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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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에 문의’ 입닫은채… 문재인 “잘 기억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파문이 불거진 뒤 나흘 만의 첫 공개 행보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 대해 “솔직히 (찬성했다는) 그 사실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핵심 당사자인 문 전 대표의 첫 언급에도 불구하고 파문은 더 복잡하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모호’→‘표결 찬성’→‘기억나지 않는다’ 이번 파문이 불거진 직후인 14일 문 전 대표 측은 “(남북한) 여러 채널의 대화가 다양하게 이뤄지던 시점에서 논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핵심인 북한과의 사전 문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처음에는 문 전 대표가 찬성했다”며 송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16일 문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도 “문 전 대표가 초기에는 찬성했다”며 “(북측 의견을 물은 게 아니라) 기권 결정을 내린 뒤 북에 통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문 전 대표는 “저는 기권을 주장했을 것 같은데 다 그렇게 (찬성)했다고 한다. 모르겠다”고 했다. 기권 결정을 북에 전달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 전 장관 등의 증언을 토대로 송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려던 문 전 대표 측 전략에 문 전 대표 본인이 제동을 건 모양새다. 다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 진실 공방 자체를 흐리는 효과를 거둔 셈이 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문 전 대표는 (북 전달 여부 등)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며 “당시 상황은 이 전 장관, 백종천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등 당사자와 그 주변 사람들의 확인을 거쳤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문 전 대표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느라 다소 혼선처럼 비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전 장관은 이날 “(회고록을) 믿지 않는다”며 “나도 메모가 있다”며 송 전 장관을 겨냥하고 나섰다. 당시 찬성(송 전 장관)과 반대(이 전 장관)를 각각 주장하며 격돌했던 두 사람 간 공방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로 비치는 대목이다. 또 다른 당사자인 백 전 실장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에 대해 당시 외교라인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속한 자주파와 친하지만 군 출신인 백 전 실장은 송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할 수도 없어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최소한 세 차례 이상 회의가 열렸는데 비서실장으로 핵심에 있었던 문 전 대표가 기억에 없다고 한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서별관 회의의 회의록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설령 사실이 밝혀져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문 전 대표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은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NLL 회의록 파문’의 학습효과? 이런 문 전 대표의 대응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의록 논란’의 학습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 측은 강하게 반박했고 공방이 회의록 확인으로까지 번졌지만 검찰 조사 결과 회의록 원본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문 전 대표는 “대화록 원본을 공개하자”며 강경 대응의 선봉에 섰지만 이번 파문의 진실 공방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강경 대응으로 나섰지만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왔던 NLL 논란처럼 공방의 극한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라며 “이번 파문을 ‘진실게임’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여당의 철 지난 색깔론 공세’로 끌고 가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NLL 논란과 달리 뚜렷한 물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와 국방부는 이날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과 관련해 남과 북이 판문점 연락사무소나 군통신선 등 대화채널로 전화통지문을 주고받은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송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국정원을 거론했음을 감안하면 공식적인 채널로는 기록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응책 없는 새누리당  문 전 대표는 이날 9년 전 논란은 피해가면서 “새누리당은 북한 덕분에 존속하는 정당”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극심한 경제위기와 민생 파탄, 그리고 우병우(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와 (야당이 ‘비선 실세’라고 주장하는) 최순실 씨, 고 백남기 선생의 부검 문제 등을 덮기 위해 남북관계를 정쟁 속으로 또다시 끌어들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문 전 대표가 ‘대선 정국의 전초전’ 같은 이번 국면에서 밀릴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뭉개기 전략으로 가는 것 같다”며 “당시 회의자료 등이 대통령기록물로 보관돼 있는지, 설사 있다 해도 보존 기간 이전에 열람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야당이 동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우경임 기자}

    • 201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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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측 당혹… ‘경제중심-우클릭’ 대선전략 차질 우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대학원대 총장)의 회고록 증언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14일 오전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의원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올렸다. 약 1시간 뒤 김 의원은 똑같은 글을 언론에 알렸다.  이 글은 2007년 당시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관련 의견을 북한에 물었는지는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북한 인권의 개선을 위한 조치를 촉구할 필요가 있다”는 문 전 대표의 2012년 발언을 담았다. 송 전 장관의 증언에 대한 사실 논쟁은 회피하면서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후 문 전 대표 측은 더 이상 대응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단기간에 맞다, 틀리다 대응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시와 지금의 남북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내부에서 더 논의가 필요할 듯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국민 성장’을 내세우며 싱크탱크를 출범시키고 경제 관련 ‘우클릭’ 움직임을 보이는 문 전 대표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됐다. 친문 진영 한 인사는 “문 전 대표가 집중하려던 ‘경제 행보’보다 외교·안보 논쟁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문 전 대표 측이 ‘북한에 의견을 물었는지’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이번 파문이 과거 ‘NLL 회의록’ 사태처럼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2013년 새누리당은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을 제기했다. 국가정보원이 보관하던 회의록을 열람한 새누리당 의원이 ‘포기 발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며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대통령기록관의 회의록 공개를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회의록 최종본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초 폐기’ 의혹으로 오히려 전선만 확대됐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201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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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인권결의안 찬반 공방… 문재인 실장, 北에 확인해보자고 결론”

