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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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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재민 5000만명 넘었는데… 시진핑 두 달째 현장 안 찾아[글로벌 포커스]

    중국 남부를 중심으로 6월 초부터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80년 만의 대홍수로 중국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금까지 적어도 158명이 숨졌고, 5481만 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경제 피해 규모는 1444억 위안(약 24조6000억 원)에 달한다. 홍수 피해가 집중된 창장강(長江·양쯔강) 일대의 수량을 조절하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의 수위도 크게 올라가면서 ‘붕괴설’이 확산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도력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중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장기 집권 및 권위주의 통치 방식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한 와중에 홍수까지 겹치자 민심이 흉흉하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체제의 향방이 현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태평성대의 조건 ‘창장강 치수’중국에는 북부 황허(黃河)강, 남부 창장강이란 양대 강이 있다. 창장강 남쪽에 자리한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후베이(湖北),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성 등은 살기 좋은 땅의 상징이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중국인이 창장강을 ‘익하(益河·이로운 강)’, 황허강을 ‘해하(害河·해로운 강)’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장강 일대에는 잦은 범람으로 퇴적물이 풍부하게 쌓인다. 이로 인해 토지가 비옥해지고 식량 생산이 늘어나 이로운 강이란 이름이 붙었다”며 “상당 부분 3모작이 가능한 창장강 일대에서 중국 전체 식량의 40%가 생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남다른 의미를 지닌 창장강의 치수(治水)는 예로부터 지도자의 필수 덕목으로 꼽혔다. ‘물을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중국 고사가 그냥 나온 게 아닌 셈이다. 창장강은 20세기 이후 줄곧 대홍수와 대형 인명 피해에 시달렸다. 원래 범람이 잦고 고온다습한 지역이었는데 온난화 등이 겹치자 강수량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홍수를 막을 시설은 변변치 않아 1931년과 1954년 대홍수 때는 각각 15만 명, 3만 명이라는 엄청난 인명이 희생됐다. 쑨원(孫文), 장제스(蔣介石), 마오쩌둥(毛澤東) 등 중국 근현대 지도자가 창장강 치수를 위해 댐을 지으려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격동의 역사로 다른 현안이 더 급했던 이들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92년에야 당시 리펑(李鵬) 총리 주도로 홍수 방지, 수력발전, 항만 물류 등의 이점을 내세워 싼샤댐 건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환경 파괴, 문화재 수몰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장화 신고 달려간 장쩌민 vs 안 보이는 시진핑이번 홍수로 흉흉해진 민심을 더 자극하는 것은 아직까지 피해 현장을 찾지 않은 시진핑 주석의 태도다. 창장강 대홍수가 발생했던 1998년 여름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현장으로 곧장 달려갔다. 장 주석은 후베이성 징저우(荊州) 등을 시찰하며 주민들을 격려했다. 그해 9월로 예정됐던 일본 방문 일정도 연기한 채 수해 복구에 매달렸다. 2007년 창장강에서 또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역시 피해가 극심했던 충칭(重慶) 등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이들 대부분은 장화를 신고 수해 현장에 나타났다. 직접 메가폰을 잡고 복구 작업을 독려했으며 피해를 입은 허름한 농가를 찾아 이재민을 껴안고 위로했다. 이를 단순한 사진 찍기용 행사로만 보기는 어렵다. 대형 자연재해 때는 치자(治者)에게 모든 비난이 쏠릴 수밖에 없으며, 민심을 다독이는 것이 최우선임을 본능적으로 알았기에 장화 착용 등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시 주석은 지난 두 달간 홍수에 관한 지시를 불과 두 번 내렸다. 그는 6월 28일과 지난달 12일 “방재에 힘쓰라”는 원론적 언급만 했다. 샤밍(夏明) 미 뉴욕시립대 교수는 미국의소리(VOA)에 “시 주석이 현장을 찾지 않는 것은 그가 코로나19, 미중 갈등, 홍콩 문제로 혼란스러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지난달 6일에야 구이저우성 장커우(江口)현을 찾았다. 당국은 리 총리의 굽 있는 신발에 진흙이 묻은 사진을 공개했지만 홍수 직후 현장을 찾았던 전임 지도자에 비해 현장 방문 시기가 늦었으며, 신발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24일 피해 지역과 정반대 지점인 동북부 지린(吉林)성을 찾았다. 그는 옥수수 표준화 생산기지와 농기계 회사 등을 방문해 증산을 독려했다. ‘샤오캉(小康) 사회’(전반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위한 민생 챙기기 일환이라지만 초유의 홍수 피해를 입은 남부를 외면하고 동북부부터 찾았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옥수수 생산기지 방문을 세계 패권 및 미국산 농산물 수입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행보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불만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강준영 센터장은 “서구에 ‘중국이 얼마든지 홍수 피해를 수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겠지만 피해 주민 입장에서는 ‘물난리로 다 죽게 생겼는데 저게 뭐냐’고 반발할 수 있다”며 “자연재해를 지도자발 인재(人災)로 치부하는 동양 정서를 간과했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올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할 때도 후베이성 우한(武漢) 방문을 미루다 3월 10일에야 우한을 찾았다. 