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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 이틀째를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이 전날에 이어 6일에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을 나서 곧장 병원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이 회장의 병상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 1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하며 나빠졌을지 모를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검진을 받았거나 혹여 통증이 있는 부위가 있다면 전문 진료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이 부회장이 어떤 목적으로 병원에 왔는지는 알 수 없다”며 “검진을 받았더라도 환자 개인 정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날 개인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대외적인 노출은 천천히 하더라도 경영 정상화를 통한 내부 다잡기에는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에도 등기이사로서 계속 업무 보고를 받아온 데다 2심에서 횡령과 배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복귀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삼성 안팎에서 계열사를 이끄는 선단장으로서의 총수 부재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해왔고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경영 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앞으로 보여줄 ‘뉴 삼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서 생활하는 동안 KBS 2TV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을 시청하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재벌이 고압적으로 ‘갑질’하는 장면 등을 보고 실제 오너 일가의 모습이 일반 국민에게 어떤 식으로 비치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성찰은 그가 지난해 12월 직접 작성해 재판정에서 읽은 최후 진술에도 절절하게 녹아 있다. “대한민국에서 저 이재용은 가장 빚이 많은 사람”이라고 시작한 그는 스스로를 ‘좋은 부모 만나 좋은 환경에서 윤택하게 자랐고, 받을 수 있는 최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지난 10개월 동안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일들을 겪으며, 그리고 사회에서 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평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혜택을 누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앞으로 사회공헌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 개선 및 신뢰 회복에 적극 나서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다. 사업적으로도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 해를 넘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주요 금융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남았다. 이들은 조만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창수 사장(63)의 거취를 논의할 방침이다. 삼성화재도 같은 날 임추위를 열어 안민수 사장(62) 등 CEO를 포함한 임원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조만간 임추위를 열어 윤용암 사장(62) 교체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58)은 60세가 안 돼 자리를 지키거나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상 최대 호황을 이어온 반도체의 뒤를 이을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도 당장 논의가 필요한 과제다. 특히 이 부회장이 구속돼 있던 지난 1년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이 빠르게 상용화되는 시기였다. 애플은 최근 AI 스피커 ‘홈팟’을 삼성에 앞서 내놓았고 구글 등과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 확보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경기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을 건설해 선제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비전자 계열사의 경우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이 부회장이, 또는 삼성중공업 최대 주주로서 삼성전자가 참여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이 부회장이 어떤 직책으로 회사를 이끌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에 오르면서 장기적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 책임경영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장직을 승계할지는 미지수다. 이 부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다. 저의 소속은 항상 삼성전자였고 업무도 95%는 삼성전자와 계열사 업무를 해왔다”고 말했다.김지현 jhk85@donga.com·김윤종·박성민 기자}
5일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로 나왔기 때문에 바로 경영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최소한 대면보고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회사 경영에는 크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도 “삼성의 정상 경영이 가능해졌으니 신산업 분야에서 대응해야 할 것은 신속히 의사결정을 해서 적극적이고 과감한 경영을 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대법원 상고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경영 복귀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회사 사람들은 되도록 천천히 만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외 행보는 당분간 가급적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 경영 정상화에는 속도를 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현재 상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이 부회장의 구속과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 계열사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이 부회장은 ‘사업지원 TF’라는 전에 없던 조직을 신설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의 재무와 인사를 총괄하도록 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 인사팀장 출신인 정현호 사장을 TF장으로 앉힘으로써 사실상 소규모 미전실 부활이 아니냐는 비판을 감수하고도 이 같은 조직을 만든 건 그만큼 삼성의 시스템이 붕괴되기 일보 직전이라는 우려에서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현재 이 TF에는 미래전략실 전략팀 및 인사팀 출신 인사들이 소속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TF를 신설했지만 옥중 보고를 하려다 보니 이전과 같은 ‘스피드 경영’은 불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매주 재판 일정까지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결재를 받기까지 아무리 빨라도 3일, 길면 5일이 걸리는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특정 부분에 대한 보완 요구라도 있으면 변호인을 거쳐 TF에서 해당 계열사의 해당 부서에 수정을 지시한 뒤 이를 다시 옥중에 보고해야 하는 단계를 거쳤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 인사는 삼성전자보다 한 달 가까이 뒤에야 이뤄졌고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인사는 아직도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을 아직 유지 중인 이 부회장은 다음 달 23일 열릴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그보다 하루 앞선 22일은 삼성그룹 창립 80주년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사실상 무죄에 가까운 집행유예형을 받았기 때문에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라는 시민단체 등의 요구도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조해온 만큼 등기이사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회 공헌 등을 통해 삼성의 이미지 개선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제가 받은 혜택을 나누는 참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다”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는 말을 강조해 왔다. 이 부회장이 구속 이후 끊겼던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어느 정도 공을 들일지에도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이날 2심에서 4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기 때문에 해외 출국이 이전처럼 자유롭지는 못하다. 