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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11년 임신부와 영유아가 잇따라 사망하면서 논란이 된 가습기 살균제 제조·유통 업체들의 본사와 연구소 등에 대해 고소 고발이 들어온 지 3년 만에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양요안)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와 인천 송도 연구소, PB 상품을 유통한 롯데마트의 서울 송파구 본사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유통업체 6, 7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각 업체가 제조·유통한 살균제 성분과 자체 검사 보고서 등 관련 서류와 파일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살균제에 함유된 PHMG와 PGH 등 독성 물질의 유해성을 알고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이들 업체가 제품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 인체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제조·유통을 했는지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012년 8월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가족 등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업체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 고발하자 사건을 서울 강남경찰서에 보내 수사를 지휘해 왔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동물 흡입 실험을 통해 독성 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6종을 수거했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폐손상조사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폐 질환이 발생했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자, 피해자들은 옥시레킷벤키저 등 15개 업체를 살인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살균제 성분에 대한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 넘게 수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업체 15곳 중 8곳의 대표이사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보건 당국의 실험 결과 유해물질이 발견되지 않은 업체 5곳과 피해자가 없는 2곳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피해자와 가족들은 지난달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현지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은 올 1월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2012년부터 광화문광장, 국회, 옥시레킷벤키저 사옥 앞으로 장소를 옮겨 3년째 시위도 계속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고소한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검찰이 신속한 수사로 빨리 기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장관석 기자}
조남풍 재향군인회 회장(77·육사 18기) 비리 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매관매직’ 주장이 제기된 재향군인회 상조회 대표이사를 12, 13일 연이틀 불러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조종태)는 13일 향군상조회 이모 대표(64)를 참고인 신분으로 다시 불러 대표이사 공모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조 회장 등에게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 대표는 검찰에서 “정당한 공모 절차를 거쳐 임명됐고 조 회장 측에 돈을 건넸다는 노조의 고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이 대표와 조 회장 간에 오간 자금 흐름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조업계 3위(선수금 기준)인 향군상조회는 총자산 1900억 원에 매년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내는 향군 산하 핵심 기업이다. 조 회장의 금권 선거 및 인사 전횡 의혹을 고발한 노조 측과 ‘향군 정상화 모임’은 하청 등 이권 개입 여지가 많은 향군상조회장 자리를 놓고 돈이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조 회장 당선 이후인 6월 향군상조회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향군 노조 측은 이 대표 등 일부 향군 산하 기업체 대표들에게 인사 청탁 조로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8월 조 회장을 고발했다. 검찰은 고발장에 첨부된 조 회장 측 선거캠프 내부 문서의 신빙성도 조사하고 있다. 이 문서엔 ‘상조회 사장 인사건’ ‘5월 초 5000만 원’ 등의 내용과 또 다른 산하 업체인 ‘충주호’, ‘통일전망대’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 메모가 조 회장 측이 인사 청탁 건으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향군 관계자는 “(조 회장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해명은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조 회장의 금권 선거 의혹과 관련해 “선거에서 돈을 뿌렸다”는 캠프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어 적용 법 조항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군 회장은 공직자가 아니라 공직선거법이 적용되지 않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1000억 원이 넘는 고객 투자금을 부당하게 쓴 혐의를 받고 있는 이숨투자자문의 실소유주가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나자마자 다른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김관정)는 올해 3∼8월 고수익을 미끼로 피해자 2772명에게서 투자금 1381억 원을 받아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사기 등)로 이숨투자자문의 실소유주 송모 씨(39)를 9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송 씨는 명목상 대표인 안모 씨(31·구속) 등과 함께 투자자문사를 설립한 뒤 “3개월 후 원금을 보장하고 매월 2.5%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광고해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고객에게 설명한 해외 선물 투자에는 일부 금액만 사용하고, 약속한 이익금은 새로 가입한 투자자의 자금으로 지급하는 ‘돌려 막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결과 송 씨는 비슷한 사기 범행으로 3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상습범이었다. 