     “4년 사이에 한국은 이(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해 불참-기권-찬성-기권으로 가는 지그재그 행보를 걸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대학원대 총장)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사진)에서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의 논란을 생생하게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05년까지는 남북 관계 개선 등을 고려해 불참하거나 결의안에 대해 기권했지만 2006년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7월)하고 핵실험(10월)을 하면서 정부의 대북 압박이 진행됐다. 하지만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류가 바뀌었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결의안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한 11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송 전 장관은 찬성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결의안이 북한 체제에 대한 내정간섭이 될 수 있고, 남북 관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기권을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에 부닥친 송 전 장관이 “찬성과 기권 입장을 병렬해서 지난해(2006년)처럼 대통령의 결심을 받자”고 했을 때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왜 대통령에게 그런 부담을 주느냐며 기권으로 건의하자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서울에선 남북 총리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노 대통령은 11월 16일 북한 김영일 총리를 비롯한 남북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이날 오후 노 대통령 주재하에 송 전 장관,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비서실장, 안보실장 등 5인의 토론을 거친 뒤 노 대통령은 “방금 북한 총리와 송별 오찬을 하고 올라왔는데 바로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자고 하니 그거 참 그렇네”라며 입장을 잘 정리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날 저녁 송 전 장관이 대통령에게 마지막 호소문을 만들어 대통령 관저로 보내자 이를 본 노 대통령은 다시 회의를 해보라고 지시했다. 송 전 장관이 한국이 나서서 완화시킨 결의안 정도에는 찬성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유엔 북측 대표단을 설득하고 있다고 계속 주장하자 김만복 국정원장이 그러면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이 때 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 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에 갔던 송 전 장관은 백 실장으로부터 북측 반응을 전달받았다. 북측은 “역사적 북남 수뇌회담을 한 후에 반공화국 세력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남측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라는 요지의 태도를 나타냈다고 송 전 장관은 전했다. 이런 북한의 반대 의견을 접한 뒤 정부는 결의안에 대한 기권으로 방향을 정리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관계자는 ‘북한 측에 결의안 의사를 타진했다’는 부분에 대해 13일 “2007년 (정상회담) 직후 10·4 공동선언 내용을 가지고 남북 간 대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던 시기”라며 “그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논의가 됐다면 이해가 되지만 북한인권결의안만을 갖고 물어보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다수의 의견대로 기권으로 합의해서 (대통령에게) 건의하자’고 했다는 대목에 대해선 “회의에서 논의하고, 결론을 내기 때문에 비서실장이 그렇게 지시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북한에 의사를 타진하자’고 나온 대목에 대해 “천만의 말씀이다. 북한인권결의안을 북한이 반대하는데 물어보면 ‘해도 좋다고 하겠냐’”며 “결의안에 대해 남북 통로로 주고받은 것이 없다. 난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한상준 기자}

    •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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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기업, 경제살리기 견인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삼성 SK LG 현대 등 국내 4대 그룹 경제연구소장과 간담회를 열고 대·중소기업 상생 등에 대해 논의했다. ‘국민성장’이라는 어젠다를 제시한 문 전 대표가 대기업들과의 접촉을 넓히는 ‘우클릭’ 행보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재벌, 대기업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자신의 이익만 도모할 게 아니라 우리 경제를 공정한 경제로 만들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노력을 해 달라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간담회 뒤 “이런 행보가 외연 확장이나 중도라고 말할 문제는 아니고 실용적인 태도”라며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게 실용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박영선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벌을 개혁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지를 꺾은 참모들은 변하지 않았다”며 “정권 실패의 길을 반복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기업의 정경유착 문제로 각을 세우며 전경련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며 “(참여정부) 5년이 지난 뒤 삼성은 재벌 위의 재벌이 되고, ‘삼성공화국’이 만들어졌다, 문 전 대표의 행보는 스스로 경제철학 부재를 고백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불쾌해하면서도 맞대응을 자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번에 전경련이 보여준 행태는 아주 잘못됐다”면서도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기업과 의견을 나누고 합의점을 모색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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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변죽만 울린 조응천 폭로… F학점 받고도 달라지지 않는 국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NGO 모니터단’으로부터 ‘F학점’을 받았지만 13일 종합 국감에서도 폭로전과 의혹 제기는 여전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감에선 김수남 검찰총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사적 만남을 가진 적이 있는지를 놓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 총장 간 공방이 벌어졌다.  조 의원은 박 회장이 비서와 주고받았다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만남은) 박 회장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문자메시지 내용은 “김수남 총장 후보가 (인사)청문회에서 (박지만) 회장님을 개인적으로 만난 일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하자 박 회장이 “잘했네”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조 의원은 문자메시지의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은 “음습한 정치공작의 냄새가 난다”고 비판했다. 김 총장은 “박 회장과 4년 전 모 식당에서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달 20일 대정부질문에서는 박 대통령이 착용하고 있는 브로치와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구입해 제공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으나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조 의원의 대정부질문과 국감 의혹 제기를 놓고 당 일각에선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국감 전까지만 해도 조 의원이 ‘국감 스타’가 될 거라 기대했지만, 아직까진 보여주는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더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뇌물 사건을 수사한 이금로 특임검사팀이 김정주 NXC 회장(48)의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가 도착되는 주거지 압수수색을 나갔다가 현직 검찰 간부가 살고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느냐”고 김 총장에게 따져 물었다. 금 의원이 지목한 간부는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55·사법연수원 18기)다. 문제의 집은 김 회장의 부친인 김교창 변호사가 1991년부터 소유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빌라로 김 차장은 2006년 10월 해당 빌라를 11억1000만 원에 구매했다. 김 총장은 “부동산 가격 등을 실거래 가격과 비교해 봤을 때 비위 단서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고 답했다. 김 차장도 부동산 등기와 매매계약서, 대출통장, 영수증 등을 제시하며 “김 회장 부친은 잔금 지급할 때 한 번 만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직 검찰총장의 20억 원 수임 및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일본계 대부회사 법률고문을 맡으면서 자문료로 2억2000만 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신나리·김정은 기자}

    •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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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인사이드]‘쪽지예산’ 청탁금지법 규제한다는데… 의원들 “공문 폭탄이라도 보내야하나”

