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갈등이 무기가 아닌 대화로 해결되는 박애와 우정의 세상, 여러분(청년)은 그런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징표다.” 레오 14세 교황이 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토르베르가타 지구에서 열린 ‘2025년 젊은이의 희년’ 폐막 미사에서 청년들을 향해 이같이 밝혔다. 세계 평화를 위한 청년들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과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교황은 “우리는 다른 사람에 의해 야기된 가장 심각한 악으로 고통받고 있는 젊은이들과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있다”며 “가자지구, 우크라이나의 젊은이들, 전쟁으로 피범벅이 된 이 땅의 모든 이들과 함께하자”고 덧붙였다. 희년은 가톨릭에서 25년 또는 50년마다 선포하는 은총의 기간이다. 이번 희년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6일까지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는 18∼35세 신자를 위한 ‘젊은이의 희년’ 주간으로 지정됐다. 교황은 선한 일을 하기 위한 과감한 선택과 용기를 강조했다. 2일 철야기도에서 교황은 “우정이야말로 세상을 진짜 바꿀 수 있고 평화로 가는 길”이라며 “세상에 정의와 평화의 증인인 복음 전도사가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5월 즉위한 레오 14세가 처음 대규모 청년들과 만나는 자리란 점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바티칸은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교황은 지난달 29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개막 미사에서 지붕 없는 전용 행사 차량 ‘포프모빌’을 타고 깜짝 등장해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기도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음악 공연을 즐기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대회가 2000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가톨릭 우드스톡’이라고 불렸던 세계청년대회장 같았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교황은 2027년 8월 3∼8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 본대회 일정을 직접 언급하며 방한을 예고했다. WYD는 교황이 참가하는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최대 축제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창설했으며, 2∼4년 간격으로 대륙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2027 서울 WYD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교구에서 5일간 열리는 교구 대회(사전 행사)와 서울에서 6일간 열리는 본대회로 나뉜다. 본대회에서는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각국 주교들의 교리 교육, 박람회, 교황과의 밤샘 기도 및 차기 개최국 발표 등이 진행된다.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50만∼70만 명이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이스라엘 인질과 영양실조 상태인 팔레스타인 어린이의 영상을 연이어 공개했다. 가자지구의 참상을 드러내며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휴전 협상 참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660일 넘게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 에비아타르 다비드(24)의 영상을 공개했다. 다비드는 좁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생활하며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다. 그는 삽을 든 채 “이곳이 나의 무덤일 것 같다. 며칠간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나는 총리에게 완전히 버림받았다. 총리는 나와 적에게 잡힌 모든 인질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모습도 공개하며 “점령군(이스라엘군)이 그들을 굶기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마스 연계 무장조직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는 지난달 31일 독일·이스라엘 이중 국적자인 인질 롬 브라슬라브스키(21)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가자지구 기아 위기에 대한 뉴스를 시청하다 이스라엘 정부에 석방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스라엘군은 생존자 기준 현재 20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을 이어 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일 굶주린 가자지구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러 모인 가자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 2곳 근처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국경 인근 검문소에서도 식량을 받기 위해 몰려든 군중 19명이 총격에 사망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발포 사실을 부인하며 최루 스프레이나 공포탄만 사용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한편 유엔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GHF 배급소 근처에서 859명이 사망했다. 또 유엔 주도 식량 수송 경로에서도 수백 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은 구호품 공중 투하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식량 등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가자 주민들에게 식량이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서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이 소련의 핵 공격 체계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미-러, 우크라 전쟁 두고 최근 계속 대립각 세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어리석고 선동적인 발언이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난달 31일 텔레그램에 “전설적인 데드 핸드가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데드 핸드는 소련 시절 적의 공격에 지도부가 무너졌을 때 핵미사일 등이 발사되도록 설계된 보복 공격 시스템이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보유 중인 핵잠수함 71척 중 20여 척을 해상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정기적으로 핵잠수함을 러시아 인근 지역으로 전략 배치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보수 매체인 뉴스맥스 인터뷰에서도 “그(푸틴)는 분명 다루기 힘든 사람”이라며 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화를 여러 번 나눴음에도 갑자기 우크라이나에 폭탄을 날리기 시작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자신이 러시아에 고관세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그(푸틴)는 제재에 꽤 능하고, 피하는 법도 알고 있다”고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압박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14일 “러시아가 향후 50일 안에 종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이고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2차 관세 부과의 유예 기간 또한 기존 50일에서 10∼12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빠르면 8일부터 러시아, 러시아산 원유 등을 수입하는 주요국에 고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압박에도 對우크라 공세 높이는 러시아 하지만 푸틴 정권은 이런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가해진 러시아의 폭격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도 늘리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전월보다 넓은 우크라이나 땅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는 전체의 약 19%에 달한다. 