 고발에 의해서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며 “공적 사안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봉쇄하기 위한 ‘전략적 봉쇄 소송’마저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재판관들은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는 점도 위헌의 근거로 제시했다.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는 자신의 표현을 진실이라고 증명하는 경우 처벌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일본은 당사자의 신고가 있을 때에만 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헌법재판소가 25일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이날 이모 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제307조 1항에 대해 재판관 5 대 4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다. 다만 재판관 4인은 사생활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을 적시한 때는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 처벌해선 안 된다며 ‘일부 위헌’ 의견을 냈다. 위헌 결정이 나려면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위헌으로 판단해야 한다. 헌재는 “오늘날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명예훼손 표현의 전파가 빨라지고 파급 효과가 광범위해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며 “명예는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입법 목적과 수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반대 의견을 낸 유남석 헌재 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권력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비판이 위축될 수 있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명예는 허명(헛된 명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헌법재판소가 25일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25일 이모 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제307조 1항에 대해 재판관 5대 4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다. 다만 재판관 4인은 사생활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을 적시한 때는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 처벌해선 안 된다며 ‘일부 위헌’ 의견을 냈다. 위헌 결정이 나려면 재판관 9명 중 6인 이상이 위헌으로 판단해야 한다. 헌재는 “오늘날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명예훼손 표현의 전파가 빨라지고 파급 효과가 광범위해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며 “명예는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입법 목적과 수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실을 적시했을 땐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존재하고 법원이 이 조문을 넓게 해석하고 있어 공적인물과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적다”고 설명했다. 반대의견을 낸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권력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비판이 위축될 수 있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명예는 허명(헛된 명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배석준기자 eulius@donga.com고도예기자 yea@donga.com}
국회에서 탄핵 소추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23일 헌법재판소에 “주심인 이석태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이 사건을 맡아 심리해서는 안 된다”며 기피 신청을 냈다. 임 부장판사 측 변호인단은 이 재판관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이력 등을 기피 사유로 밝혔다. 임 부장판사가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세월호 7시간 보도’ 관련 재판에 개입했다는 등의 이유로 탄핵 소추된 상황에서 세월호 사건 진상 규명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이 재판관이 사건을 맡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임 부장판사 측은 이 재판관이 과거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맡았다는 점도 기피 사유라고 주장했다. 탄핵 소추 사유 가운데 임 부장판사가 민변 변호사들이 체포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에 개입해 판결문 양형 이유를 수정하도록 한 행위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헌재가 임 부장판사의 기피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이 재판관은 즉각 주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 경우 이 재판관은 사건 심리 과정에도 관여할 수 없다. 헌재는 이번 주 평의를 열고 기피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의 첫 준비기일은 26일 진행된다.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법원행정처가 “미혼부도 유전자 검사를 거쳐 친부로 확인되면 아동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행정처는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에 대한 이 같은 의견을 제출했다. 미혼부의 혼외자 출생신고 절차를 ‘유전자 검사’와 ‘법원의 결정’으로 간소화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법원 안팎에서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에 가장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 온 행정처가 파격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족관계등록법은 혼인 중 출생자의 출생신고는 부모 중 어느 쪽이 해도 되지만 혼인 외 출생자(혼외자)의 신고는 친모가 하도록 정하고 있다. 2015년 개정된 가족관계등록법(사랑이법)이 시행되면서 미혼부도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이 역시 친모의 성명이나 주민등록번호 등을 알 수 없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아이가 출생한 의료기관에 친모 관련 정보가 대부분 등록돼 있어 미혼부의 경우 아이의 출생신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행정처는 아동의 ‘출생 등록될 권리’를 기본권으로 인정한 대법원의 지난해 판결 취지를 고려해 의견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지난해 6월 미혼부 A 씨가 신청한 혼외자 출생신고 확인 사건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 아동은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를 가지고 이는 법 앞에 인간으로 인정받을 권리로서 법률로 침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국회에서 탄핵 소추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23일 헌법재판소에 “주심인 이석태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이 사건을 맡아 심리해서는 안된다”며 기피 신청을 냈다. 