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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과 공군이 함정과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북한 함정을 집중 타격한 뒤 수장시키는 훈련을 6일 진행했다. 전날 한미가 사상 첫 탄도미사일 동시 사격 훈련을 진행하며 고강도 대북 무력시위를 한 데 이은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도발을 감행한 북한을 향해 군사적 압박의 고삐를 죄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군은 이날 “북한의 해상 도발에 대비해 함정과 항공기를 동시에 운용해 적 수상함을 격멸하는 전투탄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 해군은 구축함 양만춘함(3200t) 등을 포함한 함정 15척과 P-3 해상초계기 등을 투입했다. 공군은 경공격기 FA-50과 F-4E, KF-16 등의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해군 함정은 ‘하푼’ 및 해성-Ⅰ 등 대함 미사일을 발사해 가상의 북한 수상함을 정밀 타격했다. FA-50과 F-4E도 단거리 공대지 미사일 AGM-65(매버릭·사거리 25km)를 발사해 북한 함정을 초토화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화성-14형’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응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두고 “남조선 당국의 전례 없는 대결 광기는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켓 시험 발사의 대성공에 기절초풍한 자들의 단말마적 발악”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저녁 통화를 하며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다양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추가적인 대북 군사적 압박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아프리카 남수단 한빛부대에 파병돼 근무하다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권경훈 군종법사(대위)에게 동료 군종법사와 신도들이 성금 2500여만 원을 전달했다. 국방부는 국방부 군종정책과장 김갑영 법사(대령)가 5일 오후 권 법사가 입원한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해 성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군종법사들과 군 법당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성금 모금에 동참하면서 4월부터 2개월여간 2525만 원을 모을 수 있었다. 2008년 군종장교 66기로 임관한 권 법사는 2016년 11월에 한빛부대로 파병돼 장병들의 종교 활동을 돕던 중 올해 2월부터 장염, 고열 등이 지속되는 증상을 겪었다. 상태가 점점 악화돼 긴급 귀국한 뒤 정밀검사를 한 결과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국군수도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오가며 항암치료를 하고 있다. 성금을 전달받은 권 법사는 “이역만리 파병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이 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라면서 “성금을 모아준 마음에 감사하며 더욱 힘을 내 병마를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이 북한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최대 탄두 중량이 1t에 이른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화성-14형의 비행 속도와 궤도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1t가량의 탄두를 싣고 최대 8000km까지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화성-14형이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보유한 ICBM의 탄두 탑재량(500kg 안팎)을 넘어서는 수준의 기술적 진보를 이뤘을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평가가 확정될 경우 북한은 현 수준(1t 안팎 추정)의 핵탄두로도 하와이와 미 서부 일부 도시에 대한 타격 능력을 갖게 된다. 일부 전문가는 이미 미 서부 주요 지역이 북한의 사정권에 들어왔다고 판단한다. 우지 루빈 전 이스라엘 미사일방어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초기 분석 결과만 놓고 볼 때 화성-14형의 사거리가 6200마일(약 1만 km)로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사정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북한)은 이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북한이 탄두를 500kg으로 줄이면 화성-14형의 사정권(약 1만2000km)에 워싱턴과 뉴욕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탄두가 가벼울수록 사거리는 비약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조만간 화성-14형에 장착할 핵탄두의 실물 모형을 공개해 대미 핵 타격 위협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화성-14형이 ICBM급 신형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국회 보고자료에서 ICBM의 판단 기준으로 ‘사거리 5500km 이상, 최대 속도가 음속의 21배 이상’이라고 적시했다. 화성-14형이 이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또 화성-14형은 북한이 5월에 발사한 화성-12형(KN-17)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2단 추진체로 개량한 것으로 군은 잠정 평가했다. 하지만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아닌 고정식 발사대(연구개발 단계의 임시 발사 방식)에서 쐈고,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재진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화성-14형 발사를 ICBM의 개발 성공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군은 설명했다. 북한의 ICBM 보유가 공식화되면서 핵개발 능력도 재평가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의 핵 소형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올해 발간된 ‘국방백서 2016’에 따르면 북한은 최소 8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약 50kg)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300∼400kg으로 추정되는 고농축우라늄(HEU)까지 포함하면 북한은 현재 10∼20기가량의 핵탄두를 제작 배치했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5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매년 6, 7기의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을 확보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8년경에는 40여 기, 2020년대 초까지는 최소 100기의 핵탄두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핵을 