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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36·텍사스)의 출루 본능은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추신수는 18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8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로 1득점을 기록했다. 51경기 연속 출루로 전반기를 마감한 쾌조의 컨디션을 계속 이어갔다. 8회초 시작과 함께 넬슨 크루스(시애틀)의 교체선수로 타석에 선 추신수는 조시 헤이더(밀워키)를 상대로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시속 156km(97마일)의 빠른 공을 밀어 쳐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들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추신수와의 첫 승부부터 흔들린 헤이더는 조지 스프링어(휴스턴)에게 안타를 맞은 뒤 진 세구라(시애틀)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8회까지 2-2로 팽팽했던 승부의 추도 AL 올스타(5-2)로 기울기 시작했다. 왼손 투수인 헤이더는 스리쿼터 투구 폼으로 150km대 강속구를 던지는 까다로운 투수다. 전반기 31경기에 출전해 48이닝 동안 삼진 89개를 잡은 ‘삼진기계’. 4월 30일에는 2와 3분의 2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8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괴력을 선보였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올 시즌 53타수서 34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3안타만 허용했을 정도로 강했다. 하지만 왼쪽 타석에 선 ‘출루머신’ 추신수를 막지 못했다. AL 올스타는 5-5로 맞선 10회초 앨릭스 브레그먼(휴스턴), 스프링어의 백투백 홈런을 앞세워 내셔널리그(NL) 올스타에 8-6 승리를 거두고 6년 연속 웃었다. 9회말 동점을 내주지 않았다면 결승 득점을 기록할 뻔한 추신수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활짝 웃었다. 추신수는 “매 이닝 최고 투수와 타자를 만났다. 그들과 이야기하고 배우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인 세 번째 MLB 올스타인 추신수는 올스타전서 고개 숙인 과거 선배들과 달랐다. 한국인 최초 MLB 올스타 박찬호(LA)는 2001년 NL 올스타로 출전해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첫 타자로 상대한 ‘철의 사나이’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에게 맞은 홈런이 결승점이 됐다. 이후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의 한일 대결에서는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2001년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2002년 전반기에만 22세이브를 기록한 ‘최고 마무리’ 김병현도 올스타전 무대서 자존심을 구겼다. 당시 NL 올스타가 5-3으로 앞선 7회 2사 1루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3연속 안타를 맞아 5-6 역전을 내줬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 패전은 면했다. 2005년 본게임이 아닌 홈런더비에 한국대표로 출전한 최희섭(LA)은 5위를 기록(5개)해 4위까지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권을 얻지 못했다. 한편 이날 치러진 올스타전에서는 양 팀 통틀어 10개(양 팀 각각 5개)의 홈런이 터져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종전기록은 1951, 1954, 1971년 올스타전에서 기록된 6개. 최우수선수(MVP)는 10회초 6-5로 앞서는 결승 홈런을 친 브레그먼에게 돌아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후반기 1위요? 우승도 문제없습니다.” 최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프로야구 두산 최주환(30)의 목소리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1위 두산은 17일 현재 2위 한화에 6경기 차로 앞서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얼마 전엔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던 외인 타자도 보강해 선두 질주 준비를 마쳤다. 두산의 고공비행에는 최주환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현진(LA 다저스), 김현수(LG), 황재균(KT)이 프로에 뛰어든 2006년 황금세대 출신인 그는 지난 10년 가까이 묵묵히 두산에서 백업 역할을 도맡았다. “다른 팀에 가면 당장 주전”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한눈 한번 팔지 않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해 주전 지명타자로 올라선 그는 이번 시즌 한층 물오른 기량을 펼치고 있다. “마음고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에요. 한 지인이 ‘그래도 강팀서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경쟁하는 거잖아’라고 위로해준 게 큰 힘이 됐어요. 쟁쟁한 선배들을 좇다 보면 나도 언젠가 쟁쟁한 선수가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티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웃음).” 올 시즌 타격 실력만큼은 ‘커리어 하이’가 유력할 정도로 훌쩍 성장했다. 전반기 타율 0.325(19위), 타점 66점(8위), 3루타 6개(2위) 등이 모두 상위권이다. 데뷔 후 처음 두 자릿수 홈런(14개)도 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굵은 땀방울의 결과다. 지난겨울 서울 송파구의 한 헬스장에서 뒤로 누워 몸을 ‘∩’ 모양으로 만든 채 10∼15m씩 오가는 훈련을 하며 파워를 길렀다. 경기 도중 수비를 하다가 오른손 검지 부상을 당했는데 검지를 편 채 역전 3점 홈런을 때리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근성만큼은 최고인 최주환은 14일 ‘팬 투표 올스타’에 뽑혀 별들의 잔치에 초대받기도 했다. “홈런더비에 나갔는데 하나밖에 못 쳐 쑥스러워요.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더 잘하고 싶습니다(웃음).”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로 오재원(2루), 허경민(3루) 수비 백업을 하던 최주환은 5월엔 길이 덜 든 빳빳한 1루 미트까지 끼었다. 오재일, 파레디스(퇴출) 등이 부진해 1루수 자리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어색할 만도 했지만 5월 31일 SK전에서 강타자 로맥의 직선타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는 명장면을 만들었다. “‘실수해도 원래 내 포지션이 아니라 욕은 덜 먹겠지’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하니 몸도 자연스럽게 타구에 반응했어요.” 최주환은 다음 달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의 108명 예비엔트리에 2루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 명단에선 빠졌다. “제 이름이 대표 명단에 언급된 것 자체만으로 상당히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앞으로 더 잘해야죠.” 인터뷰를 마치며 선수로서 목표를 묻자 최주환은 ‘뿌리 깊은 나무’를 언급했다. 한번 자라는 데는 오래 걸리지만 이후 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열매든 꽃이든 피우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아직 (제) 꽃, 열매를 못 보여드렸습니다.” 살짝 미소를 지은 최주환이 동료들이 훈련하는 운동장을 향해 서둘러 달려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팻딘을 당분간 중간계투로 활용할 생각이다.” 프로야구 김기태 KIA 감독은 17일 삼성전을 앞두고 올 시즌 2승 5패 평균자책점 6.22로 부진해 교체설이 돌던 팻딘과의 ‘동행’을 선언했다. 