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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최승호·박성제 사장 시절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개발 펀드에 투자했다가 투자금 105억 원 전액을 손실 본 것으로 드러났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이를 감독해야 할 MBC 최대 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MBC로부터 투자금 전액을 날린 뒤에야 사실을 보고받았고, 문책을 요구하지도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이 11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2019년 임원회의에서 여의도 사옥 매각 대금 4849억 원을 부동산 대체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등 적극 운용키로 결정했다. MBC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MBC는 그해 7월부터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건설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105억 원을 투자했다. 계약에는 채무자인 리조트 개발업체가 선순위 채권자인 JP모건에 자산을 넘길 경우 나머지 채무는 갚지 않아도 된다는 ‘DIL(Deed in Lieu)’ 조항도 있었다. ‘중순위 채권자’인 MBC 입장에선 전액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초고위험 투자’였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결국 리조트 개발업체가 2020년 6월 사업을 포기하면서 MBC는 전액을 잃게 됐다. 감사원은 MBC가 부동산 대체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총자산의 8%가 넘는 1905억여 원에 달하는 만큼 나머지 투자 건에서도 손실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방문진은 MBC가 투자금 105억 원을 전부 날린 2021년 2월까지도 부동산 대체투자 사실을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MBC 및 자회사 관계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를 전달했다.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한 방문진 관계자에 대해서도 감사원법 위반 등으로 참고자료를 보냈다. 방문진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치적 목적으로 위법하게 시작된 감사”라며 “국민감사 청구 시에는 대상 기관의 ‘법령 위반’이나 ‘부패 행위’가 있어야 하나 적시되지 않아 국민감사 요건을 갖추지 못해 기각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MBC도 이날 감사원이 지적한 미국 리조트 펀드 투자와 관련해선 “상품의 중요 규정을 설명하지 않은 채 판매한 증권사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 1심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한국 독자들이 제 소설을 통해 눈물을 크게 한바탕 쏟아내길 바랍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꾸준히 다뤄온 대만 작가 천쓰홍(陳思宏·천쓰훙·48)은 신간 ‘67번째 천산갑’(민음사)의 국내 출간을 맞아 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 초 국내에 소개된 그의 대표작 ‘귀신들의 땅’(민음사)이 1만5000부가량 팔리며 대만 문학 붐을 일으킨 지 8개월 만이다. 그는 ‘귀신들의 땅’으로 2020년 대만의 양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금장상 문학부문상과 금전상 연도백만대상을 모두 거머쥐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차 처음 방한한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눈물은 결코 창피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억압받는 모든 이들은 제 책을 통해 크게 울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과 비슷한 근현대사를 가진 한국 독자들에겐 책의 의미가 남다를 것”이라고 했다. ‘귀신들의 땅’이 국민당 독재 시절 ‘백색테러’로 뒤얽힌 대만의 비극적인 역사를 조명했다면 ‘67번째 천산갑’에서 그는 성소수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보다 전면에 내세웠다. 대만에서 동성애자 남성과 이성애자 여성의 우정을 뜻하는 ‘게이미(Gay蜜)’를 그렸다. 주인공 ‘그’와 ‘그녀’는 6세 때 처음 만나 가부장제에서 혹독한 억압을 견뎌내며 성인이 돼 우연히 재회한다. 이후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며 여정을 함께한다. 천쓰홍은 “주인공들이 가부장제의 보편적인 남녀 관계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는 가장 인간적인 관계”라고 설명했다. 제목의 ‘천산갑’은 ‘그’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작가가 어린 시절 대만의 산을 오르며 종종 봤던 동물인데 유독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고. 멸종위기종인 천산갑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방법이 없어 동그랗게 몸을 말거나 굴을 파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는데 사회적 차별과 억압에 취약한 이들을 상징한다. 천쓰홍은 ‘귀신들의 땅’이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12개 언어로 번역되는 등 국제적으로 성공한 작가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거듭 ‘실패자’라고 불렀다. 그는 “성공한 기업가가 돼 고향에 금의환향하는 기분과는 조금 다르다”며 웃었다. 대만에서 동성혼이 법제화됐지만 동성애자를 배척하는 사회적 풍토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거주 중인 그는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뒤 일부 대만인들로부터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아직 제가 책을 통해 해야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배우로도 활동 중인 그는 이번 방한 중 한국의 성소수자와 작가들로부터 “좋은 작품을 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독재, 성차별 등 억압을 겪고 자란 한국인과 대만인의 정서는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출간 후 제가 해방감을 느낀 것처럼 한국 독자들도 제 책을 통해 더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70세 이상 0.5표 공약을 실현하겠습니다!” 2044년 대한민국. 제27대 총선을 앞두고 ‘젊은당’은 70세 이상 노인의 투표권을 1표에서 0.5표로 조정하겠다는 파격적 공약을 내놓는다. 초고령사회 한국에선 70세 이상 유권자가 압도적으로 늘어난 상황. 청년층은 점차 소외당하니 불공정한 1인 1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 세대 표심을 잡느라 혈안이 된 젊은당에 젊은층은 뜨거운 지지를 보낸다. 반면 노인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반발한다. 외신도 “한국이 인구, 민주주의와 관련한 급진적 정치실험 중”이라고 보도한다. 한국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꽤 도발적인 상상으로 포문을 연 저자는 “‘노인 0.5표’는 현 시점에선 황당무계한, 노인 차별적 발상”이라면서도 20년 후에도 마냥 발칙한 발상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 것인지 반문한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로 20년 뒤 한국에선 노인 인구가 청년 인구의 2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이라도 세대 간 대립을 완화할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암울한 미래를 피하기 힘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로 지금이 세대 갈등을 돌파할 ‘골든타임’이라는 것. 