장착한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로 좁게는 한반도, 넓게는 미 본토를 겨누는 상황이 몇 년 내에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배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다고 5일 주장했지만 평가는 엇갈렸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이번 시험발사는 우리가 새로 개발한 탄소복합재료로 만든 ICBM 전투부 첨두(미사일 탄두부 맨 앞부분)의 열견딤 특성과 구조 안정성을 비롯한 재돌입(대기권 재진입) 전투부의 모든 기술적 특성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천 도의 고온과 가혹한 과부하 조건에서도 탄두 내부 온도가 20∼45도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핵탄두 폭발 조종 장치는 정상 동작했다”며 “전투부는 그 어떤 구조적 파괴도 없이 비행해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ICBM이 군사적으로 의미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5500km 이상 비행 능력은 물론이고 단 분리, 정밀유도조종 기술, 탄두(핵물질, 기폭장치 등이 내장된 장치)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이 모두 확보돼야 한다. 탄두를 보호하는 외피인 재진입체는 재진입 시 6000∼7000도의 고열을 견뎌내야 한다. 탄두가 표적까지 가지 못하고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진입체 표면이 균일하게 깎여 나가게 하는 ‘삭마 기술’ 확보도 관건이다. 그래서 ICBM 관련 기술 중 개발하기 가장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를 미국을 위협하기 위한 ‘블러핑(허풍)’으로 평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균일한 삭마가 가능한 재진입체 소재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며 “재진입 기술 이론을 읊으며 허위 선전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재진입 기술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반면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화성-14형 탄두부에는 원격 측정 장비인 ‘텔레메트리’도 있었다”며 “이 장비가 대기권 재진입 후 목표 수역에 낙하해 비행 최대고도 등 각종 정보를 북측에 전송해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진입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무력시위로 (언론에) 나가는 것이죠?”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로 떠나기 직전 청와대 참모들에게 이같이 물었다. 북한의 잇단 도발을 “더 이상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자신의 뜻을 언론에 분명하게 전달하라는 의미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우리의 확고한 (한미) 미사일 연합대응 태세를 북한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의 미사일 공동 발사를 지시했다. 워싱턴이 날이 밝기를 기다린 정 실장은 오후 9시경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전화해 문 대통령의 이런 뜻을 전했다. 백악관의 답신은 1시간여 만에 왔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보고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며 흔쾌히 동의했다. 또 “(무력시위 제안을) 먼저 얘기해줘서 고맙다”고도 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미 간 최초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은 이렇게 성사됐다. 당초 문 대통령은 한미 연합 훈련 장면을 직접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독일 출국 일정으로 현장 참관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출국 직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누란(累卵)의 위기다. 발걸음이 무겁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지휘부 참수 전력 대거 공개 한미 양국군은 이날 현무-2A 탄도미사일과 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지휘부를 동시 타격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두 미사일은 유사시 대북선제타격(킬체인·Kill Chain)에 투입돼 300km 밖의 축구장 3,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또 최근 문 대통령이 참관한 현무-2C(사거리 800km) 탄도미사일과 타우루스(사거리 500km) 장거리공대지미사일 등 대북 지휘부 참수작전 전력의 실사격 장면도 이날 공개됐다. 타우루스는 대전 이남 상공의 전투기에서 쏘면 평양 노동당 청사의 김정은 집무실을 1m 오차로 타격할 수 있다. 군은 킬체인 공격으로 평양의 인민무력성 지휘부와 김일성 광장 등이 파괴되는 장면이 담긴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을 시뮬레이션한 영상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핵우산 전력의 증강 배치는 유력한 카드다. 미국은 최근까지 괌 앤더슨 기지에서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자주 출격시켜 대북정밀타격 훈련을 했다. 하지만 B-1B는 핵무장을 할 수 없어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력 발휘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미국이 북한의 핵도발 시 몇십∼몇백 배의 핵 보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다량의 핵무기를 탑재한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전략핵잠수함(SSBN) 등을 한반도로 보내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력시위 넘어선 북한 압박 방안 있나 다만 무력시위를 넘어선 구체적 군사행동을 취할 수 없다는 점은 양국의 고민이다. 추가적 군사조치에 나설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발과 함께 북한의 맞도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핵전력을 대거 한반도에 전개한다고 하더라도 주변국의 반발과 북한의 도발 양상을 보며 ‘수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5일과 같은 탄도미사일 무력시위에도 한계가 있다. 현무-2A나 ATACMS의 사거리가 북한 ICBM과 비교해 25분의 1에 불과한 데다 재래식 탄두의 탄도미사일 무력시위가 효력을 발휘할지를 두고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탑재 ICBM 실전 배치를 강행할 경우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더해 김정은 체제의 위기와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군사적, 외교적 차원의 심리전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연합 특수부대원들의 대북 참수작전을 공개하거나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대북전광판의 설치 가동 등이 검토될 수 있다. 특히 2004년 남북 합의로 철거한 대북전광판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재설치를 추진하다 북한의 도발 위협 등을 감안해 잠정 보류된 상태다. 군 관계자는 “동영상과 자막이 들어간 전광판과 기존 확성기 방송으로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고발할 경우 대북 심리전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상준·손효주 기자}