지난 시즌 9승 7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한 팻딘은 한국시리즈 3차전서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해 KIA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김 감독으로선 우승 공신을 섣불리 내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날 김 감독은 선수들과 끝까지 동행하지 못했다. 3회초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다 퇴장당했기 때문. 삼성 2루 주자 김헌곤이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았다고 KIA 포수 김민식이 주심에게 항의하는 사이 재빨리 다시 홈을 밟았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하고 번복되지 않자 재차 항의하다 퇴장당한 것이다. 사령탑 부재에도 KIA는 0-3으로 뒤지던 4회말부터 추격을 시작해 8회말 6-3 역전에 성공했다. 이로써 KIA는 전반기 5연패를 끊고 후반기를 승리로 시작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추신수(36·텍사스·사진)가 메이저리그(MLB)의 전설 베이브 루스와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추신수는 1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던 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방문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첫 타석부터 볼넷으로 출루했다. 5월 14일 휴스턴전 이후 51경기째 연속 출루. 현역 최다 기록을 자축하듯 이날 추신수는 5회초 안타, 7회초 1점 홈런, 9회초 볼넷으로 4차례 베이스를 밟았다. 51경기 연속 출루는 MLB의 상징과도 같은 ‘영원한 홈런 타자’ 베이브 루스(뉴욕 양키스)가 1923년 세운 기록과 같다. 그해 루스는 5월 17일부터 7월 12일까지 51경기서 매번 1루를 밟았다. 시즌이 끝난 뒤 루스는 타율 0.393, 41홈런, 130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투수들이 그와의 정면승부를 피해 170개의 볼넷을 얻었을 정도다. 추신수는 전반기를 타율 0.293, 출루율 0.408, 18홈런, 102안타로 마감했다. 올해 36세로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연속 출루 기록뿐만 아니라 타율(0.309·2008년), 출루율(0.423·2013년), 홈런(22개·2010, 2015, 2017년) 등에서 ‘커리어 하이’를 넘보고 있다. 경기 후 추신수는 “실제 보지 못한 위대한 선수들과 이름이 같이 언급되는 게 말도 안 된다”며 가슴 벅차하며 “후반기에도 지금처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상금이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이번 대회 우승 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 독일이 받은 상금보다 300만 달러 많은 3800만 달러(약 430억5400만 원)를 챙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브라질에 돌아간 799만 달러의 약 5배 수준이다. 준우승 팀은 우승 팀보다 약 110억 원 적은 2800만 달러(약 317억2400만 원)를 받는다. 앞서 열린 3, 4위전에서 이긴 벨기에는 2400만 달러(약 271억9200만 원)를, 패한 잉글랜드는 2200만 달러(약 249억2600만 원)를 받게 됐다. 한국 등 조별리그 탈락 팀도 800만 달러(약 90억6400만 원)를 받는다. 여기에 FIFA가 월드컵에 출전하는 각국 축구협회에 지급하는 출전준비금 150만 달러(약 17억 원)를 더하면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32개국에는 100억 원 이상이 돌아간다. 이 같은 ‘돈잔치’에는 TV 중계권료 상승이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월드컵에서 중계권료 수입은 4년 전(25억 달러·약 2조8325억 원)보다 약 5억 달러(5665억 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추신수(36·텍사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전설의 반열에 들어섰다. 추신수는 15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방문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았다. 5월 14일 휴스턴전을 시작으로 현역 최다 연속 경기 출루를 ‘50경기’로 늘렸다. MLB의 상징과도 같은 ‘영원한 홈런 타자’ 베이브 루스(뉴욕 양키스)가 1923년 세운 51경기 연속 출루에 한 경기 차로 다가섰다. 첫 회부터 출루로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추신수는 홀가분해진 듯 ‘출루기계’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3회초에도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은 추신수는 8회초에는 안타로 1루를 밟았다. 올 시즌 100번째 안타를 기록한 추신수는 시즌 타율을 0.290(345타수 100안타), 출루율을 0.400으로 끌어올렸다. 야후스포츠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인용해 “죽음과 세금, 그리고 추신수의 출루만큼 이 세상에 확실한 건 없다”고 보도하며 찬사를 보냈다. 단일 시즌 50경기대 연속 출루는 2007년 시카고 컵스 소속의 케빈 밀라(52경기) 이후 11년 만이다. 2000년대 들어 50경기 이상 연속 출루한 선수는 추신수를 포함해 8명뿐이다. 앞으로 매 경기 추신수가 출루 기록을 이어갈 때마다 MLB를 호령했던 전설들과 어깨를 견주게 된다. 베이브 루스뿐만 아니라 52경기에 전설적인 강타자들이었던 루 게릭(1934년), 조 디마지오(1937년·이상 뉴욕 양키스), 55경기에 타격왕 12회를 차지했던 타이 코브(1915년·디트로이트), 역시 다재다능한 타자였던 스탠 뮤지얼(1943년·세인트루이스) 등이 포진해 있다. 윌 클라크가 텍사스 소속으로 1995∼1996년 두 시즌에 걸쳐 기록한 구단 최다 기록인 58경기 연속 출루도 눈앞이다. MLB 최다 연속 출루 기록은 테드 윌리엄스(보스턴)가 1949년 세운 84경기다. 추신수의 출루 기록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16일 통산 타율 0.345, 출루율 0.446으로 강세인 오리올파크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른 뒤 18일 생애 첫 올스타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후 21일부터 전성기를 보냈던 친정팀 클리블랜드와 안방 3연전을 갖는다. 기록 행진의 변수는 트레이드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텍사스는 추신수 등 베테랑들의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도 이날 트레이드 마감 시한(31일)을 앞두고 추신수를 포함해 2년 이상 활용 가능한 트레이드 가치가 높은 선수 18명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크로아티아에서는 모든 사람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있게 만드는 신성한 종목이 축구였다. 1998년에 출발점을 만들었고, 이번 월드컵은 두 번째 도약이 될 것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발칸의 창’으로 불리며 크로아티아의 돌풍을 이끌었던 공격수 다보르 슈케르(50). 당시 6골로 득점왕에 오른 그는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크로아티아를 4강에 올려놨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후 전쟁과 실업 사태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던 크로아티아에 슈케르는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 당시 크로아티아 방송은 “기분이 좋지 않을 땐 우리 축구팀의 활약상을 다시 한 번 보는 게 특효약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하루 종일 슈케르의 골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4강전에서 수비수 릴리앙 튀랑이 2골을 터뜨린 프랑스에 1-2로 덜미가 잡혔다. 선제골을 넣고도 팀의 역전패를 막지 못한 슈케르는 굵은 눈물을 흘렸다. 러시아 월드컵에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장으로 참가한 슈케르는 이번 4강전이 끝난 뒤에는 환하게 웃었다.