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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이 다시 커지면서 한국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배터리 소재 등의 수출 통제를 예고하자 미국은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로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이번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성장 동력인 첨단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개월 이상 통제 땐 반도체 혼란” 특히 반도체 업계는 중국 정부가 ‘14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 256층 이상 메모리 반도체’의 제조·테스트 장비용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선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AI용 칩에 해당하는 기준이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어떤 기업이든 해당 반도체와 관련한 중국산 희토류 수출 신청을 하면 개별 심사에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인 통제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외 기업도 예외가 없다는 점은 명확하게 밝혔다.중국산 희토류 공급 제한이 현실화되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기계·장비 분야의 수급 차질이 가장 우려된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네덜란드 ASML 등이 생산하는 첨단 반도체 장비가 대표적이다. 이들 장비를 만들 때 필요한 초정밀 레이저와 자석 등의 핵심 부품은 희토류가 들어가야 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전 세계 주요 첨단 반도체 제조사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를 만들 때 이들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각 나라와 기업들이 비축한 희토류 2, 3개월 치 재고가 바닥나면 그때부터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를 차지한다. 중국이 반도체와 관련해 이 같은 강력한 조치를 내놓은 배경에는 상당 수준으로 오른 ‘반도체 자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무기로 제재에 나서면 중국의 타격이 컸지만, 이제는 중국 내에 소재·부품·장비 생태계가 갖춰져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방어에서 공격으로 글로벌 반도체 경쟁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터리 공급망도 차질 우려”이번에 중국 정부가 발표한 수출 통제 품목에는 고성능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와 장비도 포함됐다. 5000억 달러(약 702조 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미국 전역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미국을 견제하는 조치다. 문제는 이로 인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대에 맞춰 여기에 들어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을 주력으로 삼았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산 LFP 양극재에 의존해 ESS를 만들고 있다. 중국이 LFP 공급을 조인다면 쉽게 대체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0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게베하(옛 포트엘리자베스)에서 리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와 만나 중국의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우려를 표시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조치로 글로벌 희토류 공급이 축소될 수 있다며, 한중 간 국장급 협의 채널을 통해 계속 소통하며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자고 전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반도체 업황 상승기가 장기간 이어지는 ‘슈퍼사이클’의 조짐이 보이자 기업들이 앞다퉈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글로벌 시장에서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며 미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HBM 주도권 노리고 인재 확보 박차 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일부터 ‘10월 월간 하이닉스 탤런트’를 진행하며 경력직 채용 원서를 받고 있다. 모집 분야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회로 설계 및 검증, 솔루션 설계 등 10개 직무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신입 채용도 병행하고 있다. 설계, 소자, 공정, 양산 등에서 세 자릿수 규모로 뽑는다.삼성전자는 하반기(7∼12월)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8월 지원자 접수를 하기 시작해 9월 직무적합성평가를 거쳤다. 이달 25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앞두고 있다. 최종 합격자들은 내년 상반기(1∼6월) 입사해 각 사업부에 배치된다. 공정 개발, 회로 설계 등의 직무를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특히 설계 및 공정 분야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메모리 분야 수요가 집중된 HBM은 내년 양산 예정인 6세대(HBM4)로 넘어가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와의 연계가 더 중요해졌다. HBM 가장 밑단에 있는 ‘베이스 다이’를 기존 메모리 공정이 아닌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작하며 새로운 설계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우수한 설계 분야 인재를 활용해 AI와 로봇 등 연관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슈퍼사이클 승기 잡아야” 경쟁 치열반도체 업계는 AI발 수요 강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 이후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로 HBM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2, 3년 이상 지속되는 슈퍼사이클이 시작될 경우 초기에 주도권을 잡는 곳이 5년, 10년 동안 계속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해 판매액 기준 174억 달러 규모였던 HBM 시장이 올해 353억 달러, 내년 528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2027년 연평균 성장률이 50%에 이른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및 목표 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일 기준 각각 31조1789억 원, 38조9379억 원이다. 각각 2분기(4∼6월) 직후인 7월 전망치보다 10%, 5% 오른 수치다. 증권사들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HBM 매출이 엔비디아를 포함한 다양한 고객사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줄줄이 높여 잡고 있다.여기에 오픈AI가 1일 맺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으로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새롭게 생겼다. 오픈AI는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새로운 AI칩을 미국 브로드컴과 개발하면서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HBM 수요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AI칩 시장이 열리면 국내 기업들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픈AI가 요구하는 웨이퍼 월 90만 장 규모의 HBM 등 고성능 D램은 현재 생산량의 2배 이상이다. 