한국 사회와 인권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진단해 온 사회학자인 저자는 신간에서 세대 갈등을 화두로 던졌다. 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은 사회비평서다. 얼핏 한때 유행한 ‘MZ세대 설명서’ 부류의 뻔한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직접 강단에서 학생들과 만나며 느낀 통찰이나 사례들을 적절히 들면서 무거운 주제를 쉽게 풀어썼다. 난해한 제목을 풀어보면 ‘생(生)’ ‘존(zone)’ ‘십(ship)’이다. 각각 우리의 삶, 나와 타인을 구분 짓는 물리적·정신적 공간, 관계 맺기를 의미한다. 한국에선 어딜 가든 보이지 않는 칸막이를 만들고, 일정한 마인드세팅과 관계 맺기를 강요한다는 게 저자의 시각. 21세기 한국인은 ‘생존십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3장에서 다루는 ‘노(NO)키즈존’ ‘노(NO)시니어존’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의도와 상관없이 특정 집단을 일반화해 배제하는 건 명백한 차별이라는 사실이다. 유독 한국에서 ‘노○○존’이 성행하는 것은 세대 간 사안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태도에 따른 것이다. 저자는 대안으로 ‘노(NO)’ 대신 외국의 ‘전용(ONLY)’ 사례를 제시한다. ‘성인 전용 공간’이나 ‘청년 전용 공간’ 등으로 표현만 달리해도 세대 갈등을 부추기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세대 갈등은 어느 정도 필연적이다. 인류는 새로운 세대의 출현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세대 갈등이 심한 건 ‘외부 호명’ 방식으로 세대 정체성이 형성된 영향도 있다. 세대 정체성이 당사자들과 상관없이 외부 세력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 저자는 “기성세대가 가치관을 정당화하는 목적으로 MZ세대론을 전파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분석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텔레그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삭제를 요청한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 25건을 모두 지운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램은 방심위에 전용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는 등 성범죄 영상물 차단을 위한 핫라인 구축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3일 방심위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동아시아 지역 관계자의 공식 이메일 서한을 통해 “최근 한국 당국이 자사 플랫폼에서 불법 콘텐츠를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며 “한국 당국으로부터 접수된 신고를 성실하게 처리해 왔으나 현재와 같은 상황 전개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사과한다”며 “한국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을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램은 세계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의 온상으로 꼽혀 왔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데다 메시지가 암호화돼 유통 경로 추적이나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방심위가 텔레그램에 영상물 차단 및 삭제를 요청해도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성범죄 영상물 확산을 막는 데 역부족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방심위는 텔레그램이 이번에 제공한 전용 이메일을 통해 삭제 요청한 콘텐츠를 텔레그램이 지웠는지를 즉각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별도로 소통이 가능한 채널로 이메일 주소를 제공받은 건 전향적인 성과로 평가한다”며 “이를 시작으로 향후 더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스무 살에 보디빌더로 데뷔해 역대 최연소 ‘미스터 유니버스’ 타이틀을 얻고, 영화배우로 세계적 명성을 얻더니 정치인으로 변신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까지 오른다.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이야기다. 정계에서 은퇴한 뒤 기후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며 성공적 커리어를 쌓고 있는 그가 60년간 지켜온 7가지 철칙을 풀어낸다. 그가 내세운 7가지 원칙은 △비전의 힘을 믿어라 △스스로 정한 경계를 과감히 허물어라 △완벽을 추구하라 △당신의 꿈을 세상에 보여줘라 △인생의 기어를 과감히 바꿔라 △영원한 학생이 되어라 △당신의 쓸모가 세상을 빛나게 하라다. 으레 성공한 이들이 내놓는 다소 뻔한 메시지처럼 들릴 법한 내용이다. 하지만 각 내용에 얽힌 그의 사적인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보디빌더로 활동할 땐 하루에 1만8000kg씩 바벨을 들었다. 배우 시절엔 암벽 등반하는 장면 촬영을 위해 팔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도전하는 분야마다 성공적 인생을 사는 듯했던 그도 “약 10년 전 밑바닥까지 추락했다”고 회고한다. 한때 가정부와 불륜을 저지르고 혼외자를 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상은 그를 향해 “끝났다”며 손가락질했다. ‘불륜남’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며 진행 중이던 영화 작업 등도 줄줄이 무산됐다. 그는 “인생의 가장 밑바닥은 아직 오지 않은 거였다. 내 세상을 무너뜨린 건 내가 저지른 일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럼에도 그는 “고통은 성공의 기회”라며 털고 일어났다. 팬데믹 기간 중 그의 동기 부여 강연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것이 우연한 기회가 됐다. 현재 자기계발 전문가이자 기후환경 운동가로 세계인들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영감을 전하고 있다. 저자는 오스트리아 출신 이민자로 미국에서 성공한 ‘아메리칸 드림’의 아이콘으로도 불린다. 그가 말하는 진짜 성공은 뭘까. “성공이란 남에게 쓸모 있는 삶입니다.” 원제는 ‘Be Useful’(쓸모 있는 사람이 돼라). 그의 부친이 습관처럼 내뱉던 인생 조언이었다고 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KBS 현직 이사들이 방통위의 신규 이사 임명 처분의 효력을 멈춰 달라며 신청한 집행정지 사건에서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앞서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신임 이사 임명에 제동을 걸었던 재판부에 이번 신청이 재차 배당되자 공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통위는 2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에 기피 신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법률대리인단은 “재판부는 방통위가 2인으로 구성돼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한 것이 방통위법의 입법 목적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나 이는 국회가 3인을 추천하지 않아 발생한 방통위 구성의 파행 책임을 외면한 것”이라며 “이전 사건에서 임기 만료된 이사들의 업무수행권을 인정하며 집행정지를 인용했으나 이는 임기 만료 이사의 업무수행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대법원 판례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결론적으로 위 판사들이 관련 사건에서 보여준 판단을 근거로, 이 사건에서도 같은 예단을 가지고 불공정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기피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 현 이사진 측은 “방통위가 MBC 소송에선 기일 연기로 절차를 지연시키려 하더니 이번엔 기피 신청으로 위법한 이사 임명 상황을 유지하려 한다”며 “결정이 날 때까지 신임 이사회의 업무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6일 법원은 야권 성향 방문진 현직 이사들이 신청했던 집행정지를 인용해 방통위 의결의 효력을 정지했다. 