출국 자체는 가능하지만 방문 건마다 법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수가 있어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5일 오후 2시 2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312호 중법정. 서울고법 형사13부 정형식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17기)가 법정에 들어섰다. 정 부장판사가 자리에 앉은 후 “피고인 출석 여부를 확인하겠다. 이재용 피고인?”이라고 하자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이 일어서서 90도 각도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긴장한 기색이었다. 정 부장판사는 재판의 쟁점과 판단을 1시간 10분간 설명해 나갔다. 이 부회장은 입이 마른 탓인지 자주 물을 마시고 입가에 립글로스를 발랐다. 이윽고 오후 3시 13분 정 부장판사가 “피고인 이재용의 형을 4년간 유예한다”고 판결을 선고하자 이 부회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된 지 353일 만에 석방이 결정된 것이다. ‘자유’를 되찾은 이 부회장의 눈가가 흔들렸다. 선고가 모두 마무리된 후 이 부회장은 함께 풀려나게 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67) 및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64)과 법정에서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방청석에서 대기하던 삼성 관계자들과도 대화했다.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은 법원에서 곧바로 집으로 떠났다. 법정에 들어갈 때 포승줄에 묶인 상태였던 이 부회장은 선고 후 법원청사 지하주차장으로 나갈 때는 양팔이 자유로웠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가는 호송버스에 탑승하면서 법정 경위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법원에서 곧장 귀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차량을 법원 주차장에 대기시켰지만 이 부회장은 구치소행 호송버스를 탔다. 법원 규정에 따르면 석방되는 피고인이 희망하면 구치소로 가지 않고 법원에서 바로 귀가할 수 있다. 오후 4시 39분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 정문으로 걸어 나왔다. 옅은 미소를 띤 얼굴이었지만 말문을 열자마자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 됐다. 취재진에게 “여러분께 좋은 모습 못 보여드린 점 다시 한번 죄송하게 생각한다. 1년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경영 신뢰 회복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지금 회장님 보러 가야 한다”며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장기간 입원 중인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6)을 거론했다. 이 부회장은 이 대목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기자들이 “회장님 보러 가시는 거냐”고 재차 묻자 “네”라고 답한 뒤 검은색 체어맨 차량에 올랐다. 이날 오후 5시 15분경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병실에서 약 40분간 머무르며 1년 만의 병문안을 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4년 가까이 입원 중이다. 이어 이 부회장은 자녀들이 기다리고 있는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향했다. 삼성 소식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딸이 오후 수업을 마치고 집에서 내내 아버지의 석방만을 기다렸다”며 “오래 기다린 자녀들을 비롯해 어머니 홍라희 여사, 여동생 이부진·이서현 사장과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동선은 전적으로 그의 선택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석방에 대비한 동선이나 메시지 등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혼선이 빚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섣부르게 대응해 오해를 사지 말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호재 hoho@donga.com·김윤수·김지현 기자}

허창수 GS 회장(사진)이 그룹 신임 임원과의 만찬에서 “(세계적 육상선수인) 우사인 볼트처럼 도전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4일 GS에 따르면 허 회장은 2일 제주도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사람들은 우사인 볼트가 뛰어난 신체 조건과 재능을 타고났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와 반대였다”며 “선천적인 척추측만증(척추가 옆으로 굽은 병)으로 몸의 균형이 잘 맞지 않았지만 척추를 지탱하는 핵심 근육을 집중 단련하고 보폭을 최대한 넓게 벌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 역사를 썼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도 국제 유가와 금리, 환율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보호무역주의의 세계적 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인공지능, 자율주행, 핀테크 등 기술혁신으로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어진 환경이 불확실하고 어려워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하는 리더가 될 것△높은 목표를 세우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것△기회에 민첩하게 대응하여 성과를 창출할 것 등을 당부했다. 특히 그는 순자(荀子) 권학편(勸學編)의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의 높음을 알지 못하고, 깊은 골짜기에 가지 않으면 땅의 두터움을 알지 못한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국내 수준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9일 시작되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쇼트트랙 계주에서 배울 점도 소개했다. 그는 “쇼트트랙 계주는 4명의 선수가 출전해 횟수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교대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 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치밀한 작전과 팀워크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신임 임원도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와 팀워크를 이끌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은 지난달 28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진행된 ‘GS 신임임원 과정’으로 허 회장은 2005년 GS 출범 이래 거의 매년 참석해 신임 임원들과 직접 소통해 오고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주당 250만 원을 훌쩍 넘기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쉽게 사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2015년 이후 배당 강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황제주로 불리는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보유한 기관투자가와 50% 넘는 외국인 주주들만 좋은 일 시킨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31일 주식 액면분할을 발표한 것은 황제주에 대한 불만 여론을 희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측은 “액면분할을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기회를 갖게 되고 올해부터 대폭 늘어나는 배당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4조 원, 지난해 5조8000억 원에 이어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년 9조6000억 원을 배당금으로 쓰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황제주가 국민주로 거듭나는 셈이다. 정부도 삼성전자에 꾸준히 액면분할을 제안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1월 당시 주가가 100만 원을 넘었던 아모레퍼시픽과 삼성전자, 롯데제과 등에 대해 액면분할을 유도해 왔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로부터 두 달 뒤 10 대 1로 주식을 액면분할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로 몸집을 줄이자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2배로 높아졌다.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해 재상장한 직후 총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7.5%로 액면분할 이전의 29.8%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식 액면분할 소식에 주가는 요동쳤다. 