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국

변종국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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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누군가에게 “저 기자는 참 대단했어. 고마웠어. 멋졌어. 열심히 살았어”라고 기억되는 기자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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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0~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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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공무원들, 사업가 마인드… 돈 벌수 있는 길도 열어줘”

    지난달 5일 스웨덴의 볼보버스와 싱가포르의 난양기술대(NTU),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대형 자율주행 전기버스의 시범 운영을 NTU 캠퍼스에서 시작했다. 길이 12m로 승객 8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하는 건 전 세계에서 처음인 시도였다. 15인승 크기의 미니버스는 자율주행 시험이 진행됐지만 길이 10m가 넘는 버스는 대규모 배터리가 필요한 데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지금껏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았다. 스웨덴 기업인 볼보버스는 왜 하필 싱가포르에서 이런 실험에 나섰을까. 지난달 22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난 아카시 파시 볼보버스 수석부사장은 “싱가포르 정부와 NTU가 자율주행차에 대해 상용화까지 약속하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사업가 같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단순히 협력만 제안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길도 마련한다.” NTU와 볼보버스는 2016년부터 무인 전기버스를 공동 개발해 왔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이 먼저 볼보버스 측에 개발을 제안한 것이다. 단순히 공동 기술 개발을 넘어 싱가포르에서 볼보가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패키지 제안을 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7년에 해외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내면 법인세를 면제해 준다는 파격적인 내용도 발표했다. 볼보버스와 NTU의 프로젝트에는 싱가포르의 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 10여 개도 참여했다. 또 NTU와 LTA의 연구진 약 20명도 기술 협력에 투입됐다. 대학 내부에는 싱가포르의 교통과 기후를 재현한 테스트 공간도 마련됐다. 교통신호,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는 물론이고 집중 호우나 침수 등 현지 기상 조건에 맞춰 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외국 기업에 제공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시범 운행 이후 실제 도로에서도 운행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없애겠다는 약속도 했다.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시범 운영할 수 있는 ‘자율주행 전용 도로’가 실제 싱가포르 도심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싱가포르는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가 발표한 ‘2019년 자율주행 준비성 평가’에서도 세계 2위에 올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정부의 자율주행 기술 관련 투자와 미래 비전, 규제 개혁, 인프라 평가 등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자율주행 기술력 등을 평가한 분야에서는 15위에 그쳤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신 기술을 가진 기업을 유치한 뒤 자국의 대학과 스타트업을 연계해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로 만든 것이다. 수브라 수레시 NTU 총장은 “볼보버스와 협력한 이번 실험은 싱가포르의 첨단기술을 세계에 보여준 성과로 연결됐다. 또 정부와 기업, 학계의 긴밀한 협력이 싱가포르와 기업 모두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범준 KOTRA 싱가포르무역관 과장은 “한국에서 논란이 됐던 가상화폐 기술도 싱가포르는 이미 핵심 국가가 됐다. 싱가포르는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면 성과 여부를 떠나 최신 기술이나 제도를 적극 수용해 실험을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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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웨덴 기업’ 볼보, 자율주행車 실험지로 싱가포르 선택한 까닭은?

    지난달 5일 스웨덴의 볼보버스와 싱가포르의 난양기술대(NTU),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대형 자율주행 전기버스의 시범 운영을 NTU 캠퍼스에서 시작했다. 길이 12m로 승객 8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자율주행 버스를 운행하는 건 전 세계에서 처음인 시도였다. 15인승 크기의 미니버스는 자율주행 시험이 진행됐지만 길이 10m가 넘는 버스는 대규모 배터리가 필요한데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지금껏 테스트가 이뤄지지 않았다. 스웨덴 기업인 볼보버스는 왜 하필 싱가포르에서 이런 실험에 나섰을까. 지난달 22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난 아카시 파시 볼보버스 수석부사장은 “싱가포르 정부와 NTU가 자율주행차에 대해 상용화까지 약속하며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라 사업가 같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단순히 협력만 제안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길도 마련한다.” NTU와 볼보버스는 2016년부터 무인 전기버스를 공동 개발해왔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이 먼저 볼보버스 측에 개발을 제안한 것이다. 단순히 공동 기술 개발을 넘어 싱가포르에서 볼보가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패키지 제안을 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7년에 해외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내면 법인세를 면제해준다는 파격적인 내용도 발표했다. 볼보버스와 NTU의 프로젝트에는 싱가포르의 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 10여 개도 참여했다. 또 NTU와 LTA의 연구진 약 20명도 기술 협력에 투입됐다. 대학 내부에는 싱가포르의 교통과 기후를 재현한 테스트 공간도 마련됐다. 교통신호,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는 물론 집중 호우나 침수 등 현지 기상 조건에 맞춰 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외국기업에 제공한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시범 운행 이후 실제 도로에서도 운행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없애겠다는 약속도 했다.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시범운영할 수 있는 ‘자율주행전용 도로’가 실제 싱가포르 도심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싱가포르는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가 발표한 ‘2019년 자율주행준비성 평가’에서도 세계 2위에 올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정부의 자율주행 기술 관련 투자와 미래 비전, 규제 개혁, 인프라 평가 등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자율주행 기술력 등을 평가한 분야에서는 15위에 그쳤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신 기술을 가진 기업을 유치한 뒤 자국의 대학과 스타트업을 연계해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로 만든 것이다. 수브라 수레쉬 NTU 총장은 “볼보버스와 협력한 이번 실험은 싱가포르의 첨단 기술을 세계에 보여준 성과로 연결됐다. 또 정부와 기업, 학계의 긴밀한 협력이 싱가포르와 기업 모두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범준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 과장은 “한국에서 논란이 됐던 가상화폐 기술도 싱가포르는 이미 핵심 국가가 됐다. 싱가포르는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면 성과여부를 떠나 최신 기술이나 제도를 적극 수용해 실험을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엔 오프라인 매장 없이는 환전소 사업도 할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환전 신청을 하면 오토바이로 현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까지 생길 정도로 싱가포르에선 정부를 등에 업고 새로운 사업모델이 속속 생기고 있다. 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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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조양호 회장, 정권 바뀔 때마다 수난 겪었다고 말해”