주로 인터넷에 구인 광고를 한 뒤 이를 보고 찾아온 구직자를 상대로 투자금을 받아냈다. 2013년엔 ‘인베스트컴퍼니’란 투자회사를 세워 “입사하려면 선물거래 투자금을 내야 한다”며 구직자 700여 명에게서 106억여 원을 받아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송 씨의 반복된 사기 전과를 지적하면서도 피해가 거의 회복된 점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검찰은 7일 항소심 판결로 석방되던 송 씨를 기다렸다가 긴급 체포했다. 검찰은 송 씨를 상대로 투자금의 용처와 추가 범행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앞선 재판들에서 송 씨가 100억 원이 넘는 피해액 대부분을 변제한 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신동진 shine@donga.com·변종국 기자}
4조 원대 다단계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도주한 조희팔 씨의 최측근 강모 씨(54)가 7년의 도피생활 끝에 10일 중국 현지 공안에 붙잡혔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강 씨는 전날 오전 중국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법 체류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공안은 중국 산둥(山東) 성에 은거하던 강 씨가 최근 부유층 거주지인 우시 시의 아파트로 거처를 옮겼다는 첩보를 입수해 검거 작전에 돌입해 아파트 출입문에서 체포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는 강제 추방 형태로 빠르면 이번 주 후반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송환 일정과 방식은 정부 간 협의 중으로 송환되면 관련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대구지검에 신병이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씨는 조 씨가 운영한 다단계 업체의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재무 업무를 총괄한 ‘2인자’다. 2004∼2008년 전국에서 수만 명의 투자자를 모아 4조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뒤 중국으로 도주했다. 그는 도피 직전 조 씨의 범죄 수익금 수백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2008년 차명 계좌를 통해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로 재직 중이던 김광준 전 검사(구속)에게 사건 무마 청탁과 함께 2억4000만 원의 뇌물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씨와 강 씨가 중국으로 밀항하고 약 3년 뒤 조 씨가 중국 칭다오(靑島)의 한 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지금까지도 사실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강 씨가 송환되면 조 씨의 생존 여부와 정관계 비호 세력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전성원)는 폐쇄회로(CC)TV 설치 편의를 봐주고 납품업체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미8군 소속 전 군무원 M 씨(49)를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국적 군무원이 배임수재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외국 공무원에게 금품을 뿌린 직원과 법인을 처벌하는 ‘국제상거래에서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국제상거래 뇌물방지법·1999년 2월 시행)’을 적용해 M 씨에게 뇌물을 건넨 거래 법인 3곳과 업체 대표 4명 등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주한미군 계약대행관 겸 기술평가위원이던 M 씨는 2013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폐쇄회로(CC)TV 제조업체 3곳으로부터 1억 2800여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국내 업체들은 미8군 영내에 설치하기로 한 CCTV 대수를 실제보다 줄여놓고도 계약대로 설치한 것으로 처리해 대금을 지급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계약 내용보다 성능이 낮은 제품을 납품하고도 정상 제품인 것으로 눈감아 달라는 청탁이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8월 M 씨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계좌추적과 관계자 진술을 통해 CCTV 납품 비리 혐의를 확인했다. 미국 국적인 M 씨는 한국 형법상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뇌물죄 대신 배임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M 씨는 구속된 다음날인 6일 면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얼굴과 목을 칼로 찌른 혐의(살인미수 등)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김기종 씨(55)에 대해 구치소 교도관들을 폭행하고 난동을 피운 혐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김 씨는 올 5월 수감 중이던 서울구치소에서 환자복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내가 누군지 아냐? 나는 살인미수자다. 가만히 안두겠다”고 소리치며 교도관의 배와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 씨는 부러진 발목을 치료해달라며 “경찰 병원에 보내달라, 간질이 있으니 세브란스 병원에 보내달라”고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X새끼야, 니가 의사냐”고 욕설을 퍼붓고 “직원이 나를 때린다.