특히 양국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78%를 장악하고 있다. 1년 전(62%)보다 늘어난 수치다. 한편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모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 특사는 조만간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 계획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러시아에는 올 2월 이후 푸틴 대통령을 최소 네 차례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파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윗코프 특사 파견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최근 방문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서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전 대통령이 옛 소련의 핵 공격 체계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미러, 우크라 전쟁 두고 최근 계속 대립각 세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어리석고 선동적인 발언이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난달 31일 텔레그램에 “전설적인 데드 핸드가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데드 핸드는 적의 공격에 러시아 지도부가 무너졌을 때 핵 미사일 등이 발사되도록 설계된 보복 공격 시스템이다.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보유 중인 핵잠수함 71척 중 20여 척을 해상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정기적으로 핵잠수함을 러시아 인근 지역으로 전략 배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보수 매체인 뉴스맥스 인터뷰에서도 “그(푸틴)는 분명 다루기 힘든 사람”이라며 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화를 여러번 나눴음에도 갑자기 우크라이나에 폭탄을 날리기 시작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자신이 러시아에 고관세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그(푸틴)은 제재에 꽤 능하고, 피하는 법도 알고 있다”고 했다.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압박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14일 “러시아가 향후 50일 안에 종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2차 관세 부과의 유예 기간 또한 기존 50일에서 10~12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빠르면 8일부터 러시아, 러시아산 원유 등을 수입하는 주요국에 고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압박에도 對우크라 공세 높이는 러시아하지만 푸틴 정권은 이런 위협에도 아랑곳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가해진 러시아의 폭격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도 늘리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전월보다 넓은 우크라이나 땅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는 전체의 약 19%에 달한다. 특히 양국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78%를 장악하고 있다. 1년 전(62%)보다 늘어난 수치다.한편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모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 특사는 조만간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 계획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러시아에는 올 2월 이후 푸틴 대통령을 최소 네 차례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파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윗코프 특사 파견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최근 방문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의 봉쇄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캐나다가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뜻을 지난달 30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프랑스, 지난달 29일 영국에 이어 주요 7개국(G7) 중 세 번째다. 같은 달 28∼30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두 국가 해법에 관한 고위급 회의’에서도 프랑스 캐나다 스페인 포르투갈 노르웨이 호주 뉴질랜드 룩셈부르크 몰타 등 총 15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지지하는 성명에 서명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별도 국가를 설립해 공존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스라엘과 친이스라엘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국제사회의 이런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이번 행보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니 “9월 유엔 총회 때 팔 국가 인정 가능”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30일 행정수도 오타와 연방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80차 회기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를 배제한 팔레스타인의 총선 실시, 팔레스타인 비무장화, 장기 집권과 부정부패로 비판받고 있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체제의 개혁 등을 ‘주권국가 인정’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카니 총리는 “오늘 아바스 수반과 장시간 통화해 개혁의 약속을 확인했다”며 “팔레스타인이 강력한 민주주의 통치 체제를 가질 수 있도록 캐나다가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정회원 국가가 아니다.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해 현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나라는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47개국(바티칸 교황청 포함)에 이른다. 하지만 주권국가 인정의 키를 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의결되지 못한다. 실제로 2011년과 지난해 4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팔레스타인의 정회원 승격이 부결됐다. 