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구독 11

추천

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칼럼94%
행정3%
인사일반3%
  • 위스키에 녹아있는 인생의 그맛

    한때 와인을 다룬 만화가 유행했다. 그런데 숙성된 깊은 맛이라고 하면 ‘위스키’도 빠질 수 없다. 애주가 만화 독자들은 위스키를 다룬 만화는 없어 아쉬웠다. ‘소폭’(소주+맥주)이 대세가 되기 전 수십만 원에 달하는 고급 위스키도 ‘무식하게’ 폭탄주로 만들어 먹던 우리 사회에서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나온 만화 ‘한 잔의 맛’(위즈덤하우스)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생활의 발견’ 등 일상 소재를 다룬 웹툰으로 인기를 얻은 만화가 김양수 씨가 현직 바텐더의 감수를 받아 그린 ‘위스키’ 만화다. 근무하던 잡지사가 망해 프리랜서 기자로 생계를 유지하게 된 주인공 태백. 바텐더 인터뷰 의뢰를 받아 한 바를 찾아간다. 바텐더는 인터뷰를 거절하는 대신 싱글몰트 위스키 한잔을 권한다. 특유의 독함에서 인생의 쓴맛이 느껴진 듯 인상을 찡그리는 태백에게 바텐더는 “10분 후 다시 마셔 보라”고 말한다. 10분 후 그 독하던 위스키는 공기와 맞닿으며 캐러멜 향과 풍미가 생긴다. ‘시간의 맛’이라고 설명하는 바텐더. 태백은 바의 손님들이 즐겨 마시게 된 위스키, 칵테일, 보드카에 얽힌 사연을 취재한다. 바텐터는 오랜 기간 무명인 배우에게는 영화 ‘007 카지노로얄’에서 제임스 본드가 마시는 고든스 진과 보드카를 섞어 얼음과 레몬을 올리는 ‘베스퍼 마티니’를 권한다. 회사에서 퇴물 취급을 받는 40대 부장에게는 변함없는 맛의 조니워커 블랙과 소다수, 쓴맛의 약재로 만든 술 ‘앙고스트라 비터’를 섞은 ‘올드 패션드’를 추천한다. “이 술처럼 때론 씁쓸했던 지난날도 되돌아보면 달콤한 추억이 될 때가 있다”는 말과 함께.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 전통주 생산 가문을 다룬 ‘명가의 술’과 같은 작품성과 디테일은 없지만 인생을 반추하며 ‘조용히 한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맨 인 컬처]‘설리 현상’으로 설레나요?… 아재, 꿈깨세요!

    《사진 속 그녀. 야하다. 침대에서 남자친구와 은밀한 키스…. 새벽의 밤꽃처럼 뽀얗고 흐린 듯한 이 사진의 해상도조차 야릇한 느낌을 더했다. 17일 유명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훔쳐보던 에이전트 7(임희윤 기자)과 에이전트 5(김윤종 기자).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른 사진도 만만치 않았다. 헐렁한 셔츠만 입거나 스프레이형 생크림을 입안 가득 채워 넣는 모습까지…. 주인공은 아이돌 설리(22). 그녀의 SNS가 요즘 뜨겁다. 설리의 ‘묘한’ 모습에 ‘낯 뜨겁다’는 비난부터 ‘당당하다’는 칭찬까지, 사람들의 설전 역시 뜨겁다. 힐난하면서도 설리의 SNS를 ‘훔쳐보는’ 심리가 궁금했다. 혹은 설리야말로 예쁜 외모로 정체를 감춘 외계인? 》 ○ 설리에게서 희망 찾는 ‘아재들’ 아이돌 기획사부터 찾았다. “데뷔 초부터 회사에서 SNS를 관리했어요. 글도 대신 써줍니다.”(A기획사 이사) “팬들도 SNS를 하는 연예인을 향해 ‘네가 쓰는 거 아니잖아’라고 외치죠. 진짜 같아서 팬들이 호응할 수 있는 모습을 담으려 하죠.”(B기획사 직원) 이런 차원에서 설리는 ‘날것 그대로’란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 ※결론: 설리는 대중적 관심을 추구하는 지구인? 섣부른 결론에 아저씨들은 항변한다. “그녀가 희망을 줬다는 게 중요해요. ‘우리도 할 수 있다’는….”(직장인 김성준 씨·35) 아차! 핵심을 놓쳤다는 불안감에 몸서리쳤다.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설리 인스타그램을 검색했다. 설리가 애인과 키스하는 사진을 본 한 외국인이 단서(댓글)를 남겼다.○ ‘아빠 연애’하는 연예인들? “It’s your dad?” 어법에 맞는 건지? 어쨌든 ‘아빠?’냐고 묻고 있다. 설리의 연인인 ‘다이나믹 듀오’의 멤버 최자(36)는 설리보다 열네 살 많다. ‘도둑놈’이라고 외치고 싶어도 잘나가는 1990년대생 여자 연예인 중 여럿이 ‘아빠같이 듬직한 남친이 좋다’며 띠동갑과 열애 중. 국민 여동생 아이유(23)와 가수 장기하(34)는 열한 살 차, ‘티아라’ 지연(23) 역시 열세 살 많은 이동건(36)과 사귄다. 연예인만의 일탈적 현상? 조사팀(엠브레인)과 12∼14일 20, 30대 남녀 총 400명을 설문한 결과 남성의 40.0%, 여성의 39.5%가 “주변에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커플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여성 중 64.5%가 나이 차 많은 상대와의 연애에 ‘보통’ 혹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표 참조). “철없는 또래보다는 나이 차가 나지만 힘들 때 가이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회사원 김주희 씨·28) “그런 매력이 얼마나 갈까요? 제가 20대 후반만 돼도 남자는 금방 마흔 되잖아요.”(대학생 최정연 씨·24) 결혼정보업체 ‘듀오’ 이명길 연애코치는 “나이에 대한 금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의 경제력이 중시되면서 한동안 ‘연상녀+연하남’이 부각됐죠. 겉으로 봐서는 모르죠. 화장, 성형의 발달로 30대 여성도 20대처럼 보여요. 남자도 비비크림 바르고 몸매 가꾸죠.” 하지만 설리, 아이유 사례로 ‘희망을 봤다’는 이들에게 ‘최자도 불행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일명 ‘고추’(생식) 나이는 외형과 상관없어요. 40대 중반이 되면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주는 반면 열 살 어린 30대 여성은 성에 적극적이 되죠. 젊은 여성들이 나이 좀 있는 남편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여성들도 ‘사귈 만한’ 나이 차 좀 나는 남성은 그냥 아재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허황된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최자, 장기하 보세요. 나름 능력자, 스펙남이에요. 40대 정우성, 이정재가 ‘사귀자’고 하면 사귈 수도 있을 것과 같은 맥락이죠. ‘나이만 있는 남자’가 아니라 ‘관리된 외모와 몸매, 능력과 재력이 있는 남자’가 중요!”(회사원 최모 씨·29)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던 이 시대의 아재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찔끔 났다. “취직하고, 집 사고…. 자리 잡기가 더 힘들진 반면 소비 수준, 기대치는 높아졌죠. 커져버린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미 갖춰진 사람에게 편승하고 싶다는 심리가 더 강해질 겁니다.”(문화평론가 김헌식) 어쨌든 ‘영원히 살 수 없는’의 ‘모털(mortal)’에 부정을 의미하는 ‘어(a)’를 붙여 ‘죽을 때까지 똑같이 사는’, 즉 청년 중년 노년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어모탤리티(Amortality) 시대에 우리는 와 있다. ‘정신이 늙지 않는다면 기회는 있다’는 자위론을 펼친 두 요원은 그곳으로 향했다.(다음 회에 계속) 김윤종 zozo@donga.com·임희윤 기자}