심대용 동아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현재 AI발 HBM 수요 강세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HBM4부터 HBM의 구조가 크게 달라지고 미국 빅테크가 요구하는 수준이 갈수록 높아져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아무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발 호황을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SK하이닉스는 2일부터 ‘10월 월간 하이닉스 탤런트’를 진행하며 경력직 채용 원서를 받고 있다. 15일 오후 5시까지 접수를 받는다. 모집 분야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회로 설계 및 검증, 솔루션 설계 등 10개 직무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신입채용도 병행하고 있다. 설계, 소자, 공정, 양산 등에서 세 자릿수 규모로 뽑는다.SK하이닉스는 특히 이번 채용에서 설계 분야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HBM은 6세대(HBM4)로 넘어오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생산)간 연계가 더 중요해졌다. HBM 가장 밑단에 있는 ‘베이스 다이’를 메모리가 아닌 파운드리 공정으로 제작하며 새로운 설계가 요구되고 있다. 메모리 제조 기술만으로는 생산이 어려워져 삼성전자, 대만 TSMC의 파운드리 미세 공정이 반드시 접목돼야 하는 것이다. HBM4는 데이터 처리속도를 좌우하는 대역폭이 이전 세대(HBM3E) 대비 2배로 늘었다.삼성전자도 하반기(7~12월)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8월부터 지원자 접수를 받아 9월 직무적합성 평가를 거쳐 이달 25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앞두고 있다. GSAT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다음달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합격자들은 내년 상반기(1~6월) 입사해 각 사업부에 배치된다. 공정 개발, 회로 설계 등의 직무를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일 이재명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국내 산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산업 투자의 첨단에 서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핵심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구안’을 가진 기업이 펀드 운용사(GP)를 맡아 투자할 기업을 정하고, 금융권이 여기에 자금을 대서 투자 규모와 성공률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유망 스타트업 기업 육성은 물론이고 반도체, 배터리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서의 자금 조달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금융권 모두 “금산분리 완화 필요”AI 등의 산업에서 기업들 사이의 ‘쩐의 전쟁’이 벌어진 후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제약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여러 번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AI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려고 해도 금산분리 규제 탓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금융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CVC를 금산분리로 묶어 놓은 곳은 한국뿐인데, CVC가 GP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은행도 같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산업계와 금융권에서 모두 금산분리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첨단산업의 전문성이 높아져 갈수록 ‘투자 난도’가 오르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등의 기술은 이제 일반 투자회사의 역량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투자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구조가 됐는데, 이를 기업이 주도하는 CVC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공장) 하나 짓는데 5, 6년 전에는 30조 원이라 했는데 이제는 물가,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40조, 50조 원 든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제 단일 기업의 투자로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대기업 자본을 다 합쳐도 미국 빅테크 하나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혼자 모든 투자 부담을 떠안는 것은 무리”라며 “CVC 규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검토 나선 공정위국내에서는 2021년 지주사가 투자할 수 있는 CVC 제도를 도입했지만 각종 규제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사는 CVC를 100% 자회사 형태로 소유해야 하고, 투자금을 조성할 때 외부 자금은 40%까지만 허용된다. 해외투자도 총자산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투자자를 모아 펀드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GP 역할도 할 수 없다.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공정거래법 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CVC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GP를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국회에는 CVC의 외부 자금 규제 비율을 50%, 해외투자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등의 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다만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4%) 등 대기업의 금융회사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금산분리 핵심 규제는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일 금산분리와 관련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점 폐해 없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우리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산업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업과 정부의 요구가 맞아떨어졌을 때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예외 조항을 얘기해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건 ‘매우 제한된 영역’이었다. 충분히 논의해야 하고 실용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특혜를 허용하는 것이란 여당 내 일각의 지적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약 한 달 만에 미국 출장을 재개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추석 연휴 이후부터 필수 인력을 중심으로 미국 출장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공장인 HL-GA 건설 현장에서 자사 소속 47명과 협력사 인원 250여 명이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되는 일이 벌어지자 그동안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건설하고 있거나 운영하는 공장은 7곳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미 워킹그룹(실무조직)이 최근 단기 상용비자(B-1)는 물론이고 전자여행허가(ESTA) 소지자도 미국 공장에서 장비의 설치, 점검, 보수 등을 할 수 있다고 재확인하자 미국 출장 재개 결정을 내렸다. 