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훈

장영훈 기자

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

구독 38

추천

대구 경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jang@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지방뉴스94%
사고6%
  • 러-일-베트남도 반한 의료한류… ‘메디시티’ 대구 뜬다

    대구시가 의료관광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 베트남 일본 등 해외 협력기관이 잇따라 방문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올해 대구시 웰니스(wellness) 상품 공모 사업에 선정된 의료관광 전문기업 베라코 컴퍼니는 지난주 러시아 사하공화국 야쿠츠크와 모스크바의 의료관광객 28명을 유치했다. 이들은 19∼26일 한국의학연구소 대구건강검진센터를 비롯해 BL성형외과의원 덕영치과병원 태오름동진한의원에서 건강검진 및 치료를 받았다. 질환이 심한 경우 계명대 동산병원과 누네안과 등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의료관광단에는 판사와 고려인협회 부회장 등 여론 주도층 인사도 참여했다. 곽갑열 대구시 의료관광팀장은 “메디시티(의료도시) 대구의 첨단 의료 서비스 및 시스템에 만족한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홍보해준다면 다른 러시아인들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아나 스테파노바 러시아 요가협회장은 남편과 함께 5∼18일 대구를 방문해 의료관광 골드(VIP)코스 종합검진을 받았다. 스테파노바 회장은 “러시아는 건강검진 결과를 받으려면 한 달 이상 걸리는데 대구는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이틀 만에 결과가 나와 무척 놀랐다”며 “공항 배웅과 병원 검진, 통역 지원 등 원스톱 서비스가 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스테파노바 회장 부부는 팔공산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의료관광 상품에도 만족했다. 시는 러시아 요가협회와 회원 2000명을 유치하는 의료관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하이퐁 국제병원 측 3명은 23∼25일 대구 4개 병원과 교류협력, 의료관광 및 베트남 연수 추진을 위해 대구를 찾았다. 일본 이시카와(石川)현에서 발행하는 주니치(中日) 신문 임직원 6명은 30일부터 다음 달 3일 피부 시술과 한방 체험을 하고 서문시장 야시장 등 대구 명소를 둘러볼 예정이다. 주니치신문 논설위원은 앞서 7월 대구 의료관광을 주제로 3회 기획기사를 내기도 했다. 대학병원도 의료기술 전수를 통한 의료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우창욱 교수팀은 20∼2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제1시립병원 의료진에게 다발적 외상에 대해 강의하고 수술 방법 및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해부터 아스타나 공공의료교육센터와 협약해 연수 및 교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 교수팀은 현지 병원 외상센터에서 오른쪽 다리뼈가 부러진 환자의 수술과 금속판 고정 시술 등을 시연했다. 아스타나 시립병원은 경북대병원에 단기 연수를 요청했다. 홍석준 대구시 미래산업추진본부장은 “의료관광 다변화 정책이 성과를 내면서 해외 대상국의 방문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의료와 건강관리, 관광문화, 체험 모두 만족하는 에이전시(대행사) 육성사업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17-11-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 방문객… 한 달 만에 1000명 넘어서

    대구 중구는 복합문화예술전시관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Art Space)’ 방문객이 한 달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고 26일 밝혔다. 3층에 연면적 441.78m² 규모로 지난달 18일 개관한 이 전시관은 과거 성매매 업소가 밀집한 곳이었다. 아트스페이스는 내년 3월 18일까지 개관 기념 전시회를 연다. 작가 8명이 자갈마당 100여 년의 삶이 담긴 공간이 미래를 잇는 기억의 정원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은 무료이며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17-1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북도 베트남 수출, 올해 들어 2배로 늘었다

    경북의 베트남 수출이 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계기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무역사절단 파견, 전시박람회 개최 등을 한 효과로 분석된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베트남 수출액은 30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3000만 달러보다 99.8% 증가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수출국 3위 일본, 4위 인도를 제치고 올해 수출국 3위로 올라섰다. 베트남 수출액은 2014년 23억200만 달러(4위)에서 2015년 22억500만 달러(5위), 지난해 18억700만 달러(5위) 등 감소 추세였다가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농산물 및 가공식품 수출이 1∼10월 2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4% 증가했다. 이 기간 화장품은 5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951.8% 늘었다. 베트남 수출 증가는 현지에 진출한 기업의 생산량 증가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지난달까지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1927%, 반도체 491%, 철강 19.5%의 수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수출국 2위인 미국에도 바짝 다가섰다. 1∼10월 미국 수출액은 58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감소했다. 경북의 전체 수출액 372억 달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5.8%, 베트남은 8.2%이다. 경북도는 올해 상반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준비 과정에서 무역사절단과 전시박람회 등 30여 개 수출 홍보 사업을 추진했다. 중소기업 300여 개사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5월에는 베트남 통상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경제 협력 분야를 확대했다. 이달 14∼16일 중소기업 164개사가 참가한 베트남 한류 우수 상품전에서 3881만 달러(약 440억 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식품 전문기업 30개사는 6∼19일 베트남 롯데마트에서 특판 행사를 운영해 2억3000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경북의 농산물 및 가공식품을 알리기 위해 호찌민 9·23공원에 마련한 바자르(시장) 홍보 부스는 반응이 좋다. 경북 과수 통합 브랜드 ‘데일리(DAILY)’의 경우 사과 2000kg과 배 1100kg, 포도 500kg 등의 시식용 과일로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곳 부스에는 11∼22일 바이어 등 25만 명이 방문해 수출 계약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경북통상은 사과 배 등 농산물 80만 달러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바이어는 김치와 인삼, 수산품 등에 관심을 보였고 현재까지 수출 상담액은 4600만 달러이다. 경북도는 연말까지 호찌민 대형할인점 케이마켓에 농식품 판매장, 내년까지 호찌민과 다낭에 화장품 브랜드 클루앤코(CLEWNCO) 판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베트남 수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17-1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포항지진 피해 학교 복구에 280억 지원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초등학교 본관이 철거된다. 포항뿐 아니라 영남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한 내진보강 공사도 앞당겨 시작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시설 안전조치 등 포항지진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현장 점검 결과 철거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온 흥해초교 본관은 128억 원을 투입해 새로 짓는다. 이 건물은 1968년 지어졌다. 내진설계는 물론 내진보강도 안 됐다. 같은 학교의 서관은 내진보강 덕분에 피해가 작았다. 흥해초교를 비롯해 학교시설 복구비로 총 280억 원이 투입된다. 포항 지진을 계기로 영남권 전체 학교시설의 내진보강이 조기에 이뤄진다. 경북을 비롯해 대구 울산 경남 등 4개 시도의 학교 218개 중 내진보강이 안 된 144개교가 대상이다. 전국적으로 학교 시설에 대한 내진보강은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 4개 지역은 기존 계획과 상관없이 올해 말부터 예산을 투입해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 짓기로 했다. 대피시설로 지정된 강당과 체육관 등 학교 내 부속건물도 내진 성능을 강화한다. 또 내년 1월까지 학교시설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해 학교 신축 때 적용하기로 했다. 민간주택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2만8399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민은 1285명이다. 지금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등에 78가구가 이주했다. 정부는 임대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임대기간 연장 등을 검토 중이다. 정부 특별교부세는 16일 40억 원에 이어 27일 추가로 40억 원이 투입된다. 안전점검이 마무리돼 피해 및 복구 금액이 확정되면 즉시 재난지원금이 지급된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 / 포항=장영훈 기자}