북한이 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화성-14형’이라고 이름을 붙인 배경도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이 과거 ‘화성-14형’이라면서 공개했던 미사일과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름 바꿔치기’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이동식 ICBM인 KN-14(미국 정보당국 부여 코드명)를 공개하며 이를 ‘화성-14형’이라고 불렀다. 2단 로켓인 KN-14는 사거리 3000km 이상의 중거리미사일인 무수단 엔진 2개를 묶어 1단 로켓을 만드는 방식을 쓴다. 북한은 KN-14 시험발사를 성공시키기 위한 사전 단계로 무수단 시험발사를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9번이나 실시했다. 그러나 이 중 8번을 실패해 무수단 엔진의 성능을 입증하지 못하자 KN-14의 ‘화성-14형’ 명명을 취소했다는 것. 북한이 4일 ‘신형 고출력 액체 엔진’을 장착한 2단 형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자 당초 KN-14에 붙였던 ‘화성-14형’을 이 미사일의 이름으로 붙였다는 분석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야심 차게 개발하던 KN-14의 실패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이 이름을 급하게 재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하면서 단거리에서 장거리까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라인업’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반면 우리 군은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 4종만 갖춘 채 ‘탄도미사일 백화점’ 북한에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현재 사거리 300km의 스커드-B부터 8000km 안팎의 화성-14형에 이르기까지 시험발사한 탄도미사일만 10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북극성-2형(KN-15), 화성-12형(KN-17), 스커드-ER 개량형 지대지·지대함 겸용 미사일, 화성-14형 등 4종은 올해 처음 시험발사해 성공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다종화를 위한 ‘속도전’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보여준다. 7종가량은 정상각도 발사 및 고각 발사 방식을 활용해 남한 타격용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이 다종화된다는 건 이를 장착해 기습발사할 이동식발사차량(TEL) 역시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다. TEL은 미군 정찰위성 등 한미 양국의 감시자산을 따돌린 뒤 기습타격을 담당하는 만큼 미사일 발사 전에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킬체인’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우리 군이 소유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180km의 현무-1부터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시험발사에 성공한 800km의 현무-2C까지 4종에 불과하다. 탄도미사일 개발 기술은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우리 군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최대 800km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의 최장거리 탄도미사일인 현무-2C는 올해 말 전력화될 계획이지만 탑재 가능한 탄두중량이 한미 미사일 지침상 500kg으로 제한된다. 500kg짜리 탄두로는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가 숨을 지하 15∼20m 벙커 공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다종화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우리 군의 방어무기가 현재로선 패트리엇 미사일(PAC-2)뿐이라는 점도 우려된다. 군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서두르고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운용할 고고도미사일방어무기를 해외에서 구입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4일 쏴 올린 ‘화성-14형’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최소 사거리 5500km 이상)로 봐야 하는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군은 북한의 ICBM 능력 확보 여부에 대해 한미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최대 사거리(추정치)와 비행고도, 발사속도 등에서 적어도 기존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화성-12형)을 능가한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① 정확한 사거리는 얼마인가 화성-14형은 KN-08 이동식 ICBM 또는 화성-12형을 개량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군 산하기관의 한 전문가는 “5월에 발사한 화성-12형보다 비행고도와 비행거리 및 시간 등이 모두 늘어났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IRBM보다 초기 비행속도 및 고도가 높았다”라고 했다. 화성-14형의 최대 사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미사일의 구체적 성능이 공개된 바 없고, 발사각도와 추진체 연료량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발사 상황을 고려할 때 정상 각도로 쐈다면 8000km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게 군 당국의 비공식 분석이다. 이는 원산에서 쏘면 미국 알래스카(약 5800km)와 하와이(약 7500km)는 물론 시애틀(약 8100km) 근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최대 사거리가 1만 km로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미 서부 도시 대부분이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사거리가 늘었다 해도 진화된 형태의 IRBM이거나 초기 수준의 ICBM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화성-14형은 신형 고출력 액체로켓엔진(백두산 엔진)을 활용한 2단 추진체로 보인다”며 “향후 엔진 출력을 더 높여 재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화성-14형이나 이를 개량한 ICBM(최대 사거리 1만2000km)을 쏴 워싱턴과 뉴욕에 대한 핵 타격 능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화성-14형의 발사에 사용한 트럭(이동식발사차량·TEL)이 중국제로 보인다고 보도했다.② 재진입체(RV) 기술 확보했나 ICBM의 최대 관건은 핵탄두가 들어 있는 재진입체(RV) 기술력의 확보 여부다. 