임 부장판사 측 변호인단은 이 재판관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이력 등을 기피 사유로 밝혔다. 임 부장판사가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세월호 7시간 보도’ 관련 재판에 개입했다는 등의 이유로 탄핵 소추된 상황에서 세월호 사건 진상 규명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이 재판관이 사건을 맡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임 부장판사 측은 이 재판관이 과거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맡았다는 점도 기피 사유라고 주장했다. 탄핵 소추 사유 가운데 임 부장판사가 민변 변호사들이 체포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에 개입해 판결문 양형 이유를 수정하도록 한 행위도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헌재가 임 부장판사의 기피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이 재판관은 즉각 주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 경우 이 재판관은 사건 심리 과정에도 관여할 수 없다. 헌재는 이번주 평의를 열고 기피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의 첫 준비기일은 26일 진행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법무부가 친정부 성향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은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 주요 수사팀 간부들을 유임하는 내용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22일 단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반대했던 ‘핀셋 인사’는 없었지만 “광범위한 인사를 해야 한다”는 당초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 검사급 18명에 대한 26일자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1월과 8월 중간간부 인사가 각각 257명, 585명 규모였던 것과 비교해 소폭 인사다. 검찰 안팎에서는 법무부가 주요 수사팀을 유지해 달라는 윤 총장의 의견을 일부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가 대검에 제시한 인사 초안에는 채널A 관련 사건에서 이성윤 지검장에게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재를 요청했던 변 부장검사를 전보시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간부들도 유임됐다. 조남관 대검 차장은 이날 검찰인사위원회 직전 기자들에게 “애초에 광범위한 인사를 요청했는데 법무부에서 소규모 인사 원칙을 통보해 와 임의적인 핀셋 인사는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 의견이 사실상 무시됐다는 목소리도 크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주요 보직을 맡게 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이 대부분 유임됐고 윤 총장이 추천한 검사들은 인사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겸임하게 해 수사권을 준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총장 측은 임 검사에 대한 겸직 인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 연구관에 대한 겸임 발령은 검찰총장이 필요한 경우 할 수 있지만 법무부가 직접 겸임 인사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임 검사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검사들을 수사할 수 있도록 칼자루를 쥐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유원모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가까운 한 법조계 지인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 수석은 오늘 아침까지도 ‘출근한 뒤 재가를 받아 그만두겠다’며 사직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수석이 이날 사직 의사를 일단 접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한 배경에 대해 이 지인은 “애초에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을 위해 사직하겠다는 것이었고, 사직 사유를 상쇄시킬 만한 무언가를 대통령이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 수석은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후 이 지인과 여러 차례 접촉했으며 이날 아침에도 한 차례 통화했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신 수석으로부터 ‘이미 저는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겁니다.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습니다’란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 수석은 그동안 사직하겠다는 뜻이 완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아침에 통화를 한 번 했다. 사무실에 출근한다고 하더라. 본인은 그만둔다는 뜻이었던 것 같다. 오늘 아침까지도. 자신은 ‘참모로서의 역할은 다하겠다’ ‘오늘 가서 뜻을 밝히고 재가를 받아서 그만두겠다’고 했다.” ―신 수석이 갑자기 사직 의사를 바꾼 이유는 뭔가. “솔직히 나는 사의 철회와 유지가 반반이라고 봤다. 그런데 뜻을 밝히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달래면서 여러 가지 말씀을 안 하셨겠나? 어떤 것이 대통령을 위하는 길인지 따지지 않았을까. 나도 ‘대통령이 이렇게 이렇게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 이건 양해해 달라고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출근 이후에) 신 수석의 사직 사유가 해소됐거나, 해소가 안 됐더라도 상쇄시킬 만한 무언가를 대통령이 말씀하셨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뭔가. “애초에 신 수석은 대통령을 위해서 사직한다는 거였다. 그런 취지였다.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한 건 맞고, 어제까지는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하더라.” ―대통령을 위해 사직한다는 건 무슨 뜻인가. “그것은 내가 말할 수 없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과정이 감찰 사안이라고 본 건 맞나. “그게, 감찰 사안이라고 생각했던 건 맞다. 그건 맞다. 내가 디테일하게 묻지도 않았고, 큰 틀만 들었다. 나도 세세한 팩트까지는 모르는데, (대통령 정식 결재 없이 인사안이 발표됐고, 신 수석이 감찰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고 굉장히 팩트에 근접한다고 생각했다. 신 수석은 사적인 마음 때문에 사표를 낸 게 아니라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구분한 것이고, 감찰 문제가 충분히 될 수 있어서 그만두려 했던 것이다.” ―대통령에게도 감찰을 얘기했나. “그건 내가 알 수 없다.” ―신 수석이 지난주 지인들한테 ‘박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같이 일했던 사람 몇몇한테 그런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안다. 