우한의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1월 말 우한을 방문한 사람 역시 그가 아닌 리 총리였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시 주석이 대형 재해 와중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소셜미디어에는 리 총리가 시찰 중 빗길에 미끄러지는 동영상이 등장했다가 곧 삭제됐다. 얼핏 보면 이번 홍수 현장인 듯 보이나 그가 2014년 8월 지진이 발생한 윈난성을 찾았을 때의 모습이다. 남부를 외면한 듯한 수뇌부 전체에 대한 불만을 일종의 가짜 동영상을 통해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싼샤댐 붕괴설로 더 흉흉한 민심이 와중에 싼샤댐의 붕괴설이 끊이지 않아 민심이 더 동요하고 있다. 이번 홍수로 싼샤댐이 대규모 방류를 계속하면서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등 창장강 하류 대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이 상당하다. 한국어로 ‘삼협’(Three Gorges)인 이 댐은 말 그대로 취탕샤(瞿塘峽), 우샤(巫峽), 시링샤(西陵峽)란 3개 협곡 사이에 위치해 있다. 1994년 착공해 14년간 1800억 위안(약 30조70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만들었다. 최대 저수량은 393억 t으로 미국 후버댐(320억 t)보다 73억 t이 많다. 중국은 매년 6∼8월 장마철에 대비해 5월부터 싼샤댐 방류를 시작했다. 홍수 때 댐이 넘칠 것을 대비해 미리 댐을 적절히 비워 두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 싼샤댐의 상류와 하류에서 모두 홍수가 발생하는 바람에 일종의 진퇴양난에 처했다. 방수량을 늘리면 인구 밀집지역인 하류 지역의 피해가 늘고, 방수량을 줄이면 상류의 피해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싼샤댐의 존립 근거인 홍수 방지 기능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창장강 관리국에 따르면 이날 댐 수위는 162.45m를 기록했다. 홍수 수위인 145m는 오래전 돌파했고 최고 수위인 175m도 약 12m 남겨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댐 설계에 심각한 착오가 있다. 붕괴 위험이 있다”는 유명 댐 전문가 왕웨이뤄(王維洛) 박사의 경고, 댐이 뒤틀린 것처럼 보이는 구글어스 사진 등이 겹치자 주민들의 공포가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까지 등장했다. 영상에는 댐이 무너진 뒤 넘쳐난 물이 시속 100km의 속도로 인근 도시를 휩쓰는 장면이 담겼다. 댐에서 50km 떨어진 후베이성 이창(宜昌)시는 불과 30분 만에 10m 높이의 물에 잠겼다. 300km 거리인 우한도 순식간에 5m 높이의 물에 침수됐다. 당국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이 영상을 속속 삭제하고 있지만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붕괴하면 재앙… 지도력 타격 불가피중국 당국은 줄곧 싼샤댐 붕괴설을 일축하고 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시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이 무너지면 피해가 너무 크다. 절대 붕괴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싼샤댐 건설 후 이 일대의 지진이 빈번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연구팀은 2018년 미 지구물리학회(AGU)에 “댐 수위가 150m 이상이면 인근 지역의 월평균 지진 횟수가 댐 완공 전보다 7, 8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철근 덩어리인 댐, 댐 안에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 지반에 무지막지한 압력으로 작용해 암석층을 깨뜨리고, 이 깨진 지층에서 흘러나온 물이 지표면에 스며들어 단층 활동을 일으켰다는 의미다. 2017년 6월과 같은 해 8월 쓰촨성에서 산사태와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도 댐의 수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시 싼샤댐의 수위는 156m였고 이 단층선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대형 댐인 쯔핑푸(紫坪浦)가 있다. 만에 하나 싼샤댐이 무너진다면 후폭풍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우선 최대 4억∼6억 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명 피해 역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장강 하류 인근의 원자력발전소가 무너지면 한국 일본 등도 방사능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엄청난 양의 강물이 우리나라 해역으로 유입되면 국내 수산 양식업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창장강의 유출량은 평년(초당 4만4000t)보다 배 가까이 많은 초당 8만2000t이다. 2003년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바닷물에 민물이 섞이면 염도가 떨어져 양식 어류 등 어패류가 폐사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현대화의 상징인 싼샤댐이 붕괴설에 시달리고, 홍수에 관한 국민 불만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산당의 무능과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가 창궐한 올해 1분기(1∼3월)에 중국 경제는 분기 성장률을 집계한 1992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6.8%에서 2분기(4∼6월)에 3.2%로 반등하긴 했지만 홍수 피해가 본격화할 3분기(7∼9월)에 다시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정남 교수는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홍수라는 악재를 만나 시 주석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번 사태로 흉흉해진 민심을 다독여야 장기 집권의 틀을 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설 snow@donga.com·조유라 기자}

    • 20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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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싼샤댐 붕괴설로 민심 흉흉한데…시진핑, 피해현장 대신 동부로 달려간 이유는?

