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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서 온 아이들이 풀을 뜯는 젖소를 보며 함성을 지른다. 아이들은 시골 할아버지가 운전해 주는 경운기 뒷좌석에 앉아 ‘탈탈탈탈∼’ 소리를 들으며 마냥 신이 난다. 아이들은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이고 산양의 젖을 짜는 체험도 한다. 엄마 아빠와 함께 치즈까지 직접 만든다. 주먹만 한 치즈덩어리가 이불보처럼 쭈욱∼쭉 늘어나는 신기함. 이곳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재밌는 곳, 또 오고 싶은 곳이다. 전북 임실군 ‘치즈마을’의 풍경이다. 요즘 먹거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전북 임실=치즈’를 쉽게 떠올린다. 그만큼 임실 치즈마을은 ‘치즈’라는 지역 특유의 경쟁력을 마을의 ‘색깔’로 확고히 하는 데 성공한 곳이다. 》 임실 치즈마을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5만4300여 명. 85가구가 모여 사는 치즈마을 농민들이 지난해 올린 소득은 18억4000만 원에 이른다. 이 지역 농민들이 ‘치즈’라는 남다른 식품을 만들지 않고, 또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해오던 대로 단순히 소젖을 짜 원유를 내다파는 데 그쳤다면 결코 누리지 못했을 성과다.○ 색깔 있는 마을, 리더를 키워라 임실 치즈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우리 농어촌 운동’의 대표적 롤 모델 마을이다. 마을의 잠재적 자원을 발굴해 이를 특성화, 사업화, 산업화하고 이를 통해 ‘사람’과 ‘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곳이기 때문이다. 임실 치즈마을의 탄생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임실은 가진 것이라고는 풀과 시간밖에 없는, 찢어지게 가난한 농민들이 살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임실 성당에 벨기에인인 지정환(한국명·80) 신부가 오면서 바뀌었다. 농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방법을 궁리하던 지정환 신부가 주민들에게 ‘산양을 키워 치즈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당초 주민들은 시큰둥했다. 지정환 신부가 애써 사다놓은 산양을 팔아치우는가 하면 치즈 제조법을 좀 배우다가도 그만둬 버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3년이 갔다. 하지만 지정환 신부는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치즈 제조법을 고민하고 시도한 끝에 마침내 임실 주민들과 함께 ‘한국 최초의 치즈’를 만들 수 있었다. 임실 치즈마을은 2000년과 2006년 각각 한국 최초의 목장형 유가공 공장인 ‘숲골’과 ‘이플’을 세우고 현재는 인터넷 직거래 등을 통해 전국에 고급 치즈 관련 제품을 판매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색깔 있는 마을’을 육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마을에 지정환 신부와 같은 핵심리더를 육성하는 것”이라며 “창의력과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지역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사람과 아이디어로 성공 실제 전국 곳곳의 색깔 있는 마을 사례를 보면 마을의 크고 작음, 가진 것이 있고 없음을 떠나 ‘리더’와 ‘아이디어’ 그리고 ‘협심’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충북 증평군에 있는 ‘정안마을’은 가구 수가 24개에 불과한 전형적인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강원대가 도입 연구한 외래 종자를 시범 재배해 색깔고구마, 색깔감자와 같은 독특한 특산물을 개발해 냈다. 이 작물들은 일반 감자, 고구마보다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언론에 소개돼 마을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농식품부는 “이는 도시에서 학원강사 경력을 갖고 있던 한 귀농인의 노력 덕분이었다”며 “현재 정안마을은 연간 8300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 단양군의 ‘한드미 마을’은 2008년부터 ‘농어촌 유학’이란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활력을 얻은 케이스다. 한드미 마을은 2007년 아이들이 줄어 마을 분교가 폐교 위기에 처하자 이를 부활시키고자 도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농어촌 유학’ 교실을 열었다. 도시 아이들이 마을주민과 어울려 농촌에서 6개월(1학기) 이상 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을 배우고 정서를 순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곳에는 2011년 현재 25명의 유학생 아이가 살고 있다. 지난해 마을 소득은 4억9000만 원에 이른다. 농식품부는 “2013년까지 이런 ‘색깔 있는 마을’을 총 3000개 발굴할 계획”이라며 “지역별로 청년리더, 여성리더, 기술리더 등 인재를 발굴하고 지방의 농촌교육조직을 활용해 목표지향적, 실용적 맞춤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전국의 색깔 있는 마을 우수 사례를 발굴해 다른 지역에도 이들의 노하우와 배울 점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전북 익산시에서 차로 20여 분 떨어진 한 농촌 마을. 푸른 논밭이 넓게 펼쳐지고 고요한 풍경이 평화롭게 보이는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마을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다. 30여 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아이들이 뛰놀던 이 마을은 지금은 절반 이상이 빈집이다. 띄엄띄엄 불 켜진 마을을 지키는 대다수는 70세를 훌쩍 넘은 노인들이다. 이곳에서 이들은 집 앞 텃밭에서 키운 이런저런 작물들을 내다 팔아 근근이 생활을 꾸려간다. 이런 상황은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다. 2010년 말 현재 우리나라 농가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4.2%. 농가들의 평균소득은 3212만 원으로 도시 근로자의 67% 수준이다. 생활 여건도 열악하다. 병원 수가 도시의 10분의 1도 되지 않을 정도다. 전문가들이 “농업보조금 같은 단순 지원으로는 농업도, 농촌도 살릴 수 없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는 농림수산식품부가 펼치는 ‘우리 농어촌 운동’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우리 농어촌 운동은 전국 곳곳에 그 지방 고유의 매력을 살린 ‘색깔 있는 마을’ 1만 개를 조성하고, 이를 산업화해 농가 소득을 높이는 동시에 도시민들이 찾아오는 농촌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이미 일부 지역은 음식, 전통문화, 지역경관을 살려 억대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이런 마을을 늘려 농촌을 되살리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최근 미국에서 멜론을 먹은 시민이 16명이나 숨지면서 미국 전체가 ‘멜론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센터는 27일(현지 시간) “이들은 콜로라도 주에서 생산된 멜론을 먹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균이 어떻게 멜론에 침투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올해 지구촌 곳곳에서 식품 안전성 문제가 잇따르는 가운데 수입식품 의존도가 늘고 있는 한국도 식품사고의 ‘사각지대’는 아니다. 