장 초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8% 이상 급등하며 270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여 전날보다 0.20% 오른 24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액면분할은 기업 기초체력과 무관하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삼성전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반짝 올랐다가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과거 액면분할 사례에서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KB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667건의 액면분할을 분석한 결과 주가는 공시일에 3.78% 상승하지만 평균적으로 두 달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주주친화 정책이 다시 부각되면서 향후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주 배당 확대부터 액면분할까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일관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이는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져 주가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반짝 효과’에 그쳤지만 가격 부담이 사라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도 쉬워졌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더 많은 소액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기회를 갖게 되면서 증시에 유동성을 늘려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 65조9800억 원, 영업이익 15조1500억 원을 올렸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다.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239조5800억 원과 영업이익 53조6500억 원을 달성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50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4분기에는 원화 강세로 6600억 원을 손해 보고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김지현 jhk85@donga.com·박성민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식을 액면분할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 방안 중 하나로 50 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가 300만 원’ 시대를 앞둔 시점에서 주당 액면가를 현재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춘 것이다. 현재 주가가 250만 원이면 5만 원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너무 오르면서 일반투자자들은 한 주를 사기도 부담스럽다는 시장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3월 23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며 이후 정관 변경과 주식 교환 절차 등을 거쳐 5월 중순이면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엘리엇 사태를 경험한 뒤로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라는 두 가지 방향의 주주친화 정책을 이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은 자사주를 사들여 주식 수를 줄이고 주당 가치를 올리는 노력을 해왔는데 주가가 이미 워낙 높아 사실 큰 효과가 없었다”며 “액면분할로 일반투자자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주가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해 배당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1조 원 늘어난 5조8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전년 대비 46%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년 9조6000억 원 수준의 배당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을 발표한 직후부터 시장은 요동쳤다. 주가는 장중 한때 8.71% 오른 270만7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종가 249만5000원(0.20%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를 넘어선 3조3314억 원에 이르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업이익 53조65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영업이익 50조 원을 돌파한 데는 반도체 사업에서만 35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힘이 크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65%에 해당하는 규모로, 불과 1년 전만 해도 반도체 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46.5%를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 릴레이를 이어온 반도체 사업은 4분기에도 또 한번의 신기록을 세우며 10조9000억 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률은 51.6%로 3분기에 이어 50%를 넘겼다. 반도체 사업이 이렇게 늘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것만은 아니다. 글로벌 D램 업체의 경쟁이 치열했던 2008년 4분기에는 69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는 2009년 1분기(-3100억 원)에도 이어졌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가격인하 경쟁인 ‘치킨게임’이 일단락되기 전인 2014년 1분기까지도 분기 영업이익은 1조 원대 안팎이었다. 당시 IT모바일(IM) 부문이 6조 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던 것과 크게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미운 오리새끼’에 더 가깝던 반도체 사업은 2015년 들어서야 안정적으로 분기 평균 3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오랜 치킨게임 끝에 D램 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한 이후 반도체 사업에서 ‘초 격차 전략’을 이어온 것이 수년 만에야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등 부품 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적기에 이뤄져야 하는 사업 특성이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올리는 게 쉽지 않다”며 “지금이야 다들 삼성전자엔 반도체 사업이 있으니 미래 걱정이 없겠다고 하지만 그만큼 업황 리스크가 큰 사업이라는 걸 우리는 경험해봤기 때문에 리더의 판단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안다”고 했다. 언제까지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란 의미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출신 강정훈 씨(45·당시 부장)는 2015년 12월 회사에 사표를 냈다. 그는 사내에서 남들보다 2년 앞서 특진을 거듭할 정도로 잘나가던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로 꼽혔다. 대학 농구선수 출신으로 미국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한 뒤 삼성전자에서 2005년부터 만 10년 동안 토리노, 베이징, 밴쿠버, 런던, 소치로 이어진 5번의 올림픽을 경험했다. 당시 평창 겨울올림픽이 3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스포츠 마케팅에 전문적으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대기업 타이틀’을 버려보기로 했다. 믿고 따르던 선배의 퇴사 소식에 밑에서 일하던 후배 4명도 곧장 나왔다. 당시 대리였던 권도현 씨(34)는 “‘삼성맨’이던 아버지가 충격을 받아 두 달간 얼굴을 보지 않으려 할 정도로 주변에서 만류가 많았지만 결국 내 꿈 하나 믿고 나왔다”고 했다. 이듬해 1월에는 제일기획에서 함께 올림픽 마케팅 업무를 했던 멤버들까지 파트너로 합류했다. 한국의 유일한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삼성그룹 출신으로서 친정에서 함께 쌓아온 노하우를 평창을 시작으로 제대로 한 번 펼쳐보자는 포부로 회사 이름도 ‘WAGTI’(We Are Greater Than I·우리는 나보다 위대하다)로 지었다. 신생 회사였지만 시작은 생각보다 쉬웠다. 국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직접 협상해 본 경험을 가진 전문가 집단이 사실상 삼성 외에는 없기 때문이었다. 강 씨는 “IOC 마케팅 계약 규정이 굉장히 까다로운데 해도 되는 것과 해선 안 되는 것을 구분해내는 게 노하우”라고 했다. 기업 브랜드나 제품을 홍보할 때 상업성이 지나치다고 판단될 경우 IOC가 제재를 가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기업이 시행착오를 겪는다. 기업 홍보관을 멋지게 짓고도 허락받지 못한 곳에 기업 로고를 붙이면 운영이 불가능하다. 제품군을 분류하는 기준도 까다롭다. 예를 들어 올림픽 무선 분야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홍보할 수는 있지만 ‘보는 몰입감’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영상 분야 파트너인 파나소닉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런 현장 경험을 앞세운 덕에 이들은 회사를 차리자마자 KT의 평창 올림픽 마케팅 컨설팅을 맡은 데 이어 노스페이스와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순탄할 줄로만 알았던 평창 올림픽으로 향하는 길은 예상치 못한 국정농단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 강 씨는 “평창 올림픽 후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지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투자를 줄였고, 마케팅 규모가 예상치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일본 도쿄 올림픽이 2년 전부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초엔 북핵 이슈까지 터지면서 IOC의 글로벌 스폰서 중 한 곳과 진행하던 계약마저 엎어지는 등 타격이 컸다. 팀원들은 한국 땅에서 언제 또 열릴지 모를 올림픽을 이대로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라이선스 상품에 도전했다. 