여러 사람이 (청와대로) 돌아오라고 했는데 (당시에는) 안 간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검찰이 2019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의혹 사건’ 진상조사 결과와 관련해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을 22일 불러 조사했다. 과거사위 산하 진상조사단이 작성한 ‘건설업자 윤중천 면담보고서’에 이어 ‘박관천 면담보고서’ 내용의 허위 기재 여부를 판단하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22일 박 전 행정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2019년 상반기에 진행된 이규원 검사 등 진상조사단 관계자와의 면담 과정 전반을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 행정관을 상대로 2013년 경찰의 김 전 차관 수사 당시 청와대 민정 라인에서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있거나 알고 있는지, 또 이와 관련해 진상조사단 면담 때 어떻게 설명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씨가 김 전 차관의 차관직 임명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박 전 행정관은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태의 발단이 된 문건 작성자다. 2019년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당시 민정수석이던 곽상도 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경찰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수사를 권고했다. 박 전 행정관을 면담한 기록 등이 근거였다. 당시 윤갑근 전 고검장과 한상대 검찰총장도 수사 권고 대상에 올랐다. 이후 곽 의원과 윤 전 고검장 등은 이 검사 등 진상조사단 관계자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검찰은 박 전 행정관의 진술을 토대로 진상조사단이 작성한 ‘박관천 면담보고서’의 허위 왜곡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 보고서가 왜곡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윤 씨는 “보고서 내용처럼 말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검사를 조만간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내일 출근한 뒤 어떤 방식으로든 사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다.”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가까운 법조인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법조인은 “신 수석은 사의를 그대로 유지할 것 같다”며 “여러 사람이 (청와대로) 돌아와 달라고 했지만 신 수석이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를 결국 떠나기로 결심했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보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지인들은 휴가를 마친 신 수석이 22일 청와대로 출근한 이후에도 사직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 수석의 지인인 또 다른 법조인은 “신 수석은 자신이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떠날 성격”이라며 “과거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으로 일할 때도 자기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이 되자 사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국정원장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이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신 수석은 안 돌아간다. 이게 팩트”라며 “청와대에 들어간 것도 운명이고, 나오는 것도 운명”이라고 말했다. 한 지인은 “돌아가더라도 신 수석의 역할은 제한돼 있다”며 “신 수석이 마지막 남은 명예를 지키려 사직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수석은 최근 지인들에게 “이미 저는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것입니다.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 관계는 시작도 못 해 보고 깨졌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신 수석은 20일 일부 지인들과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비슷한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한다. 18, 19일 휴가를 낸 뒤 서울 용산구 자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신 수석은 일요일마다 다니던 성당에도 나오지 않았다. 신 수석은 휴대전화를 꺼둔 채 자택이 아닌 지방의 모처 등에 머무르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술에 취해 기억을 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의 여고생을 추행한 남성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술에 취한 피해자가 모텔로 걸어 들어가는 등 멀쩡해 보였다는 이유만으로 성관계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2017년 2월 경기 안양에 있는 한 노래방 앞에서 술에 취한 B 양과 마주친 뒤 근처 모텔로 데려가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18세였던 B 양은 소주 2병을 마셨고, A 씨와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1심은 A 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B 양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소위 ‘블랙아웃’ 가능성이 있다”며 A 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B 양이 모텔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 B 양이 취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모텔 직원 진술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의 음주량과 음주 속도, 평소 주량, 피고인과의 평소 관계, 성관계를 맺은 경위 등을 면밀하게 살펴 당시 피해자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며 “피해자의 단편적 모습만으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라서 (정신을 잃은) 심신상실 상태로 볼 수 없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대법원은 의식을 잃지 않았지만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필름이 끊긴’ 피해자를 추행, 강간한 사람에 대해서도 준강제추행 및 준강간죄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 고위 인사에서 의견이 배제된 데 반발해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를 간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22일 최종 거취를 밝힌다. 