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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은 검찰과 경찰이 고위공직자들의 범죄 의혹을 수사한 뒤 사건을 공수처에 송치하도록 하는 사무규칙 제정을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이에 대해 검경 안팎에서 “공수처가 법적 근거 없이 양 기관을 상대로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사무규칙 제정안에 대해 검찰과 경찰에 의견을 물었다. 최대한 빨리 늦지 않게 제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사무규칙 초안에는 경찰과 검찰이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관 등의 고위공직자 범죄 사건에 대해 수사한 뒤 사건을 공수처로 송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에 일부 사건을 맡겨 수사하도록 한 뒤 수사 결과를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사무규칙 초안에 “경찰이 고위공직자 범죄 사건을 수사할 때 검찰이 아닌 공수처 검사에게 압수수색 영장과 구속영장 등을 신청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는 검경이 하고 기소는 공수처가 하겠다는 접근은 헌법과 법률 어디에서도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수처법을 보면 공수처가 검경이 인지한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을 넘기라고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사 권한을 광범위하게 보장하고 있지만 검찰이 수사한 사건에 대한 기소 권한을 명시한 조항은 없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12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면서 “수사 후 사건을 송치하라”고 요구해 반발에 부딪혔다. 한 부장검사는 “공수처는 검찰이나 경찰의 상위 기관이 아니어서 ‘송치’라는 표현도 부적절하다”며 “관계 기관과 충분한 논의 없이 논란 소지가 있는 사무규칙을 제정하겠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31일 “과거 투기 세력들이 새로운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획부동산 등 투기 세력들을 발본색원(拔本塞源·근본 원인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차장검사는 이날 전국 지검장 18명과 3기 신도시 관할 지청장 5명이 참여한 화상 회의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조 차장검사는 “5년 사이 처리됐던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을 다시 살펴보라”고 최근 일선 검찰청에 지시한 것에 대해 “예전 사건을 다시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록에 숨겨진 투기 세력의 실체를 파악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 범죄는 기본적으로 공적 정보와 민간 투기 세력의 자본이 결합한 구조”라며 “부패의 고리를 끊을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조 차장검사는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의 여파로 검찰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직접 수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그는 “법령상 한계라던가 실무상 어려움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국가 비상상황에서 검찰공무원들이 책임있는 자세로 지혜를 모아주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을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등 6대 범죄만 직접 수사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과거 ‘2기 신도시 투기 사범’을 적발했던 사례 등을 서로 공유했다고 한다. 2005년 7월 검찰 합동수사본부는 2005년 7월 6개월 간의 수사 끝에 6개월 동안 1만 5558명을 입건하고 455명을 구속기소했다. 각 검찰청의 담당 검사들은 최근 5년 간 불기소로 처분됐던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을 재검토해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재기명령’을 내려 재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대검찰청이 30일 전국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을 확대 편성하고 공직 관련 투기사범을 전원 구속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정부의 부동산 불법 투기 근절 대책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전국 43개 검찰청(지검, 지청 포함)에 부장검사 1명, 평검사 3, 4명, 수사관 6∼8명 이상으로 구성된 1개 부(部)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확대 편성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총 500명 이상의 검사와 수사관이 ‘투기사범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업무상 비밀을 이용하거나 개발 정보를 누설하는 등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챙긴 부동산 투기를 ‘중대 부패범죄’로 간주하고 원칙적으로 전원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공판에서도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기로 했다. 특히 기획부동산 등 최근 5년간 처리됐던 부동산 투기 관련 사건을 새로 점검해 필요할 경우 검찰이 직접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6대 범죄’로 수사 범위가 제한돼 있다”면서도 “검찰 송치 후 불기소 처분됐다가 재기된 사건, 그와 연관된 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공직자와 가족, 지인 관련 비리 사건에 중점을 두되, 민간 투기사범도 수사할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기획부동산 등 영업적 반복적 투기사범은 구속 수사하고, 벌금형을 대폭 상향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31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18개 지검장 및 3기 신도시 관할 수도권 5개 지청장이 참석하는 ‘전국 검사장 화상회의’를 열어 추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부동산 투기 수사에 검찰을 뒤늦게 투입한 정부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검사는 “정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을 외치다가 부동산 투기로 국민 여론이 들끓자 선거를 앞두고 ‘면피성’으로 검찰을 다시 청소부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가 검찰개혁이고,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면서 이제는 ‘적극 구속 수사하라’고 하니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을 부패·경제사건 등 6가지 범죄와 4급 공무원 등으로 한정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판단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사 과정인데 죄명과 수사 대상자의 직급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가 제한되고 있어 검찰의 수사 개시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장관석 jks@donga.com·고도예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대한 공익신고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박계옥 권익위 상임위원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신고 내용이 구체적이고 신고자가 제출한 자료 등으로 미뤄볼 때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신고자 중 전현직 법무부 장차관과 현직 검사는 공수처 수사 대상에 해당하는 점, 직권남용 등 부패 혐의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한 사유를 밝혔다.