탄두 부분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올 때 섭씨 6000∼7000도의 고열과 충격, 진동의 극복 능력을 입증해야 ICBM 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면 미 본토에 대한 핵타격 위협이 좀 더 현실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화성-14형의 재진입 성공 여부는 확인이 쉽지 않다. 해상에 떨어진 탄두 잔해물을 수거해 정밀 분석을 해야 하는데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데다 심해에 가라앉았을 경우 건지기 힘들다. 북한도 이날 ‘성공 발사’라고 발표했을 뿐 재진입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IRBM급 재진입 기술은 갖고 있지만 ICBM급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례처럼 재진입 기술도 비약적으로 진전됐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당국자는 “늦어도 2, 3년 내 관련 기술을 확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③ 핵 소형화 달성했나 군 당국은 화성-14형이 500∼600kg급 핵탄두를 탑재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상 ICBM의 탄두 중량은 500kg 안팎”이라며 “그 이상이 되면 최대 사거리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도 이런 기준을 고려해 핵탄두 소형화 작업을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2006년 이후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에 상당 부분 근접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소형화를 달성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여 년간 핵개발에 올인(다걸기)하면서 축적된 기술력과 핵실험 위력 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3월 KN-08 이동식 ICBM의 탄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구형(球形) 핵탄두 기폭장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핵 소형화는 기정사실 또는 시간문제”라며 “머지않아 핵 탑재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 미 본토를 겨냥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조은아 기자}

“6·25전쟁이라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해군의 배려로 대학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해군에 입대하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못 했을 겁니다.” 6·25전쟁 당시 해군에서 복무한 김영배 동국대 명예교수(86)가 해군 순직 장병의 자녀들을 위해 써달라며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에 장학금 5000만 원을 기부했다. 해군은 김판규 해군참모차장(중장) 주관으로 4일 오후 서울 해군호텔에서 ‘김영배 교수 바다사랑 해군 장학기금 전달식’ 행사를 열고 김 교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소규모 무역회사에서 일하며 가족 생계를 돕다 1949년 7월 신병 14기로 해군에 입대했다. 이후 해군본부 예하 해군군악학교에 입교해 복무하다 6·25가 발발하자 해군본부 함정국에서 행정업무를 하던 김 교수는 당시 서울에서 부산으로 피란을 와 있던 동국대가 야간 과정을 개설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학에 가고 싶었던 김 교수가 전시였던 탓에 입학을 망설이자 당시 함정국장을 맡고 있던 고 권태춘 제독(당시 중령)은 등록금을 지원해주고 학업에 필요한 책을 구해다 주면서 그의 학업을 전폭 지원했다. 권 제독의 배려로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김 교수는 1954년 9월 하사(당시 이등병조)로 전역한 뒤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고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면서 박사 학위까지 받아 대학교수로 임용됐다. 동국대 문리대학장을 지낸 김 교수는 ‘남북한 방언 연구’ 등에서 학문적 성과를 거둬 1997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권 제독이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다는 김 교수는 “야간대학에 다니고 싶다고 하자 권 제독은 ‘잘 생각했다. 근무가 끝나면 헛되이 시간 보내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해야 한다’고 격려해 주고 사비를 털어 대학 등록금을 몇 차례씩 내주셨다”며 권 제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해군이 베풀어준 은혜를 반드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해 오다 해군에 입대한 지 68주년이 되는 이번 달에 장학금을 기탁하게 된 것”이라며 장학금 기탁 이유를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4일 오전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달 8일 지대함 순항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이후 한 달 만이다. 4월 “매주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공언한 북한이 한달 가까이 도발을 하지 않아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증폭됐지만 한미 정상회담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미사일 도발 감행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4일 오전 9시 40분경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정확한 미사일 기종 및 사거리 등 비행정보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이 40분 이상 비행했으며, 일본 내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6번째다.북한은 지난해 10월 방현에서 사거리 3000km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무수단을, 올해 2월에는 사거리 1100~1300km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 KN-15(북극성-2형)를 발사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사거리 5000km 안팎으로 미 알래스카가 타격권이 들어오는 ‘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KN-17(화성-12형)을 발사해 사거리는 787여km, 고도는 2111.5km 이상 비행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KN-17을 발사했거나 미사일 다종화 능력을 과시하고자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5번 모두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쏜 만큼 이번에도 완전히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반도 안보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자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문제 주도권을 확보했고, 이를 미국 정부가 지지했다고 발표한 것에 반발해 미사일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북핵 등 한반도 안보 문제는 남북 문제가 아닌 북미 간 문제라고 생각하고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도발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데 주력함으로써 미 워싱턴 조야의 ‘중국 경사(傾斜)론’ 우려를 해소시켰다. 