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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사망자가 800명에 육박하는 미국 뉴욕 주에서 정치적 맞수인 민주당의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학교 휴교’ 문제로 다시 충돌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11일(현지 시간) 오전 “현재 휴교 중인 약 1800개 뉴욕시 공립학교는 학기가 끝나는 6월까지 계속 휴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3시간 뒤인 쿠오모 주지사는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의 견해일 뿐”이라며 학교 통제는 자신에게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장이 주지사와 사전 상의를 하지 않았다. 발표 몇 분 전 주지사에게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문자 메시지로 알렸다”고 전했다. 이튿날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법적 권한이나 관할이 아니라 도적적 문제”라며 한발 물러섰으나 “학교가 (새로운 학기기 시작하는) 9월까지 닫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6월에 우리가 무엇을 할지 모른다”고 맞받아쳤다. 두 지자체장은 2014년 더블라지오 시장 취임 이후 사사건건 충돌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더블라지오 시장의 부자 증세 계획을 반대했다. 이들은 눈 폭풍 중 뉴욕시 지하철 운행 여부, 사슴 안락사 문제, 비닐봉투 규제 등을 두고도 충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에도 앙금은 사라지지 않았다. NYT는 “뉴욕주에 첫 환자가 발생한 다음 날인 3월 2일부터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선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오후에 열던 코로나19 기자회견도 오전 쿠오모 주지사 기자회견 바로 앞으로 옮겼다. 뉴욕포스트는 “병원선 ‘컴포트’ 호가 뉴욕 항에 입항하던 날에도 두 사람의 따로 함정을 찾았다”고 전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이 지난달 ‘자택 대피령’을 요청하자, 쿠오모 주지사는 이를 일축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며칠 뒤 이름만 다른 ‘뉴욕 주 일시멈춤’ 명령을 내렸다. 이달에도 공공장소에서 얼굴 가리개 착용을 두고 두 사람은 이견을 보였다. 뉴욕주 코로나19 환자는 8236명이 늘어 18만8694명이 됐다. 사망자도 758명이 증가해 9385명으로 늘었다. 뉴욕 시 환자도 10만3208명으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당 소속 두 지자체장이 맞부딪히며 ‘정치적 거리두기’ 행보를 보이자 학부모, 교사 등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자치구청장은 트위터에 “나는 치명적인 팬데믹의 와중에 하찮은 치고받기를 위한 시간도, 인내심도 없다”며 “주지사와 시장은 허튼소리 그만하라”고 일침을 놓았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포로수용소, 정신병동, 노숙인 쉼터 등 기피시설이 들어섰던 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북동쪽의 하트섬. 길이 1.6km, 폭 530m의 이 외딴섬은 150년간 무연고 시신을 안치하는 묘지로 사용돼 왔다. 이 섬이 최근 뉴욕시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참상을 알리는 상징적인 현장이 됐다. 뉴욕포스트는 9일(현지 시간) “뉴욕시가 하트섬의 무연고 묘지에 코로나19 희생자들을 매장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 속 현장은 참혹하다. 흰색 방호복과 마스크로 무장한 작업자 10여 명이 40여 개의 소나무관을 층층이 쌓아 묻고 있다. 관 위에는 펜으로 쓴 이름이 적혀 있다. 평소에는 인근 라이커스 아일랜드 교도소의 재소자들이 이 섬에서 일주일에 약 25구의 무연고 시신을 매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재소자 대신 민간 계약업자들이 시신 매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시 교정국에 따르면 시신 매장 횟수도 주 5일, 하루 20구씩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만에 1900명 증가하면서 1만6697명으로 집계돼 스페인(1만5547명)을 넘어섰다. 세계에서 이탈리아(1만8279명)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다. 뉴욕주는 미국 내에서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심하다. 4, 5일 신규 사망자가 600명 선을 밑돌면서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사망자 수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8일에는 하루 최다인 79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7067명으로 늘어났다. 뉴욕시의 누적 확진자는 8만7725명, 사망자는 4778명에 이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전 뉴욕시의 하루 평균 사망자는 158명이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9·11(테러) 때 2753명의 생명을 잃었는데 이번 위기에서는 7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며 비통해했다. 평소의 2, 3배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뉴욕에서는 시신 안치 시설이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 우선 뉴욕시는 1단계로 병원에 4000구의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40대의 냉동 트럭을 배치했다. 이어 하트섬 등 공동묘지나 공원 등에 시신을 매장하는 2단계 대책에 착수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번 주 초 하트섬을 시신 매장 장소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레디 골드스타인 뉴욕시장 대변인은 “하트섬은 수십 년간 무연고 시신을 묻는 데 이용됐다”며 “앞으로 이 기준에 맞는 코로나19 사망자들이 이 섬에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슨 커스틴 뉴욕시 교정당국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만약을 대비해 매장 터 두 개를 새로 팠다”고 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포로수용소, 정신병동, 노숙인 쉼터 등 기피시설이 들어섰던 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북동쪽의 하트섬. 길이 1.6km, 폭 530m의 이 외딴섬은 150년간 무연고 시신을 안치하는 묘지로 사용돼 왔다. 이 섬이 최근 뉴욕시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참상을 알리는 상징적인 현장이 됐다. 뉴욕포스트는 9일(현지 시간) “뉴욕시가 하트섬의 무연고 묘지에 코로나19 희생자들을 매장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 속 현장은 참혹하다. 흰색 방호복과 마스크로 무장한 작업자 10여 명이 40여 개의 소나무 관들을 층층이 쌓아 묻고 있다. 관 위에는 펜으로 쓴 이름이 적혀 있다. 