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권익위로부터 넘겨받은 사건의 수사를 60일 이내에 종결해야 하며, 이후 10일 안에 결과를 권익위에 통보해야 한다. 검찰에서는 “면밀한 실체 규명을 위해 권익위가 사건을 검찰로 보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부장검사)은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으로 김 전 차관 사건을 조사했던 이규원 검사 등 관련자들을 집중 수사해 불법 출국금지 과정 전반을 상세히 규명한 상태다. 반면 공수처는 검사 선발 절차를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처장과 차장 외에는 수사 인력이 확보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2019년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금 과정을 조사할 당시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관련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한 상태다. 또 수원지검 조사에 불응해온 이 지검장이 공수처장을 비공개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황제 수사’ 논란이 불거졌고, 이에 공익 신고인이 “공수처 수사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가 공수처에 이첩한 이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조작 및 특정언론 유출 사건을 공수처가 수사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오늘도 내일도 (공수처 부장검사 선발) 면접이다. 끝나고 하겠다”며 “천천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도예 yea@donga.com·장관석 기자}

대검찰청이 최근 전국 검찰청에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하라”고 지침을 내린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만들어진 이 훈령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수사 공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대검 지침이 전파된 직후 한 공보 담당 부장검사가 “공개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뒤에는 정보를 공개할 수 있고, 훈령 규정 자체도 명확하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은 지난주 전국 검찰청에 보낸 공문에서 “최근 수사 진행 상황, 각 청 지휘부와 수사팀 간 또는 각 청과 대검 수사지휘 부서의 협의 과정 등이 언론 등 외부에 공개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교환 및 합리적 의사 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며 ‘형사사건 공개금지에 관한 규정’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이규원 검사의 건설업자 윤중천 면담보고서 유출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검찰청을 상대로 “수사 정보를 유출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의 공보를 담당하는 강수산나 부장검사는 29일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형사사건 공개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공개 여부 및 범위가 결정된 경우 이에 따른 공보는 규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공보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은 기소 전까지는 수사 상황을 공개해선 안 되지만 예외적으로 공개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뒤에는 수사 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 부장검사는 “예외적으로 공개 가능한 ‘수사 상황’이 어느 범위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규정 위반을 이유로 감찰을 개시하기 전에 심의위 의결의 효력과 면책 범위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자가 다양한 취재원을 통해 취재한 정보를 보도하는 기사에 대해서까지 수사보안 유출 책임을 묻는 건 자칫 수사 자체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훈령은 조 전 장관과 가족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2019년 12월 1일 시행됐다.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조 전 장관 사건의 보도를 막기 위한 규정”이란 비판이 나왔다. 검찰이 이 규정을 편의적으로 활용해 원하는 정보만 공개하고 숨기고 싶은 수사 상황은 감추고 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공개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에 가담한 조주빈 등의 실명과 범죄 사실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반면 2019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은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별다른 설명 없이 비공개 입장을 밝혔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무엇을 예외적으로 공보할 수 있다는 것인지, 어떤 절차를 거쳐 공보해야 하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며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수사를 하는 검찰청은 언론의 확인 요청에 따라 적법하게 공보했더라도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과 비난을 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고도예 yea@donga.com·장관석 기자}