그러나 본격적인 외교전은 지금부터다. 7, 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만남부터 문 대통령으로선 만만찮은 부담을 갖게 됐다. 미국은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및 대중 압박 동참 여부를 주시할 것이고, 중국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뒤집기 위해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 中 ‘사드 배치 철회’ 압박 지속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혹시라도 저나 새 정부가 사드 배치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갖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단언했다. 2일(현지 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는 “한국의 주권적 결정에 대해 중국이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못 박은 데 이어 중국의 경제 보복 철회를 요구하면서 대중 외교에는 비상이 걸렸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강한 어조로 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가진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역내 국가들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역내 전략 균형을 훼손한다”며 “사드 배치에 단호히 반대하며 관련국이 배치를 중단하고 배치 결정을 취소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 방안으로는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체제 구축 병행 추진,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 등을 언급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한미 정상의 공감대가 양국 간 갈등을 감추지 못했다”고 보도하는 등 중국 언론들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외교통상부 차관)는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는 중국의 속내는 불편했을 것이고, 한중 정상회담을 지켜보는 미국은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약속을 지키는지 주시할 것”이라며 “한미중 삼각관계를 관리해야 할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다”고 분석했다. ○ 미중 간 긴장 고조도 한국에 부담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는 ‘두 정상은 역내 관계들을 발전시키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을 비롯해 ‘3국 안보 및 방위협력’ ‘3자 메커니즘 활용’ 등 5번이나 한미일 공조가 강조됐다. 중국이 한미일 안보 협력을 ‘미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라고 비유하며 반발해 왔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부담을 더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공동성명에 ‘한미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지지한다’고 적시한 것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팽창 정책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미국 측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해 (한미일이) 함께 협력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점은 중국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국을 설득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미중 간 ‘마러라고 밀월’이 끝나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도 부담스럽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어느 시점에 우린 문 대통령의 대중 정책이 무엇인지, 미국의 대중 정책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듣고 싶어 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 제재 동참을 압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이제라도 사드 철회에 대한 중국의 기대를 확실히 접게 하고, 조속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손효주·한기재 기자}

“북한의 핵무기는 암 덩어리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썩은 사과’를 완전히 도려내야 합니다.”(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 30일 한미안보연구회(공동회장 김병관 예비역 대장,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와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는 국제안보학술대회를 열어 북핵 고도화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학술대회 둘째 날인 이날 참석자들은 북한의 핵무기 실전 배치가 임박한 만큼 현실적 해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 학술대회는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한미 신정부 등장과 변화하는 동북아 안보환경’을 주제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열렸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선(先) 핵 동결, 후(後) 핵 폐기’라는 2단계 접근법에 공감하는 의견이 나왔다. 박민형 국방대 교수는 “적절성과 타당성, 북한의 수용 가능성 등의 기준을 놓고 보면 최적의 방안은 동결”이라며 “동결까지 올라선 뒤 폐기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 폐기만 고집할 경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도 낮아 핵 위협만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 의회 차원에서 북한과의 핵 동결 협상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도 “북한은 동결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로이 스탠가론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정권 생존의 필수조건이라 생각한다면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은 1%도 안 될 것”이라며 북한이 발상 자체를 바꾸도록 외교력을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문했다. 