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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 따르면 쑥은 각종 부인병의 특효약이다. 여성의 병리적 분비물인 냉은 한자의 ‘찰 냉(冷)’ 자를 사용한다. 자궁이 차면 질환이 생기기 쉽다는 의미다. 냉증은 몸이 차가운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몸이 차면 소화 기능의 저하가 있을 수 있고 면역 기능도 약해져 각종 감염 질환이나 만성 염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여성의 하복부와 골반이 차면 생리통, 생리 불순, 냉, 대하 등의 부인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 복부와 전신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쑥이다. 쑥은 몸 안의 냉기와 습기를 내보내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쑥의 혈액순환 기능은 위 점막의 혈행 개선 효과가 있다. 쑥의 섬유질은 장의 연동운동과 점액 분비를 원활하게 해 쾌변을 돕는다. 또한 쑥은 피를 깨끗하게 한다. 대부분의 병은 피가 탁해지며 생긴다. 쑥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을 돕는다. 쑥의 타닌 성분은 혈액 속의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해 세포의 노화를 늦추고 암을 예방한다. 쑥은 해독 작용도 뛰어나다. 독소를 분해해서 몸 밖으로 내보낸다. 허리 통증과 신경통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 환절기 감기 예방에 좋고 몸에 나쁜 활성산소를 제거해 면역력 증진,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쑥의 탁월한 효능 중 하나는 면역력 강화다. 한의에서는 오랫동안 복통, 구토, 빈혈, 진통, 해열, 해독, 소화 등에 중요한 약재로 사용됐다. 한의학에서는 각종 출혈이 있을 때 쑥을 처방했고 쑥의 따뜻한 성질을 이용해 냉증을 치료했다. 쑥을 태워 그 연기를 쐐 훈연 치료를 하는 쑥뜸으로도 사용했다. 부인과 질환은 하복부가 차거나 호르몬 대사가 부실해져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쑥뜸 요법은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함으로써 생리통, 생리 불순, 냉증 등을 치료한다. 보통 평균 체온이 1도가 내려갈 때마다 면역력이 30% 떨어진다고 한다. 쑥뜸은 복부를 따뜻하게 함으로써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쑥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됐다. 허브테크코리아의 ‘허브·컴’ 제품은 쑥뜸 요법과 쑥 좌욕 요법을 집에서도 간편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8주 정도 꾸준히 사용하면 소변볼 때 통증이나 생리통 등의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경험하는 두통은 크게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고 두통을 설명할 만한 뇌질환이 없다면 일차성 두통이다. 일차성 두통은 약물치료, 생활 습관의 변화, 두통에 대한 이해만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일차성 두통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편두통, 긴장성 두통, 후두부 신경통 같은 증상들이다. 반면에 이차성 두통은 뇌출혈, 뇌종양, 뇌척수막염 같은 뇌질환에 의해 두통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뇌 영상 촬영 검사로 이차성 두통이 진단되며 문제가 되는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일차성 두통이 어떤 두통인지는 임상 진단 기준에 따라 분류한다. 두통의 양상(빈도, 지속 시간, 위치, 강도, 동반 증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분류는 두통의 종류에 따라 효과를 보이는 약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장 흔한 일차성 두통인 편두통은 단순히 두통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동반 증세가 있다. 어지럼증, 목덜미 땅김과 저림, 한쪽 감각 이상, 균형감각 소실, 잦은 멀미, 소화 장애, 구토, 오심, 시야·시력의 변화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편두통은 단순한 두통이라기보다 뇌 신경계에 미치는 다양한 증상의 집합체인 증후군이다. 이렇게 대부분 두통은 각각의 특징이 있어 의사는 자세한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 편두통은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유전성을 가진 상태에서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과로, 생활 습관의 문제 등이 겹치면 두통이 빈번해지고 심해진다. 생활 습관으로는 일상생활 중 자세, 급격한 체중 감소, 음주, 흡연, 수면 부족 등이 있고 나아가 식습관도 두통에 영향을 미친다. 치료는 정도와 빈도에 따라 예방 치료와 급성기 치료를 병행한다. 예방 치료는 두통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활성화를 감소시키는 약제를 투여한다. 마그네슘, 고용량 비타민 B2, 항간질제, 베타 교감신경 차단제, 칼슘길항제, 항우울제, 보톡스 주사제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항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수용체 차단제, 항체 등을 피하·근육 내 또는 정맥 내 주사하는 치료가 도입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신경과 최영빈 교수는 “가벼운 두통일 경우 진통제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과다 복용 시 약에 반응하지 않는 ‘약물 과용 두통’으로 변하기도 한다”라며 “이때는 모든 약을 끊고 몸 안에서 약이 소실되는 기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후두부 신경 차단술이 있다. 후두부 신경염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후두부 신경 차단술은 다양한 두통 증상에 효과적이다. 초음파를 이용해서 후두부 신경의 위치를 확인한 후 국소마취제 혹은 스테로이드를 혼합한 약제를 근육층 사이 신경 주변에 주입하는 시술이다. 신경 압박을 호전시키면서 후두부 신경의 과한 활성화를 차단할 수 있다. 일시적인 신경 차단이지만 뇌의 신경 활성화 물질의 지속적인 감소를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지만 일차성 두통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두통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두통 일기를 작성하면 치료에 효과적”이라며 “이는 환자가 앓고 있는 두통과 일상생활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만이 두통에 대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본인이 앓고 있는 두통에 대해 이해하고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작년 무릎관절과 고관절(엉덩관절) 인공관절 수술에 마코 로봇 시스템을 도입했다. 병원은 이번 마코 로봇 도입을 통해 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출혈과 통증이 줄어 합병증 위험이 낮아진 만큼 고령 환자 수술에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형외과 권세원 교수와 김창현 교수를 만나 무릎 인공관절 수술과 고관절 수술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3D로 무릎관절 정밀 분석… 뼈 절삭 및 출혈 최소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중등도 이상의 심한 무릎 관절염, 관절 손상 등으로 무릎 관절의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시행한다. 무릎 관절염은 노화나 비만, 골다공증, 과거 외상,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통증, 관절 변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수술은 체중 감량과 물리치료, 약물치료, 관절강 내 주사 등 보존적인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을 때 시행한다. 심한 통증이나 운동장애로 삶의 질이 심하게 저하될 때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체중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검진을 통해 인공관절의 마모나 이상을 발견하면 조기에 대처해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적극적인 재활치료로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리고 추가적인 수술도 피할 수 있다. 성공적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삶의 질이 개선된다. 통증 감소와 무릎 기능 개선으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의 불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술 전보다 운동량이 증가하니 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통증 감소뿐 아니라 사회 활동, 운동 기능 등의 측면에서 유의한 개선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 후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휠체어, 보조 기구 사용이 감소했으며 이전보다 더욱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에게 시행하는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마다 손상 범위와 정도, 관절의 변형 등이 모두 다르다. 환자의 상태를 정밀 진단 후 수술을 해야 안전하고 수준 높은 치료가 가능하다. 무릎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바꾸는 ‘무릎관절 전 치환술’의 경우 마코 로봇은 환자의 무릎을 3D로 구현해 절삭 부위, 인공관절 크기와 각도 등을 계획할 수 있다. 최소 오차 범위로 수술의 정확도를 높여 인공관절의 조기 마모를 예방하고 출혈을 최소화하며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을 돕는다. 권세원 교수는 “수술 전 3D CT로 촬영한 환자 무릎을 분석해 뼈를 최소한으로 끊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한 출혈이 발생하는 절삭 가이드 삽입을 생략할 수 있어 출혈량 감소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절삭 가이드는 다리 축 정렬을 바르게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내고 삽입하는 수술 기구다. 정확한 다리 축 정렬을 위해 일반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출혈 발생이 불가피했다. 마코 로봇 수술은 환자 무릎에 센서를 부착해 다리 축을 계산하기 때문에 뼈에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어 출혈량을 줄일 수 있다. 사전 수술 계획에 따라 절삭 범위를 알려주는 가상의 가이드라인인 ‘햅틱 존’을 수술실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는데 햅틱 존을 벗어나면 로봇 팔이 작동을 멈춰 연부 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절삭이 가능하다. 절삭이 정교하게 이뤄지면 무릎 주변의 조직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환자의 고통과 불편함이 더 줄어든다.맞춤형 인공 고관절 선택… 탈구 및 재수술 위험 크게 줄여 고관절은 다방향으로 움직임이 가능한 관절이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고관절을 제거한 뒤 인공 고관절로 대체하는 수술법이다.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골관절염이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와 같은 고관절 질환이 있을 때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골절 환자의 경우 주로 관절의 머리 부분만 바꿔주는 반치환술이 이뤄진다. 전 치환술은 머리 부분뿐만 아니라 비구부까지 인공 관절 컵을 삽입해서 진행하는 수술이다. 손상 여부는 X선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추가로 CT나 MR를 촬영해 고관절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보통 수술 시간이 1∼2시간 정도 소요된다. 수술 후에는 근력 회복만 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몸이 회복된다. 인공관절 수술은 필연적으로 골 절제와 골내강의 노출이 필요해 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고관절 수술은 인공관절을 넣을 공간을 딱 맞게 확보하면서 얼마나 정확하게 끼워 넣느냐가 중요하다. 마코 로봇으로 몸속 깊숙이 위치한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도 한 번에 정밀하게 확공·삽입해 수술 정확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내 몸에 맞는 인공관절 선택을 도와 고관절 탈구 위험도 최소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김창현 교수는 “기존에는 조금씩 공간을 늘리면서 환자에게 맞는 인공관절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인공관절을 삽입할 공간이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넓어지면 고관절 탈구로 다리가 빠지는 경우가 있었고 탈구된 고관절은 50% 이상 다시 빠져 결국 재수술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마코 로봇을 활용하면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인공관절 모델, 크기, 삽입 각도 등을 추천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전성도 높다. 마코 로봇으로 수술하면 고관절이 탈구되거나 충돌로 인공관절이 손상될 위험도 거의 없다. 골반과 대퇴골을 연결하는 고관절은 다리가 시작하는 부분이다.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움직일 때마다 엉덩이뼈 바깥 공간인 비구와 충돌하면서 고정력이 약해질 수 있다. 마코 로봇은 수술 중 환자가 앉거나, 서거나 움직일 때 고관절의 가동 범위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안정적인 위치로 조율할 수 있으며 양쪽 다리 길이도 맞출 수 있다. 