평소에는 인근 라이커스 아일랜드 교도소의 재소자들이 이 섬에서 1주일에 약 25구의 무연고 시신을 매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재소자 대신 민간 계약업자들이 시신 매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시 교정국에 따르면 시신 매장 회수도 주 5일, 하루 20구씩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만에 1900명 증가하면서 1만6697명으로 집계돼 스페인(1만5547명)을 넘어섰다. 세계에서 이탈리아(1만8279명)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다. 뉴욕주는 미국 내에서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심하다. 4, 5일 신규 사망자가 600명 선을 밑돌면서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사망자 수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8일에는 하루 최다인 79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7067명으로 늘어났다. 뉴욕시의 누적 확진자는 8만7725명, 사망자는 4778명에 이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전 뉴욕시의 하루 평균 사망자는 158명이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9·11(테러) 때 2753명의 생명을 잃었는데 이번 위기에서는 7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며 비통해했다. 평소의 2, 3배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뉴욕에서는 시신 안치 시설이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 우선 뉴욕시는 1단계로 병원에 4000구의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40대의 냉동 트럭을 배치했다. 이어 하트섬 등 공동묘지나 공원 등에 시신을 임시 매장하는 2단계 대책에 착수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번 주 초 하트섬을 임시 시신 매장 장소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레디 골드스타인 뉴욕시장 대변인은 “하트섬은 수십 년간 무연고 시신을 묻는 데 이용됐다”며 “앞으로 이 기준에 맞는 코로나19 사망자들이 이 섬에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제이슨 커스틴 뉴욕시 교정당국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만약을 대비해 매장 터 두 개를 새로 팠다”고 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 최근 확진자들이 늘면서 ‘2차 파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동 제한이나 자택 대피령 등 경제 봉쇄 조치에 대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유럽, 미국 등에서도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 초기 방역 모범 3개국 ‘2차 파동’ 우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 시간) 최근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사례를 조명했다. NYT는 “3개국 중 어떤 나라도 3월까지는 하루 신규 환자가 10명을 넘지 않았다”며 “지난 2주간 상황이 달라져 홍콩과 싱가포르는 하루 발생 신규 환자 수가 연일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이민 노동자 숙소 관련해서 400건 이상이 발생하는 등 해외 환자 유입에 비상이 걸렸다. 대만에서도 신규 환자가 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은 낮은 편이지만 3월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유럽이나 미국에서 귀국하는 유학생 또는 국외 거주자들이 늘어나면서 해외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홍콩 확진자 중 최소 191명이 영국에서 귀국한 유학생이다. 대만 확진자 중 46명이 지난달 중순 영국에서 귀국한 유학생이었다. 홍콩과 대만에서는 3월 초 이집트 단체여행을 다녀온 사람 중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일부 군인들이 프랑스 주둔 중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유입 환자가 증가하자 이들 국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제니퍼 누조 존스홉킨스 전염병 전문가는 “환자 발견, 격리, 추적, 접촉자 관찰, 접촉자 격리 등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환자가 늘어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사망자 스페인 추월…세계 두 번째 중국에서 9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42명의 대부분도 해외 유입 사례로 조사됐다.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에 따르면 전국 해외 유입 사례의 11%가 입국한 국경도시 쑤이펀허 세관을 임시 폐쇄하고 주거구역에 대한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등 주요 발병국의 환자가 다시 늘어나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 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13일까지 예정된 봉쇄 조치를 최소 2주 이상 추가 연장할 예정이다. 전 국민 외출제한령도 내달 3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14만3626명으로 전날보다 4204명 증가했다. 이틀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4000명 선을 넘어선 것이다. 영국에서도 확진자가 6만5077명으로 전날(6만733명) 대비 4344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증상이 악화돼 집중 치료를 받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고 BBC가 전했다. 미국의 사망자는 전날 1만4695명에서 1만6478명으로 증가하며 스페인(1만5447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1만8279명)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아진 것이다. 존스홉킨스대와 CNN에 따르면 9일 오후 7시 반 현재 미국 코로나19 환자는 42만9052명에서 46만1437명으로 증가했다. 뉴욕 주 사망자도 하루 최다인 799명이 증가해 7067명으로 불어났다. 사망자 수가 4, 5일 이틀 연속 600명 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정점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사망자 수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실업자가 3주 연속 급증해 1600만 명을 넘어섰다. 미 노동부는 9일(현지 시간) 3월 다섯째 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가 660만600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3월 셋째 주(15∼21일)와 넷째 주(22∼28일)에는 각각 328만 명, 686만7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불과 3주 동안 1675만3000명의 미국인이 실직했다. AP통신은 “미 노동자의 약 10%가 실직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3월 4.4%였던 미 실업률이 4월에 10%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2조3000억 달러(약 2800조 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종업원 1만 명 이하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소 100만 달러, 최대 2500만 달러를 지원한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의 실업자가 3주 연속 급증해 1600만 명을 넘어섰다. 