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를 꺾고 사상 첫 결승행에 성공했기 때문. 20년이 흐르는 동안 머리가 하얗게 센 그는 경기 후 라커룸을 찾아가 선수들을 끌어안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슈케르는 “지금의 대표팀은 1998년의 대표팀처럼 개인 역량과 체력적 준비가 완벽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슈케르의 후배들이 프랑스를 상대로 설욕전에 나선다. 크로아티아는 15일 밤 12시에 열리는 대회 결승에서 프랑스와 20년 만에 ‘월드컵 리턴 매치’를 치른다. 프랑스 사령탑은 슈케르에게 아픔을 안겼던 동갑내기 디디에 데샹 감독(50)이다. 데샹은 1998년 월드컵에서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했다. 크로아티아와의 4강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그는 강력한 태클과 압박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봉쇄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그는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프랑스의 레전드 지네딘 지단(46)은 “선수로서의 마음가짐과 자세는 주장인 데샹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주장으로서 동료들에게 침착함을 강조했던 데샹 감독은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에서 제자들이 방심하지 않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포르투갈에 패한 경험이 있다. 데샹 감독은 “결승에서 누구와 붙더라도 자신감은 있다. 하지만 2년 전의 아픈 경험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미국 ESPN이 자체 분석 시스템인 ‘사커파워 인덱스’로 계산한 결과 프랑스의 승리 확률은 59%, 크로아티아는 41%였다. 이 시스템은 A매치 성적, 평점 등을 종합해 확률을 계산한다. 역대 전적에서도 프랑스가 3승 2무로 우위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프랑스가 7위, 크로아티아가 20위. 체력전에서 앞서 있는 팀도 프랑스다. 프랑스는 크로아티아보다 하루 먼저 4강전을 마쳐 휴식을 가졌다. 또한 크로아티아는 3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쳐 체력이 고갈된 상태다.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선수들이 설욕에 신경 쓴 나머지 조직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나도 1998년 월드컵 4강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에서는) 우리의 플레이를 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배중 기자}

“이 승리를 오늘의 영웅들에게 바친다.” 11일(한국 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프랑스 미드필더 폴 포그바(25·사진)가 태국 ‘동굴 소년’들에게 남긴 메시지가 화제다. 포그바는 벨기에와의 경기 후 약 1시간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폭우로 동굴에 갇힌 뒤 17일 만에 구조된 태국 유소년축구팀 소속 선수 12명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위에는 이들에게 승리를 바친다는 말과 함께 “잘했어 얘들아, 너희는 정말 강한 선수들이다”라는 덕담이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세계 최고 미드필더 중 하나로 꼽히는 포그바는 다혈질적인 성격, 기복 있는 경기력이 늘 약점으로 꼽혔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중 한 명이었지만 월드컵 조별리그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자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미드필드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그가 이러한 부담을 얼마나 이겨낼 수 있을지가 경기의 주요 변수로 꼽히기도 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그는 조금씩 달라졌다. 앞서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할리우드 액션’ 논란으로 양 팀 선수들이 옐로카드 1장씩을 받을 만큼 격한 설전이 오갔지만, 디디에 데샹 감독의 주문을 받은 포그바는 화를 억누르고 동료들을 다독였다. 경기력도 살아나고 있다. 벨기에전에서 패스 성공률 90.3%를 기록하며 중원에서 경기를 훌륭하게 조율했다. 경기 후 포그바는 “유로2016 준우승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우승을 향한 집념을 보였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티에리 앙리가 아닌 네이마르의 후예? 프랑스를 20년 만에 월드컵 결승으로 이끈 킬리안 음바페(20)가 비신사적 플레이로 비난을 받고 있다. 16강전에서의 원맨쇼 활약으로 음바페를 ‘제2의 펠레’ 혹은 ‘제2의 앙리’ 및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잇는 새로운 스타에 비유했던 외신들은 여전히 그의 기량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조롱거리가 된 ‘네이마르 같다’고 비판하거나 “음바페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은 결승전까지 미루겠다”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 후반 추가시간에 보여준 시간 끌기가 문제였다. 이날 주어진 추가시간은 6분. 그중 1분 44초가 흐른 뒤였다. 경기 초반 파상적인 공격을 퍼부었던 벨기에는 경기 중후반 프랑스의 수비에 막혀 활로를 뚫지 못했다. 총공세로 나선 벨기에로서는 1초가 급한 때였다. 벨기에 수비수들이 공을 몰던 음바페를 압박했고 공은 음바페의 발을 맞고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다. 공을 주운 건 음바페였다. 상대 선수에게 공을 건네주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음바페는 놀리듯 공을 허리 뒤로 돌린 뒤 상대에게 주지 않고 그라운드 바닥으로 굴렸다. 이어 그라운드로 들어가 장난치듯 이리저리 공을 몰았다. 공을 건네주는 줄 알고 기다렸던 벨기에 선수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달려가 음바페를 밀쳐 쓰러뜨렸다. 천금같은 10초가 더 지난 때였다. 심판은 음바페에게 고의 경기 지연으로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음바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벨기에 선수들을 불쾌하게 했다면 사과한다. 어쨌든 난 결승전에 올랐다”라고 한 데 이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꿈같은 일”이라고 글을 남기며 결승 진출의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축구팬들은 분노했다. 음바페가 승리의 기쁨을 적은 트위터에는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된 글이 달렸다. 아직 어린 선수니 지켜보아야 한다는 글도 있었지만 중국어로 된 “이게 선수냐”는 글에서부터 “경기를 존중하라” “네이마르 경기 좀 보고 반대로 행동하길” 등 비난조의 영어 댓글이 많았다. 특히 음바페는 프랑스리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의 네이마르와 함께 묶여 비난을 받고 있다. 네이마르는 이번 월드컵에서 과장된 액션으로 거센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 ‘네이마르 하다(Doing a Neyma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프랑스 대표팀 출신 스타플레이어였던 알랭 지레스는 “음바페가 (파리 생제르맹) 팀 동료 네이마르에게 다이빙을 배운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날 음바페는 상대의 집중 마크를 받으면서도 순간순간 번뜩이는 개인기를 발휘했다. 후반 10분에 보여준 양발을 사용한 순간 볼 컨트롤과 힐 패스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화제가 될 만큼 감각적이었다. 특유의 스피드도 여전했다.