한국이 ‘핵 잠재력’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중국, 러시아, 북한은 핵으로 무장한 채 ‘북방 3각 구도’를 형성해 한미일을 위협하는데 한일은 정작 핵무기 하나 없이 대응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일이 완전한 핵무장이 아닌 핵 잠재력을 갖는 것까지 제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핵잠수함 건조나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등을 허용하는 게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김덕기 충남대 교수는 핵 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도 핵잠수함 도입이 필요하고, SLBM 도발 임박 시 선제타격 개념인 수중 킬체인 강화도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참석자 명단○ 제4패널―사회자: 박용옥 전 국방부 차관 ―발표자: 박민형 국방대 교수,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워싱턴 소재) 선임연구원, 김덕기 충남대 교수 ―토론자: 김태우 건양대 교수,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 ○ 폐회사 김병관 한미안보연구회 회장(한국), 존 틸럴리 한미안보연구회 회장(미국), 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
국군기무사령부가 전군을 대상으로 보안 조사에 나섰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에서 제기한 의혹 중 일부가 군사기밀보호법이나 보안 업무 훈령을 위반해 군 내부자가 유출한 자료나 제보를 토대로 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장관 후보자의 적격성 검증을 위해 자료를 제출한 것을 놓고 유출자 색출과 징계 및 사법처리에 나서는 건 인사청문회 방해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기무사는 최근 ‘상부 지시’를 받아 송 후보자 의혹 관련 문건 유출자 및 제보자를 색출하는 보안 조사에 착수했다. 군 관계자는 “일부 조사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에는 송 후보자가 해군참모총장 재직 시절 발생한 2007년 계룡대 근무지원단 납품비리의 수사 결과 보고서, 1991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기록을 담은 헌병대 사건접수부 유출 경위 등이 총망라돼 있다. ‘공군 장거리 탐지 레이더 개발’ 사업의 시험평가 성적 조작 의혹 관련 자료 등 방산업체와 송 후보자 간 유착 의혹의 근거로 활용된 각종 군 내부 자료 유출 및 제보 경위도 조사 대상이다. 송 후보자가 LIG넥스원 자문으로 재직할 당시 LIG넥스원이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송 후보자 개입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가 국방개혁 적임자로 평가한 송 후보자가 장관이 되는 것을 막으려는 군 내부 특정 세력이 기밀 자료를 유출했을 가능성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조사’라고 반발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 정식으로 자료를 요구해 제출받은 것인데 불법으로 빼돌린 것처럼 몰아간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은 논평에서 “합리적 의혹 제기마저 ‘저항 세력의 음모’로 몰아가는 건 터무니없는 정치 공작”이라며 “송 후보자는 국방 개혁 적임자는커녕 개혁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청문회에 자료를 제공했다고 조사하는 건 군이 바뀐 정치 지형에 따라 움직인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기무사는 최근 용산 미군기지 내 한미연합사령부 이전 관련 문건 등이 유출돼 언론에 보도되는 등 보안 관련 기강 해이가 심각해 조사에 나선 것이지 송 후보자 관련 자료 유출 경위만 특정해 조사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기무사 관계자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군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거나 건전한 내부 고발까지 막으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최고야 기자}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사드로 방어할 수 있는 핵심 민간 기반시설이라며 사드의 조속한 배치 완료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한미군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사진)이 28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을 방문해 “제철산업의 선두주자인 이 같은 산업시설은 한미연합사령부가 전시에 방어해야 할 곳으로 경제적 생존의 열쇠”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광양제철소는 1987년 광양만 제1용광로에서 첫 쇳물을 생산한 국내 2번째 종합제철소다. 주한미군은 브룩스 사령관 발언에 더해 “전시에 매우 중요한 방어시설 중 하나가 포스코 광양제철소”라며 “(광양제철소는) 나날이 증가하는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 속에 사드로 방어할 수 있는 핵심 민간 기반시설”이라고 밝혔다. 이어 “광양제철소는 자동차 산업을 위한 굴지의 철강 생산시설로 전 세계 차량의 10%에 해당하는 철강을 생산한다”며 “이 제철소의 생산 능력은 한반도 유사시 전시 수요를 신속히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양제철소가 한반도 방어와 반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시 핵심 시설이라는 것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우리 아들 배를 탈 때마다 함정 대원들한테 ‘내가 이 배 함주(艦主)’라며 농담을 하곤 했거든요. 아들 이름 붙인 배를 만들어 주더니 이번엔 나를 명예함장 시켜 준다고…. 이렇게 애써 주니 너무 고맙고 눈물이 나네요.” 서영석 씨(64)는 28일 해군 유도탄고속함(400t급) ‘서후원함’ 명예함장이 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잠깐 말을 잇지 못했다. 서 씨는 2002년 6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 포격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제2연평해전 6용사 가운데 서후원 중사(당시 22세)의 아버지다. 해군은 서 중사를 포함한 6용사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8년 12월 참수리 357정 정장 윤영하 소령 이름을 딴 윤영하함을 시작으로 2011년 11월까지 이들의 이름을 붙인 유도탄고속함 6척을 실전 배치했다. 서후원함도 2010년 말 취역했다. 해군은 이번에는 이들의 아버지를 챙겼다. 6용사 아버지들을 제2연평해전 15주년을 맞아 각자의 아들 이름이 붙은 유도탄고속함의 명예함장으로 위촉하기로 한 것. 해군은 29일 오전 2함대사령부(경기 평택)에서 제2연평해전 15주년 기념식을 열고 명예함장 위촉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위촉식은 해군 군수사령부에서 정비 중인 한상국함 및 황도현함을 제외한 윤영하함, 박동혁함, 조천형함, 서후원함 등 4척이 정박해 있는 군항 부두에서 열린다. 위촉식에는 서 씨를 비롯한 6용사 아버지 전원이 참석한다. 