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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이란을 전격 공습해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사진)를 제거했다. 신정일치 체제 국가인 이란에서 37년간 철권통치를 이어 온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각을 세우며 핵과 미사일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데 이어, 이번엔 중동의 대표적 반(反)미 지도자로 인식돼 온 하메네이를 기습 폭격으로 제거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점점 더 거친 방식으로 ‘힘을 통한 질서’ 안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세계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각각 ‘에픽 퓨리(Epic Fury·압도적 분노)’, ‘로링 라이언(Roaring Lion·포효하는 사자)’이라고 명명한 이번 작전은 하메네이를 포함해 이란 수뇌부가 모이는 장소와 핵 시설 등을 공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 위 정부’로 통하는 엘리트 군사조직 혁명수비대의 총사령관 등 군 핵심 관계자들도 여러 명이 숨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습 뒤 “우리의 목표는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해 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이란의 핵 역량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게 작전의 최우선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또 “이는 이란 국민을 위한 정의”라며 “이란 국민이 자신의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단 한 번뿐인 가장 위대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습이 이란 정부의 지휘 체계를 흔드는 건 물론이고 체제 전환까지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정밀한 폭격이 대규모로 이번 주 내내 이뤄지거나 필요하다면 그 이상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추가 공격도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하메네이 제거 다음 날인 1일에도 이란 내 탄도미사일 시설 등을 겨냥해 공습에 나섰다. 이란도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약 1시간 만에 이스라엘 주요 도시와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위치한 미군 기지 14곳에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또 1일에도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등에 공격을 이어갔다. 한편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 차원에서 1일 오후 중동 오만만에서 작전 중인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함을 향해 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타격했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이란을 전격 공습해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제거했다. 신정일치 체제 국가인 이란에서 37년간 철권통치를 이어 온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각을 세우며 핵과 미사일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월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데 이어, 이번엔 중동의 대표적 반(反)미 지도자로 인식돼 온 하메네이를 기습 폭격으로 제거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점점 더 거친 방식으로 ‘힘을 통한 질서’ 안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세계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미국과 이스라엘이 각각 ‘에픽 퓨리(Epic Fury·압도적 분노)’, ‘로링 라이언(Roaring Lion·포효하는 사자)’이라고 명명한 이번 작전은 하메네이를 포함해 이란 수뇌부가 모이는 장소와 핵 시설 등을 공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 위 정부’로 통하는 엘리트 군사조직 혁명수비대의 총사령관 등 군 핵심 관계자들도 여러 명이 숨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습 뒤 “우리의 목표는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해 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이란의 핵 역량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게 작전의 최우선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또 “이는 이란 국민을 위한 정의”라며 “이란 국민이 자신의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단 한 번뿐인 가장 위대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습이 이란 정부의 지휘 체계를 흔드는 건 물론이고 체제 전환까지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정밀한 폭격이 대규모로 이번 주 내내 이뤄지거나 필요하다면 그 이상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추가 공격도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하메네이 제거 다음 날인 1일에도 이란 내 탄도미사일 시설 등을 겨냥해 공습에 나섰다.이란도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약 1시간 만에 이스라엘 주요 도시와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위치한 미군 기지 14곳에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또 1일에도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등에 공격을 이어갔다.한편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 차원에서 1일 오후 중동 오만만에서 작전 중인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함을 향해 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타격했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란 수뇌부를 일거에 노린 한낮의 기습 공격이었다.’미국과 이스라엘이 통상적으로 대규모 공습이 이뤄졌던 심야 시간대가 아닌 지난달 28일 오전 9시 45분(이란 현지 시간·한국 시간 오후 3시 15분)경 이란 공습을 개시한 이유에 대한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분석이다.미국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 모사드 등은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필두로 한 이란 수뇌부들이 이 시간대에 회의를 한다는 점을 포착했다. 이를 노린 한낮의 공습이 전례 없는 이란 지도부 제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메네이 외에도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 모하마드 파크푸르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가 대거 숨졌다.● 정보력 믿고 ‘대낮 공습’ 감행… 하메네이 은신처에 폭탄 30발NYT, WSJ에 따르면 CIA는 수개월 동안 하메네이를 추적했다. 그 결과 지난달 28일 오전 테헤란 도심에서 열리는 이란 고위급 회의에 하메네이가 참석한다는 사실, 하메네이가 이 회의 전 테헤란 관저에 머물며 직무를 수행한다는 점 등 하메네이의 최종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다. 모사드 역시 같은 날 이란 고위급 인사가 참여하는 회의 3건이 연이어 열린다는 사실을 포착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 승인이 떨어지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역할 분담을 통해 정밀 타격에 나섰다. 미국은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을 집중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고위 관계자들의 거처를 집중 공습했다. 이스라엘 N12방송에 따르면 당시 하메네이는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었지만 최소 30발 투하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지하 60m까지 타격이 가능한 ‘벙커버스터’ 폭탄 또한 쓰였다. 이에 하메네이 외에도 그의 딸, 사위, 손녀 등 가족들도 숨졌다.2003년 이라크전쟁 후 최대 규모의 화력을 최근 중동 일대에 집결시킨 미국은 ‘에이브러햄 링컨’함, ‘제럴드포드’ 항모전단 등은 물론이고 중동 곳곳에 배치된 공군기, 미사일, 무인기(드론) 등을 이란 공격에 활용했다. 이들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휘통제 시설, 이란 방공 체계, 미사일 및 드론 발사 기지, 군용 비행장 등을 집중 공격했다.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F-35와 F-22 전투기 등 첨단 군사장비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美, ‘가미카제 드론’ 첫 투입특히 WSJ에 따르면 미국은 이른바 ‘가미카제 드론’으로 불리는 자폭 드론(one-way attack drones)을 처음으로 실전 투입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 산하 태스크포스(TF) ‘스코피언 스트라이크’가 운용하는 이 자폭 드론은 목표물과 충돌시켜 공격력을 극대화한 무기다.이란제 드론을 개량한 이 무기가 이란 공격에 쓰였다는 점도 화제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모델로 한 저비용 미국산 드론들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 스펙트레워크스가 제작했다.또한 미군은 이번 작전 초기 몇 시간 동안 공중, 지상, 해상에서 모두 ‘정밀 유도 무기(precision-guided munitions)’를 투입시켰다. 핵 시설 등 특정 장소를 정밀 타격하는 데 큰 효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이스라엘은 전투기 약 200대 등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군력을 투입하며 이란 수뇌부의 은신처 약 500곳을 기습했다. 이란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동시에 가했다. 이란 국영 뉴스통신사 IRNA의 홈페이지 등에는 이스라엘의 해킹 여파로 ‘하메네이 정권의 부대에 두려운 시간이 찾아왔다’ 등의 문구가 떴다. 