사업주가 안전관리 의무를 지키지 않아 근로자를 숨지게 했을 경우 법정 권고 형량이 최대 징역 10년 6개월까지 상향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주요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새 양형기준에 따르면 산업재해를 일으킨 사업주는 기본 징역 1년∼2년 6개월형에 처해질 수 있다. 비슷한 사고를 여러 차례 일으키거나, 여러 명의 근로자를 다치거나 숨지게 한 사업주는 가중처벌 대상이 돼 징역 2년∼7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특히 여러 산재 사고를 동시에 일으키거나, 5년 안에 반복적으로 산업재해 사고를 일으킨 경우는 ‘특별가중인자’가 적용돼 징역 3년부터 최대 징역 10년 6개월까지 선고할 수 있다. 이전의 대법원 양형기준과 비교하면 산업재해를 야기한 사업주에게 징역 2년∼3년가량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산업재해 사고를 일으킨 사업주가 반성의 의미로 일정 금액을 법원에 맡기는 ‘공탁’을 하더라도 감형받을 수 없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업자가 사후 수습보다는 산업재해 예방에 중점을 두도록 ‘상당 금액 공탁’을 감경인자에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사업주가 수사기관에 자수하거나 내부고발을 한 경우에는 감형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해 법학교수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이 부회장 관련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하지 말라”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의결한 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심의 의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에 참석한 심의위원 15명 중 기피 신청을 한 위원 1명을 제외한 14명은 검찰 수사팀과 이 부회장 측의 프레젠테이션(PT) 내용을 차례로 듣고 토론을 벌인 뒤 무기명 투표를 했다. 수사심의위에서 참석자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기소 여부 등 두 가지 안건에 대해 각각 투표했다. 투표에선 참석 위원 14명 중 8명이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위원은 6명뿐이었다. 이 부회장을 기소하지 말라는 위원은 14명 중 7명,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7명)과 같았다. 기소하기 위한 정족수(8명)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심의위 운영지침상 출석위원(15명) 중 과반(8명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의결할 수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는 지난해 1월부터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를 받아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수사 선상에 올라있던 이 부회장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심의위를 열어 수사의 적정성을 판단해 달라”고 신청했다. 시민 15명이 참여한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11일 “대검 수사심의위를 열어 수사를 계속 진행할지 따져봐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개인적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방문 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다툼이 있는 관련자들의 추측과 오해, 의심 등을 근거로 한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해명해왔다. 다만 검찰 수사팀은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검찰수사심의위의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해 법학교수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이 부회장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이 의결한 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심의 의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에 참석한 심의위원 15명 중 기피 신청을 한 위원 1명을 제외한 14명은 검찰 수사팀과 이 부회장 측의 프레젠테이션(PT) 내용을 차례로 듣고 토론을 벌인 뒤 무기명 투표를 했다. 수사심의위에서 참석자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기소 여부 등 두 가지 안건에 대해 각각 투표했다. 투표에선 참석 위원 14명 중 8명이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위원은 6명뿐이었다. 이 부회장을 기소하지 말라는 위원은 14명 중 7명,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7명)과 같았다. 기소하기 위한 정족수(8명)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심의위 운영지침상 출석위원(15명) 중 과반(8명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의결할 수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는 지난해 1월부터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 의뢰를 받아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수사 선상에 올라있던 이 부회장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심의위를 열어 수사의 적정성을 판단해달라”고 신청했다. 시민 15명이 참여한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11일 “대검 수사심의위를 열어 수사를 계속 진행할지 따져봐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개인적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방문 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다툼이 있는 관련자들의 추측과 오해, 의심 등을 근거로 한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해명해왔다. 다만 검찰 수사팀은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검찰수사심의위의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사진)의 배임, 횡령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 수사팀이 최근 대검에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임일수)는 “횡령,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해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수사팀은 올 1월 이 의원의 조카이자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인 A 씨를 1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이후 올 2월 이 의원을 비공개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수사팀은 이 의원에 대해서도 “공모관계가 입증된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된 A 씨 측은 10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횡령 혐의 등에 대한 재판에서 “A 씨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직원일 뿐이고 최정점에 이 의원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 씨 측은 “검찰 공소사실을 보면 이 의원이 대부분 주어로 돼 있고 경제적 이득을 얻은 사람도 이 의원으로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검은 최근 수사팀에 영장 청구를 재·보궐선거 뒤로 미루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최근 일선 검찰청에 선거 전에 민감한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잠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해야 한다는 수사팀 입장과 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 모두 납득할 만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의혹과는 별도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1∼9월 전통주 등을 선거구민 377명에게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사진)는 24일 “사법 영역에서 편을 갈라서는 안 된다. 