미 노동부는 9일(현지 시간) 3월 다섯째 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가 660만600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3월 셋째 주(15~21일)와 넷째 주(22~28일)에는 각각 328만3000명, 686만7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불과 3주 동안 1675만3000명의 미국인이 실직했다. AP통신은 “미국 노동자의 약 10%가 실직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음식점, 호텔 등 대면 서비스업과 비정규직 중심으로 해고가 일어났지만 이제 제조업과 정규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실업급여 처리를 담당하는 50개 주 정부가 급증한 실업 청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실업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 일각에서는 3월 4.4%였던 미 실업률이 4월에 10%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메인스트리트 기업’ 대출 프로그램 내용을 공개했다. 종업원 1만 명 이하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소 100만 달러, 최대 2500만 달러 대출을 지원한다. 지난달 27일 발효된 2조2000억 달러 경기 부양패키지 법안에 포함된 중소기업 급여지원 프로그램 등도 포함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에서 “궁극적인 경제 회복을 최대한 활발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세계 무역이 최악의 경우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인 32% 급락할 수 있다고 세계무역기구(WTO)가 8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미국 등 북미와 아시아 지역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여 무역 위축이 실업 대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TO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경제활동과 생활이 지장을 받으면서 올해 세계 무역이 13% 또는 32%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지난해 세계 상품 무역은 0.1% 감소했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올해 세계 상품무역이 전년 대비 13% 감소하고 내년에 21%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올해 2.5% 감소하고 내년 7.4% 반등한다.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상품무역이 32% 급감하고 내년 24%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올해 8.8% 감소했다가 내년에 5.9%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상품무역과 세계 경제성장률이 각각 12%, 2% 감소한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며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대공황 이후 세계 무역의 가장 급격한 하락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질병 외에도 무역과 생산의 피할 수 없는 감소로 가계와 기업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하지만 빠르고 탄탄한 반등도 가능하다. (각국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지금 내린 결정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세계 무역 위축은 서비스업과 제조업 선진국의 대량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WTO는 “거의 모든 지역이 올해 무역이 두 자릿수 감소하고 북미와 아시아의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금융사 이코노미스트와 경제학자 등 57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미국 실업률이 6월 13%로 상승하고 12월에도 1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월 전망치보다 5%포인트 낮은 ‘마이너스(―) 2.8%’로 하향 조정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전망치를 추가로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각국의 봉쇄 정책이 3분기(7~9월)까지 이어지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8%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단기간 내 반등할 수 있다는 ‘V자 회복론’이 힘을 잃고 있다. 짧은 경기 침체 후 반등을 예상했던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2주 만에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코로나 사태 초반에는 경제 회복 시점에 대해 경제학계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상황이 더 나빠지면서 비관론에 무게가 더 실리는 분위기다.○ 주요국 충격 확산에 경기 비관론 커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7일(현지 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웹 세미나에서 “(경제의 반등이) 신속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전망을 뒤집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다시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경제가 정상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꽤 점진적으로 활동을 재개해야 하고 이후 경제 활동이 다시 둔화되는 기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미국 CNBC 인터뷰에서는 “가파르고 짧은 침체 이후 상당한 반등이 있을 것”이라며 ‘V자’형 회복을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 셧다운’의 충격으로 3월 중순 이후 대량 실업이 이어지고 위기의 파장이 예상보다 커지자 견해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전 의장은 2분기(4∼6월) 미국 경제가 연율 기준으로 30% 이상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1, 2년간 모든 것이 잘된다면 우리는 상당히 나은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며 12년간 진행됐던 1930년대 대공황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의 후임자인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즉각적인 경기 회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옐런 전 의장은 6일 언론 인터뷰에서 향후 미국 경제가 V자형 반등이 가능한지에 대해 “경제가 셧다운된 기간에 얼마나 피해를 보느냐에 달려 있다. 