이스라엘은 무슬림들이 기도 시간을 파악하기 위해 쓰는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해킹해 이란 군인들에게 반란을 권유하고 이란 시민에게는 정부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美, 이란 학교 폭격에 여학생 최소 148명 사망이번 공습으로 이란 민간인 사상자 또한 대거 발생했다. 이란 적십자사는 이란 31개 주 중 24개 주가 공격을 받았으며 최소 201명이 사망하고 747명이 부상했다고 1일 밝혔다. 특히 혁명수비대 기지가 있는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의 여자 초등학교가 공습을 받아 최소 148명의 여학생이 숨졌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현지 시간) 이란 국민들에게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 대한 봉기를 촉구했다. 이란 정부의 폭압적 시위 진압과 무리한 핵 프로그램 개발을 이날 전격 공습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공격을) 끝내면 당신들의 정부를 접수하라. 이것은 아마도 여러 세대에 걸쳐 여러분의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란 국민의 자유의 시간은 가까이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군인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완전한 면책을 받아야 한다”며 투항을 권유하기도 했다.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의 테러 정권이 제기하는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 살인적 테러 정권이 전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공동 행동은 용감한 이란 국민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란 국민 모두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란을 건설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이란 수도 테헤란, 곰, 카라지, 게슘 등 전국 주요도시를 동시다발로 공습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란이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에 대해 미사일로 즉각 반격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미국의 공습에 이란 핵시설이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지 여부, 이란 보복공격의 수위에 따라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확산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이란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이 포착됐다”며 “방공망을 가동해 미사일 요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각지에 공습 경보를 발령하고 휴대전화를 통해 경고 메시지도 발송했다.이번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될지 여부는 양측의 피해 규모에 달려있다고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미국의 공습에도 핵 시설 파괴가 제한적이거나, 이란이 항전 의지를 강하게 드러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작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의 테러 정권이 제기하는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집권 1기 당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에 대한 살해 작전을 펼쳐 성공했다. 지난해 이란과의 ‘12일 전쟁’ 당시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알리 샤드마니 이란군 전시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 등을 표적 살해했다. 올해 초 베네수엘라의 철권통치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군사 작전으로 축출했다. 지난달 13일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집단 처형 중단을 촉구하면서 실제 과거 사례들을 언급하기도 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공습만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유도하긴 어렵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때처럼 특수부대 등 소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인명 피해 위험 부담이 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약 9200만 명, 탄도미사일 2000여 기를 보유한 이란은 중동의 대표적인 군사 강국이다. 또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이란 지상군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에서 높은 역량을 보여줬고, 하메네이에 대한 경호 수준도 매우 높다. 지상군 투입은 미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일각에선 이란이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를 이용해 해외 미군 기지 등에 반격을 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 유럽 내 잠복해 있는 헤즈볼라 등과 함께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비해 주요 핵시설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해왔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4억9500만 유로(약 8431억 원)의 비밀 무기거래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체결한 합의를 통해 이란에 3년에 걸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발사장치 ‘베르바’ 500대, ‘9M336’ 미사일 2500기를 인도하기로 했다. 베르바는 순항 미사일, 저고도 항공기, 드론을 타격할 수 있는 어깨 견착식 적외선 유도 미사일이다. 러시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차례 무기를 인도할 예정인데, 이미 일부가 이란에 인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주요 핵시설에 대한 방어력 강화도 추진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은 최근 수도 테헤란 외곽 파르친 군사기지의 ‘탈레간2’ 시설을 재건하고 외부 침입에 대비한 요새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콘크리트로 핵 시설을 덮어 마치 석관 형태처럼 은폐해 위성 감시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탈레간2는 핵무기 기폭장치 설계를 위한 고성능 폭발 실험이 진행된 곳으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공습에 타격을 입었다.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미국이 폭격한 이스파한 핵시설 입구도 흙으로 은폐했다. 1월 하순부터 터널 입구를 매립하기 시작해 2월 초 입구를 모두 흙으로 매워 터널 단지로 향하는 모든 지상 통로를 차단했다. 이 같은 작업은 공습이 전개됐을때의 충격 완화와 지상군 특수부대의 침입을 막기위한 조치로 풀이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은 28일(현지 시간) 감행한 이란 공습 작전의 명칭을 ‘포효하는 사자(Roaring Lion)’으로 정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전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때 작전명을 ‘일어나는 사자(Rising Lion)’으로 명명했다. 8개월 뒤 진행된 추가 공습에서 또다시 ‘사자’를 작전명에 쓴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 작전 명칭에 지속적으로 사자를 쓰고 있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중동에서 사자는 용맹과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 중 하나로 여겨진다. 특히 이란의 경우 1979년 이슬람 혁명 전에 사용하던 국기에 사자가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말 발발해 올 1월 중순까지 이어진 반(反)정부 시위에선 일부 시위대가 혁명 전 국기를 흔들며 현 체제를 비난해 이란 안팎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란에서 혁명 전 국기는 혁명 전 나라를 이끌었던 팔레비 왕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 등으로 금기시돼 왔다. 반대로 이란에선 신정체제 이전의 이란 즉 세속주의 시절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도 여겨진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이 이란 내 민심을 자극하기 위해 계속 작전명에 사자를 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공격 뒤 이란에서는 작전명이 ‘일어나는 사자’였다는 것을 두고 “이란 왕정 복고의 메시지를 담은 작전명이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돈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란에서 펼쳐졌던 반정부 시위에서도 사자가 그려진 옛 국기를 흔들며 일부 시위대는 “팔레비 왕정으로의 복귀”를 외쳤다. 또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팔레비 왕조 마지막 샤(국왕)의 장남으로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도 시위대를 지지하는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 시간) 이란을 전격적으로 폭격했다.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 지도부를 타격한 ‘12일 전쟁’ 이후 약 8개월 만에 이란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약 8분 길이의 영상을 통해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그들의 미사일 산업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란을 상대로 예방적(preventive)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이날 이란의 보복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국민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본토 전역에 방공 사이렌을 울렸다.