수입 먹거리 대부분은 눈으로 보거나 서류검사로 통관시킨 뒤 소비자들에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줄 잇는 식품사고, 원인은 ‘불명’ 올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음식 섭취 후 급성질환에 걸려 시민들이 숨지는 충격적 식품안전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5월 독일에서는 채소를 먹은 한 시민이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돼 숨지는 사건이 터졌다. 이후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에서만 같은 이유로 48명이 사망하고 4000여 명이 설사와 신부전증을 앓았다. 늘 먹던 음식을 먹었을 뿐인데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글로벌 농산물 교역이 늘고 유통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원인 규명도, 통제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농산물 유통업계 관계자는 “많은 양의 식자재가 땅과 바다를 건너 최대 수만 km, 수 주 이상씩 이동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시스템에서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이를 역추적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6년 미국에서 발생한 ‘대장균 시금치’ 사건은 3명의 사망자와 200명의 감염자를 낳고 6개월이나 진상 조사를 했음에도 결정적 균 유입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2007년에는 햄버거를 먹은 미국 청년이 급성 식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하반신이 마비된 충격적 사건이 있었지만 이 역시 명확한 원인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식품산업의 구조적 문제 전문가들은 산지에서 길러진 농산물이 산지에서 소비되지 않고 수많은 유통단계와 알 수 없는 가공 과정을 거친 뒤 소비자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현재의 식품산업 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멜론 파동, 채소 파동 같은 식품안전 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식품 검역검사 당국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식품 교역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은 늘 부족하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전체가 아닌 일부 농축수산물에 대해서만 샘플 검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먹거리는 30%가량만이 실제 ‘정밀(실험실) 검사’를 받는다. 나머지 70%는 수입업자가 작성해 신고하는 서류에 대한 검사와 관능검사(눈으로 보는 것)만 받는다. 정밀 검사를 받는 먹거리가 30%라고 해도 이는 수입 물량의 30%가 아니라 수입 건수의 30%를 의미하기 때문에 실제 검사 물량은 훨씬 적다. 예를 들어 한 수입업자가 컨테이너 10개 물량의 사과를 수입했더라도 이는 모두 1건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그중 일부에 대해서만 샘플 검사를 진행하는 식이다. 미국 역시 매년 3억 t에 달하는 식품을 수입하지만 그중 실제 검사 가능한 양은 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국산 천일염을 프랑스 게랑드 소금, 이탈리아 코마치오 소금과 같은 세계적인 명품 소금으로 키워 나가기 위한 정책이 발표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8일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국산 소금을 세계 3대 소금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천일염 산업 육성 종합대책’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국산 천일염은 갯벌에서 생산된다는 특징 때문에 염화나트륨이 적고, 칼륨 등 미네랄 함량이 높다”며 “향후 5년간 총 843억 원의 자금을 투자해 낙후된 염전시설을 개선하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현재 1400억 원 수준인 천일염 생산액을 2015년까지 2배 수준인 2700억 원 규모로 키우고, 지난해 110만 달러였던 천일염 수출 규모도 300만 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품질 향상을 위해 염전관리 기준에 농약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명확히 할 것”이라며 “위반 시 영업정지 등 강경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소금의 생산 단계별 이력추적 관리 제도를 확대하는 한편 천일염 연구 및 인력 양성을 위한 센터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국산 소금은 식품으로서 많은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2008년까지 ‘광물’로 분류돼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소금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해 화장품, 의약품 개발과도 적극 연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골든듀 캐럿 다이아몬드 스페셜’ 행사주얼리 브랜드 골든듀는 30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본점을 비롯한 주요 백화점 61개 매장에서 ‘골든듀 캐럿 다이아몬드 스페셜’ 행사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골든듀 캐럿 다이아몬드 스페셜은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사면 금액에 따라 목걸이와 귀고리 등을 주는 행사다. 골든듀는 이 기간에 하프 캐럿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면 무료로 디자인 세팅도 해준다. ■ ‘서울 ADEX’서 보잉 B787 국내 첫선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는 다음 달 18∼23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ADEX 2011’에서 미국 보잉의 차세대 민항기 ‘B787’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이 밖에 전시회에는 미국 걸프스프림의 ‘G550’, 캐나다 봄바디어의 ‘글로벌 익스트림’ 등 80여 종의 항공기 및 방위산업 장비가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는 규모와 참가 기업이 첫 대회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공동운영본부는 밝혔다. ■ 농협, 하반기 1485명 신규 채용농협은 올 하반기(7∼12월) 농협중앙회 240명, 전국 농·축협 1098명, 14개 계열사 147명 등 총 1485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28일 밝혔다. 