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음바페에게 이날 결승골을 넣은 사뮈엘 움티티(7.9점)보다 높은 8.4점을 부여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이다. 그러나 시간 끌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능과 인성은 별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의 시간 끌기 행위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부각됐다. 음바페는 우루과이와의 8강전 후반 상대 선수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와 살짝 부딪쳤는데 심하게 바닥을 굴렀다. 결국 우루과이 선수가 빨리 일어나라고 음바페를 잡아채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양 팀 선수들이 격렬한 말다툼을 벌여 경기가 2분 30초가량이나 지연됐다. 이때도 음바페는 로드리게스와 함께 경고를 받았다. 세계인이 지켜보는 꿈의 무대에서는 실력으로만 사랑받는 스타가 되기는 힘들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8월 18일 개막하는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단 각 종목 스타들은 저마다의 간절함으로 금메달에 도전한다. 1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5개를 획득해 ‘6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과 많은 종목에서 금메달 경쟁이 예상돼 2위 수성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태극 전사들의 각오를 들었다.○ “금메달 또 따 연금 더 많이” 세계 여자배구를 호령하는 김연경(30·에즈자즈바시으 비트라)은 ‘이미 아시아경기 금메달도 있다. 간절한가’라는 질문에 스파이크 같은 시원한 답을 내놨다. “하나 있기는 하지만 (대회마다) 항상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또 따서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이번이 마지막 아시아경기” 사격 최초 올림픽 3연패를 이뤄낸 ‘사격의 신’ 진종오(39·KT사격선수단)는 “4년 뒤면 마흔 중반이 되는데 이번 대회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경기 단체전에서 금메달 3개를 땄지만 개인전 금메달은 인연이 없다. 진종오는 10m에 출전해 ‘원샷원킬’을 노린다.○ “죽기 살기로” 여자 태권도 강보라(18·성주여고)는 “처음 나가는 아시아경기이니만큼 죽기 살기로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종기 태권도 국가대표 감독은 “종주국이다 보니 잘해도 본전, 못 하면 감독 코치 목이 10개라도 모자란다. 책임감으로 꼭 메달 6개 획득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훈(26·대전광역시)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자신의 그랜드슬램을 좌절시킨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를 넘고 아시아경기 3연패를 자신하고 있다.○ “CF를 다같이” 유상주 펜싱 대표팀 감독은 “2014 인천 아시아경기 때 금메달 12개 중 8개로 종합우승을 했다. 이번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리우 올림픽 때 박상영이 에페에서 불가능한 역전을 만들고 금메달을 땄다. 그 뒤 박상영 혼자 라면 CF를 찍었는데 이번에는 같이 CF를 찍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남북 단일팀 최초의 금메달 도전”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용선(드래건 보트)에서 금메달 1, 2개를 목표로 한다. 메달은 남도 북도 아닌 단일팀으로 기록에 남게 된다. 이번 주말쯤 북측 선수들이 내려와 경기 하남 미사리나 충북 진천호에서 훈련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진천=임보미 bom@donga.com / 김배중 기자}
“특정 선수를 노골적으로 밀어줬다.” “국제대회에서 검증된 선수에게 혜택을 준 것이다.”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주짓수가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시끄럽다. 5일 부산에서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주최 측인 ‘대한주짓수회’(주짓수회)가 일부 선수를 상위 라운드에 배정하는 혜택을 준 게 발단. 특히 남자 85kg 부문에서 우승한 A는 결승전 한 경기만 치르고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공정성’을 배제하고 특정 선수를 밀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혜택을 못 받은 선수는 선발전이 열린 하루 동안 결승전까지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했다. 한 참가자는 “체력 소모가 심한 종목에서 하루에 5, 6경기를 덜 치르는 건 혜택이 아닌 노골적인 밀어주기”라고 비판했다. 주짓수회는 “치르지 않아도 될 선발전을 치러 난감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주짓수회 규약에 따르면 국제대회 등에서 입상해 높은 점수를 쌓은 선수는 별도 선발전 없이 국가대표 자격이 주어진다. 빙상에서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0)이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해 선발전 없이 국가대표 자격을 준 것과 같다. 주짓수회에 따르면 A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제주짓수연맹(JJIF), 아시아주짓수연맹(JJAU) 주관 대회에 참가해 매번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둬 아시아경기 메달 획득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짓수는 다른 체급과 달리 85kg 부문에서 참가 선수 간 국제대회 성적 점수 격차가 커 A를 바로 결승에 배정했다고 했다. 점수 합산 1위인 A의 점수는 660점, 2위 이하 선수들의 점수는 200∼100점대다. 이를 뒤집으려면 2위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2번 연속 우승(400점)하거나 대륙 간 대회에서 3연속 우승(200점)을 해야 한다. 주짓수회는 “선발전 없이 아시아경기 출전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경쟁자들에게 1%의 가능성을 열어주려고 A를 설득해 선발전을 치른 게 결국 탈락한 선수들의 불만을 샀다”며 억울해했다. 이번 선발전으로 6명의 선수가 주짓수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승인을 미루고 있다. 밀어주기 논란이 불거진 선발전을 제대로 검증한 뒤 승인하겠다는 입장이다.김배중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추)신수 올스타에 뽑혔어. 축하해.” 추신수(36·텍사스)는 9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제프 배니스터 감독(54)으로부터 2018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추신수는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한국인 최초 야수로 MLB 올스타전에 출전한다는 것은 나와 가족뿐 아니라 조국에도 특별한 일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추신수는 MLB 사무국이 이날 발표한 올스타전 출전 62명의 명단에 텍사스 소속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 명단은 팬 투표와 선수단 및 감독 추천으로 선정된다. 추신수는 팬 투표에서 J D 마르티네스(보스턴)에게 밀렸지만 선수단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초대장을 받게 됐다. 2005년 시애틀 소속 선수로 MLB에 데뷔한 추신수의 첫 올스타전 출전. 한국인으론 2001년 LA 다저스 투수 박찬호와 2002년 애리조나 투수 김병현에 이어 세 번째다. 올스타전은 18일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다. 추신수는 이날 47경기 연속 출루의 대업도 달성했다. 올스타에 뽑힌 감격에 흥분해서인지 8회까지 4타석 무안타에 그쳤다. 9회초 텍사스의 공격이 삼자범퇴로 끝나면 4번째 타자인 추신수의 기록도 물 건너간다. 하지만 1사 후 로날드 구스만이 중전안타를 쳐 기회가 왔고 추신수는 상대 투수의 2구째를 받아쳐 3루수 앞 내야 안타로 만들었다. 