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이동훈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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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동훈 기자입니다.

dhl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산업40%
기업23%
경제일반16%
인사일반6%
인물/CEO5%
정당3%
국회2%
대통령2%
국제정치2%
미국/북미1%
  • 中-중동 공급과잉에 퇴로 끊긴 韓유화… 여천NCC 자금난 위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한때 조(兆) 단위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여천NCC가 자금 부족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여러 회사가 생산시설 매각 등의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업황 부진에 입찰자조차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제품을 팔면 손해가 늘고, 사업 축소마저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조 단위 영업이익이 8년 만에 디폴트 위기로 10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DL그룹의 5 대 5 합작회사인 여천NCC의 재무 위기가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 실적 악화로 8일부터 여수 3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21일까지 추가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 디폴트 위기에 빠지게 된다.여천NCC는 전남 여수에 있는 에틸렌 생산 업체로 연간 229만 t을 생산할 수 있다. 이익 규모가 가장 컸던 2017년 1조12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이 본격화된 2022년 적자 전환한 뒤 매년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1503억 원, 올 1분기(1∼3월) 4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천NCC의 공동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올 3월에 1000억 원씩 출자하면서 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실적 악화로 인해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천NCC는 6월 대주주들에게 각각 1500억 원씩 총 3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자금 지원에 대해 대주주 사이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예정된 날짜까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 측은 일단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단계적 감산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주장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15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승인했다. 반면 DL 측은 회사를 살리는 데는 동의하지만, 에틸렌 단가 인상을 비롯해 장기 대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지원 금액이 얼마나 필요한지 추가 분석을 요구하고 있다. 여천NCC뿐만이 아니다. 여수, 대산, 울산 등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10여 개 나프타분해시설(NCC)이 대부분 경영난을 겪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은 대산 및 여수 공장의 일부 생산을 중단했다.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도 생산량을 감축하고 설비를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 회사가 자구책으로 자산 매각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글로벌 불황에 인수자가 없는 상황이다.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쿠웨이트 국영 석유화학 기업인 PIC와 여수의 NCC 제2공장 매각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롯데케미칼도 해외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이 불황이다 보니, 누구도 인수자로 나서지 않으려는 상황”이라며 “일부 알짜 사업을 팔아서 손실을 메우고는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대응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에 수출 효자서 천덕꾸러기로 석유화학은 대표적인 수출 효자 산업이었지만 중국과 중동발 공급 과잉이 진행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2020∼2023년 석유화학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 생산량을 2500만 t 늘렸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전체 생산 가능량(1281만 t)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최대 수출처였던 중국이 되레 저가 물량을 앞세워 시장 잠식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급속히 쪼그라들었다.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 가격에 맞춰 손실을 보면서도 팔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여기에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동까지 석유화학 생산기지 확장에 나서며 공급 과잉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앞으로 3년간 1500만 t의 공장이 새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재 불황이 지속된다면 3년 뒤 국내 석유화학 업체 중 절반만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정치권도 석유화학 업계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묘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위기의 석유화학 산업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며 “정부 역시 통폐합에 따른 세금 감면이나 행정 지원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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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美정부 주최 세계 최대 AI 보안 기술 경진대회서 우승

    삼성전자가 주축이 된 연합팀이 미국 정부 주최로 2년에 걸쳐 진행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보안 대회에서 최종 우승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국내외 주요 대학이 연합한 ‘팀 애틀랜타’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보안 기술 경진 대회 ‘AI 사이버 챌린지(AIxCC)’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연합팀은 삼성전자의 선행 연구개발조직인 삼성리서치와 미국의 조지아텍을 비롯해 한국의 KAIST, 포스텍 등 세계적인 보안 연구원 40여 명으로 구성됐다.연합팀은 총 7개 팀이 경쟁을 펼친 결승전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보안 취약점들을 빠르게 찾아내고 정확한 보안 패치를 생성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다. AI 사이버 챌린지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이 총상금 2250만 달러 규모로 진행하는 초대형 글로벌 보안 기술 경진 대회다. 대규모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찾아 보완하는 기술력을 경쟁하고, AI 보안 기술 개발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AI 보안 기술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글로벌 보안 생태계 강화를 위해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보안 취약점을 스스로 식별해 대응하는 차세대 AI 보안 솔루션으로 제품·서비스의 보안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연합팀을 이끈 김태수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상무는 “팀 애틀랜타가 세계적인 대회에서 AI 보안 기술력을 입증하는 값진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보안 전문가들과 협업해 삼성전자의 보안 기술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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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SDI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 1회충전에 1205㎞ 기네스북 올라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세계 최장 주행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기네스북에 올랐다. 