미국 출장 인원은 건설이 중단된 HL-GA를 비롯한 미국 공장에서 설비 설치와 운용 등을 맡을 예정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 미국 출장 시 △B-1 비자 중심 출장자 구성 △현지 법률 서비스 등 입국 지원 절차 강화 △출장자 업무 정당성 관련 증빙 자료 구비 및 상시 패용 등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ESTA 소지자에게는 장비 설치 등의 업무를 맡기지 않고 회의와 행사 참석 등만 허용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공장 건설 및 운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른 배터리 업체인 SK온도 미국 내 공장 건설 현장 등에 B-1 비자 소지자들을 재투입하면서 미국 출장 중단 조치를 앞서 해제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000억 달러(약 702조 원) 규모의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향후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고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픈AI가 엔비디아를 대체하는 새로운 AI칩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중심의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오픈AI에 올라탄 ‘K-메모리’ 투톱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오픈AI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요구하는 반도체 물량은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다. 이는 현재 고성능 D램 생산량의 2배 수준으로, 향후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만드는 HBM 품귀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현재 HBM 시장 1위는 SK하이닉스(시장 점유율 60%)로 삼성전자(20%), 미국 마이크론(20%)과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7년에도 SK하이닉스(54%)와 삼성전자(26%)가 HBM 시장을 장악하며 한국 기업들의 합산 점유율이 8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4세대(HBM3)에서 실기했지만 최근 5세대(HBM3E)에서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사실상 통과했다.한국 반도체기업 입장에서는 오픈AI발 ‘호재’가 하나 더 있다. 오픈AI는 현재 전 세계 AI 반도체 생산의 9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항해 새로운 AI칩을 개발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브로드컴과 함께 새로운 AI칩을 개발했고, 내년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AI칩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만들면 기존 고객인 엔비디아에 더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새롭게 생기는 것”이라며 “오픈AI와 같은 선두주자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커질 듯만약 오픈AI가 고성능 메모리를 사용하는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면 국내 기업들의 공급 협상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 공급사가 이원화되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업체들은 그동안 엔비디아의 독점력 때문에 가격, 물량 결정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 현재 HBM 수요의 80%는 엔비디아에서 나온다.장기적으로는 그동안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던 ‘엔비디아-SK하이닉스 체제’에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브로드컴과 새로운 AI칩을 내놓는 만큼 여기에 들어가는 HBM 등 고성능 D램 공급을 누가 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한편 골드만삭스 등이 제기했던 HBM 과잉 공급 우려는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있다. HBM 과잉 공급을 예측한 투자자들은 2026년 AI 시장 성장성이 올해보다 못하고, 삼성전자가 주요 공급자로 합류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스타게이트 전략적 파트너 참여가 반도체 과잉 공급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일 이재명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국내 산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산업 투자의 첨단에 서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핵심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구안’을 가진 기업이 펀드 운용사(GP)를 맡아 투자할 기업을 정하고, 금융권이 여기에 자금을 대서 투자 규모와 성공률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유망 스타트업 기업 육성은 물론이고 반도체, 배터리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서의 자금 조달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금융권 모두 “금산분리 완화 필요”AI 등의 산업에서 기업들 사이의 ‘쩐의 전쟁’이 벌어진 후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제약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여러 번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AI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려고 해도 금산분리 규제 탓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금융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CVC를 금산분리로 묶어 놓은 곳은 한국뿐인데, CVC가 GP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은행도 같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산업계와 금융권에서 모두 금산분리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첨단산업의 전문성이 높아져 갈수록 ‘투자 난도’가 오르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등의 기술은 이제 일반 투자회사의 역량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투자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구조가 됐는데, 이를 기업이 주도하는 CVC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공장) 하나 짓는데 5, 6년 전에는 30조 원이라 했는데 이제는 물가,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40조, 50조 원 든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제 단일 기업의 투자로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대기업 자본을 다 합쳐도 미국 빅테크 하나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혼자 모든 투자 부담을 떠안는 것은 무리”라며 “CVC 규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검토 나선 공정위국내에서는 2021년 지주사가 투자할 수 있는 CVC 제도를 도입했지만 각종 규제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사는 CVC를 100% 자회사 형태로 소유해야 하고, 투자금을 조성할 때 외부 자금은 40%까지만 허용된다. 해외투자도 총자산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투자자를 모아 펀드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GP 역할도 할 수 없다.