    “조양호 회장이 한번은 그러더군요. ‘스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가 어떤 수난을 겪는지 아십니까’라고….” 12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첫날. 조 회장의 빈소에서 초혼제를 집전한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의 원로 스님인 원행 스님(사진)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말을 다 할 순 없지만, 조 회장이 사업을 개척하고 기업을 이끌면서 겪은 역정을 다 알고 있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며 “쾌차할 줄 알고 정성을 빌었지만 별세를 하셔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독실한 불교 신자로 월정사와 인연이 깊다. 우선 원행 스님과 조 회장 집안의 친분이 6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 회장의 부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6·25전쟁 당시 폐허가 된 월정사 복원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면서다. 조 회장은 사업이 힘들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월정사를 찾았다고 한다. 부친도 월정사에 모셔 놓은 상태라 기일이면 가족과 월정사를 방문했다. 조 회장의 49재도 월정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원행 스님은 “조 회장은 엄격하고 강직했던 사람이었다”며 “현아, 원태, 현민 남매에게 할아버지 조중훈 창업주가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사업을 일으켰던 이야기를 전하면서 앞으로의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당부했었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이어 “정치와 사상을 다 떠나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힘든 일이다. 세상이 조 회장 일가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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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길 개척자, 하늘로 ‘마지막 비행’ 떠나다

    8일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16일 오전 6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조 회장 유족과 친인척,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조 회장의 손자들이 위패와 영정 사진을 나눠 들고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상주인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부부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영정 뒤를 따랐다. 조 회장의 동생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진혼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불교식으로 치러진 영결식은 약 40분 동안 진행됐다. 석태수 한진칼 대표와 현정택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조지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추모사를 낭독했다. 석 대표는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추모했다. 조 회장의 오랜 친구인 현 전 수석도 “세계 방방곡곡에서 태극 마크를 새긴 대한항공 비행기를 볼 땐 큰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다”며 “그 자랑스러움을 안겨준 조 회장이 그의 평생의 일터인 하늘나라로 떠난다. 당신이 사랑했던 하늘에서 이제 평안히 쉬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추모사가 끝난 뒤에는 조 회장의 생전 모습과 활약상이 담긴 영상이 약 7분간 상영됐다. 영상에는 부친 조중훈 창업주와 함께 대한항공을 이끌던 모습, 평창 겨울올림픽 등 스포츠와 외교 분야에서 활약한 모습,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사진과 동영상 등이 담겼다. 영결식을 마친 뒤 조 회장이 운구차에 실릴 땐 조현민 전 전무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운구차는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으로 향했고 빌딩 앞에 도열했던 임직원들은 고개를 숙인 채 조 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어 조 회장이 생전에 많은 시간을 보낸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를 돌았다. 조 회장의 운구차는 36년 동안 고인의 차량을 운전한 이경철 전 차량 감독이 맡았다. 조 회장의 마지막 길도 편안히 모시고 싶다는 이 전 감독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 조 회장은 부친 조 창업주와 3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 김정일 여사가 모셔져 있는 경기 용인시 하길동 신갈 선영에 안장됐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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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에어부산-에어서울 ‘통매각’… 2조 인수자금이 최대변수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을 통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이제 누가 ‘새 주인’이 될지에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주식 인수 대금뿐만 아니라 경영 정상화 비용 등 2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SK, 한화 등 자본력과 신용도를 갖춘 대기업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5일 오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수정 자구계획안을 KDB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수정 자구계획안 검토를 위해 이날 긴급회의를 연 채권단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 인수자금 2조 원 이상 될 수도 수정 자구안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기존 주식(구주·舊株) 매각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 주인이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고 금호산업이 가진 구주(33.47%)도 사들이는 것이다. 금호 측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항공 자회사를 묶어 팔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분리 매각보다는 ‘통 매각’이 회사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또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다시 못 박았다.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15일 종가 7280원 기준)은 1조4941억 원이며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5000억 원가량이다. 여기에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고, 자회사까지 한꺼번에 사들이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 2조 원가량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을 즉시 매각하는 대신 금호 측은 채권단으로부터 5000억 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받는다. 이럴 경우 당장 급한 고비는 넘길 수 있다. 2월 말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금융권 차입금은 3조895억 원으로 이 중 단기성 차입금은 1조2240억 원이다. 당장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란 결단을 내린 만큼 채권단도 회사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 규모를 나중에 더 늘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채권단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긴급 채권단 회의를 연 산은 역시 M&A가 완료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는 한편 채권은행들에 대출 회수 자제를 요청했다. ○ 막 오른 인수전 채권단이 금호 측의 자구안을 사실상 수용함에 따라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규제산업이라 진입장벽이 높고, 무엇보다 아시아나의 재무구조를 보면 한동안 유상증자 등 풍부한 유동성 공급을 해줘야 하는 만큼 자금력 있는 대기업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SK그룹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시장에선 인수설을 부인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으로 영입할 무렵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나오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지난 2, 3년간 반도체, 정유사업의 호황으로 ‘실탄’을 쌓아둔 데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 먹을거리 중 하나로 물류를 꼽고 있다”며 “M&A(인수합병)로 성장한 기업이라 ‘베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금이 많은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다른 회사를 인수(증손회사)하려면 지분을 100% 확보해야만 한다. 지주사인 SK㈜가 인수하는 게 정석이지만 SK㈜의 가용 현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충분치 않다는 내부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한화그룹은 항공엔진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갖고 있지만 현재로선 인수 의향이 없다. 한화 관계자는 “항공기 엔진, 방산 사업과 물류·여객 서비스업인 아시아나항공은 관련이 없다”고 했다.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과 물류 사업을 하고 있는 CJ그룹도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외국계 기업이나 사모펀드(PEF)가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지만 현행 항공법은 외국인이 사실상 사업을 지배하는 것을 불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A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위원장은 이날 “아시아나가 작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여러 달 걸릴 것이고 시간이 가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을 전제로 자금을 지원하는 채권단으로서는 M&A 지연 시 출자전환 등을 통해 지분을 직접 보유해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소수 주주가 지배주주 지분까지 끌어다 제3자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드래그 얼롱’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장윤정 yunjung@donga.com·변종국·조은아 기자}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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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인수 후보, SK-한화-CJ 등 거론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을 묶어 통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SK, 한화, CJ그룹 등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5일 오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수정 자구계획안을 KDB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자구안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존 주식(구주·舊株) 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즉시 추진하는 대신 채권단에 50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전체 지분의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도 이동걸 산은 회장을 만나 “매각을 즉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런 자구계획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경영 정상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까지 감안할 때 인수 후보 기업은 2조 원 이상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로는 SK, 한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의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거래 조건이 맞지 않으면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장윤정 yunjung@donga.com·변종국 기자}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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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양호 한진회장 빈소에 각계 조문 “열정적 리더… 국가 위한 헌신 기억할 것”