권세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형외과 교수― 무릎 인공관절 수술, 관절경 수술, 무릎관절 질환 및 골절, 스포츠 손상―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교수, 재생재건의학센터 센터장― 순천향대 의과대학, 순천향대학교 대학원(박사·석사)김창현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형외과 교수― 고관절·골반·대퇴부 외상 및 질환, 인공관절 치환술, 골다공증, 스포츠의학―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조교수― 순천향대 의과대학, 순천향대 대학원(석사)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DE&I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약자다. 최근 글로벌 회사들은 기업이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로 DE&I를 강조하고 있다. DE&I는 조직 내에서 차별 없이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포용하고 그들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DE&I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조직 구성원에게 소속감과 동기를 유발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의 경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2020년 공개된 글로벌 자문 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의 직장 내 다양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이 일하는 기업은 수익성 측면에서 동종 업계를 능가할 가능성이 컸다. 수익 창출 가능성은 성별 다양성이 높을수록 약 25%, 민족 다양성이 높을수록 약 36% 높았다. 이는 포괄적인 인적 구성원을 보유한 기업일수록 새로운 시장의 요구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듯 조직의 다양성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면서 국내외 기업들은 DE&I를 경영 전략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도 DE&I 가치 제고를 위한 인사 담당자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정부 차원의 DE&I 증진 지침도 만들어지고 있다.DE&I 조직 문화 꽃피우는 사노피 DE&I를 조직 문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편안한 소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 모두가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를 마련해 조직 내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는 이러한 움직임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사노피는 ‘포용성의 달’을 지정하고 DE&I 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ERG(Employee Resource Group)’는 사노피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내 모임이다. ERG의 개설과 운영 모두 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 사노피 한국 법인은 △워패(일하는 부모 모임) △MZRG(MZ세대 모임) △동고동락(건강에 문제가 있는 임직원 모임) △스우파(영업부 여성 임직원 모임) △K-Pride(성 소수자 인식 제고 모임) △Culture&Origin+(다양한 문화 모임) 등 6개의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그룹은 성별, 세대, 문화 등 다양한 측면을 대표해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께 성장한다. 워패는 일하는 부모를 위한 ERG다. 육아와 교육에 대한 비결을 주고받으며 가정과 회사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패 리더를 맡은 차승민 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었지만 워패 활동으로 육아와 업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워패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육아 관련 팁을 공유하고 유용한 정보를 회사 전체에 공유한다”라며 “자녀 나이대에 따른 짝꿍을 배합하는 멘토-멘티 활동과 자녀 회사 초청, 가족 운동회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RG 활동을 통해 자녀는 아빠, 엄마의 회사 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지를 얻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MZRG(MZ세대 알지?)는 MZ세대를 대표하는 ERG다. 새로운 세대의 시각과 역량으로 현대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MZRG의 리더를 맡은 최재준 씨는 최근 다양한 콘텐츠에서 풍자하고 있는 MZ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예시하며 요즘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나이 주의’로 꼽았다. 최 씨는 “다양한 나이가 모여 있는 회사 생활에서 세대 간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가교 구실을 하고자 MZRG에 참여하게 됐으며 MZ세대와 기성세대 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에 MZ세대 비율이 점차 늘어나며 임직원의 나이대가 다양해졌다”라며 “서로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등하고 포용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유쾌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동고동락은 건강에 문제가 있는 임직원과 그들의 가족을 위한 ERG다. 건강과 복지에 관한 관심을 공유하고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동고동락은 구성원 간 주기적인 모임을 가지며 치료의 어려움은 없는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챙긴다. 동고동락 리더인 김광배 씨는 “가족 중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환자를 돌보며 회사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라며 “동고동락 구성원과 대화하며 아픔을 나누고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서로 업무를 도와주기도 하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동고동락은 건강검진을 독려하며 센터별 선택 검진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소아과 전문의인 사내 의학부 총괄이사가 해열제의 올바른 사용에 관해 강의를 진행해 직원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추후 임직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사노피의 암 치료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동아일보 ‘광화문살롱’ 제1기 위스키 최고위 과정 수료식이 10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광화문살롱은 국내 주류 문화 선진화를 위해 본보에서 만든 최고위 과정이다. 국내 최고의 위스키 전문가 박병진 주임 교수를 필두로 20여 명의 원우가 두 달간 인문학 교수, 저명 인사와 함께 위스키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나누고 자신만의 위스키를 찾아가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스카치위스키의 역사, 한국 위스키의 역사, 위스키 맛보기 방법과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위스키를 이용한 하이볼 시음까지 매주 풍부한 위스키 지식과 다채로운 위스키 시음으로 원우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이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3개밖에 없는 위스키 증류소도 직접 방문해 곡물에서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2월에는 3박 4일 일본 위스키 투어도 예정돼 있다. 위스키 전문가와 함께 가루이자와, 야마나시현, 도쿄 등 일본 위스키 주요 생산지를 방문하고 증류소를 탐방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폐암의 한 종류인 ‘점액성 폐 선암’ 환자가 재발했을 때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 등 국소 치료를 하면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조종호 교수·병리과 황수현 교수와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동욱 교수 연구팀은 최근 점액성 폐 선암의 재발 패턴과 생존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점액성 폐 선암으로 근치적 폐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403명을 분석했다. 재발 패턴을 △단독 폐 재발 △다발성 폐 재발 △폐를 벗어난 재발로 분류하고 재발 패턴과 치료 방식을 임상병리학적 특성, 생존율(OS), 재발 후 생존율(PRS)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403명의 환자 중 91명(22.6%)에게서 암이 재발했고 그중 18명은 폐 단독 재발(SPR), 37명은 다발성 폐 재발(MPR), 36명은 폐를 벗어난 재발(EPR)로 확인됐다. 폐 단독 재발 환자의 경우 최초 수술과 재발 시점까지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관찰됐으며 5년 생존율은 88.5%로 좋은 예후를 보였다. 하지만 다발성 폐 재발 환자와 폐를 벗어난 재발 환자는 생존율이 각각 41.5%와 22.9%에 불과했다. 재발 환자의 치료 방법에 따른 생존율 분석 결과는 수술 혹은 방사선치료 같은 국소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 74.1%,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 22.6%,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0%로 차이가 컸다. 특히 폐에 국한된 재발 암에 대해서 국소 치료를 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6.3%로 좋은 예후를 보였다. 제1 저자인 윤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암 중 희귀하다고 알려진 점액성 선암으로 수술받은 환자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수술 후 감시 체계를 수립하고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로 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 외과종양학회 공식 저널인 ‘외과임상종양학회연보’ 1월 호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관악이비인후과 최종욱 원장은 고려대 안산병원장을 지낸 두경부 질환 명의다. 1998년 두경부 종양과 림프샘을 초음파 유도 세포진 분자생물학적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기법을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최 원장은 두경부암과 관련한 연구를 비롯해 논문이 250편가량 된다. 그중 20여 편은 해외 저명 학회지에 게재됐다. 최 원장이 개원한 관악이비인후과는 음성, 언어장애, 갑상샘 질환, 편도질환, 후두암, 설암, 인두암 등 두경부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1차 의료기관이다. 최 원장은 “두경부에 발생하는 질환은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나 흡연, 음주와 연관이 있다”며 “성격이 급하고 집중력이 강한 사람도 두경부 질환이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두경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지니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에게 한국인에게 자주 발병하는 침샘 종양과 성대결절의 예방·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침샘 종양 몸에서 침의 분비를 담당하는 침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크기가 큰 주(主) 타액선과 크기가 작은 소 타액선(부타액선)이다. 주 타액선은 좌우 각 한 쌍씩 존재하는데 이하선(귀밑샘)과 악하선(턱밑샘), 설하선(혀밑샘) 등이 있다. 소 타액선은 혀를 포함한 구강, 볼, 입천장, 인두·후두, 기관지 등 점막 여러 곳에 분포하는 작은 침샘들이다. 이러한 침샘에는 다양한 종류의 종양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크기가 가장 큰 이하선에서 종양이 흔하게 발생한다. 침샘 종양의 70∼80%가 이곳에서 생길 정도다. 보통 침샘 종양이 생기면 귀밑이나 턱밑 또는 구강 내에 멍울이 만져지는데 귀밑에 혹이 만져진다면 이하선 침샘 종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물론 림프샘의 반응성 비대 같은 양성 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이하선 침샘 종양은 수술로 제거한 후 조직 검사를 해보지 않는 이상 악성, 양성을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 따라서 멍울이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하선 침샘 종양은 먼저 초음파검사로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 초음파검사 유도 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하고 CT(컴퓨터 단층 촬영), MRI(자기공명영상)와 같은 영상 검사로 추가 진단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종양이 확인되면 수술로 제거하는데 수술 후 조직 검사에서 약 5% 내지 10%는 암(악성종양)으로 진단돼 필요에 따라 방사선치료를 더 하기도 한다. 침샘 종양은 양성과 악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빠르게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종양의 크기가 작을 때 수술하는 것이 훨씬 쉬울 뿐만 아니라 암으로 진단되더라도 크기가 작을수록 예후가 더 좋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이하선에 생긴 종양은 해부학적인 특징으로 인해 이하선 내부에 얼굴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안면신경 마비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 깊게 수술해야 한다”라며 “침샘 종양은 수술 중 종양을 터뜨리면 재발 위험이 커 침샘 종양 수술은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수술 경험이 많으면 미용적인 면을 고려해 귀밑을 V자형 혹은 작은 S자형으로 절개해 흉터를 최소화하며 배액관을 사용하지 않아 회복이 빨라 수술 다음 날 퇴원을 기대할 수 있다.