    중국 남부를 중심으로 6월 초부터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80년 만의 대홍수로 중국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금까지 적어도 158명이 숨졌고, 5481만 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경제 피해 규모는 1444억 위안(약 24조6000억원)에 달한다. 홍수 피해가 집중된 창장(長江·양쯔강)강 일대의 수량을 조절하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의 수위도 크게 올라가면서 ‘붕괴설’이 확산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도력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중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장기 집권 및 권위주의 통치 방식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한 와중에 홍수까지 겹치자 민심이 흉흉하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체제의 향방이 현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태평성대의 조건 ‘장강 치수’중국에는 북부 황허(黃河)강, 남부 창장강이란 양대 강이 있다. 창장강 남쪽에 자리한 안후이(安徽), 장시(江西), 후베이(湖北),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성 등은 살기 좋은 땅의 상징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한국 속담에 등장하는 강남이 바로 이 창장강 이남을 뜻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중국인이 창장강을 ‘익하’(益河·이로운 강), 황허를 ‘해하’(害河·해로운 강)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장강 일대에는 잦은 범람으로 퇴적물이 풍부하게 쌓인다. 이로 인해 토지가 비옥해지고 식량 생산이 늘어나 이로운 강이란 이름이 붙었다”며 “상당 부분 삼모작이 가능한 창장강 일대에서 중국 전체 식량의 40%가 생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람과 물자가 몰려드는 곡창지대의 특성 상 창장강 그 자체가 중국 전체의 물류 플랫폼 역할도 담당한다. 이렇듯 남다른 의미를 지닌 창장강의 치수(治水)는 예로부터 지도자의 필수 덕목으로 꼽혔다. ‘물을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중국 고사가 그냥 나온 게 아닌 셈이다. 창장강은 20세기 이후 줄곧 대홍수와 대형 인명피해에 시달렸다. 원래도 범람이 잦고 고온다습한 지역이었는데 온난화 등이 겹치자 강수량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홍수를 막을 시설은 변변치 않아 1931년과 1954년 대홍수 때는 각각 15만 명, 3만 명이라는 엄청난 인명이 희생됐다. 쑨원(孫文), 장제스(蔣介石), 마오쩌둥(毛澤東) 등 중국 근현대 지도자가 창장강 치수를 위해 댐을 지으려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격동의 역사로 다른 현안이 더 급했던 이들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92년에야 당시 리펑(李鵬) 총리 주도로 홍수 방지, 수력 발전, 항만 물류 등의 이점을 내세워 싼샤댐 건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환경 파괴, 문화재 수몰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장화 신고 달려간 장쩌민 vs 안 보이는 시진핑이번 홍수로 흉흉해진 민심을 더 자극하는 것은 아직까지 피해 현장을 찾지 않은 시진핑 주석의 태도다. 장강 대홍수가 발생했던 1998년 여름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현장으로 곧장 달려갔다. 장 주석은 후베이성 징저우(荊州) 등을 시찰하며 주민을 격려했다. 그해 9월로 예정됐던 일본 방문 일정도 연기한 채 복구에 매달렸다. 2007년 장강에서 또 홍수가 발생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역시 피해가 극심했던 충칭(重慶) 등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이들 대부분은 장화를 신고 수해 현장에 나타났다. 직접 메가폰을 잡고 복구 작업을 독려했으며 피해를 입은 허름한 농가를 찾아 이재민을 껴안고 위로했다. 이를 단순한 사진찍기용 행사로만 보기는 어렵다. 대형 자연재해 때는 치자(治者)에게 모든 비난이 쏠릴 수밖에 없으며, 민심을 다독이는 것이 최우선임을 본능적으로 알았기에 장화 착용 등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시 주석은 지난 두 달 간 홍수에 관한 지시를 불과 두 번 내렸다. 그는 6월 28일과 지난달 12일 “방재에 힘쓰라”는 원론적 언급만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지난달 6일에야 구이저우성 장커우(江口)현을 찾았다. 당국은 리 총리의 굽 있는 신발에 진흙이 묻은 사진을 공개했지만 홍수 직후 현장을 찾았던 전임 지도자에 비해 현장 방문 시기가 늦었으며, 굽 있는 신발 착용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24일 피해 지역과 정반대 지점인 동북부 지린(吉林)성을 찾았다. 그는 옥수수 표준화 생산기지와 농기계 회사 등을 방문해 증산을 독려했다. ‘샤오캉(小康·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위한 민생 챙기기 일환이라지만 초유의 홍수 피해를 입은 남부를 외면하고 동북부부터 찾았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옥수수 생산기지 방문을 세계 패권 및 미국산 농산물 수입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행보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불만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강준영 교수는 “서구에는 ‘중국이 얼마든지 홍수 피해를 수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겠지만 피해 주민 입장에서는 ‘물난리로 다 죽게 생겼는데 저게 뭐냐’고 반발할 수 있다”며 “자연재해를 지도자발 인재(人災)로 치부하는 동양 정서를 간과했다”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올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할 때도 후베이성 우한(武漢) 방문을 미루다 3월 10일에야 우한을 찾았다. 우한의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1월 말 우한을 방문한 사람 역시 그가 아닌 리 총리였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시 주석이 대형 재해 와중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소셜미디어에는 리 총리가 시찰 중 빗길에 미끄러지는 동영상이 등장했다가 곧 삭제됐다. 얼핏 보면 이번 홍수 현장인 듯 보이나 그가 2014년 8월 지진이 발생한 윈난성을 찾았을 때의 모습이다. 남부를 외면한 듯한 수뇌부 전체에 대한 불만을 일종의 가짜 동영상을 통해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싼샤 붕괴설로 더 흉흉한 민심이 와중에 싼샤댐의 붕괴설이 끊이지 않아 민심이 더 동요하고 있다. 이번 홍수로 싼샤댐이 대규모 방류를 계속하면서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등 장강 하류 대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이 상당하다. 한국어로 ‘삼협’(Three Gorges)인 이 댐은 말 그대로 취탕(瞿塘), 우(巫), 시링(西陵)이란 3개 협곡 사이에 위치해 있다. 1994년 착공돼 14년 간 1800억 위안(약 30조70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만들어졌다. 최대 저수량은 393억t으로 미국 후버댐(320억t)보다 73억t이 많다. 중국은 매년 6~8월 장마철에 대비해 5월부터 싼샤댐 방류를 시작했다. 홍수 때 댐이 넘칠 것을 대비해 미리 댐을 적절히 비워 두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 싼샤댐의 상류와 하류에서 모두 홍수가 발생하는 바람에 일종의 진퇴양난에 처했다. 방수량을 늘리면 인구 밀집지역인 하류 지역의 피해가 늘고, 방수량을 줄이면 상류의 피해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싼샤댐의 존립 근거인 홍수방지 기능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장강 관리국에 따르면 이날 댐 수위는 162.45m를 기록했다. 홍수 수위인 145m는 오래 전 돌파했고 최고 수위인 175m도 불과 12m 남겨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댐 설계에 심각한 착오가 있다. 붕괴 위험이 있다”는 유명 댐 전문가 왕웨이뤄(王維洛) 박사의 경고, 댐이 뒤틀린 것처럼 보이는 구글어스 사진 등이 겹치자 주민 공포가 커졌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까지 등장했다. 영상에는 댐이 무너진 뒤 넘쳐난 물이 시속 100㎞의 속도로 인근 도시를 휩쓰는 장면이 담겼다. 댐에서 50km 떨어진 후베이성 이창(宜昌)시는 불과 30분 만에 10m 높이의 물에 잠겼다. 300km 거리인 우한도 순식간에 5m 높이의 물에 침수됐다. 