이날 추신수는 텍사스 구단 단일시즌 최다 연속 출루 기록(46경기·1993년 훌리오 프랑코)을 갈아 치웠다. 한 경기만 더 출루하면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 등이 보유하고 있는 현역 선수 최다 연속출루 기록(48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MLB 역대 최다 연속 출루 기록은 1949년 테드 윌리엄스(보스턴)가 세운 84경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너무 일찍 만났다.”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대진표가 완성되자 누리꾼과 외신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2위 브라질과 3위 벨기에가 7일 카잔 아레나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 우승 후보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 두 팀 중 한 팀은 월드컵 폐막을 열흘 가까이 앞두고 일찌감치 짐을 싸야 할 운명이다.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브라질은 남미 대륙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다. 8강 진출 팀 가운데 유럽 팀은 6개다. 남미는 2팀뿐이다.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는 남미 팀이 부진하다’는 징크스가 되풀이된 것. 러시아 월드컵에 앞서 개최된 20번의 월드컵 중에서 유럽 팀은 유럽에서 열린 10번의 대회에서 9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브라질의 최근 분위기는 좋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무승부(스위스 1-1)를 기록한 브라질은 이후 3경기에서 모두 2-0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 1골에 그쳤던 에이스 네이마르(26·파리 생제르맹)는 16강 멕시코전에서 1골 1도움 원맨쇼를 펼치며 살아났다. 오른쪽 측면 날개로 나서는 윌리앙(30·첼시), 조별리그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미드필더 필리피 코치뉴(26·바르셀로나) 등이 상대 골문을 부지런히 휘저으며 네이마르 의존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순식간에 경기 밸런스를 무너뜨릴 브라질 선수들의 스피드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올라가고 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브라질이 기록한 전력 질주 최고기록은 수비수 다닐루 다시우바(1차전), 치아구 시우바(2차전)가 전반전에 기록한 시속 31.72km다. 3차전에서 네이마르가 시속 32.18km를 기록했고 16강전에서 마르키뉴스가 시속 33.30km를 기록했다. 16강전에서 네이마르와 윌리앙은 벼락같은 ‘힐패스→크로스→골’을 합작해 멕시코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짜릿한 장면을 연출했다. 벨기에의 기세도 만만찮다. 에덴 아자르(27·첼시), 로멜루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케빈 더브라위너(27·맨체스터시티) 등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이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일명 ‘황금세대’로 불리는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32년 만의 4강 이상 성적을 노리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 4경기를 포함해 A매치에서 2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0-2로 패한 기억도 지워볼 만하다. 상대방을 질식시킬 선수들의 활동량이 점점 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팀 벨기에’의 활동량은 1차전 102.466km에서 2차전 103.577km, 3차전 106.100km로 꾸준히 올랐다. 일본과의 16강전에서는 107.836km를 기록했다. 이날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10초 만에 합작한 역전골 장면에서는 수비에 가담한 벨기에 선수 5명이 마치 농구에서 속공을 하듯 벨기에 페널티 지역에서 일본 페널티 지역으로 달리며 일본 수비망을 흐트러뜨렸다. 월드컵에서 적으로 만난 소속팀 동료 간 맞대결도 볼거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소속의 윌리앙과 아자르는 각각 상대 진영 오른쪽과 왼쪽을 공략하게 돼 서로 마주보고 창과 창 대결을 벌인다. 상대의 예리함을 눌러야 팀 전체의 공격도 살 수 있다.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소속의 네이마르와 토마 뫼니에(27)도 중원에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뫼니에는 “함께 뛰고 상대한 선수 중 네이마르가 최고”라면서도 “120%를 쏟아내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마의 6골 벽은 16년 만에 무너질 수 있을까. 해리 케인(잉글랜드)이 4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1골을 넣으며 팀의 8강 진출에 발판을 놨다. 1-1로 경기를 마친 잉글랜드는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콜롬비아를 꺾었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출전하지 않은 케인은 이번 월드컵 3경기에서 6골이나 넣었다. 경기당 2골 페이스다. 4경기에서 4골을 넣은 득점 2위 로멜루 루카쿠(벨기에)와의 격차도 2골로 벌리며 득점왕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케인은 4일까지 기록한 6골 중 절반인 3골이 페널티킥 골이라 득점왕 레이스에서 행운이 따랐다는 평가다. 역대 월드컵에서 페널티킥 성공률이 80%에 이른다. 이제 관심은 1978년 이후 단 한 명에게만 허용한 ‘7골 이상’ 득점왕이 탄생할지에 집중되고 있다. 1978년 이후 40년 동안 6골 이상은 단 한 차례 나왔다. 펠레 이후 ‘신축구 황제’로 불렸던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8골을 몰아친 것. 독일과의 결승전에서는 혼자 2골을 넣으며 팀의 우승(2-0 승)을 이끌었다. 특히 호나우두가 한일 월드컵에서 기록한 8골은 모두 필드골이었다. 케인이 최소 7골 이상을 넣고 득점왕에 오를 확률이 높아졌지만 호나우두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호나우두 이후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5골 득점왕이 나왔을 정도로 골잡이들의 기세는 수그러들었다. 앞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에우제비우는 9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는데, 4골이 페널티킥 골이었다. 득점 2위(6골) 헬무트 할러(서독)와 필드골은 5골로 동률이었다. 잉글랜드 월드컵 직전 7차례의 월드컵에서 득점왕들은 페널티킥의 도움을 받지 않고 득점왕에 올랐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불가리아의 4강을 이끈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는 조별리그 3경기서 6골을 몰아친 러시아의 올레크 살렌코와 가까스로 공동 득점왕이 됐는데, 4강전에서 성공시킨 페널티킥의 힘이 컸다. 특정 스타 의존도가 심하고 수비 전술이 단순했던 월드컵 초창기에는 경기당 1골 이상을 손쉽게 넣는 득점왕이 쏟아졌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 득점왕인 쥐스트 퐁텐(프랑스)은 6경기에서 13골(경기당 2.17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에 올랐다. 역대 단일 월드컵 최다골 기록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는 샨도르 코치시(헝가리)가 11골(5경기),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게르트 뮐러(서독)가 10골(6경기)을 기록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축구 전술에서 압박수비가 강조되고 모든 선수가 공격 또는 수비에 가담하는 ‘토털 사커’ 등이 주류로 자리 잡은 후부터 특정 선수에게 의존한 득점은 줄어들었다.