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 후 자국 내 사업장 폐쇄와 휴교령을 발표했다.AP통신, 이란 국영TV 등에 따르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 도심에는 폭발과 함께 굵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테헤란의 폭발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집무실 인근에서 일어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올해 86세인 하메네이가 폭발 당시 집무실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미국과 이스라엘은 일단 이번 타격이 예방적 성격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방타격은 위험의 싹을 미리 자르는 데 초점을 두는 군사행동이다. 이번 합동 공격의 초기 단계는 나흘 동안 지속될 계획으로 알려졌다.특히 이번 공격은 양측이 3차 핵협상을 펼치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시행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2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3차 핵 협상을 진행한 뒤 긍정적 평가를 내린바 있다. 최종적인 협상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고 그간 합의의 걸림돌로 평가돼온 우라늄 농축 중단 문제 등에 진전이 있었다고 이란 측은 주장했다. 이어 다음주 중 오스트리아 빈에서 4차 회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핵 시설이 얼마나 파괴됐는지에 따라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확산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핵 시설 파괴가 제한적이거나,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항전 의지를 강하게 드러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작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집권 1기 당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에 대한 살해 작전을 펼쳐 성공했다. 지난해 이란과의 ‘12일 전쟁’ 당시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알리 샤드마니 이란군 전시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 등을 표적 살해했다. 올해 초 베네수엘라의 철권통치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군사 작전으로 축출했다. 지난달 13일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집단 처형 중단을 촉구하면서 실제 과거 사례들을 언급하기도 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공습만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유도하긴 어렵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때처럼 특수부대 등 소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인명 피해 위험 부담이 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약 9200만 명, 탄도미사일 2000여 기를 보유한 이란은 중동의 대표적인 군사 강국이다. 또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이란 지상군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에서 높은 역량을 보여줬고, 하메네이에 대한 경호 수준도 매우 높다. 지상군 투입은 미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이란은 자국을 향해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공격 규모와 관계없이 ‘침략 행위’로 간주해 보복할 것을 공언해왔다. 이란이 카타르 등에 위치한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란에 제한적인 작전에 돌입한다면 이란은 협상 테이블을 떠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공격은 침략 행위에 해당하며, 당연히 그에 따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이란이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를 이용해 해외 미군 기지 등에 반격을 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 유럽 내 잠복해 있는 헤즈볼라 등과 함께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미국과 이란은 3차에 걸친 핵협상을 진행해왔다. 미국은 이란에 △고농축 우라늄 폐기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여타 테러리스트 대리 세력 지원 등을 수용하라고 압박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때부터 이란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202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협정(JCPOA)를 전격 파기한 바 있다.하지만 이란은 우라늄 일부 포기 등은 수용할 수 있지만 핵 프로그램을 전면 포기할 순 없다고 맞서왔다. 농축 우라늄을 희석해 농도를 낮출 수는 있지만 전면 폐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핵 프로그램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어떤 나라도 이란이 이 기술을 평화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할 수는 없다는 논리를 폈다. 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등은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을 거부해왔다.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비해 주요 핵시설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해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4억9500만 유로(약 8431억 원)의 비밀 무기거래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체결한 합의를 통해 이란에 3년에 걸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발사장치 ‘베르바’ 500대, ‘9M336’ 미사일 2500기를 인도하기로 했다. 베르바는 순항 미사일, 저고도 항공기, 드론을 타격할 수 있는 어깨 견착식 적외선 유도 미사일이다. 러시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차례 무기를 인도할 예정인데, 이미 일부가 이란에 인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주요 핵시설에 대한 방어력 강화도 추진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은 최근 수도 테헤란 외곽 파르친 군사기지의 ‘탈레간2’ 시설을 재건하고 외부 침입에 대비한 요새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콘크리트로 핵 시설을 덮어 마치 석관 형태처럼 은폐해 위성 감시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탈레간2는 핵무기 기폭장치 설계를 위한 고성능 폭발 실험이 진행된 곳으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공습에 타격을 입었다.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미국이 폭격한 이스파한 핵시설 입구도 흙으로 은폐했다. 1월 하순부터 터널 입구를 매립하기 시작해 2월 초 입구를 모두 흙으로 매워 터널 단지로 향하는 모든 지상 통로를 차단했다. 이 같은 작업은 공습이 전개됐을때의 충격 완화와 지상군 특수부대의 침입을 막기위한 조치로 풀이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 23일 레바논 주재 미국대사관의 외교관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레바논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공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타격 전에도 레바논과 이라크 주재 대사관에 비슷한 철수령을 내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3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미국대사관에 근무 중인 비필수 인력 및 그 가족들에게 레바논을 떠나라고 지시했다. 이번 조치로 30∼50명의 직원들이 이미 레바논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필수 인력은 계속 대사관에 남는다.24일 예루살렘포스트는 미군이 이란 공격에 대비해 카리브해에서 중동으로 급파한 제럴드포드 미 항공모함 전단이 23일 지중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조만간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항에 입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레바논은 미국의 중동 내 최대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하이파와 베이루트의 거리는 불과 약 380km. 특히 헤즈볼라는 1983년 베이루트 미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 1984년 미 대사관 부속 건물 폭탄 테러의 배후로 꼽힌다. 이란은 헤즈볼라를 적극 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란 공습을 시작하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중동 내 이란의 대리 세력 또한 미국의 군사기지와 대사관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미국은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 중인 미군도 철수시키고 있다.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한 인력 조정 필요성 또한 주요 철수 이유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번 주말 예정했던 이스라엘 방문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소셜에 이란 공격을 두고 댄 케인 미 합참의장 등 미군 수뇌부가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일축한 뒤 “결정권자는 나”라고 강조했다. 케인 의장이 이란을 공격하라는 자신의 지시를 받는다면 “미군을 선두에서 이끌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케인 의장이 거듭 이란 공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이 23일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의 외교관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레바논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미국이 대(對)이란 공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타격 전에도 레바논과 이라크 주재 대사관에 비슷한 철수령을 내렸다.