더 많은 피해를 볼수록 U자형 반등을 볼 가능성이 크고 L자형이라는 더 나쁜 것도 있다”고 했다. U자는 일정 기간 침체가 이어지다가 회복하는 것이고, L자는 한 번 경기가 꺾인 뒤 상당 기간 침체가 계속되는 것을 뜻한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이 적어도 30% 감소하고 실업률이 12, 13%로 오를 수 있다”고 했다. ○ 글로벌 기업 절반 “내년까지 침체” 예상 경제학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최근 다소 반등하고 있지만 산업계의 피해는 그보다 훨씬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항공, 호텔, 금융 등 기업의 지속적 피해가 너무 크다”며 V자형 반등 가능성을 일축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U자형보다도 회복이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는 ‘나이키 로고 모양’의 회복세를 예상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경제가 I자형으로 수직 낙하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들도 경기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EY글로벌회계컨설팅법인이 전 세계 기업의 경영진 2900여 명을 설문한 결과 절반 이상(54%)이 내년까지 성장이 둔화한 뒤 경기가 회복하는 U자형 회복세를 예상했다. 올 3분기(7∼9월)부터 경기가 반등하는 V자 회복을 기대한 응답은 38%에 그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글로벌 투자은행(IB) 9곳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9%로 집계됐다. 직전 전망치보다 3.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대란 가능성이 커진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만 약 4700만 명이 실직해 실업률이 32.1%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효한 2조2000억 달러의 초대형 경기부양책이 오히려 기업에 해고 빌미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적지 않은 실업급여를 챙겨주기로 하자 기업들이 직원을 해고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없이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이번 부양안에는 연방정부가 실직자에게 최장 4개월 동안 주당 600달러의 실업급여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 최저임금 기준인 시간당 7.25달러를 받으며 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버는 급여(290달러)의 2배 이상을 준다는 뜻이다. 시간당 15달러를 받고 40시간 일하는 노동자의 수입과 같다. 부양안 발표 사흘 뒤인 지난달 30일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약 12만5000명의 직원 대부분을 일시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제프 게넷 최고경영자(CEO)는 “해고 결정에 부양책이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사무용 가구회사 스틸케이스, 피트니스클럽 체인 이퀴녹스 역시 직원들을 일시 해고하며 정부의 실업급여 확대를 거론했다. 일부 노동자들도 실업급여 수령을 선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문화가 확산된 탓이다. 부양책에 포함된 또 다른 실업대책인 3500억 달러 규모의 ‘중소기업 급여보호 프로그램(PPP)’도 이달 3일 시행 이후 혼선을 겪고 있다. 500인 이하의 중소기업에 인건비, 임차료 등 두 달 치 필수 비용을 지원해 주는데 신청 기업이 예상보다 많아 처리가 지연되고 자금이 곧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7일 트위터에 “250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의회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노동자의 81%인 27억여 명이 해고되거나 근무시간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ILO는 2분기에는 세계 전체 노동시간이 6.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정규직 노동자의 근무시간으로 환산하면 1억9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결과가 된다고 ILO는 분석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우려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최지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단기간 내 반등할 수 있다는 ‘V자 회복론’이 힘을 잃고 있다. 짧은 경기 침체 후 반등을 예상했던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2주 만에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코로나 사태 초반에는 경제 회복 시점에 대해 경제학계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상황이 더 나빠지면서 비관론에 무게가 더 실리는 분위기다.● 주요국 충격 확산에 경기 비관론 커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7일(현지 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웹 세미나에서 “(경제의 반등이) 신속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전망을 뒤집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다시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경제가 정상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꽤 점진적으로 활동을 재개해야 하고 이후 경제 활동이 다시 둔화되는 기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미국 CNBC 인터뷰에서는 “가파르고 짧은 침체 이후 상당한 반등이 있을 것”이라며 ‘V자’형 회복을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 셧다운’의 충격으로 3월 중순 이후 대량 실업이 이어지고 위기의 파장이 예상보다 커지자 견해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전 의장은 2분기(4~6월) 미국 경제가 연율 기준으로 30% 이상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1, 2년간 모든 것이 잘 된다면 우리는 상당히 나은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며 12년간 진행됐던 1930년대 대공황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의 후임자인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즉각적인 경기 회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옐런 전 의장은 6일 언론 인터뷰에서 향후 미국 경제가 V자형 반등이 가능한지에 대해 “경제가 셧다운 된 기간에 얼마나 피해를 보느냐에 달려있다. 더 많은 피해를 볼수록 U자형 반등을 볼 가능성이 크고 L자형이라는 더 나쁜 것도 있다”고 했다. U자는 일정 기간 침체가 이어지다가 회복하는 것이고, L자는 한번 경기가 꺾인 뒤 상당기간 침체가 계속되는 것을 뜻한다. 