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공정거래법 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CVC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GP를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국회에는 CVC의 외부 자금 규제 비율을 50%, 해외투자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등의 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다만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4%) 등 대기업의 금융회사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금산분리 핵심 규제는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일 금산분리와 관련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점 폐해 없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우리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산업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업과 정부의 요구가 맞아떨어졌을 때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예외 조항을 얘기해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건 ‘매우 제한된 영역’이었다. 충분히 논의해야 하고 실용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특혜를 허용하는 것이란 여당 내 일각의 지적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약 한 달 만에 미국 출장을 재개하기로 했다. 한동안 경색됐던 한국의 대미 투자 사업이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LG에너지솔루션은 추석 연휴 이후부터 필수 인력을 중심으로 미국 출장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공장인 HL-GA 건설 현장에서 자사 소속 47명과 협력사 인원 250여 명이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되는 일이 벌어지자 그동안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건설하고 있거나 운영하는 공장은 7곳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한미 워킹그룹(실무조직)이 최근 단기 상용비자(B-1)는 물론 전자여행허가(ESTA) 소지자도 미국 공장에서 장비의 설치, 점검, 보수 등을 할 수 있다고 재확인하자 미국 출장 재개 결정을 내렸다. 미국 출장 인원은 건설이 중단된 HL-GA를 비롯한 미국 공장에서 설비 설치와 운용 등을 맡을 예정이다.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 미국 출장시 △B-1 비자 중심 출장자 구성 △현지 법률 서비스 등 입국 지원 절차 강화 △출장자 업무 정당성 관련 증빙자료 구비 및 상시 패용 등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ESTA 소지자에게는 장비 설치 등의 업무를 맡기지 않고 회의와 행사 참석 등만 허용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공장 건설 및 운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다른 배터리 업체인 SK온도 미국 내 공장 건설 현장 등에 B-1 비자 소지자들을 재투입하면서 미국출장 중단 조치를 앞서 해제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은 30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약 13만2000㎡ 규모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고 30일 밝혔다. LS는 투자액 1조 원 규모의 해당 전구체 신공장 준공으로 1000여 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준공식에는 구자은 LS 회장과 허제홍 엘앤에프 이사회 의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등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미국행 배터리 소재의 ‘탈중국화’로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순풍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LLBS는 LS그룹의 신성장 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배터리 산업 밸류체인의 국산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전구체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중간 원료다.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섞은 화합물이다. 전 세계 전구체 공급량의 80%를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LS의 전구체 사업은 구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양손잡이 경영은 전기, 전력, 소재 등 LS의 기존 주력 산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인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을 동시에 육성하는 전략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지분 15%(1억181만5859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도법인 상장을 위한 절차로 LG전자는 신주 발행 없이 구주 15%를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매각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르면 10월 중 상장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법인 상장 후 조달 금액은 전액 LG전자 본사로 유입된다. LG전자는 이자비용 등 금융 리스크 없이 현금을 대규모로 조달해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서 보는 예상 공모 규모는 약 1조8000억 원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상장예비심사서류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올 3월 상장 예비승인을 받으며 이르면 상반기(1∼6월) 중 상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하반기(7∼12월)로 지연됐다. LG전자는 최근 가전, TV 등 주력 사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부침을 겪으며 인도 시장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인도 가전 시장 점유율 1위로 인도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2조2829억 원, 2097억 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8.9%, 5.7% 성장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고체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첨단기술로 혁신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전자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및 냉각 시스템을 최적화하기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협력을 통해 국내외 데이터센터에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공동 연구개발을 할 예정이다. 