미국과 가까운 한국과 일본 등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의 봉쇄와 대규모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가 고조되면서 이스라엘을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캐나다 팔 인정하면 관세 합의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에 2023년 10월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아직 휴전 협정을 맺지 못한 상태에서 캐나다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먼저 인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캐나다와 무역 협정을 맺기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 그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를 이스라엘에 긴급히 파견했다. 윗코프 특사는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배급소 등을 방문하고 상황을 개선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르 오하나 이스라엘 의회 의장은 같은 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의원연맹(IPU)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의사를 밝힌 서방 주요국을 향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라”고 쏘아붙였다. 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면 선제공격으로 이번 전쟁을 일으킨 하마스에 보상을 주는 것이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도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식량 배급을 기다리던 가자 주민에게 발포해 주민들이 사망하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가자의 한 검문소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이 발생해 식량 배급을 기다리던 주민 최소 4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휴전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가자지구 병합이 비중 있게 검토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의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연정을 구성하는 극우 성향 정당에서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가자지구 병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조치라 실제 추진 시 큰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가자지구를 부분적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군 지휘관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각료들은 가자지구 합병 방안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특히 연립정부 내 강경론자들은 가자지구 병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쿠드당의 모셰 사다 의원은 “앞으로 일어날 일은 가자지구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정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정부 내 극우파 인사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이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페르 구테르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점령에 나선다면 하마스는 더 많은 이스라엘인을 목표로 삼고, 폭발물과 저격수로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주민들의 기아를 우려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은 커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끔찍한 상황을 끝낼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두 국가 해법’을 위한 장기적 평화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급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따른 기아 위기를 비판하며 이스라엘 외교·안보장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9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에 기아는 없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많은 책임이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휴전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가자지구 병합이 비중있게 검토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연장을 구성하는 극우 성향 정당에서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가자지구 병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조치라 실제 추진시 큰 논란이 예상된다.29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가자지구를 부분적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군 지휘관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각료들은 가자지구 합병 방안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주 안보 내각을 소집해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특히 연립정부 내 강경론자들은 가자지구 병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쿠르당의 모셰 사다 의원은 “앞으로 일어날 일은 가자지구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정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정부 내 극우파 인사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이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페르 구테르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점령에 나선다면 하마스는 더 많은 이스라엘인을 목표로 삼고, 폭발물과 저격수로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가자 주민들의 기아를 우려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은 커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끔찍한 상황을 끝낼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두 국가 해법’을 위한 장기적 평화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영국은 친이스라엘 외교를 펴는 미국을 의식해 두 국가 해법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진 않았다. 앞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구호품 공급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했다. 네델란드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따른 기아 위기를 비판하며 이스라엘 외무·안보장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 미국 공화당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해법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공화당)은 “이스라엘의 모든 인질은 송환돼야 하지만,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인도적 위기, 굶주림 역시 마찬가지(끔찍한 일)”라고 비판했다. 