    • 2016-04-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神의 한 수]바둑 고수들의 뿌리 전남에 국내 최초 ‘바둑박물관’ 세운다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친 이세돌 9단(33)의 고향은 어디일까? 바로 전남 신안군이다. 이세돌뿐만 아니라 전남은 한국 바둑 고수를 여러 명 배출했다. 전남에 국내 최초의 바둑 박물관 건립이 추진되는 이유다. 전남도는 “‘남도문예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목포 권역에 국내 최초로 바둑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남도문예 르네상스’란 전남을 ‘문예의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 체계적으로 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사업이다. 전남도는 이 프로젝트에 바둑을 핵심으로 두겠다고 선언했다. 바둑 박물관에는 국내외 바둑의 역사에 대한 각종 기록물은 물론 역사 속 위대한 바둑 고수, 대국의 시대별 변천사, 아시아 전역의 바둑 문화와 그 경향성, 나아가 바둑과 연관된 과학과 바둑의 미래에 관련된 각종 콘텐츠가 채워진다. 전시 뿐 아니라 일반인, 어린이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바둑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한 예정이다. 바둑 전문가들은 “한국 현대 바둑을 이야기할 때 전남을 떼어놓고 얘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정도여서 바둑 박물관 건립의 최적지는 전남”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전남은 수많은 바둑 고수의 고향이다. 전북 부안 출신의 조남철 국수(1923∼2006년)는 대한민국 최초의 기원인 ‘한성기원’을 1945년에 설립했다. 이 명맥은 호남 출신의 국수들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전남 강진이 고향인 시골 소년 김인은 13세 때 바둑판을 품에 안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는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1966년 제10기 국수전에서 조남철 9단을 물리쳐 ‘20년 조남철 아성’을 무너뜨리는 세대교체의 선봉장이 됐다. 이후 1970년대 초까지 그는 무적에 가까웠다. 전남 영암 출신의 조훈현은 9세 때인 1962년 세계 최연소로 입단했다. 그는 입단 후 세 살 아래인 조치훈과 비슷한 시기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에서 재입단해 승승장구하며 신인상까지 탔지만 병역 문제로 1972년 귀국한다. 그는 1974년부터 바둑계를 제패하기 시작해 세 번의 전관왕(한 해에 모든 기전에서 우승하는 것)과 응씨배 초대 우승 등 세계 제패로 시대를 풍미했다. 조 9단은 또 전북 전주 출신인 이창호 9단을 내제자로 받아들여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한국 바둑이 세계를 제패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2000년대 역시 전남 신안 출신의 이세돌 9단(33)이 세계대회에서 18번 우승했으며 현재 한국 바둑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23) 역시 부모가 전남 출신이다. 전남도는 도내 바둑 선수 양성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강화한다. 전남도 바둑팀은 2014, 2015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또 10월 진도에서 개최되는 제11회 전남도지사배 전국 아마바둑대회 등 일선 시군에서 개최되는 바둑대회에 대한 지원도 체계화된다. 또 특성화고인 한국바둑고등학교(순천시 주암면)에 대한 지원을 통해 바둑 인재 양성에 힘쓰고 이세돌바둑기념관(신안군 비금도)에 대한 지원, 광주과학기술원 및 전남대 등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공지능 연구 활성화도 계획 중이다. 전남도는 “대한민국 바둑의 뿌리인 전남을 전 세계에 알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바둑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송혜교, 임정청사에 한글안내서 서경덕교수와 1만부 제작 기증

    배우 송혜교 씨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4월 13일)을 기념해 중국 후난(湖南) 성 창사(長沙)의 임시정부 청사에 한글 안내서 1만 부를 제작해 기증했다. 안내서에는 임시정부 활동, 중국 지도자의 도움, 관람 안내 등이 실렸다. 안내서는 15일부터 관람객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송 씨와 서 교수는 뉴욕현대박물관, 보스턴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에 한글 안내서를 기증해 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한민국 휩쓴 ‘송중기앓이’… 임무 마친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를 만나다