이에 이튿날 야권 성향의 현직 KBS 이사 5명은 방통위의 신임 이사 추천과 윤석열 대통령 재가의 효력을 멈춰 달라며 방통위를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딥페이크 성 범죄물이 주로 유통되는 텔레그램 등에 영상 삭제를 신속히 요청할 수 있도록 국제적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딥페이크 성 범죄물 모니터링 인력도 2배 이상 확충할 방침이다.류희림 방심위원장은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급속도로 확산 중인 딥페이크 음란물, 성범죄물 관련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텔레그램과 페이스북,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과 긴밀한 협의체를 구성해서 신속한 삭제 및 차단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방심위에 따르면 불법 성 범죄물의 주요 유통경로인 해외 플랫폼 및 SNS 사업자의 경우 e메일, 공문 등으로 시정 요구 및 자율적 규제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현재 단계보다 더 빠르게 상시 소통이 가능하도록 면대면 소통 협의체도 마련해 불법 영상물 등의 국내 확산을 최대한 신속하게 막겠다는 것이다. 방심위에 따르면 현재 국제적으로 글로벌온라인안전규제기관네트워크(GOSRN), 국제인터넷핫라인협회(INHOPE) 등 해외 인터넷, 통신 관련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다. 방심위는 해당 네트워크에서 국내 텔레그램 내 딥페이크 성 범죄물 유통 문제를 핵심 의제로 거론하고, 국제적 공조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방심위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해 방심위는 불법 성 범죄물이나 마약·도박 관련 게시물 관련 텔레그램 측에 총 161건의 시정요구를 의뢰했다. 이 중 160건은 최종적으로 삭제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텔레그램 측이 즉각적으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시일이 오래 걸린 경우도 많은 데다 심의 기준도 일관적이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됐다. 모니터링 인력도 대거 확충된다. 류 위원장은 기존 6명인 방심위 내 성 범죄물 모니터링 인력을 즉각 12명으로 늘리고 향후 전담 인력을 추가 확충하겠다고도 밝혔다. 또 방송심의에 집중된 방심위 내 400여 명의 모니터링 인력을 디지털 성범죄 관련 심의 부문에 재배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현재 관련 인력은 70여 명 수준이다. 필요 시 경찰 등 전문 인력의 파견 근무도 추진할 방침이다.방심위는 27일부터 홈페이지에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 신고 전용 배너를 별도로 설치했으며, 온라인 신고뿐만 아니라 방심위 디지털 성범죄 신고 전화 기능도 강화해 상담원이 24시간 접수 및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류 위원장은 “최근 딥페이크 합성 기술을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대학과 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심지어 초등학교까지 유포됨으로써 우리 사회를 정조준해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며 “딥페이크 성범죄가 근절되도록 국민들도 엄중한 감시자이자 신고자로서 방심위와 함께해달라”고 밝혔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KBS 현직 이사들이 2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로 의결한 새 이사진 구성이 무효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전날 법원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신임 이사 6명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데 이어 KBS 이사진 구성도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KBS 김찬태, 류일형, 이상요, 정재권, 조숙현 등 야권 이사 5명은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 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료를 통해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법적으로 보장할 합의제 행정기구인데 대통령이 지명한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단 2명만이 새 이사를 추천한 것은 법적 정당성이 없는 원천 무효 행위”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달 31일 회의를 열어 방문진 이사 6명의 임명안을 가결하고, KBS 이사 11명 중 7명을 여권 몫으로 추천했다. KBS 이사 임명권을 가진 윤 대통령은 이튿날인 1일 방통위가 추천한 이사진 임명안을 재가했다. 법원이 KBS 이사들의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방통위가 추천한 KBS의 새 이사진도 본안소송 전까지 임기를 시작할 수 없다. 임기가 이달 31일까지인 이사진은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 본안 판결까지 임기가 연장된다. 앞서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박선아 이사는 “방통위가 새로 임명한 방문진 이사진에 대한 임명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 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이 26일 이를 인용하면서 기존 방문진 이사진이 본안소송 판결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여야는 법원 결정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전방위로 비판 성명을 내며 대응했다. 원내대책회의 공개 발언을 비롯해 당 미디어특위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각각 성명과 기자회견문을 배포했고, 대변인도 2번이나 논평을 냈다.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법원 결정은 ‘임기가 끝난 이사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새롭게 임기를 시작할 이사들의 이익은 희생해도 좋다’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한 결론이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원 결정을 환영하며 “방통위를 정상화하고 공영방송 이사진을 새로 뽑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인 체제의 불법성과 이사 선임 과정의 절차적 하자에 대한 법원의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자유 탄압과 방송 장악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 확산 문제가 커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텔레그램 측과 ‘핫라인’을 구축해 신속한 확산 방지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대응책 마련이 본격화되고 있다. 방심위는 27일 실·국장 회의에서 이를 비롯한 사건 대책을 논의했고, 향후 음란물의 신속한 차단에 집중할 계획이다. 텔레그램에 게시물 시정 요구 등을 할 때 주로 e메일을 통해 협조 요청을 해 시정 조치까지 며칠씩 걸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핫라인’을 구축해 시간 단축을 하겠다는 것. 