삼성SDI는 미국의 전기차 업체 루시드의 전기차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 모델이 1회 충전으로 총 1205km(749마일)를 달렸다고 7일 밝혔다. 이전 기록(1045km)보다 주행거리가 160km 더 늘어났다. 해당 주행 테스트는 스위스 생모리츠와 독일 뮌헨을 오가는 고속도로 등에서 진행됐다. 이번 테스트에 쓰인 배터리는 삼성SDI의 21700 규격 원통형 배터리로 총 6600개가 탑재됐다. 하이니켈 삼원계(NCA) 양극과 실리콘 소재 음극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배터리로, 고용량·긴 수명·급속 충전 등의 장점을 갖췄다.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고 출시된 장거리 주행 특화 모델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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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美테슬라 이어 애플 칩 수주… ‘스마트폰 눈’ 소니 독점 깼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테크들로부터 연달아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만년 적자를 내던 파운드리사업부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와 대규모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애플 아이폰 등에 탑재될 차세대 이미지센서의 반도체 설계 및 생산을 맡게 됐다. 한미 관세 합의 이후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수주하거나 양국이 서로 협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6일(현지 시간) 애플은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구체적인 칩의 종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가 이미지센서 설계를 담당하고,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양산해서 애플에 납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의 눈’으로 불리는 부품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품질을 좌우한다.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는 아이소셀(ISOCELL)이라는 이미지센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에는 업계 최초로 2억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선보이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미지센서 생산은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서 담당하게 된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의 미국 진출 전초기지로, 현재 14∼2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 일부를 이미지센서 생산용으로 전환해서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미국 내에 공급망을 확보하고, 협력사를 다변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손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이날 1000억 달러(약 140조 원)의 미국 내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해 초 애플의 제조 기반을 미국으로 옮기지 않을 경우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자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대에 나선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이미지센서 공급을 사실상 독점해 왔던 일본의 소니는 미국 내에 생산기지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고관세발 공급망 재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회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이미지센서 시장 1위는 소니(51.6%)이며 삼성전자는 15.4%로 2위다.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빅테크 기업과 연이어 반도체 위탁생산 등에 대한 공급계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사업도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분기마다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사업부가 조 단위 적자를 내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2분기(4∼6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5000억 원) 대비 6조 원 넘게 줄었다. 테슬라, 애플과의 협력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과의 납품 계약을 발판으로 메타나 구글, 오픈AI 등 다른 빅테크 업체들과 연이은 수주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수주를 통해서 국내 다른 기업들도 낙수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함께 미국 투자에 나선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업체들도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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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애플 차세대 칩 공급…테슬라 이은 ‘수주 낭보’

    삼성전자의 수주 체결 낭보가 연이어 날아들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위탁 생산했다는 소식을 전한 데 이어 애플과도 수주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현지시간) 애플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구체적인 칩의 종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로 추정하고 있다. 오스틴 공장은 14~28㎚(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에서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의 눈’으로 불리는 부품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품질을 좌우한다. 애플이 신제품 준비에 2∼3년가량 시간을 들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027년 이후 납품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LSI사업부에서 아이소셀(ISOCELL)이라는 이미지센서 브랜드를 설계하고 있다. 생산은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 업계 최초로 픽셀 2억 개를 탑재한 2억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선보이면서 기술력을 알린 바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미국 내 공급망 확보와 협력사 다변화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신규 수주를 따내면서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소니를 추격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이미지센서 시장 1위는 애플에 이미지센서를 공급 중인 소니(51.6%)이다. 2위는 삼성전자(15.4%)고, 3위는 중국 옴니비전(11.9%)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가 글로벌 빅테크 업체 수주를 따내면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분야가 반격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 삼성전자 DS사업부의 영업이익은 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5000억 원) 대비 6조 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가 2분기에만 