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겠다”며 고성을 지르고 의무관의 얼굴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올 1월에도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유명가수 팬클럽 행사에서 “연세로를 살리자”며 행사를 방해하고 이를 말리는 구청 공무원에게 욕을 하고 목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금권 선거와 인사 전횡 의혹을 사고 있는 조남풍 향군 회장(77·육사 18기·사진) 등 관련자를 출국금지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조종태)는 조 회장의 불법 금품수수 정황 등을 포착하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성동구의 재향군인회와 산하 업체 등 5,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재향군인회 건물에 있는 조 회장의 집무실과 향군상조회 등 산하 업체, 서울 송파구 향군타워 등에서 사업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올 4월 회장 선거를 전후해 향군이 운영하는 업체 10곳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향군인회 이사 대표와 노조 간부 등으로 이뤄진 ‘향군 정상화 모임’은 8월 선거법 위반과 배임, 배임수재 등 혐의로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엔 조 회장이 신주인수권부사채 사건으로 향군에 790억 원대의 손해를 입힌 업체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검찰은 조 회장이 기존 향군 사업체 대표와 임원을 선거캠프 출신 인사들로 교체하며 퇴직금과 추가 위로금조로 2억여 원을 지출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신동진 shine@donga.com·조건희 기자}
‘이태원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다가 재판 2년 만에 무죄가 인정된 에드워드 리 씨(36)가 사건 발생 18년 만에 ‘진범’으로 지목돼 법정에 서게 된 아서 패터슨(36)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 씨의 아버지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에디(에드워드 리)는 한 달 전 미국에서 들어와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이라며 “고인에 대한 인간적 도의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법원이 부르면 증인으로 나설 것이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한국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피해자 고 조중필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73)는 “에드워드 리가 미국에 있어 증인으로 못 설까 봐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라며 “법정에 서서 진범을 제대로 밝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 씨는 1997년 4월 3일 대학생이던 조 씨(당시 22세)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살해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친구인 패터슨 씨와 함께 있었다. 그는 사건 직후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2년 뒤 증거 불충분으로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 유지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아직 에드워드 리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증인으로 신청할지는 재판 진행 상황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무죄 판결로 단독 살인범이 아닌 살인 현장의 목격자로 추정된 리 씨의 법정 증언은 패터슨 씨의 유죄 입증에 유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한 뒤 16년 만인 지난달 23일 국내로 송환된 패터슨 씨는 최근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미국대사관 관계자들에게 “에드워드 리가 마약에 취한 상태로 ‘뭔가 보여주겠다’고 한 뒤 살인을 저질렀고 나는 목격만 했다”며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터슨 씨의 첫 재판은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이태원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다가 재판 1년 만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에드워드 리 씨(36)가 사건 발생 18년 만에 ‘진범’으로 지목돼 법정에 서게 된 아더 패터슨(35)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에드워드 리 씨의 아버지는 이날 한 인터넷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에디(에드워드 리)는 한 달 전 미국에서 들어와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이라며 “법원이 부르면 언제든지 한국 법정에 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피해자 고 조중필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는 “에드워드 리가 미국에 있어서 증인으로 못설까봐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라며 “법정에 서서 진범을 제대로 밝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리 씨는 1997년 4월 3일 대학생 조중필 씨(당시 22세)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살해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친구인 아더 패터슨 씨와 함께 있었다. 그는 사건 직후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1년 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 유지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아직 에드워드 리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증인 요청을 할 것인지는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살인범이 아닌 목격자로 추정된 에드워드 리의 법정 증언은 패터슨 씨의 유죄 입증에 유력한 증거가 될 수도 있다.