성대결절 성대는 우리가 호흡하고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기관이다. 성대결절은 음성 질환으로 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서 발병한다. 발성의 문제나 약한 성대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소리로 말하거나 자주 소리를 지르고 오랫동안 목을 심하게 사용하는 등 성대의 잘못된 사용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대개 목을 무리하게 사용하고 난 뒤 목이 쉬는 경험을 하지만 단시간 내에 제 목소리로 돌아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속해서 무리하게 성대를 사용하면 성대의 크기와 무게에 변화를 가져오게 되며 영구적으로 변성되기도 한다. 최 원장은 “성대결절은 목소리 혹사로 성대에 염증성 반응이 일어나면서 성대 점막이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쉰 목소리”라며 “주로 직업적으로 목을 많이 쓰는 가수, 성우, 상담원 등에서 많이 나타나고 잦은 음주, 흡연으로 인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요 특징으로는 대화할 때보다는 노래하는 경우 더욱 확연하게 느껴지며 결절이 성대의 진동을 방해해 지연 발성, 고음에서의 분열이나 부드럽지 못한 소리, 중복음, 마찰음 등이 생긴다. 결절의 경과, 남용에 따라 크기, 대칭도가 다르게 나타나며 미세 혈관 확장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성대결절이 발생하면 쉰 목소리가 나고 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가벼운 쉰 목소리는 물을 많이 마시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좋아진다. 하지만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자연스러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대화할 때보다 노래할 때 증상이 더 민감하게 느껴진다면 성대결절일 가능성이 크다. 성대결절은 후두 내시경을 목 안에 넣어 목 상태를 직접 관찰해 진단한다. 보통 약물치료와 함께 음성 치료를 병행하면 좀 더 빨리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다. 만약 수술이 불가피할 경우 레이저 수술로 성대 표면은 손상하지 않고 병증 부위만 치료하는 방법으로 원래 목소리를 보존할 수 있다. 성대결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올바른 음성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목에 너무 힘을 주는 습관은 성대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음역으로 발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음주 후 큰소리를 내는 행동은 좋지 않다. 알코올은 목을 건조하게 만들고 성대 표면을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성대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쉰 목소리는 인·후두 역류 질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인·후두 역류 질환이란 위장 속에 머물러야 할 음식물, 위산이 식도로 거꾸로 역류해 목을 자극하는 질환으로 쉰 목소리와 함께 이물감, 통증, 기침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만약 쉰 목소리와 함께 호흡기 증상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 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원장-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동 대학원 수료 (의학박사, 이비인후과 전문의) -고려대의대 이비인후·두경부외과장, 주임교수, 안암병원 부원장, 안산병원장 역임-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장 역임-수필가(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정회원)저서-지뢰밭으로 걸어가라(도서출판 소금나무) -다시 찾은 목소리(진수출판사) -임상 두경부 종양학(고려대학교 출판부) -자신에 미쳐라(지누 출판사) 외 다수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새해의 첫 달도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건강’을 새해 소망으로 꼽는 사람이 많다. 건강은 꾸준한 관리를 통해 만들어진다. 의욕만 앞서 자신의 운동 능력이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하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잃는 경우도 있다. ‘횡문근 융해증’은 무리한 운동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팔이나 다리 등 움직임이 있는 부위의 골격근인 횡문근(横紋筋)이 융해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근육이 녹는 것이다. 발생 원인은 크게 외상성, 비외상성으로 나뉜다. 외상성은 사고 등으로 인해 생기는 근육 손상이다. 비외상성은 과도한 운동이나 감염,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 등이 원인이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이나 수분 섭취 없이 운동할 때, 음주 등으로 몸에 수분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과도하게 운동할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 대표적인 증상은 근육 운동 후 운동 부위에 지속적인 근육통과 부기, 콜라 색과 비슷한 갈색 소변을 본다. 그 밖에도 미열, 전신 무력감 등이 있다. 횡문근 융해증으로 근육 괴사가 일어나면 손상된 근육세포 내 미오글로빈, 칼륨, 칼슘 등 여러 물질이 혈액으로 유입되는데 수액 치료를 통해 혈액 내 여러 수치를 정상화하고 이런 물질을 신장으로 배출하는 것을 촉진한다.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수액 요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진단이 늦어지거나 신독성이 있는 약제를 같이 복용하면 혈액 투석이 필요한 중증 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 횡문근 융해증 예방법은 무리하지 않고 자기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과 갑작스럽게 근육이 놀라지 않도록 준비운동으로 근육의 피로도를 최대한 감소시키는 것이다. 근육의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방법에는 근력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수분 섭취, 적절한 휴식 등이 있다. 최혜민 명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운동 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심한 근육통이 지속되고 소변 색깔이 마치 콜라와 같은 색을 보인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라며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면 급성 신부전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평생 관리가 필요한 염증성 장 질환은 장점막에 발생한 염증을 치료하고 증상의 재발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생물학 제제 등 최신 치료법이 많이 나와 장기적으로 합병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김지원 서울대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염증성 장 질환의 증상과 최신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염증성 장 질환 증상은 무엇인가?“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구분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부분 직장에서 시작해 위쪽 대장까지 이어지지만,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느 부위에서든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지는 회맹판 부위에 많이 생긴다. 염증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도 약간 다르다.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 설사, 잔변감, 급박변 등을 겪게 된다. 크론병은 복통, 설사, 체중감소 증상이 대표적이고 그 이외에도 전신쇠약감, 혈변, 구역, 구토, 피로, 식욕부진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소아는 이유 없이 배가 자주 아프거나 또래보다 성장이 늦다면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급성 장염과 구별해야 하는데 급성 장염은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없어지고 회복되지만, 염증성 장 질환은 대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장 증후군에서도 설사와 복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염증성 장 질환과 달리 밤에 자는 동안에는 복통이나 설사 증상이 드물고 혈변이나 체중감소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발병하는 연령대가 있나?“궤양성 대장염은 20대 초중반, 크론병 환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많이 발병한다. 하지만 50~60대에서 발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크론병에 비해 궤양성 대장염의 중장년층 발생 비율이 높다.”-염증성 장 질환 치료는 어떻게 하나?“경증일 경우 5-ASA 경구 혹은 좌약 제제로 먼저 치료를 시작한다. 염증이 아주 심하면 스테로이드를 쓴다. 이런 약제는 증상을 좋아지게 할 수는 있지만 치료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기가 어렵다. 과거에는 설사, 혈변과 같은 증상을 좋아지게 하는 것이 치료 목표였다. 증상만 관리하다 보니 장 점막 염증은 계속 남아있고 그로 인해 재발은 필연적이었다. 심지어 합병증으로 수술해야 하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지금은 단순히 증상 호전이 아닌, 염증이 없는 상태를 치료 목표로 삼게 됐다. 최신 치료법으로 쓰이고 있는 생물학 제제와 소분자 제제는 염증성 장 질환에서 증상 호전과 내시경 소견도 호전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증상의 재발과 합병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최신 치료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가? “현재 국내에서는 인테그린 억제제, 항TNF 제제, 항인터루킨 제제와 같은 생물학 제제, 또는 소분자 제제도 있다. 인테그린 억제제는 염증세포가 혈관 밖으로 이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테그린을 차단해 항염증 효과를 내는 약제다. 베돌리주맙이 사용되고 있다. 인테그린 억제제는 장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면역억제 효과가 작아 감염 발생의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감염 등의 위험이 있는 고령 환자에서 먼저 사용할 수 있다. 항TNF 제제는 종양괴사인자(TNF)를 억제하는 생물학 제제로 인플리시맙과 아달리무맙, 관련 바이오 복제약들이 사용된다. 생물학 제제가 개발되기 전에 사용되던 약제들(5-ASA 약제나 스테로이드)은 장 점막에 생긴 염증을 장기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워 합병증으로 수술받는 환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런 생물학 제제를 사용하면서 합병증으로 인한 수술을 받는 환자 비율이 많이 줄었다.”-생물학 제제의 정맥주사와 피하주사는 어떤 차이가 있나?“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간 효과는 비슷하다. 다만 정맥주사는 환자가 병원에 가야하고 주사 부위에 불편함도 있어서, 피하주사로 바꾸려는 연구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피하주사는 환자가 자가 투약해야 하지만 약제마다 투약 방법에 대한 교육자료가 있고 제약사마다 환자 교육을 담당하는 간호사가 있어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병원에서도 교육한다. 요즘은 핸드폰으로도 투약에 대한 교육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어 환자도 직접 투약하는 방식을 몹시 어려워하지는 않는다.”-생물학 제제 치료 전략은 무엇인가.“국내는 가속 단계 요법(Accelerated Step-up Therapy)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험 급여상 처음부터 생물학제제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단계별로 치료해야 하므로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의 사용함에도 증상 조절이 되지 않거나 면역조절제에 대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빠르게 단계를 올려 조기에 생물학 제제를 사용하는 치료 전략이 많이 사용된다.”-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도 완치가 돼 약을 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10% 미만이고, 대부분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는 것을 반복하며 평생 치료한다. 염증성 장 질환을 오래 앓으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수술까지 받을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을 끊지 말고 담당 의사과 상의해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담도암은 간에서 만드는 담즙이 배출되는 통로인 ‘담관’과 담즙을 저장하는 ‘담낭’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상당히 진행되기 전에는 뚜렷한 임상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힘들고 재발률이 높아 장기 생존을 기대하기 어렵다.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발견되는 환자는 약 20∼30%에 불과하고 수술이 가능해도 60∼70%의 환자는 재발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홍정용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에게 담도암의 최신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담도암의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 “B·C형 간염, 간흡충증 또는 담낭 결석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간흡충증이나 간염에 걸린 적이 없어도 담도암이 생기는 환자가 많다. 