2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낸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애플 공급을 통해서 반도체 기술력에 대한 ‘인증 마크’를 받은 만큼 추가 고객 확보도 한층 수월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파운드리 사업부 등이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삼성전자는 이번 애플과의 납품 계약 체결과 관련해서 “고객사와 관련된 세부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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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임죄 대신 과징금… 구윤철 “CEO 형사처벌 리스크 완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기업인의 경제 형벌과 관련해 “배임죄를 비롯한 형벌 등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형사처벌 리스크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성장전략 TF(태스크포스)’ 1차 회의를 개최하고 “기업이 진짜 성장을 거둘 수 있도록 경영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장전략 TF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 TF의 뒤를 잇는 회의체다. 이날 회의에는 경제 6단체장과 관계 부처 장차관이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앞으로의 5년은 대한민국이 초혁신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기업을 한국 경제 ‘모든 것의 중심’에 두고 글로벌 1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력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규제 완화 △인공지능(AI) 대전환 △초혁신기술 아이템 선정 등이 제시됐다. 우선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식’ 기업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기업의 경영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배임죄를 비롯한 형사처벌은 국제 규격에 맞춰 과태료나 과징금 등 금전적 제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현행법상 ‘업무상 배임’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징역형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큰 탓에 경영 활동이 위축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AI 대전환을 위해 ‘피지컬 AI 1등 국가’라는 목표도 공개됐다. 피지컬 AI는 AI가 단순한 데이터 처리에서 나아가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기술을 뜻한다. 구 부총리는 “AI 제조 로봇과 AI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기업, 정부, 대학이 함께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이달 중 발표할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과 ‘2026년도 예산안’에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혁신기술 아이템을 찾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담는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경제단체가 앞장서 달라”며 “기재부가 뒷받침해 반드시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경제단체들도 오픈AI 같은 고속 성장 기업 육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최근 0%대의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고성장이 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성장 지향형 기업 생태계 구축 TF’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이 ‘기업 성장’을 주제로 자발적인 TF를 조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육성 환경이 시급하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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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윤철 “배임죄, 금전 제재로 전환…CEO 형사처벌 리스크 완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기업인의 경제 형벌과 관련해 “배임죄를 비롯한 형벌 등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형사처벌 리스크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구 부총리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성장전략 TF(태스크포스)’ 1차 회의를 개최하고 “기업이 진짜 성장을 거둘 수 있도록 경영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장전략 TF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 TF의 뒤를 잇는 회의체다. 이날 회의에는 경제 6단체장과 관계부처 장·차관이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앞으로의 5년은 대한민국이 초혁신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기업을 한국 경제 ‘모든 것의 중심’에 두고 글로벌 1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력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규제 완화 △인공지능(AI) 대전환 △초혁신기술 아이템 선정 등이 제시됐다. 우선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식’ 기업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기업의 경영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배임죄를 비롯한 형사처벌은 국제 규격에 맞춰 과태료나 과징금 등 금전적 제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현행법상 ‘업무상 배임’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징역형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도 큰 탓에 경영 활동이 위축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AI 대전환을 위해 ‘피지컬 AI 1등 국가’라는 목표도 공개됐다. 피지컬 AI는 AI가 단순한 데이터 처리에서 나아가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주는 기술을 뜻한다. 구 부총리는 “AI 제조로봇과 AI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기업, 정부, 대학이 합께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정부는 이달 중 발표할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과 ‘2026년도 예산안’에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혁신기술 아이템을 찾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담는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경제 단체가 앞장서 달라”며 “기재부가 뒷받침해 반드시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내 경제단체들도 오픈AI 같은 고속성장 기업 육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최근 0%대의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고성장이 가능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이날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성장지향형 기업생태계 구축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이 ‘기업 성장’을 주제로 자발적인 TF를 조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육성 환경이 시급하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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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터팬 증후군 극복해야” 한경협·대한상의·중견련 의기투합