편을 나누면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이날 오전 권한대행으로서 대검 간부들과 첫 확대간부회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A4용지 3장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 차장은 “검찰은 언제부터인가 ○○라인, ○○ 측근 등 갈려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우리도 무의식중에 그렇게 행동하고 상대방을 의심까지 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 식별이 제일 중요한 요소지만 수사와 재판이라는 사법 영역에선 편을 갈라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검찰을 하나 되게 만드는 건 정의와 공정의 가치이고, 구체적으로는 법리와 증거”라며 “법리와 증거 앞에 우리 모두 겸손해야 하고 자신의 철학이나 세계관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차장이 지난해 하반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법무부 장관의 잇단 수사지휘권 발동 등에서 불거진 검찰 내부의 편 가르기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검찰 내부에서 나왔다. 조 차장은 25일부터는 새로운 지침을 시행해 검찰의 ‘별건 수사’를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과는 별개인 피의자의 또 다른 혐의나, 피의자 가족의 혐의를 포착했을 때 이를 기존 수사팀이 아닌 다른 부서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수사팀이 피의자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또 다른 혐의로 방향을 틀어 수사하면서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조 차장은 “실적을 올리려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자백, 공모관계를 밝히기 위해 무리하게 구속 수사하는 잘못된 관행을 이제 그쳐야 한다”며 “구속 수사는 법 취지에 맞게 도주나 증거 인멸에 해당하는 경우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도 했다. 조 차장은 검찰 견제 기관으로 불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과 협력하고 소통해 달라고 일선에 당부했다. 검찰과 공수처, 경찰은 29일 첫 ‘3자 협의체’ 회의를 열고 기관 사이의 사건 이첩 규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조 차장은 “(검찰은 그동안)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질책 속에도 반성은 일회성에 그치고, 오만하고 폐쇄적으로 보이는 조직문화와 의식 속에 갇혀 국민에게 고개를 낮추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24일 “사법 영역에서 편을 갈라서는 안 된다. 편을 나누면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이날 오전 대검 간부들과 확대간부회의를 진행하기 앞서 A4용지 3장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 차장은 “검찰은 언제부터인가 OO라인, OO 측근 등 갈려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우리도 무의식중에 그렇게 행동하고 상대방을 의심까지 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 식별이 제일 중요한 요소지만 수사와 재판이라는 사법 영역에선 편을 갈라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검찰을 하나 되게 만드는 건 정의와 공정의 가치이고, 구체적으로는 법리와 증거”라며 “법리와 증거 앞에 우리 모두 겸손해야 하고 자신의 철학이나 세계관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차장은 25일부터는 새로운 지침을 시행해 검찰의 ‘별건 수사’를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과는 별개인 피의자의 또 다른 혐의나, 피의자 가족의 혐의를 포착했을 때 검사장과 대검 등의 승인을 얻어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검은 “별건 수사 사건은 원칙적으로 다른 (수사팀) 부서, 검사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조 차장은 “실적을 올리려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자백, 공모관계를 밝히기 위해 무리하게 구속 수사하는 잘못된 관행을 이제 그쳐야 한다. 구속 수사는 법 취지에 맞게 도주나 증거 인멸에 해당하는 경우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조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조 차장은 경찰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일선과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수처와 검찰, 경찰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가 구성돼 29일 첫 회의가 열린다. 조 차장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검찰의 조직문화도 함께 변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부패범죄 척결 등 실적에도 국민 신뢰를 못 얻는 이유는 검찰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데 인색하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차장은 또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질책 속에도 반성은 일회성에 그치고, 오만하고 폐쇄적으로 보이는 조직문화와 의식 속에 갇혀 국민에게 고개를 낮추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모해(謀害) 위증이 성립되더라도 재심 사유가 안 된다는 건 의원님도 아시는데 제가 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의) 뒤집기를 합니까.”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한 전 총리의 수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이 “한 전 총리 구하기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반박했다. 박 장관은 또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의 수사 기법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당시 수사와 대검의 감찰 배당 과정 등에서 벌어진 문제점에 국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2015년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이 난 한 전 총리의 재심이나 사면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재심 사유가 아니라는 박 장관의 주장과 달리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수사에 관여한 검사 등이 직무에 관한 죄를 저질렀고, 이 사실이 유죄로 확정됐을 때’ 등엔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종결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박 장관은 향후 기소를 지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했다. 기소를 지시하는 수사지휘권 발동은 전례가 없다. 박 장관은 “원칙적으로 기소 지휘는 불가능하다는 해석”이라면서도 “다만 명확성 원칙에 의해서 기소함이 마땅하나 면죄부를 주는 명백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소 지휘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고도예 기자}