    1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에는 화환과 부의금을 사양하기로 한 유족의 뜻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보낸 조화만 놓였다. 상주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50분경 굳은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갔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도 고개를 숙인 채 빈소를 지켰다.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이날 빈소에 나오지 않았다.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한 조 회장은 12일 오전 4시 50분경 대한항공 KE012편(A380)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에서 함께 입국한 조 사장은 “마음이 참 무겁다”고 밝힌 뒤 “아버지께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이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허 회장은 추도사에서 “조 회장은 나라와 국민이 무엇보다 우선이셨던 애국자였다. 국가를 위해 끝까지 헌신하시던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힘겨웠던 세상의 짐과 걱정 다 잊으시고 편하게 잠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문이 시작되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재계 인사로는 처음 빈소를 찾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아 “재계 큰 어르신이 또 한 분 떠나셔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일에 관한 얘기를 여쭤보면 실무적인 지식이 상당히 밝으셨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한국 항공산업을 일으키고, 평창 올림픽에도 큰 공을 세운 분인데, 최근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조 회장과 함께 일했던 구닐라 린드베리 국제올림픽위원회 조정위원장도 추도사를 통해 “조 회장이 뒤처진 올림픽 준비 과정을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 그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역사가 증명해줄 것”이라며 “전 세계가 열정적인 리더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재현 CJ그룹 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이우현 OCI 부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빈소를 다녀갔다.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조문했다. 한진그룹은 서울 서소문 사옥과 등촌동 사옥, 지방 대한항공 지점 등 국내 13곳과 미국 일본 중국 등 6개의 대한항공 지역본부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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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원태 사장 “父, 가족들과 잘 협력하라 유언”…조양호 회장 장례식, 각계 인사들 조문