     2014년 12월 예산 국회가 한창일 때 호남 지역의 한 의원은 기획재정부 고위 공무원과 멱살잡이 직전까지 갔다.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반영을 요청하려 했지만 해당 공무원이 계속 면담을 피하자 “왜 만나 주지도 않느냐”며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이른바 ‘쪽지 예산’을 부정 청탁으로 간주하면서 앞으로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쪽지 예산’은 예산 심사 막바지에 의원들이 지역구의 민원성 예산을 끼워 넣는 행태를 의미한다. 기재부는 ‘쪽지 예산’에 대해 “예산 관련 모든 요구는 상임위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공식 절차를 생략하고 의원이 개별적으로 기재부 예산실에 예산 신설이나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부정 행위라는 것이다.  지역구 예산을 따내야 하는 의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 야당 의원은 “지역구 민원 예산은 국토교통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관련된 게 많은데 해당 상임위가 아닌 의원은 기재부 예산실에 매달릴 수도 없어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다만 정식 공문을 통한 요청은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어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공문 폭탄’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예산안 증액을 최종적으로 다루는 예결위 내 예산안조정소위 입성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소위는 지역구 예산을 상대적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어 ‘꽃 보직’으로 통한다.  예결위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 국회 당시 ‘인간 쪽지’가 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당시 여야는 예산소위 인원을 늘리고,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사임·보임하는 ‘인간 쪽지’까지 등장시켰다가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의원들 사이에선 “청탁금지법으로 기재부의 영향력만 더 커지게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예산 편성권을 쥔 기재부가 알아서 할 테니 의원들은 관여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201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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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르 총공세 야권 “결정적 한방이…”

     야당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에서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 등에서 재단 설립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와 CF 감독 차은택 씨(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차 씨가 단장에 임명된 배경, 차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 대기업들의 미르·K스포츠 재단 기부 과정의 의혹 등을 쏟아냈다.  그러나 야당은 최 씨와 차 씨의 결정적인 연결 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더민주당의 한 의원은 “(두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이라도 한 장 나와야 할 텐데…”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교문위 소속 의원들과 더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물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대선 때까지 이 문제를 끌고 가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의혹 제기만으로는 이 이슈를 계속 부각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한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최고 연봉(기본급 기준)은 각각 1억6640만 원, 9879만 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르재단 최고 연봉은 35개 정부산하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1억2900만 원)보다 4000만 원 가까이 많았다. 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한 사업장적용신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미르재단 직원 6명의 평균 연봉은 9218만 원(지난해 12월 기준), K스포츠재단 직원 8명은 6940만 원(올해 2월 기준)이었다. 이들 연봉 역시 정부산하기관 직원 평균 연봉(5807만 원)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경임 woohaha@donga.com·한상준 기자}

    •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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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 지키는 의무 다한 아들… 떼쓴다고 살아 돌아오나”

    《 “국민이 장병들에게 작은 사랑이라도 보여 줬으면 좋겠다.”(김혁수 전 제독·예비역 준장) “군인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 국민이 알도록 해 달라.”(고 김경민 소령의 부친 김재호 목사) 지난달 26일 한미 연합 해상작전 도중 링스 헬기 추락 사고로 김경민 소령과 박유신 소령, 황성철 상사가 순직했다. 이들의 장례식장을 다녀온 김 전 제독은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동아일보는 11일 김 전 제독과 김 목사의 대담 인터뷰를 했다. 순직 장병들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김 목사는 자신을 위로하는 김 전 제독에게 “아들이 군에 입대한 순간부터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라를 지키는 게 의무였다”고 담담히 말했다. 김 전 제독은 “희생 장병들의 헌신이 제복 입은 공무원(MIU)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침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순직 장병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우리 시대의 진정한 소리 없는 영웅들”이라고 말했다. 대담 인터뷰는 동아일보사에서 2시간 동안 진행했다. 》 ―조문을 다녀와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이유는 무엇인가. ▽김 전 제독(이하 제독)=조문을 가서 목사님을 위로해 드려야 하는데, (목사님이) 계속 “감사하다”고 하더라.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고 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를 세우고 한참 울었다. 그런 마음을 담아 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놀라웠다. ―부친께서는 무엇이 그렇게 고마웠나. ▽김 목사(이하 부친)=사고 현장에 가 보니 수심이 1000m가 넘는다고 했다. 여기서 시신을 찾는다는 건 모래알 속에서 밥알 하나 찾는 것보다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을 수장(水葬)시킬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그런데 시신을 찾아 준 게 너무 감사했다. 경민이는 안전띠를 맨 상태로 조종석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헬기 고도를 올려 보려고, 책임을 완수하려고 노력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아들을 잃고도 시신을 찾아 줘 감사하다고 말한다는 게 놀랍고 더 마음이 아프다. ▽부친=왜 아프지 않겠나. 하지만 장례식 내내 해군 동료들이 와서 고생했다. 만약 다른 장병이 사고를 당했다면 우리 경민이도 여기 와서 수발을 들 것 아니냐. (부친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 뒤에) 그러니 고마울 수밖에 없지 않나. 우리가 떼쓰면 높은 사람들은 우리를 피하면 그만이다. 그럼 누가 괴롭겠나. 결국 내 아들 같은 동료들이 괴로움을 당하는 거다. ―부친께서 사고 현장에 갔다가 금방 돌아왔다고 들었다. ▽부친=사고 현장에서 울고불고해 봐야 살아오는 게 아니지 않나. 우리가 함대(서애류성룡함)에 있으면 장병들이 우리 수발을 들어야 하니 시신 수색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독=오늘 처음 듣는 얘기다. 수색 작업에 방해가 된다며 돌아온 것이나 다른 장병이 사고를 당했다면 내 아들도 똑같이 밤을 새웠을 거란 생각에 오히려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셨다니 숙연해진다. 김 전 제독은 “해군 헬기 조종사가 전투기 조종사보다 훨씬 힘들다”며 작전 환경을 자세히 소개했다. ▽제독=해군 헬기 조종사들의 함상(艦上) 작전 일수는 1년에 150여 일이나 된다. 바다에선 주간에도 수평선이 안 보이는 날이 65% 이상이다. 수평선이 안 보인다는 건 바다와 하늘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대잠(對潛) 작전은 최저 고도 30m 해상에서 진행된다. 더욱이 헬기 안은 한겨울에도 난방이 안 된다. 그런데도 야간작전을 하고 나면 긴장을 해 비행복이 땀에 다 젖을 정도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칠흑 같은 밤에 작전을 하다가 희생됐다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다.(김 전 제독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부친=헬기 조종이 더 힘들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 만약 이 얘기를 진작 들었다면 아들을 제대시켰을지도 모르는데…. ―부친께선 보상금 중 일부를 장학금으로 내놓겠다고 하셨다. ▽부친=해군에 순직 장병의 유자녀를 위한 ‘바다사랑 장학재단’이 있는데, 장학기금이 목표치의 절반도 안 된다고 하더라. 미혼인 경민이는 자녀가 없지만 장학기금 마련에 조금이라도 보태기로 세 가족이 약속했다. ―제독께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 사망자와 시위 현장에서 죽은 백남기(농민)에겐 정치권과 수많은 단체가 찾아가지만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군인들에겐 관심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친=우리 애들은 몸을 바쳐 국가를 지켰다. 이제 국가가 그 아이들을 지켜 줘야 한다. 장례식장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고인에게 빚을 졌다”며 온 시민이 두 분 있었다. ▽제독=할리우드 여배우인 에이미 애덤스는 비행기에서 군인을 보고 자기 1등석을 내줬다고 한다.(당시 애덤스는 “내가 주목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군인들이 주목받게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제가 올린 글에 공감하는 차원을 넘어 MIU에게 작은 사랑이라도 보여 줬으면 좋겠다. ―이 시대의 MIU로, MIU의 가족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제독=사관생도 시절 읽은 책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군인은 전쟁을 하는 자가 아니라 평화를 지키는 자다. 군인은 죽이는 자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죽는 자다.’ 이게 군인의 사생관이다. 김 소령 등 순직 장병들은 평화를 위해 죽은 것이다. 이런 군인에 대해 국가와 국민은 끝까지 보살펴야 한다. ▽부친=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전쟁은 위정자들이 일으키지만 희생은 젊은이들의 몫이다. 전쟁을 막으려면 상대가 우리를 넘보지 못하게 힘을 가져야 한다. 이 땅에 태어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나라를 지켰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국가가 없으면 나도 없다. 해군중앙교회 장로인 김 전 제독은 김 목사를 자신의 교회로 초청하고 싶다고 했다. 설교도 듣고 위로도 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목사는 “시간도 조정해야 하고…”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목사는 아들의 순직 이후 “교회 이름을 알려 달라는 분이 많은데 밝히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자신에 대한 관심보다 자신의 또 다른 아들들인 ‘대한민국 MIU’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길 바라는 듯이 보였다.이재명 egija@donga.com·한상준 기자}