학력, 연령, 전공에 제한이 없으며 지원서 접수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다. 농협 측은 “일자리 창출 및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역대 최대규모의 채용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농협 홈페이지(www.nonghyup.com) 참조. ■ 한국야쿠르트, 인턴·경력 100여명 채용한국야쿠르트는 인턴 및 경력사원 100여 명을 채용한다고 28일 밝혔다. 채용 분야는 영업관리, 생산관리, 식품연구개발, 해외영업 부문 등이다. 4년제 대학 졸업자나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로 해외여행에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한다. 지원서는 다음 달 7일까지 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www.yakult.co.kr)를 통해 받는다. ■ STX핀란드, 獨 크루즈선 1척 건조 계약STX유럽은 자회사인 STX핀란드가 독일 TUI크루즈와 9만7000t 규모의 대형 크루즈선 한 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STX 측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따낸 대형 크루즈선 계약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수주한 크루즈선은 길이 295m, 너비 36m 규모에 1250개의 선실을 갖추고 있으며 승객과 승무원을 합해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 선박은 핀란드 투르쿠 조선소에서 건조해 2014년 초에 인도할 예정이다 ■ 토종위스키 골든블루, 대경T&C에 팔려토종 위스키 ‘골든블루’가 부산의 자동차부품업체 대경T&G에 팔린다. 대경T&G는 28일 골든블루 제조사인 수석밀레니엄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골든블루는 ‘윈저’ ‘임페리얼’ 등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계 브랜드에 맞서 선전했지만 최근 위스키 시장 침체에 자금난이 겹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수석밀레니엄은 2008년 12월 동아제약 계열사인 수석무역이 주류 제조사 천년약속을 인수한 뒤 사명을 바꾼 회사다. }

정부가 2017년까지 식품산업 분야에 총 6조9000억 원을 투자해 농식품 수출 200억 달러 및 관련 분야 고용 20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식품산업진흥 기본계획 200-200’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조 원가량을 투자해 식품산업 설비 및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이다. 먼저 정부는 선진국 대비 30∼65% 수준에 불과한 현재의 국내 식품 연구개발(R&D)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까지 전북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식품업체의 84.5%가 5인 미만 업체일 정도로 영세하다”며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산 클러스터에는 국내외 150개 식품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매출 4조 원, 고용 2만2000명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분석이다. 또 농식품부는 “가능성은 있지만 자금이 모자라는 식품기업을 위해 지난해 250억 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4000억 원 규모로 확대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연매출액이 100억 원에 달하는 식품기업 20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국제 곡물 값 등락에 따라 애를 먹고 있는 식품기업들을 위해 정부는 해외곡물서 조달시스템을 구축해 관련 농산물을 직접 수입해 오겠다고 밝혔다. 또 농식품부는 “2017년까지 해외 한식당을 지금의 2배 수준인 2만 개로 늘릴 생각”이라며 “발효식품 산업화 및 기능성 식품 개발을 통해 한식 수출에도 공을 들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식품부가 발표한 이날 로드맵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각각 59억 달러(2010년), 176만 명(2009년)에 불과한 식품분야 수출·고용인력 규모를 6년 만에 200억 달러, 200만 명으로 늘리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연매출 100억 기업 2000개 육성, 한식당 2만 개 설립도 마찬가지다. 익산 식품클러스터와 식품 모태펀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주요 식품회사들은 먼 거리, 연구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익산 클러스터 입주를 꺼리는 상황”이라며 “현재 수익률이 제로에 가까운 식품 모태펀드 역시 4000억 수준으로 늘어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 증가세는 전년 대비 30% 수준으로, 매년 20%씩만 성장하면 수출 200만 달러 돌파는 문제없다”고 말했다. 또 “200만 명이라는 고용 규모는 오히려 적은 숫자”라며 “계획대로만 진행되면 206만 명 고용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중국산 고추가 봇물 터지듯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올여름 계속된 폭우에 고추 전염병이 돌면서 국산 고추 값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폭등한 탓이다. 중국의 고추 농가들은 한국의 수요가 늘어난 것을 반영해 고추 재배 면적을 크게 늘리며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소비자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추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25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9월 1∼15일 수입된 중국산 냉동 건고추 양은 5555t으로, 전년 동기 2727t보다 2배가량 늘었다. 