역대 겨울올림픽마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기념품이 장갑인 점에 착안했다. 기왕이면 한국에만 있는 문화를 알리고 싶어 당시 인기를 끌던 ‘핑거하트’(엄지와 검지를 겹쳐 하트 모양을 만드는 손동작)를 활용했다. 전문 디자이너 없이 직원들이 직접 흰 목장갑을 끼고 도안을 그려가며 디자인했다. 역시 삼성전자 출신으로 창업 멤버인 정동민 씨(38)는 “핑거하트를 적용한 첫 장갑이라 디자인 특허도 냈다”고 했다. 이들은 그렇게 완성한 ‘평창 핑거하트 장갑’을 평창 올림픽 공식 라이선스 제품 판매회사인 롯데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기발한 디자인에 엑소와 방탄소년단 등 인기 연예인들도 자발적으로 인증샷을 올렸다. 그 덕분에 중국에선 원래 가격(1만5000원)에 웃돈이 붙어 팔릴 정도로 인기다. 강 씨는 “통상 기념품은 올림픽 개막 이후에 80∼90%가 팔린다”며 “올림픽 공식 스토어와 공항 등에서 3월 중순까지 판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삼성에서 탄탄하게 쌓은 기본기를 토대로 한국의 스포츠·문화 마케팅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의 IMG, GMR나 일본 덴쓰 같은 글로벌 에이전시가 한국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WAGTI는 이를 위해 도쿄 여름올림픽과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더 나아가 일본 아식스와 독일 아디다스 같은, 올림픽을 계기로 성장한 전문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목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신 전자제품과 자율주행차, 드론들 사이로 난데없이 늘어선 수십 개의 침대에 바삐 발걸음을 움직이던 관람객들도 잠시 누워 ‘미래의 잠’을 체험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던 전시관인 ‘슬립테크(SleepTech·Sleep과 Technology를 결합한 신조어로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기술)’ 존의 풍경이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슬립테크 존이 가상현실(VR) 체험을 제치고 가장 ‘핫’한 체험관이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두 번째로 CES 특별 전시에 나선 슬립테크 존의 규모는 지난해보다 커졌다. 노키아와 필립스 등 주요 전자업체도 자체 모바일 및 센서 기술을 활용해 시장에 뛰어든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슬립테크 산업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슬립테크 존은 지난해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 후원으로 CES 특별 전시를 시작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을 기준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일본은 6조 원, 미국은 20조 원 규모의 수면 관련 시장이 이미 형성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 시장은 2019년 약 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인의 40%가 하루 적정 수면시간(8시간)보다 적은 7시간 이내를 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돈 주고서라도 잠을 사고픈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에서 업체별로는 노키아가 ‘노키아 슬립(Nokia Sleep)’을 선보였다. 노키아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100달러(약 10만7000원) 안팎 가격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센서가 부착된 매트 형태로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넣어두면 스마트폰 속 ‘헬스 메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해 사용자의 움직임과 코골이, 심장박동을 체크해준다. 사용자가 침대에 누우면 센서가 인식해 자동으로 방 안 조명을 꺼주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방 안 온도를 올려주는 IoT 기기다. 노키아는 “하루에 12분 더 잘 수 있다”며 “12분이 가져올 인생의 변화를 느껴보라”고 홍보했다. 노키아는 2016년 프랑스 스타트업인 위딩(Withing)을 인수하고 슬립테크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필립스도 헤드밴드 형태의 웨어러블인 ‘스마트 슬립’을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머리에 쓰고 자면 뇌의 활동을 측정해 깊은 수면 상태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백색소음을 낸다. 역시 상반기 중 400달러 정도 가격에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업체 중에선 코웨이가 스마트 베드 시스템으로 CES 2018 혁신상을 받았다. 매트리스에 IoT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의 수면 행태와 주변 환경을 분석해 수면 방해 요소를 최소화해준다. 사용자가 코를 골면 에어 매트리스가 목과 어깨 부위 등에 부드러운 자극을 줘서 코골이를 멈추게 도와주는 식이다. 실내 온도가 바뀌면 매트리스 온도도 그에 맞춰 자동 조절되고 공기 질이 나빠지면 공기청정기가 작동한다. 삼성전자도 이스라엘의 IoT 벤처기업을 인수해 2015년 센서 형태의 ‘슬립 센스’를 공개했지만 아직 제품은 출시하지 않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에어컨 등 수면을 도울 수 있는 가전제품에 센서를 탑재하려고 준비 중이나 아직 제품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2018년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한 해를 앞두고 재계의 기대도, 포부도 크다.이달 3일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행사를 주최한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3% 넘는 성장과 무역 1조 달러 등 당초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했으며, 2018년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도 열리게 된다고 한다”며 “선진국 진입의 관문으로 불리는 이 고지를 우리가 불과 반세기 만에 오른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자랑이자 커다란 성취”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술 혁신뿐 아니라 생각과 행동, 기업 운영까지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것만이 미래 성장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 대신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도 ‘3만 달러 시대’에 걸맞게 과거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기업이 신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갖추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을 위해 적극 지원 하겠다”며 “경제인들이 좋은 일자리를 들고 노동자 삶 개선에 함께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재계가 가장 주력하는 키워드는 ‘상생’이다. 고속 성장기를 지나 지속 가능한 구조에서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선 상상 경영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협력사와 경영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협력사와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반도체 임직원과 회사가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약 150억 원의 상생 협력금을 조성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500억 원을 협력사 인센티브로 지급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협력사와 공유한 경영성과 규모는 650억 원에 이른다. 아울러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협력사로 연결된 네트워크 간의 경쟁으로 기업 경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에 맞춰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펀드도 마련해 운영 중이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올해 신년사부터 협력사와의 상생도 강조했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곧 효성의 경쟁력이라는 판단 아래 역량 있는 협력업체를 발굴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라는 당부다. 두 번째 키워드는 ‘신성장동력’이다. 3만 달러에 이은 4만, 5만 달러 시대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먹을거리 찾기가 핵심 화두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핀테크 같은 게임 체인저의 등장으로 시장의 패러다임과 룰이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하며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자세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을 강조했다. GS칼텍스는 2016년 8월 전사적 차원에서 미래 혁신 방향을 검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사업 변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위디아(we+dea)’팀을 신설했다. ‘우리가 더하는 아이디어’라는 이름의 이 팀은 최근 기술과 마케팅 변화 트렌드에 대응하는 프로젝트 팀으로 전기차, 자율주행차, 카셰어링 등 자동차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에 영향을 주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면 그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 및 운영에 총 8402억 원을 투자하고 내년 2월 착공해 2020년 초부터 유럽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양산 공급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4차 산업을 대비한 신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딥 체인지’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KT도 성장절벽에 맞닥뜨린 통신산업의 위기를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통해 극복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해 초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보안 등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이 가능한 신성장동력을 5대 플랫폼으로 선정했다. 