    • 2017-1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험 끝내고 엄지척 올린 딸… 이제 좀 살 것 같네요”

    가슴이 답답했다. 묵직한 돌덩이가 짓누르는 것 같았다. 23일 최정희 씨(46·여)는 그렇게 하루 종일 힘들었다. 최 씨는 고3 딸을 둔 어머니다. 딸은 ‘포항 수험생’이다. 이날은 일주일 연기됐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날. 몸도, 마음도 힘들었을 딸 정보권 양(18) 생각에 최 씨는 마음이 무거웠다. 최 씨 가족은 15일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었다. 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처음 대피소에는 베개는커녕 바닥 보온재도 없었다. 시험공부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기껏 휴대전화로 온라인 강의를 보는 수준이었다. 딸은 새벽 찬바람에 수시로 잠을 깨더니 결국 감기에 걸려 고생했다. 19일부터는 경북 포항의 한 호텔로 겨우 거처를 옮겼다. 다만 두 사람만 머물 수 있었다. 승용차로 딸의 등교를 도맡아야 하는 아버지 정해승 씨(50)가 딸 곁을 지켰다. 최 씨는 둘째 딸 정윤권 양(13)을 챙기느라 대피소에 남았다. 결국 수능일에 싸주려던 엄마표 도시락은 챙기지 못했다. 당초 시험 전날인 15일에 도시락용으로 준비했던 김밥 재료가 자꾸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22일 대피소에서 어떻게든 도시락을 챙길까 했지만 주변 환경 탓에 포기했다. 최 씨는 딸에게 미안해 아침에 시험장에 가지도 못했다. 최 씨는 “호텔에서 도시락을 챙겨줬지만 엄마 손맛보단 덜하지 않을까요”라며 안절부절못했다. 정 씨는 전날 승용차로 포항여자전자고 시험장을 답사했다. 도로 사정을 미리 익혀두기 위해서다.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딸에게 정 씨는 “평소대로 파이팅”을 외치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정 씨는 “그렇게 힘든 환경을 견디고 시험 보러 가는 딸이 정말 대견하다”고 말했다. 오전 9시경 최 씨는 불안한 마음과 딸에 대한 걱정을 잠시나마 잊으려는 듯 짧은 머리를 질끈 묶고 옷과 담요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동식 세탁소에 보낼 옷가지를 분류하며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정리를 마친 최 씨는 딸이 무사히 시험을 마치기를 바라며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정성껏 기도했다. 잠시 기도를 쉴 때면 행여 여진이 발생할까 봐 노심초사했다. 오후 4시경 최 씨는 딸이 있는 시험장으로 향했다. 시험 종료 30분 전. 딸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어 학교 건물 쪽에 시선을 고정했다. 잠시 후 휴대전화를 바라보던 최 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시험 끝났어요. 빨리 나갈게요’라는 딸의 문자메시지가 와 있었다. 곧이어 교문 주변에서 박수가 터지고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최 씨는 멀리서 오던 딸에게 달려가 안았다. 얼굴을 어루만지며 “고생했다”고 말했다. 딸은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고마워요”라고 답했다. “국어 시간에 조금 긴장했는데 이후에는 모의고사처럼 쳤다. 지진을 전혀 느낄 수 없어서 마음이 조금 풀린 것 같다”며 웃는 딸의 머리를 최 씨는 대견한 듯 연신 쓰다듬었다. 이날 최 씨 가족은 나흘 만에 한자리에 다시 모였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11-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일본 대지진 때 한국도움 생각나… 힘내요 포항”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이웃나라 한국이 일본에 많은 지원을 했잖아요. 그때가 생각나서 보냈어요.” 일본에 사는 이와타 메구미(巖田惠·28·여·사진) 씨가 21일 기자에게 전한 카카오톡 메시지다. 그는 아이치(愛知)현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러나 15일 한국의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소식을 듣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말과 글에 능숙한 이와타 씨는 인터넷을 검색해 포항시 트위터 계정을 찾았다. 그리고 지진이 발생했을 때 행동요령, 신문지로 체온을 유지하는 방법 등 재난 대응방법을 담은 파일 64개를 올렸다. 추위를 덜어줄 ‘핫팩’과 비상시 얼굴 등을 닦을 수 있는 세안물품, 간이화장실 용품도 보내겠다고 적었다. 20일 이와타 씨가 처음 보낸 핫팩 240개가 포항에 도착했다. 나머지 물품도 차례로 보낼 예정이다. 이와타 씨는 “어릴 때 고베(神戶) 지진이 발생해 고베에 살던 친척들이 대피해야 했다. 당시 상황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포항시민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물품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관심이 많다. 10년 이상 한국어를 배웠고 시민강좌 프로그램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할 정도다. ‘한일혜’라는 한글 필명도 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일본인이라는 뜻이다. 이와타 씨는 “이번 지진을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대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포항시민을 응원하는 각계의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모인 성금은 약 82억 원에 달한다. 구호품은 생수 25만 병을 비롯해 이불과 옷, 라면, 쌀 등 13만 점을 넘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고3 수험생은 포항 지역 수험생에게 전달해 달라며 자신이 받은 초콜릿과 담요 등을 보냈다. 이 학생은 “기도하는 마음이 담긴 초콜릿으로 다시 (포항의 수험생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메모를 남겼다. 충남 대천농협의 주부대학 회원 48명은 포항에 ‘과메기 여행’을 떠나려다 취소하고 여행 경비로 라면 40박스를 구입해 보냈다. 또 이재민을 돕고 복구활동에 나서겠다는 자원봉사자는 21일까지 8848명에 달한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김단비 기자}