중국산 고추 수입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가격 때문이다. 25일 현재 국산 건고추(중품 기준)의 평균 도매가는 kg당 2만2833원인 데 반해 중국산은 3분의 1 이상 싼 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aT 중국 칭다오 지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중국산 고추 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지만 국산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싸다”며 “이런 이유로 한국의 중국산 고추 수입이 늘면서 중국의 주요 고추 생산지들도 경작 면적을 크게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 예로 올해 네이멍구, 지린, 신장 등 중국 내 주요 고추 산지들은 재배면적을 전년 대비 20% 이상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8월부터 고추 값 폭등을 예상한 국내 수입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의 건고추를 들여오고 있다”며 “최근 들어 국산 고추 생산량이 회복되는 추세라지만 여전히 가격차가 커 김장철 유통되는 고춧가루의 대부분은 중국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국내 고추 생산량을 8만3400∼8만6900t으로 지난해 9만5300t보다 1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중국산 고추가 국산으로 둔갑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한편 중국산 고추뿐 아니라 중국산 김치 수입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경제연구소의 ‘대중국 농축산물 교역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19만2900t으로 2000년(500t)에 비해 386배로 늘었다. 연구소는 “지난 10년간 한국의 중국산 농축산물 수입은 전체적으로 70%가량 증가했다”며 “현재 검역 문제로 수입이 금지되고 있는 일부 채소나 과실도 냉동, 건조, 조제저장 등 단순 가공을 통해 수입 규제를 빠져나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절전을 실현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나’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보면 막상 무엇부터 바꿔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 정부가 만든 ‘절전 액션(행동) 가이드’는 절전 실천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 가이드를 따라 자신의 생활과 집 안 곳곳을 꼼꼼히 체크하다 보면 전력소비를 줄일 방법을 한두 개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본 내 전력소비 21% 감소’라는 놀라운 성과를 낸 이 가이드라인을 함께 확인해보자.○ 우리 집 ‘전기 먹는 하마’ 네 마리 일반 가정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제품은 크게 네 가지로 에어컨 냉장고 조명 TV다. 집 안의 전력소비를 줄이려면 먼저 이들 4개 품목의 사용 습관부터 체크해야 한다. 먼저 에어컨은 설정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에어컨 온도를 1도 낮추면 7∼13%의 전력이 더 들어간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전기료를 기준으로 에어컨 1대를 가동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한 달 평균 5만5904원으로 선풍기 30대를 돌리는 비용(5만4240원)보다 비쌀 정도다. 이 때문에 올여름 일본 정부는 에어컨 온도를 ‘28도 이상’(한국은 26도 이상을 권장)으로 해달라고 국민에게 요청했다. 그 대신 일본 전력당국은 “에어컨 바람을 ‘약’으로 설정한 뒤 선풍기를 함께 틀면 에어컨을 ‘강’으로 운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노하우를 홍보했다. 필터를 청소해 에어컨 효율을 높이고 에어컨 실외기 주변의 물건을 치워 열이 잘 빠져나가게 하는 것도 절전에 도움이 된다. 냉난방 전력을 줄이려면 창문 단속도 잘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여름철 실내로 들어오는 열의 20∼30%, 겨울철 실내에서 빠져나가는 열의 10%가 창문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여름철 창문에 레이스로 된 커튼이나 마루까지 내려오는 긴 커튼을 달면 열이 들어오거나 냉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요즘 일본에서는 창문 밖에 담쟁이덩굴 등을 키워 자연스럽게 햇볕을 차단하는 ‘그린 커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냉장고의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냉장고 문을 여닫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 일본 전력당국의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냉장고와 냉동실의 문을 각각 50차례, 16차례 여닫을 경우 그보다 절반인 25차례, 8차례 여닫을 때보다 전력소비량이 6%가량 증가한다. 냉장고 문 가장자리의 고무패킹이 닳았다면 이를 교체해 주는 것도 절전에 도움이 된다. 냉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잡을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업계는 ‘냉장고용 커튼’이라는 것까지 개발해냈다. 투명 필름 형태의 커튼을 냉장고 안 선반 입구에 달아 냉기 탈출을 최소화하도록 한 제품이다. 올여름 일본에서 ‘대박’이 난 이 제품은 현재 국내의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꽉 찬 냉장고를 정리해 냉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뜨거운 음식은 식혀 넣고 △냉장고 몸체를 벽에서 적당히 띄워 열 배출을 쉽게 해주면 냉장고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다. 조명 절전을 위해서는 안 쓰는 불은 끄고 여러 개의 전구가 들어가는 조명일 때는 한두 개를 빼내 조명을 낮춰야 한다. 조명을 바꿀 기회가 있다면 절전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사는 것도 좋다. LED 전구는 일반 전구에 비해 80%가량 절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TV는 볼륨과 화면밝기를 낮춰 보면 절전에 도움이 된다. 집 안에 자주 쓰지 않는 가전제품이 있다면 플러그를 다 뽑아놓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 가정에서 플러그를 통해 소비되는 대기전력은 전체의 6% 수준으로 이는 TV의 전력소비량과 맞먹는 양이다.○ 한국과 너무 다른 일본의 절전 캠페인 일본 국민들은 정부가 소개한 이 같은 절전 노하우를 착실히 실천해 올여름 기대 이상의 절전 효과를 봤다. 이는 우리나라 정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일본 정부가 절전 요령 홍보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전기 절약’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곧바로 일본 정부가 만든 ‘절전 포털 사이트’로 연결된다. 일본 경제산업성뿐 아니라 총리실 환경성 도쿄전력 등 유관 부처가 모두 참여한 이 사이트에서는 절전과 관련된 통계 현황 노하우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절전 가이드 역시 에어컨 전기카펫 조명 TV PC 식기세척기 등 제품별로 세분해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냉장고 문의 고무패킹 갈기와 관련해서는 ‘문틀 사이에 명함을 끼운 뒤 닫고 (명함을) 손으로 잡아 빠질 정도면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반면 우리나라 시민들은 절전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절전 가이드를 모아놓은 곳도 없고 관련 정보도 부처나 기관마다 제각각 흩어져 있다. 내용도 어렵다. 