    12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에는 화환과 부의금을 사양하기로 한 유족의 뜻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보낸 조화만 놓였다. 상주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50분경 굳은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갔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도 고개를 숙인 채 빈소를 지켰다.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이날 빈소에 나오지 않았다.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한 조 회장은 이날 오전 4시50분경 대한항공 KE012편(A380)을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에서 함께 입국한 조 사장은 “마음이 참 무겁다”고 밝힌 뒤 “아버지께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이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허 회장은 추도사에서 “조 회장은 나라와 국민이 무엇보다 우선이셨던 애국자였다. 국가를 위해 끝까지 헌신하시던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힘겨웠던 세상의 짐과 걱정 다 잊으시고 편하게 잠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문이 시작되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재계 인사로는 처음 빈소를 찾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아 “재계 큰 어르신이 또 한분 떠나셔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일에 관한 얘기를 여쭤보면 실무적인 지식이 상당히 밝으셨던 기억이 난다.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재현 CJ그룹 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이우현 OCI 부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빈소를 다녀갔다.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문희장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조문했다. 한진그룹은 신촌 세브란스병원뿐 아니라 서울 서소문 사옥과 등촌동 사옥, 지방 대한항공 지점 등 국내 13곳과 미국 일본 중국 등 6개의 대한한공 지역본부에도 분향소를 마련했다. 조 회장의 장례는 한진그룹장으로 5일간 치러지며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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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 날개 단 사천, 불황의 바다 위를 날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항공제조사 3곳인 현대우주항공, 삼성항공, 대우중공업이 합병을 선언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3사가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모두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결국 1999년 3사는 민간 항공기 부품과 군용 항공기를 생산하는 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충남 서산시, 경남 창원시와 사천시 등에 흩어져 있던 각사의 공장 중 어느 곳을 주력 생산지로 정할지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당시 KAI가 고심 끝에 사천시를 선택했던 건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군 공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입사했던 직원들은 사천에 처음 왔을 때 택시에서 내렸더니 소가 지나가서 울었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한다. 김준명 KAI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비행장이 있다는 것을 빼고는 논밭밖에 없던 곳이다 보니 과연 이곳에서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당시로서는 지방에 터를 잡는다는 건 그야말로 도박이었다”고 말했다. 이랬던 KAI 본사를 최근 방문했다. 사천 사남면 공단1로에 위치한 KAI 본사 입구에는 화물 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공장으로 가는 길에는 KAI의 협력업체들이 즐비했다. 근처에는 아파트도 우뚝우뚝 솟아 있었다. 사천이 고향인 KAI의 박효원 과장은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으로 다시 왔는데 개구리 잡으러 다니던 동네에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서 놀랐다”며 “맥도날드와 올리브영이 들어왔을 땐 만세를 부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2005년엔 서울에 있던 KAI 본사도 아예 사천으로 이전했다. 사천을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KAI의 비전을 사천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특히 KAI는 각지에 있던 공장도 사천으로 통합하면서 사천을 이른바 ‘원 사이트(One Site)’화했다. 항공 관련 협력업체들도 사천으로 몰려들면서 국내 유일의 항공산업 특화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창립 초기 2700명이던 KAI의 임직원 수는 현재 4700명으로 늘었다. 사천엔 현재 약 60개의 항공업체가 있다. 국내 항공업체가 약 100개인 점에 비춰보면 절반 이상이 사천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의 항공산업 종사자도 1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설립된 KAI의 자회사이자 항공정비 특화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KAMES)가 올 2월에 항공기 정비를 시작했다. 2026년까지 항공정비 분야에서 직간접 일자리가 약 1만5000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활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경남지역에서 KAI는 지난해 매출이 약 2조8000억 원을 일궈내 지역 경제의 위기 확산을 막는 방파제 역할도 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침체로 사천에 있던 SPP조선소는 꾸준히 인력을 줄였다. 협력업체도 나날이 문을 닫으면서 최근 몇 년간 이 지역에는 대량 실직이 발생했다. 이들 실직자를 KAI와 항공업체들이 흡수하면서 지역 경제가 버틸 수 있었다. 오성근 KAI 차장은 ”KAI 직원들은 이 지역에서 배우자감 1순위다. 아이들도 아빠가 KAI 다닌다며 자랑까지 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태현 사천시 우주항공국 국장은 “조선소가 있던 다른 지역은 지금도 고용이 파탄 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천은 항공산업단지를 조성한 덕분에 충격이 덜했다”며 “사천시청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주항공국’이 만들어질 정도로 항공산업이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천=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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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에 터 잡는 건 도박” 우려 털고…‘항공우주산업’ 메카 된 사천시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항공제조사 3곳인 현대우주항공, 삼성항공, 대우중공업이 합병을 선언했다.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3사가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모두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결국 1999년 3사는 민간 항공기 부품과 군용 항공기를 생산하는 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충남 서산시, 경남 창원시과 사천시 등에 흩어져 있던 각사의 공장 중 어느 곳을 주력 생산지로 정할지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당시 KAI가 고심 끝에 사천시를 선택했던 건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군 공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입사했던 직원들은 사천시에 처음 왔을 때 택시에서 내렸더니 소가 지나가서 울었다는 이야기를 지금도 한다. 김준명 KAI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비행장이 있다는 것을 빼고는 논과 밭 밖에 없던 곳이다 보니 과연 이곳에서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당시로서는 지방에 터를 잡는다는 건 그야 말로 도박이었다”고 말했다. 이랬던 KAI 본사를 최근 방문했다. 사천시 항공로에 위치한 KAI 본사 입구에는 화물 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공장으로 가는 길에는 KAI의 협력업체들이 즐비했다. 근처에는 아파트도 우뚝우뚝 솟아 있었다. 사천시가 고향인 KAI의 박효원 과장은 “서울에서 일하다 고향으로 다시 왔는데 개구리 잡으러 다니던 동네에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서 놀랐다”며 “맥도널드와 올리브영이 들어왔을 땐 만세를 부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KAI는 2005년엔 서울에 있던 본사도 아예 사천시로 이전했다. 사천시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KAI의 비전을 사천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특히 KAI는 각지에 있던 공장도 사천시로 통합하면서 사천을 이른바 ‘원 사이트(One Site)’화 했다. 항공관련 협력업체들도 사천시로 몰려들면서 국내 유일의 항공산업 특화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창립 초기 2700명이던 KAI의 임직원 수는 현재 4700명으로 늘었다. 사천시엔 현재 약 60개의 항공업체가 있다. 국내 항공업체가 약 100개 인 점에 비춰보면 절반 이상이 사천시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의 항공산업 종사자도 1만 명에 이른다. 2월엔 항공정비 특화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KAMES)가 들어오면서 항공정비 사업단지도 형성되고 있다. 2026년까지 항공정비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일자리가 약 1만5000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활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경남지역에서 KAI는 지난해 매출이 약 2조 8000억 원을 일궈내 지역 경제의 위기 확산을 막는 방파제 역할도 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조선업 침체로 사천시에 있던 SPP조선소는 꾸준히 인력을 줄였다. 협력업체도 나날이 문을 닫으면서 최근 몇 년간 이 지역에는 대량 실직이 발생했다. 이들 실직자를 KAI와 항공업체들이 흡수하면서 지역 경제가 버틸 수 있었다. 오성근 KAI 차장은 “KAI 직원들은 이 지역에서 배우자감 1순위다. 아이들도 아빠가 KAI 다닌다며 자랑까지 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태현 사천시 우주항공국 국장은 “조선소가 있던 다른 지역은 지금도 고용이 파탄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천시는 항공산업단지를 조성한 덕분에 충격이 덜했다”며 “사천시청에 전국 유일하게 ‘우주항공국’ 이 만들어졌을 정도로 항공산업이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천=변종국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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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내 정상화 안되면 아시아나항공 팔겠다”… 금호, 자구계획안 채권단에 제출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지분을 새 담보로 내놓으며, 5000억 원의 신규 자금 지원을 채권단에 요구했다. 또 3년 뒤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 측의 이 같은 제안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가 제공하겠다는 추가 담보가 요구 조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당장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좀 더 확실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제안은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0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날 이런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회사가 채권단에 제시한 담보는 박 전 회장 부인과 딸의 금호고속 보유 지분 4.8%(13만3900주)다. 금호고속은 비상장 회사라서 지분의 시장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이 지분의 가치가 200억∼300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박 전 회장과 박세창 IDT 대표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2.7%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분은 이미 박 전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채권단에 담보로 잡힌 지분이다. 회사는 채권단이 이 담보를 해지해준다는 전제를 걸고 담보 제공을 약속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 같은 담보 제공 대가로 3조4000억 원 규모의 기존 차입금 만기 연장과 5000억 원의 신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만약 3년 뒤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되지 않거나 차입금 상환이 미진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자구 계획 이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 측이 제시한 자구안이 사실상 받아들이기 힘든 안이라고 보고 있다. 채권단에서는 “고작 이 정도를 담보로 내놓고 5000억 원을 더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추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한 박 전 회장과 박세창 대표의 금호고속 지분 역시 이미 채권단 담보로 잡혀 있어 ‘담보 돌려 막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변종국 기자}

    •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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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사님, 삶을 정리할 시간을 주십시오”… 조양호 회장 작년 영장심사때 최후진술

    “삶을 정리할 시간을 주시길 바랍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약 7시간에 걸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이같이 호소하는 내용의 최후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영장심사가 끝나기 직전 판사는 조 회장에게 1, 2분가량의 시간을 줬다. 조 회장은 검사와 변호인 사이에 법적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감정 변화로 호흡이 고르지 않아 휴대용 호흡기를 여러 차례 사용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당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 자체가 죄송하다”며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후진술을 하면서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담담한 목소리를 유지했다. 마치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사회에 속죄하는 마음을 전하면서도 올해 6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의 중요성을 집중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의 유엔’이라 불리는 IATA는 세계 항공산업과 항공사의 권익을 대변하고 정책 및 규제 개선 등을 협의한다. IATA 집행위원회 위원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조 회장은 IATA 총회 의장으로서 회의를 성공적으로 주관한 뒤 완전히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그가 숙환과 수사 중에도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끝까지 유지하려 했던 이유였다는 해석이 있다. 아울러 조 회장 측은 미국 병원으로부터 받은 폐섬유증 관련 진단서를 영장실질심사에 제출했다. 폐섬유증은 폐 조직이 굳으면서 산소 교환이 이뤄지지 않아 호흡 장애가 오는 병이다. 대한항공 측은 “끝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마무리하고 명예 퇴진하려던 계획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퇴출로 차질이 생기자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변종국 기자}

    •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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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종국 기자의 슬기로운 아빠생활] 교통사고 현장에서 1편