당국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이 영상을 속속 삭제하고 있지만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붕괴하면 재앙…지도력 타격 불가피중국 당국은 줄곧 싼샤 붕괴설을 일축하고 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시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이 무너지면 피해가 너무 크다. 절대 붕괴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싼샤댐 건설 후 이 일대의 지진이 빈번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연구팀은 2018년 미 지구물리학회(AGU)에 “댐 수위가 150m 이상이면 인근 지역의 월 평균 지진 횟수가 댐 완공 전보다 7,8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철근 덩어리인 댐, 댐 안에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 지반에 무지막지한 압력으로 작용해 암석층을 깨트리고, 이 깨진 지층에서 흘러나온 물이 지표면에 스며들어 단층 활동을 일으켰다는 의미다. 2017년 6월과 같은 해 8월 쓰촨성에서 산사태와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것도 댐의 수압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시 싼샤댐의 수위는 156m였고 이 단층선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대형 댐인 쯔핑푸(紫坪浦)가 위치해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미 2005년 “최대 400t에 이르는 싼샤댐 저수량의 엄청난 무게가 지구 자전축에도 영향을 미쳐 자전축이 약 2㎝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만에 하나 싼샤댐이 무너진다면 후폭풍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우선 최대 4억~6억 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명 피해 역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장강 하류 인근의 원자력발전소가 무너지면 한국 일본 등도 방사능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엄청난 양의 강물이 우리나라 해역으로 유입되면 국내 수산 양식업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장강 유출량은 과거 연 평균(4만4000t)보다 배에 가까운 초당 8만2000t이다. 2003년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바닷물에 민물이 섞이면 염도가 떨어져 어패류와 양식어류가 폐사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현대화의 상징인 싼샤댐이 붕괴설에 시달리고, 홍수에 관한 국민 불만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시진핑 리더십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산당의 무능과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가 창궐한 올해 1분기에 중국 경제는 분기 성장률을 집계한 1992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분기 ―6.8%에서 2분기에 3.2%로 반등하긴 했지만 홍수 피해가 본격화할 3분기에 다시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정남 교수는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홍수라는 악재를 만나 시진핑 주석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며 “이번 사태로 흉흉해진 민심을 다독여야 장기 집권의 틀을 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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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낭’서 14명 확진… 관광객 8만명 대피

    최근 100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방역 우수국’ 평가를 받았던 베트남의 세계적 관광지 다낭에서 지역 감염이 발생했다. 25일부터 다낭 지역에서 신규 감염자가 속속 등장하자 당국은 관광객을 대피시키고 봉쇄를 강화했다. 베트남 영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5∼27일 사흘간 다낭에서 코로나19 환자 14명이 확인됐다. 25일 다낭의 57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다음 날에는 61세 남성과 71세 여성이 연이어 감염됐다. 27일에는 다낭의 의료진 4명을 포함한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고 최근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다낭에서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꽝응아이성에 사는 17세 남성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베트남은 3월 22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하지만 국내 관광객들은 여전히 다낭, 냐짱 등 유명 휴양지로 활발히 여행을 떠나고 있다. 당국은 최근 베트남에 밀입국한 중국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밀입국 브로커 1명을 체포해 조사에 나섰다. 밀입국 단속팀도 꾸려 추가 확산을 막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당국이 국내선 항공기 100여 대를 동원해 다낭에 체류 중인 관광객 8만 명을 인근 11개 도시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낭시는 25일부터 14일간 관광객 방문을 제한했고 30명 이상이 참석하는 모임도 금지했다. 베트남은 2월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27일 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31명이며 아직까지 사망자는 없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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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 우수국’ 평가 받았던 베트남도 비상…다낭 감염자 등장에 ‘긴장’

    최근 100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방역 우수국’ 평가를 받았던 베트남의 세계적 관광지 다낭에서 지역 감염이 발생했다. 25일부터 다낭 지역에서 신규 감염자가 속속 등장하자 당국은 관광객을 대피시키고 봉쇄를 강화했다. 베트남 영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5~27일 사흘간 다낭에서 코로나19 환자 14명이 확인됐다. 25일 다낭의 57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다음 날에는 61세 남성과 71세 여성이 연이어 감염됐다. 27일에는 다낭의 의료진 4명을 포함한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고 최근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다낭에서 남쪽으로 150km 떨어진 꽝응아이성에 사는 17세 남성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베트남은 3월 22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하지만 국내 관광객들은 여전히 다낭, 냐짱 등 유명 휴양지로 활발히 여행을 떠나고 있다. 당국은 최근 베트남에 밀입국한 중국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밀입국 브로커 1명을 체포해 조사에 나섰다. 밀입국 단속팀도 꾸려 추가 확산을 막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당국이 국내선 항공기 100여 대를 동원해 다낭에 체류 중인 관광객 8만 명을 인근 11개 도시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낭시는 25일부터 14일간 관광객 방문을 제한했고 30명 이상이 참석하는 모임도 금지했다. 베트남은 2월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27일 기준 베트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31명이며 아직까지 사망자는 없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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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원주민들 ‘코로나 비극’… 숲 밀어 거대한 묘지로