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한 뒤 16년 만인 지난달 23일 국내로 송환된 패터슨 씨는 최근 서울구치소에서 미 대사관 관계자들과 접견한 자리에서 “에드워드 리가 마약에 취한 상태로 ‘뭔가 보여주겠다’고 한 뒤 살인을 저질렀고, 난 목격만 했다”며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터슨의 첫 재판은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15차례 마약 투약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위 이상균 씨(38) 측이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선처해 달라”며 결혼 상대방인 김 대표의 딸 현경 씨(32)의 이름과 직업을 언급했던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체포된 이 씨는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결혼할 새 여자를 만나고 있다. 개과천선하려고 하니 선처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법정에서 결혼 상대에 대해 ‘교수’ ‘김현경’이라는 언급도 했으나, 현경 씨의 가족 관계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6일 선고된 이 씨 판결문엔 재판부가 양형 기준을 이탈해 선처한 이유로 ‘가족 관계나 환경’을 들고 있으며, 이 씨가 현직 대학교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감안됐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시 이 씨가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현경 씨를 ‘현경’으로 저장해 놓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이 이 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현경 씨의 신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경 씨는 지난해 8월 수원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 자주 보도됐으며 10, 11월엔 수원대 이인수 총장이 국정감사 증인에서 제외됐다는 보도로 현경 씨가 언론에 빈번히 노출됐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 검사도 약혼자 이름이나 직업이 교수라는 점은 알았던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약혼자가 김 대표의 딸인지는 몰랐고 나중에 김 대표의 딸 교수 채용 특혜 의혹 보도를 보고서야 짐작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수사를 했던 박모 검사는 “맞다 틀리다 자체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동부지법의 1심 재판장은 “(교수인 여성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씨를 변호한 최교일 변호사(전 서울중앙지검장)는 “당시 이 씨의 약혼이나 결혼과 관련한 말이 나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씨의 약혼 대상이 김 대표의 딸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이를 검찰에 알린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 서울동부지법 등의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은 “최 변호사가 선임계를 제출했지만, 법원 전산 시스템에는 누락된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민중기 서울동부지방법원장은 “전산에 누락된 자세한 내막은 파악이 안 됐다”라고 답변했다.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조동주 기자}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화장품업체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50)가 6일로 예정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2012~2014년 범서방파 계열 폭력조직과 어울려 마카오, 필리핀 등 해외에서 140억 원대의 도박을 한 혐의로 정 대표의 사전구속영장을 2일 청구했다. 그러나 정 대표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겠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 정 대표의 도박 혐의를 대부분 자백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세포탈과 회생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도 자숙하는 의미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포기, 서면심리를 거쳐 구속됐다. 법원은 박 회장 때와 마찬가지로 6일 정 대표에 대한 심문기일을 열어 제출된 수사기록과 의견서 등을 검토,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정 대표가 회삿돈을 빼돌려 도박자금으로 사용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정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도박 혐의는 인정하지만 횡령 혐의는 극구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2003년 더페이스샵을 설립해 2년 만에 업계 1위로 올린 뒤 2010년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대표를 맡으며 중저가 화장품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린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경찰 헬기 정비업자에게서 3년간 5억 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경찰관 2명이 구속 기소됐다. 당초 경찰이 밝힌 이들의 뇌물 액수가 6000만 원에서 8배로 늘고 범행에 가담한 경찰관 1명이 추가로 드러나 경찰의 축소 수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경찰청 항공과 소속 김모 경사(42)와 후임자인 김모 경사(35)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에게 돈을 건넨 정비업체 M사 대표 배모 씨(38)도 함께 구속 기소됐다. 두 경찰관은 각각 경찰청 항공운영계와 김포공항 항공정비대에 근무하면서 2012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배 씨로부터 “헬기 부품 납품과 정비 용역 수주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45차례에 걸쳐 4억9390여만 원을 받은 혐의다. 본청 항공과 김 경사는 배 씨의 회사가 싱가포르에 있는 세계 최고 정비업체의 한국지사인 것처럼 경찰 내부 서류를 꾸미고 배 씨에게 입찰 정보를 흘린 것으로 조사됐다. 