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조별리그부터 최대 7경기를 치르는 월드컵에서 득점왕은 6골 이하에서 결정돼 ‘마의 6골’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잉글랜드가 4강까지 진출해 케인이 앞으로 3경기를 더 치른다면 산술적으로 6골을 더 추가할 수 있다. 1974년 서독 월드컵 이후 40년 넘게 명맥이 끊긴 두 자릿수 골 득점왕까지 노려볼 만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후반 추가시간 3분.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6)의 손을 떠난 공이 일본의 골망을 흔들기까진 10초만이 필요했다. 상대 중원을 헤집은 케빈 더브라위너(27), 오른쪽 측면을 공략한 토마 뫼니에(27)의 발끝을 거친 운명의 공은 나세르 샤들리(29)의 왼발 끝을 거쳐 일본의 골문을 넘었다. 상대 문전에서 일본 수비수의 시선을 따돌린 로멜루 루카쿠(25)의 판단도 절묘했다. 5골을 주고받는 혈투 끝에 최종 승자가 벨기에로 가려지는 순간이었다. 후반 한때 2골 차로 앞서며 8강 진출을 눈앞에 뒀던 일본 선수들의 얼굴엔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3일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가 일본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48년 만에 0-2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극적인 승리였다. 벨기에는 두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리던 일본의 도전은 마침표를 찍었다. 아시아 출전국 중 유일하게 월드컵 16강 무대를 밟은 일본은 이번 대회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별리그 세네갈과의 경기에서는 일부 일본 관중이 전범기인 욱일기를 펴 문제가 됐다. 일본의 득점 직후 흔든 욱일기가 중계 화면에 포착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노출됐다. 일본 팬들은 과거에도 축구 경기에서 여러 차례 욱일기를 들어 물의를 일으켰다. 조별리그 마지막 폴란드전에서는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10여 분간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려 비난을 샀다. 1점 차로 패할 경우 16강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 결정한 ‘언페어플레이’였다. 반대로 일본은 16강전 2-0 리드 상황에선 추가 골을 넣기 위해 공세적인 전술을 펴다 벨기에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 뒤 니시노 아키라 일본 대표팀 감독도 “나의 실수였다”며 전술상의 문제를 인정했다.일본이 대회 내내 따가운 시선만 받은 건 아니었다. 경기 뒤 관중석을 직접 치우고 가는 관중 에티켓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도 충격의 역전패 속에서도 일본 팬들은 조별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해온 봉지에 음료수 컵 등을 담아가며 경기장을 정리했다. 영국 더선은 “경기장을 청소하며 일본 팬들은 그들이 패자가 아님을 입증했다”고 평했다. 일본 대표팀 또한 직접 자신의 라커룸을 정리한 뒤 떠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장 책임자 프리실라 얀선스는 이날 경기 뒤 자신의 트위터에 깨끗이 정리된 일본 라커룸 사진을 올렸다. 두 얼굴의 일본. 상반되는 이미지를 남긴 채 일본은 러시아 월드컵의 모든 여정을 마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 기자}

‘큰 무대 체질?’ 2018 러시아 월드컵이 토너먼트(16강 이후 경기)로 접어들며 파리 생제르맹(PSG)의 리그 선두를 이끈 공격수 3인방의 진가가 도드라지고 있다. PSG 소속인 네이마르(26·브라질), 킬리안 음바페(19·프랑스), 에딘손 카바니(31·우루과이)는 16강전에서 나란히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되는 맹활약으로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3인방의 활약은 사실상 ‘원맨쇼’였다. 이들 중 선봉인 네이마르는 멕시코와의 16강전서 1골 1도움으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5분 멕시코 골문 앞에서 윌리앙에게 감각적인 힐패스를 줘 수비진을 허문 뒤 골문으로 쇄도해 윌리앙의 낮게 깔린 크로스를 골로 연결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월드컵에서 25개의 선방 쇼를 보인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도 꼼짝 못 했다. 막내인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전에서 펠레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서 멀티 골을 터뜨린 ‘10대 선수’로 등장하며 팀의 4골 중 무려 3골에 관여했다. 전반 10분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에 버금가는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로 팀이 1-0으로 앞서는 페널티킥을 유도한 음바페는 2-2로 맞선 후반 19, 23분에는 역전골 및 쐐기골을 연달아 터뜨렸다. 프랑스 리그1 득점왕이자 3인방 중 맏형인 카바니도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나란히 1골에 그친 PSG 3인방이 토너먼트 첫 경기서부터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3인방 영입에만 무려 4억6500만 유로(약 6064억 원)를 쏟아부은 PSG도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월드컵 시작과 함께 PSG는 구단 수입보다 지출이 커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재정 페어플레이규정(FFP)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네이마르(2억2000만 유로·역대 1위), 음바페(1억8000만 유로·역대 2위)를 영입했기 때문. 2013년 PSG로 온 카바니도 당시 프랑스 리그1 최고이적료(6500만 유로)의 주인공이었다. 위반으로 밝혀진다면 거액의 벌금을 물게 돼 PSG가 선수단 일부를 정리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 상황을 틈타 유럽의 여러 빅 클럽이 3인방 영입을 노리고 있지만 지금 같은 활약이라면 PSG는 ‘본전’ 이상을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배중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운명의 한 방이었다. 스페인의 승부차기 다섯 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가 페널티 마크 앞에 섰다. 스페인이 떨어지고 러시아가 8강에 올라가느냐가 걸려 있는 순간. 러시아 수문장 이고리 아킨페예프는 크게 숨을 쉰 뒤 아스파스를 노려봤다. 아스파스가 킥을 날린 순간 185cm의 아킨페예프가 개구리처럼 양팔과 양다리를 뻗으며 옆으로 몸을 날렸다. 구석으로 날아갈 줄 알았던 공은 뜻밖에 가운데로 향했다. 이미 골대 왼쪽으로 몸을 날렸던 아킨페예프의 팔은 이 공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공은 뒤로 길게 뻗은 아킨페예프의 왼발 끝에 걸렸다. 연발 권총에 총알 한 발을 넣고 번갈아 서로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잔인한 게임 ‘러시안 룰렛’에 빗대어 ‘11m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의 이날 승자는 러시아였다. 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개최국 러시아는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해 8강에 올랐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이근호의 평범한 중거리 슛을 놓쳐 ‘기름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아킨페예프는 러시아의 영웅으로 거듭났다. 4시간 뒤에는 덴마크와 크로아티아가 1-1로 비긴 뒤 잔인한 승부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는 ‘거미손’ 골키퍼들의 혈전이 이어졌다. 크로아티아의 다니옐 수바시치는 승부차기 5개 중 3개를, 덴마크의 카스페르 슈마이켈은 5개 중 2개를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쇼’를 보여줬다. 