검찰이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이 확정돼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69)의 자택을 압류하는 등 본격적인 재산 환수 절차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3일 박 전 대통령 명의로 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자택을 압류해 공매에 넘겼다고 23일 밝혔다. 올 1월 14일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 추징금 35억여 원을 확정받은 박 전 대통령이 납부 기한인 지난달 22일까지 벌금과 추징금을 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018년 11월 새누리당 공천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도 징역 2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박 전 대통령의 예금계좌와 수표 등 총 26억여 원을 확보해 추징금으로 납부했다. 이후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자택(2018년 기준 공시지가 28억 원)을 공매에 넘겨 처분해 달라고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요청했다. 공사 관계자는 “부동산 공매 진행은 5개월 정도 걸린다”고 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처분한 돈으로 남은 추징금 9억여 원을 모두 납부할 계획이다. 검찰은 내부 사무규칙에 따라 추징금을 먼저, 벌금을 나중에 환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처분하더라도 벌금 180억여 원을 완납하기는 어렵다. 검찰이 파악한 박 전 대통령의 재산도 이미 추징금으로 납부된 30억여 원과 내곡동 자택이 전부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재산이 있는지 계속해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결국 벌금을 못 낼 경우 수감 생활을 마친 뒤 구치소에 수감돼 3년 동안 노역을 하게 될 수 있다. 형법상 50억 원 넘는 벌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람은 최소 1000일, 최대 3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벌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의 특별 사면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특별 사면을 단행하면서 벌금 및 추징금 미납자를 사면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사면 심사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대검찰청의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재지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2일 밝혔다. 박 장관이 공소시효 완성 닷새 전인 17일 “무혐의 처분이 적절한지 다시 심의하라”며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던 한 전 총리 수사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은 관련자 기소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박 장관은 “검찰 고위직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지휘권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 감찰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22일 오후 3시 서울고검 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대검 부장·고검장회의 결과에 대한 박 장관의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인권 침해적 수사 방식, 수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정보원으로 활용한 정황, (위증 지시 의혹) 민원 접수부터 대검의 무혐의 결정, 대검 부장회의 내용의 언론 유출 등에 대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대검은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한 합동 감찰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임명하기 위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민 천거가 22일 마무리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민 천거를 마치고 다음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아주 신중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는 3명 이상으로 후보를 압축해 박 장관에게 추천하고, 박 장관은 최종 후보자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을 임명하게 되는데, 4·7 재·보궐선거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23기)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의 대학 동문인 이 지검장은 문 대통령이 2004∼2005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특별감찰반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 여권으로부터 ‘믿을 수 있는 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평검사와 중간 간부들로부터 지휘권을 상실해 총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의 고교 후배인 검찰총장 권한대행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56·24기)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조 차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징계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점 등이 변수다. 