미 공화당 의원이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제노사이드란 표현을 쓴 건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즈(NYT)는 전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9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에 기아는 없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많은 책임이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중국어,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가 모든 공연예술인에게 선망의 무대인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선택을 받은 것에 유럽 문화계 인사들이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최석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감독(예술경영지원센터)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6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공식 초청언어로 한국어가 최근 선정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감독은 “나 스스로도 언어 사용자 수나 영향력 측면에서 중국어가 선정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한국어, 그리고 한국 문화의 역동성이 유럽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아비뇽 페스티벌에 오를 한국의 공연 전시 작품을 제안하고 주최 측과 조율하는 총괄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아비뇽 페스티벌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홀란트 페스티벌과 더불어 세계 3대 공연 축제로 꼽힌다. ‘언어 교류를 통한 문화 다양성 복원’을 모토로 2022년부터 공식 초청언어 세션을 선정해 운영해 왔다. 이를 두고 타 문화권에 다소 배타적이었던 아비뇽 페스티벌에 변화의 바람이 시작된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2022년 영어, 2023년 스페인어에 이어 올해는 아랍어 문화를 주제로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최 감독은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프랑스권 공연은 물론 영어 자막 제공조차 적었는데 큰 변화가 프랑스 문화계에 불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는 아시아권 최초로 한국어 특별 세션이 진행된다. 최신 유행의 한국 공연 전시가 아비뇽에서 펼쳐지고, 한국의 음식과 술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한국어를 매개로 작품 활동을 하는 외국인 예술가들의 작품도 소개될 예정이다. 그는 “국내에선 한국어가 단일 민족인 우리만 쓰는 언어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지만, 이미 세계는 한국어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비뇽 페스티벌 측은 남북한을 아우를 수 있는 예술가 초청도 검토했다. 최 감독은 “아직 성사 여부는 밝힐 수 없지만, 언어를 통해 극단으로 분열된 세계를 치유해 보자는 게 아비뇽 페스티벌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아비뇽 페스티벌에선 공연 개최뿐 아니라 향후 유럽의 각종 무대에 오를 작품에 대한 계약도 진행된다. 일종의 쇼케이스가 진행되는 것. 최 감독은 “아비뇽이라는 문화 이너서클에 한국 문화를 일회성으로 소개하는 것을 넘어 좋은 예술가들이 유럽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상호관세율 15%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벌인 총력전이 화제다. EU의 적극적인 대응은 미국과 막판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EU, 투자 예정 기업까지 읊으며 트럼프 설득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올 2월 이후 미 워싱턴을 일곱 차례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대면 협상 외에도 미국 협상 파트너와 전화 및 영상통화를 100시간 이상 했다. 예컨대 미-EU 정상회담 1주일 전 슬로바키아 자택으로 돌아가는 1000km가 넘는 긴 여정의 절반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통화하는 데 보냈다. 당시 그의 차량 뒷좌석에 있던 반려견 골든리트리버 두 마리가 거친 숨소리를 내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이 러트닉 장관에게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협상 막판 필요한 서류를 다운로드받기 위해 와이파이가 되는 주차장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질문에 대한 EU 협상단의 기민한 대응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골프리조트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최종 담판을 벌일 당시 EU의 6000억 달러(약 830조 원) 투자 계획에 의문을 품었다. 유럽 기업들이 거액의 대미 투자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당시 EU 관계자들은 “투자 계획은 실질적”이라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증명해 보라(prove it)”고 요구했다. 이에 EU 당국자들은 미리 준비해 놓은 ‘투자 예정 기업 리스트’를 줄줄 읊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안심시켰다고 WSJ는 보도했다. EU 협상단의 대응은 철저한 준비에 따른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 협상단은 앞서 미국과 15% 관세 협정을 타결한 일본 정부에 조언을 구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에서 디테일까지 파고든다”는 답변을 들었다. 투자 예정 기업 리스트 등 각종 협상 자료들을 꼼꼼히 만들어 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美, 협상 마지막까지 EU에 강하게 시장 개방 요구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협상 타결 직전까지 EU에 전화를 걸어 “미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압박했다. 미국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각국의 시장 확대를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에도 이 같은 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무역 환경을 바꿔놓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진짜로 진지하다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었다”며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불가능한 것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EU는 미국에 강 대 강으로 맞설 수 있다는 기존 방침을 접었다. EU는 무역협상 초기에는 미국산 땅콩버터나 할리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EU가 전략을 수정해 미국산 에너지 구매, 관세 인하 계획 등을 미국에 전달한 뒤에야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진전됐다고 한다. 또 EU는 7500억 달러(약 1000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와 6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미국산 무기 구입 같은 ‘선물 보따리’를 약속한 대가로 상호관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출 수 있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상호관세율 15%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벌인 총력전이 화제다. EU의 적극적인 대응은 미국과 막판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EU, 투자 예정 기업 리스트까지 읊으며 트럼프 설득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올 2월 이후 미 워싱턴을 일곱 차례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대면 협상 외에도 미국 협상 파트너와 전화 및 영상통화를 100시간 이상 했다. 