배 씨가 운영한 회사는 용역을 따낸 뒤 납품업체나 정비업체에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중개업체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감사를 받게 되자 김 경사는 위조한 배 씨 회사 명의의 공문을 경찰청 감사담당관실에 제출하기도 했다. 자체 수사에 나선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본청 김 경사에 대해서만 6000만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올 6월 본청 김 경사의 후임으로 정비대 김 경사를 발령냈지만 검찰은 후임자인 김 경사 역시 3년 전부터 배 씨에게서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함께 구속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철도 부품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감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기소된 전직 감사원 감사관 김모 씨(53)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김 씨는 감사원에 근무하던 2006년 12월~2012년 3월 경쟁업체의 문제점을 감사에 반영해달라는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철도 부품업체 AVT로부터 12차례에 걸쳐 8050만 원을 받는 등 관련 업체 9곳으로부터 2억2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 씨는 이사 비용이나 가족 회식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뒤 받은 돈을 장모 등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에 보관, 도박자금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심 재판부는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감사원 감사관이 직위를 이용해 감사 대상 업체에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범죄수익을 은폐했으며, 받은 돈을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해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성매매에 이용된 건물을 몰수하는 건 업소들이 기생하는 ‘숙주’를 없애는 일과 같습니다.” 올 2월 성매매 전담부서로 발령된 지 넉 달 만에 시각장애인 ‘바지사장’ 뒤에 숨은 성매매 업주를 밝혀내고, 성매매가 이뤄진 건물을 몰수한 의정부지방검찰청 김효진 검사(34·여·사진)는 “성매매는 장소가 없으면 안 된다.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 우선 ‘성매매=돈벌이’라는 공식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검사는 ‘바지사장-실제 업주-건물주’로 이뤄진 성매매 알선 사범 일당을 검거하고 성매매 수익과 건물 등을 몰수 추징한 공로로 23일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김 검사는 22일 의정부지검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건물주에 대한 처벌이 잘 안 돼 수익을 위해선 얼마든지 건물을 임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며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면 혹독한 처벌이 뒤따른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범죄 동기가 미연에 꺾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검사는 성매매의 은밀성과 ‘돈’이라는 공동의 이해관계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바지사장은 자신의 ‘돈줄’인 실제 업주를 감추고, 업주는 거액의 보증금을 볼모로 잡혀 건물주의 가담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자신이 마사지업소의 실소유주라면서 실제 업주를 비호한 시각장애인 바지사장은 김 검사의 증거 공세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운전하지 않는 시각장애인이 웬 주유소 결제 내용이 이렇게 많지’ ‘경찰 단속이 뜰 때 종업원 전화는 왜 다른 사람에게 몰릴까’ 등 김 검사의 의문은 수사의 초점을 바지사장이 아닌 실제 업주로 옮기게 했다. 실제 업주로 의심된 남성의 휴대전화에는 건물주와 성매매 운영에 관한 논의를 한 통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업주의 집에서 찾아낸 낱장으로 된 일일장부도 결정적인 증거였다. 성매매 단속의 애로사항을 묻자 김 검사는 “업주들은 바지사장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건물주는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에 검거한 업주와 건물주도 3년 전 성매매로 나란히 적발됐다가 업주만 벌금형을 선고받고 건물주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건물주는 단속된 건물 인근의 또 다른 본인 소유 건물에서 또다시 버젓이 성매매 업소에 세를 줬다. 김 검사는 “3년 전 종업원인 척하면서 빠져나간 업주와 ‘정상적인 마사지업소로 알고 임대를 줬다’는 건물주의 변명이 예전과 판박이였다”며 “같은 거짓말은 두 번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이 재결합해 운영한 업소가 10개월간 벌어들인 수익은 7억3000만 원에 이른다. 실제 업주는 최근 1심 법원에서 실형과 함께 3억여 원을 추징당했고 건물주의 재판은 선고를 앞두고 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코카인과 필로폰 등 마약을 15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위 이모 씨(38)가 검찰 수사 단계부터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53·사법연수원 15기)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던 사실이 21일 새롭게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씨는 자신이 구속 기소된 지난해 12월을 전후해 D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최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최 변호사는 이 씨 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동부지검 간부와 2011년 8월∼2013년 3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함께 근무했으며, 이 씨 사건 1심 재판 당시 서울동부지법의 법원장과는 경북고 동문이다. 