    •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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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문예위 미르 회의록 삭제… 은폐 의혹”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에서는 미르재단과 관련한 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 회의록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문예위가 국회에 제출한 회의록 삭제 의혹을 제기했다. 도 의원 측이 이날 문예위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11월 6일 제173차 회의록은 도 의원이 별도로 확보한 45쪽짜리 원본에서 14쪽이 누락돼 있었다. 삭제된 내용 중에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미르재단 설립을 위한 모금 과정과 관련해 “전경련이 대기업 발목을 비틀어 450억∼460억 원을 내도록 하고 있다”는 부분도 들어 있다.  도 의원은 이를 근거로 “문예위원 중 포스코 사외이사를 겸임하는 분(박 회장)이 ‘포스코에서 미르재단에 30억 원을 낸다고 했는데 이사회에서 추인만 하는 것이라고 해 부결 못하고 왔다’는 등의 내용을 뺐다”며 은폐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도 의원은 회의록 원문을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박명진 문예위원장은 “관례적으로 회의록은 속기 초벌본이 아니라 정리본으로 보존한다”며 “실무자들 얘기로는 여담이었고, 안건과 상관이 없어 삭제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CF 감독 출신인 차은택 씨가 본부장을 맡았던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집중 거론했다. 더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예산을 지원한 송성각 콘텐츠진흥원장에 대해 “원장 공모 당시 1차 평가에서 2등, 2차 평가에서 3등을 했는데도 원장으로 선정된 것부터 문체부의 특혜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은 “차 씨가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전시총괄 감독을 맡은 후 전시대행사인 시공테크는 5억 원짜리 영상 제작 용역 중 하나를 머큐리포스트에 맡겼다”며 “머큐리포스트는 송 원장이 대표로 있었던 업체”라고 했다. 송 원장은 “차 씨와 한때 아주 친했다”면서도 콘텐츠진흥원장 취임 후 유착 의혹은 부인했다. 한편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차 씨 후임으로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임명된 뒤 한 달 만에 사퇴한 이유에 대해 “단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결재권이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사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kimje@donga.com·이지훈·한상준 기자}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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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배상판결 비난한 고영주

     10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대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지난해 복사판을 보는 듯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산주의자”라고 말했던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사진)을 향한 야권의 성토가 거셌다. 특히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이 “문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3000만 원 손해배상 판결을 내리자, 고 이사장이 6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 더민주당이 판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한 게 도화선이 됐다.  박홍근 더민주당 의원 등은 “이런 황당한 발언이 건전한 상식 아래 나왔다고 보기 힘들다”며 “일국의 대통령 후보였던 문 전 대표를 여전히 공산주의자라 확신하는 고 이사장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고 보수의 가치가 발전하길 원하는 이들도 고 이사장의 수위 조절이 안 된 발언에 부담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 이사장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한 국민은 공산주의자를 지지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 국민들이 몰랐을 테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도 지지했다면 문제가 있다”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사회가 주목하는 사건을 편향적으로 판결할 줄 몰랐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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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대결 역부족… 야당이 쓰던 ‘선진화법 방패’ 든 여당