예컨대 미-EU 정상회담 1주일 전 슬로바키아 자택으로 돌아가는 1000㎞가 넘는 긴 여정의 절반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통화하는데 보냈다. 당시 그의 차량 뒷좌석에 반려견인 골든리트리버 두 마리가 거친 숨소리를 내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이 러트닉 장관에게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협상 막판 필요한 서류를 다운로드 받기 위해 와이파이가 되는 주차장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질문에 대한 EU 협상단의 기민한 대응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골프리조트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최종 담판을 벌일 당시 EU의 6000억 달러(약 830조 원) 투자계획에 의문을 품었다. 유럽 기업들이 거액의 대미 투자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당시 EU 관계자들은 “투자계획이 실질적”이라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증명해보라(prove it)”고 요구했다. 이에 EU 당국자들은 미리 준비해 놓은 ‘투자 예정기업 리스트’를 줄줄 읊으며 트럼프를 안심시켰다고 WSJ는 보도했다.EU 협상단의 대응은 철저한 준비에 따른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 협상단은 앞서 미국과 15% 관세 협정을 타결한 일본 정부에 조언을 구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에서 디테일까지 파고 든다”는 답변을 들었다. 투자 예정기업 리스트 등 각종 협상 자료들을 꼼꼼히 만들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美, 협상 마지막까지 EU에 강하게 시장개방 요구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협상 타결 직전까지 EU에 전화를 걸어 “미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강화하는데 초첨을 맞추라”고 압박했다. 미국이 관세협상 과정에서 각국의 시장 확대를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에도 이 같은 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과의 무역합의를 발표하면서 미국산 제품들이 이 나라에 수출될 때 사실상 무관세가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무역환경을 바꿔놓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진짜로 진지하다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었다”며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불가능한 것이 됐다”고 말했다.결국 EU는 미국에 강대강으로 맞설 수 있다는 기존 방침을 접었다. EU는 무역협상 초기에는 미국산 땅콩버터나 할리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EU가 전략을 수정해 미국산 에너지 구매, 관세 인하 계획 등을 미국에 전달한 뒤에야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진전됐다고 한다. 또 EU는 7500억 달러(약 1000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와 6000억 달러(약 830조 원)의 대미 투자, 미국산 무기 구입 같은 ‘선물 보따리’를 약속한 대가로 상호관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출 수 있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리’, 유럽연합(EU)의 ‘굴욕’으로 끝났다.” 27일(현지 시간) 미국과 EU가 무역 협상을 타결한 직후 영국 텔레그래프가 내놓은 논평이다. EU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30%보다는 낮은 15% 상호관세율을 얻어냈지만, 이번 합의로 유럽의 자동차, 명품, 제약 산업 등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EU 1, 2위 경제 대국이지만 이미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재정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후 가장 큰 정치적,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렸다.● NYT “트럼프 재집권 후 최대 성과”EU는 미국이 앞서 협상을 타결한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체급’, ‘중요도’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조4128억 달러(약 2경6781조 원)에 이르며,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그런 만큼, 전반적으로 미국에 유리한 결과란 평가가 나오는 이번 미-EU 합의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겐 상당한 치적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 뒤 들고나온 문서에는 EU의 대(對)미국 투자 금액이 5000억 달러에서 6000억 달러로 수정돼 있었다. 앞서 22일 일본과의 합의 당시 4000억 달러로 표시된 문서를 5500억 달러로 늘린 것과 유사하다. 또 EU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비용도 6000억 달러에서 7500억 달러로 수정돼 있었다. EU는 향후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도 구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건 최악의 무역전쟁을 일단 피하자는 의도가 크게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높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미국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4월부터 부과된 25%에서 절반인 12.5%로 인하했다. 이에 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2.5%의 관세를 더해 총 15%가 됐다.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조정된 것이다. 반면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고 NYT가 EU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자동차에서도 사실상 미국이 더 유리한 결과를 얻은 것. EU는 대다수 미국산 기계류 제품에도 무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군사 위협을 막기 위해선 미국과의 안보, 군사 협력이 절실한 점도 이번 협상 과정에서 EU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미국이 유럽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역시 기존 50%로 유지하기로 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과 EU는 모든 항공기 및 관련 부품, 반도체 장비, 특정 복제약, 특정 화학 제품, 특정 농산물 및 천연자원과 핵심 원자재 등 전략적 품목에는 상호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합의 직후 佛과 伊에서 불만 터져 나와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관세율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EU에서 적잖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8일 “의약품과 자동차 등 민감한 분야의 여러 요소가 빠져 있고, 농산물 일부 품목 면세 여부, 에너지 구매 조건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로랑 생마르탱 대외무역 담당 장관도 “(이번 합의는) 불균형하다.