최근 담도암과 췌장암의 위험 인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과 같은 만성질환이나 지방간이 담도암과 췌장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을 알아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당뇨병 전 단계이거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흡연이나 소량의 음주에도 담도암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금연한 사람의 담도암 발병 위험은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과 비슷했기 때문에 흡연 중이라도 빠른 시일에 금연한다면 담도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담도암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 “특징적인 증상은 황달이다. 담도염 등으로 열이 발생하거나 황달이 생겨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담도암은 췌장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이 어려운데 담도암 5년 생존율은 30% 미만으로 췌장암 15.2% 다음으로 낮다.” ―담도암의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담도암 진단은 초음파, CT, MRI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뤄지는데 영상만으로는 진단하기가 어렵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도 발견이 쉽지 않으며 이미 진단됐을 때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많다. 간암은 CT나 MRI 영상에서 특이적인 소견이 있거나 종양 표지자가 있는 경우 임상적 진단이 가능하지만 담도암은 조직검사를 통해 확정 진단이 이뤄져야 된다.” ―치료 예후는 어떠한가. “담도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암이 상당히 진행된 시점에 발견된다. 실제 전체 진단 환자의 20∼30% 정도만 수술이 가능하며 나머지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진행한다. 처음부터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재발로 인해 항암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다. 수술 환자는 예외 없이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 항암 치료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한다. 최근 신약도 나왔지만 현재까지는 담도암 항암제의 효과는 다른 암종에 비해 좋지 않은 실정이다. 일부 보고에서는 담도암 환자 중 10%는 어떠한 치료도 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의 1차 치료로 면역 항암제를 병용한 치료법이 등장했다고 들었다. “면역 항암제는 기존 표적 항암제나 세포 독성 항암제와 달리 반응이 오래 지속된다. 세포 독성 항암제만으로 내성이 빨리 생길 수 있는 환자도 면역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면서 내성 발생은 느려지고 효과는 더 지속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굉장히 큰 장점이다. 담도암 면역 항암제는 PD-1 억제제, PD-L1 억제제, CTLA-4 억제제 등 다양하다. 그중 PD-L1 억제제인 더발루맙은 현재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과 담낭암 환자의 1차 병행 요법 치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더발루맙 병용 요법 효과를 확인한 TOPAZ-1 연구에 대해 말해달라. “서울대병원 오도연 교수가 TOPAZ-1 연구 초기부터 주도했고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의료진이 참여했다. 나도 연구자로 참여했다. 글로벌 임상 연구는 주로 해외 주도로 이뤄지는데 해외에서 아무리 좋은 데이터가 발표돼도 한국인 등 아시아인 비율이 적은 경우 식약처 통과가 어렵다. 최근에는 주요 상급종합병원이 임상 연구에 참여해 해외 주도로 진행된 글로벌 임상 연구라도 한국인의 비율이 적지는 않다. 무엇보다 TOPAZ-1 연구는 등록 환자 다수가 아시아인이고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더발루맙의 치료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기존에 1차 치료로 쓰이던 젬시타빈·시스플라틴과 함께 면역 항암제 더발루맙을 병용한 TOPAZ-1 연구 결과가 나온 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더발루맙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 세포 독성 항암 치료만 진행할 때보다 면역 항암제 더발루맙을 병용한 경우 전체 생존 기간은 20%, 무진행 생존 기간에서는 25%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재발 또는 전이된 담도암 환자에게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 요법을 1차 치료로 사용했을 때 2년 시점 전체 생존율은 10%인 데 반해 더발루맙을 병용한 환자에게서는 그 수치가 25%로 향상했다. 즉, 세포 독성 항암제로 치료 시 2년 시점에 100명의 환자 중 10명의 환자만이 생존했는데 더발루맙과 병용할 경우 100명에서 25명으로 생존하는 환자가 증가한 것이다.” ―더발루맙 병용 요법은 얼마나 지속해야 하는가. “TOPAZ-1 임상 연구 설계는 더발루맙·젬시타빈·시스플라틴 3제 요법을 3주에 한 번씩 8 사이클 사용하고 난 후에 효과가 유지되는 환자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을 제외한 더발루맙만 4주 간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더발루맙 병용 요법을 통해 좋은 효과를 확인한 환자 사례가 있나. “담낭암 여성 환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 담도염으로 인한 담도 패혈증으로 응급실에 왔고 검사 결과 담낭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암의 크기가 약 4∼5㎝ 정도로 담낭이 팽팽하게 부풀어 있을 정도로 꽤 큰 편이었으며 담도 패혈증이 동반됐다. 더발루맙 병용 요법 치료를 진행했고 담낭 내 암 덩어리가 거의 사라져 완전 관해(CR)에 도달했다. 현재는 8 사이클을 마친 후 담낭 벽에 약간의 비후 정도만 남아 있어 더발루맙 단독 유지 요법으로 치료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방, 조기 발견, 치료의 3박자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치료 측면에서 담도암이 지난 10년 동안 암흑기를 가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1차 치료에서 많은 발전이 나타나고 있고 이제 시작 단계라고 생각한다. 여러 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료는 발전하고 있으나 예방은 마땅치 않았다. 최소한 비만, 당뇨병, 흡연, 음주, 지방간 등 5가지를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담도암 발생 비율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더발루맙을 치료에 많이 쓰고 있지만 급여 적용이 되지 않으면 환자가 쓰기 어렵다. 최근 위암, 간암 등에서 항암제 급여가 인정됐는데 담도암 치료를 위해 더발루맙도 급여가 적용되면 좋겠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약 25∼35%에서 발병하는 흔한 양성 종양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 30∼45세 사이의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가족력,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종의 크기가 크거나 위치가 좋지 않을 경우 불임이나 유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 사이에서도 자궁근종이 발병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정훈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교수에게 자궁근종이 여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최신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자궁근종은 심한 경우 자궁을 떼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자궁근종이 커지는 것을 환자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가? “그렇다. 자궁내막과 근종 위치가 가까우면 생리통이 심해진다거나 생리 양이 많아지는 증상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근종이 자궁 바깥에 자리하거나 자궁 중앙부터 바깥쪽으로 자라나는 경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자궁근종이 임신에도 영향을 주는가? 정자와 난자가 수정이 되면 나팔관을 타고 자궁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런데 근종이 있으면 나팔관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안 좋아진다. 자궁내막과 근종이 가까울 경우에는 착상이 잘 되지 않는다. 착상이 됐다 하더라도 자궁으로부터 태아에게 혈액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서 태아가 저체중이 된다거나 심할 경우 조기 유산에 이르기도 한다. 또 태아가 성장해서 출산까지 간다 하더라도 조기 출산 확률이 높다. 근종 쪽에 태반이 자리를 잡게 되면 태반이 배출되고 나서 자궁 수축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산후 출혈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근종을 제거하면 이런 요인들이 모두 줄어든다.” ―자궁근종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자궁의 보존 여부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진다. 자궁을 보존하지 않는다면 자궁 적출술, 근종만 제거하는 경우라면 근종 절제술을 택한다. 자궁으로 연결되는 혈관을 막아서 근종의 크기를 줄이는 색전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자궁 적출술과 근종 절제술에 따라 수술법이 또 나뉜다.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 복강경 수술 중에서도 로봇 수술을 진행할 것인지, 배에 구멍을 3∼4개(다공) 낼 것인지, 1개(단일공)만 낼 것인지 등 세부적인 사항이 달라진다. 수술 방법은 환자가 임신 계획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임신을 원한다면 근종 절제술을, 출산에 대한 요구가 없다면 자궁 적출술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근종 절제술은 자궁을 보존하고 싶은 환자에게 권장되는 치료다.” ―개복수술,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수술법을 크게 분류하면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이 있다. 개복수술은 배를 절개해 열어서 하는 제왕절개와 동일한 수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복강경 수술은 배에 구멍을 뚫어 가늘고 긴 수술 기기를 넣어서 진행한다. 이때 수술 기기가 로봇과 연결되면 이를 ‘로봇 보조 수술(로봇 수술)’이라 한다.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의 공통된 장점은 침습 부위를 줄인다는 것이다. 수술 시 상처가 크면 클수록 몸에서 스테로이드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스테로이드는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구멍만 내면 되는 복강경 수술은 수술 후 상처로 인한 합병증, 통증은 물론 유착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스테로이드호르몬 분비도 줄일 수 있다.” ―환자가 각 수술의 장단점을 정확히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개복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근종을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도의가 직접 손으로 병변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이점이다. 두 번째 장점은 봉합이다. 향후 임신을 원하는 환자라면 근종을 절제하는 것보다 자궁을 단단히 봉합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아무래도 기구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손으로 꿰매는 것이 아직까지는 더 확실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은 침투관 구멍을 통해서 체내에 봉합실을 넣는다. 실을 기계로 잡고 제왕절개수술처럼 여러 층으로 봉합을 하는데 일반 복강경 수술 시에는 기구가 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제한적이다. 일자로 된 기계에서 기구를 잡고 열거나 돌리는 동작밖에 할 수 없는데 바로 이 측면에서 로봇 수술의 장점이 부각된다. 로봇 수술은 기기에 손목과 같은 관절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각도와 방향으로 기기를 조정할 수 있다. 마치 개복수술과 유사하게 다양한 각도, 다양한 위치에 있는 부위를 건드릴 수 있고 봉합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로봇 수술을 활용하면 봉합하는 시간이 훨씬 줄고 수술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봉합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전체 수술 시간이 감소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환자의 마취 시간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사가 원하는 각도와 방향으로 기기를 조정해 개복수술과 유사한 수술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로봇 수술은 마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위험도 감소하고 개복수술과 동일한 치료 효과라는 장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로봇 수술에도 세부 선택 사항이 있나? “로봇 수술도 다공 옵션, 즉 배 쪽으로 구멍을 3∼4개 뚫는 수술이 있는 반면 배꼽을 통해 하나의 구멍만 내는 단일공 로봇 수술이 있다. 단편적으로만 봐도 구멍을 여러 개 내는 것보다 1개만 내는 것이 훨씬 낫다. 앞서 말한 것처럼 환자 입장에서도 단일공의 이점이 더 클 것이다. 