아울러 방심위는 이번 딥페이크 음란물 확산 사태와 관련해 즉각 중점 모니터링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전자심의를 활용해 24시간 내 성적 허위 영상물에 대한 시정 요구를 하고, 중점 모니터링 과정에서 적발된 악성 유포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도 2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특별 집중 단속에 나선다. 27일 서울경찰청은 딥페이크 관련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이는 학교나 학생을 상대로 한 범죄가 퍼졌을 때 경찰이 관련 주의사항을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하면 시교육청은 산하 학교들로 전파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전날(26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딥페이크 피해 및 가해 현황을 파악해 달라”란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학생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타인의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올리거나 전송하지 않도록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학교에 안내해 달라”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성가족부는 불법 딥페이크 성범죄 합성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여가부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로 피해 상담을 신청해 달라”고 말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텔레그램 기반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및 유포 사건이 대학가 단체 대화방 등에서 확산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긴급회의를 소집해 강력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방심위는 27일 실·국장 회의를 소집해 딥페이크 음란물 확산 사태와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즉각 중점 모니터링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전자심의를 활용해 24시간 내 성적 허위영상물에 대한 시정요구를 하고, 중점 모니터링 과정에서 적발된 악성 유포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방심위 홈페이지에 기존 ‘디지털 성범죄’ 신고 배너 외에도 ‘딥페이크 음란물 피해’ 신고 전용 배너도 신설할 방침이다. 아울러 성범죄물이 집중 유포되는 온라인 플랫폼인 텔레그램 측과 이메일을 통해 소통해왔으나 즉시 협의할 수 있는 ‘핫라인’도 개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방심위는 28일 전체 회의를 통해 해당 내용 등을 확정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특히 성적 허위 영상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총 7187건의 시정 요구를 결정했는데, 올해는 7월 말까지 벌써 전년의 90%에 달하는 6434건을 시정 요구를 결정하는 등 유포 범위, 속도가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방심위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 정보는 무한 복제, 유포 등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동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터넷 이용자들이 방심위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최근 한 대학에서 여학생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된 데 이어 비슷한 종류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잇따라 발견돼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일선 중고교에도 유사 사례가 늘어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법원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새 이사 6명을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임한 것에 제동을 걸었다. 방통위가 이른바 ‘2인 체제’로 새 이사를 임명한 것이 적법한지 법원에서 결론이 날 때까지 새 이사 임명을 보류시킨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26일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박선아 이사 등 야권 추천 방문진 현직 이사 3명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신임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여권 추천으로 새로 임명한 이사 6명의 임기는 권 이사장 등이 제기한 이사 선임 취소 소송 1심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법조계에선 1심 판결까지 1년 이상 걸릴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방문진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이사들을 주축으로 당분간 운영된다. 재판부는 방통위가 선임한 새 이사가 그대로 임명된다면 권 이사장 등이 나중에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본안소송 심리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을 감안하면 권 이사장 등이 승소하더라도 직무를 수행하지 못해 입은 손해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사) 임명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여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의 ‘2인 체제’가 방문진 이사 선임안 의결을 강행한 것도 법원에서 정당성을 다퉈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인의 위원으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것은 방통위법이 추구하는 입법 목적을 저해하는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신청인들이 본안소송을 통해 2인 위원 심의·의결에 의한 임명처분의 적법 내지 위법 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결정으로 방통위는 MBC 경영진 교체 등 현안 처리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현재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법원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항고하면 서울고법이 집행정지 인용 여부를 재차 심리하게 된다. 이날 법원 결정에 국민의힘은 “행정기관(방통위) 결정이 사법부에 의해 침해됐다.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는 판결”이라고 반발했고, 대통령실은 “항고심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방송 쿠데타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조능희 전 MBC플러스 사장 등 방문진 이사에 공모했다 탈락한 3명이 같은 취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은 기각했다. ‘文정부 방문진’ 체제 최소 1년 유지될듯… MBC경영진 교체 제동법원, MBC방문진 새 이사 임명 제동본안 소송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려… 現이사들, 임기 끝났지만 직무수행‘여권 3:야권 6’ 구도로 되돌아가법원, ‘2인 방통위 의결’ 문제 지적… 일부 “이진숙 탄핵심판에도 영향”법원이 26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신임 이사 6명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여권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임명을 필두로 드라이브를 걸었던 MBC 경영진 교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방통위는 즉각 항고 의사를 밝혔지만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때 주로 임명된 방문진 이사들이 이미 임기가 종료됐지만 그때까지 직무를 지속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돼 주요 현안을 놓고 여야의 충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MBC 경영진 조기교체 어려워져 방문진법에 따르면 새 이사가 오지 않을 경우 기존 이사들이 임기 종료 후에도 이사직을 계속 수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 문재인 정부 때 임명돼 이달 12일 임기 만료된 이사 9명은 법원의 본안소송 판결까지 임기를 지속한다. 