    • 2017-11-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m 떨어진 원룸은 멀쩡한데…지진에 파손된 포항 원룸 기둥 살펴보니

    포항 지진으로 철거가 불가피한 원룸 건물은 공통적으로 부실시공이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 2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학산동의 한 원룸. 기둥 22개 가운데 2개가 심하게 파손돼 철거 대상으로 분류됐다. 장준호 한국첨단방재연구소장(계명대 토목공학전공 교수)이 뼈대를 드러낸 기둥을 꼼꼼히 살펴봤다. 한쪽 면의 두께 2㎝가량의 4개 주철근(主鐵筋·건물 하중을 지지하는 철근)이 모두 크게 휘어진 상태였다. 주철근을 둘러싸는 형태로 잡아주는 두께 1㎝가량의 띠철근 2개는 아예 끊어져 있었다.띠철근의 위아래 간격도 달랐다. 위쪽은 8㎝가량이지만 아래쪽은 10㎝가량으로 넓었다. 간격을 넓혀 띠철근의 양을 줄였을 가능성이 높다. 장 소장은 “내진 성능을 높이려면 띠철근이 튼튼하게 주철근을 잡아줘야 하는데 이 건물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선진국은 나선형 모양의 철근을 활용해 아래부터 전체 주철근을 감싸서 내진 강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북구 장성동의 원룸은 계단 입구가 정면 왼쪽 끝에 있었다. 기둥 8개 가운데 3개의 파손 정도와 내부 균열이 심해 철거를 해야 할 상황이다. 지진 충격이 건물 균형을 무너뜨려 하중이 기둥으로 몰린 탓이다. 이 원룸에서 맞은편 직선거리로 20m가량에 위치한 원룸은 멀쩡하다. 기둥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피해 원룸과 다른 점은 계단 입구가 건물 가운데에 있다는 것. 장 소장은 “건물 좌우대칭이 되는 곳에 입구가 있으면 아무래도 지진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 피해 원룸은 입주 전용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고 입구를 구석에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둘러본 원룸 건물 4곳 가운데 3곳은 계단 입구가 왼쪽이나 오른쪽 끝에 있었다. 지하 환경도 지진 피해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장 소장의 판단이다. 이날 장성동의 원룸은 정밀 조사가 필요하지만 옆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10m 옆 다른 원룸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장 소장은 “암벽 혹은 진흙 같은 지반의 조건에 따라 다르게 설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포항처럼 지진 가능성이 큰 곳은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포항=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2017-11-21
    • 좋아요
    • 코멘트
  • 지은지 10년이내 원룸 6곳 ‘철거 불가피’… 모두 필로티 구조

    경북도와 포항시가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 내린 건물은 7곳. 이재민이 가장 많은 대성아파트도 포함돼 있다. 대성아파트는 1987년에 지어진 5층짜리 아파트다. 내진설계 의무적용(1988년) 직전이다. 철거 대상으로 분류된 원룸 건물 중에는 준공된 지 2년밖에 안 된 새 건물도 있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20일 “신축 건물이 철거 대상에 포함된 이유는 설계 및 구조 문제이기보다 부실공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철거 대상 원룸은 모두 필로티 구조 원룸 건물은 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4곳, 덕수동과 양덕동에 각각 1곳이다. 모두 벽체를 없애고 기둥만으로 건물을 떠받치는 필로티 구조였다. 건립 연도는 2007년 2곳을 비롯해 2011년 1곳, 2012년 1곳, 2014년 1곳, 2015년 1곳이다. 현재 총 77가구가 거주 중이다. 20일 해당 원룸 건물을 모두 확인한 결과 하중을 받는 기둥이 크게 부서져 뼈대만 남거나 천장 일부가 내려앉은 상태였다. 5층 건물의 기둥 11개 가운데 5개가 부서진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6층 건물의 기둥 22개 가운데 2개만 파손된 현장도 있었다. 파손된 기둥의 수는 적었지만 정밀 점검에서 내부 손상에 따른 붕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나 철거 대상으로 분류됐다. 전문가들은 부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성동의 한 원룸은 2011년 지어진 4층 규모의 건물이다. 지진 때 건물을 받치는 기둥 8개 가운데 3개가 주저앉았다. 기둥 내부의 철근은 크게 휘어져 한눈에도 위험해 보였다. 현재 두께 30cm가량인 임시 철제 지지대 20여 개가 아슬아슬하게 건물 붕괴를 막고 있는 상황이다. 원룸 주인은 “설계에는 철근 간격이 15cm인데 시공은 30cm 간격으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지대가 없었다면 여진 때문에 건물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동의 또 다른 원룸 사정도 비슷하다. 기둥 11개 가운데 3개에서 어른 엄지손가락이 들락날락할 크기의 균열이 났다. 나머지 기둥도 길이 1m 이상의 금이 보였다. 덕수동의 3층 원룸도 기둥 1개가 심하게 부서지고 160cm가량 균열이 난 상태다. 유영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도시연구소장은 “지난해 경주 지진을 겪고도 안전의식은 제로에 가깝다. 필로티 구조의 주택은 설계 단계부터 구조안전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보금자리 떠나는 주민들 20일 규모 3.0이 넘는 강한 여진이 잇따르자 대피소에 머물던 흥해읍 대성아파트 주민들은 오전부터 집으로 가 남은 옷가지와 가재도구를 챙겨 나왔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간밤의 강한 여진 탓에 사라진 것이다. 이모 씨(61)는 “잠잠하다 했는데 또 여진이 왔다. 이제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성아파트는 전체 6개동 260가구 중 3개동(170가구)이 큰 피해를 입었다. 현실적으로 일부만 재건축이 어려운 만큼 전면 철거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건물 철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가 정부에 철거를 건의해도 합동점검단의 정밀 조사가 끝나야 한다. 최소 몇 주일에서 최대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 재건축까지는 최소 2, 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 관계자는 “아직 건의 단계지만 사실상 철거를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입주민 동의와 시공사 선정, 주변 건물과의 형평성 논란 등 예상 문제점을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황성호·구특교 기자}

    • 2017-1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포항 여진 계속… 철거 대상 주택 3곳→7곳