    그는 기둥 뒤에서 담배 한 대를 물고 있었다. 동아일보 기자라고 명함을 건넨 뒤 유시진 대위를 만났다. 그의 목소리는 강모연(송혜교)에게 말하듯 부드러웠다. ‘귀’로 먹는 초콜릿이라고나 할까. 기자가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 간다고 하자 그는 “아, 그냥 가시게요. 점심이라도 드시고 가시지 말입니다”라고 했다. 15일 정오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앞. 14일 종영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 주인공 유시진 역의 송중기(31)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태후’ 최종회 시청률은 38.8%(닐슨코리아 전국)에 달했고 ‘송중기앓이’란 말까지 생겼다. 가장 ‘핫’한 스타가 된 소감부터 물었다. “며칠 전 드라마 홍보차 홍콩을 방문했는데, 직접 몸으로 느낀 것은 처음이에요. 얼떨떨하고 기쁘기도 하고…, 책임감도 커지더군요.” 정돈된 말투, 절제된 표정. 군복 대신 줄무늬 니트와 면바지를 입었지만 그는 여전히 유시진으로 보였다. 여성들에게는 ‘판타지 스타’, 남성들에게는 ‘적’인 그 유시진. “결혼한 친구들도 저보고 많이 뭐라고 합니다.(웃음) 유시진 같은 남자가 현실에 있을까요? 판타지 같아요. 그래서 저 역시 유시진에게 많이 배웠어요. ‘이렇게 행동하거나 말하면 내 여자가 좋아하겠구나’라고….” 송중기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제가 더 좋아하니까’를 꼽았다. “멜로 연기의 비결요? 비결이라기보다는 대본을 중시해요. 장면과 장면을 생각하면서 작가 입장에서 ‘왜 이런 대사를 썼을까’ 하고 고민합니다.” ‘태후’는 작품성이나 개연성이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시진 역할에 충실했고 만족스럽게 끝냈어요. 오글거린다는 대사 역시 ‘제 색깔로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죠. 단점이 있으면 제 장점으로 보완하고, 제 단점이 있다면 누군가의 장점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봐요.” 곤란한 질문도 능숙하게 답하는 모습에서 또다시 유시진이 떠올랐다. 총으로 쏴도 살아나는 불사조. 한류 스타가 됐으니 자칫 어깨에 힘이 들어가진 않을까? “머릿속에서 스스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에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부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그런 초심은 변해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상업적 배우로서의 제 그릇은 커졌는데, 초심에 머물러 있다면 제대로 담을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봐요. 다만, 제 본질은 그대로 있어야겠죠.” 송중기는 “가족이 노출되고 전 여자친구 사진까지 인터넷에 돌아다닌다. 감당해야 할 몫인 건 알지만 가족까지 힘들어하는 건 속상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군대에서 인간 송중기로서 배운 점이 많아요. 나에게는 스트레스인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됐고…. 이런 것이 연기에 묻어나지 않나 싶어요.” 올해 영화 ‘군함도’ 촬영에 들어갈 그는 그래도 ‘꽃미남 배우’란 타이틀은 버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배우에게 외모가 주는 부분도 커요. 피부 관리도 열심히 할 겁니다.(웃음) ‘성균관 스캔들’부터 ‘태후’까지, 출연료건, 분량이건 다 떠나서 그 배역이 좋으면 맡아왔어요. 스스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역할을 맡을 겁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태후’ 송중기 “유시진에게 한수 배웠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그는 기둥 뒤에서 담배 한대를 물고 있었다. 기자가 접근하자,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들이 당황한 듯 앞을 막는다. “동아일보 기자”라고 이야기 한 후 유시진 대위를 코앞에서 만났다. 그의 목소리는 강모연(송혜교)에게 말하듯 부드러웠다. ‘귀’로 먹는 초콜릿이라고나 할까. “아. 그냥 가시게요. 점심이라도 드시고 가시지 말입니다.” 15일 정오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 앞. 14일 종영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 주인공 유시진 역의 송중기(31)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태후’ 최종회 시청률은 38.8%(닐슨코리아 전국)에 달했고 방영 내내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송중기 앓이’란 말까지 생기면서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대전 세차장과 고향집에 팬들이 몰려 가족들이 불편을 겪는 일까지 발생했다. 가장 핫한 스타가 된 소감부터 물었다. “최근 홍콩에서 드라마 프로모션을 하고 팬들을 만났어요. 언론보도로 해외 반응을 듣고 있었지만 직접 몸으로 느낀 것은 처음이에요. ‘정말 많이 사랑받는 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되게 얼떨떨했고, 놀랍고 기쁘기도 하고… 책임감도 커지더군요.” 정돈된 말투, 절제된 표정이 보였다. 이날 그는 줄무늬 니트와 면바지를 입었다. 그럼에도 사복을 입은 유시진으로 보였다. 때론 거칠고 때론 자상한 미소를 짓는 그는 여성들에게는 ‘판타지 스타’, 남성에게는 ‘적’ 아닐까? “결혼한 친구들도 저보고 많이 뭐라고 합니다.(웃음) 그런데 유시진 같은 남자가 현실에 있을까요? 판타지 같아요. 그래도 저도 유시진에게 많이 배웠어요. ‘아, 이렇게 행동하거나 말하면 여자가 좋아하겠구나’란 거. 모든 여성들이 내 남친, 내 남편에게 꼭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있잖아요. 유시진은 참 멋진 놈 같아요.” ‘유시진에게 한수 배웠다’는 그의 말을 듣다보니 달달하다 못해 오글거리는 ‘태후’ 속 대사들이 생각났다. 송중기 기억에 남는 ‘태후’ 대사는 무엇일까? “사적으로도 많이 받은 질문이인데요. 사전제작 하다보니 집에서 방송을 보면서 이런 저런 것을 느낄 때가 많아요. 어제 광고 촬영 중 TV를 켜니 ‘태후’가 방송되던데, 유시진이 강모연에게 ‘졌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어차피 제가 더 좋아하니까’란 대사가 나오더군요. 정말 좋게 들리더군요. 15회에서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란 대사도 와 닿았구요.” 다만 그런 대사는 ‘아무나 해서는 안 되지 말입니다’라고 여성 팬들은 항변한다. 샤방한 꽃미남에 멜로연기가 되는 송중기 만이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멜로 연기의 비결이요? 비결이라기보다는 대본을 중시해요. 장면과 장면, 각 회를 연결해 생각하면서 작가 입장에서 ‘왜 이런 대사를 썼을까’라고 고민합니다. 그러면 감정이 이해되죠. 평소 제 모습대로, 멜로도 웬만하면 느끼하게 하지 않으려고 하고요.” 하지만 ‘태후’가 사전 제작이라는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극 후반 스토리가 개연성이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사전 촬영’했기 때문에 저도 반응이 너무 궁금했어요. 중학교 동창들 집에서 함께 본 적도 많아요. 그래서 여러 비판도 잘 알고 있습니다. 조만간 김은숙 작가와 소주 한잔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런 비판은 사실 제 권한 밖이라 뭐라고 이야기해도 오해만 생길 것 같아요. 전 제가 할 수 있는 ‘유시진’ 역할에 충실했고 만족스럽게 끝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작가, 감독, 제작진이 대답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송중기는 극중 오글거리는 대사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은숙 작가 대사는 취향 차이 같아요. 오글거린다다는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고…. 그냥 저는 ‘대사에 나의 색깔로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성격상 누군가가 단점이 있으면 제 장점으로 보완하고, 제 단점이 있다면 누군가의 장점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봐요. 이 일(드라마) 자체가 ‘조직의 예술’이라고 보거든요.” 곤란한 질문도 능숙하게 답하는 모습에서 또 다시 유시진이 떠올랐다. 더구나 유시진은 몇 번 씩 총으로 쏴도 살아나는 불사조 아닌가? “불사조 맞는 거 같아요.(웃음). 정말 많이 살아났죠. 유시진을 연기한 제 입장에서는 사실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이 드라마 장르는 멜로잖아요. 멜로를 강화시키기 위핸 설정이라고 봅니다. 실제 15회(전사한 줄 알았던 유시진이 강모연과 재회)를 집에서 봤는데 뭉클했어요. 그 장면 보면서 같이 출연한 배우들에게 카톡 메시지까지 보냈습니다.” 송중기는 ‘태후’를 계기로 한류 스타로 급부상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영화 ‘늑대소년’ 등을 통해서도 인기를 끌었지만 한류스타 급은 아니었다. 순식간에 해외에서까지 알아보는 스타가 됐으니 자칫 어깨에 힘이 들어가진 않을까? “요즘 제 머릿속에 스스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에요.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생각도 들고, 거꾸로 그런 초심은 변해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상업적 배우로서의 제 그릇은 커졌는데, 제가 초심에 머물러 있다면 이를 제대로 담을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봐요. 회사 매출도 달라졌잖아요. 초심도 변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다만 제 본질은 그대로 있어야겠죠. 한류스타는 공감이 잘 안가요. 같이 연기한 혜교 누나처럼 꾸준히 활동해온 분들이 진정한 한류스타죠. 혜교 누나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저런 선배도 계속 노력하는구나, 괜히 송혜교가 아니다’라고 느꼈죠. 연기하다보면 상대에게 무언가 주면서 연기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저는 잠깐 드라마로 인지도가 올라간 것뿐이라고 봐요.” 그릇이 커졌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거물이 됐다는 뜻으로 들렸다. 송중기는 자칫 주변의 오해가 조심스러운 듯 설명을 더했다.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죠. 어쩔 수 없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잖아요. 제가 열심히 해야 저희 매니저들도 먹고 살고,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도 월급을 받을 수 있고…. 저를 응원하는 해외 팬들도 생겼고, 제 주변 분들을 절대 실망시켜드리면 안되죠. 그런 의미에서 그릇이 커졌다고 말한 겁니다. 결국 저는 배우이기 때문에 좋은 작품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봐요.” ‘13일 총선에서 투표했냐’고 묻자 송중기는 과도한 관심에 대한 고통부터 호소했다. “솔직히 속상한 일도 있어요. 제 가족이 너무 노출되면서, 저희 집으로 찾아오는 팬들까지 생기다보니, 전 여자친구 사진까지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좀 속상해요.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인 건 알지만 가족까지 힘들어하는 건. 그런 차원에서 투표 행위는 개인적인 것이니….” 더 대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려 주제를 돌렸다. 최근 송중기가 박근혜 대통령과 한식문화관 개관식에 참석한 일을 물었다. “대통령 만나니 좀 긴장을 되더군요. 저도 모르게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생각해보니 군대 가기 전 어린이날 행사 때 박 대통령을 뵌 적이 있었죠. 마침 박 대통령이 ‘우리 예전에 봤었잖아요’라고 말하셔서…. 무척 죄송했습니다.” 정부 이야기가 나온 김에 ‘태양의 후예’가 군국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그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누군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 의견을 존중합니다. 그렇게 비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해석을 그렇게 안 해요 사명감, 책임감, 애국심이 뭘까요? 유시진처럼 누구를 구하고 작전을 수행하고. 그런 부분이 거창하게 국가라는 개념보다는 ‘약속’ 차원이라고 봐요. 그 약속이란 것이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제 가족들, 나아가 국가, 인류의 평화가 될 수도 있고요.” 송중기도 벌써 9년 차 배우가 됐다. 자칫 꽃미남 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을까? “‘꽃미남 배우’란 타이틀은 버리고 싶지 않아요. 배우에게 외모가 주는 부분은 커요. 연기 만 잘한다고 다는 아니에요. 앞으로 피부 관리도 열심히 하고 노화 현상도 최대한 줄이려 노력 많이 할 겁니다.(웃음) 다만 ‘꽃미남’이란 이미지가 제가 맡은 배역에서 맞지 않을 땐 과감히 버려야겠죠.” 간담회는 예상보다 길게 1시간 이상 이어졌다. 송중기는 인터뷰 중 “전 연기 욕심이 많다”는 말을 3번이나 했다. “신인시절은 다양한 역할을 해보자는 것이 목표였죠. 빨리 주연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급히 올라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많이 배워야 한다고 봤죠. 연기 욕심이 많아서 많은 작품을 해보자는 것은 여전히 목표에요. 그런 의미에서 차기작 영화 ‘군함도’는 큰 동기 부여가 된다고 봐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개인적으로 배우 에드워드 노튼을 좋아해요. 초기작을 보면 굉장히 서늘한 모습을 보여주죠. 저 역시 제 안에 그런 면이 있다고 봐요.” ‘군함도’에서도 독립군으로 나오니 또 군인 역이 맞다고 생각하는 걸까. “저도 제대 후 군인 역할을 할지도 몰랐어요. 그냥 스토리만 봐요. 줄거리를 보고 이후 캐릭터를 보죠. 독립군 역할이지만 유시진과는 다를 거예요. 장르건, 역할이던, 배역의 크기건 가리지 않습니다. ‘성균관 스캔들’부터 ‘늑대소년’, ‘태후’까지, 단지 그 역할이 좋아서 출연료, 분량 등을 다 떠나서 맡았던 작품들이에요. 주인공이든 아니든 저 스스로 소중하게 생각한 역할을 해야 대중들에게 피드백도 받는다고 봐요.” 배우로서 자신감이 커진 듯 보였다. 배우로써 진화된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했다. “몇일 전 ‘태양의 후예’를 보는데 방송 끝나고 바로 영화 ‘늑대소년’이 방영되더군요. 지금 봐도 잘 만들었더군요.(웃음) 늑대소년 철수와 유시진 사이에는 군대가 있어요. 군대에 있는 동안 되새긴 말이 있죠. 손현주 선배의 조언이에요. 연예인으로 살아온 저에게 ‘일반 사병과 몸을 부대끼며 2년을 지내보면 배우를 떠나 젊은 청년 송중기에게 큰 도움이 될거다’라고 하셨죠. 배우로서 얻을 것도 많을 거란 손현주 선배의 말이 정말 맞더군요. 군대에서 인간 송중기로써 배운 점이 많아요. 나에게는 스트레스인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됐고…. 이런 것이 제 연기에 묻어나지 않나 싶어요.” 1시간 이상 진지한 인터뷰 끝에 여성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할 질문을 꺼냈다. 송중기의 이상형은 누구일까? 최근 대한민국 남성들의 로망으로 통하는 걸그룹 AOA 설현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이상형을 ‘송중기’로 지목해 화제가 됐다. “제 이상형은 변함없어요. 현명한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성 팬들이여. 현명해집시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 2016-04-15
    • 좋아요
    • 코멘트
  • 막 내린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 이제 어디서 보나요”