또 내년 총선에서 고향인 경북 영주에서 출마하기 위해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려 하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변호사 수임 내용을 알 수 있는 지방변호사회 사건 경유 기록에는 최 변호사의 이름이 있고, 검찰 사건번호가 아니라 법원 사건번호가 기록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도 법원 사건 기록에는 최 변호사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아 그동안 수임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사건 수임 내용에 검찰 사건번호가 아닌 법원 사건번호를 적었다는 것은 최 변호사가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간 뒤에도 사건을 계속 수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하지만 공소장에 이름이 적혀 있는 최 변호사가 재판 단계에서 별도의 사임계를 내지 않았는데도 법원 기록에서 누락된 배경을 놓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 변호사와 함께 사건을 맡은 D법무법인은 첫 공판 전날 사임계를 냈지만, 최 변호사가 사임계를 제출한 기록은 없다. 앞서 법조윤리협의회는 최 변호사가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김 대표의 사위 이 씨의 사건 등 총 7건의 사건에서 변호사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를 요구했다. 변협은 최 변호사에게 관련 기록 누락 경위와 이른바 ‘전화 변론’을 했는지 등을 30일까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사법에는 변호사가 검찰과 법원 단계 선임 내용 일체를 지방변호사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반 시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21일 본보의 확인 요청에 당초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전화를 걸어와 “최 변호사가 지방변호사회를 경유한 선임 관련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있다”고 해명했다. D법무법인의 K 변호사는 최근 본보와의 통화에서 “검찰 단계에서는 나 혼자 변호를 맡았다”며 최 변호사의 수임 사실을 부인했다. 지난해 이 씨 사건 수사를 맡았던 당시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최 변호사가 변호를 맡은 사실을 몰랐다. 전화를 걸어온 적도 없고, 검찰청을 찾아온 적도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한편 법조윤리협의회는 최 변호사 외에 또 다른 검사장 출신 A 변호사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사건을 맡아 전화 변론을 한 데 대해 변협에 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신동진 shine@donga.com·신나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옛 측근 정윤회 씨가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일 만났던 역술인 이모 씨(58)가 측근 A 씨(여)로부터 최근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A 씨는 이 씨가 전직 차관급 등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앞세워 투자금을 모아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A 씨는 고소장에서 이 씨에게 대기업 협력업체로 선정되게 해 달라는 청탁 대가로 총 11억 원가량을 건넸지만 사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이 씨의 제자로 인정받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이 씨의 역술원에서 1년간 기거했다. A 씨는 특히 전직 차관급 B 씨를 언급하며 “지난해 10월 이 씨의 지시로 B 씨에게 직접 500만 원을 건넸고, 이 씨를 통해서도 5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A 씨는 B 씨가 이 역술원을 자주 찾았고, 청탁 내용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를 이 씨에게서 건네받는 장면도 목격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A 씨는 이어 이 씨가 대형 조선업체 부사장 박모 씨와의 친분을 앞세워 “박 씨가 사장으로 승진하면 협력업체로 등록시킬 수 있다”며 7억5000만 원을 받아 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박 씨가 수시로 역술원을 찾아와 이 씨와 협력업체 선정 건을 상의하는 모습을 보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역술인 이 씨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가 대기업 납품 건을 간곡히 부탁해 B 씨에게 물어본 적은 있지만 거절당했다. 사업 청탁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B 씨는 “A 씨를 만난 적도, 청탁이나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지난해 정윤회 씨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논란 이후 이 씨의 역술원이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전했다. 현직 부장검사가 인사철에 이 씨를 찾아와 직접 자기소개서와 직무수행계획서를 맡겼고, 전직 대통령의 아들도 이 역술원을 드나들며 각종 사업을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장검사는 “인사 청탁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발전 방향을 상의한 것뿐이다”라며 “서류를 맡긴 시점도 지원했던 직위에서 탈락한 후였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신동진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자신의 핵심 측근인 손모 씨(63)가 소유하던 경북 경주시 땅을 헐값에 넘겨받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검찰은 농협물류 협력업체에게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18일 구속한 손 씨를 상대로 최 회장과의 땅 거래 배경과 대가성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손 씨는 2010년과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경북 경주시 안강읍 중심부에 위치한 노른자위 땅을 최 회장 일가에 매각했다. 손 씨는 2010년 3월 인근에 456채 규모 아파트 신축이 진행 중이던 경주 안강읍 산대리 땅 1609㎡(약 480평)을 최 회장 부부에게 4억3805만 원에 넘겼다. 지난해 5월 이 땅과 붙어있는 769㎡(약 230평) 땅을 다시 최 회장의 차남에게 1억8700만 원을 받고 팔았다. 