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3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미국 대사관에 근무 중인 비필수 인력 및 그 가족들에게 레바논을 떠나라고 지시했다. 이번 조치로 30~50명의 직원들이 이미 레바논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필수 인력은 계속 대사관에 남는다.24일 예루살렘포스트는 미군이 이란 공격에 대비해 카리브해에서 중동으로 급파한 제럴드포드 미 항공모함 전단이 23일 지중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조만간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항에 입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레바논은 미국의 중동 내 최대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하이파와 베이루트의 거리는 불과 약 380km. 특히 헤즈볼라는 1983년 베이루트 미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 1984년 미 대사관 부속 건물 폭탄 테러의 배후로 꼽힌다.이란은 헤즈볼라를 적극 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란 공습을 시작하면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중동 내 이란의 대리 세력 또한 미국의 군사기지와 대사관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최근 미국은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 중인 미군 또한 철수시키고 있다.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한 인력 조정 필요성 또한 주요 철수 이유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또한 이번 주말 예정했던 이스라엘 방문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스소셜에 이란 공격을 두고 댄 케인 미 합참의장 등 미군 수뇌부가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일축한 뒤 “결정권자는 나”라고 강조했다. 케인 의장이 이란을 공격하라는 자신의 지시를 받는다면 “미군을 선두에서 이끌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케인 의장이 거듭 이란 공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 “합의하기를 더 바라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그 나라 국민들에게 아주 나쁜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계적 이란 공격안’을 검토했다고 22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란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 정밀 공습을 감행한 뒤, 포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 축출까지 염두에 둔 대규모 공격으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이란은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비밀 무기 거래에 합의하는 등 미국의 공습에 대비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자신을 포함한 핵심 최고 지도부에 대한 암살에 대비하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미국과 이란의 최종 핵 담판을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교민들에게 “신속히 출국하라”고 공지했다.● 美, 1차 공습 후 이란 지도부 축출 시도 검토 vs 이란은 방공망 강화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이란과의 최종 핵 담판 회담을 앞두고 협상 결렬 시 취할 군사적 대응 방안에 대해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논의했다. 이 논의 뒤, 이란 측에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큰 공격을 감행한다’는 압박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 정밀 타격을 감행하는 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신정일치 체제 수호 임무를 맡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본부를 포함해 핵과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 등이 공습 대상으로 꼽힌다. 이 같은 1단계 공격 후에도 이란이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하메네이 축출을 포함한 정권 교체 등을 위한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서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공습만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유도하긴 어렵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때처럼 특수부대 등 소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한때 거론됐다. 하지만 인명 피해 위험 부담이 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약 9200만 명, 탄도미사일 2000여 기를 보유한 이란은 중동의 대표적인 군사 강국이다. 또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이란 지상군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에서 높은 역량을 보여줬고, 하메네이에 대한 경호 수준도 매우 높다. 지상군 투입은 미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 최근 이란은 방공망을 중심으로 한 방어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4억9500만 유로(약 8431억 원)의 비밀 무기 거래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체결한 합의를 통해 이란에 3년에 걸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발사장치 ‘베르바’ 500대, ‘9M336’ 미사일 2500기를 인도하기로 했다. 베르바는 순항 미사일, 저고도 항공기, 드론을 타격할 수 있는 어깨 견착식 적외선 유도 미사일이다. 러시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차례 무기를 인도할 예정인데, 이미 일부가 이란에 인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란이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를 이용해 해외 미군 기지 등에 반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YT는 테러리스트 간 교신인 ‘채터(chatter)’가 최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 유럽 내 잠복해 있는 헤즈볼라 등과 함께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우라늄 농축 포기 못 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22일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외교’를 통한 양국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양측 우려와 이익을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마련 중”이라며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활동의 전면 중단을 두고 “이란은 평화적 핵 에너지를 누릴 모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계적 이란 공격안’을 검토했다고 22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란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 정밀 공습을 감행한 뒤, 포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 축출까지 염두에 둔 대규모 공격으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이란은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비밀 무기 거래에 합의하는 등 미국의 공습에 대비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자신을 포함한 핵심 최고 지도부에 대한 암살에 대비하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미국과 이란의 최종 핵 담판을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교민들에게 “신속히 출국하라”고 공지했다.● 美, 1차 공습 후 이란 지도부 축출 시도 검토 vs 이란은 방공망 강화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이란과의 최종 핵 담판 회담을 앞두고 협상 결렬 시 취할 군사적 대응 방안에 대해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논의했다. 이 논의 뒤, 이란 측에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큰 공격을 감행한다’는 압박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 정밀 타격을 감행하는 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신정일치 체제 수호 임무를 맡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본부를 포함해 핵과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 등이 공습 대상으로 꼽힌다.이 같은 1단계 공격 후에도 이란이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하메네이 축출을 포함한 정권 교체 등을 위한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서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공습만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유도하긴 어렵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때처럼 특수부대 등 소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한때 거론됐다. 하지만 인명 피해 위험 부담이 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약 9200만 명, 탄도미사일 2000여 기를 보유한 이란은 중동의 대표적인 군사 강국이다. 또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이란 지상군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에서 높은 역량을 보여줬고, 하메네이에 대한 경호 수준도 매우 높다. 