다공 수술이든 단일공 수술이든 수술의 완성도, 기본적인 결과는 동일하게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 전문의의 역할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급성 신우신염은 요로감염의 일종으로 신장에 감염이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세균에 의한 감염이 원인으로 혈관을 통해 세균혈증이 발생하는데 원인균의 85%는 대장균이다. 증상은 오한, 발열, 신장이 있는 옆구리에 심한 통증 등 독감과 비슷하다. 급성 신우신염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작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여성 환자는 16만8496명으로 전체 환자 수(21만5655명)의 78%를 차지한다. 이렇게 여성 환자 수가 많은 이유는 해부학적 구조에 있다. 강릉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김한권 교수는 “급성 신우신염은 세균이 항문에서 요도·방광·요관·신장으로 이동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해부학적 구조상 여성이 남성보다 요도 길이가 짧고 질과 항문이 가까워 남자보다 요로감염이 쉽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급성 신우신염은 방광염 등 하부 요로감염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변비, 소변 참기, 요실금 등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급성 신우신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당뇨병 등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과 재발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김 교수는 “재발이 자주 되는 경우 염증으로 인해 신장의 기능을 담당하는 사구체 등 여러 기관에 손상이 누적된다”라며 “이는 신장의 위축이나 염증이 발생한 신장의 기능 저하를 발생시켜 만성 신부전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급성 신우신염은 방광염과 동반 시 빈뇨, 배뇨통, 구토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방문해 요검사, 요배양검사, 혈액검사, 컴퓨터 단층 촬영(CT) 등의 검사를 받고 원인균을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경구 항균제나 해열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38.5도 이상의 발열이 있다면 입원해 치료를 받고 급성기를 넘기는 것이 좋다. 급성 신우신염 예방은 변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식이 조절이 필요하다. 여성의 경우 소변을 지나치게 참지 않는 게 중요하고 대변을 닦는 방향을 질 부위에서 항문 쪽으로 향하는 등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요실금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적절한 치료와 조절이 필요하다. 아울러 충분한 물을 섭취함으로써 방광에 있는 균을 배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교수는 “연초 잦은 모임으로 인한 과도한 음주 및 수면 부족은 몸의 면역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어 급성 신우신염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위스키는 지극히 개인의 취향을 반영합니다. 가장 좋은 위스키는 비싼 위스키가 아니라 나의 취향에 맞아 내 입을 즐겁게 하는 위스키입니다.” 지난 11월부터 진행 중인 동아일보 위스키 최고위 과정 ‘광화문 살롱’의 박병진 주임교수의 말이다. 어느 순간 주위에 위스키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입맛은 제각각이고 위스키 종류는 수천 가지. 본인의 취향만 알아도 선택지는 반으로 줄어든다. 우리가 보통 위스키라고 부르는 것은 ‘스카치위스키’를 말한다. 스카치위스키 역사에서 세무 당국과 증류업자들 간의 투쟁은 빼놓을 수 없다. 세관원은 불법 증류를 막기 위해, 증류업자들은 생계를 위해 서로 쫓고 쫓기며 목숨을 건 싸움을 했다. 이러한 역사를 배경으로 오늘날 피트 향의 황금빛 액체를 얻게 됐다. 17∼18세기가 아이리시와 스카치위스키의 시대였다면 19세기 말은 아메리칸 위스키의 전성기다. 독립전쟁 이후 미국에는 780개의 증류소가 있었다. 미국인은 기상과 동시에 술로 시작해서 ‘잘 때 마시는 술’로 일과를 마쳤다. 술을 밥 먹듯이 마셨던 셈이다. 월급을 가족의 식비가 아닌 술값으로 탕진하고 여성과 어린이는 굶주림과 가정폭력에 노출됐다. 주취자들의 사회는 도시를 범죄로 물들게 했다. 술을 마셔도 너무 많이 마시던 시절이다. 이에 미국은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1920년 1월 16일 미국에서 모든 술의 제조, 판매, 유통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금주법이 내려졌다. 양조 시설과 술병은 모두 파기됐고 오크통에 담겼던 술은 하수구에 흘려보내졌다. 이는 맥주와 와인, 위스키, 진 등의 합법적인 판매가 금지됐음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알코올중독,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 금주법이 시행되면서 미국 위스키 증류업자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수많은 증류소가 문을 닫아 결국 12개만 남게 된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마시던 음주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었다. 금주법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음주량이 감소하는 듯했으나 금세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술꾼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밀주를 판매하던 술집들도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간판을 떼고 음지로 들어간다. 이때 단골들만 은밀하게 비밀번호를 대 가며 이용할 수 있게 탄생한 게 ‘스피크이지 바’다. 술을 밀수, 밀매하는 갱들이 판을 쳤고 폭력이나 살인을 비롯한 각종 조직적인 범죄가 성행하게 된다. 이때 ‘밤의 대통령’이라 불린 알 카포네라는 마피아가 세상에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다. 1929년 10월 대공황이 미국을 덮치면서 금주법은 힘을 잃게 된다. 증권시장의 붕괴로 주가가 폭락하고 생산 산업은 반토막이 났다. 무역량은 70% 축소됐고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다. 버번이나 증류주의 주요 원료인 옥수수나 곡물 등은 창고에 쌓이거나 버려졌다. 결국 미국 정부는 주류 판매를 통해 세수를 회복하고 음지로 빠진 양조업계를 다시 살려야겠다고 판단한다. 루스벨트는 금주법 폐지를 제1 공약으로 내세워 전 국민의 엄청난 지지와 함께 1932년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그리고 이듬해인 1933년 금주법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대표적인 5대 위스키 생산 국가는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미국, 캐나다, 일본이다. 하지만 위스키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위스키는 아니다. 각 나라마다 위스키에 대한 정의와 제조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위스키의 제조 과정은 대개 7단계로 이뤄진다. 몰팅(Malting)→제분(Milling)→매싱(Mashing)→발효(Fermentation)→증류(Distillation)→숙성(Maturation)→병입(Bottling)이 그 순서다. 발효된 곡물을 통해 얻은 ‘스피릿(증류주)’을 오크통에 넣어 숙성시켜 위스키를 만든다. 정형화된 제조 방식과는 다르게 맛 차이는 증류소별로 천차만별이다. 위스키의 맛을 결정짓는 요인은 수없이 많다. 원료, 발효 시간, 증류 방식, 오크통의 종류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오크통이다. 오크통이 위스키 맛의 많은 부분을 결정한다. 스카치위스키는 규정상 스코틀랜드 증류소에서 최소 3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원액이 길게는 30년 이상 숙성되기 때문에 오크통의 영향력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한날한시에 숙성한 스피릿은 오크통의 종류와 크기, 숙성 기간 등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스코틀랜드 증류소는 숙성 과정에서 새 오크통을 기피한다. 자칫 나무 맛이 너무 강하거나 사카린 등 인공감미료 맛이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다른 술을 숙성할 때 사용했던 오크통을 활용한다. 즉, 전에 담겨 있던 내용물에 따라 위스키가 영향을 받게 되는 것. 예컨대 500ℓ 셰리 와인을 담고 있던 오크통에 있는 원액이 최대 10ℓ에 달한다고 한다. 아무리 개성 강한 스피릿도 그 오크통에서 숙성되면 자연스레 셰리 맛이 묻어나올 수밖에 없다. 위스키 오크통 시장의 90%는 셰리와 버번 오크통이 차지하고 있다. 셰리 오크통은 주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서 자라는 유러피언 오크로 제작되고 버번 오크통은 미국의 아메리칸 화이트 오크 품종을 사용한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아메리칸 화이트 오크는 부드럽고 달콤한 바닐라와 열대과일, 캐러멜 노트를 갖고 있다. 반면 유러피언 오크는 말린 과일과 계피, 감귤류를 포함해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목재의 종류가 위스키 맛으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위스키를 생산했던 적이 있다. 1970년대 후반 위스키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국산 주류 개발 계획을 세워 스코틀랜드 몰트위스키 함량 30%의 국산 위스키를 개발하고 시판했다. 1983년에는 위스키 산업의 육성, 품질의 고급화, 외화 절약 등을 위해 ‘국산 위스키 개발 계획’을 마련해 몰트위스키 제조 시설을 완비하고 본격적인 국산 몰트위스키 제조를 시작했다. 1987년부터는 국내 위스키 3사가 국산 위스키 원주와 수입 위스키를 섞어서 국산 특급 위스키를 개발하고 시판했다. 그러나 수년에서 10여 년의 숙성 기간에 따른 재고 증가, 수입 몰트위스키와의 가격경쟁력 문제 등으로 국산화가 어려워져 1991년부터는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그러다 2020년 한국 최초의 크래프트 싱글몰트 증류소가 남양주에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위스키 증류소가 3개 정도 세워졌다.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는 정통 스카치위스키 생산 방식을 고수해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다. 동아일보 ‘광화문살롱’은…국내 최고의 위스키 전문가와 인문학 교수, 저명 인사와 함께 위스키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위스키 교육 과정이다. 위스키의 역사와 종류, 테이스팅 등 위스키에 관한 내용은 물론 최고의 셰프·바텐더와 함께하는 미식 체험, 올바른 테이블 매너, 철학 속 위스키 등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다. 교육 종료 후에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위스키 5대 생산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위스키 증류소 탐방’도 진행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몽골인 A 씨(48·여)는 현지 병원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자국의 의료로는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병원을 알아보던 중 현지 의사에게 차병원을 소개받았다. A 씨는 현지 의사와 분당차병원 부인암센터 김영탁 원장이 함께 참여하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원격 협진을 통해 진료받고 차병원의 수술 일정을 잡았다. A 씨는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원격 협진으로 여전히 김 원장의 관리를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의 발길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감소한 국내 외국인 환자는 지난해 24만8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했다. 차병원은 3월 ‘차국제병원’을 오픈했다. 차병원의 각 기관에 존재하던 국제진료팀을 통합해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개편한 것. 차국제병원은 외국인 환자가 차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상담 과정부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외국어별로 응대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외국인 환자에게 최적화된 전문 의료진을 선별해 진료를 볼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차병원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IC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년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추진하는 ‘ICT 기반 외국인 환자 사전 상담과 사후관리 시범 운영 사업 참여기관’으로 선정되면서 해외 거점 국가와 사전 상담 및 사후관리 플랫폼을 구축했다.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 등 7개국 94개 차병원의 의료 거점 센터를 활용해 국가를 늘려갈 계획이다. 코로나19 이전 차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연간 1만 명 이상이었다. 지금도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차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차병원의 난임 치료 기술은 해외 환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점은 4회 연속 보건복지부 외국인 환자 유치의료기관 평가인증(KAHF)을 획득했다. 그중에서도 많은 중동 환자가 난임 치료를 위해 차병원을 찾는다. 최근에는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환자도 난임 치료와 난자 동결 등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위해 차병원 진료 예약을 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는 한정된 체류 기간 안에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고난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차병원은 해외에 있는 환자가 한국 방문 전에 온라인으로 한국 주치의를 미리 만나 치료 계획과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부인암과 같은 고난도의 수술도 환자의 상황과 일정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수술을 마치고 귀국 후에도 현지 협력 병원 의료진과 국내 의료진이 원격으로 치료 경과를 관리하며 환자 만족도를 높였다. 