두산도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제품 다양화를 통한 신규 시장 진출 및 첨단 기술 바탕의 신규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며 ‘미래의 먹거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는 전 협력사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 구축과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협력사의 발전이 곧 삼성전자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철학 아래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협력사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지속 가능한 상생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2011년부터는 대금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변경하는 등 대금지급 조건을 개선한 것이 대표적이다. 설·추석 등 명절엔 구매 대금을 조기에 지급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10년부터는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1조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만들어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기술개발, 설비투자, 운전자금 등을 업체별 최대 90억 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하는 혁신적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KEB하나, 신한, KB국민은행과 총 5000억 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해 1차 협력사가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자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 간 월 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따른 필요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제도다. 필요 시 1년 더 연장할 수 있다. 물대지원펀드는 2020년 5월 31일까지 3년간 운영되면서 1·2차 협력사 간 납품 대금 30일 내 현금 지급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전자 측은 “추후 협력사들의 요청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신용보증기금 또는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서를 발급하면 은행의 별도 심사나 담보 없이 금리 우대를 받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외 진출 또는 수출용 자재 납품 중소기업이 수출용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수출입은행 연계 자금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관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에도 2013년 11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청이 100억 원씩 총 200억 원의 개발기금을 공동으로 조성해 중소기업 연구개발(R&D) 과제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총 개발비의 75% 이내에서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협력사들의 인적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협력사 임직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협력사에서 필요한 다양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해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총 310여 개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과정을 개설해 운영에 나섰다.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 청년일자리센터를 통해 청년 구직자 취업 및 협력사 우수인력 채용도 지원한다. 2012년부터 매년 열리는 채용한마당은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우수 인재와 기업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왔다. 이 밖에 컨설팅센터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해당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삼성전자 임원과 부장급 100여 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해 협력사 현장에 맞춤형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3년 협력사 제조현장 개선활동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마케팅, 개발, 제조, 품질, 구매 등 8대 분야로 나눠 총 146개의 1, 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했다. 2016년에는 협력사 혁신활동 지원을 해외로 확대해 글로벌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1차 협력사 위주의 혁신지원활동에서 2차 협력사로 범위를 확대해 진행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신 전자제품과 자율주행차, 드론들 사이로 난데없이 늘어선 수십 개의 침대에 바삐 발걸음을 움직이던 관람객들도 잠시 누워 ‘미래의 잠’을 체험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전시관인 ‘슬립테크(SleepTech·Sleep과 Technology를 결합한 신조어로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기술)’ 존의 풍경이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슬립테크 존이 가상현실(VR) 체험을 제치고 가장 ‘핫’한 체험관이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두 번째로 CES 특별 전시에 나선 슬립테크 존의 규모는 지난해보다 커졌다. 노키아와 필립스 등 주요 전자업체들도 자체 모바일 및 센서 기술을 활용해 시장에 뛰어든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슬립테크 산업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슬립테크존은 지난해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 후원으로 CES 특별 전시를 시작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을 기준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일본은 6조 원, 미국은 20조 원 규모의 수면 관련 시장이 이미 형성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 시장은 2019년 약 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인의 40%가 하루 적정 수면시간(8시간)보다 적은 7시간 이내로 잠을 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돈 주고서라도 잠을 사고픈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에서 업체별로는 노키아가 ‘노키아 슬립(Nokia Sleep)’을 선보였다. 노키아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100달러(약 10만7000원) 안팎 가격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센서가 부착된 매트 형태로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넣어두면 스마트폰 속 ‘헬스 메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해 사용자의 움직임과 코골이, 심장박동을 체크해준다. 사용자가 침대에 누우면 센서가 인식해 자동으로 방 안 조명을 꺼주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방 안 온도를 올려주는 IoT 기기다. 노키아는 “하루에 12분 더 잘 수 있다”며 “12분이 가져올 인생의 변화를 느껴보라”고 홍보했다. 노키아는 2016년 프랑스 스타트업인 위딩(Withing)을 인수하고 슬립테크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필립스도 헤드밴드 형태의 웨어러블인 ‘스마트 슬립’을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머리에 쓰고 자면 뇌의 활동을 측정해 깊은 수면 상태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백색소음을 낸다. 역시 상반기 중 400달러 정도 가격에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업체 중에선 코웨이가 스마트 베드 시스템으로 CES 2018 혁신상을 받았다. 매트리스에 IoT 기술을 결합시켜 사용자의 수면 행태와 주변 환경을 분석해 수면 방해 요소를 최소화해준다. 사용자가 코를 골면 에어 매트리스가 목과 어깨 부위 등에 부드러운 자극을 줘서 코골이를 멈추게 도와주는 식이다. 실내 온도가 바뀌면 매트리스 온도도 그에 맞춰 자동 조절되고 공기 질이 나빠지면 공기청정기가 작동한다. 