    자동차 산업 분야를 취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자동차 사고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지금은 동아일보에 있지만 방송사인 채널A에 파견 갔을 때에는 사건팀에서 자동차 사고 영상을 수도 없이 봐야 했다. 차 사고는 정말이지, 너무 끔찍하다. 차마 눈 뜨고는 못 볼 사고들이 너무 많다. 아빠들도 자동차 사고의 위험성을 아이에게 잘 교육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은 자동차 사고 취재를 하면서 내가 미처 몰랐던 점들과 “이렇게도 사고가 나는 구나”를 배웠던 경험을 공유해 보려 한다. #휴게소 주차장 사고 휴게소 주차장에서 한 아이가 주차된 차량 사이로 툭 달려 나왔다. 멀리서 아빠가 허겁지겁 뛰어오고 있었다. 아이가 주차된 차량 사이로 빠져나온 순간, 대형 트럭이 아이를 덮쳤다. 트럭 운전자는 아이를 못 봤던 것 같다. 높은 곳에서 운전하다보니 차 옆에 아이가 있는지 몰랐던 듯 하다. 실내 주차장, 집 주차장이라고 안전하겠는가?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지금도 주차장에서는 차 소리에 매우 민감하다. 아이가 주차장에서 뛰거나 장난을 치면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른다. “‘차 괴물’ 조심해야 한다고 했잖아!” 아이가 이해를 못해도 좋다. 상기된 표정으로 말한다. “주차장에서 장난치면 아빠한테 혼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줘도 좋다. 가급적 주차장에서는 아이를 안고 이동하려고 한다. 요즘은 차량들이 워낙 소음도 적다. 특히 전기차는 차가 오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주차장에선 차가 상대적으로 천천히 움직인다지만 절대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언덕길 한 여학생이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인도가 없었던 곳이었지만 학교 입구였다. 1.5t 트럭 한 대가 언덕을 올라온다. 힘이 부족했는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트럭이 갑자기 ‘훅~’ 하고 언덕을 오르더니 그대로 학생을 덮쳤다. 언덕길에서 빠르게 내려오는 차량은 물론 뒤에서 올라오는 차도 조심해야 했다. 차가 온다 싶으면 일단 무조건 피한다. 분명 그 운전자도 학생을 봤다.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순간적인 가속과 조작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졌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언덕을 오르기 버거워 하는 차가 많다는 걸 꼭 기억하자. 인도가 있어도 차가 온다 싶으면 방어태세를 갖추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인도 없는 도로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이 담벼락 아래를 걷고 있었다. 인도가 없는 길인데 2차선 도로였다. 정신 줄을 놓은 차 한대가 사람들을 덮쳤다. 수 명이 목숨을 잃었다. 골목길 아이를 덮치는 사고는 빈번하다.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7명은 인도 없는 골목길 사고라는 통계도 있다. 인도가 없는 길을 가면 정말 신경이 곤두선다. 제한속도를 안 지키는 차량이 어디 한 둘인가. 앞뒤로 그리고 멀리서 오는 차량까지 예의 주시한다. 유모차라도 끌어야 하는 경우엔 차라리 먼 길로 돌아간다.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는 길이 아직도 너무 많다. 언론에서 수백 번 문제를 삼아도 개선되지 않는다. “꼭 누구하나 다쳐야 정신을 차리지….”라던 어느 취재원의 일침이 떠오른다.#횡단보도 부산 해운대 횡단보도 참사를 기억하는 분들 많을 것 같다. 멀리서 정신을 잃은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은 채 차량 수십 대를 치고 결국엔 횡단보도까지 덮친 사고다. 부모들은 “빨간불에선 멈추고, 초록불에서 건너라”는 기본적인 교육만 한다. 하지만 좀 더 디테일한 교육이 필요하다. 초록불로 바뀔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초록불로 바뀌는 순간 쏜살같이 달려 나가는 아이들이 간혹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노란불에서 무리하게 횡단보도를 통과하려는 차량이나 오토바이, 정지하지 않고 무심코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는 차량이 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초록불이 켜져도 좌우로 차가 멈추는 걸 확인하고 길을 건너야 한다”고 교육을 해보자. 해운대 사고 이후로, 횡단보도를 건널 때 멀리서 차량이 과속 상태로 오진 않는지 까지도 확인한다. 혹시나 횡단보도 앞에서 유턴이나 좌회전을 하려고 급히 달려오는 차가 있으면, 횡단보도에 서서 그 차가 속도를 줄이는지 확인까지 한다. 음주나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달려오는 차가 있을까봐서다. 사고 취재를 하면서 무엇보다 마음 아픈 건 피해자 가족들의 슬픔을 마주할 때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게 내 새끼가 다쳤을 때의 부모 마음이란 그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교통사고 피해자분들께는 너무 죄송스러운 글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고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너그러이 이해를 해주시리라 생각한다. 댓글 등을 통해서라도 각자 경험한 일화를 공유하며,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방법을 공유해보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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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항공업계의 UN’ 국제항공운송협회, 조양호 후임 선임 작업 시작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의 별세로 공석이 된 집행위원회(BOG) 후임자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집행위원회는 IATA의 핵심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조 회장에 이어 한국인이 위원회에 포함될지 항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0일 IATA는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집행위원회에 공석이 생기면 자동으로 누군가가 자리를 이어받진 않는다. 추천인들 중에서 임시 위원을 정하고 추후 최종 결정을 하는데, 이번엔 전 세계 항공사들에게 빠른 시일 내로 추천 요청을 보내 6월 한국에서 열리는 제 75차 IATA 연차 총회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IATA는 ‘항공업계의 UN’이라 불리는 민간단체로 세계 항공산업과 항공사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정책 및 규제 개선 등을 협의하는 기구다. 조 회장은 1996년부터 IATA의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을 맡았다. 2014년부터는 31명의 집행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으로 이뤄진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도 맡았다. 세계 항공산업을 이끌가는 중요한 정책 결정에서 대한민국의 항공사들을 대표한 셈이다. 집행위원회 위원 중 유일한 한국인은 조 회장 뿐이었다. 이번 투표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한국인이 선출되지 않으면 한국을 대표하는 집행위원이 없게 된다. 조 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한항공이 주관하는 이번 IATA 연차 총회를 잘 마무리 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 항공업계 관게자는 “조 회장이 이번 IATA 총회에서 의장 역할을 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자연스럽게 조원태 사장에게도 자리를 물려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한국 항공사의 명맥이 이어졌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IATA 관계자는 “조 회장은 20년 넘게 IATA에서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한 분이기 때문에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이라며 “IATA 연차 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조 회장이 할 예정이던 총회 의장 자리를 누가 대신할 지는 아직 결정된바 없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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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여객기 착륙중 앞바퀴 파손… 인명피해 없어