그는 “국내총생산(GDP)이 적어도 30% 감소하고 실업률이 12, 13%로 오를 수 있다”고 했다. ● 글로벌 기업 절반 “내년까지 침체” 예상 경제학계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최근 다소 반등하고 있지만 산업계의 피해는 그보다 훨씬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항공, 호텔, 금융 등 기업의 지속적 피해가 너무 크다”며 V자형 반등 가능성을 일축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U자형보다도 회복이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는 ‘나이키 로고 모양’의 회복세를 예상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경제가 I자형으로 수직 낙하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들도 경기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EY글로벌회계컨설팅법인이 전 세계 기업의 경영진 2900여 명을 설문한 결과 절반 이상(54%)이 내년까지 성장이 둔화한 뒤 경기가 회복하는 U자형 회복세를 예상했다. 올 3분기(7~9월)부터 경기가 반등하는 V자 회복을 기대한 응답은 38%에 그쳤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글로벌 투자은행(IB) 9곳의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집계됐다. 직전 전망치보다 3.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대란 가능성이 커진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만 약 4700만 명이 실직해 실업률이 32.1%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금 추가 지급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야당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추가 경기부양법안이 최소 1조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워싱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에게 추가로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성인 1200달러, 어린이 500달러 지급 등 총 2조2000억 달러의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더 많은 돈을 뿌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재원 마련 방법으로는 ‘코로나본드’ 발행이 거론된다. 대통령의 경제책사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코로나본드를 일종의 전시(戰時) 국채(war bond)로 규정했다. 그는 CNBC에 “대통령과 장기 국채 발행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계와 기업인의 도산을 막으려는 노력이자 미 경제를 위한 장기 투자”라고 밝혔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중소기업에 대한 간접 지원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학자금 및 신용카드 대출을 지원하는 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힌 연준이 금융사의 중소기업 대출을 장려하기 위한 새 금융기구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행정부, 의회, 중앙은행의 전방위적 부양책 마련은 미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란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이날 2분기 미 성장률이 ―30%를 기록하고 현재 4.4%인 실업률이 13.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의회가 연준에 주식 매입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코로나19 위기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미 미국에 전례 없는 속도로 심각한 수준의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역시 올해 1분기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1.3%(연율 기준)에 그쳐 2009년 1분기 이후 1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금융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 서한에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위기가 동시에 오는 ‘복합 위기’를 경고했다. 특히 미 성장률이 ―35%로 떨어지고 실업률이 14%까지 치솟으면 배당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최대은행 JP모건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배당을 지급했던 터라 월가가 최악의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주요 금융사 또한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어렵사리 마련한 돈을 어떻게 쓸지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해 경기부양안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2조2000억 달러란 ‘세기의 부양책’이 성공하려면 재원 사용처에 대한 의회의 초당적 합의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을 인프라 투자에 쓰자는 공화당과 소상공인을 돕자는 민주당의 견해차가 팽팽하기 때문이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중소기업의 급여 보전 지원 확대, 실업보험 연장, 저소득층 식품 지원 등을 주장하며 이에 관한 별도 법안을 발의할 뜻을 밝혔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주 만에 약 1000만 명의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자 1조 달러(약 1222조원) 규모의 추가 ‘돈풀기’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 최악의 경기 침체와 대량 실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미 경제가 단기간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의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의회의 다음 경기 부양 법안이 최소 1조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 방안은 지난달 27일 발효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3단계’ 경기 부양패키지 법안의 보완책이다. 3단계 부양책에는 미국인 1인당 1200달러의 현금 지급, 중소기업 대출에 3500억 달러 지원 등이 담겼다. 펠로시 의장은 여기에다 미국인들에 대한 추가 현금 지급, 실업보험 연장, 저소득층 식품 지원, 중소기업의 급여 보전 지원 확대, 주 및 지방정부 지원 등이 포함된 4단계 경기 부양책을 이달 중 의회에서 통과시키길 원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에게 추가로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확실히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공감대를 표명했다. 