현지 취재 결과 이 땅들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 예정인 안강중앙도로를 끼고 있고, 맞은편에 시외버스터미널과 안강여중·고교가 있는 읍내 중심지였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최모 씨는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5년 새 땅값이 2배 이상 올랐다. 도로가 확장되면 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최 회장 가족의 땅 앞까지 도로 확장이 완료됐다. 검찰은 손 씨가 아파트 입주와 도로 확장이 예정돼 지가 상승이 예상되던 시점에 시세의 30~50%에 불과한 값에 땅을 판매한 배경을 수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손 씨가 농협물류 협력업체 등의 편의를 봐주며 이권을 챙긴 대가로 거래가 이뤄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손 씨는 구속되기 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급하게 돈이 필요해 오히려 최 회장에게 매매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손 씨는 2011년 9월 최 회장의 셋째 아들과 공동으로 농지 4241㎡(약 1300평)을 매입했지만 이 땅은 처분하지 않았다. 올 3월 최 회장이 20년 간 맡았던 안강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손 씨는 고향에서 최 회장 부인과 수년간 식당 동업을 하기도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기)는 현대·기아차의 부품 설계도면을 빼내 중국 자동차업체의 신차 개발에 사용한 조모 씨(29) 등 자동차 설계업체 직원 10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조 씨는 지난해 2~9월 중국 자동차 회사의 협력업체에서 신차종 개발 업무를 담당하면서 프라이드, 싼타페 등 범퍼 설계도면 71건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또 현대차 협력업체에 파견된 적이 있는 김모 씨(34·구속)를 통해 K7 등 16건의 설계도면 등을 빼돌리기도 했다. 조 씨가 빼돌린 설계 도면은 중국 신형 자동차 부품에 적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밖에 현대차 협력업체에 함께 파견되거나 인터넷 기계설계 동호회에서 알게 된 친분을 이용해 현대차 신형 모델의 설계 자료를 지인에게 수차례 빼돌린 혐의로 백모 씨(34) 등 협력업체 직원도 함께 기소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박성근)는 ‘유령 크루즈 회사’를 세워 투자자들에게 57억여 원을 뜯어낸 혐의(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로 W사 운영자 이모 씨(53)를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4월 해외에 주소를 둔 ‘페이퍼 컴퍼니’ W사를 세웠다. 그는 이 회사를 “영국과 홍콩에 사무실이 있고 자산이 17조원인 세계 최고 수준의 크루즈 여행선사 그룹”라면서 “회원이 되면 30% 할인가로 고품격 크루즈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며 투자자를 유인했다. 이 회사는 회원으로 등록하기 위해선 ‘퍼펙트 코인’이라는 가상화폐 계좌에 투자금을 입금해야 했고 다른 회원을 소개하면 투자금의 10%를 수당으로 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됐다. “투자 원금을 보장받으면서도 투자금의 500%까지 이익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 씨의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1270차례에 걸쳐 총 57억8200여만 원을 뜯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이 씨는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을 상대로 8년간 부품 가격을 담합한 일본 베어링 업체가 한국 법정에 서게 됐다. 검찰이 외국에서 외국 기업들끼리 맺은 ‘국제 카르텔(담합)’에 국내법을 적용해 재판에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2003∼2011년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소형 베어링’의 가격과 물량 등을 담합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소형 베어링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일본 미네베아와 미네베아 한국지사를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미네베아와 함께 제품 가격을 담합한 세계 2위 업체 일본정공(NSK)은 자진신고 감면 제도(리니언시)에 따라 기소되지 않았다. 소형 베어링은 정밀전자제품 등에 주로 쓰이는 부품으로 0.00001mm까지 계측해 제조해야 하며, 일본의 두 업체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일본 도쿄에서 여러 차례 비밀리에 접촉해 한국 시장에 판매할 소형 베어링의 가격·물량·판매처를 공동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회사의 한국지사는 본사 지시대로 8년간 판박이 가격 정책을 펼쳤다. 미네베아는 LG전자, 일본정공은 삼성전자를 각각 맡은 뒤 가격을 올릴 땐 큰 폭으로 올리고 내릴 땐 찔끔 내렸다. 2003년 6월 국내 업체들이 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자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점유율은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협의한 뒤 똑같이 개당 0.5센트씩 낮췄다. 2008년부터는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인상에 합의한 뒤 최대 33%까지 가격을 올렸다. 검찰은 2012년 기준 국내 시장의 80%를 점유했던 두 회사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수요자인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본사 간 합의사실을 몰랐다고 발뺌한 미네베아 한국법인은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혐의를 자백하고 재발 방지 약속까지 했다. 공정위는 미네베아 본사와 한국지사에 과징금 49억 원을 부과하고 1월 검찰에 고발했다. 그동안 흑연전극봉, 비타민 담합 사건 등 국제 카르텔에 대해 공정위에서 과징금 처분을 내린 적은 있었지만 형사처벌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 검찰 관계자는 “기업 활동의 국경이 없어진 상황에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은 기업의 국적과 관계없이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