    “들것 대신 해먹을, 구급차 대신 보트를 사용해 환자를 도시로 이송해도 소용이 없다.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브라질의 아마존 인근 도시가 초기 미국 뉴욕처럼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가장 확산세가 가파른 6개 도시는 모두 아마존 근처에 위치해 있다. 아마존의 ‘코로나 비극’은 아마조나스주 주도인 마나우스에서 시작됐다. 인구 220만 명이 사는 대도시이자 외국 기업이 많은 이곳에서 3월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확인됐고, 이후 인근 도시로 바이러스가 퍼졌다. 마나우스는 숲을 밀고 임시 묘지를 만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열악한 의료 환경과 교통편이 확산세를 부채질했다. 마나우스를 제외한 대부분 시는 어업과 농업을 주로 한다. 치료를 받으려면 마나우스로 가야 하는데, 교통편은 사실상 보트가 유일하다. 한데 좁고 밀폐된 보트에서는 집단 감염을 피할 수 없다. 라우라 크리벨라리 박사는 “3일 동안 한 배에 환자를 포함한 150명이 부대끼며 마나우스로 향했고, 모두가 감염되고 말았다”고 했다. 원주민 사회는 ‘절멸론’이 나올 정도로 위태롭다. 가디언은 “절멸 위기에 처한 원주민 사회를 보호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5만여 명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원주민협회에 따르면 3월 이후 원주민 감염자는 1만8000여 명, 사망자는 570여 명에 달하며 최근 부족 지도자급 2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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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트가 유일한 교통편…브라질 아마존 인근 도시들 ‘코로나 비극’

    “들것 대신 해먹을, 구급차 대신 보트를 사용해 환자를 도시로 이송해도 소용이 없다.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5일 뉴욕타임스(NYT)는 “브라질의 아마존 인근 도시가 초기 미국 뉴욕처럼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가장 확산세가 가파른 6개 도시는 모두 아마존 근처에 위치해 있다. 아마존의 ‘코로나 비극’은 아마조나스주 주도인 마나우스에서 시작됐다. 인구 220만 명이 사는 대도시이자 외국 기업이 많은 이곳에서 3월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확인됐고, 이후 인근 도시로 바이러스가 퍼졌다. 마나우스는 숲을 밀고 임시 묘지를 만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열악한 의료 환경과 교통편이 확산세를 부채질했다. 마나우스를 제외한 대부분 시는 어업과 농업을 주로 한다. 치료를 받으려면 마나우스로 가야 하는데, 교통편은 사실상 보트가 유일하다. 한데 좁고 밀폐된 보트에서는 집단 감염을 피할 수 없다. 로라 크리벨라리 박사는 “3일 동안 한 배에 환자를 포함한 150명이 부대끼며 마나우스로 향했고, 모두가 감염되고 말았다”고 했다. 원주민 사회는 ‘절멸론’이 나올 정도로 위태롭다. 가디언은 “절멸 위기에 처한 원주민 사회를 보호해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5만 여 명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원주민협회에 따르면 3월 이후 원주민 감염자는 1만8000여 명, 사망자는 570여 명에 달하며 최근 부족 지도자급 2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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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방위비 분담 문제 관련 “동맹들 美 공정하게 대우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해외주둔 미군의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동맹들이 적어도 미국을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감축 문제의 연계를 시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을 포함한 동맹들을 향해 방위비 인상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하원 군사위 소속 리즈 체니 공화당 의원을 언급하면서 “리즈 체니는 내가 우리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나라를 터무니 없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전쟁으로부터 적극 빼내온 것에 언짢아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의 이른바 동맹들이 연체된 군사비용 수백억 달러를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들은 적어도 우리를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대폭 인상 압박 및 미군 재배치 검토에 대해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 우려가 나오는 것을 반박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의원은 해외 주둔 미군 병력 철수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 9일 공화당 소속 하원 군사위원회 의원 22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독일 주둔 미군 감축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미 하원도 21일 의회의 승인 없이 주한미군 감축을 불허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2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병력 감축이 (한미) 동맹에 활력을 넣느냐, 아니면 위험에 처하게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그 동맹과 해야 하는 것은 방위비 분담과 우리가 어떻게 동맹에 예산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동시에 향후 75년간의 동맹을 위해 지속가능한 토대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적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 지역 내 상당한 (미군) 주둔이 동아시아 내 미국의 안보 이익을 강력하게 증진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주한미군 감축 검토의 선결조건인 것처럼 언급한 셈이다. 그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한반도에서의 주한미군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한 21일 발언을 언급하며 “그(에스퍼 장관)는 대통령에게 감축에 대한 어떠한 권고안을 내거나 특정한 제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재확인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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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자기 리조트에 브리티시오픈 유치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2월 로버트 존슨 4세 주영 미국대사(73)에게 “스코틀랜드에 있는 나의 골프장 턴베리 골프 리조트에서 브리시티오픈이 열릴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대통령직을 사업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대통령의 요구에 루이스 루켄스 당시 주영 부대사는 “부적절한 요청을 들어주면 안 된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존슨 대사는 몇 주 뒤 스코틀랜드 측에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존슨 대사는 세계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창업자의 증손자다. 집권 공화당의 오랜 후원자이며 2017년 11월부터 대사로 재직하고 있다. 1860년 창설된 브리티시오픈은 세계에서 역사가 가장 긴 골프 대회로 ‘디오픈’으로도 불린다. PGA 챔피언십, 마스터스, US오픈과 함께 세계 4대 메이저 골프대회로 꼽힌다. 오랜 역사, 거센 비바람 등 악천후, 속출하는 이변 등으로 4대 메이저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이 대회를 유치하려는 유명 골프장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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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의 반격…노키아-에릭슨 등 유럽 통신기업에 제재 가능성

    영국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사용금지 전선에 속속 합류하자 중국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 유럽 통신기업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상무부가 노키아와 에릭슨이 중국 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은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화웨이 전선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당초 5세대(5G) 통신망 사업의 비핵심 부문에서 일부 화웨이 장비 사용을 허가하기로 했던 영국은 이달 “올해 연말부터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 매입을 전면 금지한다. 이미 들여온 화웨이 장비 역시 2027년까지 모두 철수시킨다”고 밝혔다. 캐나다, 뉴질랜드도 화웨이 배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주요 통신기업 역시 최근 에릭슨과 노키아를 선택했다. 미국 등 서방은 화웨이가 민간 기업의 외피를 두른 사실상의 중국 정보기관이라고 보고 있다. 화웨이가 각국 통신망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어 세계 기밀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제공한다는 의미다. 그간 많은 나라들은 화웨이 장비의 우수성, 서구 통신업체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 등으로 미국의 거센 압박에도 화웨이 장비를 써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탄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논쟁 등이 겹쳐 전 세계적으로 반중 정서가 거세지자 반(反)화웨이 노선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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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탄조끼 입은 래퍼 웨스트, ‘美 대선’ 첫 유세전서…“낙태, 제한적 합법화”