     20대 국회에서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이 의회권력을 쥔 야당에 대항하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2년 국회법 개정으로 선진화법이 도입된 뒤 ‘야당의 전유물’처럼 이용됐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다수당의 독주를 막는다며 선진화법에 기대고 있지만 ‘협치(協治)’의 모습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예산 정국에서 선진화법으로 여야 간 ‘대폭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선진화법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 새누리당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진화법의 덕(?)을 톡톡히 봤다. 교문위는 재적 위원 29명 가운데 야당이 16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그러나 야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된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 CF 감독 차은택 씨(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중 단 한 명도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 안건을 국회법 57조 2항에 따라 안건조정위원회 조정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상임위 위원 3분의 1만으로 안건 채택을 최장 90일간 미룰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교문위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6일 국감에서 “선진화법에 안건조정위원회라는 제도가 있다”며 “소수의 생각도 충분하게 협치를 하고 의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9대 국회 때 야당이 선진화법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다. 필리버스터는 선진화법으로 43년 만에 부활했다. 올해 2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과반을 차지하고 있던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 단독 처리를 막기 위해 본회의장에서 192시간 25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 여야 간 이견이 있는 쟁점 법안의 처리를 위해 ‘5분의 3 찬성’이 필요하도록 하는 조항이 ‘법안 연계 전략’의 단골 무기가 된 셈이다.○ 달라진 선진화법 인식…예산 정국 뇌관 터지나 새누리당은 선진화법으로 야당을 상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진화법 개정은 지금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강경 대치가 불가피하더라도 야당이 숫자로 밀어붙이겠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수당이었던 19대 당시 “선진화법은 망국법”이라며 개정을 추진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우월적 지위를 가진 야당은 선진화법에 답답해하는 분위기다. 다만 선진화법 개정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진화법 개정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몸싸움 같은 물리적 충돌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만 말했다. 선진화법의 혜택을 받았던 더민주당이 ‘여소야대’로 상황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선진화법 개정에 나서면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증인 채택 안건까지 안건조정위에 넘기는 것은 지나치다”며 “당내에는 개정 목소리가 많다”고 했다. 이에 앞서 8월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식물국회보다 동물국회로 돌아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개정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연말 예산 정국이 다시 선진화법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화법엔 매년 11월 30일까지 여야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그 다음 날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도록 돼 있다. 여야 이견으로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더라도 다수를 차지한 야당이 부결시키거나 야당 단독으로 수정안을 제출해 처리할 수 있다. 더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이 여당의 반대에도 법인세 인상 법안 등을 포함한 예산부수법안을 직권 상정할 수도 있다. 이미 정기국회 개회사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정 의장과 새누리당, 야당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송찬욱 song@donga.com·한상준·황형준 기자}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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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한상준]문재인 싱크탱크 500명, 당당히 이름 밝혀야

     6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은 교수 전문가 등 500여 명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2012년 대선 당시 각 후보 진영에서 활동했던 전문가를 다 합친 것보다도 많은 규모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박원암 소장은 “명단을 보고 싶다. 정말 교수, 전문가가 500명이 모였다면 대단한 것이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 진영에서도 “우리가 접촉했던 전문가들이 ‘국민성장’에 포함됐는지를 알아보고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참여한 전문가들의 명단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출범 당일 명단 공개를 검토했다가 접었다. 그 대신 각 분과위원장, 추진단장 등 23명의 명단만 밝혔다. “합류하겠다는 전문가가 계속 늘고 있고, 언론에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는 이들도 있다”는 게 이유다.  좁은 교수 사회 내에서 이런저런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게 싫을 수도 있겠지만 대선 후보의 정책 노선을 만들고, 관철하겠다는 현실 참여 의지를 갖고 있다면 이름 공개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 유력 대선 주자의 싱크탱크가 내놓는 정책은 해당 후보가 당선되면 곧 국가 정책이 된다는 측면에서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국민성장’에 이름을 올린 전문가들에 대해 싱크탱크 실무를 총괄하는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100% 자발적 참여”라고 했다.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심포지엄에서 “희생하고 봉사해서 나라를 건지겠다는 구국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한다. ‘국민성장’은 그런 결사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또 ‘국민성장’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 “사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 사심을 가진 분들은 일절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입각 등 다른 욕심을 내지 말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은밀한 줄 대기나 ‘입신양명을 꿈꾸는 폴리페서(정치 참여 교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참여한 전문가들 스스로 당당히 이름을 밝히는 것이 맞다.한상준·정치부 alwaysj@donga.com}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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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권교체 넘어 경제교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넘어 ‘경제교체’를 이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6일 ‘경제교체’ 프레임을 꺼내 들며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직면한 저성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를 살릴 자신이 있다”며 ‘경제를 살리는 리더’ 이미지를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은 변명의 여지없는 최악의 실패”라며 “대한민국 굴욕의 10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두 정부의 실패에 기대어 그 반사이익으로 정권을 잡겠다고 생각한다면 안일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정권심판론이 아니라 문재인만의 경제 비전으로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아동수당 도입, 혁신도시 ‘시즌2’ 추진, 신혼부부 반값 임대주택 제공 등 구체적인 대선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경제교체를 통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경제 패러다임의 중심을 국가나 기업에서 국민 개인과 가계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국민성장’ 개념에 대해서도 “개인의 삶이 나아지는, 정의로운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세상이 확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드려야 한다. 제가 반드시 그렇게 해내겠다”며 대선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1만 자가 넘는 연설문에서 ‘경제’를 38회나 언급할 정도로 경제 이슈를 강조했지만 ‘경제민주화’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경제민주화가 더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의 상징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헌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문 전 대표 측은 “경제에 중심을 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김 전 대표와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주도하는 개헌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내년 대선을 ‘개헌 선거’로 치르려는 기류에 맞서 ‘경제 선거’를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이날 연설과 관련해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성장’의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말은 거창하게 성장과 경제민주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 경제민주화가 성장에 지장을 주는 의미가 아니다”며 “그간 나왔던 이야기들을 종합한 것이라 핵심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500여 명에 육박하는 싱크탱크 구성에 대해서도 “눈에 띄는 사람은 (연구소장을 맡은) 조윤제 서강대 교수밖에 없다”며 “대부분 정치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대세론’을 이어가려는 문 전 대표와 개헌을 통한 정계개편을 추진하려는 김 전 대표의 엇갈린 이해관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문 전 대표의 행사를 두고 “지난 총선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은퇴하겠다’고 했던 분께서 싱크탱크로 세를 과시하면서 대선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본인의 말조차 책임지지 못하는 20세기식 ‘식언 정치’”라고 비판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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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페서 줄세우나” 문재인 세몰이 견제 목소리