크로아티아가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양 팀 골키퍼를 합쳐 5개의 승부차기 세이브는 역대 월드컵 사상 한 경기 승부차기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2016∼2017 프랑스리그 ‘올해의 골키퍼’에 선정됐던 수바시치는 3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월드컵 한 경기 최다 세이브 개인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슈마이켈은 지고도 경기 최우수선수(MOM)를 차지했다. 연장 후반 11분 크로아티아 간판스타 루카 모드리치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것을 비롯해 경기 내내 눈부신 선방을 보여준 슈마이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골키퍼였던 아버지 페테르 슈마이켈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 못지않은 선방쇼를 펼쳤다.○ 11m 거리에서 벌어지는 심리 싸움 이론상으로는 승부차기에서 키커가 골키퍼보다 유리하다. 키커와 골대까지의 거리는 11m. 성인 남자 선수의 슈팅 평균 속도는 시속 90∼100km. 이 속도로 공을 차면 골라인 통과 시간은 0.4∼0.5초인 반면에 골키퍼의 반응 속도는 0.6초다. 이론상으로라면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론 다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승부차기가 시작된 1982년 스페인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의 승부차기 횟수는 총 240회. 키커들은 이 중 170회를 넣어 성공률은 70.8%였다. 2일 열린 16강전 2경기의 승부차기 성공률은 63.2%에 불과했다. 이론과 실제의 차이는 심리적인 데서 온다. 덴마크 골키퍼 슈마이켈은 상대가 킥을 하기 전에 몸을 이리저리 흔들거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 키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려 했다. 노르웨이의 스포츠심리학자인 가이르 요르데 박사는 승부차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심리적 스트레스(40%), 슈팅 기술(10%), 본경기에 따른 피로(7%) 순으로 분석했다. 통상 키커들은 심리적 압박 때문에 첫 번째와 마지막 다섯 번째 순서를 기피한다고 한다. 공격수 출신인 김도훈 울산 감독은 “골키퍼는 승부차기를 막지 못해도 ‘밑져야 본전’이지만 키커는 그렇지 않다. 무조건 넣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 엑서터대 연구팀은 “키커는 골키퍼의 동작을 무시하고 공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키커의 눈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골키퍼를 오래 바라볼수록 불안감이 높아져 킥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고의 승부차기 코스와 슈퍼 세이브 비법 덴마크의 두 번째 키커 시몬 케르는 교과서적인 승부차기를 보여줬다. 그는 골대 오른쪽 상단에 꽂히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몸을 던져도 막을 수 없는 위치로 공을 보낸 것이다. 크로스바와 골포스트에서 각각 50cm 안쪽 지점으로 향하는 공은 골키퍼가 거의 막을 수 없다. 반면에 최악의 코스는 골문 중앙 하단부로 향하는 킥이다. 스포츠 통계업체 OPTA는 “역대 월드컵에서 중앙 하단부로 향한 킥의 성공률은 58%에 불과했다. OPTA는 “만약 가운데로 공을 찰 생각이라면 낮은 코스보다는 골키퍼 머리 위로 향하는 강력한 킥을 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수들도 가장 확률 높은 슈팅 코스를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경기에서 최적의 코스로 공을 보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인 김병지(골키퍼)는 “실제로 골대 위쪽 구석을 보고 승부차기를 하는 공격수는 드물다. 조금만 방향이 빗나가거나 힘 조절에 실패하면 골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득점을 위해 땅볼이나 골키퍼 어깨 높이로 공을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승부차기를 골키퍼가 성공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 독일 일간지 디벨트는 “키커의 발 모양은 공의 방향이다. 차기 직전 지면에서 킥을 지탱하는 쪽의 발끝은 80% 정도 공이 나갈 방향을 가리킨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스페인전에 나선 키커 9명은 디딤발 끝의 방향과 슈팅 방향이 일치했다. 골키퍼들은 다양한 동작과 발언으로 승부차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기도 한다. 김병지는 “상대가 킥을 하기 전에 제스처를 통해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타이밍보다 골키퍼가 늦게 골문 앞으로 걸어가거나, 키커에게 볼을 건네며 ‘너 오른쪽으로 많이 차잖아’라는 식으로 심리전을 시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6강 이후로는 더 이상 무승부가 없는 토너먼트 경기가 계속되면서 승부차기는 치명적인 변수로 계속 작동할 수밖에 없다.정윤철 trigger@donga.com·김배중·강홍구 기자}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빠진 월드컵의 새 영웅은 누가 될까. ‘메호(메시와 호날두) 대전’을 무산시킨 프랑스, 우루과이가 6일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월드컵 시작과 함께 불붙은 메시와 호날두 간 ‘역대 최고 선수(GOAT·Greatest Of All Time)’ 논쟁을 잠재운 두 팀에서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축구 영웅이 탄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의 기세는 프랑스가 좋다. 조별리그서 호주(2-1 승), 페루(1-0 승)를 상대로 힘겹게 승리를 거둔 프랑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강한 압박수비, 수비에 이은 역습이 점점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유의 탄력을 앞세운 빠른 스피드와 돌파가 장점인 ‘무서운 19세’ 킬리안 음바페는 16강전에서 장기를 유감없이 선보이며 노련한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농락했다. 1-0으로 앞서가는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2골을 넣는 등 음바페는 팀의 4골 중 3골에 관여했다. 앙투안 그리에즈만, 폴 포그바 등 20대의 젊은 선수들도 쉴 새 없이 빠른 스피드로 상대팀 문전을 위협하고 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의 우승을 노려 볼 만한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우루과이의 저력은 결코 만만찮다. 디에고 고딘이 이끄는 수비진은 포르투갈전에서의 1실점이 유일한 실점일 정도로 ‘통곡의 벽’으로 통한다. 앞선 3경기서 4골을 몰아친 호날두도 우루과이 골문을 향해 단 1개의 유효슈팅만 날렸을 정도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 3위 루이스 수아레스(25골), 음바페의 파리 생제르맹(PSG) 동료이자 프랑스 리그1 득점 1위 에딘손 카바니(28골)가 이끄는 공격진은 탄탄하다. 카바니는 포르투갈전서 2골을 몰아치며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카바니의 몸 상태가 관건이다. 포르투갈전 당시 후반 29분 부상으로 교체된 카바니는 프랑스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카바니는 “아무것도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햄스트링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만일 사실일 경우 3주가량의 회복 기간이 필요해 카바니는 프랑스전뿐만 아니라 결승전(16일) 출전도 불가능하다. 월드컵서 한창 물오른 PSG의 두 골잡이(음바페, 카바니)의 자존심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는 프랑스-우루과이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충격에 가까운 등장이었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지만 상대 팀엔 공포 그 자체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평균 연령은 29.5세로 이번 대회 출전 32개국 가운데 최고령. 