    ‘포항 지진’에 따른 피해로 철거해야 할 공동주택이 7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3곳에서 늘었다. 정밀 점검이 진행 중이고 강한 여진 탓에 철거 대상 건물은 계속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경북도와 포항시는 아파트와 원룸 등 민간 건물 7곳의 철거를 정부에 건의했다. 건물이 기우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흥해읍 대성아파트와 장성동 덕수동 양덕동의 원룸 건물 6곳이다. 원룸은 모두 단일 건물로 필로티 구조다. 현재 합동점검이 진행 중이지만 경북도와 포항시는 안전을 고려해 해당 건물을 철거 대상으로 분류했다. 여진 탓에 사실상 재사용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여진은 이날까지 58회 발생했다. 횟수는 줄었지만 규모는 커졌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지원 기준을 현실화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건의하겠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신속한 피해 복구와 함께 입시 일정에 차질이 없게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김단비 / 유근형 기자▶A5·6면에 관련기사}

    • 2017-1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포항서 규모 3.5 지진이 또… 새로운 재해 대책이 필요하다

    19일 오후 11시 45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다.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었다. 여진 57회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피해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이재민이 분산 수용된 대피소는 또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앞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진 발생 나흘 만인 이날 뒤늦게 사생활 보호를 위한 칸막이 천막과 개별 텐트를 설치키로 하면서 포항시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 있던 이재민들은 장단기로 나뉘어 각각 근처 남산초교와 흥해공고로 옮긴 상태였다. 여진 직후인 20일 0시경 흥해공고에 있던 이재민 일부가 정부와 지자체의 차별 조치를 주장하며 짐을 싸들고 흥해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이재민 수십 명은 체육관 내부 진입을 시도했고 포항시 공무원들이 막아섰다. 한 주민은 “그나마 조금 나은 환경이라고 해서 옮겼는데 점심도 오후 5시에 나오고 구호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더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30분가량 항의한 뒤 다시 대피소로 돌아갔다.● 반복되는 늑장·오락가락 대응에 이재민들 분노 이번 지진은 한국 재난 대응 시스템의 민낯을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다. 인구 52만 명 대도시를 강타한 지진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허둥지둥했다. 가까이는 지난해 9·12 경주 지진, 멀게는 2014년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다. 지진 발생부터 5일간 기준과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는 대피소에서 1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불안과 불편을 견뎌냈다. 문제는 이들의 장기 수용 대책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다. 19일 행정안전부와 경북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주택 피해는 5107건. 이 중 전파(全破)가 89건, 반파가 367건에 이른다. 포항시 흥해읍 대성아파트와 원룸 건물 2곳은 철거가 불가피해 보인다. 주민들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2년 이상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19일 오전 9시 흥해실내체육관 이재민 수백 명이 근처 남산초교와 흥해공고로 이동했다. 체육관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뒤늦게 대피소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이재민을 임시로 이주시킨 것이다. 짐을 싸서 옮기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렸지만 현장 안내 인력이 부족해 이날 오전 체육관 출입구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여기저기서 정부의 늑장 대응에 불만을 터뜨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성아파트 등 장기 이재민이 될 처지의 주민들은 남산초교로 향했다. 일반 단독주택과 빌라 주민들은 흥해공고로 거처를 옮겼다. 일반 주택 주민 중에도 건물 파손이 심해 사실상 조기 귀가가 어려운 주민이 많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런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일부 주민은 두 대피소를 왔다 갔다 하는 불편을 겪었다. 앞서 대피소 상황도 비슷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생활 노출. 흥해실내체육관에서는 어른 1명이 지낼 정도의 공간에 최대 3명이 모여 지냈다. 몸을 뒤척이면 옆 사람 어깨와 부딪칠 정도였다. 지진 발생 나흘 만인 19일부터 개별 텐트 설치가 시작됐다. 하지만 모든 이재민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닥쳤을 때 일본은 이재민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는 칸막이형 천막을 조기에 설치했다. 한국은 세월호 참사 때도 똑같은 문제를 겪었지만 대응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주말에는 전력 과부하로 출입구 공기청정기 2대 가운데 1대가 고장이 나 이재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온풍기 6대가 돌아가지만 오전 3, 4시경에 추위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샤워장도 부족해 상당수는 금이 간 집에 가서 샤워를 해결하고 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감기 같은 질병이 쉽게 퍼질 수 있는 구조다. 반려견이 함께 있는 것에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도 있다.● 새로운 재해 대책 필요하다 견디다 못해 대피소를 떠나는 주민도 늘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첫날 1000명 이상이었던 흥해실내체육관 이재민은 19일 오전 800명으로 줄었다. 16일부터 대피소에 있던 심모 씨(55·여)도 18일 창문이 깨지고 가재도구가 나뒹구는 집으로 돌아갔다. 심 씨는 “위생과 기본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대피소보다 여진이 걱정되지만 집이 낫다. 옆에 누워 생활하던 이웃도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며 귀가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이재민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소 2년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장기 수용 대책으로 보기엔 턱없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 160채를 보증금 없이 기존 임대료의 50%에 6개월 조건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임대기간 연장을 검토한다고 덧붙였지만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날 이주 신청 현장에서 주민들은 “아파트 재건축이 2, 3년이 걸린다. 최소 2년 임대 거주는 보장해 달라. 확실한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신청했다가 6개월 후에 나가라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시 관계자는 “도심 내 대규모 지진 피해 사례가 없어 장기 이주 지원 마련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정부에 추가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전사고에 대비한 출입 통제도 곳곳에 구멍이 뚫렸다. 북구 장성동 환여동 등 필로티 구조 피해가 있는 원룸 건물은 상당수가 균열이 생겼지만 별도의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 북구 학산동의 서모 씨(41)는 “필로티에 커다란 금이 가 있어 집 안에 들어갈 때마다 매우 불안한데 아직까지 안전 진단 결과나 행동 요령에 대해 전달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지진은 태풍과 장마처럼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자연재해로 봐야 한다. 이에 맞는 이재민 수용 방안 등 새로운 차원의 재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포항=장영훈기자 jang@donga.com/포항=김단비기자 kubee08@donga.com}

    • 2017-11-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험장 붕괴 위험 없다지만… “불안해서 수능 잘 볼수 있을지”