    19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 위치한 한 이벤트센터.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43)가 방탄조끼를 입고 등장했다. 머리 뒷부분에는 ‘2020’이라는 문구를 새겼다. 웨스트는 청중들을 무대 위로 초청해 교육 불평등, 경찰 폭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독백 형식의 연설을 시작했다. USA투데이, AP통신 등은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웨스트가 이날 첫 선거 유세활동을 펼쳤다고 전했다. ABC뉴스는 “(2주 된 그의 유세가) 성숙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지지했고, AP통신은 “장황한 독백”이라고 혹평했다. 웨스트는 낙태, 종교, 성소주자, 저작권 등 다양한 이슈를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을 낙태하려 했던 사연과, 딸의 낙태를 고민했던 이야기를 전하며 “낙태는 제한적으로 합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낙태는 합법이 돼야 하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러면 낙태를 막을 수 있다”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모두 100만 달러를 줘야 한다”고 했다. 마리화나에 대해서는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웨스트는 미 방송 스타인 킴 카다시안과 결혼하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신을 믿고 우리의 비전을 통일하며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면서 출마를 선언했다. 웨스트는 트위터를 통해 후보 등록이 마감되지 않은 주의 등록을 위한 서명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명을 ‘버스데이 파티(Birthday party)’으로 짓겠다고 하는 등 언행으로 ‘홍보용 출마’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ABC뉴스에서 “웨스트 같은 이들이 투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관심이 없는 무당파나 흑인 밀레니얼 세대의 투표권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신을 믿고 우리의 비전을 통일하며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면서 “나는 미국 대통령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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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무 “디즈니-애플, 돈 좇아 중국 노리개 노릇”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애플과 디즈니 등 미 대기업의 친중 성향을 강력 비판했다. 미 정부의 압박 속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제럴드 루돌프 포드 대통령박물관에서 “미 대기업이 단기 이익을 좇아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kowtowing). 디즈니와 애플 등이 중국 노리개(pawn)가 됐다”고 비판했다. 바 장관은 미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를 거론하며 “중국 정부가 정교한 감시 및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만리방화벽’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애플은 “중국 정부가 홍콩 민주화 시위 취재에 불만을 표하자 중국 앱스토어에서 뉴스 앱 ‘쿼츠’를 삭제했다. 중국 공산당이 우리의 개방성을 악용해 시민사회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즈니도 도마에 올랐다. 중국이 디즈니의 영화 상영을 금지하자 상하이 디즈니랜드 관리권을 중국에 넘겼고, 그 결과 디즈니 캐릭터를 베낀 중국판 테마파크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에 대해선 영화 ‘월드워Z’에서 ‘중국에서 시작한 바이러스…’라는 대사를 삭제한 점을 거론하며 “할리우드는 알아서 중국에 맞춰서 일하기 때문에 중국은 따로 검열할 필요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바 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미 기업인을 이용해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에 이용당해) 자신도 모르게 외국 대리인 등록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법은 타국 정부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 개인과 단체로 하여금 반드시 법무부에 이를 등록하고 6개월마다 재정 상태 등을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법무장관까지 대중 공세에 나선 것은 중국 공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TSMC는 16일 “5월 15일부터 화웨이에서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과거 주문을 받은 일부 제품의 납부가 끝나면 9월 14일 이후 화웨이와의 거래가 완전히 단절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5월 15일 “미국의 기술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해외 반도체 기업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때 반드시 사전 승인을 받으라”며 사실상 화웨이 납품을 금지했다. 이 제재안의 유예 기한이 바로 9월 14일이다. 미 CNBC에 따르면 TSMC는 화웨이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의 98%를 생산한다. 그간 화웨이는 칩 설계만 맡고 생산은 TSMC에 의존해 왔던 터라 각종 신제품 출시에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차이신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 ‘메이트40’ 스마트폰 시리즈를 출시하기로 했지만 생산 및 출시 일정이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역시 이날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화웨이,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미국 내 장비 및 서비스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장비를 쓰는 미국 통신업체들이 이를 다른 장비로 대체할 수 있도록 의회에 기금 지원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202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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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공산당원 美 입국금지설에 격앙…“단교보다 나빠, 1972년 냉전시대 회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원의 입국 금지를 검토한다는 15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이 거세게 반발했다. 미 UPI통신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보도가 사실이면 중국 인민에 맞서는 것”이라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공산당의 지도력 아래 발전을 이뤄왔다”며 “어떤 국가, 개인, 세력도 중국 인민의 선택을 부정할 권리가 없으며 중국 사회주의 전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관영 환추시보는 NYT 보도를 두고 “미국이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들의 입국을 금지하려는 것은 단교보다 엄중한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신치앙(信强) 푸단대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의 결정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이성적이다. 