그는 도로 교량 등 ‘인프라(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중소기업 대출 지원 자금이 바닥나면 의회에 추가 자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와 대통령, 다른 이들이 장기 채권 발행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추가 부양책을 위한 ‘코로나 본드’ 발행 검토를 시인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 내에서 추가 부양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셧다운’으로 2분기 미 경제가 대공황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3월 셋째, 넷째 주에 모두 100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며 ‘실업대란’이 시작됐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비슷한 금융 스트레스를 동반한 나쁜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 실물과 금융위기가 함께 오는 ‘복합위기’를 경고한 것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올해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3%에 그쳐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민주당 하원의원 콘퍼런스콜에 참여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올해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30% 감소하고 미국 실업률이 최소 13%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 추가 지원, 대량 압류 사태 방지를 위한 연방주택금융청(FHFA) 개입, 연준의 역할 확대 등을 주문했다. 옐런 전 의장은 “현 시점에서 연준의 주식 매입이 필요하지는 않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의회가 연준에 그런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은 금융회사의 중소기업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보증 긴급 중소기업 대출을 매입하는 기구를 신설하는 새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의 호랑이가 미국 동물 중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 농무부는 5일 “4세 암컷 말레이호랑이 ‘나디아’(사진)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호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당국은 나디아가 코로나19에 걸린 동물원 직원에게 노출된 후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호랑이는 지난달 27일부터 기침 및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보였다. 다만 표범, 치타 등 이 동물원의 다른 고양잇과 동물은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동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홍콩과 벨기에에서도 각각 개와 고양이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농무부는 “코로나19 감염자는 회복할 때까지 반려동물 등 동물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만약 동물을 돌봐야 한다면 접촉 전후로 반드시 손을 씻으라”고 권고했다. 브롱크스 동물원은 뉴욕 지역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지난달 16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문을 닫았다. 또 나디아의 확진 판정이 다른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기 위해 경과를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연일 치솟으면서 앞으로의 한 주가 최악이 될 것이라는 고위 당국자들의 전망과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5일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주일이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힘들고 가장 슬픈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진주만과 9·11테러 같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번 주가 극도로 치명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앞으로 며칠 안에 이 끔찍한 팬데믹의 정점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뉴욕주의 신규 사망자가 처음 감소한 상황을 두고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8327명 늘어난 12만203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4159명을 기록했지만 신규 사망자 수는 594명으로 4일(630명)보다 줄었다. 쿠오모 주지사는 “데이터를 볼 때 (증가 추세가) 약간 평평해진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100% 확신할 수 없다. 일시적 현상(blip)일 수 있다”고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뉴욕의 신규 사망자 감소에 대해 “터널 끝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33만6851명으로 또다시 전날보다 2만 명 넘게 늘어났고, 사망자는 9620명으로 1만 명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심지어 실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망자는 더 많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 “(사태가 일단락돼도 코로나19가) 다음 계절에 다시 살아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우려해 승조원들의 하선을 요청했다가 경질된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루스벨트함의 브렛 크로저 함장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 뉴욕 시의 브롱크스 동물원의 호랑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농무부는 5일(현지시간)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의 4살 난 암컷 말레이 호랑이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호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처음”이라고 밝혔다. ‘나디아’로 불리는 이 호랑이는 지난달 27일부터 마른 기침과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나디아’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원 직원에게 노출된 뒤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동물원은 뉴욕 지역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지난달 16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문을 닫았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야생동물보호협회(WCS)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날 “나디이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자매 말레이 호랑이인 ‘아줄’, 아무르 호랑이 2마리, 아프리카 사자 3마리가 마른 기침과 호흡기 증상을 보였고 모두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동물원에 있는 표범, 치타 등 다른 고양이과 동물은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 측은 코로나19가 동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경과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동물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홍콩과 벨기에에서는 각각 애완견과 키우던 고양이가 주인에게 코로나19를 옮은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미국에서 애완동물이나 가축 등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시키는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미 농무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애완동물 등 동물과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미국에서 지난달 실업률이 4.4%로 급등하며 10년 만에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냈다. 