지상군 투입은 미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최근 이란은 방공망을 중심으로한 방어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방공망 강화를 위해 러시아와 4억9500만 유로(약 8431억 원)의 비밀 무기거래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체결한 합의를 통해 이란에 3년에 걸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발사장치 ‘베르바’ 500대, ‘9M336’ 미사일 2500기를 인도하기로 했다. 베르바는 순항 미사일, 저고도 항공기, 드론을 타격할 수 있는 어깨 견착식 적외선 유도 미사일이다. 러시아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차례 무기를 인도할 예정인데, 이미 일부가 이란에 인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이란이 헤즈볼라 같은 무장단체를 이용해 해외 미군 기지 등에 반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YT는 테러리스트 간 교신인 ‘채터(chatter)’가 최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 유럽 내 잠복해 있는 헤즈볼라 등과 함께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우라늄 농축 포기 못해”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22일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외교’를 통한 양국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양측 우려와 이익을 수용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마련 중”이라며 “이란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면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주장했다.다만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농축 활동의 전면 중단을 두고 “이란은 평화적 핵 에너지를 누릴 모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24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4년을 맞는 가운데 러시아의 추가 침공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압박 등으로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냉전 말기인 1990년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인접한 폴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이 국방비를 대폭 늘렸고, 독일과 프랑스 등도 군사력 강화 행보에 더욱 적극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사실상 전 유럽이 준(準)전시 체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동아일보가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럽 대륙의 군사비 지출은 옛 소련 붕괴 뒤 가장 높은 수준인 6930억 달러(약 1003조 원)를 기록했다. 1990년 6160억 달러(약 892조 원)의 113%에 달한다. 냉전 해제 후 유럽의 국방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에 1990년의 59.6%(3670억 달러·약 531조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5920억 달러(약 857조 원)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방비 증액-징병제 부활 뚜렷SIPRI에 따르면 지중해 섬나라 몰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가 2024년 국방비를 늘렸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모두 맞댄 폴란드는 2024년 한 해 전보다 31% 늘어난 380억 달러(약 55조 원)의 국방비를 집행했다. 폴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2%에 달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GDP의 5% 선에도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러시아와 인접한 스웨덴(34%), 노르웨이(17%), 핀란드(16%) 등도 2024년 국방비를 대폭 늘렸다. 당초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은 2024년 885억 달러(약 128조 원)의 국방비를 지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불과 1년 전 세계 7위에서 세 계단 뛰어오른 것도 이례적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군사력 강화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이 사실상 대대적인 군사대국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은 징병제 부활 등을 포함한 병력 확보에도 열심이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18∼25세 청년을 대상으로 자발적 군복무 제도를 시행한다. 영국은 대학 진학을 미루는 청년들의 군 복무를 유도하는 ‘갭 이어(Gap yea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크로아티아 또한 지난해 18년 만에 징병제를 도입하기로 했고, 오스트리아는 군 복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8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자원 입대자 부족 시 법 개정을 통해 징병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속대응군-군용철도 추진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도 빨리지고 있다. EU는 지난해 3월 8000억 유로(약 1360조 원)를 투입하는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계획을 선언했다. ‘유럽 방위태세 2030 공동 백서’를 발표하는 등 재무장을 주도하고 있다. EU의 국방분야 수장 안드류스 쿠빌류스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주둔 미군의 철수에 대비해 유럽이 10만 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용 철도 건설, 군수 물자의 유럽 자체 생산 확대,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확대 등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유럽방위청(EDA)은 지난해 9월 유럽의 군수 이동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각 회원국에 보냈다.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보낸 탱크와 전투차량 및 군수품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데 45일 이상 걸릴 정도로 유럽의 군사 인프라가 낙후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방비 급증은 유럽의 사회경제 지형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복지를 축소하고 자국 내 외국인, 제3세계 등에 대한 원조를 대폭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복지 예산이 줄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유럽 곳곳에선 극우 정치세력이 부상하고 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유럽이 보여줬던 상당한 수준의 다양성과 공동체 문명은 약화되고, 극단적 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갈 길 잃은 우크라전 종전 협상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의 소유권, 서방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여부 및 서방의 안전보장 방식 등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의견 차이가 현격하다. 두 나라는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공격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21일 국경에서 1500km 떨어진 러시아 우랄지역의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을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로 공격했다. 러시아 또한 22일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격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공병부대가 양측의 주요 교전지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서 폭발물 160만 개를 제거한 뒤 지난해 12월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쿠르스크 주지사가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청와대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가 무효화된 가운데 “한미 간의 특별한 동맹 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3500억 달러(약 507조 원)의 대미 투자는 한미 관세 합의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년간 미국을 이용해 온 나라들이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오래 웃지는 못할 것”이라고 추가 조치를 경고한 가운데 ‘전략적 신중함’을 강조한 것이다.● 긴박 대응 나선 靑 “대미 투자 이행” 청와대는 21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주재로 부처 관계자들과 대미 통상현안 관계 부처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22일에는 당정청이 함께 ‘관세 관련 통상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산업통상부는 23일에도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어 업종별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번 판결에도 지난해 11월 한미 간 체결된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이행 방침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상호관세 무효화로 한미 관세 합의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미국과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 선정 절차 논의 등을 이어 가겠다는 것.