    국내 경제단체들이 0%대의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맞손을 잡았다. 5일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성장지향형 기업생태계 구축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경제계가 ‘기업성장 생태계’라는 깃발 아래 TF를 조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경제의 저성장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성장을 독려하고 보상하는 ‘성장 메커니즘’ 마련이 시급하다는 절박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재계에서는 국내 기업생태계가 ‘성장보다는 보호’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 등 혁신 주도국들과 달리 한국의 경우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갈수록 ‘규제’는 늘리고 ‘지원’은 줄이는 형태다. 미국에는 기업 규모별 차등규제가 거의 없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을 벗어날 경우 적용받는 규제는 57개에서 183개로 3배 가까이 늘어나고, 중견기업을 벗어날 경우 적용 받는 규제는 274개까지 증가한다.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가 늘어나다 보니, 기업들은 ‘쪼개기’를 통해서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을 키우지 않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피터 팬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2023년 중견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301개인데 반해, 중견에서 중소로 회귀한 기업은 574개로 조사됐다.재계에서는 이번에 발족한 TF를 통해서 국내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재정립하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며 공론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오픈AI 등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선정해서 연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규모별 차등 규제 철폐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단체들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규모별 차등 규제 철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권고하는 사안”이라며 “글로벌 패권 경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 기업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갈라파고스 규제, 기업규모가 커지면 응당 받게 되는 역진적 규제를 정비해 성장 유인을 키워나갈 때”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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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철강-석유화학… 제조업체 84% “주력제품 경쟁력 잃어”

    “중국 배터리가 예전엔 가격에서만 앞섰다면, 요즘은 기술력에서도 한국 제품에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따라가기 벅찬 상황입니다.”(국내 이차전지 기업 임원 A 씨)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견인했던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의 산업은 이미 성숙기, 혹은 쇠퇴기에 들어섰다. 반도체와 자동차 이후 한동안 대(代)가 끊겼던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주력 산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차전지는 중국에 밀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후속 산업 발굴은 지체되는 중이다. 우리 기업들이 평가한 한국 산업의 냉정한 현주소다. ● 현재는 레드오션… 그래도 미래 투자 못 해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업체들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력 제품 시장이 ‘성숙기’(시장 포화)나 ‘쇠퇴기’(시장 감소) 등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진입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82.3%에 달했다.비금속광물(시멘트업종 등)이 가장 높은 95.2%였고, 정유·석유화학(89.6%), 철강(84.1%), 기계(82.9%), 섬유(82.4%), 자동차·부품(81.2%) 순이었다. 196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수출 원동력이었던 주요 산업들이 모두 레드오션에 진입했다는 기업들의 자체 진단이 나온 것이다. 응답한 제조기업의 83.9%는 자신의 업종에서 “(경쟁국에 비해) 우위가 없거나 추월당했다”고 평가했다.경쟁력이 추월당한 대표 업종이 철강이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을 이끌던 한국 철강 기업들의 영향력은 최근 크게 축소됐다. 중국발 공급 과잉이 주된 원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 글로벌 공급 과잉이 6억3000만 t에 달했는데, 이는 국내 철강 생산량(6300만 t)의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4일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 106명으로 구성된 국회철강포럼이 한국 철강 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 이른바 ‘K스틸법’을 공동 발의했다. 보조금 지원과 세금 감면, 융자 지원 등이 핵심 내용이다.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던 특수강 분야도 중국산 덤핑 제품에 밀린다. 중국 업체가 저가의 특수강 봉강을 국내에 반입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영업이익은 2년 만에 90% 넘게 줄었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은 이날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특수강 봉강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석유화학 역시 중동과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부각하면서 공급량 감축 등 구조조정 전망이 나온다.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향후 2, 3년 동안 1500만 t 수준의 에틸렌 및 범용 폴리머 신규 공장이 가동되며 2030년까지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혁신 부족이 제조업 위기 불렀다”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제조업 부진에 대해 신사업 진출을 주저하는 ‘혁신 부족’을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한국 기업이 철강이나 석유화학 분야에서 값싼 노동력 등을 바탕으로 미국이나 유럽 기업을 밀어냈듯, 중국 인도에 추격당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기존 산업 경쟁력을 잃기 전 정보기술(IT) 분야를 키웠다. 한국도 기존 산업이 건재할 때 과감한 대체 산업 투자를 해야 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남대일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신산업에 투자하지 않고 기존 산업 지키기만 하다 ‘제조업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대한상의 설문 결과 국내 제조업체 중 57.6%는 “현재 진행 중인 신사업이 없다”고 답했다. 신사업 추진을 못 하는 이유로는 ‘자금난 등 경영 악화’(25.8%)와 ‘신사업 시장성 사업성 확신 부족’(25.4%)을 꼽았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AI나 로봇을 이용한 생산성 향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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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공세-美관세 치인 韓제조업, 80%가 “레드오션”