지난달 31일 방통위의 여권 몫 이사 6인 선정으로 방문진은 여야 6 대 3의 구도를 갖게 됐지만, 이번 법원의 결정을 통해 기존대로 여야 3 대 6 상황으로 돌아가게 된 것. 법원은 방통위의 이른바 ‘2인 체제’ 구성 및 의결의 위법성에 다툴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방통위 2인 위원들의 심의·의결에 의한 임명처분의 적법 내지 위법 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다”며 “방통위 측이 제출한 자료 및 심문 결과만으로는 합의제 기관의 의사형성에 관한 전제조건들이 실질적으로 충족되었다거나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여권은 KBS에 이어 MBC에 대한 공영방송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 있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방문진 이사 교체 후 2026년 2월까지 임기인 안형준 MBC 사장에 대한 해임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불투명하게 됐다.● 방통위 ‘2인 체제’ 논란 격화될 듯 헌법재판소가 다음 달 3일부터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탄핵심판 절차에도 돌입하는 가운데 이날 법원 결정이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은 탄핵소추 의결 당시 2인 체제에서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한 점을 핵심 이유로 들었는데 법원도 ‘방통위 2인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26일 결정에서 “단지 2인의 위원으로 피신청인에게 부여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것은 방통위법이 추구하는 입법 목적을 저해하는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2인 위원 체제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방통위는 즉시 항고 의사를 밝혔다.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 임명처분 효력 집행정지 사건 결정 관련 내용과 이유 등을 검토해 즉시 항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원 결정 관련 질의에 “본안에 대한 부분은 아직 판단이 이뤄지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면서도 항고를 통해 위법성을 따져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온 ‘방통위 2인 체제’의 변화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은 21일 “민주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2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진숙 위원장이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직무 정지 상태이고 김태규 부위원장 1명만 남은 상태에서 여야 2 대 2, 4인 체제를 만들어 극한 대치를 격화하고 식물 방통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절차는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방통위 업무 일부 차질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EBS 이사 추천안 의결, 연말에는 MBC 재허가 심사계획 마련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해 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방금 나온 그 노래 뭐지?’ 귓가를 강렬하게 때리는 ‘끌리는 노래’의 기준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리듬에 몸부터 반응하고, 다른 누군가는 멜로디를 따라 흥얼댄다. 유독 가사를 곱씹으며 경탄하는 이도 있고, 보컬 한 명의 목소리에 평생 푹 빠져 있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 좋은 노래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다른 이유는 뭘까. 그리고 우리의 개인적인 음악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신간은 끌리는 노래들의 비밀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낸 책이다. 저자 수전 로저스는 전설적인 팝 가수 프린스의 앨범 ‘퍼플 레인’의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했고, 현재는 미국 버클리음대 심리음향학과 교수다. 프린스로부터 ‘듣는 능력’을 인정받아 음악 산업에 뛰어든 뒤 평생 음악 프로듀싱, 녹음, 소리 연구에 천착했다. 공저자는 대중에게 과학을 쉽게 소개하는 다양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는 개인의 청취 경험을 분석할 수 있는 틀로 7가지 항목을 제시한다. 진정성 사실성 참신성을 ‘미적 차원’으로, 멜로디 가사 리듬 음색을 ‘음악적 차원’으로 각각 분류한다. 막연히 좋다고 생각한 노래들을 각 항목에 맞게 떠올려 보면 독자들 각자가 어떤 음악 취향을 갖고 있는지, 어떤 항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스스로 발견할 수 있다. 각 항목에 따라 저자가 정리한 플레이리스트를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음계의 조화를 설명하는 화성학, 가사에 반응하는 신경과학, 멜로디가 달팽이관을 타고 흐를 때 발생하는 생물학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다소 이해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음반 프로듀서로 업계에서 일하며 겪은 내부자들의 이야기와 고민, 에피소드, 장르별 감상법 등이 적절히 담겨 있어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미국 음악 시장이나 2000년대 이전 미국 가요에 대한 배경 지식이 풍부하다면 조금 더 쉽게 읽힐 듯하다. 음악과 음악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가이드로도 손색이 없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국회 청문회 도중 “민주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2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곧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국민의힘이 추천할 방통위원 1명도 국회서 함께 의결해달라”며 대응에 나섰다. 방통위는 위원장과 방통위원 4명을 포함한 5인 체제 합의제 행정기구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상임위원 3명은 여야가 각각 1명과 2명을 추천한다.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당은 “비정상적 2인 체제를 끝내고 방통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점을 야당 몫 2명 위원 추천 이유로 내세웠다. 