이번 조사는 3월 중순까지의 상황만 반영된 것이어서 4월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3일(현지 시간) 3월 미국 내 비농업분야 일자리가 70만1000개 줄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의 예상(약 10만 개)보다 약 7배에 이르는 규모다. CNBC는 201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실업률도 2월 3.5%에서 0.9%포인트 오른 4.4%를 기록해 201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에는 일자리가 27만3000개 늘어 역대 최장인 113개월 연속 일자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실업률도 약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맴돌았다. 하지만 3월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사의 자료 집계가 3월 중순 끝났기 때문에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친 피해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 2주간(15∼28일) 약 1000만 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마이클 개펀 바클레이스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역사상 최장기 일자리 확대가 끝났다”며 “4월은 실업률이 10%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고용시장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48년 이후 역대 월간 실업률 최고치는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8%였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5월까지 미국에서 일자리가 2790만 개 사라지고 실업률도 1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07∼2009년 25개월간의 경기 침체기에 사라졌던 일자리 870만 개의 3배가 넘는 일자리가 불과 몇 달 만에 없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정부가 ‘한미 방위비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양국 간 협상이 잠정 타결됐다는 관측을 부인하고, 한국의 추가 부담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클라크 쿠퍼 미 국무부 정치·군사문제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 시간) 화상 언론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해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퍼 차관보는 “협상은 조건에 기반하는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 의도는 동맹을 강화하고 우리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자리에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공정한 합의여야 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당국자도 이날 한국 특파원들에게 먼저 e메일을 보내 “한국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우리의 동맹국들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으며, 기여해야 한다는 기대를 명확히 해왔다”고 밝혔다.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공개했던 우리 정부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일 “협상이라는 것이 다 되다가 안 되기도 하고, 오래 걸리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며 “모든 게 합의될 때까지 아무것도 합의된 게 아니다. 우여곡절이 많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신나리 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 요즘 한국에서 전해오는 안부 인사를 부쩍 많이 받는다. 대부분은 “건강 조심하라”는 인사로 시작해 “미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느냐”는 말로 끝맺을 때가 많다. 세계 최고의 전염병 대응 역량을 갖춘 미국과 최대 도시 뉴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의 세계적 중심지가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 건 한국인들만이 아니다. 2월 초만 해도 “미국은 안전하다”는 당국의 말을 철석같이 믿던 미국인들이 요즘에는 마스크와 장갑을 낀다. 지난달 말 맨해튼 57번가의 식료품점인 홀푸드마켓 입구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띄엄띄엄 앞뒤로 거리를 두고 100m 넘게 줄을 서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줄을 서 있던 노인은 뒤에 있던 젊은이들이 한 발 다가오자 낮은 목소리로 “6피트”(약 1.8m)라고 외치며 손사래를 쳤다. 젊고 건강한 무증상 환자에게서 감염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아마 컸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환자 5명 중 1명은 40세 미만의 젊은이들이다. “코로나19가 무섭지 않다”는 젊은이들이 몰려가 파티와 축제를 즐긴 플로리다주 해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등에서 코로나19가 최근 무섭게 번지고 있다. 일부 젊은이는 고령층의 불안감을 조롱하고, 자신의 건강을 과시하는 ‘코로나 챌린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수평적 거리 두기’로는 한계가 있고 고령층과 약자를 보호하는 ‘수직적 거리 두기’의 정교한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홀푸드가 정식 개장 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60세 이상의 고령자들만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대표적이다. 맨해튼의 부자들은 바이러스를 피해 인적이 드문 교외 별장으로 짐을 싸서 떠나지만,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일터로 나간다. 텅 빈 맨해튼 도심에서 푸드트럭을 끌고 나온 한 중동계 이민자는 TV 카메라 앞에서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가족들이 먹고살 수 없다. 난 바이러스가 두렵지 않다”고 외친다.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에겐 병원비를 감당하는 일도 버겁다. 