    한국 경제의 주춧돌이었던 제조업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수출을 견인하던 주력 업종이 중국 저가 공세에 밀리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노력은 지지부진하다. 한국 제조업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위태로운 상황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전국 제조업체 218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8곳은 자사 주력 제품의 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54.5%는 ‘성숙기’(시장 포화)라고 답했고, 27.8%는 ‘쇠퇴기’(시장 감소)라고 했다. 반면 ‘성장기’(수요 증가)와 ‘도입기’(시장 형성 초기)란 응답은 각각 16.1%, 1.6%에 불과했다. 문제는 미래 전망 역시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기업 10곳 중 6곳(전체의 57.6%)은 “현재 진행 중인 신사업이 없다”고 했다. 신사업 추진을 못 하는 이유는 △자금난 등 경영 악화(25.8%) △신사업 시장성 사업성 확신 부족(25.4%)을 꼽았다. 경제계는 미국발 고관세와 내수 침체로 인해 기업 성장성이 둔화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기업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한국의 기업 경쟁력 약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한 첨단 산업을 비롯해 경쟁력이 약화되는 주력 제조업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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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 10곳중 8곳 “주력제품 레드오션”…58% “신사업 없다”

    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제조업이 사면초가의 위기 상황에 처했다. 국내 제조업의 주력 제품 중 80% 가량이 ‘레드오션’ 상황에 놓여있고, 경쟁 우위에 있는 사업은 16.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부족과 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신사업 진출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전국 제조업체 218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8곳이 자사 주력 제품의 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답변했다. 응답기업의 54.5%는 ‘성숙기’(시장 포화)라고 답했고, 27.8%는 ‘쇠퇴기’(시장 감소)라고 했다. 반면, ‘성장기’(수요 증가)와 ‘도입기’(시장 형성 초기)는 각각 16.1%, 1.6%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1980년대 한국의 고도 성장을 견인했던 철강이나 석유화학, 자동차, 가전, 반도체 사업들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거나 쇠퇴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성숙·쇠퇴기로 응답한 비중을 주요 업종별로 보면, 비금속광물이 가장 높았고, 대표적인 공급과잉 업종인 정유, 석유화학, 철강이 그 뒤를 이었다. 주요 업종의 글로벌 공급 과잉도 심화되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철강의 경우 2024년 글로벌 과잉생산능력이 6억3000만t에 달했으며, 2027년에는 과잉규모가 7억t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심각한 석유화학업종도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향후 2~3년 동안 1500만t 수준의 에틸렌 및 범용 폴리머 신규 공장이 가동될 예정에 있어 2030년까지 공장 가동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현재의 주력제품 시장에서 경쟁 상황이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 “경쟁우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16.1%에 불과했다. 나머지 83.9%의 기업이 “경쟁우위가 거의 없거나 추월당했다”고 응답했다. 시장 포화도가 높고,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현재 주력 제품을 대체할 신사업을 착수했거나 검토 중에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10곳 중 6곳 기업에 해당하는 57.6%의 기업이 “현재 진행 중인 신사업이 없다”고 답했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자금난 등 경영상황 악화’(25.8%)와 ‘신사업 시장·사업성 확신 부족’(25.4%)을 꼽았으며,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했다’(23.7%)는 응답도 많았다. 이어서 ‘인력 등 제반여건 부족’(14.9%), ‘보수적인 경영 방침’(7.3%)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경영상황 악화, 인력 부족 등의 현실적 제약으로 신사업 추진은 물론 신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여력마저 약화되고 있다”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면 신사업에 대한 확신 부족이 심화되고 기존 사업에 매달리는 보수적 경영이 고착화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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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EU엔 없던 ‘무기’… 대기업 총수들 협상 물밑지원

    한국의 대미 관세 협상이 마감 시한 내에 타결된 데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측면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인들이 협상 장소에 직접 모습을 보이며 타결을 위해 적극 노력한 것은 이전에 미국과 관세협상을 한 일본, 유럽연합(EU)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1일 관세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관계 부처와 대통령실이 힘을 합쳐 움직였고, 우리 기업들 역시 조선업 등 협력 방안을 도출하면서 아이디어를 적극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협상 타결 전부터 미국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며 물밑 지원에 나섰다. 가장 먼저 협상장으로 향한 것은 김 부회장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국으로 건너가 한미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에 힘을 실었다. 한화그룹 내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의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미국 투자를 넓히고 있다. 김 부회장은 미국 측에 추가적인 미국 내 조선 사업 관련 투자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역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급하게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미국에 반도체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협력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역시 자동차 관세 인하를 받아내고 한미 관세협상에 직접 힘을 싣기 위해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떠났다. 한국 재계의 대표 ‘미국통’인 류 회장은 그보다 앞서 일찌감치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면서 관세협상 타결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전반적인 미국 측 협상 분위기를 파악하고, 한국 협상단 측에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 총수들이 정부 협상단과 대미 투자금 관련 논의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합의한 대미 투자금이 예상보다 늘면서, 민간 기업의 도움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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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부진에 삼성전자 영업익 55% 감소… “HBM 비중 높일것”