양사는 데이터센터의 폐열 회수 등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과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냉각 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냉각 장치와 솔루션 공급을 담당하고 SK이노베이션은 전력 공급 및 운영 최적화를 맡는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싱가포르의 인프라 기업 BDC와 데이터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고객 맞춤형 통합 에너지 솔루션 공급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BDC와의 협력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아울러 SK온은 최근 대전 유성구 미래기술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완공하며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시설은 고객사에 공급할 시제품을 생산하고 품질과 성능을 평가·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SK온은 지난해부터 솔리드파워와 협력해 전고체배터리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플랜트는 약 4628㎡ 규모로 SK온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 메탈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흑연 음극을 대체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SK온은 2029년까지 에너지 밀도 800Wh/L의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고 장기적으로는 1000Wh/L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SK온은 이 밖에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양대와도 협력하며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을 3배로 증가시키는 데 성공한 게 대표적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탄소섬유 독자 기술을 보유한 HS효성첨단소재는 9∼11일(현지 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 ‘CAMX 2025’ 전시회에 참가했다. CAMX 전시회는 미국 최대 복합소재 산업 협회인 SAMPE와 ACMA가 공동 주최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복합소재 전시회다. SAMPE는 국제적인 학술 단체로 재료 및 공정 기술의 정보 교류, 교육, 학술 등의 활동을 한다. ACMA는 전 세계 복합 재료 산업을 대표하는 가장 큰 무역협회로 관련 교육, 정책 대응, 인증 등을 제공한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14년부터 매년 CAMX에 참가해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기술력 홍보에 힘써 왔다. 이번 전시회에서 HS효성첨단소재는 ‘탄섬’ 기반 신규 원사 라인업을 중심으로 기술력과 제품을 소개했다. 특히 △항공우주 및 고사양 산업용 직물을 제조하기 위한 3K 원사 △차세대 고압용기용 초고강도 원사 등 미래에 주목받을 탄소섬유 솔루션을 선보였다. 전시장 구성은 기존 샘플 중심에서 그래픽·영상 중심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HS효성첨단소재 제품의 특장점과 활용 범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철보다 4배 가볍고 10배 강한 고강도 탄소섬유 탄섬을 국내 최초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탄소섬유는 수소전기차, 수소연료탱크 등 고압용기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다. 전기차용 골격 구조 부품인 시트 크로스 멤버, 골프 샤프트, 테니스 라켓 등 다양한 제품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2022년에는 철보다 14배 이상 강한 ‘H3065(T-1000급)’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해 항공·우주 분야로 적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화그룹은 2025년 신속한 실행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를 향한 도약에 나서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에서 “위기는 더 강한 한화를 만드는 기회이며 말이 아닌 실행과 성과로 미래를 증명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기준)에 부합하는 윤리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화는 방산, 해양, 금융, 기계 등 주요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며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2025년 민간 주도의 누리호 4차 발사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로 우주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우주 산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주 사업 전반에 걸친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K9, 천무의 폴란드 수출에 이어 2024년 7월 루마니아 국방부와 부쿠레슈티 현지에서 1조3828억 원 규모의 자주포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지 업체와 협력해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등을 2027년부터 순차 납품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일의 PzH2000, 튀르키예의 퍼티나 자주포 등 경쟁 제품을 제치고 이번 사업을 획득했다. 4개월간의 경쟁 끝에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루마니아 정부와 세부 협상을 진행했다. 이번 계약에는 K9과 K10 외에도 정찰·기상관측용 차륜형 장비, 탄약 등 ‘자주포 패키지’가 포함되면서 루마니아에 방산 토털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 최종 계약을 이끌었다. 한화오션은 한국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의 함정유지보수 및 정비(MRO) 사업을 수주하며 한국 해양 방산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지난해 7월 미 수상함 관련 함정 정비 협약(MSRA) 인증을 받고 한 달 뒤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의 MRO 사업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 ‘유콘’도 연이어 수주하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전 세계 기업들이 올 상반기(1∼6월)에 단행한 인수합병(M&A) 등 투자가 1년 만에 5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인공지능(AI) 및 관련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고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 美日, AI 인프라·반도체 투자 활발29일 동아일보가 한국경제인협회와 글로벌 금융분석기관 S&P 글로벌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동안 전 세계에서 집계된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1조2128억 달러(약 1698조 원)로 전년 동기(2246억 달러) 대비 440% 증가했다. 이는 각 기업들이 투자에 나선다고 발표한 수치들을 합산한 결과로 M&A, 자금조달(펀딩) 등으로 구성됐다. 기업 국적별로는 미국 기업과 관련한 투자가 426억 달러에서 6537억 달러로 1년 만에 15배(1435% 증가)가 됐다. 미국 기업이 투자를 하거나, 미국 외 기업으로부터 투자 대상이 된 경우를 합산한 수치다. 이 같은 증가세에 따라 전 세계 투자에서 미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9%에서 올해 54%로 급증했다.가장 대표적인 대미 기업 투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주도한 오픈AI 투자다. 40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 규모와 조건이 4월에 결정됐다. 이 투자금은 미국의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구글은 3월 클라우드 보안 회사 위즈를 32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구글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M&A다. 