    광주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바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9일 광주공항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김포공항을 출발해 오전 10시 20분쯤 광주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OZ8703편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다 앞바퀴가 찢어지며 파손됐다. 항공기에는 승객 111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지만 착륙이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사고가 생겨 부상자는 없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감속이 끝나던 시점에 사고가 나서 승객들이 큰 충격을 받지 않아 다행이다. 착륙과 동시에 타이어가 터졌다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공항은 군 공항이어서 활주로가 1개뿐이다. 사고 직후 공군과 국토교통부가 사고조사반을 꾸렸고, 조사를 위해 모든 활주로가 폐쇄됐다. 광주공항을 이용할 예정이던 29편의 항공편은 모두 결항됐다. 일부 항공편의 경우 인근 무안공항으로 출·도착 지점이 변경되면서 승객들은 무안공항으로 이동해야 했다. 재편성되지 않은 항공편의 경우 승객들은 KTX 등을 이용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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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양호 회장, ‘안전 철학’으로 글로벌 항공사 키워… 평창올림픽 유치 뒷받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45년 동안 항공업계에 몸담으며 안전, 인재양성, 서비스 기준을 다시 세운 한국 항공산업의 선구자로 꼽힌다. 2002년 부친이 영면한 뒤 경영권을 두고 형제끼리 다툼을 벌이기도 했지만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라 물류·항공분야를 이끌며 대한항공을 세계적인 항공사로 키워냈다. 고인이 회장을 맡은 1999년 이후 대한항공은 매출이 껑충 뛰어 2018년 기준 12조6512억 원으로 취임 이전(1998년 4조5854억 원)보다 3배가량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보유 항공기 대수는 113대에서 166대로 늘었다.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본인과 가족들이 각종 논란 끝에 경영 비리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비판 여론이 커졌다. 최근에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어서 자신의 성과를 외부에 드러내는 편은 아니었다. 항공산업 선진화를 이룬 공이 여러 가지 논란에 가려진 비운의 경영자”라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장 저평가된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라고 했다.○ 안전 강조한 항공 선구자 고인은 25세에 대한항공에 입사해 정비, 자재, 기획, 정보기술(IT), 영업 등 주요 항공 실무 업무를 두루 거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관련 법규를 줄줄 외울 정도로 전문성이 뛰어났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보고하면 혼쭐이 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조 회장은 특히 안전을 강조했다. 한 번은 안전 관련 실수가 발생하자 임원들을 불러놓고“안전에 있어서는 이익을 생각하지 말라. 절대 원칙을 희생하지 말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현재 대한항공 조종사가 되기 위한 최소 비행시간은 다른 항공사보다 3배 이상 높은 1000시간이다. 이 기준은 조 회장이 만들었다. 과감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가 오자 자체 소유한 항공기 98대를 판 뒤 다시 임차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새로운 기종 27대를 구매하기도 했다. 불황이 끝나면 호황이 올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조치는 나중에 새로운 노선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 회장은 또 한국 항공업계의 목소리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항공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회 위원 활동 이력 등으로 인해 대한항공은 올해 IATA 연차총회를 개최하는 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업 뛰어넘은 민간 외교관 조 회장은 1970년 미국 유학 중 귀국해 군에 입대했다. 강원 화천군 소재 육군 제7사단 비무장지대에서 복무했고, 11개월 동안 베트남에 파병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평소 “군복무 3년 동안 국가에 대한 소명의식이 많이 생겼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 회장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비롯한 스포츠 외교와 문화 교류를 아낌없이 지원해 온 총수로 꼽힌다. 특히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을 맡은 1년 10개월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110명 중 100명을 만나기도 했다. 아프리카 위원을 설득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새 노선을 취항하고, 미주 국가들과는 항공기 구매 협력을 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확정된 뒤 2014년엔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2016년 5월 사퇴했지만 조직위원회에 파견한 대한항공 직원들을 불러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파견 직원들에게 “한 치의 동요도 없이 올림픽 성공을 위해 당당하고 소신껏 행동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을 듣고 “조직위원장 재임 시에 고인의 헌신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에 크게 이바지했다”며 애도했다.○ ‘갑질 논란’ 얼룩진 마지막 5년 하지만 말년은 불운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진해운이 경영난에 직면하자 고인은 2013년 구원투수로 나서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지만 2017년 결국 청산 수순을 밟았다. 2014년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지난해엔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사건’ 논란이 불거졌고, 아내의 ‘갑질’ 논란까지 연거푸 터지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지난달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20년 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변종국 bjk@donga.com·김현수 기자}

    •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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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폐질환으로 별세…향년 70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미국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장례 및 운구 일정은 미정이다. 조 회장은 1949년 3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선진 조중훈 회장에 이어 2003년 한진그룹 회장자리에 올랐다. 조 회장은 엔진 정비 하나도 직접 챙길 정도로 꼼꼼한 경영 스타일로 대한항공을 세계 최고 항공사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댓글로 경영을 지시할 정도로 섬세한 경영스타일로 유명했다. 워낙 업계에 대해 해박해 직원들이 제대로 공부를 안 하고 보고를 들어갔다가 크게 혼났다는 일화도 다수 전해진다. 2018년 기준 대한항공 매출액은 12조6512억 원으로 조 회장이 대한항공 회장에 취임하기 전해인 1998년(4조5854억 원)보다 3배 가량 늘어났다. 보유 항공기 대수는 113대에서 166대로, 취항국가 및 도시는 27개국 74개 도시에서 44개국 124개 도시로 성장했다. 조 회장은 국내외 영향력을 바탕으로 올림픽 유치에 앞장서기도 했다. 해외 여러 국가에 취항을 하면서 대한민국을 알리는 외교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 항공업계 UN이라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주관사로 대한항공이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 물류 항공업계에서는 조양호 회장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3년 ‘형제의 난’ 이후 그룹이 갈라지고 한진해운마저 파산하면서 물류업계의 명성은 많이 흔들렸다. 특히 최근 ‘땅콩회항’ 및 ‘물컵사건’ 등 자녀들이 각종 사건을 일으키며 그동안의 공적을 갉아먹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에도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조 회장이 가진 지분 약 16%를 어떻게 상속하는지에 따라 현재 불거진 경영권 갈등이 더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으로 상속세를 내고 주식을 방어하지 못하면 오너가의 지분이 상당히 낮아질 수 있고, KCGI 등 사모펀드들이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