    “어휴, 밑에 사람이 있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김성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57)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1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대동고등학교를 찾은 김 부회장 앞에 부서진 붉은 벽돌 수천 개가 흩어져 있었다. 건축구조기술사인 그는 내진설계 전문가다. 이날 김 부회장은 동아일보 취재팀과 함께 포항 지역 고교를 긴급 점검했다. 예정대로라면 16일 대동고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이곳은 포항 지역에서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14개 고교 중 한 곳이다. 그리고 지진 피해 상황이 가장 심각한 시험장이다. 대동고 별관 건물 4층 외벽에 붙어 있던 벽돌은 대부분 떨어졌다. ‘X’자 모양의 균열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본관 건물도 예외는 아니었다. 외벽은 큰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내부에서 여러 균열이 확인됐다. 학교 측은 문제가 생긴 건물에 안전띠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김 부회장은 “다행히 당장 무너지는 등 붕괴 사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밀검사가 필요하고 여진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건물 안정성을 판단할 때 뼈대를 이루는 기둥 부분의 균열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대동고 건물의 경우 기둥 부분에서는 큰 균열이 발견되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만약 기둥 부분에 ‘X’자 균열이 발생했다면 붕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필로티 공법 건물이 바로 그런 경우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벽돌 등 건물 외벽에 있는 부착재다.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부착재들이 강한 진동이 닥치자 외벽에서 대부분 떨어져 내렸다. 무엇보다 지금 남아있는 부착재도 여진이 오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 평소처럼 많은 학생과 교직원이 다니기에는 위험한 상황이다. 김 부회장은 “보통 학교 건물은 부착재로 벽돌을 쓴 경우가 많은데 고정이 제대로 된 것은 드물다. 붕괴 우려보다 이런 부착재로 인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보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교육부와 교육청, 교육시설재난공제회 합동점검 결과 시험장 14곳 중 10곳에서 균열 등 피해가 확인됐다. 다행히 일부 시험장의 균열은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9곳은 정상 이용이 가능한 상태로, 시험장 사용에 큰 문제가 없다는 중간 결론이 내려졌다. 다만 대동고와 포항고 포항여고 등 5곳은 여진이 발생하면 학생들이 다칠 수 있어 정밀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경북도교육청이 지진 후 포항 지역 수험생 4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 이상이 “포항 지역에서 시험을 치르고 싶다”고 답했다. 여진에 대한 불안보다 정서적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시험장을 인근 지역이나 내진설계가 된 학교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김 부회장은 “건물 자체가 당장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놀란 수험생들이 과연 진정하고 시험을 치르겠느냐”고 말했다.포항=황성호 hsh0330@donga.com·장영훈 기자}

    • 2017-1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쿵∼ 소리만 나도 심장 오그라들어” 불안감에 식사도 못해

    ‘쿵!’ 16일 오후 5시경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서 누군가 전원이 켜진 마이크를 떨어뜨렸다. 스피커를 통해 묵직한 진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간 체육관 내부는 정적에 휩싸였다. 수백 명의 주민이 놀라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떨었다. 1시간 후 누군가의 발에 마이크 줄이 걸렸다. ‘지지직…’ 하는 소리가 나자 여기저기서 ‘악’ 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곳곳에서 “또 지진 났냐”며 웅성거렸다. 기분 나쁜 마이크 소리가 자주 들리자 “와 이라노!” “뭐하는 거냐!” “당장 꺼라”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쏟아졌다. 벌떡 일어서 화를 내며 무대 쪽으로 삿대질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겁에 질린 얼굴의 한 여성은 가족의 손을 잡고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일부는 체육관 밖으로 뛰쳐나갔고 갓난아기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김홍제 씨(58)는 “가뜩이나 모두 예민한데 저런 마이크 같은 건 관리 좀 잘하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포항 시민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난생처음 겪은 충격에 여진까지 이어지며 몸과 마음 모두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다. 집단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우려된다. 대피소에는 가슴 및 머리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신모 씨(64·여)는 여진이 닥쳐 ‘쿵’ 소리가 날 때마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긴장 탓에 신 씨의 얼굴은 늘 찡그린 상태다. 신 씨는 “둘째 날 여진을 겪으니 집에 있을 수가 없어서 체육관으로 대피했다. 아주 작은 소리에도 온몸이 떨린다”고 말했다. 체육관 한쪽의 의료봉사단을 찾은 한 여성은 불안 증세에 혈압이 200 가까이 치솟아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혈압은 내렸지만 불안감 탓에 식사를 계속 거르고 있다. 김연수 간호사는 “하루 수백 명이 찾는데 대부분 불안 증세를 호소하고 40%가량은 두통약 처방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두통의 이유는 지진으로 인한 극심한 공포감 때문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대부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상태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열악한 대피소 사정도 주민들의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무는 이재민은 17일 1000명가량으로 늘었다. 15일 500명, 16일 700명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피소는 더 이상 이재민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실내 공기도 답답하고, 씻거나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을 가는 기본적인 생활이 매우 불편한 상태다. 이날 설치된 트라우마센터에서는 노인과 어린이 수십 명이 상담을 받았다. 불안과 공포를 견디지 못해 급기야 포항을 떠나는 시민도 나오고 있다. 북구 두호동 아파트 19층에 사는 원순옥 씨(68·여)는 지진 첫날 울산의 아들집으로 옮겼다. 이곳에서도 청심환을 먹어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원 씨는 “다음 주까지 강한 여진이 이어진다는 소식에 당분간 포항으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 고층에서 느낀 지진이 너무 무서워 이참에 고향을 아예 떠날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북구 용흥동의 손모 씨(22·여)도 15일 오후 늦게 부모님을 모시고 대구의 언니 집으로 대피했다. 급하게 나오느라 옷가지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지만 여진이 잠잠해질 때까지 포항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 두통과 소화불량 증세를 호소하는 손 씨는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너무 무섭다. 지진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포항을 완전히 벗어나야 할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구특교 기자}

    • 2017-1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날림공사로 외벽벽돌 와르르… 내진설계 의무화 ‘구멍 숭숭’