    삼성전자가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제재 영향으로 인한 반도체 부진 여파로 올 2분기(4∼6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정상화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고객사 확보 등을 통해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실적 흐름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 중국 반도체 충당금에 영업이익 55% 감소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74조6000억 원, 영업이익 4조7000억 원을 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0.6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23% 줄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등의 영향으로 중국 반도체와 관련해 2분기에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 컸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은 매출 27조9000억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메모리는 인공지능(AI) 수요로 서버용 D램 판매 등이 늘었지만, 더딘 HBM 매출 성장세와 파운드리 사업의 조 단위 적자가 지속된 것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DS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6조5000억 원) 대비 6조 원 이상 쪼그라들면서 1분기(1조1000억 원)에 이어 감소세를 유지했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는 매출 29조2000억 원, 영업이익 3조1000억 원을 달성했다. 갤럭시S25 시리즈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꾸준히 이어졌고 ‘A시리즈’ 등 태블릿 판매량 증가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가까이 늘었다. 오디오·전장부문 자회사 하만은 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년 같은 기간(3000억 원)보다 수익성이 높아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000억 원,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사업부는 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 “HBM 비중 높여 실적 개선”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 등 반도체 분야의 기술 경쟁력 회복을 통해 하반기(7∼12월)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우선 5세대 HBM인 ‘HBM3E’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여 실적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HBM 전체 판매량 중에서 HBM3E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후반까지 늘었다”며 “HBM 사업 정상화가 이뤄지면 하반기에는 HBM3E 판매량 비중이 90%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양산 예정인 차세대 6세대 ‘HBM4’와 관련해서도 “1c 나노 공정의 HBM4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이미 출하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언급한 ‘주요 고객사’를 미국 엔비디아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와 약 23조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앞세워 추가 고객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여부는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의 변수로 꼽힌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미국이 8월 중순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 및 반도체 파생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른 리스크를 다각도로 분석해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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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이재용과 화상통화… 삼성과 일하게돼 영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와의 약 23조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계약 체결 이후 “삼성과 일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공급 계약 체결 전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화상회의를 가지는 등 삼성전자 경영진과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29일(현지 시간) 머스크 CEO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한 이용자가 “삼성전자는 그들이 무엇에 사인했는지 전혀 모른다”고 주장하자 “그들은 안다. 나는 실제 파트너십이 어떤 것일지 논의하기 위해 삼성의 회장 및 고위 경영진과 화상 통화를 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파트너십에 대한 의구심을 품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머스크 CEO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양사의 강점을 이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이 회장과 머스크 CEO는 2023년 5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 연구소에서 공식적으로 첫 회동을 가진 뒤 꾸준히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머스크 CEO는 삼성전자와 글로벌 1위 파운드리기업인 대만 TSMC의 기술력을 비교하는 글에 대해서는 “두 회사 모두 훌륭하다. 함께 일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답하면서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추켜올렸다. 한편 외신은 삼성전자가 테슬라에 대규모 반도체를 납품하기로 결정된 것만으로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이 지금보다 500억 달러(약 69조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공급 계약으로 삼성전자가 그동안 고전하던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서 반등할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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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엔솔, 테슬라에 6조원 LFP배터리 공급… 中독주에 제동

    LG에너지솔루션이 6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고객사는 미국 테슬라로, 자동차용이 아닌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급 계약을 계기로 중국 이차전지 업체들이 독주 체제를 갖춘 LFP 시장에 한국 기업이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LFP 배터리로 역대 최대 수주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5조9442억 원(약 43억900만 달러)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8월 1일부터 2030년 3월 31일까지 약 3년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전체 매출액(25조6196억 원)의 23.2%에 해당하는 규모로, 단일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수주액이다. 회사 측은 경영상 비밀 유지에 따라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외신 등은 테슬라를 납품처로 지목했다. 로이터통신은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며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서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차전지 업계에서도 “해외에 이 정도 규모의 발주를 넣을 수 있는 곳은 테슬라가 사실상 유일하다”며 “총 공급 물량은 50GWh(기가와트시) 정도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올 1분기(1∼3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등의 문제로 중국이 아닌 미국 내에서 LFP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미시간주 등에 생산 시설을 가지고 있다. 올해 5월부터는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한국 배터리 LFP 확대 기회 이번 수주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이 LFP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중국이 저가형 LFP 배터리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여 왔다. 