구글은 핵심 사업인 AI 클라우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위즈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미국 원자력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가 올 1월 천연가스 회사 캘파인을 266억 달러에 인수한 것도 미국 내 ‘에너지 빅딜’로 주목받았다. AI 시대 데이터센터 및 전력 수요 급증에 따라 두 회사의 결합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 역시 올 상반기에 활발한 투자에 나섰다. 투자액 137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7% 늘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올 상반기 일본 기업이 나선 M&A 투자 규모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이후 최대라고 보도했다. M&A 업계의 ‘큰손’인 소프트뱅크는 오픈AI 투자 외에도 3월 미국 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암페어 컴퓨팅을 65억 달러에 인수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하고 있어 일본 기업들의 전략적 M&A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韓, 늘었지만 여전히 ‘소극적’ 한국의 M&A 등 기업 금융투자는 지난해 상반기 87억 달러에서 올 상반기 159억 달러로 84% 늘었다. 투자액은 늘었지만 해외 경쟁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 상반기 한국 기업이 단행한 가장 큰 투자는 5월 삼성전자가 독일 냉난방공조(HVAC) 업체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한 건이다. 삼성전자는 AI용 데이터센터에서 발열을 제어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플랙트그룹을 인수했다. AI 시대가 시작된 이후 기업 간 M&A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한국도 해외에 뒤처지지 않게 M&A 관련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산업·금융 자본 연계에 대한 규제 완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초 한 경제단체 행사에서 “한국은 산업·금융 자본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금산분리 탓에 소프트뱅크와 같은 초대형 투자회사가 나오지 못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앞으로 철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는 이른바 ‘전기 만드는 기찻길’이 국내에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총 40건의 과제를 승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여기에는 한국철도태양광발전사업이 신청한 ‘철도 태양광 발전 사업’ 실증 특례가 포함됐다. 철도 선로 위에 카펫처럼 태양광 설비를 깔아 전력을 생산, 공급하는 사업이다. 스위스, 독일 등에서는 이 같은 철도 태양광 발전 사업 실증이 이미 진행 중이다. 한국은 그동안 철도 태양광 패널에 대한 명확한 법규가 없어 업체들이 시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태양광 발전 설비 관련 법령 준수, 열차 운행 시 진동 및 충격 반영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사업을 시험·검증하기로 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의 종합시험선로 100m 구간부터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태봉 한국철도태양광발전사업 대표는 “실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이번에 통과된 규제샌드박스 과제 중에는 전기차 충전 및 조기 화재 진압이 가능한 기계식 주차 시스템도 있다. 불이 나면 센서와 카메라로 감지해 즉시 방화 셔터로 주차면을 차단하고 물을 분사하는 시스템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동안 구조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 구광모 ㈜LG 대표(사진)는 24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TV·가전, 배터리, 석유화학 등 LG그룹 주요 사업 전반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위협받는 상황을 가리킨 것이다. 회의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각 사의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구 대표는 LG가 그동안 선택과 집중, 위닝(Winning) 연구개발(R&D), 구조적 체질 개선 등 3가지를 중점 추진했지만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위닝 R&D는 중장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집중 발전시켜 LG만의 진입 장벽을 구축하는 전략을 뜻한다. 구 대표는 특히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AX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경영진들은 변화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신속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구 대표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조지아주 사업장 구금 사태와 관련해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곳인 만큼 최고경영진들이 구성원들의 안전에 대해 세심히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점유율이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따라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년 전 거의 2배 수준이던 두 부문 간 점유율 격차는 매년 좁혀져 역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중국산 LCD TV가 중저가 시장을 장악해도 프리미엄 고가 시장에서는 여전히 한국 OLED TV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내년 1500달러(약 200만 원) 이상 시장에서 매출 기준 OLED TV, LCD TV의 점유율은 각각 53.2%, 46.8%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고가 TV 시장에서 2022년 OLED TV는 36.8%, LCD TV는 63.2%로 약 1.7배 차이를 나타냈는데 격차가 매년 좁혀지는 추세다. 중국 TV 업체들은 LCD TV에 ‘올인’하는 전략이어서 OLED TV는 한국산이 장악하고 있다. 매출 기준 지난해 OLED TV 시장에서 업체별 점유율은 LG전자 49.3%, 삼성전자 27.3%로 한국 업체들이 76.6%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16.0%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 존재감은 약해지고 있다. 올 2분기(4∼6월) 출하량 기준 전 세계 OLED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 80%, 삼성디스플레이 20% 등 국내 기업들이 100% 생산, 공급했다. 한국 OLED TV가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프리미엄 TV 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서유럽, 북미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옴디아는 올해 OLED TV의 39.3%가 서유럽에, 31.1%가 북미에 출하될 것으로 분석했다. LCD TV 출하량의 경우 서유럽 23.3%, 중국 18.7%, 북미 12.7% 순이다. 주로 중저가 시장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은 LCD TV를 고도화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널 뒤에서 빛을 쏘는 백라이트(광원) 구획을 여러 개로 쪼갠 미니 LED, 마이크로 LED TV가 중국 기업들의 차세대 LCD TV다. 소자를 더 작게 만들어 정밀하면서 뚜렷한 색을 구현하는 것이다. 다만 LCD TV는 근본적으로 패널 전면 필터를 통해 색을 제어할 수밖에 없어 소자 하나하나가 색을 제어하는 OLED TV보다 표현력이 떨어진다. 