    •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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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루라이드 효과’ 현대기아車, 1분기 美 SUV점유율 8% 급가속

    현대·기아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국 시장에서 올해 1분기(1∼3월) 시장점유율 8%를 넘어섰다. 7년 만에 가장 높은 점유율로 미국시장에서 SUV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현대·기아차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두 회사는 1분기 미국 자동차시장 SUV 부문에서 총 15만5082대(현대차 7만5971대, 기아차 7만9111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8%를 넘어섰다. 현대·기아차의 1분기 전체 차량 판매량 중 SUV 판매 비중도 53.8%에 달했다. SUV 판매 비중이 전체 차량에서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기아차의 SUV 판매 비중은 2013년 30.9%에서 지난해 49.7%까지 꾸준히 늘어왔지만 절반 이상을 넘은 적은 없다. 특히 현대차의 미국 SUV 시장점유율은 3.9%로 2000년 처음으로 싼타페를 미국에 선보인 이후 가장 높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세단까지 합친 현대·기아차 전체 차량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각각 3.8%, 3.4%로 총 7.2% 수준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SUV가 소형부터 대형까지 라인업을 갖추면서 미국 시장에서 반등의 기회를 찾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17년에 소형SUV인 코나가 나오기 전까지 사실상 중형SUV 싼타페와 준중형SUV 투싼만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2007년 대형SUV인 베라크루즈를 내놨지만 5만 대가량 팔리는데 그쳤다. 기아차도 소형SUV 쏘울과 중형SUV인 쏘렌토와 스포티지밖에 없어 구색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기아차가 2017년 소형SUV 니로에 이어 올해 2월엔 대형SUV 텔루라이드를 선보였다. 텔루라이드는 본격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에만 미국에서 5395대가 팔렸다. 현대차도 2017년 소형SUV 코나에 이어 올해 하반기엔 대형SUV 펠리세이드를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차 출시로 SUV 선택 범위가 넓어지면서 점유율 강화 효과가 났다”며 “차량 가격도 경쟁 모델에 비해 10∼20% 정도 저렴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SUV보다는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와 쏘나타 등 세단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연비가 좋은 중소형 세단 중심의 판매 전략은 현대·기아차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미국 시장의 자동차소비 트렌드는 SUV로 급격히 이동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패밀리카와 짐을 싣는데 특화된 SUV로 소비흐름이 이동했지만 현대·기아차는 이런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는 전년보다 0.1% 성장에 그친 9249만 대에 그칠 전망이다. 자동차 공유경제의 성장과 중국의 판매부진 속에 유럽 시장의 경기불황마저 가시화되면 자동차 수요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으로 경기 상황이 좋은 미국에서 SUV 차량 라인을 늘려야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세단을 거의 없애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대·기아차는 세단은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 위주로 가고 SUV에 좀 더 힘을 싣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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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변종국]‘자동차 박물관’ 된 서울모터쇼

    지난달 29일 열려 7일 폐막한 ‘2019 서울모터쇼’는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모터쇼가 열린 10일 동안 63만8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과거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지나친 노출의 레이싱 모델들은 확 줄고 어린이들을 위한 자동차 안전 체험과 다양한 경품 행사가 늘면서 가족 단위의 행사로 손색이 없었다. 중견 전기차 업체들의 제품과 평소 보기 어려웠던 차량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는 의미도 깊다. 하지만 ‘지속가능하고(Sustainable) 지능화된(Connected) 이동혁명(Mobility)’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당초의 취지가 얼마나 제대로 행사에 반영됐는지는 의문이다.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이자 자동차 업체들의 미래 자동차 기술 각축장이 된 국제가전전시회(CES)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했지만 그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의미다. 이번 행사에서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차량들 전시에 몰두했다. 얼핏 보면 자동차 영업점에서 팔고 있는 자동차를 대거 갖다놓은 전시장에 그쳤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 차량이라며 내놓은 전기차들도 짧게는 한두 달, 길게는 2, 3년 전부터 국내에서 팔고 있는 차들이었다. 차량이 운전자 감정을 읽어내는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업체 직원이 관객 서너 명만 데리고 기술을 소개하고 있었다. 완성차들과 섞여 있다 보니 관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진 것이다. 자동차와 IT를 접목하는 커넥티드와 5세대(5G) 자율주행 등을 선보인 SK텔레콤을 제외하고는 이동통신사들의 참여가 없었던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차라리 모터쇼 주제에 맞는 최신 기술과 차량만 따로 모은 공간을 만들었다면 주제가 돋보이기라도 했을 텐데, 모터쇼가 아니라 자동차 박물관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번 모터쇼에는 총 7종의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가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졌다’는 표현을 쓴 건 이 차를 과연 월드 프리미어로 봐야 하는지 결론 내리지 못하겠어서다. 주최 측은 기아차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을 세계 최초로 내놨다고 했다. 하지만 콘셉트카(개발 중인 차)다. 월드 프리미어라고 소개된 르노삼성의 SUV XM3 인스파이어도 양산을 앞둔 콘셉트카다. 다른 월드 프리미어들도 시제품이거나 기존 차량을 재해석한 차들이다. 올해 초 제네바모터쇼에서 약 70종의 월드 프리미어 차량이 공개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서울모터쇼엔 국산차 업체 6개사, 수입차 업체 14개사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만 대 이상을 판매한 아우디, 폭스바겐이 빠졌고, 미국 브랜드인 포드와 링컨, 캐딜락, 지프도 불참했다. 마세라티를 제외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의 슈퍼카도 볼 수 없었다. 올해 1분기에 쌍용차 신형 코란도와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등이 서울모터쇼 현장에서 최초 공개됐으면 훨씬 보기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완성차 업체 임원은 “업체들이 왜 참석을 안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미 다 공개된 기술들만 나오는, 특별한 것 없는 모터쇼에 누가 참가하려 하겠느냐”며 “수억 원 써가며 부스 만들어서 본전도 못 찾느니 마음 같아선 서울모터쇼에 참석하고 싶지 않은 것이 진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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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찌꺼기가 노다지로… 프리미엄 시멘트-인공어초로 재탄생