반면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진숙 위원장이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직무 정지 상태이고 김태규 부위원장 1명만 남은 상태에서 여야 2 대 2 4인 체제를 만들어 극한 대치를 격화하고 식물 방통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방통위가 본래의 기능을 찾는 게 급선무”라면서도 “2 대 2 구도를 만들어 방통위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것인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野 “방통위 정상화해야” 최 위원장은 이날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3차 청문회’를 위해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공모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민주당 몫의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 2명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해주고 방통위원들이 공영방송 이사를 재추천(선임)하기를 기대한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후보로는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장윤미 변호사,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박선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여당이 자당 몫 상임위원 한 명을 함께 추천하더라도 이 위원장이 직무 정지 상태인 만큼 여야 간 2 대 2 구도가 돼 의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위원 1명을 국회에서 함께 의결해 줄 거냐”고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민주당 추천 위원 2인이 임명되고 나면 국민의힘 추천 의원 1인도 당연히 본회의에서 의결할 것”이라며 “최소한 4명의 방통위원이 모인 상태에서 방문진 이사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與 “이진숙 탄핵안부터 철회하라” 최형두 의원은 “이 위원장의 탄핵심판 종결과 함께 5인 체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직무 정지 상태를 풀어 방통위 상임위를 여야 2 대 2 구도가 아닌 여야 3 대 2 구도인 5인 체제로 되돌리자는 이야기다. 국민의힘은 “위원장을 탄핵해 놓고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은 말장난이자 정치 공세”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진정으로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당장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부터 철회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의도와 추천 상임위원 등을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여권은 민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한 의도가 이달 26일까지 결론이 나올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임명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판결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방통위 2인 체제’를 만든 당사자가 민주당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고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김효재 직무대행과 김현 위원이 임기 만료로 퇴임한 뒤 민주당의 탄핵 추진과 자진 사퇴 등이 반복되면서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만 있는 ‘2인 체제’로 유지돼 왔다. 방통위는 올 하반기에 EBS 이사 임명, MBC 등 일부 지상파 재허가 등의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가 늦어지거나 상임위원 임명이 늦어질 경우 연말에 예정된 EBS 이사 임명 등이 해를 넘기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국회 청문회 도중 “민주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2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곧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국민의힘이 추천할 방통위원 1명도 국회서 함께 의결해달라”며 대응에 나섰다.방통위는 위원장과 방통위원 4명을 포함한 5인 체제 합의제 행정기구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상임위원 3명은 여야가 각각 1명과 2명을 추천한다.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 여부를 결정한다.민주당은 “비정상적 2인 체제를 끝내고 방통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점을 야당 몫 2명 위원 추천 이유로 내세웠다. 반면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진숙 위원장이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직무 정지 상태이고 김태규 부위원장 1명만 남은 상태에서 여야 2대 2 4인 체제를 만들어 극한 대치를 격화하고 식물 방통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방통위가 본래의 기능을 찾는 게 급선무”라면서도 “2 대 2 구도를 만들어 방통위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려는 것인지 살펴볼 예정”라고 말했다.● 野 “방통위 정상화해야” 최 위원장은 이날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3차 청문회’를 위해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공모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민주당 몫의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며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 2명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해주고 방통위원들이 공영방송 이사를 재추천(선임)하기를 기대한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후보로는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장윤미 변호사,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박선아 방송문회진흥회 이사 등이 거론된다.민주당은 여당이 자당 몫 상임위원 한 명을 함께 추천하더라도 이 위원장이 직무 정지 상태인 만큼 여야 간 2대 2 구도가 돼 의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추천 위원 1명을 국회에서 함께 의결해 줄 거냐”고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민주당 추천 위원 2인이 임명되고 나면 국민의힘 추천 의원 1인도 당연히 본회의에서 의결할 것”이라며 “최소한 4명의 방통위원이 모인 상태에서 방문진 이사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與 “이진숙 탄핵안부터 철회하라”최형두 의원은 “이 위원장의 탄핵심판 종결과 함께 5인 체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직무 정지 상태를 풀어 방통위 상임위를 여야 2대 2 구도가 아닌 여야 3대 2 구도인 5인 체제로 되돌리자는 이야기다.국민의힘은 “위원장을 탄핵해 놓고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은 말장난이자 정치 공세”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진정으로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당장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부터 철회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라며 민주당의 의도와 추천 상임위원 등을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여권은 민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한 의도가 이달 26일까지 결론이 나올 방통위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임명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판결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방통위 2인 체제’를 만든 당사자가 민주당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고 했다.