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현재 미국이 부과 중인 15%의 상호관세는 무효가 되지만,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 10% 부과를 후속 발표한 만큼 미국의 추가 조치와 주요 국가들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과 대미 수출 여건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한미 간의 특별한 동맹 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를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정부가 대미 투자 이행 방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자칫 미국의 새로운 관세에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효가 된 관세 조치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를 통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 무역법 301조는 미무역대표부(USTR) 조사를 통해 미국에 불공정한 무역을 해온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로 한국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해 온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른 국가들이 대미 투자 계획을 수정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나서기는 어렵다”며 “향후 기업들과 소통을 하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본은 신중, EU는 ‘관세 환급’ 방안 논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관세 재협상이나 관세 환급 등을 섣불리 요구했다간 미국의 선제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상호관세가 무효화됐다고 기존 대미 투자 합의를 흔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며 “핵심 광물과 에너지 분야 등 미국이 필요로 하면서 우리 기업의 수요가 맞물리는 분야를 찾아 적극적으로 투자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본 역시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를 위한 근거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며 섣부른 대응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은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 달러(약 794조 원)를 예상대로 집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미국에 이미 낸 관세의 환급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1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독일 기업들이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이 필요하다. EU 회원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니콜라 포리시에 프랑스 무역장관도 “EU는 필요한 모든 적절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 할 경우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ACI가 발효되면 미국 기업의 EU 공공입찰 참여, 직접투자 등이 제한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4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4년을 맞는 가운데 러시아의 추가 침공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압박 등으로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냉전 말기인 1990년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거나 인접한 폴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이 국방비를 대폭 늘렸고, 독일과 프랑스 등도 군사력 강화 행보에 더욱 적극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사실상 전 유럽이 준(準)전시 체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22일 동아일보가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럽 대륙의 군사비 지출은 옛 소련 붕괴 뒤 가장 높은 수준인 6930억 달러(약 1003조 원)를 기록했다. 1990년 6160억 달러(약 892조 원)의 113%에 달한다.냉전 해제 후 유럽의 국방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에 1990년의 59.6%(3670억 달러·약 531조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5920억 달러(약 857조 원)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방비 증액-징병제 부활 뚜렷SIPRI에 따르면 지중해 섬나라 몰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가 2024년 국방비를 늘렸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모두 맞댄 폴란드는 2024년 한 해 전보다 31% 늘어난 380억 달러(약 55조 원)의 국방비를 집행했다. 폴란드 국내총생산(GDP)의 4.2%에 달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GDP의 5% 선에도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역시 러시아와 인접한 스웨덴(34%), 노르웨이(17%), 핀란드(16%) 등도 2024년 국방비를 대폭 늘렸다. 당초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는 공통점도 있다.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은 2024년 885억 달러(약 128조 원)의 국방비를 지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불과 1년 전 세계 7위에서 세 계단 뛰어오른 것도 이례적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군사력 강화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이 사실상 대대적인 군사대국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프랑스, 영국, 독일 등은 징병제 부활 등을 포함한 병력 확보에도 열심이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18∼25세 청년을 대상으로 자발적 군복무 제도를 시행한다. 영국은 대학 진학을 미루는 청년들의 군 복무를 유도하는 ‘갭 이어(Gap yea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크로아티아 또한 지난해 18년 만에 징병제를 도입하기로 했고, 오스트리아는 군 복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8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자원 입대자 부족 시 법 개정을 통해 징병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속대응군-군용철도 추진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도 빨리지고 있다. EU는 지난해 3월 8000억 유로(약 1360조 원)를 투입하는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계획을 선언했다. ‘유럽 방위태세 2030 공동 백서’를 발표하는 등 재무장을 주도하고 있다. EU의 국방분야 수장 안드류스 쿠빌류스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주둔 미군의 철수에 대비해 유럽이 10만 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용 철도 건설, 군수 물자의 유럽 자체 생산 확대,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확대 등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유럽방위청(EDA)은 지난해 9월 유럽의 군수 이동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각 회원국에 보냈다.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보낸 탱크와 전투차량 및 군수품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데 45일 이상 걸릴 정도로 유럽의 군사 인프라가 낙후됐기 때문이다.이 같은 국방비 급증은 유럽의 사회경제 지형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복지를 축소하고 자국 내 외국인, 제3세계 등에 대한 원조를 대폭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복지 예산이 줄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유럽 곳곳에선 극우 정치세력이 부상하고 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유럽이 보여줬던 상당한 수준의 다양성과 공동체 문명은 약화되고, 극단적 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갈 길 잃은 우크라전 종전 협상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의 소유권, 서방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여부 및 서방의 안전보장 방식 등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의견 차이가 현격하다. 두 나라는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공격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21일 국경에서 1500km 떨어진 러시아 우랄지역의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을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라밍고’로 공격했다. 러시아 또한 22일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격했다.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공병부대가 양측의 주요 교전지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서 폭발물 160만 개를 제거한 뒤 지난해 12월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쿠르스크 주지사가 밝혔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하경김윤진}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 내린 것에 대해 유럽 각국은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AFP통신에 따르면 올로프 길 유럽연합(EU) 무역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판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조치가 뭔지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긴밀하게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서양 양측 기업들은 무역 관계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의존하고 있는데, 낮은 관세를 옹호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AFP에 “다음 단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얻기 위해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이 전 세계 관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유럽에선 이번 판결을 계기로 트럼프 관세 폭탄에 대한 기존 불만들이 우회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가 최소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보유주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산업연맹(BDI)은 “이번 판결은 미국의 권력 분립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트럼프의 관세정책의 변화를 기대했다.