    1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동의 한 빌라 입구. 3층짜리 건물 아래에 붉은 벽돌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아파트 외벽을 장식했던 벽돌이다. 벽돌이 있던 자리는 시멘트 골격만 앙상하게 남았다. 한 주민은 “외벽에 붙어 있던 벽돌이 순식간에 떨어져 내렸다. 마침 지나는 사람이나 차량이 없어 인명피해는 겨우 면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식용’ 마감재에 속수무책 당했다 피해는 이곳을 비롯해 북구 장성동, 환여동, 양덕동, 흥해읍 일대에 집중됐다. 그리고 피해 유형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낡은 벽돌과 대리석 외장재, 대형 강화유리 등의 피해가 많았다. 장성동의 한 카페는 1층 전면이 ‘뻥’ 뚫렸다. 지진 충격에 두께 1cm가 넘는 강화유리창이 산산조각 났다. 카페 입구에는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었다. 흥해종합복지문화센터 꼭대기 부분에 설치된 대리석 외장재도 2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졌다. 현장에 있던 승용차가 처참하게 부서졌다. 차량 소유주 서금주 씨(67·여)는 마침 운전석을 비워 화를 면했다. 서 씨는 “멀쩡한 대리석 외벽이 이렇게 힘없이 떨어지는 게 정상이냐. 다들 부실공사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물의 척추에 해당하는 기둥이나 전체의 하중을 견디는 보를 제외한 다른 비구조적 요소는 건축 때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준호 계명대 토목공학전공 교수는 “미관상 필요로 도입하는 비구조적 요소들은 내진 설계는커녕 보강 의무 규정도 없다. 지진 대비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를 증폭시키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벽 대신 기둥으로 건물을 띄우는 방식인 ‘필로티 구조’ 건물 피해도 잇따랐다. 장성동 환여동 양덕동 등지의 필로티 구조 건물 10여 채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일부 기둥이 처참하게 부서져 뼈대만 남았거나 천장 일부가 폭삭 내려앉아 임시 철골 구조로 받쳐 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필로티 구조 건물에서는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다. 포항 지진 현장을 확인한 전문가들은 건물 구조보다 부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내진설계 강화해도 구멍 ‘숭숭’ 내진설계 의무화 건축물 기준은 현재 ‘2층 이상 또는 규모 500m²(이하 연면적 기준)’에서 올 연말까지 ‘2층 이상 또는 규모 200m²’로 강화된다. 신축 주택은 규모와 관계없이 내진설계가 반영돼야 한다. 1988년(‘6층 이상 또는 10만 m² 이상’) 이후 다섯 차례 법 개정이 이뤄진 결과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질적인 내진설계·시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대상 범위만 확대됐을 뿐 전문설계·시공사를 거치지 않은 ‘날림 작업’이 여전한 탓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주거용 661m² 이하, 비주거용 495m² 이하 규모 건물은 건축주가 ‘직영 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건축주가 건설사(건설업 등록업자)를 끼지 않고 공사에 필요한 자재·장비를 직접 동원해 소형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661m²는 아파트 건설 최소면적인 26m² 주택 25채 정도를 지을 수 있는 넓이다. 이에 따라 무자격 개인사업자들이 저층 빌라 등을 내진기능 없이 부실 시공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내진설계 대상인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4만5861동 중 내진 성능을 갖춘 곳은 11.6%(5324동)에 그쳤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구특교 / 천호성 기자}

    • 2017-11-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울어진 아파트 또 흔들… “도저히 건물안에 있을수가 없다”

    하루가 지났지만 공포는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깨지고, 갈라지고, 무너져 내린 처참한 모습이 속속 드러나면서 공포는 증폭되고 있다. 16일 오전 9시 2분 42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 전체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포항의 한 호텔 9층 방에 있던 김모 씨의 눈앞에서 천장 조명이 ‘부르르’ 떨었다. 김 씨는 “외출 준비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바닥에 주저앉았다. 벽에 걸린 액자와 천장의 조명이 떨리는 걸 보고 이러다 정말 건물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에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진의 크기는 규모 3.6. 예정대로라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막 시작됐을 무렵이다. 밤사이 포항 시민을 불안에 떨게 한 여진은 이렇게 16일 내내 이어졌다. 오전 11시경 북구 두호동 영일대해수욕장의 음식점을 찾았다 여진에 놀라 뛰쳐나온 한 남성은 “천장이 흔들리고 바닥이 떨려서 도저히 건물 안에 있을 수 없었다. 이렇게 강한 여진이 계속되면 앞으로 생활하기가 힘들 것 같다”며 걱정스러워했다. 이날 오후 흥해실내체육관에는 이재민 700여 명이 머물고 있었다. 첫날보다 200명가량 늘었다. 집에 있던 사람들마저 여진 탓에 오히려 체육관으로 온 것이다. 체육관은 한눈에 보기에도 빽빽했다. 신발도 벗지 못한 채 쪽잠을 잔 주민들은 초긴장 상태였다. 바닥에 마이크가 떨어지는 소리에도 놀라거나 일부는 견딜 수 없다는 듯 ‘으악’ 하는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다. 밤사이 잠을 자다 갑자기 깨어나는 사람은 부지기수였다.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 탓에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주민들까지 나타났다. 한 여성은 “내내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다. 제발 여진이라도 좀 잦아들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모포와 세면도구가 지급됐지만 이재민이 늘면서 불편도 커지고 있다. 체육관에는 세면장이 한 곳밖에 없어서 바로 옆 읍사무소 세면장까지 줄을 서는 상황이다. 박모 씨(51·여)는 “급하게 대피소를 마련하다 보니까 그런지 제대로 씻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 큰 문제다. 화장실 물은 손 씻기도 어려울 정도로 졸졸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재민 상당수가 살던 근처 대성아파트는 1988년 지어진 낡은 건물이라 피해가 컸다. E동은 ‘피사의 탑’처럼 한쪽으로 심하게 기운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아파트 뒤쪽은 외벽이 여기저기 무너져 철골을 드러냈다. 층마다 벽이 쩍쩍 갈라져 곧 붕괴할 것 같은 모습이다. 5층에 사는 박용순 씨(65·여)는 “1988년부터 살았다. 이런 피해는 상상도 못 했다. 3층 이후부터 심하게 기울어져 올라가기 힘들어 곧장 내려와 대피했다”고 말했다.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망천리 마을의 낡고 오래된 주택은 대부분 피해를 입었다. 담장과 벽체 상당수가 부서져 집 안이 훤히 드러난 곳도 많았다. 돌담은 곳곳에 커다란 구멍이 생길 만큼 내려앉았다. 건물이 기울어진 탓에 창문이 닫히지 않는 집도 많았다. 대부분 노인들이라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타 지역에 사는 가족들이 복구를 위해 찾아왔다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자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임선 씨(84·여)는 “어제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와 보니 벽은 다 갈라져 있고 가재도구는 모두 부서져 있었다. 다리가 불편해 걷기도 힘든데 언제 이걸 복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지진으로 주택 등 민간건물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반파 미만은 소유주가 보험 등을 통해 직접 복구해야 한다. 다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뒤 피해 규모가 전체 50% 이상이면 특별재난지원금으로 일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주민 최모 씨(45·여)는 “4월에 전세금 1억 원을 올려서 3억 원을 주고 들어온 집이 무너질 처지에 놓였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시청과 국토해양부까지 물어봤는데 다들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다’며 나 몰라라 한다”고 말했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구특교 / 정성택 기자}