하지만 미중 관세 전쟁으로 인해 한국 기업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사업 확대의 기회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 전망이 좋은 ESS용 LFP 배터리를 수주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미국 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ESS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불규칙적인 전력 생산을 ESS를 통해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SNE에 따르면 2025년 393GWh였던 ESS 수요는 2035년에는 1232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테슬라의 AI 데이터센터 확보와 슈퍼차저 충전소 사업 확대에 ESS가 대규모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수주가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 실적 상승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 전기차에 이어 ESS용 배터리 공급처로 자리 잡을 경우 상호 협력 관계가 더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 중심의 LFP 배터리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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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정의선 美로…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투자 패키지 제안”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다음 달 1일)를 하루 앞두고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관세협상 최종안을 전달하면서 한미 통상 협상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미국이 정부의 대미 투자 패키지 제안에 추가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는 기존 투자 패키지에 2차전지, 바이오 등 다른 주력 산업까지 포괄하는 2000억 달러(약 274조 원) ‘플러스알파(+α)’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미 최종 담판을 앞두고 재계 총수들도 잇따라 미국을 찾아 미국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관세협상 지원에 나섰다. 미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최대 경쟁자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의 협상 타결로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다음 달 1일 전 합의가 타결되지 못하면 산업계 타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민관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재계 주요 인사 워싱턴 총집결 30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으로 급히 출국했다.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틀 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한국의 재계 주요 인사들이 워싱턴에 집결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정 회장은 워싱턴에서 정부의 관세협상을 지원하면서 ‘발등의 불’인 자동차 품목관세(25%) 인하를 위해 미 행정부 인사들과도 접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올해 3월 210억 달러(약 29조 원) 대미 투자 계획 발표 당시 자신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본과 EU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춘 만큼 한국이 관세협상 타결에 실패할 경우 현대차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위해 대미 투자 규모를 기존보다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총수의 미국 방문은 정부 협상력에 힘을 실어주는 측면도 있지만 관세 인하가 절실한 만큼 직접 협상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이재용 회장이 29일 직접 방미한 것도 대통령실이 새로 대미 투자 패키지에 포함됐다고 밝힌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산업별 대미 카드를 마련하고 대응 전략을 현장에서 정부와 만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첨단 분야 기술 협력 등을 협상 카드로 제안할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는 미국의 품목관세 부과가 예고돼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정부가 관세협상에서 핵심 카드로 내건 조선업 협력 방안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20일 방미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 회장)은 재계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미국 정·재계, 특히 공화당 인사들과의 두꺼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가교 역할을 해 왔다. 경제계에 따르면 대미 투자와 관련해 다른 재계 총수들의 추가 출국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韓 최종안 제시, 트럼프 결단 남아 정부는 미국에 대미(對美) 투자와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포함한 최종 제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미 투자 패키지에 조선업과 반도체, 무기 구입에 이어 2차전지, 바이오 등 트럼프 행정부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표적인 전략산업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 스코틀랜드를 방문하고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의 보고를 받고 한국의 상호관세율 인하 등 관세협상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안팎에선 미국 시간으로 이르면 30, 31일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베선트 장관과 회담에 나설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우리 협상단과의 화상회의에서 “어려운 협의인 것은 알지만 당당한 자세로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대미 투자 규모를 4000억 달러(약 553조 원) 수준으로 제시하며 미국산 쌀 추가 수입, 소고기 월령 제한 폐지 등 비관세장벽 분야에서 한국의 더 큰 양보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총리는 29일 2시간 동안 러트닉 장관과 통상 협의를 갖고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제시했지만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협상과 함께 진행되는 안보협상에선 한미가 합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직접 비용과 안보 관련 간접 비용으로 구성된 우리 정부의 국방비 증액 계획 등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접점을 찾아가는 괜찮은 분위기”라며 “우리 역량을 확대하는 흐름에 맞춰 대북 역량 확충, 장병 처우 개선, 연구개발(R&D)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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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최선의 최종안 내라”… 韓 재계 총동원

    한미 관세협상 담판을 앞두고 미국이 ‘최선의 최종(best and final) 협상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8월 1일은 (관세 협상의) 마감일”이라며 더 이상의 관세 연장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조선업과 반도체, 미국산 무기 구매에 이어 2차전지, 바이오 주력 등 전략산업 투자가 포함된 최종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조만간 한미 관세협상 타결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정부 관계자는 “기존 제안보다 진전된 최종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한국의 제안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오늘(미국 시간 30일) 한국의 제안에 대한 회의가 있을 것”이라며 “최종 결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쥐고 있고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단을 앞두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에선 상호관세 발효 전인 30, 31일 중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협상에서 한국에 “최선이자 최종적인 협상안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만난 러트닉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협상안을 제시할 땐 “모든 걸 가져와야 한다(bring it all)”고 했다고 WSJ는 전했다. 