     “숫자에 압도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단체가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에 나설지, 아니면 그냥 세몰이로 끝날지는 두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 더불어민주당의 한 비문(비문재인) 진영 의원은 5일 문재인 전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500여 명이라는 매머드급 규모의 싱크탱크는 정치권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켰다. 문 전 대표가 스타트를 끊으면서 야권 주요 후보 간의 ‘싱크탱크 경쟁’도 본격 점화되는 분위기다. ○ 경계하는 비문, ‘전문가 영입전’까지 다른 대선 후보 진영의 1차 반응은 ‘위기감’이다. 교수 및 전문가 5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싱크탱크 발족을 통해 야권 진영에서의 ‘문재인 대세론’이 확산될 수 있어서다. 특히 문 전 대표가 전문가그룹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조만간 싱크탱크나 캠프를 구성해야 하는 다른 후보 진영에선 전문가 영입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를 두고 “폴리페서를 일찌감치 줄 세우겠다는 발상”이라며 “세 불리기 형태로 가면 정책 개발보다 (교수들을) 정치집단화시켜 교수사회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더민주당의 한 후보 진영 관계자도 “의욕이 너무 앞서는 것 같다”며 “종국에는 1000명까지 목표로 한다는데, 의사 결정 구조가 복잡해질 뿐만 아니라 내부 분란이 생길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후보 진영에선 ‘국민성장’에 참여하는 교수들의 면면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당내에선 “총장, 학회장을 지낸 교수만 50명이 넘는다고 한다” “합류하는 교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인재 영입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성장’에 참여한 한 사립대 교수는 “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은 교수가 적지 않다”며 “특히 서울시 프로젝트 등을 맡았던 교수들은 누구를 도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친분 있는 교수들 사이에선 “일단 캠프에 고루 흩어졌다가 당 후보가 정해지면 다시 모이자”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다른 후보들도 싱크탱크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지난달 28일 ‘정책네트워크 내일’ 2기 발대식을 열었다. ‘내일’에는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 조영달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더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다음 달 중순경 40, 50대 소장파 학자들을 중심으로 정책자문조직을 발족할 예정이다.○ 시동 건 文, “2012년 전철 밟지 않는다” 문 전 대표 측은 다른 후보들의 비판에 신경 쓰지 않고 대선 레이스의 가속페달을 밟겠다는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예선(당내 경선)부터 전력투구로 간다. 2012년 당시 ‘담쟁이 포럼’이 뒤늦게 발족한 탓에 정책 역량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한 과오를 반복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실무를 총괄하는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대규모 영입에 대해 “우리도 이 정도 규모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자체적으로 문 전 대표를 돕겠다는 교수그룹이 많아 예상외로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싱크탱크의 구성과 활동을 직접 꼼꼼하게 챙기는 점도 2012년 때와 달라진 모습이다. ‘국민성장’이라는 명칭도 “성장과 관련한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문 전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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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상 대선조직’ 문재인 싱크탱크 6일 첫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공식적인 대선 행보의 시동을 걸었다.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수 500여 명이 참여하는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가칭)의 창립 준비 심포지엄을 여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를 통해 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중도 노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은 4일 “연내에 교수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정책 대안 그룹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대선 주자들 가운데 대규모 조직을 갖춘 싱크탱크를 출범시키는 것은 문 전 대표가 처음으로, 후발 주자들을 따돌리고 본격적인 세 확산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창립 준비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자연스럽게 대선 구상의 큰 그림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싱크탱크의 소장은 참여정부에서 대통령경제보좌관을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맡는다.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가 상임고문을,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자문위원장으로 참여한다. 또 조대엽 고려대 교수가 부소장, 김기정 연세대 교수가 연구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싱크탱크는 외교안보, 경제, 정보·기술, 산업, 노동, 복지, 지방분권 등 7개 분과로 운영된다.  문 전 대표 측이 ‘국민성장’을 꺼내든 것은 “보수는 성장, 진보는 분배”라는 기존 관념에서 탈피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로 나서는 김현철 서울대 교수는 “현재의 저성장 시대에 진보와 보수, 성장과 분배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며 “성장과 분배가 함께 이뤄지는 시대로 가기 위한 정책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문 전 대표와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더민주당도 대선 정책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민주당은 저출산 정책을 총괄할 태스크포스(TF)를 이달 중 출범시키기로 했다. ‘저출산 TF’에는 상임위별로 논의되고 있는 저출산, 여성, 청년, 고령화 정책을 하나로 엮어 대선 공약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더민주당이 일찌감치 공약 준비에 나선 것은 2012년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 이슈를 여당에 뺏겼던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당 관계자는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 201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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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간 헛싸움한 정치… 이정현 단식중단, 與 4일 국감복귀