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균형 회복’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추가 협상 가능성도 제기한다. EU 측이 대미(對美) 투자가 정확히 언제, 어떤 분야에서 이뤄질지 확정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향후 세부 협상에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EU 실무진은 28일 양국 정상회담 후에도 일부 세부 사항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BBC방송도 “투자 관련 큰 숫자들이 거론됐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을 수 있다”며 협정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한국 수출의 양대 기둥인 자동차와 반도체가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시장 최대 경쟁자 일본에 이어 유럽까지 15%로 자동차 관세를 하향 조정했는데 우리 자동차만 여전히 25% 고관세를 적용받을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를 2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반도체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약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관세율을 15%로 책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유럽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대부분의 EU산 제품에도 15%의 관세율이 부과된다. 그 대신 EU는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고, 군사 장비도 구입하기로 했다. 또 EU는 기존 투자 외에 6000억 달러를 추가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일본과 유럽이 모두 관세율 인하에 합의하면서 한국 완성차 업체는 수세에 몰렸다. 관세 협상에서 우리도 15% 수준으로 관세를 낮추지 못할 경우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유럽 경쟁 업체에 완전히 밀려버릴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7일(현지 시간) EU와의 무역협상 타결 후 트럼프 행정부가 2주 안에 반도체 수입 관련 국가 안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부터 25% 이상의 반도체 품목관세를 예고해 왔다. 대통령실은 28일 미국과의 안보 패키지 협의와 관련해 ‘국방비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에 대해 “미국 측 압박이 매우 거센 것은 사실”이라며 “가능한 한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양보의 폭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가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아직 관세 합의를 못 이룬 나라들에 대한 관세율을 묻는 질문에 “15∼20% 정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7일 모든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었던 미-EU 간 무역전쟁이 사실상 일단락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동한 뒤 “이번 합의는 사실상 마무리됐으며, 지금까지 체결된 모든 무역합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합의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합의는 안정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번 협상 타결로 EU산 자동차 및 모든 품목에 일괄 15% 관세가 부과된다. EU는 미국에 총 6000억 달러(약 830조7000억 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EU는 미국산 에너지를 1500억 달러(약 207조7000억 원)가량 구매하고, 미국산 군사 장비도 추가 구매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수 개월 동안 이어진 워싱턴과 브뤼셀 간의 긴박한 ‘셔틀 외교’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U는 최근 ‘15% 상호관세’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도 유럽 경제에 중요한 자동차 등 일부 산업 분야에 대한 관세 완화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한국 외 스위스, 대만 등과 유사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 주요 아시아 수출국들은 이미 미국과 15~20% 수준의 상호 관세율에 합의한 바 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약 1000억 유로(117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이 최근 심각한 식량난 등에 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26일부터 공중 투하 방식의 구호품 공급에 나섰다. 또 27일부터 매일 10시간 동안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작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장기화로 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사상자 수가 늘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중 투하로는 구호품의 충분한 공급이 어렵고, 오히려 구호품에 맞아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6일 가자지구에 식량 등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공중 투하하는 작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협조관(COGAT)이 유엔 등과 함께 화물 운반대 7개 분량의 밀가루, 설탕, 통조림 등을 보급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트럭 250대 이상 분량의 구호품을 국경 검문소에 하역했고, 이를 가자 주민들에게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유엔 등과 논의하고 있다. 또 식수 공급량도 하루 2000㎥에서 10배인 2만 ㎥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군은 27일부터 가자지구 3개 지역 일대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10시간 동안 군사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27일부터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휴전이 적용돼 구호품의 전달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호품 공중 투하 방식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공중 투하 방식의 지원을 했지만 이를 통해 전달된 식량이 극히 적어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 구호품에 민간인이 맞아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례도 있었다. 필립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사무총장은 “공중 투하는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며 굶주린 민간인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는 3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협상 결렬 후 한층 강화됐다. 특히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도주의 구호물자를 빼돌린다고 주장하며 식량 식수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 중 약 3분의 1은 최근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27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만나 무역협상 최종 담판에 나선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은 EU산 수입품에 15% 전후의 상호관세율을 부과하고,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율을 50%로 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앞서 미국이 22일 일본과 체결한 합의 내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EU 무역협상 타결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렸고, 27일 미-EU 정상회담에서 최종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EU 고위 당국자들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측은 EU산 철강, 자동차, 의약품에 적용될 관세율에 대한 세부 사항을 두고 강하게 맞붙었다고 한다. FT는 양측 협상단의 논의가 다소 과격하고 전투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스코틀랜드 도착 직후 미국과 EU 간 무역협상의 미해결 쟁점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쟁점은 아마도 20개 사안에 관련돼 있다. 