에너지관리공단이 내놓은 절전 가이드의 경우 ‘에너지 효율등급이 높은 아파트를 구매하자’, ‘고기밀성 단열문을 사용하자(냉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창문을 설치하자는 뜻)’처럼 당장 실천하기 어렵거나 알기 어려운 표현이 대부분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올여름 일본에서는 폭염에도 에어컨을 한 번도 안 켰다는 가정이 많았다”며 “‘적은 전력이라도 낭비하면 국가에 폐가 된다’는 국민 의식이 위기 극복에 기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내년 3월 이뤄질 농협중앙회 구조개편을 위해 정부가 4조 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농협이 요구했던 6조 원보다 적은 규모여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한 끝에 경제사업(유통·판매)과 신용사업(금융)을 분리하는 농협 구조 개편에 4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21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만든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자본 지원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농협 사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본을 농협의 자체 계산보다 2조 원 적은 25조4200억 원으로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경제사업 활성화에 4조9500억 원 △신용사업에 15조3400억 원 △농협중앙회 조합 상호 지원자금에 3조9400억 원 △교육 지원사업에 1조1900억 원 등이다. 농식품부는 “농협에 대한 실사 결과 농협 보유자본이 15조1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사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부족자본 10조2600억 원 가운데 6조2600억 원은 농협이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4조 원만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4조 원 중 3조 원을 농협이 상호금융 특별회계 차입 또는 농업 금융채권 발행으로 조달하도록 하는 대신 이자의 일부는 정부가 지원하며, 나머지 1조 원은 유가증권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이자 일부 지원을 위해 내년 예산안에 1500억 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 1조 원 유가증권 현물출자는 향후 재정부, 금융위원회, 농협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당초 농협 측은 6조 원의 부족 자본을 정부가 농협에 직접 출연하거나 이에 준하는 무배당 또는 1% 수준 배당을 일시에 지원해 달라고 주장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규모와 방식은 당초 농협이 원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정부로서는 어려운 재정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현재 농협의 보유자산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한국야쿠르트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유기농 야채 350g이 들어 있는 ‘하루야채’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하루 야채 섭취 권장량인 350g을 저울에 정확히 올린 고객들에게 이 제품을 증정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0일 열린 농촌진흥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방만한 연구개발(R&D) 자금관리와 저조한 연구실적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성윤환 의원(한나라당)은 농진청이 실용성 없는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성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농진청이 개발한 특허, 실용신안 등 총 2036건 중 상업화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된 것은 238건에 불과했다. 또 최근 3년간 연구책임자의 연구비 횡령, 구속 등으로 연구가 중단된 사례도 13건(연구비 53억5350억 원)에 달했다. 성 의원은 “농진청은 연구비를 횡령한 사람도 5년만 지나면 다시 연구 과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연구사업 운영규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식품위 송훈석 의원(민주당)은 “지난해 농진청 연구원 5명 중 1명은 연구수행 실적이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조직이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도쿄에 사는 회사원 사와다 도모코 씨(50·여)는 올여름 도쿄전력과 절전 계약을 체결했다. 약속한 감축량보다 전기를 많이 쓰면 배전반(두꺼비집) 스위치가 내려가는 계약이었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태 후 일본이 겪고 있는 전력난 해결에 도움이 되기 위해 스스로 결정했다.7월부터 71일간 전개된 일본 정부의 전기사용 제한 기간에 일본 국민은 개인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사와다 씨처럼 악착같이 전기를 아꼈다. 일본 정부와 전력 당국은 도쿄 등 수도권과 동북지역의 기업 및 상업용 빌딩을 대상으로 지난해 최대수요전력의 15%를 줄이도록 의무화했지만 실제로는 21%대로 목표치를 넘었다. 도쿄의 경우 지난해 하루 전력수요 최대치는 5999만 kW(7월 23일)였지만 올해는 4922만 kW(8월 18일)로 1077만 kW(22%)나 줄었다.장소를 바꿔 2011년 9월 15일 한국. 예비전력이 24만 kW까지 떨어지면서 전국이 ‘블랙아웃(동시 정전)’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평소 5% 이상이었어야 할 전력예비율이 이날은 0.35%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전국이 블랙아웃되면 사회 인프라가 마비돼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복구에도 최소 일주일 이상이 걸려 엄청난 피해를 본다.문제는 이런 상황이 언제든 또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2, 3년 전부터 정부와 전력 당국은 아슬아슬한 예비전력 때문에 여름 겨울마다 진땀을 빼왔다.전력 부족의 해결법은 두 가지다. 공급을 늘리든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공급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력 공급을 늘리려면 발전소를 지어야 하는데 원자력 방식은 10년, 석탄은 6∼8년, 가스는 4년의 건설 기간이 필요하다.나 하나 아낀다고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오늘부터 국민 한 사람이 어제보다 전기 사용을 10%만 줄이면 1년간 434억 kWh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전국의 가로등을 15년 동안 밝힐 수 있는 엄청난 전력량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3조7000억 원어치에 이른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