청와대는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미칠 파장을 고려해 신 수석의 복귀를 희망하고 있지만 신 수석은 사퇴 의지가 완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18일부터 연차를 내고 지방에 칩거해 온 신 수석이 22일 출근해 사의 여부를 표명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 수석이 본인만의 시간을 가지며 고민했을 것”이라며 “본래 모습대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와 여권은 주말 동안 신 수석에게 청와대 복귀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신 수석이 정치적 후폭풍과 국정 운영 부담 등을 고려해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의를 거두지 않더라도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잔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신 수석의 사의 철회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 수석은 휴가 동안 지인들에게 “동력을 상실했다.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 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과 가까운 한 법조인은 “사의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신 수석은 안 돌아간다. 이게 팩트”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거듭된 만류에도 신 수석이 결국 청와대를 떠날 경우 문 대통령 리더십과 국정 운영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신 수석에 대한 불쾌한 기류도 감지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의든 타의든 중심을 잡지 못하는 민정수석의 대응은 부적절하다”며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려고 한 것은 오만한 윤석열 검찰이 하던 행동”이라고 썼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명수 대법원장(사진)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하면서 국회의 탄핵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는데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다만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해 저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겠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법원장은 19일 법원 내부 게시판을 통해 “여러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4일 국회 등에 “법관 탄핵 문제로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다음 날 임 부장판사와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자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송구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김 대법원장은 “사직 의사 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은 관련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뿐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정치권과의 교감이나 부적절한 정치적 고려를 하여 사법의 독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김 대법원장의 이날 입장 표명에 대해 일부 법관들은 “사과한다면서 또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매너를 완전히 저버린 것 아니냐.”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를 떠난 신 수석 파동과 관련해 법조계 핵심 관계자는 19일 이같이 말했다. 최근 신 수석은 주변에 “앞으로 살면서 박 장관을 볼 일이 없을 것”이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벽증이라 불릴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타인에 대한 평가나 발언을 삼간다는 평가를 받는 신 수석의 발언 치고는 워낙 강도가 높은 것이어서 법조계 핵심 관계자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대통령 결재 없는 인사 발표 뒤 감찰 요구” 일요일인 7일 오후 법무부의 검사장급 인사 발표는 꽤나 이례적이었다. 법무부가 이날 낮 12시경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곧 발표한다고 사전 공지했다. 1시간 반 뒤 심재철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을 맞바꾸는 내용이 담긴 1장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교체를 요구하던 친정부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윤 총장은 발표 2분 전에 명단을 받았다. 신 수석은 대검 측으로부터 법무부가 인사 내용을 발표한다는 얘기를 듣고 발표를 중단하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그대로 강행했다. 말하자면 신 수석과 윤 총장을 배제한 법무부의 단독 플레이였던 셈이다.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인사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식 결재가 나지 않은 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을 포함한 고위 공무원에 대한 감찰권이 있는 신 수석은 이를 알고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감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박 장관의 인사안을 사후에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물밑 조율에 나서던 신 수석 입장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검찰 인사에 대한 조율을 책임지는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이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한 인사안을 사후 승인하는 것을 보고 자신에 대한 불신임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인사들의 분석이다. 법조계 핵심 관계자는 “이런 중대한 문제들로 인한 일에 박 장관이 전화를 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해서는 신 수석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 수석과 40년을 함께해 온 한 법조인은 “신 수석이 느끼기엔 이건 나보고 나가라는 얘기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수석, 올 1월 말부터 “힘들다” 토로 신 수석은 취임 한 달여 만인 지난달 말부터 “힘들다”고 주변에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은 올 1월 말 법조계 고위 인사와의 통화에서 “힘들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등과 통화하면서 향후 검찰 고위 인사 방향을 논의하던 때다. 법조계 고위 인사는 “신 수석이 인사 논란 하나만 가지고 결정한 것 같지 않다”며 “여러 가지 논의 과정에서 도저히 ‘내 공간이 없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싼 ‘패싱’ 논란을 넘어 국정기조 전반과 청와대 내부 의사 결정에 대한 이견이 누적돼 사의 표명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수석의 후배들에 따르면 그는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다른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사찰 문건 논란에도 청와대가 개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시선을 신 수석이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 수석은 현 정부 출범 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이때 여러 문건 때문에 검찰 수사까지 이뤄졌는데, 선거를 앞두고 다시 정치 쟁점화하는 모습을 민정수석으로서 지켜보는 것은 불편했을 거라는 얘기다. 특히 검사장 인사안을 사후 승인한 것은 문 대통령인 만큼 신 수석이 문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배신감까지 느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법조인은 “신 수석은 가족의 반대에도 문 대통령의 부탁과 검찰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들어갔는데, 결국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패싱한 인사안을 승인했다”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장관석·고도예 기자}