     새누리당이 2일 ‘조건 없는 국정감사 복귀’를 선언했다. 20대 국회 첫 국감이 지난주 닷새간 반쪽으로 진행되는 파행을 겪었지만 4일부터 정상화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일주일째 이어온 단식 농성을 풀었다.  지난달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촉발된 여야의 ‘벼랑 끝 대치’는 새누리당의 전격적인 국감 복귀 선언으로 8일 만에 출구를 찾았지만 후유증은 클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치 기간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이후 국감과 연말 예산 정국 등에서 수시로 충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국감 복귀를 결정했다. 의총에선 이정현 대표의 서면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 대표는 “4일부터 국감에 전원 임해 달라”며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유지 방법은 다른 방식으로 계속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저는 민생과 국가 현안을 위해 무조건 단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국민의 뜻에 순명(順命)하는 게 (국감 복귀) 명분”이라고 했다. 또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형사고발은 철회할 뜻이 없으며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명문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일명 ‘정세균 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야당이 (정세균 방지법이란 이름에) 동의하기 쉽지 않다는 데 일리가 있다. 이 시간부터 정세균 방지법이란 이름을 철회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는 아무런 정치적 상황 변화 없이 이뤄져 ‘빈손 회군(回軍)’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에 즉각 환영과 함께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나라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국회가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앞으로 제(諸) 정당과 잘 협의해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이재명 egija@donga.com·한상준 기자}

    • 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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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균 의장측 “움직이기 더 어렵게 만들어”

     “새누리당의 무책임한 방미 의혹 제기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더 움직일 수 없게 만든 것 아닌가.” 30일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정 의장의 기류를 이같이 설명했다. 전날 여당이 정 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고발한 데 이어 방미 일정과 관련한 의혹까지 제기하자 정 의장 측은 격앙된 분위기다. 그러나 국회 파행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국회 수장인 정 의장 측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도 전날에 이어 국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원불교문화예술축제 개막식, ‘파주 북 소리 2016’ 개막 행사 등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국회 파행 해결을 위한 물밑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헌정 사상 초유의 형사고발과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 청구 등 ‘법대로’ 하자는 것 아니냐”면서 “법대로 하자는데 대체 어떻게 정치적으로 풀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단식 중인 이 대표 방문에 대해서도 “의장이 아니면 언제든 갈 수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사퇴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문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이날 여당이 “황제 방미 국회의장”이라고 거듭 공격한 데 대해서도 정 의장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정 의장 측은 여당이 정 의장에 대한 형사고발을 철회하고 사과한 뒤 국감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혀야 유감 표명을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날 정 의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짜장면을 먹는 사진을 올린 것에 격분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을 보란 듯이 비웃는 것으로 국회 수장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비신사적, 비인간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장이 국회 파행 속에 3일 출국할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의장이 중재 역할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30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의 갈등은 의장이 풀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야당 중진 의원은 “여당과 의장 모두 파행 장기화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동시 사과’ 등 극적 타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20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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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밑 접촉 나선 여야 지도부… 국감 정상화, 연휴가 고비

     이제 남은 시간은 사흘이다.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서 원내 지도부가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그렇다. 개천절(3일) 연휴가 끝나고 4일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하면 국정감사 파행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일정 전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번 사태의 한 축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3일 중견국 협의체인 MIKTA(믹타·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출국해야 한다. 그러면 9일 귀국 때까지 여야 협상은 진공 상태에 빠진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30일 물밑 접촉에 들어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국감 정상화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정 의장의 사과와 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명문화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정세균 방지법’)을 야당이 받아주면 국감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대야(對野) 메시지가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정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회의에서 “의장이 향후 국회 운영에서 엄정 중립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의장 사퇴 요구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조원진 최고위원은 여전히 “(의장이) 사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이 문제를 마무리 짓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장우 최고위원은 “(정 의장 방미 당시) 의장 수행원이 자신의 아들이 다니는 대학의 총장, 학장과 오찬을 했다는 제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정 원내대표는 “문제의 본질을 찔러야지 그런 얘기를 하면 어떡하느냐”고 공개적으로 이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 의장의 방미 의혹과 관련해 “공식 초청이란 말로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다면 대단히 부적절하다. 정 의장 부인이 공식 초청 대상이 아니었다면 ‘황제 방미’가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출구 전략의 열쇠를 쥔 정 의장을 또다시 자극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 의장의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은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초만 해도 정 의장과 연락하며 물밑 협상을 시도했지만 새누리당의 ‘막가파식 폭로’로 이제 움직일 여지가 없어졌다. 연휴 동안 무슨 해법이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이날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수시로 소통하며 타개책을 찾자”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김 수석은 박지원 원내대표와도 30분간 따로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했다. 해법 모색의 ‘골든타임’은 1일 국군의 날 행사다. 3당 원내대표가 모두 이 행사에 참석하는 만큼 여기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더민주당은 새누리당이 4일 끝내 국감 참여를 거부하면 전체 상임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새누리당 비주류가 당론을 깨고 국감에 참여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실제 유승민 의원은 30일 서울대 강연에서 ‘셀프 국감 복귀’를 강행한 김영우 국방위원장에 대해 “100% 동감한다”고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단일 대오를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고 있다. 야당의 ‘정세균 방지법’ 수용 여부가 마지막 고비인 셈이다. 이재명 egija@donga.com·한상준·강경석 기자}

    • 20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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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정세균 의장, 美서 시계 400개 뿌려”… 정세균 측 “전임자도 선물”