만 19세 193일의 젊음은 ‘축구의 신’으로까지 불리던 리오넬 메시와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관록의 아르헨티나 슈퍼스타들 사이를 뚫고 번개처럼 달렸다. 1일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16강전은 새로운 영웅의 새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알리는 무대였다. 》 페널티킥을 얻어낸 전반 10분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상대 선수에게 맞은 공이 하프라인 근처에 있던 킬리안 음바페 앞에 떨어졌다. 음바페는 상대 골문 앞까지 60m를 내달렸다. 음바페의 광속 질주에 수비 셋이 따라붙었으나 미치지 못했다. 최종 수비를 맡은 마르코스 로호가 결국 페널티지역 안에서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고 경고까지 받았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당시 음바페의 전력질주 기록은 시속 38km”라면서 “우사인 볼트가 2009년 100m 세계기록(9초58)을 세울 당시 평균 시속 37.58km를 넘는 속도였다”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측정한 이날 음바페의 기록(최고 시속 32.4km)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그만큼 압도적인 스피드였다. 오른쪽 공격수 음바페를 마주친 아르헨티나 로호(30.82km),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30.6km)의 발은 음바페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날 음바페가 후반 19분, 23분 날린 2개의 슈팅은 모두 골문을 갈랐다. 음바페가 얻어내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넣은 페널티킥을 포함하면 프랑스가 얻은 4골 중 3골에 모두 음바페가 관여했다. 10대 선수가 월드컵 본선에서 멀티골을 넣은 건 1958 스웨덴 대회 때 당시 18세였던 펠레(브라질) 이후 60년 만이다. 펠레는 자신처럼 10번을 달고 뛰는 음바페에 대해 “아주 어린 나이에 월드컵 한 경기에서 2골을 넣은 위대한 선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음바페는 “펠레 이후 두 번째라는 건 좋은 일이다. 최고 수준의 대회인 월드컵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라고 말했다. 카메룬 출신 아마추어 축구 선수였던 흑인 아버지, 알제리 출신 핸드볼 선수였던 백인 어머니 사이서 태어난 그는 뛰어난 운동감각을 물려받았다. 파리 북부 봉디에서 태어난 음바페는 4세 때 지역리그 소속 AS봉디 단장 눈에 띄어 축구를 시작했고 이 팀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가난했고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이 지역에서 음바페는 흙먼지가 날리는 울퉁불퉁한 흙 마당에서 공을 찼다. 코치들은 “가장 공을 차기 어려운 곳이라 가장 많이 배운다”고 했다. 팀 관계자는 “음바페를 처음 봤을 때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며 “리오넬 메시를 처음 본 사람들도 똑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2013년 AS모나코로 이적해 프랑스 축구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각각 갖고 있던 팀 최연소 프로데뷔 기록과 팀 최연소 득점 기록(이상 19세)을 16세와 17세로 경신했다. 지난해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그는 이적료 1억8000만 유로(약 2336억 원)로 PSG 동료인 네이마르(브라질·2억2000만 유로·약 2856억 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선수가 됐다. 10대 선수 중 역대 최고 이적료다. 2017∼2018시즌 프랑스리그서 13득점 7도움으로 활약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 최고 명문 구단들이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PSG 구단을 이끌고 있는 카타르 왕족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은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음바페를 데려왔다. 켈라이피 회장은 “10억 유로(약 1조2978억 원)를 줘도 음바페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김배중 wanted@donga.com·임보미 기자}

“지난날이 떠올라 흘린 행복의 눈물이었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장현수(사진)에게 28일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의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은 뒤 흘린 눈물의 의미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패배의 결정적인 빌미가 됐던 페널티킥을 내준 멕시코전(1-2 패)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피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던 그는 이날 모처럼 활짝 웃으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FC도쿄의 ‘캡틴’이자 홍명보를 잇는 대형 수비수로 기대를 모았던 장현수에게 이번 대회는 악몽이었다. 첫 경기였던 스웨덴전부터 잦은 패스 실수와 맥을 끊는 경기 운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장현수는 멕시코전에서 전반 26분 페널티킥을 내줘 패배의 책임을 혼자 떠안았다. 후반 21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성급한 태클을 시도해 추가골의 빌미를 줬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기본이 안 됐다”며 이례적으로 혹평하기도 했다. 월드컵 내내 장현수를 향한 비난도 쏟아졌다. 장현수가 팔을 들고 태클을 시도하다 핸들링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준 상황에 대해 누리꾼들은 “질문은 연습 때 하는 것”이라며 조롱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현수 처벌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멘털이 무너질 수도 있을 상황이었지만 장현수는 견뎠다. 그는 “팀원,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었다. 많이 힘들었지만 떨어질 곳이 없으면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애써 위로했다”고 말했다. 축구는 어느 한 선수로 인해 결과가 달라지는 스포츠가 아니라며 자신을 감싼 동료들의 위로도 장현수에게는 큰 힘이 됐다. 이날 부상 중인 기성용을 대신해 중앙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장현수는 한결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후반에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독일 수비진의 허를 찔렀다. 예상 못 한 장면들이 하나하나 쌓여 독일 수비에 균열이 생기고 후반 추가시간 마침내 골문도 열렸다. 극적 승리에 그를 향한 날선 비난도 사그라들었다. 상처뿐인 월드컵으로 기억될 수도 있겠지만 장현수는 월드컵에서 벌어진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는 “일상에서도 축구 생각만 해야 해 몸도 마음도 힘들었지만 경기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어느 포지션에 있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임무”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저를 두고 ‘운이 나빴다’ ‘실력이 없었다’ 여러 평가가 있었습니다. 모두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나 확실한 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저도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웃음).” 국민들을 울고 웃게 했던 장현수의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