당신은 그걸 다 듣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EU는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합의가 가시권에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EU는 관세 부과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EU는 9일 미국과 ‘원칙적 합의’를 체결할 수 있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돌연 30% 상호관세를 8월부터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EU에 보냈다. 현재 미국에 수출되는 EU산 제품에는 기본관세를 포함해 평균 14.8%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이를 2배로 끌어올리겠다고 압박한 것. 이에 EU도 미국산 항공기, 자동차, 버번위스키 등 총 930억 유로(약 150조 원) 상당의 상품을 겨냥한 보복관세안을 확정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다음 달 7일부터 보복관세를 시행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달 미영 무역합의 후속으로 철강 관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매년 영국산 자동차 10만 대에 대해 10% 관세만 적용하기로 영국과 합의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가자 보건당국은 21∼23일 사흘간 가자지구에서 기아로 최소 4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중 상당수는 어린이와 신생아 등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2일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의 한 병원에서 생후 6주가 지난 남자 아기 유세프가 역시 굶주림으로 숨졌다. 제대로 먹지 못해 갈비뼈가 튀어나올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아사로 수십 명이 숨진 사태는 처음이라고 팔레스타인 측은 주장한다. 가자 주민 파이자 압둘 라흐만 씨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예전에도 배고팠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이 최악”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가자지구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현재 가자지구의 식량은 거의 바닥난 상태다. 상점의 선반은 텅 비었고, 밀가루 가격은 연초 대비 30배 이상 치솟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국제 구호품을 탈취한다는 이유로 올 3월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5월부터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배급소 4곳을 통해 제한적인 배급만 허용해 식량 부족이 심화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의 식량 위기를 “구호물자 봉쇄로 인한 인위적인 대량 기아”라고 지적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 옥스팜 인터내셔널, 국제앰네스티 등 109개 단체도 가자지구의 위기 완화를 위해 물자 반입을 허용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가자 외곽의 창고만 가도 깨끗한 물, 의약품, 주거 용품, 연료 수 t(톤)이 배포되지 못한 채 쌓여 있다. 이스라엘의 배급 제한과 지연, 봉쇄로 인한 단절이 기아와 죽음을 초래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 와중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가자 당국에 따르면 23일에만 이스라엘의 공습과 총격으로 100명 이상이 숨졌다. 특히 프리랜서 기자 왈라 알자아바리 씨의 일가족 5명이 모조리 사망했다. 사망자 중 아이들 또한 최근 극심한 기아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로 기아 상태에 빠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새로운 ‘구호 통로(aid corridor)’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자지구의 물·식량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구호소 일대에서조차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사상자가 속출하며 국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스라엘 측이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가자지구 내 구호 물자가 오갈 수 있는 인도적 통로를 마련하는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이 모두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를 이날 가자지구로 급파했다고도 공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21일에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 지상군을 진격시켰다. 이곳에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당일 납치돼 아직까지 억류 중인 약 20명의 인질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진격, 연일 거듭되는 대규모 공습 등으로 국제구호단체와 의료기관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늘고 있다. 데이르알발라의 세계보건기구(WHO) 직원 숙소 또한 최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 WHO 측은 “이스라엘군이 일부 남성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총구를 겨눴다”고 비판했다. 이 여파로 국제사회의 반(反)이스라엘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관광객 1600여 명을 태운 크루즈선은 22일 그리스의 유명 휴양지 시로스섬에 입항하려다가 회항했다. 섬 주민이 포함된 300여 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은 대량 학살을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항의시위를 펼쳤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관광업 비중이 크고 이스라엘 관광객 또한 많은 그리스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처음으로 22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대대적인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같은 날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감시를 담당하는 기관들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에 서명하자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19년 5월 집권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다. 