    “유시진 대위를 이젠 못 본다는 게 너무 슬프네요.” 막바지 시청률이 30%를 웃돈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가 14일 최종편(16회)을 끝으로 종영됐다. 이날 ‘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연장 방송을 해달라”는 시청자 청원이 수백 건 게재됐다. 13일 총선 개표방송 속에서도 자체 최고 시청률(34.8%·닐슨코리아 전국)을 기록했을 정도. 방송가에서도 그동안 한 편도 성공하지 못했던 사전 제작 드라마가 시청률 30%를 넘긴 점, 신데렐라나 출생의 비밀 없이 성공한 점, 드라마 한류를 재점화시킨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사전 제작이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막판 스토리가 개연성이 없었고, 간접광고가 난무했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불사조 유시진 ‘태후’는 가상 국가인 우르크를 무대로 파병 군인과 의사의 달달한 로맨스를 중심에 두고 현실감 높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하지만 중반 이후 무대가 서울로 옮겨지면서 이야기가 옆길로 새고 황당한 전개의 연속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유시진(송중기)이 갑자기 북한군 첩보전에 투입돼 서울 한복판에서 총격전을 벌이고 가슴에 총을 맞는 13회가 압권이었다. 심정지까지 일어난 유시진은 강모연의 심폐소생술 몇 번에 벌떡 일어나 북한 군인을 찾아 나선다. 15회에서도 황당한 전개가 이어졌다. 유시진은 서대영(진구)과 함께 해외 작전에 투입됐다가 총상과 폭파 사고로 실종된다. 1년 후 죽은 연인을 잊기 위해 봉사활동에 몰두하던 강모연 앞에 나타난 유시진은 이렇게 말한다. “이쁜이는 뒤를 돌아봅니다. 오버.” 사전 제작 드라마치고는 지나치게 허술한 구성이란 지적이 나온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일부 대목은 이 드라마가 어떻게 신드롬을 일으켰는지 이해 못 할 정도”라며 “사전 제작 목적이 완성도가 아니라 중국 판매였기 때문에 서사가 겉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삼의 후예 ‘태후’ 13회를 보며 헛웃음을 터뜨린 시청자들이 많았다. 수시로 등장하는 간접광고(PPL) 때문. 유시진은 홍삼과 아몬드를 먹고 강모연의 식탁에는 특정 상표의 중탕기가 등장한다. 서대영은 운전 중 자동주행 버튼을 누른 후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키스를 한다. 이 역시 모 자동차 회사의 PPL. ‘태후’는 PPL로 약 30억 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 최주현 씨(25)는 “‘태양의 후예’가 아니라 ‘홍삼의 후예’란 우스개가 나온다”며 “130억 원의 제작비 탓에 PPL을 해야겠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면 문제”라고 말했다.○ 송중기와 한류 드라마가 끝까지 승승장구한 원인은 ‘송중기’의 매력 덕분. 송중기가 연기한 유시진은 강인하지만 부드럽고, 자상하면서도 단호한 캐릭터로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중기의 차기작인 영화 ‘군함도’ 역시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 송중기는 독립군을 맡는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송중기에게 수십억 원의 광고 출연료를 주겠다는 중국 측 섭외가 들어온다고 한다”며 “차세대 한류스타 입지를 다졌다”고 밝혔다. ‘태후’ 종영 이후 한국 드라마의 제작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태후’는 처음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해 제작됐고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에 회당 2만5000달러와 러닝 개런티를 받는 조건으로 수출됐다. ‘태후’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사전 제작을 통해 중국 등 해외 시장을 노리는 제작 시스템이 정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태후’를 웰메이드라고 보긴 어렵지만 사전 제작, 글로벌 콘텐츠를 제작하는 새로운 성공 사례를 남긴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구가인 기자}