전직 검찰 간부 중에서는 봉욱 전 대검 차장(56·19기),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56·19기),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58·20기), 박균택 전 법무연수원장(55·21기),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60·22기)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정권 말이라 임기를 채우기도 어려워 상당수 후보군이 고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몇 명이 국민 천거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누가 천거됐는지 등에 대한 자료를 내지 않았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수용 여부를 밝히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를 맡았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대검찰청의 불기소 처분 유지 결정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공소시효 만료일인 22일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결국 대검의 의견을 수용하면서도 A4용지 4장 분량의 박 장관 입장문과 약 1시간에 걸친 브리핑에서 “수용한다”는 직접적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이다. 그 대신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 처리 과정부터 시작해 5일 대검의 1차 무혐의 처리 결정, 19일 대검 부장회의 무혐의 결론의 특정 언론 유출 과정까지 강도 높은 합동 감찰을 지시했다. 박 장관은 “합동 감찰이 흐지부지하게 용두사미로 대충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검찰 개혁을 위한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했다.○ 박범계 “절차적 공정성 지키지 않아” 검찰 비판 박 장관은 입장문에서 “이번에 개최된 검찰 고위직 회의(대검 부장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지휘권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수사팀에서 재소자 수사를 담당했던 A 검사의 사전에 대검에서 조율되지 않았던 대검 부장회의 참석을 문제 삼았다. 법무부는 A 검사의 참석이 대검 부장회의 전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조종태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협의한 사안이 아니었고, 대검 부장회의 참석자가 요구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소자의 기소 여부를 심의하라는 것이지 검사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수사지휘권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검찰 안팎의 시선은 다르다. 재소자에 대한 모해(謀害) 위증 혐의 기소가 이뤄지면 이를 수사한 검사도 모해 위증 교사 혐의로 기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은 “본인의 변명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하여 중요 참고인인 재소자 한모 씨 진술의 신빙성을 정확히 판단하여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반박했다. 또 “법무부에서 요청할 경우 절차적 정의 준수 여부와 관련하여 녹취록 전체 또는 일부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A 검사의 참여엔 한 감찰부장이나 다른 위원들 역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이어 6600쪽에 이르는 사건 기록이 단시간에 면밀하게 검토되지 못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입장문에 “회의 당일 제한된 시간 내에 방대한 사건 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보고서와 문답에 의존해서 내린 결론이라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수사지휘권 자체를 지나치게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 발동했다는 반론이 검찰에서 나온다. 박 장관은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일인 22일을 닷새 앞둔 17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대검은 이틀 뒤인 19일 대검 부장회의를 열었다. 법무부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검사장들은) 나름 자기 영역 분야에서 최선을 다 해온 분이고, 검사장 될 분이면 검증이 됐다”며 검사장들의 능력과 공정성을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대검 부장회의에선 고검장 6명의 참여로 총 14명 참석에 10명 불기소 의견(기소 2명, 기권 2명)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가 나왔다. 검찰 안팎에선 공소시효 만료일에 박 장관이 기소를 지시하는 수사지휘권을 재발동할 경우 직권남용 혐의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수용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합동 감찰,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불거질 듯 법무부가 공소시효가 끝난 한 전 총리 사건을 시작으로 검찰 직접수사 관행 전반에 대해 대검과 합동 감찰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은 향후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무부가 검찰의 직접수사 사례를 분석해 ‘성공한 직접수사’와 ‘실패한 직접수사’의 개념을 정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부분은 향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에 불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 등을 실패한 직접수사로 분류해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비공개 회의였던 대검 부장회의 결과가 종료 직후 특정 언론에 공개된 것을 절차상의 문제로 삼으면서 합동 감찰의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 사건의 기소를 주장해 온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합동 감찰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 “포함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해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검은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며 “검찰 직접수사에 있어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한 지적은 깊이 공감하며 합리적인 개선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합동 감찰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고도예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대검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재지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2일 밝혔다. 