유럽 산업계의 불만도 상당하다. 영국상공회의소는 “이번 결정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관한 행정 권한에 대해선 명확성을 부여하지만, 기업의 불확실한 환경에 대해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파올로 카스텔레티 이탈리아와인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은 발주를 늦추는 등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향후 부메랑을 맞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탈리아 와인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EU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수단을 통해 관세 드라이브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과거 유럽산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던 근거로 제시했던 무역확장법 232조 등이 활용될 수 있다. 한 프랑스 외교관은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재도입하기 위해 다른 법적 수단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양국의 전쟁 돌입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8일 CBS방송은 미국의 국가안보 고위 관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빠르면 21일 이란을 타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향후 몇 주 안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90%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3년 이라크 전쟁 뒤 가장 큰 규모의 미국 공군 전력이 중동에 집결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이란 공격에 대비해 영국이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섬을 모리셔스에 반환해선 안 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5100km 떨어져 있고 핵심 동맹국인 영국의 군사기지를 갖춘 이 섬이 이란 공격 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맞서 이란 또한 핵 시설 보강 등에 나섰다.● “美 전투기 50여 대 중동으로 이동”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WSJ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전투기 편대를 중동으로 급파했다. 최근 24시간 동안 F-35, F-16 등 미군 전투기 50여 대가 중동 일대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영국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서 F-35 약 20대가 출격했고, 미국 본토에서도 F-16 약 25대가 이스라엘 남부 등을 향해 날아갔다. 이 외 장시간 공습 작전을 지원할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기들의 동선 또한 중동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날 이동한 전투기들은 공습 시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B-2 폭격기, B-52 폭격기 등이 본격적인 공습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액시오스 또한 전쟁이 발발한다면 지난해 6월보다 강도 높은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12일간 이란 이스파한, 나탄즈, 포르도 핵 시설에 대한 국지적 공습을 가했다. 지난해와 달리 수주간의 ‘대규모 전쟁(a major war)’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같은 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이란을 공격할 많은 이유와 논거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도 전시 체제 전환 이런 미국에 맞서 이란 또한 전시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WSJ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휘부 와해를 대비해 일선 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을 부활시켰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는 혁명수비대 해군이 전진 배치됐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파한 핵 시설 등을 콘크리트와 암석으로 보강해 미군 특수부대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반(反)정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공포 정치도 계속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테헤란 주변에 100여 개의 감시 초소를 설치해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수감 중인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등 주요 정치범에 대한 가혹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한편 WSJ는 미군이 2015년 시리아에 첫 기지를 설치한 뒤 11년 만에 1000여 명에 달하는 시리아 주둔 병력을 전원 철수하는 작전에 착수했다고 18일 전했다. 시리아 내 미군 주둔 필요성이 줄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이란 공격을 감안한 전력 재배치 차원의 철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양국의 전쟁 돌입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8일 CBS방송은 미국의 국가안보 고위 관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빠르면 21일 이란을 타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향후 몇 주 안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90%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3년 이라크 전쟁 뒤 가장 큰 규모의 미국 공군 전력이 중동에 집결됐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이란 공격에 대비해 영국이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섬을 모리셔스에 반환해선 안 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5100km 떨어져 있고 핵심 동맹국인 영국의 군사기지를 갖춘 이 섬이 이란 공격 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맞서 이란 또한 핵 시설 보강 등에 나섰다.● “美 전투기 50여 대 중동으로 이동”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과 WSJ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전투기 편대를 중동으로 급파했다. 최근 24시간 동안 F-35, F-16 등 미군 전투기 50여 대가 중동 일대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영국 레이큰히스 공군기지에서 F-35 약 20대가 출격했고, 미국 본토에서도 F-16 약 25대가 이스라엘 남부 등을 향해 날아갔다. 이 외 장시간 공습 작전을 지원할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기들의 동선 또한 중동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군사 전문가들은 이날 이동한 전투기들은 공습 시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B-2 폭격기, B-52 폭격기 등이 본격적인 공습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액시오스 또한 전쟁이 발발한다면 지난해 6월보다 강도 높은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12일간 이란 이스파한, 나탄즈, 포르도 핵시설에 대한 국지적 공습을 가했다. 지난해와 달리 수주간의 ‘대규모 전쟁(a major war)’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같은 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또한 “이란을 공격할 많은 이유와 논거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도 전시 체제 전환이런 미국에 맞서 이란 또한 전시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휘부 와해를 대비해 일선 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방어 전략을 부활시켰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는 혁명수비대 해군이 전진 배치됐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파한 핵 시설 등을 콘크리트와 암석으로 보강해 미군 특수부대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반(反)정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공포 정치도 계속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테헤란 주변에 100여 개의 감시 초소를 설치해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수감 중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등 주요 정치범에 대한 가혹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한편 WSJ는 미군이 2015년 시리아에 첫 기지를 설치한 뒤 11년 만에 1000여 명에 달하는 시리아 주둔 병력을 전원 철수하는 작전에 착수했다고 18일 전했다. 