차병원의 분만 비결은 외국인 환자에게도 인기다. 주치의 책임 분만, 자연주의 출산,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 및 신생아 집중치료실 운영은 해외 환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출산 후 아늑하고 편안한 산후조리원에서 차병원 의료진의 전문적인 관리를 받으며 회복할 수 있는 것도 차병원을 찾는 이유다. 차병원은 각국의 언어를 구사하는 전문 인력을 두고 내원 전 상담부터 일정 관리, 숙소와 교통 예약을 돕고 있다. 환자가 자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사후관리 서비스를 한다. 이는 처방한 약을 잘 먹고 있는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이외에도 현지 병원에서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진단과 치료, 처방 자료를 해당 국가 병원에 전달해 준다. 차병원은 외국인 환자 진료의 허브 센터 역할을 자처한다. 타 기관 연계 서비스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에 상주하는 외국인이 의료 서비스를 편리하게 받도록 할 계획이다. “원격 진료로 환자 만족도 높여” 김영탁 차국제병원 원장 “해외 환자 한 명을 치료하면 차 한 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경제 효과가 있다.” 김영탁 차국제병원 원장의 말이다. 국내 많은 병원이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애쓰는 이유기도 하다. 외국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많은 경우 현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현지에 병원이 있는 경우다. 차국제병원은 해외 환자를 유치하고 질환별로 적절한 병원을 연결한다. 또한 각국의 병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환자들 사이에 입소문도 중요하다. 김 원장은 “과거에는 어쩔 수 없이 치료 전·후 과정이 미흡해 환자 불만이 상당했다”라며 “ICT 사업으로 원격 진료를 시행한 후 외국인 환자의 만족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차병원에는 10년간 12만 명의 해외 환자가 다녀갔다. 차움 검진과 난임, 부인암 등을 치료받았다. 김영탁 교수는… 국내 부인암 최고 권위자인 김영탁 교수는 분당차여성병원장과 함께 차국제병원장에 취임했다. 김 교수는 자궁근종, 자궁암, 난소암 등 부인암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연구와 자궁암 예방 백신 개발을 선도했다. 1989년 서울아산병원 개원부터 34년간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2300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했다. 100여 편의 연구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와 학술 대회에서 발표하며 국내 부인암 치료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작년 9월 이대여성암병원이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하고 확대 오픈했다. 새롭게 문을 연 이대여성암병원은 갑상선암센터와 유방암센터를 분리하고 환자 특성에 맞춘 맞춤식 치료를 제공한다. 이대여성암병원 갑상선암센터 권형주 센터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를 들어봤다.》 ―이대여성암병원 소개를 부탁한다. “2009년 3월 개원한 이대여성암병원은 대학병원 최초로 암 진단 후 일주일 이내에 수술과 첫 방문 당일 진료와 검사를 한 장소에서 시행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여성 암 환자 전용 레이디병동 등 특성화 진료 시설을 운영했다. 여성 친화적 진료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으며 여성 암 치료 대표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갑상선암센터를 확장 개소한 지 1년이 넘었다. 그간 어떤 활동들이 있었나. “갑상샘암 환자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작년 병원은 갑상선암센터를 확장 개소했다. 진료실을 3개에서 7개로 늘리고 서울대병원 황현욱 교수를 영입해 갑상샘암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갑상선학회에서 올해 만들고 있는 갑상샘암 진료 권고안 개정과 외과학 3판 교과서 저술 등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학술 활동을 했다.” ―최근 진행 중인 연구가 있나. “2016년 갑상샘 환자 표준 진료 지침 마련으로 처방 오류 감소와 입원 비용 감소 효과를 봤다. 이후 갑상샘암에 대한 셀레늄의 항암효과와 그레이브스병에 관해 연구했다.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다발성 갑상샘암이다. 갑상샘암이 하나가 아닌 여러 개 존재하는 것을 다발성 갑상샘암이라고 부르는데 갑상샘암 환자의 약 30% 정도가 다발성 갑상샘암을 앓고 있다. 우리 팀에서는 다발성 암이 재발 위험을 1.8배 정도 높이는 것을 밝히고 치료 범위와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다른 요인에 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갑상샘 결절과 갑상샘암은 다른가. “건강검진으로 갑상샘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면서 갑상샘 결절 발생이 많아졌다. 갑상샘 결절은 갑상샘에 생기는 혹이다. 적게는 4%에서 많게는 67%가 갑상샘 결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샘 결절 중 약 2∼6%는 갑상샘암으로 진단한다. 대부분의 갑상샘 결절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목소리 변화, 사레들림, 연하곤란 등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샘암이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어릴 때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갑상샘암 발생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방암, 당뇨병, 비만 등 다른 질환과의 연관성도 밝혀져 있다.” ―갑상샘암 수술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는 것 같다. “갑상샘암은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갑상샘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갑상샘암을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1㎝ 이하 크기의 갑상샘암이 주변 조직을 침범하지 않았거나 전이가 없으면 저위험 갑상샘암이라고 한다. 저위험 갑상샘암은 전통적인 갑상샘 수술 외에 능동 감시를 하거나 경피적 국소 소작술을 하기도 한다. 갑상선암센터의 황 교수는 능동 감시의 전문가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와 능동 감시가 가능한 환자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전문가로 올해는 능동 감시를 시행한 갑상샘암 환자의 임상 결과를 외과계 최고 학술지인 외과학 연보에 게재하기도 했다.” ―갑상샘암의 능동 감시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능동 감시는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처음 시도한 방법이다. 저위험 갑상샘암 환자를 곧바로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다가 갑상샘암이 3㎜ 이상 커지거나 주변에 새로운 림프샘 전이가 발견되면 수술한다. 능동 감시 중 진행이 확인돼 수술한 경우가 진단 후 곧바로 수술하는 경우와 비교해 예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이탈리아 등 전 세계적으로 저위험 갑상샘암 수술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40세 미만의 젊은 사람은 60세 이상과 비교해 2배 정도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30세 이하의 갑상샘암 환자는 약 절반 정도에서 미만성 경화 아형 같은 공격적인 갑상샘암을 앓고 있다. 따라서 능동 감시가 적절한지는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갑상샘암의 국소 치료는 무엇인가. “갑상샘암의 크기가 1㎝ 이하인 경우 마이크로파, 레이저, 고주파 소작술로 갑상샘암을 치료하기도 한다. 국내 84명의 갑상샘 미세 유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6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이 기간에 재발이나 전이가 전혀 없음이 보고된 바 있다. 현재 갑상샘암의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은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밖에 없어 좀 더 큰 규모의 연구 결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무릎 통증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퇴행성관절염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관절을 이루는 뼈, 연골, 관절막, 연골판, 인대, 근육 등에 손상이 생기면서 통증이나 운동장애가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관절과 인대 손상으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은 관절 통증과 부종 또는 뻣뻣해짐 등의 불편감이다. 초기에는 손상된 관절 부위를 움직일 때 국소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다가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통증과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 수면 중에도 통증을 느끼고 걷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등의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연세와병원의 강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무릎 퇴행성관절염의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구조의 변형에 따라 1∼4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의심 단계로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난다. 대개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진통제를 복용한다. 진통제로 통증이 줄어들지 않으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계열의 진통제를 복용하게 된다. 소염 진통 효과가 있어 초기에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진통제는 통증을 줄여주는 약이지 원인을 해결해 주는 약이 아니다. 무릎은 계속 사용해야 하는 신체부위기 때문에 증상은 점점 악화한다. 2단계는 1단계보다 통증이 더 심하기 때문에 주사 치료를 한다. 대표적으로 스테로이드 주사가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염증과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연골 두께가 줄어드는 조직 손상이 생길 수 있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와 달리 관절강 내 히알루론산을 주입해 연골 역할을 대신하도록 하는 주사다. 저분자 히알루론산 주사는 주 1∼3회, 고분자 히알루론산 주사는 6개월에 1회 주사해 소염 진통 효과를 볼 수 있다. 3단계는 관절이 변형돼 통증 정도가 심해진다. 중등도 단계부터는 1∼2단계에서의 치료 효과가 점점 감소해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4단계 중증 단계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관절 손상이 심한 말기로 관절 내시경 수술, 인공관절 수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강 원장은 “연세와병원은 무균 수술실을 5개 보유하고 있다”며 “자기공명영상(MRI) 2대, 컴퓨터단층촬영(CT), 엑스레이, 초음파, 컴퓨터 적외선 전신 체열 촬영기(DITI), 골밀도 검사기(BMD) 등 대학병원급 최첨단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마코 스마트로보틱스와 펄스 세척 시스템을 도입해 로봇 인공관절 수술 시 뼛조각과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말기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알려진 인공관절 치환술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무릎 전체를 인공관절로 바꾸는 전 치환술과 손상된 관절 일부분만 바꾸는 부분 치환술이다. 부분 치환술은 뼈, 인대, 연골 등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관절 가동성 개선 효과가 크고 전 치환술에 비해 절삭 부위가 작아 회복도 빠르다. 하지만 정상 관절을 보존하면서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수술이 까다롭고 정교함을 요구하는 고난도의 수술이다. 한국스트라이커의 마코 스마트로보틱스는 무릎관절 부분 치환술과 전 치환술, 넓적다리 관절 전 치환술 모두에 대해 첫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인공관절 수술 로봇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800대 이상의 마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으며 100만 건 이상의 임상 사례와 330건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통해 수술의 장점을 입증받았다. 국내는 2015년 첫 임상 연구를 시작해 2023년 11월 기준으로 국내 6곳의 대학병원을 포함해 총 42개 병원에 45대가 설치됐다. 총 3만 건 이상의 임상 치료 사례를 축적했다. 강 원장은 “마코 로봇 수술은 수술 전 3D CT로 촬영한 환자 무릎을 분석해 뼈를 최소한으로 끊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일반 인공관절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한 출혈이 발생하는 절삭 가이드 삽입을 생략할 수 있어 출혈량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절삭 가이드는 다리 축 정렬을 바르게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내고 삽입하는 수술 기구다. 