    • 2016-04-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표심 거꾸로 읽은 여론조사

    14일 새벽까지 엎치락뒤치락하던 4·13총선 개표 결과는 사전 여론조사 무용론을 불러오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인 지상파 방송사의 출구조사도 제1당을 맞히지 못했다.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었던 서울 종로의 결과는 선거 전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었다.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당선자에게 줄곧 앞섰다. 하지만 개표 결과 정 후보가 득표율 52.6%로 오 후보(39.7%)를 크게 이겼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천편일률적으로 여당의 압승으로 이번 총선에선 ‘여대야소(與大野小)’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모두 정반대였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유선전화를 이용하는 현재의 조사 기법이 가진 한계를 지적한다. 응답률이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20, 30대 표본을 확보하기 어렵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20, 30대 전화 응답률이 너무 낮다. 20, 30대 표본 확보에 실패하면서 전체 표본 수를 줄이거나 가중치를 많이 부여해 응답이 왜곡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66여억 원의 예산으로 공동 실시한 출구조사도 ‘여소야대’는 예측했으나 제1당을 맞히지 못해 ‘반쪽짜리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오후 6시에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보도에서 KBS는 새누리당 121∼143석, 더민주당 101∼123석, MBC는 새누리당 118∼136석, 더민주당 107∼128석, SBS는 새누리당 123∼147석, 더민주당 97∼120석으로 각각 예상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더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었다. 양당의 실제 의석수는 SBS의 예상 의석수 범위 밖이었고, KBS의 예측 범위 안에 간신히 들어갔다. 두 방송사 모두 새누리당을 원내 1당으로 예측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출구조사는 번번이 빗나갔다. 19대 총선에서 KBS는 새누리당 의석을 131∼147석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152석이었고, MBC는 당시 민주통합당 의석을 128∼148석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127석이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윤종 기자}

    • 2016-04-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설현은 어디에 있나요?”

    “근데 ‘우리 설현’은 어디 있지? 인증샷 찍어야 하는데.”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내 투표소. 투표를 마친 4명의 20대 청년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무언가 찾고 있었다. “포스터가 있다던데… 일단 그걸 찾아보자.” 이들은 4·13총선 투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인증샷을 찍기 위해 걸그룹 ‘AOA’ 멤버 설현 사진이 들어간 선거 포스터를 찾고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홍보대사에 설현을 위촉한 뒤 그의 모습을 담은 각종 포스터나 입간판을 시내와 투표소 인근에 설치했다. 설현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해당 포스터들이 화제가 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투표 뒤 설현 선거 포스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 대학생 김모 씨(26)는 “설현 포스터 옆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이 대세”라며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 설현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설현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미 8, 9일 사전투표에 참여한 후 설현 선거 포스터나 현수막 앞에서 찍은 사진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선거 현수막 속 설현과 어깨동무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리 설현 어디있지?” 투표하고 포스터 찾는 젊은이들

    “근데 ‘우리 설현’은 어디 있지? 인증샷 찍어야 하는데.”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내 투표소. 투표를 마친 4명의 20대 청년들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면 무언가 찾고 있었다. “포스터가 있다던데… 일단 그걸 찾아보자.” 이들은 4·13 총선 투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인증tit을 위해 걸그룹 AOA 멤버 설현 사진이 들어간 선거 포스터를 찾고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홍보대사에 설현을 위촉한 뒤 그의 모습을 담은 각종 포스터나 입간판을 시내와 투표소 인근에 설치했다. 설현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해당 포스터들이 화제가 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투표 뒤 설현 선거 포스터와 함께 사진을 찍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 대학생 김모 씨(26)는 “설현 포스터 옆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이 대세”라며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 설현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설현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미 8, 9일 사전투표에 참여한 후 설현 선거 포스터나 현수막 앞에서 인증샷을 올리는 사진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선거 현수막 속 설현과 어깨동무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주부 홍모 씨(68)는 “설현을 잘 몰랐는데, 국회의원 선거 홍보모델로 곳곳에 포스터가 붙어 누구인지 궁금해 검색 해봤다”고 말했다. 총선 홍보 광고 영상 ‘설현의 아름다운 고백’ 편이 여성 비하와 성차별 논란을 일으킨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 영상에서 설현은 “언니, 에센스는 꼼꼼하게 고르면서… 4월13일 아름다운 선택 기대해요”라며 여성 유권자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한다. 여성을 정치에는 관심 없고 화장품과 외모에만 신경 쓰는 존재로 묘사했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선거 홍보물에 대한 사람들의 집중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선관위가 연예인을 선거 홍보모델로 쓰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 16대 대선(2002년) 홍보대사로는 가수 장나라가 위촉됐다. 17대 총선(2004년)에는 월드스타로 급부상하던 가수 비, 18대 총선(2008년)에서는 걸그룹 ‘원더걸스’, 19대 총선(2012년)에서는 ‘달인’ 연기로 성실성을 인정받은 코미디언 김병만 씨가 홍보대사를 맡았다. 반면 연예인들이 투표 후 올리는 인증샷은 예전만큼 화제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가수 이효리, 걸그룹 ‘여자친구’ 예린 등 여러 연예인들이 이날 투표 후 인증샷을 자신의 SNS에 올렸지만 과거처럼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8. 9일 사전투표 때 이미 설현, 가수 전효성 등 많은 연예인이 투표 후 인증샷을 올려 이미지 효과를 선점한데다 투표 인증샷이 홍보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13
    • 좋아요
    • 코멘트
  • 대형스크린 ‘호크 아이’ 가동… 투-개표 상황 생생하게 전달

    채널A가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인 13일 특집 프로그램 ‘약속 2016’ 등을 통해 투표 과정과 결과를 생생하고 심층적으로 보도한다. 채널A는 12일 “선거 결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호크 아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시청자 친화적인 선거 방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선거 당일 오전에는 A자 모양의 캐릭터가 등장해 투표율이 높은 지역을 소개하고 선거구별 후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알릴 예정이다. 오후에는 채널A 기자들이 전국 곳곳의 투표소를 찾아 현장 분위기와 투표 상황을 전달한다. 투표 종료 30분 전인 오후 5시 반부터 본격적인 개표 프로그램 ‘총선 특별방송-약속 2016’ 1부가 방영된다. 김승련 성시온 기자가 앵커를 맡아 실시간으로 지역구별 득표 수와 정당별 득표율을 소개한다. 호크 아이는 정당별 예상 의석수를 화면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현한 프로그램이다. 스튜디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벽에 전체 의석수를 상징하는 253개의 회색 칸은 당선 가능성과 당선 여부에 따라 빨간색(새누리당), 파란색(더불어민주당), 녹색(국민의당) 등으로 변하게 된다. 오후 7시 20분부터는 ‘약속 2016 특집 채널A 종합뉴스’가 방영된다. 이후 ‘총선 특별방송-약속 2016’ 2부와 3부가 14일 오전 1시까지 이어진다. 채널A는 이번 총선 상황과 결과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전하는 사이버 스튜디오, 실시간 개표 상황을 전달하는 개표상황실도 운영한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지역구의 후보들이 서로 절구질을 하는 모습과 당선이 유력한 후보에게 금송아지가 다가가는 컴퓨터그래픽(CG) 등 재미있는 볼거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임규진 보도본부장은 “시청자가 한눈에 4·13총선 판세를 파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여론조사 및 정치평론 전문가, 채널A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들이 출연해 개표 상황에 따른 향후 정국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한언론인회 발간 ‘대한언론’ 제2창간 선언