이로써 박 장관이 공소시효 완성 닷새전인 17일 “무혐의 처분이 적절한지 다시 심의하라”며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던 한 전 총리 수사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은 관련자 기소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박 장관은 “검찰 고위직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 지휘권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한 전 총리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수사 관행과 대검의 위증 지시 의혹의 처리 과정에 대한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의 합동 감찰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22일 오후 3시 서울고검 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대검 부장·고검장회의 결과에 대한 박 장관의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A4용지 4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대검의 무혐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다시 수사지휘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박 장관의 뜻을 대신 전했다. 박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인권 침해적 수사방식, 수용자에 편의를 제공하고 정보원으로 활용한 정황, (위증 지시 의혹) 민원 접수부터 대검의 무혐의 결정, 대검 부장회의 내용의 언론 유출 등에 대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 하겠다”고 말했다. 퇴근길에 박 장관은 “합동감찰이 용두사미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소시효와 징계시효가 끝난 사건을 감찰하겠다고 하자 검찰은 반발하고 있다. 대검은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잘못된 수사관행에 대한 합동감찰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임명하기 위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민 천거가 22일 마무리됐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날 “국민 천거를 마치고 다음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아주 신중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는 3명 이상으로 후보를 압축해 박 장관에게 추천하고, 박 장관은 최종 후보자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을 임명하게 되는데, 4·7보궐선거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56·사법연수원 24기)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조 차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징계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점 등이 변수다.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에서 특별감찰반장을 지냈지만 여권 내부에서 조 차장에 대한 비토론이 최근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차장의 고교 선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9·23기)은 검찰 안팎에서 유력한 후보군으로 가장 많이 거론된다. 문 대통령의 대학 동문인 이 지검장은 문 대통령이 2004~2005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특별감찰반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 여권 내부에서 ‘믿을 수 있는 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평검사와 중간 간부들로부터 지휘권을 상실해 총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판사 출신으로 윤 전 총장의 반대편에 섰던 한동수(55·24기) 대검 감찰부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전직 검사로는 봉욱 전 대검 차장(56·19기),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56·19기),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58·20기), 박균택 전 법무연수원장(55·21기),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60·22기)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정권 말이라 임기를 채우기도 어려워 상당수 후보군이 고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수사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그대로 유지하겠다.”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20일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검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받아들여 ‘대검 부장회의’를 열고 이미 무혐의로 처분한 사건을 재심의했지만 결론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알린 것이다. 법무부는 21일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22일 밤 12시 전에 박 장관이 어떤 형태로든 의견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정부 성향 대검 참모도 기소 동의 안 해” 대검은 법무부에 한 전 총리를 수사한 수사팀 등의 위증 지시 혐의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부장회의 표결 결과 등을 요약한 보고서도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차장 주재로 일선 고검장 6명, 대검 부장(검사장) 7명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참석자 14명 중 10명이 수사팀 등에 대한 ‘무혐의’ 불기소에 투표했다고 한다. 조 차장이 추가로 회의에 참석시키겠다고 한 일선 고검장 6명은 전원 불기소에 투표했고, 2명은 기소, 2명은 기권 의견을 냈다. 당시 수사팀 등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또 다른 참석자 1명에 불과했다. 회의가 열리기 전에는 한 부장을 포함해 친정부 성향인 대검 부장 4, 5명이 기소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기권 또는 불기소에 표를 던진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회의 주재자인 조 차장검사와 간사인 조종태 대검 기조부장은 표결에서 기권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렇게 되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대검 부장 중 상당수가 무혐의에 동의한 것이 된다. 무혐의 의견을 낸 회의 참석자들은 일부 재소자가 감찰 과정에서 “위증을 강요당한 적 없다”고 말을 바꾼 점 등을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고 한다. 앞서 재소자 최모 씨는 지난해 4월 법무부에 “과거 검찰 수사팀으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법정 증언을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진정서를 냈다. 그런데 최 씨는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의 조사 과정에선 “거짓 증언을 강요당한 적 없다. 실제 고(故) 한만호 씨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말을 들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고 한다. 대다수 회의 참석자들은 “검사로부터 위증 지시를 받았다는 재소자 한모 씨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고 한만호 씨의 구치소 동료였던 재소자 한 씨는 대검 감찰부의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검사로부터 거짓 증언을 하라고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9일 회의에 참석한 한 전 총리 사건 수사 검사는 “재소자 한 씨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았다.