강 원장은 “마코 로봇수술은 환자 무릎에 센서를 부착해 다리 축을 계산하기 때문에 뼈에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어 출혈량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코는 사전 수술 계획에 따라 절삭 범위를 알려주는 가상의 지침인 ‘햅틱 존’을 수술실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 햅틱 존을 벗어나면 로봇 팔이 작동을 멈춰 연부 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절삭이 가능하다. 절삭이 정교하게 이뤄지면 무릎 주변의 조직 자극으로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불편함이 줄어든다. 2019년 국제 무릎 수술 학술지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기능과 만족도 결과’ 논문에서는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기능적 활동 점수를 비교한 결과, 걷거나 서 있는 상태의 개선 정도가 일반 4.8점, 로봇 6점으로 로봇 수술 환자의 점수 개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걷기, 다리 방향 전환, 계단 오르내리기 등 일상적인 활동과 쪼그리고 앉기, 무릎 꿇기 등의 활동 개선 정도가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로봇 인공관절 수술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부를 로봇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가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로봇의 도움을 받는다. 로봇은 사전에 계획된 수술을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 있다. 햅틱 존이 계획한 범위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막아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023 동아일보 메디컬 코리아 어워드’ 행사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진행됐다. 메디컬 코리아 어워드는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보건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한 우수 병원과 기업을 발굴해 시상하는 행사다.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후원한다. 행사에는 심사를 맡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임영진 원장을 비롯해 병·의원,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수상 병원과 기업은 철저한 사전 조사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뇌혈관, 관절, 척추, 암 수술, 줄기세포, 심장이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치료 성과를 보여준 의료기관과 의료 산업을 이끄는 대표 병·의원, 기업이 수상 대상이다. 종합병원 중에는 가천대 길병원 심뇌혈관센터가 수상했다. 가천대 길병원 심뇌혈관센터는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한 심장, 뇌혈관 분야에서 우수한 경험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뇌중풍(뇌졸중)은 빠른 대처와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천대 길병원은 심장과 뇌혈관 치료의 응급 치료에서부터 고난도 수술, 재활에 이르는 과정까지 최고의 의료진과 장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암치유센터는 지역 최초·최다의 ‘다학제 통합진료’를 비롯해 환자 진료와 치료 과정, 퇴원 후 일상생활부터 재활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관리를 도와주는 질환별 코디네이터와 상담 간호사, 암 전문 교육 간호사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화학요법 주사실을 운영하고 ‘당일 원스톱 진료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에스포항병원과 명지성모병원은 생명을 다루는 필수 의료를 선도하는 뇌혈관 전문병원이다. 에스포항병원은 경북 유일의 뇌혈관 전문병원이다. 365일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고 응급 진료를 통해 빠른 시간에 수술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명지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서울·수도권 유일의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이다. 2005년 ‘전문병원 시범 기관’에 선정된 바 있다. 그 외에도 종합병원 부문에서는 포항세명기독병원 유방갑상샘암센터, 인하대병원 중환자 치료 시스템,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 부문이 수상했다. 전문 병·의원 부문은 강남제이에스 병원, 기쁨병원 등이 수상했으며 실로암안과병원은 보건의료 공로상을 받았다.서비스 품질-감염 관리 등 4개 분야 심사… “K의료 위상 높여”[종합심사평] 임영진 심사위원장·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 ‘2023 동아일보 메디컬 코리아 어워드’에서 수상한 병원 원장, 의료기기 업체 대표 및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또 항상 보건의료 분야에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고 훌륭한 행사를 주관한 동아일보에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2023 동아일보 메디컬 코리아 어워드는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기에 환자 진료 우수 병원 및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기업을 발굴해 국민에게 보건의료 서비스와 관련 상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시하고 대한민국 메디컬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의료 현장은 감염 관리 및 환자 안전과 관련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고 의료 서비스 관련 산업은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3 메디컬 코리아 어워드에 선정된 기관은 앞으로 대한민국 보건의료를 이끌어갈 선구자적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예상 외로 많은 의료기관과 헬스케어 관련 기업이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갖고 응모했고 모든 기관의 공적이 하나같이 훌륭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학계와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공정한 심사를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이번 메디컬 코리아 어워드의 주요 심사 기준은 크게 4가지 영역으로 ① 의료 인프라와 시설 상태 등에 대한 ‘의료 서비스 품질’ 평가 ② 감염 예방 및 안전사고의 관리 등 ‘고객 및 환자 안전’에 대한 평가 ③ 최신 의료 기술과 혁신에 대한 ‘의료 기술 및 혁신’에 대한 평가 ④ 지역사회 지원 및 기부 활동 등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삼고 심사를 진행했다. 수상 의료기관과 기업은 다양한 공적 자료를 통해 환자에 대한 신뢰와 지역사회 공헌을 바탕으로 한 의료 서비스가 국민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고의 첨단 의료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 질 향상과 최상의 환자 안전 시스템 구축을 통해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에 존경을 표한다. 수상 기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고 K의료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해 큰 감동을 받았다. 또한 대부분이 의료기관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국내 병원의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 시스템 구축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는 최근 수년간 병원 유관 단체, 환자단체,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인증 제도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인증 제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신뢰를 바탕으로 많은 병원, 특히 중소 병원의 의료 질 향상, 환자 안전 시스템 구축, 감염 예방 관리 등 실질적인 도움과 혜택을 줄 수 있는 제도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현재 국내 의료계와 병원계는 의대 정원 문제, 비대면 진료 확대, 필수·공공·지방 의료 강화 문제 등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어렵게 진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 2023 메디컬 코리아 어워드에 선정된 기관들은 이번 수상에 만족하지 말고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작금의 어려운 현안을 극복해 나가는 데 앞장서는 기관이 되기를 기대한다.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하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큰 헌신과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국내 유산균과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전문 학술 대회인 ‘2023년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 추계 정기 학술대회’가 1일 세종대 대양AI센터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프로바이오틱스는 산업 발전의 가능성이 큰 분야다. 이번 학술대회는 ‘Scientific Landscape on the Next Probiotics’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학회는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프로바이오틱스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국제프로바이오틱스학회(IPA)와 글로벌 규제 개선 운영, 글로벌 프로바이오틱스 기업의 학회 가입과 공식 활동을 유치한다. 한국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의 박성선 회장(CJ웰케어 대표이사)을 만나 프로바이오틱스 시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2001년 ‘한국유산균연구회’로 출범했다. 이후 2004년 5월 ‘한국유산균학회’로 창립 총회를 개최한 이래 본격적인 학술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유산균학회 설립은 ㈜삼익유가공의 고 이종익 회장의 적극적인 후원이 컸다. 현재는 이봄이 삼익유가공 대표가 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여송(汝松) 젊은 과학자상’을 제정해 여성 과학자를 후원한다. 학회의 초대 회장인 강국희 박사가 중심이 돼 설립한 ‘아시아유산균학회(AFSLAB)’의 핵심 멤버로 아시아 지역 유산균 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제적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학회는 국내외 심포지엄 개최와 주기적인 세미나 활동을 통해 산·학·민·관·연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학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2017년 한국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학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2020년 사단법인 등록을 마쳤다. 연간 두 차례의 학술대회와 학회지 발간, 학계와 산업계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의 성장률은 어떠한가. “전 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2014년 46조 원에서 현재 약 80조 원으로 커졌고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7%를 보이면 16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성장률은 50% 이상으로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나라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6조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홍삼 다음으로 9500억 원의 시장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구매 경험률도 42%에 달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프로바이오틱스는 가장 오래된 식품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질병의 원인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연구 결과까지 발표되면서 프로바이오틱스가 뜨거운 이슈가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배변 활동의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장 건강과 연계되면서 피부 면역과 체지방 감소, 운동 수행 능력 증진 등 여러 가지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변 활동 증진 기능에 한정돼 있던 균에서 벗어나 100억 CFU(보장 균수) 이상의 고함량 제품과 기능성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의 발전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프로바이오틱스는 프리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의 사균체와 프로바이오틱스가 생성하는 포스트바이오틱스, 그리고 장내 미생물과 유전 정보로 이뤄진 마이크로바이옴까지 연구가 확대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2007년부터 HMP(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유럽도 2008년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각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생산성이 있는 균주를 찾아내고 유익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지만 일본이나 유럽은 포스트바이오틱스(유산균 사균체)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이미 제품화가 된 것도 제법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확장을 위해 어떤 과제들이 있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약 개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분야다. 