한국이 제안한 대미 투자액 등을 증액해야 한다고 압박한 셈이다. 한국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풍산 회장) 등이 미국을 방문해 관세협상을 지원하는 등 총력전 체제에 들어갔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기업이 그동안 구축한 미국 네트워크가 상당하다. 정부가 협상하는 큰 틀에 대해 필요한 경우 공유하고 있다”며 “민간에서도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많이 만날 수 있다. 거기서 들은 얘기를 전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구 부총리 등 미국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주요 장관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당당한 자세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전했다. 구 부총리는 관세 발효 하루 전인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면담할 계획이다. 미국이 4000억 달러(약 557조 원) 투자를 요구해 온 가운데 정부는 2000억 달러(약 274조 원) ‘플러스알파(+α)’의 투자액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해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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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참, 노란봉투법 반대…“韓투자에 부정적 영향”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이하 암참)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 시행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미국 등 글로벌 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면서,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0일 암참은 노란봉투법 개정에 반대 입장문을 내고 “한국의 경영 환경과 투자 매력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국내 8개 주요 경제단체가 발표한 공동 성명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암참은 노란봉투법이 한국에 진출한 미국계 기업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 전반에 법적·운영상의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유연한 노동 환경은 한국이 아·태 지역 비즈니스 허브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며 “이번 법안이 현재 형태로 시행될 경우, 향후 한국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투자 의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산업 현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절차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회장은 “암참의 2024년 경영환경 설문조사에서도 규제의 예측 가능성 부족이 외국계 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며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 처리를 서두르면서 해외 경제단체 및 외국계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선 28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도 입장문을 내고 해외 기업들이 노란봉투법으로 형사처벌 위험에 직면할 경우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CCK는 “한국에 투자한 해외 기업들은 노동 규제로 인한 법적 리스크에 민감하며, 교섭 상대 노조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교섭 거부로 형사처벌 위험에 직면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기업 관계자들도 “한국 투자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해야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노란봉투법 등 한국 정부의 기업 규제 입법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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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이노텍, 美아에바와 ‘라이다’ 파트너십

    LG이노텍이 미국의 라이다 개발 기업 아에바와 손잡고 세계 라이다 시장 선점에 나선다. LG이노텍은 아에바와 라이다 공급 및 차세대 라이다 공동 개발과 관련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아에바는 세계 최초로 주파수 변조 연속파(FMCW) 기반의 ‘4D 라이다’를 개발한 업체다. 이는 자율주행을 할 때 필요한 라이다의 장거리 사물 센싱 기능을 고도화한 것이다. 전 세계 라이다 시장은 지난해 약 24억4600만 달러(약 3조4000억 원)에서 2030년 154억 달러(약 21조40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앞으로 아에바에 최대 500m 떨어져 있는 물체까지 감지할 수 있는 초장거리 FMCW 고정형 라이다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기존 방식의 라이다와 달리 움직이는 물체의 거리뿐만 아니라 속도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LG이노텍과 아에바는 차세대 공동 개발 협약도 체결했다. 2027년 말까지 자율주행 승용차뿐 아니라 로봇, 로봇택시 등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 FMCW 라이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LG이노텍은 아에바와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아에바 전체 지분의 약 6%를 인수하는 등 라이다 사업에 최대 5000만 달러의 투자를 단행한다. LG이노텍은 3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아에바 데이’에도 참여해 아에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실행할 로드맵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LG이노텍과 아에바가 차세대 라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키플레이어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 이번 파트너십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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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배터리턴’ 캠페인 4년 폐배터리 108t 수거

    LG전자가 고객 참여형 자원 순환 캠페인인 ‘배터리턴’으로 4년간 폐배터리를 100t 이상 수거했다. 29일 LG전자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배터리턴’ 캠페인으로 총 108t의 폐배터리를 모았다고 밝혔다. 수거한 폐배터리 수량은 총 24만 개를 넘겼고, 이를 통해 추출된 희유금속(산출량이 매우 적은 금속)만 9.6t 이상이다. 배터리턴 캠페인은 LG전자 청소기의 폐배터리 등 폐부품을 수거해서 폐자원을 회수하고, 참여한 고객이 새 부품을 구매할 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LG전자는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E-순환거버넌스 등과 협력해 2022년부터 매년 2회씩 배터리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재사용이 불가능한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분해해서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적은 희유금속을 재자원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전자의 청소기인 ‘코드제로 A9S’의 폐배터리에는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의 희유금속이 들어 있다. 캠페인 누적 참여 고객 수도 주목할 만하다. 2022년 약 1만2000명이었던 참여 고객 수는 지난해 5만 명을 지나 올해는 총 14만 명까지 증가했다. LG전자는 10월부터 올해 2회 차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캠페인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폐배터리를 전국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반납하거나, 온라인 브랜드숍에서 사전 신청한 뒤 가까운 폐가전 수거함에 반납하면 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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