방통위는 지난해 8월 김효재 직무대행과 김현 위원이 임기 만료로 퇴임한 뒤 민주당의 탄핵 추진과 자진 사퇴 등이 반복되면서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한 위원장과 부위원장만 있는 ‘2인 체제’로 유지돼왔다. 방통위는 올 하반기에 EBS 이사 임명, MBC 등 일부 지상파 재허가 등의 현안을 처리해야하는 상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헌재 탄핵 심판 선고가 늦어지거나 상임위원 임명이 늦어질 경우 연말에 예정된 EBS 이사 임명 등이 해를 넘기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TV 수신료 분리 징수 등으로 재정악화에 처한 KBS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무급휴직을 추진한다. 두 차례 희망퇴직 및 특별 명예퇴직에 이어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20일 KBS에 따르면 2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전사적 무급휴직’ 시행안을 논의한다. 시행안에 따르면 무급휴직은 신청자에 한하며, 대상은 KBS 일반직 직원 전원이다. 휴직 기간은 2개월로 올 10~11월이나 올 12월~내년 1월 중 선택할 수 있다. 다음 달 2일부터 13일까지 신청을 받고 이르면 10월 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무급휴직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 아니어서 이날 이사회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으면 의견 수렴을 거쳐 세부 계획안을 확정할 전망이다.KBS는 올해 종합예산안에서 수신료 수입이 지난해보다 약 2600억 원 급감해 적자가 143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무급휴직 등 인건비 절감을 통해 재정난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박민 KBS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로 3000억 원대 누적 적자가 예상된다”며 방만 경영 개선을 강조했다.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통해 “사측은 무급휴직 관련 안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며 “낙하산 박민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경영위기를 핑계 삼아 구조조정 단계를 밟고 있다”고 반발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한국신문협회는 신문의 사회적 기능과 저널리즘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신문홍보 영상 공모전’ 및 ‘신문홍보 만화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영상 공모전에서는 신문의 사회적 가치와 특장점, 관련 에피소드를 주제로 한 30∼60초 길이의 세로형 영상을 접수해 심사한다. 국민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개인별로 1개의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협회 웹하드를 통해 제출하면 된다. 만화 공모전에서는 신문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는 4컷짜리 만화를 심사해 선발한다. 초중고생이 대상이며 디지털 작품이나 손으로 그린 작품 등 개인별로 2개 작품까지 협회 이메일로 출품하면 된다. 영상 공모전 대상 수상자 1명에게는 200만 원과 상패를, 우수상 2명에게는 각 100만 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만화 공모전에선 초중고 각 1명씩 3명의 대상 수상자를 선발한다. 100만 원과 상패를 각각 수여하며, 우수상 3명에게도 상금 50만 원과 상패가 각각 주어진다. 공모 기간은 26일부터 다음 달 27일 오후 3시까지다. 수상작은 10월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협회 홈페이지(www.press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세계적인 명배우로 ‘미남 배우’의 대명사로 꼽혀 온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18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대표작 ‘태양은 가득히’(1960년)에서 주인공 톰 리플리 역을 맡아 명성을 얻었으며,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날 AFP에 따르면 고인의 자녀들은 성명을 통해 “세 자녀 알랭파비앵, 아누슈카, 앙토니와 반려견 루보가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린다”며 “고인은 프랑스 두시의 자택에서 가족이 보는 앞에서 평화롭게 임종을 맞았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X에 “그는 스타 그 이상이었다. 프랑스의 기념비적 존재”라고 추모했다. 1935년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태어난 알랭 들롱은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했다. 빼어난 외모로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올랐으며 이후 최고 히트작 ‘태양은 가득히’를 비롯해 ‘한밤의 살인자’ ‘조로’ ‘미스터 클라인’ 등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95년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 2019년 칸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각각 받았다. 2008년 출연한 프랑스 영화 ‘아스테릭스 올림픽’이 마지막 작품이다. 데뷔 초기 미남 배우로 로맨스 영화에서 주인공을 주로 맡던 그는 이후 범죄자 등 악역을 맡으며 이미지 탈피를 시도했다. 프렌치 누아르 영화의 전성기를 연 ‘태양은 가득히’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부잣집 아들인 동창을 살해하고 그의 행세를 하면서 살아가는 주인공 역을 맡았다. 고인은 극 중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모로 주변 사람들을 매혹하는 연기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태양은 가득히’는 맷 데이먼, 귀네스 팰트로, 주드 로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리플리’(1999년)로 리메이크됐다. 이탈리아 명감독들이 연출한 ‘로코와 그의 형제들’ 등에 출연해 이탈리아 영화사에도 적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다. 한때 미국 할리우드 진출을 시도했지만 흥행엔 성공하지 못해 활동 무대를 다시 유럽으로 옮겼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겪은 그는 프랑스 해군에 자원해 1차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전했다. 제대 후 웨이터, 짐꾼 등 여러 일을 전전하다 칸 영화제 참석차 프랑스를 찾은 미국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셀즈닉의 눈에 띄어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는 2018년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로부터 수려한 외모를 물려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어렸을 적 잘생긴 나를 만지려는 사람이 워낙 많아 어머니가 유모차에 ‘눈으로 보고 만지지 마세요’란 문구를 붙여 놓았다”고 회상했다. 2019년 뇌졸중 진단을 받은 후 투병 생활을 이어 오던 고인은 2021년 안락사 찬성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안락사는 가장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생명 유지 장치를 거치지 않고 조용히 세상을 떠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그의 장남 앙토니는 “아버지로부터 안락사에 대한 요청을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프랑스에서 안락사는 불법이기 때문에 고인이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은 낮다. 