위촉식 하루 전날 경북 의성에서 평택까지 올라온 서 씨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명예함장인 내가 올라왔다고 서후원함 함장 송준호 소령이 직접 나와 맞아줬다”며 “지금 송 소령 및 서후원함 대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데 송 소령이 우리 아들과 한 살 차이가 나 아들과 함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벌써 1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잊지 않고 해군 가족으로 늘 보듬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해군은 군함으로 부활한 아들의 임무 수행 모습을 자랑스럽게 지켜봐주길 바라는 염원과 6용사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들의 부친을 명예함장에 위촉하는 것이라며 위촉식 취지를 밝혔다. ‘6용사 고속함’들은 모두 생전에 6용사들이 근무하던 2함대에 소속돼 수시로 침범을 시도하는 북한 함정으로부터 NLL을 사수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윤영하 소령 아버지 윤두호 씨(75)는 “유가족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하나다. 국민들이 6용사를 비롯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을 영원히 기억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정 부정장으로 근무하다 북한군 포탄에 오른쪽 다리를 잃은 이희완 소령(41)은 위촉 행사 이후 2함대 고속정 승조원들을 대상으로 불굴의 군인정신을 주제로 특별 정신교육을 할 예정이다. 합동군사대 해군대학 교관으로 근무 중인 이 소령은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장이라도 NLL로 돌아가 영해를 수호하는 함장이 되고 싶지만 신체적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아쉽다”며 “6용사들에게 ‘생전에는 응원을 받지 못했을지 몰라도 이제 많은 사람들이 당신들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걸 알고 편히 쉬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27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된 박은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08년 권익위 출범 이후 김영란 전 위원장(2011년 1월∼2012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여성 위원장이 됐다. 박 위원장은 1990∼2003년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94년부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을, 2000∼2002년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2008∼2012년 한국인권재단 이사장을 지내는 등 인권·시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등을 맡기도 했다. 또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 위원, 한국법철학회 회장을 역임해 생명윤리 및 법철학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경북 안동(62) △경기여고 △이화여대 법학과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법학 박사 △한국법철학회 회장 △참여연대 공동대표 △대법원 양형위원회 자문위원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 △한국인권재단 이사장 △대한법률구조공단 비상임이사 △국가생명윤리위원회 부위원장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92세의 고령에도 6·25전쟁 때 전사한 전우를 찾기 위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과 함께 현장을 찾아다니다 최근 불의의 폭발사고로 숨진 6·25 참전용사 서정열 씨 유족에게 국유단이 감사패를 전달했다.() 국유단 지휘부는 26일 서 씨가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이어 서 씨의 아들 성석 씨(60)에게 감사패와 고인의 유해 발굴 활동 영상이 담긴 CD를 전달했다. 성석 씨는 “한평생 나라만 생각하고 사셨던 아버지의 정신을 잊지 않고 살겠다”고 했다. 고인과 함께 2014년 10월부터 유해 발굴 작업을 해 온 류수은 감식단 발굴팀장(31)은 “어르신은 4월까지만 해도 거주지인 인천에서 유해 발굴 현장인 경북 영덕까지 직접 찾아와 위령제까지 지내주신 분”이라며 “이번 달부터 강원 양구 백석산에 함께 가 발굴 작업을 하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서 씨는 2014년 10월 백석산 아래서 류 팀장을 만난 것을 계기로 4년째 국유단을 도와 왔다. 서 씨는 자신이 1951년 9월 중공군에 맞서 싸웠던 백석산을 매일 오르내리던 중이었다. 전투 당시 서 씨 부하는 총탄에 맞아 서 씨 품속에서 전사했고, 서 씨도 폐에 관통상을 입었다. 백석산 아래서 버스를 기다리던 서 씨를 본 류 팀장은 “유해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 씨가 전투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해 내면서 오히려 서 씨 도움을 받아 국유단이 유해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4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국유단과 유해 발굴에 나서며 류 팀장과 가깝게 지내던 서 씨는 5월 돌연 연락이 끊겼다. 지난달 3일 자택에서 부탄가스가 폭발하는 사고를 당해 3도 화상을 입은 것. 이 사고의 여파로 그는 11일 별세했다.손효주 hjson@donga.com·김단비 기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차기전투기(FX) F-35A 40대를 보관할 시설인 2400억 원 규모의 격납고 건설 사업을 따내고자 현역 군인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전방위 금품 로비를 벌인 사실이 관련 의혹을 담은 보고서를 통해 1년여 만에 재확인됐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3월 이 같은 의혹이 있다는 사실과, 이런 사실이 청와대까지 보고되면서 현역 군인 심사위원 40명 전원이 업체 최종 선정 직전 교체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25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국군기무사령부 작성 ‘FX 시설사업 로비실태’ 보고서에는 두 건설사가 2015년 가을부터 격납고 건설 업체 최종 선정일(지난해 3월 말) 직전까지 각 군 공병·시설 병과에서 근무하다 전역한 예비역 장성들을 취업시킨 뒤 이들을 활용해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이 자세히 적시돼 있다. 지난해 2월 말∼3월 초 작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두 건설사는 예비역들을 채용해 군 시설 설계도 심사를 맡은 국방부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 산하 특별심의분과위원회 심사위원들과 접촉하게 했다. 특별심의분과위원회는 각군 공병·시설 병과의 영관급 이상 장교 40명과 건축 전공 교수 등 민간 전문가 28명 등 68명으로 구성되는데, 현역들은 모두 각 건설사에 재취업한 공병 병과 예비역 장성들의 후배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예비역 장성을 내세워 현역 심사위원들 또는 심사위원들 상관에게 식사를 접대하는 방식으로 설계도 심사 때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대우건설은 식사를 대접하거나 족구공 등을 선물했다. 보고서에는 두 건설사가 민간 심사위원들에게도 모바일 상품권 및 무기명 선불골프회원권 등을 선물했다는 의혹도 담겨 있다. 