이후 전쟁 중이라는 이유로 줄곧 대선 실시를 거부하고 있어 야권의 불만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그가 정권에 대한 부패 수사까지 마다하려는 모양새를 보이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물론 유럽연합(EU) 등도 우려를 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르비우, 드니프로, 오데사 등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법안 서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부패 수사를 마다하려는 젤렌스키 정권의 행보가 권위주의 통치로 유명한 푸틴 정권과 다를 바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꼬집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사청(SAPO) 등 두 기관을 검찰총장이 직접 관리감독하게 만드는 법안에 서명했다. 대통령실 주도로 추진됐고, 여당이 다수인 의회에서 통과됐다. 법안 제출, 의회 표결, 대통령 서명까지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법안이 처리됐다. 법안이 시행되면 고위 공직자 수사를 담당하는 두 기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지난달 검찰총장에 임명된 루슬란 크라우첸코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크라우첸코 총장의 승인 없이는 젤렌스키 정권의 주요 인사에 대한 수사 및 기소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야권 지도자인 올렉시 곤차렌코 하원의원은 “반부패 기관의 독립성이 사라졌다. ‘작은 독재 국가(우크라이나)’는 조만간 ‘큰 독재 국가(러시아)’에 삼켜질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대하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EU는 회원국의 민주주의 향상, 사회 투명성 제고 등을 가입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욤 메르시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두 기관은 우크라이나의 부패와 싸우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르타 코스 EU 확장담당 집행위원 또한 “우크라이나의 법치주의 후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 등이 밝혔다. 그러나 EU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중국이 돕는 것을 비판하고 있고, 중국 또한 EU가 자국과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밀착한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고 있어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편이다.양측 갈등 여파로 이미 EU 대표단의 방중 일정 또한 기존 이틀에서 하루로 축소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당초 24일 시 주석과 리창(李强) 총리 등을 만나고 25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24일 일정만 소화한 후 귀국하기로 했다.양측 갈등은 18일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EU는 이날 러시아산 원유 상한가 인하 등 제18차 대(對)러시아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관련 제재 명단에 러시아를 도운 혐의가 있는 중국 은행 두 곳도 포함시켰다. 중국 상무부는 21일 “날조된 혐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한다. 국제법상 근거가 없는 일방적인 제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양측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는 것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중국이 희토류 분야의 주도권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이 외에도 EU는 중국이 자국산 전기차, 철강 등을 헐값 수출한다는 것에, EU는 중국이 EU산 브랜디 등에 반(反)덤핑 관세 등을 부과한 것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이런 사안들에 대한 이견이 커 24일 정상회담에서도 양측이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보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차원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한편 21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23일 튀르키예에서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곧 양측에 휴전을 강하게 촉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일정부분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러시아를 향해 “50일 내 우크라이나와 휴전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교역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단행했지만 결국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이 20일 유엔 구호품을 기다리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발포해 최소 93명이 숨졌다. 하루 기준으로는 구호품을 기다리다 숨진 사람이 가장 많은 사례라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가 4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최근 24시간 동안에만 최소 19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굶주림으로 숨졌다고 알자지라가 20일 보도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선 오랜 기아에 지친 주민들이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보낸 25대의 트럭을 둘러쌌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고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통해 상황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 주민은 AFP통신에 “이스라엘 전차들이 마구잡이로 포탄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저격수들은 숲에서 사냥하듯 주민들에게 총을 쐈다”고 토로했다. WFP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적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불가피한 총격이 있었다며 “사망자 수도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다만 정확한 사망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알자지라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힌드쿠다리와 가자시티에서는 각각 35일, 4개월 된 아이가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영양실조로 사망한 아동이 최소 71명, 현재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는 아동은 최소 6만 명에 이른다. 이 여파로 20일 튀르키예, 이라크, 튀니지, 모로코 등 주요 이슬람 국가의 대도시에서는 가자 주민들을 아사(餓死) 위기에 몰아넣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열렸다. 그럼에도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 소개령을 내리고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일대에서 전쟁 당일 포로로 붙잡은 인질들을 데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데이르알발라 일대에 대피 경보를 발령한 것은 2023년 10월 전쟁 발발 후 처음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설명했다. 공습에 따른 사망자 규모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일 레오 14세 교황은 사흘 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유일한 가톨릭 교회인 ‘성가족성당’을 공습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해당 공습으로 숨진 사망자 3명의 이름을 거론한 뒤 “야만적인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