“대법원장이 진솔한 사과를 할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19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 내부 게시판에 밝힌 사과문을 본 한 고위 법관은 이렇게 말했다. 이 법관은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사표 반려를 알리면서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고 말하는 녹취가 공개됐는데도 김 대법원장이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거짓말 논란’에 대해 2주 만에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판사들 사이에선 여전히 “부적절한 사과문”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부주의한 답변으로 실망을 끼쳐드려 사과한다”고 한 것은 핵심을 비켜간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것이다. 한 부장판사는 “과거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자기 잘못에 대한 솔직한 고백 없는 반성은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런 김 대법원장이 자기 잘못에 대해선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져 씁쓸하다”고 했다. 일부 판사들은 김 대법원장이 최근 서울중앙지법 등 ‘불공정 인사 논란’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일부 법관들이 이례적으로 한 재판부에 남는 등 ‘편파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대법원장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부 판사들 사이에선 김 대법원장에 대해 ‘거짓말 논란’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원로 법관은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부당하게 반려했는지는 다양한 절차를 통해 따져볼 문제”라며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을 무조건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건 소모적인 논쟁일 뿐 아니라 사법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관들이 이용하는 익명 게시판에는 “유체이탈화법은 정치인들이나 잘하는 줄 알았다”, “인사이동으로 마지막 근무일, 점심시간 5분 전에 (김 대법원장이) 사과문을 게시한 것은 형식도 내용도 진정성이 없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야당은 “꼼수 사과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대국민 사과로 포장했지만 정작 국민은 알 수도, 볼 수도 없는 법원 내부망에 게재한 글에 불과하다”며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다더니 딱 김 대법원장을 두고 하는 말 같다”고 했다.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윤다빈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하면서 국회의 탄핵 추진 가능성을 언급했는데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다만 “사표 반려 결정을 할 때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았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법원장은 19일 법원 내부 게시판을 통해 “여러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4일 국회 등에 “법관 탄핵 문제로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다음날 임 부장판사와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자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에 송구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김 대법원장은 “사직 의사 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은 관련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뿐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해 저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겠다”며 정치권 일각의 사퇴 요구도 일축했다. 김 대법원장의 이날 입장 표명에 대해 일부 법관들은 “사과한다면서 또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임 부장판사가 공개한 녹취 파일에서 김 대법원장은 “정치적 상황도 살펴야 되고, 지금 저렇게 탄핵하자고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말했다. 법원 안팎에선 “김 대법원장이 진솔한 사과를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사퇴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의견이 배제되자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18일 출근해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면담 후 곧바로 휴가를 떠났다. 유 실장이 직접 신 수석 사무실을 찾아 설득에 나섰지만 신 수석이 완강한 태도를 보이자 양측이 일종의 냉각기를 선택한 것이다. 신 수석과 갈등을 빚었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더 소통하겠다”고 자세를 낮추며 갈등 봉합 시도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신 수석이 오늘 아침 출근해 18, 19일 이틀 동안 휴가원을 냈고, 휴가원은 처리됐다”며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22일 출근할 예정으로, 그때 거취에 대한 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래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신 수석이 이날 오전 출근하자 유 실장과 몇몇 비서관이 여민2관의 신 수석 사무실을 찾았다. 유 실장은 신 수석의 사의가 문재인 정부에 미칠 후폭풍 등을 염두에 두고 사태 수습을 설득했지만 신 수석은 사의를 접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에 이어 청와대 2인자인 유 실장까지 만류에 실패하자 일각에선 신 수석이 사실상 사퇴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 수석의 거취 문제는 다음 주 초에나 최종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선 신 수석의 만류에도 검찰 인사를 발표한 박 장관이 직접 신 수석 사의 철회의 명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제 마음이 아프다. 