생전 그는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과 친밀하게 지내는 등 반(反)이민 성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배우 김민희(42·사진)가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수유천’으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17일(현지 시간) 열린 제77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국제경쟁 부문 최우수연기상 수상자 중 한 명으로 호명된 김민희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 당신의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 함께 작업하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수상 후 김민희가 홍 감독의 손을 잡는 모습도 공개됐다. 로카르노 영화제는 지난해부터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성 중립적으로 바꿔 두 명의 배우에게 최우수연기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날 또 다른 최우수연기상은 리투아니아·라트비아 공동 제작 영화 ‘마른 익사’에 출연한 배우 네 명에게 주어졌다. 국제경쟁 부문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은 리투아니아 출신 사울레 블리우바이테 감독의 데뷔작 ‘톡식’이 받았다. 스위스 남부 휴양도시 로카르노에서 매년 8월 열리는 로카르노 국제영화제는 세계 6대 영화제로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작가주의 영화들을 주로 선보였다. 홍 감독은 이 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년)로 황금표범상을 받았고, 2013년에는 영화 ‘우리 선희’(2013년)로 최우수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배우 기주봉, 정재영 등이 과거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세계적인 명배우로 ‘미남 배우’의 대명사로 꼽혀 온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사진)이 18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대표작 ‘태양은 가득히’(1960년)에서 주인공 톰 리플리 역을 맡아 명성을 얻었으며,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이날 AFP에 따르면 고인의 자녀들은 성명을 통해 “세 자녀 알랭파비앵, 아누슈카, 앙토니와 반려견 루보가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린다”며 “고인은 프랑스 두시의 자택에서 가족이 보는 앞에서 평화롭게 임종을 맞았다”고 밝혔다. 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X에 “그는 스타 그 이상이었다. 프랑스의 기념비적 존재”라고 추모했다.1935년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태어난 알랭 들롱은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했다. 빼어난 외모로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올랐으며 이후 최고 히트작 ‘태양은 가득히’를 비롯해 ‘한밤의 살인자’ ‘조로’ ‘미스터 클라인’ 등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95년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 2019년 칸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각각 받았다. 2008년 출연한 프랑스 영화 ‘아스테릭스 올림픽’이 마지막 작품이다.데뷔 초기 미남 배우로 로맨스 영화에서 남주인공을 주로 맡던 그는 이후 범죄자 등 악역을 맡으며 이미지 탈피를 시도했다. 프렌치 누아르 영화의 전성기를 연 ‘태양은 가득히’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부잣집 아들인 동창을 살해하고 그의 행세를 하면서 살아가는 주인공 역을 맡았다. 고인은 극 중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모로 주변 사람들을 매혹하는 연기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태양은 가득히’는 맷 데이먼, 귀네스 팰트로, 주드 로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리플리’(1999년)로 리메이크됐다.이탈리아 명감독들이 연출한 ‘로코와 그의 형제들’ 등에 출연해 이탈리아 영화사에도 적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다. 한때 미국 할리우드 진출을 시도했지만 흥행엔 성공하지 못해 활동 무대를 다시 유럽으로 옮겼다.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겪은 그는 프랑스 해군에 자원해 1차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전했다. 제대 후 웨이터, 짐꾼 등 여러 일을 전전하다 칸 영화제 참석차 프랑스를 찾은 미국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셀즈닉의 눈에 띄어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는 2018년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로부터 수려한 외모를 물려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어렸을 적 잘생긴 나를 만지려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어머니가 유모차에 ‘눈으로 보고 만지지 마세요’란 문구를 붙여 놓았다”고 회상했다.2019년 뇌졸중 진단 후 투병 생활을 이어 오던 고인은 2021년 안락사 찬성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안락사는 가장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생명 유지 장치를 거치지 않고 조용히 세상을 떠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그의 장남 앙토니는 “아버지로부터 안락사에 대한 요청을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프랑스에서 안락사는 불법이기 때문에 고인이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은 낮다. 생전 그는 극우 정치인 장 마리 르펜과 친밀하게 지내는 등 반(反) 이민 성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배우 김민희(42·사진)가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수유천’의 주인공으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17일(현지 시간) 열린 제77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국제 경쟁부문 최우수연기상 수상자 중 한 명으로 호명된 김민희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 저는 당신의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 함께 작업하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수상 후 김민희가 홍 감독의 손을 잡는 모습도 공개됐다. 로카르노 영화제는 지난해부터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성 중립적으로 바꿔 두 명의 배우에게 최우수연기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날 또 다른 최우수연기상은 리투아니아·라트비아 공동제작 영화 ‘마른 익사’에 출연한 배우 네 명에게 주어졌다. 국제 경쟁부문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은 리투아니아 출신 사울레 블리우바이테 감독의 데뷔작 ‘톡식’이 받았다. 스위스 남부 휴양도시 로카르노에서 매년 8월 열리는 로카르노 국제영화제는 세계 6대 영화제로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작가주의 영화들을 주로 선보였다. 홍 감독은 이 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로 황금표범상을 받았고, 2013년에는 영화 ‘우리 선희’(2013)로 최우수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배우 기주봉, 정재영 등이 과거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