마이크로바이옴 표준화 같은 방대한 연구는 정부 주도로 진행하고 그 외의 것들은 연구 단체와 기업이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연구기관을 분야에 따라 통합·관리해 주는 시스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능성이 인정된 제품의 수출·수입에 대한 규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허가를 새로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방광암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방광 내벽에 종양이 만들어지는 질환이다. 국내는 1년에 약 5000명에 달하는 신규 환자가 방광암 진단을 받는다. 방광암은 원격 전이가 진행되면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일 정도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방광암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혈뇨, 급박류, 복통, 소변 시 잔뇨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혈뇨가 주요 증상이나 혈뇨가 보인다고 해서 꼭 방광암인 것은 아니다. 이외에는 사실 두드러진 증상이 없다. 오랫동안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외에 대안이 없던 진행성·전이성 방광암 치료 분야에서 최근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 1차 유지 요법의 급여가 가능해졌다. 이에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에게 방광암 예후와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진행성·전이성 방광암은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광암의 배뇨근 침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뇨근을 침범하지 않은 방광암은 1기다. 전체 방광암 환자의 60∼70%가 1기에 발견된다. 전이 가능성이 작아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지 않고 시술로 완치되는 경우도 많다. 방광암의 재발률은 근육 침범을 기준으로 구분하는데 근육층을 침범한 암 환자의 재발률은 50%에 달한다. 이 중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가 된 경우는 10% 정도인데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전이됐거나 재발한 환자는 1차 항암화학요법 이후에 바로 유지 요법이 필요하다.” ―방광암에서 30년간 항암화학요법이 거의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다고 들었다. “면역항암제 등장 전에는 항암화학요법이 표준 치료 방법이었다. 전이성 환자라고 하더라도 혈뇨가 너무 심하지 않다면 항암 화학치료를 먼저 시작한다. 국내는 전이성 방광암 1차 치료를 위해 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 요법, 젬시타빈·카포플라틴 병용 요법 등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3∼4개월 치료 기간 동안 4∼6주 주기로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다. 10명 중 7명에서 치료 효과가 있지만 대부분 환자는 약물 독성으로 휴약기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치료를 쉬는 6∼9개월 전후로 병이 다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하더라도 재발로 완치가 어렵고 5년 생존율이 5%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최근 면역항암제 아벨루맙을 활용한 1차 유지 요법이 급여를 받게 되면서 생존율 증가 등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기존 치료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8월부터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에서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에서 1차 단독 유지 요법으로 아벨루맙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항암치료 후에 재발하는 것을 그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유지 요법을 통해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면역항암제는 독성이 거의 없어 환자 삶의 질이 좋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치료제의 효과는 어떠한가? “아벨루맙은 전이성·진행성 방광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2∼3년 정도 늘려주는 것을 확인했다. 임상 연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위험도 기준에서 봤을 때 사망 위험과 암 진행 위험을 위약군 대비 약 30% 정도 감소시켰다. 이는 면역항암제·항암화학요법 병용, 혹은 면역항암제를 1차 치료에서 쓰는 것보다 더 긍정적인 결과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 치료 사례가 있나? “두 개의 사례가 있다. 한 환자는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해도 눈에 띄는 차도가 없었다. 하지만 아벨루맙 1차 유지 요법을 진행하면서 암 크기가 작아지면서 좋은 반응을 나타냈다. 또 다른 환자는 아벨루맙 1차 유지 요법을 거의 2년 넘게 진행 중인데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상태로 잘 유지되고 있다.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치료 시 5년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예후가 매우 불량했던 환자가 유지 요법을 통해서 생존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특히 아벨루맙 치료를 2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치료 기간 동안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는 환자도 생기고 항암제를 중단하고 상태를 지켜보자는 환자도 생겨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심부전은 환자 절반이 퇴원 후 한 달 이내에 재입원할 정도로 증상 악화가 빈번한 질환이다. 입·퇴원이 반복될수록 환자의 사망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입원 위험을 줄이는 것이 심부전 치료의 핵심이다. 대한심부전학회 총무이사 최진오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에게 1차 표준 치료 후에도 악화를 경험하는 만성 심부전 환자의 상황과 최신 치료 현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심부전은 어떤 질환인가. “온몸에 혈액을 뿜어주는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몸에 충분한 양의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렇게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장이 커지기도 하고 압력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폐에 물이 차면서 숨이 차고 온몸이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더 심해져서 심장 기능이 완전히 떨어지면 온몸에 혈액 공급이 안 돼 기운이 빠지고 힘이 없어진다. 또한 다른 장기의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심부전의 원인은 무엇인가. “심부전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원인에 따른 분류도 여러 가지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어떻게 나빠진 것인지, 기능만 나빠진 것인지 혹은 구조도 같이 나빠진 것인지, 수축력이 나빠진 것인지, 심장으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서 나빠진 것인지에 따라서 다양하게 분류한다. 심근경색뿐만 아니라 고혈압도 심부전 발생의 원인 중 하나다. 심장으로 가는 혈관의 탄력이 좋으면 심장이 혈관으로 혈액을 쉽게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탄력이 떨어지면 심장이 혈액을 혈관으로 내보내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심부전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고령층에서는 심장 기능은 유지돼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부전 원인이 다양한데 치료는 어떻게 하나. “심부전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예를 들어 심근경색이 원인이라면 좁아져 있는 혈관을 치료해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도록 한다. 판막이 망가져 있으면 판막 치료를 먼저 한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라면 심부전 약을 사용한다. 우리 몸에는 콩팥, 목 등 질환을 알려주는 센서가 많다. 체내에 혈액이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센서는 심장이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은 혈액이 부족하다고 여기면 체내에 물을 저장해 놓도록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몸이 붓게 되는 것이다. 심장이 약하게 뛴다고 생각하면 세게 뛰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신호가 결국 심장을 더 힘들게 한다. 병이 들어서 잘 못 뛰는 심장을 채찍질하는 것과 같다. 원인은 제거됐지만 심장 기능이 여전히 떨어진 상태라면 네 가지 기둥이 되는 약제로 1차 치료한다. 그런데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추가 치료를 해야 한다. 실제로 1차 치료받은 환자 7명 중 1명은 심부전 악화 위험이 큰 것으로 보고된다. 다행히 최근 1차 치료 후에도 증상 악화를 경험한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등장했다.”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치료제인가. “기존 치료제가 심장에 보내는 신호를 차단하는 약제였다면 새로운 치료제인 베리시구앗은 혈관을 확장해주는 약제다. 혈관 확장을 통해 심박출량을 높여 준다. 즉, 혈관 세포의 기능을 좋게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심부전이 나타나면 내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관이 수축한다. 혈관이 수축하면 심장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이를 풀어줘서 심장을 편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베리시구앗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나 심부전으로 인한 첫 입원 위험을 약 10% 감소시켰다. 10% 줄였다고 하면 그래프로 그렸을 때 대조군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 연구는 실제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는 약 4%의 환자에서 절대적인 생존율 개선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더 좋은 효과를 내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베리시구앗은 1차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에게서도 기존 심부전 치료제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냈다. 증상 악화를 반복하는 고위험군 환자는 심장 전문의도 치료하기가 어렵다. 환자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결국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베리시구앗의 등장으로 고위험군 환자의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 치료제가 생긴 것이다.” ―베리시구앗은 어떤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나. “베리시구앗은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이뇨제 등을 사용해서 심부전 상태가 비교적 안정되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 사용한다. 일반적인 수준만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는 환자가 있다. 이 경우 예후가 안 좋다. 이런 환자가 약물치료를 받아서 어느 정도 회복했을 때 베리시구앗을 복용하면 생존율이 올라간다. 베리시구앗은 1차 치료제에 추가로 하루 한 번 복용한다. 심부전 환자의 대부분은 고령이기 때문에 혈압, 만성 신장질환 등의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해당 치료제는 다른 만성 질환 치료제를 같이 복용했을 때 보고된 약물 간 상호작용은 없다.” ―한 번 나빠진 심장은 다시 좋아지기가 어렵나. “그렇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 심장을 더 나빠지게 하는 우리 몸의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 이 신호를 차단하면 심장 기능이 많이 회복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할 말이 있다면. “심부전은 일반 질환으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병원이 심부전 환자를 많이 받으면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불리하다. 실제 입원을 해야 하는 심부전 환자가 많은데도 상급종합병원에서 시술이 필요한 환자만 봐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심부전 환자는 시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이뇨제를 잘 쓰고 적절한 시기에 빨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심부전학회는 심부전을 중증질환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심부전 환자는 상태가 심각해도 그냥 입원할 수 없고 시술을 꼭 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야 해서 치료가 더 어렵게 된다. 이런 부분은 관련 기관의 개선이 꼭 필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