이 조치로 인한 손해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수십년 간 지속된 양국 관계가 교류가 끊겼던 1972년 냉전 시대로 회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약 37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의 비자의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했을 때도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 신장위구르 자치구 탄압, 남중국해 팽창 등을 이유로 미국이 이에 연루된 중국 관료를 제재하겠다고 압박할 때도 ‘단교’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체제 핵심인 공산당이 공격받자 극도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산당 제재를 사실상의 체제 전복 시도로 여기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 공산당원은 약 9200만 명이며 이들의 가족까지 합하면 2억7000만 명에 달한다. 15억 중국 인구의 약 18%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말 입국 제재를 가할 지는 불확실하다. 2018년 기준 연 30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입국자 중 누가 공산당원인지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 역시 단교를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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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 화웨이에 납품 중단 美 요구 들어줬다…신제품 출시 난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화웨이 거래 중단을 줄곧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구를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간 화웨이는 반도체 칩 설계만 맡고 생산은 TSMC에 의존해왔던 터라 각종 신제품 출시에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TSMC는 16일 “5월 15일부터 화웨이에서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과거 주문을 받은 일부 제품의 납부가 끝나면 9월 14일 이후 화웨이와의 거래가 완전히 단절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5월 15일 “미국의 기술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해외 반도체 기업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때 반드시 사전 승인을 받으라”며 사실상 화웨이 납품을 금지했다. 이 제재안의 유예 기한이 바로 9월 14일이다. TSMC가 이 날짜에 맞춰 공식 결별을 선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TSMC는 5월 “120억 달러(약 14조4000억 원)를 투자해 미 서부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 2021년 건설을 시작해 2024년부터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역시 미국 내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CNBC에 따르면 TSMC는 화웨이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의 98%를 생산한다. AP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유사한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이다. 업계에서는 고가 스마트폰에 필요한 고성능 AP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TSMC와 한국 삼성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차이신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 ‘메이트40’ 스마트폰 시리즈를 출시하기로 했지만 생산 및 출시 일정이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일단 AP 생산을 대만 미디어텍에 의뢰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TSMC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운드리 역시 중국 SMIC가 대안으로 거론되나 역시 TSMC와 기술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역시 이날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화웨이, 또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미국 내 장비 및 서비스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장비를 쓰는 미국 통신업체들이 이를 다른 장비로 대체할 수 있도록 의회에 기금 지원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이설 기자 snow@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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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37% vs 바이든 52%

    11월 3일 미국 대선이 약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율이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5%포인트 뒤졌다는 조사 결과가 15일 발표됐다. 다급해진 트럼프 캠프는 곧바로 선거대책본부장을 교체했다. 퀴니피액대가 이달 9∼13일 전국 유권자 12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전반적인 지지율은 바이든 후보가 52%, 트럼프 대통령이 37%를 각각 기록해 격차는 15%포인트로 나타났다. 이 기관의 지난해 10월 조사 이후 최대치로 벌어진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치적으로 자랑해온 경제 분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5%포인트 앞섰다. ‘경제를 누가 더 잘 운영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0%의 응답자가 바이든 후보를, 45%가 트럼프 대통령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는 답은 36%에 그쳤다. 지지율 30%대는 올 들어 최초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60%에 달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NBC 여론조사에서도 51%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40%)을 눌렀다. 한 달 전 같은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7%포인트였던 것보다 4%포인트 더 벌어졌다. ‘대선의 승부처’로 평가되는 경합 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우세하다. 미 CNBC 방송은 15일 6개 경합 주에서 ‘체인지 리서치’와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49%의 지지율로 43%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6개 주에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약 19%(102명)가 걸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6개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눌렀고 여세를 몰아 백악관에 입성했다. 올해 3, 4월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6개 주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처, 인종차별 항의 시위 여파 등으로 6월부터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래드 파스케일 선대본부장을 빌 스테피언(42)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스테피언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캠프 등에서 활약한 선거 전문가로 2016년 8월 트럼프 캠프에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 민주당 소속인 제프 밴드루 뉴저지 하원의원의 당적을 공화당으로 옮기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며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파스케일 전 본부장은 지난달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의 흥행 참패로 신임을 잃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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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가 올린 ‘곰돌이 푸’ 사진에 中 누리꾼 발끈…무슨 일?