    국내 주요 언론사 퇴직자들의 모임인 대한언론인회(회장 이병대)가 월간지 ‘대한언론(大韓言論)’ 4월호를 발행하면서 제2의 창간을 선언했다. 대한언론인회는 “4월호는 정론직필을 위해 노력하는 기자를 뜻하기 위해 ‘더 펜(THE PEN·사진)’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제2의 창간에 걸맞게 특집호를 꾸미면서 ‘대한언론’을 잡지 형태로 바꿨다”고 12일 밝혔다. 제2의 창간을 내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수십 년간 취재현장을 누비고 내공을 다져온 퇴직 언론인들의 역량을 사회에 환원하는 한편 제3의 언론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언론인회 측은 설명했다. 이번 4월호(특집호)에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퇴직 언론인 108명의 정치 관련 설문 결과, 정치부 출신 회원들의 좌담회,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심층칼럼 등을 실었다. 5월호부터는 정치와 사회, 경제 분야뿐 아니라 문화, 복지, 일상 등 삶과 밀접한 분야의 보도를 늘려갈 계획이다. 언론인회는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한 토론회나 좌담회도 자주 개최할 계획”이라며 “원로 언론인들이 한국 사회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와!글]송혜교, 日 전범기업 미쓰비시 자동차 광고 거절

    “다른 연예인과 비교되네요.” “진짜 ‘태양의 후예’는 송혜교∼.”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배우 송혜교(34·사진)의 광고 제의 거절이 화제가 됐다. 최근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 자동차가 중국에 선보일 자사 광고 모델로 송혜교를 선택해 거액을 제시했지만 송혜교 측에서 거절했다는 소식이 이날 알려졌다. 거절 이유는 미쓰비시사가 일제강점기 전범 기업이라는 점. 미쓰비시는 전투기 등 군수산업으로 급팽창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적 존재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인을 비롯해 미국, 중국의 전쟁포로가 이 회사에서 강제노역을 했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강제노역한 중국인 노동자에게 보상금을 제공했고 미국, 영국 등을 방문해 노역에 동원된 전쟁포로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한국인 피해자는 보상이나 사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SNS에서는 송혜교에 대한 칭찬과 함께 전지현, 고소영의 이름이 함께 거론됐다. 이번 거절이 ‘학습 효과’란 의미다. 고소영은 지난해 9월 일본 대부업체 광고를 촬영해 비판을 받았다. 또 전지현은 2014년 6월 백두산의 중국 명칭인 ‘창바이(長白) 산’을 원산지로 표기한 생수 광고에 출연하려다가 비판에 휩싸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4-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맨 인 컬처]뻥! 쏴아~… ‘고구마’같은 가슴속 뚫어주는 그 청량감

    “야, 아까 봤지. 우리 팀장 말이 안 통해. 오늘도 고구마 100개….” “근데 서현 씨가 조목조목 반박하는 거 봤어? 완전 핵사이다∼!” 편의점에 들러 사이다를 사려던 에이전트 7(임희윤 기자)과 에이전트 5(김윤종 기자)는 20대 후반 직장인 남녀의 대화에 흠칫 놀랐다. 지구인이란 늘 말이 많다. 그들은 회사 내 답답한 상황, 시원한 상황을 고구마, 사이다로 묘사했다. 사이다라…. 시원한 탄산의 느낌엔 일단 공감. 근데 소화제도, 계곡 물도, 가을 하늘도, 콜라도 있건만 왜 하필 속 시원한 상황을 사이다에 빗댈까. ‘동치미부터 칵테일에까지 두루 쓰이는 사이다는 외계 문명이 선물한 만병통치약? 아니면 사이다는 외계어?’ 조사를 시작했다. ‘꿀-’(요긴한, 달콤한), ‘단호박’(단호한 인물이나 상황), ‘라테’(부드럽고 편안한 느낌), ‘고추장’(사소한 것을 아끼고 궁상떠는), ‘쿠크다스’(얇은 과자처럼 부서지기 쉽고 약한)…. 왜 젊은이들은 음식, 음료수, 식품으로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할까.○ 사이다는 공감각적 음성 이모티콘 “답답할 땐 ‘고구마 100개’, 비슷한 말은 ‘삶은 계란’. 그 반대가 사이다. 그 상징성이 한 방에 공감되니까 덩달아 쓰게 되더라고요.”(대학원생 구혜린 씨) 그렇다면 왜 콜라는 안 되나. 환타, 맥주는? “콜라는 ‘ㄹ’이 두 번, 환타랑 맥주도 ‘ㄴ’ ‘ㄱ’ 받침이 들어가서 발음이 부드럽지 않아요(웃음).”(30대 회사원 오모 씨) 거리와 인터넷엔 사이다의 비유가 널려 있었다. 광고에서는 ‘사이다 같은 세일’,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선 ‘사이다 같은 후보’란 문구가 펄럭인다. 지난달엔 SBS 라디오 프로그램 ‘남희석의 사이다’가 신설됐다. 2월엔 4인조 걸그룹 사이다가 데뷔했다. 사이다는 어느새 우리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명예 에이전트’ 김헌식 문화평론가도 ‘단호박’ 어조로 말했다. “투명한 색채와 기포의 시각, 달콤하게 톡 쏘는 미각, 뻥 하고 열린 뒤 ‘쏴아∼’ 소리 내는 청각이 복합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음료가 사이답니다. ‘주스∼.’ 느낌 안 오죠?” 좀 더 정밀한 언어학적 분석이 필요했다. 정희창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에게 ‘꿀팁’(요긴한 지혜)을 구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의 특성이 음성 대화에까지 영향을 미친 겁니다. 짧고 간결하면서 많은 것이 함축된 단어를 선호하죠.” 종합해보면 사이다는 ‘음성으로 된 이모티콘’이다. 메신저에서 대화 중 긴 설명 없이 이모티콘을 골라 띄움으로써 심리나 특정 상황을 한 번에 표출하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대면 소통에서마저 ‘사이다’ ‘꿀’ ‘고구마’를 이모티콘처럼 띄우는 것이다.○ 사이다, 허니, 바나나…. 말장난의 장난 아닌 효과 사이다 열풍은 요즘 탄산수, 탄산음료 붐과도 연결된다. 불황일수록 탄산음료가 잘 팔린다는 유통업계 속설도 있다. 이마트에 알아봤다. 지난 한 해 동안 171억 원어치의 사이다가 팔렸다. 탄산음료 매출은 지난해 482억 원으로 늘었다. 탄산수 매출액은 43억 원에서 85억 원으로 두 배로 증가. 사이다, ‘꿀-’, ‘나한테 바나나(반하나)’ 같은 언어유희의 인기는 식음료 시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다. 이마트에서 꿀 매출은 1년 새 79억 원에서 85억 원으로 늘었다. 이마트에서 ‘허니’가 들어간 제품은 1657종에 이른다. 지난해 허니 열풍은 올해 바나나로 이어졌다. 국순당은 바나나맛 주류인 ‘바나나에 반하나’를 한 실내포차 체인에서 시범적으로 판매했는데 반응이 좋다. ‘초코파이 바나나’ ‘몽쉘 바나나’도 요즘 인기다. 홍보대행사 커뮤스퀘어의 김철호 대표는 “요즘 젊은이는 소비자이자 SNS를 통한 광고 전달자 역할도 한다”고 했다. “허니, 바나나 같은 핫 키워드 트렌드를 빨리 잡기 위해 SNS 모니터링을 수시로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우리는 철학적 해답을 찾으려 했다.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picture theory)’이다. 언어는 세계의 그림이며, 언어를 통해 세계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이다는 세상을 정확하게 반영한 말. ※결론: 사이다=외계어가 아닌 지구어. 우린 지구인의 영욕이 담긴 사이다 한 캔을 따 단숨에 들이켰다. …목이 따가웠다. 편의점 문을 열어젖히자 담백한 피자 냄새가 후각을 자극해 왔다. (다음 회에 계속)임희윤 imi@donga.com·김윤종 기자}