    철광석은 억울하다. 철강제품으로 만들어질 때 연료로 석탄이 사용되다 보니 미세먼지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탓이다. 더욱이 검고 붉은색을 띠는 외관 때문에 그런 오해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로 철강제품 제작 과정에서 분진과 철가루가 발생한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철광석이 ‘친환경 자원’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방문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슬래그 저장소는 친환경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철강업계의 미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시설이었다. 25t 덤프트럭 한 대가 원통모양의 슬래그 저장소 아래 정차해 있는 동안 트럭 위로 모래 형태의 슬래그가 쏟아져 나왔다. 슬래그는 석회, 규소, 알루미늄, 칼슘 등이 포함된 자연 상태의 돌과 비슷한 쇠 찌꺼기 덩어리다. 고로에서 철광석을 녹여 쇳물로 만들 때 용광로의 아래쪽에는 철이 모이고 위쪽에는 슬래그가 남는다. 고로에서 만들어진 슬래그는 저장소로 모아서 건조해지면 트럭으로 옮긴다. 철 1t(1000kg)을 만들 때 600∼700kg의 슬래그가 생긴다. 이정엽 포스코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 리더는 “과거에는 버릴 수밖에 없던 슬래그가 지금은 돈이 된다. 그냥 버리면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이고 돈도 버리는 것이다. 철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오해하는데, 철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철강산업 초창기엔 재활용 기술이 없다 보니 슬래그는 그저 쓰레기였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슬래그 활용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지금은 그야말로 금덩어리가 됐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의 슬래그 생산 규모는 약 2650만 t이다. 이 중 포스코가 생산한 물량은 1912만 t으로, 생산된 슬래그는 100% 재활용되고 있다. 슬래그의 82%는 시멘트 산업에 활용된다. 시멘트에 슬래그를 혼합하면 일반 시멘트보다 강도가 높아진다. 일반 시멘트는 채집과 가공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석회석을 섞는다. 하지만 석회석 대신 슬래그를 섞으면 온실가스 배출이 22% 정도 줄어든다. 조경석 포스코 에너지환경기획그룹 상무보는 “지난해 1069만 t의 슬래그를 시멘트 원료로 활용하면서 이산화탄소 839만 t 정도를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친환경 효과에 슬래그 시멘트를 찾는 곳이 늘면서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말 t당 5만8000원 정도였던 슬래그 시멘트는 지난달 말엔 6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슬래그는 해양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한다. 이른바 ‘바다숲 조성’ 사업에 활용되면서다. 포스코는 2011년 슬래그를 활용한 인공어초(트리톤)를 만들었다. 바닷속에 어초를 설치하면 이 속의 칼슘과 철 등 미네랄이 바닷물에 녹아들면서 해조류의 성장 및 광합성을 촉진한다. 또 오염된 퇴적물과 수질을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 지난해에만 인공어초 1418개가 바다숲 조성사업에 사용됐다. 세계자연보전총회(WCC)와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는 포스코를 2012년에 해양생태계 복원에 기여한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슬래그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철강제품 생산의 전 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라이프사이클 어세스먼트(LCA)’를 만들어가고 있다.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 채취에서부터 제조, 수송, 사용, 폐기까지 생산의 전 과정에서 사용되거나 배출되는 연료, 원료, 부산물의 재활용도를 높이는 사업모델이 가시화되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방문한 날 생산관제센터에도 들렀다. 이곳 직원들은 공정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질소, 수소 등 부생가스 현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9개의 홀더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발전설비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 가스는 발전설비의 동력원이다. 이지성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과장은 “특정한 가스가 갑자기 많이 나올 때가 있다. 가스 비율이 유지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럴 땐 서로 ‘빨리 빼자’는 식으로 상의하면서 가스 저장과 배송 현황을 컨트롤 한다”고 했다. 발전설비를 돌릴 때 필요한 만큼 못 보내거나 필요 없는데 많이 보낼 경우에는 가스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항상 긴장해야 한다. 이처럼 부생가스는 이제 오염물질이 아니라 환경을 지키고 돈도 벌 수 있는 자원이 됐다. 부생가스를 제때 채집해 사용하지 못하면 제철소는 따로 전기를 구해와 설비를 돌려야 한다. 전기를 외부에서 사오거나 석탄 발전을 돌려야 한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부생가스의 99.54%를 재활용하고 있다. 다른 철강 회사들이 90∼95%를 재활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셈이다. 이정우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파트장은 “우리의 목표는 부생가스 재활용률을 99.9%까지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석탄 발전을 돌려서 전기를 끌어오는 것이 더 편하고 쌀 수 있다. 하지만 그저 싸다고 환경오염에 앞장서는 기업은 앞으로 생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 시대인 만큼 기술력을 높이는 데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 제철소 있는 포항-광양의 미세먼지, 전국 평균보다 낮아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인근 주거 단지에는 실시간 미세먼지 상태를 알려주는 알림판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이 알림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기 상태를 확인한다. 포스코도 제철소 터와 인근 지역에 대기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포스코는 대기질이 급격히 나빠진 날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집진기 등 방진시설의 가동률을 높인다. 때로는 일부 공정을 중단시키기도 한다. 포스코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대폭 줄이기 위해 2021년까지 1조700억 원을 투자한다고 최근 밝혔다. 우선 질소산화물 배출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선택적 촉매환원(SCR) 설비를 확대할 예정이다. SCR란 철을 만들 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기 전에 질소와 산소 등 유해하지 않은 물질로 전환시키는 설비다. SCR는 질소산화물을 약 65∼85% 줄일 수 있다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또 노후화된 부생가스 발전시설 6기를 2021년까지 폐쇄하고 3500억 원을 투입해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발전시설로 대체할 예정이다. 대기 중으로 여과 과정 없이 배출되는 비산먼지 저감 투자도 이뤄진다. 이를 위해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흩날려 밖으로 나가는 걸 방지하는 밀폐식 구조물인 사일로를 2020년까지 8기 더 설치할 예정이다.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집진기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시켜 실시간으로 집진 상태를 체크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포스코는 2022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약 35%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실 포스코는 매년 설비투자 예산의 10%를 환경 개선에 투자해 왔다. 그 결과 제철소 인근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전국 평균보다도 낮다. 2017년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제철소가 위치한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 지역의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각각 m³당 39μg, 37μg이었다. 이는 전국 96개 시군 평균(45μg)보다 낮은 수치다. 조요찬 광양제철소 환경자원그룹 부장은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지역 주민뿐 아니라 근로자들부터 난리가 나기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할 수가 없다”며 “질소 함량이 낮은 무연탄을 사용해 용광로를 돌리고 차량 2부제에 참여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광양=변종국 기자 bjk@donga.com}

    • 201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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