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는 고 한만호 씨 증언은 거짓이라고 했다”며 한 씨를 조사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19일 회의에서 장시간에 걸쳐 수사팀 등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감찰에 관여했던 또 다른 부장검사가 임 연구관의 논리에는 모순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논박하는 일도 있었다. ○ 징계시효 지나 감찰 후 인사기록에 남길 수도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한 전 총리 위증 지시 의혹’ 사건 관련자를 기소하라며 추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달 초 대검으로부터 감찰 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한 법무부 감찰관실과 검찰국 등도 “무혐의 결론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냈다고 한다.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17일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검 부장회의에서 무혐의 의견을 유지한다면 장관은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당시 이 국장은 “(장관이) 기소하라는 취지였다면 (재소자들을) ‘기소하라’고 지휘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장관은) 그게 아니라 가능하면 다시 한번 판단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이 대검의 무혐의 방침을 수용하면서도 “한 전 총리 수사팀을 추가 감찰하라”고 지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수사팀이 재소자들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하고 그 대가로 전화 통화, 외부 음식 제공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장관이 “사실 관계를 파악하라”며 지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검 감찰부나 법무부 감찰관실이 당시 수사팀의 비위를 확인하더라도 이미 징계 시효인 3년이 지났기 때문에 관련자들을 징계할 수는 없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징계 시효는 지났지만 박 장관이 관련자들에 대해 서면 경고를 하거나 인사 기록에 남기는 방식으로 당시 수사에 흠집을 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팀 검사들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장관석 기자}

“이대로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면 그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더 늦으면 바로잡을 수도 없다.”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찾아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61)에게 ‘상식’과 ‘정의’를 많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4일 퇴임 후 칩거하다 첫 외부 일정으로 김 명예교수를 찾자 “현실 정치 참여를 앞둔 윤 전 총장의 구상과 의중이 처음으로 드러난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교수 “인재, 전문가들과 함께하라” 조언두 사람의 만남은 19일 오후 김 명예교수의 자택에서 2시간가량 이어졌다. 이 만남은 윤 전 총장이 “찾아뵙겠다”고 먼저 연락하고 김 명예교수가 흔쾌히 수락해 성사됐다. 윤 전 총장은 평소 김 명예교수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 등을 읽고 공감하고, 김 명예교수를 존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90)와 김 명예교수 간 친분도 있어 양측 대화는 안부와 건강에서 시작해 사회 현안에 대한 발언과 인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한다. 김 명예교수는 “시간 내서 또 와서 보자”고 했고, 윤 전 총장은 “말씀에 공감하고 깊이 새겨듣겠다. 꼭 또 찾아뵙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김 명예교수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식’과 ‘정의’에 대해 “요즘만큼 국민들이 상식적인 생각을 못 하는 때가 없었다. 이 정부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다’ 짐작이 안 되는 점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의는 정의고 불의는 불의인데 ‘편 가르기’를 하면 잣대가 하나가 안 된다”며 “정의를 상실하면 그 사회는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국가를 위해 판단하면 개혁이 되지만 정권을 위해 판단하면 개악이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김 명예교수는 인재, 전문가들과 함께하라는 조언도 했다. 그는 “흔히들 ‘야당에 인재가 없다’고 하는데, 인재는 야당에만 없는 것도 아니고 여당에도 없다”며 “중요한 건 한 사람의 유능한 인재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함께 일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울타리 안에서 내 편 안에서만 하면 인재가 안 나온다, 그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는 “애국심이 없이 정권만 욕심내는 건 안 된다”며 “나를 희생하고,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그런 사람은 애국심만 있으면 괜찮다”고도 했다. ○ “김 교수의 말씀은 평소 윤 전 총장의 생각” 1920년생인 김 명예교수는 저서 등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인생 경륜을 전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저는 살 만한데 나라가 걱정”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고언을 했다. 윤 전 총장 측의 한 지인은 “윤 전 총장이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만남인 것 같다”며 “얼치기 전문가나 진영론자들이 아니라 이 나라 ‘진짜 인재’들, ‘진짜 전문가’들과 함께 상식과 정의를 지켜내야 한다는 김 명예교수의 말씀은 평소 윤 전 총장이 생각해온 바 그대로”라고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4일 총장직을 던지면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정치인들 대신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김 명예교수에게서 조언을 들은 건 사실상 정치 행보로 해석해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100년을 넘게 살면서 시대정신을 강조해온 김 명예교수가 정계 진출 선언을 앞둔 윤 전 총장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명예교수는 “내가 볼 때는 어디 가서 터놓고 얘기할 데가 없는데 오랜만에, 처음으로 교수님을 만나니까 시원하게 털어놓는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장관석 jks@donga.com·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