보다 더 소통을 하겠다.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재인 대통령의 좋은 보좌를 우리가 함께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신 수석 휴가 기간 중 만날 의사가 있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신 수석이 업무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문 대통령이 몇 차례 사의를 반려했는데도 사의를 철회하지 않은 만큼 본인이 고집을 꺾지 않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 수석의 가족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사직한다는 얘기를 사전에 했다”고 전했다. 반면 여권 관계자는 “휴가를 보내 더 생각해 보라고 시간을 준 것은 ‘이래도 나가겠느냐’는 거듭된 압박으로 봐야 한다”며 “문 대통령과 신 수석의 오랜 관계상 사의 철회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휴가 내고 사퇴 수순 밟는 신현수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의견이 배제되자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18일 출근해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면담 후 곧바로 휴가를 떠났다. 유 실장이 직접 신 수석 사무실을 찾아 설득에 나섰지만 신 수석이 완강한 태도를 보이자 양측이 일종의 냉각기를 선택한 것이다. 신 수석과 갈등을 빚었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더 소통하겠다”고 자세를 낮추며 갈등 봉합 시도에 나섰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신 수석이 오늘 아침 출근해 18, 19일 이틀 동안 휴가원을 냈고, 휴가원은 처리됐다”며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22일 출근할 예정으로, 그때 거취에 대한 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래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청와대에 따르면 신 수석이 이날 오전 출근하자 유 실장과 몇몇 비서관이 여민2관의 신 수석 사무실을 찾았다. 유 실장은 신 수석의 사의가 문재인 정부에 미칠 후폭풍 등을 염두에 두고 사태 수습을 설득했지만 신 수석은 사의를 접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에 이어 청와대 2인자인 유 실장까지 만류에 실패하자 일각에선 신 수석이 사실상 사퇴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신 수석의 거취 문제는 다음 주 초에나 최종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선 신 수석의 만류에도 검찰 인사를 발표한 박 장관이 직접 신 수석 사의 철회의 명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제 마음이 아프다. 보다 더 소통을 하겠다.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재인 대통령의 좋은 보좌를 우리가 함께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신 수석 휴가 기간 중 만날 의사가 있다는 뜻도 밝혔다.그러나 신 수석이 업무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문 대통령이 몇 차례 사의를 반려했는데도 사의를 철회하지 않은 만큼 본인이 고집을 꺾지 않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 수석의 가족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사직한다는 얘기를 사전에 했다”고 전했다. 반면 여권 관계자는 “휴가를 보내 더 생각해 보라고 시간을 준 것은 ‘이래도 나가겠느냐’는 거듭된 압박으로 봐야 한다”며 “문 대통령과 신 수석의 오랜 관계상 사의 철회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청와대 2인자인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18일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만나 나흘간의 ‘숙고의 시간’을 주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까지 공개 발언에 나선 건 어떻게든 신 수석을 붙잡아 이번 사태를 수습해 보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신 수석은 이미 청와대를 떠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 수석에게 민정수석직을 제안하면서 “의견을 존중하고 자율성을 주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한 것이 깨지자 좌절감을 느낀 신 수석이 가족에게까지 사직 결심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의 표명 전 가족에게 알린 申 신 수석과 가까운 법조계 인사들에 따르면 신 수석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삼고초려’하면서 했던 약속을 사실상 어기게 된 것 때문이라고 한다. 신 수석을 30년 넘게 알고 지낸 한 법조인은 “문 대통령이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신 수석을 설득하면서 ‘의견을 존중하겠다’ ‘곤란하게,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법조인도 “대통령에게 (청와대와 검찰 간) ‘코디네이터(조정자)’로서의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인 신 수석은 1월부터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며 지난해 하반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관계를 겪으면서 만신창이가 된 검찰 내부를 추스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서 따르는 후배가 많고 신망이 두터운 신 수석은 검찰 인사에서도 검찰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해 왔다. 신 수석은 또 검찰 개혁 관련 입법을 몰아붙였던 여당 의원들을 만나서도 “검찰을 완전히 망가뜨리면 안 된다”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의 파문과 관련해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자신이 한 말이 대부분 부정당하고, 민정수석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검사장 인사 과정에서의 코디네이터 역할이 사라졌기 때문에 계속 공직을 맡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 수석의 가족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사의 표명 전) 사직한다는 얘기를 사전에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법조인도 “아무리 대통령과 인간적 신뢰 관계가 있더라도 사의 과정이 구체적으로 공개됐는데, 청와대에 더 근무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이 마음을 정할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휴가를 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검찰 내부에선 “파국으로 가는 것 같다” “신 수석이 다시 근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靑 “申, 본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 그러나 청와대의 관측은 다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신 수석의 휴가 사실을 알리면서 “(휴가 복귀 후 신 수석이) 그때는 뭐라고 말씀이 있지 않을까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숙고하고 본래 모습으로 복귀하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본인이 