툭하면 바닥으로 떨어지는 예비전력량을 늘리려면 개인과 가정, 기업 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곳은 기업이다. 기업들이 소비하는 전력(산업용)은 우리나라의 전체 전기사용량의 54.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많은 기업이 전력 대란을 ‘남의 일’처럼 여기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전기 귀한 걸 체감할 수 있도록 산업용 전기요금을 확 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점심식사 시간에 컨베이어벨트 작동을 멈추면 전기료를 한 달에 30만 원 정도 아낄 수 있어요. 그런데 직원들이 ‘뭘 겨우 그 돈 아끼려고 번거롭게 껐다 켰다 하느냐’고 반대하더라고요. 돈으로 따지면 얼마 안 되니까 전기 아까운 줄을 모르는 것 같아요.”(경북지역 전자부품 공장 담당자) 전국에서 전력 대란이 빚어진 지 고작 나흘이 지난 19일. 하지만 산업현장의 풍경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대기업 사무실에서는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춥다며 카디건을 입고 양말까지 신은 여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경기도에 본사를 둔 한 중견그룹 임원은 “요즘 젊은 직원들은 회사에서 ‘전기 아껴라, 기름 아껴라’ 하고 말하면 ‘좀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료 싸, 올려도 ‘무반응’ 국내에서 기업들은 전기료와 관련해 큰 혜택을 받고 있다. 과거부터 정부가 ‘산업계 발전=국가 발전’으로 여겨 온 덕분에 산업용 전기료를 농사용 다음으로 싸게 매기고 있어서다. 현재 국내의 전기료는 용도별로 다르게 책정돼 있다. 산업용 전기료는 1kWh에 84.35원이다. 농사용(42.20원)의 두 배 수준이지만 주택용(121.76원)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산업용 전기료는 원가의 92.1% 수준으로 교육용(95.87원)이나 가로등용(90.19원) 전기료보다도 싸다. 이 덕분에 기업들이 누리는 혜택은 적지 않다.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3039억 원의 요금을 냈지만 만약 일본이었다면 8083억 원을 냈어야 했다. 포스코도 지난해 2576억 원의 전기료를 냈지만 일본이었다면 6851억 원을 냈을 거라는 분석이 있다. 이처럼 싼 전기료는 기업들의 전기소비를 빠르게 상승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산업용 전기소비량은 전년 대비 12.3%나 증가했다. 주택용(6.3%) 일반용(8.7%) 등이 한 자릿수 증가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이 같은 지적을 반영해 정부는 8월 산업용 전기료를 소폭 올렸다. 대기업 건물에 대한 전기요금도 6.3%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싸다 보니 기업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 도심에서 고층빌딩 여러 채를 사옥으로 쓰고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올랐다고 해도 원래 요금이 싸서 그런지 건물에 따라 월 100만∼200만 원만 더 내는 것 같다”면서 “일선 직원 가운데 전기요금이 올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절약… 일본 기업과 비교하면 ‘걸음마’ 전력 사용량이 많아 경영비용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철강, 화학업계 등은 “일반적인 절전 대책 외에 획기적인 방안이 없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하지만 올여름 절전 기간에 일본 기업들이 펼친 ‘지독한’ 절전 노력을 들여다보면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정말 최선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올여름 일본 기업들은 노타이 정장을 일반화한 것은 물론이고 서머타임제와 재택근무제까지 확대 도입했다. 마에다 건설회사는 ‘머리 손질에 드는 전기도 절약하자’며 직원들에게 머리를 짧게 깎자고 권유했다. 컴퓨터 사용이 많은 도쿄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사무실 사용 전력을 일부라도 자급자족하자며 사무실 책상마다 페달용 축전지를 설치했다. 이 제품은 NHK방송이 절전 아이디어 상품으로 소개했던 것으로 직원들이 페달을 돌리며 일하면 전력이 생산되도록 한 장치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좀스럽다’고 여길 법한 이런 노력은 중소기업들만 펼친 것이 아니다. 평소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전력수요가 많은 평일 오후 1∼4시에 도쿄 본사의 컴퓨터를 모두 끄고 직원들이 태블릿PC인 ‘아이패드’로 업무를 보게 했다. 이를 통해 30% 이상 전력 절감 효과를 봤다는 게 손 사장의 설명이다.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부터 우선적으로 ‘실시간 요금제’나 전력이 부족할 때는 비싼 요금을 매기는 ‘피크 요금제’를 적용하고 스마트 미터기 등을 사용하게 해 전기 공급이 부족할 때 절약에 힘쓰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 15일 정전 당시 예비전력이 24만 kW에 불과했다는 지식경제부의 18일 발표는 충격적이다. 전국이 ‘블랙아웃(동시 정전)’돼 교통, 통신, 산업체 등이 모두 마비되는 상황을 코앞에 뒀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전력기관 감독 체계, 정보 공유 매뉴얼, 전기요금 체계의 틀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 ① 전력 공급능력 아닌 실제 공급량 따져야사고 당일 전력거래소는 거래소 전광판에 뜬 ‘공급능력’ 숫자를 기준으로 이날의 전기 공급능력이 7071만 kW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실제 전기 공급능력은 이 모니터의 숫자와 달랐다. 당초 공급능력에 포함돼 있던 인천(중부발전 운영), 울산(동서발전), 영남(남부발전) 발전소 3곳이 발전소 가동준비(예열)를 안 해놨기 때문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발전소를 돌리려면 적어도 5시간 전에 예열 지시가 와야 하는데 그날은 전력거래소로부터 어떤 지시도 없었다”고 말했다. 예비전력이 수직하락 하는 동안에도 거래소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지경부와 한전 역시 이를 전혀 몰랐다. 거래소는 원래 60Hz(헤르츠)로 유지돼야 하는 전력 주파수(전류의 안정된 진폭)가 59.9, 59.8Hz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긴급 단전 조치를 내렸다. 한전 관계자는 “24만 kW까지 내려가고서야 단전조치를 취한 건 매우 대응이 늦고 아찔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승일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발전 매뉴얼을 정할 때 전국 발전소의 실제 발전량이 도달하는 시간 등을 분석해 데이터화하고, 대응 매뉴얼도 (예비전력 기준) 100만, 200만, 300만, 400만 kW 등 단순 구간별로 나누기보다 시간 변수를 반영해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② 정전예보 - 긴급구조 시스템 갖춰야이번 전국 정전 사태의 또 다른 문제점은 단전(斷電)에 대한 대국민 예고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국민은 물론이고 관련 부처나 기관에도 이 같은 사실이 전혀 통보되지 않았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거래소로부터 왜 단전이 이뤄지는지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한 채 순환단전을 하라는 통보만 받았다”고 말했다. 