삼성전자도 이스라엘의 IoT 벤처기업을 인수해 2015년 센서 형태의 ‘슬립 센스’를 공개했지만 아직 제품은 출시하지 않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에어컨 등 수면을 도울 수 있는 가전제품에 센서를 탑재하려고 준비 중이나 아직 제품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처음으로 20%대(금액 기준) 점유율 달성하며 7개 분기 연속 1위를 지켰다.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가 냉장고와 세탁기 등 주요 품목 1위를 이끌어냈다. 28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증가한 21.0%의 점유율로 1위를 달렸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19.5%의 시장점유율로 1위에 오르며 생활가전 최고 격전지인 미국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냉장고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 23.9%, 연간 22.7%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프리미엄 제품군인 프렌치도어 냉장고(상단의 냉장실이 좌우로 열리고 냉동실이 하단에 위치한 3도어 이상의 대형 냉장고)는 2017년 4분기 33.7%, 연간 32.7%의 점유율로 9년 연속 1위를 나타냈다. 세탁기는 2017년 4분기 21.5%로 6개 분기 연속 1위, 연간 점유율 20.1%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당장 다음 주 초부터 월풀 등 미국업체들의 세이프가드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업체들은 혁신적 기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파고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세계 1위 규모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마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상태를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출하된 스마트폰은 총 4억5900만대로 전년 대비 4% 하락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2009년 48% 성장한 것을 시작으로 2010~2013년 4년간 88~150%의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는 10%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날리스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출하량이 1억1300만대 이하로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급락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치면서 연간 출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 모두 출하량이 줄었지만 중국 현지 업체인 화웨이만 이 기간 2400만대를 출하하며 출하량을 9% 늘려 1위를 유지했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오포는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16% 하락한 1900만 대를, 비보는 1700만대(7% 하락)로 각 2, 3위를 차지했다. 카날리스는 “4분기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포와 비보 모두 연간 기준으로 보면 두 자리수 성장률을 보였다”고 했다. 애플은 4위, 샤오미는 5위였다. 삼성은 이번에도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카날리스의 해티 헤(Hattie He)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의 위축은 그 동안 자국 시장에 크게 의존했던 중국 업체의 현금 확보 및 수익성에 크게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레노버와 ZTE 등도 올 한해 중국 시장에 다시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 경쟁이 올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및 전장 사업이 부상하는 등 정보기술(IT) 업계 패러다임 변화가 본격화함에 따라 부품 사업은 신규 수요가 확대되고, 세트 사업은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군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서버용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전장·AI용 칩셋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도 스마트폰 혁신 등에 따른 고부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제품의 경우, 클라우드·AI 등 단말 솔루션의 중요도가 커지고 스마트홈 등 연결성(Connectivity)의 본격적인 확산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변화들을 활용해 중요한 신규 사업 기회를 맞이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 △높은 잠재력을 가진 사업에 대한 적시 투자 기회 확보 △핵심 경쟁력 강화에 역량 집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그동안은 기기가 제공하는 메뉴나 기능에 사람이 맞춰 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AI를 활용하면 여러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접목해 인간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인터페이스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내부 기술 개발과 동시에 차별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협력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16년 1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AI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를 인수한 것도 맥이 닿아있다. 비브의 AI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강화해 온 음성인식 기술과 비브 랩스가 가지고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술이 잘 접목되면 강력한 AI 비서 서비스가 완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삼성전자 임원이 함께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와 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삼성 글로벌 AI’ 포럼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포럼에 참석한 석학들에게 회사의 인공지능 미래 비전을 소개하고 함께 새로운 차원의 인공지능 발전 방향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IoT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나가기 위해 핵심부품과 기기들을 확대하고 업계와 협업을 강화하며 시장 선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IoT는 △인간 중심 △개방 △ 협력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IoT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2014년 7월 IoT 기기의 연결성 확보를 목표로 전 세계 주요 기업들과 협력하는 오픈 커넥티비티 파운데이션(Open Connectivity Foundation·OCF)을 구성했다. 2014년 8월에는 미국의 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했다. 스마트싱스는 커넥티드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개발자들에게 개방적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지원을 통해 더 많은 협력사와 기기에 플랫폼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6년 6월에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Joyent)를 인수해 스마트폰 분야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IoT 등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는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2016년 2월에는 IoT 플랫폼인 ‘ARTIK(아틱)’의 상용 제품을 출시하고, 공식 파트너 프로그램을 개시하는 등 본격적인 생태계 형성에 나섰다. 아틱은 프로세서(AP), 메모리, 통신, 센서 등으로 구성된 초소형 IoT 모듈로 소프트웨어·드라이버, 스토리지, 보안솔루션, 개발보드, 클라우드 기능이 하나의 모듈에 집적된 플랫폼이다. 개발자들이 아틱을 활용하면 빠르고 손쉽게 IoT 기기를 제품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가전 전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해 연결성을 확대하고 개별 스마트 가전의 사용자 경험을 강화해 기기간 또는 서비스 연동이 주는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가 중국 샤오미에 밀려 인도 스마트 시장 1위 자리를 6년 만에 내놨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카날리스는 샤오미가 820만 대, 삼성전자가 730만 대를 출하하며 각 27%, 2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추정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가 25%, 삼성전자가 23%의 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했다고 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를 기준으로 보면 1년 전인 2016년 4분기에는 9%에 불과했던 샤오미 점유율이 1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24%에서 23%로 점유율이 소폭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가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유통 채널 확장 전략을 앞세워 인도시장에서 삼성의 독주를 6년 만에 깨고 1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카날리스도 “삼성이 저가 제품 시장에서 샤오미에 경쟁력을 잃었다”며 “올 한 해 삼성이 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함에 따라 삼성과 샤오미의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오미와 삼성에 이은 인도 시장 3~5위 업체도 모두 중국 업체들 차지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시장에서 레노버(6%), 비보(6%), 오포(6%)가 나란히 3위에 올랐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고, 피처폰 시장은 55% 성장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부장님, 저 이번 주 40시간 근무시간 다 채워서 금요일 오후부터는 오프입니다.” 