    • 2017-11-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딤프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 유럽에 수출된다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이 공동 제작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유럽에 진출한다. 딤프는 “슬로바키아 국립 노바 스체나 극장과 투란도트 라이선스 공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유럽 진출은 처음이다. 1945년 개관한 노바 스체나 극장은 슬로바키아에서 뮤지컬을 가장 많이 무대에 올리는 대표 국립극장이다. 올해도 창작 뮤지컬뿐 아니라 세계 유명 뮤지컬을 공연했다. 딤프와는 지난해 페스티벌에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폐막작을 슬로바키아 배우들이 장식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내년부터 2020년까지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에 진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딤프는 지난달부터 해외 교류 확대를 위해 유럽 5개국을 방문하고 있다. 투란도트는 2012년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 뮤지컬페스티벌 폐막작으로 초청돼 특별 대상을 받았다. 같은 해 항저우(杭州)와 닝보(寧波)시 공연에 이어 2014년 제16회 상하이(上海)국제아트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등 세계 뮤지컬 제작자들이 주목하는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프로젝트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된 투란도트는 2011년부터 3년간 3차원 입체영상을 접목하는 등 연출에도 다양한 변화를 줬다. 올 6월 페스티벌 때도 새로운 안무와 의상, 이야기를 추가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2019년 대만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을 투란도트 부가가치 창출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17-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규호씨 ‘체납징수’ 최우수상

    대구 서구 세무과 체납정리담당 6급 이규호 씨(51·사진)가 최근 행정안전부 ‘지방세 체납징수 및 세무조사 우수 사례 발표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서구는 부상으로 지방교부세 2억 원을 받았다. 이 씨는 ‘법원 배당금 수령, 경매의 끝이 아니다’를 발표했다. 경매에 투자해 배당금을 받는 체납자를 찾아내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구시와 이 체납 징수법을 공유해 연간 43억3000만 원을 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씨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서구 세입 증대와 재원 확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17-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여진 두려워 집에 못 가”… 추위 떨며 대피소서 뜬눈 밤샘

    15일 오후 10시경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 지친 모습의 주민 500여 명이 체육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나같이 불안한 표정이었다. 일부는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정면만 바라봤고 일부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 얇은 매트 위에 누워 있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모두들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추위보다 더 무서운 건 여진의 공포였다. 상당수는 체육관으로 들어가지 않은 채 밖에서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한 40대 여성은 아이들이 “엄마, 너무 춥다”며 체육관 안으로 팔을 잡아끌자 “더 큰 지진 나면 여기도 무너질 수 있다”며 달랬다. 이 여성은 “남편이 더 안전한 곳을 찾는 대로 옮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체육관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은 근처 아파트 주민이다. 이 아파트는 외벽이 떨어지고 갈라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모 씨(77)는 “집 안 물건이 거의 다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서워서 도저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겠다. 당분간 체육관에서 지낼 생각”이라며 망연자실해했다. 대피 안내방송과 보급품 지원이 늦다며 포항시 공무원에게 항의하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모포를 뒤집어쓰고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를 하는 수험생도 보였다. 한낮에 닥친 지진의 공포는 밤늦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진 탓에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시간이 갈수록 증폭됐다. 북구 환호동 대도중 강당에서는 주민 200여 명이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김정구 씨(67)는 “아파트에 금이 가고 외벽이 무너져 아내와 함께 정신없이 대피했다. 춥지만 당분간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진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또 흔들렸어 또 흔들렸어, 어서 나가야 돼”라고 말하며 다급히 강당을 벗어났다.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시민 상당수도 집으로 향하지 않은 채 밤늦게까지 학교 운동장과 공원, 큰 도로 등 넓은 공간을 헤매고 다녔다. 1층에 자리한 식당과 카페 등지를 전전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여진에다 16일로 예정된 수능시험까지 연기되면서 포항 전역이 불안감에 짓눌리는 모습이었다. 영일대해수욕장 1층 커피전문점에서 밤을 보낸 김모 씨(42)는 “오후 9시경 천장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이 4, 5초 동안 심하게 흔들리는 여진이 발생해 정말 놀랐다. 2층에 있던 10여 명이 ‘우와’ 비명을 지르며 모두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흥해읍 망천리 마을회관에 모인 홀몸노인 7명은 평생 처음 겪은 공포의 순간에 몸서리치며 밤을 지새웠다. 불안한 마음에 안절부절못한 채 서로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안부를 묻는 휴대전화 벨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최상순 씨(89·여)는 “집이 무너질까 무서워 밖으로 뛰쳐나와 이곳으로 달려왔다. 다들 혼자 있으면 마음이 불안해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모여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임선 씨(84·여)는 “6·25전쟁도 겪었지만 태어나 이런 경험은 정말 처음이다. 우리 마을에는 대피소가 없어 임시로 마을회관을 사용하고 있다. 다들 이러다 죽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무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 장성동과 두호동 일대는 밤새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집으로 가는 걸 포기하고 친척집 등 다른 곳으로 가려는 차량들이 도로에 쏟아져 나오면서 일부 구간은 주차장처럼 변했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이곳은 평소보다 많은 차량이 운행에 나서면서 주요 사거리마다 경찰관이 교통 신호를 조정해야 할 정도였다. 안모 씨(39)는 “포항에 살면서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많은 이웃들이 여진이 무서워 다른 지역 친척집이나 피해가 덜한 친구집으로 대피했다. 지인 중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일부러 차를 계속 몰고 다니다 그냥 쪽잠을 자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장성동의 한 일식집은 기왓장으로 만든 입구가 폭격을 맞은 것처럼 폭삭 내려앉아 처참한 모습이었다. 내부 벽과 주방, 화장실 벽에 금이 가고 타일이 모두 떨어졌다. 접시도 다 깨지고 천장에 있는 조명이 테이블에 떨어져 박살난 상태였다. 냉장고와 정수기도 넘어지는 등 상당수 집기는 사용할 수 없어 보였다. 직원 1명도 대피하다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주인 김정환 씨(49)는 “인테리어와 집기가 손을 못 쓸 정도로 부서졌다. 장사는커녕 완전히 새로 지어야 할 것 같아 걱정이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포항=장영훈 jang@donga.com·황성호·구특교 기자}