시리아 내 미군 주둔 필요성이 줄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이란 공격을 감안한 전력 재배치 차원의 철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과 이란이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협상을 이어 갔지만 이견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핵사찰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인정하고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 양국은 앞서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회담을 가진 뒤 11일 만에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주재 오만 대사관저에서 협상을 재개했다.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 등이 오만 당국자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됐다. 양국은 무력충돌보다 외교적 해법을 우선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배치한 데 이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군사적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서 군사훈련 vs 美, 항모전단-전투기 추가 배치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협상에서 최장 3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 및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의 제3국 이전 등을 미국에 제안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향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을 언급하며 핵 동결과 관련 사찰 수용 가능성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협상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누구라도 이를 검증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런 검증이 이뤄지는 데 열려 있다”고 했다. 아라그치 장관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됐고, 이 아이디어들을 진지하게 논의했다”며 “궁극적으로 여러 지침의 원칙에 대한 전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다른 반응이 나왔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어떤 면에선 협상이 잘 진행됐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몇 가지 레드라인을 설정했는데, 이란이 이를 인정하고 해결해 나갈 의지가 없다는 점은 매우 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옵션 또는 다른 옵션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하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에이브러햄링컨 항모 전단에 이어 제럴드포드 항모 전단과 공군 자산을 추가로 중동지역에 배치키로 하는 등 지속적으로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미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미 공군의 F-22 랩터 12대와 F-16 전투기 36대, E-3 조기경보기, U-2 정찰기 등이 대서양을 건너 유럽 및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F-22 랩터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파괴 작전 당시 B-2 스텔스 폭격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있을 경우 몇 주간 대이란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도 미국의 항모 전단 추가 배치를 포함한 군사적 압박 조치에 대한 일종의 맞불 전략을 구사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협상을 앞두고 원유 수송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대규모 해상 훈련을 벌였다. 이란 남부 해안과 섬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호르무즈 해협의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군사 훈련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수시간 봉쇄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연설에서 “때때로 세계 최강 군대도 뺨을 맞고 일어나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파괴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러-우크라 3자 협상, 돌파구 마련 실패 한편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국은 17일과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 번째 3자 협상을 진행했지만 돌파구 마련에는 실패했다. 회담에선 영토, 군사, 정치, 경제, 안보 등 최소 5개 분야가 논의됐지만 당사국 간 견해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3국은 지난달 23, 24일과 이달 4, 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1, 2차 회담을 벌인 바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15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 마지막 날 기조연설에서 유럽이 쇠퇴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적을 적극 반박했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총리 출신인 칼라스 대표는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각성(woke)하고 타락한’ 유럽이 문명적 소멸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인류 진보에 기여한 유럽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유럽 때리기가 특정 정치권에서 유행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이 문명 소멸 위험에 처해있다는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적극 반박한 것이다.칼라스 대표는 유럽이 번영과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캐나다인의 40%가 EU에 가입하고 싶어 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언급하기도 했다.칼라스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를 냉정히 보면 ‘초강대국’이 아니라 망가진 상태”라며 “현재 러시아는 전장에서 얻은 것보다 협상 테이블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해선 유보적인 반응을 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날 러시아와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미국 등이 최소 20년간 안전보장이 필요하다며 EU 가입 시한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미국을 대표해 연설에 나선 루비오 장관은 지난해 유럽에 적대적인 메시지를 냈던 JD 밴스 부통령과는 달리 화합을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을 ‘유럽의 자식’이라 표현하며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 문화적 뿌리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이 여전히 미국의 동맹이며 양측은 ‘공동 운명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서양 동맹 균열을 봉합하고 다독이려는 듯한 루비오 장관의 연설에 회의장을 채운 유럽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안도했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루비오 장관의 연설에 대해 “매우 안심됐다”고 말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루비오를 ‘진정한 파트너’라고 칭찬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가족과 헤어졌던 우크라이나 어린이 5명, 러시아 어린이 1명 등 총 6명의 아동이 집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사진)가 양국 어린이의 본국 송환을 위한 중재에 큰 역할을 해 큰 관심을 모은다. 13일(현지 시간) 러시아 대통령실, 미국 백악관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머물던 러시아 어린이 1명, 러시아에 있던 우크라이나 4∼15세 소년 4명과 소녀 1명이 각각 본국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재회하기로 했다.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은 “아이들이 가족과 재결합할 수 있도록 헌신해준 멜라니아 여사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치하했다. 백악관 또한 어린이들의 추가 송환을 위해 멜라니아 여사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남편을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러시아 이주를 우려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전달할 만큼 이 사안에 관심이 깊다. 그는 과거 옛 소련의 압제에 시달렸던 동유럽 슬로베니아 출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받아 마음이 아프다”며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서유럽 주요국은 러시아가 전쟁 발발 후 부모의 동의 없이 최소 2만여 명의 우크라이나 아동을 강제 납치하거나 러시아 가정에 강제 입양시켰다고 비판해 왔다. 국제형사재판소(ICC) 또한 2023년 3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거주하던 어린이들을 강제로 러시아로 데려간 행위가 전쟁 범죄에 해당하며 푸틴 대통령이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ICC의 조치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세계 155개 ICC 협약국을 방문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종전을 위해 푸틴 대통령을 전범 혐의로 처벌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 또한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사면을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