삼성전자 사무직 직원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주당 최소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자율출근 중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9시간씩 근무하고 금요일은 오전에만 4시간 일한 뒤 오후에는 주말을 붙여 해외여행을 떠나곤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사팀에서 처음 근로시간 단축을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과연 누가 진짜 그렇게 하겠느냐’는 말이 많았는데 막상 시행해 보니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금방 제도가 자리 잡았다”고 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다음 달부터 근로시간 단축 ‘리허설’에 나선다. 법이 개정되면 직원 300명이 넘는 대기업은 당장 올해 7월부터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 SK하이닉스는 23일부터 기술 사무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시간 단축 방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있다. 하루 최소 4시간 이상 근무하는 조건으로 1주일에 최소 40시간, 최대 52시간만 근무하라는 방침이다. 앞으로 이어질 약 5개월의 시범운영 기간에 회사는 임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직접 점검한다. 주당 52시간이 넘는 경우에는 해당 부서장과 임직원에게 해결 방안을 요청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각 사업부문 책임자들에게 주당 근무시간이 52시간을 넘는 직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올 초에는 제도를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각 부서 그룹장과 선임 부장 등 리더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정보기술(IT) 업종인 만큼 직원들의 근무시간은 줄이되 업무 몰입도는 지켜내야 하는 게 최대 고민이다. 흐름이 깨져 정작 중요한 개발 시점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두 회사 모두 유연근무제와 자율출근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개발 조직에서만 시행하던 유연근무제를 3월부터 전사로 확대한다. 근무시간을 모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게 아니라 각자 사내 시스템에 입력한 대로 다르게 적용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출근해서 하루 종일 일만 하는 게 아닌 만큼 사내 온라인 시스템을 개편해 실제 근무시간을 직원들이 직접 입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전까진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공제하던 점심시간(1시간) 등을 앞으로는 개개인이 스스로 원하는 만큼만 쓰고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출근 시간도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인 개발 부서는 여전히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프로젝트 중에는 밤샘근무를 이어가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여유를 갖고 쉬는 업무 패턴이기 때문에 근무시간을 계산하는 단위를 지금의 주(週) 단위에서 월(月) 또는 연(年)으로 바꿔야 제조업 근무 사이클에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갤럭시S9’ 개발팀의 경우 제품 공개를 한 달여 앞두고 지금 막바지 밤샘근무가 한창일 수밖에 없다. 1∼2월에는 주 60시간을 일하는 것을 허용하되 3∼4월에는 40시간만 근무하게 하면 연평균으로는 주당 52시간을 맞출 수 있다. 중공업이나 건설 등 수주업 역시 수주 타이밍에 따라 일감이 몰리기 때문에 탄력적 적용이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근로시간 단축은 결국 사람을 더 뽑으란 얘기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장기적으로는 고용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생산직의 경우 라인 가동시간에 맞춰 주당 52시간 근무를 적용하기 쉽지만 사무직은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내 주요 그룹의 임원 승진자 중 여성의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24일 기업경영성과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중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19개 그룹 240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1968명의 임원 승진자 중 여성은 65명(3.3%)으로 조사됐다. 2014년만 해도 전체 임원 승진자 2071명 중 여성이 38명(1.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2015년 2.3%, 2016년 2.2%, 2017년 2.3% 등 2%대에 올라선 데 이어 올해 처음으로 3%대를 기록했다. 직위 확인이 가능한 57명의 여성 승진자 가운데 전무 승진은 7명이다. 2014년 2명, 2015년 1명, 2016년 4명, 2017년 2명에 비해 고위직(전무) 승진이 늘었다. 그룹별로는 KT가 전체 승진자 34명 중 3명(8.8%)이 여성으로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6.8%)이 2위였고 롯데(6.2%), 포스코(5.9%), 현대백화점(5.0%), CJ(4.9%), LG(4.5%), 삼성(4.0%) 순으로 이어졌다. 수로는 삼성이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롯데(13명), LG(7명), 미래에셋(6명) 순이었다. 특히 삼성과 롯데, 현대차, LG, CJ 등 5개 그룹은 최근 5년 연속 한번도 빠짐없이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LG그룹은 지난해 최대 규모(7명)의 여성 임원 승진인사를 냈다. 전무 승진이 2명, 상무 선임이 5명이었다. 2015년 당시 ‘2020년까지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겠다’고 선언했던 롯데그룹은 목표보다 2년 앞당겨 올해 첫 여성 대표를 키워냈다. 선우영 롯데 롭스(LOHB) 대표는 “예전엔 여성 팀장만 나와도 신기하게 봤는데 이젠 아무도 그렇지 않다. 여성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회사 측 의지가 강해 이번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인사에서 새로 탄생한 여성 임원도 9명으로, 그룹 전체 여성임원은 총 29명이 됐다. 2012년 처음으로 여성임원 3명을 배출했는데 6년 만에 그 수가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 등 계열사 17개의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이 총 12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7∼8%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임원 인사에서는 정경아 이마트 헬스&뷰티 담당 상무보가 새롭게 선발된 여성 임원이다. 금융 쪽도 ‘우먼 파워’가 강해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4일 단행한 상반기(1∼6월) 조직개편 및 정기 인사에서 최자영 부장과 유유정 부장 등 40대 여성 행원 2명을 부서장으로 승진시켜 원신한전략팀장과 사회공헌팀장을 맡겼다. 지주사에선 2001년 창립 이후 첫 여성 부서장 발탁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우수한 역량을 가진 여성인력을 주요 보직에 배치했다. 앞으로도 여성 인재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 금융사들에서도 여성 임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농협금융지주는 최근 인사에서 장미경 국제업무부장을 농협은행 신임 부행장보로 발탁했다. 그는 농협 역사상 최연소 여성 임원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KEB하나은행도 백미경 본부장을 전무로 승진시켰고, 우리은행은 정종숙 상무를 WM그룹장에 앉혔다. KB손해보험도 이달 초 인사에서 임원 2명과 부서장 5명을 여성 인력으로 발령했다. KB손보는 2020년까지 사내 여성 관리자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과 금융, 정보기술(IT) 업종에 여성 임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중후장대 산업은 여전히 여성 임원 배출이 미미했다. 대우건설과 두산, LS, GS, 현대중공업 등 6개 그룹은 2018년 임원 인사에서 여성 승진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특히 대우건설과 LS는 최근 5년간 여성임원 승진이 없었다. 다만 포스코 그룹의 경우 2018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임원급이 두 자릿수(10명)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12년 상무보로 경력 입사한 인재창조원 유선희 전무는 포스코 창사 이래 첫 여성 전무 타이틀을 쥐게 됐다. 이 밖에 1990년 여성 공채 1기로 입사한 이유경 상무보가 설비자재구매실장(상무)으로 올랐다.김지현 jhk85@donga.com·박은서·김성모 기자}