     새누리당이 29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12∼19일 방미 일정 의혹을 제기한 건 ‘끝까지 가보자’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대표의 무기한 단식 속에 국정감사 보이콧(거부)을 나흘째 이어가고 있지만 정 의장이 미동도 하지 않자 더 날카로운 칼을 들이댄 것이다. ○ 국회의장 ‘일탈’ 의혹 제기한 새누리당  이날 의원총회에서 포문은 김진태 의원이 먼저 열었다.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정 의장이 “우리 송 최고 잘하더라”라고 말하는 의장석 발언록 ‘2탄’을 공개한 것이다. ‘송 최고’는 23일 대정부질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을 지칭한 것이라는 게 새누리당 주장이다. 김 의원은 “상상도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방미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의혹은 다음 발언에 나선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제기했다. 그는 “(동행한) 6박 8일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3당 원내대표들은 비즈니스석을 타고 정 의원(정 의장을 이렇게 표현)과 부인은 1등석을 탔다. 경비와 부인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 요청을 했지만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 의원 부부만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는데, 공식 일정은 17일 오후 2시에 끝났고 18일 오후 3시 반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며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딸을 만나기 위한 개인 일정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방미 대표단 명의의 선물도 아니고, 정세균 이름이 박힌 시계를 교민들에게 배포한 것은 선거법 위반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의장실은 즉각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수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방미는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의 공식 초청이었고, 부부 동반이 외교적 관례”라며 “공식 순방은 대통령, 의장, 국무총리 부부는 함께 1등석을 제공하는 것이 외교부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정의화 전 의장도 아프리카, 유럽 순방 때 부인과 함께했다는 것이다. 시계 선물에 대해서는 “방미 예산에 공식선물 제작비 항목이 있다”며 “과거 강창희 김형오 정의화 전 의장도 해외 순방에서 시계, 스카프, 자개함 등을 선물한 관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이 제기하는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선물을 받은 사람이 지역구(서울 종로)와 관련됐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샌프란시스코 일정이 추가로 잡힌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현지 취재진에게도 사전에 공개한 일정”이라고 해명했다. 17일 실리콘밸리 동포 기업인 및 과학자 간담회, 한국의 날 행사, 한국전 참전 기념비 추모 행사 등의 일정이 끝난 시간이 오후 3시 30분인데 샌프란시스코∼인천 직항은 매일 오후 1시 30분 비행기밖에 없어 18일에 비행기를 탔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17일 일정이 끝난 뒤 (정 의장의) 딸이 호텔로 찾아와 만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굳이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집어넣은 데는 딸을 만나려는 의도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번 방미에는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동행했다. 정 의장과 3당 원내대표는 워싱턴, 뉴욕 일정까지 함께 소화했다. 이후 정 원내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귀국했고, 박 원내대표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 일정을, 정 의장은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남은 일정을 각각 소화했다. 정 의장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취임 일성으로 ‘특권 내려놓기’를 강조했던 정 의장이 관례라는 이유로 과거 행태를 반복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계 제로’ 국회 정 의장은 이날 외부 일정을 이유로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당의 ‘강공 드라이브’에 더민주당은 “국회의장에 대한 모욕과 비방이 도를 넘어섰다”(추미애 대표)며 정 의장을 거들고 나섰다.  여당과 야당, 그리고 의장까지 맞물린 극한 대립으로 국회의 파행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정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 등을 연이어 만났지만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3일 정 의장이 출국하기 때문에 주말쯤 여야 3당과 의장이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강경석 기자}

    •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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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요구 폭탄에 무더기 증인신청… ‘갑질’만 배운 초선들

     인사혁신처는 3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초선 A 의원 때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A 의원은 최근 문제를 일으킨 일부 공직자의 재산 공개 자료를 요구했다. 인사혁신처는 법적으로 공개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료를 제출했지만 A 의원은 “비공개 자료도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인사혁신처가 난색을 표하자 A 의원은 “그렇다면 (공직자 재산관리 등을 담당하는) 전·현직 공직자윤리위원장, 전·현직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장을 국감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나섰다. 안행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들은 민간인 신분으로 지금까지 국회에 증인으로 선 적이 없다. 만약 증인으로 채택된다면 앞으로 아무도 이 자리를 맡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난감해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적지 않은 초선 의원들이 ‘갑(甲)질’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의원 300명 중 초선은 132명으로 전체의 44%다. 이들은 국회 입성 때만 해도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요즘 초선 의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한 부처 관계자는 “센 권력을 쥔 양 들떠 있는 모습이 과거보다 (갑질이)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고 했다. ○ 국회 입성 4개월 만에 힘 들어간 어깨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초선 B 의원은 종합 국감의 증인 및 참고인 56명 중 12명을 혼자 신청했다. 의원 1인당 평균 신청 현황(1.86명)의 6배가 넘는 수치다. 국토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 최고경영자(CEO), 항공사 관계자 등을 망라했다”며 “과거 국감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많은 숫자”라며 혀를 찼다. 정무위원회, 국토위 소속 일부 초선 의원들은 국가 현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 경제 관련 부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C 의원이 요구한 ‘자료 폭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C 의원은 “최근 5년간 장·차관이 참석한 모든 회의의 회의록 일체, 장관의 공식·비공식 일정과 해당 일정의 세부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부처 관계자는 “그 많은 회의와 행사를 어떻게 다 찾아볼 수 있겠느냐”며 “피감기관을 길들이기 위한 목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피감기관을 하대하는 초선 의원들도 적지 않다. 야당 D 의원은 피감기관 공무원들에게 “이러면 내년에도 볼 수 있을 것 같느냐”, “정권교체 되면 두고 보자” 등의 막말로 원성을 사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E 의원은 피감기관 국·과장들을 수시로 의원회관으로 호출하고 있다. 보건복지위 산하 부처 관계자는 “업무의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달라며 국·과장들을 가정교사처럼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상임위 파악 미숙, 지역 민원, ‘한 방’의 유혹… 더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무더기 증인 신청과 관련해 “지역 민원 관련 기업, 기관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해 놓고 현안 해결과 협상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전직 의원은 “대기업 CEO 등을 ‘묻지 마 신청’ 하는 것은 이를 통해 언론의 주목을 받거나 다른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증인 채택에 ‘사감(私感)’이 깔려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초선 의원이 구태를 반복하는 것을 바꾸기 위한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한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초선 의원들은 전문성과 상관없이 상임위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업무 파악이 안 되니 무더기 자료 신청, 피감기관 괴롭히기 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의원이 얼마나 많은 정책 개선을 이뤄냈는지로 평가하는 토대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치 국면 부채질하는 ‘행동대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촉발된 여야의 대치 국면에서도 초선들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례대표 출신의 F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공관을 점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당 일부 초선 의원들은 28일 의총에서 “원내지도부가 너무 약하게 대응하고 있다. 사회권을 확보해 야당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현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 게 사실”이라며 “국회의원이 되기 전 머릿속으로 그렸던 의정활동 대신 정쟁만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길진균 /세종=손영일 기자}

    • 201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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