    “단순한 반려견 사랑” vs “중국 조롱”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이 올린 한 장의 사진을 두고 중국 누리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15일 반려견이 곰돌이푸 인형과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린 뒤 ‘머서와 머서가 좋아하는 장난감들!’ 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문제는 곰돌이 푸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별칭이라는 점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푸 놀잇감이 등장하는 사진을 통해 시 주석과 중국 누리꾼들을 에둘러 비아냥댄 게 아니냐는 것. 영국 BBC는 “폼페이오는 중국 누리꾼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중국 누리꾼들은 검열 때문에 지도자의 이름을 언급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그들을 약 올리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려견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중국어로 ‘개’는 종종 공격적인 사람이나 국가를 지칭할 때 사용된다. 또 중국 내에서 ‘개’는 미국과 폼페이오 장관을 지칭하는 별칭으로 쓰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반려견이 푸 인형과 함께한 사진은 미국이 중국을 가지고 놀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BBC는 전했다. 시 주석은 2013년 미국 방문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공개된 이후 곰돌이 푸라는 별명을 얻었다. 누리꾼들은 푸와 티거(호랑이 캐릭터)가 걷는 장면과 두 정상이 함께한 사진을 비교했다. 중국은 이후 푸가 등장하는 영화의 상영을 금지하는 등 검열을 강화하기도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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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진보 상징’ 긴즈버그 대법관, 코로나 의심 증세로 입원 치료

    ‘미국 진보의 아이콘’ 루스 긴즈버그 연방대법관(87·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로 입원했다. CNN 등은 14일 연방대법원이 “그가 어젯밤 발열과 오한 등으로 입원했다. 당분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대장, 췌장, 폐 등 각종 암 수술을 받았다. 올해 5월에도 급성 담낭염으로 입원했지만 사퇴하지 않고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신의 사퇴로 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급속히 보수 우위로 쏠릴 가능성을 우려한 탓으로 풀이된다. 종신직인 대법관 9명 중 현재 보수 성향은 5명, 진보 성향은 4명으로 엇비슷하다. 하지만 긴즈버그가 물러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성향 대법관을 또 임명하면 보수 6명, 진보 3명이 돼 보수 쪽으로 무게 추가 크게 기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50대 보수 성향의 백인 남성인 닐 고서치와 브렛 캐버노를 잇따라 대법관으로 발탁했다. 미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인 긴즈버그는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법관에 뽑혔다. 150년간 남자 생도만 받은 버지니아 군사학교의 여성 입학을 허가하고,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판결을 주도해 특히 젊은층의 열광적 지지를 얻고 있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각종 서적과 영화는 물론이고 그의 이름을 새긴 티셔츠, 종이컵 등도 등장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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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부로 깜짝 등장한 ‘얼굴없는 예술가’ 뱅크시

    얼굴 없는 예술가로 불리는 영국의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런던 지하철에 나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작품을 남겼다. 뱅크시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에는 청소원 차림의 남성이 등장한다. 지하철에 오른 그는 승객들에게 자리를 비켜 달라고 부탁한 뒤 스프레이와 붓으로 지하철 곳곳에 낙서를 남긴다. 마스크를 쓴 쥐, ‘마스크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쥐, 재채기한 쥐가 흩뿌린 비말 등을 그려 넣었다. 또 지하철 문이 열리면 ‘난 봉쇄당했다’, 문이 닫히면 ‘다시 일어설 것이다’라는 문구가 나타나도록 작업했다. 영국 BBC 등은 밀폐된 공간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막으려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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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개발 성공?…모더나 “초기 임상시험 45명 전원에 항체 형성”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시험 결과 시험 대상자 전원에서 항체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27일 백신 개발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1단계 임상시험 결과를 국제적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공개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mRNA-1273)에 대한 1단계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전원(18~55세 성인 45명)에게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시험 참가자 45명을 15명씩 세 그룹으로 나눠 백신 후보 물질을 각각 2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100μg, 250μg씩 투여한 뒤 격리해 관찰했다. 28일이 지난 뒤 2차 투여했고, 2주 뒤 ‘25μg 그룹’에서 코로나19 완치자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 고용량 투여 그룹에선 더 높은 수준의 항체가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소 8명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화(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도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모더나는 5월 이 같은 결과의 예비 결과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일부 참가자는 피로·두통·오한·근육통 등을 호소했지만 모더나는 경미한 수준으로 심각한 부작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정말 좋은 소식”이라며 “연구 데이터를 볼 때 해당 백신이 아주 충분한 수준의 중화항체를 유도할 수 있는 게 명확하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현재 600명을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7일부터는 미 전역 87개 연구시설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 개발의 최종단계인 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구는 2022년 10월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그 전에 예비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 보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13일 언론과의 전화회견에서 “올해 여름이 끝날 즈음 백신을 활발히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항체 형성 소식이 알려진 후 모더나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16% 이상 급등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관련주들의 주가도 급등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유전자 진단시약 및 유전자 치료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로 파미셀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5.20%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선 모더나 임원이 비상근 사내이사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이비프로바이오와 모더나 지분을 일부 가진 바른손이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았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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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진보 진영 대모’ 긴즈버그 대법관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입원

    미국 법조계 ‘진보의 대모’로 통하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87)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14일 미 CNN에 따르면 캐서린 아버그 연방대법원 대변인은 이날 “긴스버그 대법관이 어젯밤 발열과 오한 등 증상을 보여 워싱턴의 한 병원에 입원했으며, 오늘 새벽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 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편안하게 쉬고 있으며, 며칠 동안 병원에서 정맥 항생제 치료 등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고령 연방대법관인 그의 건강 상태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그가 복귀하지 못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으로 대법관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 9명으로 구성된 대법원은 현재 보수 5명, 진보 4명이지만, 보수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잇따라 진보적 판결을 내리면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2017년 닐 고서치, 2018년 브렛 캐버노 등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잇달아 임명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지난 2009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고 2014년에는 심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2018년에는 폐암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지난해 8월에는 췌장의 종양 제거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2019년 1월과 11월에는 건강 문제로 대법원에서 열린 구두변론에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긴즈버그의 쾌유를 바란다. 그는 내게 좋은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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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쓴소리 부메랑?… 美최고 전염병 전문가 해임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후 줄곧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해 온 ‘미스터 쓴소리’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80·사진)이 해임 위기에 놓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부실 대응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파우치 소장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파우치 소장이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관장하는 백악관 태스크포스(TF)의 핵심 인물임에도 지난달 2일 이후 한 달 넘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최소 두 달간 파우치 소장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브렛 지루아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이날 NBC방송에 “파우치가 실수를 많이 했다. 그가 올해 1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고 3월에는 마스크 착용에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폭스뉴스, 그레이TV 등에 등장해 “좋은 사람이지만 실수를 많이 했다. 나는 파우치와 의견이 다르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에도 ‘파우치를 해고해야 한다’는 다른 트위터 사용자의 글을 리트윗했다. 1940년 뉴욕에서 태어나 코넬대 의대를 졸업한 파우치 소장은 1968년 미 국립보건원(NIH)에 입성하며 공무원이 됐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인 1984년 전염병연구소장을 맡았고 36년간 6명의 대통령을 거쳤다. 의료 전문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관한 각종 위험한 발언을 일삼자 이를 공개적으로 반박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이름을 새긴 옷, 컵 등이 등장했고 배우 브래드 피트 역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그를 흉내 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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