미국이 22일(현지 시간) 발동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는 한국 정부나 경제계가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서는 초강력 규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부터 ‘외국에 빼앗긴 일자리를 다시 찾아오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을 상대로 자국 이익을 중시하는 보호무역주의의 실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즉각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방침을 밝혔지만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2년 이상 걸리는 만큼 한국 기업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이프가드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통상 문제를 둘러싼 한미 양국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게 됐다.○ 미국 세이프가드에 한국은 보복 관세로 ‘맞불’ 가전제품을 만드는 월풀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사를 요청한 건 지난해 5월이다. 월풀은 ITC에 한국산 세탁기 수입 증가로 미국 내 생산기반이 파괴되고 일자리가 줄고 있다고 호소했다. 5개월 뒤 ITC는 세이프가드 발동을 예고했다. 정부와 업계가 현지 공청회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미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설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한국산 세탁기를 대상으로 세이프가드 조치는 15일 이내에 공식 발효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업계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WTO 협정에 위배되는 조치”라며 “제소하면 승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기반인 북부·중서부 제조업 ‘러스트벨트’ 지대의 노동자를 의식해 무리수를 둔 측면이 있다. 그 결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양허 정지 승인’도 WTO에 요청했다. 이는 2016년 9월 WTO가 2013년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부과한 반덤핑 관세가 잘못됐다고 판결함에 따라 한국이 갖게 된 관세 부과 권한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WTO 분쟁 패소국(미국)은 승소국(한국)에 대해 판결 후 15개월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한국은 WTO 패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미국이 한국에 수출하는 상품에 대해 약 7억1100만 달러(약 7608억 원)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갖고 있다. WTO는 미국 측 의견을 듣고 올해 상반기(1∼6월) 양허 정지 승인을 내주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WTO 승소국에 보장된 권한인 만큼 양허 정지 승인이 나오지 않을 확률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충격에 빠진 삼성 LG, 미국 공장 조기 가동 추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내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약 36%다. 판매량은 연간 300만 대 수준이며 판매금액은 연 2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이프가드로 모든 수출 물량에 20∼50%의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세이프가드는 ITC 권고안 가운데 최고 강도의 조치다. 당초 ITC는 연간 세탁기 120만 대까지 관세를 아예 매기지 않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첫해부터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마지막 해인 3년 차에도 16%의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은 “미국 소비자와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이라고 비판하며 “세탁기 구입을 원하는 모든 소비자에 대한 관세 부과로 부담은 커지고 선택은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도 “최종 피해는 미국 유통업계와 소비자가 입게 되고 지역 경제 및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했다. 두 회사 모두 미국 현지 공장을 빨리 가동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신규 가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발동을 앞두고 결국 시간 싸움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미 완공된 라인을 사들여 서둘러 가동시키고 부품 현지 조달에 주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직 테네시주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는 LG전자는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LG전자는 내년 2월로 예정됐던 테네시주 공장 가동을 올해 4분기(10∼12월)로 앞당겼다. 한국 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 판매한 세탁기는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ITC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도 악재다. LG전자는 미국 수출 물량의 20%가량을 국내 창원 공장에서 생산했는데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파는 세탁기 전량을 베트남 등 한국 밖에서 생산하고 있다.○ 불확실성 커진 한미 FTA 개정 협상 양국의 무역 분쟁으로 한미 FTA 개정 협상의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5일(현지 시간) 1차 협상을 가진 양국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에 2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통상협상 전략 차원에서 세이프가드를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 FTA 폐지를 거론하며 일방적으로 한국과의 분쟁을 모두 세이프가드와 같은 무역구제 조치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말로 다가온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통상 마찰을 선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막아주는 반면 미국 기업의 영역 확대를 도와주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 왔다”며 향후 협상에서도 이런 행보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세종=이건혁 gun@donga.com / 김지현·최혜령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22일(현지 시간) 발동했다. 이에 따라 세탁기는 첫 해 수입 물량 120만 대에 20%의 관세를,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부품에도 저율관세할당(TRQ)을 5만 개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부품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 이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발표한 권고안 가운데 최고 수준의 조치다. ITC는 당초 120만 대 미만 물량에 대해 무관세 혹은 20%의 관세를 매기는 안을 권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20만 대 미만에도 20% 관세를 물리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서 연간 약 300만 대의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체 수출 물량 전량에 관세를 물린 셈이다. 세이프가드 발동에 국내 전자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다음달 초로 예정됐던 최종 결론 발표 시점보다 빠른데다 관세 부과 수위도 더 높아졌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북미법인 뉴스룸에 올린 영문 발표문을 통해 “이번 결정은 미국 소비자와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손실(great loss)”이라며 “세탁기 구입을 원하는 모든 소비자에 대한 관세 부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선택지는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도 “미국 정부의 결정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가 입고, 지역 경제 및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 결과가 예상된다”고 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이들 업체와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정부 차원의 대응도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의 청원을 받아들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 중 연간 120만 대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 대해 50% 관세(첫 해 기준)를 추가 부과하는 등의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태양광 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도 발동했다. ITC는 지난해 9월 미국 태양광 전지 업체 수니바와 솔라월드의 청원을 받아들여 수입 태양광 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권고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