관련 업계는 한국이 OLED 분야에서 지금과 같은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선 정책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포럼에서 직접환급제 등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접환급제는 적자 기업에 미래 흑자 시 받을 세액공제 혜택을 미리 당겨 받도록 지원하는 제도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좋은 실적을 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판매가 본격화되면 반도체 업황 성장이 2, 3년 지속되는 이른바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중 최고치 찍은 D램 가격 24일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현물가격은 5.87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달러 초반에 머물던 D램 가격은 지난달 5.7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최근에는 6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산업 확산과 서버 시장 교체 주기가 돌아오면서 D램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공급량에 한계가 있다 보니 D램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낸드플래시도 AI 인프라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반도체 기업들은 속속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최근 고객사들에 올 4분기(10∼12월) D램 가격을 최대 30%, 낸드플래시 가격을 최대 10% 올리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은 23일(현지 시간) 올해 3분기(7∼9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오른 113억2000만 달러(약 15조8230억 원)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11억5000만 달러)를 2억 달러 가까이 뛰어넘은 수치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26.6% 늘어난 39억5500만 달러로 집계됐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 역시 3분기에 ‘깜짝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9조6687억 원,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0조7175억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내년에 HBM4 판매가 본격화할 경우 실적 상승 추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HBM4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AI 반도체 수요 강세는 이제 대세가 돼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AI발 슈퍼 호황을 맞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요, AI에 집중… 슈퍼 사이클 단정 어려워” 다만 현재 반도체 수요는 AI에 집중돼 있고 PC,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이 살아나는 상황은 아니다. 이 때문에 슈퍼 사이클로 단정하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특히 PC, 스마트폰 등의 제품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시장이 더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 관세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올라 구매 수요가 감소하고, 재고가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관세 영향과 시장 불확실성으로 PC 구매가 보류되며 올해 도입 속도가 다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과 관련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관세 및 전반적인 산업 둔화로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AI 반도체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 낙관만 하기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적자가 나도 세액공제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직접환급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 업황이 정체되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실질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태성 배터리협회 상근부회장은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과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위해 직접환급형 세액공제 등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차질 없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 업종의 투자세액공제 혜택은 흑자 기업만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이 이익을 냈을 때 발생하는 법인세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등으로 최근 이익이 줄거나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배터리 기업들이 적자가 나도 세액공제 혜택만큼 지원금을 주는 법안이 발의돼 계류돼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우섭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배터리 산업은 흑자를 내지 못해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미래 산업인 만큼 정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고민해 달라”고 호소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주요 선진국 가운데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향상 없이 근로시간 단축만 추진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발표한 ‘임금과 노동생산성 추이,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연간 노동생산성은 6만5000달러(약 9000만 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2위로 조사됐다. 노동생산성은 국내총생산(GDP)을 전체 취업자 수로 나눈 것이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한 벨기에(12만5000달러)나 아이슬란드(14만4000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또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9만9000달러), 독일(9만90000달러), 영국(10만1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은 2018년부터 노동생산성보다 임금이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00∼2017년 임금과 노동생산성의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3.2%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2023년 기간에는 임금이 연평균 4.0% 오르는 동안 노동생산성은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주력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최근 국내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됐다”며 “반면 임금은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와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판결 등의 요인으로 계속 상승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SGI는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선진국 대비 낮고 성장 속도마저 정체된 현실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 단축보다 기업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