    • 2016-04-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맨 인 컬처]“걸그룹도 욕망한다, 우리에게 금지된 것을…”

    에이전트 5(김윤종 기자)와 에이전트 7(임희윤 기자)은 계속된 지구 탐사에 지쳤다. 에이전트 5가 흥미로운 아이템을 내놨다. 아이돌 그룹은 지구적 욕망의 결정체다. 명성과 부를 단숨에 이룬 선망의 대상. 늙어가는 자아를 위로할 욕망의 존재. 국가마저 한류라는 브랜드를 내세우기 위해 틈만 나면 그들을 소환하고 소비하니까. 그렇다면 욕망의 대상인 본인들은 이 무수한 화살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들의 욕망은 뭘까. AOA를 택했다. 설현을 포함해 7인조 AOA 중에서 셋이 따로 뭉친 유닛(미니그룹)인 ‘AOA 크림’의 세 멤버, 유나 혜정 찬미를 만나보기로 했다. ‘질투 나요 BABY’로 유닛 활동을 막 마친 시점이라 풍성한 얘길 들려줄 것 같아서다. ‘AOA 크림과 크림 생맥주 한잔’이란 ‘아재 개그’도 쓰고 싶었다. 23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주점, 크림 생맥주를 앞에 두고 그들과 대화 시작.○ 식욕과 다이어트 안주가 나오자마자 그들은 자신들의 욕망부터 허겁지겁 채웠다. 젓가락들의 군무. 도착 10분 만에 도미머리 조림엔 머리뼈, 새우튀김엔 머리와 꼬리만 남았다. “활동 기간엔 주로 하루 한 끼를 샐러드나 샌드위치로 때우거든요.” 절식(節食)도 회사 계약 사항? “자기 선택이죠. 늘 카메라 앞에 서니 알아서 빼게 돼요.” 활동 기간의 일과를 물었다. “(오전) 3∼4시에 샵(헤어 메이크업 숍)에 가 준비한 뒤 방송국에서 리허설과 본방. 끝나면 라디오나 TV 예능 프로그램 촬영…. 숙소에 가서 2∼3시간 자고 나와 다시 비슷한 하루 시작….” 스케줄 없는 날엔 개인레슨을 받거나 취미생활을 조금 한다고 했다. “영화 보기.” “강아지와 산책.” “서울 시내 여행.” 막내 찬미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혼자 돌아다니는 걸 즐긴다. 셋은 “활동 안 할 때 더 예쁘다”며 웃었다. “스트레스 없고 잠을 많이 자서요.”○ 스트레스 받는 날엔 친구들과 ‘짠!’ 다음 안주인 해물떡볶이 역시 순식간에 바닥을 보였다. 스트레스 받는 날엔 학생이나 직장인인 ‘일반인’ 친구들과 술 한잔씩 한다고 했다. 그들과 진짜 속 터놓고 하는 얘기는? “친구들은 직장 상사, 회식 얘기를 많이 해요. 저는 ‘업무 환경’이 특수하니 보편적인 그들 얘기를 오히려 들어주는 편이에요.” “‘너희(AOA)가 잘돼서 너무 기분 좋다’는 문자를 받을 때 눈물 날 정도로 고맙죠.” 합숙 중인 멤버들끼리 술잔을 기울이는 경우가 더 많다. AOA 일곱 멤버는 서울 강남구의 30평대 아파트 두 곳에 각각 4명, 3명이 같이 산다. ‘거국적’으로 건배를 청한 뒤 요즘 진짜 고민을 물었다. “미래죠. 아이돌이 영원한 건 아니잖아요. 꿈을 이룬 건 행복하지만,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싶어요.” “팬일 땐 저희도 몰랐어요. 오전 6시부터 리허설을 하는지도, 일종의 극한직업인지도….” ‘시간을 돌려 다시 진로를 택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셋 중 둘은 다른 길을 가볼 거라고 했다.○ 성적 대상, 욕망의 주체 남성들의 성적인 시선에 대해 본인들은 어떻게 느낄까. “가끔 마음은 아프지만 그런 관심도 감사하죠.” 그룹 내 특정 멤버가 더 부각되면 어떨까. 에두른 질문에 이들이 먼저 설현 얘기를 꺼내준다. “전 그거 완전 좋아요. 군대 간 친구가 설현 사인을 받아달라고도 하죠. 주목받는 멤버가 있어야 팀 전체도 살아나잖아요.” “저희는 서로 싸울 수 없는 구조예요. 지금은 (설현) 언니가 주목을 받지만 회사가 기회를 분배하는 구조거든요.” 셋은 ‘우리 언니들’이란 표현을 자주 썼다. 한지붕 밑에서 살아온 가족애가 느껴졌다. 한창 연애할 나이다. 20대 초중반. 봄꽃이 핀다. “아아아악!! 완전 만나고 싶죠.” “(일반인) 친구들은 남친 얘기 다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전화해 주는,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어요.”○ 신데렐라 언니도 이런 기분? 셋, 갑자기 좀 우울해 보였다. 화려해 보이는 아이돌의 속.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스케줄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부터 시작돼요, 우울한 기분. 옷도, 신발도 저희 것이 아니니 벗어야죠.” “화장 지우고 거울에 비친 제 민낯을 보면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청소하다 갑자기 눈물을 쏟기도 해요.” “진짜 내 모습으로 섰을 때 날 사랑해줄 사랑이 몇이나 될까…. 아마, 신데렐라 언니도 이런 느낌이었겠죠?” 이들은 “종일 회사 일에 지친 스트레스가 저희한테 다는 댓글로 풀린다면 괜찮다”고 했다. “이 친구들도 (직장인으로서) 오늘 나만큼 힘든 하루를 보냈겠구나, 이런 생각만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음 약한 두 요원, 웃음과 눈물을 가슴에 담고 술자리에서 일어섰다. 2차 대신 편의점을 찾은 둘은 진열장에 놓인 청량음료를 향해 손을 뻗었는데…. (다음 회에 계속)김윤종 zozo@donga.com·임희윤 기자}

    • 2016-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만화 ‘삼국전투기’ 10년간의 연재 마친 최훈 작가