이런 가운데 기무사가 청와대에 보고한 이 문건을 두고 일각에선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당시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에게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거치지 않고 ‘직보’한 문건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대형 비리 의혹인 만큼 기무사가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은 맞지만 한 장관을 거쳐 보고된 것”이라며 ‘직보’ 의혹을 부인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동안 잠잠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공개한 당초 사드 배치 규모와 시기가 그동안 국방부에서 발표한 것과 달라서다. 국방부는 ‘입단속’에 나섰고, 야당은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합의 내용을 공개한 점을 비판했다. 사드 논란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은 문 대통령이 22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한미 양국이 합의한 내용에는 올해 말까지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돼 있었다”고 밝히면서다. 청와대는 23일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면서 사드 배치 협의 과정을 좀 더 상세히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방부의 사드 추가반입 보고 누락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드 배치 규모와 일정이 두어 차례 바뀌게 됐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당초 계획은 2017년 1기, 2018년 5기의 발사대를 배치한다는 것이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이어 “왜 초기에는 그렇게 합의가 됐고, 중간에는 수정이 돼 사드 발사대 2기가 먼저 배치되고 대선 전 급하게 4기가 반입됐는지는 진상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당초 합의했던 ‘2017년 발사대 1기, 2018년 발사대 5기’ 배치 계획을 바꿔 발사대 2기는 올 3월, 나머지 4기는 대선 직전인 4월에 급하게 들여왔다는 취지다. 이는 국방부가 그동안 설명했던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미국과 사드 배치에 합의한 뒤 “사드 1개 포대(발사대 6기)를 늦어도 2017년까지 배치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하지만 국방부는 사드 배치 시점 논란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문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인터뷰 내용에 추가로 말할 게 없다”며 “(대통령 말을) 그대로 이해해주기 바란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군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해 7월 최종 발표되기 전 한미 당국이 합의했던 내용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당초 미군은 부지 면적상 레이더와 발사대 간 간격 등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만큼 급한 대로 발사대 1기와 레이더만 먼저 배치하고, 나머지 5기를 배치할 방법을 찾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미군이 사드 포대 운영 규정을 바꾸면서 양국이 사드 배치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 내용을 수정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구체적인 사드 배치 일정을 공개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는 사드 배치 결정에 앞서 지난해 3월 사드 배치 문제를 협의하는 공동실무단을 출범시키며 만든 약정서를 2급 비밀로 관리 중이다. 이미 변경된 계획이지만 사드 배치 규모와 일정에 대한 합의 내용 역시 양국이 비밀로 하기로 한 만큼 미국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하면 합의가 파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극도로 민감한 안보 현안인 사드 배치 현황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신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연기가 중국으로 경도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어 절차적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보고받은 내용을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이 최근 발사(지상분출) 시험을 한 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이 거의 확실하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신형 ICBM에 장착할 엔진 개발의 ‘최종 관문’에 들어선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시험은 3월 18일 평북 동창리 발사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액체연료) 지상분출 시험의 연장선으로도 보인다. 당시 김정은은 시험 성공을 ‘3·18 혁명’이라고 부르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은 이 엔진을 ‘백두산 엔진’으로 명명한 뒤 추력이 80tf(톤포스·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발사된 KN-17(화성-12형)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도 이 엔진이 사용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KN-17은 고각 발사된 뒤 최대 2100여 km 고도로 약 780km를 날아갔다.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최대 사거리가 5000km로 ICBM급(5500km 이상)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엔진을 3, 4개 묶어 1단 추진체를 만들고, 그 위에 2∼3단 엔진을 결합해 미 본토를 겨냥한 신형 ICBM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엔진 시험이 성공했다면 북한이 조만간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며 “이후 정권수립일(9월 9일)을 목표로 신형 ICBM 도발 채비를 본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과 대화 제의에 상관없이 김정은이 애초부터 9·9절을 신형 ICBM 도발의 ‘디데이’로 잡고 관련 준비를 진행해 왔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ICBM을 쏴 올려 미 본토에 대한 핵타격 능력을 입증할 경우 북핵사태는 돌이키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보고, 대북 군사옵션을 검토하는 한편으로 한국에 더 많은 ‘안보 책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조기 배치를 비롯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요청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고,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줄곧 말해왔다”고 밝힌 대목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워싱턴과 뉴욕을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갖게 될 경우 한국 정부가 북핵문제 등 대북 정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주도하기가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