    • 2017-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구시, 베이징 국제의료관광박람회 참가

    대구시는 16∼19일 중국 베이징(北京) 국제의료관광박람회에 참가한다. 한국과 중국 관계 정상화 움직임에 따라 본격 의료관광 개척을 위해서다. 방문단은 영남대의료원과 대구시의료원 덕영치과 올포스킨피부과 유마스템의원 등 5개 병원과 의료관광 전문유치업체 및 한중의료관광협동조합으로 구성했다. 덕영치과와 올포스킨피부과는 최근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았다. 미국 시카고에 본부가 있는 JCI는 1994년부터 국제사회 의료서비스 향상과 환자 안전 개선을 위해 전 세계 병원을 국제인증하고 있다. 유마스템의원은 노화 및 흉터 치료를 홍보할 계획이다. 영남대의료원은 첨단 양전자컴퓨터단층촬영(PET-CT)을 활용한 VIP 건강검진과 어린이 사시(斜視), 유방재건술을 홍보한다. 대구의료원은 단체 건강검진 분야를 내세운다. 두 병원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처음으로 방문단에 참여했다. 7회째를 맞은 국제의료관광박람회는 최대 의료행사 가운데 하나다. 미국 일본 독일 태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12개국이 홍보 경쟁을 벌인다. 2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지방자치단체로는 대구시가 유일하게 참가한다. 홍석준 대구시 미래산업추진본부장은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지역 의료기관들과 중국 의료관광객 유치에 본격 나서겠다”고 말했다.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17-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호찌민-경주문화엑스포 계기로 경제교류 ‘파란불’

    경북도 화장품 공동 브랜드 클루앤코(CLEWNCO)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소 화장품 기업의 수출과 홍보 지원을 위해 개발한 클루앤코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계기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엑스포 개막과 함께 한국과 베트남 바자르(시장)가 열리는 호찌민시 9·23공원에 설치한 홍보 부스에는 손님이 북적인다. 경북 21개 화장품 회사가 120개 제품을 전시한다. 부스는 뷰티 체험, 바이어 등 5개 분야로 나눠 맞춤형 상담을 할 수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들이 11일 첫날 1000명 이상, 13일까지 5000명 이상 방문했다. 피부마사지 전문기업 ‘더나은’이 운영하는 뷰티 체험에는 매일 500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또 베트남 15개 기업 대표가 찾아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허니스트(경산시 소재)는 하노이에 있는 뷰티업체 아센코비와 40만 달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샴푸를 비롯한 헤어 3종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10일 호찌민 시내에 상설 판매장을 개장한 도는 16일 다낭에 2호점을 연다. 송경창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호찌민에서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 이곳 판매장이 동남아시아 거점으로 성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는 베트남과의 경제교류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점점 높이고 있다. 엑스포를 계기로 호찌민 대형할인점 케이마켓과 롯데마트 4개 지점이 경북 우수상품관을 19일까지 운영한다. 경북 중소기업 30개사가 과일과 가공식품 중심으로 133개 품목을 홍보한다. 앞서 12일까지 진행한 판촉전에서 이미 1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케이마켓은 경북 우수상품관을 연말까지 연장 운영할 계획이다. 베트남 수출 확대를 도모하는 호찌민 화이트팔래스 컨벤션센터 한류 우수상품전은 16일까지 열린다. 경북 164개 회사가 참가하고 있다. 대영전자는 베트남 주방용품 전문기업과 연간 100만 달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도는 12일 ‘한국-베트남 경제인 비즈니스 교류회’를 열었다. 양국 경제성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내년부터 호찌민과 하노이에 중소기업 유통망 확대를 위한 우수상품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관광객 유치도 활발하다. 9·23공원에는 23개 시군이 홍보 부스를 열고 있다. 안동 구미 영천 고령은 가상현실(VR) 기법을 활용해 인기가 높았다. 김종수 경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엑스포는 경북 관광 다변화를 본격 추진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호찌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17-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호찌민에 간 ‘경주文化’… 첫날 14만명 관람

    “이번 축제는 한국과 베트남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할 것입니다.” 응우옌탄퐁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베트남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은 11일 “문화 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 번영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엑스포가 두 도시뿐 아니라 지구촌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경제 무역 관광 교육 협력관계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개막한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호찌민시청 앞 응우옌후에 거리엔 신라 첨성대 모형 및 안내문과 성덕대왕신종 상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현지 관람객이 끊이지 않았다. 주말 내내 행사를 즐기는 가족들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함께 피는 꽃’을 주제로 열린 이날 개막식은 높은 완성도로 엑스포 전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러시아 한국 공연단이 연이어 펼친 수준 높은 공연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대학생 딘티란흥 씨(25)는 “야경과 어우러진 공연이 아름다워 한참을 빠져 있었다. 행사 기간 친구들과 자주 찾아와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막 축하영상을 통해 “이번 엑스포는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은 물론이고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다. 아시아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 9·23공원에도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다음 달 3일까지 열리는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고유제(告由祭·국가나 사회, 가정에 큰일이 있을 때 이를 신령에게 고하는 제사)는 “매우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복에 갓을 쓴 경북 유림 100여 명이 일제히 절을 올리는 장면에 시민들은 찬사를 보냈다. 한국과 베트남의 72개 바자르(시장)가 열린 이곳 공원은 어린이들이 많이 찾았다. 안동 하회탈에 색칠하는 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활의 고장 예천은 방문객 머리 위 사과를 모형 화살로 맞히는 체험을 선보였다. 김밥과 김치 만들기도 호기심을 자아냈다. 호찌민에서 가장 번화한 벤탄시장과 가까워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개막일 하루에만 응우옌후에 거리 10만3000여 명, 9·23공원 3만500여 명 등 약 14만 명이 찾았다. 23일간 대장정에 들어간 엑스포는 호찌민 전역 관광명소에서 다양한 행사와 체험 등 30여 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세계민속공연에는 러시아 등 13개 나라 15개 팀이 참여한다. 조직위는 엑스포 기간에 300만 명 이상이 관람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관용 공동조직위원장(경북도지사)은 “천년고도 경주와 역동의 도시 호찌민이 축제를 활짝 열었다. 문화를 통한 화합과 평화의 길, 경제를 통한 희망과 상생의 길을 여는 출발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호찌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17-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