의료 사각지대의 사회적 약자와 생명을 걸고 진료하는 의료진을 보호하는 연대의 정신이 없으면 사회적 거리 두기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사회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둘러싸고 ‘공공 보건’이냐 ‘경제’냐의 양자택일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환자가 급증하고 의료 인프라가 한계에 이르면서 한정된 인공호흡기와 병상을 누구에게 먼저 제공해야 하느냐는 윤리적 논란도 커질 것이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법대 교수는 미국 사회가 직면한 ‘공공선의 딜레마’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우리는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는 팬데믹의 2가지 상징적 슬로건을 생각해 보라. 서로 떨어져 있어야 하면서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상충된 슬로건이 팬데믹 대응에서는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중단한다면 사회는 ‘적자생존의 정글’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동생 크리스토퍼 쿠오모 CNN 앵커는 코로나19 투병을 하면서도 방송에 출연해 “우리 자신과 가족들, 의료진을 위해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치료약”이라고 호소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연대의 가치를 동시에 달성하는 ‘따로 또 같이’ 정신은 미국만의 치료약이 아닐 것이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미국에서 지난달 실업률이 4.4%로 급등하며 10년 만에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냈다. 이번 조사는 3월 중순까지 상황만 반영한 것이어서 4월에는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노동부는 3일(현지 시간) 3월 미국 내 비농업분야 일자리가 70만 1000개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약 10만 개)의 약 7배 정도에 이르는 규모다. CNBC는 2010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일자리가 줄었다고 전했다. 2월에는 일자리가 27만 3000개 늘어 역대 최장인 113개월 연속 일자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실업률도 3.5%로 약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맴돌았다. 하지만 3월 코로나19 피해가 본격화하면서 실업률l 4.4%로 뛰는 등 제동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사의 자료 집계가 3월 중순 끝났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친 피해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 2주간(15~28일)에 약 1000만 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다음달 8일에 나올 4월 고용통계에서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개펀 바클레이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 역사상 최장기 일자리 확대가 끝났다”며 “4월은 실업률이 10% 이상 상승할 수 있다. 고용시장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48년 이후 역대 월간 실업률 최고치는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8%였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5월까지 미국에서 일자리가 2790만 개가 사라지고 실업률도 1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이후 2월까지 113개월 이어진 미국 역사상 최장기 고용 증가로 늘어난 일자리 모두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2007~20009년 25개월 경기 침체기에 사라진 일자리 870만 개의 갑절 이상이 불과 몇 달 만에 없어질 수 있는 셈이다. 그레고리 다코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이 충격과 비교할 것은 없다”며 “경제활동 급락은 자연재해나 테러 공격을 받은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인데 이번 위기는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발효된 약 2조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 패키지 법안에 따라 1인당 최대 1200달러의 현금 지급을 10일 경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또 3일부터 3490억 달러의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미국 전역에서 지난 1주일간 약 665만 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328만 명에 이어 2주 연속 최고 기록을 세웠다. 불과 2주 만에 약 1000만 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유가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미 셰일업계에서는 첫 파산보호 신청 기업도 나왔다. 미 노동부는 2일(현지 시간) 3월 넷째 주(22∼28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가 664만800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당초 400만∼500만 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던 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월 셋째 주(15∼21일)에 328만3000건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1주일 만에 다시 2배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최대치는 ‘오일쇼크’ 때였던 1982년 69만5000명이었다. 세계 금융위기 때는 2009년 3월 66만5000명이 최고치였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미국 비농업분야 일자리가 4월 1000만 개, 5월 300만 개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금융위기 때 사라진 일자리(약 870만 개)보다 훨씬 많이 없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크 잰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셧다운’ 때문에 발생한 경제적 산출물 손실이 이미 9·11 때의 2.5배가 됐다”라고 말했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트손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실업자 수 증가는 고용주들이 지난주 의회를 통과한 (2조 달러 경기부양책에 포함된) 정부 지원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의 이중고에 직면한 미 셰일업계에서는 연쇄 도산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둔 대형 셰일원유 시추회사 화이팅석유가 1일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에너지회사들의 줄파산이 이어지면 고용 대란과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셰일업계가 창출하는 일자리만 450만 개로 추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 엑손모빌, 셰브론, 콘티넨털, 옥시덴털 등 에너지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