    “사람이 보이더군요. 인간 군상…. 인간의 역사는 참 짧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10년간의 연재를 마친 만화 ‘삼국전투기’의 최훈 작가(44)는 상념에 젖은 듯 창문 밖을 쳐다봤다. 이 만화가 시작된 2006년 1월이 떠오르는 듯…. 네이버에서 연재된 ‘삼국전투기’는 삼국지 전투에 초점을 맞춘 웹툰이다. 최 작가를 최근 경기 용인시 작업실에서 만났다. ‘MLB카툰’ 등 야구 만화 작가로 유명한 그가 강산이 변할 시간을 삼국지에 집중한 이유부터 물었다. “어린 시절 월탄 박종화의 소설 삼국지와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에 푹 빠졌었죠. 야구팬들 중에 삼국지 팬이 많아요. 선수 한 명, 한 명을 데려와 팀을 어떻게 만들고 육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마치 장수를 모아 삼국을 통일하듯….” ‘삼국전투기’의 초기 제목은 ‘36☆397’. 36은 ‘36계 병법’을, 397은 삼국지를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최 작가는 “36계 중 삼국지 에피소드만 추려 1년 정도 연재하려 했다. 그런데 삼국지 정사를 읽은 게 화근”이라며 웃었다. “‘삼국지연의’로는 만족할 수 없더군요. 한국어로 된 ‘삼국지 정사’ 책이 없어 일본어 삼국지 정사를 보기 시작했죠. 완전히 다른 세계더군요. 정사를 토대로 삼국지 전체를 제대로 그려야겠다고 다짐했죠.” ‘삼국전투기’에는 그만의 독특한 해석이 들어있다. 위, 촉, 오를 균등하게 다루고 관우 장비 등 주요 장수 이외의 인물들도 충분히 조명해 삼국지의 매력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것이 ‘삼국지 덕후’들의 평이다. ‘삼국지연의’에 기반을 둔 소설, 만화와 달리 제갈량 사후도 충분히 다뤘다. “다들 ‘관우가 안 죽었으면 촉이 통일했다’고 보죠. 실제로 장수 한 명이 어떻게 전쟁의 승패를 좌우합니까. 삼국지 정사는 드라마틱하지 않아 리얼한 매력이 있죠. 정사로 보면 제갈량 사후에도 삼국지 이야기가 4분의 1이나 남아있어요.” ‘삼국지를 3번 읽은 사람과는 대면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너무 세상을 많이 안다는 것이다. 이 말을 꺼내자 그는 심각해졌다. “삼국지는 1800년 전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당시의 삶이나 사고방식이 요즘과 너무 똑같아요. 스마트폰만 없을 뿐이죠. 역사는 반복되는 거 같아요. 문명이 발달하고 개개인이 살기 좋아지면서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서로 충돌하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길은 ‘이대로 가면 다같이 힘들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거죠.” 최 작가는 마지막 장면에 유비 관우 장비의 젊은 시절을 다시 그렸다. “삼국지도 후반부로 갈수록 영웅이 줄고 자기 살길만 생각하는 인물이 많아져요. 앞으로 일본 전국시대도 다뤄보고 싶습니다. 당시는 ‘삼강오륜이 없는 난세’였거든요. 부, 권력, 물질욕…. 오늘날의 욕망과 비슷한 시대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 싶습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3-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온누리에 은총을”… 부활절 전국 성당-교회서 미사-예배

    기독교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27일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부활절 미사와 예배가 열렸다. 천주교회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신앙인들은 부활의 빛을 받은 사람들로, 더이상 어둠 속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며 “믿음 안에서 희망과 사랑의 빛을 세상을 향해 비추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활의 빛과 기쁨, 평화가 한반도 방방곡곡, 그리고 북녘의 동포들, 더 나아가 온 세상 곳곳에 가득하기를 바란다”며 “주님의 은총으로 북한 핵 문제가 잘 해결되고 남북 관계도 소통과 협력 관계로 변화돼 한반도에 평화가 넘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도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교회에서 ‘내 양을 먹이라’를 주제로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열었다.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관으로 열린 이날 부활절 예배에는 46개 교단 신자 70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별도로 부활절 예배를 진행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올해는 연합예배에 동참했다. 또 부활절 새벽 예배를 열어온 NCCK는 26일 오후 11시부터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한국기독교 부활선언예배’를 열었고 27일 오후에도 서울 광화문광장 옆 시민열린마당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가 ‘오늘의 갈릴리 현장’을 주제로 설교한 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으로 예배를 마무리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6-03-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중앙박물관장-문체부 1차관 교체 “청와대의 보복성 경질” 진실 공방

    9일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교체를 계기로 청와대발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인사 난맥상을 지적하는 비판이 일고 있다. 25일 박물관과 문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 측은 지난해 말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프랑스 장식미술전’ 개최를 김 전 관장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관장은 “전시품 중 루이뷔통 등 명품업체들의 상품이 포함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계속된 문체부 고위 관계자의 요청에 김 전 관장은 명품업체 전시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하지만 중앙박물관과 명품업체 사이의 실랑이로 준비가 늦어지면서 5월 개최 일정이 잡혀 있던 미술전이 무산됐다는 게 중앙박물관 관계자들의 말이다. 중앙박물관 주변에선 김 전 관장이 물러난 이유 중 하나가 전시 무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박민권 문체부 1차관이 지난달 29일 전격 교체된 것도 전시 추진 감독 책임자였던 박 차관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문체부 내에서는 이 같은 ‘경질성’ 인사들과 관련해 2014년 7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면직 처리를 비롯해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유 전 장관이 면직된 뒤 문체부에서는 1급 공무원 6명 중 다섯 자리가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문체부 공무원들의 기강을 잡기 위해 유 전 장관과 가까웠던 주요 간부들에게 사표를 내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박 전 차관이 교체되면서 문체부 장차관 세 자리가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문체부 내부에서는 내부 승진이 관행인 1차관마저 외부 인사로 바뀌는 것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유 전 장관 때문에 문체부가 청와대에 미운털 박힌 것은 알겠다.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장차관을 모두 ‘외부 완장’으로 채우는 게 어디 있느냐. 직원들 사기가 바닥인데 문화 융성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했다. 교문수석실과 문체부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과 부처 사이를 조율할 교문수석실이 제 기능을 거의 못 하다 보니 청와대와 부처 간의 갈등이나 혼선이 증폭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 장식미술전과 관련해 청와대가 김 전 관장에게 외압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일일이 답변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전 관장과 김상률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만난 것은 1월 20일 한 차례뿐이고 전시회는 2014년부터 논의된 것으로, 박 대통령의 관심사도 아니어서 압력을 넣을 이유가 없다”며 “김 전 관장이 5년 넘게 재임해 교체 시점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 교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행정고시 33회로 차관급에서는 기수가 낮은 편인데도 발탁됐는데, 그동안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김상운 sukim@donga.com·김윤종·장택동 기자}

    • 2016-03-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중견 무용가 박건희 교수, 24일 마포아트홀서 태평무 공연한다

    중견 무용가인 박건희 디지털 서울 문화예술대 무용학과 교수가 24일 오후 6시 서울 마포아트홀 무대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를 공연한다. 공연은 월간 ‘무용과 오페라’에서 창간 4주년 기념으로 세 번째 개최하는 제3회 대한민국 명무전 무대다. 태평무 이수자인 박 교수는 이 공연을 통해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재현한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 2016-03-24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