한전 전력상황실과 소방방재청 사이에 있는 ‘핫라인’도 가동되지 않았다. 이는 정전 등 유사시 대국민 예보나 구조 대응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하지만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과 관계자는 “사고 당일 한전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정전 대처를 총괄하는 지경부와는 정보 공유 시스템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③ 실시간 요금제 등으로 절전 유도해야이번 정전대란의 근본 원인은 국내의 전력 공급 능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공급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 발전 설비를 짓기 위해서는 원자력 방식의 경우 10년, 석탄은 6∼8년, 가스는 4년이 필요하다. 현재 짓고 있는 원전이 완공되는 2015년까지는 이런 식의 정전대란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루빨리 실시간 요금제나 피크 요금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가보다 싼 지금의 전력요금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전기가 부족할 때 절전을 유도할 수 있는 장치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정전대란이 일어난 다음 날 전기 소비가 더 오른 것에서도 볼 수 있듯 현재의 요금제도는 공급 변화에 따른 수요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며 “요금제를 실시간제로 바꾸고 스마트미터기 등을 사용해 30분 단위로 전력요금을 보여준다든지 하면 비쌀 때(공급이 부족할 때) 전기 절약을 하게 돼 전력 수요 조절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전국이 일시에 정전되는 ‘국가적 재앙’을 가까스로 피했음에도 정부와 한국전력거래소는 ‘정보 은폐’와 ‘책임 떠넘기기’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고 원인을 찾아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우선 위기를 넘기고 보자는 분위기다. ○ 보고 여부 놓고 말 엇갈려 15일 전력 차단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린 과정을 놓고 전력거래소와 지식경제부는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지경부에 보고한 뒤 단전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한 반면 지경부는 ‘전력거래소가 마음대로 조치를 취한 뒤 뒤늦게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전력거래소의 주장에 따르면 오후 2시 반경에 “전력사용량이 늘고 있어 수요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경부 담당 과장에게 처음 보고했다. 이는 지경부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후 2시 50분 전화 보고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조범섭 전력거래소 본부장은 “중앙급전소의 전종택 소장이 김도균 지경부 과장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이 심각해) 전력을 끊어야 한다’고 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오후 2시 50분경에 오히려 ‘전력 사정이 좋아져서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반박했다. 김 과장은 “10여 분 뒤에 또 전화가 왔지만 회의 중이어서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전력 공급이 중단된 오후 3시 11분이 넘어서야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측으로부터 사후 보고가 이뤄졌다는 게 지경부 측의 주장이다. 선보고 여부와 관계없이 지경부와 전력거래소는 늑장대응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양측의 주장에 따르면 전력거래소와 지경부가 전력수급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한 것은 오후 2시 이후다. 하지만 실제로 전력 대란의 징조는 오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전 11시에는 전력사용량이 6420만 kW에 달해 정부가 당일 최대 전력수요량으로 예측했던 6300만∼6400만 kW를 넘었다. 이때부터 전력 당국이 대책반을 가동해 전력수급 대책을 마련했다면 후진국형 정전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예비전력도 논란 ‘전력시장 운영규칙’에 따르면 예비전력이 100만 kW 이하로 떨어지면 긴급하게 전력을 차단할 수 있다. 문제는 예비전력이 가장 낮았던 15일 오후 3시경에 대한 전력거래소의 상황 보고가 시간마다 달라진 데다 보고된 예비전력과 실제 사용 가능한 전력량도 달랐다는 것이다. 전력거래소는 정전사태 이후 긴급하게 보도자료를 통해 400만 kW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에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지경부는 즉시 거래소 측에 실시간 예비전력 기록을 요구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거래소 측은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오후 3시경 예비전력이 가장 낮았을 때는 343만 kW였다”는 자료를 보냈다. 이에 지경부 측은 “왜 예비전력이 전기를 차단할 정도로 낮지 않은데 전기를 끊었냐”고 지적했다. 이에 거래소 측은 “오후 3시 10분경에 초단위로 148만 kW까지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6일 정부가 확인한 결과 순간적으로 148만 kW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오후 2시경부터 약 1시간 동안 이 수준이 유지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속적으로 예비전력이 위험한 수준에 다다랐음에도 전력거래소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은 것이다. 발전회사의 한 관계자는 “발전회사들은 매일 오전 10시경에 전력거래소가 할당한 발전량만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15일의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또 공식적인 예비전력과 실제 예비전력의 차이조차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못해 우왕좌왕한 셈이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서울 강남과 여의도 일대를 비롯해 경기, 강원, 충청 등 제주를 제외한 전국 곳곳이 기습적으로 정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15일 벌어졌다. 정전 규모는 전국적으로 순간 최대 162만 곳(오후 6시 반)에 달했다. 가정과 공장, 병원 등 162만 곳의 전기가 동시에 끊긴 것이다. 