정말 그만두고 싶었다면 사표를 내고 (청와대에) 안 나왔을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만류하는데도 무조건 사표를 내겠다고는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신 수석이 사퇴할 경우 임기 5년 차를 맞은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갈등이 봉합돼야 한다는 희망사항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청와대 참모들은 신 수석과 가까운 비서관들에게 휴가 중인 신 수석을 찾아가라고 제안하는 등 신 수석의 사의 철회를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 내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결국 문 대통령과 신 수석의 기 싸움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 실장은 물론이고 비서관들까지 사의를 접게 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것도 불길이 대통령에게까지 번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신 수석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게 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며 “2017년 집권 이후 청와대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사의 투쟁’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고도예·박효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겠다고 나서자 법조계에서는 중대 범죄 대응 역량이 오히려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법조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등 6대 범죄 관련 수사권을 갖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을 이달 중 발의하고 6월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수사청이 설치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는 없어지고 검사는 영장 청구와 공소유지만 담당하게 된다. 수사청은 미국 법무부 산하에 있는 연방수사국(FBI)처럼 운영되며 영장 청구 권한이나 기소권은 없다. 수사권이 없어진 검찰은 공소청으로 개편된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권한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집중되고 수사청과 경찰이 나머지 범죄를 맡는다. 검찰은 공수처 등 일선 수사기관에서 맡은 사건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하는 역할로 업무가 조정된다. 법조계에서는 권력형 부패 등 중대 범죄일수록 오랜 수사 노하우가 필수인데 새로운 수사 기관을 만들 경우 수사력이 확보될 때까지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등의 경우 고도의 수사 역량과 법률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재조사 등 중복 수사가 벌어져 오히려 인권 침해와 실체적 진실 발견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중대 범죄의 경우 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게 대체적인 추세다. 국제형사재판소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는 검사의 직접 수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올해 1월부터 시행돼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했는데 새 제도가 안착하기도 전에 또다시 수사기관을 만들 경우 혼선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수사청의 소속 부처를 법무부로 할지 행정안전부로 할지도 의견이 갈린다. 법무부에 둘 경우 기존 검찰 조직과 중첩될 수 있고, 행정안전부 산하로 할 경우에는 이미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경찰의 권력 집중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8년 1월 14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권력기관 개편 발표를 하면서 “이미 검찰이 잘하는 특수수사 등에 한해 직접 수사를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을 설치하겠다고 나서자 법조계에서는 중대범죄 대응 역량이 오히려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법조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등 6대 범죄 관련 수사권을 갖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을 이달 중 발의하고 6월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수사청이 설치되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는 없어지고 검사는 영장 청구와 공소유지만 담당하게 된다. 수사청은 미국 법무부 산하에 있는 연방수사국(FBI)처럼 운영되며 영장 청구나 기소권은 없다. 수사권이 없어진 검찰은 공소청으로 개편된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권한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집중되고 수사청과 경찰이 나머지 범죄를 맡는다. 검찰은 공수처 등 일선 수사기관에서 맡은 사건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하는 역할로 업무가 조정된다. 법조계에서는 권력형 부패 등 중대 범죄일수록 오랜 수사 노하우가 필수인데 새로운 수사 기관을 만들 경우 수사력이 확보될 때까지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등의 경우 고도의 수사역량과 법률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재조사 등 중복수사가 벌어져 오히려 인권침해와 실체적 진실 발견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중대범죄의 경우 검사가 수사하도록 하는 게 대체적인 추세다. 국제형사재판소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는 검사의 직접수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올해 1월부터 시행돼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했는데 새 제도가 안착하기도 전에 또 다시 수사기관을 만들 경우 혼선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수사청의 소속 부처를 법무부로 할지 행정안전부로 할지도 의견이 갈린다. 법무부에 둘 경우 기존 검찰 조직과 중첩될 수 있고, 행정안전부 산하로 할 경우에는 이미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경찰의 권력 집중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8년 1월 14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권력기관 개편 발표를 하면서 “이미 검찰이 잘하는 특수수사 등에 한해 직접수사를 인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수사청 설립을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나 조 전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검찰에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신분이어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다.배석준기자 eulius@donga.com신광영기자 neo@donga.com고도예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