오후 3시 10분 시작된 정전사태는 약 5시간 뒤인 오후 7시 56분에야 정상화됐다.전력을 공급하는 한국전력공사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엘리베이터에 시민들이 갇히면서 전국적으로 400여 건의 구조 요청이 쏟아졌다. 신호등이 꺼진 차로에는 경찰들이 나와 수신호로 차량들을 운행시켰다. 놀란 국민은 집과 사무실을 뛰쳐나와 “테러가 발생한 것 아니냐”라며 불안해하기도 했다. 정부의 전력 수요예측 실패가 빚은 어이없는 사태였다. 일부 기업은 정전에 따른 가동 중단과 생산 차질을 겪었으나 비상시에 대비해 자체적인 발전시설을 갖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에너지,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은 별다른 정전 피해를 보지 않았다. 예고 없이 벌어진 사고의 원인은 정전이 1시간 반 정도 이어진 4시 30분경에야 밝혀졌다. 전력 수급을 관리하는 전력거래소는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 정전이 빚어졌다”고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날 전력 사용량은 오후 3시에 6700만 kW를 넘어서면서 예비전력이 역대 최저치인 148만9000kW로까지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도 맞았다. 전력거래소와 한전은 예비전력이 400만 kW 이하로 떨어지면 ‘비상시 수급조절 운영계획 매뉴얼’에 따라 전국적인 정전을 막기 위해 지역별로 순환 단전을 하도록 돼 있다. 상황이 다급해진 전력거래소는 지경부에 보고 없이 순환 단전조치부터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예비전력이 위험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기온이 오르면서 냉방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전력관리 당국이 전력 공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와 한전은 10일부터 전국 23개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고 정비를 하고 있다. 이들 발전소의 발전능력은 834만 kW 규모로 원자력발전소 9기의 용량에 해당한다. 지경부는 “냉방 전력수요가 낮아지는 매년 9월에 발전소 정비를 하고 있다”며 “올해는 때늦은 무더위가 찾아와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정부가 전력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데다 예고도 없이 전기를 끊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갑자기 연구실과 강의실의 전력 공급이 한 시간 이상이나 중단돼 수업 진행에 큰 차질을 빚었다”며 “예고도 없이 전력 공급을 중단하다니 지금이 1960, 70년대도 아니고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이날 오후 “오늘 전력수급 상황이 급변할 것을 예측하지 못해 예고 없이 단전을 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쳤다”며 “추가 전력설비를 투입하는 등 보완대책을 마련해 유사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패션계는 벌써 겨울을 맞았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설원 느낌의 무대를 꾸미고 거위털점퍼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5일 발생한 전국의 정전대란은 여느 해와 다른 때늦은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예상치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정부의 전력수급 예측 실패와 주먹구구식 대처, 시민들의 과다한 전력 사용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두가 책임이 있는 ‘인재(人災)’라는 것이다.○ 때늦은 무더위에 냉방 수요 폭증 이날 전국은 추석 연휴 후의 날씨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더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1.3도, 수원 30.8도, 문산 30.8도, 청주 31.6도, 충주 30.9도, 대전 30.8도, 광주 33.3도 등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기온이 30도를 넘어섰다. 특히 대구는 34.2도를 기록해 9월 중순 기온으로는 1907년 관측 이래 10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남 구례도 낮 최고기온이 34.7도까지 올라갔다. 전남과 경북 경남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전국의 전력 수요는 오후에 들어서며 빠르게 올라갔다. 오후 3시에는 당초 예상(6400만 kW)보다 320만 kW나 많아졌다. 예비전력은 위험수준인 400만 kW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국이 정전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14일에도 날씨가 덥긴 했지만 이날까진 추석 연휴 중인 산업체가 많았다”며 “15일 산업계 전력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안일한 전력당국, 일터지자 ‘우왕좌왕’ 전력 수급 정책을 총괄하는 지경부와 수급관리를 하는 전력거래소, 전력수송을 맡은 한국전력 가운데 어느 곳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기상청은 가을 중반까지 늦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력당국은 예년처럼 무더위가 끝났다고 판단해 10일부터 전체 발전용량의 11%(834만 kW)를 차지하는 23개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23개 발전소 가동을 중단한 건 1년에 한 번 있는 정기점검을 위한 것이었다”며 “매년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과 겨울을 피해 9월경 집중 정비를 하는데 올해는 수요 예측이 빗나갔다”고 해명했다. 전력거래소의 대처도 안이했다. 이날 예비전력은 오후 들어 빠른 속도로 낮아졌지만 전력거래소는 ‘매뉴얼대로’ 한전과 자율절전 계약을 맺은 소비자들에게 전력 소비 자제 요청을 하는 등 소극적 대응을 했다. 하지만 예비전력은 계속 뚝뚝 떨어졌다. 뒤늦게 다급해진 전력거래소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전국의 전기를 돌아가며 끊는 ‘순환 정전’을 실시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미리 공지를 못한 것이 제일 아픈 부분”이라며 “수요 예측을 잘못한 상황에서 전력 수요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 정신없이 순환 정전에 들어갔다”고 실토했다. 이날 전력거래소와 한전은 사고 발생 2시간이 넘어서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정확한 피해 현황과 대응법을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력거래소는 이날 5시간 동안 순환 정전을 실시한 끝에 오후 7시 56분에야 전력 공급을 정상화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15일 뉴질랜드산 그린홍합을 선보이며 “비타민과 철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100g당 900원.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